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항성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강경화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기초생활수급자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메신저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 합참의장
    2025-12-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0
  • 저항의 상징 ‘히드라’ 역사 재조명

    헤라클레스와 히드라. 불패의 영웅과 머리가 수도 없이 달린 물뱀 괴물. 그리스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히드라를 죽이고 불멸을 획득했지만,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한 히드라는 처참한 패배자로 잊혀졌다. 세계 역사는 헤라클레스의 역사였다. 헤라클레스는 권력을 상징했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중앙집중화된 국가의 통합자, 로마인들에겐 제국적 야망의 실현자였다. 서구 권력자들은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화폐와 옥쇄, 각종 조각, 궁전에 새겨 넣었고, 자신들을 헤라클레스의 재현이라고 선전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프랜시스 베이컨도 진보의 상징으로 헤라클레스를 인용했다. 승리자 헤라클레스는 언제나 역사의 주인공이다. ‘히드라’(피터 라인보·마커스 레디커 지음, 정남영·손지태 옮김, 갈무리 펴냄)가 역사를 바라 보는 관점은 정반대다. 저자들은 ‘밑으로부터의 역사서술’을 지향한다. 패배자로 낙인찍혀 역사의 비가시권으로 사라진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대영제국의 일상을 지탱한 장작 패고 물 긷는 사람들, 억압을 견디다 못해 반란을 일으킨 흑인 하녀와 노예들, 미국 독립운동의 주역이면서도 역사 뒤편으로 밀려난 잡색부대(다민족 노동자집단), 혁명적인 해적 선장, 아프리카·아일랜드·자메이카·니카라과 등지에서 발생한 반역들…. 책은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머리이자 아이콘으로 군림해온 헤라클레스에 맞서 싸운,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손발 히드라들의 역사를 복원한다. 신화 속 괴물 히드라는 현실에서 무질서와 위협을 상징했다. 세계적 규모의 제국건설을 위해 히드라들을 활용하면서도 그들 안에 내재된 폭발적 저항성을 두려워한 헤라클레스 추종자들은 히드라에게 파괴의 이미지를 덧입혔다. 하나의 목이 잘리면 그 자리에 두 개의 목이 새로 자라나는 히드라처럼, 거듭 실패하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다중(多衆)’의 생명력을 저자들은 강조한다. 방대한 자료를 통해 저자들이 재구성하고자 한 것은 다민족계층의 잊힌 역사, 그중에서도 헤라클레스가 거세한 히드라의 진면목인 다수성과 운동성, 자유와 평등을 향한 강렬한 저항정신이다.3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유전자변형농산물 홍수(上)] DNA 조작…교배 개량과는 달라

    ▶GMO와 품종개량은 어떻게 다른가. -GMO와 품종개량은 서로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조합시켜 유용한 성질을 가진 품종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차이점은 품종개량이 두 생물체의 유전자들을 교배나 육종에 의하여 무작위적으로 조합하고 여기에서 생긴 수많은 유전자재조합 중 우연히 좋은 유전자재조합이 나타날 것을 기대하는 것인 반면 GMO는 원하는 특정 유전자만을 선택하여 작물에 인위적으로 이식하는 기술이다. ▶LMO와 GMO의 차이는. -통상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LMO는 살아있음(Living)을 강조하는 용어로 그 자체 생물이 생식, 번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GMO는 생식이나 번식이 가능하지 않은 것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용어로 정의할 수 있다. ▶GM작물로는 어떤 것이 있나. -GM작물은 제초제 내성, 해충 저항성, 바이러스 저항성, 인체 유익한 성분(비타민, 불포화지방산, 철분 등) 등을 가진 작물로 국내에서는 콩, 옥수수, 면화, 유채, 사탕무, 알팔파, 감자 등 58종이 수입 허가된 상태다. ▶GM작물 안전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식약청 내에 각계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유전자재조합식품 안전성 평가자료심사위원회에서 평가한다. 위원회는 알레르기 유발성과 독성, 영양성 등에 대해 심의한다. 위원들은 식물학과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영양학, 의학, 농학, 독성학 등을 전공한 각계 연구진과 공무원, 과학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GMO 표시를 위반하면 처벌은. -GM표시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시했을 경우 품목제조정지 처분을 받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지난해 5월 동두천시에서 GM성분이 든 만두를 판매한 업체가 GM미표시로 적발된 게 유일하다. ▶GMO의 부작용이나 안전성 논란 사례는 있었나. -GMO의 인체에 대한 부작용 사례는 아직 보고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프랑스 캉 대학의 생쥐 실험에서 몬산토사에서 개발한 GM옥수수가 간과 신장에 유독성 증세를 일으켰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 老子 제대로 알고 제대로 만나기

    老子 제대로 알고 제대로 만나기

    “김용옥의 ‘노자’는 엉터리 번역과 철부지 같은 엉뚱한 사설을 늘어 놓고 있어 한 군데도 취할 곳이 없다.” 동양철학자 묵점(墨店) 기세춘(73)이 도올 김용옥(세명대 석좌교수)을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최근 출간한 ‘노자 강의’(바이북스 펴냄)에서 김용옥의 ‘노자’ 번역을 “패러디나 소설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가 하면,“엄중한 역사적·학문적 자료인 ‘노자’를 비역사적이고 비학문적인 처세훈으로 둔갑시켰다.”고 일갈한다. 김용옥만이 아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의 ‘노자’ 번역도 그의 서슬 퍼런 비판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한다. ●저항성 지워져 무덤에 갇힌 ‘노자’ 묵점은 ‘재야’로 불린다.1960년 4·19혁명에 가담했고,63년 동학혁명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다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했다.90년대초까지 당국의 감시를 받던 그는 ‘세월이 하도 갑갑해’ 동양 고전 번역에 손을 댔다. 국내 최초로 묵자를 완역·해설한 ‘천하에 남이란 없다-묵자’(1992)를 냈고,‘통혁당 동기’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와 ‘중국역대 시가전집’(1994)을 공역 출간했다. 고 문익환 목사와는 ‘예수와 묵자’(1994)를 같이 썼다. 이번에 나온 ‘노자’도 90년대 초에 이미 번역을 끝냈지만 책을 내주겠다는 출판사가 없어 오랜 세월 묻혀 있었다. 그가 기존의 번역본들을 총체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묵점은 “현재 국내 노자 번역서들은 통째로 잘못됐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오역의 근본 원인은 국내 노자 번역서 대부분이 중국 위나라 왕필(226∼249)의 주석을 따랐다는 데 있다. 그는 “도교 세력이 주축이 된 ‘황건의 난’으로 한나라가 무너지고 조조가 위나라를 세우자 지배세력은 이념통일이란 정치적 필요에서 도가와 유가를 결합시키고자 했다.”면서 “왕필은 민중해방을 말한 노자를 회칠한 무덤에 가둬 지배이념의 교과서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한다. 기세춘 노자 번역 작업의 초점은 ‘왕필의 노자’로부터 ‘본래의 노자’를 구출하는 데 맞춰진다. 그가 국내의 대표적 노자 번역본을 한 문장 한 문장 뒤져가며 집요하게 오역을 찾아내는 까닭이다.‘노자’ 53장엔 ‘조심제(朝甚除) 전심무(田甚蕪) 창심허(倉甚虛)’라는 구절이 있다. 묵점은 이 중 ‘조심제’를 ‘조정은 민중을 심히 닦달하니 농토는 황폐하고 창고는 비었다.’고 풀었다. 조정이 민중을 핍박하므로 민중의 생활이 궁핍해졌다는 뜻이다. 반면 왕필은 ‘조정이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데 밭이 거칠고 곳간이 비었다.’고 옮겨 문장의 앞뒤 의미가 전혀 통하지 않는 번역이 탄생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왕필이 글자의 뜻을 노골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뜻을 부여함으로써 당시의 처참한 현실을 지워 버렸다.”는 얘기다. ●‘왕필의 노자´로부터 ‘본래의 노자´ 구출 묵점은 국내 학자들의 번역을 일일이 자신의 것과 대조해 놓았다. 중국철학을 ‘생성철학’으로 파악해 체계화한 고 우암 김경탁(1906∼1970) 선생은 ‘조심제’를 “궁궐은 심히 청결하지만”으로 옮겼고,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과 교수는 “조정은 화려하나”로, 김용옥 교수는 “조정의 뜨락이 심히 깨끗할 때”로 번역했다. 묵점은 “노자가 사용한 동시대 한자로 노자를 풀지 않는 한 해석의 오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묵점의 도올 비판은 가열차다. 그는 “김용옥은 노자의 문명비판 사상인 ‘무위자연론’을 정치적 성격을 지워 내고 ‘모든 것을 감내하라.’는 허무주의로 바꿔 버렸다.”고 비판했다. 묵점은 “학문적 동업자들끼리 밥 벌어 먹겠다고 끼리끼리 묵인해 주는 것은 죄악”이라며 학계의 치열하지 못한 논쟁 풍토를 아쉬워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5월 국내 수입되는 GMO 농산물 논란

    5월 국내 수입되는 GMO 농산물 논란

    “세계 정복을 꿈꿀 수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5년 전만 해도 이 질문에 대해 인터넷 기업의 정점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를 꼽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명공학 기업을 먼저 거론하는 이가 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이 바로 생명공학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견이 농담으로 치부되지 않는 이유는 생명공학 기업들의 영역이 날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새로운 종 창출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최근 들어 모든 식물을 죽일 수 있는 수준의 제초제를 개발해냈다. 이어 이 제초제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콩과 옥수수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만일 이 제초제가 대량으로 유포되면 세계는 오로지 이 기업들이 파는 식물 씨앗을 재배해 목숨을 연명할 수밖에 없다.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유전자조작작물(GMO)은 국내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철저히 외면 받아 왔다.GMO 가공품 원료의 3% 이내에서만 사용이 허가돼 왔으며, 분유와 두부 등 특정 제품에 섞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되곤 했다. 그러나 국내 식품업체들이 5월부터 GMO 옥수수를 본격적으로 수입하겠다고 나서면서 GMO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GMO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특정 작물의 유용한 유전자를 다른 작물에 삽입, 재조합한 것을 일컫는다. 최초로 상업화된 GMO는 1994년 칼젠사가 개발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당시 GMO는 생산량을 늘리고, 농사를 편하게 지으며,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개발됐다. 대부분 제초제내성, 해충저항성, 바이러스저항성 등의 형질을 가졌다. 지난 2007년 말 현재 23개국,1억 1430만㏊에서 GMO가 재배되고 있다. GMO는 보통 4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식물을 대상으로 해충저항성이나 특정 영양소 등 유용한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탐색해 DNA를 추출한다. 이어 원하는 성질의 단일 유전자만 분리하고, 이 유전자가 다른 생물체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DNA를 재조합한다.3단계에서는 목표로 하는 작물에 재조합된 유전자를 이식해 형질을 전환시킨다. 식물에 자신의 유전자를 삽입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는 아그로박테리아를 이용하거나, 전기충격으로 유전자를 융합시키는 방법 등이 쓰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유전자가 삽입된 세포를 조직 배양해 식물체로 재분화시키면 새로운 GMO가 등장하게 된다. 2000년대 들어 GMO는 단순히 식물의 생장을 조절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종을 창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비타민, 불포화지방산, 철분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첨가한 작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쌀에 부족한 비타민A를 첨가한 ‘황금쌀’은 아시아 시장에 새로운 ‘쌀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3세대에서는 먹는 백신 등의 의약품 개발이나 대체에너지 생산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GMO 콩 땅콩 알레르기 유발 확인 GMO는 개발도상국 빈농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고 식량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해성과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GMO가 인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1996년에는 브라질 너트의 유전자를 콩에 접목시킨 GMO 콩이 땅콩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GMO 콩 개발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GMO를 섭취하는 주체가 사람인 만큼 유전적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십년 이상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생명공학기업들은 ‘실질적 동등성’이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실질적 동등성은 일반식품과 생명공학식품간에 서로 다른 점(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실질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기준이다.170개 회원국을 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안전성 평가의 기본 개념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는 이 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GMO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MO 수입이 확대되더라도 철저한 성분표시제를 도입해 중간 가공 단계에 GMO가 첨가된 제품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월드 사이언스] 2세대 GMO콩 등장

    세계 최대의 유전자조작 작물업체 몬산토(Monsanto)의 2세대 제초제 저항성 대두인 ‘라운드업레디2일드’가 일본, 필리핀, 타이완에서 최종 규제 승인을 획득했다. 라운드업레디2일드 대두는 몬산토가 추진하고 있는 2세대 유전자조작작물(GMO) 프로젝트의 대표 제품으로 현재까지 출시된 제초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수확량을 쉽게 높일 수 있다. 몬산토측은 4년 간의 현장 비교 실험 결과 라운드업레디2일드 대두의 수확량이 1세대 라운드업레디 대두보다 7∼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몬산토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로버트 프렐리 부사장은 “라운드업레디2일드 대두는 대두 수확량 증가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대두를 개발할 수 있는 기본형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과 바이오연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인드업데이2일드 대두는 이미 지난해 7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이며 유럽식품안전청과 중국에서는 검토가 진행 중이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LMO 제품 ‘꼼짝마’

    2001년 제정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이하 LMO법)’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환경 위해성 평가는 물론 LMO 제품의 수출입 절차와 표시, 취급관리 기준 등이 더 엄격해진다. LMO는 생명공학기술에 의해 새롭게 조합된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동물·식물·미생물을 통칭하며, 스스로 생식·번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번식이 가능하지 않은 것도 포함하는 유전자변형식품(GMO)과 대비된다. LMO 기술을 이용하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재배열하고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뭄에 강한 콩’이나 ‘특정 영양소가 높은 쌀’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초제 저항성 잔디 등 연구개발사례는 있으나, 실용화 단계를 거쳐 제품화가 이뤄진 경우는 없다. 콩·옥수수 등 식품으로 이용되는 LMO의 경우 지금까지는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식품 안전성 심사를 완료하면 수입이 가능했다.그러나 LMO법이 시행되면 식품 안전성뿐만 아니라 환경 위해성 심사까지 완료하고, 식약청장의 승인을 얻어야만 국내에 수입할 수 있다. 특히 식약청이 농림부, 환경부 또는 해양수산부와 수입승인 이전에 환경 위해성 심사를 협의하도록 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했다. 과학기술부는 LMO법에 따라 유전자변형생물체 연구시설의 설치·운영에 대한 신고 및 허가, 수입 신고, 유전자변형생물체와 관련된 안전관리계획과 세부 시행계획의 수립 등을 관장하게 된다.LMO를 개발하거나 이를 이용하는 실험을 실시하는 연구시설은 안전관리등급에 따라 행정기관의 장에게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만 실험과 개발을 할 수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신고나 허가를 받지 않고 LMO 연구시설을 설치·운영하거나 시험·연구용 LMO를 수입할 경우에는 징역·벌금·과태료 등 벌칙이 부과되고, 특히 법인이나 대표자에게도 벌금이 부과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흑색가시세포증 앓는 9~13세 아동

    흑색가시세포증 앓는 9~13세 아동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목에 어느 날 거뭇거뭇한 반점이 생겼다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이 반점은 아이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의 몸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라고 불리는 검은 반점을 목격했을 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이미 상당기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으로 비만아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흑색가시세포증은 피부가 거칠고 두꺼워져 불규칙한 주름이 생기고 갈색으로 피부색이 변하는 증상이다. 목과 겨드랑이, 무릎, 팔꿈치, 사타구니 등 피부의 굴곡면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살이 접혀서 생긴 증상으로 여겨 가볍게 넘기기 쉽다. ●비만아동에게 많아 그러나 이 검은 반점은 비만할수록,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특히 성인형 당뇨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이는 증상이 제2형 당뇨병(공복시 혈당 126㎎/㎗ 이상, 식후혈당 200㎎/㎗ 이상)의 특징인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증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 정도가 전체 아동의 상위 85%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비만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소아 성인병 위험이 극히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성인병 4개 이상이면 93% 발견 실제로 최근 대한소아과학회 유재호 전문위원(동아대의료원 소아청소년과)이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1개 이상 가진 9∼13세 소아·청소년 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4%(32명)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발견됐다. 특히 비만 합병증이 많을수록 발병률은 더 높아, 합병증이 4∼6개인 소아·청소년에서는 93%,2∼3개는 58.2%,1개는 47%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흑색가시세포증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비만도(표준체중을 100%로 볼 때 초과하는 비율)가 42.4%로 비만의 정도가 심했지만 흑색가시세포증이 없는 소아·청소년은 34.3%로 비만도가 비교적 낮았다. 일반적으로 비만도가 20%를 넘어서면 비만으로 진단된다. 유 위원은 “흑색가시세포증이 성인형 당뇨병과 같은 비만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아동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질환 치료 아닌 합병증 치료해야 흑색가시세포증은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이나 레이저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비만과 당뇨 등의 합병증을 치료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대사질환 전문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원인을 먼저 밝혀낸 뒤에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고지방,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 하며 걷기, 줄넘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다만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을 위한 필수 영양소의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더 늘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서서히 줄이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비만도가 정상이 되어도 합병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흑색가시세포증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치료도 필요하다. 비만 합병증이 있다면 반드시 관련 전문의와 상담해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운동보다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잘못된 영양습관에 길들여져 비만 아동이 많다.”며 “흑색가시세포증이 나타났다면 이미 합병증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반드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는 당뇨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2%가 15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백혈병치료제 ‘타시그나’ 공급허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 ‘타시그나’의 국내 공급이 허가됐다. 한국노바티스는 글리벡에 저항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및 가속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가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노바티스에 따르면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3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타시그나는 만성기 환자의 71%에서, 가속기 환자의 44%에서 백혈구 수를 정상화시켰으며 만성기 환자의 42%, 가속기 환자의 31%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식인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감소하거나 제거됐다.
  • 포스코, 50㎏급 高장력 車강판 공급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자동차 외판재용 50㎏급 고장력(高張力) 강판을 생산, 자동차 외판재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포스코는 5일 “쌍용자동차에 액티언·액티언스포츠·카이런 모델의 도어(문) 외판용 소재로 50㎏급 고장력 도금강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동차의 안전성이 대폭 향상됐다. 차체는 한결 가벼워지고 제조원가가 낮아지는 등 경제성도 높아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름이 덜 먹어 이익이다. 50㎏급 고장력 강판이란 ㎡당 50㎏의 하중을 견디는 힘을 뜻한다. 종전에는 자동차 문에 35∼40㎏급이 사용됐고, 문짝 빈 공간에 보강재가 들어갔다. 하지만 50㎏급 강판을 사용하면 외부 충격에 따른 찌그러듦이나 찍힘현상이 대폭 줄어들어 따로 보강재 패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포스코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3년부터 50㎏급 자동차용 강판 제조 기술을 연구해왔다. 미국 포드사의 머스탱과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에 이 강판을 시험 적용한 일은 있었지만 양산에 이르지는 못했다. 포스코의 50㎏급 고장력강판은 여러 종류의 합금원소를 첨가한 복합조직형(Dual Phase)강으로 다른 고장력강에 비해 저항성 등이 크게 향상됐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월드 사이언스] 英 과학자문委 유인우주선 프로젝트

    [월드 사이언스] 英 과학자문委 유인우주선 프로젝트

    금주부터 ‘월드사이언스’가 신설됩니다. 월드사이언스는 한주일 동안 세계 각국에서 보고된 과학 분야 최신 연구 동향과 전문 리포트를 요약해서 전하게 됩니다. ●영국도 우주인 양성 나설까 오는 10월 새 우주정책 발표를 앞두고 영국 과학자문위원회가 유인우주비행선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1960년대 미국 아폴로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과학분야의 박사과정 학생들 숫자가 급증했듯이 유인우주비행선 프로젝트는 젊은층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봄 영국과 프랑스, 인도, 중국 및 미국을 포함한 14개 국가가 국제협력을 합의한 국제탐사전략(한국은 참여 검토중)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5년간 5000만 파운드(약 940억원)에서 7500만 파운드(1408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두 명의 우주인을 2010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암세포 만드는 암줄기세포 발견 암줄기세포의 특정 개체들이 종양세포의 전이를 유도하고, 치료제에 대한 저항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듀크대학 제레미 리치 박사는 췌장암 연구를 통해 일부 종양들이 줄기세포와 유사한 암줄기세포(CSCs)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금까지 CSCs는 종양 형성을 유도하고 일반적인 항암제에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측됐지만, 가설로만 알려져 왔다. 리치 박사는 “췌장암을 통해 얻어진 연구지만 유방암, 결장암, 뇌종양, 전립선암 등에서도 동일한 메커니즘을 예상할 수 있다.”며 “종양세포의 전이를 유도하는 특정 세포집단을 밝혀낸 만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베트, 청정에너지 도입 나서 티베트가 태양에너지, 수력에너지, 생물에너지, 지열에너지 등 다양한 청정에너지 활용을 모색중이다. 티베트가 최근 중국 정부에 제출한 ‘목재에너지 대체발전 전략연구’에 따르면 티베트는 지금까지 목재와 분뇨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했다. 보고서는 “태양에너지만으로 매년 13t의 석탄을 절약할 수 있고, 지열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350곳의 발전량은 300만t의 석탄량과 맞먹는다.”면서 “풍력자원 역시 독일과 네덜란드를 앞서는 수준인 만큼 자체 활용에 그치지 않고, 중국 본토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의회, 연구기관 기술이전 활성화 미국 의회가 700여개 정부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산업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의회측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민간분야 및 주정부로의 기술이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는 기업이 정부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꺼리는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정부는 기술 이전을 관장하는 연방 연구기관(FLC)을 운영하고 있고, 기술혁신법과 종합무역 및 경쟁력법 제정, 중소기업기술이전프로그램(STTR) 등 다양한 기술이전 촉진 방안을 시행중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보고서는 해결책으로 국방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의 상업적 이용, 산업계로의 직접 지원, 시장수요를 감안한 연구개발 과제 선정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당뇨·고혈압등 동반하는 ‘대사증후군’

    대한의사협회 산하 국민의학 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윤방부)는 우리나라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서유럽 국가들을 넘어 미국 수준에 근접하는 등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를 권고하고 나섰다. 대사증후군이란 당뇨병, 지질 대사장애, 고혈압, 복부비만 등 여러 가지 대사성 질환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으로,199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심혈관계 위험인자들의 군집현상을 이렇게 명명했다. ●실태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2001년 20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미국의 국가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의 성인 기준치에 견줘 남자는 17.1%, 여자는 20.0%로,1999∼2002년 프랑스에서 40세 이상의 자국민 6만 2000명을 대상으로 파악한 대사증후군 유병률인 남자 11.8%, 여자 7.6%보다 훨씬 높았다. ●왜 문제인가 대사증후군이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경우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인슐린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형)의 발생률이 정상 대조군보다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증후군 치료의 1차적 목표는 심혈관 질환 및 제2형 당뇨병의 발생을 막는데 있다. 지향위는 이와 관련,“최근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배우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대사증후군을 가질 위험이 30% 가량 높았다.”며 “이는 생활습관 등 환경 요인에 의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반증이며, 따라서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다음과 같은 대사증후군 관리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체중조절 대사증후군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복부비만을 막는 체중조절. 임상 결과 체중을 5∼10% 감소시키면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인 내장지방은 약 3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저지방식과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 등 식이조절,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조절과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이같은 조치는 당뇨나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기 전에 실시해야 대동맥·관동맥·뇌저동맥·신동맥·말초동맥의 혈관벽이 비후해지거나 조직 변성으로 경화하는 이른바 ‘죽상경화’를 막을 수 있다. 체중감량의 목표는 체중의 7∼10%를 6∼12개월 동안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열량 섭취량을 1일 500∼1000㎉ 가량 줄여야한다. #운동요법 운동은 가장 효율적인 열량 소비 방법이다. 경증의 제2형 당뇨병이나 내당능장애(혈당은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 환자가 지속적으로 운동요법을 수행하면 내당능이 정상화되는 것은 물론 유전적인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된다. 또 체중 감량 뿐 아니라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회당 6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지속하는 게 효과적이다. #식이제한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섭취를 제한하고 저지방 유제품을 섭취하며, 나트륨과 설탕 섭취량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대신 과일, 채소, 곡류, 생선의 섭취량을 늘린다. 또 대사증후군의 이상지질 혈증을 악화시키는 탄수화물의 과량 섭취를 금하며,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고혈압 관리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는 140/90㎜Hg 미만이고, 당뇨 또는 만성 신장질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80㎜Hg 미만이다. 대사증후군 환자인 경우 명백한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혈압을 가능한 낮추는 것이 목표이며, 이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4) 터너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4) 터너증후군

    유전자 이상으로 여아에게만 나타나는 희귀한 질병이 있다. 터너증후군(Turner Syndrome)이다. 두개가 정상인 성염색체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이다. 이 질환을 가진 환자는 특이하게도 키가 작고, 사춘기가 되어도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차동현 교수는 “치료를 받아도 최종 신장이 평균 150㎝ 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이 정도만 되어도 조기치료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터너증후군은 유전성 질환으로, 두 개가 쌍을 이룬 여자의 X 성염색체 가운데 한 개가 없거나, 한 쪽에 결함이 있어 발생한다.“쌍을 이루는 두 개의 성염색체 중 하나에 약간의 결함만 있어도 신체는 정상과 다른 모습을 띠게 됩니다. 간혹 ‘X’나 ‘Y’가 태아에게 전달되지 못해 ‘XX’나 ‘XY’여야 할 곳에 하나의 ‘X’만 존재하게 되며, 따라서 총 염색체 수는 정상에서 1개가 모자란 45개가 되지요. 이런 경우를 ‘45X’라고 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성세포 감수분열 과정의 이상 정도로만 추정할 뿐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외국의 통계에 따르면 발생 빈도는 신생 여아 2500∼5000명당 1명 꼴이다.“그렇지만 실제 환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질환을 가진 태아의 80% 정도가 임신 중 자연유산되기 때문입니다. 자연유산된 태아의 염색체를 검사한 결과 전체의 10%가량이 이 질환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질환자가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저신장이다. 태어날 때는 평균 신장이 47㎝ 정도로 정상인의 50∼51㎝보다 약간 작다고 느끼는 정도이며, 이후 2∼3세까지는 정상인과 비숫한 성장 추세를 보이나 세살이 넘어가면서 확연히 성장속도가 더뎌진다.“흔히 ‘좀 늦되나보다.’라고 기다리다가 사춘기를 맞지만 유방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피하지방은 늘어 성인 환자 중에 비만자가 많은 것도 특징적인 현상이고요.” 난소가 없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은 사춘기가 지나도 유방이 생기지 않으며, 무월경과 불임증, 성기 발육부전이 심하다.“환자들의 신체적 특징도 두드러집니다. 출생시 손·발등이 포동포동하고, 가슴이 넓으며, 양쪽 유방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또 유난히 짧은 목 부위에 주름이 많은가 하면 턱이 작고, 입 천장은 좁고 높게 굴곡이 져있어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도 흔합니다. 팔꿈치가 몸통에서 떨어져 있으며,4·5번째 손가락이 짧은 것도 그렇고요.” 가장 정확한 진단은 혈액을 이용해 성염색체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것이다.“왜소증이나 성기능 발달장애 등 이상 징후가 있을 때 혈액을 채취해 성염색체의 수와 형태를 관찰하는데 결과가 애매할 때는 따로 피부조직을 떼어내 배양한 뒤 염색체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걸로 진단이 끝난 게 아니다. 진단 후에는 심장, 장기와 호르몬검사 등을 통해 초기평가를 한 뒤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게 된다. 따라서 흉부 X선 검사, 심전도와 심장 및 복부 초음파검사, 성장평가, 골 연령 측정, 빈혈·백혈구·소변·혈당검사는 물론 간·신장기능검사까지 거치는 게 일반적인 경로이다. 일반인들이 터너증후군임을 알 수 있는 특이점도 많다. 물론 모든 환자가 갖는 증상은 아니지만 일반인과는 확실히 다른 특징들이다. 우선, 터너증후군 환자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골절이 잦고 요로감염이 잘 생긴다. 또 심장의 대동맥이 좁거나 기질적인 고혈압을 갖고 있는가 하면 류머티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갑상선 기능이상도 흔하다. 감염질환인 중이염과 사시, 안검하수가 잘 생기는 것도 손꼽히는 특징이다. 치료는 크게 성장호르몬 투여와 에스트로겐 투여로 나뉜다.“터너증후군에서 성장장애가 초래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성장호르몬에 대한 저항성이 형성돼 성장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주사해 성장을 촉진시키는 치료가 효과적인데, 나이가 어릴수록 투여 효과가 좋습니다.” 환자의 키가 일정 수준이 되면 이때부터는 에스트로겐을 투여, 자궁 내막을 증식시키고 유방 발달을 유도한다. “에스트로겐은 12세 전후부터 투여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2∼3년에 걸쳐 점차 성인 용량에 이르게 합니다. 에스트로겐 투여량이 성인의 절반 정도가 될 시점에서 생식주기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추가하면 월경이 나타나는데, 이로써 환자는 비로소 성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최근에는 불임 치료가 발달해 꾸준한 여성호르몬 치료로 자궁이 발달된 환자의 경우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은 물론 출산도 가능하다. 단, 난자는 생성이 안 되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증여를 받아야 한다. “흔히 터너증후군 환자를 일반인과 구별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평균 지능이 일반인과 별로 다르지 않으며, 언어영역에서는 평균 이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단, 공간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수학이나 방향감, 기술적 능력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도 결코 정신지체 수준은 아닙니다. 따라서 환아가 정상아동과 같은 학습능력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고요.” 차 교수는 환자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외모가 주변인과 다소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잃거나 열등감에 빠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주변의 배려가 절실합니다. 환자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지요.” 그는 이어 환아가 정상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이를 위해서는 유전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폭을 넓힐 필요가 있으며, 보호자들도 의지만 가지면 환아가 얼마든지 성숙한 생활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 주기를 바랍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3) 아토피 피부염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23) 아토피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이제 국민병이다. 국내 유아 4명 중 1명은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전국 초등학생의 60%, 서울지역 아동의 40%가 아토피 피부염을 가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아토피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동건(사진·김동건피부과 원장)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더 이상 아토피가 일부 유·소아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질환이 아니며, 누구라도 이 만성 난치질환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이 심한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얼굴 등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다른 곳에도 습진성 병변이 나타난다.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과 함께 알레르기 질환에 속하는 아토피 피부염이 환경성 질환으로 규정된 것도 근래의 일이다. 서울과 인천, 부산 등 대도시 및 공업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그 근거가 됐다. 원인으로는 환경 요인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서울YMCA가 지난해 서울지역 유아 교육기관 28곳의 6세 미만 아동 8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7%인 361명이 아토피 증상을 가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처럼 대도시의 유병률이 높은 것은 아토피가 환경 질환이라는 증거지요. 특히 유전성이 강해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인 경우 2세에게서 같은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25%, 부모가 모두 이 질환을 가졌다면 50%를 넘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유아기 때는 얼굴 등 전신에 발진과 피부건조증, 염증 등을 유발하는 이른바 ‘태열’이 나타나며, 소아기에 이르면 피부가 헐어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댄다. 말이 가려움증이지 아토피가 유발하는 가려움증은 ‘자살’을 초래할 만큼 심각하다. 자기 의견 표명에 미숙한 많은 소아 환자들이 이 참기 힘든 가려움증과 싸우느라 불면증을 겪는가 하면 신경과민증을 보이기도 한다.“이 때문에 아토피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정서불안과 상시적인 긴장감을 갖고 있으며,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통계를 보면 아토피 아이들은 정상 아동에 비해 정신적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또 있다. 가렵다고 긁으면 피부에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돼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피부에 난 상처가 2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는 소아기가 지나면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피부가 매우 건조하고, 쉽게 자극을 받아 습진 등 직업성 피부질환이 생기며, 피부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도 잘 일으킵니다. 눈 주위 염증이나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하고요.” 성인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이다. 흔히 성인 아토피는 소아 아토피에서 발전한 경우라고 여기기 쉬우나 생활환경의 악화와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성인이 된 후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성인 아토피 환자들은 소아와 마찬가지로 가려움증뿐 아니라, 코끼리 가죽처럼 두꺼워진 피부, 색소침착과 잦은 염증 반응 등으로 사회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최근 한 대학생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을 못견뎌 자살한 것은 그 심각성을 보여준 사건이지요.” 아토피는 아직까지 원인과 정의가 확실하지 않다. 이 때문에 습진성 피부염인 아토피를 접촉성 피부염과 혼동하기도 한다. 증상이 유사해서다.“그래서 진단 과정에서 많은 요인을 참고합니다. 우선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확인한 뒤에 혈액검사와 피부검사를 거치는데, 혈액검사에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특이항체를 파악하고, 피부검사에서는 개인별로 문제가 되는 특정 항원을 찾아내게 되지요.” 대표적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제제는 백내장,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나 전문의가 사용을 관리하면 상당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신체에서 생성되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할 경우 증상과 피부 상태, 증상 부위와 연령 등에 따라 적절한 제제와 강도를 선택해야 하며,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옵니다. 또 증상이 호전됐다고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의의 관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밖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의 섭취나 접촉을 차단하는 회피요법, 장기간에 걸쳐 인체의 아토피 저항성을 길러주는 면역요법 등이 치료법으로 활용되기도 하나, 회피요법은 다양한 원인물질을 모두 찾아내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면역요법은 치료에 장기간이 소요돼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만은 않다. 김 박사는 이같은 치료법이 성과를 거두려면 일상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아토피는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즉, 외부의 각종 공해 물질들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 각질층의 수분을 10∼30%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보호막이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손상되면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건데, 특히 환자들은 피부 지질막의 주성분인 세라마이드가 크게 부족하므로 피부 보습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그는 “최근에 선보인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며, 또 ‘피지오겔’ 같은 보습제는 피부와 유사한 산도(pH5.5)에다 피부지질막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 가정에서도 아토피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김 박사는 “아토피는 특성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지만 소아 환자의 경우 가족의 관심과 지속적인 피부관리만 이뤄진다면 성인 아토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며 “그러나 수년간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한 순간에 다시 나빠지는 경우가 흔하므로 상태가 좋을 때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물질을 피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서울대병원은 8일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따른 ‘혁신형 세포치료 연구중심병원 사업단’ 개소식을 갖고 연구활동을 시작한다.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병원 중심으로 생명과학분야 연구를 주도하는 사업으로, 정부가 2011년까지 4년 동안 연간 4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원한다. ●서울아산병원 치매클리닉 김성윤(정신과)·이재홍(신경과) 교수는 15일 오후 2시 이 병원 6층 대강당에서 ‘치매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연다. 강좌에서는 치매에 대한 정확한 진단방법과 상실된 뇌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강의에 이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문의(02)3010-3053∼5.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전문가 과정이 새 학기부터 연세대 사회교육원에 개설된다.‘4840포럼(회장 연세대의대 김동구 교수)’이 주관해 개설되는 이 과정은 3월5일부터 6월18일까지 16주간 강의와 실습으로 진행되며, 수료생에게는 스트레스관리 심화과정 및 자격시험 등을 거쳐 우리나라 최초의 스트레스관리사 자격증을 교부할 예정이다. 접수 및 등록 기간은 오는 23일까지이다. 수강 희망자는 교학과(2123-3581∼3) 방문 또는 인터넷홈페이지(http:///www.extention.yonesi.ac.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6내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초기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연구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상은 18∼70세의 성인으로 당뇨병 및 내당능장애 위험군이거나 당뇨병 초기 환자 중 현재 약물치료없이 식사 또는 운동요법을 하는 사람으로, 모집 인원은 선착순 50명이다. 문의(02)958-9151. ●한국BMS제약의 성인 만성 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스프라이셀(Sprycelo)이 최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 보급된다. 경구용 다중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인 스프라이셀은 글리벡 등 이전 치료에 저항성 또는 불내약성(약제를 견뎌내지 못함)을 보인 성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의 급성 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도 적용된다.
  • 국민건강 통계 신뢰 논란

    국민건강 통계 신뢰 논란

    보건당국에서 내는 국민건강 관련 통계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수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보건복지통계연보 중 ‘국민건강영양조사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비만 인구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고혈압·당뇨병 등 관련 질환 유병률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20세 이상 비만 인구는 1998년 26.3%에서 2005년 31.8%로 5.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같은 기간 26.0%(4명 중 1명 꼴)에서 35.2%(3명 중 1명 꼴)로 급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혈압 질환자(30세 이상)는 남자의 경우 31.2%에서 30.2%로, 여자는 27.0%에서 25.6%로 감소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질환자(30세 이상)도 남자는 8.9%에서 7.5%로, 여자는 10.5%에서 8.8%로 하락했다. 당뇨병 질환자도 남자는 12.4%에서 9.0%로, 여자는 10.2%에서 7.2%로 각각 줄었다. 특히 당뇨병 사망자가 늘고 있는데 당뇨병 질환자는 줄어들었다는 발표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98년 21.1명에서 2005년 24.2명으로 늘었다. 강북삼성병원 박용우 교수는 “비만이 되면 복부에 축적되는 내장지방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 등 부작용이 나타나 혈압이 높아지고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며 이것이 심장병, 당뇨병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콜레스테롤·당뇨 등 질환자는 평균 수명 연장과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비만이 고혈압 등 질병으로 이어지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동안 비만 인구 증가의 영향은 앞으로 차차 나타날 것”이라면서 “표본오차 수준의 오류는 있겠지만 조사 방법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대 내과 김철호 교수는 “비만이라고 해서 꼭 고혈압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외국에 비해 가벼운 비만이 많기 때문에 관련 질병의 유병률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

    [이현세 만화경] 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

    ‘한국만화는 일본만화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은 해외에서 가장 많이 받아온 질문 중 하나이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 속에는 ‘형식이나 표현기법에서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와 다른 점을 나는 모르겠소.’라는, 다소 도전적인 빈정거림도 있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이 질문에 당혹스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 그 따위 것이 무슨 토론거리인가.’라는 생각이다. 칸 속에 말풍선으로 지문과 대사를 나누고 영화 콘티처럼 연출하는 지금의 스토리만화 형식이 유럽에서 시작되었건, 일본의 데스카 오사무의 업적이었건 그게 이제 와서 어쨌다는 것인가. 확실히 초기 한국 만화가들의 그림체나 표현기법은 일본 만화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내수시장만으로는 생계가 막연한 지금의 젊은 작가들은 의도적으로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일본 스타작가의 그림체를 이용한다. 그 나라의 대중문화 산업이 내수시장만으로 생존하려면 최소한 1억의 인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화는 문화고 문화산업은 문화산업이다. 문화는 굶주려도 생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가는 존재하지만, 문화산업은 돈이 되지 않으면 산업이 없어진다. 한국의 만화문화 산업은 그래서 글로벌 마켓이 아니면 굶어 죽는다. 한국의 만화산업이 굳이 한국적이라야 할 이유가 없다. 유일하게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만화가 대다수 판타지 멜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런 표피를 뚫고 들어가면 그것이 만화문화든 만화문화 산업이든, 한국만화가 일본만화와 뚜렷이 다른 것이 존재한다. 만화의 가장 보편적인 소재는 성장드라마이다. 성장드라마의 테마는 ‘우정·사랑·도전·승리’이다. 한국과 일본의 보편적인 만화 소재도 역시 성장드라마이다. 그런데 일본 성장드라마의 동기가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구도의 길이라면, 한국 성장드라마의 동기는 외적인 요인에 의한 저항성에 있다. 일본 사무라이가 자신의 도를 찾아 칼을 뽑는다면, 한국 무사는 외적의 침입이나 가족의 희생에 분노해서 복수의 칼을 뽑는다. 일본만화 주인공이 진정한 영웅의 길을 간다면, 한국만화 주인공은 결점이 있는 일그러진 영웅이다. 한 나라의 대중문화가 그 나라의 설화나 역사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생성된 것이라면, 서로 다른 이런 이야기구조는 어쩌면 국내전쟁을 오래 해온 일본의 역사와, 항상 외침에 대항해 살아온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일본의 초히트 상품인 ‘드래곤 볼’의 헤드 카피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되고 싶다.’이고, 주인공이 죽고 난 뒤에 위령제까지 지내준 ‘내일의 죠’의 주인공 죠는 ‘하얗게…재가 될 때까지 투혼을 불태우고 싶었다.’라고 독백한다. 유명한 대중소설 ‘미야모토 무사시’에서 주인공 다케조는 아수라의 본업을 달래고자 칼을 통해 구도의 길을 떠난다.‘잡고기는 물에서 헤엄을 잘 친다. 그러나 잡고기는 모른다, 도도히 흐르는 물의 깊이를….’ 이것이 다케조의 궁극적 구도의 자세다. 여기에 반해 한국만화 영웅들의 동기는 전혀 다르다. 이상무의 ‘독고탁’에서 주인공 독고탁은 언제나 외롭고 고통 받는 소년이지만 언제나 울지 않고 웃고 다닌다. 그래서 독고탁은 더욱 슬프다. 독고탁의 이미지는 일본사회의 차별대우와 귀화한 아버지·형에게 저항하는, 그러나 결코 울지 않는 소년이다. 이두호의 ‘임꺽정’의 주인공 역시 평범하게 백정으로 살 수도 있었지만 부패 관리들이 부모·형제를 모조리 학살하는 바람에 세상을 뒤엎겠다고 뛰쳐나와 칼을 드는, 일자무식의 준비되지 않은 영웅이다.‘공포의 외인구단’의 영웅들도 마찬가지다. 야구선수로서 사망선고를 받은 여섯명의 외인구단원들이 지옥훈련으로 끝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소한 앞으로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겠다.’라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일본만화 주인공은 나이고, 한국만화 주인공은 우리다. 한·일간에 만화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운명처럼 두 나라 작가들의 살아온 길이 다르다. 우선 일본 만화가들은 ‘상상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릴 수 있다.’라는, 표현에 관한 한 절대자유를 누렸다. 그 결과 그들은 유아용 만화에서 노인을 위한 포르노 만화까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독자층이 넓은 만화 제작을 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만화는 최근까지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법정에서 피 튀기게 싸웠다. 일본 만화가들의 작업이 장인의 길이었다면, 한국 만화가들의 작업은 저항과 굴욕의 그것이었다. 얼마전 서울문화사의 김문환 국장이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갑자기 죽었다. 우리는 둘 다 심장병을 앓았다.20년 전 점프 창간호에 ‘아마게돈’을 실으면서 나는 작가로, 김 국장은 패기에 찬 신입기자로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그 뒤로 오랫동안 우리는 일본만화와 대항해서 한국만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에 대해서 뜻을 함께 했다. 그 많은 스트레스와 함께 죽기 전날에도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다니…. 고인의 죽음은 우리 탓이며 지금 한국만화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디 이제는 만화가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 만화가
  •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먹은 만큼 운동하라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먹은 만큼 운동하라

    글 김철환 인제대학원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요즈음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 그리고 직장 동료들 중에 당뇨병을 진단받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당뇨병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암, 에이즈, 비만, 흡연과 함께 21세기 최대의 질병으로 손꼽힌다. 현재 당뇨병 환자(세계)는 1억 7,000만 명이며 한 해 320만 명이 당뇨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한국의 당뇨병 환자도 약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반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당뇨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주관적인 증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간 당뇨병에 의한 사망자가 94% 증가했는데 암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율이 18%인 것에 비하면 당뇨병의 증가가 얼마나 급격한지 알 수 있다. 당뇨병은 핏속의 포도당 농도가 과도하게 올라가서 미세혈관과 대혈관의 문제를 일으키는 병이다. 당뇨병이 일으킨 작은 혈관의 문제는 망막질환, 신장질환, 신경염을 일으키는데 결국은 시력 상실, 만성신부전, 신경기능 상실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당뇨병을 일으킨 대혈관의 문제는 관상동맥질환, 뇌중풍, 사지혈관장애를 일으키는데 결국 사망이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당뇨병은 이런 주요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이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핏속에 포도당을 처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없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인슐린이 충분하기는 한데 이 인슐린이 작용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당뇨병은 바로 후자가 원인이다. 인슐린의 저항성이 생기는 가장 흔한 것은 집안 내력의 유전적인 소인이고 그 다음으로 과식, 운동 부족, 비만,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이런 생활습관은 각종 암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 다른 성인병과도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이런 질병이 동시다발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병은 비만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므로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적절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며, 커피는 설탕, 프림을 넣지 않고 마시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드물다. 우리 몸에서 인슐린의 도움 없이 에너지를 쓰는 기관은 뇌와 운동할 때의 근육뿐이다. 특히 운동을 하면 인슐린의 수용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핏속의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카테콜라민이나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같은 스트레스에 대처해야 하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혈당을 상승시키고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유전적인 결함은 아직 인간의 능력으로 교정할 수 없는 문제지만 후천적인 원인인 잘못된 생활습관은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던가? 이 금언은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도 매우 적절하다. 먹었으면 그 만큼 일로, 운동으로 써야 한다. 아울러 평범하지만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이 당뇨병에 걸리지 않고 살 수 있는 비결이라는 점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발언대] 유전자변형 미국쌀 수입방지 대책 시급/안금상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함안·의령출장소 팀장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분리·결합해 의도한 특성을 지니도록 한 농산물, 즉 제초제 저항성이나 내병·내충성, 품질의 특성화 등을 갖도록 한 농산물을 유전자변형농산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이라고 한다. 최근 이런 유전자변형농산물의 재배가 상업화되고, 생산 및 유통이 확대되면서 GMO의 인체 및 한경 유해성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올바른 구매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되자 지난 2000년 4월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요령’을 농림부고시로 제정, 유전자변형농산물을 판매하는 자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을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했다. 이에 따라 콩·콩나물·옥수수은 2001년 3월1일부터, 감자는 2002년 3월부터 GMO 여부를 포장재 등에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관심이 가장 큰 쌀은 아직 GMO 표시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최근 독일 녹색당은 미국산 쌀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금지된 유전자조작 물질이 들어있는 미국산 쌀이 발견돼 매장에서 이를 긴급 철수하는 등 파문이 일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우리나라는 올해에 미국산 쌀 5504t을 밥상용 시판쌀로 수입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수입된 미국산 쌀에 유전자변형 쌀이 섞여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일반 쌀에 유전자변형 쌀이 섞이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런 조치가 확인된 이후에 수입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EU는 생명공학을 이용해 생산된 쌀의 판매 및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쌀도 유전자변형 표시대상품목으로 지정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구매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도 GMO 표시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위반 농산물을 발견할 경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극 신고할 것을 당부한다. 안금상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함안·의령출장소 팀장
  • 마른 비만도 건강 ‘적신호’

    외견상 뚱뚱하지 않지만 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소위 ‘마른 비만’도 대사증후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산 백병원 오상우 교수팀은 복부비만이 없어도 대사 기능에 문제가 있는 소위 ‘마른 비만’을 대사증후군에 포함해야 한다고 최근 제안했다. 이 제안을 담은 연구 논문은 국제 비만학회지 인터넷판에 게재됐다.연구팀은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7962명(남자 3597명, 여자 4365명)에게 대사증후군의 과거 진단기준과 세계 당뇨병연맹(IDF), 미국 심장협회(AHA)의 새로운 진단기준을 적용해 비교한 결과 과거 기준에 따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자 중 남자의 44.9%, 여자의 16.6%가 복부비만이 없어 대사증후군 진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마른 비만’ 환자들의 경우 혈압,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등의 평균 수치가 대사증후군 환자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뚜렷한 병은 없지만 콜레스테롤 대사, 혈당 조절 등 대사 기능에 문제가 생겨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미국은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NCEP)의 성인 치료지침을 통해 ▲복부비만(아시아 남녀의 허리둘레는 각각 90㎝,80㎝ 이상) ▲높은 혈압(수축기 130, 이완기 85㎜Hg 이상) ▲인슐린 저항성(공복혈당 100㎎/㎗ 이상) ▲고밀도 지단백 저하(남자(40㎎/㎗, 여자 50㎎/㎗ 이상) ▲중성지방 상승(150㎎/㎗ 이상) 등 5가지 기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오 교수는 “마른 비만 환자들은 음주, 흡연,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소를 많이 갖고 있었다.”면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체중, 허리둘레 등의 수치에만 관심을 갖기보다 생활습관을 폭넓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약재서 비만·당뇨 억제 물질 발견

    국내 연구진이 전통 한약재를 이용해 비만·당뇨 억제물질을 발견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와 생명공학연구원 오원근·이철호 박사팀은 7일 자생 약용식물에 함유돼 설사·감염 등 치료제로 사용되는 ‘베르베린’ 성분이 비만과 당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규명해 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호주 가번 연구소 데이비드 제임스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로 밝혀졌으며,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간하는 공식저널인 ‘당뇨병’(Diabetes)지에 ‘8월의 이슈’로 소개됐다. 연구팀은 ‘베르베린’ 성분을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킨 실험용 쥐에 투입했더니 체중이 줄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베르베린이 지방대사물을 합성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줄어들게 하는 반면, 지방을 태우는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은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김재범 교수는 “아직 동물실험 단계의 기초 연구성과인 만큼 앞으로 대규모 추가연구가 이뤄지면 비만 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