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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은 문학적 에너지

    지난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최근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적대적 무한대치 상황을 견고하게 유지해 오던 남북 관계가 여러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해방 이후 물리적, 이념적으로 남북을 강하게 규율하고 억압했던 분단체제는 그동안 갈등과 상쟁으로 우리 현대사를 숨 가쁘게 몰아왔던 터였다. 그러다가 우리는 6·15와 10·4공동선언을 통해 커다란 이행기를 맞이한 바 있고, 다시 이러저러한 맥락에 따라 관계가 경색됐다가 최근 새로운 해빙(解氷)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분단체제를 허물어뜨리고 민족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은 매우 지속적으로 우리 현대사를 채워 왔다. 휴전 후 내내 분출됐던 평화통일의 열망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 요구, 점증된 통일운동의 가속화와 그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간헐적인 정치적, 문화적 교류 등은 저마다 굵은 줄기를 형성하면서 분단체제를 허물어 가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흔적들이 쌓여 이산가족 방문단 상호교류, 남북 단일팀 구성, 문화예술 상호교류 등을 통해 이른바 탈(脫)분단의 분위기를 그 정점에 올려놓은 바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70년이 넘는 시간을 두루 관통해 왔던 뚜렷한 적의(敵意), 그리고 일상생활과 잠재의식까지 점령해 버린 레드 콤플렉스 같은 것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단시간에 새로운 상생적 제도와 관행을 구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의 의식이 일정한 시간의 흐름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에 비추더라도 이러한 과정은 적지 않은 시간의 경과 후에나 얻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특유의 냄비 기질을 반성하면서 이번에는 결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합리적으로 우리가 망각했던 유산들을 복원하고 평가해 새로운 남북 관계에 대비하는 의식과 관행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남북 간의 화해와 상생은 역사적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분단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무의식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무의식까지 철저하게 검열했던 냉전의식을 떨치고 탈분단의 도정을 지속해 가는 것이 우리 시대에 지워진 역사적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분단에서 통일로 도약하는 급진적 관념보다는 ‘평화공존-상호교류’를 통한 오랜 점진적 화해라는 신중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요구된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 된다. 현대문학사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존재값을 지켰던 ‘저항문학’을 소중한 유산으로 기억하고 있듯이 이제 우리는 분단 극복의 정신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기념비적으로 간직해야 한다. 물론 우리 현대문학사는 거대한 분단의 벽과 씨름해 온 흔적으로 충일하다. 해방 후 펼쳐진 분단 극복의 문학적 성과들은 그 목록만으로도 이 지면을 채우고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남북한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찰한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발표 60년을 앞둔 시점에서 분단의 비극성을 증언하고, 나아가 분단체제의 벽을 무너뜨리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나 작품들에 대한 비평적 해석과 평가를 꼼꼼하고 열린 마음으로 진행해 가야 한다. 그 사례로 우리는 이번에 70주년을 맞는 제주 4·3사건을 형상화한 것들을 우선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제1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을 수상한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나 현기영의 ‘순이삼촌’ 이후의 지속적 성취 등은 일차적으로는 제주 역사의 사실 복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화해와 상생을 통해 분단 극복을 추구하려 했던 문학적 에너지의 소산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순이삼촌’ 발표 40주년이 되기도 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봄 풍경처럼 어둑했던 상처의 기억을 건너 우리 역사에도 화해와 상생이라는 봄의 길목이 다가오기를 마음 깊이 소망해 본다.
  • “바지 지퍼 열고…” 고은 성추행 추가 폭로

    “바지 지퍼 열고…” 고은 성추행 추가 폭로

    고은(85) 시인이 오랜 침묵 끝에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고 시인의 과거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는 주장이 추가로 나왔다. 영국의 한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힌 고 시인의 주장을 반박한 내용이다.2001년 등단한 박진성(40) 시인은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에 실은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글에서 2008년 4월 자신이 고씨의 강연회에서 직접 목격한 일을 서술하며 “내가 보고 듣고 겪은 바로는 최영미 시인의 증언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씨의 글에 따르면 박씨는 모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 K의 참석 요청을 받고 2008년 한 대학이 주최한 고씨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오후 5시쯤 뒤풀이에서 문제의 사건이 벌어졌다. 박씨는 술을 마신 고씨가 자신의 옆자리에 앉은 K교수의 지도 학생인 20대 여성의 손과 팔, 허벅지를 만졌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K교수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가만히 있으라’는 K교수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K교수와 ‘문단의 대선배’인 고씨에게 밉보일까 두려웠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박씨는 고씨의 추행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피해 여성이 저항하자 자리에서 일어난 고씨는 바지의 지퍼를 열고 성기를 꺼내 흔들더니 동석자들에게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는 것. 박씨는 이 행위가 당시 동석하고 있었던 여성 3명에 대한 ‘희롱’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고씨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들만 최소한 수백명이 넘는다”면서 선배 시인들에게 이를 모른 척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성범죄를 당했던 여성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화려한 드레스로 물든 아카데미시상식, ‘미투 정신’은 그대로

    화려한 드레스로 물든 아카데미시상식, ‘미투 정신’은 그대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다시 화려한 색의 드레스를 입기 시작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0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레드카펫은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달랐다. 당시 성폭력에 항거하는 뜻으로 온통 검은 드레스를 입었던 배우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형형색색의 개성 넘치는 의상을 선택했다.가슴에는 성폭력 저항 ‘미투’(MeToo)의 의지를 담아 결성한 ‘타임즈업’(Time‘s Up) 뱃지를 단 배우들이 눈에 띄었다. 골든글로브의 검은 물결에 이어 영국아카데미, 프랑스 세자르영화제에서는 흰색 리본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날 레드카펫에는 눈에 띄는 소품은 없었다고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이 전했다. ’아이, 토냐‘의 여우조연상 후보 앨리슨 재니, ’겟아웃‘의 남우주연상 후보 대니얼 컬루야 등이 레드카펫이 깔린 직후 입장했다. 여배우들의 의상은 파란색과 라벤더(연보랏빛), 흰색 계통이 많았고 종종 스팽글과 크리스털로 화려한 액세서리를 단 이들도 보였다. 타임즈업은 여전히 핫토픽이었다. ’그레이티스트 쇼맨‘의 작곡가 저스틴 폴, 브래들리 윗퍼드는 타임즈업 핀을 달고 입장했다. 윗퍼드는 “이제는 할리우드 이외의 타임즈업 상황에도 초점을 맞출 때”라고 말했다.’셰이프 오브 워터‘의 리처드 젱킨스와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의 샘 록웰은 나란히 타임즈업 핀을 달고 나와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록웰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투‘ 운동을 처음 시작한 멤버 중 한 명인 터라나 뱅크스는 AP통신에 “즐거운 행사이고 여기는 축하하는 자리다. 드레스코드는 필요없다”면서 “우리의 운동이 지난 6개월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축하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할리우드 매체들은 ’셰이프 오브 워터‘, ’쓰리 빌보드‘, ’덩케르크‘,’겟아웃‘ 등이 경합하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이 근래 보기 드문 박빙의 레이스라고 예측하고 있다.총기 규제 시민단체인 에브리타운은 시상식 참가자들에게 플로리다 주 고교 총격 참사를 추모하고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오렌지색 핀과 리본을 착용하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말자/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열린세상]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말자/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언덕배기에 있는 사무실을 향해 오르다가 ‘사직동 그 가게’ 앞에 멈춰 서곤 한다. 오래된 사각 판자에 티베트 속담이 살짝 걸려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걱정을 해서 온전히 해결되는 일이란 없겠다. 며칠 전 사무실 동네를 돌았다. 한옥과 낮은 집들이 교차하는 골목에 작은 서점 둘이 존재한다. 읽은 책에 줄을 치고 소감을 붙여 추천하는 ‘서촌 그 책방’에서는 주인이 홀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과수원 농부로 평생 일하며 독학으로 배운 언어로 시를 읽고 번역했다는 노르웨이 사람 울라브 하우게의 시집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를 구입했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나무들은/ 바람 아니면/ 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바람과의 어울림도” 알 듯 말 듯하다. 건너편 건물 반지하에는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추천하는 ‘서점 림’이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서로 다른 네 자매의 삶을 다룬 ‘바다마을 다이어리’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이달의 책이다. 그는 자신 영화의 메시지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은 비일상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라고 적었다. 책 옆으로 넓은 창으로 볕이 살짝 들이치는 선반에 12권의 책이 함께 놓여 있었다. ‘416 단원고 약전.’ 벽에 붙은 포스터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며 세월호와 함께 사라진 304개의 우주를 담은 책을 소개한다. ‘짧은, 그리고 영원한’ 7권은 2학년 7반의 이야기다 제목은 ‘착한 놈, 씩씩한 놈, 행복을 주는 놈’이다. 10권 2학년 10반은 ‘팥빙수와 햇살’로 제목을 달았다. 하는 일이 위기 관리라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여러 자료를 찾았고 하버드대가 만든 학내 총기사건 대응 매뉴얼을 발견했었다. 행동 지침에서 우리 팀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첫째, 둘째 항목은 알고 있는 것이었다. ‘①피하라’, ‘② 숨어라’. 셋째 항목은 우리에게 없는 것이었다. ‘③행동을 취하라: 마지막 수단으로, 생명의 위협이 임박했다면 범인을 혼란에 빠트리거나 무력화시켜라.’ 자세한 행동이 이어졌다. ‘범인에게 필사적으로 저항해라, 무기가 될 만한 것과 물건들을 던져라, 소리쳐라, 당신의 행동을 알려라.’ 우리는 피하고 숨는 것만 가르쳤지 나고 자라면서 생겨난 그들의 권리-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알려 주지 못했던 것이다. 어디 그것뿐일까. 모든 것을 유예시켰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를 미래를 볼모로 삼고 걱정을 방편 삼아 막아 버린 것이다.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클레둘라 포스테로.”(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을 최소한만 믿고) ‘라틴어 수업’에서 저자 한동일님은 이렇게 얘기한다. “당장 눈앞의 것만 챙기고 감각적인 즐거움에 의존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매 순간 충만한 생의 의미를 느끼면서 살아가라는 경구다”라고. 걱정 없이 자라야 할 어린 나무들에게 한 사회는 어떤 행복을 주었을까. 전에 함께 일하던 젊은 동료가 일본 센다이시에서 근무하던 2011년 쓰나미가 왔다. 걱정이 돼 전화를 했더니 집이 흔들리고 그릇들이 좀 깨졌을 뿐 괜찮다고 했다. 한 달 남짓해 다시 전화를 하다 그릇은 튼튼한 것으로 샀느냐고 했더니 지원금이 나와 좋은 것으로 샀다고 했다. 의외였다. “튼튼한 것은 모르겠고 제일 예쁜 것으로 샀어요.” 그렇구나. 오늘 이 순간을 아름답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이다. 다시 젊은 봄이 시작된다. 지금 여기서 즐겁고 괜찮은 삶을 살자. 어린 나무도 그렇고 다 큰 나무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지키는 것, 맛난 음식을 함께 먹는 것, 편안한 잠을 충분히 자는 것, 주변을 청결히 하고 아름다운 것들과 함께 지내는 것, 이런 일상을 소중히 여기자. 더 나은 최저임금제를 하자는 것은 봄의 따뜻한 햇살과 속삭임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통만 분담하지 말고 행복을 나누어 갖자는 것이다. 겨울올림픽은 즐거웠다. 2013년 이상화 선수가 했다는 말을 보았다. “사람들은 ‘궁극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도전할 것이 있으니까 도전하는 거예요. 긴긴 목표는 없어요. (60세 됐을 때) 하고 싶은 거 없어요. 앞에서 뛰고 뒤에서 따라오니까 일단은 계속 달려야죠.”
  • 文 “촛불혁명 발원은 대구”… 지역·보혁 연대 메시지

    文 “촛불혁명 발원은 대구”… 지역·보혁 연대 메시지

    국가기념일 지정 후 첫 행사 참석 ‘3·15~촛불혁명 공헌‘ 의미 부여 달빛동맹 지역감정 완화 기여 평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고, 그 까마득한 시작은 대구 2·28 민주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제58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이렇게 밝히고 “그로부터 우리는 6월 민주항쟁으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냈으며 촛불혁명으로 마침내 더 큰 민주주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마산 3·15 의거와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주화의 발원지가 실은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였다고 새롭게 의미 부여를 한 것이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대구 지역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맞서 일으킨 대규모 시위로, 마산 3·15 의거와 함께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2·28 민주운동은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을 열게 됐다. ●연대·협력이 도전 극복 나침반 되길 문 대통령은 “정의와 자유를 향한 대구의 기개와 지조가 잠자는 정치적 자산에서 깨어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현실의 힘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2013년 맺은 ‘달빛동맹’ 협약도 언급했다. 달빛동맹을 체결하고서 대구시장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광주시장은 대구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참가해 왔다. 이를 통해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2·28 정신은 대구를 한마음으로 묶었고, 멀게 느껴졌던 대구와 광주를 굳게 연결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앞에는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많은 도전이 있다”면서 “2·28(민주운동) 기념운동이 보여 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그 도전들을 이겨 나가는 데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부당한 권력에 저항한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매개로 영·호남, 진보·보수의 낡은 장벽을 뛰어넘어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대구에서 첫 유세를 하며 “전국적 지지를 받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회·경제적 민주주의 길 함께 가주길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대구에서 2·28 민주운동과 마산 3·15 의거 유공자들뿐 아니라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들과 오찬을 하고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되는 게 아니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룬다 해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과제는 여전히 남는 것”이라며 “끝까지 그 길을 함께 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부에선 6·1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울산을 방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0살 초등생, 담임에게 칼부림…멕시코 교내 폭력 확산

    10살 초등생, 담임에게 칼부림…멕시코 교내 폭력 확산

    멕시코의 교내 폭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나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18살 초등학생이 교사에서 칼부림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학생은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날라에 있는 모렐로스 초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학생은 책상에 앉아 있는 담임교사 클라우디아 엘리사(여, 41)에게 다가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담임은 학생에게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 학생이 정말로 화장실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교사가 거절하자 학생은 바로 숨겼던 칼을 꺼내들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여교사는 저항하며 "남자교사를 부르라"고 소리쳤다. 비명을 지르며 교실에서 뛰쳐나간 학생들이 남자교사를 부르면서 다행히 상황은 통제됐지만 여교사는 팔에 부상을 입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학생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담임 폭행하기'라는 내기 글을 보고 담임에게 칼부림을 했다. 교사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지금은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10살 학생에게 악의는 없었다고 본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학교에 전했다. 하지만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10살 어린이가 칼을 갖고 학교에 갔다는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 "이젠 더 이상 학교도 안전하지 않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올 들어 할리스코주에서만 이런 교내 폭력사건이 6건이나 발생했다"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해자 학생은 사건을 벌인 후 지금까지 등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토탈라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윤동주·이육사 원고 문화재 지정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독립을 꿈꾸며 저항시를 쓴 윤동주(1917∼1945)와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의 친필원고가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삼일절을 앞두고 ‘윤동주 친필원고’와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을 포함해 기록물 형태의 항일독립 문화유산 5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윤동주 친필원고’는 윤동주가 남긴 유일한 원고로, 개작한 작품을 포함해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담겼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시)’와 같은 개별 원고를 묶은 시집 3권과 산문집 1권, 낱장 원고 등으로 구성됐다. 윤동주 시인의 누이동생인 윤혜원씨와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친구인 강처중·정병욱씨가 보관하고 있다가 2013년 연세대에 기증했다.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댄 작품이다. 1939∼1940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에는 일제의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되지 못했으나 해방 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돼 일반에 알려졌다. ‘편복’의 육필 원고는 유족들이 소장하고 있다가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에 기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神車‘들의 향연

    ‘神車‘들의 향연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2018 제네바모터쇼’가 다음달 6일(현지시간)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열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에서 개최되는 모터쇼 중 가장 먼저 개막하는 행사로 올해로 88회째다. 모터쇼가 열리는 약 2주간 스위스 제네바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장의 한 해 흐름을 읽고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신차를 구경하기 위해 제네바 인구(28만명)의 2배가 넘는 70만명가량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27일 제네바모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는 228개 업체가 총 1000여개 차종을 전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올 한 해 유럽시장에 거는 기대가 다들 큰 만큼 전시차량 중 150대 이상이 전 세계나 유럽에서 처음 공개하는 차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228개 업체 총 1000여개 차종 전시 메르세데스벤츠는 새 파워트레인에 반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더 뉴 C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도 E클래스 220d의 디젤 엔진(OM 654)을 기반으로 만든 디젤 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하는 메르세데스 AMG는 최초의 4도어 쿠페 모델 ‘4도어 메르세데스 AMG GT쿠페’와 가격 부담을 줄인 ‘AMG C 43’을 공개한다.BMW는 제네바에서 2세대 ‘뉴 X4’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4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 모델로 국내에도 오는 10월 출시된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향상된 주행성능과 역동성을 강조한 외관 디자인, 운전 보조장치 시스템 등으로 무장했다. 차체 경량화를 통해 이전 모델 대비 몸무게를 최대 50㎏이나 줄였고, 공기저항계수(Cd)는 0.30까지 낮췄다. 출력과 주행거리를 업그레이드한 ‘뉴 i8’, ‘뉴 i8 로드스터’, ‘뉴 X2’, ‘뉴 M3 CS’ 등도 유럽 최초로 공개한다.폭스바겐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카 ‘I.D. 비전’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111㎾ 리튬 이온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최대 665㎞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프랑스 푸조도 세계 최초로 ‘뉴 푸조 508’을 선보인다. 2010 파리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뒤 8년 만의 완전 변경 모델로, 정통 세단에서 스포츠 쿠페 스타일로 거듭난 것이 특징이다. 랜드로버는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SUV 쿠페 ‘레인지로버 SV 쿠페’를 내놓는다. 제네바모터쇼는 ‘부호들의 놀이터’라는 별칭에 걸맞게 초고가 고성능차가 대거 등장하기로도 유명하다. 페라리는 V8 스페셜 시리즈 최신작 ‘488 피스타’를, 맥라렌은 슈퍼카 ‘세나’를 선보인다. 각각 최고출력이 720마력과 800마력에 달한다. 포르셰는 고성능 스포츠카 신형 ‘911 GT3 RS’를 공개한다. 4ℓ 6기통 엔진에서 최고출력 520마력(383㎾)을 뿜어내 가장 강력한 911시리즈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스타트업 테크룰즈도 최고출력은 1305마력에 이르는 괴물급 하이브리드(경유엔진+전기모터) 전기차 ‘렌 RS’를 준비 중이다.●현대차 소형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국내 완성차 업계도 세계적인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 현대차는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내놓는다. 연말 출시 예정으로 1회 충전으로 최대 390㎞ 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차다. 2016년 ‘아이오닉’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럽시장을 두드리는 전기차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에서 소개한 4세대 ‘싼타페’와 2세대 ‘벨로스터’도 각각 선보인다. 기아차는 유럽 전략 차종인 ‘씨드’ 3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6년 만에 등장하는 완전변경 모델로, 현대차 신형 ‘i30’와 플랫폼을 공유해 개발했다. 기아차는 유럽에서 꾸준한 인기를 끈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고성능 버전인 ‘GT 라인’도 공개한다. ●쌍용차 EV 콘셉트카 ‘e-SIV’ 공개 쌍용차는 EV 콘셉트카 ‘e-SIV’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최근 국내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도 유럽 시장에 공개한다. e-SIV는 앞서 쌍용차가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SIV-1(2013년), SIV-2(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셀프 연임 vs 관치… 백복인 KT&G 사장 싸고 첨예 갈등

    셀프 연임 vs 관치… 백복인 KT&G 사장 싸고 첨예 갈등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노조 사이의 신경전이 첨예화되고 있다. 공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전환한 KT&G 입장에서는 사장의 ‘셀프 연임’ 논란이, 기업은행으로서는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정부 입김’ 의혹이 각각 부담스런 대목이다.KT&G 노조는 27일 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사외이사 2명을 확대 추천한 것과 관련해 “부당한 경영간섭”이라면서 “기획재정부가 기업은행의 지분 51.8% 소유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백 사장을 반대하고 사외이사를 2명 늘리려는 움직임은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 조치”라고 주장했다. 기타공공기관인 IBK기업은행은 지난 1일 기준 KT&G 지분 6.93%를 보유해 국민연금공단(9.89%)에 이은 2대 주주다. 앞서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백 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선정해 이사회에서 확정했다. 그러나 다음달 주주총회 최종 의결을 앞두고 기업은행이 제동을 건 것이다. 상급단체인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KT&G 경영권 침해와 낙하산 인사 강행 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재부는 338개 공공기관 임원 인사에는 관여하지만 공공기관들이 투자한 회사의 임원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부가 기업은행을 통해 KT&G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백 사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주총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이징~뉴욕 2시간내 주파하는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중인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이징~뉴욕 2시간내 주파하는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중인 중국

    마하(음속)는 통상적으로 초속 340m로 이동하는 매우 빠른 속도를 말한다. ‘마하 1’이라고 하면 시속 1224㎞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셈이다. 따라서 ‘초음속’은 ‘마하 1’ 이상의 속도를 뜻하고 극초음속(hypersonic)은 ‘마하 5’ 이상으로 적어도 시속 6120㎞에 이른다. 중국이 베이징에서 뉴욕까지 2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마하 5’ 수준의 극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2일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과 미국 뉴욕은 1만 1000km쯤 떨어져 있는 만큼 일반 여객기를 타고 가면 14시간 정도 걸릴 거리를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항공기로는 2시간 안에 도달 가능한 것이다. 중국과학원 산하 역학연구소의 고온기체동역학 국가중점실험실에 소속된 추이카이(崔凱)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과학원 소속 중국과학의 자매지 ‘물리학, 역학, 그리고 천문학’을 통해 발표했다. 추이 연구팀은 극초음속 비행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 시뮬레이션을 위해 만들어진 극초음속 충격파(JF-12) 풍동(風洞·인공적인 바람을 발생시키는 터널 형태의 실험 장치)에서 극초음속 항공기 축소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모델은 음속보다 7배 빠른 시속 8600㎞를 주파하는데 성공했다. 극초음속 항공기는 실험실 단계에선 비행할 수 없는 까닭에 JF-12 풍동 실험을 통해 이 극초음속 비행을 가능케 하는 추진력을 얻는지, 섭씨 7000도가 넘는 초고온을 견딜 수 있는지 등 실제 비행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상에서 점검하는 시설이다. 이 실험실의 부책임자인 자오웨이(趙偉) 부주임은 “이 시설은 HGV가 맞닥뜨리게 될 가상의 극한 환경을 만들어 실제 비행에서 일어날 여러 문제를 지상에서 해결하고자 만든 시설”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축소 모델은 중국이 미국 본토를 14분 만에 타격할 수 있는 ‘마하 35’가 넘는 시속 4만 3200㎞에 이르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초기 단계인 비행체로 알려졌다. 극초음속 무기 프로그램은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를 싣고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1시간 이내에 날아가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비행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도 도저히 대응할 수가 없다. 중국은 지난해 마하 5~10배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비행체(DF-ZF)나 마하 10에 이르는 극초음속 미사일(WU-14) 의 시험 비행을 7차례 실시했다고 SCMP가 전했다. 이에 따라 고온기체동역학 국가중점실험실은 현재 ‘마하 35’가 넘는 시속 4만 3200㎞에 이르는 HGV를 시험할 수 있는 풍동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극초음속 열차폐(heat shields) 전문가인 우다팡(吳大方) 베이징항톈항공(北京航空航天)대 교수는 “중국의 첨단 풍동들은 HGV의 성공적인 개발에 도움을 준다”며 “중국군은 이를 활용해 극초음속 미사일과 드론 등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날개 길이가 3m에 이르는 비행체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첨단 풍동에서는 HGV가 맞닥뜨릴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 산소와 수소, 질소 등이 담긴 가스통을 동시에 폭발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양은 무려 1기가와트(GW)에 이른다. 중국 광둥(廣東)성의 다야(大亞)만 원자력발전소 용량의 절반을 넘는다. 이 충격파가 HGV를 때릴 때 발생하는 열은 태양의 표면보다 더 뜨거운 섭씨 7727도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HGV는 열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특수 금속으로 외부를 감싼 냉각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극한의 공기 흐름을 감당하기 위해 초음속 연소에 적합한 ‘스크램젯’으로 불리는 신형 엔진도 장착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 탓에 미군이 2011년 시험한 ‘마하 20’의 무인 비행체인 ‘HTV-2’는 불과 수 분간 비행하다가 추락하고 말았다. 중국 HGV 개발을 주도해 온 이는 천스이(陳十一) 난팡(南方)과기대 총장으로 알려졌다. 자연계의 복잡한 현상중 하나로 꼽히는 난기류 전문가인 천 총장은 미국 로스앨러모스 비선형연구센터 부소장 등 고위직에 올랐지만 1999년 귀국했다. 베이징대 국가중점실험실 난류·복잡계 연구 책임자로 일하면서 중국의 HGV 개발에 이바지했다. 2015년 난팡과기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賓)공대, 중국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 상하이푸단(上海復旦)대 등의 해외 유학파 박사들을 끌어모아 HGV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개발 중인 극초음속 항공기 모델은 날개가 아래위로 쌍을 지어 달린 쌍엽기처럼 생겼다. 아래 날개가 팔을 벌린 것처럼 앞을 향하고 있다. 기체 뒤쪽에는 박쥐처럼 생긴 위 날개가 달려 있어 영어 대문자 ‘Ι’의 모습과 비슷해 ‘아이 플레인’(I-plane)으로 불린다. 유선형 동체에 삼각형 날개를 지닌 기존 극초음속 항공기와는 상당히 다른 특이한 형태다. 연구팀은 “이중 날개 구조가 극초음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체 흔들림과 저항을 줄여주며, 기존 극초음속 항공기보다 훨씬 많은 화물을 싣게 해준다”며 “I-plane 크기가 일반 상업용 항공기와 같다고 가정하면 실을 수 있는 무게는 상업용 비행기의 25% 수준”이라고 밝혔다. 승객 200명과 화물 20t 정도를 실을 수 있는 보잉737 여객기 크기의 극초음속 항공기를 만들 경우 사람 50명과 화물 5t을 실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극초음속 항공기는 개발 초기의 실험 단계에 있는 만큼 실제로 사람을 태울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항공기가 현실화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극초음속으로 인해 발생하는 섭씨 7000도 이상의 초고온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절연 물질로 기체를 감싸고 냉각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지만, 연구 단계에 불과하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1976년부터 운항해 평균 8시간 넘게 걸리는 파리∼뉴욕 구간을 3시간대로 줄였지만, 비싼 요금에 소음도 심했다. 2000년에는 이륙 중 폭발 사고도 발생하는 바람에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은 HGV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HGV 개발에 성공한다면 ‘극초음속 폭격기’도 가능해 기존 전쟁의 양상을 뒤흔들어놓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HGV의 경우 극히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려워 기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 공군은 ‘마하 6’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X-51 웨이브라이더’, 중국은 ‘WU-14’, 러시아는 ‘지르콘’으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록히드마틴 사는 극초음속 정찰 타격기 ‘SR-72’를 개발하고 있고 2020년까지 베이징에서 뉴욕까지 7시간 이내에 도달하는 시속 1700㎞ 이상 의 여객기 ‘X-플레인’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우다팡 교수는 “실용성을 갖춘 극초음속 항공기는 세계 어느 곳이든 두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으며, 재활용할 수 있는 우주 기술 덕분에 우주여행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배우 선우재덕 성추행 의혹, ‘15년 전 피해자’ 주장 A 씨 폭로글 봤더니...

    배우 선우재덕 성추행 의혹, ‘15년 전 피해자’ 주장 A 씨 폭로글 봤더니...

    중견배우 선우재덕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선우재덕의 성추행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한 프로덕션 제작사에서 조연출로 근무했다는 A 씨가 작성한 것으로, MBC ‘실화극장 죄와 벌’을 통해 선우재덕을 만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글쓴이는 해당 글에서 선우재덕이 자주 연락을 했고, 술자리에 불려 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몸을 만지거나 입을 맞추고,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등 추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선우재덕은 ‘실화극장 죄와 벌’에 출연, 검사 역을 맡은 바 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로,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선우재덕 소속사 측은 다수매체를 통해 “사실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은 충격에 휩싸였다. 선우재덕은 그간 연기활동을 해오며 선하고 중후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또 tvN 예능 ‘둥지탈출2’에는 아들과 출연해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네티즌은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선우재덕 마저...정말 겉으로만 보고 사람을 알 순 없네요”, “충격입니다”, “연예계 성추문 끊이질 않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전문 2003년, 만 스물세살의 여름이었습니다. 외국에서 방송학을 전공하고 대학졸업을 하자마자 한국에 들어와서 한 프로덕션 제작사에서 조연출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 프로덕션에서 MBC의 “죄와 벌” 이라는 사건재연 법정드라마 프로그램을 외주로 제작중이었고 선우재덕이 검사 역할로, 말하자면 그 프로그램의 “스타”였죠. 매주 방영되는 프로그램이라 연출팀이 3-4팀 있었고 저는 그 팀 중 하나의 조연출로 투입이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꽤 오래 산 후에 대학 졸업 하자마자 한국에서 첫 “사회생활”을 하기 된 터라, 기대도 많고 모르는것도 많았는데, 멋부리고 다니는걸 좋아했던 20대였던 저는 매니큐어도 바르고 통바지에 쫄티를 입고 촬영현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방송현장에서 카리스마 있는 검사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선우재덕을 보고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고, 반듯한 이미지만큼 현장에서 젠틀하고 친근하게 구는듯한 그의 모습에 당시 작가 언니들도 “아저씨 멋있지?” 하며 모두의 호감을 사는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에게 새 조연출이라고 인사도 했고, 선우재덕은 여느 조연출 차림같지 않은 제가 흥미로웠는지 제 티셔츠를 배꼽티라고 칭하며 저를 “야, 배꼽!” 하고 현장에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스튜디오 씬들을 찍으며 MBC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을때도 스탭들과 밥을 먹고 저에게도 외국 어디에서 살았냐 자신의 와이프도 (하와이였던가?) 미국에서 살다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걸 보고 배우인데도 스스럼없고 모두와 잘 어울리는구나 싶어 좋은 이미지를 받아 어린 제 눈에 더욱 그가 멋져보였습니다. 그리고 몇일 연속 밤샘 촬영을 하고 드디어 한편의 촬영을 끝내고 새벽에 귀가를 하며 주요 출연진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 문자를 보낼때 그에게도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그래, 다음에 오빠랑 소주 한잔 하자” 하는 식의 답변이 바로 오는걸 보고, 본인을 “오빠”라고 칭하는 것이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거의 스무살? 가까이 차이가 나니까요) 그래도 그때까지만해도 제눈에 “너무 멋진 배우”로 보였던 그였기에 어린마음에 신나는 마음이 더 컸던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그가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전화왔을때도 신기했습니다. 여전히 그는 제게 “젠틀하고 멋진 배우”였고 저에게 방송계에서 꿈이 뭐냐 “오빠가 도와주겠다” 하는 등의 말을 하니 이렇게 성공을 하고 유명한 배우가 그런 말을 해주니 좀 으쓱한 기분도 들었던게 사실인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본인의 친한 지인들과 신사동에서 술을 한잔 하고 있다며 제게 나오라고 했습니다. 술 한잔 하자고. 그래서 그 자리에 갔을때 4-5명 정도 있었고, 제가 간후 술을 몇잔 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가 파했고, 그의 매니저가 차를 몰고 오자 그는 일단 타라고 하더니, 차에 타니 같이 노래방에 가자고 하여 별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얼떨결에 그의 매니저, 그, 그리고 저 셋이서 인근의 노래방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래방에 들어가자 --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 매니저와 그에게는 종종 있었던 루틴인가본데-- 대뜸 매니저는 노래를 입력하고 모니터 바로 앞에 서서 우리가 앉아있는 소파를 등진 채 노래방 가사 화면만 보며 열심히 노래를 하기 시작했고 그는 소파에 앉아있던 저를 일으켜 세워서는 부르스를 추는 모양새를 갖추며 저를 데리고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조금 정신이 없었지만 내가 그렇게 멋지다고 생각하고 우러러 보던 그가 내게 관심을 보이니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은 (지금 와 생각해보면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나 갑자기 그가 제 상의 밑으로 손을 쑥 넣어서는 가슴을 움켜쥐고 입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2018년, 그리고 나이도 30대 후반인 지금이야 어림없는 일입니다. 지금의 저였다면 뺨을 때리건 발로 차건 고소를 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일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나이이고 시대이지만 그때는 너무 어렸고 그런일을 경험해본적도 없고 ‘아니 내가 아는 멋진 배우인 이 사람이 그럴 리가 없는데’ 하는 혼란이 들며 이게 그 사람이 나를 추행하는게 아니라 ‘로맨스’인가? 하는 착각마저도 좀 들었던 것 같고, 그러다 다시 소파 자리에 앉았는데, 더 심각한 사태는 그때 일어났습니다. 그 사람이 정말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물건” 꺼내더니, 전혀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뭣도 없이 제게 “좀 빨아줘” 라고 말을 하며 제 머리를 잡고 자신의 거기로 가져갔습니다.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생생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저는 혼란스럽고, 술도 마셨고,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그 내내 그는 제 머리카락을 붙잡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저를 움직였구요. 결국 그는 사정까지 하고는 또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고마워” 하더니 그 “물건”을 집어넣고 지퍼를 올렸습니다. 그의 매니저는 이 상황 내내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거기서부터 노래방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는 기억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나온 후, 그가 모범택시를 친히 잡아준것은 똑똑히 기억이 나며 심지어 택시비 하라며 손에 돈을 쥐어주고 택시문을 닫았는데 정신없이 받고나서 차를 타고 오며 보니 5만원이었습니다. 정말 기분 더러웠습니다. 내가 마치 몸을 팔고 댓가를 받은것 같은 수치심도 들었고. 아, 내가 뭘 착각해도 단단히 착각을 했구나, 젠틀은 무슨, 처음부터 저 사람은 이럴 생각이었고, 매니저도 한두번 해본 것이 아닌냥 자리를 “깔아준” 셈이고, 나만 순수하게 저 사람이 진짜 내 커리어를 걱정해주고 나를 어린 후배로 좋아해주는구나 하는 어이없는 착각을 했구나 싶어 진짜 뒷통수 한대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는데 탓할 것이 나의 어리석음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촬영일 돌아오기 전에 저는 그 외주 프로덕션에 합격하기 전, 또 다른 원서를 넣어놓았던 메이저 방송사 중 한곳에서 채용합격 연락을 받고 그를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미련없이 직장을 옮겨서 그를 현장에서 직접 봐야 할일은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도 그의 연락은 한 동안 끊임없이 왔습니다. 새벽 한밤중에 술마시고도 전화하고, 본인 핸드폰으로 해서 제가 안받으면 다른 사람 번호로도 전화를 해서 제가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어느날 소리를 지르고 난 후에야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리고는 얼마후 연말 어떤 연기시상식에서 그가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와이프에게 감사하다느니 이제 곧 쌍둥이가 태어난다느니 하며 가정적인 남편/아버지 코스프레를 하는데 진짜 구역질이 났습니다. 너무나 수치스럽고 내가 그렇게나 판단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에 창피해서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이러한 디테일까지 자세하게 한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시 방송일을 하며 친하게 지낸 작가친구 한명과 저의 베프에게는 선우재덕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얘기했었습니다. 당시 그 사람이 제게 수시로 연락했던 것은 그 친구들도 잘 압니다. 그 작가 친구는 제 대신 제 핸드폰을 받아서 저 없다고 얘기해 준적도 있었구요. 저는 방송일을 오래 하지는 않았고 얼마후 업계를 떠나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지금도 생생하고 아픈 기억인데 마음 깊이 담고만 살다가 요즘 연일 비슷한 나이때 배우들의 성추행 뉴스를 볼때마다 다시 그때 생각이 떠올라 이제 이만큼 나이가 든 상태에서는 창피함보다는 분노가 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나 화가나고 피해자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마치 걸린것만이 억울하다는식의 대응을 보이는 그 사람들의 당당한 태도에 울화와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조민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학생들의 나이가 딱 제가 선우재덕에게 당했을때의 그 나이입니다. 스물셋-넷, 대학생 나이.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고, 아직 인간의 추악함보다는 존엄함과 선함을 믿고싶고, 특히나 상대가 크게 성공하고 명성있고 유명한 나보다 한참 나이도 있는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 될때에는 그러한 상황이 닥칠거라고는 상상도 못할겁니다. 아직 꿈도 많고 잃을 것도 많은 그 때에는 감히 저렇게 높아보이는 자리에 있는 그들에게 감히 저항하고 항변하고 목소리를 낸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그래서 15년전에 바보같이 침묵밖에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연신 터져나오는 뉴스들을 보며, 그 때 생각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고, 힘들게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분노가 치밀어서, 그들도 용기내서 목소리를 저렇게 내는데, 아직도 드라마에 잘만 나오는 선우재덕을 보며 억울하고 화가나서 저도 이제야 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몸을 함부로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네, 제가 사람을 잘못봤고, 제가 나이브했으며, 제가 그 자리에 가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는 저를, 제 몸을 그렇게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암 줄기세포’ 무력화하는 항암요법 개발

    ‘암 줄기세포’ 무력화하는 항암요법 개발

    국내 연구팀이 암세포의 무한증식 원리를 규명해 치료에 적합한 항암제 조합을 개발했다. 정재호(사진)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팀은 항암제를 사용해도 계속 살아남는 암 줄기세포의 생존원리를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 몸의 각 조직은 줄기세포를 통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암 조직에도 1~2%의 암 줄기세포가 있다. 자기 재생 능력이 있고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녀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정 환자군에서는 이런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강한 항암제 저항성을 나타낸다. 저항성이 매우 강해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치료할 수 없으면 난치성 암으로 분류한다. 연구 결과 암 줄기세포가 갖는 항암제 저항성의 핵심 원인은 세포 내 칼슘이온의 수송과 저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SERCA’에 있었다. 일반 암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면 높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사멸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소포체에서 과다 분비된 ‘칼슘이온’이 미토콘드리아에 쌓이면서 세포 자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줄기세포는 과도한 칼슘이온 분비를 줄이는 동시에 분비된 칼슘이온을 다시 소포체로 되돌려 넣을 수 있는 단백질 SERCA의 수는 늘려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생존 원리에 착안해 연구팀은 SERCA의 기능저해제인 ‘탑시가르긴’을 항암효과가 있는 탈산포도당(2DG), 메트포민과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암 줄기세포의 기능을 무력화했다. 동물 실험 결과 평균 200㎣였던 암 줄기세포 종양들은 2DG와 메포민만 투여했을 때는 20일 뒤 525.67㎣, 30일 뒤 1082.44㎣, 40일 뒤 2963㎣로 커졌다. 그런데 탑시가르긴을 함께 투여하자 20일 뒤 372.67㎣, 30일 뒤 489.67㎣, 40일 뒤 520.11㎣로 성장이 억제됐다. 정 교수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난치성 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연구학회에서 발행하는 ‘임상종양연구’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KBS 새사장 후보에 양승동 PD

    KBS 새사장 후보에 양승동 PD

    26일 양승동 PD가 KBS 새 사장 후보로 선정됐다.KBS이사회(이사장 김상근)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양승동·이상요·이정옥 후보 3인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각 후보가 몇 표를 얻었는지 구체적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세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비전 △KBS 정상화 방안 △KBS 미래 전략 △시청자 권익 확대 방안 등 4가지 주제 아래 정책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16개조 142명으로 구성된 시민자문단이 세 후보의 정책 발표와 질문에 대한 답변, 토론 결과 등을 종합해 배점을 매겼다. 시민자문단이 KBS 사장 선임에 참여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KBS이사회는 시민자문단 평가 40%와 오늘 최종 면접 평가 60%를 합산해 양 후보를 최후의 1인으로 뽑았다. 양 후보는 ‘KBS스페셜, ’추적60분‘, ’인물 현대사‘ 등 다수 프로그램을 제작한 현직 KBS PD로 부산총국 편성제작국장을 맡은 바 있다. 양 후보는 2008년 정연주 사장 불법해임 당시 사원행동의 공동대표로서 저항하다 ’파면‘ 통보를 받은 경험이 있다. 사원행동은 현재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전신이다. 정책 발표회 때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온 양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왔다는 것을 강조했다. 양 후보는 KBS 정상화 방안 및 미래 전략으로 ’진실한 저널리즘‘, ’공정한 적폐청산‘, ’창의적 미래 전략‘, ’시민의 KBS‘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으며, 사장이 될 경우 정치·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뉴스·시사 플랫폼 개방, 국장 임면동의제, 편성위원회 강화, KBS 정상화위원회를 통한 적폐 청산, 비정규직과의 상생, 수평적·개방적 조직개편, 지역국을 지역민의 생활 미디어로 개선, 디지털·모바일 전문가 확충, 시청자 권익센터 신설, 열린 시청자위원회 운영, KBS 아카이브 및 플랫폼 개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KBS이사회는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양 후보를 임명제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재가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KBS 사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이번 KBS 사장의 임기는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올해 11월 23일까지로 약 9개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희생한 선수 더 많아‘빙상 대통령’ 전명규 두려워 입 다문 현직 스케이트맘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 없다” “우리 아들은 ‘탱크’(페이스메이커)였어요.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 나가 다른 선수들 힘을 빼놓는 역할을 했죠.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체력이 금세 떨어져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뒤로 처지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치고 나가는 거예요.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죠. 그런데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고요.”지난 24일 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본 A씨는 씁쓸한 마음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전직 ‘스케이트맘’이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지만 21살 때 스스로 운동을 그만 뒀다. 자정쯤 시작된 A씨와의 통화는 1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24일 경기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 경기였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했다. 정재원이 체력을 소진해가며 앞에서 달린 덕에 이승훈은 금메달을 땄다.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작전이었다. 정재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관련기사 클릭: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A씨는 “정재원도 4년 뒤에 어찌될 지 몰라요. 그때 가봐야 아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이 되자 빙상계의 두 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들이 지방에 있는 A씨를 찾아와 입학을 권유했다. “서로 우리 아들 보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무래도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때 권모 코치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 데려가서 영광이라고,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던 녀석이 1년도 안 돼 ‘엄마, 나 못하겠어.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안 솟아요?”A씨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몰려있는 시즌인 겨울이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에 올려 보냈다. 훈련비용, 장비 값, 체력 보충에 좋다는 약도 지어 먹이다보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시합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들 경기를 보려고 꼭두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게 평생 마음의 빚이다.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얼음판을 지치던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갑자기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통보했다. “이모 코치 등 코치진의 무리한 지도로 아이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만큼 실력이 늘겠지 기대했어요. 그런데 6개월 동안 애 몸 상태는 보지도 않고 죽어라 훈련을 시킨 거예요. 힘들면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몸이 과부하가 걸리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대로 해야 했던 거예요.” 한체대 입학 전,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돼야 했다. “작전은 단순했어요. ‘이승훈 4관왕 만들기’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죠. 매스스타트가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어요. 앞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 있는데, 그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뒤에서 체력 아끼고 있던 이승훈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져요. 2위권 그룹에서 1위와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거예요.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어요.” A씨는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투자가 너무 아까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체대 2학년을 마친 뒤 그만뒀다. 한체대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하기 싫으면 쇼트트랙으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너 연습을 위한 쇼트트랙도 곧잘 타던 아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아들의 한 마디에 깨끗이 마음을 접었다. “엄마, 내가 쇼트트랙 가면 거기 애들 끌어주는 거밖에 더 하겠어?”●2011년부터 이승훈 위한 ‘탱크’ 작전 시작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쇼트트랙의 경기 방식을 차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했다. 상위권 입상을 위해선 희생조가 필요하다는 게 빙상연맹과 코치진의 생각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는 박석민(26)과 고태훈(26)이 이승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총알받이’로 나섰다. 16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박석민과 고태훈은 중후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끌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끌어주느냐에 이승훈의 메달 색이 결정된다”는 해설이 나온다. 이승훈은 두 선수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효과가 입증된 ‘금메달 제조 작전’은 최근까지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가 돼서야 후미에 있던 이승훈이 치고 나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를 차지한다. 결승선에 들어온 이승훈은 김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고마워. 고생했다”라고 말한다. 이후 2017~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즌에서는 정재원이 탱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1차 대회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헤렌벤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3위로 들어왔고,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10명 가운데 9위로 들어왔다. 헤렌벤 경기에서 정재원의 스케이팅이 시원치 않자 코치진은 정재원을 향해 “재원이 가. 호흡하라고 호흡”이라며 소리를 지른다. 작전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승훈은 5바퀴 남긴 시점부터 일찌감치 2~4위권으로 나오는 작전을 편다. ●‘탱크’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 탱크를 하기 싫으면 거부하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탱크를 안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찍혀요. 선수는 감히 코치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요”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후보였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것을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거예요”라고 전했다. B씨는 “팀 추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졌어요. 노르웨이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네덜란드를 이겼고요. 이미 결승에 진출했던 우리 팀은 지더라도 은메달이 확보된 상황이었잖아요.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에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어요. 대신 주형준을 투입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지도 몰라요. 빙상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이상하다고 하죠”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김보름(25·강원도청) 밀어주기’ 작전을 거부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나온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 박도영(25), 박지우(20·의정부여고) 등 3명이 출전했다. 박도영과 박지우는 김보름 밀어주기에 협조하지 않았다.일본 선수 2명이 치고 나가 2위 그룹과 격차를 거의 한 바퀴 가까이 벌렸는데도 박도영과 박지우는 둘 다 나서지 않았다. 당시 중계영상과 해설을 보면 “저렇게 되면 김보름이 나중에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간격을 좁혀주려면 누가 따라 붙어야 하는 데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해주고 있다. 빨리 대줘야 한다”며 채근하기도 한다. B씨는 “이 일로 박도영이 연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그래도 김보름의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킨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올라가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 C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아무도 탱크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힘 없는 어린 선수한테 ‘다음에는 널 밀어주겠다’는 미끼를 주고 희생양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스벤 크라머는 동료 위해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는데… A씨는 “일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인데 왜 어린 선수들이 그런 희생을 해야 하나요? 선수마다 전성기는 다 달라요. 몸 상태에 따라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올 수도 있고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탈 수 있는 거예요. 어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건 더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B씨는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개인 종목이예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왜 어린 선수들만 탱크 역할을 해야 하나요? 이승훈은 혼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예요. 후배들을 위해서 16바퀴 중에 2~3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후배도 같이 메달 딸 수 있는 거잖아요.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요. 어떻게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전략이 팀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금메달은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팀 추월에서 활약했던 전직 국가대표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3위 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선수가 감독 추천을 통해 후보 엔트리에 들어왔다. C씨의 아들은 갑자기 올림픽 훈련에서 제외됐다. C씨는 “팀 추월은 3명이 함께 자리를 바꿔가며 한 호흡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예요. 그만큼 팀 훈련이 중요해요. 그런데 올림픽 직전 사전 준비대회인 월드컵에서 우리 아들 대신 후보 선수를 넣어 연습했더라고요. 국대 선발전을 통해 공식 선발된 선수를 빼고요. 호흡을 맞춰 훈련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C씨의 아들은 메달 획득에 결국 실패했다.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도마에 선수 부모들은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 조항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C씨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도록 돼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2년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어요. 1년 후 국가대표를 미리 뽑아 놓는 꼴이에요. 논란 끝에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국가대표 선발 전 모든 조항을 공개하라고 연맹에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됐어요”라고 지적했다.●특정 선수 위한 특별훈련···상대적 박탈감 불러 훈련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노선영(29·콜핑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받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씨는 “2010년만 해도 선수촌을 이탈해 별도 훈련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기량 향상을 위해서 별도로 육상 레슨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거절당했거든요. 지금 개인훈련 관련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개인 특별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고 선수 부모들은 전했다. B씨는 “별도 훈련을 받던 이승훈이 선수촌에 복귀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무척 싫어해요. 이승훈이 오는 순간 기존 훈련은 모두 없던 게 되고 이승훈 맞춤형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는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트는 굉장히 예민한 운동이에요. 운동 루틴에 몸이 길들어 있는데 확 바뀐 훈련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도 되고 실력이 도리어 깎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의 이면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지목한다.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전명규 교수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B씨는 “그 사람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국가대표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거예요.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면 아무 걱정이 없는 거죠. 그러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전 교수 말을 절대 거역해선 안돼요”라고 말했다. 빙상 실업팀 대부분도 전 교수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선수 부모들의 주장이다. B씨는 “한체대와 빙상 파벌 한 축을 이룬 단국대 계열 코치가 있는 실업팀에 가면 전 교수와 완전 원수지간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체대 안 보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C씨는 “파벌의 문제를 떠나서 비인기 엘리트 종목이 이런 식으로 키워진 게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해요. 전 교수가 800개의 메달을 만든 제조기라고요? 그 아래 쓰러져간 개인의 희생은요? 누가 기억이나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현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2명의 어머니에게 추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우리 아이는 계속 빙상판에서 운동하고 실업팀도 가야 한다. 행여 피해가 갈까 두렵다”, “우리 아이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B씨는 “그 엄마들도 전 교수와 이승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릴 입에 달고 살던 엄마들이에요. 빙상연맹과 전 교수의 전횡을 고발하면 자기 아이 다칠까 걱정해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국가대표 코치진, 실업팀 코치진까지 다 전 교수의 ‘아바타’일 뿐이에요. 폭로해봤자 전 교수가 꽉 잡고 있는 빙상판 권력을 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못 나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국체대·빙상연맹 특별감사 필요” 지적 선수 부모들은 빙상연맹과 한국체대의 개혁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이 특정 개인의 힘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이 모인 단체 메신저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연맹 인사들 다 쳐내고 밥 데용 코치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했던 것처럼 아예 외국인이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자는 얘기다. B씨는 “전 교수가 무서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빙상계에서 ‘#미투’가 일어나려면 정부 당국에서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불러서 일대일로 조사해야 해요. 피해 사례 수집하고 빙상연맹 감사도 해야 하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교수의 반론은 듣고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통화를 권유했다. 백 감독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승훈 밀어주기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클릭: [단독]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백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일부 선수가 특별훈련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 종목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감독인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요청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최일화 자진고백? 25년 전엔 성폭행…소리 지르자 주먹질”

    “최일화 자진고백? 25년 전엔 성폭행…소리 지르자 주먹질”

    배우 최일화가 과거 성추행 전력을 자진고백한 가운데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최일화가 스스로 성추행 전력을 고백했다는 최초 기사에 과거 최일화와 같은 극단에서 활동하다가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또 성폭행을 하려해 저항하다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당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 누리꾼은 26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한 24살 연극배우 지망생이었다”면서 “‘애니깽’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뒤 (최일화가) 발성 연습을 하자며 새벽에 불러냈다. 새벽에 산 속에서 발성 연습을 일주일가량 했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 술을 마시자고 해서 술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나에게 연기를 못한다면서 온갖 지적을 했다. 연기 지적이 계속되던 중 갑자기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25년 전에는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 무서워서 말도 못 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며칠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일은 또 벌어졌다. 그는 “그 후 최일화가 나를 또 끌고 가기에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 (최일화가)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해 기절했다”고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나는 내 인생에서 연극을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 이제 막 배우가 돼서 주연 자리를 꿰찼음에도 불구하고 연극 무대를 떠나야 했다”면서 “지금 24살 된 딸이 있다. 이 아이를 보면 참 어리다. 내가 피해를 당했을 때가 24살이다. 그렇게 어린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면 그 때 못 밝힌 게 한스럽다. 그때는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사과를 받으러 찾아간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최일화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어서 극단을 찾아간 적이 있다. 내가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그 사람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그는 나를 보지도 않고 지나가더라. 그때 역시 무서워서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지금 유방암 투병 중이다. 죽기 전에 최일화에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마디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앞서 25일 최일화는 몇해 전 연극 작업 중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사실이 있다고 자진 고백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자진 고백이 더 무거운 범죄인 성폭행이나 다른 성폭력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일화 자진 고백에 “성추행만? 성폭행 저항하자 주먹으로 때려” 폭로글

    최일화 자진 고백에 “성추행만? 성폭행 저항하자 주먹으로 때려” 폭로글

    배우 최일화가 과거 성추행 전력을 스스로 고백한 가운데 더 심각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또 다른 폭로글이 나왔다.최일화가 자신이 과거 저질렀던 성추행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처음 보도된 서울경제 기사에 ‘mjch****’라는 누리꾼이 “몇년전 성추행만 있었는가?”라는 제목으로 댓글을 달았다. 누리꾼은 이 댓글에서 “극단 신시에 있을 때 성폭행하고 얼마 후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해 소리 지르며 저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 길에 쓰러지게 한 일”이 있었다면서 “그 이후 극단을 나와 은둔 생활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배우의 꿈은 사라지고 25년 동안 한맺혀 살았다”면서 “내가 제일 화가 나는 건 너로 인해 연극배우의 꿈이 사라졌다는 것.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또 “TV에서 널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내 앞에 나타나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 최일화”라고 적었다.이 누리꾼은 자신을 격려하는 다른 네티즌에게 “인터넷 하단 제보하는 곳에 한번 더 해봐야겠어요. 제 글을 읽고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알리게 되어 마음 한 구석이 후련합니다”라며 미투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밝히고 싶죠. 오래 전 일이라 증거 없으니 무고죄로 고소할까봐서요. 이건 추억이 아니라 폭행입니다. 이게 일상이라고요? 내 삶은 고통이었어요”라면서 그간 나서지 못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일화는 자진 사과가 있기 4일 전 세종대학교 평생교육원 연극학 교수 임용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캐스팅됐다. 세종대 측은 최일화의 교수 임용 철회 방침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승훈 금메달의 절반은 ‘정재원의 힘이었다’

    이승훈 금메달의 절반은 ‘정재원의 힘이었다’

    이승훈(30)이 올림픽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에는 ‘막내’ 정재원(17)의 도움이 컸다. 매스스타트는 선수들의 기량 못지않게 전략과 눈치 싸움이 중요하다. 결승에 같은 나라 선수가 2명 이상이면 다양한 작전을 걸 수 있어 우승 가능성도 커진다. 24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준결승에 진출한 정재원은 결승에서 특급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결승 레이스 초반부터 일부 선수들이 치고 나갔다. 빅토르 할트 토루프(덴마크)와 리비오 벵거(스위스)는 일찌감치 속도를 높여 나머지 그룹과 거리를 벌렸다. 이때 후발 주자들이 따라붙지 않으면 초반부터 치고 나간 선수들이 우승하는 일도 가끔 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일부 선수가 초반에 선두로 치고 나갔고, 후미그룹이 눈치만 보다가 속도를 올리지 않아 메달을 헌납(?)하기도 했다. 당시 이승훈은 제대로 스퍼트도 하지 못한 채 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이번엔 정재원이 후미그룹을 이끌었다. 후미 선두에서 바람의 저항을 온몸으로 맞으며 선두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렸다. 그 사이 이승훈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은 유유히 따라가며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3바퀴를 남기고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마침내 스퍼트를 시작했고 이승훈도 빠르게 뒤따라갔다. 마지막 반바퀴를 앞두고 이승훈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수들이 앞으로 치고 올라가는 동안 체력이 고갈된 정재원은 뒤로 처지기 시작해 결국 8위로 들어왔다. 금메달을 거머쥔 이승훈은 가장 먼저 동생 정재원을 찾아 그의 손을 들어올렸다. 고마움의 표시했다. 이어 두 선수는 태극기를 들고 금메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정재원은 “제 레이스 덕분에 우리 팀이 금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희생’이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내가 팀추월 종목에서 형들의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아 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 종목에서 제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보유세 높여야 집값 잡는다, 부동산 돈벌이는 꿈도 못 꾸도록”

    박건승 위원이 만났습니다 -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 한국 경제 상황이 몹시 어수선하다. 말 그대로 ‘어지럽게 얽힌 삼 가닥’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후유증 최소화, 서울 강남 집값 잡기 등 난제만 두께를 더하고 있다. 대외 경제 여건은 최악이다. 지난 14일 경제계 원로인 박승(82) 전 한국은행 총재를 찾았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박 전 총재 자택 인근의 한 호텔에서 두 시간가량 직설적 토크 방식으로 이뤄졌다.▶소득주도 성장론은 방향이 맞는 건가. -당위적이고 불가피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은 경제성장률 5% 안팎의 활력이 넘치는 고성장 국가였다.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이 박정희 정권 시절의 수출 주도형 대기업 ‘낙수 효과 정책’을 이어 온 것이 패착이다. 경제성장은 수출이 주도하고, 수출은 대기업이 하고, 정부는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성장 방식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이런 성장 방식은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더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경제에 등장하면서 한국 수출이 경제성장을 끌어갈 주도력을 상실했다. 수출 증가율은 2014년에 -8%, 2015년 -6%, 2017년엔 13%였다. 3년치만 보면 증가율 제로다. 수출주도 성장이 불가능한 다른 이유는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한다는 점이다. 10대 기업들은 500조원 넘게 사내 유보금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노동집약 산업 위주여서 투자하면 바로 고용이 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이 돈을 벌어도 가계로 전달되지 않는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통해 기업이 번 돈을 가계로 순환시켜 줘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 정부가 돈을 더 걷어서 건물을 짓고 도로나 복지시설도 확충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기업들을 대신해서 투자를 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정부가 가계에 소득을 이전해 주면 가계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고, 결과적으로 기업소득도 늘어날 것이다. 2016년에 기업소득이 전년보다 21% 늘어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가계 실질소득은 0.4% 감소했다. 수출에서 내수 주도로, 낙수에서 분수효과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 활력은 더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왜 적잖은 국민들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공감하지 못할까. -공감을 못 얻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생소하게 보일 뿐이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은 수요 측면의 성장정책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공급 측면의 성장정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말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그것을 정부만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같이 해야 한다. 노동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에도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간 수요적인 측면만 부각하고 공급 쪽의 정책에 소홀한 것은 정부 책임이 크다. ▶‘친노(親勞) 정부’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벌개혁이 필요하듯 노동개혁도 필요하다. 똑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현재 노동운동은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저임금 비노조의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은 뒷전이다. 노동계가 과거 보수 정권에서는 투쟁을 통해 목적을 달성했다면 진보 정권에서는 협력을 통해 목적을 이뤄야 한다. 국내 노동자 3분의1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가 기득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임금인상도 자제하고 해고도 어느 정도 용인해야 고용이 늘어난다.(박 전 총재는 노동개혁을 언급할 진중한 표현을 쓰려 노력했지만 내용은 단호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후유증에 대한 생각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정책 과제 중 핵심 정책이다. 가계 성장을 늘려서, 소득을 늘려서 성장을 촉진하는 것엔 이견이 없다. 과거와 달리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 필연적으로 불만과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과정은 ‘가야 하는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불편’이라고 본다. 올해 16.4% 올린 것은 다소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을 기업에 보조금으로 주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눈먼 돈이 되기 십상이고 받을 사람에게 꼭 가는지도 의문이다. ▶요즘 강남 집값은 경제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데. -부동산 파장은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혁명에 가까운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따라야 한다. 부동산이란 개인에게는 편익수단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재(理財) 수단이 돼 버렸다. 국가는 경기 안정 수단이 돼야 할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50년 새 물가가 30배 올랐는데 땅값은 3600배 올랐다. 여기에 한국인의 비리와 좌절, 금수저·흙수저가 모두 녹아들어 있다. 한국 경제 성장은 ‘빈곤화 성장’이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국민은 가난해지는’ 주범이 부동산이다. 지난 4년간 가계소득은 9%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집값은 22%, 전셋값은 52% 뛰었다. 부동산 보유과세(재산세+종부세)가 미국은 1.5%, 일본이 1.2%인데 한국은 0.15%다. 미국의 10분의 1이다. 하지만 거래세는 높다. 사고파는 것은 못하게 하고, 갖고 있는 것에는 지나치게 보호를 한다. 보유세를 3~4배 올리고 거래세를 대폭 낮추는 게 맞다. 아예 부동산 자체를 돈벌이 수단으로 꿈도 못 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 증세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한다. 담세율을 높여야 한다. 2007년에는 21%였는데 지난해는 20%로 오히려 줄었다. 선진국은 통상 25% 선이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인 데 반해 한국은 26%다. 우리가 앞으로 복지를 늘리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현 정부에 바라는 것은 임기 중 ‘복지·세금 5년 로드맵’을 만들라는 점이다. 정부가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현재 세수가 어떻고, 얼마가 모자란지, 얼마를 증세할 건지 로드맵을 마련해 국가를 경영했으면 좋겠다. 담세율은 20%에서 23%까지는 올리는 게 맞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소득세·종합부동산세, 그리고 필요하다면 부가가치세까지 올려야 한다. 서민도 동참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법인세를 올려 기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올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렸고 한국은 22%에서 25%로 올렸다. 한국은 실효세율이 18%이지만 미국은 21%다. 아직도 우리는 미국보다 실효세율이 낮다.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미국은 법인세를 내리면 국내 투자가 늘어나서 고용이 증가한다. 반면에 한국은 국내 투자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유보금을 쌓고도 국내 투자를 안 한다. 그래서 법인세를 낮춰줘도 투자와 고용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은 풍토의 문제다. 미국은 기업들이 국내투자를 하기 때문에 해외투자금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은 미국에 투자해서 돈을 번다. 한국은 한국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정부에 꼭 주문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교육이 과거에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계층 상속의 수단’이 되고 말았다. 통계를 보니까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이 저소득층의 8배나 된다. 고소득층이 출세 여건의 기회를 독과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저소득 자녀, 예컨대 소득순위 3분의1 이하 자녀가 수능 전국 순위 상위 30% 안에 들면 대학 4년간 학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라는 것이다. ksp@seoul.co.kr ■ 박승 前 총재는 한국경제 중도 실용주의자…‘J노믹스’ 비판적 지지자 박승 전 총재는 한국 경제의 대표적 중도 실용주의자다. 1961년 서울대 상대를 나와 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노동력 잉여 후진국에서 외자의 경제개발 효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태우·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경제수석과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을 맡았다. 부동산 문제 등 실물경제를 꿰뚫는 통찰력이 뛰어나다. 김대중 정부에선 한국경제학회 회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DJ·참여정부에 걸쳐 4년 동안 한국은행 총재로 일했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제이(J) 노믹스’에 관한 한 ‘비판적 지지자’로 분류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소신이다. 1970년대 후반엔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970년대 중반 월간지 ‘세대’에 서울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남재희씨, 김학준(당시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씨와 함께 고정칼럼을 내보낸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훗날 서울신문과 결연(結緣)한 계기가 됐다. 정치 부문은 남재희 전 편집국장이, 경제는 박승(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중앙대 경제학부의 명예교수로 남아 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 스토킹 이젠 ‘징역형’… 데이트 폭력도 엄단

    스토킹 이젠 ‘징역형’… 데이트 폭력도 엄단

    피해자와 경찰서 핫라인 구축 현장 상담ㆍ긴급 피난처 등 제공 李총리 “권력 성범죄 가중처벌” 그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컸던 스토킹(상대방 동의 없이 지속적으로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것) 행위에 대해 징역형 판결이 가능해진다. 데이트폭력(연인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사건 처리 기준이 마련된다.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법무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이 함께 마련해 22일 이낙연 총리 주재 국정현안조정 점검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종합대책은 ‘스토킹·데이트폭력 없는 국민 안심사회 실현’을 목표로 추진된다. 우선 법무부는 ‘스토킹처벌법’(가칭)을 제정해 스토킹 범죄의 정의와 범죄 유형 등을 명확히 하고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한다. 재발 우려가 있는 스토킹 행위는 법원이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등 잠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위반 시 형사처벌도 가능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스토킹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1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2000~5만원)에 처해졌다.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대상을 ‘혼인 생활과 유사한 정도의 공동 생활을 하는 동거 관계’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청은 ‘스토킹 사건에 대한 종합 대응 지침 및 매뉴얼’을 만들어 현장 대응력 제고에 집중한다. 매뉴얼에 따라 스토킹도 112신고 시스템상 별도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고 전국 경찰서에 설치된 ‘데이트폭력 근절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피해자와 핫라인을 구축한다. 특히 적극적인 초동 대처를 위해 사건의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스토킹·데이트폭력 가해자에게 ‘서면경고장’을, 피해자에게는 사건 관련 절차와 지원 기관이 담긴 ‘권리고지서’를 배부한다. 여성가족부는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에 대한 심리상담과 일시 보호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는 경찰서와 협업해 찾아가는 현장상담을 운영하고 긴급피난처도 제공해 최장 1개월까지 머물 수 있게 했다.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 대상 치료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해바라기센터(14곳) 등을 통해 심리치료를 지원한다. 한편 이 총리는 최근 사회 전반에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것)과 관련해 “권력에 의한 성범죄는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우월적 지위인 권력을 이용한 성적 폭력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면서 “저항하기 어려운 약자에게 권력을 악용해 폭력을 자행하는 경우는 가중 처벌해야 옳다. 혹시 법의 미비가 있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가중 처벌을 할 수 있게 준비했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학살 같은 시리아 내전

    학살 같은 시리아 내전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다.”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반군 장악 지역 동(東)구타 일대를 나흘간 폭격해 최소 270여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데 대해 영국의 가디언지 2월 21일자는 이 같은 제목을 달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밤부터 이날까지 정부군은 전투기와 헬기, 박격포를 동원에 동구타를 맹폭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누적 사망자는 최소 274명이다. 20일까지 기준으로는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가 58명, 여성 48명이었으며 의사 3명도 목숨을 잃었다.정부군은 동구타로 드나드는 통로를 완전 봉쇄하고 민간인 40만명을 가둬 둔 채 폭격하고 있다. 부상자도 1200여명으로 추산된다. 임신한 여성과 아기들이 팔이나 다리를 잃기도 했다. SOHR은 2013년 정부군이 동구타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이래 최악의 참사라고 분석했다. 당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 지역에 화학무기 사린가스를 살포해 1300여명이 사망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심각한 전쟁범죄를 대규모로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군 봉쇄로 인한 식량난과 영양실조도 심각한 수준이다. BBC는 정부군이 민가, 학교,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병원도 가리지 않고 공습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6개의 병원이 폭격당했으며 이 중 3곳이 운영을 중단했다. 한 병원은 하루 2차례 공습을 받았다. 치료를 받다가 숨지는 환자도 속출했다. 한 주민은 “미사일이 비처럼 떨어졌다. 숨을 곳이 없었다”고 BBC에 말했다. BBC는 “시리아군 전투기가 ‘동구타에 안전한 곳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동구타는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유일하게 반군이 장악한 지역으로 그 상징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군의 대대적인 공습에도 반군이 결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AP통신은 “시리아 정부와 이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지역을 탈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동구타 지역에서의 폭력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당장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며 알아사드 정권을 비판했다. 또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권과 그 동맹에 대한 지원을 끝내야 한다”며 “러시아는 참혹한 민간인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는 “동구타를 테러리스트들로부터 해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는 20일 터키와 싸우는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의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에 지원군을 보냈다. 시리아 정부가 개입함에 따라 애초 민병대와 터키의 싸움이 시리아 대 터키의 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프린 전선에 투입된 병력의 정체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시리아 정부군의 지휘를 받는 비정규군으로 추정된다. 시리아 국영TV는 “시리아 ‘민중군’이 터키군의 공격으로부터 아프린 방어를 돕고자 도시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SOHR은 “시리아 전투요원 수백명이 아프린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터키는 관영 아나돌루통신 보도를 통해 “시리아 친정부군이 아프린 쪽으로 이동했으나 터키군이 아프린 진입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친정부군 호송대가) 터키군의 공격에 밀려났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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