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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02주년 기획] 고이즈미 개혁 야전사령관 다케나카 헤이조 日총무상 인터뷰

    [창간 102주년 기획] 고이즈미 개혁 야전사령관 다케나카 헤이조 日총무상 인터뷰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5년간 일본의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한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정권의 개혁 성과에 대해 “부실채권 처리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등 하고 싶은 개혁은 다 마쳤다.”고 강조했다 도쿄 도심의 관청가에 있는 총무상 집무실에서 11일 서울신문과 창간기념 특별인터뷰를 가진 다케나카 총무상은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 “공무원 5년간 5% 감축 방침은 제도화되어 누구도 되돌릴 수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정사업 민영화의 향후 10년간 구체적 실행과정 등이 차질을 빚으면 일본은 다시 1990년대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 임기말인데도 여전히 방송과 통신의 개혁 등 남은 과제로 바빴다. ▶고이즈미 개혁의 의미와 성과는. -고이즈미 내각이 출범한 2001년 일본은 힘든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었다.‘잃어버린 10년’이 이어지는 때였다. 따라서 내각에 중요한 과제는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일이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였다. 재정건전화도 중요 과제였다. ▶개혁의 추진 과정은. 우선 대증요법적인 개혁에 손을 댔다. 부실채권 정리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걸 통해 일본이 본래 갖고 있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동시에 그 본래의 힘을 끌어올리는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개혁을 해야 했다. 지구촌시대의 경쟁력을 올리고, 저출산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간에 맡길 것은 민간에, 지방에 맡길 것은 지방에 맡기는 개혁이다. 우정사업 민영화 등이 핵심이다. 부실채권은 당초 2년반동안 반으로 줄이려 했으나 실제는 3분의1 정도로 줄였다. ▶개혁은 어디까지 왔나. -대증요법적인 개혁은 이미 마쳤다. 예방적·선제적인 개혁은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개혁의 끝은 없다. 지금부터 우정민영화 작업은 시작된다. 개혁작업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이제 예방적이고 선제적인 개혁작업은 향후 5∼10년 걸린다. 개혁을 계속하지 않으면 다시 90년대로 돌아가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 개혁에 대한 관료들의 저항은. -고이즈미 총리는 2개월여 지나면 임기가 끝난다. 강한 리더십의 공백이 우려된다. 이에 따른 저항과 반발이 두드러지고 있다. 첫째는 엎드려 있던 관료집단이 목소리를 높이며 ‘복권’을 시도하고 있다. 강한 리더십이 사라지면 잃어버린 권한을 되찾기 위한 관료의 반격이 시도될 것이다. 두번째는 반시장·반글로벌화 움직임이다. 시장경제시스템을 강화, 일본경제가 건강해졌는데 시장경제원리로 인해 격차가 확대됐다며 반대하는 세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기득권자가 개혁을 막겠다는 궤변이다. 세번째는 반 세대교체 움직임이다. 젊은세대가 잘못도 저질렀지만 장점은 살려야 한다.90년대 잃어버린 10년은 낡은세대가 잘못된 판단을 해 초래했다. 세대교체를 기필코 달성해야 한다.(그는 고이즈미 정권 이후 일본정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일부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 ▶개혁의 소리는 높았지만 내용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틀렸다. 일본은 십수년간 부실채권 개혁을 못했다. 그걸 고이즈미 내각이 했다. 우정 민영화는 100년간의 우정사업 문제점을 개혁했다. 정책금융 민영화도 50년만이다. 앞으로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개혁이 매우 많다. ▶개혁에 대해 불만의 소리는. -고이즈미 개혁은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도전세력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낡은 세대의 기득권과 새로운 도전세력 중 누가 나라를 위해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다케나카 때리기’가 있다는 것이 역으로 개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 한국도 공직개혁이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 5년간 5% 공무원 순수 감축이 실제로 가능한가. -지난해 이 즈음만 해도 5%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순수감축은 1% 정도밖에 안된다고 했다. 무리라고 했다. 그런데 우정사업이 민영화되면서 국민들은 작은 정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읽었고, 그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년 정원 관리 목표도 설정했다.1.5%는 총무성이 줄이고, 나머지 3.5%도 대상직종을 정했다. ▶차기총리의 리더십 약해지면…. -공무원 감축은 정부방침으로 각의에서 결정했다. 다음 내각도 집행해야 한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각의결정이 있어야 한다. ▶낙하산 인사는 일본도 문제인데. -국민감정이 좋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한 강한 방침을 갖고 규칙을 만들고 있다. 내각 전체에서 검토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썩 좋지 않다. 한국경제에 대한 조언은. -한국도 1997년 금융위기 이후 많은 개혁을 진행해 왔다. 개혁의 노하우도 많다. 일본이 부실채권을 개혁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많이 배웠다. 한국과 일본은 경제구조가 닮은 점이 많다.‘경제의 이중구조(dual economy)’도 그렇다. 생산성이 높은 부문과 낮은 부문으로 된 이중구조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래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다. 두 부문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이 가진 많은 장점을 살리면 성장잠재력은 높아질 것이다. ▶한·일 FTA(자유무역협정)는. -한·일은 경제구조도 닮았고 공통의 이해도 갖고 있다. 교류도 많다. 두 나라의 FTA는 상호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과 인연은.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인 친구들로부터 많은 감동을 받았고, 지금도 많은 친구들과 교류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다케나카 총무상은 누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은 고이즈미 개혁의 ‘야전사령관’ 같은 인물이다. 5년간의 ‘고이즈미 개혁’ 방안은 대부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평이다.2001년 4월 출범한 고이즈미 초대 내각 때 게이오대학 교수였다가 경제재정상으로 임명됐다.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서는 교수에서 곧바로 각료로 임명되기는 쉽지 않다. 다음해에는 금융상까지 겸직하며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최대 걸림돌이던 부실채권 처리를 시작했다. 이후 도로공단과 우정사업 민영화를 기득권세력의 반대를 뚫고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정치감각이 뛰어나고 작지만 단단한 체구에 뒷심이 강하다는 평이다. 원외(院外)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4년 참의원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고이즈미 총리와 처음부터 5년 이상 함께 일해온 유일한 각료이기도 하다. ■ 다케나카 때리기 5년|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5년간 일본의 기득권 세력은 이른바 ‘다케나카 때리기(일본식 표현 바싱구·bashing)’를 쉴 새 없이 시도했다. 기득권을 깨부수겠다는 개혁에 관료, 기업, 정계의 기득권세력은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에게 쉼없이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가했다. 그가 부실채권 비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4대 은행도 도태의 예외가 될 수 없다.”, “대기업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등 거침없이 발언할 때마다 기득권세력은 “교수출신이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기득권 깨부수기가 외국에선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신뢰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인터뷰 때 다케나카 때리기에 대해 “모두 네차례의 바싱구(때리기)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제1차 다케나카 때리기는 2001∼2002년 사이다.2차 때리기는 금융재생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2002∼2003년. 제3차는 지난해 우정사업 민영화를 단행할 때다. 이 가운데 고이즈미 개혁의 초기인 1∼2차 다케나카 때리기가 가장 격렬했다. 개혁이 탄력을 받기 전에 예봉을 꺾기 위해 정계와 관료, 기업들이 총력을 다해 저항했다. 그는 “3차 때리기까지 목숨을 걸고 반대한다는 인상을 받아 긴장했다.”고 회상했다. 4차 다케나카 때리기가 시도되고 있는 요즈음은 고이즈미 정권이 앞으로 2개월만 지나면 종말을 고한다면서 관료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다케나카 총무상에 대해 맺혔던 한을 풀겠다며 욕설을 퍼붓는 형식이라며 그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케나카 총무상은 4차 다케나카 때리기에 대해서는 “맥빠진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유쾌하지는 않지만 “긴장감은 없다.”며 평온한 인상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하고 싶은 개혁은 다 마쳤다고 강조했다. 가장 애썼던 부실채권 처리는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우정사업민영화도 초석을 깔았다. NHK와 NTT 등 방송·통신 개혁은 저항이 강하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가 끝나기 전 최소한 물꼬만이라도 터놓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taein@seoul.co.kr
  • “임산부 배지 달고 노약자석에 앉으세요”

    “임산부 배지 달고 노약자석에 앉으세요”

    저출산 문제에 대해 여기저기서 호들갑만 떨 뿐 제대로 된 대책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런 와중에 ‘민간 싱크탱크’를 자처하고 나선 희망제작소(www.makehope.org)가 지난달 15일부터 ‘임산부 배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 추진단은 1단계 사업으로 오는 25일까지 임산부를 상징하는 심벌을 선정할 예정이다. 서울YWCA 민혜경 간사는 “현재 지하철 내에 붙어 있는 임산부 심벌은 만삭으로 표현돼 있다.”면서 “이는 임산부를 만삭의 이미지로만 한정하는 낮은 수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 심벌은 초기 임부 및 산부의 이미지를 포괄하게 된다.”면서 “그들에 대한 배려를 지향하는 의미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심벌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은 물론 임산부들이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용품(배지, 가방 등)에 폭넓게 사용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으로 8∼9월에 걸쳐 캠페인 홈페이지 오픈, 홍보 물품 제작을 마치고 3단계로는 10월10일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에 들어갈 방침이다. 민 간사는 “임산부 배려 캠페인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안한 300여개 아이디어 가운데 사회창안사업의 첫 모델로 선정됐다.”면서 “초기 임부는 자연유산 등 여러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에 대한 임산부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임신 3개월째인 김정은(28)씨는 “임신 2∼3개월째는 겉으로 표시가 안 나기 때문에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기가 매우 껄끄럽다.”면서 “임산부를 상징하는 배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달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초기 임신은 임신기간 전체를 3분기로 나눌 때 잉태한 순간부터 임신 12주까지의 1·3분기에 해당한다. 임신 12주에서 26주까지는 2·3분기,26주에서 출산까지는 3·3분기로 구분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최중섭 교수는 “유산 80%가 임신 12주 이전에 발생한다.”면서 “불면증·입덧·피로에 시달려, 활동량을 줄이고 정서를 안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가임 여성들은 만혼의 영향으로 30대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사회 진출이 늘어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 임산부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등 활동량이 매우 왕성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슈퍼 고령 마을’ 존립 위태위태

    ‘슈퍼 고령 마을’ 존립 위태위태

    고령화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슈퍼 고령마을’이 전국에 14개 마을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 고령마을은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30%를 넘는 지역으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2035년 미래의 우리나라 모습이기도 하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노인인구 비율이 30% 이상인 지자체는 모두 14곳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6년이면 노령인구가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 슈퍼 고령마을의 노인비율은 2035년쯤의 우리나라 전체 노인인구 비율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슈퍼 고령마을로 분류된 곳은 충북 괴산, 전북 임실·순창, 전남 곡성·고흥·보성·함평, 경북 군위·의성·영양·예천, 경남 의령·남해·합천군 등 모두 14개 마을이다. 이 가운데 노령화가 가장 심각한 곳은 전북 임실군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무려 33.8%나 된다. ●군단위 16.1%에도 못 미쳐 전체 주민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인 이들 마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제력이다. 행정자치부가 집계한 2006년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살펴보면, 슈퍼 고령마을 14곳의 재정자립도는 11.1%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다. 지자체의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 54.4%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고, 군단위의 평균 재정자립도 16.1%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이들 마을의 재정상황은 해를 넘길수록 열악해지고 있다.2001년 13.0%였던 재정자립도는 2002년 12.1%,2003년 11.41%로 매년 조금씩 낮아지더니 2006년엔 11.1%로 5년새 2%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빈곤층 비율도 높다. 슈퍼 고령마을 14곳의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모두 4만 5336명으로 전체 주민의 8.5%나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전국 비율이 3.1%인 데 반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부담 또한 재정상황은 열악한 데 반해 사회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슈퍼 고령마을의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전국 평균에 비해 6배나 많다. 올 6월 현재 국민연금 제도부양비는 10%로, 가입자 10명이 1명의 수급자를 부양하고 있다. 하지만 슈퍼 고령마을의 제도부양비는 무려 59%나 된다. 마을 14곳의 국민연금 가입자가 10만여명인데, 수급자는 6만명이 넘는다. 가입자 2명이 1명이 넘는 수급자를 부양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마을들은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의료비 지출도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의 보험료 수입 대비 급여비 지출(순수지율)은 89.7%다. 전국적으로 20조의 보험료가 걷혀 그중 18조가 급여비로 나갔다. 반면 14개 마을의 순수지율은 447.5%로 5배 가까이 높다. 슈퍼 고령마을에서 낸 보험료는 총 6000억원 정도지만 이 마을에 돌아간 급여비는 3조가 넘는다. 전국 건강보험 급여비의 15% 이상이 14개 마을에 집중된 것이다. ●눈앞에 닥친 고령화 위기 이같은 슈퍼 고령마을의 실태는 우리 사회에 닥칠 고령화 위기의 한 단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노인인구 비율은 9.1% 정도지만 2018년엔 14.3%,2006년에는 20.8%로 빠르게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슈퍼 고령마을의 경쟁력 악화가 일부 마을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 문제로 가시화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양부담의 증가다.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동시에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떠안아야 할 부양비 부담이 급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승권 저출산고령정책연구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연구보고서에서 현재 생산인구가 맡고 있는 노년 부양비가 12.6% 정도지만 2030년에 37.3%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0∼14세까지의 유년 부양비까지 합치면 총 부양비는 54.7%나 된다고 한다. 생산인구 2명이 비생산인구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노인인구가 30%를 육박할 2030년의 현실이 바로 슈퍼 고령마을의 현 모습인 셈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권오규號 ‘가시밭길’

    권오규號 ‘가시밭길’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마무리할 ‘권오규 호(號)’가 18일 돛을 올린다. 16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권오규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 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앞서 오전에는 한덕수 전 부총리가 이임식을 갖는다. 이로써 권 신임 부총리를 중심으로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과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등 새 경제팀의 진용이 꾸려지게 됐다. 새 경제팀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관료들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개방과 경쟁’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넘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데다 당·정·청간의 정책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은 경기 활성화다. 체감 경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등 하반기 경기 둔화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등 해외 여건도 좋지 않다. 이에 새 경제팀은 경기를 회복시킬 묘안 마련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대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진행에 따른 ‘국론 분열’ 양상도 가라앉히고, 민심의 동요 없이 부동산 시장 정책도 연착륙시켜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암초가 놓여 있다. 중장기 조세개혁, 비과세·감면 축소등 골치 아픈 결정들도 많다.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 각종 연금개혁 등도 풀어야 할 난제다. 무엇보다 지난 5ㆍ31 지방선거 이후 깊어만 가는 당·정·청간의 갈등을 하루빨리 봉합해야 한다. 경기 진단과 처방을 놓고 심한 이견을 보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등 여당과의 불협화음 속에서 얼마나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고, 이럴 경우 경제 정책 추진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여당의 정책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뼈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운용의 묘를 살리는 ‘컨트롤 타워’ 기능의 회복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 론스타 사태 등을 통해 추락한 재정경제부의 위상을 제고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발휘도 권오규 신임 부총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동수당제 도입

    ‘아동수당제’ 도입을 포함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확정됐다. 정부는 1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새로마지플랜 2010’을 심의, 확정했다. 기본계획의 목표는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 1.08명을 오는 202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0명 선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자녀 양육에 따른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아동수당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하되 이를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130% 이하 계층으로 확대한 뒤 장기적으로는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아동수당제는 지난달 열린 저출산·고령화대책 정부 연석회의에서 재원 확보가 어렵다며 논의가 유보됐었다. 또 농어촌과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취약지역의 국·공립 보육시설을 집중적으로 늘려 현재 11.3%에 그치고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 이용률을 3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다자녀 가정의 주택 마련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3자녀 이상의 무주택 가구에 국민임대주택 우선입주권을 주는 등 주택을 특별 공급하고, 현행 주택청약제도를 개선, 자녀 수에 따라 공동주택 분양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총리 ‘현장 행정’ 삐걱

    한명숙 국무총리는 13일 태풍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총리실측은 비가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기상상태는 일기예보로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명이 궁색하다. 오히려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수해지역을 찾은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도봉구 일대 노인 일자리 현장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했다. 한 총리는 지난 4월20일 취임 당시 “민생 현장을 찾아 지친 이들의 손을 감싸드리는 민생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생현장 방문은 ‘5·31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으며, 선거 이후에도 집단식중독 피해를 입은 학교방문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때문에 ‘민생 총리’를 공언한 한 총리가 스스로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민감한 사회적 현안은 피해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주한미군기지 이전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평택의 경우 정부와 주민들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지만, 현장방문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 총리실 주도로 해결하겠다던 갖가지 국정현안들도 쌓여만 가고 있다. 우선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 3월까지 마무리짓겠다고 밝힌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이 전 총리 퇴임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총리실이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희망한국 21 프로젝트’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희망한국 21은 사회안전망 구축과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위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30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나,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간에 체결하겠다던 ‘평화 시위를 위한 사회적 협약’도 당초 예정됐던 지난 4월을 이미 훌쩍 넘긴 상황이다. 부처간 이견이 첨예한 ‘방송·통신 융합추진위원회’ 출범 문제나 올해 말 폐지를 앞두고 각 부처가 ‘아전인수’격 주장을 내놓고 있는 교통세 문제 등에도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부총리·책임장관회의에서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단체들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설득 노력을 다하지 않고 있어 공론의 장이 부족한 가운데 반대론자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책을 시작할 때 사회적 합의를 뛰어넘지 말고 섬세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 부처별로 관련 사항에 대한 진행상황을 꼼꼼하게 보고받을 예정이며,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장관들과 워크숍을 갖겠다.”고 덧붙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日 대학-중고교 ‘M&A 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사립대학들이 저출산 시대에 입학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부속 중·고교와는 별도로 일반 중·고교와 제휴하거나 계열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사립대는 부속 고교와 공립 중학교를 실질적으로 같은 계열로 하는 일관교(一貫校)화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학과 중·고교의 제휴와 계열화가 활발해지면서 미즈호 은행은 4월부터 학교법인의 인수 및 합병(M&A)사업을 시작, 경영상담이나 재편을 적극 중개하고 있다.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상당수 사립대학들은 시험을 거쳐 선발하는 학생과 별도로 부속학교 정원을 마련, 신입생을 뽑고 있다. 그런데 부속 사립 고교와 공립 중학교가 제휴하거나 일관교화하면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만으로 대학까지 무시험 진학이 가능해진다. 저출산 시대에 입학지원생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사립대학인 주오대학의 경우 부속 고교와 인근 분쿄구립 제3중학교(공립)의 제휴를 통한 중·고 일관교화를 추진 중이다. 2009년도부터 분쿄 제3중학교 학생 중 일정 인원을 무시험으로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사립고교와 공립 중학교의 일관교화는 처음이다. 부속 고교의 경우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면 거의 전원 주오대에 진학이 가능하다. 제휴가 이뤄지면 분쿄 제3중학교 학생은 주오대학부속고교 진학은 물론 희망할 경우 주오대까지 무시험으로 진학이 가능해진다. 분쿄 제3중학은 전교생이 95명으로 이중 중3은 15명이다. 분쿄 제3중학측도 저출산에다 학교선택제에 따라 소규모 학교를 피하는 경향에 따라 주오대에 자동적으로 입학특권이 주어지는 제휴를 택한 것이다. 간사이대학원대학도 지난 1월 효고현 미타시에 있는 미타학원 등 중·고 3개교와 제휴했다.2007년 이후 3개교 각 학년에 ‘간사이대학반’ 1∼2개 학급을 개설해 졸업생을 원칙적으로 전원 받아들일 계획이다. 앞서 리츠메이칸대학은 부속학교를 기존 고교와 합병해 중·고 일관교화하기도 했다. 교토산업대는 지난해 가을 학생수 감소에 고민하던 한 중·고일관고가 계열에 편입되길 희망하자 지난 3월 기본합의를 거쳐, 내년 4월에는 부속 중·고로 편입시킬 예정이다.taein@seoul.co.kr
  • 강남구 24시간 보육시설 확대

    서울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는 맞벌이 부부 등 구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아이를 맞길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 운영하는 ‘전일제 보육시설’을 크게 확대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추경 예산을 편성해 오는 10월부터 32개 구립 보육시설에 전일제 운영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 관내 민간보육 시설 및 유치원까지 전일제 시스템을 확대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강남구에는 169개 보육시설에서 6816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다. 그러나 24시간 또는 전일제 운영 보육시설은 21곳 90명에 불과해 맞벌이 부부들이 직장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구 관계자는 “전일제 보육시설 확대는 맹 구청장의 공약사항으로 최근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전일제 보육시설을 점차 늘려가는 한편 안전한 유아교육 환경 제공, 유아놀이 및 학습프로그램 개발 등 보육시책에 구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서기관 △교원양성연수과장 朴起鎔△사립대학지원〃 丁炳杰△교육인적자원부(교육혁신위원회) 金甫燁△경기도교육청 薛世勳△정책홍보담당관 韓承一△교육인적자원부 全燦九◇교육행정사무관△정책홍보관리실 고영종△지방교육지원국 박정호△교육인적자원부(저출산고령화사회정책본부) 최창익■ 행정자치부 ◇팀장급 전보△국제협력팀장 李庸哲△연금복지팀장 李旼遠△평가분류팀장 柳正善△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 文永訓△살기좋은지역관리팀장 朴性鎬■ 한국폴리텍대학 △운영지원국장 朴文熙■ 한국일보 △콘텐츠강화팀장 柳承宇△편집위원 李榮星△정치부장직대(차장) 兪盛植■ 동부화재 ◇상무 승진△법인4사업본부장 全昊鐸■ 대한투자증권 (부서장)△법인영업1부장 河勝皓△법인영업2〃 崔錫文△인력지원〃 趙鉉俊 (지점장)△명동 權五秉△청량리 金柱錫△대치역 許年勳△신림역 李惟信△공덕동 柳在璟△부산 朴泰錫△서면 孫漢植△전주 太勇淳△대전 安永石△대신동 張兌榮△상인동 尹甲九△괴정역 崔虎雄△평촌 魯海南△북수원 金成暎△부평 柳致煥
  • 벼랑끝 악기산업…‘야마하’가 사는 법

    벼랑끝 악기산업…‘야마하’가 사는 법

    |하마마쓰(일본 시즈오카현) 이춘규특파원| 피아노, 기타, 하모니카 등 일본의 악기시장은 1990년대 이후 정체상태다. 수요는 포화상태이다. 저출산으로 신규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야마하 등 악기업체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당국도 지역기업을 위해 국제 피아노콩쿠르를 개최하는 등 ‘음악도시만들기’를 추구하고 있다. 악기업체와 시당국의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 현장을 둘러봤다. 하마마쓰 시내 중심에 위치한 야마하는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트럼펫 등 악기는 물론 휴대전화 부품과 자동차 내장제품, 음악출판 및 교육사업 등 사업 다변화로 ‘악기시장 축소’ 위기를 넘어가고 있다. ●끝없는 변신으로 새수요 창출 야마하의 지난해 매출 5431억엔 가운데 악기매출은 2200억엔이었다. 소프트웨어는 939억엔이었다. 순이익은 196여억엔. 우메무라 미쓰루 악기사업본부장은 “일본 국내의 악기보급률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어린이가 줄어(저출산) 시장이 정체상태”라며 “이에 따라 중국, 중동, 러시아, 인도,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에서의 판매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일본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우메무라 본부장은 “현재 인구 전체의 10% 정도만이 음악을 즐기고 있어 나머지 90%가 잠재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음악 관련 영어교실, 음악교실 등을 통해 다양한 층의 새로운 ‘음악고객’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배우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 목표인 1948년 전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 음악 수요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야마하의 하마마쓰역앞 음악교실 학생 400명 중 50대 이상은 38%다. 음악교실은 ‘뮤직 커뮤니티(음악촌)’를 조성,CD는 물론 악기를 사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야마하는 모두가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악기를 쉼없이 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우메무라 본부장의 설명이다. 전자기타, 트럼펫 등은 물론 컴퓨터 시대에 맞는 새 악기들을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과거엔 악기 몸체라는 하드웨어만 판매하면 됐지만, 지금은 판매 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진화시켜 제공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일본은 집간 간격이 좁고, 집 자체가 좁기 때문에 악기를 연주하면 주변에 소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소리를 내지 않는 피아노와 기타도 개발했다. 집안에서 헤드폰을 낀 채 연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주를 기록하고 ▲연주를 재생하고 ▲반주와 합주도 가능하고 ▲연주중인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인터넷시대에 피아노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셈이다. 인터넷 화상전화를 이용, 미국 뉴욕에 있는 선생(사진 위 왼쪽)이 영상을 통해 도쿄의 학생을 지도하는 기술개발이 끝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비디오로 연주를 녹화, 자신의 눈으로 연주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악기시장 피아노는 물론 하모니카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강한 자만이 살아남고 있다. 하마마쓰 시내에는 50년 전에는 하모니카 회사가 무려 30개 가까이 있었다. 지금은 스즈키악기제작소 1곳만 살아남았다. 이 회사 니시무라 다케오는 “연구개발과 새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회사는 뛰어난 하모니카 연주가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즈키 하모니카 진흥회’도 설립, 하모니카 지도원 300여명도 육성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하모니카교실을 운영한다. 지난달 말 나카지마 가즈이치의 지도로 20여명의 50대 이상 남녀가 이 회사의 하모니카교실에서 하모니카 연주를 배우기도 했다. 하마마쓰에서는 민·관이 함께 음악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하마마쓰시 정부에는 음악진흥과까지 있다. 하마마쓰시는 관내 악기업체 지원을 위해 1995년 시 예산으로 ‘하마마쓰 악기박물관’을 건설했다. 전세계 악기 12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창고에도 2000여점이 있다. 시마 가즈히코 관장은 “시민들이 스스로 연주해보는 공간도 마련하고, 전시된 악기의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는 70개의 헤드폰도 마련, 음악과 쉽게 친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7만∼9만명이 박물관을 찾는다.70%가 외지인이다. 시가 예산을 투입,3년마다 국제피아노콩쿠르도 개최한다. 올 11월에는 6회 대회가 열린다.40여개국에서 300명 가까운 피아니스트가 참가할 전망이다. 하마마쓰시 문화·스포츠진흥부 도쿠마스 유키오 부장은 “연간 17억엔(약 140억원)의 문화예술 예산 중 대부분이 음악에 투입된다.”고 강조했다. taein@seoul.co.kr ■ ‘렌트’도 해드립니다 야마하는 악기 임대사업도 펼치고 있다. 최소 1개월 단위로 이용이 가능하다. 빌려 쓰다가 전체가격에서 이미 낸 임대료를 제외한 가격으로 중간에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임대는 신제품·중고품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신제품이 50% 정도 비싸다. 예를 들면 플루트 신제품의 경우 4개월 빌릴 경우 1개월당 임대료는 1만 2600엔(약 10만 3000원)이지만 14개월까지 중기간 빌리면 임대료는 1개월에 4200엔이다. 중고품은 3분의2 정도다. 단기임대 때 테너색소폰은 1개월에 4만엔 안팎, 바이올린은 2만엔 안팎 등이다. 악기와 품질과 임대기간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회사측은 악기임대제를 통해 소비자가 악기에 친숙해져, 구입해주길 희망한다. ■ 手製기타 생산 ‘야이리’ 사장의 생존비결 |가니(일본 기후현) 이춘규특파원|“높은 품질 외에 우리가 살 길은 없다.” 기후현 가니시에 있는 야이리기타의 야이리 가즈오(75) 사장이 종업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기타문화의 전성기 때는 기후현에 100여개의 기타 제조업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손으로 꼽을 정도만 살아남았다. 그나마 ‘메이드 인 재팬’은 수제(手製)기타를 만드는 야이리기타뿐이다. 야이리 사장으로부터 생존비결을 들어봤다. ▶1개월에 몇 개나 만드는가. -350∼400개를 만든다. 종업원은 30명이다.10명은 30∼40년 경력을 자랑하고, 중간층 10명은 경력 20년 전후다. 나머지 10명의 경력은 5∼6년 정도다. ▶이곳에서 기타를 만든 배경은. -기후현은 나무의 고장이다. 도자기 운반용 상자도 목재여서 나무기술이 성했고, 기타 제조 기술로 이어졌다. ▶기타 붐이 어느 정도였나. -2차대전 후 미국에서 일본 기타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기타회사도 늘어 큰 곳은 종업원 200∼300명인 곳도 있었다.1976년 비틀스가 일본에서 공연, 포크붐이 절정이었다. 어떤 기타든지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갔다. 지금은 한국, 중국에 다 빼앗겼다. ▶왜 이 지역 기타산업이 약화됐나. -1980년대 엔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바이어가 한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품질보다 이윤추구에 열중했던 다른 업체들은 쓰러지기 시작했다. ▶야이리기타의 70년 생존 비결은. -야이리기타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좋은 품질을 인정받아 살아남았다. 종업원도 30명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질좋은 나무 재료를 확보,5년여간 나무를 말린 뒤 사용하는 등 품질경영에 전념했다. ▶나무 확보는 어떻게 했나. -기타 몸체 전면용 재목은 북위 50도 이상의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등 추운 곳에서 나는 수령 300년 안팎의 고급목을 사용했다. 뒤판은 열대지방의 나무들을 사용했다. 그래야 좋은 음질이 유지된다. 기계화도 피했다. ▶거대목의 벌목이 불가능해지는데. -고급기타용 제조를 위해 20년 정도 쓸 나무는 이미 확보해 놓았다. 그렇지만 보급용기타의 재목확보가 문제다. 가수 ‘비긴’과 함께 웬만한 나무로도 만들 수 있는 4줄 기타를 개발했다. 이 악기는 연주도 쉽고, 노인들의 손가락운동에도 좋다고 해서 잘 팔린다. ▶왜 수제품 기타에 매달리는가. -‘장인정신’으로 버텨왔다. 세상에 하나만 있는 기타를 만들려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조차 모르는 물건이 많다. 그래서 우리 제품은 (좋은)평가를 받는다. ▶소비자의 믿음을 유지하는 비결은. -누구에게나 공장을 개방한다. 만든 물건은 책임지고 무기한 수리해준다. 야이리기타는 전자기타 등과 격조가 다르다. ▶시장에서의 인기는. -일본에서 고급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 주문품은 6∼12개월 정도 밀려 있지만, 더 이상의 생산은 안 한다. 현재 수십만엔에 팔리는 고급품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앞으로 문제점은 없나. -재료난이 문제다.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입도선매식으로 재료를 선점하고 있다. 일반 보급품용은 재료문제 때문에 매일매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taein@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쿠웨이트’는 작은 요새라는 뜻이다. 국가 이름이면서도 수도 이름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워낙 규모가 작아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도시처럼 보는 게 더 낫다. 나라 크기는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지만, 워낙 쓸모없는 사막 땅이 많아 인구는 대구시 규모인 250만명 내외다. 이런 인구 전체가 쿠웨이트 사람들인 것도 아니다.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사람은 약 4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55%는 외국인 근로자다. 쿠웨이트가 도시 형태를 갖춘 것은 18세기 초 무렵. 아라비아 반도 내륙에서 이주해온 여러 부족들로 이뤄졌던 옛도시는 13㎢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외곽 방향으로 도시가 크게 확장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쿠웨이트는 대개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다.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부자 산유국, 그리고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개방적인 나라라는 정도다. 그래서 최근 쿠웨이트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을 때 주변의 GCC(걸프협력회의)국가들과 비교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공항에 내렸을 때 마주치게 되는 비릿한 바다 냄새와 후끈한 열기는 역시 ‘열사의 나라’임을 실감케 해줬다. 여기서는 다른 GCC국가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면서 보니 역시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이들보다 외국인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시내로 향하는 길에서 특이한 점은 부자나라치곤 고층건물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요즘 ‘잘 나가는’ 두바이와 비교하자니, 완전히 시골 한구석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거리 곳곳에서 건축공사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나름대로 개발은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90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의 침공으로 나라 전체가 점령당한 악몽 때문에 그렇단다. 고층건물을 지으면 뭐하나. 미사일 한방이면 폭삭 주저앉을 판인데…. 그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군의 포로가 됐고,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의 보호 아래 놓이게 됐으니, 이제 새로운 국가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 저기에서 시도되고 있다. 하기야 쿠웨이트 사람처럼 국민소득이 높고 또 발전된 나라를 자주 둘러보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없겠나. 소득이 높고 휴가가 긴 그들의 여권에는 방문국들의 비자 스탬프가 빽빽하니 찍혀 있다. 이라크 침공 전에 원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앞바다에 떠 있는 조그만 섬 ‘부비얀’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해 공사를 시작하려 했다. 바로 앞바다에 떠 있는 부비얀은 이라크와 이란이 인접해 있는 중요한 전략 거점이다. 그런데 이라크침공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이때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자발 알리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하면서 개발을 완료해버렸다. 금융·무역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진 두바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허브로서의 기능을 이미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쿠웨이트 사람들도 비록 늦었지만 여기에 뒤질 수는 없다. 쿠웨이트를 두바이 이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배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리 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 안테나를 잔뜩 기울이면서 활발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원래 쿠웨이트에 살던 한국사람은 90년 걸프전 이전만 하더라도 2000여명에 이르렀지만 걸프전 이후에는 400명도 채 못됐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과 쿠웨이트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힘입어 이제 예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서히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도시 전체는 그런 대로 깨끗하고 도로망도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어서 초보자라 해도 지도를 잘 보면 쉽게 길을 찾아 다닐 수 있다. 운전도 어렵지 않다. 도시를 오가는 많은 차들은 마치 세계 차량 전시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차들은 총출동한 듯하다. 아주 낡아빠진 구식 차량도 있고, 한국산 차량도 눈에 띄어 우리의 국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차량을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쿠웨이트 사람이 아니라 제3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아직 쿠웨이트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는 품질면에서 못미치는 듯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쿠웨이트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문화가 하나 있다.‘디완이야’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로 치자만 일종의 ‘사랑방 문화’다. 그만큼 모든 동네마다 다 개설돼 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문을 여는데, 동네 사람 누구나 와서 주장이든 제안이든 뭐든, 제 할 말을 할 수 있다. 공동으로 만들어 둔 동네도 있고, 동네에서 제법 인정받거나 영향력있는 사람이 자기 집에다 만들어 놓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여기에서 제기돼 논의된 의견들은 무조건 위로 전달돼 정책결정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풀뿌리 민주주의 같은 것이라 할까. 언로가 막힘 없이 툭 트여 있는 모양새가 좋았다. 이런 작은 공동체 같은 쿠웨이트에 만일 석유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 페르시아만에서 진주조개 캐고 생선이나 잡으면서 주변의 이란이나 인도와 무역에 열중했겠지…. 나름대로 답도 해보면서. 쿠웨이트는 그러나 석유로 인해 부유하다. 외국인들을 자기네 머슴처럼 부리면서 살고 있을 정도다. 거의 대부분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집에 가정부에서부터 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외국인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외국인의 임금이 그리 높은 편도 아니다. 가정부의 경우 월 150달러, 운전기사는 300달러 수준이다. 가정일을 대신 해 줄 사람도 있으니 애들도 많이 낳는 편이다. 더구나 자녀 1인당 20세까지는 150달러 정도를 양육비로 지급하고, 교육비와 의료시설은 공짜에다, 졸업 후에는 일자리까지 알아봐주고, 해외 유학간다고 하면 장학금까지 내주는 판이니 어찌 아이를 안 낳겠나. 그래도 서민들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그들에게는 주택제공과 각종 지원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제공된다 하니 그다지 별 차이가 없어뵌다. 그러니 보통 한 가정에는 4명 이상의 자녀가 있다.‘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우리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은 나라이자 꿈에나 그릴 수 있는 낙원이 바로 쿠웨이트이다. 그래도 이슬람 국가니까 여성들은 살기 불편하다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지금 막 예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2005년 여성 참정권이 마침내 인정받았고,2006년 6월 실시된 총선에서 출마한 여성후보만도 32명이란다. 물론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전체 유권자 가운데 여성비율이 57%라 하니 쿠웨이트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날도 머지 않았다. 입국 전에 듣기로는 쿠웨이트 사람들은 부자라서 무척이나 거만하다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거만하다기 보다 보통 아랍인들처럼 정이 많거나, 서구적 개념의 합리성에 충실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몸에 밴듯한 겸손함을 보였다. 쿠웨이트 사람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뉴스에는 여전히 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한다. 우리 선배들이 열사의 나라에서 오일 달러를 벌어 들였던 때가 지난 70년대였다. 이제 또 다른 제2의 중동붐이 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도 새로운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해본다. 황의갑 한국외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연구원
  • 경제 부총리 靑 정책실장 기획처 장관 EPB 출신이 장악

    ‘EPB(옛 경제기획원) 전성시대’가 열렸다. 3일 개각에서 신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 모두 EPB 출신으로 짜여졌다. 론스타 매각을 둘러싼 의혹과 현대자동차 불법 로비 사건 등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피아(옛 재무부)’와 대조를 이룬다. 최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에서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된 김영주 실장도 EPB 출신이다. 이처럼 EPB 출신들의 약진은 최근 들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청와대에만 변양균 정책실장 내정자를 비롯해 윤대희 경제정책수석, 김대기 경제정책비서관, 정문수 경제보좌관, 노대래 국민경제비서관 등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EPB 출신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쏠림 현상도 우려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EPB 장·차관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함께 호흡을 맞출 박병원 차관(17회)도 EPB 출신이다. 김대중 정권시절 경제부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전윤철 감사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과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EPB 출신이다. 얼마전 사무처장에서 승진한 공정거래위원회 강대형 부위원장은 옛 경제기획원 북방경제과장 출신이다. EPB 출신들의 약진은 경제부처에 국한돼 있지 않다. 범 경제부처나 사회부처에도 속속 입성하고 있다. 지난 3월 개각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발탁된 노준형 장관 역시 옛 경제기획원 투자기관 1과장을 지내다 정통부로 옮겼다. 변재진 보건복지부 차관도 승진하기 전까지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을 지냈다. 복지부에는 변 차관 말고도 김용현 전 기획처 사회재정기획단장이 저출산·고령화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EPB가 뜨는 이유는 뭘까. 초임 사무관시절부터 나라 살림 기획업무를 맡으면서 거시적인 안목과 미시적인 시각을 균형있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하기관이 없고, 옛 재무부와 같이 금융 등 민간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어 상대적으로 각종 비리 사건과 거리가 있었던 것도 EPB 출신들이 전성기를 맞은 이유로 분석하기도 한다.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인재풀을 구성하는 고위공무원단 실시로 EPB 출신 인사들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표류하는 경제정책 “서민만 괴롭다”

    표류하는 경제정책 “서민만 괴롭다”

    주요 경제정책들이 표류하고 있다.‘5·31’ 지방선거 이후 책임 소재를 놓고 당·정·청이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유가와 환율, 국제금리 등의 대외 여건마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경기가 하방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물가마저 심리적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가 ‘리더십 부재’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 3일 경제수장을 바꾸기로 했으나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기존 정책 현안들이 다시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논란이 되는 핵심 현안으로는 중·장기 조세개편이 꼽힌다. 사실상 소득세를 인상하는 방안으로, 앞서 정치권에서 ‘증세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 2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증세가 여당에 불리하다는 정치적 논리에 밀려 지방선거 뒤로 미뤄졌다. 하지만 선거 참패의 원인을 경제로 돌리는 여권이 다시 제동을 걸었고, 급기야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지난주 국회 답변에서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을 올해에 정책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중·장기 조세개혁안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상반기에 발표하려다 역시 지방선거 뒤로 미룬 저출산·고령화 대책도 겉돌고 있다. 증세 등을 통한 재원 조달이 밑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나 여당도 섣불리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투자 유치 방안은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상반기 중 유치대상 기업 100곳을 선정할 방침이었으나 지방선거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하반기 중 국회 상정만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경제자유구역 사업도 3년째를 맞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국민연금 개혁과 오는 10일부터 2차 본협상이 시작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상반기에 논의한다는 예정이었지만 여·야 모두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를 의식, 소극적이다. 장기 미결과제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한·미 FTA는 공청회 개최조차 쉽지 않을 만큼 시민·농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이해 조정과 합의 도출 없이 정부가 계속 추진할 경우 여권에 다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지방 정부를 장악함에 따라 중앙정부의 각종 시책을 놓고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많다. 정부와 여당은 강남권 투기가 부동산 가격 불안의 핵심이라고 판단,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같은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산세 인하를 둘러싸고도 중앙·지방 정부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을 분산시키겠다고 정부가 밝혔지만 일방적인 희망 사항으로 끝날 수 있다. 주요 공공요금 조정권은 지방정부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제정책 조율 기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재경부가 청와대와 당의 중간에 끼어 지금껏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경제 부총리를 중심으로 청와대는 물론 관계부처, 여·야 등 정치권과도 유기적인 협조를 이끌어 낼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임신땐 해고 공포”…멀고도 먼 2세 낳기

    “임신땐 해고 공포”…멀고도 먼 2세 낳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위기의식이 높지만 정작 저출산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들은 여성의 출산과 임신이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범정부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구호는 요란하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임신과 출산이 해고 사유가 되고, 공직 사회 내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 최근 5개월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에 접수된 상담 내용들은 출산친화 문화가 아닌 반(反)출산 문화의 현실을 보여준다. 평등의 전화측은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임신 여성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에는 변화가 없다. 임신과 출산 때문에 해고됐다는 상담도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평등의 전화에 접수된 100여건의 모성보호 상담 사례 가운데 대표적인 경우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해고다. 서울의 모 치과에서 간호사로 2년째 근무하던 A씨는 임신 6개월이 되자 쫓겨날 처지가 됐다. 원장 의사로부터 보기 안 좋다는 이유로 사직 권고를 받은 것이다.A씨는 “원장이 임신해서 보기 안 좋고 힘들어 하니 일도 못한다며 나가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30세 여성은 지난 2월 출산휴가를 끝내고 출근을 하니 이미 책상이 치워져 있었다. 그는 “출산휴가 중에 회사에서는 이미 정리해고 대상으로 결정해 나 대신 계약직 직원을 채용해 놓고 있었다.”고 황당해했다. 미용업체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30대 B씨는 산전후 휴가가 끝나 출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B씨는 “회사에 항의를 하니 다른 지점으로 옮기라고 하더라. 출산 전에는 지점장으로 근무를 했는데 다른 지점의 텔레마케터로 일하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접적으로 해고 통보를 하지는 않지만 퇴사를 종용하는 사례도 많다. 엉뚱한 부서로 발령을 내거나 직급을 강등시켜 회사를 나가도록 유도하는 경우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던 C씨는 산전후 휴가 90일을 쓰고 복귀를 했더니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돼 있었다. 그는 “임신 전에 영업부 팀장을 맡고 있었는데 복귀 직전에 팀장을 면하게 됐으니 팀원으로 일하라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와서 보니 영업 경험이 없는 엉뚱한 사람이 팀장으로 와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소리인지 너무 분하다.”고 했다. 공기업에 다니는 20대 여성도 지난 3월 엉뚱한 배치를 받았다. 기술직으로 정산을 담당하던 그는 출산 후 90일 만에 출근을 했더니 고객창구 업무로 담당업무가 바뀌어 있었다. 30명 규모의 기업체에 다니던 D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업주가 임신한 그의 얼굴에 대고 담배연기를 뿜어댄 것이다. 그는 “화가 나 항의를 했다가 그만 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억울해했다. 임신과 출산이 죄가 되는 것은 규모가 작은 민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친화 문화를 이끌어야 할 국가 기관에서조차 임신 여성을 홀대하는 상황이다. 어린이집 교사인 E씨는 지난달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묶어쓰려다 담당 구청 직원에게 욕을 들었다. 어린이집 원장이 허락한 사안에 대해 담당 구청 직원은 “요즘 그런 용감한 X이 어딨느냐.”며 사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다 임신이 걸림돌이 된 경우도 있다. 직장에서 해고돼 고용안정센터에 실업수당을 신청했던 한 실직 여성은 ‘임신한 상태이기 때문에 구직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는 “남편은 행방불명이 된 상태고 두 돌된 아기까지 있는 가장이기 때문에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배도 안 나온 사람에게 국가기관에서 임신 때문에 구직 능력이 없다고 할 수가 있느냐.”면서 “나중에 담당직원의 착오로 드러나긴 했지만 어이가 없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모성보호 고용지원금 실효 거둘까 산전후 휴가, 유·사산 휴가, 육아휴직 등 법 테두리 속의 모성보호 규정은 많다. 당장 7월1일부터는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위한 계속고용지원금이 지원되지만 법과 현실의 괴리는 크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갖추거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보육 의무를 따르는 사업장은 전체 40%도 안 된다. 올 상반기 현재 직장보육 의무 사업장은 모두 817곳으로 이 가운데 직장 보육시설 등을 갖춘 곳은 302곳뿐이다. 지자체의 이행률이 95.5%로 높지만, 학교는 21.8%, 민간은 24.8%로 저조하다. 중앙 정부기관 역시 34.9%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출산·가족 친화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직장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출산친화 문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의무로 규정만 할 뿐 제재도 없고 그렇다고 인센티브도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법 의무규정 사항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근로기준법은 산전후 휴가 90일을 보장하고, 이 중 60일은 유급휴가로 정하고 있다. 육아휴직 역시 1년 이상 근무자가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를 양육해야 할 경우 10개월∼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육아휴직 이용률이 전체 26%에 불과할 정도로 모성보호가 열악하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은 일자리를 보전하는 것조차 어렵다. 때문에 정부는 이달부터 계약직, 파견직 등 비정규직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사업장에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산전후 휴가나 임신 34주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나는 계약직 직원을 1년 이상 계속 고용하는 사업장에 매월 40만∼60만원을 고용비용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성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계속고용지원금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일지 미지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정부출연 인문학 연구기관 이르면 2009년 세울 계획”

    “정부출연 인문학 연구기관 이르면 2009년 세울 계획”

    “이공계가 위기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것과 달리, 인문학은 논의 대상에서조차 밀려 있습니다. 실제 정부출연연구기관 가운데 인문학 전문 연구기관은 한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1일로 설립 1주년을 맞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종호(58) 이사장은 30일 “기존의 ‘인문학 진흥 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적당한 시점에 정부출연 인문학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연구기관은 한국의 인문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연구기관의 형태와 기능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을 협의하다 보면 3년이나 5년쯤 뒤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연구기관이 빠르면 2009년쯤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국가 ‘싱크탱크’를 총체적으로 지원·조정·관리하고자 지난해 7월1일 경제사회연구회와 인문사회연구회를 통합해 출범했다. 이 이사장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의 저서를 갖고 있는 사회학자. 계명대를 거쳐 명지대 기초교육대 교수로 있던 지난 4월 임기 3년의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인문학 연구소 설립의 전제조건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재조정 문제를 꼽았다.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과학기술 분야가 27개, 경제 및 인문사회 분야가 23개 등 모두 50개. 하지만 당장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통·폐합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 이사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이의 중복연구가 자원낭비라는 지적도 있지만, 연구기관별로 관점이 다를 수 있고 경쟁관계도 필요하다.”면서 “오히려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동연구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구회는 소속 16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양극화 문제 해소방안’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연말쯤이면 양극화 문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저출산·고령화, 국가균형발전 등에 대한 해법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참여센터본부장과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이 이사장은 지난달 갑작스럽게 타계한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동생이다. 그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려면 ‘연구성과분석센터’가 필요하다.”면서 “국내외 연구동향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해외연구정보센터’도 신설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미혼여성이 원하는 정책 내놔야/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정부의 제1차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계획 ‘새로마지 플랜 2010’에 의하면 인구증가정책이 가족정책의 주요한 정책으로 대두되었다. 주요 목표는 ‘국민의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조성’에 두고 지금까지 출산·양육의 문제를 사적인, 특히 여성의 문제로 간주하던 데에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된 점과, 자녀를 낳아 기르기를 희망하는 국민이 출산을 포기하게 만든 사회경제적 제약요인을 제거한다는 점에 두고 있다. 정책의 문제인식은 올바르다고 보겠으나 정책의 주대상자에 대한 파악과 정책적 대안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혼인적령기 인구의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2005년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이 6.5로서 1996년의 9.4에 비하면 현격히 감소하였다. 기혼여성의 희망자녀수는 1.8명으로 일단 결혼하면 자녀를 적어도 1명 이상 낳을 가능성이 크지만, 미혼여성은 자녀를 낳지 않으므로 정책의 주대상자로서 이들의 의식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들은 결혼보다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어 하고, 결혼해서도 가정과 직장에서 남성과 동등한 책임과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자녀양육의 일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던 선배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던가를 볼 때, 이들은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는 여성들의 출산파업이 아니라 결혼파업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요구되는 정책은 직장과 가정에서 양성평등한 문화의 확산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하지 않는 것보다 결혼한 삶이 이들에게 더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성평등적 사회문화 환경의 개선이 중요한 것이다. 젊은 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그들의 잘못된 가치관의 결과라기보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변화로서 앞으로의 상황을 예견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 현상에 기반을 두고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출산과 양육 선택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선택으로 인해 개인이 행복할 수 있다는 다양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의 대상으로서 가족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며, 그 기조에 따라 정책이 구체화될 수 있다. 첫째, 혼인한 부부-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을 강조하고 있는 친가족주의적 관점이 있다. 책임있는 가족이야말로 ‘아동의 도덕적, 사회적 형성’에 기반이 되므로, 정부는 혼인생활의 안정성 증대, 부모의 책임강화, 미성년의 혼전 성교제지, 개인주의의 억제 등을 제안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남자들도 가사와 자녀양육의 임무를 공유해야 한다고 보는 자유주의적 시각이 있다. 따라서 가족을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화와 공존이 필요하며, 이것이 정책적 이슈로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미국을 포함한 서구에서도 어떠한 방향의 가족정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과 더불어 이해 당사자의 이념적 차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가족정책의 기반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양식에 맞는 가족생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제시해야 하는 점이 타 정책과 다른 점이며 정책적 다양성의 수요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문제는 가족정책은 양으로만 측정할 수 없으며, 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평등과 관련된 목적을 포함해야 하는 특수성을 인식해야 하는데, 기존의 정책적 틀에 맞추고자 한다면 어긋나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아동의 권리, 가족생활의 질, 부모-자녀 관계, 행복감에 대한 관심과 관련되고, 또한 시민의식, 가치, 예의, 만족, 행복감 등과 관련된다. 이러한 정책적 이슈에서 가족정책의 특수성을 간파하고 이를 생활정치의 장으로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부모 노하우 ‘창의적·논리적 아이’로

    부모 노하우 ‘창의적·논리적 아이’로

    우리 아이, 교육 어떻게 하나? 저출산 시대를 맞아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초등학교 취학 전 유치원에 보내거나 놀이학원에 보내고 외국어 교육에도 열심인 학부모들이 적지않다. 자신의 아이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나아가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21세기형 인재로 키우려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정작 이에 필요한 자녀 학습지도나 독서지도 요령 등에 대해서는 뽀족한 아이디어가 없다. 자녀를 똘똘하게 키우려는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자녀의 시간 관리기법 등 각종 교육 노하우를 소개한다. ■ 아이들 독서에 흥미붙이는 법 책을 많이 자주 보게하는 방법으로는 아이들이 독서에 재미를 붙이지 않는다. 삶과 연결되는 독서가 아니면 아이들에게는 독서가 무의미하다. 이같은 독서는 논술과 글쓰기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논술은 밥이다’의 저자인 김은실 교육전문작가는 ‘맛있는 독서’를 강조했다. 좋아하는 게임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흥미가 있는 소설책, 역사책 등은 아이의 배경지식도 풍부하게 만들고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다. 부모들이 독서 뒤 아이들과 토론하는 방법도 독서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줄거리, 인물, 내용 등 어떠한 주제라도 공유한다면 아이들은 책을 보고 나서도 책의 내용들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스스로 터득하게 해야 한다. 독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아이들은 철학책이나 고서 등 장편의 책을 마친 뒤 독서의 만족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독후감 쓰기는 토론과 병행하면 좋다. 토론 뒤 기억나는 점들을 우선 적게 한 뒤, 문장들을 늘려가면 좋다. 아이들의 독서 교육에 성공한 부모들은 유아기때부터 책을 읽어줬다는 점이을 강조한다. 부모들이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고학년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일은 힘들 수 있다. 부모들의 책 읽어주기는 아이의 또다른 상상력을 자극해 줄 수 있다. 일주일마다 아이를 서점을 데리고 가 책 한 권을 사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는 요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등 책과 관련된 즐거운 기억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 같은 곳에 자주 가서 아이와 함께 같이 책을 읽는 등 독서와 연관된 활동들을 반복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부모는 텔레비전을 방으로 옮겨놓고 거실에 책장을 만들어 놓는 방법을 썼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숙하게 만들 수 있다. 부모들이 조심해야 할 점은 강요된 책읽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때 일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고 검사하고 전집을 읽게 하는 것은 책에 대한 나쁜 기억만을 만든다. 만화책이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도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과 관련된 학습만화들이 많으므로 같이 보고 난 뒤 내용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책을 읽혀라 ▲독서 뒤 책과 관련된 토론을 하라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져라 ▲책에 대한 슴관을 만들어 줘라 ▲강요된 책읽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 도움말 김은실 교육전문작가 ■ 생활속 논술지도 방법 부모들은 먼저 논술의 교육목표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 논술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아이들이 크게 보는 안목을 상황에 대한 분별력을 기르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양질의 책을 많이 읽어 인류의 정신적·역사적·문화적 자산을 공유하게 해서 시민으로 공통의 감각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있다. 또 인간사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서는 견해가 엇갈리는데 그 이유를 통찰하고 스스로 주관을 세워 균형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갈등의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생활속에서 논술을 지도하는 첫걸음이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발생되는 갈등에 대해서 무조건 수용 또는 금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들과 아이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만 수용해 왜 공부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하지 않는다. 고민과 관련해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논술지도의 기본이다. 초등학생들은 신문중 길지 않은 기사와 사설을 읽게 해 핵심주제를 뽑아내는 작업들을 부모들과 같이 한다면 독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기사나 사설을 스크랩해 노트에 핵심주제를 쓰게 하고 자기 생각을 적게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들이 아이들이 쓴 글을 고쳐쓰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쓴 글은 혼자 내버려 두면 잘 쓴다고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서 난 오늘 기분 좋은 날이었다. 학교 선생님들이 첨삭지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부모들이 선생님들이 놓칠 수 있는 점들을 간과하지 않고 보완해줘야 한다. 작가지망생들이 베껴쓰는 과정들을 거친다는 점에 부모들은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도 좋은 단편 동화라 등의 글들을 베껴쓰는 것도 글솜씨를 향상시킨다. 부모들은 아이가 아이가 쓴 글에 대해서 칭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부모들의 칭찬은 필수다. 아이가 못쓴 부분보다는 잘쓴 부분에 대해 칭찬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글쓰기의 약한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고칠 수 있게 된다. 고학년으로 올라갈 수록 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을 지도하기 보다는 시간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 사설, 기사 같은 것을 스크랩해 주는 것도 생활 속에서 논술을 지도하는 한 방법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신문기사와 사설에 대한 핵심주제를 뽑게 하라 ▲아이들이 쓴 글을 고쳐줘라 ▲좋아하는 짧은 글을 베껴쓰게 하라 ▲아이들을 쓴 글에 대해 칭찬하라 ▲아이와의 갈등을 푸는 것이 논술의 시작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 도움말 허유미 한국언론재단 강사 ■ 시간관리 요령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인 학습활동이 시작될 때인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집에 오면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면서 매일 상기시켜 줘야 한다. 이런 방법은 아이들에게 시간 관리라는 개념을 자신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준다. 어느 정도 시간관리라는 개념에 익숙해진 후에는 부모들은 구체적으로 시간 사용에 대해서 아이들과 논의를 해야 한다.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대화를 통해 실수하는 부분들에 대해 원인을 밝히고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시험이 다가오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직접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작성한 일주일 계획표 등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험을 위한 총정리 한 권 분량을 언제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것을 일일이 챙겨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간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 단위를 좁혀 학습계획을 세우도록 하면 목표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되어 집중력이 향상될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학원 수업, 수면, 식사, 공부, 운동, 놀이 등에 지난 일정기간 동안 자신이 사용한 시간이 총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토록 한다. 그리고 총 시간에서 그 시간을 빼고 남는 시간을 계산한다. 그 남는 시간이 제대로 쓰지 못한 낭비한 시간임을 강조한다. 스스로 낭비한 시간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케 하고 해결방안을 생각하게 한 다음 같이 고민해 문제해결 방법을 구상한다. 일단 이렇게 낭비하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는 훨씬 구체적으로 계획표를 짜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계획표에 학교나 학원, 수면시간 등 기본일정을 기록해 놓은 뒤, 공부시간을 정하도록 하게 한다. 공부시간은 되도록이면 매일 일정한 시간으로 정하는 게 좋다. 계획표에는 무슨 과목을 얼마나 할 지 적어둔다. 몇시간 공부라고 하면 시간은 지켜지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공부를 20분동안 수학 몇문제를 풀겠다는 식으로 계획표를 짜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간관리의 커다란 방해물이 될 수 있는 게임과 인터넷은 무조건 금지하면 오히려 시간관리를 습득하지 못한다. 인터넷과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에게 일정 시간 뒤에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명확하게 해준다. 게임중독에 빠져 있는 아이라면 목표의식을 명확하게 한 뒤 목표를 달성한 뒤 가질 수 있는 휴식으로 게임을 하도록 해야 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하루의 할일 체크, 매일 매일 상기시켜라 ▲시간관리 실수 아이에게 설명하라 ▲아이와 함께 주간계획 세워라 ▲공부시간은 매일 일정한 시간으로 정하라 ▲게임·인터넷 무조건 금지하지 말라 ■ 도움말 박동혁 아주능력계발연 실장 ■ 허유미 한국언론재단강사 조언 한국언론재단강사인 허유미(38·여)씨는 지난 22일 강서도서관에서 ‘우리 아이 논술 어떻게 도와줄까’라는 주제로 부모들을 위한 논술 특강을 마친 뒤 부모교육은 자녀교육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과거와 달리 아이들은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를 선택함에 있어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일부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서도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부모역할이라는 것이다. 허씨는 “몇몇 아이들은 공부의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인생에 대한 설계를 준비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방향타를 잃은 배처럼 좌충우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을 보낸다고 해서 경쟁적으로 우리 아이도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학원에 보내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허씨는 “제대로 된 부모라면 아이에게 부족한 점이나 필요한 점을 파악해 최소한의 학원을 보낸 다음 아이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학입시가 끝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부모들이 가르쳐야 한다. 대부분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대입만 끝나면 이라는 조건을 달아 공부를 강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아이들에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속단하게 만든다. 허씨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면 성공하기 위해서라는 막연한 대답만을 한다.”면서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왜 공부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다양한 가정의 행복’ 토론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김용문)은 30일 오전 10시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개원 35주년을 기념하여 ‘저출산 문제를 풀어가는 다양한 가정의 행복이야기’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 지자체 복지예산 4년간 37%↑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급속하게 다가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보건·복지와 문화·관광 분야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행정자치부는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의 2005∼2009년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종합분석했다. 그 결과, 보건·복지 분야 예산이 2005년 18조 2000억원에서 2009년 24조 9000억원으로 36.8%인 6조 7000억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문화·관광 분야도 2005년의 5조 7000억원에서 2009년에는 7조 8000억원으로 36.8%인 2조 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증가비율은 문화·관광 분야가 보건·복지 분야가 같지만, 금액은 보건·복지 분야가 훨씬 많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학교속으로 지역사회 끌어와야”

    “학교속으로 지역사회 끌어와야”

    “학교를 세운다는 것이 건물만 짓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을 만든다는 관점으로 사고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평생교육 및 학교복합화 시설의 일본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와타나베 아키히코 일본 국립 토요하시 공과대 교수의 학교복합시설에 담긴 철학이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한국건축가협회와 기획예산처가 공동 주최한 학교복합시설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와타나베 교수와 26일 서울신문이 서면 인터뷰를 했다. 학교복합시설은 올해 기획처가 임대형 민자사업(BTL)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학교에 문화·복지·보육·체육시설 등을 함께 건설해 학교가 지역사회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시행이 쉽지 않다. 와타나베 교수는 먼저 요즘 일본에서는 ‘지역사회 속의 학교’가 아니라 ‘학교 속의 지역사회’라는 표현이 유행이라고 소개했다.“학교는 어린이와 교사만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간”이라면서 “학교복합화시설은 지역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속에 지역사회가 있어 아이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저출산과 고령화의 고민을 안고 있는 일본이 학교 속으로 지역사회를 끌어들인 해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에 헬스·수영장 등 체육시설과 문화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보육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꺼리는 ‘혐오’시설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본에서도 노인시설을 학교에 함께 설계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타당한가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교육적으로 노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핵가족의 자녀들이 배우는 게 좋다고 판단해 복합화를 추진해나갔다.”고 설명했다.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노인시설의 필요성이 커졌고 현재는 전국적으로 50개 정도 있다고 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특히 “치매 등 아픈 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을 주민들이 꺼렸지만 복합화시설이 들어선 뒤 노인들을 돌보는 학생동아리가 자발적으로 생기고 학생들이 위문 공연을 하는 등 학생과 노인들 사이에 교류 활동이 생겨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복합화 시설의 정착을 위해서는 좋은 선례, 즉 파일럿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공사례를 토대로 지역주민과 학교, 지자체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획처는 얼마 전 어렵게 천안 월봉중학교 등 8개 학교를 올해 시범사업으로 확정했다. 지난주 마감된 국제아이디어 공모에는 모두 1437명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는 12월초 당선작을 발표, 시상할 계획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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