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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광주 데자뷔’ 홍콩의 택시운전사, BBC 기자에 “우리의 싸움 전해달라”

    ‘5·18 광주 데자뷔’ 홍콩의 택시운전사, BBC 기자에 “우리의 싸움 전해달라”

    BBC 중국 특파원 트위터 올려택시기사, 요금 안 받겠다 사양“‘홍콩은 포기 안 해’ 전해달라”‘홍콩판 택시운전사’ SNS 화제 ‘임을 위한 행진곡’ 홍콩 울리기도6월 시작된 홍콩 시위 석 달째미 의회, ‘홍콩 민주주의법’ 추진시위대 이끄는 조슈아 웡, 독일행“기자 양반, 요금은 안 받겠소. 고마운 건 내쪽이오. 부디 세상에 전해주시오. 홍콩 사람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우리는 자유를 위해 계속 싸울 거라고.” 영국 BBC방송의 중국 특파원인 스티븐 맥도넬은 지난 9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가슴 뭉클한 일을 겪었다. 공항까지 자신을 태워준 택시기사가 한사코 요금을 사양한 것이다. 이름 모를 택시기사는 외신 매체가 있어 정말 고맙다면서 맥도넬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러면서 자유를 쟁취할 때까지 끝나지 않을 홍콩 시위대의 싸움을 세상에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맥도넬은 이 일을 트위터(@StephenMcDonell)에 즉시 올렸다. 그의 글은 5000번 이상 리트윗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맥도넬은 “홍콩의 정치적 위기로 이 택시운전사의 생계는 곤란해졌을 것”이라면서 “시위대 때문에 장사에 피해를 본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물론 만났지만, 시위대를 지지하는 자영업자가 이처럼 많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고 적었다.홍콩 및 중국 재외국민을 비롯한 트위터리안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댓글을 1000건 이상 남겼다. 이 가운데는 맥도넬의 사연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중국어, 영어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방탄소년단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트위터리안은 “훌륭한 한국 영화 한편이 생각난다”고 적었다. “택시운전사의 홍콩버전”이라는 평도 있었다. 또다른 이용자는 이 영화의 상세한 줄거리를 언급하며 “언젠가 홍콩 시위도 더 많은 영화와 TV작품으로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적었다. 그러자 맥도넬은 택시운전사의 포스터를 첨부하면서 “정말 좋은 영화다. 실화를 담은 놀라운 이야기다. 강력 추천”이라고 화답했다.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광주까지 태워준 택시기사 김사복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다. 총 관객수 1219만명을 기록한 이 영화에서 배우 송강호씨는 신군부의 무자비한 살상을 목도하고,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려 한 힌츠페터를 적극적으로 돕는 택시운전사를 연기했다. 영화는 같은 해 9월 홍콩과 대만에서도 개봉됐다. 영화를 본 현지 시민들은 당시 SNS에 “우리는 언제쯤 역사를 직면할 수 있을까”, “스크린에 당신들의 이야기를 옮길 수 있다니 부럽다”, “객석이 울음바다였다”, “비슷한 어떤 사건(텐안먼 사태)이 자꾸 생각난다”는 등의 감상평을 남기며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했다. 지난 6월 9일 시작돼 3개월간 이어진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홍콩 시민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촛불집회 등 한국의 민주화 투쟁을 거울 삼기도 했다. 시위 초기 통기타를 든 한 참가자는 “구글에서 ‘광주의 노래’를 검색해보라. 한국영화 3편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을 봤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라며 “광주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소개했다.이 참가자가 중국어 가사를 붙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부르는 영상은 SNS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에 대한 자국 언론의 보도를 통제하는 가운데 홍콩 시민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해줄 국제 언론에 크게 의존하는 형편이다. 그래서인지 시위대는 현장을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이 다치지 않게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도 한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진압에 나서자 현장을 중계하는 외국인 기자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안전모를 쓰게 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취재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홍콩 시위는 3개월 째 접어들었다. 시위대는 송환법의 완전한 철회와 시위대에 대한 폭도 지정 철회 및 홍콩 경찰의 무력진압에 대한 정식 사과, 체포된 시위대의 전면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중국 정부는 시위대를 범죄집단으로 규정하고 “모든 범죄행위는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지속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과 함께 홍콩의 기본 자유를 억압한 책임이 있는 자들의 미국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조슈아 웡은 9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홍콩은 새로운 냉전시대의 베를린”이라며 “자유 세계가 중국의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는 우리와 함께하길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와우! 과학] “기후변화 적응하려면 ‘2145조원’ 투자금 필요”

    [와우! 과학] “기후변화 적응하려면 ‘2145조원’ 투자금 필요”

    전 세계가 힘을 합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면, 향후 더 나은 경제적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을 포함한 19개국이 이끌고 있는 기후변화 글로벌 위원회(Global Commission on Adaptation)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2030년이면 1억 명의 사람들이 빈곤선(최저한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입 수준) 이하에서 생활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치, 경제, 과학 분야 등 34명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제작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향후 10년간 1조 8000억 달러, 한화로 약 2145조 2400억 원을 투자할 경우, 이후 7조 달러(약 8345조 원)에 달하는 순편익(net benefit, 편익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을 얻을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란 기후변화 영향을 중·장기적으로 고려하고, 적절한 적응 정책과 전략을 수립한 뒤 효과적인 계획을 적용하는 단계를 말한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경보시스템과 건조지역의 농업, 맹그로브(강가나 늪지에서 뿌리가 밖으로 나오며 자라는 열대 나무) 숲의 회복 및 보호, 수자원, 기후변화에 저항하는 사회공공 기반시설 등 5개 분야에 우선적인 투자를 제시했다. 또 부유한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시급한 도덕적 의무이며,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빈곤국)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글로벌 위원회 출범에 큰 역할을 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향후 10년간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 투자는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을 막고 경제 부흥의 결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미루고 (대가를) 지불 할 것인가, 아니면 계획을 세우고 번영할 것인가”라며 “우리는 기후변화의 기류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자, 달라진 결과 안에서 살아갈 첫 번째 세대”라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조국 “검찰 인사권 행사”, 수사 압력되면 안 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취임으로 검찰이 현직 장관과 그의 가족을 수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됐다. 검찰은 어제 조 장관의 ‘가족 펀드’ 투자회사 대표 집과 조 장관 동생 전처의 부산 집을 압수수색했다.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도 혐의가 추가될 수 있고 조만간 검찰에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펀드여서 어디에 투자하는지 몰랐다”는 등의 조 장관 주장들도 검찰 수사로 앞으로 진실이 가려져야 할 일이다. 조 장관 임명으로 민심은 쪼개질 대로 쪼개졌다. 현직 법무장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최초의 상황에 모두 당혹해 한다. 검찰을 지휘할 장관과 그의 가족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등 법무부의 감독 기능을 실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권은 검찰총장만의 몫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협의 사항인 만큼 원칙적인 발언으로 볼 측면도 있다. 하지만 유례없이 비상한 현실을 감안하면 검찰에 경고장을 던진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되는 것이다.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뜻의 말을 했다더라”는 등 검찰을 공격한다. 야당의 반발에도 검찰개혁의 최적격 인사라며 윤 총장을 선택했던 것은 누구도 아닌 더불어민주당이다. 정치적 유불리로 잣대를 바꾸는 것은 검찰개혁의 명분을 스스로 해치는 자기모순으로 비친다. 검찰 수사가 국민이 희망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 자명해질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질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아” 조 장관을 임명한다면서 ‘검찰은 검찰의 일을,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라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절반의 국민 신임도 얻지 못하고 임명된 조 장관이 현재의 불신을 수습해 검찰개혁의 동력을 얻는 길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적극 수용해 스스로 의혹을 털어 내는 것뿐이다. 온 국민이 시시각각 지켜보는 검찰 수사에 한 점의 외풍도 용납될 수 없다.
  • 남다른 ‘말아톤 인생’… 52초60 넘는다

    남다른 ‘말아톤 인생’… 52초60 넘는다

    장애인 육상 400m 국가대표인 정준수(27)는 숨이 차오를 때마다 ‘52초60’을 떠올린다. 오는 10월 12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개막하는 국제지적장애인경기연맹(INAS)의 글로벌게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정준수는 52초60 내로 안착하면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한다. 52초60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패럴림픽 출전권을 부여하는 하한선이다. “52초60보다 빨리 뛰면 내년 도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요.” 지적장애 2급으로 자폐증을 갖고 있는 정준수는 의사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낯선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면서도 이따금 맥락 없는 문장이 툭툭 튀어나오는 그가 항상 외치는 숫자가 52초60이다. 지난 9일 만난 정준수는 글로벌게임 출전 준비로 서울 송파구 서울체고 운동장에서 매일 5~6시간을 뛴다. 정준수는 국내 장애인 육상 400m 한국신기록(52초63) 보유자다. 2014년부터 5년 연속 전국장애인체전 400m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우승했다.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 그의 목표도 국제대회 메달이다. 정준수를 지도하고 있는 안점호(43) 경북장애인체육회 육상실업팀 감독은 “준수가 51초70까지 단축하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노릴 수 있다”며 “지도자로선 솔직히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남자 육상 400m 한국신기록인 45초37이 1994년 세워진 이후 25년간 깨지지 않는 저항성을 감안하면 한국신기록 보유자인 정준수의 기록 단축은 그야말로 거대한 도전이다. 안 감독은 “목표를 알려 준 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100m는 몇 초에 뛰어야 하고 200m는 몇 초 안에 주파해야 하는지 반복적으로 알려 준다. 준수가 자신의 꿈이 그 목표를 이룰 때 가까워진다는 걸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안 감독에 따르면 정준수는 성장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자기보다 앞서가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만 뛰었다”며 “지금은 훈련을 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의식하고 단축하기 위해 스스로 욕심을 낸다”고 평가했다. 정준수의 어머니 손진순(58)씨는 생후 7개월 때 아들의 장애를 인지했고 생후 15개월부터 특수교육을 시작했다. 스포츠는 정준수의 삶에 우연한 계기로 다가와 그에게 삶의 원천이 됐다. 손씨는 틈만 나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수영장에 있으면 딴 데 도망을 못 갈 것 같아’ 수영을 시켰다”고 말했다. 수영으로 기초체력을 다진 정준수는 쇼트트랙과 인라인스케이트에도 재능을 드러냈다. 정준수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장애인체전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고, 2011년 장애인 인라인 국제대회에서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정준수는 2010년 육상에 입문한 지 4년 만에 경북장애인체육회 육상실업팀 선수로 선발됐다. 손씨는 “준수가 매일 아침 7㎞를 조깅할 정도로 뛰는 걸 즐긴다”며 “꼭 메달의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준수는 다음달 5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열리는 2019 슈퍼블루마라톤 10㎞ 코스에 특별 출전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며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자는 취지로 열리는 마라톤 대회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전원 직접 고용하라”… 도공 수납원, 이틀째 본사 점거 농성

    “전원 직접 고용하라”… 도공 수납원, 이틀째 본사 점거 농성

    “몸에 손대지 말라” 상의 탈의 저항도대법 판결 무시한 후속대책에 분노해고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이틀째 경북 김천의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노동자 9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충돌이 격해지고 있다. 서울톨게이트에서 고공농성을 이어 가던 수납 노동자들이 본사 점거까지 나선 이유는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발표한 후속 대책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10일 도로공사 본사 20층 사장실 입구 복도에 있던 노동자 9명을 연행했다. 수납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경찰의 해산 시도에 맞서 상의를 탈의한 채 “몸에 손대지 말라”며 저항했다. 남정수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교육선전실장은 “전날 밤부터 도로공사 정규직 직원들이 농성을 막는 데 동원됐다”며 “욕설과 몸싸움 등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전날부터 이어진 사측과 노동자의 대치로 노동자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20여명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탈진했다. 현재 노동자 330여명이 점거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수납 노동자들은 이날 본사 2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장과의 면담, 전날 발표한 후속 대책 폐기, 해고자 1500명 전체에 대한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전날 공사가 발표한 후속 대책에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직원, 해고자 등 1116명에 대한 고용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들은 지난달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법정 다툼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다. 수납 노동자들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이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법원은 이미 기초적인 사실 대부분은 원고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전국의 영업소를 통일적으로 운영·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개인별로 근로자 파견 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공사의 주장을 배척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수납 노동자 개개인의 업무 및 입사 시기 등을 일일이 따져 봐야 한다는 사측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후속 대책에는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아 해고된 296명과 판결 당시엔 계약 종료 등으로 수납 노동자 신분이 아니었던 203명 등 499명(승소 확정 노동자 포함)만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톨게이트 노조는 “소송이 진행 중인 1100여명에 대한 대책을 제외한 것은 대법원 판결을 왜곡한 조치”라면서 “법정 싸움으로 시간 끌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대책으로 직접 고용될 노동자들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 사측은 톨게이트 수납 업무는 이미 자회사로 넘어가 버스 정류장·졸음쉼터 청소 등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수납 업무가 필수·상시 업무라는 대법원 판결에도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다. 권영국 변호사는 “최초 채용 당시 맡았던 수납 업무에서 환경 정비로 직무가 바뀌는 것은 부당 전보가 될 수 있다”며 “판결을 간접적으로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보수 변해야” “野 패션정치에 분노” 야권 고전에 전면 나선 보수 잠룡들

    “보수 변해야” “野 패션정치에 분노” 야권 고전에 전면 나선 보수 잠룡들

    유승민 “국민 저항으로 정권 끝장” 홍준표, 한국당 투톱 때리기 집중 오세훈·원희룡·홍정욱 목소리 높여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격렬한 정치권 공방이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 장관의 임명을 막지 못하는 등 야당 지도부가 유리한 국면이었던 ‘야당의 시간’을 ‘전략 부실’로 허탕 치자 야당 대선주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특히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보수 진영의 자성과 함께 혁신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유 의원은 10일 이례적으로 당 공식 회의에 나와 “보수 정치권이 낡은 보수를 깨트리고 새로운 보수를 세울 수 있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 정치권이 자유만 외치고, 온 국민이 원했던 정의, 공정, 평등, 이런 헌법가치들에 대해 마치 위선적인 진보세력의 전유물인 양 등한시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다소 걸리더라도 진지한 자세로 이런 가치들을 지켜 나갈 때 국민들이 보수를 돌아봐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야당이 막을 수단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부터 국민의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저는 국회의원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기에,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할 생각이다”고도 했다. 최근 자유한국당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도 “국민은 좌파 정권의 독선만큼이나 야당의 보여 주기식 패션 정치에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한국당의 서울 왕십리 집회에 참석해 “10월 3일, 한국당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보수단체, 우파단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문재인 대통령을 과연 그 자리에 두어도 되는지를 논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장관과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인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달 27일 조 장관에게 “친구로서 권한다. 이제 그만하자”고 했고, 임명 후인 9일에는 “상식과 보편적 정의를 버리고 분열과 편 가르기를 택했다”며 “권력의 오만은 결국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정계를 사실상 떠났던 홍정욱 전 (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처음으로 정치 현안에 글을 남겨 정계 복귀설이 나왔다. 홍 전 의원은 지난 9일 “매일 정쟁으로 시작해 정쟁으로 끝나는 현실을 보며 대체 소는 누가 키우고 있는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19대 총선 불출마 후 정계에서 은퇴했으나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거론돼 왔다. 반면 잠룡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견제하는 목소리도 당내 일각에선 들린다. 한국당 유기준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에 대해 “그분은 가만히 계시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고 힐난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파일 공개…시신 처리 소리까지 담겨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파일 공개…시신 처리 소리까지 담겨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상황이 담긴 현장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터키 정보당국이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이 파일은 카슈끄지 살해와 무관하다며 발뺌하던 사우디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진실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10일(현지시간) 카슈끄지 살해 당시의 음성녹음 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음성파일에는 카슈끄지 살해 전 시신 처리 계획을 논의하는 사우디 암살 요원들의 대화와 카슈끄지를 살해하는 순간은 물론 시신을 절단하는 부검용 톱 소리까지 담겼다. 사바흐에 따르면 현장 책임자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렙과 법의학자인 무함마드 알투바이지는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도착하기 전 시신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무트렙이 “시신을 가방에 넣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알투바이지는 “너무 무겁고 커서 안 된다”면서 “시신을 절단해 비닐봉지에 싼 후 가방에 넣어 건물 밖으로 가지고 가라”고 조언했다. 이들을 포함한 사우디 암살 요원들은 오후 1시 14분 카슈끄지가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영사관에 들어오자 그를 강제로 2층 사무실로 끌고 갔다. 무트렙은 카슈끄지에게 “우리는 당신을 리야드(사우디 수도)로 데려가야 한다. 인터폴에서 명령이 있었다. 우리는 당신을 데려가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카슈끄지는 “나는 소송당한 것이 없다”면서 “약혼자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리야드 행을 거부했다. 그러나 무트렙은 자신을 보내 달라는 카슈끄지의 요청을 거부하고 아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것을 종용한다. 카슈끄지가 “어떤 말을 남겨야 하는가”라고 묻자 무트렙은 “‘나는 이스탄불에 있다. 연락이 안 되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같은 메시지를 남기라”고 한다. 카슈끄지는 “어떻게 영사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아무 것도 쓰지 않겠다”라고 저항했지만 암살 요원들은 카슈끄지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웠다. 카슈끄지가 “천식이 있어서 질식사할 것”이라고 소리쳤지만, 요원들은 비닐봉지를 벗기지 않았다. 이들은 카슈끄지가 사망한 후 시신 절단 작업에 착수했다. 정확히 오후 1시 39분 부검용 톱 소리가 녹음됐다. 미국에 거주하며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온 카슈끄지는 평소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사우디 왕실의 카슈끄지 살해 사건 개입을 의심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사건 현장이 담긴 음성 파일의 존재를 공개했고, 그 내용까지 증거로 제시하며 사우디 정부와 진실 공방을 벌였다. 결국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한 현장팀장이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사우디 법원은 무트렙 등 암살요원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의도셈법’ 거스른 文, 조국이어야만 했던 이유

    ‘여의도셈법’ 거스른 文, 조국이어야만 했던 이유

    참여정부 강금실, 김성호 법무장관 ‘학습효과’靑 관계자 “자연인 조국 아닌 조국의 상징성”“법무부는 법무부의 비검찰화와 검찰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부분에서 두 가지 큰 역할을 해야 합니다.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국민이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가 검찰을 통제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해야 하는 검찰 권한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은 법무부 장관입니다(2011년 12월 ‘더(the) 위대한 검찰’ 토크콘서트).” 왜 조국이어야만 했는가. 최근 한 달여간 끊임없이 반복된 질문에 대한 답은 8년 전 문 대통령 발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조국 당시 서울대 교수는 검찰개혁을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어떤 분이 법무부 장관에 있는가가 사실 검찰개혁 핵심 중 하나다. (당선되면) 누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실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대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답은 “조국 교수님 어떤가. 농담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대통령 대신 수행하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인 만큼 대통령과 검찰개혁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며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저를 보좌해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문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참여정부 때 두 차례의 인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1기 조각의 최대 파격이었던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추천한 건 문재인 민정수석이었다. 처음부터 법무부를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고. 환경부나 보건복지부를 생각했다. 하지만 노무현 당선인은 여성 몫으로 환경·보건복지·여성·교육부를 벗어나지 못했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했다. 당선인은 문 수석을 배석시킨 채 이례적으로 강금실 변호사를 면접 봤다. “그때 당선인은 법무부의 비검찰화와 검찰개혁을 강조했다”는 게 문 대통령의 회고다. 당시 최대 현안은 검찰과 갈등이었다. 2003년 3월 고검장 인사가 단행되자 검찰은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이른바 ‘검란(檢亂)’이다. 특히 비검찰 출신, 여성인 강금실 장관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그래서 마련된 자리가 ‘검사와의 대화’였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죠’란 말이 회자될 만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검사들은 노골적으로 개혁에 저항했다. “이건 목불인견이었다. 젊은 검사들은 끊임없이 인사문제만 되풀이해 따지고 들었다… 대통령은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해야 했다. 인사 불만 외에 검찰개혁을 준비해 와 말한 검사는 없었다. 오죽했으면 ‘검사스럽다’는 말까지 나왔을까(‘문재인의 운명’ 중).” 참여정부는 이후로도 검찰개혁을 추진했다. ‘정치검찰’로부터 벗어나는 게 핵심이라고 봤다. 정치권력이 검찰을 활용하려는 욕망을 절제하고, 검찰은 눈치보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문화의 문제로 봤다. 결과적으로 정치권력은 욕망을 절제했지만, 검찰은 변하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대선자금 수사로 대통령 측근에게 수사의 칼날이 와도 원칙대로 수사하도록 했다. 대선자금 수사로 검찰개혁의 중요과제였던 대검 중수부 폐지마저 접어야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검찰은 순식간에 회귀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의 운명’에서 “검찰을 장악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해 주려 애썼던 노 대통령이 바로 그 검찰에 의해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당했으니 세상에 이런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 싶다”고 했다. 조국이어야만 했던 배경을 이해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김성호’라는 게 친문 인사들의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집권 4년차인 2006년 노 대통령은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앉혀 검찰개혁을 매듭짓고자 했지만 야권은 물론 여당 내 반대에 부딛혔다. 노 대통령이나 당시 국정운영에 부담 주기 싫다며 결국 고사했던 문 대통령이나 두고두고 뼈아프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재인 수석 대신 임명된 검찰 출신 김성호 장관은 검찰개혁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펼쳤다. 정권이 바뀐 뒤 이명박 정부의 첫 국정원장에 임명됐다. 결국 검찰을 개혁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려면 대통령 측근으로 강한 ‘그립’을 가졌으며, 검찰개혁안을 직접 설계한 조 장관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문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여권 핵심관계자는 “청문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도의적 책임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 국민이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우선 조 장관 본인이 법적 책임을 질 문제는 없고, 수사 진행 중인 가족의 일은 사법적 판단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조 장관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임명의 전제가 된 것”이라며 “내년 4월 총선을 비롯해 정치적 계산을 했다면 결코 내리지 못할 결정이지만, 대통령이 원래 여의도 셈법과는 거리가 있는 분 아닌가”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국이란 자연인을 선택한 게 아니라 조국이란 인물이 검찰개혁에 대해 갖는 상징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정권의 모든 것을 걸고 이번만큼은 검찰개혁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마음 척척 한국·바른미래…‘조국 파면’ 장외투쟁에 靑 규탄집회

    마음 척척 한국·바른미래…‘조국 파면’ 장외투쟁에 靑 규탄집회

    한국, 신촌서 文정권 규탄연설회나경원 “피의자 조국 당장 파면”“해임건의안·국조·특검 관철한다”‘曺 사퇴 천만 서명운동’도 전개바른미래, 靑앞 의총에 규탄집회“범야권 함께 조국 퇴진행동 돌입”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임명 규탄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국 파면’을 내건 한국당은 대학가 주변에서 조 장관 딸의 입시 의혹을 제기하며 규탄집회에 들어갔고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의 퇴진을 압박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10일 양당은 전날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의 정당 연설회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순회 장외투쟁에 나섰다. ‘살리자 대한민국’이라고 이름 붙인 정당 연설회에는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60명 가까운 의원이 집결해 조 장관 임명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신촌이 대학가임을 의식한 듯 조 장관의 딸을 둘러싼 입시 특혜 의혹을 부각했다. 의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조국 임명, 정권 종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연단에 오른 황 대표는 “(조 장관은) 말로는 공정,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불공정, 불의의 아이콘이었다”면서 “불법과 탈법으로 황태자 교육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딸의 입시 의혹에 대해 집중 난타했다. 황 대표는 “딸이 시험도 한 번 안보고 고등학교 가고, 대학교 가고, 의학전문대학원을 갔다. 55억원을 가진 부자가, 딸이 낙제했는데 장학금을 받았다”면서 “자녀를 가진 어머니의 가슴이 찢어진다. 청년의 억장이 무너진다. 이런 정부,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나경원 원내대표는 “저는 죽어도 ‘조국 장관’이라는 말은 못하겠다”면서 “피의자 조국을 당장 파면시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가세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국회의원은 비록 110석밖에 안되지만, 반드시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특검을 관철하도록 하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들의 힘만이 막 가는 정권을 반드시 끝낼 수 있다. 도와달라”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아들딸 허위 표창장, 허위 인턴경력, 모든 것들이 조국이라는 이름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특권과 반칙임을 우리는 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신촌에 이어 이날 오후 성동구 왕십리역 앞,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당 연설회를 추가로 열고 오후 6시부터는 광화문에서 퇴근길 시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에는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돌며 ‘조국 파면’ 투쟁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조 장관이 사퇴 때까지 ‘위선자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황 대표는 연설 장소 옆에 설치된 서명운동 천막에서 직접 서명에 참여했다.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국당이 밝힌 것과 같이 범야권 의원들과 함께 장관 해임건의안·국정조사·특검 도입 등을 통한 ‘조국 퇴진 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이러한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조국 퇴진 행동’ 돌입을 선언한다”면서 “우선 조국 임명강행에 반대하는 모든 정당, 정치인과 연대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와 별개로 국정조사를 통해 조국 일가족의 불법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검찰 겁박과 수사 방해를 멈추지 않으면 특검 도입으로 정권의 진실은폐 기도를 좌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오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으로 점철된 ‘피의자 장관’ 조국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뜻을 함께하는 교섭·비교섭단체 야당 의원들과 함께 조국 퇴진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면서 “바른미래당은 검찰 수사로 조국 일가의 비리 의혹이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퇴진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문 대통령은 경제를 망치고 외교·안보를 망친 데 이어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신세계를 망쳐 놓고 있다”고 조 장관 임명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과거 독재정권보다 더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들은 헌법이 정한 대통령에 대한 저항권으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법무부를 영어로 하면 Ministry of Justice, 즉 ‘정의부’인데 조국 때문에 불의부, 반칙부가 됐다”면서 “조국 때문에 진정한 조국이 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권은 문조(文曺) 공동정권이라고들 한다. 청와대에 대통령이 둘이 있고 영부인도 둘이 있다는 지적”이라면서 “국민과 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이제 문 대통령도 국민과 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장 의총에는 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9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왼쪽 가슴에 ‘정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고 하얀 국화도 한송이씩 손에 들었다. ‘정의는 죽었다’는 소형 팻말도 동원됐다. 이날 황 대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가 비공개 회동을 하며 조 장관 파면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상의했다”면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조국 파면이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정당이 함께 힘을 합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앞서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다”면서 “문 대통령의 독선과 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결국 자유민주의 가치 아래 모든 세력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에 손을 내밀었다.손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 철회’ 결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12일부터 추석 전야제 성격의 촛불집회를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작은 기도가 횃불이 돼 나라를 밝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홍준표 “이언주 삭발 아름다워…야당의원들 반만 닮길”

    홍준표 “이언주 삭발 아름다워…야당의원들 반만 닮길”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이 의원은 “국민은 분노가 솟구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저항의 정신을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지 절박한 마음에 삭발하기로 했다”며 삭발과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 야당의원들이 이언주 의원 결기의 반만 닮았으면 좋으련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대전에 참패하고도 침묵하고 쇼에만 여념없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 메신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떤 메세지도 전달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반발해 야당의원들중 처음으로 삭발한 박대출 한국당 의원 역시 “이 의원이 삭발 투쟁에 나섰다. 일성(一聲)은 ‘민주주의는 사망했다’로 격하게 응원한다. 패스트트랙 때 나도 삭발하면서 그 말을 외쳤다. 이심전심이고 공감한다. 국민과 전쟁하자는 정권, 조국 열차로 파국 열차를 탔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마존서 악어 습격하는 아나콘다 포착

    아마존서 악어 습격하는 아나콘다 포착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아나콘다와 악어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브라질 판타나우 열대습지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 케빈 둘리(58)가 이같은 장면을 촬영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가는 몸길이 약 8.5m의 아나콘다 한 마리가 몸길이 약 1.6m짜리 소형 악어 카이만을 사냥하기 위해 습격한 모습을 목격했다.당시 보트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는 작가는 갑자기 물이 첨벙 거리는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약 10m 거리에서 아나콘다와 카이만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아나콘다가 카이만의 몸을 계속해서 강하게 옥죄었고 그 때문에 카이만의 모든 다리가 부러졌다. 그는 “카이만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모든 것이 8분 정도 만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놀라운 점은 이번 대결이 아나콘다의 완승으로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나콘다가 잠시 조이는 힘을 풀자 거기서 벗어난 카이만이 아나콘다를 공격했다는 것. 하지만 아나콘다는 이내 카이만의 이빨에서 벗어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카이만의 격렬한 저항에 사냥을 포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카이만은 결국 죽은 것 같았다고 작가는 덧붙였다. 그는 “평생 야생동물 사진을 촬영하면서 이같은 일은 본적이 없다. 이런 장면을 다시 직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난 매우 운이 좋았지만, 카이만을 생각하니 조금 슬프다”고 말했다. 사진=케빈 둘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이은숙 여사는 극한 상황 견디고 산 영특하고 의식 있는 분이셨다”

    “우당상·영석상 제정해 올 11월 시상 임정기념관 김원봉 기록도 남길 것”11~14대 국회의원, 국가정보원 원장을 지낸 이종찬 우당기념관장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회영·이은숙의 손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도 맡고 있다. 우당기념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은 우당의 선조 이항복이 살았던 서울 배화여고 뒤 필운대와 지척에 있다. 이 전 의원은 “‘우당상’과 ‘영석상’을 새로 제정해 독립운동 연구에 매진하고 사회공헌에 공로가 많은 인물에게 오는 11월에 시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석(潁石)은 독립운동 자금의 대부분을 댄 우당의 형 이석영의 호다. -우당은 어떤 인물인가. “우당의 삶 자체가 기성에 대한 저항이었다. 성리학에 저항해서 양명학을 했고 과거시험을 안 보고 신학문을 공부했으며 독립운동을 하면서 아나키스트 운동을 했다. 시대 조류와 타협하는 법이 없었다.” -이은숙 할머니는 어떻게 기억하는가. “영특하고 의식이 있는 분이셨다. 갓 낳은 젖먹이 고모(이규숙)를 안고 망명을 가 극한 상황을 견디고 살았다. 마적 떼에 습격당하는 등의 변을 겪으면서도 남편이 하는 모든 것을 뒷바라지했다. 북경에서 ‘새우젓 보내라’, ‘어리굴젓 보내라’는 등의 암호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그대로 다 해냈다.” -6형제의 삶은 어땠는가. “넷째 우당은 만주 망명 후 국내에 다시 들어와 종로구 통인동 제자 윤복영(교육부 장관과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윤형섭의 부친)의 집에서 숨어 지내며 고종 망명 사건을 모의했다. 그 정보가 새서 고종이 독살당한 것으로 믿고 있다. 둘째 석영은 영의정 이유원에게 양자로 가 재산을 다 물려받았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이유원은 경기 양주에서 서울까지 남의 땅을 밟지 않고 올 수 있을 정도로 땅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 있던 석영은 윤봉길 사건 이후 고립돼 있다 굶어 죽었다. 어머니(조계진) 말씀이 당시 아버지(우당의 전처 소생 이규학)는 전차매표원으로 근근이 살며 40원을 받으면 10원씩 석영을 위해 내놓았다고 한다. 그것이 끊겨 죽은 것이다. 첫째 건영은 맏형으로서 선영을 돌보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1924년 귀국했다. 신흥무관학교장을 지낸 철영은 병사했고 호영은 일가족이 몰살당했다. 마적 떼의 짓 아니면 배후가 일제일 것이다.” -아버지 이규학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인데. “아버지는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김달하를 처단한 다물단원이었다. 어머니는 대원군의 외손녀로 외가는 중국에 가서도 남은 재산으로 우당 뒷바라지를 했다(이 전 의원의 외조부 조정구는 일제의 자작 수여를 거부하고 베이징으로 망명해 있었다). 외숙이 우당과 가까운 동지적 관계였다. 딸 둘을 병으로 잃는 등 어머니의 고생이 극심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다시 상하이로 가서 아버지와 살았다. 나도 거기서 태어났다. 일제에 붙잡혀 고문을 몹시 당해 청력을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했다. 어머니 삶을 정정화 여사의 ‘장강일기’처럼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 -고모 이규숙과 숙부 이규창은. “숙부 이규창(건국훈장 독립장 추서)은 친일 앞잡이 이용로를 사살하고 13년 형을 받아 마포형무소에서 복역했다. 같이 복역하던 정이형씨에게 면회 오던 그의 딸과 광복 후에 결혼하고 반민특위 검찰관으로 일했다. 고모도 사실은 독립운동을 했는데 훈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서대문 독립공원 옆에 2021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승만부터 김원봉까지 임정에 참여한 분들의 역사를 다 담으려 한다. 김원봉도 월북했지만, 임정에 참여한 분이니 기록을 남겨둬야 한다. 역사를 묻어버리면 안 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직배·스크린쿼터… 뉴웨이브 감독들, 시대정신 담다

    직배·스크린쿼터… 뉴웨이브 감독들, 시대정신 담다

    1980년대 중반 한국영화계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바로 제작 자유화 물결 그리고 할리우드 직배(직접배급) 영화의 상륙이다. 1985년 7월 제5차 개정영화법 시행으로 자유롭게 영화사를 만들고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그 활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986년 12월 제6차 개정영화법의 공포로, 외국영화사의 국내 진출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1988년 9월 추석 시즌에 개봉한 ‘위험한 정사’(Fatal Attraction, 에이드리언 라인, 1987)가 할리우드 영화사의 첫 직배 영화였다. 영화인들은 격렬한 직배 저지 투쟁에 나섰고, 이는 청년 영화인들의 영화계 민주화 투쟁, 또 스크린쿼터 투쟁으로 이어졌다.이 시기 한국영화에는 새로운 물결이 일었다. 충무로에서는 이장호와 배창호의 후예들이자 영화운동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박광수, 장선우, 정지영, 이명세 등이 등장해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1980년대의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일련의 사회비판적 영화들을 내놓았다. 바로 ‘코리안 뉴웨이브’(Korean New Wave)로 명명된 작품 경향이다. 또 대학과 사회운동단체 등 제도권 영화계 밖에서는 한국 특유의 영화운동이라고 할 ‘독립영화’가 등장했다. 이번 연재에서는 1990년대의 르네상스를 예비한 1980년대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운을 포착해 본다.●제작 자유화 그리고 직배 저지 운동 제5공화국 정권은 절차적 정당성과 도덕성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인지 혹은 올림픽이라는 정권 차원의 과업 때문인지 문화예술 영역을 강조했고, 예산 지원과 규제 검열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가동했다. 1984년 영화시책부터 반영된 영화예술 및 영화산업 활성화 방안도 당시 문화정책과 동일한 맥락에 놓여 있었다. 1962년 1월 제정부터 1973년 제4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그간의 영화법이 국가의 통제를 위해 존재했다면 1984년 12월 공포된 제5차 영화법은 개방 영화법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다. 영화제작업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됐고, 전격적인 독립제작제도까지 신설됐다. 영화업자가 아니더라도 영화제작 신고만 하면 누구나 연 한 편의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1986년 하명중영화제작소를 시작으로 그해 27곳이 신고한 독립제작사는 1980년대 후반 100여곳에 달할 정도로 영화계의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특히 남프로덕션(대표 정지영), 파랑새(윤명오), 새빛영화제작소(주경중), 흙바람(장경기), 장산곶매(이은) 등이 충무로 시스템의 안팎에서 독립제작에 열중했다. 문화공보부의 영화 검열 업무도 심의제로 이름을 바꿨고, 주관자 역시 반관반민 기구인 공연윤리위원회로 이관됐다. 표면적으로는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 같은 한국영화 육성 및 자율화 정책이 추진된 배경에는 1985년부터 시작된 한미 영화협상이 있었다. 미국영화수출협회(MPEAA)의 끊임없는 압력 끝에 한국영화는 전면적인 시장 개방이 예고된 상태였다. 결국 제6차 영화법 개정(1986년 12월 31일)으로 1987년 7월 미국 영화사들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했고, 올림픽 기간인 1988년 9월 추석 프로그램으로 UIP(유나이티드 인터내셔널 픽처스, 미국 메이저영화사의 연합배급사) 직배 1호 ‘위험한 정사’가 개봉했다.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의 존립 기반이 무너졌다며 격렬히 저항했다. 대부분의 영화사는 여전히 한국영화 제작보다 외화 흥행 수익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88년 9월 19일 영화인협회 감독분과위원회 철야농성으로 시작된 미국영화 직배 반대 운동은 9월 24일 수백명의 영화인이 ‘위험한 정사’를 개봉한 신영극장과 코리아극장에서 점거농성을 하며 더욱 격앙됐다. 직배 저지 투쟁은 해를 넘기면서 더욱 과격해졌다. UIP 직배 영화가 상영되는 영화관 관람석에서 암모니아 통과 뱀 자루가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고, 극장 안에 최루가스를 살포하거나 불을 지르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1990년까지 영화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지만 결국 직배 반대 운동은 한계를 드러내며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영화 창작자, 제작자, 영화관 소유주 등 각자의 입장에 따라 너무나도 이해관계가 상이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1996년, UIP 직배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 이면에 직배 영화 배급권을 둘러싼 극장주들의 암투가 있었음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도전·실험 기반한 ‘코리안 뉴웨이브’ 등장 한국영화의 새로운 물결, 코리안 뉴웨이브는 1988년 ‘칠수와 만수’로 데뷔한 박광수, ‘성공시대’의 장선우, ‘개그맨’으로 데뷔한 이명세 그리고 1988년 직배 반대 운동을 통해 영화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인 ‘남부군’(1990)의 정지영 등 다소 유화적인 사회 분위기에 등장한 새로운 감독군과 작품 경향을 지칭하는 용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코리안 뉴웨이브의 등장은 제작, 검열 등에 관한 영화정책의 변화와 맞물린 결과였고, 특히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성취한 사회변혁의 기운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뉴웨이브의 선두주자는 박광수였다. 그는 데뷔작 ‘칠수와 만수’에서 장기수 아버지를 둔 만수(안성기 분)를 통해 연좌제 문제를 언급했고, ‘그들도 우리처럼’(1990)에서는 탄광촌으로 도피한 운동권 대학생을 다루며 주제 의식에서도, 영화 미학에서도 한국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장선우는 영화적 화두와 미학적 스타일을 고정하지 않은 채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선우완과 공동 연출한 ‘서울황제’(원제 서울예수, 1986)로 검열의 수난을 겪은 그는 실질적인 데뷔작 ‘성공시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우화적으로 묘사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그는 ‘우묵배미의 사랑’(1990)과 ‘경마장 가는 길’(1991)에서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에서 물러나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연출 방향을 전환했다.박광수와 장선우가 예민한 사회적 이슈들을 건드리면서도 영화언어에 대한 실험을 놓치지 않았다면, 정지영은 전통적인 영화 화법을 기반으로 한국 현대사의 묵직한 주제들을 다루는 쪽이었다. 그는 3년 동안 매달린 ‘남부군’을 통해 한국전쟁 시기 남한에서 활동한 빨치산을 정면으로 다뤘고, ‘하얀전쟁’(1992)에서는 베트남전이 어떻게 개인들을 파멸해 갔는지 그려 내며 사회파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두 작품은 한국 현대사에 대한 수정주의적 시각을 한국영화에서 가장 먼저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정지영의 과감한 행보는 이후 한국영화가 소재와 검열의 한계를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한편 이명세는 사회 비판의 장에서 물러나 영화 매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열중했다. 데뷔작 ‘개그맨’(1989년 개봉)은 갱스터와 코미디 장르의 관습을 흥미롭게 비트는 동시에 ‘영화에 대한 영화’라는 특별한 구성을 축조해 냈다. 이후 그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1), ‘첫사랑’(1993) 등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감독의 화면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혔다. 이처럼 코리안 뉴웨이브 감독들은 단일한 범주로 묶기 힘든 다양한 스타일과 주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한국영화 세대교체이자 르네상스의 가교 사실 코리안 뉴웨이브가 공식적인 운동이나 영화 사조로서의 집단적인 흐름을 이룬 것은 아니다. 이장호, 이원세, 배창호 등으로부터 비판적 리얼리즘 시각을 계승하며 영화언어의 자각을 통한 미학적 실험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1980년대 전체 혹은 1990년대 중반까지로 범위를 더 넓힐 수도 있다.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의 이장호, ‘꼬방동네 사람들’(1982)의 배창호, ‘만다라’(1981)의 임권택부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의 배용균까지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발간한 영문 자료집 ‘Korean New Wave’에서 대상 작품들의 시기를 1980년에서 1995년까지로 설정한 것 역시 동일한 맥락이다. 크게 보면 코리안 뉴웨이브는 1980년대 한국영화가 이룬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1980년에 활동을 재개한 이장호를 비롯해 배창호, 정지영, 신승수, 장길수, 박철수 등이 충무로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잡은 것과 영화운동 세대인 장선우, 박광수, 박종원, 이정국 등이 1980년대 후반 충무로에 입성한 것을 아우르는 것이다. 또한 이장호의 조감독 출신이 배창호, 장선우, 박광수 등이고 배창호의 조감독 출신이 신승수, 이명세 등이라는 점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형성되는 흐름을 엿볼 수 있다.시대정신을 새기며 새로운 영화 스타일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았던 1980년대의 새로운 물결은 199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예감하게 한 것이었다. 1990년대 중후반 ‘장미빛 인생’(1994)의 김홍준, ‘세상 밖으로’(1994)의 여균동, ‘세 친구’(1996)의 임순례, ‘넘버3’(1997)의 송능한, ‘초록물고기’(1997)의 이창동 등이 등장했고, 이들 작품은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적 주제 의식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포스트 뉴웨이브’로 명명됐다. 물론 장선우를 위시해 박광수, 정지영, 이명세 역시 1990년대 내내 진가를 발휘했다. 그들의 작업은 1990년대 한국영화가 작가주의 미학과 대중적 감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데 모범이 되는 것이었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검찰 개혁 vs 장관 수사… 친노·친문과 檢의 ‘악연 2라운드’

    참여정부 때 개혁 시도했지만 檢 반발 노 前대통령 ‘검사와의 대화’ 성과 없어 불법선거자금 수사로 개혁 동력 잃어 논두렁시계·盧서거 ‘정치수사’ 겪은 與 조국 가족 수사도 檢의 저항으로 여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하면서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과 검찰 간 악연이 2라운드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평가에는 검찰의 소위 ‘정치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경험했던 문 대통령이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검찰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으로 인식했을 것이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참여정부 때 노 전 대통령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임명해 검찰개혁을 시도했지만, 검찰의 집단 반발에 부딪혔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당시 검사들은 인사권 이양만을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완전히 대한민국 검사들의 수준만 국민들한테 보여 준 꼴”이라고 평가했었다. 검찰과의 악연은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선거자금 수사로 이어졌다. 당시 검찰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희정·이광재·여택수씨 등 노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40억원대의 불법자금을 수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사로 검찰은 국민적 신뢰는 얻었지만,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은 동력을 잃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내내 중수부 폐지를 정부가 도모하거나 추진하게 되면 마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 또는 검찰 손보기라는 식의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이 있어서 추진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자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수사를 빌미로 노 전 대통령과 주변인들을 수사했다. 당시 친문 진영은 촛불집회의 배후에 노 전 대통령이 있다고 의심한 정치권력의 탄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검찰은 당시에도 검찰개혁에 복수라도 하듯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렸다. 소위 ‘조국 청문회 정국’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흘리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비판하며 언급한 ‘선물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여론재판 뒤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당시 검찰 조사에 배석했던 문 대통령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지나치게 정치화된,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었다. 한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검찰이 수사한 것이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였다는 응답은 52.4%,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조직적 저항’이라는 응답은 39.5%였다. 모름·무응답은 8.1%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가천대,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서 금상

    가천대,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서 금상

    가천대학교는 기계공학과 자작차 동아리 Team SCUD가 최근 경기도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열린 2019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에서 전기자동차 부문 금상(2위·한국교통안전공단이사장상·상금 200만원)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는 대학생들이 직접 설계·제작한 자동차의 안전과 주행성능 및 기술수준을 평가하여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로 국내·외 45개 대학, 64개 팀이 참가해 직접 만든 창작자동차 기술을 선보였다.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2개 부문으로 나누어 대회를 진행했다. Team SCUD는 소프트웨어 제작 프로그램 아두이노를 이용하여 속도계 및 배터리 상태 표시기를 자체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Team SCUD는 가속성능, 슬라럼, 내구주행 등 모든 종목에서 안정적인 실력을 보이면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Team SCUD는 가천대 기계공학과 자작차 동아리로 현재 22명이 활동 중이다. 2016년, 2018년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에서 1위(최우수상)를 차지했으며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에서는 지난해 3위(은상)에 이어 올해 2위(금상)을 차지하는 등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영훈 팀장(23)은 “대회기간과 태풍 예상 시기와 겹쳐 준비 과정이 어려웠다. 전기차 특성상 꼼꼼한 방수처리가 필요해 꼬박 밤을 새면서 작업을 했으며 큰 바람이 불 것을 예상하고 공기저항에 알맞게 차량을 개조하는 등 열심히 대회를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조국 의혹 검찰 수사’에 ‘적절’ 52.4%…‘조직적 저항’ 39.5%

    ‘조국 의혹 검찰 수사’에 ‘적절’ 52.4%…‘조직적 저항’ 39.5%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전격 기소하는 등 조국 장관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에 대해 응답자 절반이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라고 한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발표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지난 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 조국 당시 후보자 관련 검찰 수사가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라는 응답은 52.4%였다. ‘검찰 개혁을 막으려는 조직적 저항’이라는 응답은 39.5%로, ‘적절한 수사’라는 응답보다 오차범위(±4.4%p) 밖인 12.9%p 높았다. 모름·무응답은 8.1%였다.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라는 응답은 자유한국당(조직적 저항 15.6% : 적절한 수사 81.2%)과 바른미래당(17.5% : 72.1%) 지지층에서 10명 중 7명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33.7% : 61.6%)과 대구·경북(42.6% : 55.2%), 서울(41.0% : 51.3%), 대전·세종·충청(31.1% : 50.3%), 경기·인천(40.3% : 50.3%), 20대(31.8% : 59.6%)에서 ‘적절한 수사’라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28.7% : 58.4%)과 40대(45.1% : 52.2%)에서,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층(29.6% : 68.1%)과 중도층(35.8% : 58.9%), 지지 정당별로는 무당층(12.6% : 67.0%)에서 ‘적절한 수사’ 응답이 많았다. ‘검찰 개혁 막는 조직적 저항’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조직적 저항 51.4% : 적절한 수사 42.9%), 진보층(60.1% : 29.3%), 정의당(48.4% : 39.8%)과 더불어민주당(65.9% : 26.8%) 지지층에서 절반 이상이거나 절반에 가까웠다. 50대(조직적 저항 47.8% : 적절한 수사 45.6%)와 30대(48.3% : 43.9%)에서는 두 응답이 서로 비슷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8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다. 응답률은 6.0%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황교안 “문 대통령 정권 몰락해도 좋다면 조국 임명 강행하라”

    황교안 “문 대통령 정권 몰락해도 좋다면 조국 임명 강행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비록 가까스로 인사청문회는 마쳤지만 부인이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권이 몰락해도 좋다면 임명을 강행하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여당이 모두 나서서 검찰 물어뜯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 검찰을 ‘정치검찰’이라고 공격을 퍼붓는데, 이런 행태야말로 검찰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무너뜨리고 검찰을 정치검찰로 만드는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조국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혼란과 갈등에 빠져 있는데, 끝내 임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단순히 대통령의 고집이라고만 볼 수 있겠느냐”면서 “문재인 정권이 검찰 수사를 계속 방해하고 끝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특검(특별검사)과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불법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뜻에 반해 조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당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추석 연휴 기간에) 지역에서도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총력 투쟁을 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즉시 긴급 의원총회가 소집될 예정”이라면서 “긴급 의원총회에 한 분도 빠짐없이 신속히 참석할 수 있도록 오늘 오전부터 국회에서 비상대기 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정경심 교수는 2012년 9월 딸에게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허위로 만들어준 혐의(사문서 위조)로 공소시효(7년) 만료 직전인 지난 6일 기소됐다. 이날은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가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 안희정 성폭력 인정…징역 3년 6개월 확정

    대법원, 안희정 성폭력 인정…징역 3년 6개월 확정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정무비서를 지낸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피감독자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지난해 8월 14일 당시 1심 재판부였던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도지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력이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이후에도 안 전 지사와 함께 있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가 별다른 반문이나 저항이 없었고, 수행비서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 것 뿐이라는 피해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2월 1일 2심 재판부였던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는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간음 피해를 입고도 도피 없이 비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일에 대해 “피고인의 수행비서로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피고인 변호인들의 주장은 일반적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편협한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객실 안으로 들어오게 한 다음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간음한 것은 실제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유형력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위력이 ‘행사’됐다는 판단이다. 2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대법원도 “김씨의 피해진술을 믿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정 깨졌다” “대의가 중요”… 세대·계급 간 상처 남긴 ‘조국 대전’

    “공정 깨졌다” “대의가 중요”… 세대·계급 간 상처 남긴 ‘조국 대전’

    분노하는 2030세대 文정부 ‘기회 평등·과정 공정’ 약속 빛 바래 “부모 도움으로 만든 스펙… 너무 화가 나” 옹호하는 86세대 “檢개혁 위해 이 정도 의혹은 넘길 수 있어 저항하는 검찰이 문제… 사과해서 괜찮아” 세대 넘어 계급 갈등으로 확산 진영 무관하게 불공정 부·학벌·권력 세습 “비정상적 학벌주의 등 시스템 개혁 필요”“검찰 개혁을 위해 ‘모두의 출발선이 같지 않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하찮은 일로 치부하고 일단 참으라는 메시지를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직장인 윤모(32)씨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이후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 윤씨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정부의 약속은 빛이 바랬다”고 잘라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를 둘러싼 ‘동양대 표창장 조작’이나 ‘의학논문 제1저자 등록’ 등 의혹이 지속되면서 2030세대와 50대 86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불평등을 고착화한 우리 사회의 계급 격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른바 ‘조국 대전’으로 인해 드러난 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를 받아들이는 세대 간, 계급 간 인식 차는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에 대한 분노는 조 후보자 딸과 비슷한 나이인 2030세대일수록 크다. 취업준비생 임모(29)씨는 “입시나 취업 등 모든 과정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왔는데 부모의 도움으로 스펙을 만든 조 후보자 딸의 의혹을 보며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는 블로그를 통해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너무 멀리 와 버린 거 같다”며 “(그러나) 어쩔 거냐?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했다.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 정도 의혹은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하는 진영 논리에 청년들은 더욱 반발하고 있다. 대학생인 김모(26)씨는 최근 50대인 부모님과 언쟁을 벌였다. 김씨의 부모님은 “이게 다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때문”이라면서 “가족이 한 일을 조 후보자가 모를 수 있는 것 아니냐. 사과도 했으니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유급을 하고도 장학금을 받는 등 조 후보자의 딸이 아니었다면 못 누릴 혜택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면서 “부모님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조 후보자 사퇴 촉구 서울대·고려대 촛불집회의 배후에 자유한국당이 있을 수 있다”면서 “조 후보자와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 왜 마스크로 가리고 집회에 나오느냐”며 최근 대학가의 촛불집회를 비판했다. 그러나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는 “86세대가 자신들이 주도한 민주화 운동의 정당화만을 내세운 채 청년 세대가 지향하는 가치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흙수저’ 청년들은 세대 갈등보다 더 근본적인 계급 갈등에 대해 묻고 있다. 기존의 진보·보수라는 정치 진영과 무관하게 부와 학벌이 세습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영화나 드라마에만 나오는 줄 알았던 ‘부모님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는 명제가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보수를 향해서만 ‘부를 대물림한다’고 비판해 왔지만, 결국 진보나 보수나 계급적으로는 똑같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청년들은 불공정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그 불공정한 부와 권력의 세습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 것에 더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후보자 개인에 대한 도덕성 문제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이 드러난 현실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청년들은 단순한 세대 갈등을 넘어 한국 사회에 내재한 불평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초심을 잃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이상 대변하지 못하는 기존 86세대 대신 새로운 진보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학벌주의 사회가 있다”면서 “이 논란을 시작으로 학벌주의 타파나 공교육 정상화 등 시스템 개혁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민주 “조국 임명해야” 靑에 전달… 보수야권은 해임안부터 거론

    민주 “조국 임명해야” 靑에 전달… 보수야권은 해임안부터 거론

    與 비공개 회의서 윤석열 사퇴도 언급 임은정·서지현 검사 ‘정치검찰’ 비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지 사흘째인 8일 보수 야권은 조 후보자의 임명 강행 시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장외집회 등으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105분간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끝에 조 후보자의 임명이 필요하다는 당 입장을 정리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외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으며, 검찰 내부에서도 소위 ‘정치 검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기억난다”며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법무행정의 대상이 돼야 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청와대가 조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민란 수준의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이고 한국당은 그 저항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가) 그래도 임명을 강행한다면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재인을 향한 분노로 바뀌고 10월 3일 광화문 대집회에는 100만 인파가 모일 것”이라며 “나도 태극기를 들고 나간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조 후보자는 스스로 뛰어내릴 수도 없는 모양새”라며 “바른미래당은 별도로 국정조사를 추진해 진실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를 임명하자는 의견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 방식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였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당의 입장을 어느 정도 모았고 이것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며 “기본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었다”며 “특히 피의사실을 유포해 여론몰이식으로 수사하는 행태에 대해 강력한 경고와 함께 우려를 표했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악의적인 피의 사실 공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정치 개입이 참 노골적”이라며 “이제라도 검찰 개혁이 제대로 돼 ‘검찰의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분갈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 검사도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검찰”이란 글을 올린 뒤 “제가 아는 건 극히 이례적 수사라는 것, 검찰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려 해선 안 된다는 것 그뿐”이라고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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