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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어린이 성범죄, 정의와 형평성을 위하여/소병희 국민대 교수

    [시론]어린이 성범죄, 정의와 형평성을 위하여/소병희 국민대 교수

    며칠 전, 대구에서는 초등학생이, 부산에서는 여중생이 또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각하기만 해도 어린 피해자의 장래가 안타깝다. 가해자의 행위가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이젠 자주 일어나는 범죄유형으로 굳어가고 있는 듯하여 걱정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교수는 일찍이 범죄와 처벌에 대한 논문을 써서 경제학이 법분야에서도 유용한 연구방법과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분야의 실증분석적 연구결과는 모두 처벌의 강도가 높으면 범법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범죄행위는 범법자의 선호의 현시라고 할 수 있다. 즉, 법을 지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않느니보다는 법을 범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강압이나 폭력, 혹은 사기를 통해서 취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서 기대되는 편익으로부터 예상되는 비용을 뺀 자신의 순편익이 가장 커지는 행위를 선택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전제 중 하나이다. 잠재적 범죄자가 범죄행위를 선택하기 전에 하는 비용-편익 분석에서 자신의 편익은 당연히 범죄행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여 얻는 만족감일 것이다. 예상되는 비용은 여러 가지로 구성될 수 있으나 가장 큰 비용은 아무래도 범법 후 체포되면 받게 될 처형의 종류와 양일 것이다. 예상되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통해 얻을 이득이나 만족감이 예상 처벌보다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하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눈에는 눈’이라는 율법이 엄격한 나라에서는 도둑질을 하면 손목이 잘리는 형벌을 받게 된다. 단순히 벌금형이나 가벼운 금고형을 받는 나라와 손목이 잘리는 형벌을 받게 되는 나라 중 어느 나라에 도둑이 적을지는 자명한 일이다. 범죄 중에도 타인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폭력범죄 중 특히 성범죄는 타인의 신체를 강점하는 특성이 있어서 두 가지 형태의 제도적 실패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법구조적 실패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시장의 실패이다. 성공적인 법체계라면 법을 준수하게 만드는 법적 제도, 즉 준법이라는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적절한 처벌조항이 포함된 유인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법구조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동일한 법을 어기는 재범, 삼범자가 나오고 새로운 범법자가 증가하는 법제도는 구조적으로 실패한 제도이다. 성범죄의 대상인 성 서비스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성매매특별법(2004년 제정)에 의해 합법적인 시장이 형성될 수 없으므로 시장 형성이 실패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시장이 실패하면 암시장이 생길 수 있으며, 서비스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입할 수 없는 잠재적 범법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형벌이라는 비용에 비해 본인의 성적 충동이 너무 커서 성범죄를 선택하게 된다. 성공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도록, 범법자들이 범죄의 대상으로 저항력이 가장 작은 유약한 어린이나 노쇠한 노인을 선택하게 되어 최근 어린이 성폭력이 증대일로에 있는 것 같다. 성폭력 대책은 위의 두 가지 실패 중 하나 혹은 둘 모두를 보정해주는 데 있다. 둘 중에서 성 서비스 분야 시장의 실패를 보정하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라 하여 여성인권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의해 무산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결국 다른 한 가지 실패, 즉 법구조적 실패를 보정하는 방법만이 유일한 현실적인 대책이 된다. 법제도적 실패를 보정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데, 특히 어린이 대상 성폭행자는 극단의 가중처벌로 화학적 거세 혹은 물리적 거세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피해 어린이에게 끼친 명예의 손상, 영구적인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불구와 행동의 부자유 등 평생동안의 이중, 삼중의 가혹한 ‘형벌’을 생각한다면 범죄자의 인권보호와 이중처벌이라는 반대여론은 논리뿐 아니라 정의와 형평성도 잃은 처사라 할 것이다.
  • 與 7·14 全大… 당대표후보 릴레이 인터뷰

    與 7·14 全大… 당대표후보 릴레이 인터뷰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 공식 선거운동이 5일 시작된다. 전국의 대의원을 상대로 한 순회 비전발표회와 3차례 TV토론을 거친 뒤 14일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4일 끝난 후보등록에는 모두 13명이 신청했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출마자들로부터 직접 출사표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다선 순에 따라 하루에 3~4명씩 게재한다. ■ “대선·총선 경륜… 쇄신 앞장” “변화와 쇄신에 둔감하다. 젊은층·사회적 약자와의 소통도 부족하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당권주자 안상수 후보가 4일 당을 향해 쓴소리를 토해냈다. 그가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 속으로’를 외친 이유도 이런 진단에 따른 처방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원내대표를 두 번 지내며 지난 17대 대선과 18대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면서 “이런 경륜으로 당을 쇄신시켜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친이·친박 화합과 새로운 당·청 관계 정립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권 재창출’과의 연장선상에서 풀어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가 국정에 참여하면 국가와 당의 정권 재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박근혜 총리론’을 거듭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의원들도 국정에 참여하고 당정이 협조하면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 재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가쟁명식 선거 구도 속에서도 월등한 우세를 자신했다. ‘2강(强)’ 구도 속 한 축인 홍준표 후보가 “홍준표를 찍으면 신(新)체제, 안상수를 찍으면 구(舊)체제”라며 견제하는 것에 대해선 “나와 홍 후보가 똑같이 정치에 입문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최근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계파에 상관없이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검사로서 이 땅에 민주화를 실현했던 강직함으로 공정하게 공천하고 총선·대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 공천제 확립을 위한 연구기구를 신설할 계획도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론조사 우위… 이것이 黨心”“민심이나 당심을 거역하는 행위를 한다면, 이번만큼은 놀랄 만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4일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힘으로 줄세우고, 이를 근거로 대의원들에게 표를 강요하는 구태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면서 민심·당심을 거역하는 행위를 ‘줄세우기’라고 규정했다. 이어 “6·2 지방선거를 통해 당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어떻게 이런 구태가 벌어질 수 있느냐. 당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고서는 2012년 총선·대선이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이 당심의 밑바닥에 팽배해 있음을 후보들은 자각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홍 후보는 이 위기감의 본질이 “지난 1년 민심을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해야 할 집권 여당이 거꾸로 청와대·정부의 집행기구로 전락한 데 대한 반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민심 전달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종속 관계를 지양하고 대등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방편의 하나로 “대통령에게 당직 겸임을 금지한 당헌을 고쳐 상임고문으로 추대, 당과의 교감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가) 앞서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을 것 아닌가. 이것이 민심이고 당심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계파선거에 희생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는 질문에 “대의원들의 요구는 두나라당을 한나라당으로 만들고, 화합과 쇄신을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결국 대의원들은 민심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줄서기 없다… 全大혁명 기대” “대의원들이 위원장의 오더(명령)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부 위원장들만의 오만과 착각이다.” 한나라당 남경필 후보는 4일 “전당대회가 계파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의원들이 위원장의 오더에 따라 표를 찍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대의원들은 호락호락하게 위원장의 호각에 따라 줄 서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전대의 화두가 ‘변화’와 ‘통합’임에도 불구하고 ‘계파싸움’, ‘줄세우기’, ‘오더’ 같은 구태가 또 다시 재연되고 있어 출마자 중 한 사람으로서 깊은 비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적잖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의 선거운동이 금지됐음을 명시한 당헌·당규에도 불구하고 특정후보 캠프의 직책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의원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면서 “조직 동원을 위해 거액의 불법자금이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대의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전화해 소통하고 있다.”면서 “(대의원들의)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현재 한나라당에 대해 갖고 있는 위기 의식과 고민이 이번 전대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의 캐치프레이즈로 ‘가짜 보수론’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집권 이후 가짜 보수의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면서 ”병역과 납세 의무를 잘 지킨 사람, 법을 잘 지키는 사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람 등 진짜 보수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朴心 안고 국정 신뢰회복 주도” 3선의 서병수 후보는 4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 동반자로서의 신뢰를 형성해야 화합을 이룰 수 있다.”면서 ”당 지도부를 매개로 두 사람 간 신뢰를 구축해야 하고, (내가)지도부에 들어가서 그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후보는 “선거 패배에 당당하게 책임져야 국민의 신뢰를 돌려받을 수 있는데, 정몽준 대표 이외에는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면서 “책임질 사람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지 말고 새 얼굴, 믿음의 얼굴, 화합의 얼굴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선의 아름다운 승복과 동반자 관계를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소리없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반드시 화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기업 주도의 경제성장 전략을 바꿔야 한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자영업과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정책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면서 “당이 확실히 정신차리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심(朴心)’을 강조했다. 다른 친박계 후보들이 ‘박 전 대표의 격려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후보들이 전대에)나간다고 말했을 때 (박 전 대표가)덕담 정도는 해줄 수 있다.”면서 “나의 경우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먼저 ‘이번에 서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가서 역할을 해주세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총리론’과 관련, “두 사람 간 신뢰회복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며, 이달이 개각의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MB “역사는 늘 험난한 일 딛고 발전”

    MB “역사는 늘 험난한 일 딛고 발전”

    멕시코를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우리 역사는 험난한 일을 딛고 늘 발전해 왔다.”면서 “잠시 멈칫하고 주저앉을 때가 있지만 우리 역사는 그러한 어려움을 딛고 항상 전진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강조할 때 ‘역사’를 늘 강조했던 점으로 볼 때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부결과 연관된 발언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숙소호텔에서 서완수 한인회장을 비롯한 현지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러분들도 힘드시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늘 발전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을 이어주시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이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이 앞으로 10년만 더 열심히 노력하고 힘을 모은다면 세계 선진일류 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100여년 전 상선에 실려 유카탄반도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주해 온 한인 1000여명과 그 후손을 지칭하는 ‘애니깽’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당시 이곳에 오셨던 분들이 대한민국 참 국민”이라면서 “이곳에 오셔서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모금하고 활동했던 기록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열린 숙소호텔 밖에는 멕시코 한류팬 20여명이 장동건·소녀시대·2PM·빅뱅 등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대~한민국’을 외쳐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멕시코 국빈방문 첫 공식일정으로 애국영웅탑을 방문, 한국과 멕시코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헌화하고 묵념했다. 애국영웅탑은 1847년 9월13일 멕시코·미국전 당시 미국에 맞서 최후까지 저항하다 산화한 소년 사관생도 6명을 기리기 위해 만든 기념탑이다. 이 대통령은 또 멕시코 최대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에 게재된 30일 자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멕시코가 이른 시일 내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태평양을 넘어서는 협력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나마시티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영화리뷰] ‘런어웨이즈’

    [영화리뷰] ‘런어웨이즈’

    전설의 록밴드 ‘런어웨이즈’(Runaways)를 아는가. 록이 남자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1970년대. 여성, 그것도 10대 사춘기 소녀들로 구성됐던 런어웨이즈는 록 음악계의 견고했던 남성 카르텔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밴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대의 자유와 해방, 저항정신의 아이콘이었다. 24일 개봉하는 ‘런어웨이즈’는 이 전설적인 밴드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로커를 꿈꾸지만 정형화된 록 음악을 거부하는 조안 제트(사진 오른쪽·크리스틴 스튜어트),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체리 커리(왼쪽·다코타 패닝).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은 프로듀서 킴 파울리(마이클 새넌)와 함께 다른 멤버를 모아 여성 록밴드를 결성, 성공을 이룬다. 영화는 이 밴드의 탄생을 시작으로 성공과 해체까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뒷얘기도 담아냈다. 어린 소녀들에게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던 시절,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음악을 위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다코타 패닝은 16살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출과 파격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전기(傳記)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들이 추구한 자유와 해방도 결국 시대의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음을 설명한다. 음반 제작자들은 런어웨이즈의 저항 의식을 철저히 상업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옷까지 벗어가며 철저히 본인 스스로를 성적으로 상품화시키는 데 익숙해져 버린다. 런어웨이즈는 단지 대중의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가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해방을 노래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해방될 수 없었던 역설. 자유를 노래했지만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눈은 자유를 향하고 있지만 정작 몸은 억압 속에서 뒷걸음치던 그들. 결국 이들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담배와 마약, 그리고 섹스뿐이었다. 여기서 영화는 묻는다. 과연 런어웨이즈는 남성 위주의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혁명적인 밴드가 맞았을까. 정작 이들의 삶은 남성 위주의 상업논리에 물들어 있지 않았던가. 영화는 바로 이 역설의 지점에서 관객을 고민하게 만든다. 다만 영화는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더 깊게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가령, 런어웨이즈의 성공기에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그들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과 한계를 짚는 부분은 너무나 빨리 흘려 보낸다. 영화가 런어웨이즈 구성원들의 ‘감정선’보다는 ‘감각적인’ 공연 장면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까닭이다. 어쩌면 영화의 뼈대는 이들의 성장통일 듯 싶은데 물리적인 비중부터가 작다 보니 전체적으로 왠지 모를 어색함과 허전함이 느껴진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인과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감독이 뮤직비디오 연출로 유명한 플로리아 시지스몬디이다. 어쩌면 내용의 깊이보다 영상에 더 치중했다는 것은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감정보다 감각의 궤적에 천착한 감독의 안일함이 아쉽다. 청소년 관람불가. 106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초등생 또 납치·성폭행당해…정부 뭐했나

     대낮에 또다시 성폭행(강간) 전과자에게 초등생이 납치돼 무참히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부산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직후, 미성년자 성범죄 관리 대상자를 기존 13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늘려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공수표’만 날린 꼴이 돼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이 성폭행범은 23년전 부산에서 남편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해 15년을 복역한 뒤 지난 2002년 출소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4·무직)을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8)양은 지난 7일 영등포구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이 날은 학교 휴교일이었지만 A양은 방과후 학교수업을 받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운동장에서 혼자 놀던 A양의 목에 커터 칼을 들이대고 협박, 눈을 가린 뒤 학교에서 1㎞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A양은 범인이 잠든 사이 도망쳐 집으로 갔지만, 아무도 없자 오후 2시30분쯤 학교로 돌아왔다. 당시 A양의 어머니는 직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양의 부모는 딸이 귀가 시간이 돼도 돌아오지 않자 학교로 가 주위에 설치된 CCTV에 딸이 납치되는 장면이 찍힌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에서 울고 있던 A양은 출동한 경찰과 부모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5~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의료진은 A양이 회복하기 힘든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치료에만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A양 뿐만 아니라 부모도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화면과 A양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 착의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7일 밤 일용직 노동자인 김을 용의자로 붙잡았다. 경찰은 “김은 검거 과정에서 커터 칼을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했고 자해 소동도 벌였다.”면서 ”김이 휘두른 칼에 경찰관 1명이 오른쪽 팔뚝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김은 범행 후 집 인근을 배회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김은 경찰에서 “새벽에 영등포역에 일을 구하러 나갔다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8세 여자 어린이 나영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이후 ‘등하굣길 아동 안전지침이’ 등 다양한 예방책을 내놓았다. 올해 2월 13세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때도 성범죄자의 리스트를 만들어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으나 성폭행범 김은 관리대상 기간에 들어가지 않아 관리되지 않았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오월정신의 현재와 미래는…

    오월정신의 현재와 미래는…

    1980년 5월의 광주(光州)는 비극, 그 자체였다. 거대한 국가의 폭력이 존재했고, 시민의 무장 저항이 뒤따랐으며, 그에 대한 무자비한 살육이 있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더욱 뜨거워졌고, 독재정권의 탄압 또한 거셌다. 하지만 이는 우리 문학에 있어서 분명한 변곡점을 그린 계기가 됐다. 학살은 지나갔고, 공포는 여전했다. 작가들은 폭풍우 거세게 몰아친 뒤 밭고랑에 흩날린 낟알을 거둬들이듯 시를, 소설을 하나씩 토해냈다. 김남주의 연작시 ‘학살’, 김준태의 장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백무산의 ‘오월은 어디에 있는가’, 곽재구의 ‘그리운 남쪽’ 등 시는 진실을 고발하며 피를 들끓게 하거나, 은유적 서정으로 시대 속 존재를 성찰하도록 했다. 문순태, 임철우, 정도상, 윤정모, 한승원, 박호재, 주인석 등은 소설로 광주의 기억을 재생시켰다. 특히 임철우의 장편소설 ‘봄날’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날 그 거리의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로 직접 겪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밀한 묘사와 꼼꼼한 기록을 앞세운 보고 문학 형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렇듯 2000년대 들어서며 울분의 기억이 조금씩 흐릿해져 가기 전까지 개인의 일상에서 더욱 분명한 역사의 편린을 읽어 내고, 공동체 속의 개인임을 자각하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계기는 오롯이 1980년 5월 광주였다. 그러나 이제는 애써 광주를 노래하지도, 광주의 기억을 재생하지도 않는다. 한데 광주에 터를 잡고 글을 쓰는 중견 소설가 박혜강(56)이 불쑥 1980년의 광주를, 그 처절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놓았다. ‘꽃잎처럼’(자음과모음 펴냄)은 무려 다섯 권짜리 장편소설이다. 소설의 첫 배경은 1980년이 아닌 1974년이고, 광주가 아닌 화순의 한 농촌마을이다. 고향 친구였던 세 청년은 공수부대원(준영), 도시 노동자(주호), 운동권 대학생(태훈)으로 커 나간다. 공수부대로 광주에 투입된 준영은 갈등과 번민으로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하며, 주호는 5월 거리에서 아내를 잃는다. 태훈은 5월27일 도청에서 도망치고 만다. 실존 인물들 ‘들불야학’의 윤상원, 박관현 등의 이름이 이들의 삶 속에 교차되며 흘러간다. 소설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의 열흘 동안 벌어졌던 일들에 머무르지 않는다. 5월 광주항쟁이 일어나는 배경, 이것을 이끌어간 이름없는 주역들의 삶을 세밀한 필치로 그려낸다. 그리고 이후 대중의 힘으로 일궈낸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는 역사의 시간들까지를 큰 강물이 흘러가듯 보여 준다. ‘오월 정신’이 완료된 형태로서 1980년 광주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혜강은 4일 “통일의 문이 활짝 열릴 때 그때 오월 광주도 비로소 일단락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18 전과 후 등 총체적으로 당시의 광주를 봐야 오월 정신의 지향점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강으로서는 험한 산봉우리 하나를 넘어선 셈이다. 그는 1980년 6월30일 중위로 제대했다. 이는 그가 1980년 5월 현장에 없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그가 갖고 있는 ‘오월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과 원죄의식이 아주 컸음을 의미한다. 1989년 등단한 이후 핵문제를 다룬 ‘검은 노을’, 우루과이 라운드로 황폐해진 농촌문제를 다룬 ‘안개산 바람들’ 등을 썼건만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은 결코 가시지 않았다. 박혜강은 “이 작업을 마쳐놓고 나니 이제 다른 소설도 조금은 홀가분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은 늘 망각 또는 왜곡과 함께 등장하기 마련이다. 불편한 기억이라면 더더욱 그 당시로 묶어둔 채 몇 가지 사건의 편린, 몇몇의 인물로 전체인 듯 포장하고픈 유혹이 든다. 광주를 통째로 바라보는 박혜강의 작업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다코타 패닝 맞아?”..노출강도 센 예고편 화제

    미국의 ‘국민 여동생’ 다코타 패닝이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해 화제를 모은 새 영화의 파격적 미공개 영상이 공개됐다. 다코타 패닝은 6월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 ‘런어웨이즈’의 미공개 뮤직비디오에서 자극적인 차림으로 그룹 ‘런어웨이즈’의 히트곡 ‘체리 밤(Cherry bomb)’을 열창하고 있다. 앞서 다코타 패닝은 속옷 차림을 연상케 하는 란제리 룩과 망사 스타킹, 가터 벨트를 두른 포스터를 공개해 많은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 뮤직비디오를 본 한국 팬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말 다코타 패닝이 맞느냐?”, “영화 ‘아이엠 샘’의 그 꼬마가 이제 진짜 어른이 다 됐다.” 등 그저 놀랍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한국나이로 18살인데 저런 노출을 해도 되나?”, “아직 어려서인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등 다소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영화 ‘런어웨이즈’는 특유의 저항정신과 패기로 자신들의 길을 찾아 그 열정을 폭발시켰던 락밴드 ‘런어웨이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대표적인 멤버 조안 제트와 체리 커리에 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사진 = 뮤직 비디오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천안함-금강산관광-창지투/김경운 산업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천안함-금강산관광-창지투/김경운 산업부 부장급

    1907년 8월1일 오전 9시10분 서울 남대문 근처의 대한제국군 병영. 국군 해산령에 반발하는 2개 대대 병력이 병영 밖을 에워싼 일본군과 총격전을 시작했다. 일본군은 대한제국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자 남대문 성루에 기관총을 설치한 뒤 훤히 노출된 병영 안으로 기관총탄을 퍼붓고 폭탄을 던졌다. 결국 오전 11시50분 탄약이 떨어져 가던 대한제국군은 제압되고 말았다. 짧은 전투에서 대한제국 최후의 군인 68명이 목숨을 잃었다. 며칠 후 이를 보도한 당시 프랑스 신문들은 동대문 밖에 버려진 전사자들의 사진을 가리켜 ‘용감한 영웅들’이라고 했다. 일제는 1910년 ‘경술국치(庚戌國恥)’ 이전에 이미 우리의 재정권과 외교권, 치안권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광산채굴권, 철도부설권, 산림채벌권 등도 장악했다. 최근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면 불현듯 100여년전 비참했던 그 장면이 그려진다. 북한 정권이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금강산 관광시설을 몰수하더니 중국과는 ‘창지투(長吉圖) 개발계획’을 서두르고 있는 것을 말한다. 천안함 사고가 정부가 조사한 대로 북한의 소행이 맞다면 북한 정권에 묻고 싶다. “혹시 이번 도발이 귀측의 최고위층에게 사전보고도 하지 않은 일부 과격한 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것은 아닌가.” 우리와 적대적 정권이지만, 그들조차도 통제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까 봐서이다. 주정뱅이 아버지가 싫다고 가출해서 엉뚱한 이웃에게 칼을 휘두르는 미친 자식이 더 걱정스럽다는 말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은 1998년 11월 이후 195만여명이 한을 풀었던 민족통일의 끈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 끈을 어렵게 이어가려던 현대상선에 6조 6470억원의 빚을 안겨주었고, 또 현대아산의 자산 3230억원을 빼앗아 버렸다. 얼마전 북한 소식에 밝은 지인으로부터 “빼앗긴 현대의 관광시설은 중국 측에 팔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중국 정부가 북한이 터무니없이 요구하는 원조는 거절해도 자산을 내다팔겠다는 것은 반길 것이라고 했다. 중국 측에 넘어간 북한의 자산이 이미 많단다. 금강산관광 사태가 창지투와 연결될 것이라는 솔깃한 해설도 들었다. 창지투는 중국 동북지역 창춘과 지린, 투먼을 종합 개발하고 훈춘과 북한의 나진항을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토목사업이다. 북한은 이미 중국에 나진항의 10년 사용권을 넘겨주고 연장 사용을 논의하고 있다. 말이 좋아 외국자본 투자 유치이지, 이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은 예부터 영토에 대한 욕심, 특히 동북 땅에 애착이 컸다. 옛 요동(랴오둥)에서 버티던 고구려는 눈엣가시였을 게다. 우리는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이 슬그머니 ‘백두산공정’으로 이어진 것을 알고 있다. 백두산공정이 ‘나진항공정’ ‘금강산공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꾀하고 유엔의 동조를 얻는다면, 중국은 어떤 태도를 취할까.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을 통해 획기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는 처지에서 국제사회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정치적 우선권’을 거둬들일 수 있다. 말썽꾼을 감싸는 것도 이제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압력을 받고 내부에서 흔들리는 정권을 더 지지할 이유도 없다. 중국 정부는 북한 내 중국인 자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자국 병력의 북한 주둔을 역설할지도 모른다. 1904년 일본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며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재산을 보호한다고 처음 군을 파병했다. 이후 러시아의 재침이 우려된다며 병력을 증강했고, 조선의 개발을 돕는다고 각종 권한도 넘겨받았다. 그러면서 일본은 러시아와 비밀협약을 통해 러시아는 중국 북부를, 자신들은 한반도를 ‘특수이익지역’이라고 정했다. 북한 정권이 정신차려야 할 때이다. kkwoon@seoul.co.kr
  • [5·18민주화운동 30주년] ‘5월 정신’ 계승 어떻게

    ‘5월 정신’은 현실 정치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다.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야기된 남북대결 문제 해결에 ‘평화’의 정신을 보태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 문제도 나눔문화 확산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 등 정치·사회적 갈등 요인도 1980년 당시 ‘하나됨’의 공동체 실현으로 극복할 수 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에게도 ‘5월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곳곳에서 인권과 민주화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폭력과 이에 맞서는 민중들의 힘겨운 싸움이 진행 중이다. 한국은 가장 짧은 기간 안에 압축적으로 민주화와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제3세계 국가들은 그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와 광주로 몰려든다. 5·18 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절호의 찬스다. 이 기회에 각종 학술대회를 유치하고, 5·18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서적 발간 등이 시급하다. 가치 확산에 앞서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역사의 격량 속에 몸을 내던져야만 했던 5·18 피해자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그것이다. 일시적 현금 보상과 유공자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일부는 아직도 육체·정신적 충격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광주에서는 상당수의 ‘5·18 정신 이상자’들이 거리를 떠돌기도 했다. 대부분 머리를 다친 후유증으로 실성한 사람들이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그날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가산 탕진과 가정 해체는 또다른 2차 피해자를 낳고 있다. 정신적 장애를 앓거나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인 생활 대책이 시급하다. 지역사회의 정서적 통합과 가치 공유도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5·18을 품격 높은 브랜드로 활용할 수 있다. 장년기에 접어든 만큼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박만규 전남대 5·18연구소장(역사교육학과 교수)은 “5·18은 불의에 대한 저항과 나눔의 공동체 실현이 핵심이고 저항의 밑바닥에는 민주·인권·평화란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며 “이런 보편적 가치를 확산하고 인류 평화를 꾀하는 것이 궁극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복치의학

    [Weekly Health Issue] 복치의학

    한의학 중에서도 배를 살펴서 진단(복진)하는 지류를 복치의학이라고 한다. 인체의 모든 병증이 집약되는 곳이 배(가슴)이며, 이곳을 잘 살피면 모든 질병의 문제를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봉건 신분제 사회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전통 복치의학이 회생했다. 상한론에 근거한 2000년 전의 복치의학 명맥이 국내에서 되살아난 것. 최근 복치의학을 복원해 내고 관련 의학회를 창립한 주역인 복치의학회 노영범 회장(부천한의원 원장)을 만나 복치의학의 전모를 살폈다. ●생소하다. 복치의학이란 어떤 의술인가 ‘복치(腹治)의학’이란 ‘복진(腹診)’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한의학이다. 인체의 중요 기관이 자리한 환자의 복부(흉부 포함)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고법의학이다. 병은 독(毒)에서 비롯되고, 그 독이 모이는 곳이 복부인데, 복진으로 독을 찾아 거기에 맞설 정확한 약독(藥毒)을 투여해 병을 낫게 하는 것이 복치의학의 원리다. 복진은 2000년 전 ‘상한론’이라는 고대 중국 의서에서 발원한 한의학 고유의 진찰법이었지만 신분사회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지 못했던 의사들이 귀족이나 여성의 몸을 만질 수 없어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다. 그러다 근래 뜻있는 한의사들이 이를 복원해 재조명되고 있다. ●복진을 통해 어떻게 질환을 진단하는가 건강한 사람의 배를 눌러보면 힘이 있으면서도 특별하게 아프거나 딱딱한 부위가 없다. 반면 환자의 배를 복진하면 특정 부위가 단단하게 굳어 있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한다. 예컨대 오른쪽 늑골 아래를 지그시 눌렀을 때 저항감과 함께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간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식이다. 복진은 서양의학의 해부학적인 개념과 달리 복부의 긴장도·비율·색깔·복피의 두께와 복부에 나타나는 다양한 징후를 종합해 진단하고, 적절한 약을 처방하는 과정의 총칭이다. ●어떻게 복진이 가능하며, 원리는 무엇인가 예부터 간 비장 폐 심 신장 담 위장 대장 등 인체의 주요 기관을 총칭하는 ‘오장육부’는 한의학적 진단 및 변증원리의 핵심이다. 이 오장육부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 때 특정 장기가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오장육부가 정상에서 벗어남으로써 생기는 이상반응이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오장육부를 잘 관찰하면 환자가 가진 문제를 찾아 낼 수 있고, 이를 약독으로 조화롭게 만들어 병증을 제거한다. ●복치의학이 기존 한의학과 어떻게 다른가 복치의학은 기존 한의학과 달리 ‘음양오행’이나 ‘장부 변증’, ‘사상체질 변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실제로 만져지거나 환자가 느끼는 증상 가운데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것만을 진단의 근거로 삼는다. 이것이 기존 한의학과의 차이다. 또 추상적 이론에 근거하지 않고 실질적 경험과 연구를 통해 특정 약재가 치료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 두는 등 일관성과 재현성을 추구하는 것도 기존 한의학과 다른 점이다. ●복치의학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은 어떤 것들인가 복치의학은 병명보다 환자가 가진 복부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질환을 구분하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인체의 문제가 복진으로 감지되면 반드시 치료된다는 점이다. 이런 복치의 범주를 서양의학적 관점으로 설명한다면 만성통증·비염·소화장애와 만성설사,변비 등 소화기질환·공황장애·정신분열병·아토피 피부염 등에서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인다. 특히 신경정신계질환과 면역질환 등 서양의학에서 난치병으로 분류한 질병들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정신분열병 치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했는데…. 정신분열병을 완치하는 의학은 아직 없으며, 특히 한방 쪽에는 환자조차 거의 없었다. 이런 벽을 넘기 위해 복치의학회에서 2명의 급·만성 정신분열병 환자를 완치한 경과를 학회지와 신경정신과학회에서 발표했으며, 현재 40여명의 정신분열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중 3명은 완치됐다. 또 3개월 이상 치료한 정신분열증 환자 20명을 분석한 결과, 70%는 혼란스러운 언어나 불안증·일탈행동이 유의하게 호전됐으며, 20%는 개선되는 조짐만 있을 뿐 아직 불안정한 상태이고, 나머지 10%는 증상이 심해 간혹 환청·환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복치의학으로 어떻게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가 앞서 말했듯 복치의학은 병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마찬기지로 정신분열병도 오로지 증상에 근거해 치료한다. 한의학적인 정신분열병의 증상은 번경·번조·경광·발광 등인데, 이런 환자를 복진해보면 ‘동(動)’이란 현상이 나타난다. 배꼽 위-아래로 연필심 같은 가는 선이 만들어져 있는데, 만지면 아프고 그 중심으로 샘물이 솟듯 움직임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 촉칠·용골·모려 등의 약물을 투여하면 ‘동’이 사라지면서 정신분열 증상도 점차 개선된다. ●촉칠·용골 등의 약재가 어떻게 병리작용을 한다는 것인가 촉칠·용골·모려는 임상적으로 교감신경 흥분을 억제하고, 뇌 기능을 활성화하며, 저칼슘혈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약재는 오래 전부터 고법의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왔다. 단, 지금까지 이런 약재를 정교하게 정신분열병에 적용할 수 있는 ‘스킬’과 ‘매뉴얼’을 몰랐을 뿐이다. 그랬던 것을 복치의학회에서 연구 끝에 새롭게 복원해 냈다. ●치료 예후를 질환별로 설명해 달라. 신경정신과 질환 중에서 우울증·조울증·공황장애·불면증 등은 완치율이 매우 높다. 정신분열병은 만성으로 진행될수록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나 급성은 예후가 매우 좋은 편이다. 망상 및 환각장애 환자는 경과가 비교적 나쁜 편이다. 이 밖에 신체장애·사고장애·감정적 둔마·언어장애·무감동·주의력장애 역시 치료경과가 양호한 편이다. ●이런 복치의학이 현대의학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현대의학의 복진은 내장이나 조직의 해부학적 변화를 통해 병명을 가르고 치료하는 의술로, 병명이 진단과 치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반면 한방의 복진은 단순히 복부 내장이나 조직의 해부학적 변화만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복부의 긴장도·비율·색깔·복피의 두께 등 수 많은 복부의 징후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오장육부와 인체에 과부족한 정도를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는다. 이 점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너무 빨리 소진되는 아이들/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너무 빨리 소진되는 아이들/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주변에서 소진(burn out)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대부분 평소 유능했던 사람들이다. 쉴 새 없이 일하고 업무를 수행하다 기력이 다 빠진 것이다. 소진된 사람들은 대개 무기력해지고 업무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을 나타낸다. 나 또한 그런 적이 있다. 한번은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나타났는데, 어느 날부터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전혀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당시 난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공부하는 게 벅찼고, 어린 아기를 안고 먼 거리를 오가며 헤매는 내 자신이 너무 처량하게 느껴졌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열정을 바쳤던 일들이 다 쓸데없고, 무엇보다도 이것이 나 자신과 내 가족에게 어떤 행복을 가져다 줄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지도교수님께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내 얘기를 들으신 선생님께서는 순순히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야단 맞을 것을 각오하고 갔던 난 의외의 선생님 반응에 순간 당황했지만 곧 날아갈 듯 마음이 가벼워져, 그 후 정말 푹 쉬었다. 우리 아이들과 내가 꿈 같은 시간을 보냈던 날들이다. 2년쯤 지났을까. 민망했지만 지도교수님께 다시 말씀드렸다. 학위 논문을 쓰겠다고. 이번에도 선생님은 의외의 반응을 보이셨다. “생각보다 일찍 왔구나.” 선생님은 내가 다시 추스르고 돌아올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다. 만일 그 때 내게 휴식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난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주고 정신적으로도 매우 유익하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되어 감당하기 힘들게 되면 심리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 휴식을 통해 적절히 이완시켜 주지 않으면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다. 어릴 때부터 너무나도 바삐 사는 아이들이 정말 걱정될 때가 많다.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집에 오면 숙제하기 바쁘고, 주말이나 방학 땐 학습 스케줄이 더 빡빡해진다. 어떤 아이들은 방학이 싫다고 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책을 손에서 놓은 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그렇게도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가 정작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할 시기에 녹다운이 되어 공부하곤 담을 쌓는 것이다. 이들 부모는 애간장이 타 자녀들과 매일 전쟁을 치른다. 그러나 부모가 이렇게 난리를 친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공부하게 되는 예는 거의 없다. 소진이 되면 그렇다. 공부할 기력도, 애정도 다 없어진다. 공부에 대해 심한 저항을 나타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때는 잠시 멈추고 숨을 쉬어야 한다. 다시 기력이 살아나도록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한다. 교육방송 프로그램 중 공부의 왕도라는 것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매회 다른 성공사례들이 나오는데, 공통적인 것은 이들이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며, 교과서와 학교공부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설마 그럴까 믿지 않는 모양인데, 난 그렇지 않다. 100%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들에게서 넘치는 에너지를 느끼기 때문이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그들은 소진되지 않았던 것이다. 학부모들은 대개 어떻게 하면 자녀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자녀가 휴식을 취하고 건강하게 놀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부모는 드문 것 같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녀 스스로 공부에 대한 의미를 찾고 점점 더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에너지가 많이 축적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들이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를 해야 할 시기에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작 공부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소진되어 책을 손에서 놓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많은 아이들이 너무 일찍 소진되고 있다. 어릴 때에는 에너지를 쓰기보다 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자녀의 인생을 길게 보는 어른들의 지혜가 요구된다.
  • “성적 얘기 줄이고 고민 털어놓게 신뢰 쌓아야”

    “성적 얘기 줄이고 고민 털어놓게 신뢰 쌓아야”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 조정실 회장이 요즘 대전에서 쪽방 생활을 한다. 지난해 부산에 이어 올해 대전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 1~2개 학교를 돌며 상담과 대처 과정에서 겪은 학교폭력 사례와 예방법, 대처법 등을 설명한다. ‘학교폭력 예방기간’ 동안 경찰청에서도 예방교육을 실시하지만, 조 회장은 처벌 얘기는 많이 다루지 않는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피해자가 아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보듬는 방법을 알리는데 조 회장은 초점을 맞춘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대전 버드내초등학교에서 학부모를 상대로 예방교육을 진행한 조 회장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학교폭력 얘기가 나오면 학부모는 학교 보냈더니 애가 다 망가졌다고 원망하고, 학교는 가정교육이 문제라고 원망합니다. 이렇게 반목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폭력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교실 속에 있고, 어른들에게 말해봤자 우격다짐으로 해결하거나 법대로 해결하자고 할 게 뻔하니까 아이들은 말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속으로 꾹꾹 참다가 발작을 일으킵니다. 이때는 이미 정신분열증 상태가 왔을지도 모릅니다. 늦었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징후를 보일 때도 있지만, 부모들은 잘 모릅니다. 전학 가겠다고 조릅니다. 부모들은 사춘기라서 그러는지 헷갈려 합니다. 가출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원인분석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친구 잘못 만나서 가출했다고 합니다. 힘있는 아이들 밑으로 자청해서 들어가기도 합니다. ●“우등생이 따돌림당하면 저항 어려워”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때입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우리 사회에서 특혜를 받습니다. 웬만해서는 친구랑 싸워도 혼도 안 납니다. 이런 학생이 따돌림을 당한다면 저항할 능력이 없습니다. 좌절 끝에 자살하는 학생은 ‘보복성 자살’입니다. 유서에 자신을 괴롭힌 학생 이름을 쓰고, 처벌해 달라고 씁니다. 주변에서 지켜줄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 죽음입니다. 물론 성적이 떨어진 학생이 유서를 남기기도 합니다. “엄마, 미안해.”라고 씁니다. 성적이 떨어졌는데 엄마한테 왜 미안합니까. 성적만으로 평가하면 아이들이 다른 고민을 얘기하지 못합니다. 부모는 신뢰를 줘야 합니다. ●“자녀가 용돈 달라고 하면 관찰해야” 아이와 소통하지 않으면 학교폭력 징후를 알아채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학교폭력은 점점 은밀해지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돈을 빼앗을까요? 그냥 빌려달라고 합니다. 없다고 하면 내일 정오에 빌려달라고 하고, 다음날 정오에 받아갑니다. 친구 생일파티가 잦아졌다면, 필요 이상으로 용돈을 조른다면 잘 관찰해 보십시오. 집에 선물을 잔뜩 들고 온다면 우리 애가 빌리는 식으로 금품을 빼앗지는 않았는지 지켜 보십시오. 피해자와 가해자는 친구 사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였기에 가해자가 된 학생들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든 가능합니다. 아이가 못되거나 못나서 그런게 아닙니다. 부모라면 신뢰하고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의 부모들은 이런 게 고민입니다. 아이가 문제삼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학을 원할 때도 있습니다. 가해자 부모가 사과를 안 하기도 하고, 피해자에게 도리어 문제가 있다고 우기기도 합니다. 복잡한 상황입니다. 이럴 땐 교사를 믿고 상담해 주세요. 그리고 하나씩 문제를 풉니다. 전학을 갈 때와 안 갈 때 예상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의 결정에 따라 줍니다. ●“사건 발생땐 교사가 중심 잡아줘야” 교사도 힘듭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부모가 양쪽에서 항의합니다. 가해자 부모는 마음대로 하라고 빈정대고, 피해자 부모는 무조건 고소한다고 맞섭니다. 학교에서 가해 학생을 처벌할 수단은 없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맞서면 학생들은 어떤 일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합니다. 어려워도 교사가 중심을 잡아주세요. 가해자들도 힘듭니다. 그렇지만 자녀가 형사처벌을 받는다는데 방관할 부모는 없습니다. 형사처벌을 막기 위해, 또 자녀의 앞길을 위해 자녀를 꾸짖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러 갈 때에는 가해 학생을 꼭 데리고 가십시오. 학생이 일을 저지르고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해결했는지 모르면, 또 다시 재발하니까요. 대전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4·19혁명 50주년] 두 세대가 보는 4·19

    [4·19혁명 50주년] 두 세대가 보는 4·19

    <신세대가 보는 4·19> -직장인 박양일씨(26세)- 근현대사 제대로 안배워 말하기 조심스러워 내 또래가 그러하듯 4·19혁명에 대해 안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민주주의, 자유, 저항 이런 단어들이 막연하게 떠오르지만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막막하다. 고등학교 때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국사 시간에 들어보긴 했지만 대부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학을 다니다 ‘장준하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동북아역사장정을 다녀오면서 4·19혁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해마다 4월이면 신문, 텔레비전 방송을 보면서 알게 되는 것이 책으로 접하는 것보다 더 현실감 있게 와 닿았다. 1960년 4·19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발생한 사건들도 그러면서 알게 됐다. 요즘 세대는 의식도 없고 실천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민주화와 함께 태어난 세대라 대부분 정치·사회 제도 등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거다. 4·19혁명이 민주주의의 도화선이 됐고, 그로 인해 조금이나마 민주화된 세상에서 살 수 있음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김호빈 강원대 2학년(20세)- 독재정권 항거 희생정신 잊혀져가 안타까워 솔직히 4·19혁명을 잘 몰라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봤다. 1960년 3월15일의 부정선거가 발단이 돼 일어난 혁명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일로 나보다도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 나갔고 이에 시민들도 합류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나는 일단 4·19 혁명이 학생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50년 전인 1960년 4월19일, 그 시절 학생들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다. 그 후로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에도 기꺼이 거리고 나섰다. 지금의 자유나 편리한 사회제도 등은 50년 전 수많은 학생 및 시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의무가 아닌 권리니까 하지 않아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선조들의 희생을 어쩌면 헛되게 하고 있다. 4·19는 대학생 사이에서 점차 잊혀지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4·19세대의 메시지>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68세)- 민족 등 서사적 고민에 괴로워할 줄 알아야 독재 정권 물러나라고 외치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경무대 앞에 낭자하던 선혈의 모습이 선연한데 벌써 50년의 세월이 지났다니 세월의 빠름이 무상하다. 국민적 애도의 기간에 기념일을 맞고 보니 마음이 더욱 스산하다. 4·19혁명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역사에 수많은 혁명이 있었지만, 4·19혁명이야말로 주역들이 권력을 탐내지 않은 유일한 혁명이었다. 프랑스 혁명가 조르주 당통의 고백에 따르면, ‘혁명은 어차피 혁명가를 타도한다.’고 하는데, 4·19혁명은 혁명에 성공한 주역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무욕의 혁명’ 그 자체였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4·19혁명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요즘 젊은이들이 사랑·취업·돈·학점 등 서정적 자아에 몰두하는 엄지족이라고 불리울지 모르지만, 그들도 가끔은 50년 전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민족·역사·정의와 같은 서사적 고민에 괴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노정선 YMCA 통일위원장(65세)- 부정·부패에 저항하는 또다른 혁명 이뤄내야 아침 수업시간에 유리창이 두 장 깨졌다. ‘누군가 엄청나게 멀리 던지기를 잘하는구나.’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것은 돌이 아니라 총알이었다. 당시 경무대(청와대)와 2㎞ 정도 떨어져 있던 우리 학교에 유탄이 날아온 것이었다. 경무대 앞길에서 경기고등학교 학생 둘이 경찰사격으로 사망했다. 오늘의 청년들도 정의와 통일 앞에 용감하다. 그러나 선배들은 피를 부르는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통일을 외쳤다. 나는 지금 청년들이 정의를 실천하고, 민주를 위해 부정·부패에 저항하길 바란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하고, 남북이 서로 적대적인 이 현실을 바꿔 놓아야 한다. 남북 경제 통일을 이뤄내고, 민족이 단결해 외부의 책략으로 대리전쟁을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4·19정신 그대로 이어 받아 부패하고 부정한 것에 저항하는 또 다른 혁명을 이뤄내야 민족이 살아 남게 될 것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합조단 중간조사 결과] 희생자 주변인까지… ‘PTSD’ 후유증 비상

    [합조단 중간조사 결과] 희생자 주변인까지… ‘PTSD’ 후유증 비상

    천안함 사고 관련 실종자 수색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희생자 주변인들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접적으로 충격을 받은 가족과 친지는 물론 동료 장병들과 해군 가족 자녀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빈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질병에 의한 죽음은 본인과 주변인들이 부정하고 화내고 저항하고 타협하고 준비하는 단계를 겪게 되는데, 천안함 가족들은 그런 과정을 지금부터 맞이하게 된다.”면서 “부정과 타협이 반복되다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우자나 자식,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평택지역은 물론 진해, 포항 등 해군 부대 근처 학교에 대한 관찰과 집단상담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평택교육청이 지난 12일 희생자 자녀들이 다니는 원정초등학교와 도곡중학교를 방문해 검사한 결과 해당 학생들은 물론 주변 학생들까지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교육청 관계자는 “해군 자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교 특성 때문인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생들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관찰을 요청하고, 불안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은 곧바로 전문상담을 받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동료를 잃은 생존자들과 해군 장병들 역시 후유증이 우려된다. 유 교수는 “생존 장병들은 모두 PTSD를 심각하게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배는 물론 차에 타는 것도 힘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2008년 강원도 철원 GP 수류탄 투척 사건 당시 생존자들의 정신상담에 참여했던 한 군의관은 “생존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되는 악몽이나 실어 증세 등을 보인 바 있다.”면서 “사고 당시의 소음이나 공포로 스트레스를 받은 데다 살아 남았다는 사실이 죄책감으로 급격히 옮겨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함에 탑승하는 많은 군인들에게서 폐쇄 공간에 대한 공포나 불면증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특히 바닷속이라는 공간적 특수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분노 등 특이한 형태의 PTSD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정현용기자 kitsch@seoul.co.kr
  • [객원칼럼]대학은 거부의 대상인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객원칼럼]대학은 거부의 대상인가/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새 학기가 되었다. 새로 입학한 학생들을 맞으며 풋풋한 젊음과 희망을 만난다. 젊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축복인가. 그런데 이 말을 하기에는 얼마 전 어느 대학에 있었던 자퇴한 여대생의 일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또래의 우리 학생들도 엇비슷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그 여학생의 글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거기에 호응한 댓글과 몇몇 어른들의 글도 함께 살펴보았다. 옹호와 공감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심지어 왜 교수와 대학 총장들은 침묵하느냐는 글까지 있었다. 나는 대학에 온 지 1년에 불과하며 또 대학 총장을 대변하여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인생의 선배란 표현보다), 그리고 지금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 여학생이 대학을 거부하고 자퇴한 이유는 25년간 경주마처럼 질주하며 적(친구)들을 제치고 넘어뜨리며 소위 명문대학에 들어왔으나 대학에 진정한 ‘大學’이 없고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따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의 질주만 있는, 그래서 진리도 우정도 믿음도 사라진 대학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대학을 떠났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대학이 학문과 진리의 전당이라는 전통적 이념과 가치보다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기능적 전문 인력 양성에 치중하다 보니 일견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지적과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학이 실용성과 현실성을 추구하면서 그 기본적 원리와 이상, 본질적 가치와 진리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부분이 더 큰 무게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쩌면 그 여학생은 3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저항이 있었던 점으로 보아 이미 상당한 큰 배움(大學)을 대학에서 얻었다 할 것이다. 대학은 결코 완전한 답과 완벽한 사람을 만들어 내보내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과 함께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자각과 인식을 갖게 해주는 곳이라 하겠다. 대학은 인류의 큰 스승 공자가 말한 ‘배우고 때로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가르침을 스스로 배우고 실천하는 가장 큰 공간적·시간적 장소이다. 무릇 교육이 그러하지만, 특히 대학은 학생들에게 지식의 정보와 자료, 사고의 바탕과 연구방법을 제공할 뿐 그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만드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나는 그 학생이 학교에 남아 그 깊은 문제의식과 탐구정신으로 자신이 제기한 우리 대학 교육의 문제점을 좀더 깊이 사색하고 몰두하여 스스로의 해답을 찾았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분명 답이 있다. 더 많은 책과 스승과 친구들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의 만남 속에. 또한 그 여학생이 항거했던 경쟁과 자격증이란 것이 상대를 패배시키는 비인간적인 것이나 제도로 보는 것 또한 단견이다. 경쟁은 존재의 기본 원리이고 질서이며 존재방식이다. 이 세상에 살아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경쟁을 통해 조화롭게 존재하고 질서를 이루게 된다. 한정된 터전과 자원 속에서 인간은 물론 생물계는 때로는 공존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그 존재와 개체수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 인간에게 경쟁과 시험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회제도가 성립된 이래 인간이 고안한 최고의 합리적인 존재와 삶의 방식이 되어 왔다. 우 리는 얼마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경쟁에 우승한 선수들에게 얼마나 벅찬 감동과 함께 환호를 보냈던가. 정정당당히 노력하고 경쟁하여 얻은 성취와 결과는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문제는 합리적인 경쟁 방식과 공정한 경쟁의 룰이다. 그와 함께 누구나 경쟁에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도록 균등한 조건과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학이 어느 사회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 원리와 규칙이 존재하고, 대학 밖의 불합리한 경쟁 제도에 대하여 이를 바로잡고 시정하는 기능과 역학을 하는 것이 보다 본질적인 문제라 할 것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 여학생의 고민과 거부에 대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내가 동의하고 동조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대학을 거부하고 나간 그 여학생이 자기가 추구하는 자유와 함께 본인이 다짐한 더 강한 자가 되어 우리 대학과 사회에 또 다른 의미 있는 해석과 울림을 가져다 주길 바란다. 끝으로 “현재의 대학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없는 학생은 진정으로 대학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라는 말을 그 여학생에게 보낸다.
  • SSU·UDT 대원들의 피말리는 하루

    SSU·UDT 대원들의 피말리는 하루

    천안함 침몰로 실종된 승조원을 찾기 위해 해난구조대원(SSU)과 해군 수중폭파팀(UDT) 대원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난구조대 송무진 중령의 전언을 통해 SSU와 UDT 대원들의 생활을 구성해 봤다.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는 SSU와 UDT의 잠수요원들은 정해진 기상과 취침시간은 없다.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관계없이 파도가 잠잠하고 물속 흐름이 느려지는 시간이면 언제든 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정조(停潮) 시간은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마지막 정조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1시 정도다. 하루종일 정조시간에 맞춰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셈이다. 식사는 체력유지를 위해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수색이 있는 날 두 차례씩 물속 작업을 하면 밥 먹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체력이 떨어진다. 한 번 수색을 시작해 할 수 있는 수중 작업은 대략 20분 정도. 이 정도 수중에 있다 보면 인간 물고기 박태환 선수가 최선을 다해 수영할 때와 버금가는 체력소모가 뒤따른다. ☞[사진]침몰 천안함… ‘무심한 하늘’ 그만큼 휴식도 필요하고 식사도 잘 챙겨야 한다. 하지만 현장의 대원들은 이번 천안함 침몰 수색에서는 휴식을 취하고 식사를 하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휴식시간과 밥을 먹는 시간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 흐름이 느려지면 2명씩 구성된 1개조의 잠수사들과 수색작업을 관리하는 감독관 1명,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하는 대기잠수사 1명 등 모두 4명이 한 팀으로 수색에 나선다. 함미(艦尾) 쪽보다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지 않은 함수(艦首) 쪽이 그렇다. 함미 쪽은 심해잠수에 해당해 감압장치인 챔버 운용 인력까지 포함해 1개팀이 모두 12명이다. 한 번 수색에 나서 잠수했다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몽롱한 상태라고 한다. 방향감각을 잃고 높은 압력으로 정신이 없어진다. 가끔 저승 가는 문앞에서 살아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송 중령은 2일 “천안함 침몰 현장의 수색작업에 뛰어든 구조대원들의 물속 수색 상황은 시력을 잃은 사람이 태풍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얼어붙은 바닷속에 빠졌을 때”라고 묘사했다. 그만큼 악조건이라는 뜻이다. 물 흐름은 시속 10㎞에 육박한다. 러닝머신으로 운동할 때 최대 시속이 12㎞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류에 의한 저항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위험하다. 밤을 새운 수색작업을 마치고 광양함 한쪽의 야전텐트 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면 하루가 끝나지만 잠을 제대로 잘 시간도 없이 또 다른 하루가 이들을 기다린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실종자를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년] ‘의사·장군’ 호칭 논란속 육군 ‘안중근 장군실’ 개관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년] ‘의사·장군’ 호칭 논란속 육군 ‘안중근 장군실’ 개관

    이국땅 어딘가에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길 100년째 기다리고 있는 안중근 의사는 우리 사회가 ‘의사(義士)’와 ‘장군(將軍)’ 호칭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 [사진] 안중근 의사, 그 분은 가셨지만… ●마지막으로 쓴 유묵 등 전시 최근 안중근 의사에 대한 호칭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순국 100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안중근 장군실’ 개관식이 열렸다. 육군은 육군본부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꾸며 한민구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김주현 독립기념관장, 김호일 안중근 기념관장, 남만우 광복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갖고 ‘안중근 장군실’을 공개했다. 육군이 지휘부 회의실을 ‘안중근 장군실’로 이름 붙인 것은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는 안중근 의사를 군에서 ‘군인정신의 사표’, ‘군인의 표상’으로 삼아 길이 계승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장군실에는 군인의 장과 의거의 장, 충절의 장으로 구성됐다. 안 의사의 일대기와 무장투쟁활동, 하얼빈 의거 상황, 사형 집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쓴 유묵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임적선진 위장의무(臨敵先進 爲將義務)’ 등이 전시됐다. ●방문객·모범장병 등 견학코스로 육군은 앞으로 안중근 장군실을 육군본부 근무 간부와 전입 장병, 방문객, 모범장병 등의 안보현장 견학일정에 넣어 개방할 예정이다. 한 총장은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 적장을 포살한 것이니, 육전 포로에 관한 만국공법에 의해 전쟁포로로서 대우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한 안중근 의사를 군인정신의 사표, 군인의 표상으로 길이 계승하기 위해 안중근 장군실로 명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관식 직후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계룡대 대강당에서 육본 간부 7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이 명예교수는 “안 의사가 소속된 대한의군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주권 수호를 위한 민족적 저항의 효시로 역사적 의의가 크다.”면서 “대한제국 황제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은 국가적 공인성을 가지는 조직이기 때문에 안 의사가 이끈 특파대의 하얼빈 거사는 대첩이라고 부를 만한 큰 전과였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두 젊은 괴짜의 유쾌한 저항운동

    그들은 자신들에게 썩은 호박이 날아오고 야유가 쏟아지며 결국 멱살을 잡혀 끌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경찰차에 실려 철창에 갇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자발적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얘기해도, 미국에서 노예제를 계속 유지해야 했었다고 말해도, 우스꽝스러운 남성 성기 모양의 모니터가 달린 황금빛 쫄쫄이 옷을 ‘경영자 여가복’이라고 소개해도 다들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보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강도를 높일 수밖에. 그들은 ‘서구 사람들이 먹은 햄버거’, 즉 똥을 재활용해 제3세계 사람들에게 파는 햄버거를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학생들 정도만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의 의도를 눈치챘을 뿐, 세계 여러 나라의 펀드매니저, 기업인, 학자, 국제변호사들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동의만을 보냈다. 점입가경이다. 결국 신랄하고 냉소적인 말투로 세계무역기구(WTO) 전격 해체를 발표하자 세계 여러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보도하고, 캐나다의 한 의원은 의회에서 이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고작 두 명의 젊은 괴짜 사회운동가들이 만든 ‘예스맨’의 활약상이다. ‘예스맨 프로젝트’(앤디 비클바움 등 3인 지음, 정인환 옮김, 빨간머리 펴냄)는 이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를 만드는 데 선봉에 있는 WTO를 골탕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WTO의 전신인 관세및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도메인 ‘GATT.org’를 입수해 WTO 홈페이지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물론 내용은 거의 엉터리에 가깝다. 그랬더니? 세계 각지에서 e-메일이 쏟아졌다. WTO 규정에 관한 까다로운 질문부터 시작해 각종 국제회의에 WTO의 입장을 발표하거나 연설해 줄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들이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괴짜 활동이 펼쳐질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국제무역서비스 관련 회의에서, 뉴스 전문 방송 CNBC에서 토론자로 출연한 방송에서, 핀란드 탐페레 ‘섬유산업의 미래’ 주제의 국제회의에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장소도, 주제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조지 부시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즈음 그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인 ‘GeorgeWBush.com’과 비슷하게 꾸민 ‘GWBush.com’을 만들어서 그를 조롱하고 비판한 바 있다. 위 모든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코 감옥에 가지 않았다. 급기야 이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미 상공회의소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기후변화협약 관련 규제법안’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숨이 막히는 엄숙주의만이 운동의 몫은 아니다. 어떤 오락보다 즐겁고, 어떤 개그 프로보다 유쾌한 것이 지구 바꾸기 운동임을 한 권의 책으로 말해 준다. 낄낄대며 웃고 즐기기에 적합하지만, 부록에 담긴 세계화 반대 운동을 펼치는 세계 각 나라의 여러 사이트에 대한 소개도 소중한 정보다. 1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32세 청년 안중근이 그립다/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열린세상]32세 청년 안중근이 그립다/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19세기 말엽부터 20세기 전반기 사회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이에 대한 저항 내지 독립운동으로 점철되어 왔다. 이 독립운동의 과정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안중근이었다. 그는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조선침략의 원흉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 그 결과 1910년 3월26일 중국의 뤼순 감옥에서 그는 순국했다. 올해는 그가 순국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 안중근은 18세 때에 천주교 세례를 받은 이후 정신적 근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종교운동에 투신했다. 그러나 을사조약을 계기로 국권이 침탈되어 가던 상황에서 그는 좀 더 직접적인 민중계몽을 위해 교육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에도 참여하여 자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안중근은 평안도 지역에서 비폭력적 국권수호운동의 선봉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1907년 이후 일제에 대한 무장항쟁으로 발전되어 갔다. 그는 간도와 연해주 지역으로 망명하여 의병을 조직해서 직접 국내 진공작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의병전투의 일환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 법정투쟁의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거사 이유와 궁극적 지향 등을 선명히 제시해 주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단순한 살인이나 정치적 암살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신앙과 연결된 행위, 동양평화와 겨레를 위한 이타적인 행위임을 역설했다. 자신은 의군 참모중장으로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전지역에 들어온 적장을 공격한 군사행동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지어서 자신의 궁극적 지향점을 밝혀주고자 했다. 안중근은 32세의 짧은 생을 살았다. 그러나 그의 삶과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그가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많은 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그는 늘 자신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를 직시하고, 자신이 행할 바를 과감히 실천해 나갔다. 그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행동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지식과 행동을 일치시키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안중근이 수행했던 일들은 이타적 가치를 지향하고 있었다. 그는 ‘국민’을 위한 봉사의 삶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재산을 털어서 교육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수고로움을 피하지 않고 풍찬노숙의 의병투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까지라도 침략의 원흉을 제거하고자 했고,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서도 초연할 수 있었다. 안중근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었고,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인 ‘평화’의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가 지향하던 궁극적 가치는 바로 평화에 있었다.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한 자신의 의거도 궁극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인식했다. 그는 죽음을 앞둔 옥중에서 동양평화를 이루기 위한 자신의 방략을 정리하는 데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러한 행적과 기록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평화사상을 높게 평가하게 된다. 100년 전 그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당시 일본인들이 주장하던 평화론이나 연대론과는 근본적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안중근은 일본을 맹주로 한 폭력에 굴종하는 거짓 평화를 거부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대등한 주권국가로서 상호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평화를 그렸다. 그의 이러한 사상은 동아시아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바를 미리 제시한 것이다. 100년 전에 죽은 안중근은 여전히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사표가 되고 있다. 안중근의 의거와 순국에서 드러나는 평화사상이나 자기 희생적 이타심, 그리고 행동하는 지성의 면모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가치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32세의 젊은 청년 안중근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 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서 잡았다

    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서 잡았다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 살해범 김길태(33)가 10일 오후 2시 45분쯤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 삼락동 H빌라 옥상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발생 15일, 경찰 공개수배 12일 만이다. ☞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사진 더 보러가기  김은 시장 인근 빌라 옥상에 숨어있다가 부산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들의 수색이 좁혀오자 옆 건물 옥상으로 달아난 뒤 벽을 타고 내려와 30m쯤 달아났지만 한 시민이 발을 걸어 넘어뜨린 뒤 추격한 경찰과 격투끝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김은 무기를 소지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하게 저항했다. 김은 그동안 도피에 지친 듯 마르고 초췌한 모습을 보였다. 또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고 있었다.  김은 수사본부인 사상경찰서로 압송 중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려 자신의 얼굴을 가리려했다. 경찰은 그를 공개수배한 터라 마스크나 모자를 씌우지 않았다. 경찰은 김이 경찰 압박수색에 쫒기자 이 빌라 옥상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 빌라를 3~4차례 수색했으나 김을 발견하지 못했고 김이 먹고잔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본부인 사상경찰서로 김을 압송해 범행동기 및 살해시점, 여죄 등을 캐고 있다. 김은 그러나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어 부인했다. 경찰에서도 밤늦게까지 자신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김길태는 정신적으론 패닉 상태”라며 “이번 사건의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양의 몸에서 김의 DNA가 검출됐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11일 김을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강원식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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