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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 분리 독립해라” “전라도, 야당만 찍어”… 지역 갈등 되살아나나

    “TK, 분리 독립해라” “전라도, 야당만 찍어”… 지역 갈등 되살아나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고도 자유한국당을 밀어준 대구·경북을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TK를 분리시켜 독립국가로 만들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서울시민 황모(35)씨 “전라도는 대선에서 내내 야당만 찍었다. 득표율로만 보면 TK보다 더 심할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에 지역색을 입혀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행태다.”- 대구시민 박모(34)씨지난 9일 끝난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난 만큼 분열보다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대선 관련 온라인 기사에는 일명 TK(대구·경북) 지역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나도 경상도 사람인데 대구·경북은 너무했다”, “성주군민 대다수는 사드 배치를 환영하고 있었던 모양”, “앞으로 성주참외 안 먹겠다” 등이었다.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에 대한 반감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강하게 저항했던 경북 성주군에서 홍 후보가 56.2%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기도 출신인 김모(40)씨는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개표 결과를 보고 TK에 크게 실망했다. 다른 보수 후보도 있는데 굳이 박근혜 정권의 원죄가 있는 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홍 후보에게 투표한 한 대구시민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게 왜 비난받을 일인지, 조롱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성주군민들도 억울해했다. 박수규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상황실장은 “선거인 수 약 4만명 중에 50대 이상이 3만 7000명이나 된다. 우리끼리도 ‘어르신들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투표는 자신의 뜻으로 행사하는 것”이라며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87%였던 것을 생각하면 홍 후보의 득표율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 문제는 탄핵으로 해결됐다고 판단하거나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에게는 홍 후보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면서 “이번 현상이 또 하나의 소지역주의나 새로운 지역 갈등으로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까지 섬겨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한 만큼 호남뿐 아니라 대구·경북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며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잘 봉합하면 변화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상실의 시대 ‘윤동주앓이’

    시대상과 그의 詩 들어맞아…공연·음반·문화행사 신드롬 “부끄러워하는 시인에서 실천·희망 이미지로 변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윤동주 ‘서시’ 중)윤동주(1917~1945) 탄생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부끄러움’과 ‘희망’(별)을 따르기라도 하듯, 조용히 그러면서도 또렷하고 단호하게 그를 좇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문단의 그 어떤 거목들에 대한 기림보다도 강렬하다. ‘윤동주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인과 사회학자들은 이를 단순히 탄생 100주년이라서가 아니라 윤동주의 삶과 그의 시가 지금의 시대정신에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 사회의 윤동주 신드롬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당장 한국 시집 판매량이 2015년에 비해 무려 505.7% 늘었다. 무엇보다 윤동주의 일생을 그린 영화 ‘동주’가 개봉하며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복간 초판본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 초판본 찾기 행렬을 낳았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지금도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10’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윤동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주요 문화예술단체와 지자체 등의 다양한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가 전석 매진 기록을 이어 간 끝에 지난달 막을 내렸고, 오는 12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네오아르떼가 기획한 공연 ‘시인 윤동주를 위하여’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펼쳐진다. 공연에서는 윤동주의 29년 짧은 생과 그의 주옥같은 시어를 담은 가곡을 드라마 형태로 그려 낸다. 그런가 하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클래식 음반들이 쏟아지고 있고, 그의 시를 그림으로 펼쳐 낸 시화전도 줄을 잇는다. 문화행사도 다채롭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윤동주를 비롯해 1917년생 문인 이기형, 조향, 최석두, 손소희 다섯 작가를 재조명하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행사를 지난달 연 데 이어 올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윤동주와 관련 시·그림전, 일본 문학 기행 행사를 잇달아 연다. 지난달 서울 남산도서관에 이어 서울 서대문도서관은 10일부터 7월 말까지 윤동주 기념행사 ‘윤동주, 읽다·쓰다·걷다’를 진행한다. 윤동주 문학을 20년 동안 분석한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이런 새삼스럽다 싶은 ‘윤동주앓이’에 대해 “과거와 달리 윤동주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윤동주 대표 시로 꼽는 ‘자화상’이나 ‘참회록’은 윤동주가 창씨개명과 징용제도 등을 겪으면서 시를 쓰지 않은 침묵기(1939년 9월~1940년 12월) 전에 쓴 시다. 이런 시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주목받으며 윤동주에 대해 ‘일본강점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해 부끄러워하는 시인’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지만 침묵기 이후의 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항하고 실천하는 시인’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최근 ‘윤동주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인터넷 이용자 1086명 대상)를 벌인 결과 312명이 ‘별’을 꼽았고 ‘부끄러움’(249명) ‘성찰’(78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왜 윤동주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교과서에 나와서’나 ‘기독교인이라서’ 등의 예상 답변을 제치고 ‘시가 좋아서’라는 응답이 첫 번째를 차지했다. 결국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시절 몇 줄의 글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무기력한, 그러면서도 하늘의 별을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청년 윤동주의 모습이 지금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자주 쓰였던 ‘쉽게 씌어진 시’(1942년)의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이라는 구절을 들어 “실천의 시대에 대한 답을 윤동주에게서 얻고 싶은 욕구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굵직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리의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이 너무 커져 버린 감이 있다. 대선 이후 들어서는 정부가 이런 희망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윤동주에 대한 인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독서에 굶주렸던 ‘문제아’…강제징집 때 발견한 ‘특전사 체질’

    독서에 굶주렸던 ‘문제아’…강제징집 때 발견한 ‘특전사 체질’

    “평탄치 않은 삶이었다. 돌이켜보면 신의 섭리, 혹은 운명 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2012년 대권 도전을 앞두고 펴낸 저서 ‘운명’에 담긴 내용이다. 이처럼 5년 전 운명에 떠밀리듯 정치를 시작했던 그는 이제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숙명’과 마주하게 됐다. 가난했던 10대, 학생운동에 뛰어든 20대, 인권변호사로 민주화운동 일선에서 활동한 30대, 노무현의 ‘친구’이자 ‘동반자’로 청와대에 입성한 50대, 그리고 정치적 홀로서기에 나선 60대까지. 그의 인생을 뒤바꾼 10가지 장면을 들여다봤다.(1)유기정학까지 받았던 ‘문제아’ 문 당선인은 1953년 경남 거제에서 이북(함흥) 출신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장사 실패 후 어머니가 근근이 생계를 꾸렸는데 성당에서 배급받은 강냉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허다했다. 문 당선인은 ‘운명’에서 “검댕을 묻히는 연탄배달 일이 늘 창피했다”고 회고했다. 명문 경남중·고 시절 ‘모범생’보다는 ‘문제아’에 가까웠다. 고3 여름방학 무렵에는 친구들과 축구를 한 뒤 학교 뒷산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고성방가를 하다 걸려 유기정학을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름 때문에 ‘문제아’란 별명이 생겼지만, 유기정학으로 진짜 문제아가 됐다. 이처럼 입시공부는 뒷전이었지만, 비교적 상위권을 유지했고, 신문과 독서에는 늘 굶주렸었다. 그는 “독서를 통해 내면이 성장하고 사회의식을 갖게 됐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재수를 한) 대가를 보상받기에 충분”하다고 했다.(2)10월 유신, 법대생을 학생운동으로 그가 경희대에 재학 중이던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정권은 10월 유신을 선포했다. 하숙 생활을 했던 문 당선인은 밤늦게까지 선후배들과 시국담론을 나눴다. 캠퍼스 커플이던 부인 김정숙씨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대학가의 반(反)유신 시위 열기는 고조됐다. 1975년 문 당선인은 뜻이 맞는 친구들과 총학생회를 장악해 유신 반대 시위를 열기로 했다. 총무부장이던 그는 시위 당일 등굣길에 붙잡힌 총학생회장(강삼재 전 의원)을 대신해 비상학생총회를 개최했다. 또 태극기를 들고 선두에 서서 학생 대열을 이끌고 교문으로 향했다. 문 당선인은 구속과 동시에 곧바로 학교에서도 제적됐다. 당시 유신 반대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에 대한 형량은 ‘징역 2년 정찰제’라고 할 만큼 일률적이었다. 그러나 판사의 소신 판결로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3)훈련마다 최우수 표창… ‘A급 사병’ 비록 더불어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전두환 표창 논란’을 초래했지만, 특전사 복무 시절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1975년 석방되자마자 강제 징집돼 특전사 제1공수 특전여단에 배치됐다. 군대는 의외로 체질에 맞았다. 첫발을 디딜 때부터 ‘A급 사병’으로 분류됐다. 학창시절 개근상 말고는 상을 받아본 적 없는 그였지만, 군 복무 시절 훈련마다 최우수 표창을 받았다. 논란이 됐던 전두환 당시 여단장으로부터 화생방 최우수 표창을 받은 것도 이때다. 공수부대에서 가장 고되다는 ‘천리(1000里) 행군’을 받을 때에도 산과, 강, 마을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상병 시절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에 대응하는 미루나무 제거조에 투입되기도 했다. 공수부대가 체질이어서 제대 후 한동안 다시 군대에 가는 꿈에 시달렸다고 한다.(4)운명의 시작, 노무현의 첫 만남 문 당선인은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은 안 됐다. 1982년 변호사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문 당선인은 ‘김앤장’을 비롯해 대형 로펌 스카우트 제의를 마다하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사시 동기(사법연수원 12기)인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소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개받았다. ‘운명적 만남’의 시작이다. 문 당선인은 ‘운명’에서 노 전 대통령의 첫인상에 대해 “나와 같은 세계에 속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두 사람은 ‘노무현·문재인 합동법률사무소’, ‘법무법인 부산’에서 시국 사건을 도맡으며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노동 인권변호사로 자리잡았다. 1987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면서 전국적인 저항이 일어났다. 부산의 민주화 바람도 거셌다. 문 당선인과 노 전 대통령은 부산 국본(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을 결성해 6월 항쟁을 주도했다. (5)노무현의 동반자로 청와대 입성 2003년 1월 서울 종로의 한 한정식집. 제16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노 전 대통령과 문 당선인, 이호철 전 민정수석.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선대본부장으로 대선을 도왔던 문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가 즉답을 못 하자, 노 전 대통령은 “당신들이 대통령을 만들었으니 책임을 져라”라며 압박했다. 문 당선인은 일주일이 넘도록 고민을 거듭한 끝에 “민정수석으로 끝내겠다. 대신 정치하라고 하지 말라”는 두 가지 조건을 내걸고 수용했다. 그렇게 문 당선인은 평생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정권 초반부터 대북송금 특검, 검찰 개혁 등 굵직한 업무가 수두룩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첫 1년 동안 과로로 치아를 10개쯤 뽑았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문재인 “손·팔에 든 멍은 행복한 일…국민들 지지·사랑 느꼈다”

    문재인 “손·팔에 든 멍은 행복한 일…국민들 지지·사랑 느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9일 “많은 국민이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주시는 것을 느꼈다”며 “행복한 정치인이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동안의 선거운동 소회를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문재인 TV’ 인터넷 생방송 인터뷰에서 ‘몇 번에 투표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고 웃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다 피멍든 손과 관련해 “건강은 문제없다”며 “손과 팔에 멍이 들었지만 유세 때 (지지자들이) 저의 손을 많이 잡아줘서 그런 것인데, 행복한 일이다. 멍든 것이 대수겠는가”라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응원으로는 ‘이니’라는 애칭과 ‘아나문(아빠가 나와도 대통령은 문재인)’ 등의 구호를 꼽았다. 그는 “재치있는 것뿐 아니라 선거의 흐름을 잘 잡아줬다”며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대세론을 확산시켜주고,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광화문 유세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의 대미를 광화문에서 장식한 것이 감동스러웠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도 재구조화하려 한다. 점심시간에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이번 대선은 국민이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 정치 질서를 만들어내는 선거”라며 “부패·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이겨내려면 많은 분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투표율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 한 분이라도 더 투표에 참여해주기 바란다. 욕심 같아서는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좋겠다”며 “투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민주주의에서는 투표는 하늘”이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폐는 3억~5억개의 포도송이 모양으로 생긴 허파꽈리(폐포)를 통해 공기로부터 산소를 얻고, 혈액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폐는 항상 외부와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오염물질과 병원체에 쉽게 노출되고 이것들을 제거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대표적인 폐 관련 질환으로는 폐렴, 폐농양, 폐결핵, 천식, 폐색전증, 폐혈관염, 급성호흡증후군, 폐암 등이 있으며, 이 중 폐암은 정상적인 폐 세포의 유전자가 변형돼 원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계속 증식해 생기는 악성종양을 의미한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3배나 크다.폐암의 증상은 기침, 피를 토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며 발생 부위에 따라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자가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암 검진은 가슴 부위 X선 촬영 및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이용하며, 추가로 종양 표지 혈액 검사 및 PET, MRI 등으로 암의 전이 정도나 예후를 예측한다.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암의 확진 및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직 검사는 피부를 통해 가느다란 침을 찔러 넣어 암 조직을 얻거나,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구별한다. 이 두 종류의 암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치료법과 예후가 다르다. 소세포 폐암은 말 그대로 암세포의 크기가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의 진행이 빠르고 쉽게 전이되지만 비교적 항암제가 잘 듣는 특성이 있다. 비소세포 폐암의 치료는 수술적 제거,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표적항암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단독 혹은 병용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이가 되지 않은 I기, II기 치료는 수술로 암 조직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권장되며,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힘들 경우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폐에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다른 기관에 전이된 III기의 경우 병용치료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IV기는 흉수(흉막강 내 비정상적으로 고인 액체)가 있는 경우인데, III기와 비슷하나 흉관 삽입을 통해 흉수를 제거하기도 한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중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특히 말기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1960~70년대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는 부작용 및 내성 문제 등으로 기대 효과에는 한계가 있으며,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내의 특이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정상 세포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 작용기전으로 1세대 항암제의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 폐암 환자는 표적항암제인 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등의 인산화 효소 저해제를 사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또한 이들 항암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에게는 올리타와 타그리소 등의 신약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표적항암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치료되는 듯하다가도 결국 내성이 생기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같은 암이라도 발생 기전이 다를뿐더러 같은 환자의 암이라고 하더라도 암 조직을 구성하는 암세포에 다양한 변이가 축적돼 항암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부 암세포가 살아남아서 새로운 암조직을 만들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와 더 잘 싸우게 하는 암치료제로 표적항암제와 달리 내성이 거의 없는 차세대 암치료제다. 암세포에 의한 면역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세포 신호 전달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대표적이다. 비소세포 폐암에 적용되는 옵디보와 키트루다, 여보이 등이 있다. 최근에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특수한 배양 과정을 통해 증폭시키거나, 더 나아가 환자의 T세포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단시간에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CAR-T Cell 등이 시판 또는 임상시험 중에 있다. 정상 세포에는 감염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등의 기전을 가지고 있어 단독 또는 병용치료제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준승 신라젠 임상시험 샘플 분석팀 박사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누구?…부인 24세 연상 은사, 금기에 도전해온 인생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누구?…부인 24세 연상 은사, 금기에 도전해온 인생사

    올해로 만 39세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경륜이 풍부한 지도자를 선호해 왔지만, 이번에는 젊은 지도자에게 표를 몰아줬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 종료 직후 마크롱이 르펜을 상대로 65.5∼66.1%를 득표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르펜의 득표율은 33.9∼34.5%로 추산됐다.마크롱은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경제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선출직 경험이 전무하다. 마크롱은 ‘앙 마르슈’(En Marche·전진)라는 창당 1년 남짓 된 신생정당을 기반으로 단숨에 국가수반 자리에까지 오른 정계의 ‘이단아’로 불린다. 그 스스로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하고는 있지만, 마크롱은 유복한 환경에서 학업에 뛰어난 성취를 보이면서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거쳤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비판세력들이 흔히 공격하듯 ‘귀공자’라고 볼 수 만은 없는 실험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판돈을 걸지 않았던 도박에서 보란 듯이 ‘잭팟’을 터트린 마크롱은 인생의 주요 변곡점마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금기와 전통을 깨뜨려왔다. 마크롱은 1977년 12월 21일 프랑스 북부의 유서 깊은 소도시 아미앵에서 의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아미앵에서 고교 재학 시절 자신의 불어 선생님이었던 24세 연상으로 자녀가 딸린 기혼자인 브리짓 트로뉴와 사랑에 빠져 훗날 결혼한 스토리는 유명하다. 연애사에 비교적 관대한 프랑스에서 양가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이들이 “선생님과 사랑에 빠졌다”는 마크롱의 선언을 10대의 객기로 치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마크롱은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15년 뒤 결혼을 쟁취했다. 이런 독특한 개인사는 후에 그의 직설적이고 기성체제에 저항하는 듯한 유려한 말솜씨와 함께 젊은 층의 인기를 얻은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유년시절부터 학업에 재능을 보인 마크롱은 파리의 최고 명문 앙리 4세 고교로 전학해 졸업한 뒤 파리-낭테르 대학에서 철학으로 박사예비과정(DEA)을 마쳤다. 대학 시절 친구들은 그를 책을 좋아했던 지적인 친구로 기억한다. 마크롱은 철학도 시절 대철학자 폴 리쾨르(1913∼2005)의 저서 집필을 돕는 조교로도 일한 적이 있다. 리쾨르는 생존 당시 자크 데리다(프랑스), 위르겐 하버마스(독일)와 더불어 세계의 ‘살아 있는 3대 철학자’로 불렸던 현대철학의 거장이었다. 일부에선 마크롱이 리쾨르의 저서편집에 조금 관여했을 뿐 일반적인 교수-조교 관계는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마크롱이 경력을 과대 포장했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책에만 파묻혀 지내는 철학 공부만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마크롱은 이후 현실 적합성이 높은 정치 쪽으로 눈을 돌렸고,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으로 적을 옮겨 학업을 이어갔다. 시앙스포 시절엔 나이지리아 주재 프랑스대사관에서 인턴도 했다. 인턴시절 그는 마린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2002년 대선에서 당시 사회당 후보인 리오넬 조스팽을 꺾고 결선에 오르는 것을 목도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재임 시 총리를 지낸 사회당의 거물 정치인이자 이론가였던 미셸 로카르에게 심취한 것도 이즈음이다. 마크롱의 학창시절 친구인 마크 페라치 시앙스포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로카르로부터 국가가 경제에서 역할이 있지만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 부의 재분배 이전에 기업 친화적 정책들이 필요하며 불평등 완화를 위해 복지혜택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시앙스포 이후엔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산실로 꼽히는 국립행정학교(ENA·에나)에서 차곡차곡 지식과 네트워크를 쌓아 나간다.전·현직 총리와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ENA를 다닌 경험은 마크롱이 훗날 장관과 대통령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한다. 2004년 에나 졸업 후 첫 일터는 경제부처인 재정감독청(IGF)이었다. 이후 성장촉진위원회(일명 ‘아탈리 위원회)에서 잠시 일하다 2008년 유대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로 자리를 옮겼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 등 마크롱의 전 ‘직장 상사’들은 훗날 마크롱의 대권조언에서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 마크롱이 로스차일드행 뜻을 밝히자 친구들은 훗날 정계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프랑스에서 최첨단 자본주의의 첨병인 투자은행의 이미지는 영미권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러나 마크롱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글로벌 금융자본주의의 최전선인 투자은행에서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로 일하며 실물경제와 금융 감각을 익혔다.당시 동료들에 따르면 마크롱은 일에 익숙지 않아 처음엔 고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크롱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모르는 게 생기면 책이나 자료에서 해답을 구하기보다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해결했는데, 이런 행동이 동료들을 ‘무장해제’시켰다고 한다. 마크롱은 ‘에나크’(Enarque)라 불리는 ENA의 동문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부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자신의 단점을 커버해 나갔고,업계에서 M&A 전문가로 승승장구했다. 명성은 물론 거액의 연봉도 챙겼다. 2012년 네슬레의 화이자 유아식 부문 인수(120억 달러 규모) 공로로 마크롱은 290만 유로(36억원 상당)를 벌었다. 최첨단 영·미식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살아 있는 프랑스에서 마크롱이 투자은행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일한 사실은 그에게 “금융업계의 사기꾼”, “야만적인 세계화론자” 등의 꼬리표를 붙이기도 했다. 훗날 대선 레이스에서 라이벌 마린 르펜은 마크롱의 로스차일드 재직 사실을 두고두고 공격한다. 학창시절 미셸 로카르의 정치사상에 심취했던 마크롱은 평소 사회당 인사들과 자주 어울렸다. 현 올랑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올랑드가 사회당 대권후보로 부상하기 전인 2010년 쯤이다. 마크롱은 로스차일드 시절 짬을 내 올랑드의 대선 캠프에 발을 담갔고, 2012년 대선 직후 올랑드 정부의 경제보좌관(부비서실장)으로 엘리제궁에 입성했다. 프랑스 경제의 계속되는 침체를 막을 방안을 고민하던 올랑드는 금융과 기업실무 경험이 많고 의욕적이었던 마크롱을 총애했다. 마크롱은 결국 2014년 개각 때 경제산업디지털부(현 재정경제부) 장관에 오르게 된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직 대통령들이 대통령이 되기 전 맡았던 가장 중요한 보직 중 하나인 경제장관을 불과 만 서른여섯의 나이에 거머쥔 것이다. 직전 개각에서 내각에 들어가지 못했던 마크롱은 경제장관직 제의가 오기 두달 전 엘리제궁을 나와 교육분야의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창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마크롱은 자서전 ‘레볼뤼시옹’(혁명)에서 “교육분야에서 내 일을 하고 싶었다. 다시 (정부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중도좌파 사회당 정부 내에서 마크롱은 ‘우클릭’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2015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샹젤리제와 같은 관광지구 내 상점의 일요일·심야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경제개혁법이 대표적이다.그러나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정권 핵심지지층인 좌파진영의 반발을 샀다. 마크롱은 근로자의 고용과 해고를 더 쉽게 한 노동법 개정안 강행처리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오래전에 좌파는 기업에 대항하거나 기업 없이도 정치를 할 수 있었고, 국민이 적게 일하면 더 잘 살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 노동법 개정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한 행사에 참석했다가 성난 노동자들로부터 달걀을 얻어맞기도 했다. 좌파정부에서 우파정책을 주도해온 마크롱이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여름쯤이다. 그가 주 35시간 근로제와 부유세를 계속 비판하자 사회당과 정부에서는 마크롱이 지나치게 우파적이라며 견제하는 기류가 강해졌다.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당신의 의견에 찬성하지만, 정치 구도상 지지해줄 수는 없다”는 말을 들었다.좌우 양쪽에서의 견제에 지친 마크롱은 결국 지난해 4월 독자적인 정치단체 ‘앙 마르슈’를 출범시켰고, 8월 올랑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파리 외곽의 한 직업훈련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우리는 같은 인물, 같은 아이디어들로 더는 현시대에 대처할 수 없다”며 기존 좌·우 진영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마크롱의 대권 도전의 꿈이 실현되리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랑·재미·커가는 행복… 그림·색깔로 느껴봐요”

    “사랑·재미·커가는 행복… 그림·색깔로 느껴봐요”

    서울신문 책팀이 국내의 저명한 동화 작가 4인에게 의뢰해 추천받은 어린이책 8권을 소개합니다.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과 눈높이를 잘 아는 작가들이 미취학 어린이와 초등생용으로 나눠 ‘함께 읽으면’ 좋을 책 2권씩을 살뜰히 챙겨 보내왔습니다. 책마다 다채로운 색채의 사랑과 공감, 선과 악, 놀이와 재미, 위로와 성장 등 ‘인생의 힘’이 될 메시지가 알알이 담겨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뿐 아니라 그림책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할머니·다문화인과 함께 찾는 ‘가족 사랑’ 할머니의 여름휴가/안녕달 지음/창비오월은 봄과 여름이 걸쳐 있다. 한낮의 날씨는 이미 여름이지만 아직 바닷물에 풍덩 빠지기에는 한참 이른 터라 바다 내음을 한껏 담은 책을 권하고 싶다. 가족의 구성원 중 뭔가 원초적인 뿌리를 느끼게 하는 할머니가 주인공이라면 아주 적당한 그림책이다. 모래알처럼 부드럽고 할머니의 소박한 사랑처럼 푸근하고 모래벌판에 쓰고 지우고 하던 어떤 글자처럼 아스라한 정서. 할머니는 엄마들의 엄마다. 눈은 깊어지고 마음은 넓어진다. 엄마들에게 할머니 시절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엄마와 아이들에게 큰 안정감을 준다. 어디가 끝인지를 알게 된 여행객의 걸음처럼. 자신감이 아니라 안정감. 나는 지구인/장여우위 글/위자치 그림/허유영 옮김/챕터하우스이 책은 아빠는 대만 사람이고 엄마는 베트남 사람인 아이의 일기다. 담백한 문체와 진실한 내용, 아이의 숨김없는 감정,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 이 사이를 메우는 애틋한 행복이 배어 있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부모가 꽂아 놓은 이 세계의 중심에서 제 발로 밖으로 뛰쳐나가는 때다. 중심을 찾기 위해 사춘기 때에는 변경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책은 얼마나 우리가 흔들릴 수 있는지, 얼마나 변경으로 내몰릴 수 있는지를(어디가 변경인지) 보여 준다. 삶이란 뚜벅이처럼 이어 가는 것임을 몸이 작은 소년이 몸이 큰 나에게 일러 준다. 책장을 덮을 때 마지막으로 남겨진 것은 가족의 아름다운 결속력이다.●“춤추는 글자·그림 속 음악에 빠져봐요” 간질간질/서현 지음/사계절샤방샤방 형광 핑크와 번쩍번쩍 형광 노랑이 우선 아이들의 눈을 확 사로잡습니다. 주인공의 머리가 간질간질 간지러워 벅벅 긁었더니 떨어진 머리카락이 수많은 내가 되어 춤을 추며 돌아다니면서 가족들을 골탕 먹이네요. 머리카락 한 올에서 쭉쭉 뻗어 나가는 대책 없는 상상력이라니, 아이들과 똑같네요. 우리도 드디어 이런 대책 없이 자유로운 책을 가질 수 있게 되었구나, 싶은 책입니다. 글자도 춤을 추고 책 속의 모든 것이 춤을 춥니다. 수백만의 “나”가 추는 군무의 장면은 압권이군요. 어이없도록 행복하고 해맑게 빛나는 아이들로 가득 찬 책입니다. 간질간질 낄낄거리면서 볼 수많은 “나”에게 추천합니다. 내 마음이 들리나요/조아라 지음/한솔수북글 없는 그림책과 음악은 서로 통합니다. 말 한마디 없이 서로를 이어지게 하지요. 차분한 연필 선으로 꼼꼼히, 작가가 곳곳에 심어 둔 단서들을 따라가며 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여 봅니다. ‘학교폭력 없는 우리 학교’ 문구가 선명히 새겨진 층계 위에서 아이는 폭력에 휩싸입니다. 혼자 남아 있던 아이 곁에 음악이 날아와 새가 되어 아이를 위로합니다.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책장에서 음악이 들리기 시작하네요. 글 없는 그림책에는 목소리가 없으므로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음악이 들리고, 슬픔이 들리지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울림이 클 책입니다.●권력·역사의 무게 이겨낸 ‘이름 없는 영웅들’ 파란파도/유준재 글·그림/문학동네 ‘파란파도’라는 이름의 말로 살다가 사람들을 구하고 영원으로 가는 파란색 말의 이야기다. 작가는 무지한 선과 악과 이상을 상징하는 백·흑·청의 배합을 통해 그림책 속에서 주제를 펼쳐 나간다. 책은 탐욕스러운 권력자에게 핍박받는 민중을 위해 스스로 죽음으로써 구원자가 된 영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죽음은 또 다른 영생으로 가는 경로다. 부패한 위정자와 권력에 저항하는 영웅은 신화나 옛이야기에서 익숙하다. 하지만 영웅의 정체가 파란색 말인 것과 강렬한 흑백으로 인물들에게 상징을 입힌 재미가 남다르다. 남다른 5월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공명을 일으킨다.할머니의 마지막 손님/임정자 글/권정선 그림/한겨레아이들 격동하는 삶을 살아온 이 땅 여성들, 그중 섬마을 할머니의 삶은 우리 근현대사의 거울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과 산업화까지 평생 역사의 된바람을 맨 얼굴로 대면했다. 혼란스러운 시대의 무게 속에 가녀린 몸과 의지로 새로운 세대를 길러 낸 여성의 삶.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모성이라는 보통명사로 칭해지는 할머니들의 삶은, 평생 그 자리를 지키며 살아 낸 것만으로 찬사와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역사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이름은 없다. ‘한평생 열심히 살았네. 수고혔네.’ 자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다면, 우리 또한 역사의 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림책과 따라쟁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파랑이와 노랑이/레오 리오니 지음/물구나무오프셋 칼라인쇄 기술의 발전과 그에 걸맞은 그래픽 혁신이 이뤄진 1960년대는 그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그림책들이 출현하던 시대다. 이 책은 50년 넘게 색깔로 상상하고 예술적으로 이야기하는 책의 기원이 됐다. 상상력이 대단한 작가의 실험적 시도를 경험할 수 있다. 책에서 아이들 사이 친구 관계와 그들의 노는 모습을 보노라면 행복하다. 가장 훌륭한 유아교육이란 무엇일까. 온갖 교재와 상업적인 그림책의 홍수 속에서 예술 자체로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책을 한 권씩 찾아 아이들 곁에 놓아 주는 일이 으뜸이라 하겠다. 본 대로 따라쟁이/김영주 글/이경은 그림/재미마주누가 한 이야기를 그대로 잘 따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이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다. 다 따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요런 깜찍한 개구쟁이가 나온다. ‘본 대로 들은 대로’ 다 따라 한다. 속없이 그저 따라만 하는 걸까. 배꼽 빠지는 따라쟁이의 뒤를 따라가 보자. 이 책은 ‘짜장, 짬뽕, 탕수육’으로 어린이책의 신기원을 연 작가 김영주의 최신작이다.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교육 현장에 오래 몸담아 온 그의 동화 속에선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낡은 생각을 찾아볼 수 없다. 좀더 높은 차원의 교육철학으로 이 책을 즐길 줄 아는 독자 역시도 훌륭한 독자라 할 수 있다.
  •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오는 15일 발매예정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의 커버스토리 인물로 선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영문기사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 타임은 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사에서 문 후보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공격이 아닌 ‘신중한 포용(measured engagement)’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특히 문 후보를 ‘협상가’라고 표현,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문 후보의 협상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국방개혁연구소의 권영근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기사를 번역해 올린 내용이다. 1976년 8월 18일 이른 아침 2명의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 있던 미루나무를 절단할 목적으로 출발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지속되던 6.25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종료된 이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공산 국가인 북한을 분리시키는 비좁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있던 이 나무가 유엔군과 북한군 경계초소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엔군과 북한군 측은 이 나무의 절단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중지시킬 목적으로 병사를 보냈다. 미군 대위 보니파스(Arthur Bonifas)와 바렛(Mark Barrett) 중위가 북한군의 저지에 저항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곧바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유엔군사령관이던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유엔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이 나무의 완벽한 절단을 명령했다. 이 나무 절단을 지원할 목적으로 파견된 병사 가운데에는 문재인이란 이름의 나이 어린 한국군 병사가 있었다. 당시 긴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군이 당시의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방해했더라면 곧바로 전쟁이 발발했을 것입니다.” 재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곧바로 문재인은 한반도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64세의 문재인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한 박근혜 탄핵 때문에 있게 될 5월 9일 선거에서 분명히 말해 선두주자다.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빈부격차가 최악이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김정은을 최상의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방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4월 15일에 있었던 현란한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세대의 탄도미사일을 선 보였으며, 4월 29일 일련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는 트럼프가 말한 미 해군 타격함대의 한반도 도착 예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몇 시간 이전이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한반도에서 항상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화를 내는 독재자인 김정은과 지정학(地政學)의 초보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립하고 있는 등 깊어만 가는 위기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약간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은 70년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을 보다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거의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재차 통일되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월남한 가족의 아들인 문재인은 김정은 정권을 무력 침공이 아니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정책을 통해 다루는 등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상태다. 현재의 반복되는 적대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보다 그러하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 남하했습니다. 나 또한 북한 공산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렇다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을 고통 받도록 방치해야 한다고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은 6.25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려져 있던 시기에 출생했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유엔군 보급선에 탑승한 상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 후 2년 뒤 거제도에서 출생했다. 전후 대한민국은 보다 풍성한 삶을 누렸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옥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나는 보다 독립심이 있었으며 보다 성숙했습니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했습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이 성인이 되었을 당시 대한민국에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의 과학기술, 자동차 및 선박 붐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한 것이다. 1980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명 변호사 활동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행정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날 문재인이 주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지구상 12번째 규모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 유형의 계획경제 아래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통일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문재인은 잘 알고 있다. 남북통일의 첫 단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는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남한 기업들이 접근하고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남북통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전 이외에 생존 측면에서의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두 개의 불균형한 국가, 즉 고도 소비국가인 대한민국과 성장이 멈춘 병적인 북한이란 국가를 분리하는 지역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그처럼 인접해 있으면서 그처럼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지구상 어디에도 김정은과 같은 불량 독재자, 중무장한 상태에서 대립을 일삼고 있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가 변함없이 직면하게 될 주요 도전은 김정은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년 전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공식적인 대화조차 없었다. 그런데 북한 측과 대화를 원했던 2013년 당시 유엔군은 비무장지대 사이로 메가폰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정은이 비합리적인 지도자인 경우에서조차 우리는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과 대화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통제의 고삐’를 약화시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몇몇 징후가 있다. 아직도 이단자들을 가혹하게 진압하지만 김정은은 시장이 자리잡도록 해주었으며, 국가의 배급체제를 허물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양에 평판 TV와 가라오케 머신은 매우 흔하며 평양 시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조차 했다. 이 같은 대화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핵 문제다. 북한이 기댈 부분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북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가 보장된다면 남북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 같은 유형의 협상이 이전에 가동되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으며, 이들 협상이 재차 가동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은 2007년 당시 노무현과 김정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그리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6자회담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다. 문재인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햇볕정책이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간 45억$로 인해 북한 핵무기 개발이 가속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 북미 평화협정과 북미외교관계정상화를 망라하고 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문재인은 그 후 10년 동안의 고립 및 비난과 비교하여 햇볕정책이 보다 좋은 정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핵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조차 했습니다. 동일한 접근 방안이 아직도 가능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무기 거래를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트럼프가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과 유사한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작이었다는 점에 자신과 트럼프가 이미 동의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색다른 접근 방안을 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실용주의자라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잘 대화하고 보다 잘 협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월 1일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불룸버그 통신에 말한 바 있다. 오늘날 트럼프는 평양에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라고 북한 무역의 90%를 감당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트럼프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북중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중국은 2017년 잔여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그 전례가 없는 유엔 제재에 서명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주는 50만 톤의 원유를 차단한 결과 2003년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되는 경우 이들 미군이 한만국경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북한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자국을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귀하의 카드를 볼 수 있는 포커 판에서 호들갑떠는 것과 동일합니다.”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한국학 책임자인 John Park은 말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항한 북한의 보복 가능성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는 경우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며, 아태지역 국가들이 보다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을 통해 득을 볼 국가는 어디인가?” 용산에 있는 트로이 대학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Daniel Pinkston은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보면 문재인의 대북 포용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5월 9일 선거에서 문재인의 주요 경쟁자인 과학기술을 통해 억대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목적에서 보다 군사적인 접근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비교하여 21% 앞서고 있는 문재인은 사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당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군사적 대립의 최초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동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보다 연로한 세대들은 문재인이 그처럼 열망하고 있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 가족 가운데 남한으로 내려온 유일한 분입니다. 어머니는 90살입니다. 어머니 여동생이 아직도 북한에 생존해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여동생을 재차 보는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는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전쟁을 딛고서 평화가 우뚝 서기를 원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평화헌법’ 수정, 2020년 새 헌법 시행 밝힌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전쟁 포기와 함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른바 ‘평화헌법’을 개정해 2020년에 시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는 헌법 제정 70주년을 맞아 우익 단체인 일본회의 등의 주도로 열린 개헌 행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헌법 9조 1항(전쟁포기)과 2항(군사력 보유 금지)을 남기고 자위대를 명확하게 포함한다는 생각은 국민적 논의를 할 만하다”고 밝혔다. “자위대 합헌화가 내 시대의 사명”이라고까지 강조했다. 당초 평화헌법을 상징하는 제9조 1항과 2항까지 손대려다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감안해 그대로 놔두면서 자위대를 명문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일단 개헌의 문을 연 뒤 제9조를 뜯어고치려는 구상이나 마찬가지다. 1954년 창설된 자위대는 자국 방어만을 목적으로 하는 역할을 점점 확대해 군대처럼 활동하고 있다. 자위대는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만큼 막강한 육·해·공군의 전력을 갖고 있다. 특히 해상자위대의 전력은 세계 5위다. 일본은 지난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안전보장관련법의 시행에 따라 ‘전쟁 가능한 국가’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까닭에 지난 1일 해상자위대는 미군 보급함 방어를 위해 경항공모함 이즈모함을 출동시킬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일본이 승전국인 미군 보호에 나선 첫 군사작전이다. 아베의 의도는 헌법 조문을 고쳐 자위대의 현실적 한계를 해소해 분쟁 지역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을 터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 자위대의 지위를 ‘국방군’으로 재무장시키는 데 있다. 또 아베는 북핵과 미사일 도발로 인한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이용해 입지를 굳히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럴 경우 동북아의 안보 긴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헌 여부를 결정할 일본 국민들도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41%로 높아졌다. 반면 고칠 필요가 없다는 55%에서 50%로 줄었다. 제9조에 대해서는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63%다. 아베는 ‘평화헌법’이 제정된 경위와 가치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개헌이 ‘군국주의로의 회귀’라는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한 전범국가라는 오명을 결코 지울 수 없다. 한반도의 위기를 핑계 삼아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꾀하려는 꼼수일 뿐이다. 아베 총리는 개헌을 밀어붙이기에 앞서 과거 국군주의 아래 저지른 만행부터 진정성을 갖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 익숙지 않은 이집트 예술 자유 외치다

    익숙지 않은 이집트 예술 자유 외치다

    초현실주의 운동 조명한 예술작…작가 31명의 작품 166점 소개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193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이집트 모더니즘의 중심인 초현실주의 경향을 조명하는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이집트 카이로의 예술궁전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를 확장한 것으로 샤르자미술재단, 이집트 문화부, 카이로아메리칸대학의 협력으로 기획됐다. 작가 31명의 회화와 사진, 조각, 드로잉 작품 166점이 소개된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파라오와 상형문자 등 고대 이집트의 문화를 떠올린다면 전시를 이해하기가 대략 난감할 것이므로 이 시기의 간략한 역사적 상황을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이집트는 1882년 영국이 수에즈 운하 보호를 이유로 정부를 장악한 이후 1922년 이집트 왕국으로 부분적으로 독립했으며 2차 세계대전 후 민족운동과 반영국 운동이 격화하면서 완전한 주권을 찾았다. 이런 시대를 거치면서 이집트인들이 받았던 차별과 억압에 대한 비판과 권위에 대한 저항은 이집트 초현실주의 운동의 불씨가 됐다. 전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가 걸어온 흐름에 따라 크게 5개 파트로 구성됐다.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대량학살의 비극을 겪은 유럽, 특히 프랑스 예술가들이 현실을 초월하고 자유에 대한 억압에 저항하고자 일으킨 초현실주의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프랑스 유학 중이던 시인 조르주 헤네인이 프랑스 초현실주의 운동을 주도했던 앙드레 브르통과 긴밀한 교류를 맺으며 귀국 후 이집트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을 규합해 초현실주의 모임을 조직했다. 이렇게 시작된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근대시기 사회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예술운동으로 자리매김한다. 람시스 유난, 카밀 알텔미사니, 안와 카밀 등이 중심이 된 ‘예술과 자유그룹’(1938~1945)은 인간 표현의 자유 보장을 주장하고 이집트 내 사회적 차별과 억압에 대해 비판했다. 전시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예술실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진 분야에서 여러 가지 이미지 실험을 했던 반 레오도 소개한다. 이어 1946년 설립돼 1965년까지 활동하면서 이집트 예술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한 ‘현대미술그룹’을 집중 조명한다. 미술교사였던 후세인 유시프 아민이 이끌었던 이 단체는 케말 유시프, 하미드 나다, 압둘하디 알자제르, 이브라힘 마스우다, 사미르 라피, 마흐무드 칼릴 등이 핵심 구성원이었다.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현대미술 작가들도 소개하고 있다. 아흐무드 무르시,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 등이 근대 거장들과 유사한 시각적 어휘를 구사하며 초현실주의자들의 맥을 잇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반파시즘과 탈식민주의 운동에 이바지한 지난 궤적을 돌아보며 비서구지역에서 전개된 모더니즘 예술과 문학의 복잡하고 미묘한 이야기들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7월 3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성주 주민들, 미군 유조차 진입 막아

    성주 주민들, 미군 유조차 진입 막아

    30일 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골프장 인근에서 지역민과 경찰이 주한미군 유조차를 뒤에 둔 채 대치하고 있다. 유조차 2대는 골프장 내 미군 차량에 사용할 유류를 싣고 있었지만 주민들이 거세게 저항하자 3시간 30여분 만에 되돌아갔다. 경찰과 주민 간의 몸싸움 과정에서 주민 3∼4명이 다치거나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성주 연합뉴스
  •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주한미군 차량 저지 등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주한미군 차량 저지 등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전국 7개 단체의 집회가 30일 사드 배치지역인 경북 성주골프장 입구에서 열렸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회원과 지역 주민 등 8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가진 ‘사드 불법 반입 규탄 평화행동’ 집회에서 “한·미 정부가 지난 26일 8000여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해 폭력적·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했다”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또 “환경영향평가·시설공사 등을 거치지 않는 등 불·탈법적으로 배치한 사드 장비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주골프장 사드 공사 차량 및 장비 반입을 막아내겠다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더위 속에서도 ‘사드 반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방송인 김제동씨 등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700여m 떨어진 성주골프장 입구 진밭교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앞서 오후 12시 30분부터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 등에서 개신교 평화예배, 원불교 평화법회, 천주교 평화미사가 잇따라 열렸다.사드 배치 반대 주민, 원불교 교무·신도 등 3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승용차 10여 대를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에 세워두고 주한미군 유조차 2대의 성주골프장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인력 800여명을 동원해 주민을 도로에서 끌어내고 도로에 있던 일부 차를 견인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거센 저항 등으로 주한미군 유조차들은 3시간 30여 분만인 오전 11시 10분쯤 되돌아갔다. 경찰과 주민 간의 몸싸움 과정에서 주민 3∼4명이 다치거나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군 관계자는 “미군 유조차 2대는 성주골프장 내 주한미군 차량에 사용할 유류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드 반대’ 성주 주민들 미군 유조차 진입 제지…경찰과 충돌

    ‘사드 반대’ 성주 주민들 미군 유조차 진입 제지…경찰과 충돌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장비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이 주한미군 유조차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 26일 새벽을 틈타 기습적으로 사드 장비를 성주골프장에 들여놨다. 성주 주민들과 원불교 교무·신도 등 300여명은 30일 오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승용차 10여대를 세워놓고 주한미군 유조차 2대가 성주골프장에 들어가는 것을 제지했다. 경찰은 경력 800여명을 동원해 주민들을 도로에서 끌어내고, 도로에 있던 일부 승용차를 견인해갔다. 이 과정에서 과정에서 주민 3∼4명이 다치거나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저항이 거센 데다 도로에 세워둔 차량을 모두 견인하지 못해 주한미군 유조차 2대는 3시간 30여 분만인 오전 11시 10분쯤 되돌아갔다. 성주 주민들은 이날 낮 2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불법 반입 규탄 평화행동 집회를 연다. 이후 낮 3시 40분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소성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사드 배치와 관련한 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청취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북한군 침투설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검증

    ‘그것이 알고싶다’ 북한군 침투설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검증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두환 회고록을 집중 조명한다. 29일 오후 방송되는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는 ‘전두환 회고록’을 면밀히 검증할 예정이다. 전두환은 군사 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권력형 비리에 대한 재판을 거쳐 ‘반란수괴죄’, ‘상관살해죄’,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뇌물죄’ 등 12개 항목의 혐의가 인정돼 1996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뒤이어 정치적 사면과 복권이 단행됐다. 그런 전두환이 37년 만에 논란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전두환은 “민간인 학살은 없었다. 발포 명령자도 없었다”며 자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과 전혀 무관하다고 회고록을 통해 주장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회고록에서 이른바 북한군 침투설을 제기한 것이다.전두환은 5.18 당시 600명의 북한군 특수부대가 남침해 대한민국의 전복을 시도했다는 지만원 씨 등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무기를 탈취하고 군인들을 살해한 행위를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1980년 5월 17일,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이튿날인 5월 18일 오전부터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가 학생과 시민들을 상대로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자 시민들은 저항하기 시작했다. 5월 21일 오후 1시 전남도청 앞에 모인 10만의 시민들은 비무장 상태로 계엄령 해제와 전두환 퇴진을 요구했다. 그때 시민들을 상대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일어났다. 수많은 시민들이 속수무책으로 총격에 쓰러졌다. 심지어 시신을 수습하려던 시민들이나 임산부와 어린이 등 무고한 민간인들 역시 비참하게 희생됐다.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격을 가한 충격적인 상황. 5월 27일 계엄군이 도청에 재진입하기까지 열흘 동안 확인된 사망자는 160여 명이고, 부상자는 5,000명에 육박하며, 암매장되거나 실종된 이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광주에서의 최초 발포 명령자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시민들의 무력시위에 맞선 자위권의 발동이었다는 전두환 회고록의 주장은 과연 정당한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헬기 사격 목격자 최형국 씨는 “그날 분명히 헬기 동체 좌측에 장착된 그 기관총이 뿜어대는 것을 봤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국과수 김동환 총기안전실장은 “벽면을 스쳐 맞은 거라든지 그다음에 바닥에 있는 것들은 이것보다 같은 위치거나 높은 위치 아니면 쏠 수가 없는 탄흔이죠. 헬기에서의 사격 가능성이 굉장히 유력해지는 거고…”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져왔고 얼마 전 광주 전일빌딩에서 기관총 사격의 탄흔까지 발견됐지만 “광주엔 사격이 가능한 헬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두환과 군 당국의 주장이다. 공수부대의 발포는 자위권 행사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하면서도 헬기 기총소사만큼은 애써 부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진압에 투입된 공수부대원들은 이런 주장과는 다른 내용을 증언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전두환만이 아니었다. 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초유의 범죄 행위에도 불구하고 경미한 처벌만 받았던 당시 군 수뇌부들이 37년 만에 털어놓은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이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거 자체를 내가 부인해. 무엇이 민주화요 그게 폭동이지”, “광주에 틀림없이 북괴가 습격했을 거예요. 우리가 잘 잡지 못하고 증거가 없어서 그렇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의 진상 규명은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두환은 과연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무관한가. 북한 특수부대가 광주시민을 선동했고 폭도들이 무기고를 습격해 군인을 살상하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는 그의 주장은 과연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인가, 이미 법적, 역사적 판단이 내려지고 국가에 의해 기념일로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에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시민이 저항한 명예로운 사건으로 정의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확인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교남학교. 이 학교 1층 강당은 매주 일요일이면 학교가 아닌 예배당으로 변신한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새맘교회의 주일 예배 장소. 예배당 없는 이 교회가 1주일에 한 번씩 빌려쓰는 특수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 강당 맞은편 장애인 시설 3층이 교회 사무실 겸 전임 박득훈(65) 목사의 집무실. 사무실에서 만난 박득훈 목사는 “작은 교회야말로 지금 목회자들이 진지하게 새겨야 할 목회 터”라고 힘주어 말했다.이 땅에는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실상 작은 교회의 시초격인 새맘교회는 특이하다.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교회에서 흔한 담임 대신 전임 목사가 교회를 이끈다. 아니 ‘이끈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 90여명의 신도들이 모두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교회 행정의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 전임 목사나 장로도 3년에 한번씩 재신임 절차를 거쳐 유임시키거나 다시 뽑는다. 예배 시간에 헌금을 걷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대신 예배당 앞에 헌금함을 마련해 신도들이 임의껏 보탠다. 예배 전용 공간으로서의 예배당을 결코 갖지 않는다는 그 작은 교회는 무엇을 지향할까. 박 목사의 말대로라면 지금 이 땅에 흔한 대형교회들은 전부 악일까. “교회는 차를 오래 세워놓는 주차장보다는 에너지를 채우는 주유소의 개념이 강한 곳입니다. 힘을 얻은 뒤 세상에 흩어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신성한 공간이지요.” 예배당은 교회의 다양한 사역활동을 위한 편의시설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은 예배당을 건물 중심의 교회로 착각하기 일쑤이다.“교회의 머리는 당연히 예수님입니다. 담임목사나 특정인이 권력을 행사한다면 예수님 자리를 찬탈하는 셈이지요.” 교회가 작아져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교회를 크게 세우려면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의 헌금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겠지요. 그들의 힘과 부에 편승해 교회 건물과 시설을 비롯한 으리으리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교회가 손쉽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신도를 많이 모으려면 즐겁고 달콤한 설교가 필요하고 그 편법이 기복신앙을 부추겨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한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을, 더램대학교에서 기독교 경제윤리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 귀국한 독특한 신학자이다. “한국 개신교에 두 번 놀랐다. 하나는 교회의 눈부신 급성장이고 또 하나는 유례없이 빨리 전락하는 부패상이다.” 바이블칼리지 유학시절 신학을 배웠던 교수에게 들은 이 한 마디가 가슴에 콕 박혔다고 한다. 귀국 후 4년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성터교회에서 공동목회를 했던 박 목사가 2011년 장충동에서 소수의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게 새맘교회의 시초. 불교계가 운영하는 우리함께빌딩의 한 층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가 영등포구 당산동의 시민단체 사무실로 옮긴 뒤 2015년 6월부터 교남학교의 강당을 빌려 쓰고 있다. “교종과 추기경 등 집중된 부패권력에 대항해 일어선 종교개혁의 빛이 소멸했어요. 중세교회의 교황처럼, 지금 한국에는 교회마다 교황이 1명씩 있는 것 같아요.” “구원은 한 사람의 영혼을 건져내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하나님 나라의 뜻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 구원론의 끝에 예수님이 실천했던 작음의 의미를 털어놓는다. “예수님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은 아주 작은 존재로 사셨고 가장 작은 존재로 십자가에서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마구간의 말 밥통(구유)에서 아주 작은 존재로 오셨고 십자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모욕당하고 조롱당한 채 처절하게 처형됐다는 예수의 작음은 다름 아닌 큰 것에 대한 저항이자 약한 이들을 향한 사랑이다. 그 작음의 뜻을 가꾸는 실천은 요즘 종교계에 흔한 기복 개념을 바꿔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라 한다. “눈물 흘리는 약자 곁에 가서 움직이고 숨 쉴 때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만날 수 있습니다.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사람이 더 들어설 수 있도록 한걸음 뒷걸음질치는 배려의 실천이지요.” 박 목사는 오는 8월쯤 은퇴를 앞당길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새맘교회는 새 전임목사를 청빙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65세면 많이 했지요. 요즘 일반인들은 50대 중반이면 일을 그만두기 일쑤잖아요. 목사랍시고 오래 자리 보전하는 것도 미안하고….” 후임을 위해 조기 퇴진하겠다는 목사는 평생의 지론으로 기자를 배웅했다. “작아지려 할 때 이웃과 자연, 세상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지금까지 교회 개혁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살아낼까 합니다. 저술이나 강의, 후배 양성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kimus@seoul.co.kr
  • 경찰 8000여명 주요 도로 차단… 주민 거센 반발

    주민들 자정 조금 넘어 소식 접해, 경찰과 충돌… 12명 갈비뼈 등 부상 한·미 군 당국과 경찰이 26일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핵심 장비를 경북 성주 스카이힐CC(성주골프장)에 반입하는 과정은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26일 0시에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골프장으로 가는 주도로인 지방도 905호를 포함한 도로를 통제했다. 경찰 8000여명이 동원됐다. 성주골프장에서 4.5㎞ 떨어진 초전면 신흥마을을 비롯해 성주골프장,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사람과 차량 이동을 전면 차단했다. 경찰이 주민들의 외부 출입 자체를 저지하기도 해 거센 반발을 샀다. 사드 배치 반대단체와 주민들은 이날 자정을 조금 넘겨 사드 장비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집결하라”는 비상연락을 돌렸다. 원불교 교무와 신도, 주민 등 60여명이 모여 반대 기도회를 시작했고, 순식간에 200명까지 참가자가 늘었다. 성주골프장 인근에는 원불교 성지인 정산(鼎山) 송규 종사 생가터 등이 있다. 일부 주민은 마을회관 앞 도로에 차 10여대를 대고 경적을 울리며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은 “도로 점거는 공무집행 방해”라는 경고 방송을 하며 오전 3시쯤 주민들을 에워쌌다. 이때 경찰과 주민 간에 충돌이 일어나 원불교 교무를 포함한 주민 일부가 갈비뼈·손목 골절 등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드 배치 반대단체의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노인을 포함한 주민 12명이 갈비뼈를 다치는 등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박희주(김천 시의원)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됐다고 했다. 경찰이 도로를 확보하자 오전 4시 43분 사드 발사대, 레이더, 요격 미사일, 발전기, 냉각기 등을 실은 군용 트레일러 8대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했다. 주민 등이 도로로 진입하려다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미 군 당국은 오전 6시 50분쯤 트럭 10여대 분량의 장비를 마저 들여놓았다. 총 트럭 20여대 분량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7시부터 도로 통제를 해제했다. 약 8시간 만에 사드 장비 반입이 마무리됐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 관계자는 “군 당국과 경찰이 강압적으로 주민을 통제한 뒤 사드를 배치한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성주군은 사드 장비가 반입되기 하루 전인 25일 육군 50사단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우리들의 일그러진 父子…파국으로 달려가는 家族

    우리들의 일그러진 父子…파국으로 달려가는 家族

    가족은 작은 사회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이 공동체에서 첫 인간 관계가 시작된다. 특히 서로 다르면서도 닮은 아버지와 아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갈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복잡 미묘한 관계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아버지는 아들이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닮거나 혹은 자신이 과거에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그 탓에 아버지는 아들을 간섭하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와 부딪친다. 부자 간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가족은 위태로워진다. 정서적 단절로 인한 가족의 해체가 두드러지는 지금, 아버지와 아들 더 나아가 가족의 갈등과 몰락을 다룬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SAC CUBE’ 레퍼토리로 한태숙 연출가가 연출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과 국립극단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인 연극 ‘가족’이다.●성공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좌절하고 1949년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가 발표한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 윌리 로먼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30년 이상 외로운 세일즈맨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평생을 헌신한 회사는 그저 그를 쓸모가 다한 기계 부품으로 여길 뿐이다. 그래도 윌리는 자신의 밝은 미래가 되어 줄 두 아들 비프와 해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특히 장남 비프는 한때 촉망받는 미식축구 선수로 여러 대학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변변한 직업 없이 낙오한 인생을 산다. 비프는 여전히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 아버지가 허황된 꿈을 깨고 진실을 마주하기를 바라지만 윌리는 가장 행복했던 과거로 도피해 허상에만 집착할 뿐이다. 지난해 공연 당시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힌 채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며 분열하는 윌리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성공을 강요하는 아버지로부터 부담을 느끼는 두 아들 비프와 해피의 좌절감 역시 깊게 담아냈다. 한태숙 연출은 “초연 때 편하게 지나갔던 비프의 대사에 소외의 감정을 더 실어서 강조했고, 아버지와 육탄전을 벌일 정도로 감정이 고양되는 장면 등을 통해 아들의 상처를 표면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출의 말에 따르면 “영혼을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저항하고 사투를 벌이지만 결국 자신의 영혼을 저당 잡히는 비극”에 이르는 이 작품은 현대화될수록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인간성을 상실한 채 가족과의 유대감마저 잃어버린 이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 연극 ‘가족’은 해방 직후 무너져가는 한 가정과 그 속에 내재한 부자 간의 갈등을 그렸다. 해방 전 사업으로 막대한 재력을 자랑하던 박기철 역시 장남 종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가부장적 아버지인 기철은 성인이 된 종달이 친구와 캠핑을 가는 것조차 허락을 받게 할 정도로 그의 모든 선택에 제동을 건다. 사랑과 보호라는 이유로. 하지만 “사랑할수록 엄격하기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정교육은 자라나는 자식 마음을 위축시켰을 뿐”이라는 종달은 “이런 것이 사랑의 사슬이라면 난 내일 죽더라도 이 사슬을 끊어 버리고 싶다”고 느낄 뿐이다. 해방 후 기철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고 기철은 고리대금업자 임봉우에게 수모를 당하는 나약한 처지가 되고 만다. 임봉우 앞에서 쩔쩔 매는 기철을 목격한 종달은 우발적으로 임봉우를 계단에서 밀어 사망에 이르게 하고 가족은 예기치 못한 비극에 빠진다. 억압을 하는 존재이면서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아버지에 대한 종달의 양가적인 감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뚤어지게 표출된 것이다.●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동경하는 아들은… ‘가족’은 1957년 극작가 이용찬의 작품으로 1958년 초연 이후 59년 만에 무대에 오른 작품이지만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 위태로운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이다. 구태환 연출은 “작품 속 제헌국회, 6·25전쟁 등 역사적 배경이 등장하지만 격동기 속 가족과 개인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가족이 해체되거나 성립조차 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는 요즘, 가족이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를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그러진 부자 관계를 다룬 점에서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과 큰 틀에서 겹쳐 보인다. 구 연출은 “‘세일즈맨의 죽음’은 이야기의 흐름이 윌리에게 집중된다면 이 작품은 매사 불안함을 느끼고 스스로를 패배자로 낙인하는 종달의 심리 변화가 주를 이룬다”면서 “직장을 찾지 못하고 가족 안에서도 안착하지 못하는 종달은 우리와 멀지 않은 인물로, 그의 고민과 압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 5000~5만 5000원. (02)580-1300. 연극 ‘가족’은 5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주거지 침입죄…수갑 채워져 체포되는 악어 (영상)

    주거지 침입죄…수갑 채워져 체포되는 악어 (영상)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악어가 수갑을 찬 채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UPI통신 등 현지 언론의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해양어업부(LDWF)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자신의 집 차고에 몸길이 약 1.9m의 악어가 나타났다는 신고전화를 받고 즉시 출동했다. 유니폼을 입은 해양어업부 관계자 2명은 현장에 출동하자마자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악어의 몸에 밧줄을 묶어 차고에서 앞마당쪽으로 끌어냈다. 이후 해양어업부의 관계자 한 명이 악어가 입을 끈으로 동여매는 동안, 또 다른 한 명은 악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뒷다리에 수갑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악어가 몸부림치는 등 거세게 저항하기도 했지만, 부상자 없이 ‘체포 작전’이 마무리 됐다. 수갑을 찬 채 ‘체포’되는 악어의 모습은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소방구조대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지 언론은 주거지에 나타난 악어가 별 문제없이 현장을 벗어났으며, 보호소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음식은 싱겁게 음주는 한잔만약물치료·생활요법 병행해야중년을 지나 고령으로 가는 길에는 복병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고혈압’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이 752만명이고, 환자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심장과 뇌, 신장, 대동맥에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앗아 가거나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자체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고혈압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면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르면 절대 고혈압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늘이 준 운명에 따라 살겠다고요? 5~10년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을 새기길 바랍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면 혈압약 복용은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이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상태가 계속 악화하면 약을 처방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한편으로 약은 합병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39㎜Hg, 확장기 혈압 80~89㎜Hg)부터 혈압을 잡으려고 해도 고된 삶이 기다립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진행하는 ‘생활요법’에 들어가야 합니다.●고혈압 ‘주적’은 소금… 밥상서 아웃! 첫 번째는 ‘소금’입니다.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소금 섭취량은 하루 6g 미만으로 서서히 줄이면서 싱거운 맛에 적응해야 한다”며 “될 수 있으면 소금에 절인 음식은 먹지 말고 식탁에 간장과 소금을 올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물을 갖고 있으려 하기 때문에 혈액의 부피를 늘리고 혈관 압력을 높입니다. 스낵 1봉지(1.5g), 라면 1개(2.5g)만 먹어도 이미 소금 4g을 섭취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국과 김치, 생선구이만 먹어도 3g의 소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따라서 소금을 줄이려면 굳은 결심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레몬과 식초 등의 신맛을 이용하거나 카레가루 등 향신료에서 맛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묽은 간장을 사용하고, 소금에 절인 채소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나 후추의 매운맛은 혈압을 높이진 않지만, 소금을 곁들이지 않고 먹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음식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소금에 절여서 만든 김치, 깍두기 등은 4~5쪽 정도로 절제하고 장아찌, 젓갈 등 염장식품은 피합니다. 소금을 하루 6g 이하로 계속 제한하면 수축기 혈압을 5㎜Hg 줄일 수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저지방식을 꾸준히 먹으면 수축기 혈압이 무려 8~14㎜Hg 감소한다고 하니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꼭 도전하시길 바랍니다.●금주 2~4㎜Hg·스트레스 6㎜Hg 낮춰 절주도 필수입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올리고 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하루에 허용되는 양은 소주와 맥주 모두 겨우 2잔입니다. 심지어 여성과 저체중 남성은 1잔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는 분이 많겠지만 꾸준히 금주하면 보상으로 수축기 혈압 2~4㎜Hg을 줄이는 효과를 얻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담배도 끊어야 합니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도 6㎜Hg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늘 마음을 이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 도움… 근력은 서서히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줄넘기, 에어로빅이 좋습니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어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50~60% 수준입니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빼면 나옵니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주 5~7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하면 수축기 혈압이 4~9㎜Hg 줄어듭니다. 꾸준히 노력해 체중을 10㎏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무려 5~20㎜Hg가 감소합니다. 생활요법은 최소 기간이 ‘6개월’입니다. 제대로 실천하는 것만큼 꾸준한 실천도 중요합니다. 이 교수는 “6개월 이상 생활요법을 실천했는데도 계속 혈압이 오르면 약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도 생활요법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병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최동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요법이 고혈압 치료의 전부라고 오해해 운동에만 매달리는 환자를 간혹 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력의 결실 반대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가슴이 터질 듯 아프다가 돌연사하는 ‘심근경색’, 높은 압력에 견디기 위해 심장이 부어오르는 ‘심부전’,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 위험이 3~7배 높아집니다. 아니면 시력을 잃거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술집 난동 래퍼 정상수, 체포 당시 영상 공개

    술집 난동 래퍼 정상수, 체포 당시 영상 공개

    홍대 술집에서 난동부린 래퍼 정상수가 경찰에 제압당하는 순간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정상수가 경찰들의 제지에 거칠게 저항하는 모습과 그런 정상수를 경찰이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제압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정상수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술집에서 한 시민과 시비가 붙었으며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로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정상수는 2014년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올해 방송 예정인 시즌 6에 지원 예정이었다. 사진 영상=Zik Jeong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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