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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많을수록 세금 덜 낸다

    자녀 많을수록 세금 덜 낸다

    부양 가족이 많을수록 소득공제를 많이 해줘 세금을 덜 내게 하는 조세개편안이 정부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맞춰 가족 구성원의 수에 따라 세부담을 차별화하는 이른바 ‘출산 친화적’ 세제 방안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2일 “연말정산 때 부양가족 수만큼 소득공제를 해주는 인적공제를 높이는 대신 근로소득공제를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부양가족이 많은 가구는 지금보다 세금을 덜 내면서 저출산 문제까지 일부 해결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면서 “다만 근로소득자의 절반이 세금을 내지 않는 만큼 면세점을 낮춰 과세자 비율을 높이면서 부양가족이 많은 가구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이 감세 혜택 등 재정지원만 강화해도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을 현재 1.16명에서 1.66명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립대 원윤희 교수는 “4인 가구는 최저생계비와 면세점이 비슷하지만 1·2인 가구는 면세점이 최저생계비의 2배 안팎”이라면서 “1·2인 가구보다 4인 이상 가구의 세부담을 덜어주는 게 조세 형평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해 기준으로 근로자 1인 가구의 면세점은 1207만원으로 최저생계비 481만원의 2.5배이다.2인 가구의 경우 면세점은 1322만원으로 최저생계비 802만원의 1.6배다. 반면 근로자 4인 가구의 면세점은 1582만원으로 최저생계비 1363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4인 가구가 1·2인 가구보다 최저생계비에 비해 면세점이 낮아 상대적으로 세금을 더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로소득자가 연말정산 시 받는 공제는 근로소득공제, 인적공제, 특별공제 등 3가지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공제는 소득 구간별로 세금을 물리는 과세표준액(과표)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연간 소득이 500만원 미만이면 과표를 100% 감액,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500만∼1500만원 미만은 과표 적용비율이 50%로, 소득이 1000만원이면 5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한다. 따라서 정부는 과표 구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근로소득공제를 낮추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현재 가족 1인당 100만원인 인적공제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저소득층의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며 부양가족이 적은 저소득층에는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보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재경부 일각에서는 세금을 더 거둬들여 부양가족이 많은 특정 가구에 보조금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근로소득자의 부양가족 수에 따른 인적공제를 높일 경우 자영업자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영업자 4인 가구의 면세점은 508만원으로 근로자가구의 3분의1에 불과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자녀를 둔 부부에 대한 세제지원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OECD가 최근 발표한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정부정책의 역할’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들은 맞벌이 부부가 2명의 자녀를 양육할 경우, 자녀가 없는 부부에 비해 8%포인트의 감세 혜택을 주지만 우리나라는 이같은 세금 차이가 거의 없다. 재경부는 한국조세연구원과 관련 학자 30여명에게 저출산·고령화등 12개 과제의 중장기 조세개혁방안 용역을 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시각] 자원이라곤 사람이 유일한 나라/ 박현갑 사회부 차장

    기자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그것도 3명이나 둔 ‘간 큰 남자’다. 현재 교육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3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다 보니 출산, 육아, 그리고 교육으로 이어지는 인적자원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지난 10일 이해찬 국무총리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모든 부처가 매달릴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보건복지부가 현재 출산장려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모든 부처가 협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출산장려를 위한 문화와 인식, 사고가 바뀔 수 있도록 각 부처가 나름대로 출산장려대책을 개발해 달라.”며 구체적인 예까지 들었다는 게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의 전언이었다. 예를 들어 건교부는 유모차 보행이 쉬운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 문화관광부는 임산부용 도구나 교재를 만드는 방안 등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국정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총리가 출산장려를 위한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먹일 정도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현재의 출산율(1.16명)이 계속될 경우,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고,2050년에는 세계 최고령 국가(노인인구 비율이 37.3%)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 출산은 국민의 책무다.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법’ 5조는 국민은 출산에 적극 참여, 협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육아와 교육 여건은 이같은 의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영국 연수시절 귀여운 왕자님을 셋째로 출산한 한 교민이 한 말이 생각난다.“고생했다.”는 기자 말에 이 아주머니,“공주를 원했는데 또 아들”이라며 “그나마 정부에서 기저귀나 분유 값 등 보육비를 모두 지원해 줘 다행”이라고 했다. 영국은 저출산 문제로 비상걸린 프랑스에 비해 저출산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 정부에서도 저출산 해소책으로 유산·사산 휴가제(2006년부터·최대 45일), 출산휴가비 국고 지원 방안에다 자녀를 세명 이상 낳은 가정에 국민임대아파트를 우선 공급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출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가 당장 해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맞벌이하는 여성들의 경우, 출산과 함께 자녀 보육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모님이 가까운 곳에 있어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 보러가는 가정이 적지 않다. 이런 부부는 그나마 다행이다. 자녀 보육문제로 출산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민들의 출산에 이은 육아 고통은 교육문제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일례로 조기유학은 해마다 증가추세다. 특히 초등학생 조기유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초등학생 유학의 경우, 말이 조기유학이지 ‘조기 영어공부’라고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조기유학 성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주변에서 “누가 유학간다더라.”하면 빚을 내서라도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한 유명대학에서는 대학교수를 뽑을 때,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능력을 따진다고 한다. 국문학을 가르칠 교수가 영어로 강의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부작용이 있을까. 이쯤되면 영어 만능론이다. 분명 우리 교육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영국 연수시절 아이들의 학교수업 만족도를 조사해봤다. 아이들은 5점 만점 기준에 3점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영어가 안 되는데도 뭐가 좋은지 재미있단다. 신기했다. 영어억양도 언제 그랬는지 현지 식으로 바뀌고 있었다. 아이들 만족도는 영어실력 향상과는 관계없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숙제에다 방과 후 학원으로 이어지는 고달픈 서울 학교생활에서 해방된다면 그 누가 좋다고 하지 않을까.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놀이 위주의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숙제도 없었고 학교 앞 문방구 가게도 없었다. 정부에서 모든 필기도구를 지원하고 있었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인적자원 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차관급의 인적자원혁신본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출산과 육아, 초·중등교육을 포괄하는 종합적 국가인적자원 관리방안이 시급하다. 자원이라고는 사람이 유일한 나라 아닌가. 박현갑 사회부 차장 eagleduo@seoul.co.kr
  • 30대 후반 “난 당당한 늦둥이 엄마”

    30대 후반 “난 당당한 늦둥이 엄마”

    20대 여성의 80%가 미혼, 가임 여성 1인당 출산 인구가 1.16인 저출산국 대한민국에서 출산의 책임은 30대로 넘어간지 오래다. 만산 또는 노산에 해당하는 35세 이후의 고령 임신이 전체 출산의 절반에 육박하면서 ‘실버 엄마’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트렌드이다. 늦은 출산인 만큼 걱정과 신체적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당당하게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30대 여성.10월10일 제1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그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30대 후반의 임신과 출산 환경 30대 고령 출산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정서적 안정과 경제적 여유이다. 취업과 결혼까지 숨가쁘게 인생의 정류장을 거쳐온 20대 출산과는 다른 환경이다. 요즘 눈코 뜰새없이 바쁜 국정감사 현장을 밤 늦게까지 지키고 있는 열린우리당 보건복지위 전문위원 허윤정(36)씨. 그녀는 임신 5개월로 두번째 출산을 기다리고 있다. 허씨는 “지난해 첫번째 출산에 이어 한살을 더 먹은 나이지만 오히려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해 더 차분하고 여유가 있다.”면서 “30대 후반의 출산이지만 20대 엄마보다도 더 자신감이 넘친다.”고 활짝 웃었다. 임신 6개월째인 김혜경(38)씨는 “직장생활도 자리를 잡았고 경제적인 부담이 없어지면서 뱃속에 있는 아기를 돌보는 데도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옥(36)씨는 “10년 가까이 미뤄왔던 임신이라 부담도 컸지만 직장 등 내 인생의 모든 것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라 오히려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늙었다고요?‘산모도 아기도 모두 윈윈’ 30대 후반의 다양한 경험과 삶의 노하우는 산모와 태아 모두를 이롭게 할 수 있다. 질적으로 향상된 육아가 가능하다. 윤정씨는 “20대 후배가 만삭이 되어서도 후천적인 아토피를 일으킬 수 있는 애완견을 품에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충고를 해줬다.”며 출산 및 육아 지식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선영(39)씨는 “남편과 상의 끝에 임신에서부터 출산까지 단계마다 필요한 준비를 끝내고 아기를 가졌다.”면서 “30대 후반이라고 해서 체력·신체적 부담은 없다.”고 말한다. 김미선(37)씨는 “20대에 첫 출산을 하면서 태교부터 출산 후까지 아기를 돌보는데 고민만 하다 오히려 실천하지 못한 것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면서 “지금은 아이가 태어난 뒤에 고민하지 않고 보다 나은 선택을 통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 된다.”고 말한다. 늦둥이 출산은 가족의 사랑을 잇는 끈이 된다. 혜경씨는 “여덟살이 된 첫째가 아빠나 가족들이 임신한 어머니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또 다른 사랑을 배우는 것 같다.”면서 “20대에 정신없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과 달리 또 다른 사랑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씨 역시 “아이가 생기면서 다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린다.”면서 “내 안의 아기가 나를 키우고 보호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배려는 ‘Yes’, 동정과 우려의 시선은 ‘No’ 30대의 고령 임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와 부담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를 내놓는 등 출산를 장려하기도 하지만 고령 임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고령 출산자들은 걱정스러운 시선만큼은 사양한다고 밝힌다. 이선정(39)씨는 “임신하면 의식적으로 보호해야한다는 사고 방식이 오히려 임산부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30대 후반의 임신을 노산·만산이라고 부르지만 평균 수명이 늘었고 몸관리만 잘 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임산부를 배려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아직도 직장은 반가족적인 문화가 엄연히 존재하고 임신한 이들이 숨쉴 공간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윤정씨는 “맞벌이 사회에서 임신한 여성들은 직장 회식 자리에서조차 배려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면서 “평소에도 술과 담배를 자제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마치 임신을 이유로 배려를 해주는 듯 회식에서 빼주겠다고 할 때는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고령 임신 자연분만도 문제없다.” 기형아 출산 등의 우려로 고령 임신일수록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권해 부담이 되기도 한다.30대 출산자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임신 15주에서 20주에 하는, 비용만 60만원인 양수검사. 대부분의 병원에서 고령 출산 여성에게만 주로 권하는 검사이다. 30대 후반의 한 산모는 그러나 “염색체 및 기형아 검사 결과를 보고 양수검사를 해도 괜찮을 텐데 병원에서는 무조건 양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권한다.”면서 “임신 6개월 가까이 돼서 하는 양수 검사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다고 아이를 사산시킬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30대 고령임신은 20대 임신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한다. 체계적인 자기관리와 적절한 검사, 진료를 받는다면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임신 전 전문의와 상담하고 기형아 진단을 위한 염색체 검사, 태아와 신생아의 합병증 예방, 자연 분만에 대한 자신감 등만 갖춘다면 훌륭한 출산을 위한 ‘충분조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고령임신에 대해 제왕절개 등을 해야한다는 말이 많지만 정기 검진을 통해 위험만 예방하면 자연분만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이경형칼럼] ‘六春期’를 위하여

    [이경형칼럼] ‘六春期’를 위하여

    장면 #2 어느 명퇴 가정 마누라: 무슨 남자가 직장 딱 떨어지고는 그리 갈 데가 없어요?누가 ‘방콕’족 아니랄까봐…. 아유 숨통 막혀! 남편: 집 말고 내가 갈 데가 어디 있어. 청첩장, 부고장 아니면 오라는 데가 어데 있노? 장면 #9 인생 학교 교장: 다 같이 저를 따라 인생 수칙을 복창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나, 우리는 앞으로 별거 아닌 것 가지고 다투거나 성질 내지 않는다.… …. 항상 기쁘게 생각하고 먼저 베풀고 남은 인생을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올해 나이 60이 된 P고교출신들이 졸업 40주년기념행사의 하나로 오는 22일 무주 리조트에서 공연할 연극 ‘육춘기(六春期)’의 장면들이다. 내레이터 역인 필자를 포함한 동기생들과 그 부인이 배우가 되는 것은 물론 대본도 동기가 쓰고, 연출도 동기가 맡았다. “60대도 사춘기처럼 꿈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자.”는 뜻의 육춘기에 걸맞게 모든 여흥 프로그램을 동기생들이 직접 꾸미기로 한 것이다. 연극단 외에 합창단(부인들), 그룹밴드 사이클즈, 남성 3중창 그룹도 등장한다. 연극 공연을 두고 주변에서는 “미친 짓들 그만 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지난 7월부터 주말마다 3시간씩 연습을 해왔다. 처음엔 대사 외우기도 힘들었지만 어느 새 서울 코엑스 광장에서 공개 연습을 할 만큼 담력도 키우고 액션에도 신바람이 붙고 있다. 1막9장으로 된 이 연극은 인생버스터미널, 명퇴가정, 학창시절 시극 재연, 수업시간, 초상집, 결혼식장, 인생학교 등으로 이어지는데, 출연자도 40여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는 백수가 절반이 넘지만, 사장·대학교수·기업체 간부 등 현역도 상당수이고, 암 투병 끝에 건강을 회복한 친구도 있다. 지금 60살을 전후한 세대들은 유년을 전쟁과 굶주림에서 보내고, 태평양 건너온 구호 물자로 보릿고개를 넘고 넘어, 청·장년기에는 수출과 건설의 주역으로 고생을 했지만, 정작 그 과실은 따먹지 못하고 IMF를 맞아 직장에서 무더기로 명퇴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한국사회는 이미 지난 2000년에 고령화사회(총 인구중 65세 이상이 7∼14%미만)로 진입했고,2018년에는 고령사회(〃 14∼20%미만),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20%이상)가 된다. 지난주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저출산과 노령화로 기초지자체 7곳중 1곳은 초고령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젊은이들 10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면 되지만,2030년에는 3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추계된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1960년에는 52.4세였으나,80년에는 65.8세로,2000년엔 75.8세로 늘어났고,2020년에는 80.8세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제는 ‘경제수명 2050’시대가 되었다고 한다.20살에서 50살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20대부터 5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흔히 노년기라고 하면 역할 상실, 소외, 질병, 빈곤의 고통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인생 80의 장수 사회’는 노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병들고 가난하고 일 없는 비생산적인 인구로 치부될 수는 없다. ‘육춘기’대사에도 나오듯이 60대를 청춘같이 살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그렇게 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신도 불행해지고, 사회도 불행해진다. 이제는 장년 세대도 사회와 경제에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60대이후 시대’를 스스로 열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복지부 ‘깜짝 인사’

    보건복지부가 10일 팀제를 도입하면서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사무관 4명을 팀장으로 전격 발탁하고, 핵심 보직인 혁신인사기획팀장에 복지부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기용했다. 복지부는 이날 팀제 도입으로 종전 2실,1본부,3국,12관(단),51과,1센터를 1실,4본부,11관,2단,1센터,55팀으로 바꿨다. 사회복지정책실이 폐지되고, 사회복지정책본부와 보건의료정책본부·보험연금정책본부·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등이 신설됐으며, 장관 직속의 전략조정팀이 생겼다. 팀으로는 장애인소득보장팀과 연금급여팀 등 5개팀이 신설되고 기존 복지자원과가 민간복지협력팀으로 개편됐다. 또 보건산업육성사업단을 신설, 보건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산업화하는 데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배경택(외시 30회) 사무관이 통상협력팀장, 이재용(행시 38회) 사무관이 국제협력팀장, 김진우(행시 39회) 사무관이 기초생활보장팀장, 현수엽(행시 42회) 사무관이 보건의료서비스혁신팀장으로 각각 발탁됐다. 또 주정미(행시 33회) 기초생활보장과장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인사를 담당하는 혁신인사기획팀장에 임명됐다. 김근태 장관은 “11일 복지부에 대한 국감이 끝나는 즉시 팀제 도입에 따른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면서 “후배 팀장 밑에 선배 팀원이 배치되는 인사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기고] 감세논쟁, 냉정히 따져보고 판단해야/권혁세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국장

    정치권에서 시작된 감세논쟁으로 세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언론에서도 감세논쟁을 정치적 쟁점으로 몰고 가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감세는 어느 정부나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세금을 깎아준다는데 싫어할 국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꺼풀만 벗겨보면 감세가 항상 모든 국민에게 보다 나은 생활을 보장해 주는 정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감세논쟁도 크게 5가지 관점에서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같다. 먼저 현 시점에서 감세가 바람직한 정책방향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와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재정지출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감세정책보다 정부가 적극 나서서 사회안전망 구축과 중산·서민층의 복지증진을 위한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경제이론면에서도 재정지출이 감세보다 국민소득 증대 효과나 소득재분배 효과가 높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둘째, 감세의 혜택이 어느 계층에 집중되느냐를 따져 봐야 한다. 현재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49%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 또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금을 적게 내고 있어 감세는 결국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게 혜택이 크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수조원의 세수부족으로 정부의 곳간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감세재원을 마련하려면 정부지출(예산)을 깎거나 나라빚(국채발행)을 늘려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의 주장처럼 8조∼9조원의 감세를 하려면 내년 예산 중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나는 복지나 교육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하다. 제로섬 원리에 따라 대기업이나 부자들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해 서민의 혜택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현시점에서 감세의 경제적 효과가 있느냐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감세가 가처분소득 증가나 근로의욕 고취에 따른 노동공급 증가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와 같이 세율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나라는 감세정책의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수차례 인하했으나 소비나 투자가 증대됐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고소득자는 한계소비성향이 낮고 대기업은 현재 자금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세로 인한 소비·투자 증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넷째, 일부에서 제기하는 바와 같이 감세가 세계적 추세이냐는 점이다.21세기 들어 선진국의 전반적인 세제추이는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성장에 필요하면서 이동성이 높은 생산요소(자본, 기술 등)에 대해서는 세금을 낮추되 저축과 투자에 중립적인 소비세제는 강화하는 추세다. 국가마다 조세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법인·소득세율이 높은 나라는 이를 인하하는 한편 소비세제는 강화하고 있어 감세가 전반적인 추세라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조세부담률은 지난 10여년간 큰 변화가 없다. 마지막으로, 감세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선택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국민의 복지나 삶의 질 향상, 고령화와 저출산에 대비한 중장기적인 투자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서 선진국에 진입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감세보다 조세정책을 강화하여 성장과 복지정책을 병행추진함으로써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양극화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 온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권혁세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국장
  • 3자녀이상 무주택자 임대주택 우선 공급

    앞으로 자녀가 셋 이상인 무주택 가정은 국민임대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저소득층 아동의 보육료 지원대상도 크게 늘어난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저출산 종합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4세 이하 저소득층 아동의 보육료 지원 대상을 현행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의 60%에서 2009년 130%까지 늘리고 5세 이하 무상교육과 교육비 지원대상을 평균소득 80%에서 1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자녀를 셋 이상 둔 무주택 가정은 국민임대주택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되고, 국민주택기금 대출한도도 확대된다. 또 공무원은 육아휴직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자녀 나이 3살에서 5살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당정은 근로여성뿐 아니라 농민·자영업 등 비근로 여성에도 출산휴가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당정은 또 저출산 종합대책 실시에 따른 13조원 안팎의 재원확보를 위해 저출산 목적세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저출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목적세 신설을 공론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저출산稅 신설 검토

    저출산稅 신설 검토

    정부는 보육료 지원 등을 통해 저출산 구조를 막기 위해 ‘저출산 목적세’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저출산 목적세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재원마련 차원에서 18조 7000억원의 비과세·감면 부문 등을 줄여 세수기반을 늘리겠지만 세원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정부 내부에서는 저출산 목적세로 거둬들인 세금을 저소득층의 보육료나 불임부부의 지원, 직장여성의 출산비용 보조 등에 쓰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목적세 신설 논의는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왔다.”면서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3조 6000억원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출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세원 발굴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곧 발표할 저출산 종합대책에 목적세 신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부과 대상을 확정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8조 7000억원의 감세안을 내놓아 이미 감세 논쟁이 뜨겁게 이는 가운데 정부가 새로운 목적세 도입을 검토, 세제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임신 가능한 여성 1명당 1.16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출산 장려금 등을 주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벌써 ‘초고령사회’

    벌써 ‘초고령사회’

    저출산과 노령화로 인해 이미 전국 35개 군(郡)이 초(超)고령사회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노령인구가 늘면서 황혼 이혼과 재혼도 늘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국 234개 시·군·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20%를 넘은 지역이 35개에 달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7개 중 한개꼴이다. 유엔은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7% 이상∼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경남 남해군이 25.8%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경남 의령군(25.7%), 경북 의성군(25.2%) 등의 순이다.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14.9%로 가장 높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충남은 13.1%, 경북은 12.9%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에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를 기록,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올해는 9.1%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어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들어서고,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올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7.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20년에는 4.6명이,2030년에는 2.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14세 이하 유년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해 47.4명이었으나 2017년에는 104.7명으로 노인인구가 유년인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이혼과 재혼도 늘었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자의 이혼건수는 2373건으로 10년 전인 1994년(606건)보다 3.9배 늘었다.65세 이상 남자의 재혼건수는 1417건으로 10년전(785건)보다 1.8배 늘었다. 증가 속도는 여자가 더 빠르다.2004년 65세 이상 여자의 이혼건수는 837건으로 10년전(168건)보다 5.0배 늘었다.65세 이상 여자의 재혼건수는 338건으로 2.5배 증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린이집 보육료 2007년부터 자율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보육료는 2007년부터 자율화될 전망이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재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보육료 문제에 대한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기획예산처, 여성가족부 등과 공공지원을 안 받는 기관에 한해 2007년부터 보육료 통제를 철폐하는 것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저출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보육시설의 미비에 대해 경제부처들은 2002년부터 ‘육아비용 정부지원 예외시설’에 대한 보육료 통제 폐지를 주장해왔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여성&남성] 재혼도 당당하고 화려하게

    [여성&남성] 재혼도 당당하고 화려하게

    결혼정보회사에 20대 이혼 여성이 찾아오면 커플 매니저들이 무척 당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젊은 이혼녀에게 소개해 줄 만한 배필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초혼 남성은 물론이고 이혼남들조차 20대 이혼녀라면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 얘기가 됐다.TV 드라마에 나오는 초혼남-재혼녀 커플은 더 이상 특별한 소재가 아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는 이런 커플이 두 쌍이나 등장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이런 사례를 간혹 만날 수 있다. (1) 결혼 4건중 1건은 한쪽이 이혼 경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통계로 본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혼인 형태는 ‘초혼녀-초혼남’ 75.5%에 이어 ‘재혼녀-재혼남’이 14.4%를 차지했다.‘재혼녀-초혼남’은 6.2%,‘초혼녀-재혼남’은 3.9%였다. 전체 결혼 4건 중 1건이 어느 한 쪽이라도 이혼을 경험했던 커플인 셈이다.2000년과 비교하면 ‘총각-처녀’ 커플은 6.5% 줄어든 반면 ‘재혼녀-초혼남’과 ‘재혼녀-재혼남’은 각각 1.3%,4.8% 증가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재혼전문 커플 매니저 김미랑씨는 “20∼30대 재혼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역으로 그만큼 젊은 층의 이혼이 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사회와 개인의 인식이 변하고, 저출산으로 자녀들의 이혼 억제 효과가 줄어든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김씨는 “재혼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왜 이혼을 했는지 물으면 상당수가 ‘배우자의 외도’라고 답한다.”면서 “최근 들어 외도로 인한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4·여)씨는 “직장 여성들이 늘어난 것도 부부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박씨는 “10여년 전 입사 때만 해도 여성들은 거의 합격을 못했지만 최근에는 절반에 가까운 신입사원이 여자”라면서 “직장 동료가 남녀 관계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이른바 ‘불륜’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여럿 봤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주된 이혼 사유가 됐던 배우자의 경제적 무능력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생계 때문에 쉽게 이혼하지 못했던 여성들도 경제적으로 자신감을 얻자 태도가 달라졌다. 부모들도 이혼을 무조건 뜯어 말리기보다는 자식의 선택을 존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결혼을 가볍게 여겨 사소한 이유로 부부의 인연을 끊는 사례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중매로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한 신유진(30·여)씨는 신혼여행지에서 이혼을 결정했다. 의대를 나온 남편에게 병원과 집을 사줘 가며 결혼에는 골인했지만 남편의 옛 애인이 여행지까지 따라왔다. 홍미정(27)씨는 남편의 게임중독을 끝내 참아내지 못했다. 결혼생활 1년 동안 남편은 잠자리도 마다하고 PC방에서 밤을 지새기 일쑤였다. 정장훈(34)씨는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참견하는 장모를 견디지 못하고 29세 아내와 6개월 만에 헤어졌다. (2) “조건에 성격까지 통하길 …”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이혼 풍조에 대해 “조건만 따져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상대방을 잘 모르고 인내력도 크게 부족한 커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과거 조건만 맞으면 평생 함께 살았지만 이젠 성격까지 맞아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조건을 중심으로 한 짧은 상호 탐색기간을 거쳐 결혼하다 보니 성격의 각만 세우다 쉽게 이혼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오윤경 노원센터장은 “일단 갈라서기로 마음먹으면 아이가 들어서기 전인 결혼 1∼2년 내에 이혼한다.”면서 “40∼50대와 달리 부부관계에 대한 불만으로 헤어지는 커플도 있다.”고 전했다. 연애 커플도 섣부른 이혼을 하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고교 시절 만난 동갑내기 아내와 24세에 결혼한 오준식(28)씨는 3년 만에 결혼생활을 접었다. 오씨는 “아내를 사랑했지만 성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20,30대 이혼 남녀는 통상 3개월∼1년 정도 별거과정을 거친 뒤 호적을 정리, 재혼 절차를 다시 밟는다. 오 센터장은 “아예 결혼을 포기한 사람을 빼면 초혼자보다 재혼자가 빨리 결혼에 대해 결정을 내리며 만난 지 3개월 만에 다시 혼인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3) 재혼도 호텔 예식장 잡아 화려하게 선우 전산애 강남센터장은 “20대 이혼 남성은 배우자의 외모,30대는 외모와 성격을 살피며 20대 여성은 상대방의 외모와 능력,30대 여성은 능력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말했다.20대는 초혼과 비슷하게 ‘느낌’을 중시하며 30대는 아무래도 경제력을 따진다. 그래도 일반적인 배우자 선택 공식인 ‘남자는 배우자의 외모, 여자는 능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전 배우자와 비슷한 성격도 마다하지 않는 40∼50대와 달리 20∼30대는 이전 배우자와 반대 성향의 사람을 선호한다. 재혼자의 자녀 유무도 주요 조건으로 붙는다. 이혼 여성에게 아들은 호적과 재산 문제로 여전히 재혼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전 센터장은 “재혼도 이제 호텔을 예식장으로 잡아 화려하게 치르는 등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보여 준다.”면서 “이미 결혼생활을 경험한 터라 여성 쪽도 지나치게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살림을 합치는 동거 형태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유종 나길회기자 bell@seoul.co.kr
  • 부산 초·중·고 신설 연기·축소

    부산지역 초·중·고교의 신설 계획이연기되거나 학급수가 축소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정부의 교부금 감액, 저출산에 따른 취학아동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06∼2010년 중기학생 수용계획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기장군 고촌 초등학교의 개교 시기가 당초 2008년 3월에서 2009년 이후로 연기되고, 수영구 망미동 망미2초등학교는 2011년 이후 신축키로 하는 등 초등학교 7개교의 신설계획이 2010년 이후로 미뤄진다. 또 강서구 명지주거단지내 대명중과 명지2고교 등 중·고교 4개교 신설계획도 2010년 이후로 연기됐다. 신설되는 학교의 학급수도 축소돼 2007년 3월 개교 예정인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시티내 센텀고는 당초 36학급에서 30학급으로 줄어든다. 구평 택지지구내 2009년 개교 예정이던 서평초등학교도 당초 29학급에서 24학급으로 5학급 줄어든다. 시 교육청은 대단위 택지개발 지역 등 특수한 경우 외에는 학교 신설을 억제하는 한편 과대 과밀학교 해소를 위한 증·개축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 신축 등으로 향후 1∼2년내 학교증설이 시급한 지역을 제외하고 신축 계획을 전면 조정했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클릭이슈] 세수부족 해법은 세율인상?

    [클릭이슈] 세수부족 해법은 세율인상?

    참여정부 들어 세수부족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가 세수를 늘릴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세수부족 규모는 지난해 4조 3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4조 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밝힌 세수부족 해결방안은 경기 회복→비과세·감면 축소→정부 지출축소→세율인상의 순이다. 정부의 경기회복 노력은 지금도 진행중이며 재정지출은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복지예산은 지난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등과 조만간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결국 세입기반 확대 외에는 다른 카드가 없다. 재경부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11월까지 세금에 관한 다양한 공청회를 열어 인상 가능한 세금에 대한 여론을 하나씩 점검할 계획이다. 사회적 비용이 큰 술, 담배, 환경오염 등 세 분야가 1차 점검 대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년에 세법을 개정해서 시행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말만큼 쉽지 않은 비과세·감면 축소 정부는 목적이 달성된 비과세나 감면은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비과세·감면에 해당되는 조세는 18조 6000억원으로 전체 국세(122조 1000억원)의 14%를 차지했다. 지난달 재경부가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가진 ‘IMF 조세자문단회의’에서도 IMF는 비과세·감면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일몰이 도래한 203개의 비과세·감면 조항 중 폐지된 것은 55개 조항,27%에 불과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3일 “비과세나 감면 축소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세금 인상”이라면서 “범위가 조금만 축소돼도 당사자들 반발이 심해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중소기업특별세액 감면제도’가 그 예다. 이 제도는 지난 1992년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목적으로 제조업에 한해서만 2년간 도입키로 했다. 그 뒤 여러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27개 업종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만 적용되는 이 제도를 ‘균형발전특별세액 감면제도’로 바꾸고 수도권 소재 기업과 지식기반사업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있는 중소기업의 반발 등으로 여·야는 이를 존속시키는 방향을 추진중이다. 자연스러운(?) 감면 축소 방법도 있다. 현재 4인 가족 기준 근로소득세의 면세점은 연 1580만원,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4인 가족 기준 연 580만원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득이 늘어나도 면세점을 고정시키면 납세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앞으로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소득이 늘어날지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정부가 현재 소득파악률(50% 미만으로 추산)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을 강구중이다. 소득 파악률은 높이되, 면세점은 현 상태를 유지하면 세금이 올라가는 효과가 생긴다. ●세율인상과 새로운 세목(稅目)은 ‘고민중’ 정부는 올해부터 법인세를 과표 1억원 초과는 25%로,1억원 이하는 13%로 각각 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9월 인하가 확정됐을 당시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고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며 문제 제기를 했었다. 법인세가 인하됐지만 기업들은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와 주가관리에 나섰다는 점에서 법인세 인상 여부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책을 1년만에 바꿔 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란 점은 열린우리당과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법인세를 1%포인트 올릴 경우 1조 4000억원의 세수가 들어올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금에 대한 일대 점검에는 복지예산을 위한 재원 마련도 포함돼 있다. 농특세, 교육세, 교통세 등 국세 3개와 공동시설세, 지역개발세, 지방교육세, 도시계획세, 사업소세 등 지방세 5개로 나눠져 있는 목적세를 정비하고 ‘저출산’ 방지를 위한 목적세를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유방암, 조기발견 늘어 완치율도 증가

    유방암 조기발견이 늘면서 완치율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이희대)는 2004년 전국 의료기관에서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전체 환자 중 0∼1기 환자가 45%를 차지해 지난 96년의 24%에 비해 조기발견율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학회가 1995∼2001년 사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2만2000여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5년 생존율이 81.7%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의 75.7%보다 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미국의 88.2%, 일본의 80.2% 수준에 근접했으며, 실제로 우리의 조기검진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나라보다 오히려 나은 치료 성과라고 학회측은 설명했다.‘5년 생존율’은 암 환자가 5년 동안 생존하는 확률로, 이 경우 의료계에서는 ‘완치’로 본다. 또 유방암 조기진단이 늘면서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도 96년 19%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42%로 2.5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연령대별 유방암 발병률이 30대 17%,40대 41% 등으로 전체 환자의 60% 가량이 비교적 젊은 30∼40대에 발병하고 있으며, 식생활 서구화와 저출산 및 모유 수유 기피,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이은숙 센터장은 “유방암은 병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우리나라의 경우 1∼2기에는 각각 96%와 89%가 왼치됐으나 3기는 64%,4기는 28%로 감소했다.”며 “아직도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환자가 3기 이후에 발견되는 만큼 조기진단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정부 경제지표 예측 ‘낙제점’

    정부 경제지표 예측 ‘낙제점’

    정부가 예산안을 짜면서 경기 전망을 엉망으로 하고 번번이 국채를 발행하는 바람에 나라 빚이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09년 나라 빚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재정위기가 닥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재정경제부가 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2005년 예산 편성 때 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은 모두 실제보다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좋지 않은 것과 관련된 반사적인 효과에 따른 2000년(8.5%)과 신용카드 빚에 힘입은 2002년(7%)만 실질 성장률이 예측치를 웃돌았을 뿐 다른 해에는 예측치보다 1%포인트 이상 성장률이 떨어졌다. 올해에도 5% 성장을 점쳤으나 3.8%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과 수입에 대한 전망도 2000년 이후 200억달러 이상씩 빗나갔다. 지난해의 경우 1950억달러 수출을 예상했으나 실제는 2542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환율 예측이 5%포인트 이상 벗어나기 일쑤였고 부가가치세 수입분과 관세 등의 세수 실적은 들쭉날쭉했다. 정부 당국은 예상하지 못한 환율 변동을 방어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에서 달러를 끌어쓰기에 급급했고, 결국 외평기금의 순손실은 지난 5년간 12조 2000억원이나 됐다. 정부는 또 세입 추계가 자꾸 틀리자 아예 세수 예측치를 훨씬 넘는 세출 예산을 짜기 시작, 적자예산에 따른 나라 빚은 눈덩이로 커졌다. 2000년 111조원이던 나라 빚은 지난해 203조원으로 불었고 올해는 254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국내총생산(GDP) 중 국가채무 비율은 처음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국가재정법을 제정, 국가채무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2009년에는 301조 5000억원으로 10년도 안돼 나라 빚이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자산매각과 대출금 회수 등으로 자체 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 비중이 지난해 말 62%를 차지,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로 성장 잠재력은 해마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나라 빚을 갚을 수 있는 정부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10년 내에 재정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민간의 가계부채와 정부의 국가부채 상환이 일시에 몰리면 1997년 외환위기에 못지 않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칠 수도 있으므로 세출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극단적인 개인주의/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미국의 청소년 상담가 마거릿 베츠는 오늘날 미국 문화의 특징을 개인주의, 소비주의, 그리고 폭력주의의 세 가지로 꼽는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인들의 진취적인 정신과 관용의 정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특징 또한 미국인들의 집합적인 정체성을 대표하는 또 다른 실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개인주의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다. 19세기의 뛰어난 정치이론가 중의 한 사람인 알렉스 드 토크빌은 개인주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개인주의는 새로운 생각에서 나온 새로운 표현으로서 공동체의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분리시키며, 그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독립하게 하는 성숙되고 평온한 감정으로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형성한 후에는 스스로 사회를 존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개인주의는 또한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한 특성으로 이해되면서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정착에,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확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마거릿 베츠가 직시하는 미국 사회의 개인주의는 개인의 이익만을 챙기는 데 전념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이다. 마거릿 베츠가 파악하는 것처럼 “오늘날 미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또 “미국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이익과 욕구뿐”이라고 한다면, 과거 개척시대에 자유와 독립, 평등을 지향하면서 행동했던 미국 사람들 본연의 건전한 개인주의 정신은 다 어디 가고 그야말로 미국의 사회 조직을 와해시키는 암적 존재인 극단적 개인주의만 남게 된 것인가.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 윤리적 가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이며, 오로지 내 자신의 이익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극단적 개인주의의 성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믿을 수 없게 되며, 또한 사회공동체의 과제에 협력하지도, 그 필요성을 깨닫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의 극단적 개인주의를 강 건너 불 보듯이 말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급박하다. 나는 그 현실을, 여성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낙태가 가장 자유로운 우리 대한민국에서 보려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은 평생토록 평균 1.2명의 자녀를 출산, 세계 최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사회적 삶에 대한 욕구의 증가가 출산기피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과거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심각한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인구의 감소, 고령화 사회 진입, 산업의 생산 잠재력 훼손에 대한 우려 외에도 노인 공경과 같은 전통적인 가정가치관의 붕괴와 그에 따르는 사회적 혼란은 가까운 미래에 매우 심각하게 닥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낙태 현실도 매우 심각하다. 지난달에 발표된 어느 대학 연구소의 낙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여성의 95%가 사회경제적 이유로, 기혼여성의 93%가 가족계획, 경제적 이유로 낙태를 했다고 한다. 이 대부분이 불법 낙태인데도 이렇게 자유롭게 낙태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다. 이런저런 이유가 되면 낙태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내가 편하기 위해서는 그까짓 뱃속의 생명쯤이야!’ 하는 식의 극단적 개인주의의 모습이 아닌가. 만일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자기 안에만 갇혀 지낸다면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이익, 공동선은 누가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을까. 개인주의가 철저한 이기주의로 전락하게 되는 원인과 그 대처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 “늙은게 죄인가” 한탄

    “늙은게 죄인가” 한탄

    “이렇게 사지가 멀쩡한데 빈둥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쥐꼬리만한 봉급을 준대도 정말 일을 하고 싶습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한국지역사회교육회관내 새이웃소극장. 조기퇴직을 종용당해 강제로 일터에서 밀려난 ‘나정정’씨의 서러운 하소연이 시작됐다. 그는 “수명은 길어지는데 늙었다는 기준을 나이로 정해 놓고 일할 기회를 빼앗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돈을 덜 받더라도 나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구속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무대는 대한은퇴자협회가 ‘나이 먹는 게 죄냐!’라는 제목으로 마련한 모의재판. 강제로 일터에서 밀려난 중장년층과 기업·정부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저출산 고령화 대비 노인인력 활용대책 서둘러야” ‘나정정’씨에 이어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 재취업을 하려다 연령차별을 당했다는 ‘기산려’씨가 원고석에 앉았다. 그는 “패션 디자인을 배워 보려고 나라에서 무료로 가르쳐 준다는 곳에 갔는데 나이가 많다고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내 몸 하나 건사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싶을 뿐인데, 늙은 게 죄일 뿐”이라고 울먹였다. 원고측 변호인은 “노년층의 복지는 물론이고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다가올 인력난을 생각해서라도 노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고석에 앉은 회사경영주 ‘기업가’씨는 “정부에서 청년실업을 구제하라며 제도를 그렇게 정해 놓으니 경력있는 노년층을 고용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역시 피고로 나온 정부 관계자 ‘노여론’씨는 “기업들이 임금을 아낀다며 우리더러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고 변명하다 결국 ‘기업가’씨와 멱살잡이를 하기도 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당장 청년실업이 심각한데 젊은 인재를 교육시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를 향상시키는 길”이라고 맞섰다. ●“청년실업과 노인실업은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 1시간 남짓한 공방이 끝나고 재판부의 판결문 낭독이 시작됐다. 판사는 “자기에게 일자리가 없어 생긴 청년실업과 나이에 맞게 갈 수 있는 직종이 없는 노인실업은 문제의 본질이 다르다.”며 원고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노년층에게 조기퇴직을 종용해 곧 불어닥칠 인력난을 고려치 못한 ‘기업가’씨에게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죄’를 물어 ‘세대통합 운동’ 3만 6500시간을 선고했다.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여론에 끌려다닌 ‘노여론’씨에게는 ‘이리저리 눈알 굴린 죄’를 물어 제도적으로 조기퇴직 종용 금지, 연령차별 금지, 정년연장 법제화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주문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은퇴자협회는 1개월간 중장년층 고용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법률전문 시민단체의 자문을 받았다. 무대연기에는 홍익대와 광운대 극예술연구회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나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현재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인 이른바 ‘베이브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더 이상 자식에게 기대어 살 수 없음을 의미한다.2018년에는 만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인구의 14%쯤 된다. 이 때문에 요즘 노후를 대비한 재(財)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젊을 때부터 노(老)테크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목돈을 만들던 과거의 재테크는 빛을 잃고 있다. 대신 내집 마련, 자녀의 교육과 결혼자금, 노후대비 자금 등으로 구체적인 장기계획을 세워 이에 맞춰 다양한 투자방법을 뒤섞어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50대 중반 이하의 세대는 주식투자에 대해 거부감이 작은 편이다. 비교적 금융 지식도 풍부한 편이다.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노테크’가 필요하다. 노후의 위험을 대비하고 안정된 생활을 위해선 적금이나 주식 외에 보험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연금은 필수 준비물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민영연금 하나쯤은 가입을 권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선 월평균 176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50대의 응답평균은 13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30대는 201만원,20대는 194만원,40대는 187만원이었다. ●예금과 연금을 적극 활용 예금은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따라 예금의 만기 시점을 맞추고 이자를 받는 방법 등을 미리 정하는 게 좋다. 생활비는 매월 이자를 받는 상품에, 그 이상의 금액은 만기 때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물론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은행권 상품 중에는 노후대비와 웰빙을 동시에 겨냥한 복합금융상품이 인기다. 국민은행의 ‘KB시니어웰빙통장’은 일반 정기예금 및 적금, 확정금리형 연금을 동시에 겸하고 있다. 예금은 500만원 이상, 적금은 월 20만원 이상이다.1대 1 주치의를 통해 건강정보 제공, 검진예약 대행, 검진료 할인 등의 서비스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노후대책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보험은 4가지로 구분된다.▲연말에 납입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는 제도성 개인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뒤 비과세 혜택을 받는 일반연금보험 ▲일시에 보험료를 전액 내고 다음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보험 ▲최근에 인기를 모으는 변액연금보험 등이다. 삼성생명의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노후연금과 사망보험금이 연동되는 투자형 연금상품이다. 펀드는 국공채·주식·기업어음(CP) 등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연 12회까지 펀드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수익률이 떨어져도 최저한도의 연금과 사망보험금을 보장해주는 게 특징이다. 미처 금융상품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고 아파트 한채 뿐인 가구주에게는 ‘역(逆)모기지론’이 괜찮아 보인다. 이것은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매월 일정액의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원리금 합계 1억원을 대출받으면 1개월,3개월 등 본인이 지정한 주기에 따라 일정액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할 수 있다. 대체로 대출기간이 15년 등으로 제한돼 있고, 대출금액도 한정된 만큼 수령 시점 등을 꼼꼼하게 설계하는 게 현명하다. ●부동산 비중을 줄여라 노테크의 기본은 ▲연금식 상품과 투자형 상품을 잘 섞어 활용하고 ▲절세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며 ▲상속세 절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생활비 충당을 위해선 즉시연금식 상품에 가입, 매월 입출금식 통장을 통해 받으면 이자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다. 투자를 위한 상품을 고를 때에는 장기간에 걸쳐 안정된 수익을 내는 것이 좋다. 원금보장이 되면서 투자결과에 따라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시장지수연동예금 등도 권할 만하다. 노년층을 위한 대표적인 절세상품이 생계형 저축상품이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자산규모를 점차 줄이되 부동산의 비중을 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수녀복 벗고 갈곳없는 아이들 엄마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정을 베푸는 40대의 늦깎이 대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경희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김재순(41)씨. 김씨는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한 빌라에서 유치원생 2명과 초등학생 2명, 중학생 1명 등 5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원래 김씨는 성북구의 한 수녀원에서 청소년 관련 일을 하던 수녀였다. 좀 더 자유롭게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2000년 수녀원을 나와 2002년 6월부터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다. 수녀원에서는 이런 김씨를 위해 작은 빌라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김씨가 3년 전 대학에 진학한 것은 아이들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원초적인 상처가 있다.”면서 “아무래도 직접 기르는 내가 상담심리를 공부해서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침울해 하지 않고 밝게 자라고 있는 것이 김씨에겐 다행한 일이다. 이번 추석에는 차례를 지낼 일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함께 송편을 빚어 나눠먹으며 명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씨는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 품에서 자란 고등학생 2명은 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했다. 김씨는 5명의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함께 있고 싶지만 역부족이라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김씨는 앞으로 ‘이 좋은 만남’이란 이름으로 구청에 사회복지시설 등록을 할 예정이다.김씨는 “정부는 지금 저출산시대라며 출산장려 정책을 펴고 있는데 자꾸 아이를 낳기보다 기왕에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는 김씨와 아이들을 위해 ‘사랑의 후원금’이라는 행사를 마련했다. 김씨와 다섯 아이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서 이달 말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키로 한 것. 학교는 5000여 재학생은 물론 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후원자를 찾을 계획이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소주세율 인상 의결…세수 5조 부족 ‘후폭풍’

    소주세율 인상 의결…세수 5조 부족 ‘후폭풍’

    올해 세수(稅收) 부족액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정부가 소주 세율 이외에 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율의 인상마저 검토하는 등 ‘세수 부족 후폭풍’이 우려된다. 정부는 특히 내년에도 세수가 6조∼7조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저출산 대책 등 각종 재정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각종 세율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서민층에 부담을 주는 소주 세율 인상 등에 강력히 반대, 국회 법안처리 과정에서 당정 갈등이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세청이 세수확충 방안으로 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성과에 비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재정경제부가 상정한 주세법 개정안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소주와 위스키에 대한 세율을 현행 72%에서 90%로 인상, 소주 출고가격을 100∼200원 높이는 방안과 액화천연가스(LNG) 세율을 ㎏당 40원에서 60원으로 올리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등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환율과 법인세율의 인하만으로 올해 4조 6000억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된다.”면서 “하반기 중 경기회복이 더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세수 부족액은 5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국회측에 설명했다. 지난해 세수 부족액은 4조 300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세수입 진도율은 46.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4%보다 1%포인트 떨어진다. 국세청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소주세율 인상과 함께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2%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일몰’ 조항이 적용되고 있는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도 계속해 줄여 나갈 방침이다. 다만 법인세의 경우 수출 경쟁국을 감안,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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