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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트럼프, 지소미아 언급 없었다”…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靑 “트럼프, 지소미아 언급 없었다”…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

    “한미동맹이 역내 평화·안보 핵심축 인식 북미 협상 앞둔 트럼프 한미공조에 초점” 11.5조 규모 미국산 LNG 추가수입 계약 현대차·美업체 자율주행차 법인 설립도 文 “경협은 한미동맹 더 든든하게 발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보수층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 동맹 균열론을 끊임없이 제기했으나 한미 정상이 직접 만나 일축한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회담 직후 “두 정상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은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했고 백악관도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 및 안보에 여전히 ‘린치핀’(핵심축)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동북아 전략의 핵심인 한미일 삼각공조와 주한미군에 대한 위협을 초래한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한때 우려를 표명했던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철저하게 관리된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얘기가 아예 안 나온 맥락을 유의해 달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한미 동맹 강화·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 의제가 테이블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약 11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수입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두 가지 모두 미국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동시에 경제적 실리를 최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와 맞물려 준비된 조치다. 미국산 LNG 수입을 통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자율주행차는 혁신성장의 핵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 모두가 한미 동맹을 더 든든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필수적인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득실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핵심축(린치핀)이란 표현이 등장하고 호혜적 동맹을 강조한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특히 지소미아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한 것은 잘한 것”이라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원산지 한국산 둔갑, 4000억원대 태양광 모듈 수출

    외국산 태양광 셀로 조립한 태양광 모듈을 국산으로 위장해 수출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한국산이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관세청은 24일 외제 태양광 셀을 국내에서 단순 연결한 뒤 국산 모듈로 속여 미국 등지로 수출한 A사 등 2개 업체를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하고 과징금 1억 3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2013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조립해 수출한 태양광 모듈이 254만점(시가 4343억원)에 달했다. 태양광 셀을 연결해 모듈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 조립이기에 태양광 모듈의 원산지는 셀 원산지로 결정된다. 이들은 ‘한국산’으로 표시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신흥시장 생산품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에 판매할 수 있고, 한국산을 선호하는 해외 거래처와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더욱이 모듈을 수출하면서 세관에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허위 신고한 뒤 상공회의소에서 한국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산 가장 수출은 국가 신인도 하락뿐 아니라 국내 제조기업의 가격 경쟁력 저하, 수출 감소, 고용 후퇴 등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관세청은 국내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유사 품목을 수출·입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보분석과 기획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신장질환, ‘밥상’이 중요하죠”

    “신장질환, ‘밥상’이 중요하죠”

    신장질환은 오늘날 많은 이들의 걱정거리다. 병을 앓고 있다면 치료가 어려워 힘들고, 주변에 환자가 있으면 그 어려움을 보면서 두려워하게 된다. 치료와 예방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탓이다. 신장질환 한방치료의 권위자인 김영섭 백운당한의원 원장은 ‘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신장의 중요성과 신장 건강을 위한 생활에 대해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 -신장질환의 한방치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어떤 계기로 신장질환에 집중하게 됐나. “저희 집이 한의사 집안이다. 제가 정식으로 한의사 면허를 딴 지는 45년 됐지만, 그 전부터 할아버지 밑에서 쭉 보면서 배워왔다. 할아버님께서 콩팥 질환을 잘 고치셨다. 거기서부터 배워서 제가 더 연구해 현실적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렇게 신장만 바라본 세월이 한 60년 된다.” - 왜 그렇게 신장질환에 매달렸나.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신장은 굉장히 중요한 장기다. 신장을 그저 소변이나 배출하는 비뇨기적인 역할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인체에서 매우 중요한 대사를 복합적으로 관장하는 다섯 가지 역할을 한다. 성호르몬, 성장호르몬, 혈액을 만드는 합성호르몬,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 등이 신장에서 나온다. 그리고 불순물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신장인데, 병에 걸리면 치료가 워낙 어렵다. 한방에서도 신장을 다루려면 어려워지니까 많이 안 했었다. 저는 돈 생각하지 않고, 그 어려운 걸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고집스럽게 해왔던 거다.” -12씨앗 요법과 침향이 많이 알려졌는데, 어떤 치료인지 설명해달라. “씨앗은 양방으로나 한방으로나 약리가 다 있다. 특히 씨앗은 몸을 좋게 만들고 주로 신장 쪽을 좋게 한다고 많은 문헌에 나와 있다. 그걸 해로울 수 있는 부분은 제하고, 좋은 쪽으로 적용해서 만든 것이 씨앗요법이다. 열두 가지 씨앗을 사용한다고 해서 ‘12씨앗’이라고 한다. 침향은 면역체계를 근본적으로 좋게 한다. 심지어 암에도 좋다고 한다. 그리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약리적 효과가 대단한데, 저는 여러 가지 효과 중에 신장 쪽으로 접목을 많이 시켰다. 본래 침향이라는 것은 예로부터 우리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중요하게 여겨 온 약재다. 다만 매우 귀한 나무였기 때문에 아무나 다룰 수가 없었다. 주로 왕족들이 사용했다. 그걸 제가 일반 환자에게 접목하기 시작한 게 약 30년 전이다. 20년 전에는 침향에 대한 책을 처음 쓰기도 했다. 그때는 한약을 다루는 한의사들도 침향을 만져보기 어려웠다. 그런 시절부터 침향을 다뤘고, 18년 전에 한국에 본격적으로 침향을 들여왔다.” -신장을 비롯해서, 우리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밥상이다. 먹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 약이 아무리 좋아도 밥보다는 못하다. 음식이 병을 만들고, 음식이 병을 고친다.”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우선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 생야채, 생과일이다. 야채나 과일을 생으로 먹을 때 가장 먼저 망가질 수 있는 게 콩팥이다. 이유가 있다. 첫째, 생야채나 과일은 칼륨도 즉 포타슘이 너무 높다. 칼륨이 너무 높아지면 신장이 망가지고 심장에도 안 좋다. 두 번째로 한방학적으로 보면 냉성이 너무 강하다. 특히나 냉성이 강한 이런 생야채나 과일을 실온도 아닌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니 몸 내부 온도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온도차는 면역력 저하를 가져온다. 세 번째로는 ‘생독’이 있다는 점이다. 식물도 생존을 위한 나름의 방어체계가 있는데 그것을 생으로 먹다보면 독이 되어 쌓이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건강에 아주 안 좋고, 특히 신장질환에는 아주 나쁜 요인이 된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치료를 행하고 계신 것 같다. 끝으로,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하신지 궁금하다. “어쨌든 현대의학에서 어렵다고 취급되는 게 신장질환이다. 한 사람이라도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약도 최대한 저렴하게, 도움을 드리려고 한다. 물론 치료에서 결과가 100%로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능력껏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식량종자 수출, 종자시장 블루오션을 향한 첫 출항

    식량종자 수출, 종자시장 블루오션을 향한 첫 출항

    1970년 초반 통일벼 육성은 우리나라가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주곡 자급을 가능하게 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후 통일벼의 단점을 극복하고 쌀의 맛과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우리나라의 벼 품종육성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통일벼의 경우처럼 국내의 식량종자 시장은 육성부터 보급까지 모든 과정들이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관에서 주도하였다. 식량안보라는 국가목표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국내 식량종자 기업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은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Golden Seed Project(GSP)를 추진하였고, 식량종자 분야에서는 벼, 감자 및 옥수수를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동안 관을 중심으로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를 민간에 이양하여 민간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식량종자는 특성상 철저하게 현지를 기반으로 육종이 추진되어야 하고, 품종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GSP연구가 시작된 지 5년이 경과한 2017년에서야 비로소 유망품종들이 개발되고 있고, 이를 통해 식량종자로써는 국내 최초로 옥수수 종자와 씨감자를 2018년 까지 174.3만불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국내 개발 옥수수 종자와 씨감자 수출 인도 시장에 진출한 ㈜농우바이오는 현지 메이저 종자기업이 선점하여 공급하고 있는 우점품종을 능가하는 단옥수수 ‘Mithas’를 개발하여 현지 등록하였고, 2017년 17만불, 2018년 60만불을 수출하였으며 2019년에도 순조롭게 수출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대규모 감자 가공공장을 가동 중인 ㈜오리온은 2단계부터 GSP 사업에 참여하였다. GSP 사업을 통해 생산된 가공원료용 씨감자를 중국과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는데, 2017년 29.9만불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67.4만불을 수출하는 등 점차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벼는 최근 유럽과 중동 등으로 쌀 수출량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주요 목표시장으로 설정하였다. 농약과 채소 종자를 주력상품으로 하고 있는 ㈜팜한농과 GSP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벼종자 시장에 진출한 영농법인 건강나라가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실증재배와 보급종 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2019년 국내 최초의 벼 종자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종자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종자기업 등장 기대 종자 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큰 블루오션이며, 종자산업 중 식량종자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종자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식량종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아직은 국내 식량종자 기업들의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었지만 높은 수준의 품종개발 능력을 보유한 국가 연구기관들의 자원과 노하우가 전수될 경우 단기간에 역량이 배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GSP 사업 추진을 계기로 겨우 식량종자 수출의 블루오션을 향해 첫 항해를 시작한 단계이지만 머지않아 글로벌 메이저 종자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국내 종자 기업들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황교안 “文대통령·조국·나경원 자녀와 ‘동시 특검’, 반드시 이뤄져야”

    황교안 “文대통령·조국·나경원 자녀와 ‘동시 특검’, 반드시 이뤄져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문재인 대통령, 조국 법무부 장관, 같은당 나경원 원내대표 그리고 자신의 자녀와 관련한 의혹을 풀기 위해 ‘4자(者) 동시 특검’을 추진하자는 나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생각이 같다. 특검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번 조사를 철저하게 해서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녀 관련 의혹에 대해)아니라고 여러 번 얘기했고 청문회에서도 확인된 부분이 있는데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 얘기는 자꾸 끌어갈 일이 아니다. 비겁하게 피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검찰이 조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검찰이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검찰이 면밀한 검토와 분석 후에 판단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와 관련 황 대표는 “많은 숫자로 검찰의 수사 의지를 꺾으려고 하는 건 우리가 해서는 안 될 비민주적 작태”라며 “검찰이 공정하고 바르게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성원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위안부 매춘’ 망언에 대해서는 “정말 잘못된 발언”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술 마실 때 자주 ‘필름’ 끊어진다면… 나이 젊어도 치매 위험!

    ‘65세 미만’ 발병 원인의 10%는 음주 탓 최근 10년 새 환자 수 4배 가까이 늘어 치매 절반이 ‘혈관성’… 초기엔 치료 가능 젊어서 흡연·비만 등 피하면 예방할 수도 노인 치매, 최근 일 기억 못하며 증세 시작 매일 30분 속보 등 운동하면 예방 효과적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인 ‘수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저 단순한 건망증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머릿속에 지우개라도 있는 듯 수진은 모든 기억을 잃어 간다. 영화 주인공처럼 치매는 65세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4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한다. 이렇게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더 빨리, 심각하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나이에 발병하기 때문에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는 극심한 좌절감을 겪게 된다.젊은 치매 증상도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다. 다만 노인성 치매는 대개 기억력이 먼저 나빠지지만 젊은 치매는 성격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중앙치매센터의 ‘2018 대한민국 치매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73만명(2017년 기준)이며, 이 중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는 약 7만명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이 젊은 치매인 셈이다. 젊은 치매 환자는 최근 10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초로기 치매의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가족력이 흔해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년기 알츠하이머보다 시공간 지각능력 손상과 두정엽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침착이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2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이 아닌 비(非)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기억력 저하 등 병세가 더 빨리 진행되며, 더 어린 연령에서 발병한다. 또한 두통, 보행장애, 경련 등의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알려진 바로는 건강했던 뇌 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 단백질을 만들어 뇌 세포에 독 작용을 함으로써 뇌 세포가 사망하게 된다. 또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혈액 순환 장애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치매 증상이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학력이 높거나 지적인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서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철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혈관성 치매와 마찬가지로 뇌혈관 관리를 잘해서 증상이 있는 뇌졸중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며 “외국어를 배운다든지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의 적극적인 생활과 두뇌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발병을 막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초로기 치매의 또 다른 원인은 혈관성 치매다. 대개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병한다. 어린 나이에 뇌졸중이 발생하고 전조 증상을 동반한 편두통이 흔하게 나타나며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을 때 뇌백질의 병변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편두통이 통상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며, 평균 발생 연령은 30대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혀 뇌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뇌 세포가 죽는 것인데, 이로 인해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얼굴이 돌아가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또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 잡기가 힘들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아무런 신경학적 증상 없이 치매가 올 수도 있다. 이외에 우울증이나 의욕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성 치매는 예방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어서부터 혈관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 교수는 “40대 이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해 조절하고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초로기 치매 원인질환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평균 45세에서 65세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감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성격 변화와 이상행동을 보인다. 과다한 음주도 초로기 치매를 일으킨다.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가 음주로 인한 치매다. 술을 마신 뒤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블랙아웃)이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 위험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조성훈 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과음 후 깨어났을 때 일정 기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은 음주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피질과 해마 부분을 손상시켜 발생한다”면서 “자주 술을 마시면 뇌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손상돼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소뇌를 손상시켜 공간 감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은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해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성 치매로 인한 뇌 위축은 50대부터 시작되며, 인지기능 저하가 정상 노화 과정보다 빨리 나타난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을 갑자기 기억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치매에 걸리기엔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간과했다 진행되고 나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단순 건망증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교수는 “만약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 이해, 판단,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일 처리도 느려진다. 전화번호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워지고 약속해 놓고 잊을 때가 잦아지며,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먼저 시작된 후 주의력과 언어,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다 마지막에 전두엽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22~64%에서 초기부터 행동장애나 언어능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치매라는 생각에 환자 자신도 쉽게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퇴행성 뇌 변화가 빠르게 올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를 보면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절반가량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경계 염증이 줄고, 뇌세포 손상률이 감소하며 뇌 세포를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뇌 영양인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매일 30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뇌 역량이 충분하고 치매증상에 이르는 뇌 역량의 감소가 없다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승준 측 “병역 기피 아니다…17년째 입국 불허 지나쳐”

    유승준 측 “병역 기피 아니다…17년째 입국 불허 지나쳐”

    대법원 판단으로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 측이 법정에서 “병역 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20일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씨의 파기환송심 첫 기일에서 “상고심 취지에 맞게 사증 거부 처분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이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유씨는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달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는 행정처분이 아니고,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유씨 측은 재판에서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입국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유씨가 미국 국적을 얻은 것이 병역 기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씨가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가 시민권 취득 절차가 진행 중이었기 대문에 입국 금지 대전제가 된 병역 기피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씨 측은 “가족의 이민으로 영주권을 가진 상태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를 진행해 얻은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이나 약속 위반 등은 둘째 치고 그것이 법적으로 병역 기피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인도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등의 이유로 입국 금지가 되더라도 5년 이내의 기간에 그친다며 유씨에 대해 2002년부터 17년째 입국을 불허한 것은 지나치다고 호소했다. 또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 국적 취득 사례가 매년 발생하는데도 유씨에게만 유일하게 과도한 입국 금지 처분이 가해졌다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의 핵심은 국가 권력 행사의 한계”라며 “한국과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는 재외 동포 개인에게 20년 가까이 입국을 불허하는 것이 과연 국가권력의 정당한 행사인지 그것을 소송에서 따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LA 총영사관 측은 “사실상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재량의 여지가 없다고 볼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외동포비자는 비자 중에 가장 혜택이 많은 비자”라며 “단순히 재외 동포라면 발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신청할 수 있는 비자가 그것 뿐이냐”고 묻자 유씨 측은 “법률적 관점에서 법익의 침해 등을 다툴 수 있는지를 판단해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 측은 “재외동포 비자를 두고 ‘영리 목적이다, 세금을 줄이려는 것이다’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유씨가 하고픈 말은 전달되지 않고 나쁜 말만 떠도니 대중의 시선이 더 악화하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11월 15일 오후 선고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또 ‘불법어업국’ 오명, 원양어선 관리 더 엄격해야

    미국 상무부가 2년마다 의회에 제출하는 ‘국제어업관리 개선 보고서’에 한국을 ‘예비 불법어업국’으로 지정했다. 차기 보고서 제출 기한인 향후 2년 내 우리 정부가 불법어업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국내 수산물의 미국 수출 제한 등 무역제재를 가하겠다는 최후 경고다. 한국은 2013년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로부터 예비 불법어업국에 지정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불법어업 처벌을 강화하도록 원양산업발전법을 두 차례 개정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었다. 그런데도 6년 만에 또 다시 불법어업국 오명을 뒤집어쓸 위기에 처했다니 어이없는 노릇이다. 이번 지정은 우리나라 원양어선 ‘서던오션호’와 ‘홍진 701호’가 2017년 12월 어장폐쇄가 통보된 남극 수역에서 조업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해양수산부는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뒤 어장 철수 명령 조치를 하고,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혐의로 해양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두 선박에 대해 무혐의, 기소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원양산업발전법은 불법어업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수산물 가액의 5배와 5억~10억원 이하 중 높은 금액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미국 정부가 더 강력한 행정조치 개선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불법어업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과징금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미국이 지난 3월 우리 정부에 요구한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해수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21년 이전에라도 미 정부가 예비 불법어업국 지정을 해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명예를 탈피하는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만큼 가급적 연내에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국회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원양업계 스스로 불법조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영세원양업체의 어려움을 이해하더라도 돈벌이에 눈멀어 국격에 먹칠을 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정부도 원양어선의 관리·감독에서 국제사회의 눈높이에 걸맞게 철저하고 엄격해야 한다.
  • [와우! 과학] 지난밤에 꾼 꿈, 잘 기억나지 않는 이유 찾았다

    [와우! 과학] 지난밤에 꾼 꿈, 잘 기억나지 않는 이유 찾았다

    간밤에 꾼 꿈이 희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가물가물한 과학적 원인이 밝혀졌다. 미국 스탠포드 국제연구소와 일본 나고야대학, 훗카이도대학의 공동 연구진이 따르면 기본적으로 수면이 뇌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데 도움을 주긴 하나, 일부 단계에서는 뇌가 선택적으로 뉴런과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을 방해해 낮동안 있었던 일이나 간밤에 꾼 꿈 등을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 ‘시냅스 재정규화’로 불리는 이 과정은 잠을 자면서 불필요한 경험을 기억에서 삭제함으로써 뇌의 과부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뇌의 이러한 활동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었다. 공동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 및 광유전학 기술을 통해 두뇌 외측 시상하부에서만 생성되는 ‘멜라닌 응집 호르몬’(MCH) 뉴런의 역할을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멜라닌 응집 호르몬의 뉴런을 억제시키자 기억력이 향상되는 반면, 멜라닌 응집 호르몬의 뉴런을 활성화시키자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수면 중 뇌의 전기신호를 추적한 결과, 멜라닌 응집 호르몬 뉴런이 활성화되면 섬유질의 축색돌기를 통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로 억제 신호를 보내는 것을 확인했다. 즉 꿈을 꾸는 렘 수면 과정에서 멜라닌 응집 호르몬의 뉴런이 활성화되면, 깨어 있을 때 경험했던 많은 일뿐만 아니라 이것들이 나타난 꿈 마저도 선택적으로 지워질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렘 수면 단계의 특정 뉴런의 신호가 기억을 지우거나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면서 “새롭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잊어 버리는데 역할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꿈은 주로 렘 수면단계에서 멜라닌 응집 호르몬 뉴런이 활성화되는 동안 나타나며, 이 과정은 꿈의 내용이 해마에 저장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꿈이 빨리 잊혀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 20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진영 행안 장관 “돼지열병, 선제적인 차단 방역 중요”

    진영 행안 장관 “돼지열병, 선제적인 차단 방역 중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0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실태 점검차 충북 진천군을 찾는다. ASF가 경기도 이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인접 지역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행안부에 따르면 진 장관은 거점소독시설과 이동통제초소, 농가초소가 현장에서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핀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앞서 행안부는 19일 ‘행안부 대책지원본부’를 ‘범정부대책지원본부’로 격상했다. 방역당국과 ASF 중점관리지역에 사람과 차량 출입통제를 신속하고 꼼꼼하게 이행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차단방역을 위한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인력이나 장비 등 가용자원을 총 동원키로 했다. 6개 중점관리 지역 내 437개 농가에 대한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출입통제와 소독이 이뤄지도록 당부했다. 진 장관은 “ASF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도 선제적인 차단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현장에서 소독 조치와 통제초소 운영 등이 철저하게 이행되도록 지자체에서도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싸게 즐기며 배우니 ‘초만원’ 제2의 손흥민·박태환 자란다

    싸게 즐기며 배우니 ‘초만원’ 제2의 손흥민·박태환 자란다

    수영장이 왁자지껄하다. 연신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수영을 하거나 물장구를 치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로 북적댄다. 서울 25개 자치구가 운영하고 있는 구민체육센터의 최고 인기 유소년 체육 프로그램은 수영이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어린이 수영은 필수적인 체육 활동이 됐고, 수영 프로그램의 연중 이용률은 100%다. 지난 18일 서울 광진구 광진구민체육센터. 초등학생들의 생활체육 강좌는 오후 3시부터 6시 안팎에 집중돼 있다. 800여명에 이르는 6세부터 13세까지 어린이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활체육 종목은 수영과 풋살이다. 풋살은 실내에서 축구 기술를 익힐 수 있어 수요가 높고, 그다음이 농구와 발레, 줄넘기가 차지하고 있다. 구민체육센터에서 수영을 배우는 강성민(12)군은 “수강 이후 자유형을 할 수 있게 돼 바닷가에 갈 때마다 즐겁다”고 자랑했다.광진구의 수영 강좌에 등록한 어린이는 398명으로 대기자도 평균 30명 안팎에 달한다. 센터 관계자는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안전을 고려해 정원을 초과할 수 없다 보니 수영 프로그램은 언제나 만원”이라고 말했다. 수영강사 임세훈(32)씨는 “어린이들은 유연성이 좋지만 집중력과 의사소통이 떨어져 바다에서도 생존 가능한 수준이 되려면 반년 이상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풋살 수업이 진행 중인 4층 대강당. 어린이들이 축구공을 갖고 패스와 드리블을 연습하고 있다. 4년째 풋살을 배우고 있는 이겸유(9)군은 “풋살을 하면서 축구를 더 좋아하게 됐다. 손흥민 형 같은 프로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자녀 4명 모두 구민체육센터에서 유소년 스포츠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윤찬희(39)씨는 “제일 큰아이는 4학년까지 풋살을 하다가 지금은 농구를 배운다”면서 “아이들이 운동 신경이 좋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건강관리도 되고 맘껏 뛰어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진구가 조례를 통해 다둥이 자녀 이용요금 감면을 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풋살 생활체육지도사인 박성춘(40)씨는 2009년부터 광진구민체육센터에서 유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강좌 자체는 생활체육이지만 이곳에서 재능을 발견한 어린이들이 더 규모가 크고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클럽이나 초등학교 축구부로 진출한다”면서 “프로선수를 꿈꾸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기초를 익힌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꾸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서울시는 자치구와 함께 다양한 가족 스포츠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중이다. 부모와 자녀가 공동으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체험하면서 가족 간의 교감과 정서 및 신체발달을 돕자는 취지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가령 광진구 구민체육센터는 2015년부터 ‘신나지 토요학교’라는 이름으로 배드민턴 종목을 운영한다. 아빠와 자녀 20명이 짝을 이뤄 토요일 낮 12시부터 50분간 배드민턴 기술을 배우고 시합도 한다. 이같이 유소년 생활체육의 중심으로 구민체육센터가 인기를 끌면서 구청마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구민체육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의 생활체육 수요를 다 충족시킬 수가 없어 항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게 기존 이용자만 계속 이용한다는 지적”이라면서 “한 번 강좌를 듣는 사람은 어떻게든 오래 이용하려고 하고 강제로 수강생을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시설 확충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엔 25개 구별로 구민체육센터가 78개가 있다. 현재 6개 구에서 구민체육센터 신축 공사를 하고 있고 7곳은 신축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주민들 수요를 따라가긴 역부족이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 부모들의 경우 구민체육센터 프로그램은 그림의 떡이 되기 일쑤다. 광진구 구민체육센터는 올해 5월부터 직장을 다니는 부모를 위해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부모와 자녀 10가족이 함께 배드민턴을 배우는 평일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반응은 좋지만 예산과 인력 문제로 추가 확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맞벌이인 홍모씨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수영 강좌에 넣기 위해 연차를 쓰고 새벽부터 대기해야 했다. 그는 “처음 가입할 때는 직접 방문해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 선착순이다 보니 접수일 새벽에 센터에서 밤을 새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맞벌이 허모씨는 “구민체육센터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시간대가 주로 오후 3시부터 6시인데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집에 데려올 사람이 없으면 직장을 다니는 처지에선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맞벌이인 또 다른 학부모는 “구민체육센터를 이용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집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해 주는 비싼 사설 스포츠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등록한 뒤 부상을 당했는데 기존 회원 혜택을 위해 회비를 계속 내는 걸 봤다”면서 “기존 이용자 외에도 신규로 더 많은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풋살 강사 박씨는 “단체운동은 인성교육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혼자만 공을 독차지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당연히 양보정신과 협동정신을 일깨워 줘야 한다. 그런데 일부 부모들은 ‘왜 기술만 가르치지 예의나 인성 운운하느냐’는 식으로 항의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뭔가 잘못을 해도 얘기하는 걸 나도 모르게 주저하고 모른 척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최장 4년 계약 전월세 대책 부작용 충분히 살펴야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그제 주택 세입자에게도 계약갱신청구권을 줘 현재 2년이 기본인 전월세 기간을 4년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상가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최대 10년까지 임차할 수 있다. 주택 세입자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정협의에 주택시장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가 참석하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실제 임대차계약 기간 단위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고 예고됐던 1989년 서울의 전셋값은 1년 전보다 23.68%가 급등했다. 그 전해 상승률(7.34%)의 3배 수준이다. 제도가 시행된 1990년에도 16.17% 올랐다. 현재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가능한 법안이 마련된 것만으로도 서울 강남의 전셋값과 집값이 오르고 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거라는 생각에 전셋값이 한 달 동안 1억원 오른 신축 아파트 단지도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 심리지수는 106으로 7월(104.4)보다 1.6포인트 뛰었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움직임에 따라 집주인이 전세계약을 맺을 때 2년이 아닌 4년의 인상분을 반영한 전세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다. 전월세 신고제나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은 세입자의 부담을 대폭 늘릴 수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2013~2022년) 수정계획’에서 내년 이후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까닭일 것이다. 전월세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면 집주인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해 전세 매물이 줄어들 거다. 재산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나름의 방어책이다. 특히 대출 등을 받아 어렵게 마련한 뒤 이런저런 이유로 입주하지 못한 주택에 대한 거주가 2년 뒤에 가능할지 4년 뒤에 가능할지가 세입자의 의중에 달렸다면 주택시장에 참여하지 않거나 임대주택의 개보수를 등한시할 수 있다. 세입자의 주거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앞서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시간강사법 등은 선의로 만든 정책이지만 오히려 약자들에게 피해가 갔다. 시장의 반응을 도외시하면 선한 의지의 정책이 최악의 정책으로 돌변할 수 있다.
  • [2030 세대] 세대론을 경계한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2030 세대] 세대론을 경계한다/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같은 시대를 살며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톺아보면 각 세대는 다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왔다. 1950년대생들은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에서 태어나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기근을 거치며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1960년대생들은 유신독재의 그늘에 자유를 잃고 타는 목마름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970년대생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외환을 지원한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사회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1980년대생들은 본격적인 청년 실업의 벽을 체감했다. 그런가 하면 1990년대생들은 두 자릿수에 이르는 청년실업률로 단군 이래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의 출현이라는 자조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각 세대는 다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일구어 냈다. 사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각 세대는 거의 완전히 다른 나라에서 나고 자란 것과 같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상 1960년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은 129만원인데, 현재 환율로 환산해 2018년 기준 IMF의 데이터와 비교하면 탄자니아 정도가 나온다. 2018년 IMF 1인당 국민총소득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위아래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보이는데, 거칠게 비유하면 한국은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중국,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모여 사는 형국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 세대에서도 소득분위는 10분위로 갈리고, 여유로운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으로 나누어진다. 멀리 보면 다 같은 50대라지만 그중 대학교육을 이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고, 다 같은 20대 대학생이라지만, 그중 학자금 대출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각기 다른 세대에 대한 한탄은 각자 자기 세대끼리 술안주 정도로 할 수는 있다. 겉으로 보기엔 별 탈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생들도 다 각자의 고충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밖으로 꺼내서 ‘세대 담론’으로 의제화하면 곤란하다. 후세대가 전임 세대를 두고 누릴 것을 다 누리고도 아직도 놓지 않는다고 하거나, 전임 세대가 후세대를 두고 좋은 시절에 태어나 놀기만 좋아하는 세대라고 하거나, 이런 세대 간 갈등 조장은 결코 한국 사회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한가한 세대 담론 중에도 한국 사회에는 연간 2000명에 달하는 산업재해 사망자가 존재하며, 이 중 50대의 비중은 20대의 열 배가량 된다. 그런가 하면 늘 학력이 저하됐다며 한탄받는 현 20대들의 고등학교 시절인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PISA 읽기와 수학 부문 순위는 전 세계 1~2위 수준이었다. 여전히 선배 세대는 이 사회를 지탱하려 고생하고, 후배 세대는 더 열심히 노력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일구어 나가고 있다. 부디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공존할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
  •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내 옆 그녀가 잘돼야 그 옆 나도 성공하죠 인생 동료 ‘여성 연대’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오드리 로드는 말했습니다. “내 침묵은 나를 지켜 준 적이 없다. 당신의 침묵도 당신을 지켜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요. 많이 인용되는 이 경구를 꼭 빌려 쓰고 싶었던 것은 이 세계가 여성들의 목소리로 조금 더 시끄러워지기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은 제법 시끌벅적해졌습니다. 오래된 침묵을 깨고 여러 사람 앞에 선 용기 있는 여성들 덕분입니다.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꾸며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이들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침묵보단 더 많은 여성 서사이니까요.유리천장과 유리벽이 공고한 조직 내에서 여성들은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과 자주 마주한다. ‘이 조직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직 내에서 전문성을 쌓아 안정된 경력을 이어 갈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있나’….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황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 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조언 한마디는 그래서 천금같다.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을 위한 유료 멤버십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이 빛을 보게 된 계기도 이와 맞닿아 있다. 여자들과 ‘큰일’을 하기 위해 빌라선샤인을 시작한 홍진아(36) 대표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이 모이면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이자 인생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빌라선샤인은 ‘뉴먼’(New와 Women의 합성어)이라고 불리는 여성 회원들에게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일터 밖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격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모닝 뉴먼스 클럽’에서는 조직에서 동료와 협업하는 법, 다른 세대의 동료와 어울려 일하는 법 등 조직에서 겪는 문제를 주제별로 나눠 함께 고민한다. 회원들이 직접 모임을 만들고 관심 있는 동료들과 함께 진행하는 ‘뉴먼소셜클럽’도 있다.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30분씩 일기를 쓰고 온라인에서 인증하는 프로젝트부터 매주 토요일 일주일 동안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임까지 다양하다.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선샤인 오피스아워’에서는 노무와 법률, 주거 분야 여성 전문가들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이어진 시즌1을 마무리한 빌라선샤인은 9월부터 시즌2를 이어 가고 있다. 홍 대표가 ‘여성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 2011년부터 8년간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 사회혁신기업가를 발굴·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조직 아쇼카 한국 등에서 기획 및 홍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줄곧 롤모델이 될 만한 여자 선배에 대한 갈증을 느껴 왔다고 한다. 의사를 결정하는 자리에 남자들만 앉아 있는 것도 이상했다고. ‘지속가능한 일’에 대한 해답을 직접 찾고 싶었던 홍 대표는 지난해 일을 그만두고 창업 준비를 했다. 소셜벤처 투자사의 투자를 받아 지난 3월 빌라선샤인의 문을 연 홍 대표는 여성들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일터 밖 여성들을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조직에서 여성의 경력이 (일정 정도 이상) 쌓이지 않는 건 사회 구조적 문제 혹은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서 비롯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여성들은 ‘내가 부족해서’ , ‘내가 버텨내지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조직 내에 문제가 있어도 남성들에 비해 대표성을 띠지 못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지도 못하죠. 개인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조직에서 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성들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판을 만들면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주체가 되어 문제를 풀 수 있잖아요.” -빌라선샤인이 특히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제가 밀레니얼 여성이기도 하고요(웃음). 밀레니얼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 사회에서 아직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저희 세대는 이전 세대들이 겪지 않은 생애주기를 겪고 있어요.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일을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은퇴해서 그 이후의 삶을 설계했죠. 지금은 좀 다르죠. 1인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결혼이 아닌 다른 방식의 가족 형태를 선택하기도 하고요. 밀레니얼들이 경제 주체로서 세상을 살아나갈 때 겪게 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물꼬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밀레니얼 여성만 빌라선샤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50여명의 시즌2 회원 중 대부분은 20~30대이지만 40대도 6%나 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그들이 지닌 가치관과 취향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시즌2에 참여한 사람이 시즌1(80여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싶은 여성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일하면서 성장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입사 직후부터 경력 개발과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여성들, 유명인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길 원하는 여성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일터 밖에서 인생의 동료를 만나게 된 회원들의 반응이 남다를 것 같아요. “자신처럼 고민을 지닌 여성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해요. 사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라 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서로 가치관이 다를 수도 있고요. 빌라선샤인에서는 가치나 성향, 목표가 다를 수는 있지만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공감하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내 고민을 털어놓는 행위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의 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나’가 이해를 받으면서 주저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최근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멤버십 커뮤니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빌라선샤인의 차별점을 꼽자면요. “전문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밀레니얼 전문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콘텐츠 기획,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들을 빌라선샤인 내외부에서 발굴하는 게 저희의 큰 관심사예요. 현재 20여명을 모았는데 곧 100명까지 늘어날 것 같아요. 주변에서 때때로 ‘20~30대 기고가나 무대에서 이야기를 들려줄 연사를 찾기 힘들다’고 하는데 빌라선샤인을 통해 더 많은 밀레니얼 여성이 자신만의 전문성을 발굴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홍 대표가 여성들을 잇는 장을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3월부터 1년 1개월 동안 민주주의 플랫폼 스타트업 ‘빠띠’와 조직문화를 연구하는 ‘진저티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일하는 ‘N잡’ 실험을 했던 그는 2017년 10월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었다. 기획자가 되길 꿈꾸는 20대 중반 여성들이 5~10년차 기획자 선배들을 만나 자신의 일과 삶을 기획하는 연습을 해 보는 ‘진로 탐색 학교’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기획안을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 구체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이 교육·네트워크 프로그램은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맥락이 다를지 모르지만 ‘외롭지 않은 기획자 학교’ 역시 빌라선샤인처럼 여성들을 서로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아 보여요. “20~30대 여성이 자기 일의 전문성을 정리하거나 그걸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점이 승진이나 일을 지속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2017~2018년 크고 작은 규모의 콘퍼런스가 많이 열렸어요. 무대에 서는 연사는 대부분 남성이고 40대 중반이더라고요. 여성 연사가 있어도 소수였고 그들은 이미 성공한 경우였죠. 그 모습을 보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자 여성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성들이 일하면서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종종 마주치는데 서로에게 동료가 돼 주면 덜 외롭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 이름도 그렇게 붙였죠.” -여전히 운동장이 기울어진 사업 환경에서 여성 사업가로서 느끼는 어려움도 많을 텐데요. “저희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예요. 밀레니얼 여성들이 지속가능한 일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판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예요. 그러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남자죠. 자본시장이 대부분 그렇지만 큰 돈을 투자하는 건 남성이고, 그걸 심사하는 심사역도 대부분 남자인 상황에서 여성 창업가는 자신이 하려는 비즈니스의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해요. 여성끼리 이야기하면 ‘맞아, 그런 문제가 있지’ 하고 공감할 만한 부분도 남성들 앞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해야 돼요. 개중에는 ‘여성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에 누가 가냐’, ‘남성과 여성이 같이 있어야만 여성들이 돈을 쓸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기울어진 판이 조금이나마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여성들이 더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게 아니어서 시스템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 1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이 3%라고 해요. 3%에서 어떻게 10%, 20%가 될 수 있을까요. 자연적으로 숫자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조건 기계적으로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보장하라는 거예요. 현재로선 의사결정권자 자리에 올라가는 여성도 적고, 그 자리에 가기 위해 교육받은 여성들도 거의 없어요. 늘 답보 상태에 머무는 거죠.” -빌라선샤인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서울에서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전,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도 빌라선샤인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우선 온라인상에서 전국의 뉴먼들을 모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고 해요. 오프라인에서 하는 특강이나 모임들을 온라인화시켜 웨비나(webinar·인터넷상의 세미나) 형식처럼 조금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홍 대표는 일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두 가지를 꼽았다. ‘나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를 착취하지 않는 것’과 ‘내가 잘돼야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되고, 내 옆에 있는 여성들이 잘돼야 내가 잘된다’는 것이다. ‘연결’과 ‘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답게 그는 많은 여성들이 빌라선샤인 안에서 자신만의 정보원이자 동업자를 찾기 바란다고 했다. 홍 대표의 단단한 목소리만큼 “여성들이 혼자 외롭게 있다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게 빌라선샤인의 미션”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령자 고용·우수인재 이민 대폭 늘려 생산연령인구 지킨다

    고령자 고용·우수인재 이민 대폭 늘려 생산연령인구 지킨다

    ‘日 벤치마킹’ 계속고용 통해 잠재력 제고 연금 수령 연령까지 기업 고용 유지 검토 외국인 장기체류 돕고 통합 관리법 구축“기업들에게 고용 유연화 권한 줘야” 지적 일각 “청년 일자리 문제 더 심화” 우려도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우리에게 이미 눈앞에 다가온 ‘재앙’이다. 그동안 저출산·고령화 극복에 120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인 1 미만(0.98)이다. 지난해부터 줄기 시작한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고령층에 접어드는 내년부터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2020년대 후반부터 인력 부족이 나타날 전망이다.이는 노동투입 저하와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며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는다. 인구 감소의 여파는 학령인구와 군 복무 인원의 감소와 지역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진다. 고령인구 증가는 자연스레 복지지출 증가를 낳고 이는 재정 압박과 재정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18일 정부가 내놓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안’은 고령자 고용 연장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자 인구 증가라는 추세에 대응하려면 결국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내민 대안은 ‘계속 고용제’ 도입이다. 일본의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벤치마킹했다. 일본의 경우 올해 6월 기준으로 79.3%의 기업이 재고용 방식을 통해 고령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고용 연장과 관련해 정부가 검토 중인 또 다른 대안은 OECD 사례다. 근로자가 국민연금을 수급하기 시작하는 연령 때까지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대신 돈을 조금 더 받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소진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 확대 정책 역시 지금까지의 외국인 정책으로는 정상적인 국가 경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고학력·고임금 외국 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되는 우수인재 전용비자를 받는 외국인에게는 장기 체류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외국인 출입국부터 사회통합까지 총괄하는 통합적 이민 관리법도 구축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11년 140만명에서 지난해 237만명으로 늘었지만 전문인력은 되레 4만 8000명에서 4만 7000명으로 줄어든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고령자 고용 연장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년 연장 등이 기업의 의무조항이 되면 오히려 일자리 확충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기업들에 고용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청년 고용과 상충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책을 수립하는 게 대전제”라고 강조했지만 정책 수립 과정에서 지켜질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정년 연장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 대해 기업들은 신규 일자리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성장률 추이 등을 보고 청년 실업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고령자 고용 연장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초·중등교원 선발 인원 감축 빨라질 듯 “수업 질 저하” 교육계 반대… 진통 우려

    초·중등교원 선발 인원 감축 빨라질 듯 “수업 질 저하” 교육계 반대… 진통 우려

    정부가 급격한 인구 감소에 대응해 교원 수급을 조정하기로 했다. 재정당국이 ‘교원 선발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지만 교육당국 및 교육계와의 평행선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8일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교원 수급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초등 및 중등교원 선발 인원 감축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육부는 해마다 늘어나기만 하던 교원 수를 제어하기 위한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2030년까지 연간 교원 선발 인원을 3000명 선으로 감축해 현재 43만명 수준의 총 교원 수에서 최대 2800명(0.64%)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 및 교육계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 교원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원단체들은 “학령인구 감소는 기초학력 지원과 학생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등 수업 혁신의 기회”라며 교원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교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의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교대·사대 정원 감축에 속도를 내는 것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방안에는 ‘학교시설 복합화’도 포함돼 있다. 학교 부지 안에 체육관이나 문화시설 등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방안으로, 교육부는 관련 법률 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경우 성범죄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한 교정 안에 있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통합학교도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쾌유 진심으로 기원” 논평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쾌유 진심으로 기원” 논평

    자유한국당이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비는 논평을 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드린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수술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알려져 다행이지만 오랜 수감 생활로 인한 체력 저하로 이후 재활 과정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와 배려가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치소에 구속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왼쪽 어깨 관절 부위를 덮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화 건염 등으로 지난 17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 전신마취 후 파열된 왼쪽 어깨 힘줄을 봉합하는 수술을 마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남조선 인권위, 집단납치 시인”…집단 탈북 종업원 송환 요구

    北, 국제진상조사단·인권위 권고사항 언급인권위 “일부 종업원 지배인 겁박에 입국결정”국제진상조사단 “기만에 의한 한국 강제이송”킨타나 유엔 보고관 “北종업원은 피해자” 북한이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종업원들이 실제로는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8일 “2016년 4월 남조선의 정보원 깡패들에게 집단납치돼 끌려간 리지예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밝힌 지춘애씨의 글을 게재했다. 지씨는 ‘우리 딸들을 한시바삐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불순한 정치목적을 위해 우리 딸들을 남조선으로 끌어간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하며 특대형 반인륜범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 사건을 다룬 인권위 조사를 언급하며 “우리 딸들이 본인들의 의사가 아니라 위협과 강요에 의해 남조선에 끌려갔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끓어오르는 격분과 함께 우리 딸 지예가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희망으로 나는 요즘 밤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권위는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12명이 지배인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탈북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진정인에 통지했다.인권위는 탈북 과정에 한국 정부의 위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지만 일부 종업원이 지배인의 회유와 겁박에 입국을 결정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국제민주법률가협회(IADL)와 아시아·태평양법률가연맹(COLAP)이 구성한 국제진상조사단은 방북 조사 결과 중간보고서에서 2016년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건에 대해 “12명의 여성 종업원은 기만에 의해 한국으로 강제이송 됐다”며 종업원들의 의사에 반한 ‘납치 및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지씨는 이를 근거로 “남조선 당국이 집단납치행위를 시인한 이상 우리 딸들을 하루빨리 부모들의 품,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이제는 남조선당국이 ‘정착’이요, ‘신변안전’이요 하는 부당한 구실을 내대며 우리 딸들을 남조선에 붙잡아둘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통일부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지시로 해당 사건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관련해 인권위가 통일부에 문제를 지적하고 업무 개선 권고를 한 것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매체는 “남조선당국은 왜 지난 3년 동안 너무도 뻔한 집단 납치범죄 행위를 놓고 ‘자유의사’니, ‘자진탈북’이니 하는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공화국 대결과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가”이라고 일갈했다.그러면서 “최근 우리 공화국에 찾아와 집단 납치사건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국제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남조선당국의 모략에 의한 ‘집단납치 및 인권침해’로 낙인하는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을 인정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해 탈북한 여종업원들을 직접 면담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같은 달 10일 “나와 직접 면담한 분들과의 인터뷰에서 파악한 사실은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일부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오게 됐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종업원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사실관계를 제공받지 못하는 기만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는 것이 피해자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에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치된 것이라면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철저하고 독립적인 진상 규명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종업원과 함께 탈출한 지배인 허모씨는 지난해 6월 한 방송에서 “국가정보원 직원 요구에 따라 종업원을 협박해 함께 탈북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기획 탈북’ 파문이 일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건강을 부탁해] 치매 가능성,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연구)

    복잡한 검사 과정 없이 눈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인지능력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동공의 움직임이나 크기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동안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아밀로이드-베타라 불리는 뇌의 단백질 플라크 축적 및 타우(Tau)로 알려진 독성 단백질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둘 모두 뉴런을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를 초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추가로 연구진은 인지기능조절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중추인 뇌간의 청반(locus ceruleus LC)에 주목했다. 청반은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인지능력이 작동되는 동안 눈동자의 직경을 변화시키는 동공 반응을 주도한다.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은 청반에 비교적 쉽게 축적되며, 이를 통해 청반과 타우 단백질 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능력 시험성적이 같은 경우에도 동공 확대 반응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에게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지기능 검사를 받을 때, 타우 단백질이 쌓여있는 청반을 가진 사람의 경우 동공 반응을 일으켜 동공의 직경이 커졌다”면서 “테스트 문제가 어려울수록 동공 직경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공의 변화를 이용한 검사는 확실한 인지 저하가 시작되기 전에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미리 측정할 수 있다.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9일 발표된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 온라인판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 애 성별은 비밀이야”…‘성 중립’ 운동 확산

    “우리 애 성별은 비밀이야”…‘성 중립’ 운동 확산

    성별 고정관념 거부하는 ‘성 중립’ 양육한 영국인 부부가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주변에 아기 성별을 비밀로 부쳐 눈길을 끌고 있다. 부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성 중립’(gender-neutrality) 양육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7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소도시 케인샴에 사는 제이크 잉글랜드 존(35)과 호빗 험프리(38) 부부는 성 중립적인 방식으로 아기를 양육하며 친한 친구나 가족에게도 성별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 부부는 17개월 된 아기를 ‘그’(he)나 ‘그녀’(she) 대신 성별을 알 수 없는 ‘그들’(they)로 부른다. 옷을 입힐 때도 하루는 여아, 하루는 남아 옷을 번갈아 고른다.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 탓에 할머니조차 11개월 때 기저귀를 갈다가 성별을 알아차렸다. 험프리는 “사회가 아이에게 강요하는 성 편견을 어떻게 누그러뜨릴지 남편과 고민한 끝에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별에 관계없이 아이가 본인만의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아이가 충분히 나이가 들면 성별을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여자든 남자든”…성 중립 양육법 인기 ‘성 중립’은 성별에 따라 적절한 행동규범과 역할을 규정하는 차별에 반대하는 사상을 일컫는다. 최근 전세계적인 성 중립 운동의 일환으로 성 고정관념을 탈피해 자녀를 기르는 부모가 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성 중립 양육방식은 성별을 개의치 않고 자녀가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놀이를 하도록 한다. 남아가 원피스를 입거나 여아가 장난감 칼을 가지고 노는 식이다. 일부 부모는 험프리 부부처럼 자녀를 무성(無性)으로 양육하며 훗날 자녀가 원하는 성별을 선택하도록 하기도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알렉산드라 솔로몬 교수는 “성 중립적으로 자녀를 양육하면 자녀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에 학교와 기업도 호응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성 중립 유치원 2곳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소년’(boy)나 ‘소녀’(girl) 대신 성 중립 대명사 ‘hen’을 호칭으로 사용한다. 영국에는 남학생에게 치마를 허용하는 등 성 중립 교복을 마련한 학교가 120곳이 넘는다. 캐나다 유통업체 캐네디언 타이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카탈로그에 성 중립적인 광고 사진을 실었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여자아이가 공구세트를 가지고 놀고, 남자아이는 주방세트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담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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