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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어 또래보다 느려진 걸음걸이, 치매 징후(연구)

    나이 들어 또래보다 느려진 걸음걸이, 치매 징후(연구)

    사람은 나이가 들면 걸음걸이가 느려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노인이 걷는 속도가 또래보다 느리면 치매가 나타날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안드레아 로소 박사 연구진이 건강한 70~79세 노인 175명을 대상으로, 14년간 보행속도의 변화와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6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로소 박사는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열쇠일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검사 방식은 너무 광범위하고 비용 역시 많이 든다”면서 “그렇지만 우리가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검사 방식은 매년 5분 정도의 시간과 함께 초시계와 비디오카메라, 그리고 길이 5.5m의 복도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노인들은 모두 연구 시작과 마지막에 인지기능 검사와 뇌 스캔을 받았다. 또한 1년에 1번씩 시간을 내서 5분 정도 5.5m의 복도를 평소처럼 걷는 실험에 참여했다. 그 결과, 모든 노인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걸음걸이가 느려졌는데 연간 0.1초 더 느려진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47% 더 높았다. 심지어 이 결과는 근육 약화와 무릎 통증, 그리고 당뇨병, 심장 질환, 고혈압 같은 질병을 고려해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걸음걸이가 더 느려진 노인들은 뇌 스캔에서 우측 해마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뇌 영역은 주로 기억과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을 담당한다. 이에 대해 로소 교수는 “1초의 몇분의 1은 미묘하지만, 14년이나 그 이하의 시간 속에서의 변화라면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보행속도의 감소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보통 의사들은 환자들의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신체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물리치료를 받도록 환자에게 권한다”면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의사들 역시 환자의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것을 감지하고 인지 평가를 시행해야 할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oneinchpunch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민의당 이유미 단독 범행 결론…황주홍 “상식과 거리 있다”

    국민의당 이유미 단독 범행 결론…황주홍 “상식과 거리 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3일 당 진상조사단이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당원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일반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황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단독범행을 믿는다’가 17% 정도였고, ‘당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답이 71%였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어 “일반적 의심, 합리적 의심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면 좀 더 철저하게 진상조사에 임해야 하고 발표 시점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자체 진상조사라는 게 한계가 있다”며 “서둘러서 입장표명을 하려는데 대해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발표해도 민심이 수용할 만한 상태가 아니라면 좀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 검찰기관의 수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검찰수사 결과가 당 진상조사 결과를 뒤집게 되는 등 당이 대처를 잘못하면 “두 번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마치 우리가 꼬리를 자르려는 것 같은 의구심을 국민에게 안겨주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전략이나 꾀를 내면 안 된다. 소나기가 내리면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시민들을 만날 때 ‘국민의당 의원’이라고 안 한다”며 악화된 호남 민심을 전했다. 그러나 호남 의원들의 탈당설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에서 탈당설이 도는 호남 의원이 한 명 있는데 그분 조차도 ‘이 시점에서 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더라”며 “지금 개인적 거취를 판단할 동료 의원은 40명 가운데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파장 최소화? 安과 결별 수순?… 檢 칼끝은 지도부로

    국민의당, 파장 최소화? 安과 결별 수순?… 檢 칼끝은 지도부로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이르면 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달 27일 조사단을 꾸린 지 6일 만의 결론이다. 진상조사를 신속하게 끝내 국민적인 의혹을 털고 당의 존립까지 흔드는 이번 파문의 터널을 빠져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앞서 국민의당 지도부는 안철수 전 대표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안 전 대표의 대면조사 계획을 발표하며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며 “실체를 엄정히 밝히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비대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을 둘러싼 입장 발표 여부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조율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면 왜 진짜 검증이 부실하게 됐는지 부실 검증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는지를 따져 책임 유무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당의 진상조사단이 당의 ‘특별수사부’가 되어서 성역 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자칫 이번 사건이 안 전 대표의 개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면 당 존립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진상조사단이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에서 윗선의 개입 내지 암묵적 인지·공모 등이 드러난다면 당 자체가 와해 위기에 놓이는 등 메가톤급 후폭풍은 불가피한 상황이다.여의도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국민의당 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국민의당’발 정계 개편이 몰아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지난달 30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5%를 기록해 창당 이래 최저치이자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도 밀리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지지율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을 둘러싼 정계 개편 압력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일 국민의당에서 이탈 세력이 발생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들을 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지난해 말 탄핵 사태를 겪으며 쪼개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사이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번 조작 파문 사건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정치적으로 결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내지 통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후보를 지낸 전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당 안팎이 뒤숭숭해지면서 국민의당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은 “그런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비대위 체제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 당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으며 지역위원장과 깊이 대화해 보고 어떤 시기가 적정할지 물어보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결산] “공세 전환할 카드 면밀히 준비해 실익 챙겨라”

    [한·미 정상회담 결산] “공세 전환할 카드 면밀히 준비해 실익 챙겨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한 가운데 통상전문가들은 담담한 대응과 치밀한 준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일 “정부가 재협상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은데 공포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재협상이 시작되면 맞대응 카드로 실익을 챙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경제는 심리다. 재협상이 한·미 관계에 충격을 줄 것처럼 다뤄 수출·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등 심리적 충격을 줘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실제 재협상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면밀한 분석과 대응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이후 한·미 FTA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측이 단순히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원하는지 진짜 한·미 FTA 재협상을 원하는 것인지는 NAFTA 재협상을 지켜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에너지와 무기 수입 등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재협상 테이블에 올릴 대상을 파악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철강 등을 언급했지만 실제 재협상이 진행될 때 무엇을 들고 나올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미국 측이 준비하는 카드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조언했다. 특히 협상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할 카드를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불이익을 많이 보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마켓 셰어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점유율보다 떨어지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측에 요구할 협상 카드로 해외기업이 무역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와 개성공단 관련 조항 등도 꼽힌다. 안 교수는 “ISD 조항은 박근혜 정부 당시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했던 부분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하는 부분”이라면서 “역외가공지역으로 분류돼 사실상 활용할 수 없는 개성공단 문제도 중요한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공공조달시장 개방을 요구하거나 반덤핑과 같은 무역구제 조치 남발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중앙부처의 공공조달시장에 한국 기업 참여 확대와 미국이 안보상 이유로 철강, 알루미늄 등을 규제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무역규제 오남용을 줄이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산 소고기 등 한국의 수입 비중이 큰 품목에 대한 불균형을 보완할 전략·대안을 선제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려면 재협상보다는 대미 투자 확대 등 이행 개선에 방점을 찍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예컨대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시트 규격 완화 등 비관세 장벽을 국제 규범과 비교해 국내 산업 강화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독수리 둥지에서 살아남은 새끼 매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독수리 둥지에서 살아남은 새끼 매

    최근 이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영국 BBC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세계적 관심거리가 됐다.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 독수리의 둥지에서 새끼 매 한 마리가 자기보다 덩치가 큰 독수리 삼형제에 섞여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처음 발견될 당시 두 마리가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는 없어졌고 살아남은 한 마리는 둥지에서 30m가량 날아가는 첫 비행을 할 정도로 자라났다. 전례가 없는 자연의 신비를 관찰하기 위해 멀리 텍사스에서 찾아온 열성분자들도 있다는 이야기가 신문 1면 기사로 실렸다. 어떻게 이 기이한 현상을 설명할까. 지금까지 제시된 이론들 중의 하나는 처음에 새끼 매가 먹이로 잡혀 왔다는 주장이다. 그중에 한 마리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른 독수리 새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오히려 어미 독수리에게 먹이까지 받아먹으면서 살아남게 됐다는 것이다. 만약 그 새끼 매가 사람이라면 엄청난 넉살로 적들마저 친구로 만들고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까지 받아 내는 놀라운 적응력을 갖춘 존재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사람 중에도 독수리 둥지에서 살아남은 새끼 매와 같은 인물들이 있다. 내 수업에 검은 히잡을 쓰고 오는 ‘이만’이 그중 하나다. 덴마크 태생 팔레스타인 사람. 다섯 형제 중 셋째. 사회적 소수자로 사는 것은 쉽지 않다. 독수리 둥지 속의 새끼 매와 같은 삶이다. 사회로부터 부당한 편견은 다반사, 때론 노골적인 위협과 배척을 받는다. 이만의 부모가 자녀들을 키우면서 각별히 교육했던 점은 ‘학교나 직장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 티를 내지 말고 철저하게 덴마크식으로 살되 자신이 팔레스타인 사람임을 잊지 말라’는 것. 이 원칙을 이만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 자신의 능력으로 체득했고 지금은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세상을 넓게 살고 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문화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생활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바이컬처럴(bicultural)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대에 적응한 진화의 산물이다. 독수리의 능력을 갖춘 매와 같은 존재. 미래는 이런 인재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에이미’는 ‘이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케이스. 십대에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왔다. 중국 이름은 이이. 장래 꿈은 글로벌 매니저. 동서양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은 중국과 캐나다 두 가지 문화를 섭렵한 인재로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캐나다로 이사 온 뒤 처음에는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은 많이 적응이 돼서 괜찮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미국의 사회발전조사기구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살기 좋은 나라 전 세계 6위. 중국은 83위. 참고로 우리나라는 23위. 무려 77개의 나라를 뛰어넘어 더 좋은 나라에 와서 살면서도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에이미를 힘들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컬쳐 쇼크 혹은 문화 충격이다. 관광을 다녀오는 것과 외국에서 사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물고기 눈에 마지막까지 보이지 않는 것이 물. 노자의 말이다. 사람에게 문화는 물고기에게 물과 같은 대상이다. 당연해서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외국 생활을 하게 되면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몸부림치게 된다. 그것이 문화 충격이다. 세계화돼 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다 겪는 현상이다. 그런데 그 고통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문화 충격을 피하려고 애쓴다. 외국에 나와서도 한국 사람들끼리 몰려다니며 한국식으로 행동한다. 이렇게 끼리끼리 몰려다니는 집단을 컬처럴게토(cultural ghetto)라고 부른다. 그것을 과감히 깨고 나오는 용기가 필요하다. 당장 눈앞의 편안함을 위해 이문화를 익힐 수 있는 귀한 배움의 기회를 허비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선택이다. 문화 충격은 배움의 과정이며, 배움은 고통을 수반한다. 진정한 세계인이 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좁은 문이다. 실제로 문화 충격을 많이 겪을수록 글로벌 매니저로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날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날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말이다. 문화 충격도 마찬가지다.
  • 安 ‘조작’ 보고받은 날, 이유미 “구속 두렵다” 문자

    安 ‘조작’ 보고받은 날, 이유미 “구속 두렵다” 문자

    “安, 문자 이해 못해 답장 안 보내” 답변 조작 공개 전날 이준서와 5분 독대도 박주선 “ 민주, 정략적 국민의당 죽이기”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혐의를 받는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가 검찰에 구속되기 전 안철수 전 대표에게 구명 호소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안 전 대표는 답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30일 안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씨가 지난 25일 안 전 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는 당시 보낸 메시지에서 “제발 고소 취하를 부탁드린다”며 “이 일로 구속당한다고 하니 너무 두렵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문자메지시를 보낸 25일은 이용주 의원이 안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제보 조작 사실을 보고한 당일이다.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당시 문자를 확인한 것은 인정했지만 당시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고 답문도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이씨의 문자를 받았을 때 제보 조작 사실을 보고받기 전인지 후였는지에 대해 김 의원은 “거기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이씨 문자를 받기 하루 전인 24일에는 사건에 연루된 의심을 받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5분간 독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독대 내용과 관련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만나긴 했지만 고소·고발 취하 문제만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필요하면 안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닷새째 칩거하며 침묵을 지켰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이날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경록 전 대변인은 “오늘 입장 표명 계획은 없지만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대표도 진상조사단을 통해 의혹을 해명한 것 외에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29일 이씨의 구속이 결정되기 전 진상조사단은 이 전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을 폭로하기 나흘 전 박 전 대표에게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 메시지로 전달했지만 당시 전화기를 비서가 갖고 있어 박 전 대표가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은 때를 기다린 듯 정략적으로 국민의당 죽이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추미애 대표는 ‘국민의당 지도부와 대변인단이 총동원돼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안철수측 “오늘 입장표명 없다…조작 사건 엄중하게 받아들여”

    안철수측 “오늘 입장표명 없다…조작 사건 엄중하게 받아들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파문에 대해 “오늘 입장표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김경록 전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안 전 대표는 당의 적극적인 협조로 검찰 수사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 전 대표는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현재까지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김관영 “‘문준용 조작 사건’ 추가 결과 빨리 내놓겠다”

    국민의당 김관영 “‘문준용 조작 사건’ 추가 결과 빨리 내놓겠다”

    ‘대선 조작 사건’이라고 불릴 만큼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 제보 조작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경위 파악에 나섰다. 단장을 맡은 김관영 의원은 지난 29일 중간 조사결과를 내놨다. 박지원 전 대표에게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제보 내용을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바이버’(viber)를 통해 보고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이 연락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철저하게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 최종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제 양심을 걸고 사실만을 얘기하겠다는 결심이 있다”면서 “성역없는 조사를 통해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진상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작된 증거가 어떻게 추진단에 전달되고 그걸 어떻게 검증했으며 발표됐는지 그 경위에 대해 조사했으며, 발표 전후 당 지도부에 어떻게 상의 또는 보고 됐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 했다”면서 “많은 한계가 있고, 이유미(구속)를 조사할 수 없고, 강제력를 가진 검찰 수사 결과와 다를 수 있는 부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시의 ‘채용 특혜 의혹’ 제보를 조작한 당사자로 지목한 당원 이유미씨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이씨는 지난 대선 기간 제기된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특혜 의혹을 뒷받침하는 육성 증언 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 등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전에 먼저 얘기하는 데 따른 ‘긁어 부스럼’에 대한 당내 우려가 있는 것도 알지만 지금은 국민만을 보고 정도를 가야 할 시기“라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라의 국치가 있다면 새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에게는 ’당치‘가 있다. 당치 앞에서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당이 완전히 새롭게 혁신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허위 제보를 넘겨받은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인 김인원 변호사와 의혹 제기에 앞장섰던 이용주 의원이 조작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제35회 교정대상’ 면려상, 임정호 서울구치소 교위

    ‘제35회 교정대상’ 면려상, 임정호 서울구치소 교위

    1993년 임용돼 24년간 근무한 모범공무원으로서 직원 화합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2012년 고충처리반에 근무하면서 사형 확정자를 정기적으로 상담했다. 2016년 자살 암시 중형 선고자를 심층 상담하면서 심성 순화와 수용생활 안정을 유도하는 등 수용자 교정교화에 힘썼다. 2009년 기동순찰팀 등에서 일할 때는 수용자의 폭행 및 소란행위를 신속 제압하고, 거실 및 물품 등에 대한 철저한 검사로 부정물품을 적발했으며, 의식저하 상태에 있는 수용자를 조기 발견해 조치하는 등 교정사고를 적극적으로 예방했다. 법무연수원 사이버교육 의료실무 강사로 활동하며 직원들의 의료지식을 함양하고, 교정행정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음악동호회 회장으로 직원 힐링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후원과 봉사를 이어 갔다.
  • 국내 연구진, 말린 귤껍질로 항암치료 보조제 개발

    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 추출물로 항암치료 보조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연구팀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귤껍질인 ‘진피’를 이용해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근육 소실과 체중 감소를 완화하는 항암치료 보조제를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진피는 한의학에서 비장과 위장 등 소화기를 보강하는 데 쓰이며 항염증, 항산화, 항비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이나 위암, 식도암 같은 소화기계 암 환자의 80% 이상이 식욕 감퇴, 체중 감소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특히 체중 감소가 원인이 돼 사망하는 경우도 20%에 이른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암 세포를 주입해 대장암을 유발한 뒤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등의 증상을 유도했다. 이어 진피 추출물을 매일 1회씩 17일간 투여한 결과 암이 발생하지 않은 생쥐 체중의 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 확인됐다. 또 혈액 속에 나타나는 염증 물질과 근육분해 효소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마진열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진피 추출물은 암으로 인한 근육 소실을 억제하고 체중을 유지하는 효능을 확인함으로써 암환자의 체력 저하를 막고 항암제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항암보조제로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民·官 연계 산업·사회 혁신정책 마련해야”

    “民·官 연계 산업·사회 혁신정책 마련해야”

    행자부 ‘4차 산업혁명 기술 공공부문 활용 토론회’ 개최“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풀어주고 정책역량을 발휘해야 민간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행정자치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차세대 정보자원관리 정책토론회’를 열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공공부문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노규성 국정기획자문위원회 4차산업 전문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공공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과학, 산업, 제도, 공공, 사회, 교육, 국제 등 7개 분야별로 대응과제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 공약을 통해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고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과 스마트 코리아 구현을 위한 민간 주도, 정부 지원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인 노 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확보했지만 이후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산업 경쟁력 지수도 2007년 3위, 2009년 16위, 2011년 19위로 점차 하락했으며 특히 정보통신부 해체로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국가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 선도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기대하고 몰입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식 4차 산업혁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비전으로 ‘고부가가치 혁신경제 기반 스마트국가’를 내놓았다. 국민과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전략으로 기술산업 정책과 사회혁신 정책이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앞서 강의를 한 박서기 카이스트 대우교수는 미국의 학자금 대출, 의료보험 등과 같이 정부도 풀지 못한 사회문제를 대학생이 만든 스타트업 기업이 일부 해결한 사례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스탠퍼드대 학생이 만든 대출업체 소파이(SoFi)는 졸업한 선배가 재학생 후배에게 학자금을 빌려주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우리나라 가계부채만큼 심각하던 미국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주저하게 되면 정부의 힘이 무력화된다고 단언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무원은 숨어 있는 국민의 불편사항을 빨리 찾아내어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 행정서비스의 권위는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규제 강화나 증세도 점점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제보 조작’ 이유미 구속… 檢, 국민의당 지도부 향하나

    ‘제보 조작’ 이유미 구속… 檢, 국민의당 지도부 향하나

    진상조사위 “이준서 前최고위원 박지원 대표에 문자로 조언 구해” 문재인 대통령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38)씨가 29일 구속됐다. 이씨가 구속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한 수사 확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르면 30일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안이 중대하여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이 이씨에 대한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이씨의 범행 경위와 함께 당 윗선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1시 20분에 시작해 40분 만에 끝났다. 법원을 나선 이씨에게 취재진들이 몰려 ‘단독 범행이 맞느냐’, ‘윗선의 지시를 받았느냐’는 등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씨는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씨의 변호인이 실질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씨가) 중차대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1일 이유미의 카톡 제보를 박 전 대표에게 바이버(메신저 앱) 문자로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이슈를 만들 수 있을까요”라고 문의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문자항의’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두 대 갖고 있었는데, 문자를 보낸 번호는 박 전 대표의 비서관이 갖고 있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동안 “‘윗선 개입’은 없다”고 부인해 왔던 국민의당 측은 이 전 최고위원의 ‘사전 보고’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박 전 대표에게 이씨의 카톡 제보를 문자로 보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밝히려면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다 한 번 볼 수밖에 없다”며 “철저하게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조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소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당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과 부단장 김인원 변호사 등은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필요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입을 닫고 있던 안 전 대표가 조만간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당 관계자가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못 박기는 어렵지만 이르면 내일(30일) 입장표명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하급심서 또 무죄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의 무죄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은 헌행법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선 법원에서는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간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할 대체복무제 도입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청주지법 “두 가치 지킬 대안 필요”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지난해 8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2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 37조 2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가는 헌법가치가 충돌할 경우 일방적으로 한쪽만을 실현할 게 아니라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현역복무가 아닌 군 복무 형태가 연간 징집인원의 10%가 넘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연간 징집인원의 0.2% 정도인 양심병역거부자들이 현역 집총병역에 종사하지 않는 게 군사력의 저하를 초래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이미 많은 나라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에 ‘반기’… 올해만 16건 무죄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15일에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모(2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병역거부는 현행법상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며,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실형을 확정한 것은 이 판결이 13번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종교적 병역거부 논란에 대해 대법원이 쐐기를 박았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후에도 하급심의 무죄판결이 나오면서 법조계 내부에서도 전향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4년 이후 종교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 판결이 전국적으로 33건인데, 이 중 16건이 올해 쏟아졌다. 종교적 병역거부자 변론을 맡은 오두진 변호사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우리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판사들이 알아 가면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사건이 90건 가까이 되는데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의 위헌성 여부를 심사 중인 만큼 헌재의 입장이 결정될 때까지 대법원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장기 출장 돌아온 남편, 만삭 아내 배 보고 놀란 사연(영상)

    장기 출장 돌아온 남편, 만삭 아내 배 보고 놀란 사연(영상)

    장기 출장을 마치고 6개월 만에 만난 아내의 배가 불룩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크리스 도허티는 6개월 전, 아내와 어린 세 자녀를 두고 장기 출장을 떠났다. 직업 군인인 그는 6개월간 해군 전함을 타고 훈련을 받았고, 지난 23일 그토록 그리던 가족들과 재회했다. 재회의 현장에는 10대 초반의 큰 아들과 어린 두 딸, 그리고 아내와 가족들이 나와 있었다. 크리스는 먼저 아이들에게 인사를 나눈 뒤 그 뒤에 서 있던 아내에게 다가갔다. 아내가 환영인사가 적힌 커다란 도화지를 손에서 내리는 순간 크리스의 표정이 달라졌다. 아내가 6개월 만에 만삭의 임산부가 돼 있었던 것. 아내인 나타샤는 남편이 출장을 떠난 1주일 후에야 넷째 아이의 임신 사실을 알았다. 당시 그녀는 임신 2개월이었다. e메일을 통해 곧바로 남편에게 알릴 수도 있었지만, 기쁜 소식인 만큼 직접 전하고픈 마음이 컸다. 결국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이 ‘공범’이 돼, 넷째 아이 임신 소식을 철저하게 감췄다. 불룩해진 아내의 배를 본 뒤 얼떨떨하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크리스는 “진짜야?” 라는 말과 함께 아내의 배를 쓰다듬은 뒤 이내 양 팔을 벌려 아내를 품에 안았다. 이후 가족들의 놀림 섞인 축하가 이어졌고, 크리스는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타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방송인 KTLA와 한 인터뷰에서 “남편이 넷째 아이를 예상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없었다”면서 “e메일로 전하면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직접 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남편에게 보내줄 때마다 조심해야 했다. 배가 점점 불러왔기 때문”이라면서 “그럴 때마다 이모티콘 등을 이용해 배를 가렸다.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6개월의 출장을 마친 뒤 갑자기 8개월 차 임신부가 된 아내를 만난 크리스는 “아내의 배를 본 순간 콕 찔러봤다. 아내가 나를 속이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진짜였다”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성인 흡연자 절반 “담뱃값 경고그림 보고 금연 결심”

    성인 흡연자 절반 “담뱃값 경고그림 보고 금연 결심”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이 흡연자의 금연결심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담뱃갑 흡연경고 그림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흡연자의 절반(49.9%)이 경고그림을 보고 금연결심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비흡연자의 경우 성인 81.6%, 청소년 77.5%가 경고그림을 보고 나서 “앞으로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겠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성인의 73%가 경고그림이 흡연으로 인한 건강 위험성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여겼다. 또 77%는 경고그림이 비흡연자의 흡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10종의 경고그림별로 효과를 따지면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고통(환부)을 나타낸 주제(병변)가 아동, 임신부 등 대상별로 흡연의 폐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주제(비병변)보다 경고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혐오 정도가 강할수록 각인효과로 경고 효과도 더 크게 나온 것으로 개발원측은 분석했다. 경고 효과 미흡 등으로 그림을 교체해야 할 때 교체대상 그림으로는 성인은 피부노화(46.2%), 성기능 장애(45.7%)를 우선으로 꼽았지만, 청소년은 뇌졸중(46.5%), 피부노화(44.0%)를 선정했다. 건강증진법에 따라 2016년 12월 23일 이후 반출되는 담배는 담뱃갑 건강경고 문구에 더해서 경고그림을 의무적으로 붙여야 하며, 법 시행령에 따라 복지부는 효과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경고그림을 24개월마다 정기교체해야 한다. 개발원측은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뒤 금연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고자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5월 10∼2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25명(흡연자 586명, 비흡연자 439명)과 전국 만13∼18세 청소년 514명(흡연자 48명, 비흡연자 466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로 이메일을 이용한 온라인 조사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식재산권 침해는 혁신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침해는 혁신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조상품 문제는 더이상 샤넬, 루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전자제품에도 있죠. 위조상품 거래로 인한 세수감소는 결국 정부의 투자재원 확보도 어렵게 합니다. 위조상품같은 지식재산권 침해행위 단속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위조상품 거래가 만연하게되면 기술개발을 게을리하게 되고 결국 이는 혁신 저하로 이어집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내 지식재산권위원회의 스벤-에릭 바텐버그 부장의 지적이다. 바텐버그 부장은 지난 2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본지에서 얼마 전 소개한 기사(▶“네이버는 왜 다른 온라인 중개업체와 달리 불법판매 단속에 소극적인가요?”)를 본 ECCK측에서 요청해 이뤄졌다. 암스테르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바텐버그 부장은 EU 소속 기업들의 국내 활동을 돕기 위해 세워진 경제 단체인 주한유럽상공회의소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한유럽상공회의소를 소개해달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201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의 정식인가를 거쳐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BNP, 벤츠, 포르세, 셀, 필립스, 하이네컨 등 340개의 회원사가 있다. ECCK는 한국 정부 기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지향하며, 최적의 비즈니스 환경 조성과 동시에 한국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기위한 각종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위원회라는 기구를 둘 정도로 지재권에 관심이 많은 것같다. 지식재산은 경제에서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U만 하더라도 지재권과 관련된 기업의 일자리 수는 8200만개로 측정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EU 고용율에서 38.1%를 차지한다. 또한 이러한 기업들은 EU의 전체 GDP에서 4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덧붙여 지재권과 관련된 기업들은 그렇지 않는 기업들과 비교하여 46% 가량 임금이 더 높은 것으로 측정된다. -이해하기 쉽게 지재권 보호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지식재산이 제대로 보호를 받는다는 것은 창작자들의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보상들은 계속 아이디어들을 개발하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실제 유럽의 경우, 지재권 침해 단속을 위해 한개 기업이 연간 소비하는 금액이 1억여원이다. 만약 기업이 적절한 지재권 보호로 인하여 다른 분야로 더 투자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이며 기업과 사회 전체의 이점으로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입장에서도, 불법행위(지재권 침해)로 얻은 이익 때문에 피해보는 세수감소를 막을 수 있게 됨은 물론, 지재권 침해방지 및 단속에 들일 돈과 시간을 다른 분야, 예를 들면 환경이나 복지에 더 투자할 수 있게된다. -ECCK 지식재산권위원회는 지재권 보호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지재권위원회는 ECCK내 여러 위원회 중 하나로 지재권보호, 특히 위조 산업 근절에 노력하고 있다. ECCK 지재권 위원회는 설립 이후 ‘Seoul Low Visibility Project’ 라는 위조품 길거리 판매근절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서울시와 중구청에 노점상을 통한 공공연한 위조상품 판매의 심각성과 이를 전담하는 부서가 있으면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후 서울시와 중구청은 위조상품 단속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특별사법경찰단을 설립했구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서울시내 노점상을 통한 위조상품 판매는 크게 줄었다. 특히 명동에서는 과거와 비교하여 위조 상품 판매가 거의 근절되었다. 과거에 벨트, 가방 및 옷을 팔던 노점상분들이 대부분 음식을 팔거나 합법적인 물품을 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재권 침해 행위는 세계적 문제 아닌가. 위조 상품과 같은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들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다. 복잡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서 한 나라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제적 거래율이 높아지는 만큼 위조 상품 거래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무역의 2.5%가 위조상품에 관한 거래라고 한다.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증가추세인가. 그렇다. 최근 국제적 문제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다. 한국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율이 2006년에서 2016년 사이 5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따라 온라인내에서의 위조 상품과 같은 불법 상품 거래율도 증가추세다. 위조품 거래가 온라인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문제점을 일으키는데 웹사이트가 있는 국가(서버)와 실제 판매행위가 이뤄지는 국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 위조상품 판매가 이루어진 웹사이트의 서버가 중국에 있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는 관할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 -유럽에서는 위조상품 거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온라인에서의 위조상품 거래에 대한 조치는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최근 유럽의회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불법상품에 대한 유통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서를 제출했다. -위조상품 판매 처벌과 별개로 생계때문에 위조상품을 다루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위조 상품 판매는 매우 큰 수익성을 띄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내 위조상품을 판매한 노점상분들의 인터뷰를 보면 한달만에 9000만원의 이익을 만든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침해범들은 주로 투자에 비하여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 범죄를 이어 나가고 이는 높은 재범율을 낳게 된다. -위조상품에 대한 소비자 의식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지난 5월 20일, 부산 어울마당축제에 ECCK가 참가하여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위조상품 의식조사를 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소비자들의 위조상품에 대한 인식이 조금 발전된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결과에서는 49%의 응답자들이 위조상품 구매를 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지난해에는 41%로 내려갔으며, 올해도 41%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구매율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2015년 결과에서는 노점상을 통한 구매가 35%로 1위를 하였던 반면에, 2016년에서는 31%로 온라인이 1위를 하고, 2017년도 역시 38%로 온라인이 1위를 하고 있다. 위조상품 산업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70%가 넘는 응답자들이 위조상품 산업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그들 중 상당수의 응답자들이 이탈리아와 프랑스처럼 구매자 역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미술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 중 하나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그림이 갑자기 유명작가의 그림으로 밝혀져 ‘일확천금’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런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나 관료들도 그림이 갖는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거나 재벌들을 옥죄기 위해 그림, 미술품을 생각한다. 범죄영화를 가장한 코미디 스릴러영화라 할 수 있는 ‘모데카이’(2015)도 미술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영화라는 점에서 동서의 그림에 관한 생각은 같은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스페인의 거장으로 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고야(1746~1828)의 그림을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그림보다는 가볍고 능청스러운 주인공 모데카이를 연기하는 조니 뎁의 활약이 돋보이는 코미디물이다.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미술품은 임자를 제대로 만났을 때 예술로 대접받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천박하고 계산적인 인간을 만나면 미술품은 당장에 세속적인 신분을 상징하는 고색으로, 시간의 흔적이 담긴 표면 효과만 남게 된다. 즉 현재의 지위를 기호화해서 지금의 지위와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시각적 지위 증거로 사용될 뿐이다. 모데카이는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영화 제목이다. 그는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으로 스스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았다고 여기며 미술품 수집을 즐긴다. 하지만 이미 몰락해 재정은 파탄이 났고 대저택은 오늘내일 경매로 넘어갈 형편이다. 그는 그저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코 고야가 그렸지만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영화의 전부나 다름없다. 모데카이는 얄밉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400년 전 소설 돈키호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모데카이는 풍자를 빙자한 재미에만 더 매진하고 있다. 영화는 50년 전에 발표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래 소설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통찰력 있는 비유와 묘사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영화는 글쎄다.영화에 나오는 ‘웰링턴의 공작부인’은 영화를 위해 화가 샐리 드레이에게 주문해 만들어진 가공의 그림이다. 그는 고야의 유명한 ’옷 입은 마하’(1803)를 바탕으로 고야풍의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고야의 진품 역시 영화 속 ‘웰링턴의 공작부인’만큼 사연이 많다는 사실이다. 고야는 ‘옷 입은 마하’를 그리기 3년 전인 1800년 ‘옷 벗은 마하’를 그렸다. 스페인의 실세였던 마누엘 고도이의 주문에 의해 그린 그림인데 당시는 공식적으로 누드화를 금하던 시기였다. 여성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난 그림은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켰고, “마하에게 옷을 입히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야는 원그림을 고치는 대신 ‘옷 입은 마하’를 새로 그렸지만 1813년, 마하 연작이 외설이라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통해 압수당하기도 했다. 고야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활동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다.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의 전통을 이어 세 명의 왕의 초상화를 그린 고전적 의미의 대가이자 주제와 거리를 두는 새로운 시선으로 그 의미를 해체한 최초의 근대적 예술가였다. 32세에 궁정화가가 되기 전 고야의 작품들은 산뜻하고 밝았다. 말년에 들어 소위 ‘검은 그림’을 그린다. 그의 머릿속 환상과 악몽들이 드러난 것은 그가 청력을 잃을 정도로 중병을 앓고 나서였다. 그 후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공으로 민족의식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가 시대적인 자각을 통해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찾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처음에는 권력자들의 초상화로 명예를 얻었으나 스스로 “인간의 과오와 악덕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판화집 ‘카프리초스’(변덕)를 발간해 계몽주의자가 되었다. 성직자를 조롱하거나 외설적인 마녀 그림이 문제가 되자 재빨리 판화집을 회수하고 판매 중지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의 전성기에 조국 스페인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프랑스는 스페인을 침략해 페르난도 7세를 폐위하고, 나폴레옹의 형 조세프를 호세 1세로 즉위시켰다. 하지만 곧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군이 들어와 페르난도 7세를 복위시키는 등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반도전쟁이 한창이던 때다. 고야는 출중한 실력 또는 처세술로 여전히 궁정화가로 일했다. 그는 호세 1세의 초상화를 그려 1811년 훈장을 받았다. 하나 웰링턴 공작이 마드리드에 입성하자 호세 1세의 얼굴을 웰링턴으로 고쳐 바쳤다. ‘비리의 고발자, 정의의 투사’라는 고야의 이미지는 이런 행적 때문에 기회주의자로 비치기도 한다. 그는 부르봉왕조, 종교재판소, 프랑스군, 영국군 모두를 위해 일했고 어느 쪽으로부터도 피해받은 바 없다. 물론 훌륭한 예술가라고 모두 철저하게 대의를 따를 수는 없지만 예술가들이 혁명적인 경우는 대개 예술에 한한다. 특히 고야를 혁명적 인물로 만들어준, 민중의 항거와 권력에 의한 학살을 고발하는 그림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도 알고 보면 1814년에 그려졌다. 즉 프랑스 점령기가 아니라 그들이 물러가고 페르난도 7세가 복위하기 직전, 화가의 친프랑스 행적에 대해 의심이 가해질 무렵 그려졌기 때문에 그 저항의 의미를 의심하게 된다. 스페인 반도전쟁의 도화선이 된 ‘1808년 5월 2일의 봉기’ 즉 ‘도스 데 마요 봉기’와 짝을 이루는 이 그림에서 고야는 보통사람들을 영웅적 순교자 내지는 그리스도와 같은 구원자로 이상화시켜 혁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미구엘 감보리노가 1813년 제작한 판화를 차용한 것으로, 이후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었다. 아무튼 고야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의 삶이란 완벽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해도 표리부동함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교직원 화장실 이용한 고교생 머리·발바닥 때린 교사

    교직원 화장실 이용한 고교생 머리·발바닥 때린 교사

    고등학생이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교직원 전용 화장실을 사용했다가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2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청주의 한 사립고교에서 1학년 학생이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교직원 화장실에서 불을 켜지 않고 용변을 봤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자율학습 지도교사가 학생을 교무실로 데리고 간 뒤 자와 지도용 막대기로 학생의 머리와 발바닥을 10여차례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을 체벌한 이 교사는 학생이 남자 교직원 화장실과 붙어 있는 여자 교직원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것으로 오해해 때렸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도 도교육청 현장 조사에서 “과거 여자 교사가 화장실에서 매우 놀란 일이 있어 학생들의 교직원 화장실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해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날 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가 비데가 아니면 용변을 못 봐 비데가 설치된 교직원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한다”면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여자 교사를 훔쳐보려 했던 것으로 아이를 몰아붙인 것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 일을 교사에 의한 학교 폭력 사안으로 규정하고 학교 측에 학생 보호 조치 등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문준용 의혹도 털고 가야” 특검 촉구

    박지원 “문준용 의혹도 털고 가야” 특검 촉구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28일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지만, 그 결과물이 나오면 함께 특검으로 철저히 더 규명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특검을 거듭 주장했다.박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김태일 당 혁신위원장 등이 특검 주장은 물타기로 비칠 수 있다며 반대한 데 대해 “일부 의원들도 그러한 것에 동조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의원이나 지역 위원장들은 차제에 특검으로 철저히 하고 가자는 의견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입이 열 개라도 국민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없지만, 이것(제보 조작) 자체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되지만, 문준용씨와 관련된 의혹 문제도 차제에 털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현재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박 전 대표의 특검 주장을 정면 비판하는 입장이라며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도 “현 단계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또 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와 관련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해서 의견을 발표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유미씨는 검찰 손에 있어 우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검찰에 철저히 수사를 협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이 대선 투표일 나흘 전인 5월 5일 폭로한 준용씨 취업비리의혹을 사전에 보고받았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안철수 후보도 당시 그러한 것을 알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강조했다. 검증이 허술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장기 천재소년, 스승은 AI

    日 장기 천재소년, 스승은 AI

    장기 천재 뒤에 인공지능(AI) 선생이 있었다. 일본 프로 장기계(界)에 입문한 지 6개월여 만에 연승을 거듭하며 국민적 스타가 된 중학교 3학년 ‘천재 소년 기사’ 후지이 소타(14) 4단. 지난 26일에는 타이틀전인 ‘류오전’ 일회전에서 지난해 신인왕 마스다 야스히로를 꺽고, 프로 입단 뒤 29연승이란 일본 장기계의 기록도 30년 만에 갈아치웠다.27일 류오전의 주최자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지이는 전통적 장기 수업 이외에 AI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AI가 14세 소년 기사의 ‘무패의 금자탑’ 선생님이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제3세대 프로기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후지이 4단은 그동안의 기보 및 전적들을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며 구체적 상황에서 최적으로 해답과 대안을 얻는 데 AI를 적극 활용했다. 1세대가 1990년대 컴퓨터를 데이터 처리 도구로 활용하고, 2000년대 제2세대는 컴퓨터 통신 기능에 기반해 인터넷 대국으로 활용한 것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다. 14세 소년 기사는 적극적이고 과감한 공격으로 아버지나 삼촌 나이뻘 되는 프로기사들을 마구 흔들며 29연승을 세웠다. 프로기사 후카우라 고이치 9단은 “초반부터 적극적이고 경쾌하게 계마(桂馬)를 활용한 대각선 공격 등 기동성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면서 “AI의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AI가 복잡한 상황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와 최적의 선택을 보여 주는 유용성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경험도 일천하고, 어린 14세 2개월짜리 소년이 AI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맞수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이를 실전에서 써먹고 있는 셈이다. 노즈키 히로타카 8단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승부처에서 형세 판단의 정확성이 놀랍다”며 “AI의 연구를 통해 힘입은 바 크다”고 분석했다. 26일 대국에서 패한 마스다 4단도 “(후지이 4단이) 중반부터 종반까지 매우 강했다”고 평했다. AI를 활용한 신세대 강자의 등장에 쇠퇴해 가던 일본 장기계는 화색을 띠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 젊은 일본 세대의 힘을 강조할 정도다. 장기협회와 일본 기업들은 천재 기사를 활용한 마케팅에 골몰해 있다고 닛케이 등은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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