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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대 고비 넘겼다...초대형 차광막 설치 성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최대 고비 넘겼다...초대형 차광막 설치 성공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최고난도 작업인 차광막 배치가 완벽한 성공으로 마무리되었다.  테니스장 크기의 5개 층으로 이루어진 차광막은 전개 후 팽팽하게 펼치는 데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웹 팀의 엔지니어들이 이를 모두 극복하고 마침내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1월 4일(이하 미국시간) 가로 21m, 세로 14m, 머리카락 두께의 5개 막을 각각 조심스럽게 팽팽하게 당겨야 하는 어려운 절차를 순조롭게 성공함으로써 30년 개발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천 명 엔지니어와 웹의 완성을 간절히 기다리는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에게 큰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JWST 매니저인 케이스 패리시는 NASA의 라이브 캐스트에서 "어제 우리는 단번에 세 개 층을 완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팀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우리는 어제 한 층만 수행할 계획이었는데 잘 진행된 바람에 그들은 '계속 가도 될까요?' 하고도 끝까지 진행해 완벽히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팀원들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차광막 모서리를 당기는 케이블과 모터의 복잡한 시스템을 사용하여 차광막의 5개 층 각각에 대한 적절한 장력을 확보했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차광막의 각 층을 팽팽하게 당기는 정교한 작업은 1월 3일에 시작되었다. NASA는 원래 각 층에 하루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첫날이 끝날 무렵 3개의 층이 성공적으로 장력을 받았고, 1월 4일 마지막 2개 층이 적절히 조여졌다. 네 번째 층의 성공적인 배치는 망원경이 지구에서 약 87만 9천km(지구-달 거리의 약 2배)를 순항하면서 오전 10시 23분(미국 동부 표준시)에 확인되었다. 마지막 5번 층의 당김은 밤 12시 9분에 완료되어 관제팀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차광막 배치는 지구에서 철저하게 테스트되었지만, 최첨단의 테스트 실험실조차도 우주공간의 무중력 및 기타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시뮬레이션할 수 없다. 자칫 문제가 발생하면 30년 동안 쏟아부은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원)짜리 임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JWST는 에너지가 극히 낮은 적외선 파장으로 관측하는 망원경이므로 민감한 감지기가 설계된 대로 작동하려면 기기 자체가 극도로 차가워야 하는 만큼 태양광과 지구열의 완벽한 차단은 필수적이다. JWST는 허블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한 우주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의 형태로 이어붙여 만든 주경은 지름이 6.5m로, 2.4m인 허블보다 2배 이상 크다. 따라서 집광력은 7배가 넘는다. 18개의 육각 거울은 얇은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들었다. 금의 빛 반사율이 98%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JWST가 머무는 곳도 허블과는 판이하다. 고도 500km 안팎의 지구 저궤도를 돌며 관측한 허블과는 달리 지구-달 거리의 약 4배쯤 되는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이 주차지역이다. 이 L2 지점은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이 같은 곳으로, 별도 추진 장치 없이 JWST가 지속적으로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다. JWST는 적외선 관측으로 특화된 망원경인데, 긴 파장의 적외선으로 관측할 경우 우주의 먼지 뒤에 숨은 대상까지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또한 빛은 먼 거리에서 오는 것일수록 적외선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장거리 관측 능력도 좋아진다.   이런 특징을 종합하면 JWST의 관측 능력이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클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JWST가 ‘빅뱅’ 직후, 즉 135억 년 전쯤 출발한 빛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가 탄생 직후 어떤 모습이었는지 볼 수 있다면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세밀한 우주 진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JWST가 차광막 전개에 성공함으로써 다음의 과제인 망원경 주경의 전개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발사 10일쯤 후 웹은 0.74m 너비의 보조 반사경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보조 반사경은 심우주 광자가 망원경의 주반사경에 부딪힌 후 두 번째로 부딪히는 반사경이다. 그런 다음 웹의 너비 6.5m 기본 미러가 빛날 때이다. 18개의 육각형 거울로 벌집처럼 구성된 주반사경은 태양 가림막처럼 접혀진 상태로 발사되었다. 발사 후 12~13일이 지나면 거울의 두 측면 '날개'가 펼쳐져 제자리에 고정되면 주반사경 전체 크기가 된다.
  • 법원 “청소년 방역패스, 불리한 차별”…유감이라는 정부(종합)

    법원 “청소년 방역패스, 불리한 차별”…유감이라는 정부(종합)

    법원, 집행정지 소송 일부 인용“접종·미접종자, 감염확률 현저히 안커” 법원이 4일 학원과 독서실 등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정부는 법원의 집행정지(효력정지) 결정에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이날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과 서울교육사랑학부모연합,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단체가 지난달 17일 제기한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행정명령 집행정지 사건에서 일부 인용 판결했다. 정부의 방역패스 처분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역패스 조치가 시행되면 미접종자들은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할 때 불이익을 받고, 시설 이용 시 PCR 검사를 해야 하는 등 생활상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가 이를 학원·독서실 등에 대한 접근권과 이용할 권리를 제한하는 ‘불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을 근거로 “학원 등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백신접종 증명·음성확인제)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시킨 부분으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2021년 12월 2주 차에 12세 이상 백신접종자 집단의 코로나 감염 위험이 약 57% 적다는 국내 통계 자료가 있지만, 이는 미접종자가 코로나에 감염될 확률이 약 2.3배 크다는 정도여서 그 차이가 현저하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재판부는 돌파감염 등을 예로 들며 백신 미접종자가 코로나를 확산시킬 위험이 훨신 크다고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코로나 치료제가 도입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코로나 백신이 국민 개개인의 코로나 감염과 위중증 예방을 위해 적극 권유될 수는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백신 미접종자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충분히 존중돼야 하며 결코 경시돼선 안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코로나 백신이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있는 점과 부작용 위험성이 다른 백신보다 크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층의 경우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위중증 위험성이 적은데, 이들이 가족구성원과 지역사회에 전파하지 못하도록 방지한다는 명분 아래 방역패스로 학원·독서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학원 등 방역패스 적용 효력정지...정부 “유감, 즉시 항고” 정부는 법원의 집행정지(효력정지) 결정에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결정문을 검토한 뒤 “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성인 인구의 6.2%에 불과한 미접종자들의 전체 확진자의 30%, 중증환자의 사망자의 53%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접종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중증의료체계의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역패스 적용이 꼭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와 방역 당국은 12~18세 청소년의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3월1일부터 청소년도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법원 “돌파감염도 벌어지는데 미접종자 차별은 위헌·위법적”

    법원 “돌파감염도 벌어지는데 미접종자 차별은 위헌·위법적”

    학원과 독서실 등 교육시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방역패스’ 대책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특히 법원은 백신접종자에 대한 코로나19 돌파감염도 벌어지는 상황에 미접종자만 현저하게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내놨다. 방역패스 관련 다른 행정소송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원의 판단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종환)는 4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 등 5명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인용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달 3일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를 내놓으며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을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은 행정소송 1심 선고일까지 효력이 정지됐다. 재판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청소년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이어서 충분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미접종자만 차별하는 조치는 위헌·위법적이라고도 봤다. 재판부는 “백신접종자에 대한 이른바 돌파감염도 상당수 벌어지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백신미접종자에 대하여서만 그러한 시설 이용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백신 미접종자 집단이 백신접종자 집단에 비하여 코로나를 확산시킬 위험이 현저히 크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집단의 국민을 불리하게 차별하는 것은 위헌·위법한 조치이어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은 지난달 17일 “청소년 백신접종에 대한 임상실험이 끝나지 않아 검증이 되지 않았음에도 청소년 백신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해 청소년의 신체의 자유, 일반적 행동 자유권 및 학습권,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등을 침해한다”며 방역패스 대책 취소 소송과 더불어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아울러 현직 의사 등 시민 1023명이 방역패스 실행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한원교)에서 7일 첫 심문기일이 진행된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이 사건의 원고 측도 정부가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며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과 비슷한 논리를 펴고 있어 재판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 동계 올림픽 중계하는 송승환 “시력 안좋지만...”

    동계 올림픽 중계하는 송승환 “시력 안좋지만...”

    KBS 베이징 동계올림픽 방송단 꾸려송승환 “개·폐막식 중계 문제 없다”이상화·진선유·곽민정 등 스타들 해설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상화·진선유 등 올림픽 스타들이 KBS 중계진에 합류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는 4일 열린 KBS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방송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은퇴 후 처음으로 해설을 맡게 됐는데 열심히 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화는 “처음 출전했던 올림픽이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이었는데 첫 출전과 많이 비슷한 것 같다”며 “그때는 처음이다 보니 너무 잘하려다 실수가 생겼는데, 실수하지 않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4∼20일 중국 베이징 일원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는 KBS 방송단에는 이상화와 이강석 전 국가대표가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자로 나선다. 쇼트트랙 경기는 진선유·이정수,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곽민정이 해설을 맡았다. 이재후·이광용·남현종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참여한다.방송단을 이끄는 김기현 단장(KBS 스포츠국장)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카타르 월드컵까지 3대 빅 이벤트가 열리는 해”라며 “베이징 올림픽 중계는 자국 중심주의,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땀의 가치와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을 담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시력 저하로 4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기도 한 배우 겸 공연제작자 송승환은 개·폐막식 중계에 나선다. 그는 “여기 계신 분들이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시력이 많이 안 좋다”며 “다행히 올림픽은 리허설을 미리 볼 수 있고,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도 망원경을 이용해 리허설을 자세히 살펴봤다. 30㎝ 앞은 다 보이기 때문에 대형 모니터를 놓고 보면 시청자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해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트랙 중계를 맡은 진선유는 “한국이 너무 강국이다 보니 견제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국은 우리와 라이벌이기 때문에 몸을 조금이라도 부딪치지 않도록 확실하게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피겨스케이팅 해설에 나선 곽민정은 “피겨가 시청자들이 봤을 때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용어나 단어를 시청자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부 “면역저하자 대상 4차접종 검토...전문가들과 논의”

    정부 “면역저하자 대상 4차접종 검토...전문가들과 논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백혈병 환자 등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4차 접종에 대해서는 실행 여부를 결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4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면역저하자는 코로나19 백신을 2차 또는 3차까지 접종을 해도 면역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접종에 대해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면역저하자’는 급성·만성 백혈병,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증,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암 등을 앓거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를 말한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항체가 잘 생기지 않는 면역저하자의 특성을 고려해 지난해 11월부터 백신 3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2차 접종 후 2개월만 지나도 3차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가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하는 4차 접종을 결정할 경우, 오는 2월쯤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중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접종 대상과 시행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면역저하자를 제외한 일반 국민에 대한 4차 접종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를 관찰하고 있는 단계로 현재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지금은 3차 접종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기이고, 특히 앞으로 우세종이 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 효력이 있을지 추가적인 분석도 필요한 때”라며 “4차 접종을 할지 말지 등도 미정”이라고 말했다.
  • [시론] 파편사회/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파편사회/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21세기 사회는 여러 갈래로 조각조각 나뉘고 있다. 사회가 파편화되고 있는 징후는 사회체계 자체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사회체계 내부의 불일치나 부조화의 증가가 바로 그 징후들이다. 기술 변동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 즉 ‘초연결사회’가 등장했다. 2010년 무렵부터 스마트폰을 늘 휴대하고 다니면서 신체 장기처럼 그 기능을 활용하게 됐고, 그 결과 실시간으로 지구상의 모든 정보와 연결하는 세상이 만들어졌다.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정보가 폭증했고, 상충되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대중이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을 수용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됐으며, 이는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 저하로 나타났다. 민주주의가 ‘포스트 트루스’에 의해 도전받기 시작했다. 여론 형성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합리성보다 개인의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 한편 미국 패권의 국제정치경제 질서가 중국의 도전에 따라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경제적 세계화의 종말’ 시기가 도래했다는 성급한 분석도 있지만, 2020년 마스크 대란, 2021년 요소수 품귀에서 보듯이 ‘경제적 세계화’에 균열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사회체계의 파편화는 사회를 구획하고 위계화해 결국에는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균열선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하위집단들이 존재하게 됐다. 이 균열은 복합적 양상을 띠게 되면서 ‘MZ세대 남성’, ‘이민족 외국인 여성’ 등으로 더욱 세분되고, 다중적인 정체성을 가진 하위집단들이 출현했다. 전통적 미디어의 영향력이 쇠퇴했고, 유튜브 등 각종 SNS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다. SNS에서 제1차적으로 정보를 얻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소규모 네트워크에서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집단지성’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허위 사실에 근거한 판단을 확신하게 만들어 ‘집단 극단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후자의 효과가 강한 경우 하위집단 간 갈등과 대립은 과거보다 거칠고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개인이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간접 접촉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뭉치는 성향 자체가 그 전보다 크게 약해졌으므로 사회집단 구성원들 간의 대면 접촉은 오히려 그 전에 비해 줄었다. 이러한 경향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강화됐다. 개인과 개인, 그리고 개인과 사회집단을 묶어 왔던 연대의 끈이 느슨해지거나 아예 끊어졌다. 사회집단의 파편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확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해 왔던 가족 형태는 이제 1인가구의 급증으로 나아가고 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동료들을 못 만나고, 대학생은 집에서 원격 강의를 들으며 과제를 하는 게 일상이 됐다. 초연결사회에서는 비대면으로 상대의 안부를 묻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지만, 대면 접촉의 기회가 줄면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오히려 늘었다. 정서적 교류라는 측면에서 ‘온라인 접촉’은 ‘대면 접촉’이 주는 효능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의 사회변동은 사회집단의 속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개인’을 낳았지만, 동시에 그들은 사회변동이 낳은 경제 불안과 사회적 위기 속에서 오로지 자기 혼자 힘으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개인을 단위로 하는 정치·경제·고용·교육 등 주요 사회제도의 발달은 중심축을 집단에서 개인으로 바꿔 놓았다. ‘사회의 파편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자연스레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사회체계의 급진적 전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수다. 한국 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한다면 차기 정부 사회통합 정책의 기조는 ‘파편사회의 극복’이어야 한다.
  • 삼성 차세대 TV 3종 공개… ‘맞춤형 스크린 시대’ 연다

    삼성 차세대 TV 3종 공개… ‘맞춤형 스크린 시대’ 연다

    ‘네오 QLED’ 빛의 밝기 4배 향상마이크로 LED 110인치 선보여‘라이프스타일’ 사용자 시력 보호 업계 최대 기대작 ‘QD-OLED TV’QLED 판매 위해 올 상반기 출시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일 TV 신제품 라인을 3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주력 프리미엄 TV ‘네오 QLED’ 신형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와 라이프스타일 TV 등의 신제품을 통해 ‘맞춤형 스크린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4일부터 전시장을 채울 삼성전자의 주력 TV인 네오 QLED 신제품은 이전 모델보다 더욱 진화했다. 2022년형 네오 QLED는 삼성 독자 화질 엔진인 ‘네오 퀀텀 프로세서’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했다. TV 패널 대비 관련 기술을 개선해 빛의 밝기를 기존보다 4배 향상된 1만 6384단계까지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영상 속 사물의 형태와 표면을 분석해 그 결과에 따라 광원을 최적화하고, 배경과 대조되는 대상은 자동으로 화질을 대비해 더욱 선명한 색감과 입체감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마이크로 LED TV는 110인치와 101인치, 89인치 3가지 신규 모델을 CES에서 처음 공개한다.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 TV 라인업 중 최상위 제품으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기존 제품 대비 화질과 색상, 선명도, 명암 등에서 진일보한 표현력을 자랑한다. 디자인이 좋아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TV 제품군에는 화면에 빛 반사를 방지하는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편안한 시청 환경 제공과 함께 사용자의 시력 보호까지 고려했다. 사실 업계에서 관심이 높았던 삼성전자의 기대작은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활용한 ‘QD-TV’였다.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 출하한 QD-OLED 패널은 OLED 패널에 나노 크기의 반도체 결정 물질인 ‘퀀텀닷’ 컬러 필터를 입힌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분야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CES에서 시제품이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는 QD-TV 비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QLED TV 시리즈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생산을 시작한 새 패널로 만든 TV를 전면에 내세우면 시장에서는 현재 주력 제품군이 ‘구형 모델’로 인식되면서 판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QD-TV 출시는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OLED TV 분야에 삼성전자가 본격 경쟁에 뛰어드는 시작이 될 제품으로, 올해 상반기 중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 불안과 우울, 외로움이 키운 ‘질병’… 세계 경제 年 1조달러 갉아먹는다

    불안과 우울, 외로움이 키운 ‘질병’… 세계 경제 年 1조달러 갉아먹는다

    우울증 진단, 작년 상반기 64만명 1년 새 5만명 늘어 10년來 최대폭英, 4년전 세계 첫 ‘고독부’ 신설도 美 머시 “외로움과 폭력은 ‘남매’”유튜브, 이념·정서적 양극화 초래“SNS 발달할수록 팬덤 정치 강화”외로움은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마음의 병이다.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치부돼 온 외로움을 최근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공중 보건 의제로 다루기 시작한 건 외로움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이 그만큼 커졌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 세계 최초로 4년 전 고독부를 신설한 영국은 외로움이 끼치는 경제적 손실을 약 320억 파운드(약 51조원)로 추산했다. 외로움의 가장 직접적인 폐해는 삶의 질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근심, 무력감, 짜증,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한다. 행복감 저하와도 깊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외로움을 체감하지 못하는 집단의 행복 체감 비율은 68%였지만, 외로움이 일상화된 집단에서는 단 18%만이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2018년 4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외로움 인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로움은 결국 우울증을 비롯해 치매, 동맥경화 등 모든 질병의 요인이 된다”면서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 환자 수 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우울증 관련 질병코드(우울에피소드·재발성우울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는 64만 7691명이다. 2020년 같은 기간(59만 5724명)에 비해 5만 1967명 늘었다. 최근 10년 내 환자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외로움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채 우울증으로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불안과 우울은 생산성 저하라는 결과를 낳는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불안감과 우울함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 생산성은 1조 달러(1187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는다고 한다.현재 무연고 사망으로 분류되는 고독사(주위에 아무도 없이 혼자 죽는 것) 문제는 외로움과 맞닿아 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소셜 네트워킹 참여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외로움 체감 빈도가 잦았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이용자의 중독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과의 단절을 낳는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연구로 확인된 바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일상화된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에 갇히는 폐쇄성을 띠게 된다. 유튜브 사용이 우리 사회의 이념·정서적 양극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된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팀은 2020년 3월과 지난해 9월 두 차례에 걸쳐 보수·진보 성향을 각각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홍카콜라, 알릴레오 등 6개 채널 구독·시청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사용자는 일반 유권자에 비해 양대 정당 간 이념적 차이를 보다 크게 인식했다. 지지하는 정당과 상대 정당 사이의 호감도 차이 역시 더 크게 느꼈다. 특히 6개 채널 구독·시청자의 38.84%가 특정 성향의 채널만을 지속적으로 구독하거나 시청했다. 이들은 상대 진영에 속하는 정당이 이념적으로 보다 극단적이라고 인식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편향적인 유튜브 콘텐츠 소비는 유권자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끼치고, 정서적 양극화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책을 쓴 미국의 비벡 머시 전 공중보건위생국장은 외로움과 폭력을 ‘남매 사이’에 비유했다. 분열과 혐오, 폭력의 이면에는 늘 외로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 한국 사회는 진영 논리로 움직이는 게 강화됐다”며 “외로운 사람들끼리 몰리고 고립화되면서 동시 동질화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가 극단화되고 분열될수록 정치는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으로 간다”며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할수록 특정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팬덤 정치가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특별기획팀
  • ‘백신 홍보’ 천은미 “1차만 접종…부작용 심해 유서도 생각”

    ‘백신 홍보’ 천은미 “1차만 접종…부작용 심해 유서도 생각”

    “극심한 백신 알레르기 체질, 1차도 부작용”“목숨 걸고 맞아도 3개월이면 효과 떨어져”“오미크론에 3차 억지로 맞히지 않았으면”“의료진 진단서로 예외자 인정, 배려해줘야”“방역패스 형평 문제…마스크 쓰면 감염 낮아”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해왔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3일 최근 방송에서 ‘백신 1차만 맞았다’고 밝힌 이후 ‘정작 전문가는 미접종’ 논란이 일자 “부작용이 심해 유서를 쓸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차라리 의사 그만둘까 생각하다 1차 맞은 뒤 3개월간 부작용 시달려” 천 교수는 이날 “극심한 백신 알레르기로 코로나19 백신 1차만 접종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과학적인 기준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천 교수는 “모든 종류의 항생제와 백신에 부작용이 있는 알레르기 체질이다. 그래도 직업이 의사라 신종플루 때도 억지로 주사를 맞았다”면서 “그러다가 백혈구 수가 급감하며 안 좋은 상황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여년 뒤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또 부작용이 발생해 고생했다. 그래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백신을 맞아야 하나를 정말 고민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차라리 의사를 그만둘까 생각까지 하다가 결국 1차를 맞았는데 또 3개월간 부작용에 시달렸다”면서 “부작용이 심한 날은 유서를 쓸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기저질환은 아니라면서도 “나는 환자가 극심한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고, 의사가 이를 인정해 소견서를 쓰면 방역 패스 예외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나 같은 특수 체질, 건강 위해 맞는건데두려움 떨고 고통 겪으며 맞아야 하나” 그러면서 “나 같은 특수 체질이 분명히 있다. 백신은 본인이 건강하라고 맞는 건데 정부가 인정하는 부작용들이 아니더라도 두려움에 떨고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맞아야 하나”고 되물었다. 천 교수는 “방송에서 내가 1차밖에 안 맞았다고 반복해서 말한 것은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규정을 과학적으로 바꾸길 바라서였다”면서 “어느 장소가 위험하고 안전한가에 대한 정부의 기준이 과학적이지 않다. 추가접종을 강조하지만 목숨 걸고 맞아도 효과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고 3개월이면 떨어진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고령층 등 면역력이 떨어진 취약계층은 맞아야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는 억지로 3차를 맞게 하는 게 아니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이날 앞서 YTN ‘뉴스큐’에 출연해 “1차 접종을 맞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면서 “솔직히 목숨을 건다고 느낀 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1차밖에 안 맞은 이유를 설명했다. 천 교수는 “특수한 체질인 경우에 부작용이 올 수 있다”면서 “백신 접종 후 3일이 지나자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생활이 힘들 정도로 어지러움이라든지 출혈, 반점, 시력저하, 멍이 수시로 들고 저림 증상 때문에 일상 운동을 할 수 없는 그런 부작용들이 단기간이 아니라 상당기간 시행됐고, 낮았던 백혈구가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부작용 사례 외에도 의료진의 진단서로 예외의 경우가 인정되길 바란다면서 “본인으로선 심각한 증상이 있다면 2차를 맞기 어렵다. 여러 검사를 통해 의료진이 진단서를 써주고, 질병청에서 이런 분들에 대해 예외서를 써주셔야 소수의 배려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천 교수, 작년 3월 정부홍보물서는“무엇보다 ‘빨리, 많이’ 맞는게 중요” 앞서 천 교수는 지난해 3월 정부 홍보물 ‘공감’ 인터뷰에서 “지금은 무엇보다 ‘빨리, 많이’ 맞는 게 중요하다”면서 “예방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정부 노력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을 적극 홍보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천 교수는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방역패스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면서 “나는 사실 건강상 문제 때문에 1차 접종밖에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천 교수는 백신 부작용을 언급하며 “생필품을 사러 가는 백화점, 마트 등 공간에 백신패스를 적용한다면 나는 들어갈 수 없다. 그러면 우리 집 가족은 살 수가 없을 것”이라면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간에서는 전염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과학적으로 방역을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 김종인 ‘윤석열, 연기해달라’ 언급에 민주당 ‘허수아비냐’ 맹폭

    김종인 ‘윤석열, 연기해달라’ 언급에 민주당 ‘허수아비냐’ 맹폭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윤석열 후보를 향해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하자, 더불어민주당이 ‘허수아비 후보’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결국 윤석열 후보가 허수아비, 껍데기라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대본을 써서 연기를 하더라도 대본을 외울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프로프터를 안 켜서 2분동안 말도 못 했던 후보가 선거 때는 연기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에 당선돼서 연기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참석해 “(윤 후보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演技)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텅 빈 역량을 자인한 발언”이라며 “연기라도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는 것은 윤 후보의 수준이 그만큼 처참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선대위의 가장 큰 문제는 후보 그 자체”라며 “모자란 후보에게 연기를 시켜 선택받기를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 우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펼쳐야 할 대선판에서 꼭두각시 쇼나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니 참담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배운다더니, 공부한다더니, 배운기는 한건가”며 “아예 배우기를 포기하고 ‘배우’한다고요”라고 올렸다. 박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갑자기 선대위 개편안을 발표하더니 이제 대놓고 후보에게 시나리오대로 연기만 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내민 비밀병기는 준비 안 되고 정치 경험 없는 윤 후보가 철저하게 연기를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영 기자
  • 외로움이 불러올 미래는…코로나 기간 우울증 환자 10년 새 최대폭 ‘증가’

    외로움이 불러올 미래는…코로나 기간 우울증 환자 10년 새 최대폭 ‘증가’

    외로움은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마음의 병이다.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어온 외로움을 최근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 질병으로 보고 공중 보건 의제로 다루기 시작한 건 외로움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이 그만큼 커졌다는 인식에서다. 세계 최초로 3년 전 고독부를 신설한 영국은 외로움이 끼치는 경제적 손실을 약 320억 파운드(51조원)로 추산했다. 근심, 무력감, 분노↑ ‘삶의 질’ 저하英 외로움 경제적 손실 51조원 추산 외로움의 가장 직접적인 폐해는 삶의 질을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근심, 무력감, 짜증,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수반한다. 행복감 저하와도 깊은 상관 관계를 보인다. 외로움을 체감하지 못하는 집단의 행복 체감 비율은 68%였지만, 외로움이 일상화된 집단에서는 단 18%만이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2018년 4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외로움 인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권준수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로움은 결국 우울증을 비롯해 치매, 동맥경화 등 모든 질병의 요인이 된다”면서 “극단적인 경우 자살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 환자 수 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우울증 관련 질병코드(우울에피소드·재발성우울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는 64만 7691명이다. 2020년 같은 기간(59만 5724명)에 비해 5만 1967명 늘었다. 최근 10년 중 환자 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외로움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채 우울증으로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10년간 우울증 환자 수 가장 큰 폭↑WHO ‘불안·우울로 1187조원 규모 손실’ 불안과 우울은 생산성 저하라는 결과를 낳는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불안감과 우울함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 생산성은 1조 달러(1187조원) 규모의 손실을 입는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고립된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현재 무연고 사망으로 분류되는 고독사(주위에 아무도 없이 혼자 죽는 것) 문제는 외로움과 맞닿아 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소셜 네트워킹 참여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외로움 체감 빈도가 잦았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이용자의 중독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과의 단절을 낳는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연구로 확인된 바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일상화된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에 갇히는 폐쇄성을 띄게 된다. 유튜브 사용이 우리 사회의 이념·정서적 양극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된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3월과 올 9월 두 차례에 걸쳐 보수·진보 성향을 각각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홍카콜라·알릴레오 등 6개 채널 구독·시청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사용자는 일반 유권자에 비해 양대 정당 간 이념적 차이를 보다 크게 인식했다. 지지하는 정당과 상대 정당 사이의 호감도 차이 역시 더 크게 느꼈다. 유튜브 사용자, 이념차 크게 인식지지 정당과 상대 정당 호감도 차↑ 특히 6개 채널 구독·시청자의 38.84%가 특정 성향의 채널만을 지속적으로 구독하거나 시청했다. 이들은 상대 진영에 속하는 정당이 이념적으로 보다 극단적이라고 인식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편향적인 유튜브 콘텐츠 소비는 유권자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끼치고, 정서적 양극화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책을 쓴 미국의 비백 머시 전 공중보건위생국장은 외로움과 폭력을 ‘남매 사이’에 비유했다. 분열과 혐오, 폭력의 이면에는 늘 외로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5년간 한국 사회는 진영 논리로 움직이는 게 강화됐다”며 “외로운 사람들끼리 몰리고 고립화되면서 동시 동질화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가 극단화되고 분열될수록 정치는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으로 간다”며 “특히 SNS가 발달할수록 특정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팬덤 정치가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특별기획팀
  • 코로나19+독감 ‘동시감염’(플루로나)…이스라엘 임신부 첫 진단

    코로나19+독감 ‘동시감염’(플루로나)…이스라엘 임신부 첫 진단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임신부가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됐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발표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페타 티크바에 있는 베일린슨병원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임신부가 가벼운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두 가지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 동시 감염이 확인된 경우는 이번이 세계 첫 사례라는 주장이 있지만, 지난해 초 미국에서도 비슷한 보고가 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해 2000명 가까운 이들이 입원하면서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두 가지 감염병의 동시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트윈데믹은 서로 다른 종류의 병원체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면서 병원에 각각의 감염병에 걸린 환자가 넘쳐날 수 있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이 동시에 2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2020년 말~2021년 초 겨울에 트윈데믹 우려가 제기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강화로 오히려 독감 환자가 줄어들면서 공포가 현실화하진 않았다. 매체는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사례에 대해선 독감을 뜻하는 ‘플루’와 ‘코로나19’의 합성어인 ‘플루로나’(flurona)로 불렀다. 다만 현지 보건 당국자들은 동시 감염이 확인된 임신부 외에도 플루로나 상태이면서 아직 진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임신부가 입원했던 베일린슨 병원 의사들은 해당 환자의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다고 설명했다. 이 임신부는 지난달 30일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두 개의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되는 경우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를 연구 중이다. 베일린슨 병원 부인과 과장인 아르논 비츠니쳐 박사는 “이들 두 개의 바이러스는 상부 호흡기를 공격해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역 강화로 트윈데믹뿐만 아니라 동시감염 위험 역시 현실화하지 않았으나, 올겨울에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과 접종 효력 저하로 코로나19 유행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올겨울에는 독감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임신 9개월째인 31세 환자가 2주 전 걸린 독감으로 예루살렘의 하다사 메디컬센터에서 입원한 뒤 사망했다. 배 속에 있던 아기는 제왕절개 수술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산모는 수술 직후 호흡 장애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뒤 상태가 나빠져 결국 사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1000명 미만이던 신규 확진자 수가 3주 만에 약 5000명 선까지 치솟았다.
  •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모유 수유... 결혼식 중 젖물린 여가수 화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모유 수유... 결혼식 중 젖물린 여가수 화제

    진정한 모성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1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타고 확산하면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사진의 주인공은 브라질 여가수 바르바라 세레사. 그는 최근 빅토르 크라베이로와 아름다운 카리브 해변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도미니카공화국 푼타카나 해변 백사장에서 그림 같은 야외결혼식을 올렸다. 친지와 가까운 친구 등 지인들만 참석한 결혼식에는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어린 아들도 참석했다. 돌발상황(?)은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두 사람이 서약식을 할 때 발생했다. 크라베이로를 남편으로 받아들이겠는가 라는 질문에 세레사가 "네, 받아들입니다"라고 답할 때 첫 줄에 앉아 있던 아들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할머니 품에 안겨 있던 아들이 서글프게 울기 시작하자 식을 올리던 세레사는 즉각 달려가 아들을 품에 안았다. 아들은 배가 고팠던 듯 곧바로 엄마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세레사는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모유 수유를 시작했다. 잠시 중단됐던 결혼식은 곧 속개됐다. 어린 아들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미래의(?) 아내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신랑 크라이베로는 마이크를 잡고 결혼서약서를 읽어 내려갔다. 모유 수유를 하면서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의 사진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유로 퍼지면서 남미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됐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가수 세레사는 "우는 아들을 지켜만 보고 있을 엄마가 세상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자신의 행동엔 특별할 게 없었다고 했다. 그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어 오히려 모유 수유가 쉬웠다"면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신랑의 서약을 듣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래에 아들이 크면 엄마가 아빠의 결혼서약을 들으면서 모유를 줬다는 게 얼마나 유쾌한 일로 기억되겠는가"라면서 "아마도 자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확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터넷에는 두 사람을 응원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정한 모성애를 봤다" "아기가 주인공이 된 남다른 결혼식으로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을 것"이라는 등 응원 메시지가 쇄도했다
  • [202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몸의 기억으로 ‘나 사는 곳’을 발견해가는 언어-신미나론/염선옥

    1. 몸의 기억에 부여되는 리얼리티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쩌면 예술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고 이제 “규정 불가능성”(하이데거)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는 예술 과잉의 시대이자 ‘무(無)예술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는 헤겔이 비유한 것처럼, 이제는 예술이 인간의 비대해진 욕망을 더는 채워 줄 수 없다는 “예술의 종언”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읽는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성과 서정성이 미학적으로 반목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은 이분법적 폐쇄성이 낳은 관념적 산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시의 속성을 탈(脫)서정성에 두려는 해체적 사유는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현대성과 서정성은 대척적 개념이 아니라 수많은 접점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시의 차원으로 수렴되어 가는 것이라는 앙투안 콩파뇽의 ‘현대적 전통’론은 여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신미나에게 ‘시’는 현대성과 서정성이 만나면서 발원하는 예술적 실체로서 그녀의 시는 현대인에게 예술의 존재를 아직도 따뜻하게 건네는 악수로 은유될 수 있을 것이다. C.S. 루이스는 ‘오독’(1961)이라는 비평집에서 현대는 삶과 예술이 혼동되며 시인과 대중이 서로 예술을 다르게 이해하는 시대라고 갈파한 바 있다. 또한 이성복은 ‘불화하는 말들’(2015)이라는 시론집에서 시인들에게 세상과 불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적지 않은 논자들이 현대시가 세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세계가 불화하는 시대에 신미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경험과 언어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그것을 통합하려고 한다. 본래 시가 노래와 춤이라는 몸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실된 아우라(Aura)를 여전히 기억해야 할 미학적 흔적으로 보고 이를 재포착함으로써 삶과 분리된 예술을 통합하려는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우리는 현대인의 닫힌 기억들이 열린 기대 속에서 각인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녀에게 몸의 기억은, 비록 하찮고 순간적으로 꺼질 미광(微光) 같은 것일지라도, 수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 아가, 세상이 어찌 보이냐 할아버지 어린 나를 무등 태우고 뒤돌아서서 지붕 위로 어금니 던진다 까치가 어금니 물고 간 곡선으로 내 젖무덤은 부풀어 올라 백내장 걸린 할아버지 중얼거리시데 저 봐라, 상갓집에서 혼 빠진다 - ‘산 너머’ 전문 시의 화자는 어린 시절 이를 뽑던 기억, 할아버지 무등을 타던 기억을 떠올린다. “문고리에 실 묶고 방문을 닫는 찰나 번쩍 세상이 온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각을 부여한다. 할아버지가 무등 태우며 ‘헌니 줄게 새 이 다오’를 노래하던 순간은 온몸으로부터 분출되고 온몸으로 수렴되는 발화의 기억을 남긴다. 신미나의 시에 그려진 화자의 경험과 기억은 독자의 마음을 열어 주면서 무등 탔던 기억, 실에 묶어 이를 던졌던 기억, 미신과도 같이 헌 이를 주면 새 이를 물어다 준다고 노래했던 기억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렇듯 몸의 기억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결과 그녀의 시는 많은 이들에게 오래된 정동적 연결망을 제공하게 된다. 신미나는 수많은 시편을 통해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이마’) 기억, “어린 조약돌 몇 개 씻어 주머니에 넣고”(‘첫사랑’) 다니던 기억, “눈밭에 노란 오줌 구멍을 내”(‘연’)던 기억, “방바닥에 엎드려 글씨를” 쓰다 “공책 뒷장에 눌러쓴 자국이 점자처럼 새겨졌”던 기억(‘받아쓰기’), “생쌀을 씹는 버릇”(‘윤달’)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러한 섬세한 기억들이 귀환하는 방식은, 기록되지 못한 채 떠돌지라도, 시인으로 하여금 창의적 감각과 초월적 사유를 거느리게끔 해 준다. 이를 통해 시인은 현대인이 가진 몸의 기억을 순간적으로 각성시키면서 파편화된 체험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통합의 힘을 발휘한다. 2. 신화와 샤먼적 요소 신미나는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공동체적 감각이 묻혀 있는 시대를 향하는 시인이다. 기억의 바닥에 있는 시대의 경험과 그것에 얽힌 삶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이려고 노력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전체를 통해 얻어지는 질서의 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신미나의 기억은 할머니의 삶과 함께 빈번하게 드러나는데, 화자의 삶은 할머니에 의해 ‘명랑’을 되찾고 있으며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마고 2’) 싫을 정도로 화자의 고백에는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숨쉬고 있다. ‘마고 할멈’은 시인에게 삶이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죽음을 애도하며 견뎌 애써 살게끔 해 주는 상징이다. 기억 속의 할머니는 시인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이고, 시인은 자신의 경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할머니의 삶과 기억을 끌어들여 샤먼적 요소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처럼 그녀의 시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낡은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 농경적 삶의 방식이 생생하게 보전되어 있다. 과학기술 사회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묻혀 버린 옛것을 꺼내와 그것이 가져다준 진정한 메시지를 독자와 교환한다. 삶을 위로하던 공감 요소인 신화가 불려올 때 그녀의 시에서는 샤먼의 배치 과정이 필연적으로 중요하게 개입하게 된다. 사실 신미나의 시에는 무속 체험과 감각이 빈번하게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녀는 첫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2014)와 제2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2021)에서 신화나 샤먼의 체험을 두루 끌어들이고 있다. 그녀에게 신화나 샤먼적 요소는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의 산물이다. 신화와 샤먼적 요소는 “뜻 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처럼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어디 먼 데서 음악 소리가 들리고’)리는 기억에 담겨 있는데, 이는 “너무 많은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아 끝없이 되풀이된다. 그것들은 자아를 지탱하는 배경과 같으며 이러한 사례는 그녀의 시 전체에 걸쳐 배치되어 있다. “지푸라기인형”(‘마고 2’, ‘백일몽’)과 “헝겊인형”(‘묘의 함’), “종이인형”(‘묘의 함’,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거울’)은 무(巫)와 관련을 두고 있으며, 탱화나 “천년을 물속에 살아야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물가”(‘백일몽’) 이야기, “때리면 정신 든다는 무당 말”(‘불티’)에 “아비가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리는 주술성이라든가 “몸을 얻으려면 새 옷을 입어야”(‘홍합처럼 까맣게 다문 밤의 틈을 벌려라’) 하는 샤먼적 상상, 저승으로 떠나게 될 아기들이 가여워 제명과 맞바꿔 아기들을 살린다는 ‘마고’ 신화까지, 그녀는 수많은 샤먼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것이 과학적 시선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에 샤먼과 신화적 요소는 리얼리티를 감쇄시킬 수도 있을 법한데, 신미나의 시에서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독특한 형태로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겪은 기억을 중심으로 인문적 사유가 제거된 과학기술의 공허함과 허황된 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빈 곳에 신화와 샤먼을 채워 넣는 것이다.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한다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왔다 묘의 주머니는 작고 이따금 탄내가 난다 주머니 속에는 타다 만 볍씨가 있다 묘의 상자 속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고 정글짐 꼭대기의 해가 타고 있다 - ‘묘의 함(函)’ 전문 ‘묘’는 “한 번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로서 “헝겊 인형이 대신 말을” 하고 “오색 종이로 만든 가마에 고깔모자를 쓰고 묘는 검정으로부터” 온 존재이다. 종이 가마에 고깔모자를 쓴 검정으로부터 태어난 ‘묘’는 제의를 치르는 무당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묘의 상자 안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가 있”다. 바로 이는 접신과 빙의된 샤먼의 모습이다. ‘종이 인형’을 한 묘의 상자 안에는 타인의 삶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는 “문방구에서 훔친 종이 인형”이 있고 “엄마를 삽으로 때리던 아버지”도 있다. 시인이 은유하는 것은 시대의 종말과 위기에 있지 않다. 다만 그녀는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이라고 믿어 왔던 인간의 존재방식에 균열을 낼 뿐이다. 기술 발전과 합리성이 채워 주지 못하는 소외와 불안을 ‘무속’ 모티프를 통해 진단하고 ‘해원’이라는 처방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할머니가 장사치로 떠도는 게 싫어서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냈더니 이고 있던 채반을 내려놓고 갔다 채반 위에 팥 한 알 또렷이 남았다 다음날엔 보따리를 두고 갔다 매듭을 풀어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나왔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일으켜 세워도 자꾸만 목이 꺾였다 배를 갈라보니 노란 것이 반짝 했다 금니였다 할머니의 등에 새긴 문신은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방패 마작처럼 패를 뒤집어 얼굴이 자도르르 돌아간다 쟁기, 방패, 귀갑 귀갑, 쟁기, 쟁기 눈, 코, 잎을 갈아 끼운다 높고 슬픈 노래를 물려주려고 잠들면 가만 코에 손가락을 대본다 할머니는 피가 너무 환해서 인간의 잠을 자지 못한다 - ‘마고 2’ 전문 장사치로 떠도는 할머니가 등장하자 화자는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화를 낸다. 이는 가난한 할머니의 고통이 새겨 넣은 상처를 마주하는 화자의 고통을 암시한다. 종종 가난으로 얼룩진 기억은 삭제되거나 묻히는데, 시인은 할머니의 기억을 아프게 되살려 고통과 가난을 마주하는 순간을 불러낸다. 할머니는 보따리를 두고 갔지만 그 매듭을 풀어 보니 지푸라기 인형이 그 안에서 나온다. 아무리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자꾸 목이 꺾이기만 하는 인형의 배를 갈라 보니 노란 금니가 반짝이고 있다. 지푸라기 인형이라는 샤먼적 요소를 통해 할머니와 접신하는 경험은 신비롭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신화와 샤먼적 요소를 통해 추억으로 남은 것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신화를 통해 다시 할머니를 만난 것이다. 할머니의 등장이 어린 손녀가 겪어 갈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는 전개는 신화의 이미지를 거느리는데 “배를 갈라보니” 노란 금니가 나온다는 신화는 작품에 이러한 환상성을 부여하고 있다. 붉은 구슬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나왔 습니다 천수관음은 천개의 손으로 슬픔을 어루만진다는데 손이 천개면 세상의 눈물을 닦을 수 있습니까 뜨거워서 그래, 아가 어쩌다 네 마음에 명랑을 잃었니?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내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습니다 봄에 난 콩 싹처럼 웃어보라, 해를 피하지 않는 해바라기처럼 용감해라, 물 만난 오리처럼 신나게 욕해보라, 비 온 뒤 제비처럼 까불어라, 분수처럼 솟구쳐라, 쪼개고 쑤시고 부러뜨려라, 톱날의 요철과 같이 벌떼처럼 화를 내라, 연기처럼 곧게 서라, 백합처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 할머니는 겹겹의 모란 치마로 나를 폭 싸서 공중에 띄웠습니다 키질하듯이 위아래로 까부르니 몸이 아기만큼 작아져 배꼽이 간지럽고 이히히 웃음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내가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우스운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한 것인데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았습니다 - ‘탱화 3’ 전문 화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흰 천을 배로 가르며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은 시인에게 강림하는 샤먼적 순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명랑을 잃은” 화자에게 할머니는 “천수(泉水)를 한 모금 머금고” 입에 흘려 열을 식혀 주었다. 이러한 발화를 통해 할머니의 존재는 화자에게 한 차원 더 명확해진다. 할머니는 “…웃어보라, …용감해라, …욕해보라, …까불어라, …솟구쳐라, …부러뜨려라, …화를 내라, …곧게 서라, …기도하고, 뛰고 달리고 돌아서서 안고 뱉고 찢고 발 굴러라”라고 위로하며 말을 배우기 전 아기들만 아는 재미로 슬픔을 걷어가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할머니에 대해 화자는 “오랜만에 웃은 게 세상에 없는 일인 걸 알고 섭섭해서 눈을 감”는다. 화자에게 할머니는 ‘웃음을 주는’ 존재이며 삶에 원초적인 힘을 주는 정신적 동반자이다. 할머니의 상실을 지우고 할머니의 존재를 보존하는 방식은 기억에 의해 가능한 것인데, 시인은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신비함을 그 안에 담음으로써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할머니와의 만남을 신비한 일로 확장해 가면서 신화적이고 샤먼적인 성격을 현실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3. 존재론적 근거로서의 기억을 통한 표준화에의 저항 할머니는 현존하지 않고 시인의 몽상과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베냐민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르면, 신미나는 과거를 고정적 점으로 보지 않고 현재로부터 관찰하고 불러낸다. 할머니와의 관계에서 기억으로 새겨진 것은 언젠가 ‘있었던’ 실재일 뿐이다. 그러나 신미나는 세속적 질서 속에 할머니의 기억과 농촌 경험을 가져와 행복에 대한 표상을 과거로부터 형성한다. 화석으로 남은 시골이 따스한 공간이었다는 전언을 통해 도시가 가진 허상을 비판하고 지금까지 가졌던 삶의 불균형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미나는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응시하면서, 데리다가 말하는 흔적(trace)을 만지는 일을 수행한다. 수레가 남긴 바퀴자국을 토대로 동물과 수레의 현전을 논할 수 없듯 그의 흔적은 ‘없다’를 말할 수 없는 심적 자국인 것이다. 그 점에서 ‘지켜보는 사람’을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의 첫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퍽 유의미하다. 본다는 것, 보았다는 것은 허상이 아닌 실상으로, 부재가 아닌 존재로 인정하는 일이며, 그 존재성은 사라지지 않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있는’ 것과 ‘있었던’ 것이 가지는 존재성의 기대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 알의 레몬이 테이블 위에 있다 오래전에 있었던 것처럼 금방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한 알의 레몬이 눈앞에 있다 그것을 치우면 레몬은 과거형으로 존재한다 흰 테이블보 위에 레몬이 있다 눈을 감아도 레몬은 레몬 빛으로 남고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진심으로 보인다 - ‘지켜보는 사람’ 부분 화자는 테이블에 놓인 “오래전에 있었던” 한 알의 레몬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레몬은 비록 치워진다 해도 ‘과거형’이 될 뿐 비(非)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했던 것은 눈을 감아도, 그것을 치우더라도, “레몬 빛으로” 남는 ‘사실’이 되고 “진심으로” 보이는 것이 된다. 존재의 가치는 시간이 증여한 것도 아니고 사회가 합의한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경험하여 의미가 솟아나는 지점에서 생겨날 뿐이다. 그 세계에서 기호화되지 못한 것들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림자를 만”들고 조용히 남아 있게 된다. 이는 “쪼그리고 앉아”(‘단조’)서 보던 물에 불어나는 한 톨의 쌀알이 “찬 벽에 발을 대고 누”워서도 천장에 떠오르는 또렷함 같은 것이다. 기억은 ‘있었던’ 것의 부재를 또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는 과정으로 도약한다. 동요 속에서 마구 튀어오르거나 우글거리는 기억의 운동성은 존재의 살아 있음을 말해 주는 증거가 된다. 시인이 쓸모없는 일로 여겨지는 기억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억 속에 오롯이 권역을 형성하고 우리의 인식과 감각에 등장하는 본연의 것들은 비록 외곽으로 밀려나 버렸다 해도 우리를 상실과 폐허 속에서도 살아가게 하는 존재론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때로 기억은 자주 하찮고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기억이 물질적인 감각에 찍힌 낙인일 때 신미나의 시는 기억의 집적을 통해 그러한 규정을 벗어난다. 그의 기억은 일정한 시공간과 서사와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고리를 이으면서 긍정적으로 순간순간을 끌고 나간다. 보들리야르는 현대를 가리켜 “현존하는 모든 시스템의 비만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현대인은 기억과 상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신미나의 시는 언어의 옷을 채 입지 못한 기억들로 가득 채워짐으로써, 시적 주체를 추동하는 공감의 발원지로 기능하게 한다. 새로운 것의 권위에 대해 역설한 콩파뇽은 기억을 유행과 현대적인 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이는 기억이 ‘새로움’에 대한 ‘낡음’이라는 모순관계의 짝패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상상력’의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공연한 일들”과 “쓸모없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신미나의 목소리는 기억의 세부를 포착하겠다는 의지이며, 그녀의 시는 폐기되는 세부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는 주변에 널린 세부에 주목하면서, 삶은 지평이 아니라 오히려 세부의 집적임을 말한다. 이때 세부는 여러 차원의 경험으로 채워진 모래사장으로서, 우리는 그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공연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은 삶을 채워 주는 세부인 것이다. 그녀의 시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식과 불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법칙 이외에 어떤 언설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고유의 법칙을 유지한다. 이때 도시는 다름과 비뚜름 대신 바름을 동의반복적(同意反復的)으로 배열하고 배치하는 공간으로 등장한다. 유동하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가운데 자랑스럽게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한 도로와 건물, 기호와 상징, 그 속에서 현대인은 한 방향으로 향하는 물고기 떼처럼 몰려간다. 모든 공간이 유사해지면서 모국어가 있어도 전 세계가 몇몇 우세어를 중심으로 통일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표준화와 평균화에 저항하는 신미나 시의 힘이다. 이상하지 않나요, 이런 고요는 몰려오던 해일이 눈앞에서 멈춘 듯한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두었으므로 나의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어요 빛에 일렁이는 물 그물이 나의 발을 얽을 뿐입니다 - ‘아쿠아리움’ 부분 물주름 없는 물결 귀를 떠난 소리 풀 없는 인공 정원 - ‘홍제천을 걸었다’ 부분 현대인의 행동 양식은 모든 면에서 어떤 인공적인 것의 제작 방식과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것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현대인은 동화되어 가고 있다. 노동하는 동물로 격하된 채 살아갈 뿐 거부와 배척이 두려워 ‘소수-되기’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는 개인에게 감동을 주는 일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하거나 듣지 않는다. 도시인다운 ‘다수-되기’(에티엔 발리바르)를 지향하게끔 할 뿐이다. 도시는 고유한 특성이 제거된 개인을 색인 속에 분류하고 저장한다. 그런 가운데 개인의 슬픔은 썩어 가거나 사라지게 된다. 도시인의 언어는 차가운 콘크리트 언저리에서 싹튼 불쾌하고 축축한 우울과 소외의 언어가 된다. 그런 언어로 표지된 도시인은 자신의 결여된 내면성을 드러낼 방식이 없게 된다.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미학적 항의가 신미나의 시다. 4. ‘나 사는 곳’의 발견 과정으로서의 기억 혹자는 신미나의 시에서 농촌과 자연과 가난이 빚어낸 서정성을 읽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더 확장된 의미로서 폭력의 시대에 소실되어 가는 ‘나 사는 곳’(오장환)을 훑는 작업을 읽어 낸다. 모국어의 소실과 전통의 소외와는 달리 매체와 일상을 메우는 것은 온통 서구 것이다. 케이팝(K-Pop)과 한류(Korean-Wave)도 서구 입맛에 맞춘 예능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SNS의 시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하이브리드-스토어 등 과학기술의 발전은 콘택트 없이도 실시간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신용카드라는 합의된 인증 방식의 결제를 통해 우리의 취향과 입맛은 모두 통제되고 있다. 이런 위험신호를 감지한 신미나는 ‘나 사는 곳’을 중심으로 우리의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다. 보들레르가 현대성을 현대인의 불안과 관련시켜 읽어 냈다면, 신미나는 현대성을 폭력과 상실로 읽어 낸다. 그녀가 읽은 현대라는 미달태(未達態)는 “누군가 세계의 안과 밖에 커다란 간유리를 끼워”(‘아쿠아리움’) 둔 것과도 같아 “폐는 부레가 될 수 없고 물고기는 눈을 깜빡일 수 없는” 상실의 세계일 따름이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머금고 “그만, 이라고 말해도 자꾸만 공을 물어 오는 착한 개처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폭력인 것이다. 아쿠아리움에 가둔 물고기 세상처럼, 우리가 사는 곳은 동일한 풍경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풀 없는 인공 정원”(‘홍제천을 걸었다’)이 가득한 곳이 되고 말았다고 시인은 진단한다. 마당이 있는 저 집에서 살면 참 좋겠다 언덕 위에는 여자 대학교가 있고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고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 문방구 평상에 한참을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고 옆에서 신문지 깔고 고구마순 껍질이나 같이 벗기고 싶고 해 지기 전에 수건을 걷어 오른팔에 얹고 옥상에서 내려갈 때 젖이 불은 개가 헐떡이며 걸어가는 것을 보는 집 보러 왔다가 그냥 간다 이가 썩어 구멍 난 데를 혀로 쓸며 돌아보는 사직동 - ‘지하철역에서 십오분 거리’ 전문 ‘고스트 타운’(베냐민)이 된 도시가 현대화의 필연적 산물이라면 시인이 바라는 도시는 어떤 곳일까? “풀 없는 인공 정원” 대신 “마당이 있는” 집이고 “문방구 평상에 앉아 있어도 핀잔주지 않는 할머니가” 있는 곳이다. 부품을 한데 모아둔 것처럼 젊은이들만 들어찬 도시가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공간이며, 아이들이 애용하는 문방구 평상이 있는 공간이다. 또 획일화되지 않은 무정형의 공간이며 비폭력적 공간이자 비상실의 장소이다. 빌딩과 벽이 없는 언덕 위에 여자대학교가 있는 곳이며 그곳에서 “배구공 튕기는 소리도 가끔 들리고” 비빔국수 잘하는 냉면집도 있어 맛볼 수 있는 “가을이면 키 큰 은행나무가 긍지처럼 타오르는 동네”인 것이다. 시인이 이러한 공간성을 가져오는 방식은 ‘우리 것’의 회복이자 ‘나 사는 곳’의 확인 과정인 셈이다. 첫 시집에서부터 발견되는 그의 시적 공간은 도시 미학적 공간과 거리가 이처럼 철저하게 멀어진다. 또한 신미나의 시는 흔적으로만 남은 우리말의 보고이다. 현대적인 것을 이루는 성좌를 완성할 때 세련된 시어의 반복과 나열이 필수라면 시인의 언어는 낡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것으로 명명된 모든 상황에서 시인이 채우는 장판, 요, 밥물, 물금, 내천, 조약돌, 연밥, 무밭, 아욱잎 등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리는 우리의 감각적 언어가 더 감각적이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시인은 농도 짙은 외래어를 사용하기보다 ‘싱고’, ‘무이모아이…’ 같은 우리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쏟아져 흐르는 외래어와 말줄임에 우리말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어란 얼마나 나약하기만 한가? “나는 오리라 하였고 당신은 거위라” 하였으며, “나는 공복이라 하였고 당신은 기근”이라 부르며, “당신은 성북동이라 하였고 나는 종암동이라” 하였다는 등 언어는 불통을 잠재적으로 내재한다. 언어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일치”(‘사랑의 순서’)하는지도 모른다. 신미나는 시가 소통되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도시의 방식인 고통의 언어 대신 모태의 언어를 내뱉는다. 모태의 언어는 관찰과 소통과 사색을 통해 유래된 ‘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기를 더 많이 드러내고 표출하는 도시 방식 대신 듣고 보고 느끼는 ‘삼중(重)의 겹’을 택한 결실이다. 이때 시인은 도시 안에서 ‘보는 자’이자 ‘느끼고 듣는 자’가 된다. “휘파람을 불며 길을 나서”면 “리어카에 폐지를 실은 노인들”(‘입김’)도 볼 수 있고, “한 손으로 번쩍 아이를 들어올리는”, “얼굴만 아는 여자”(‘길음동’)도 만날 수 있다. 또 “신발을 꺾어 신고 앞서”(‘모란과 작약을 구별할 수 있나요?’)가는 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화자가 바라보는 것은 무언가가 되지 못한 세부이며 삼중의 겹을 통해 시로 현상된 것들인 셈이다. 또한 그녀의 시는 우리로 하여금 “수건 안감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보게 하고 “귀 기울여 듣게” 한다. 우리는 말하기를 유보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선행해야 비로소 삼중의 겹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공감 과정이 그 안에 있다.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 ‘정미네’ 전문 “밍크이불”은 어느 집에나 있었고 우리는 그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고 느낀 경험과 교생의 편애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기억, 예쁜 친구를 험담하던 기억이 시인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저 기억 속에 둥둥 떠 있기만 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어짐으로 돌아감’(장뤼크 마리옹)을 선사한 기억의 주체인 셈이다. 또한 신미나의 기억은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뿐 아니라 더 거슬러 올라가 시대적 소멸의 흔적을 길어 올린다. 어머니가 들려주신 마고 이야기(‘마고 1·2’)를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할머니의 기억과 할머니와의 접신 과정을 ‘탱화’(‘탱화 1·2·3’)로 드러내기도 한다. 만약 시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정의한다면 ‘새로움’의 추구라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신미나의 시에서 전통적 서정성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저버린 것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시가 발견해야 하는가, 발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신미나의 시는 시간 개념을 긍정하며 발명보다 발견을 더 큰 화두로 삼는다. 이는 타인에게 물려받은 것을 거부하는 것이며 기호화되지 않은 세부의 것을 발견하려는 의지를 내포한다. 그리고 발견은 ‘나 사는 곳’을 살피는 몸짓이며 몸에 각인된 과거를 통한 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원적 모색을 뜻한다. 신미나는 언어적 한계를 무화(無化)하기보다 기억을 통해 자신이 실감하는 쪽을 그려 내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려 시어를 택하고 그 속에서 실감을 표현하는, 들뢰즈식으로 ‘행동하는’ 시인인 셈이다. 단절과 폐허의 상황에서 그녀는 ‘벽’이 아닌 ‘문’을 택하고 단절이 아닌 소통을 지향한다. 선명한 기억이야말로 개인을 지탱하는 근원적 뿌리이며 개인의 감각과 사회의 전체성을 함께 붙드는 운동임을 그녀의 시는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 ‘무능력’ 질타 두려운 경찰들… 공무 중 폭행당해도 침묵만

    ‘무능력’ 질타 두려운 경찰들… 공무 중 폭행당해도 침묵만

    경찰관이 공무집행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더라도 이런 피해를 사소한 일 또는 현장 대응을 잘못해 발생한 일로 치부하는 내부 문화 탓에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에 실린 논문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 과정과 영향에 관한 연구’를 보면 심층 면담에 참여한 경찰관 11명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관 대응의 미숙함을 탓하거나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분위기로 조직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고 답변했다. 면담은 지난해 7월 폭력 피해를 입은 수도권·충남 지역 경찰관 1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구대에서 일하는 30대 경찰관 A씨는 “직무 집행 중 폭행 피해를 여러 번 당한 직원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 직원은 해당 직원이 다혈질이고 일부러 상대방을 자극해 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지만 치료나 상담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30대 경찰관 B씨는 “주취자에게서 들은 욕설 및 당시 상황이 쉬는 날 문득 생각나 우울하고 화가 난 적도 많고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고립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재영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주취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경찰관이 직무 수행 중 입는 피해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능력이 원인이라며 오히려 질타하는 등 피해자를 가해자 취급하는 조직 문화를 쇄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 보건부 “오미크론 급증이 집단 면역으로 이어질 수도”

    이스라엘 보건부 “오미크론 급증이 집단 면역으로 이어질 수도”

    이스라엘 보건부 정책 책임자가 오미크론 감염의 급증이 ‘집단 면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비쳤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 최고 행정책임자인 나흐만 애쉬 국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감염의 급증으로 이스라엘이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쉬 국장은 인터뷰에서 “집단 면역에 도달하려면 (감염자의) 숫자가 매우 높아야 한다”면서 “(집단 면역의) 비용은 엄청난 감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던 사람에게 면역이 형성돼, 오미크론 감염의 급증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을 조심스럽게 내비친 것이다. 애쉬 국장은 그러면서도 “감염을 통해서가 아닌 백신 접종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를 비교적 잘 막아온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5000명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고문인 에란 시걸 교수는 이스라엘 i24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델타 변이 당시의 1만건을 넘어 2만 건에 이를 것”이라면서 “3주 안에 이스라엘 국민 4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애쉬 국장의 이같은 낙관론은 이스라엘 보건당국의 일치된 견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살만 자르카 이스라엘 보건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팀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사람들이 다시 감염된 것을 본 경험에 비추어 (이같은 전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 940만명 중 약 60%가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3차 접종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면역 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승인했다.
  • 폭행 당해도 말 못하는 경찰관…“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폭행 당해도 말 못하는 경찰관…“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지난해 공무집행방해 사건 중 약 80%가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사건일 만큼 경찰관이 직무수행 중 폭행을 당하는 일이 많은 가운데, 이런 피해를 사소한 일 또는 현장 대응을 잘못해서 발생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문화 탓에 경찰관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에 실린 논문 ‘경찰공무원의 폭력피해 과정과 영향에 관한 연구’는 현장 업무 중 폭력 피해를 경험한 수도권·충남 지역 경찰관 11명(여성 3명, 남성 8명)을 지난해 7월 심층면접해 주취자 등의 폭행이 피해 경찰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공무집행방해 사건 7001건 중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사건(5825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83.2%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최근 5년(2016~2020년) 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는 한 해 평균 1만 2488명이다. 이 중 약 60%가 주취자다. 이 논문을 쓴 이재영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찰관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찰관 대응의 미숙함을 탓하거나 사소한 일로 치부하는 조직 분위기로 조직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피해자로서의 경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경찰) 조직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구대에서 일하는 30대 A경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는 공무집행 중 폭행 피해를 여러 번 당한 직원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 직원은 해당 직원이 다혈질이고 일부러 상대방을 자극해 피해를 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이 아닌 비난의 말과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때면 ‘우리 조직은 나를 지켜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 소속 30대 B경장은 “공무집행방해 피해를 당하고 (경찰서) 형사과에 가서 조사를 받을 때, 가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담당 형사로부터) ‘별일 아니다. 도끼가 날이 다 죽어 있어서 이걸로는 풀도 못 벤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경찰관들은 또 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지만 이에 대한 치료나 상담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30대 C경장은 “주취자에게서 들은 욕설 및 당시 상황이 쉬는 날 문득 생각나서 우울하고 화가 난 적도 많고,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고립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지구대 소속 40대 D경위는 “(주취자한테) 정강이를 맞은 것은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고, (주취자가) 이로 (저를) 문 것은 다행히도 깊이가 깊지 않아 제 돈으로 치료를 받았다”면서도 “주변 시민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주취자에게 아무것도 못하고 폭행을 당했다는 게 창피하고, 제 자신이 한없이 낮아지는 생각이 들어 며칠 동안 업무 끝나고 술을 마시며 잊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가해자의 민원 제기와 합의 요구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 공무집행방해 범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지 않은 점, 가해자의 역고소 우려 등도 경찰관이 폭행·협박 등의 피해사실을 드러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심 법원이 처리한 공무집행방해 사건 8121건 중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4028건)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9.6%다.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2553건)이 31.4%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A경장은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지구대·파출소에서의 서류 작성 외에 경찰서 형사과에 가서 피해자 진술을 하는 시간을 계산하면 3~4시간이 소요된다. 그 시간에 다른 동료들이 112신고 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공무집행방해 사건 처리를 탐탁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특히 여성 경찰관들은 우리 사회의 성차별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여성 경찰관들은 직무 수행 중 폭력 피해를 당할 경우 사회적으로 여성 경찰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또 동료 사이에서도 성별 탓이라는 비판에 시달리는 이중고를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20대 E순경은 “가해자에게 얼굴을 맞을 때 놀랐지만 일이 커질까봐 더 덤덤한 척하려 노력했다”면서 “피해자 기입란에 제 이름을 넣고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옆에서 ‘여직원이 맞아서 말 나오는 거 아닌지 모르겠나’라며 스쳐지나가는 말을 했다. 죄를 지은 것 같고 움츠러들게 됐다”고 말했다. 지구대 소속 20대 F순경은 “한번은 근무하다가 폭력적인 주취자를 마주하여 잘 설득시켜서 귀가하도록 조치한 후 순찰차에 탔는데 (같이 출동한) 경위님으로부터 ‘여경과 같은 순찰차를 타는 것이 부담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내가 만약 공무집행방해 피해를 당하면 다른 사람들이나 네티즌들이 나를 비롯한 여성 경찰관을 얼마나 욕할까’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면접 내용을 토대로 △주취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 △폭력 피해 경찰관에 대한 2차 피해 지원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경찰공무원이 직무 수행 중 정신적·심리적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조직 내·외부 전문가에 의한 상담과 치료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이 직무 수행 중 입게 되는 피해를 가볍게 여기거나 무능력이 원인이라며 오히려 질타하는 등 피해자를 가해자 취급하는 조직 문화를 쇄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조직 문화는 궁극적으로 경찰의 소극적 대응, 사기 상실, 조직으로부터의 이탈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의사까지 동참, 1023명 백신패스 반대 집단소송

    의사까지 동참, 1023명 백신패스 반대 집단소송

    의사 등 다수 의료계 인사들을 포함해 총 1023명이 코로나19 백신패스를 반대하는 집단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는 백신패스 정책은 정부의 재량권 남용이라 위법하다는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은 지난 31일 보건복지부 장관,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 등을 피고로 행정처분 취소를 청구했다. 소송대리는 도태우·윤용진 변호사가 맡았다. 원고 측은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카페, 학원 등 사회생활 시설 전반에 대한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수많은 중증환자 및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코로나19 해결을 위해서는 과도한 통제 대신에 먼저 무증상·경증 환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자연스런 집단면역을 유도하고 중증환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정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백신 비접종자들을 차별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국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국민이 입는 불이익이 현저하게 큰 것이 분명하므로 백신패스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백신패스 처분에 대한 잠정 중단 성격의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특히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일련의 흐름에 대해 즉각적인 중단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 “마네킹도 예외 없다, 다 참수해!”…탈레반의 공포정치는 계속된다

    “마네킹도 예외 없다, 다 참수해!”…탈레반의 공포정치는 계속된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신장시키겠다는 약속이 무색한 공포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탈레반은 아프간 서부도시인 헤라트 지역 상인들에게 마네킹의 얼굴을 완전히 가리거나, 아예 마네킹의 머리 부분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명령은 과거 집권 당시 가장 논란이 됐던 부처이자, 이슬람 법인 샤리아의 극단적인 해석을 집행하는 ‘미덕 촉진‧악덕 방지부’에 의해 집행됐다. 미덕 촉진‧악덕 방지부는 헤라트 지역에서 상업적으로 여성 마네킹을 이용하는 상인들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처벌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샤리아법은 유일신을 섬겨야 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람의 형상을 새긴 조각이나, 그림, 마네킹, 장난감 등은 금기 문화의 산물로 규정한다. 유일신 이외의 것을 신처럼 숭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탈레반은 여성에게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요해 왔다. 이에 따라 당초 미덕 촉진‧악덕 방지부는 상점에서 특히 여성 마네킹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 했으나, 상인들의 불평이 나오자 당국은 마네킹을 없애지 않는 대신 머리를 잘라내거나 얼굴 부분을 가리라고 지시했다. 현지에서는 탈레반의 집권 이후 아프간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상황에서 마네킹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는 상인들의 재정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현지에서 의류판매업에 종사하는 한 상인은 이탈리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마네킹 하나당 가격은 70~100달러 선이다. 이런 마네킹을 ‘참수’하는 것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라면서 “탈레반은 재집권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또다시 엄격한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네킹의 머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침은 탈레반이 여성에게 장거리 이동 시 반드시 남성 가족을 동반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아프간 정부의 권선징악부는 지난달 26일 “72㎞ 이상 여행하려는 여성이 가까운 가족 구성원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교통수단을 제공받을 수 없다“면서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차 안에서는 음악을 틀어서는 안된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여성 인권을 신장시키겠다며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진짜 국가’로 거듭나겠다면서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이는 백지 수표에 불과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자신들의 인권을 짓밟고 자유를 제한하는 탈레반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기도 했지만, 탈레반 측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는 등 억압을 이어가고 있다.
  • 일산 붕괴위험 건물 긴급 보강 완료 … 2일 정밀진단 예정

    일산 붕괴위험 건물 긴급 보강 완료 … 2일 정밀진단 예정

    구랍 31일 지하 주차장 기둥이 파열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던 경기도 고양시 일산 상가건물에 대한 긴급 보강공사가 완료됐다. 이승우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과 이재준 고양시장은 1일 전철3호선 인접 상가건물의 지반침하 현장과 지하주차장을 방문해 향후 안전관리 계획을 논의했다. 이 본부장은 “신속하게 정밀안전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고, 이 시장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국토안전관리원 건설안전본부 지하안전기획단장을 비롯한 전문인력도 방문해 현장의 안전상황을 점검했다. 고양시는 이날 오전 긴급 보강공사를 완료했으며, 2일에는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건물 지하 2층과 3층에 파이프 지지대 55개를 설치해 안전 보강작업을 완료했으며, 추가 위험이 발생하는지 지속 관찰할 수 있도록 진동과 기울기 측정을 위한 센서 15개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해당건물은 전날 오전 11시 34분쯤 ‘쿵’소리와 함께 건물지하 3층 기둥이 일부 파손돼 상가 입주민 등 1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건물 주차장 입구 도로 지반도 일부 침하됐다. 2차례에 걸쳐 민간 전문가들 기본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즉각적인 붕괴 위험성은 희박한 것으로 결론났다. 고양시는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건물 출입 등의 사용제한 명령을 내리고 안전진단 전문기관에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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