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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을 들었다놨다, 미셸의 소프트외교

    대륙을 들었다놨다, 미셸의 소프트외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26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일정을 끝으로 5박 6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무리했다. 미셸 여사는 이날 청두의 한 티베트 음식점에서 야크를 주메뉴로 점심 식사를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티베트 식사는 미셸 여사가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에 관심이 많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처럼 미셀 여사도 티베트에 대해 모종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란 분석이다. 미셸 여사는 중국에 머무는 동안 ‘보편 가치’를 전파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 전날 청두 제7중학교에서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극복 역사를 거론하며 중국에서는 금기시되는 저항권과 표현의 자유를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믿는다”면서 “설령 다른 모든 사람이 우리가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혹은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말할 권리가 있고 우리가 숭배하는 것을 믿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베이징대 강연에서는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정보 유통과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중국 언론들은 미셸 여사가 중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에 존중을 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방문으로 인한 양국 간 우호 증진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다. 미셸 여사가 청두에서 중국의 전통 무예인 태극권을 배우고,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거(火鍋)요리를 시식하는 모습과 판다의 번식기지를 방문한 내용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미셸 여사가 중국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미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을 한껏 제고시켰다며 호평을 쏟아 내고 있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미셸 여사가 남편을 만나거든 안부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해설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 해설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법리상 여러 쟁점을 담고 있다. 우선 대법원과 헌재 중 어느 기관에 그 위헌심판권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헌법 제107조 제2항을 피상적으로만 보면 대법원의 주장처럼 긴급조치는 분명히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도 아니고 사후에 국회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대법원에 위헌심사권이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신시대의 긴급조치나 현행 헌법상의 긴급재정·경제명령 또는 긴급명령은 비록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은 아니지만 효력이 법률과 동일하기 때문에 제정 주체보다 ‘효력’을 기준으로 위헌 심사 기관을 정해야 한다. 법률에 의한 기본권 침해는 법률의 효력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서다. 따라서 대법원의 주장과 달리 헌재가 위헌심사권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다음으로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 기준이 유신헌법인지, 현행 헌법인지가 문제다. 대법원은 주로 유신헌법과 그 당시의 정치 상황을 심사 기준으로 삼아 긴급조치가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어서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났을 뿐 아니라 헌법이 정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긴급조치를 발동해 법치주의 원리를 어기고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이라고 짧게 언급하고 있다. 반면 헌재는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심사의 기준은 유신헌법이 아니라 현행 헌법이라고 판단한다. 유신헌법에 따라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유신헌법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기본권을 강화하려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담아 제정한 현행 헌법의 역사성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저서에서 이미 1980년부터 헌법의 특질로 설명한 헌법의 역사성을 판례에 반영한 것이다. 헌재처럼 현행 헌법을 심사 기준으로 삼는 경우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하는 데 논증상 어려움은 없다. 현행 헌법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 심사를 금지하는 유신헌법 규정부터 당연히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중요하고 광범위한 국민의 기본권을 본질적 내용까지 제한하는 긴급조치가 위헌임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대법원처럼 유신헌법만을 심사 기준으로 삼는 입장이나, 헌재처럼 현행 헌법만을 심사 기준으로 판단하는 입장은 둘 다 아쉬움을 남긴다. 대법원의 경우 긴급조치의 사법 심사를 금지하는 유신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위헌성을 심사하기 위해선 유신헌법의 정당성과 국가긴급권의 본질에 대한 설명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부분의 언급이 미흡하다. 또 헌재는 현행 헌법에 따른 심사의 근거로 ‘헌법의 역사성’을 들고 있는데 기왕에 헌법의 역사성을 심사 기준의 논거로 삼을 바에야 유신헌법이 갖는 역사성도 함께 살폈어야 한다. 현행 헌법이 유신헌법에 대한 반성과 인권 및 법치주의 발전의 필연적 산물로서 역사성을 갖는다면 유신헌법은 집권자의 권력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식적 헌법으로서의 역사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런 장식적 헌법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유신헌법과 그에 따른 긴급조치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심사 기준으로 삼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헌재가 유신헌법에 따른 심사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논증의 완결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다. 유신헌법에 따른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 심사에서는 유신헌법과 현행 헌법을 함께 심사 기준으로 삼아 판단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헌법의 역사성은 정치 공동체의 과거, 현재, 미래의 동질성을 보장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도 긴급조치가 발령된 당시의 헌법적인 규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현행 헌법만을 기준으로 그 당시의 긴급조치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연속적인 역사성을 단절시키는 것이어서 어색한 느낌이 든다. 유신헌법이 갖는 역사성에 비춰 보더라도 당시의 긴급조치에 관한 헌법 규정은 국가긴급권의 본질을 어긴 초헌법적인 국가 권력을 창설한 것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국가긴급권은 헌법 보호의 비상 수단에 불과한데도 긴급조치를 대통령의 ‘비상대권’(非常大權)으로 규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긴급조치에 대한 사법 심사의 금지가 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국가긴급권을 비상대권이라고 인식하는 고전적인 헌법 이론에 따르더라도 국가긴급권이 통치권자가 갖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면 국민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저항권을 가져야 한다. 국가긴급권과 저항권은 상호 보완적인 견제 장치다. 그런데 보완적인 견제장치는 고사하고 사법 심사조차 배제하는 내용의 국가긴급권은 처음부터 국가긴급권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국가긴급권의 본질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이제는 거의 사라진 논리 형식이지만 ‘헌법에 위반되는 헌법 규범’이라는 명제가 그래서 한때 성립했다. ■허영 교수는 ▲1936년 충남 부여 ▲경희대 법학과 ▲독일 뮌헨대 법학 박사 ▲뮌헨대 교수 ▲한국공법학회 회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연구소 이사장 ▲헌법재판연구원 원장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용어 클릭] ■비상대권(非常大權) 국가비상사태 때 국가원수가 평시의 법치주의에 의하지 않고 특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
  • YS·DJ 정권의 ‘언론관과 功過’ 현장 리포트

    “방송 매체들은 대통령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소통 도구로서, 참된 민주주의로 전진하느냐 아니면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정권 재창출의 선전홍보 도구로 동원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언론은 제자리로 돌아와 새로 탄생하는 권력집단이 독선을 자행하지 않도록 감시, 비판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공공서비스의 고삐를 새삼 가다듬어야 하겠다.” ‘양김시대 한국언론’(시간의 물레)은 30여년 동안 언론 현장을 지켜보고, 지켜온 원로 언론학자 유일상(건국대 교수)의 현장 리포트이자 언론 비평서다. 책 제목처럼 민주화 운동이 전개된 1990년대 초 김영삼의 ‘문민 정부’ 출범 전후로부터 2002년 말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때까지가 시대적인 배경이다. 그 10여년 동안 언론에 대한 조언과 충고, 격려와 질타를 가리지 않고 쓴 글들에다 소논문 성격의 글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었다. 1부는 ‘양김 각축시대’, ‘문민정부시대’, ‘국민의 정부시대’ 등 시기별로 시사 칼럼과 단평을 정리했다. ‘KBS인들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김현철씨 한겨레 제소의 언론 법제적 논의’, ‘언론개혁과 서울신문의 거듭남’ 등은 우리 언론인들이 무엇을 위해 고민하고 분투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한국 언론사의 한 장을 이룬다. 당시 사례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평가는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MBC, 국민일보 등의 파업사태를 어떻게 보고, 풀어내야 할지에 대한 통찰력과 준거의 틀을 준다. 1990년대를 시작하던 당시 언론상황이 결코 어제 일만은 아님을 저자는 보여준다. 경비원의 경호 속에 사장실에 들어가야 했고, 간부사원들만을 모아 취임식을 치렀던 1990년 당시 한 KBS 사장의 이야기는 지금도 한국의 방송사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일임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2부에선 ‘김영삼정부의 언론정책의 초기주문’, ‘광고윤리와 사회적 책임’ 등 본격적인 언론 평론을 실었다. 당시 대통령과 정권의 언론정책과 언론관, 언론 쟁점들이 드러난다. “법률이 정의를 위해 복무하지 않으면 불법이 되어 정당한 저항권을 낳고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독일 법철학자 구스타프 라트부르흐의 말을 인용한 당시 언론상황에 대한 저자의 일갈과 비평들은 ‘법의 이름’으로 벌어져온 황당함과 부조리에 맞서느라 쉽지 않던 세월을 견뎌야 했던 한 언론학자의 외침이기도 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올 12월이 보수와 진보가 겨루는 대선이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옛날 그맘때를 살았던 선배와 언론의 공과를 재점검하고 역사적 기억을 되새기는 가운데 현명한 선택을 위한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만 6000원.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부러진 화살은 바꿔치기 된 것 영화와 실제 사건 100% 일치”

    “부러진 화살은 바꿔치기 된 것 영화와 실제 사건 100% 일치”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모델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부러진 화살은 바꿔치기된 것”이며 “영화와 실제 사건은 맥락상 100%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1일 오후 7시 방송되는 케이블방송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석궁 테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김 전 교수는 최근 녹화에서 “석궁을 들고 (판사를) 찾아간 것은 국민 저항권 차원의 정당방위”라며 “국민저항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다했음에도 더 이상의 합법적인 수단이 없을 때 동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사실상 난 피해자다. 법만 믿고 법원에 찾아갔다가 재판 테러를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부러진 화살은 사라진 게 아니라 바꿔치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궁을 쏘거나 판사를 해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두 가지 목적으로 찾아갔다. 하나는 판사들에게 계속해 재판 테러를 하면 당신들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 두 번째는 불법적인 법률해석 변경으로 20여년 동안 400여명의 교수가 해직된 사실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후회는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교수는 “영화와 실제 사건은 맥락상 100% 일치한다. 다만 영화에서는 내가 깐깐하고 고지식한 교수로 묘사되지만 현실의 나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이고 포용력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김 전 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은 31일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시론] 北 3대세습에 정부 대응전략 마련을/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北 3대세습에 정부 대응전략 마련을/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이 시작됐다. 작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 지 1년9개월여 만에 이루어지는 권력승계 구도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의’는 김정일 위원장을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화한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의 최대 규모로,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대한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러나 중세와 같은 전제군주제 국가가 아닌 이상 3대에 걸친 북한의 권력세습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혈맹이라는 중국조차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서 마지못해 용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러시아와 중국마저 국가발전을 위해 시대에 맞는 체제로 변신했고, 개혁을 위한 개방도 전임지도자들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통해 기꺼이 수용했음을 상기해 볼 때 동족으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급격한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1세기 문명시대에 3대 세습체제라는 왕조적 전제정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한민족의 비극이다. 더구나 북한을 최빈국이자 인권 유린국, 마약을 비롯한 슈퍼노트(위조 미화 달러)의 제조국 등 ‘글로벌 악동’으로 떠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정일 세습체제가 이미 정치적으로도 참담한 실패를 가져온 정치체제라는 점에서도 이러한 세습체제의 연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북한은 1980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로 경제난에 허덕이게 되었고, 1992년부터 아사자가 대량 발생하기 시작하여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부터는 식량배급까지 중단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까지 가는 등 지구상 유례 없는 폐쇄적인 세습체제로 입증된 바 있다. 특히 2012년 정치·사상·군사·경제에서 강성대국을 완성하겠다는 김정일 정권은 세습체제 유지라는 정치적인 목적과 극심한 경제적 빈곤의 탈출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핵무기를 보유했고, 이를 통해서만이 북한 세습체제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본말이 전도된 발상을 소유한 부도덕한 체제이다.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정권과 주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치가 바로 북한주민을 살리고 우리민족을 살리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하루속히 깨달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적 평등을 지향한 제도였다면, 이미 실패한 이데올로기로 판명된 사회주의는 구성원의 경제적 평등을 이루어 보려는 공상적인 이데올로기였다. 김일성 주체사상의 성(城)으로 둘러싸인 북한사회는 모두가 잘살 수 있다는 경제적 평등의 이데올로기적인 사회주의 명분에 편승, 세계에서도 유례 없는 세습족벌체제라는 기형적인 정치체제로 오늘날까지 북한체제를 지탱해 오고 있다. 우리는 만민평등의 민주주의 정치발전의 상징적인 역사적 징표로 1776년 미국 독립선언, 1776년 버지니아 권리장전,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 등을 기억한다. 이 역사적 사건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계몽주의사상가 로크의 주권재민에 바탕을 두고 자연법적 권리인 저항권을 명시한 ‘신탁통치론’이나 생명·자유·재산을 위한 천부인권(天賦人權)에 대한 최소한의 욕구를 자연법적인 권리로 보았던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적 사실들은 오늘날 북한체제의 향배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발전 속에 북한 주민 스스로 그들의 권리를 지켜내고 회복시켜야 한다. 또한 우리 정부도 북한의 민주적 개혁·개방과 통일에 대비한 경제적 인프라 구축, 3대 세습으로 더욱 예측 불가능해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치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21세기 세계화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고 당당한 세계 속의 일원으로 웅비하는 한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
  • ‘LEET’ 법학적성시험 한달 앞으로… 대비 이렇게

    ‘LEET’ 법학적성시험 한달 앞으로… 대비 이렇게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법학적성시험(LEET)일(8월22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보다 응시인원이 소폭 늘어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경쟁률은 높아졌다. 2011학년도 LEET 응시인원은 모두 8518명이다. 시행 첫해였던 2009학년도 응시인원 1만 3689명에 비해 한층 꺾인 경쟁률이지만 지난해 8428명에 비해선 1.07%(90명) 늘었다. 시험 길라잡이가 되는 기출문제가 2회째 쌓인 것도 변수다. LEET 특성상 단기간에 많은 점수를 올리기 힘들고 수험생 대부분이 기출문제를 가장 신뢰하는 대비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 3개 분야를 막론하고 기출문제를 통한 정확한 문제유형 파악과 반복연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LEET는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아닌 예비 변호사로서의 잠재역량을 측정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실한 문제풀이로 출제스타일에 미리 적응해두고 자신만의 풀이 방법을 확립해 고득점 기반을 다져놔야 한다. ●PSAT 기출문제로 취약부분 보완 김태윤 일등로스쿨 원장은 “미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LEET 기출문제 풀은 2회차분에 불과해 많은 수험생들이 예상문제풀이집 같은 학원가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오답시비가 많고 논리구조가 불분명한 문항, 특히 해설을 통해서도 이해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LEET 기출문제는 물론 유형이 비슷한 공직적격성평가(PSAT) 기출문제를 활용해 평소 취약점을 정리해두는 것도 한 방편이다. 선행학습을 통해 기출문제를 풀어봤다 하더라도 취약부분을 완벽히 정리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취약부분의 전문용어와 논지, 계산법을 정리해둬야 실제 시험에서 시간을 단축시키고 결론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 김태윤 원장은 “외워둔 지식을 통한 정답찾기 형태의 수험방법은 LEET 특성에 알맞지 않은 공부방식이다.”면서 “문항 구성원리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분석적인 공부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변경된 문항수 및 시험시간에 적응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LEET는 2010학년도부터 1교시 언어이해, 2교시 추리논증 문항수가 각각 40문항에서 35문항으로 줄었고, 시험시간도 10분씩 감소했다. 줄어든 시간 때문에 답안 작성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고배를 들었던 지난해 수험생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실전 연습을 통해 최종 시간 안배, 답안지 작성 연습까지 꼼꼼히 해두어야 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언어이해는 개별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의 해당 부분을 선택적으로 읽어나가는 방법이 적합하다. 추리논증은 문제지 전체를 훑어본 뒤 눈에 익숙한 형태의 문제부터 풀어나가는 게 고득점 전략이다. 논술은 시간 내에 논지를 파악하고 제시된 분량에 맞춰 퇴고를 포함한 실제적인 쓰기 연습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제시문 읽기와 해설지 파악에 그쳐선 곤란하다. ●시간 엄격히 정해놓고 실전연습 황남기 메가로스쿨 강사는 “수험생 대다수는 시간만 주면 어려운 문제들도 척척 맞힌다.”면서 “평소에 시간을 엄격하게 정해놓고 실전처럼 문제풀이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도 3개 영역에서 다양한 유형의 법률관련 지문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법 상 LEET에서는 구체적인 법지식을 묻지 못한다. 때문에 정제된 법학지식을 지문에 녹여내 법학관련 이해·논증능력을 측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로스쿨과 출제위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저항권·시민불복종 등 유형별 정리를 따라서 단순 법학지식 학습이 아닌 텍스트별 주요 쟁점에 대한 논리력 배양에 중점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 대법원·헌법재판소의 대표 판례 및 저항권, 시민불복종, 대의제 등을 유형별로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올해 LEET 성적발표는 9월24일로 예정돼 있다. 로스쿨 원서접수는 10월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다. 이재연·남상헌기자 oscal@seoul.co.kr
  • ‘석궁테러’ 前교수 징역4년

    판사에게 석궁을 쏜 김명호(51) 전 성균관대 교수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2일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담당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쏴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던 1995년 당시 대입 본고사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 뒤 부교수 승진과 재임용에서 잇따라 탈락하자 2005년 불복소송을 냈다.김씨는 1심에서 패소하고 2007년 2심에서도 패소하자 항소심 재판장이던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 집 앞에서 석궁을 쏴 박 부장판사의 아랫배 부위를 다치게 했다.김씨는 “국민저항권의 행사이고 압수된 화살 9개 가운데 실제 사용된 것을 찾지 못한 만큼 무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행에 사용된 화살이 없다고 증거가 조작됐다고 볼 수 없고, 다른 증거들로 충분히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검·경 ‘촛불’ 강경진압 혼선

    검·경 수뇌부가 거리로 나온 ‘광우병 쇠고기’ 촛불 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국민 저항권’이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실무 수사진은 거리 시위에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지만 수뇌부는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6일 “지난 주말부터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했다.”며 배후 조종자를 끝까지 근절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명이라도 체포하겠다.”며 ‘배후설’을 노골화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현장 수사진은 수뇌부와 확연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오를 지어 행진하던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등 간단치 않은 양상으로 번져 경찰도, 우리도 당혹스럽다.”면서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시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강경진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달리 현장 수사진은 여론을 돌보지 않는 사법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동자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첫번째 거리 집회 당시 연행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며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도 “나를 잡아가라.”고 항변하며 사법처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행된 시민들은 대부분 20∼30대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들이었다. 도로 점거 등 특별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다.26일 새벽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휴학생 김모(26)씨는 “신촌 거리를 걷다가 경찰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 이에 항의했는데, 다짜고짜 나를 연행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게 불법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사법처리가 저항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처벌만이 능사란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판단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면서 “강경대응이 거리의 촛불을 끌 수 있을진 모르나 국민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촛불을 끌 순 없다.”고 진단했다. ▶ [관련동영상]美, 쇠고기 수입반대 삼보일배 행진 글 / 서울신문 유지혜 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검·경 ‘촛불’ 강경진압 혼선

    검·경 수뇌부가 거리로 나온 ‘광우병 쇠고기’ 촛불 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국민 저항권’이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실무 수사진은 거리 시위에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지만 수뇌부는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6일 “지난 주말부터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했다.”며 배후 조종자를 끝까지 근절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명이라도 체포하겠다.”며 ‘배후설’을 노골화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현장 수사진은 수뇌부와 확연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오를 지어 행진하던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등 간단치 않은 양상으로 번져 경찰도, 우리도 당혹스럽다.”면서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시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강경진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달리 현장 수사진은 여론을 돌보지 않는 사법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동자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첫번째 거리 집회 당시 연행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며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도 “나를 잡아가라.”고 항변하며 사법처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행된 시민들은 대부분 20∼30대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들이었다. 도로 점거 등 특별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다.26일 새벽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휴학생 김모(26)씨는 “신촌 거리를 걷다가 경찰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 이에 항의했는데, 다짜고짜 나를 연행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게 불법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사법처리가 저항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처벌만이 능사란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판단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면서 “강경대응이 거리의 촛불을 끌 수 있을진 모르나 국민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촛불을 끌 순 없다.”고 진단했다. 유지혜 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靑·우리·李·朴측의 4각 움직임

    靑·우리·李·朴측의 4각 움직임

    한나라당의 대선경선 후보 검증공방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정조준’하고 열린우리당이 이를 측면지원하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은 맞고소 등 법적 대응은 물론 ‘국민저항권’행사방침까지 내비치며 반격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측도 이 후보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자신들에 대한 공격일 가능성을 경계하며 범여권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양측의 ‘퇴로 없는 격돌’이 대선정국에 어떤 부메랑을 가져올지 공방전에 나선 인사들의 입장을 살펴본다.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 “李후보 어떤 반성도 안해”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인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문 실장은 15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에게 명백한 명예훼손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가 어떤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이 후보측 두 대변인을 고소했다. 문 실장은 이날 천호선 대변인을 통해 “한 나라의 국정 최고 책임자가 되겠다는 후보가 이렇게 해선 안된다.”면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책임있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정직한 지도자가 가져야 할 바른 자세”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맞고소 방침을 밝힘에 따라 당분간 문 실장은 청와대의 ‘전사(戰士)’로서 이 후보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청와대와 맞대결을 벌이면서 박근혜 후보를 따돌리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어 문 실장이 이끄는 대통령 비서실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 실장 명의로 된 고소장은 이날 오후 법무비서관실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됐다. 형법 307조 제2항인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문 실장은 고소장에서 “이 후보의 대변인인 박형준·진수희 의원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 달라.”고 밝혔다. 고소 방침은 문 실장이 주재한 상황점검회의에서 정해졌고, 민정수석실 등을 통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 대상에서 이 후보를 뺀 것은 전략적 고려로 보인다. 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혹시 이 후보가 다른 발언을 할지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 이명박캠프 이재오 “盧대통령이 고소 당해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15일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렸다. 이 후보측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섰다. 두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범여권과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후보측이 제기해 온 각종 의혹의 예봉을 피하려는 게 첫째다.‘한나라당 대선주자=이명박’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 둘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고소를 당해야 할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어 “청와대가 고소를 하면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맞고소를 비롯해 모든 준비를 해놨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은 정권연장 세력과 새로운 정권의 교체를 원하는 세력 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며 “권력이 어떻게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그들의 정권을 연장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그동안 모아둔 증거자료를 모두 공개할 수밖에 없다. 선택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적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격으로 이 전 시장을 고소하겠다는 것은 정권 연장을 위한 또 하나의 국민 속이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청와대가 고소를 해오면 맞고소할 것이고,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모든 증거 자료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면서 “광풍이 불면 흔들릴 수 있어도 쓰러지지는 않는다. 올 연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리더엔 엄격한 잣대 필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정부 10년이 지나면서 사회·도덕적 기준이 새롭게 정립된 만큼 한국을 이끌 리더에게는 엄격한 (검증의)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이어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도 같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책임있는 리더로 키워야 한다.”고 검증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 후보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낱낱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히는 게 그들의 책무”라면서 “이런 것을 정쟁으로 몰아 자신들의 허물을 덮으려고 하는 작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민주 후보에게는 이런 기준,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과거의 기준을 들이대서는 안된다.”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나섰다. 장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후보간 공방이 흠결 감추기 행사로 끝난다면 국민 알권리 차원과 대통령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서 우리가 혹은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한나라당은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력 후보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내대표는 전날 “두 후보와 관련해 중요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미 제기된 것도 있고 아직 제기 안된 것도 있다.”며 보유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박찬구 이종락기자 ckpark@seoul.co.kr ■ 박근혜캠프 홍사덕 “靑·李싸움 국민시선 뺏어” 박근혜 후보측도 캠프 좌장격인 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섰다. 범여권의 적극적인 검증 공세가 ‘성동격서’식으로 이명박 전 시장보다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 국면을 그대로 둘 경우 어렵게 포착한 ‘승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곁들여져 있다. 당 후보 검증의 한 축인 언론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청와대가 나섰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어려운 본선을 틀림없이 이길 사람이 누구인가 언론의 검증을 지켜보는데 노 대통령이 뜻밖의 상황을 연출하면서 시선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국민의 시선을 빼앗는 데 하루, 이틀은 성공했지만 (노 대통령의) 의도가 국민에게 알려졌으니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찾는 국민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박근혜 안정후보론’을 부각시키려 했다. 노 대통령측과 박 캠프가 연대해 이 후보를 공격한다는 이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고, 야비한 꾀를 내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말인 것 같다.”면서 “천하의 박근혜가 무엇 때문에 경선 뒤 함께할 이 후보를 골탕먹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倒行逆施 도행역시

    춘추시대 초나라에 오자서(伍子胥)라는 사람이 있었다. 초평왕이 그의 아버지와 형제를 죽이자 그는 오나라로 몸을 피해 복수의 칼을 갈았다. 오자서의 친구인 신포서(申包胥)는 그에게 극단적인 행동은 삼가라고 충고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결국 오자서는 오나라 왕 합려(闔廬)를 도와 초나라 도성 영도를 공격했다. 그러나 초평왕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 복수심에 불탄 오자서는 초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꺼내 채찍으로 300번을 내려침으로써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었다. 천리(天理)에 어긋난다는 신포서의 말에 오자서는 이렇게 답했다.“내 오늘 달리 아무런 방법이 없기에 이렇게 뒤로 걸으며 거꾸로 일하는, 상리(常理)에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된 거라네”‘사기-오자서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최근 판결에 불만을 품은 전직 대학교수가 재판 담당판사를 상대로 한 ‘석궁테러’는 사리에 어긋한 행동을 비유하는 도행역시(倒行逆施)라는 말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이 전무후무한 사법테러는 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사회적 범죄임에 틀림없다. 그런 만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국민저항권’ 운운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일각에선 10년째 복직투쟁을 해온 가해자에게 “오죽했으면…”이란 동정 아닌 동정을 보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마저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송사는 졌어도 재판은 잘한다.”라는 말이 있다. 재판은 비록 졌지만 판결이 공평해 억울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법률적 판단은 추상 같이 엄정하게 하되 당사자의 인간적인 고뇌도 헤아려 살피는 성숙한 자세를 기대한다면 지나친 이상일까. jmkim@seoul.co.kr
  •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시론] 개헌은 필요하다/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2007년 새해 벽두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헌법개정 제안은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현행 헌법의 개정이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4년 연임제의 대통령은 한 번 당선되면 그만인 5년 단임제 대통령과는 달리 국민과 함께해야만 살아 남는다. 국민이 주인 되고 대통령이 머슴이 되는 대통령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같은 시기에 뽑아야 정치인이 만들어 내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자리잡게 된다. 개헌은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고려한 구태의연한 발상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불행은 법을 지켜야 하는 헌법이 유린당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정치와 법의 끝없는 방황도 헌법을 노리개쯤으로 취급해온 정치꾼들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사는 ‘정치세력간의 야합에 의한 정치권력의 변천사’였다. 제헌헌법은 제정 당초부터 헌법안을 기초하는 자(내각제 주장)와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대통령제 고집) 간의 야합으로 탄생했기에 매우 기형적인 정부 형태를 갖게 됐다. 속은 내각제고 겉은 대통령제였던 제헌헌법의 전통은 우리 헌정사의 위정자들에게 대통령제, 내각제, 유사 이원집정제 등 온갖 통치 메뉴를 제공했다. 제헌헌법 이후 제1·2차 개헌은 이승만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직선제와 3선 개헌,5·16쿠데타 이후 제6차 개헌은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유신쿠데타와 유신체제 개헌, 그리고 5·17신군부 쿠데타와 제8차 개헌은 전형적인 국정유린이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에는 ‘헌법제정 권력’에 의한 헌법제정과 ‘헌법개정 권력’에 의한 헌법개정이 없었다. 현행 헌법인 제6공화국의 제9차 개헌헌법은 1987년 ‘6·10시민항쟁’이라는 저항권 발동과 여야 합의에 의한 헌법개정 논의와 절차로 인해 역대 헌법개정 과정과는 크게 달랐다. 하지만 5년 단임의 대통령제 도입은 당시 1노3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사정을 감안한 정치결단의 결과였다. 유신체제와 5공정권의 대통령 독재를 경험한 국민들은 대통령을 직접선거로 뽑을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해서 더 이상의 변화와 꿈을 접었다. 현행 헌법은 6·10항쟁 국민투쟁의 산물로서 정치참여 욕구가 헌법개정권력의 동인(動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헌과정에서 국민과 전문가의 참여는 상당부분 배제됐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한복판에 있는 우리 사회에 있어서 과거 일당독재와 1인 장기집권을 막아준 현행 헌법은 사명과 생명을 다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새 헌법이 필요하다. 그 필요성에 모든 정치인과 정당이 공감하고 있다. 언론들도 오래전부터 5년 단임제의 폐해와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역설해 왔다. 이제 국민이 원하는 헌법을 헌정 60년사에 등장시킬 때가 됐다. 정치인이나 언론에 헌법 발의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를 가로막지 말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헌법학회에서도 4년 중임제와 함께 국민이 뽑지 않은 국무총리의 대통령대행의 불합리성과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부통령제 도입, 결선투표제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다. 많은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전문가들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노 대통령은 모두가 원하는 개헌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헌법학
  • [생각나눔] 소수자 추가소득공제 폐지안 논란 가열

    [생각나눔] 소수자 추가소득공제 폐지안 논란 가열

    해마다 되풀이돼 온 정치권의 ‘세제개편안 뒤집기’가 올해도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론의 향방에 따라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은 정치의 본질이지만 오로지 ‘표밭’에만 관심이 쏠려 ‘정치논리’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올해 세제개편안 가운데 소수공제자 추가공제 폐지도 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점이 있다면 고쳐야 하지만 ‘포퓰리즘’에 근거한 선심성 정책으로 정책이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조세전문가,‘역차별 해소하기 위한 조세 합리화’ 재경부는 1∼2인 가구의 연말정산시 1인당 100만원의 기본공제 이외에 50만∼100만원을 추가로 공제해 주던 것을 다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공제로 바꿨다. 그 이유로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1∼2인 가구보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이 타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1996년 소수자 추가공제를 도입할 때에는 최저 세율 인상에 따라 세부담이 늘어난 소수 근로자 가구를 지원해야 했다. 하지만 근로자 소득공제가 확대되고 교육비 등 자녀지출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크게 늘면서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부담에 역차별이 생겼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예컨대 올해 1인가구의 최저생계비는 502만원, 면세점은 1207만원이다. 반면 4인가구의 최저생계비는 1405만원, 면세점은 1582만원이다. 최저생계비에 대비한 면세점은 1인가구가 2.4배,4인가구가 1.13배이다. 다시 말해 자녀가 적을수록 최저생계비보다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점이 더 높게 책정됐다는 뜻이다. 물론 소수자 추가공제 폐지로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세부담은 5500억원 늘어난다. 반면 다자녀 추가공제(2700억원)와 교육비 등의 특별공제(2500억원) 확대로 인한 세부담 감소는 5200억원이다. 세부담이 300억원 증가하지만 이 정도로는 중립적이라는 것. 또 홑벌이 가구의 경우 연소득 4000만원을 기준으로 볼 때 독신은 17만원,2인가구는 8만원 세금이 늘지만 4인가구는 8만원,5인가구는 25만원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주객이 전도된 세제개편안’ 우리나라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취업난에 따른 결혼기피 현상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독신자의 세부담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또한 독신가구는 자녀가 없어 상대적으로 의료비나 교육비 등에 대한 특별공제가 적은 반면 기혼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다자녀 가구의 소득공제 확대와 저소득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되는 근로장려세제(EITC)의 재원을 맞벌이 가구나 이혼여성, 불임여성 등의 특정 가구로부터 마련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맞벌이 가구는 저소득층이 상당수이고 배우자도 비정규직 근로자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따라서 추가적인 담세능력이 없는 근로자에게 세부담을 늘리면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자녀가 없거나 1명인 가구의 경우 자녀를 1∼2명 늘리려 해도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워낙 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이 정도의 세금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해 출산장려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정치권,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소수자 추가공제 유지’의 입장을 밝혔다. 우리당은 즉각 소수자 추가공제를 줄여 나가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정리했으나 당정협의를 거친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딴소리’가 나오는 것은 결과적으로 정책혼선만 부추기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소주와 위스키 등 주세율을 올리려던 정부안은 제동이 걸렸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청와대와 여당이 ‘서민의 술값’을 올려서는 안된다며 철회시켰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 관리비에 과세하려던 방침도 중산층 유권자의 반발을 의식, 취소했다. 앞서 2004년에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6억원 이상으로 정하려 했으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결국 종부세는 지난 8·31 대책에서 다시 6억원으로 낮춰졌다. 2003년에는 여야가 한몸이 돼 소득세율과 특소세율을 1%포인트씩 낮췄다. 세수 감소에 따른 재정운용의 문제점보다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문화마당] 거꾸로 가는 일본의 역사시계/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패전이전 일본의 군국주의가 여성용 속옷 브래지어라면, 일본의 우파는 그 속에 든 찌그러뜨려도 원형으로 돌아가는 형상기억 합금이며, 일왕은 호크라고 할 수 있다. 좀 민망하지만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을 설명할 때 종종 드는 예화다. 군국주의의 사전적 정의는 “군사력에 의한 대외적 발전을 중시하여, 전쟁과 그 준비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국민생활에서 최상위에 두고 정치·문화·교육 등 모든 생활 영역을 이에 전면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사상과 행동양식”이다.“대일본제국은 만세일계(萬世一系)의 일왕이 통치한다.” 대일본제국헌법(1889) 제1조이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세계 모든 나라의 헌법이 공통적으로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이를 지킬 국민저항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타이완침략, 운요호사건, 청·일전쟁, 의화단 봉기 진압, 러·일전쟁, 제1차 대전시 대독 선전포고, 러시아혁명에 간섭한 시베리아 침략, 만주사변, 중·일전쟁, 소련과 충돌한 모몬한 사건, 그리고 태평양전쟁. 당시 이웃나라를 상대로 열 손가락도 모자랄 만큼 쉼 없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일본 이외에는 없다. 그 죗값으로 맞은 원자폭탄 두 발에 군국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침략전쟁의 두 주역 군부와 재벌이 해체되고(1945), 일왕은 살아 있는 신에서 인간으로 내려앉았으며, 전쟁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이 만들어졌다(1946). 미국은 일본인들의 가슴을 옥죄고 있던 브래지어를 풀어내려 하였다. 하나 이게 웬일인가? 1947년 중국 국민당이 공산당에 밀려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주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역코스(reverse course)라 부르는 점령정책의 전환이다. 미국은 민주주의라는 선물을 일본 시민에게 주었다 포장도 뜯기 전에 다시 빼앗아갔다. 역사의 시곗바늘은 거꾸로 돌기 시작하였다. 1948년 재벌기업의 자회사 폐지계획이 축소되었으며, 극동 군사재판은 침략전쟁의 주역들 대다수에게 면죄부를 주었다.1949년 중국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 가고 1950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자, 전범자는 죗값도 치르지 않고 정계에 복귀하였다. 이들은 1951년 미군주둔을 허용하고 미국의 전략체제 속에 일본을 종속시키는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맺는 대가로 1952년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립을 얻어 내었다. 반공의 이름으로 전범세력과 타협한 미국은 군국주의라는 때묻은 브래지어를 다시 일본 시민들에게 채웠다. 일왕이라는 호크와 침략전쟁의 주역인 형상기억 합금은 그대로 남았다.1954년 미·일 상호 방위원조협정에 따라 방위청이 세워지고 자위대라는 미명하에 다시 군대가 들어섰으며, 이듬해에는 평화헌법 개정을 당헌으로 내건 자민당이 집권하였다. 전후 집권세력의 뿌리는 군국주의 전범세력이다. 이들은 형상기억 합금처럼 미군정에 의해 구부러지기 이전 군국주의 시절로 되돌아가려 했으며,1991년 냉전의 해체는 그 복원력에 탄력을 더해주었다.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교과서 왜곡, 전범세력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쟁도 벌일 수 있는 ‘보통국가’ 만들기, 일장기 달기와 기미가요(일본국가) 부르기의 의무화나 ‘애국심’ 교육 강화를 통한 전체주의 되살리기, 독도 영유권 주장, 그리고 작금의 북한 선제공격론은 모두 일본 우익이 벌이는 원형찾기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이처럼 지배 엘리트가 철저한 역사적 성찰을 하기는커녕 원폭을 핑계로 마치 전쟁의 피해국인 양 침략의 역사에 분칠을 하는 일본의 역사시계는 아직도 뒤로만 가려 한다. 하나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불빛을 본다.2001년과 2005년 일본 우익이 주도한 역사교과서 왜곡파동 때 역사의 기억을 둘러싼 내전에서 승리한 일본 시민사회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력으로 가슴을 옥죄는 브래지어를 벗어버리고 동아시아와 함께 사는 진정한 평화국가 일본을 이룰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기꺼이 연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서울광장] 범대위와 월드컵/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범대위와 월드컵/임태순 논설위원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운동을 벌여온 사회운동단체들은 자신들을 평택미군기지이전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라고 불렀다. 범대위에는 민주노총, 한총련, 전교조, 전공노 등 각종단체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인원을 보면 범국민대책위원회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쑥스럽다.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14일 일요일 평택집회만 해도 1만∼2만명 정도 참가할 것이라는 경찰의 예상과는 달리 4000명(경찰추산)∼5000명(한겨레신문보도)에 불과했다. 산하 조합원이 80만명인 민주노총은 올 들어 비정규직법 입법 저지 등을 내걸어 모두 8일간 총파업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참여인원은 4만∼6만여명(노동부집계)에 그쳤다. 그나마 현대차, 기아차 등 대규모 사업장이 4시간휴업 등의 형식으로 동참한 것을 포함한 수치이니 실질적인 참여자는 훨씬 적을 것이다. 파업은 노동자의 가장 강력한 쟁의수단이자 최후의 저항권이다. 이를 조자룡 헌칼 쓰듯 마구 휘두르다 보니 총파업도 이젠 엄포용이지 별로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5공,6공 등 권위주의 정부시절에는 운동권단체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언론에서도 대학생이나 재야운동권들의 시위나 집회를 우호적으로 다루었다. 민주화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시위 숫자도 경찰이 발표한 것보다 주최측 주장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50명 아니 20명이 참석한 ‘국민보고대회’도 애교로 받아들였다. 얼마전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 명단이 발표됐다. 많은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TV앞에 몰려들어 귀를 쫑긋했다. 저녁 9시 뉴스에서도 이 소식을 장황하게 전해 개각발표는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신문도 1면 머리기사는 물론 2,3면 등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벌써부터 꼭짓점댄스가 유행하는 등 국민들의 눈과 귀는 온통 대표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려 있을 정도다. 운동권, 시민단체가 퇴조를 보이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은 사회전반적으로 민주화가 진전됐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극심한 취업난, 웰빙풍조 등도 통일, 반미자주화, 민중민주주의 등 이념에 대한 관심을 멀리하게 했다. 여기에 더해 범대위 등이 평택에서 보인 폭력시위도 국민들의 눈을 돌리게 했다. 세계사에서 폭력없는 혁명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미군기지 평택이전반대가 반드시 폭력까지 동원해 쟁취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독재정권 시절에는 운동권이나 민주화단체가 약간 일탈행위를 하거나 탈선해도 눈감아줬다. 또 ‘진상규명 국민규탄대회’ 등 표현상 ‘오버’를 해도 관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국민들은 그들에게 더욱 엄격한 도덕적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념에 대한 관심이나 열기가 식어가지만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 폐쇄된 것은 아니다.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은 효선·미순이 사건이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태에서 보듯 국민의 공감대만 얻으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전파돼 더욱더 폭발적이고 위력적이 된다. 이제 국민들은 과거처럼 무지하지도 않고 권위주의 정권이 휘두르는 ‘채찍’이 무서워 웅크리고 있지도 않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시시비비를 가려 목소리를 낸다. 범대위가 자신들을 ‘범대위’라고 부르려면 언어의 거품을 빼고 눈높이를 국민들에게 맞춰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은 더이상 범대위라는 명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이라크 정파회의 ‘저항권’ 합의

    국민화합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이라크 각 정파 지도자들이 21일(현지시간) 외국군의 철수 일정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저항권’을 인정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랍연맹 주관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저항은 모든 국민의 합법적 권리라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수니파 대표단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성명은 “저항은 합법적 권리이나 테러 행위는 합법적 저항권이 아니며 우리는 테러와 폭력, 살인, 납치 행위를 비난한다.”고 밝혔다.카이로 연합뉴스
  • [논술이 술술]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비드 소로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불복종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1980년대 후반 정부의 편파적인 방송정책에 항의하여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광범위하게 벌어졌으며, 최근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나타나며 불복종 운동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이루어진 저작권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네티즌들의 불복종 운동을 주장하는 글들을 인터넷 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불복종’이 시민의 권리 가운데 하나로서 인식되는 변화가 시작된 듯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시민의 불복종’은 이러한 ‘불복종 운동’의 사상적 배경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저작이다. 특히 톨스토이와 간디의 ‘무저항 비폭력’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로(1817∼1862)는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필가로서, 두 가지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1845년 여름부터 1847년 가을까지 2년 동안 월든 호반의 숲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일과 1846년 7월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의 납부를 거절한 죄로 투옥 당했던 일이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쓰여진 것이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는 ‘월든’이라는 작품과 바로 이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글이다.‘숲속의 생활’이라고도 불리는 ‘월든’은 근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연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생태주의적 사고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시민의 불복종’은 옳지 못한 권력의 강제에 대한 시민의 ‘불족종’의 권리를 제기하며, 사회에 대한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근대 자유주의 사상의 가장 진보적이며 적극적인 유산을 남기고 있다. 그러고 보면 소로는 거대화된 산업과 사회 권력에 대항하는 21세기 시민운동의 두 흐름에 모두 큰 영향을 남긴 선구적 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던 1846년 7월, 경관이자 세금징수원인 샘 스테이플스는 소로가 인두세의 납부를 거절하자 그를 감옥에 가두었다. 그는 곧바로 풀려났지만 2년 뒤 콩코드 문화회관에서 그 사건에 대해 강연을 했고, 그 다음해에 우리에게 ‘큰바위 얼굴’로 유명한 나다니엘 호손의 처제인 엘리자베스 피바디의 요청으로 강연문을 수정해 그녀가 창간한 잡지 ‘미학’에 실었다. 당시에는 ‘시민 정부에 대한 저항’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소로가 죽은 뒤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이 책은 처음에는 소로의 다른 저서들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19세기 말 톨스토이에게 발견되어 그의 정치, 사회 사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책이 정작 세계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것은 간디를 통해서였다. 간디는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의 이념을 정리해 준 하나의 교과서로 여겼다. 간디는 “나는 소로에게서 한 분의 위대한 스승을 발견했으며,‘시민의 불복종’에서 내가 추진하는 운동의 이름을 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 밖에도 나치 점령 하의 레지스탕스 대원들이나 1950∼1970년대의 미국 흑인 인권운동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소로가 외롭게 제기한 ‘불복종’의 권리는 이제는 국제법에서도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정치, 법과 사회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바보 이반(톨스토이), 간디 자서전(간디), 월든(소로), 사회계약론(루소), 권리를 위한 투쟁(예링) -기출논제:2001학년도 연세대 인문계 정시 논술,2003학년도 한국외국어대 정시 논술,2004학년도 경희대 정시 논술 ●생각해보기 -우리의 삶에서 국가란 무엇이고, 어떤 존재인가. -국가와 개인의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일까. -시민의 저항권과 불복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 보자. -‘악법도 법인가?’에 대한 생각을 써 보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생각해 보자.
  • 조갑제씨등 내란선동 무혐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구본민)는 강연회 도중 군부 쿠데타를 독려하는 듯한 발언을 해 시민단체 등에 의해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된 김용서 전 이화여대 교수에 대해 최근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고발된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표현의 정도가 지나친 측면은 있지만 이들의 발언을 폭동선동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강연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성립된 좌익정권을 타도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복원하는 방법에는 왜 군부 쿠데타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해될 것이다.”라고 말해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됐다. 조씨는 2003년 8월 개인 홈페이지에 “친북 반역 세력의 활동을 적극 저지하지 않고 애국세력의 반북 활동을 경찰이 막았다. 그런 정권을 반역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고발당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憲裁결정문 요지

    (신행정 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2004년 10월 21일 수도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우리 헌법체계상 자명하고 전제된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김영일 재판관의 별개의견과 국민투표권을 포함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전효숙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1)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1월 16일 공포되어 같은 해 4월 17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법률에 근거하여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7월 21일 주요 국가기관 중 중앙행정기관 18부 4처 3청(73개 기관)을 신행정수도로 이전하고, 국회등 헌법기관은 자체적인 이전 요청이 있을 때 국회의 동의를 구하기로 심의·의결하였다. 한편 8월 11일 위 위원회는 ‘연기-공주 지역’(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 장기면 일원 약 2160만평)을 신행정수도 입지로 확정하였다. (2)청구인들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국민들로서, 위 법률이 헌법개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법률 전부가 헌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납세자의 권리, 청문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위 법률을 대상으로 그 위헌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제정 법률 제7062호,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법률 제7062호)은 헌법에 위반된다. 가. 이 사건 법률의 내용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적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 사건 법률은 신행정수도를 ‘국가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로 새로 건설되는 지역으로서……법률로 정하여지는 지역’이라고 하고(제2조 제1호), 신행정수도의 예정지역을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을 위하여……지정·고시하는 지역’이라고 규정하여(같은조 제2호), 결국 신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의 소재지로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가 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은 비록 이전되는 주요 국가기관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확정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그 이전의 범위는 신행정수도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로서 헌법상의 수도개념에 포함되는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을 가지는 것이며, 이 사건 법률에 의한 신행정 수도의 이전은 곧 우리나라의 수도의 이전을 의미한다. 나. 수도가 서울인 점이 우리나라의 관습헌법인지 여부 (1)성문헌법 체제에서의 관습헌법의 의의 우리나라는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전(憲法典)이 헌법의 법원(法源)이 된다. 그러나 성문헌법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는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不文憲法) 내지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특히 헌법제정 당시 자명(自明)하거나 전제(前提)된 사항 및 보편적 헌법원리와 같은 것은 반드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사항에 관하여 형성되는 관행 내지 관례가 전부 관습헌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강제력이 있는 헌법규범으로서 인정되려면 관습헌법의 성립에 요구되는 요건들이 엄격히 충족되어야 한다. (2)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의 수도문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표현하는 실질적 헌법사항의 하나이다. 여기서 국가의 정체성이란 국가의 정서적 통일의 원천으로서 그 국민의 역사와 경험, 문화와 정치 및 경제, 그 권력구조나 정신적 상징 등이 종합적으로 표출됨으로써 형성되는 국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도를 설정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국회와 대통령 등 최고 헌법기관들의 위치를 설정하여 국가조직의 근간을 장소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서, 국가생활에 관한 국민의 근본적 결단임과 동시에 국가를 구성하는 기반이 되는 핵심적 헌법사항에 속하는 것이다. (3)수도 서울의 관습헌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우리 헌법전상으로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문의 조항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되어 한양이 도읍으로 정하여진 이래 600여년간 전통적으로 현재의 서울 지역은 그와 같이 일반명사를 고유명사화하여 불러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서울 지역이 수도인 것은 그 명칭상으로도 자명한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성립 이전부터 국민들이 이미 역사적, 전통적 사실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에 즈음하여서도 국가의 기본구성에 관한 당연한 전제사실 내지 자명한 사실로서 아무런 의문도 제기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후에도 수차의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우리 헌법상으로 수도에 관한 명문의 헌법조항은 설치된 바가 없으나, 서울이 바로 수도인 것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자명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나)수도 서울의 역사적 존속 경위 1)조선의 창건과 서울의 수도 설정·계속 서울은 일찍이 고려시대에 남경(南京)이 설치되어 고려의 이른바 삼경제를 이루는 지방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조선왕조의 창건 직후 곧 수도가 되었다. 한양, 즉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는 성종 때에 완성된 조선의 기본법전이었던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京都),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하여 한성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법상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경국대전의 내용은 개정됨이 없이 조선왕조가 존속한 500여년의 장구한 기간동안 계속하여 국가생활의 기본적인 최고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유지하였다. 2)일제강점시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1910년 8월 한일합방에 의하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는 상황이 시작되었으나 이후에도 경성부(京城府), 즉 서울은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하였으며, 국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독립이 선언된 곳이기도 하였다. 비록 일제의 국토강점으로 인하여 국가조직이 와해된 상태에 있었지만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의 대외적인 상징성을 유지하였고 임시정부에서도 서울의 수도성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항일활동 조직을 편성하였으며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가 없었으므로 서울의 수도성은 이 시기에도 사실상 유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해방과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해방 이후 서울이 수도인 것을 언급하는 법률조항들이 계속 존재하여 왔으나, 이들은 서울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점을 이미 존재하는 규범적 전제로서 받아들이면서 이를 기준으로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법률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조항들이었고, 법률의 차원에서 서울이 수도인 점을 확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이러한 입법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서울이 수도인 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법적 확신이 확인된다. (다)그렇다면 수도가 서울로 정하여진 것은 비록 우리 헌법상 명문의 조항에 의하여 밝혀져 있지는 아니하나, 조선왕조 창건 이후부터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장구한 기간 동안 국가의 기본법 규범으로 법적 효력을 가져왔던 것이고, 헌법 제정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관습에 의하여 국민들에게 법적 확신이 형성되어 있는 사항으로서, 우리 헌법의 체계에서 자명하고 전제된 가장 기본적인 규범의 일부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불문의 헌법규범화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라)이를 관습헌법의 요건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것은, 서울이라는 명칭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간 우리나라의 국가생활에 관한 당연한 규범적 사실이 되어 왔으므로 오랜 전통에 의하여 형성된 계속적 관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계속성), 이러한 관행은 변함없이 오랜 기간 실효적으로 지속되어 중간에 깨어진 일이 없으며(항상성),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개인적 견해 차이를 보일 수 없는 명확한 내용을 가진 것이고(명료성), 나아가 이러한 관행은 장구한 세월동안 굳어져 와서 국민들의 승인과 폭넓은 컨센서스를 이미 얻어(국민적 합의) 국민이 실효성과 강제력을 가진다고 믿고 있는 국가생활의 기본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 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다.‘수도 서울’의 관습헌법 폐지를 위한 헌법적 절차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에 대한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성문의 수도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를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관습헌법은 이에 반하는 내용의 새로운 수도설정조항을 헌법에 넣는 것만으로 그 폐지가 이루어진다. 예컨대 충청권의 특정지역이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조항을 헌법에 개설하는 것에 의하여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은 폐지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헌법규범으로 정립된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멸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 의사의 확인으로서 국민투표 등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 이러한 사멸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며 여기에는 아무런 사정의 변화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 개정의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라. 국민투표권의 침해 여부 수도의 설정과 이전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또한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 개정절차에 의하여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수도를 충청권의 일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일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된다. 한편 헌법의 개정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되어(헌법 제128조 제1항)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른 국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헌법 제130조 제1항)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만(헌법 제130조 제3항)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헌법의 개정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쳐야만 하므로 국민은 헌법 개정에 관하여는 찬반투표를 통하여 그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가진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헌법개정사항인 수도의 이전을 위와 같은 헌법개정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단지 단순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배제한 것이므로 동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제기한 다른 쟁점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수도의 이전을 확정함과 아울러 그 이전절차를 정하는 이 사건 법률은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별개 의견의 요지이다.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 행위이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원리는 어떠한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므로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행위가 자유재량 행위라고 하더라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량권의 근거 규범인 헌법 제72조에 위반된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지 아니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한다면 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무가 있다. 이에 국민은 위 대통령의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인 국민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국민투표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도이전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어서 국민투표를 확정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 수도의 위치가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나아가 헌법 제130조보다는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의 위헌성을 확인함이 보다 타당하다. 가. 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1)우선 오늘날의 헌법에서 과연 한 나라의 수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수도의 소재지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었으나, 자유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주된 가치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그러한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그러한 목적 실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헌법상 수도의 위치가 반드시 헌법 제정권자나 헌법 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되어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수도의 위치가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즉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개정되어야 할 정도의 법적 확신이 존재하여 왔다고 볼 수 없다. 수도이전 문제는 최근에야 우리 사회의 주된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수도이전 사안이 국민의 헌법적 확신을 지니는 헌법사항이라든가, 그 개정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여야 하므로 입법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점에 관한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로부터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이다. (3)성문헌법을 지닌 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성문의 헌법전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명시적’ 의사표시로 제정한 것으로서 국가의 법체계 중 최고의 우위성을 가지며, 그 내용의 개정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관습헌법과 성문헌법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문헌법의 특징은 최고 법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는 강한 힘을 보유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수렴되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관습만으로는 헌법을 특징화하는 그러한 우세한 힘을 보유할 수 없는 것이다. 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가진다.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으로부터 동떨어져 성립하거나 존속할 수 없고, 항상 성문헌법의 여러 원리와 조화를 이룸으로써만 성립하고 존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헌법적 관행에 의해서 성문헌법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고 성문 헌법전보다 불문적인 헌법의 관행 예가 우선하고 국가생활을 지배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법리는 관습헌법의 내용이 중요한 ‘헌법사항’이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국민들은, 설령 헌법제정시 자명한 사실이어서 성문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항이 있더라도, 언제든지 그러한 사항을 성문 헌법전에 수록할 수 있는 헌법개정권력을, 자신의 대표자와 국민투표를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로써 성문헌법의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마치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 필요성이 있는 사항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법적 효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다수의견은 관습‘법률’이 아닌 관습‘헌법’은 ‘헌법’이므로 그 변경은 헌법 개정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하나, 이는 형식적 개념논리만 강조된 것이다. ‘관습헌법’이란 실질적 의미의 헌법 사항이 관습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관습헌법이라고 해서 바로 성문헌법과 똑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헌법의 강력한 힘은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나왔기 때문인데, 관습은 그러한 명시적 의사나 특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정되므로 성문헌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수의견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나,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도와 같은 관습헌법의 변경을 헌법 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 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의 개정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 헌법이 마련한 대의민주주의 절차인 법률의 제정, 개정을 통하여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국회가 수도이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적으로 입법한 것이라면,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위반되지 않는한, 그러한 입법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는 대의기관에 불과한 이상 그러한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의 논지에 따르면 아무리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과정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충분한 국민의사 수렴절차를 거쳤고, 국회의원 전원일치로 법률이 통과되었더라도,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위헌이 되는데, 그러한 결론이 타당하리라 보기 어렵다. (5)‘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의 변경은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제40조)고 규정하며, 헌법에 달리 규정이 없는 한 국회의 입법권은 포괄적 대상을 지닌다. 입법권의 주체는 다름아닌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의기관이며, 헌법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대의제를 기본형태로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표기관이 입법작용을 통하여 그 이념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이전과 같은 헌법관습의 변경의 경우, 별도로 이를 제한하는 헌법규정이 없는 경우 왜 국회의 입법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실질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의회가 국민투표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 이는 의회가 다름아닌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권의 대행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은 투표의원 194인 중 찬성 167인(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재적과반수와 출석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었는데, 그러한 입법이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혹은 민의를 배신하였다는 정치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도로 하고, 적어도 헌법적 측면에서 그것이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결론은 관습헌법으로서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관습에 의한 헌법적 규범의 생성은 국민주권이 행사되는 한 측면인 것이다.’라고 하나, 성문헌법 체제하에서 국민주권의 행사는 저항권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한 성문헌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의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민들 간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헌법이 객관적으로 규정한 제도화된 절차가 아닌 헌법 외적인 방식으로 ‘국민주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그러한 문제는 그것이 국가의 위기상황에 관련된 것이 아닌한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6)결론적으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헌법해석상 국회의 입법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 제2항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나. 한편 나는 별개의견이 이 사건 법률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에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주고 있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그 재량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 헌법 제72조가 대통령에게 과도한 재량을 주고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현행 헌법상 위와 달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그러한 재량은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하여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침해 주장은 권리의 침해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한 다른 기본권 침해 주장 역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혹은 현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을 하기에 부적법한 것이다.
  •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쏟아지는 중산층 파산] ‘과소비 파산’은 소수… 금융정책 ‘그늘’ 탓

    흔히 파산자는 씀씀이가 헤프고 책임없이 소비를 한 사람으로 단정한다.이유가 있으니 파산하지 않았겠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서울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산자의 33%가 실직·질환·사고 등에 의한 파산이었고,저소득·사업부진 등 생계형 파산이 20.9%였다.이들 가운데 과거 5년 동안 골프장·호텔·콘도를 이용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국내외 여행을 해 본 사람도 60명에 불과했다.그마저도 대부분 신혼여행이었다.파산은 채무자의 과소비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대출과 마구잡이 카드 발급 등 경제적·변제 능력에 대한 검토없이 회원 확장에만 급급했던 채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 ●생활보호자·사망자에게도 카드발급 박순애(가명·83·여)씨는 한달에 27만원을 지원받는 생활보호대상자다.2001년 아들이 신용카드회사의 연대보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실직 상태였던 아들은 결국 파산했다.L사 등 3곳의 카드회사는 박씨가 보증한 8200만원을 갚으라고 독촉했다.결국 박씨도 지난 6월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신용카드회사들은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의 납부조차 면제받은 184만명에게도 431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했다.또 19개 카드사는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사망한 189명과 발급을 신청한 뒤 사망한 451명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정부의 카드사에 대한 부실한 관리 감독을 자인한 셈이다. ●“몸 팔아서 갚아라” 막가는 채권추심 전문 채권추심기관의 추심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신용카드 대금 200만원을 두달 동안 연체한 김모(24·여·학생)씨는 카드사 직원이 보증을 선 친척에게 “김씨가 3억원의 빚이 있는데 모두 당신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말한 것을 알게 됐다.항의하자 카드사 직원은 “그렇게 억울하면 몸이라도 팔아 돈을 갚으면 될 것 아니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지난 1월부터 대출금 1700만원의 이자를 연체한 이모(35)씨도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카드사 직원이 집에 혼자 있는 장애인 어머니를 온갖 험한 말로 협박한 것.이 때문에 어머니는 며칠 동안 앓아 누웠다.이씨는 카드사로부터 “협박이 뭔지 알고나 그러느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윤모(43)씨는 카드사의 채권추심에 아예 회사를 그만뒀다.카드사가 회사로 보낸 편지 봉투 겉면에 붉은 글씨로 ‘윤씨는 억대의 채무로 파산할 사람’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편지 봉투 하나로 윤씨는 직장을 잃었다. 채무자들은 불법적인 채권추심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미국은 공정채권추심법을 만들어 우편물에 다른 사람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추심회사의 상호조차도 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채무자에게 저항권을 부여,채권자에게 문서로 항의하면 법적절차의 진행사항을 전달하는 것 이외에는 접촉을 할 수 없다.우리는 이같은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 안동환 유지혜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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