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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년연장 청년채용 감소 부작용 안 된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줄이려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적잖아 96만명에 이르는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클 것 같다. 지난 8월 신규 취업자는 59만 4000명이지만 50대 이상이 43만 4000명(73%)이나 된다. 60세 이상이 19만 9000명으로 20대(11만 6000명)보다 훨씬 많다. 60대 고용률이 20대를 웃도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0대 고용률은 4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들은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태세다.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해소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졸자에 적합한 공무원의 직무와 자격을 추가로 발굴하고, 공공기관·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고졸채용 실적을 반영, 고졸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청년 실업자들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졸 취업 재수생들은 27만명가량으로 대입 재수생(14만여명)의 2배에 가깝다. 취업 준비생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으로 중소제조업체의 생산직 인력 부족률은 20.9%나 된다고 한다. 고졸취업 대책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 청년실업을 줄이는 가시적 효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 탓도 있지만 정년 연장 등에 따른 인건비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나이를 이유로 한 강제퇴직을 연령차별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202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로 단계적으로 더 늘려야 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취업을 줄이는 부메랑이 돼선 결코 안 된다.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근무기간이 오래될수록 임금이 많아지는 연공서열식 임금 시스템을 임금과 생산성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임금 협상 교섭은 마무리지었지만 통상임금 확대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내년 3월 말까지 미뤘다. 더 이상의 노사 갈등은 없었으면 한다. 정부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권장하지만 도입 속도는 느린 편이다. 공공부문부터 앞장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장년층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제조업 수준으로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고용부는 어제 재학 중 기업에서 실무교육을 받는 일·학습병행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현장 일·학습지원법’을 입법예고했다. 차질없이 입법화돼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 ‘LTE급 고령화’

    ‘LTE급 고령화’

    현재 인구 8명당 1명꼴인 65세 이상 인구가 2060년에는 2.5명당 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가 2017년에는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를 추월하는 데 이어 2060년에 4배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2014 고령자 통계’… 2060년 인구 2.5명당 1명이 노인 통계청은 29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2014 고령자통계’를 밝혔다.올해 전체 국민 5042만 4000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38만 6000명으로 전체의 12.7%를 차지했다. 고령인구는 1990년 219만 5000명(5.1%)에서 20여년 만에 인구수로는 3배 가까이, 비율로는 배 넘게 늘었다. 고령인구 비율은 2026년 108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은 뒤 2040년 1650만1000명(32.3%), 2060년 1762만 2000명(40.1%)으로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08년 10%를 넘어선 뒤 불과 18년 만에 20%를 넘어설 정도로 고령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전체 중 고령인구 비율이 14.0%를 기록하며 유소년 인구 비중(13.4%)을 뛰어넘는다. 2060년에는 노인 비율이 40.1%로 유소년(10.2%)의 4배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됐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수인 노년부양비는 올해 17.3명으로 나타났다. 생산가능인구 5.8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1명의 고령자 대비 생산가능인구는 2018년 5명, 2030년 2.6명, 2060년 1.2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베이비붐 세대 등 50~64세 ‘준고령층’ 올해 20.8%로 급증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준고령층(50~64세) 역시 1994년 538만 8000명(12.1%)에서 올해 1050만 7000명(20.8%)으로 불어난다. 2024년에는 1263만 5000명으로 비중이 24.4%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연령별 고용률은 지난해 60∼64세(57.2%)가 20대(56.8%)보다 높았다. 1963년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다른 연령대의 고용률은 ▲30대 73.2% ▲40대 78.4% ▲50대 73.1% ▲65세 이상 30.9% 등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출산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역시 미국이나 유럽처럼 이민정책 확대로 노동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령화에 대응하는 게 가장 현실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48%’ 나 혼자 산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늦은 결혼 및 이혼율 증가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20년 사이 4~5인 가구는 58.2%에서 30.6%로 줄고, 1~2인 가구는 22.8%에서 48.2%로 급증하는 등 우리나라의 가족 구조가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 ‘가족 변화 양상과 정책 함의’에 따르면 1990년 가구 규모는 1인 가구 9.0%, 2인 가구 13.8%, 3인 가구 19.1%, 4인 가구 29.5%, 5인 이상 가구 28.7%였다. 하지만 20년 뒤인 2010년에는 1인 가구 23.9%, 2인 가구 24.3%, 3인 가구 21.3%, 4인 가구 22.5%, 5인 이상 가구 8.1%로 변화해 1~2인 가구가 4인 이상 가구 수를 역전했다. 2020년까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1인 가구 수가 핵가족(부부+자녀 가구)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1세대 가구는 20년 새 10.7%에서 17.5%로 늘어난 반면,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는 66.3%에서 51.3%로, 부모를 모시고 사는 3세대 이상 가구는 12.5%에서 6.2%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통계청 조사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은 1998년 33.6%에서 2012년 20.3%로 감소했고,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인식은 1998년 89.9%에서 2012년 33.2%로 급격히 추락했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소가족화·핵가족화,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로 가족 부양 체계의 불안정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가족과 사회, 정부 간 바람직한 가족 부양 분담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삶의 수준 좋아질수록 여성 능력 더 높아져” (연구)

    “삶의 수준 좋아질수록 여성 능력 더 높아져” (연구)

    음식과 생활 습관이 좋아지면 뇌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인 환경’에도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여성의 경우 더 크게 작용한다고 유럽의 학자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이는 삶의 수준이 향상되면 남녀 모두 뇌의 인식 능력이 향상되지만 여성의 경우는 남성을 능가할 정도로 능력이 향상된다고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심리학자 아그네타 헤를리츠 박사는 미국 IT·과학매체 ‘더버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스웨덴을 비롯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유럽 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환경이 사람의 인식 능력에 영향을 준다고만 알려졌던 기존 연구에서 더 나아가 능력 향상에 남녀 차이가 있으며 남녀간에 인식 패턴의 차이가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는 1923년~1957년 출생한 유럽 13개국 3만 명의 두뇌 인식 능력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런 데이터로 피험자의 인식 능력, 즉 수학적 소양은 물론 순간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름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는 능력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저출산 비율과 어린이 사망률·교육 수준·평균 수명·조사대상이 25세 때 각국의 GDP 등과 비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의료 정보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 유럽 13개국의 여성은 어느 ‘순간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좋은 성적을 보였다. 또한 사회 환경이 좋아질수록 ‘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름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는 능력’의 남녀 차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사회 환경이 개선되면 어떤 여성의 인식 능력이 남성보다 높아지는가?”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연구진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나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시작 수준이 낮으므로 환경을 개선하면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수학적 소양에 대한 여성의 능력 향상은 남성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헤를리츠 박사는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원래 남성이 여성보다 수학 능력이 높다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지만,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 요인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능력 향상에 관해서도 두 요인 모두가 관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 심리학협회의 전 회장인 다이언 핼펀 박사도 헤를리츠 박사의 견해에 동의를 나타내며 “인식 능력의 발달은 선천적이고 후천적인 요인 모두가 영향을 준다. 더 나아가 말하면 생물학적 요인과 개인차, 사회, 문화적인 요인 등 다양한 것이 서로 영향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더버지’에 올린 글에서 밝혔다. 따라서 헤를리츠 박사는 연구결과를 설명할 때 ‘사회적·문화적인 성(性) 본연의 자세’를 나타내는 ‘젠더’(gender)가 아니라 생물학적 의미를 포함하는 ‘섹스’(sex)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노인의 성(gender) 평등과 인식 능력에도 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지금까지 노인의 성 평등과 인식 능력을 내포한 연구는 없었기에 이번 연구는 매우 독특한 것이라고 호주 그리피스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라일리 박사는 논평하고 있다. 그러나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심리학자 재닛 하이드 박사는 “연구 데이터에 의료에 관한 사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나,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과 1945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의 데이터를 비교 하는 방법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중 사람들은 기아와 폭격을 경험하고 PTSD를 일으키기 쉬운 상황에 있었다”라고 말하고 있어 이런 경험이 인생 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세대별 비교가 반드시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헤를리츠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은 중요한 것이지만, 연구에 사용된 표본의 수는 매우 크고, 각각의 피험자가 무작위로 선정된 것을 생각하면, 연구결과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능력에 남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는 어렵고, 이번 연구가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논쟁적인 될 수 있음을 연구진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 제기야말로 연구자와 논문이 해야 할 일”이라고 헤를리츠 박사는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30대 초반의 김모씨는 캐나다 정부의 창업지원 덕분에 지난해 가을 가족과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올 4월 공식적으로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그는 지난해 시험 운영 때 지원해 영주권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조건은 첫째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것, 둘째 캐나다에서 창업할 것, 셋째 중급이상의 영어 실력 등이다. 정보통신(IT) 관련 개발자인 김씨는 이 조건을 쉽게 만족시켰다. 누군가는 자녀 영어 사교육비가 들지 않으니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캐나다는 이 프로그램으로 연간 2750명의 고급 IT 인력을 흡수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입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게임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업체가 등장했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에서 경계가 무너진 지구촌에서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은 좋은 조건을 찾아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의 영주권까지 제공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에 ‘IT 강국’으로 소문난 한국의 고급 인력의 마음도 들썩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지원하는데 왜 외국으로 떠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현재의 한국은 암담하거나 답답한 미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 1위이자, 저출산율 1위 국가다. ‘대통령 모독’이 거론되자 검찰이 인터넷 등에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나라다. 정부의 검열을 걱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국내기업인 카카오톡을 떠나 미국의 바이버나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른바 ‘SNS 이민·망명’이다. 창조경제를 주창하면서 정부가 국내 IT 기업의 미래를 고사시키니 우습다. 또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물을 적재적소를 따지지 않고 공기업 기관장 등으로 보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성주 MCM 대표를 총리급인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보내고, 자니 윤씨를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는 등의 ‘보은인사’는 두고두고 논란이다. 실력보다 스펙을 따지는 것도 젊은 인력의 해외 이탈을 부추긴다. 정부 감사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창업 지원을 선발한다면 지원서류 작성에 최적화된 ‘세금 도둑’을 양산할 뿐이다. IT고급인력을 유출하며 국가경쟁력 거론은 무의미하다. symun@seoul.co.kr
  • 낳기만 하세요 집 빌려드려요

    낳기만 하세요 집 빌려드려요

    ‘출산하면 아기 키우기 편한 집 빌려드립니다.’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 정부가 도시 교외의 빈 단독주택을 육아하기 쉬운 집으로 개조한 뒤 저소득층에게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4일 도쿄신문 등이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이 전날 발표한 ‘육아하기 좋은 집 만들기’는 지방자치단체가 비어 있는 단독주택을 빌려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시공하고, 손가락이 끼지 않는 문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하면 국가가 수리 비용의 약 45%를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육아 중이거나 노인, 장애인 등 저소득층에게 살기 좋은 집을 빌려주는 기존의 ‘지역 우량 임대 주택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현재는 공동주택의 공동 사용 부분과 배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를 위한 공사에만 비용을 보조하지만 앞으로는 육아를 위한 비용도 보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의 입주 대상으로 신혼이나 임신부가 있는 세대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국토교통성은 전했다. 공동주택이 대부분이었던 기존의 임대주택과 달리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데는 일본의 또 다른 골칫거리인 ‘늘어나는 빈집’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일본 전국의 빈집은 역대 최다인 820만 채로, 전체 주택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과 빈집 해소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석이조’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정책인 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 통계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의 신생아는 49만 6391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2.7%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생아는 100만명에도 못 미쳐, 연간 신생아 수가 가장 적었던 2013년(약 103만명)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저출산 위기 돌파를 위한 긴급 대책’을 실시키로 하고 임신·출산에 대한 정보 제공, 상담센터 설치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저출산문제 완화 위해 결혼여건 조성이 가장 중요”

    “저출산문제 완화 위해 결혼여건 조성이 가장 중요”

    최근 결혼 적령기 여성의 결혼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워킹맘의 고용형태에 따른 일?가정양립 결정요인과 그 해법은 무엇일까? 여성의 경력단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기업의 역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가족정책 전문연구기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6일 오전 9시30분 서울대교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여성·가족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제4회 여성가족패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박수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미혼 여성의 결혼 결정요인 분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의 저출산 정책을 극복하기 위해서 육아비 지원과 같은 기혼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으로는 근본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미혼 여성의 결혼의향 자체를 높일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직장이 있는 미혼 여성일수록 결혼의향이 높다는 것은 현재의 청년실업문제가 나아질수록 미혼 여성 만혼화 혹은 비혼화 경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따라서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양육비 경감이나 보육시설 확충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젊은 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힌다. 권태희 한국고용정원보원 부연구위원과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워킹맘의 고용형태별 일·가정양립 결정요인과 해법’이란 주제발표에서 기혼여성근로자의 일·가정양립의 주요요인들을 위계적 회귀분석방법을 활용해 정책시사점을 도출했다고 밝힌다. 고용주의 승진·임금·배치에 대한 정규직 워킹맘에 대한 성차별수준이 높을수록 일·가정양립수준은 감소했고, 워킹맘의 일 만족도와 결혼만족도가 각각 높을수록 일·가정양립수준도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동반 개선되며, 성 평등한 가족가치관을 가질수록 특히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의 일·가정양립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1차~4차 여성가족패널 조사자료를 활용한 연구결과물을 공유하고 다양한 정책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마련돼, 크게 3개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제1세션에서는 여성경력단절결정요인에서 기업의 역할, 기혼여성의 가정폭력피해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특성에 관한 탐색적 연구 등의 주제발표가, 제2세션에서는 베이비부머 여성의 부부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미혼 여성의 결혼결정요인 분석 등의 주제발표가 이루어진다. 제3세션에서는 중년여성의 돌봄 부담과 의료서비스 사용과의 관계 연구, 맞벌이 여성의 근로시간과 일가정 양립 갈등 및 우울감의 구조적 연관성 연구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국내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여성들의 삶에 대한 종단면 자료 구축을 위해 2006년부터 여성가족패널조사를 준비하고, 2007년 1차를 시작으로 2014년 현재 5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여성가족패널조사는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여성과 가족, 그리고 관계와 가치관, 여성노동과 일상의 변화 등 여성의 삶 전반을 가시화 할 수 있는 일반조사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 9329가구 내 여성 1만 1234명을 표본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방대한 패널자료이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사설] 376조 ‘슈퍼 예산’ 재정건전성 우려된다

    정부가 어제 확정한 내년도 총지출 예산안은 376조원으로 올해에 비해 5.7%(20조 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국회 심의 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슈퍼 예산’이라 할 만하다. 정부는 애초 올해보다 자연 증가분 수준인 12조원(3.5%)가량 늘릴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추가경정예산 지출 규모(5조~6조원)를 훨씬 웃도는 8조원을 더 늘려 잡았다. 20조원 수준의 증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강조해오던 대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저물가·저성장이 고착화되면 경기 회복도 실패하고 세수(稅收)도 늘지 않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 정부는 가용 재원을 최대한 투입해 경제를 살리면 세수는 자동으로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증세를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가 살아나는 등 경제 활력 회복으로 세수 증대도 이뤄내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한다는 셈법은 탓할 게 없다. 경기 부진으로 세금은 덜 걷히고 지출은 줄어드는 등 축소 균형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이해한다. 경기 회복의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관건은 의도하는 대로 경기가 살아날 수 있느냐 여부다. 정부는 내년에 실질 경제성장률 4%,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명목) 성장률이 6%대는 유지해야 체감 경기가 좋아지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은 3.7%, 물가상승률은 1%대에 머물 전망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경제 심리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가계소득의 증가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게 해야 한다.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호응해 기업가 정신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 규제완화 정책을 대부분 집행하는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발상의 전환을 하기 바란다. 감사가 두려워 규제를 선뜻 풀지 못한다는 지자체의 소극적인 자세는 기업 투자의 걸림돌이다. 감사원 감사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규제 집행기관의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등 변화가 있어야 한다.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어제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성장률은 2~2.2%로 낮췄다. 엔저(低)로 인해 국내 수출기업들은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약 84조원(5000억 위안)을 공급하는 등 미니 부양책을 내놨다. 정부와 기업들은 머리를 맞대 수출 부진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국민연금 등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25조 5000억원에서 내년에는 33조 6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570조 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3조원가량 늘어난다. 정부는 재정 적자 폭을 줄여 다음 정권에 넘겨 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는 고령화·양극화 등으로 인한 복지 수요와 통일시대 대비 등 재정 위험(리스크)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력한 세출예산 구조조정을 하는 등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 바란다. 선심성 예산은 없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체질 개선과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 [열린세상] 고령사회 대비책/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고령사회 대비책/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이는 고령자의 수명은 연장되고 저출산으로 인해 0~14세의 인구는 감소하면서 인구의 구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2.2%이며 곧 14%에 진입해 고령사회가 되기 직전이다. 2030년쯤에는 고령화율이 23%에 도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쯤이면 인구의 50% 이상이 65세가 넘는 고령자로 구성되는 임계지방자치단체가 16개 정도 나타날 것으로 추계된다. 임계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인구의 절반을 넘어 농사 등의 본업은 물론 농로의 유지·보수와 관혼상제 등의 사회적 공동생활이 어려워져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지자체를 의미한다. 급격히 상승하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은 사회 다방면에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는 주로 농촌경제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고령화는 도시지역으로 점차 확산돼 도시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도시의 활력을 위축시킬 것이다. 이미 고령자의 우울, 자살, 고독, 가난, 보건 등의 이슈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출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육아와 사교육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가 주는 경제적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적성을 살리기보다는 학업만을 강조하는 획일적인 사회의 가치가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 소위 인기 있는 직업의 경계가 없어지고 다양한 직업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남과 비교하는 인생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창의를 토대로 여유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세대 간의 역할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세대 간의 발전이 이어지는 지속 가능 발전의 틀을 확립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성세대가 과도하게 구축한 도로, 항만, 터널, 지하도로, 공항 등 하드웨어 중심의 양적성장은 후속 세대에게 유지와 관리 등에 따르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일본사회가 겪고 있는 비행장, 도로 등의 과잉 인프라 문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유형문화재보다는 무형문화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일자리와 연금 등에 관한 세대 간 합의도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의 확보와 창출은 청년과 고령자의 수요에 부응해 양자 간 조화 속에서 슬기롭게 조정해야 한다. 지나치게 고령자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청년 일자리의 부족을 야기함은 물론 사회의 활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연금을 설계할 당시보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후속세대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역할분담이 재조정돼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지니고 있는 미덕 중의 하나는 자녀의 교육에 올인해 왔다는 점이다. 인구에 비해 대학교의 진학률이나 해외 유학의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자녀들의 교육에 바치는 부모의 희생은 노후에 자녀들의 돌봄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틀이다. 그러나 현대생활의 패턴을 보면 자녀들이 부모들의 노후를 돌보는 일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음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고령자를 위한 국가의 역할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 또한 중요하다. 작금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은 국가의 책무를 지나치게 강조해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이슈로부터 국가가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을 질 수도 없다. 소위 고령자를 위한 ‘국가의 수비범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개인의 책임 또한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므로 개인의 자유만큼 스스로를 책임지는 방향이 바람직하고 또 그럴 역량도 충분하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 중의 하나로 ‘노노케어’의 사회적 확산을 제안한다. 고령자 상호 간의 돌봄을 통해 보람찬 삶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회 환경 좋아질수록 여성이 더 똑똑하다

    사회 환경 좋아질수록 여성이 더 똑똑하다

    음식과 생활 습관이 좋아지면 뇌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인 환경’에도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여성의 경우 더 크게 작용한다고 유럽의 학자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이는 삶의 수준이 향상되면 남녀 모두 뇌의 인식 능력이 향상되지만 여성의 경우는 남성을 능가할 정도로 능력이 향상된다고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심리학자 아그네타 헤를리츠 박사는 미국 IT·과학매체 ‘더버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스웨덴을 비롯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유럽 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환경이 사람의 인식 능력에 영향을 준다고만 알려졌던 기존 연구에서 더 나아가 능력 향상에 남녀 차이가 있으며 남녀간에 인식 패턴의 차이가 있음을 밝힌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는 1923년~1957년 출생한 유럽 13개국 3만 명의 두뇌 인식 능력 데이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런 데이터로 피험자의 인식 능력, 즉 수학적 소양은 물론 순간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름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는 능력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저출산 비율과 어린이 사망률·교육 수준·평균 수명·조사대상이 25세 때 각국의 GDP 등과 비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의료 정보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 유럽 13개국의 여성은 어느 ‘순간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좋은 성적을 보였다. 또한 사회 환경이 좋아질수록 ‘특정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름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하는 능력’의 남녀 차이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사회 환경이 개선되면 어떤 여성의 인식 능력이 남성보다 높아지는가?”라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연구진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나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시작 수준이 낮으므로 환경을 개선하면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수학적 소양에 대한 여성의 능력 향상은 남성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헤를리츠 박사는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원래 남성이 여성보다 수학 능력이 높다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지만,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 요인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능력 향상에 관해서도 두 요인 모두가 관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 심리학협회의 전 회장인 다이언 핼펀 박사도 헤를리츠 박사의 견해에 동의를 나타내며 “인식 능력의 발달은 선천적이고 후천적인 요인 모두가 영향을 준다. 더 나아가 말하면 생물학적 요인과 개인차, 사회, 문화적인 요인 등 다양한 것이 서로 영향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더버지’에 올린 글에서 밝혔다. 따라서 헤를리츠 박사는 연구결과를 설명할 때 ‘사회적·문화적인 성(性) 본연의 자세’를 나타내는 ‘젠더’(gender)가 아니라 생물학적 의미를 포함하는 ‘섹스’(sex)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노인의 성(gender) 평등과 인식 능력에도 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지금까지 노인의 성 평등과 인식 능력을 내포한 연구는 없었기에 이번 연구는 매우 독특한 것이라고 호주 그리피스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라일리 박사는 논평하고 있다. 그러나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심리학자 재닛 하이드 박사는 “연구 데이터에 의료에 관한 사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나, 1945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과 1945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의 데이터를 비교 하는 방법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중 사람들은 기아와 폭격을 경험하고 PTSD를 일으키기 쉬운 상황에 있었다”라고 말하고 있어 이런 경험이 인생 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세대별 비교가 반드시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헤를리츠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사건은 중요한 것이지만, 연구에 사용된 표본의 수는 매우 크고, 각각의 피험자가 무작위로 선정된 것을 생각하면, 연구결과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능력에 남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는 어렵고, 이번 연구가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논쟁적인 될 수 있음을 연구진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 제기야말로 연구자와 논문이 해야 할 일”이라고 헤를리츠 박사는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이좋아 둘이좋아’ 퍼포먼스

    ‘아이좋아 둘이좋아’ 퍼포먼스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열린 ‘아이좋아 둘이좋아’ 퍼포먼스에 참가한 문형표(왼쪽에서 네 번째) 복지부 장관과 매일유업 등 7개 기업 대표 참석자들이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문화 확산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직원들의 출산 장려를 위해 탄력 출퇴근제, 사내 임산부 휴게실 및 수유실 운영, 출산 준비물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공직 파워 열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보건복지부는 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정책을 다루는 곳이다. 국민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료, 복지, 기초생활보장, 장애인·아동·노인 문제 등 국민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모든 영역을 담당한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보건의료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산하에 보건의료정책국, 공공보건정책국, 한의약정책국을 두고 의료정책, 공공의료, 질병정책, 한의약정책, 의료기관정책을 만들어 낸다. 넓게는 건강보험정책과 건강정책, 보건산업정책까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관할하고 있다. 보건의료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2008년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신설됐다. 최근에는 우리 의료 기술의 해외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보건의료정책실이 담당해야 할 업무 영역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의료 공공성과 산업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막중한 책무까지 안게 됐다. 관련 제도가 워낙 복잡하고 당사자들 간 상충하는 정책이 유난히 많은 데다 ‘의료 한류’까지 책임지다 보니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행정 경험은 물론 추진력과 중재 능력까지 모두 갖춰야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자리이기도 하다. 복지부 살림을 총괄하는 최영현 기획조정실장도 바로 직전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냈다. 업무 이해도와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며 직원들과 두루 소통해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이다. 현 정부 핵심 공약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을 수립했으며, 동네 의원 중심의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했다. ‘의료 영리화’ 논란을 빚은 의료 투자활성화를 위한 각종 대책도 마련했다.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국장급인 보건의료정책관에 이어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매우 오랫동안 보건의료 분야에 몸담았다. 소화제 등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정책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2004년 2000원 수준이던 담뱃값을 2500원대로 올리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 75세 이상 노인 틀니 건강보험 적용,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확대 등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이 실장이 보건의료 업무를 담당할 때 이뤄졌다. 인구정책실장을 맡으면서부터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여성들과의 간담회 자리도 여러 차례 마련하는 등 저출산 고령화 대책 마련에 전력을 쏟고 있다. 초대 실장인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보건복지 분야의 전문가로 2010년 8월부터 1년간 복지부 차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청와대에 합류했다.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 2000년 의약분업 시행, 2006년 국민연금제도 개혁 등 굵직한 보건복지정책을 만들어 냈다.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 등 ‘의료 수출’ 분위기도 그의 실장 재임 시절 본격화됐다. 현 권덕철 실장은 보건의료정책관을 지내다 지난 7월 임명됐다. 국장 시절 건강보험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를 제도권 내로 흡수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등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와의 갈등 해소는 현재 그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교육 투자는 미래를 위한 최소 요건/박융수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기고] 교육 투자는 미래를 위한 최소 요건/박융수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상황 하나. 학생 수가 줄고 있다. 저출산의 결과적 단면이다. 추세가 가파른 탓에 매우 위협적이다.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 상황 둘. 경제가 안 좋다. 당연히 정부의 세수도 줄고 있다. 재정 당국은 쓸 데를 줄이거나 금액을 축소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재원의 효율적 활용은 시장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한국 경제에서는 기본적 원리다. 불요불급한 부분, 효율적이지 않는 지출 관행은 마땅히 미루거나 개혁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자 감소하는 학생 수를 들먹이며 교육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학생 수를 빌미로 교육 투자를 건드리려 하는 시도다. 위험천만하다. 선진국들은 100년 이상 걸려 공교육 체제를 완성했다. 우리는 반세기도 채 안 되는 기간에 그에 견줄 정도로 체제를 갖췄다.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 교육에 투자한 덕분이다. 세계가 부러움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교육이다. 학생이 줄고 당장 경제가 힘들다고 교육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논리는 뜬금없다. 학생 수 이외에 교육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필수 고려요인은 많다. 학교 수, 학급 수, 교사 수 등이 오히려 실질적인 교육의 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국제 비교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교원 1인당 학생 수나 학급당 학생 수 등을 목표치로 상정해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껏 노력에도 불구, 교원 1인당 학생 수나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육 투입 지표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평균에도 다다른 적이 없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428조원이다. 1970년부터 2000년 대비 514배에서 1.3배까지 증가한 규모다. GDP 대비 정부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16.1%에서 18.7%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GDP 대비 정부 교육예산 비율은 2.9%에서 고작 3.0%가 됐을 뿐이다.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에 엄청난 교육발전을 이뤄냈다. 각종 교육지표의 향상은 국민과 국가가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 투자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는 국가 및 사회가 좀 더 적극 나서야 할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세계금융위기 이후로 개인 부문의 소득 증가율이 기업이나 정부에 비해 크게 초라해졌다. 공공 재원으로 교육투자를 좀 더 공고히 할 수밖에 없다. 교육은 공공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미래지향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정책영역이다. 조선이 망하기 15년 전인 1895년 고종은 ‘교육입국조서’를 절박한 심정으로 발표했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 일제 강점기의 질곡에서 광복된 이듬해 1946년 우리는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 초등학교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하고 명문 4개 대학을 대학교로 출범시켰다. 교육을 먼저 세운 것이다. 이후 국민과 국가는 한결같이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열의를 불살라 지금의 우리를 가능케 했다. 그 지혜와 미래 투자의지를 다시 복원해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을 외면하는 짓이다.
  • 국민이 원하는 국가는 경제대국 아닌 복지국가

    국민이 원하는 국가는 경제대국 아닌 복지국가

    국민의 다수는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미래상으로 ‘경제강국’이 아닌 ‘복지국가’를 꼽았다. 이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초반 ‘복지 강화’에서 최근 ‘경제 활성화’로 전환된 것과 배치되는 결과이고, 많은 국민이 ‘성장’보다 ‘분배’를 원한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가 4일 발표한 ‘미래 비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년 후 희망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9.8%가 ‘소득 분배가 공평하고 빈부 격차가 별로 없는 복지국가’라고 답했다. 조사는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달 22∼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는 대통합위의 하반기 역점 사업인 ‘2014 국민대토론회’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복지국가에 대한 선호 비율은 성별과 연령, 학력, 소득 등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30∼40% 내외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세계 5위 이내 경제 대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1.6%에 그쳤고 6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 정치선진국(22%), 문화강국(8.1%), 친환경국가(7.7%), 과학기술강국(5.7%) 등이 꼽혔다. 아울러 ‘시급히 대응 또는 해결해야 할 사회 현안’에 대해서는 ‘계층·세대 간 갈등 해소와 통합’(22.6%), ‘저출산·고령화’(21.6%), ‘일자리 창출’(21.4%)이 차지했다. ‘교육 문제’(11.8%), ‘성장 잠재력 확충’(7.6%),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대처’(6%)가 뒤를 이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아이돌보미 서비스, 임신 단계 예약 가능”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아이돌보미 서비스, 임신 단계 예약 가능”

    내년부터 아이돌봄서비스를 임신단계부터 예약할 수 있도록 대기자 관리시스템이 개선되고, 아이돌보미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며, 학교밖청소년지원과가 여성가족부에 신설된다. 서구 국기 위주로 제작된 만국기가 국내 이주 결혼자가 많은 동남아를 포함한 세계 각국 국기로 조만간 다양화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시스템을 개선해 내년부터는 임신 때부터 신청을 받아 면담 등의 절차를 거쳐 순조롭게 아이돌봄미가 연계되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돌봄서비스 예약신청은 현재 출산전후휴가가 끝난 뒤 할 수 있었으나 시간 여유가 부족해 돌보미가 연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돌보미에 대해서는 내년에 시급을 500원씩 올리는 동시에 4대 보험과 퇴직 적립금을 적용, ‘안정적 아이돌봄 선생님’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김 장관은 밝혔다. 김 장관은 또 임산부에게 병원비 용도로 50만원이 지급되는 고운맘카드와 산모수첩, 아기수첩을 통해 아이돌봄 서비스 등 육아 관련 정부정책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보건복지부가 ‘저출산대책’이란 이름으로 아이돌봄서비스를 포함한 정부정책을 제작 배포했으나 병원 등으로부터 외면당해 왔다. 김 장관은 또 내년에 학교밖청소년지원과를 신설하기로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끝났다면서 28만명의 대상자들에게 공부나 학교 복귀 또는 취업, 착한 또래 친구 연결, 건강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최근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방글라데시 중국 출신 결혼 이민자와 함께 용문시장을 방문했더니 만국기가 펄럭이는데 공교롭게도 동행한 5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4개국의 국기가 없고 대부분 유럽 국기 위주더라”면서 국내에 결혼이민자가 많은 동남아 국가를 포함해 세계 각국 국기가 다양하게 포함된 만국기를 업체들이 제작하도록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학교 운동회를 하는데 엄마 나라 국기가 없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서운하겠느냐”고 안타까워하면서 곧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장관은 “매월 8일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보라데이인데 9월에는 추석 당일이 보라데이”라면서 “8자를 옆으로 누인 형상처럼 눈을 크게 뜨고, 가정폭력에 의해 보라색으로 멍든 사람이 주위에 없는지 살펴나가자”고 당부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개혁, 이제 국회의 역할을 기대한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개혁, 이제 국회의 역할을 기대한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 대학들이 스스로 개혁하기 위해 움직임이 분주하다. 교육부는 특성화 사업 대학 선정과 2015학년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발표를 통해 이러한 대학구조 개혁을 유도하고 있다. 대학들은 특성화 사업을 통해 강점이 있는 분야로 학과를 재편하고 있고, 재정지원 제한 평가 결과에 따라 나름대로 구조개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들은 특성화 사업을 통해 2017학년도까지 2013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약 8.5% 총 1만 1000여명을,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를 통해 앞으로 6200명 정도를 감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앞으로 입학자원 부족에 대비해 특성화 사업과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를 정원 감축과 연계시켜 대학구조 개혁을 반강제로 유도했다고 반발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감축비율이 높은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불만이 거세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궁극적 경쟁력이 강화되려면 올해 초 발표된 대학구조 개혁 방안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이것은 교육부의 정원 감축과 연계된 대학구조 개혁정책 기조가 정원 감축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구조 개혁의 목표는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대학 정원을 감축하거나 대학을 퇴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교육 시장의 글로벌화도 우리나라 대학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교육시장도 개방의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장차 우리나라 고등교육도 해외의 유수 대학들과의 직간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반면 교육시장이 개방되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유학생들의 한국 대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시장의 세계화는 우리나라 대학에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육시장 개방으로 인한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고 국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 향상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고등교육이 더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직장에 다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의 범위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고등교육 품질 향상과 더불어 단계별 교육과정의 다양화는 불가피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대학구조 개혁은 고등교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난 4년간 진행된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가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최근 지방대학의 취업률이 수도권 대학을 처음으로 추월한 사실로 볼 때 대학평가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대학교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및 특성화와 관련한 현재 평가 방식의 개선은 필요하다. 특히 정량지표 위주의 평가는 대학들이 ‘지표 관리’에만 몰두한 나머지 대학 교육의 실질적인 개선에는 소홀히 할 여지를 주었다. 다행히 교육부가 대학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타당하고 과학적인 평가지표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교육 분야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의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더불어 대학마다 소유지배구조가 다름에도 재단 기여금과 같은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방식도 재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순수하게 교육에만 전념하고 있는 재단과 기업을 통해 수익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재단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성공적인 대학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구조개혁의 추진을 위해서는 법적 기반을 근거로 대학평가위원회에서 구조개혁 평가 지표 등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는 대학구조개혁에 관심을 두고 발의된 대학구조개혁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해 안정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년 내에 도래할 위기와 기회 앞에 우리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 [세종로의 아침]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 집집마다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어린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고, 사교육비 걱정 없이 즐겁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늘어나 보다 많은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가족과 늘 저녁을 함께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청춘남녀 모두가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함께 만족과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남녀 모두가 진정한 평등을 만끽하고 결혼과 출산이 특정 성(性)에게 손해가 아니라 이익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부부들이 결혼하지 않은 주위 사람들에게 “결혼하니까 정말 좋더라”고 진심을 말하고, 주위 사람들이 샘이 나서 얼른 결혼하고 애를 낳고 싶어지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돈보다도, 일보다도, 권력보다도, 가족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높아져서, 금세기 중에 인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노인이 절반을 차지하는 재앙을 면하고, 국가가 소멸되지 않으리란 확신을 갖는 가운데 젊은이와 중년, 노인들이 균형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도 효과가 없는 저출산 정책에 자위하지 않고 효과가 있을 법한, 제대로 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코앞에 닥친 시급한 일에 매달리느라 저출산 대책이라는 중요한 일을 등한시하지 않고 비전과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등에 매몰돼 저출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저출산 업무를 여성가족부 등 다른 부처에 이관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출산율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 국민과 대화를 통해 세금 늘리는 문제도 기피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이것이 우리가 함께해야 할 신념입니다. 대한민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이것은 현실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금수강산 곳곳에서 아기와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양성평등의 깃발이 나부끼게 합시다. 이렇게 될 때 남녀노소가 손을 맞잡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힘차게 노래하는 그날을 우리는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happyhome@seoul.co.kr
  • 조충훈 순천시장 “지자체 재정구조 최악… ‘복지 디폴트’ 불가피”

    조충훈 순천시장 “지자체 재정구조 최악… ‘복지 디폴트’ 불가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조충훈(60) 순천시장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비용을 전가하는 현실을 강하게 성토했다. 조 시장은 민선 3기와 5기 시장을 지냈으며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민선 6기 시장에 또다시 당선됐다. 그는 “영유아보육과 기초연금 등 국민 최저 생활 보장을 위한 보편적 복지는 국가 사무로, 비용을 전액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그 비용을 지방에 전가해 심각한 지방재정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에 따른 복지정책 확대로 2008년 이후 자치단체의 사회복지비 연평균 증가율은 11%에 이른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 일방적인 취득세 인하 등으로 인해 지자체 재정 구조는 역사 이래 최악”이라면서 “지자체 재정 운용이 경직돼 지역개발에 투자할 여력도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절약하고 애를 써도 기초자치단체는 복지비 지급을 감당할 수 없는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가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베 취임 후 첫 개각… 장기집권 시동

    아베 취임 후 첫 개각… 장기집권 시동

    아베(얼굴)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개각을 단행했다. 2012년 12월 출범 이후 첫 개각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제2기 내각 구성을 발표했다. 각료 18명 중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 등 핵심 각료 6명은 유임됐다. 정권을 안정시키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 장기 집권 체제를 확실히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보법제담당상 자리를 거부하며 아베 총리와 갈등을 빚은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신설된 지방창생담당상으로 임명됐다.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로 자민당 간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오부치 유코 전 저출산담당상은 경제산업상에 기용됐다. 이 외에 총무상에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납치문제담당상에 야마타니 에리코 참의원이 새로 가세하는 등 여성 각료는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의 여성 각료 수와 같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 일환으로 강조되는 여성 등용을 위한 상징적인 조치로 보인다. 자민당 내 강성 우익 정치인으로 꼽히는 다카이치 회장과 야마타니 참의원의 신규 진입과 시모무라 문부상의 연임으로 인해 내각의 우익적 색깔은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자민당 간사장에 총재를 지낸 다니가키 사다카즈 법무상을 임명하고 정조회장에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담당상, 총무회장에 니카이 도시히로 중의원 예산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에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산업상을 기용하는 등 당 4역을 일괄 교체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집값 띄우기, 서민주택난·가계빚도 살펴야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거침이 없다. 최경환 경제팀은 지난 7월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더니 그저께는 재건축 규제마저 다 걷어내는 ‘9·1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이 가능한 시기를 준공 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앞당기고, 1980년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은 34년 만에 폐지해 신도시 건설을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집값 띄우기 전략이 정부의 의도대로 부작용 없이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예년 같지는 않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의 위력은 남아 있는 것 같다. 과거 부동산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재건축 규제완화 소식에 강남지역 일부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호가가 하루 사이 1000만원이나 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시행령만 고치면 규제 완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복안이어서 곧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 3구에 3만 7000가구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만 10만여 가구의 재건축 물량이 6년 안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에 따른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재건축 경기가 주춤한 상황이긴 하지만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은 없도록 부동산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바란다. 투기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주택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래야 소비가 활성화돼 내수를 살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디플레이션이나 일본식 장기 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절박감은 이해한다. 그러나 재개발에 따른 임대주택 비율을 줄이는가 하면 중산·서민층을 겨냥해 중형 이하 규모 위주로 공급해 온 공공택지개발마저 포기할 경우 서민 주택난은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집값이 오르고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면 주변 전셋값은 폭등하기 마련이다. 서민들은 가뜩이나 전·월세 가격 급등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걱정이 앞선다. 가계부채 문제도 결코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LTV·DTI 규제 완화로 지난 8월 주택담보 대출은 3조 8000억원 늘었다. 지난 1~7월 월평균 증가액 1조 62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63.8%로 독일(93.2%), 프랑스(104.5%), 미국(114.9%) 등 선진국보다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가계부채를 줄여온 반면 우리나라는 연평균 8.7%씩 증가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라고 권장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 위축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 미칠 가장 큰 악재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버블)이 터지는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부동산 정책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 부양에 편승, 뭉칫돈이 건전한 생산 자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빨려들게 해서는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위적인 부양보다는 경제 회복의 효과로 부동산 시장도 자연스럽게 살아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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