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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윤정 소속사 “욕설편지 공개 블로거 법적 대응할 것”

    장윤정 소속사 “욕설편지 공개 블로거 법적 대응할 것”

    임신 중인 장윤정에게 모친 육흥복씨가 욕설이 담긴 편지글을 남겨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가 글을 올린 블로거 운영자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 소속사 인우 프로덕션 측은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육씨 편지글을 올린 블로거에 대해 경찰 측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소속사 측은 그동안 모친의 공격과 폭로에 대해 해명을 하거나 말을 아껴왔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윤정 소속사는 육씨에 대해서는 당장 법적 대응하기보다 대응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 측이 모친에 대해 직접 법적 대응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 소속사는 지난 10월 24일 장윤정이 임신한 사실을 알았고, 현재 임신 3개월 째이며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건강에 유의하며 태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윤정의 모친 육씨는 ‘천하에 패륜녀 장윤정 보거라’라며 욕설이 담긴 편지를 보내 네티즌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장윤정의 안티 블로그에 보낸 편지에서 육씨는 “날 미친 년으로 만들어 병윈에 넣고 네가 얻어 지는게 과연 뮈가 있을까? 너도 꼭 새끼 나서 살아보거라 더도 말고 너랑 똑같은 딸 낳아 널 정신병윈에 넣고 중국사람 시켜 죽이란 말을 꼭 듣길바란다. 그 땐 내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저주 섞인 글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긴급의총…민주 장하나·양승조 출당 촉구

    새누리 긴급의총…민주 장하나·양승조 출당 촉구

    새누리, 민주 장하나 윤리위 제소·양승조 출당 촉구 새누리당은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장하나 의원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장하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확정했으며, 현재 장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 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또 (의원직) 제명안을 내는 것과 의원직 사퇴 결의안을 내는 것을 논의해주고,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이) 불행했던 가족사까지 거론하며 현직 대통령에 대해 저주성 발언, 어떤 의미에서 선동적 발언을 한 데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의견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런 막말과 헌정질서 중단 발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과연 국정원 특위를 비롯한 국회 의사일정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도 의견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장하나 의원의 발언은 헌정을 중단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면서 “민주당의 대선 불복종 운동이 짜인 각본과 시나리오에 의해 ‘간 떠보기’, ‘여론 눈치 보기’로 행동에 서서히 옮기려는 전략·전술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김한길 대표가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할 일”이라며 “장하나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출당 등 모든 조처를 할 때만 진정성을 인정받는다”면서 “최고위원들은 이번 사태를 결코 묵과하거나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과 국가 원수 모독이고 정치를 떠나 불행한 개인사를 들춰냈다는 점에서 인간의 최소한 도를 넘어선 반인륜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 “최고 지도자를 상정했기에 반국가적 발언이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부정하는 반민주적 국민 모독 발언”이라며 “양 최고위원은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민주당에 대해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을 출당 조치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의총이 끝난 직후 국회 본관 로턴더홀에서 ‘양승조·장하나 출당촉구 결의대회’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자동차의 저주/박현갑 논설위원

    사람과 기업이 사라지는 도시는 어떻게 될까. 최근 파산을 최종 확정받은 미국 디트로이트시나 내년도 포뮬러원(F1) 대회 개최지에서 제외된 전남도 사례는 우리 도시들이 곱씹어 봐야 할 우울한 소식들이다. 미국의 미시간주 연방파산법원 스티븐 로즈 판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지방자치제 사상 최대 규모인 180억 달러(약 19조 1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공무원 임금 지급불능 상태로, 비상관리법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지난 7월 중순 디트로이트시가 신청한 파산보호를 수용했다. 디트로이트시는 1950~60년대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고임금과 잇단 파업 등으로 인해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면서 세수는 줄고, 연금 등 나갈 돈은 줄지 않으면서 몰락의 길로 빠졌다. 60년대 180만명이던 주민 수가 지금은 70만 6000명에 불과하다. 한때 미국 최고의 부자도시였으나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전체 평균인 약 5만 달러의 3분의1인 1만 5000여 달러에 불과하다. 예산 삭감으로 사회 인프라가 무너지면서 경찰관은 하루 8시간만 근무해 범죄율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장이 힘을 모아 이 고난을 극복하자고 호소하나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경우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할 위험은 없다. 중앙정부가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산세 수입에 의존하는 지방재정이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다. 디트로이트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지방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내년 전남 영암에서 개최 예정이던 F1 코리아그랑프리(GP)대회는 결국 무산됐다. 만성 적자에 시달려 온 F1조직위원회가 개최권료를 깎아 달라고 대회 운용사에 요구했으나 운용사는 이를 거부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의 대회 약정 중 세 차례를 남긴 상태에서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사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부흥을 노렸다. 계속되는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왜소화를 탈피하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지역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개최지가 수도권에서 먼 농촌지역이어서 개최에 따른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중론이었다. 지난 4년간의 누적적자가 1910억원이나 된다. 지자체의 국제대회 운영 실태를 감사한 감사원은 “대회를 개최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판정했을 정도다. 현실을 무시한 지역발전 청사진이 남긴 폐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블루 블러드 3(AXN 밤 10시 50분) 킹스카운티 전문대 여학생이 묘지에서 시체로 발견되자 대니는 수사에 착수한다. 대니와 파트너는 죽은 여학생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가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을 알아내고 주변 인물을 조사한다. 한편 전직 뉴욕 경찰관이 마이애미 경찰을 총으로 쏜 사건이 일어나고 레이건 청장은 범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스노 화이트 앤 더 헌츠맨(캐치온 오후 6시 20분) 절대악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건설한 이블 퀸(샬리즈 시어런). 그는 영원한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능가할 운명을 지닌 스노 화이트(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없애야 한다는 예언을 받는다. 저주가 걸린 어둠의 숲으로 사라진 스노 화이트를 죽이기 위해 왕비는 뛰어난 전사 헌츠맨(크리스 햄스워스)을 고용한다. ■아줌마 형사 글로리아(FOX 밤 12시) 란제리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백만장자가 어느 일요일 길 한가운데서 총을 맞아 사망한다. 셰퍼드는 범인이 피해자의 배에 한 발을 쏘고 나서 지갑을 훔치거나 하지 않고, 굳이 입에 한 번 더 총을 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개인적인 원한 관계를 의심한다. 마침 다른 경찰서에서 커밍스라는 형사가 찾아와 이번 사건에 관련된 정보를 알려 준다. ■프리미엄 컬렉션-킹덤 오브 오션(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텅 비어 있는 듯한 모래벌판에도 생명은 숨어 있다. 모래 속에 숨어 있던 동물들이 이동하는 모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장관이다. 과연 이들이 모래 속에 숨는 이유와 그 원리는 무엇일까. 거대한 수중 해조 숲의 촘촘한 그물망에서 안전하게 서식하고 있는 물들의 비밀을 알아본다. ■스파이더맨(스크린 밤 11시) 소심한 왕따 학생 파커는 학교 실험실에서 짝사랑하는 여학생 메리 제인에게 정신이 팔려 있다가 그만 유전자 조작 거미에게 손등을 물리고 만다. 다음 날 아침 파커에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시력이 좋아져 늘 콧잔등을 짓누르던 안경이 무용지물이 되는가 하면, 앙상하던 몸매가 하룻밤 사이에 탄탄한 근육질로 변하는데…. ■탐정학원 Q(애니맥스 밤 8시) 거장 바이올리니스트가 소유했던 유명 악기인 테스타 디 드라고를 상속받을 후계자 선정을 앞두고 죽은 제자가 협박장을 보내오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즈마를 제외한 Q반은 조사를 위해 바이올리니스트의 산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Q반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산장에서 제자 한 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 오노 요코 “‘비틀스 해체’ 내 책임 아니다”

    오노 요코 “‘비틀스 해체’ 내 책임 아니다”

    존 레논(1940-1980년) 부인 오노 요코(80)가 최근 40년 이상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고백했다. 특히 이중에는 비틀스 해체의 원인이 요코라는 일각의 시선에 대한 심경도 털어놨다. 세기의 커플로도 불렸던 레논과 전위 예술가 요코의 사랑은 지난 1966년 시작됐으나 두 사람을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은 처음부터 곱지 않았다. 이후 팬들은 요코를 멤버 간 분란을 야기시켜 비틀스를 해체시킨 주범으로, 레논이 사망한 이후에는 그를 죽음으로 이끈 마녀로 낙인찍었다. 비틀스에 대한 팬들의 사랑만큼이나 저주를 받았던 요코는 최근 미국 US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심경을 토로했다. 요코는 “40여년 간 비틀스 해체처럼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고발당한 느낌이었다” 면서 “마치 살인죄로 나오지 못하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 고 술회했다. 이어 “오랜시간 나에대한 적대적인 시선들을 마침내 사랑으로 바꿔나가는 것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요코의 이같은 주장은 비틀스의 또다른 한 축이었던 폴 매카트니(71)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오랜시간 요코와 불화 관계였던 매카트니는 지난해말 알자지라 TV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비틀스는 분열되는 상황이었으며 오코에게 책임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달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레넌이 그녀를 사랑했다면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었을 것이다. 레넌은 바보가 아니다” 면서 “오랜 시간 쌓인 앙금을 풀고싶다”고 말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성폭력범, 피해자에게 “고맙다” 협박편지를…

    성폭력범, 피해자에게 “고맙다” 협박편지를…

    성폭력 범죄자가 교도소에서 피해 여성에게 협박성 편지를 보내 추가로 징역형을 받은 뒤에도 또 협박성 편지를 보내다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경북에 사는 부동산 중개업자 A(34·여)씨. A씨는 지난 2010년 9월 “집을 소개해 달라”는 손님 김모(48)씨와 함께 매물을 보러 다녔다. 그러던 중 김씨는 빈 빌라에서 A씨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났다. A씨 남편의 신고로 범행 10여일 만에 붙잡힌 김씨는 이듬해 4월에 다른 강도강간죄를 포함해 징역 13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A씨에게 앙심을 품은 김씨는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2011년 12월 협박 편지를 보냈다. ‘나를 강도강간상해범으로 만들었으니 감옥에서 저주하겠다.난 평생 감옥에 있지 않는다.꼭 살아나가 얽히고설킨 원한의 실타래를 풀겠다.이에는 이,눈에는 눈.살얼음판을 걸어가듯 살아야 하겠지’란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란 내용이었다. 두려움에 떨던 A씨는 결국 김씨를 수사기관에 신고했고 교도소 복역 중 특가법상 보복범죄 등 혐의로 기소돼 2012년 10월 징역 6월 형량이 추가 확정됐다. 하지만 김씨는 반성은 커녕 분을 삭이지 못하고 2012년 10월 또 다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붉은색 형광펜으로 ‘덕분에 추가 징역을 아주 잘 받았습니다.보복 협박했다는 죄목으로’란 글이 쓰여있었다. 겉보기에는 고맙다란 말이지만 반어법적 성격을 띤 협박으로 보이기 충분했다. A씨는 편지를 받은 후 문에 잠금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가 하면 몽둥이를 옆에 두고서 잠자리에 들었으며 이사와 개명까지 준비할 정도로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A씨는 범죄자피해신고센터에 김씨가 보낸 편지에 대해 상담했고 센터측은 다시 이 내용을 검찰에 전달했다. 수사에 들어간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검찰시민위원회 의결을 거쳐 ‘고맙다’는 말도 피해자에게는 협박이 될 수 있다고 판단, 29일 보복범죄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다. 김욱준 대구지검 상주지청장은 “범죄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고 형사사법질서를 교란하는 보복범죄 사범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실시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전문]’엘 열애설 김도연 “돌 던지고 차에 기스…부모님 욕까지” 심경토로

    [전문]’엘 열애설 김도연 “돌 던지고 차에 기스…부모님 욕까지” 심경토로

    “20대인 저희가 연애 한 것이 큰 잘못인가요? 제발 더 이상 건드리지 마세요” 26일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 엘과 과거 열애 사실이 밝혀진 쇼핑몰 대표 겸 방송인 김도연은 지난 9월 열애설 보도 이후 일부 인피니트 팬들에게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김도연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려 그 동안의 고충을 털어놓는 한편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남긴 네티즌들에게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을 시사했다. 김도연에 따르면 그는 열애설 보도 직후 인피니트의 소속사측에서 엘을 위해 조용히 있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인피니트 극성팬들은 김도연의 차에 기스를 내고 퇴근길에 돌을 던졌다고 한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사무실 앞에 쓰레기를 놔두고 가거나 물건을 대량으로 주문한 뒤 반품시키는 등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는 것이 김도연의 주장이다. 그는 비난은 자신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부모와 심지어 동명이인에게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얼굴을 갈아엎었다”는 등 인신공격과 성적인 욕설은 물론 죽어버리라는 저주까지 받았다는 설명이다. 스스로 트위터를 통해 열애설을 터뜨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를 남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캐내고 퍼트린 것은 엘의 사생팬(연예인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극성팬)”이라고 반박했다. 김도연은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밝힌 뒤 “악플러들과 악성루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도연이 올린 트위터 글 전문. 글 속에서 지칭한 ‘명수’는 엘의 본명이다. 더 이상 피해만 보고 있을 수 없어서 참다 참다 뒤늦은 글을 올립니다. 열애설이 터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쪽 회사 측에서 명수를 위해 조용히 있을 달라고 부탁해서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게 그 사람을 위한 거라 생각하고 잘 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 일로 인해 그 팬들이 제 퇴근길에 돌을 던진다던가, 차에 기스를 낸다던가, 그런 일이 있더라도 고소하지 않고 집에 들어가선 부모님껜 부딪혀서 부었다며 둘러대고 안심시켜드리고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잠잠은커녕 가만히 있었더니 더 신나서 사무실 앞에 쓰레기를 놔두고 간다던가, 물건을 대량 시키고 모두 반품하는 등 쇼핑몰 영업에 방해되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행동들에 결국 최근 건강이 안 좋아지셨던 부모님들마저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고요. 유학까지 보내며 열심히 키워온 자신의 딸이 아파하는 게 너무 슬프다며 통곡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늦었지만 한 사람을 지키려고 내 소중한 사람들과 저를 못 지킨 것 같아 모든 것을 밝히려고 합니다. 그 일 이후 그 사람도 그랬던 것처럼 아무 일 없듯 새롭게 다시 시작하려고 무엇이든 아무렇지 않은 듯 열심히 했습니다. 그게 그 사람이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한 최대의 배려였고 그 아이도 그걸 원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일로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제가 배우를 시작했다며 제 사진에 낙서를 하고 욕블로그를 쓰며 저와 부모님이 볼 수 있게 또 한 번 상처를 주었습니다. 20대인 저희가 연애한 것으로 인해 상대방의 직업특성상 연애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과 너무 자유롭게 연애했다는 점에서 질책정돈 받을 수 있겠지만 한 여자를 모든 상황에 방해될 만큼 인터넷에 신상을 올리며 제가 아닌 다른 동명이인의 Y대학교 분의 졸업사진을 올려 그분에게도 피해를 주었으며 얼굴을 갈아엎었다는 둥 온갖 인신공격으로 괴롭히고 죽어버리라고 저주할 만큼의 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제 트윗 때문에 터졌다고요. 그 부분도 이 열애설에 증거를 주었겠지만 결국 그걸 캐내고 퍼트린 건 누구였을까요 어떤 사생팬이 열애설 글을 한 사이트에 정리해서 올렸다는데 그 사생팬은 아마 알거라 생각이 드네요. 그 전날 저녁 명수의 카톡 프로필이 제 사진이었던 걸 본 사람이고 그걸 캡처해서 그 아이에게 카톡으로 연락이 왔었으니까요 어쨌든 저희는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돌 특성상 개인의 일이 아닌 단체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결정한 것으로 존중해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 분 팬들로 부터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가 줄어들었었다면 처음 제가 내렸던 결정 바뀌지 않았을 거예요. 제발 더 이상 건드리지 마세요. 그럴수록 당신들이 사랑하는 그 사람이던 그룹에도 힘든 시련이 될 겁니다. 저는 이제부터라도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그 누구 말에도 휘둘리지 않을 거며 제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제 자신 지킬 겁니다. 그렇게 원하시는 해명했으니 진심으로 들어주세요. 욕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심지어 성적인 욕부터 항상 사회에 봉사하시고 기부하시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부모님 욕까지. 처음부터 해명하고 싶었고 저 또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에 힘들었습니다. 여기에 허위사실이 하나라도 있을 시 그것에 대한 책임은 그쪽 회사에서 법적으로 묻겠죠. 그럴 일은 없을 것이구요. 그만큼 진심과 진실이 담긴 글이에요. 모든 내용을 해명할 수 있는 증거들 녹취들 다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제가 한 말을 실천하기 위해 강남구 경찰서에 도착하여 고소장을 접수하러 가기 전 이 글을 올린 것이며 이 이후론 악플러들과 악성루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만큼 힘들었고 아플 만큼 아팠습니다. 더 이상 저희 가족들 제 친구들 또 저에게 허위사실과 욕 멘션 등을 보내면 모든 힘을 동원해 최대한 그 전부에게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禁을 허하라

    19禁을 허하라

    애들은 가라? 요즘 대중문화계에 19금(禁) 마케팅이 한창이다. 가요,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계 전 장르에 걸쳐 파격적인 19금 코드가 문화 콘텐츠의 틈새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여전히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 각종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혼성 듀오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 그룹 포미닛의 현아와 비스트의 장현성이 결성한 이 그룹은 ‘내일은 없어’라는 곡으로 온라인 음원과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돌풍에는 19금 딱지가 붙은 뮤직비디오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 현아와 장현승의 파격적인 스킨십과 베드신이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노래는 지난 16일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클릭을 돌파했다. 이어 소속사는 지난 4일 ‘내일은 없어’의 19금 무삭제판을 공개했다.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를 모티브로 위태로운 청춘의 자화상을 담는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아이돌 스타들이 이처럼 수위가 높은 19금 코드에 도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일명 ‘그로운-업’(성인) 콘셉트를 표방한 소속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 소년, 소녀의 이미지를 통해 예쁘고 순수함을 강조했던 아이돌 시장에 19금이 새로운 블로오션으로 떠오른 것.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0대에 데뷔한 현아와 장현승이 20대를 넘긴 만큼 그들이 성장하면서 가질 수 있는 여성미와 남성미를 극대화해 어른들의 이야기로 승부한다는 전략이었다”면서 “우리 사회는 아이돌의 섹시함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에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도입해 섹시한 느낌을 완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최근 가요계에는 3인조 그룹 팬텀의 ‘신세계’, 빅스의 ‘저주인형’ 등 19금 뮤직 비디오가 쏟아지고 있다. 좀 더 세고 강렬한 이미지로 차별점을 찍으려는 전략으로 유튜브에 무삭제판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것도 관례화되고 있다. 이 뮤직 비디오의 제작자들은 이런 관행을 “곡의 가사와 분위기를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은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19금 코드가 포화 상태 아이돌 시장의 틈새 전략인 것은 맞지만 뮤직비디오, 노래와 퍼포먼스 등 어느 정도 완성도를 담보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자극적이라면 흥행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가에서도 올해 아슬아슬한 19금 코드는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tvN SNL 코리아가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19금 코드를 주도했고 MC 신동엽은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 개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가 진행하는 종편의 ‘마녀사냥’도 회를 거듭할수록 성적 농담의 수위가 높아져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상반기에는 MBC 에브리원 ‘하하의 19TV 하극상’ 등 19금을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도 전파를 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은 지상파 범위 밖의 이야기다. 지상파에서 MBC ‘놀러와’와 SBS ‘자기야’는 19금 코드를 내세운 성인 버전을 방송했지만 수위 조절에 실패해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한편 영화계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의 19금이 유행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제작자들은 표현의 수위를 조금 낮추면 더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19금 전략을 앞세운다. 세고 과감한 ‘어른들의 영화’임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 영화 ‘화이’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16세 하이틴 스타이자 주인공인 여진구조차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이준이 출연한 영화 ‘배우는 배우다’도 이준의 노출과 베드신 등 19금 코드가 영화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한편 드라마 ‘학교’와 ‘상속자들’에서 고교생으로 출연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우빈 주연의 영화 ‘친구2’도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다. 두 드라마에서 교복을 입고 나온 김우빈은 이 작품에서 조직 폭력배 연기를 펼치며 잔인하고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선보인다. 영화 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19금이 예전에는 무조건 야한 영화를 뜻했지만 요즘은 타협점을 찾지 않고 보다 날 선 표현으로 색깔을 잘 살린 영화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한국 영화의 주 관객층이 10~20대에서 30~50대로 이동하면서 투자자도 모든 연령대보다는 성인 관객의 눈높이에 정조준한 영화를 선호하는 것이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9) 강남(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9) 강남(상)

    “서울은 넓다. 아홉 개의 구(區)에 가(街), 동(洞)이 대충 잡아서 380개나 된다. 동쪽으로는 청량리 너머로 망우리, 우이동 동북쪽으로는 의정부를 지척에 둔 수유리, 서쪽으로는 인천가도 중간의 영등포 끝, 동남쪽으로는 한강 너머의 천호동 너머, 서남쪽으로도 시흥까지 이렇게 굉장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넓은 서울도 370만명이 정작 살아 보면 여간 좁은 곳이 아니다. 가는 곳마다, 이르는 곳마다 꽉꽉 차 있다. 집은 교외에 자꾸 늘어서지만 연년이 자꾸 모자란다….” 소설가 이호철이 1966년 2월부터 신문에 연재한 ‘서울은 만원이다’의 한 대목이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된 1967년은 우리나라에서 보릿고개가 사라진 역사적 전환기였다. 해방 전후 100만명 선을 유지하던 서울 인구는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팽창하기 시작해 1959년 200만명, 1963년 300만명, 1970년 550만명을 넘어섰다. 매년 큰 도시 한 개(30만명)씩 인구가 불었다. 서울 곳곳은 공식통계상 13만채, 비공식적으로는 20만채 이상의 볼썽사나운 판잣집으로 뒤덮였고 시민들은 교통지옥에 시달렸다. 택지난과 교통난 해결이 급선무였다. 서울은 폭발 일보 직전이었고 비상구가 필요했다. 한강 너머 ‘신대륙’ 진출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강남은 논밭과 과수원, 초가집이 어우러진 한갓진 농촌이었다. 서울 사람들이 먹을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는 초식(草食) 농사가 주를 이뤘다. 손수레에 채소와 과일을 싣고 강을 건넌 뒤 돌아올 때는 배설물을 실어다가 거름으로 썼다. 뽕밭이었던 잠원동은 무가 자라기 좋은 모래 토질이어서 단무지 농사가 성황이었고, 서초동은 미군과 서울 사람이 사갈 화초가 만개한 꽃동네였다. 압구정은 배나무 과수원골, 도곡동은 도라지 특산지, 청담동은 물 맑은 청숫골이었다. 이때 강남 사람들은 강 건너 강북 사람을 ‘서울사람’이라고 부르며 마치 상전 모시듯 했다. 1963년 행정구역 개편이 ‘강남신화’의 틀을 제공했다. 서울은 종전보다 2배 이상 확장돼 오늘의 모양새를 갖췄다. 지금의 강남 지역과 중랑, 강북, 노원, 은평, 강서, 구로, 금천, 관악구가 서울시에 편입된 것이다. 양주, 의정부, 고양, 광주, 과천, 시흥 등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의 알토란 같은 땅이 서울 품에 안겼다. 5·16 쿠데타 주도 세력으로 현역 육군 소장이던 윤태일 서울시장의 공이 컸다. 군복을 입고 다녀서 ‘군복시장’이라고 불린 그는 박경원 내무부 장관, 박창원 경기도지사와의 기 싸움에서 힘을 발휘했던 것 같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손정목 전 서울시립대교수는 “이 구역 확장이 없었더라면, (만약) 구역 확장이 늦게 이뤄졌더라면 강남 개발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치 지지부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늘날 ‘강남’은 불과 50년 전 공중전화나 전신전화취급소조차 없는 ‘깡촌’이었다. 서울로 편입되고 나서는 남서울, 제2 서울, 새 서울 등으로 띄워졌지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한때 강남 지역의 통칭은 영동이었다. 문희옥의 유행가 가사처럼 ‘여기는 남서울 영동’이었다. 강남이라는 지명은 1975년 성동구 언주출장소와 영등포구 신동출장소가 합쳐져 강남구가 생기면서 대세로 굳었다. 초창기 강남은 자체 지명을 갖기보다는 이웃과의 지리적 관계 속에서 존재했다. 영동은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행정편의적 작명이었고, 남서울은 단순히 ‘서울의 남쪽’이었다. 지금의 강남 지역을 이루는 광주군 언주면과 대왕면, 시흥군 신동면 등 옛 지명은 도로(언주로, 대왕 판교로)와 학교(대왕초·중교, 언주초·중교, 신동초교) 이름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서울의 초식 재배지였던 과거사를 가능하면 지우고 싶었던 모양이다. 오늘날 부와 권력의 정점을 이루는 강남이라는 지명에는 또 다른 차별적 통념이 존재한다. 강남은 최초 ‘한강의 남쪽’을 의미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 등 4개 구로 범위가 좁혀졌다. 완전히 자리를 잡은 1990년대 이후에는 강남구·서초구·송파구 3개 구를 강남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강남구·서초구 2개 구나 강남구 1개 구를 ‘진정한 강남’이라고 여기는 시각이 엄연하게 존재한다. 강남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는 곡절이 많다. 화신백화점 재벌 박흥식의 1962년 남서울 신도시계획구상이 강남 개발의 첫발이었다. 1966년 1월 서울시가 내놓은 남서울계획이나 같은 해 8월의 새서울백지계획도 ‘박흥식 프로젝트’의 복사판에 그쳤다. 본격적인 강남 개발은 2년 뒤 영동지구 구획정리사업이 시작되면서 닻을 올렸지만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서울=사대문’이라는 600년 묵은 등식이 그리 쉽사리 깨지지 않을 듯 보였다. 그러나 불과 20년 만에 ‘뜨는 강남, 지는 강북’의 시대가 ‘훅’하고 왔다. 강남은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다. 1969년 12월 한남동과 신사동을 잇는 한남대교(제3한강교)의 개통과 1970년 7월 경부고속도로 전 구간 개통이 결정타였다. 1964년 서독 방문길에 아우토반을 달려 본 박정희가 1967년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자 고도 경제성장의 혈류인 고속도로 건설을 지시한 것이다. 고속도로 편입 용지 매수비용이 문제였다. 정부가 용지 매입비를 줄이려고 고속도로의 기점인 제3한강교에서 양재동에 이르는 7.6㎞를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무상확보토록 조치하면서 강남 개발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영동1지구는 도로·학교·공원 등 공공용지 확보를 위해 세 차례나 구역 확장을 되풀이한 끝에 1971년 2월 최종적으로 1695만㎡(513만평)까지 늘어났다. 강남이라는 빈 땅을 부산~대구~대전~강남~한강~사대문에 연결함으로써 허허벌판의 개발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 영동2지구 개발계획은 1970년 11월 5일 발표됐는데 1206만㎡(365만평)의 엄청난 부지와 너비 70m에 길이 3.6㎞, 너비 50m에 길이 6.9㎞의 광폭 간선도로가 놓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첨단 격자형 가로계획이 선보였다. 대표적인 계획도시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도 볼 수 없는 넓은 길이었다. 광화문길(세종대로)보다 70배나 긴 길이 강남 땅에 ‘쭉’ 그어진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1, 2지구를 합쳐 2901만㎡(878만평)의 광활한 신천지가 개벽을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강남은 4개의 산(내사산)에 둘러싸여 더 뻗어 나갈 곳이 없는 사대문 구시가지의 더할 나위 없는 대안이었다. 구시가지를 대궐과 성곽이 살아 있는 역사문화도시로 남겨 두고 현대적 신시가지로 개발할 만한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역사적으로도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옛 도읍지이자 다가올 황해시대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현대화와 도시화가 판친 1970~80년대의 시대정신에 딱 맞았다. 한 건을 노리는 조급주의와 독재정권을 향한 충성 일변도 정책 그리고 정치자금 마련을 위한 부동산 투기의 흑막이 없었더라면 환상적인 도시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남의 성공 배경에는 ‘말 못할 안보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 한강을 건너 피란길에 올랐던 서울 사람들에게 한강인도교 폭파와 강을 건널 수 없어 발을 구르던 기억은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다리 건너편 강남은 다시 재현될지도 모르는 피란길의 두려움을 잠재우는 안도감을 제공했다. 남북 긴장 조성을 통해 권력 연장을 획책했던 박정희 정권이 강북 억제와 강남 이전을 부추긴 점이 작용한 것이다. 강남은 폭발했다. ‘말죽거리 신화’가 시작된 지 20여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세계 최대 규모의 아파트공화국으로 우뚝 섰다. 서울 거주자의 절반, 우리나라 전체 주거자의 절반이 아파트에 사는 아파트 시대가 이때 촉발된 것이다. 강남발 부동산 광풍으로 남한의 땅값 총액은 올 현재 5000조원이 넘는다. 남한 땅을 팔면 우리보다 42배 큰 미국의 절반을 살 수 있고, 100배 큰 캐나다를 여섯 개나 살 수 있다고 한다. 말죽거리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동남쪽 말죽거리가 강남 부동산 투기의 원조이자 온상이었다. 말죽거리는 1624년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도망가던 인조가 말에서 내릴 새도 없이 안장에 앉아 죽을 먹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60년대 초 3.3㎡당 300~400원 하던 땅값이 10년이 지난 1970년 초 최고 50배 올라 2만원을 호가하더니 1970년대 말에는 1000배 이상 뛰어 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같은 시기 강북의 신당동과 후암동은 10배, 25배 올랐을 뿐이다. 강남 땅값은 2003년 1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현재 3000만원을 호가한다. 달랑 300원 하던 땅값이 무려 10만배 오른 셈이다. 강남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군사작전식 초고속 압축성장의 유일무이한 모델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축복과 국내 최대 규모의 판자촌인 구룡마을 재개발 논란에서 보듯이 부동산 투기의 그늘에서 비롯된 천민자본주의의 저주가 공존하는 곳이다. joo@seoul.co.kr
  • [김종면 칼럼] ‘동굴의 수사학’ 누굴 위한 것인가

    [김종면 칼럼] ‘동굴의 수사학’ 누굴 위한 것인가

    남태평양 솔로몬 섬 부족민들은 농지를 개간할 때 나무를 자르지 않고 나무에 욕설만 퍼붓는다고 한다. 그저 나무를 향해 저주의 말을 쏟아내면 며칠 뒤 나무는 스스로 말라죽고 만다는 것이다. 인도영화 ‘지상의 별처럼’의 대사로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사람의 말귀를 알아들을 리 없는 무정물도 그럴진대 피와 살이 도는 인간이야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선한 말은 목숨을 구하는 활인검이지만 악한 말은 죽음을 가져오는 살인검이다. 최근 논란을 빚은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鬼胎) 발언이 그 한 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 중의 대통령’으로 굳건히 믿고 있는 사람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것이다. 결국 홍 의원은 만무방 신세가 돼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극단적인 말은 늘 화를 부른다. 이번엔 반신반인(半神半人)인가. 귀태 소동도 그렇지만 신격화 논란 또한 영 마뜩잖다.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주 박 전 대통령 96주년 탄신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한 것이 사단이다.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개인의 헌사를 두고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말꼬리를 잡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적인 추도의 자리에서, 더구나 자치단체장이라는 공인의 입장이라면 할 말과 안 할 말쯤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상궤를 벗어난 소신은 밀실의 고백으로 족하다. 일본도 아니고 무슨 현인신(現人神) 모시듯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자연스럽지 않다. 공경이 아니라 불경이다. 당장 한쪽에선 “사이비 종교수준”이니 “미친 나라”니 하는 격한 반응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을 굳이 두려워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불감앙시(不敢仰視)의 대상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오죽하면 대구지역의 한 유력신문은 반신반인이라는 말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됐네! 이 사람아’라고 말할 듯하다”는 씁쓸한 촌평까지 실었겠는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구미시장은 존경하는 인물을 제대로 존경하는 법을 좀 배워야 할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는 보다 정제된 형태로 내실있게 이뤄져야 한다. 일찍이 17세기 영국 계몽주의 사상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눈을 가려 사물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네 개의 우상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동굴의 우상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에 비춰 세상을 재단하려는 개인적 편견을 가리킨다. 그런 옹색한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상의 그림자를 거둬내야 비로소 진실이 보인다. 반신반인이라는 주문에라도 걸려 박 전 대통령의 전체상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그르친다면 그건 개인을 넘어 민족사의 불행이다. 최근 대표적인 친노무현계 인사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언급이 주목된다. 그는 중국의 덩샤오핑이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는 평가기준을 들어 마오쩌둥 격하 움직임을 물리친 사례를 소개하며 박 전 대통령은 경제발전 공로 등을 감안하면 공적이 7, 과오가 3 정도 된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인지 모르지만 적극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변방’에서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그런데 ‘중심’을 자처하는 모모한 인사들이 반신반인이니 뭐니 캄캄한 ‘동굴의 수사’를 일삼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역사적 자해행위다. 지금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핵으로 하는 근현대사 해석의 골을 메워나가야 할 때다. 우리는 정녕 화해와 용서의 게티스버그 정신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가. 세상사 모든 것은 공과상반(功過相半)이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정직하게 평가하고 기억하면 된다. 그것이 사위어가는 국민대통합의 불씨를 되살리는 길이다. 허공에 대고 반신반인을 외치는 ‘그들만의 카니발’은 통합의 적이다. 크게 하나가 되는 대동(大同)의 제전이라야 진정한 박수를 받을 수 있다. jmkim@seoul.co.kr
  • 암살… 사고사… 자살… 케네디家 울린 14번의 저주

    암살… 사고사… 자살… 케네디家 울린 14번의 저주

    미국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은 두 번의 암살과 다섯 번의 사고사, 병사, 자살 등으로 이어지는 비극으로도 유명하다. 외교관 출신인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의 피를 이어받아 대통령, 장관, 상·하원의원 등 수많은 정치인을 배출했지만 ‘케네디가의 저주’로 불리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남겨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불행의 시작은 장남 조지프(1944)이 2차 세계대전 중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다 습격을 당해 영국 근해에 추락해 전사하면서 시작된다. 첫째 딸이자 형제·자매 중 셋째인 로즈메리(2005)는 가벼운 정신지체로 태어났으나 뇌수술 실패로 평생을 수용소에서 살아야 했다. 넷째인 딸 캐슬린(1948) 역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40대로 미국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차남 존 F 케네디(1963)는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도중 암살당했다. 이후 부인 재클린 케네디(1994)는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혼, 미 언론에 유명세를 치렀으나 결국 암으로 사망했다. 케네디 형제 가운데 일곱째인 로버트(1968)는 법무장관과 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대선 경선까지 뛰어들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유세 도중 암살당해 미 언론으로부터 ‘케네디가의 저주’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막내인 에드워드(2009)는 형에 이어 20대에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40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자동차에 동승한 여비서의 사망 사건으로 한동안 추문에 시달렸고 이후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뒤 뇌종양을 앓다 별세했다. 케네디 가문의 비극은 3세에서도 계속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 존 2세(1999)는 30대에 경비행기를 조종하다 추락해 아내 캐럴린 베셋과 함께 사망했다. 둘째 아들 패트릭은 출생 직후 사망했고, 둘째딸 아라벨라는 임신 도중 사산되는 비극을 맞았다. 로버트의 자녀 중 넷째인 데이비드(1984)와 여섯째 마이클(1997)은 각각 약물 과다 복용과 스키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또 로버트의 첫째 며느리인 메리(2012)는 자살로 의심되는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드워드의 딸 캐리(2011)는 아버지에 이어 심장마비로 병사했고, 장남인 에드워드 2세는 암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암살… 사고사… 자살… 케네디家 울린 14번의 저주

    암살… 사고사… 자살… 케네디家 울린 14번의 저주

    미국의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은 두 번의 암살과 다섯 번의 사고사, 병사, 자살 등으로 이어지는 비극으로도 유명하다. 외교관 출신인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의 피를 이어받아 대통령, 장관, 상·하원의원 등 수많은 정치인을 배출했지만 ‘케네디가의 저주’로 불리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남겨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불행의 시작은 장남 조지프 2세(1944)가 2차 세계대전 중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다 습격을 당해 영국 근해에 추락해 전사하면서 시작된다. 첫째 딸이자 형제·자매 중 셋째인 로즈메리(2005)는 가벼운 정신지체로 태어났으나 뇌수술 실패로 평생을 수용소에서 살아야 했다. 넷째인 딸 캐슬린(1948) 역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40대로 미국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차남 존 F 케네디(1963)는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도중 암살당했다. 이후 부인 재클린 케네디(1994)는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 재혼, 유명세를 치렀으나 결국 암으로 사망했다. 케네디 형제 가운데 일곱째인 로버트(1968)는 법무장관과 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대선 경선까지 뛰어들었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유세 도중 암살당해 미 언론으로부터 ‘케네디가의 저주’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막내인 에드워드(2009)는 형에 이어 20대에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40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자동차에 동승한 여비서의 사망 사건으로 한동안 추문에 시달렸고 이후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뒤 뇌종양을 앓다 별세했다. 케네디 가문의 비극은 3세에서도 계속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첫째 아들 존 2세(1999)는 30대에 경비행기를 조종하다 추락해 아내 캐럴린 베셋과 함께 사망했다. 둘째 아들 패트릭은 출생 직후 사망했고, 둘째딸 아라벨라는 임신 도중 사산하는 비극을 맞았다. 로버트의 자녀 중 넷째인 데이비드(1984)와 여섯째 마이클(1997)은 각각 약물 과다 복용과 스키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또 로버트의 첫째 며느리인 메리(2012)는 자살로 의심되는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드워드의 딸 캐리(2011)는 아버지에 이어 심장마비로 병사했고, 장남인 에드워드 2세는 암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저절로 움직이는 ‘저주’ 이집트 조각상 비밀 풀렸다

    저절로 움직이는 ‘저주’ 이집트 조각상 비밀 풀렸다

    스스로 빙글빙글 돌아 놀라움을 준 약 4000년 된 이집트 조각상의 비밀이 벗겨졌다. 세계적인 화제를 뿌린 이 조각상은 현재 영국 맨체스터 박물관에 보관된 ‘넵-세누’(Neb-Senu).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死者)의 신 오시리스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조각상은 미라의 무덤에서 발견돼 80년 전부터 이곳에 전시되고 있다. 논란은 이 조각상이 주로 낮에 스스로 빙글빙글 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부터다. 박물관 큐레이터 캠벨 프라이스는 “처음에는 조각상을 움직이게 만든 범인을 찾으려 했다” 면서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후에야 스스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집트의 저주’, ‘미이라의 공포’ 등을 들먹이며 이 조각상에 저주가 내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나선 현지 방송 ITV 제작진과 관련 전문가의 연구결과 그 미스터리가 풀렸다. ‘범인’은 바로 진동. 진동전문가 스티브 로슬린은 “이 조각상은 밤에만 회전을 멈춘다” 면서 “낮에 박물관 밖 많은 차량, 활발한 발소리 들이 이 조각상을 움직이게 만든 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조각상이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넵-세누’ 만 바닥이 볼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저절로 도는 ‘저주’ 이집트 조각상 ‘비밀’ 풀렸다

    저절로 도는 ‘저주’ 이집트 조각상 ‘비밀’ 풀렸다

    스스로 빙글빙글 돌아 놀라움을 준 약 4000년 된 이집트 조각상의 비밀이 벗겨졌다. 세계적인 화제를 뿌린 이 조각상은 현재 영국 맨체스터 박물관에 보관된 ‘넵-세누’(Neb-Senu). 고대 이집트에서 사자(死者)의 신 오시리스에게 바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조각상은 미라의 무덤에서 발견돼 80년 전부터 이곳에 전시되고 있다. 논란은 이 조각상이 주로 낮에 스스로 빙글빙글 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부터다. 박물관 큐레이터 캠벨 프라이스는 “처음에는 조각상을 움직이게 만든 범인을 찾으려 했다” 면서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후에야 스스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이집트의 저주’, ‘미이라의 공포’ 등을 들먹이며 이 조각상에 저주가 내린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나선 현지 방송 ITV 제작진과 관련 전문가의 연구결과 그 미스터리가 풀렸다. ‘범인’은 바로 진동. 진동전문가 스티브 로슬린은 “이 조각상은 밤에만 회전을 멈춘다” 면서 “낮에 박물관 밖 많은 차량, 활발한 발소리 들이 이 조각상을 움직이게 만든 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조각상이 진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넵-세누’ 만 바닥이 볼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마천루 경쟁의 명암/정기홍 논설위원

    ‘통유리의 저주’. 고층빌딩의 외벽유리가 햇빛을 반사해 인근 주민을 괴롭힌다고 해서 생겨난 신조어다. 통유리 공법은 건물에 첨단 이미지를 주고 공사기간도 단축시켜 건설업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저층에 사용하는 콘크리트가 무거워 끌어들인 기술이다. 외벽유리를 천막처럼 덮는 ‘커튼 월’(curtain wall)이란 공법을 적용해 빛을 막는다. 최근 이 공법이 한여름 건물 안을 찜통으로 만든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3년 전 부산 해운대의 고층빌딩 화재 때는 외벽의 가연성 자재로 인해 순식간에 불이 4층에서 38층으로 옮겨붙어 화재에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인간은 왜 하늘 높이 건물을 지으려 할까.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높은 건물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인식되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지금 세계 유수의 도시들은 경쟁적으로 초고층 빌딩 건설에 나서고 있다. 중동· 중국 등 신흥 부국들이 경쟁을 주도한다. 중국에서는 300여개의 초고층빌딩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수백m의 빌딩은 이미 성에 차지 않는 것일까. 1~2km 높이의 빌딩도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킹덤타워는 높이가 1000m로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쿠웨이트 부르즈 무바라크 알 카비르 빌딩, 바레인 머잔타워, 두바이 시티타워 등도 초고층 대열에 섰다.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라고들 한다. 초고층빌딩을 건설하면 으레 경제불황이 찾아온다는 가설이다. 도이치뱅크의 분석가 앤드루 로렌스가 1999년 ‘마천루 지수’란 제목으로 발표한 개념이다. 실제로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되자 1930년 대공황이 깊어졌고,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타워가 준공되면서 1998년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이 가설이 나온 지 10년 후인 2009년엔 세계 최고층빌딩인 부르즈 칼리파(162층·828m)가 완공 두 달을 앞두고 파산을 선언하면서 또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 초고층 아파트 헬기 출동사고로 마천루의 저주가 다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21세기판 ‘바벨탑의 저주’가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시공 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123층·555m)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이 건물 인근 서울공항의 이착륙 군용기와 충돌할 우려가 없지 않은 만큼 층수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에 닿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재앙을 잉태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마천루의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다. 하지만 유비무환이다. 이번 헬기 충돌 사고 때 아파트의 항공장애표시등(점멸등)이 꺼져 있었음을 잊지 말자.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지금&여기] 응답하라, 수능 1994/홍희경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응답하라, 수능 1994/홍희경 사회부 기자

    경험적으로 봤을 때 94학번은 교육부를 아주 많이 싫어한다. 열아홉 살 때 겪은 일의 상흔이다. 1994학년도 대입에서 학력고사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도입됐다. 교육부는 1년에 두 차례 수능을 보는 실험을 감행했고, 두 차례 시험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대입 판도 전체가 혼돈에 빠졌고, 이후 ‘연 2회 수능’은 다시 시도되면 안 될 금기가 됐다. 94학번을 ‘저주받은 세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다른 학번도 크든 작든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91학번은 수학에서 반타작만 하면 서울대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학력고사에 덴 반면 92학번은 쉬운 시험 때문에 여남은 문제만 틀려도 서울 시내 대학을 못 갔다.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인 93학번은 재수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시달렸다. 수능이 자리 잡기까지 95~96학번은 계열별 수능, 내신, 본고사, 논술을 전부 통과해야 대학에 갈 수 있었다. 97학번은 200점 만점에서 400점 만점으로 바뀐 수능을 봤지만, 그해 수능이 너무 어려워 학생 대부분은 200점 만점 모의고사 점수와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듬해 98학번이 본 수능 난이도는 확 떨어져 ‘불수능 다음은 물수능’이란 규칙이 확립됐다. 선택형 수능 첫 세대인 99학번은 선택한 탐구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렸다. 00~03학번까지 짝수해 학번은 ‘불수능’에, 홀수해 학번은 ‘물수능’에 시달렸다. 01학번에선 수능 만점자도 서울대 법대에 못 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학번도 불수능과 물수능의 교차, 교육과정 개편, 수시 비중 확대, EBS와의 연계 등 걸핏하면 바뀌는 정책에 휘둘렸다. 안타깝게도 올해 수능을 본 예비 14학번의 사정도 좋은 것 같지 않다. 선택형 수능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치른 탓에 대입에 활용할 과거 데이터를 전혀 못 찾고 있다. 우물쭈물거리다 대입에 실패할까 불안한 마음에 과거보다 수시 1차 대학별 고사 지원자가 늘고, 수시 2차 경쟁률도 상승 추세다. 14학번 이후로 아마 ‘난이도에 따른 선택형 수능’은 다시 시도하지 않을 금기가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과거를 아름답게 만든다. 하지만 왜 이렇게 수능이 자주 바뀌고 새 정책이 남발돼 우리 학번이 힘들었는지 궁금해하는 일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그러기엔 매년 새 학번의 탄생을 위한 과정이 너무 아프고 소모적이다.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스스로 발목 잡는 이정희/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스스로 발목 잡는 이정희/최광숙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씨’, ‘독재자’라고 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정권을 비판했다고 내란음모죄를 조작하고 정당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씨가 바로 독재자 아닌가”라고 주장하면서다. 지난 대선에서 진보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 대표가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과 맞붙었을 때도 ‘독재자의 딸’이라고 공격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공식석상에서 적나라하게 박 대통령을 몰아붙인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어느 나라건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무리 정적(政敵)이라도 기본적인 예우를 갖추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을 범부의 한 사람인 양 ‘씨’자를 붙인 것은 누가 봐도 도(度)를 넘은 비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야 정부의 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공당 대표의 격(格) 운운하지 않더라도 그의 발언은 듣기 민망하다. 대통령에게 막말하며 흠집을 내는 것이 원래 ‘야당 정치’ 아니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수긍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독설로 유명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정치공작에 의해 태어난 정권은 태어나선 안 될 정권’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변인 수준에서 거칠게 정적들을 비난하는 것과 공당의 대표가 저주에 가깝게 퍼붓는 말은 분명 다르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 ‘위원장’ 호칭을 빼먹은 적이 없는 것과도 비교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여 됐는 데도 왜 그는 그때보다 더 강경한 발언들을 쏟아 내고 있는 것인가. 이쯤에서 그의 심리와 정치적 의도를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와 정치 평론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그의 발언에는 대선 불복 심리가 깔려 있다. 국정원 댓글 같은 부정으로 선거에 이긴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든다’는 심리가 두드러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보당이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로 존폐 위기에 몰린데다 이석기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이 ‘내란 음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라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극도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가 박 대통령에게 강한 적개심을 보이는 것은 해산 위기에 처한 진보당의 지지 세력 결집이라는 정치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부연합 같은 핵심 세력 등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산이다. 누가 어떤 위협을 가해도 ‘이대로 죽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대여 투쟁 선언이기도 하다. 정부의 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청구 이후 이를 찬성하는 여론이 40~60%에 이른다. 많은 국민들이 진보당의 종북 성향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고, 그 의심은 정당해산이라는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 중에는 진보당의 거취와 관련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퇴출시킬 수 있는데, 굳이 정부가 개입해 사법적 판단을 요구한 것은 자칫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터져 나온 이 대표의 박 대통령에 대한 도를 넘은 날 선 발언은 건강한 보수의 우려마저 무디게 할 뿐이다. 그가 악을 쓰면 쓸수록 국민의 마음에서 진보당은 점점 멀어질 뿐이다. 대선후보 토론에서 그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박 후보에게 인신공격성 공세를 퍼부으면서 결과적으로 보수세력을 결집시킨 일등공신이 됐다는 것을 잊은 듯하다. 지금 이 대표의 행태가 꼭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bori@seoul.co.kr
  • [새 영화] ‘올 이즈 로스트’

    [새 영화] ‘올 이즈 로스트’

    수마트라 해협에서 1700해리 떨어진 인도양의 어느 지점.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는 부드럽게 찰랑이는 해 질 무렵의 바다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다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화물용 컨테이너가 떠다니고, 어디선가 낮게 깔린 로버트 레드퍼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안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말 한다는 게 별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내가 노력했다는 건 다들 알 거야. 진실하고 강하고 옳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하지만 그러지 못했지. 이제 모든 걸 잃어버렸어.” 시간은 8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름도 없이 ‘우리의 인간’(Our Man)이라고 명명된 레드퍼드는 바닷물이 들이치는 요트 안에서 깨어난다. 그는 첫 장면에 등장한 화물용 컨테이너가 요트 한 구석을 들이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요트 깊숙이 박힌 컨테이너를 어렵게 떼어내지만 조향 장치는 이미 망가진 뒤다. 망망한 바다 위에서 그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 소금물에 젖은 라디오는 작동을 멈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이 몰아친다. 돛대가 부러지고, 임시변통으로 수리한 배는 바닷물로 가득 찬다. 가까스로 구명보트를 띄운 그는 무력하게 요트가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본다. 식량도, 마실 물도 떨어져 간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다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누군가의 구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올 이즈 로스트’는 오롯이 레드포드가 이끌어 가는 영화다. 대사는 거의 없다. 라디오를 통해 무용한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거듭되는 불행에 잠깐 신을 저주하는 것이 전부다. 호들갑 떨거나 불행을 과장한다고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레드퍼드의 지친 표정과 쇠잔한 육체를 통해서만 관객은 그의 막막함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영화는 끝날 때까지 그가 왜 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유서로 보이는 첫 장면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가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었다는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할 뿐이다. 제목 그대로 그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바다는 최악의 불행이 닥친 뒤에도 더한 불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듯 끊임없이 고난을 떠안긴다. 그래도 그는 절대 삶을 향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올해 일흔일곱 살의 레드퍼드는 우리 중 누구라도 그러리라는 사실을 묵묵히 보여준다. ‘올 이즈 로스트’는 살아있다는 것의 숭고함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영화다. 106분. 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보스턴, 95년 만에 WS ‘안방우승’ 축배

    보스턴이 21세기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섰다. 보스턴은 31일 펜웨이파크에서 끝난 세인트루이스와의 미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6차전에서 혼자 4타점을 쓸어담은 셰인 빅토리노의 맹타에 힘입어 6-1로 승리했다. 이로써 보스턴은 1승 2패로 몰렸다가 내리 3연승하며 4승 2패를 기록, ‘왕중왕’에 올랐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였지만 불과 1년 만에 WS를 제패하는 저력을 뽐냈다. 보스턴의 WS 우승은 2007년 이후 6년 만이자 1903년 첫 우승 이후 8번째다. 샌프란시스코(7회)를 제치고 뉴욕 양키스(27회), 세인트루이스(11회), 오클랜드(9회)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많은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2004년 세인트루이스와의 WS에서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8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보스턴은 9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도 승리, 기쁨을 더했다. 2000년대 들어 두 차례씩 우승한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를 밀어내고 21세기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자리했다. 1918년 이후 95년 만에 홈 구장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즐거움은 보너스였다. 6경기에 모두 나서 홈런 2방 등 타율 .688(16타수11안타)에 6타점 8볼넷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데이비드 오티스는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통산 12번째 우승을 노리던 세인트루이스는 믿었던 선발 마이클 와카가 무너지면서 무릎을 꿇었다. 1946년과 1967년 두 차례 보스턴과 WS에서 격돌해 모두 4승 3패로 우승했지만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졌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역전 결승 만루포로 팀을 WS로 이끈 빅토리노는 무려 4타점을 몰아치며 승리에 앞장섰다. 3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4회 2사 만루에서 다시 적시타를 터뜨리는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 선발 존 래키는 6과 3분의2이닝 동안 9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묶어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4·5차전 연속 세이브를 올린 보스턴의 일본인 마무리 우에하라 고지는 이날도 9회 등판해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서울광장] ‘설익은’ 대입개선안 발표는 이제 그만/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설익은’ 대입개선안 발표는 이제 그만/김균미 편집국 부국장

    “그럼 그렇지.” 지난 24일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17학년도 대입제도를 보면서 튀어나온 말이다. 주위에서도 “뭐 엄청 바꿀 것 같더니만 한국사가 수능에서 필수과목된 것 말고는 특별한 건 없네. 이럴 거면 뭘 그렇게 요란하게… ”라는 말들이 쏟아졌다. 정부가 두 달 전인 지난 8월 27일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시안과 비교할 때 핵심적인 내용이 사실상 유보됐거나 완화됐다. 문·이과 융합은 2017학년도에서 2021학년도 수능(현 초등학교 5학년)부터 도입 검토로 미뤄졌고, 수시모집 때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폐지가 아닌 완화하는 쪽으로 결론지었다. 확정된 2017학년도 대입제도안을 놓고 보니 두 달 전 시안 발표 직후 교육계와 언론을 달궜던 문·이과 융합 찬반 논쟁이 새삼 떠오른다. 바뀌는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될 중학교 3학년인 딸이 문·이과가 융합되면 더 어려워진다며 반대하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정말 그런 거냐고 심각하게 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껏 걱정하면서도 통합할지 안할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고 별일 아닌 듯 내뱉던 아이들. 이들의 뻔한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어른들의 결정에 헛웃음만 나온다. 정부는 지난 8월 시안을 발표한 뒤 광범위한 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권역별로 공청회를 5차례 열고, 전문가·관계자 간담회·토론회 16회, 온라인을 통한 국민 의견수렴 및 설문조사 2회 등을 실시해 그 결과를 확정안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897명(교원 4000명, 학부모 1000명, 대학관계자 8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융합형 인재 육성의 필요성에 대해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일부 융합안에 대한 지지는 학부모와 고교 교사, 대학관계자 모두로부터 40% 정도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완전 융합안까지 합하면 지지율은 65% 안팎이다. 그러나 융합안을 2017학년도부터 실시하려면 어떤 경우이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0~67%나 됐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문·이과 통합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부 융합안이 40.4~41.1%로 가장 높았고, 현재처럼 구분하는 안이 28~35%로 뒤를 이었다. 정부는 이런 여론 수렴 결과를 근거로 문·이과 융합에 대한 공감대는 확인했지만 즉시 도입하기에는 준비가 덜 돼 있고, 혼란이 우려된다며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보면서 수긍이 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궁금증만 늘었다. 지난 8월 발표 직전까지 교육부는 제1안으로 문·이과 완전 융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고, 현행 유지는 제3안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발표 직전 정치권 등에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해 급하게 현행 유지가 제1안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불과 두 달 새 준비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결론이 난 문·이과 완전융합안을 그때는 어떻게 제1안으로 밀어붙일 생각을 했을까. 무슨 근거로 완전융합안을 2017학년도에 실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묻고 싶다. 교육 문제 만큼 민감하고 전 국민이 전문가인 이슈도 없다. 그만큼 최고 지도자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도 어렵다. 때문에 여야 합의는 이럴 때 더욱 필요하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백년대계라는 교육의 기본 방향은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만큼 정치인들이 학부모를 유권자로, 표로 보는 근시안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 여론을 떠보기 위해 던지는 패가 돼서는 곤란하다. 아이들 스스로 ‘저주받은 세대’라고 자조하게 만드는 건 어른으로서 도리가 아니다.“엄마, 또 어떻게 바뀔지 누가 알아요”라고 툭 던지는 딸의 말에 벌써부터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배어 있다. ‘너는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공부만 하면 돼’라는 정말 ‘수준 이하’의 대답을 하면서 부끄러울 뿐이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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