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택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중지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욕조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3타점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 서구
    2026-05-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07
  • 트럼프 손녀부터 짐로저스 딸까지 모두 ‘중국어 술술~’

    트럼프 손녀부터 짐로저스 딸까지 모두 ‘중국어 술술~’

    "내 생애 최고의 투자는 두 딸에게 중국어를 가르친 것이다. 당신에게 자녀와 손주가 있다면 반드시 중국어를 가르쳐라!"‘투자왕’으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말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영국의 조지 왕자, 스페인 국왕의 두 딸, 벨기에의 왕위계승 예정자인 엘리자베스 공주, 네덜란드 아말리아 공주, 페이스북 주크버그 CEO의 두 딸,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중국어’를 배웠다는 것이다. 전 세계 왕실, 대통령, 기업가 집안에서 ‘중국어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고 환구망(环球网)은 28일 전했다. 최근 짐 로저스 두 딸의 중국어 인터뷰 영상이 소개되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7분 여 분량의 인터뷰 동안 두 딸(10살,14살)은 완벽하고, 유창한 중국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발음, 성조는 물론 어감까지 모두 완벽했다. 두 딸의 수준 높은 중국어 실력은 짐 로저스의' 맹부삼천지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1986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과거 사람들이 나에게 중국에 관해 알려주었던 사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그는 자녀에게 중국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 30년 정든 미국 뉴욕 맨해튼 저택을 팔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뉴욕에서도 자녀를 중국어 교육 기관에 입학시켰지만, 중국어 교육과정이 크게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는 2007년 과감히 이삿짐을 싸고,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중국어 보모를 고용해 중국어 환경을 조성했다. 그의 저서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는 “중국의 경제는 비행을 시작했고, 앞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면서 중국어의 중요성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홍콩의 아시아금융 기술개발회의에서 그의 큰 딸 해피 로저스는 중국 송나라 시인 소용(邵雍)의 ‘산촌영회(山村咏怀)’를 낭독했다. 그녀가 입을 열자, 중국인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확한 표준어 발음이 마치 방송 아나운서를 방불케 했다. 짐 로저스는 “딸이 중국어 수업을 해주고 시간당 25달러를 번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도 어려서부터 중국어를 배운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녀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은 물론 ‘삼자경(三字经)’과 중국 고대시까지 암송해 ‘여섯 살 짜리 외교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스페인 국왕의 두 딸(10살, 12살)은 모두 몇 년 째 중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벨기에의 왕위계승 예정자인 엘리자베스 공주는 중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본인은 물론 두 딸이 태어나자마자 중국어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열풍이 불면서 미국의 중국인 보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보모의 평균 연봉은 2만 달러(22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한 중국인 보모는 두 가정에서 서로 채용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다 결국 연봉이 7만 달러(7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짐 로저스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중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19세기는 영국의 것, 20세기는 미국의 것, 21세기는 중국의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캡쳐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결혼식 기념사진서 찍힌 정체불명의 소년

    결혼식 기념사진서 찍힌 정체불명의 소년

    외딴 지역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해 찍은 기념사진 속에 낯선 소년의 모습이 포착돼 유령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해 여름 스코틀랜드 아가일 앤드 뷰트 주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여성들이 찍힌 단체 사진 중 정체불명의 소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사진에는 10명의 친구들이 호수를 배경으로 손에 가면을 들고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고 그 옆 나무 그루터기 뒤 웅크리고 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소년은 신기한 듯 여성들을 쳐다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여성들이 몇 초 간격으로 찍은 사진에는 소년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년의 존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여성들은, 이후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수소문 중 에크 호수(Loch Eck)에서 익사한 소년의 사연을 듣게 됐다. 이 사연은 1994년 BBC에 방영된 ‘블루 보이’(The Blue Boy) 이야기. 당시 4살짜리 소년이 에크 호수에서 빠져 죽은 이야기를 각색해 TV영화로 제작됐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엠마 톰슨(Emma Thompson)이 불안한 주부 마리(Marie)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에크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실화 속 장소인 17세기 건축물 코일트 여관(Coylet Inn)에서 직접 촬영됐다. ‘블루 보이’ 감독 폴 머톤(Paul Murton)은 1994년 당시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여관 주인으로부터 ‘블루 보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부모와 함께 휴가 차 여관을 찾은 어린아이가 호수에 빠져 죽었으며 당시 추위로 인해 소년은 온몸이 파랗게 굳은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관 직원들에 따르면 식칼이나 접시 같은 물건들이 종종 이유 없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고 때때로 복도에는 젖은 발자국들이 발견되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9일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한 홀리(holly)는 “스코틀랜드의 호수에 있는 저택. 아무도 주위에 없었으며 셀프타이머로 3초 간격으로 찍었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보세요. 절대로 이곳에서 다시는 자지 마세요”란 글을 남겼다. 사진= hollydca Twitter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첼시 새 구장 건립 물거품될 판, 한 가족 일조권 침해 주장 때문

    첼시 새 구장 건립 물거품될 판, 한 가족 일조권 침해 주장 때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돈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러시아 부호이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구단주다. 2003년 인수한 뒤 지금까지 10억 파운드(약 1조 4453억원)를 구단에 쏟아부은 그는 같은 돈을 들여 새 홈 구장을 지으려고 1년 전에 시 당국의 허가까지 받았는데 한 가족 때문에 물거품이 될 판국이라고 BBC가 12일 전했다. 스탬퍼드 브리지 바로 옆에 50년 넘게 살아온 크로스웨이츠 가족 때문이다. 이 집은 현관에서 공을 차면 그라운드에 공을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니콜라스, 루신다 부모와 루이스, 로즈 네 가족은 지난해 5월 6만명이 들어가는 새 홈 구장 건물이 올라가면 부분적으로 일조권이 침해된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신청했다. 첼시의 홈 구장 신축 계획은 1년 전 시의 허가를 받았고 런던시장도 재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첼시는 시의회가 개입해 공사 중지 명령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했다. 향후 이들 가족 때문에 또다시 건립이 중단될 여지가 없도록 단도리를 해달라는 주문도 함께 했다. 이에 따라 해머스미스와 풀럼 중재위가 오는 15일 모임을 갖고 다음에 뭘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첼시를 제대로 돕지 못해 “건립 계획이 제안된 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빠져나갈 구멍부터 만들었다.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원하는 건 다 손에 넣는 사람이지만 이번 분쟁은 이미 건립 계획에 대한 투자를 중단시켰고 유럽에서 가장 비싼 구장을 짓겠다는 야심이 아예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BBC는 전했다. 크로스웨이츠 가족은 런던 서부에서도 가장 집값이 비싼 이 지역에 커다란 저택을 갖고 있다. 침실 3개가 딸린 같은 거리의 비슷한 주택은 지난해 1800만파운드(약 260억원)에 팔렸다. 첼시 구단은 법률 조언 비용으로 5만파운드와 함께 수십만 파운드를 보상하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았는데 이들 가족은 어림없다는 입장이다. 딸 로즈는 시에 최근 제출한 서한을 통해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시작된 철길의 다른 쪽을 향해 스타디움이 지어지더라도 “일조권이 심각하게 영향받게 된다”며 “동쪽 관중석 높이를 낮추도록 재설계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보통 관람석보다 훨씬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우대석(hospitality)’이 부적절하게 설계된 잘못도 지적했다. 첼시 구단은 우대석을 1만 7000석이나 꾸미려고 하는데 이는 전체 좌석의 28%로 아스널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16%와 견줘 현저하게 높은 비율이다.가족들은 또 해머스미스와 풀럼 중재위를 끌어들여 공사 중지 명령을 철회시키려는 첼시 구단의 시도가 공중의 이해에도 반하고 위법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첼시 구단은 이미 근처 다른 주택들에는 일조권 침해 보상에 관한 합의를 마쳤는데 크로스웨이츠 가족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새 구장 건립에 목을 매는 것은 다른 명문 구단에 견줘 턱없이 수용 인원이 적어서다. 재정이 훨씬 열악한 아스널은 11년 전 6만석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지었고 웨스트햄도 2016년 5만 7000명이 들어가는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옮겼고, 토트넘은 현재 화이트하트 레인을 재건립하고 있다. 4만 1000명을 수용하는 스탬퍼드 브리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사용하는 경기장 가운데 일곱 번째로 큰 구장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퍼드가 7만 5500명을 수용하는 데 견줘 턱없이 초라하다. 참고로 첼시의 새 구장 설계자는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스위스 건축가 자크 헤어초크와 피에르 드 뫼롱(이상 68)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신개념 공포 스릴러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 공개

    신개념 공포 스릴러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 공개

    ‘익살스러운 공포’라는 평을 받은 영화 ‘베러 와치 아웃’ 예고편이 공개됐다. ‘베러 와치 아웃’은 베이비시터와 소년만 남겨진 한적한 교외 저택에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일어나는 예측불허 소동을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베이비시터 ‘애슐리’와의 오붓한 시간을 기대하는 ‘루크’의 바람과 달리, “이번 겨울방학 혼자인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라는 카피가 방문객이 만들어낼 사건을 궁금케 한다. 반복적으로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와 수상한 인기척, 그리고 창문 깨는 소리가 한밤중에 집 안에서 벌어질 소동을 암시한다. 이후 집안에 들어온 수상한 인물에 맞서는 애슐리와 루크, 친구 개럿의 좌충우돌기가 눈길을 끈다. 다양하고 기발한 공격 장치들은 맥컬리 컬킨을 90년대 대표 아역 스타로 만든 영화 ‘나 홀로 집에’를 연상케 한다. ‘베러 와치 아웃’은 제35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제5회 이타카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 수상을 비롯해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유럽-아메리카 영화 금상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공포 스릴러의 장르 비틀기를 완벽히 해냈다는 평을 받으면서 연출을 맡은 크리스 페코버 감독에게 영화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팬’(2015년)에서 피터팬 역으로 기대를 모은 리바이 밀러가 극과 극을 오가는 루크 역을, ‘더 비지트’(2015년)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에게 발탁된 신예 올리비아 데종이 애슐리 역을 맡았다. 영화 ‘베러 와치 아웃’은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8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사비는 순서를 기다린다. 복도의 고요함은 일부러 꾸며진 듯하다. 문이 닫히는 소리. 누군가 사비를 지나쳐 간다. 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이지만, 그를 향한 적의가 있다. 사비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깜빡 졸았던 걸까. 그의 이름이 들린다. 관료, 학자들. 권위로 데워진 공기가 거북하다. 사비가 의자에 앉고도 그들은, 한참 동안 파일을 뒤적거린다. 넘어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구겨지는 문서들. 무작위적인 리듬으로, 자기 역할에 몰입한 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비는 그게 잘 안 된다. 침묵을 깨야 한다면, 그만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위원이 말한다. “우리는 첫째로 근무자들의 파견지 이탈 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어요.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당신에게 형식상의 협조를 바랄 뿐입니다.”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위원이 말한다. “둘째로 최근 보고된 인간 반출 사건을 조사할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의 위치는 썩 좋지 못해요.” 기관의 배려를 기대했던가. 그래도 사비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작용의 세부사항들을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일정한 어조로 이어지는 질문들. 때로는 위원들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과 반출. 그것은 사비의 언어가 아니다. 사비와 위원회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 위원회는 사비를 의심하고 있다. 그가 아는 만큼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비는 그들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질문거리만 가득하다. 심문은 계속될 것인가? 사비는 구금되지 않는다. 위원회에 그럴 권한은 없다. 즉석에서 다음 출석을 예고받는다. 서명하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는다. 그의 뒤로 문이 닫힌다. 이미 어두워진 복도.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간다. 무수히 많은 창문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곳을 지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골목길을 택한다. 그 길은 비밀스럽다. 불규칙한 계단을 내려가고, 곳곳에서 오래된 그림자들을 본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은 다른 골목과 맞닿아 있다. 사비는 다른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담벼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다. 왼편 불 밝힌 상점에, 진열대 사이로 점원이 보인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음은 준비된 기호다. 그녀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소는 신비한 제안 같아서, 사비는 다른 생각에 물들지 못한다. 달콤하다.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다. 진열대에 술병이 빼곡하다. 사비는 화려한 단어들을 본다. 덧붙은 상징들도. 갖가지 색과 형태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모두 똑같이 중요한 동물들과 도형들. 그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을 헛디뎌 술병을 모두 깨뜨리게 될 것만 같다. 땀이 맺힌다. 손등으로 땀을 닦는데 불쑥 인사말이 들린다. 사비는 점원의 입을, 눈을 본다. 그리고 미처 감추지 못한 수동성을 엿본다. 그녀의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가 거슬린다. 사비는 짧은 사이 실망을 내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부러 들릴 듯 말 듯 대꾸한다. 점원은 한발 물러나 웃음으로 돌아간다. 어떻든 그녀는 변함없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사비는 다른 반응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선택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주입되었더라도 온전히 그녀만의 것으로 머무는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아무 병 하나를 가리킨다. 그녀는 상품을 스캔하고, 가져가 버린다. 사비는 그런 행동이 그녀만큼 시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장이 사비의 손에 들린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상점을 나선다. 사비는 단조로운 풍경을 내다본다. 버스가 이미 지나온 길도 다시 훑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느리고, 목적지에 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모로를 만나려면 한참 더 외진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도시 외곽도 아니고,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어중간하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쯤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가 떠나자 어두워진다. 멀지 않은 곳에 파도가 친다. 사비는 도로를 벗어나 흙길로 들어선다. 길가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가파르다. 풀이 자라지 않은 길을 골라 내려간다. 해안이 있고, 움푹 들어간 형태로 숲을 등진 주거지가 보인다. 집은 몇 채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비는 알 것 같다. 그 집은 모로의 성향과 닮아 있다. 작고, 뽐내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 본다. 모로. 기척이 없다. 사비는 집 주위를 돈다. 창문에 얼굴을 대지만, 안을 볼 수 없다. 사비는 모래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불을 밝힌 집이 몇 채 보인다. 이편은 어둠이다. 사비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든다. 파도 소리가 불쾌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 그는 갑작스럽게 고향의 선율을 느낀다. 단조로운 흐름이다. 어떤 이유로 연상되는 것일까. 선율은 감각에 새겨졌고, 때때로 통증처럼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불빛 속에 남자가 보인다. 그는 작은 고깃배 옆에 앉아 그물을 손보고 있다. 사비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그물을 놓고 일어선다.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사비는 그를 살핀다. 심술궂은 눈. 주름들. 그리고 들쭉날쭉한 억양.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장난기가 비친다. 관리자의 인상이다. 확신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거야.” 사비는 고개를 돌려 어둠을 본다. 그의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초입에 있는 작은 집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사비는 손가락을 들었지만, 어떤 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실수인 것처럼, 그의 뒤로 현관문이 조금 벌어져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는 그물을 추스른다. “나도 이곳 사람들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는 사비를 훑는다. 사비의 손에는 술병이 있다. “들어오겠나?” 그를 따라 들어간다. 다른 차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 사비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잘 설명해낼 수 없다. 테이블과 낡은 의자들과 벽에 붙은 계획표. 책장 위에 술병을 놓는다. 사비는 그가 의자를 권할 때까지 기다린다. 남자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책장의 지저분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사비는 대부분의 책 제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거기 앉아.” 남자는 술을 따른다. 그는 두꺼운 책을 고른다. 그의 손은 책을 옭아매는 성긴 보금자리 같다. 사비는 술잔을 들어 입을 적신다. 책을 들고 있는 남자의 손마디를 살펴본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서 노동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짐작과는 다르다. 어쩌면 그는 오랜 세월 학자로서 지내왔을지도 모른다. 무엇에 관한 학자인가. 언어들? 비밀스럽고, 신비 가득한 형태로 눈을 어지럽히며 우리를 넘어서는 의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바깥 세계의 소란. 막연히 우상화되는 시인들. 남자는 책장을 넘긴다. 미간을 찌푸린 그가 눈을 치켜뜬다. 사비는 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책을 읽는다. 한동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심각한 그의 얼굴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다. “요즘 이곳은 어때?” 사비는 말을 꺼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남자는 책을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좋았지.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려워.” 흔해 빠진 의견. “여길 떠나는 자들이 늘었지. 그게 뭘 말해주겠나? 전보다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걸.” 사비는 마지못해 수긍한다. “자네도 누군가를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해. 난 많이 봐와서 잘 알지. 결국엔 떠나는 거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잘 선택한 거야. 여긴 매력을 잃었어. 다신 돌아오지 말게.” 남자는 다시 책을 펼쳐 든다. 사비는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진다. 바깥 그리 멀지 않은 물밑 어딘가에서 불분명한 형체가 지상으로 올라온다.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그것은 모습을 드러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심해의 생명체가 몸을 비틀며 기어온다. 호흡하는 비늘과 가시들을 과시하면서. 성미 급한 놈이다. 거대한 입속으로 겹겹이 덧난 이빨에는 독이 흐른다. 놈은 모래를 파헤쳐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으로 숨는다. 구덩이 위를 지나는 자들을 모두 집어삼키려고. 놈의 입과 뱃속에서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모로의 흔적도 그곳에 걸려 있다. 대기는 신음으로 가득해 질식해 버릴 것 같다. 사비는 술잔을 내려놓고, 남자의 구겨진 얼굴을 다시 한번 본다. 그는 가끔 입술을 달싹이는 것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비는 자신의 손과 발을 내려다본다. 시간을 체감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흉물스럽게 늘어졌을 것이다. 확장된 외연으로서 발에 차이고 목을 휘감았을 것이다. 사비는 말한다. “그래도 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해.” “쉽지 않을 거야.” 사비는 그에게 나약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준비해야겠어. 언제 다시 방문하면 될까?” 남자는 손을 내젓는다.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그뿐이다. 현관을 나선 사비는 바깥 공기에 압도당한다. 사비는 이보다 더 적은 자극을 원한다. 사비의 생각은 몇 차례나 분절된다. 구덩이라니.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자야만 벌어진 틈을 이어 붙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은 점점 파편화되어, 말라죽은 나무의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다. 다른 가능성이 물꼬를 튼다. 모로의 작은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환하다. 아니, 그 집은 모로의 집보다도 좀더 넓고 안락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비는 그 집이 여전히 모로의 집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비는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잘 손질된 정원수. 초인종을 누르자 미소 짓는 점원이 나타난다. 사비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집 안에 들어선다. 집은 거대한 하나의 침실이다. 사비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의 유년 시절과 일상, 갈등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 속 세부사항을 통해서 그녀가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처럼 모든 이야기로부터 달아나 버린다. 그녀는 이미 이 세계의 어떤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직 행위의 화신으로, 사비에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녀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에서 근심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시간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오래도록 평화롭다. 그러나 그녀의 품에서 사비는 결코 잠들지 못한다. 사비는 얌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하다. 그는 속으로 진짜를 흉내 낸 것들을 모조리 비웃고 있다. 사비는 구두를 손에 들고 주거지의 불빛들을 지난다. 움푹한 해안선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뛰어넘는 힘이 가해진 것처럼 보인다. 사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의 작용. 가령 겨울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빛은 더욱 희미해지는 것. 예측할 수 없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러나 사비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고향에서는 더 자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구심을 품은 자들은 모두 돌아오라고. 사비는 그래도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작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짐승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문틈에 얼굴을 대고 문을 밀어본다. 열릴 듯이 삐걱거린다. 그뿐이다. 절망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다른 감정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인기척이 있다. 보드라운 목구멍을 갓 넘어온 따뜻한 숨결이 거기에 있다. 사비는 창문을 들여다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물러서서 구두를 던진다. 창문이 깨지고, 깨진 틈으로 모로를 찾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비는 창문을 넘는다. 유리 조각에 옷자락이 긁힌다. 사비는 벽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울음소리가 벽을 타고 온다. 한쪽 구석이다.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사비는 다가가 몸을 기울인다. 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 아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방식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멈추고, 감춰두었던 예리한 날로 그의 목을 긋는다. 사비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 순간 생동하는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기로 하자. 이미 어둠 안에 놓인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거의 엎드린다. 아기를 섬기려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댄다. 아기는 울음을 멈춘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놀랍도록 위안을 준다. 손을 떼고 싶지 않다. 파도 소리가 바람에 묻히기도 한다. 사비는 그를 흔드는 손길에 의해 깨어나 돌아본다. 모로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짓누르려는 듯이. 사비도 모로를 본다. “사비. 왜 이렇게 늦었어?”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다.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어떡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러나 아기는 없다. 감정들이 고스란히 흘러 나간다. 그는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일행은?” “혼자야. 모두 흩어졌어.” 모로는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모로, 아기가 실제로 있어?” “있어.” “어디에?” “내 몸에.” 사비는 모로와 아기를 동시에 생각해 본다.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로가 실수한 거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어쩌려고?” “데려갈 거야.” “그걸 왜?” “왜라니. 기념해야지.” “기념하기 위한 거라면 다른 걸 가져가. 더 적합한 것으로.” 하지만 사비는 더 적합한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냥, 인간들을 내버려 두자.” “이제 와서 그럴 순 없지.” 어떤 말을 해도 소모적일 것 같다. 사비는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반드럽게 깔린 살굿빛 사장과 바다 위로 드넓은 하늘의 풍광이 우연처럼 놓인 것 같다. 관리자의 집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고깃배는 보이지 않는다. “모로. 관리자를 만났어? “아니. 그는 통 잠들질 않아.” 그래서 모로는 여태껏 사비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관리자는 찌푸린 눈으로, 어째서 그것이 기념이 되느냐고 묻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사비는 그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그와 멀어져야 한다. 그가 현실의 무미건조함에 사로잡혀 있을 때, 사비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수평선까지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플랫폼까지 가는 것일까. 사비는 문을 열어 둔다. “그가 거절할 수도 있어.” “넌 그저 꿈에서 깨어나 배를 기다리면 돼.” “이게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플랫폼에서 만나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모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동작을 되감는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눈을 감고 하늘을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거짓이다. 인간의 생에 남겨진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불만족뿐이다. 그런 그를 일부러 고통과 마주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기념이라고? 사비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게다가, 인간은 우리의 고향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감각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비는, 모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모로는 사비의 첫 작품이다. 모로는 사비와 같으면서도, 그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로는 흉내에 불과한가? 모로를 볼 때면 사비의 심정은 늘 복잡하다. 그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로는 자유롭다. 그건 사비가 줄 수 없는 매혹적인 개념이다. 고깃배가 가까워진다. 사비는 몸을 일으킨다. 관리자가 배에서 내린다. 그의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 배 안에는 손님이 있다. 그는 몸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그의 형태마저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먼 곳에서 왔으리라. 손님은 땅에 발을 딛는다. 체구가 크다. 사비는 사구에 올라선다. 그러나 손님은 사비를 의식하지 않고 사구를 돌아나간다. 그는 사비가 그랬던 것처럼, 휴식도 없이 곧바로 어떤 목적을 좇는다. 관리자가 사비에게 손짓한다. 사비는 그를 도와 배를 끌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눴나?” 사비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답하는 대신에 눈으로 먼 곳을 좇는다. “뭐, 상관없겠지.” 관리자가 앞서 배를 끌고 간다. 사비는 고물을 민다. 경사진 모래언덕이 난감하다. 사비는 배를 홀로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 닳고 부서지고 덧댄 흔적을 본다. 사비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물밑의 진실을 견디는, 볼품없는 배다. 사비는 때때로 뒤를 돌아본다. 모래사장에는 깊은 족적이 남는다. 관리자는 모래도 털지 않고 그대로 현관을 넘는다. 그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먼지 앉은 잔에 술을 따르고, 계획표에 문자들을 휘갈겨 쓴다. 사비는 문틀을 붙잡고 관리자의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계단에 버티고 서서 말한다. “우릴 플랫폼에 데려다줘.” 관리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좋겠어.” 그 말은 관리자에게 닿기도 전에 허물어진다. 사비는 문턱을 넘는다. 그와 동시에 부엌의 작은 문이 닫힌다. 하지만 관리자는 부엌을 돌아보지 않는다. 관리자의 널찍한 등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본 그는 매끈한 석상이다. 사비는 그를 찔러보고 싶다. 사비는 부엌으로 다가간다. 작은 문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 고약한 획책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굴욕감이 드는 순간, 사비는 성급하게 문고리를 돌린다. 방 안에는 그물과 비린내와 모래가 뒤엉겨 있다. 굴욕을 만회할 수는 없다. 관리자는 펜을 놓고 돌아선다. “곧 출발할 수 있겠어.” 관리자는 계획표를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친다. 사비로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자가 묻는다. “규모는?” “나와 내 동료 모로, 그리고 아기 하나.” 관리자는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말한다. “인간?” “작은 인간.” “인간은 안 돼.” 가라앉은 관리자의 말투에는 파고들 틈이 없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얼마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까 배 타고 들어오는 손님 봤지. 방침이 바뀌었어.” 방침. 애초에 그런 건 없었다. “어디서 온 손님인데?” “무례한 질문이야. 더 나은 질문을 해봐.” 사비는 그가 계속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제 단 하나의 인간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모두 모아놓고서, 조용히 끝낼 거야.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가 하려는 일이야.”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절멸 소식이 놀랍다. 그리고 그것이 벅찬 화려함 가운데 섬광처럼 오는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천천히,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럽다. 사비는 미소 짓는 점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들은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운 주인이 되겠지. 아마도 이 계획에서 기계들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머물게 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것일까.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것의 모방만이 넘쳐나겠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인간은 안 돼.” 그 말은 하나의 구호처럼 들린다. 관리자는 거의 즐기고 있다. 짧고 단단한 문장에 부딪혀 박살 나 버리는 다른 빈약한 문장들. 탈취와 도주의 이미지들이 의식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사비는 이보다 더 큰 말썽에 휘말릴 자신이 없다. 관리자는 벌써 이 일을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책을 고른다. 그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관리자는 무한히 여유롭다. 그러나 사비는 그렇지 않다. 사비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사비로서는 관리자와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작은 인간의 무게가 그만큼 그를 누른다. 몇 가지 짧은 생각이 든다. 작은 인간이 기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얼마 없다는 사실. 그리고 손님의 행방. 관리자가 손짓하며 사비의 주의를 끈다. 그는 사비가 마주 앉기를 바란다. 팔걸이가 있고, 등받이가 짧은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사비에게 술잔을 건넨다. 사비는 한동안 의자에 꺼질 듯이 파묻혀 있다. 그는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알코올 냄새가 올라온다. 어떤 생각을 재촉하려는 듯이. 그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관리자가 말한다. “그런데 네 동료는 지금 어디 있지?”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사비는 말을 아낀다. 관리자는 사비에게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비는 부엌의 작은 문을 본다. 아무래도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감각을 희롱하는 미세한 자극들이 흘러나온다. 관리자는 무릎 위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나?” “전혀.” “이건 아주 형편없어. 두서없는 소리로 가득해.” 관리자는 손끝으로 문장을 긋는다. “그런데 여기. 이 대목을 봐.” 처벌에 관한 기록이다.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선대 관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그는 기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무차별. 그것은 경력을 망가뜨리는 불온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던 선대 관리자는 도망쳐 나온 도시 기계를 맞닥뜨린다. 기계는 인간과 똑 닮아 있으나, 두려움의 표현이 어설프다. 도시 기계는 이보다 더 멀리 도망갈 수 없다.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선대 관리 자는 도시 기계를 데려와 별장에 숨겨준다. 그는 거기서 인간처럼 지낸다. 먹고 읽으며, 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피 행각은 발각된다. 선대 관리자는 인간으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도시 기계의 죄목은? 언급되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대 관리자와 인간을 중재한다. 간단하게 합의된 결과로 선대 관리자와 도시 기계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선대 관리자는 도시 기계로 이식되고,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것은 도시로 보내진다. 그것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관리자의 관할이 분명해진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이 글은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는군.” 관리자는 책을 덮는다. “그럼 지금 읽은 건 뭐야?” “그건 말일 뿐이지.” 너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실체 없는 경험들이지. 눈이 감긴다. 사비는 희미하게, 부엌의 작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본다.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이다. 그가 그물을 끌고 사비에게로 다가온다. 사비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것은 가능성인가? 손님은 도심에 다다른다. 한낮의 공터에서, 그가 주목받을 이유는 없다. 그는 쪼그려 앉아 동그란 통을 내려놓는다. 단순하게 생긴 물건이지만,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그는 잠금을 풀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는다. 그것은 흐릿한 기운을 방출한다. 화산재가 분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어색하게 솟은 지면이 있다. 사비는 생각하지 않고도 그것을 알아본다. 플랫폼이다. 간소하고, 누구도 이용한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하다. 사비는 배를 타고 있다. 배는 젓지 않아도 나아간다. 플랫폼 위로 모로와 유모차가 보인다. 모로는 배에 탄 사비가 플랫폼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비는 아래를 본다. 수면에 비친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안정해서, 곧 다른 얼굴로 바뀌어 버릴 것 같다. 그는 수면을 내려다보지 않기로 하고 발을 디딘다. 플랫폼에 어렵게 올라선다. 그가 타고 온 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모로가 말한다. “저걸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재주도 많네.” 사비는 뒤돌아본다. 그것은 배가 아니라 가시 돋은 심해의 생명체다. 어떻게 날카로운 등 위로 올라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로의 얼굴은 테두리가 불분명하다. 잘못 손대는 바람에 윤곽이 번진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로를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모로란, 언제나 모로와 가장 근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비가 말한다. “이상한 일을 겪었어.” “말해봐.”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을 봤어.” 그런데 사비는 이야기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이야기는 선형적으로 정돈될 수 없다.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머리와 꼬리와 몸통이 뒤섞일 거란 확신이 든다. 사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오직 그런 확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모로는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비는 모로의 기다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끝이야?” “그건 아니지만. 이야기할수록 이상해질 거야.” “말해봐. 천천히, 한 마디씩.”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모차의 바퀴가 앞을 향해 움직인다. 그렇게 가다간 바닷속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그는 함정을 팠어.” 플랫폼이 기울면서 경사가 진다. 유모차는 빠르게 굴러간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지.” 모로는 지면이 기울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서 있다. 모로는 사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묻는다. “그가 원하는 게 뭔데?” 유모차가 바다에 빠진다. 사비는 모로를 밀치고 뛰어간다. 물 위로 빈 유모차만이 떠다닌다. 사비는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엎드린다. 아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비의 얼굴은 더는 수면에 비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수영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숨을 참는 것도 서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에서 자신의 몸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부품을 해체하듯, 그의 기관들을 하나씩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 유영에 매혹된 그는 모든 의지를 멈추게 하고 싶다. 사비는 바람 없는 골목을 걷는다. 길가에는 부랑자들이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그들은, 사비의 구두를 본다. 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본다. 그들은 달그락거리며 바닥을 기어온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닿지도 않는 사비의 외투 자락을 당긴다. 아버지. 그들 가운데에서 들리는 말. 지금 뭐라고 했소? 사비는 그 말을 잡으려고 성큼 다가간다. 부랑자들의 넝마를 걷어차고 깡통을 뒤집는다. 형제여. 누구요? 사비는 그중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다. 그늘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비다. 사비는 그 점을 단번에 알아챈다. 사비와 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재능, 어떤 노력을 발휘해도 알아낼 수 없다. 그는 구두를 벗어던지고, 넝마를 주워 든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눕는다.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린다. 모로가 이곳을 지난다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으리라. 물속으로 거대한 손이 들어와 사비를 건진다. 사비는 플랫폼에 한쪽 어깨를 걸친다. 관리자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가야 해.” 물속에서 몸을 완전히 빼내기가 힘들다. 도둑맞은 기분. 사비는 주위를 둘러본다. 플랫폼이 갈라지고, 돌덩어리가 솟아올랐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검고 길쭉한 돌이, 누런 연기에 가려 희미해진다. 안개인가? 아니, 매캐한 냄새가 난다. 벌써 시작된 걸까. 관리자는 분주하다. 사비는 말한다. “내 동료가 여기 있었어.” 관리자는 사비를 플랫폼 위로 끌어올린다. “아니. 우리 둘뿐이야.” 관리자는 사비를 잡아끌어 그의 몸을 돌덩어리에 밀착시킨다. 돌덩어리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관리자는 긴 벨트로 사비의 몸통을 돌덩어리에 묶는다. 그가 벨트를 잡아당길 때마다 사비의 몸이 들썩인다. 플랫폼의 조각난 지면이 맥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관리자는 돌덩어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같은 벨트로 자신을 묶는다. 그가 돌을 두들기며 소리친다. 사비는 알아듣지 못한다. 돌덩어리가 한 뼘 정도 떠오른다. 돌의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사비는 처음 이곳을 둘러본 이래로 자신이 추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점점 수가 느는 모조들의 대열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 느낌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돌의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 나온다. 납빛이다. 그는 순식간에 삼켜지고, 튕겨 나간다. 지면에 부딪힐 때 그는 몸이 조각나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사비는 홀로 엎드려 있다. 얼어붙은 해변이다. 돌덩어리는 보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자 이명을 느낀다. 그의 감각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 사비는 곧장 걸어간다. 해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걸음걸이에 여유를 가져야 할까.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본다. 저택을 가리는 담벼락, 교차로에는 행상들이 있다. 사비는 그들의 생기 잃은 표정을 보고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그는 단지 직관만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한다. 이곳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금방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훼손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몇몇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 그의 보금자리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그곳이 한때는 집터였음을 어렵게 알 수 있다. 그는 쓰레기 더미에 기대어 앉는다. 그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잠들길 바라지만. 축축하고, 악취가 올라온다. 빗방울의 점성이 높다. 모로는 없다. 사비는 경련을 일으키며 깨어난다. 그 아기다. 그의 발치로 아기가 기어온다. 어렴풋이 전해지는 작은 인간의 의도.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아기는 귓속말로 그에게 꿈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이다. 그러잖아도 사비는 위원회의 통보를 각오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지 않은가. 사비는 아기를 앞장세워 꿈으로 향한다. 아기의 목덜미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를 다 가진 32세 사내… 개혁군주냐 전쟁광이냐

    [글로벌 인사이트] 사우디를 다 가진 32세 사내… 개혁군주냐 전쟁광이냐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모든 것을 가진 사나이’(미스터 에브리싱)로 불린다. 아직 왕위에 앉지 않았으나, 전쟁을 일으키고 경쟁자를 숙청하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등 사실상 국왕과 다름없는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부친인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올해로 81세다. 살만 국왕은 지난 6월 당시 왕세자인 자신의 조카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폐위하고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을 왕세자로 지목했다. 빈살만 왕세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의 추종자들은 왕세자가 사우디를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로부터 해방시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의 반대파는 그를 ‘경험은 없고 자존심만 센, 호전적인 애송이’라고 평가절하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아직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는 사우디의 시리아 내전 및 예멘 내전 개입 등을 주도했다. 카타르 봉쇄의 배후에도 빈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사실상 패배했다. 예멘 내전은 3년이 지나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카타르는 사우디에 굴복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적성국 이란의 영향력은 강해져 간다. 특히 사우디 북부에 위치한 아랍국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에서 이란의 입김이 날로 강해진다.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구조도 불안하다. 한동안 이어졌던 저유가 기조가 최근 고유가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유가는 등락이 심하다. 불확실성의 시대, 왕국의 미래가 32세 차기 군주의 손에 달려 있다.빈살만 왕세자는 왕세자로 지명되기 전이었던 2016년 4월 중장기 사회·경제 개혁 계획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은 경제 번영, 사회 분위기 쇄신, 국가 투명성 확보로 요약된다. 빈살만 왕세자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한다. 현재 사우디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유가의 변화에 사우디 경제는 크게 종속돼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건설·관광·기술 등 산업을 육성해 경제 구조를 복선화하고 국영기업을 민영화할 방침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또 여성의 운전, 영화관 영업 등을 허용하며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의 변화를 꾀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반(反)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정 작업 중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4일 왕자와 전·현직 장관 수십명을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 척결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6일 뉴욕타임스(NYT)는 빈살만 왕세자가 2015년 2억 7500만 유로(약 3538억원)를 주고 프랑스 파리의 호화 대저택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빈살만 왕세자는 2015년 440피트(약 132m) 길이의 요트를 5억 50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사들여 논란을 일으켰었다. NYT는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브루스 리들을 인용해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하지 않은 개혁가로서의 이미지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일은 큰 타격”이라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왕세자로 책봉되기 전이었던 2015년 1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살만 국왕 즉위 직후다. 그는 국방장관이 된 직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 지원을 결정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휘하는 시리아 정부군이 이란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우디와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군을 등에 업은 반군의 공세가 강해지자,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러시아도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반군을 지원했던 미국이 발을 빼면서 시리아 내전은 사실상 알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끝나 가고 있다.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은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었던 2015년 3월, 이란이 조종하는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을 몰아내겠다며 예멘 공습을 강행했다. 동시에 두 개의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빈살만 당시 국방장관은 수개월 내에 전쟁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저항이 거셌다. 예멘 내전은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하다. 예멘 반군과 유엔에 따르면 사우디 개입 이후 예멘에서 약 9000명이 사망했고 5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 60%가 민간인으로 추산된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카타르 봉쇄를 명령하기도 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 등 수니파 4개국은 카타르가 이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지원했다면서 카타르와 단교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카타르가 머리를 조아리기를 바랐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란, 터키와 교역을 확대하면서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다. 가디언은 “빈살만 왕세자는 혈기왕성하고 경험이 부족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라면서 “최근 사태에서 그의 외교적 미숙함과 성급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평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 사우디의 머리맡에서 이란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에 초조함을 느끼는 듯 보인다. 이란은 이라크가 자국 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을 치를 때 이라크의 편에서 같이 싸웠다. 시리아 내전에서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을 지원했다.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의 정치적 입지가 단단하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 구축은 시간문제다. 빈살만 왕세자가 이란을 견제하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미리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뉴스위크 등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란에 반감을 갖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보다는 차라리 이스라엘을 믿을 만한 국가로 여긴다”면서 “트럼프의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여러 차례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대해 빈살만 왕세자와 사전 교감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또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에 수니파 국가인 팔레스타인을 설득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로이터통신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극비리에 사우디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으며, 예루살렘 선언과는 별도로 서안지구에 독립국가를 건립하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2015년 국방장관이 된 이후 전쟁과 개혁, 숙청 등 굵직한 이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했다. 이것은 결단력이나 과감함일 수도 있지만, 성급함일 수도 있다. 인디펜던트는 “빈살만 왕세자의 외교 정책은 이란과 친이란 세력을 공격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빈살만 왕세자의 반(反)이란 정책의 실패로 오히려 역내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가 당면한 대내외적 상황을 감안하면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빈살만은 -1985년 8월 31일 출생.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아들 -사우디 리야드 킹사우드대에서 법학 전공(차석 졸업) -2009년 당시 리야드 주지사였던 살만 빈압둘아지즈의 특별 고문으로 정계 입문 -살만 국왕, 2015년 1월 당시 30세였던 빈살만 왕세자를 국방장관에 임명. 세계 최연소 장관 -2015년 4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에 임명 -2016년 4월 사우디 개혁안 ‘비전2030’ 발표 -2017년 6월 무함마드 빈나예프 왕세자 제치고 차기 왕위 계승자에 지명
  •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채수빈, 데이트 포착 ‘카트는 사랑을 싣고’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채수빈, 데이트 포착 ‘카트는 사랑을 싣고’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이석준, 연출 정대윤·박승우, 제작 메이퀸픽쳐스) 제작진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유승호와 채수빈의 정원 데이트 현장을 공개했다.공개된 스틸 속에서 유승호는 채수빈과 함께 그의 대저택 정원 관리용 카트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마치 동화 속 백마탄 왕자보다 더 멋진 자태로 오직 채수빈만을 위한 전용 카트 운전기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있는 것. 베이지 톤의 따뜻한 칼라에 아담한 사이즈까지 ‘로아’커플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정원용 카트는 두 사람만을 위한 맞춤용 데이트 장소로 최적화 된 듯 보인다. 이처럼 최고급 스포츠카보다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의 유승호와 채수빈의 특별한 카트 데이트는 두 사람의 꽁냥꽁냥하면서 러블리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매치되면서 설렘을 배가 시킬 예정이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김민규’(유승호)는 지아 덕분에 ‘인간 알러지’가 치유되고 있음을 알고 이마 키스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를 목격하고 둘의 관계에 질투심을 느낀 ‘홍백균’(엄기준)과 민규는 주먹다짐까지 벌이게 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삼각 로맨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가히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지아를 향해 “넌 이제 내 가장 소중한 보물이니까”, “내가 죽을 때까지. 내 옆에서 평생. 함께 있자” 등과 같이 설렘 지수 폭발하는 대사를 가감없이 내뱉는 민규의 심멎 돌직구는 여성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때문에 오늘 방송될 11, 12회의 특별하고 로맨틱한 정원 카트 데이트에서는 민규가 지아를 향해 또 어떤 심쿵 돌직구 대사로 여심을 뒤흔들지 이목을 집중시킨다. 한편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 ‘로봇이 아니야’는 오늘 밤 10시 11회와 1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 자니윤 전 부인 줄리아 리 “8년 전 이혼했는데…치매 때문에 버렸다니요”

    [단독] 자니윤 전 부인 줄리아 리 “8년 전 이혼했는데…치매 때문에 버렸다니요”

    “저택은 원래 내 소유였고 안팔고 살고 있다한때 같이 살던 사람, 요양비도 내가 냈다” 자니 윤(윤종승·82)이 미국에서 심각한 치매로 이혼을 당했다는 기사와 관련, 그의 전 부인 줄리아 리(이종운·63)가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줄리아 리는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혼을 ‘당했다’는 보도로 고통받고 있다. 자니윤의 치매는 지난해 발병했고, 우리 부부가 이혼한 것은 8년 전”이라며 “함께 살던 대저택을 팔았다는 것도 거짓이다. 결혼 전부터 내 이름으로 된 집이었고 팔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방송을 통해 대저택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던 자니윤 부부. 지난해 발병한 뇌출혈로 심각한 치매를 앓는 자니 윤의 최근 모습이 공개되자 비난의 화살은 전 부인인 줄리아 리에게로 향했다. 줄리아 리는 “2012년 박근혜 캠프 재외국민 본부장과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 때문에 (자니 윤이) 이혼 사실을 숨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이혼한 사실을 숨기고 방송을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자니 윤과 1999년 결혼해 2009년까지 결혼생활을 했다는 줄리아 리는 현재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내년 1월 1일 미국으로 돌아가 자니 윤을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줄리아 리는 결혼 당시에도 나이 차로 반대가 심했고, 결혼 생활 중에도 뇌경색으로 자니 윤이 난폭한 행동을 보여 이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혼 후에도 자니 윤과 왕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줄리아 리는 “자니 윤을 찾는 사람이 없어 한 때나마 살을 맞대고 지냈던 내가 보살피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전했다. 줄리아 리는 “사실 확인도 없이 치매에 걸린 남편을 버리고 집을 팔아버린 사람을 만들어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자니 윤, 美양로병원서 치매 투병 중…“이혼 당하고 저택도 팔려”

    자니 윤, 美양로병원서 치매 투병 중…“이혼 당하고 저택도 팔려”

    ‘자니 윤 쇼’로 명성을 날리던 원로 코미디언 자니 윤(82)이 치매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미주헤럴드경제는 21일 원로 코미디언 자니 윤이 60대에 결혼했던 부인과 이혼한 후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려 미국 요양원에서 생활 중이라고 보도했다. 생활하던 저택도 누군가에 의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자니 윤은 현재 자신이 누구인지 잘 기억하지 못하며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함께 공개된 사진 속 자니윤은 이전의 혈기왕성했던 모습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지난 1959년 자니 윤은 당대 최고의 인기 토크쇼인 ‘조니 카슨 쇼’에 동양인 최초로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그는 NBC 방송국에서 ‘자니 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1973년에는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로 돌아온 자니 윤은 지난 1989년 KBS에서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 ‘자니 윤 쇼’를 진행하며 사랑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상조 “4대 재벌 개혁,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

    김상조 “4대 재벌 개혁,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재벌 개혁에 대해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리노베이션)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제점과 해결책은 이미 각 기업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실행에 옮겨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다.김 위원장은 인사말에 앞서 자신의 통화연결음을 들려줬다. 팝 가수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유의 궁전’이란 노래였다. 김 위원장은 “바스티유 감옥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왕들은 모두 떠나고 그들의 신하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로베스피에르의 이름으로 그들의 저택을 불태웠다”는 노래의 첫 소절을 스스로 읊었다. 이어 “혁명의 방법으로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우리 사회를 바꾸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고 싶지만 그 방법은 혁명이 아닌 진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이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 15년간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책임자로 활동했다. 누구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갈망했지만 행정가로 변신한 이후 현실의 한계를 인식한 것이다. 그의 복잡한 속내는 건배사에서 엿보였다. “지속가능하고 예측 가능하게 세상을 조금씩 후퇴하지 않게 누적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며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의 ‘우보천리’로 건배를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6개월 이내에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발상 때문에 지난 30년간 개혁이 실패했다”면서 “절대로 그 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줄곧 기업을 향해 자발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릴 필요는 없다는 게 김 위원장의 일관된 생각이다. 그는 “각 그룹의 현안과 구조적 문제, 해결 방법은 그 그룹이 제일 잘 안다”면서 “실행 결정을 빨리 내리고 변화의 시작을 보여 달라는 것이 불확실한 메시지인가”라며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인 삼성을 예로 들었다. 최근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적용했던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개정에 나선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을 바꾼다고 해서 삼성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면서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을 바꿔서 금산(금융·산업) 분리를 사전에 강하게 규제하는 대신 금융감독 통합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6.6%와 1.2%씩 소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이 내년부터 도입되면 계열사 간 출자금액은 금융회사의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삼성생명의 자본건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지주사 전환 포기를 선언하면서 40조원어치의 자사주를 내년까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 금산법에 저촉될 수 있다. 이래저래 금산(금융과 산업) 분리 문제를 우선순위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숙제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20.78%)을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33.88%)을, 기아차는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소유한 순환출자 구조를 푸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사업구조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을 일찌감치 마무리한 SK와 LG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SK는 지분율이 0.3%에 불과한 총수일가가 그룹 경영을 좌우하고 있다. SK텔레콤 등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LG는 4세 경영 승계구도가 불확실한 게 약점이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하도급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한국경제가 저성장·양극화를 겪는 이유는 운동장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낙수효과와 소득주도성장이 선순환하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공정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코믹 연기 포텐 터졌다 ‘유승호 멘붕’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코믹 연기 포텐 터졌다 ‘유승호 멘붕’

    13일 방송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로봇이 아니야’(극본 김소로·이석준│연출 정대윤│제작 메이퀸픽쳐스)의 5회와 6회에서 채수빈이 유승호의 저택에 입성한 지 하루 만에 못 말리는 비글미 포텐을 터뜨려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극 중 채수빈은 열혈 청년 사업가 ‘조지아’로 분해 전 남자친구이자 천재 로봇 공학박사 ‘홍백균’(엄기준)의 제안으로 로봇 ‘아지3’를 대신해 ‘김민규’(유승호)와 한 집 살이에 돌입했다. 평소 사람과 접촉하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탓에 혼자 조용한 나날을 보내던 민규는 지아의 등장과 동시에 벌어진 스펙타클한 일들에 혀를 내두르게 됐다고. 먼저 지아의 못 말리는 비글미는 유통기한이 지난 카레를 먹게 되면서 서막을 알렸다. 상한 카레를 두 봉지나 먹은 지아는 남몰래 아픈 배를 부여잡는가 하면 심지어 민규 앞에서 방귀를 뀌는 등 보는 이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어 화장실에 퍼진 냄새를 막기 위해 값비싼 향수로 청소를 하며 민규를 경악케 만들었다. 특히 민규에게 잔소리 폭탄을 받게 된 지아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향수로 청소하는 게 최신 유행이랍니다”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시청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지아의 비글미 넘치는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민규가 15년 간 정성스레 쌓은 카드성을 무너뜨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로봇 청소기 선배를 도와 청소하라는 민규의 말에 심통이 난 지아는 분노의 청소를 하다 청소기로 카드성을 건드린 것. 뿐만 아니라 지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으로 민규와 백균에게 ‘예측불허 비글 망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며 안방극장을 초토화 시켰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채수빈은 ‘로봇이 아니야’를 통해 오직 채수빈이기에 가능했던 깨발랄한 코믹 연기로 비글미 포텐을 터뜨리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러블리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채수빈이 앞으로 드라마 속에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높아진다. 한편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 ‘로봇이 아니야’는 오늘 밤 10시에 7회와 8회가 방송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품에 안긴 채수빈 ‘핑크빛 분위기?’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품에 안긴 채수빈 ‘핑크빛 분위기?’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채수빈이 화장실에서 펼쳐질 스펙타클한 에피소드를 예고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13일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 측은 로봇 ‘아지3’를 대신해 김민규(유승호 분)의 저택에 들어가게 된 조지아(채수빈 분)와 민규의 본격적인 딥러닝 과정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에는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모습이 담겨 있어 그 기대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삼단봉을 손에 쥐고 있는 민규와 곤란한 표정으로 청소솔을 들고 있는 지아의 모습이 포착된 것. 누가 봐도 수상해 보이는 포즈를 보이고 있는 지아의 모습은 과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 여기에 속을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민규의 표정까지 더해져 이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코믹한 모습 이외에도 보는 이들의 심쿵을 유발하는 로맨틱한 장면까지 연출하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찌된 영문인지 민규의 품에 안겨 있는 지아의 모습은 앞선 스틸과는 사뭇 다른 핑크빛 기류를 엿볼 수 있다. 또한 가만히 지아를 바라보고 있는 민규의 눈빛은 여심을 요동치게 만드는 동시에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첫 만남부터 평범하지 않은 악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이 딥러닝 과정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시청자들의 기대는 날로 더해지고 있다. ‘로봇이 아니야’ 제작진은 “이날 방송분에서는 그간 로코 장르에서 볼 수 없었던 에피소드를 그려낼 예정이다. 민규와 지아는 악연으로 시작된 인연이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 변화와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설 것이다. 유쾌하고 설렘 가득한 두 사람의 모습에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며 오늘 밤 방송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는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M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 캘리포니아 산불 닷새째…샌디에이고 인근에도 번져

    미 캘리포니아 산불 닷새째…샌디에이고 인근에도 번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도시 벤추라와 실마카운티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8일(현지시간) 닷새째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피한 주민들 숫자는 21만 2000여명에 달했다.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지금까지 총 6건의 대형 산불로 16만 에이커(약 650㎢)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탔다. 서울시 전체 면적(약 605㎢)보다 크다. 불길은 남쪽으로 번져 캘리포니아주 최남단 샌디에이고에서 가까운 15번 고속도로 인근 본살 지역(샌디에이고 북쪽 지역)에서도 산불이 새로 발생했다. ‘라일락 산불’로 불리는 이 산불은 이날 오후 현재 4100에이커(약 16㎢)를 태웠다. 그 영향으로 가옥 85채가 전소했다.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 새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주민 6명이 화상과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후송됐다. 이 곳 목장에서는 말들이 집단 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소방관 중에도 연기 흡입과 골절, 어깨 탈구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가 속출했다. 라일락 산불은 현재 번지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 산불 중 유일하게 진화율 0%에 머무는 등 불길을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LA 동쪽 리버사이드 카운티 뮤리에타에서도 전날 ‘리버티 산불’로 명명된 불이 발생해 300에이커(약 1.2㎢)를 태우고 주택가 쪽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캘리포니아주 산불 중 규모가 가장 큰 벤추라 지역 ‘토마스 산불’은 피해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토마스 산불로만 13만 에이커(약 520㎢) 이상이 불에 탔다. 워싱턴DC 면적의 2배다. 벤추라 산불은 LA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중에는 지난 1961년 가옥 500여채를 전소시킨 ‘벨에어 화재’ 이후 56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산불로 기록됐다. 토마스 산불은 벤추라 북동쪽 산악인 오하이 지역과 반대쪽 해안으로도 번져나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바람의 방향 때문에 피해 지역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진화율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다. 전날 최초 발화 지역인 샌타폴라의 한 파손된 차 안에서 여성 사망자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화재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 사망자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전 현재 40%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는 LA 북부 실마카운티의 ‘크릭 산불’은 서서히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실마 지역에는 주민대피령이 해제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집으로 귀환하고 있다고 미 방송은 전했다. 실마 지역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라크레센터에서도 가까운 곳이다.LA 서부 부촌 벨에어에서 발화한 ‘스커볼 산불’도 30% 정도 진화됐다. 대형 저택 6채가 불에 탄 가운데 대피했던 주민들이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벨에어 지역 주민 700여가구가 대피했으나 전날 저녁부터 대피령이 순차적으로 해제됐다. LA 북서부 발렌시아 지역 ‘라이 산불’도 진화율 35%로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기상당국은 “10일까지는 시속 50∼80㎞의 건조한 강풍이 지속해서 불 것으로 보여 새로운 산불이 발화하거나 불이 확산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산타 아나’ 공포…서울 면적 불탔다

    ‘산타 아나’ 공포…서울 면적 불탔다

    건조한 숲 만나 역대급 화재 불러 대피령·휴교 등 20만명에게 영향 UCLA·게티 박물관 근처로 번져 한인 많은 북부도 간접 영향권 미국 서부에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 아나’의 공포가 찾아왔다.고온 건조 계절풍인 산타 아나의 영향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매년 10월에서 3월 사이 미 캘리포니아주에 발생하는 산타 아나는 매년 이 지역 산불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강하게 몰아치고 있는 산타 아나는 건조한 식생과 만나 캘리포니아 남부에 역대급 화재를 불러왔다.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산불 발생 사흘째인 6일 산불은 5군데로 나뉘어 위세를 떨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머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지고 있고, 그다음으로 규모가 큰 ‘크릭 파이어’가 LA 실마 일대를 태우고 있다.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도 ‘라이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화했으며,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 인근의 ‘리틀 마운틴 파이어’, LA 서부 스커볼 문화센터 근처의 ‘스커볼 파이어’ 등이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들 화재로 인해 불에 탄 면적은 17만 3075에이커(약 700㎢)로 서울의 전체 면적(605㎢)을 웃돈다. 1800명 이상의 소방관들이 밤잠을 쫓아가며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진화율은 불길을 모두 잡은 ‘리틀 마운틴 파이어’를 제외하고 5~10%에 불과하다고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은 이날 밝혔다. 벤추라에서 대피한 약 3만 8000명과 실마 카운티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11만명을 포함해 이번 산불로 영향을 받는 주민이 무려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LA 인근 260개 이상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렸다. 특히 이날 오전부터 미국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벨에어와 캘리포니아대(UCLA) 근처에 ‘스커볼 파이어’가 번지기 시작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벨에어는 할리우드 연예인이 다수 거주하는 부촌으로,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 저택이 많다. 현재 700가구 주민이 대피한 상태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모라가 와이너리도 화재 피해를 입었다. 벨에어는 1961년에도 대형 화재로 가옥 500여채가 전소한 적이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또 유명 화가들의 회화작품과 조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게티센터 박물관도 근처에 있다. 게티센터는 전시관을 폐장한 상태에서 자체 방화시설을 가동해 예술품을 보호하고 있다. UCLA 일부 건물에도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날 열릴 예정이던 농구 경기 등이 취소됐다. 대학 측은 “캠퍼스가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경우에만 등교하라”고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권고했다. 하루 교통량 40만 대 이상으로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405번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도 폐쇄됐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북부 라크레센타와 발렌시아 지역도 산불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주민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LA 한인단체 관계자는 “한인들 사이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친지가 사는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한 한인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기상당국은 산타 아나로 인한 산불 경보가 8일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 기상당국은 6일 오전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으나 이날 저녁과 7일 새벽 사이에 시속 100㎞의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화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 생각과 기도가 산불과 맞서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 믿을 수 없는 임무를 수행 중인 긴급구조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美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3일째…여의도 면적 110배 불에 타

    美 캘리포니아 초대형 산불 3일째…여의도 면적 110배 불에 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이 발화 사흘째인 6일(현지시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마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진 상태에서 건조한 강풍 탓에 소규모 산불도 여러 곳에서 발화했다. 이날 오전까지 불에 탄 면적은 8만3000 에이커(약 335㎢)로 여의도 면적의 110배가 넘는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벤추라에서 대피한 3만8000여 명과 실마 카운티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11만 명을 포함해 이번 산불로 영향을 받는 주민이 무려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예인들 거주 LA 서부 부촌에서도 산불 발화 미국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LA 서부 벨에어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캠퍼스 근처에도 새로운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CNN 등 미 방송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안을 따라 LA를 관통하는 40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 주변에서 ‘스커볼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생해 50에이커(6만 평) 정도를 태웠다. 이 산불은 벨에어, UCLA 캠퍼스와 예술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게티센터 박물관 컴플렉스에 가까운 지역을 위협하고 있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벨어어 지역도 가옥 여러 채가 불에 탔다.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고속도로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에는 산불로 날아든 잿더미가 흩날리고 있다. 이 고속도로 북쪽 방향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벨에어는 1961년에도 대형 화재로 가옥 500여 채가 전소한 적이 있는 곳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전했다. 호화저택이 많아 할리우드 연예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촌이다.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서도 ‘라이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화했으며,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산불 2개가 발생했다. 현재 LA 주변 지역에는 5만 에이커(약 200㎢)를 태운 벤추라 산불을 비롯해 LA 북부 실마 카운티 지역의 ‘크릭 파이어’ 등 대형 산불 2개와 그 밖의 지역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불 4개가 동시다발로 발화한 상태다. 벤추라 지역은 인구 10만여 명 중 거의 40%에 가까운 3만8000여 명이 대피했다. 6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으며, 가옥 1000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벤추라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화재 지역에서 약탈 등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벤추라와 인근 샌타바버라 카운티에는 20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한인들 많이 사는 라크레센타·발렌시아도 간접 영향권 크릭 파이어로 위협을 받고 있는 실마 카운티와 샌퍼디낸드 지역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11만 명에 달한다. 실마 카운티에는 4만3000가구가 정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마 카운티 인근 210번 고속도로로 불길이 번져 도로가 폐쇄됐고 인근 주택 수십 채가 전소했다.관내 학교 수십 곳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리틀 투정가 캐년로드 목장에서 말 30마리가 불에 탄 사체로 발견됐다. 이번 산불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산불 때문에 LA 북서부 지역이 시커먼 연기에 뒤덮인 상태로, 당국은 주민들에게 실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북부 라크레센타와 발렌시아 지역도 산불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주민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기상당국은 극도로 건조한 강풍인 ‘샌타애나’로 인한 산불 경보가 8일까지 내려진 상태라고 전했다. 샌타애나는 미 서부 내륙 대분지에서 고기압이 산맥을 넘어오면서 해안 쪽으로 건조한 강풍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미 삼림국(USFS) 관계자는 “강풍은 매년 이맘때면 이 정도로 부는 경우가 많았다.문제는 바짝 마른 상태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조한 식생”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강풍이 시속 70㎞ 넘는 세기로 불 때는 소방헬기를 동원한 진화 작업이 무력화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상당국은 6일 오전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으나 이날 저녁과 7일 새벽 사이에 시속 100㎞의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화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경일 된 ‘쫓겨난 독재자’ 무가베 생일

    국경일 된 ‘쫓겨난 독재자’ 무가베 생일

    37년간 짐바브웨를 철권통치하다가 쿠데타로 축출당한 로버트 무가베(93) 전 대통령의 생일이 국경일이 됐다.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짐바브웨 정부는 무가베 전 대통령의 생일인 2월 21일을 ‘로버트 가브리엘 무가베의 날’로 정하고 공휴일로 선포했다. 에머슨 음난가그와 신임 짐바브웨 대통령이 지난 24일 취임식 직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사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은 국가의 창립자이자 지도자로서 존경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아버지이자 멘토, 동지, 지도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각한 독재자가 명예롭게 퇴진한 국가원수와 다를 바 없는 혜택을 잇따라 받으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짐바브웨 새 정부는 앞서 무가베 전 대통령에게 약 1000만 달러(약 108억 6500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면책 특권, 대저택 거주권 등을 보장하고 경호원과 해외여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그의 집권 당시 핵심 세력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짐바브웨 민주화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BBC는 “무가베 전 대통령과 함께 최악의 잔악 행위를 한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짐바브웨 국민이 열망하는 민주주의 개혁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한편 무가베 전 대통령의 조카인 레오 무가베는 AFP통신에 “무가베 전 대통령은 매우 유쾌한 상태”라면서 “그는 (현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있으며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역사 속 행정] 영조 부동산 대책이 주는 교훈

    [역사 속 행정] 영조 부동산 대책이 주는 교훈

    즉위 즉시 한양 매매·이사 금지령 권력자 비싼 임대 부조리 잡았지만 이주 불가피한 서민은 또다른 불법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1394년 개경에서 서울로 수도를 옮겼다. 이때부터 “땅이 부족하니 가구당 허용 면적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세종 13년(1431년)에는 “왕자와 공주는 50간, 대군은 60간, 2품 이상은 40간, 3품 이하는 30간을 넘지 못한다”라고 못박았다. 일반인들이 호화롭게 집을 짓고 돈만 있으면 누구나 사치생활을 해 사회규범이 없어진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대지와 주택이 부족한 것이 진짜 원인이었다. 왕족이나 재상들은 궁 가까이 살았다. 근무처에 가까이 사는 것만이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포용하기에 궁궐 주변 집들은 너무 적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부동산 제도인 ‘전세’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조선 전기에 시작됐다. 연산군은 서울 인구가 늘고 대지가 부족해지자 무허가 가옥을 모두 철거하게 했다. 왕의 입장에서는 법과 정의를 실현한 것이지만 이로 인한 백성의 주거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정부가 찾은 해결책이 주택 총량을 고정시키되 임대차 제도를 활성화해 주거 효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전세는 관료들에게도 매력이 있었다. 궁궐 옆 저택에 살던 재상이 실각해도 당장 집을 팔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임용되거나 아들이나 손자가 관리가 될 수도 있는 만큼 때를 기다리기에 좋았다. 하지만 17세기 이후 서울 인구가 크게 늘자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주택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특히 권력자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주변 민가를 헐값에 사들여 비싸게 세를 주거나 강제로 담장을 헐고 자기 집을 넓히곤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민들은 집을 구하기가 더 힘들어져 집세가 더욱 높아졌다. 정통 세자가 아니었던 영조는 궁 밖에서 살며 이런 현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왕이 되면 저런 부조리를 뿌리 뽑겠다’고 결심했다. 실제 영조는 1724년 즉위하자마자 과거의 결심을 잊지 않고 획기적 조치를 단행했다. ‘여염집 탈취금지령’이다. 민가에서 주인을 몰아낸 자는 남의 집을 불법으로 점령한 죄로 간주해 다스린다는 것이다. 왕이 법령을 내려도 그것이 어떻게 왜곡되고 사문화되는지를 잘 알던 영조는 탈취금지령을 내리면 분명 매매나 전세로 위장할 거라는 사실도 간파하고 이조차 금지시켰다. 결국 이사가 불가능해져 모든 주민이 당시 살던 집에 평생 살게 만든 것이다. 이 법은 영조 재위 시절 내내 강력하게 시행됐다. 금지령을 위반하면 양반뿐 아니라 왕족과 고급 관료들까지 예외 없이 유배에 처해졌다. 그러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매매와 전세, 이사를 모두 금지하는 것은 심각한 불편을 낳았다. 그나마 명문세가여서 자기 집이 여러 채 있는 이들은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지만 집 없는 사람과 서울로 갓 이주해 온 사람, 생계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자주 돌아다녀야 하는 서민들은 뇌물을 주거나 또 다른 불법 행위를 감수해야만 했다. 영조의 금지령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부조리에 정부가 법과 행정망을 동원해 대응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백성의 고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왕의 취지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이 근본 대안이 아니었을뿐더러 선의의 피해자도 양산했다.영조의 대책은 사회현상을 행정력으로만 해결하려다 나타난 오류였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부조리를 방치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이것은 오늘날 모든 국가가 지니고 있는 딜레마다. 아무리 선한 의지를 가졌다고 해도 행정 개입은 다양한 부작용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섬세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노혜경 호서대 창의교양학부 교수
  • 퇴직금 1000만弗 챙겨 경호 받으며 떠나는 무가베

    퇴직금 1000만弗 챙겨 경호 받으며 떠나는 무가베

    짐바브웨를 37년간 집권하다 최근 쿠데타 이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약 1000만 달러(약 108억 6500만원)에 달하는 두둑한 퇴직금을 챙기게 됐다고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 관계자는 “무가베 전 대통령과 퇴임 협상을 통해 완전한 면책과 그의 일가가 벌인 방대한 규모의 사업에 대해 일절 손을 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무가베 전 대통령 손에 쥐여준 돈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000만 달러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무가베 전 대통령 부부는 퇴임 후 호화스러운 대저택에 그대로 머물기로 했으며 정부는 이들에게 의료치료, 경호, 해외여행 등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우선 500만 달러 이상을 즉시 현금으로 받고 수개월에 걸쳐 나머지 금액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월 15만 달러(약 1억 6000만원)도 연금으로 받는다. 93세의 고령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 부인 그레이스(52)가 연금의 절반을 수령하게 된다. 야당은 “무가베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잘못한 일들에 대해 어떠한 면책도 받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프리카 최빈국인 짐바브웨의 실업률은 80%에 이르며 국민의 예상수명도 60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지구 최강 직업’ …최고 휴양지 여행하며 월급 1000만원

    ‘지구 최강 직업’ …최고 휴양지 여행하며 월급 1000만원

    세계에서 가장 좋은 휴가지에 머물면서 몇천만 원에 달하는 월급을 받을 수 있을까? 한 호주 출신 여성에게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됐다. 호주 ABC뉴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세계적인 리조트 클럽 ‘써드홈’(Third Home)의 구인광고에 지원한 소렐 아모르(28)가 1만 70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지구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써드홈은 ‘세계 최고급 여행지를 석 달 동안 체험하고, 그 경험담을 소셜미디어로 홍보할 사람을 구한다’는 채용 광고를 냈다. 회사 측은 최후의 1인에게 유명 도시 및 휴양지에 위치한 고급 호텔과 저택에 무상으로 묵으면서 매달 1만 달러의 보수와 여행경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그 행운의 1인에 아모르가 선발됐다. 그러나 무료 세계 여행 티켓을 획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모르는 블로거로서의 경험과 영상 촬영 기술, 40여 개국을 방문한 세계 여행 전문가라는 자질로 회사 측에 자신이 적임자라는 확신을 줬고,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그녀는 “합격자 선발 투표를 앞두고 잡지, 인터넷 언론사, 라디오 방송국을 찾아가 자신을 어필했다. 최종 후보자에 오른 사람 중 나만큼 열심히 밀어붙이는 사람이 없었다. 나의 집념은 빛을 보았다”며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설명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은 아모르는 13주 동안 발리, 바하마, 크로아티아, 스페인 등을 포함해 12곳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다녔다. 나무 위의 집부터 12개의 침실이 있는 빌라, 1800년대 스코틀랜드성까지 다양한 숙소에 머물며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여행 동안 약간의 차질도 빚었다. 소셜미디어용 사진을 찍기 위해 주기적으로 좋은 장소를 발굴하고, 완벽한 한 컷을 포착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공항에서 끊임없이 대기하는 시간은 아모르를 힘들게 만들었다. 아모르는 현재 초호화 세계 일주 여행을 마친 상태다. 지상 낙원의 맛을 본 그녀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그녀는 “아직 작업해야 할 일이 남아 잠을 거의 못 잘 때도 있지만 이는 최고의 일이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최선의 해답을 찾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sorelleamore)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2017년판 ‘오리엔트 특급’ 명탐정 푸아로 꽃중년 되다

    2017년판 ‘오리엔트 특급’ 명탐정 푸아로 꽃중년 되다

    행동파 홈스와 달리 지략형 탐정 케네스 브래너부터 조니 뎁까지 초호화 캐스팅에 설레는 마니아세기의 명탐정 하면 빼놓지 않고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셜록 홈스와 에르퀼 푸아로다. 홈스의 경우 요즘 영화 쪽으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드라마 쪽으로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한 캐릭터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푸아로는 어떨까. ‘회색 뇌세포’의 명탐정 푸아로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한다. 29일 개봉하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통해서다. 푸아로는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가 창조한 명탐정이다. 1916년 ‘스타일스 저택의 죽음’을 통해 처음 등장해 1975년 ‘커튼’에서 사망하기까지 약 50년간 서른세 편의 장편과 쉰 편이 넘는 단편에서 활약했다. 1934년에 발표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푸아로가 등장하는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의 하나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1974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초호화 열차가 폭설로 멈춰선 날 밤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승객 13명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모두가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우연하게 이 열차에 타고 있던 푸아로가 완전 범죄 해결에 나선다. 케네스 브래너가 영화를 연출하고 푸아로를 연기한다. 또 페넬로페 크루즈, 윌렘 대포, 주디 덴치, 조니 뎁, 미셸 파이퍼, 데이지 리들리, 세르게이 폴루닌 등 초호화 캐스팅이라 영화 팬, 추리 마니아 모두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소설 속 묘사에 따르면 푸아로는 이름 때문에 프랑스인으로 자주 오해를 받지만 벨기에 출신이다. 키는 160㎝대 초반으로 작달막하며 살짝 벗겨진 계란형 머리에 고양이처럼 빛나는 녹색 눈, 왁스로 화려하게 모양을 만든 콧수염 등이 트레이드 마크. 행동가인 홈스와는 다르게 머릿속으로 모든 것을 분석해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안락의자형 명탐정으로 분류된다.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들기며 ‘모든 것은 이 회색 뇌세포 속에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추리극과 배우들의 명연기, 1930년대 이스탄불의 웅장한 풍경, 실제 오리엔트 특급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인 브래너가 새로운 푸아로의 표상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이전 푸아로들이 다소 뚱뚱했던 것에 견줘 브래너가 연기한 푸아로는 꽃중년에 가깝다. 또 두세 수 앞을 내다보는 추리력과 자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약간의 강박증을 풀어 낸 에피소드를 프롤로그로 보여 주며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캐릭터를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후속편을 암시하는 대사도 있어 실제 제작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앞서 푸아로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1974)과 ‘나일강의 죽음’(1978)이 꼽힌다. 두 작품 모두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드니 루멧이 연출한 옛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는 약간은 거만하고 꼬장꼬장해 보이는 푸아로를 연기한 앨버트 피니를 비롯해 로렌 버콜, 숀 코넬리, 잉그리드 버그먼, 재클린 비셋, 마틴 발삼,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앤서니 퍼킨스 등이, 존 길러민이 메가폰을 잡은 ‘나일강의 죽음’에는 보다 친근하고 유머러스한 ‘KFC 할아버지형’ 푸아로를 빚어낸 피터 유스티노프를 비롯해 데이비드 니븐, 로이스 차일스, 안젤라 랜즈베리, 제인 버킨, 베티 데이비스, 올리비아 하세, 매기 스미스, 미아 패로 등이 나온다.맷 데이먼 주연의 첩보 영화 ‘본’ 시리즈에서 데이비드 웹을 제이슨 본이라는 살인병기로 만든 허시 박사를 연기하기도 한 피니가 단 한 차례 푸아로를 연기했던 것에 견줘 유스티노프는 ‘나일강의 죽음’ 이후로도 영화로는 ‘백주의 악마’, ‘죽음과의 약속’에서, TV 드라마로는 ‘13인의 만찬’, ‘죽은 자의 어리석음’, ‘3막의 비극’에서 회색 뇌세포를 발동시켰다. 이 밖에 푸아로를 연기한 배우로는 ‘알리바이’(1931), ‘블랙 커피’(1931), ‘에지웨어 경의 죽음’(1934)의 오스틴 트레보와 ‘ABC살인사건’(1965)의 토니 랜들도 있었으나 유스티노프가 크리스티가 그린 푸아로 모습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스티노프는 종교 영화 ‘쿼바디스’(1951)에서 네로 황제를 연기했던 명배우다. TV 드라마 쪽으로는 영국 드라마 ‘애거사 크리스티: 푸아로’ 시리즈를 통해 1989년부터 2013년까지 13개 시즌 70개 에피소드를 통해 추리 게임을 벌였던 데이비드 서쳇이 유명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