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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이름이 뭐라고/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이름이 뭐라고/강의모 방송작가

    박완서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을 읽다가 이름에 반한 꽃이 있다. ‘능소화.’ 배경의 농염한 분위기도 한몫했겠지만, 도발적이되 천박하진 않은 느낌이랄까. 검색을 해 보니 옛날엔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 하여 ‘양반꽃’이라고도 불린다 했다.그리고 한두 해쯤 지난 늦여름 단독주택이 많은 골목길에서 돌담 위로 흐드러진 능소화를 드디어 만났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그때만 해도 흔하지 않았기에 집에 와서도 눈에 어른거렸다. 생각날 때마다 입에서 이름을 살살 굴려 보았다. ‘능소화.’ 지금은 동네 개천에만 내려가도 줄줄이 피어 있어서 별 감흥은 없지만, 이름은 여전히 지극히 사랑스럽다. 나는 가끔 이름에 끌려 과소비를 한다. 얼마 전에는 SNS에서 판매글을 보다 ‘풋귤’이란 이름이 예뻐 충동적으로 주문을 하고 풋귤청을 만들었다. 씻고 칼질하느라 팔이 아팠지만, ‘ㅍ’을 소리 낼 때 상큼하게 터지는 느낌이 간지러워 고생 따윈 쉽게 잊었다. 풀잎을 부를 때는 입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난다고 했던 시인(박성룡 ‘풀잎’)의 마음도 이랬을 거야 하면서…. 며칠 전 계약 건으로 한 사무실을 찾았다. 서류를 내미니 담당자는 얼핏 이름만 보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본인 아니시죠? 위임장 가져오셔야 합니다.” 자주 겪는 일이라 대수롭잖게 신분증을 내밀며 ‘접니다’ 했다. 접수대 한편에 붙은 위임장 견본을 보니 위임인 칸에 ‘홍길동’, 대리인 칸은 ‘전지현’이 적혀 있었다. ‘그래, 여자 이름이 저 정도는 돼야 인정을 받지’ 하며 혼자 피식 웃었다. 작명에도 유행이 있다. 우리 땐 ‘숙’ 자, ‘희’ 자로 끝나는 이름이 흔했고 은주나 영주 정도면 매우 세련돼 보였다. 한때는 한글 이름이 성행한 적도 있는데, 요즘은 서윤, 하은 같은 이름이 대세란다. 개명 절차가 쉬워진 탓인지 40, 50대 심지어 60대 지인이 그런 발랄한 이름을 바꿔 달고 나타나기도 한다. 별난 이름 때문에 울고 웃은 에피소드는 차고도 넘친다. 초보 운전자 시절 겁 없이 과속을 하다가 교통경찰에게 딱 걸렸다. 아주 신기한 걸 발견했다는 듯이 면허증을 살피던 경찰이 물었다. “이 이름은 어떤 한자를 씁니까?” 나는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대답했다. “마땅할 ‘의’에 모범 ‘모’. 마땅히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이름인데 그 뜻을 거슬렀네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사람 좋아 보이던 그 경찰 아저씨는 한바탕 웃고 나서 “좋은 이름이네요” 하고는 그냥 보내 주었다. 그래도 되는 시절이었다. 발음이 어려운 탓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모가 되고, 성별이 남(男)으로 분류되는 건 다반사였다. 라디오 작가로 원고를 쓰게 됐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입니다’로 시작하는 오프닝을 쓰려면, 그 ○○○의 마음을 읽고 나의 생각과 잘 버무려야 한다. 그동안 꽤 많은 그와 그녀의 이름으로 글을 쓰고 돈을 벌면서 나름 그 시간을 즐겼다. 여럿의 이름 뒤에 숨어 그들의 말을 같이 만들다 보니 보이는 세상은 조금씩 넓어지고, 내 이름이 새삼 소중해졌다. 어느 날 시 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대필작가로 잠깐 생활비를 벌어 본 적도 있는지라 첫 행을 읽기도 전에 시큰해졌다. 그리고 작년에는 기어코 내 이름을 저자로 하여 책을 냈다. 다 이름 탓이다. 아니, 이름 덕분이다.
  • 책이 손을 내밀었다… 그 거리에서

    책이 손을 내밀었다… 그 거리에서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사람들이 여름휴가 때 더 많은 책을 본다는 통계 탓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구호가 무색해 지긴 했지만, 서늘한 가을이 책 읽기 좋은 계절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계절에 가볼 만한 전국의 책방과 책거리를 모았다. ‘그날의 현재’를 파는 헌책방이 있고, 문화가 어우러진 책거리도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그날의 현재’를 파는 산 속 헌책방-단양 새한서점 충북 단양의 새한서점은 무엇을 파느냐보다 대체 왜 이런 곳에 자리를 잡았을까에 더 관심이 쏠리는 책방이다. 1979년 서울 잠실에서 노점으로 출발한 새한서점은 답십리, 안암동 고려대 앞 등을 전전하다 2002년 단양으로 옮겨왔다. 애초 폐교인 적성초등학교에 자리를 잡았다가 2009년 적성면 현곡리에 새 둥지를 틀었다. 헌책엔 과거의 추억보다 그날의 현재가 담겨 있다. 새한서점은 이 같은 낡은 책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무려 13만권에 달하는 헌책들이 낡은 건물 두 동에 빼곡하게 차 있다. 서점 안으로 들어서면 낡은 책들의 향기가 먼저 달려나온다. 헌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마음이 편안해질 기분 좋은 향기다. 책방 옆은 계곡이다. 맑은 계곡물이 쉼 없이 흘러간다. 계곡 옆의 의자에 몸을 기대고 책을 읽다 보면 온갖 시름이 저만치 달아날 듯하다. 책들은 대체로 깔끔하지 않다. 시간과 흙먼지가 켜켜이 쌓인 탓이다. 책값 역시 그리 싼 편이 아니다. 낡은 서가 특유의 분위기와 풍경을 즐긴 대가가 책값에 포함돼 있다 치면 맞을 듯하다. 새한서점이 명소 반열에 올라선 것은 영화 ‘내부자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영화에서 새한서점은 우장훈 검사(조승우)의 본가로 나온다. 우 검사가 정치 깡패 안상구(이병헌)를 숨기기 위해 저녁 무렵에 굽이굽이 시골길을 운전해 찾아간 곳이 바로 새한서점이다. 그 흔한 컴퓨터 그래픽 하나 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사실 새한서점은 영화처럼 저물녘에 가야 제맛이다. 어둠이 스멀스멀 깔리고 바람벽에 전등이 켜질 무렵의 느낌이 참 좋다. 하지만 새한서점은 오후 7시면 문을 닫는다. 가급적 낮 동안에 찾는 게 좋다. 새한서점 주변에 풍등을 체험할 수 있는 감골바람개비 마을, 도담삼봉 등의 명소가 있다.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나들목으로 나와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한다. 적성면 소재지부터 책방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출판인들이 모여 만든 지혜의 숲-파주 출판도시 경기 파주 출판도시는 출판인들이 모여 조성한 일종의 출판산업 단지다. 여기에 독특한 문화를 입힌 건축물들이 더해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파주 출판도시의 랜드마크는 ‘지혜의 숲’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 만든 독서공간이다. 지혜의 숲은 모두 3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20여만 권의 책이 빽빽하게 채워진 서가는 모두 합한 길이가 3.1㎞에 달한다고 한다. 개방형 서가의 형태로,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책을 꺼내 볼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1관이다. 학자, 지식인, 전문가들이 기증한 도서가 소장된 공간이다. 높이 8m의 서가가 로비와 복도를 따라 이어져 있다. 평일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2, 3관은 출판사 기증도서가 소장돼 있다. 특히 3관의 경우 매일 제한시간 없이 무료로 개방돼 독서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출판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다. 아름답고 독특한 공간 구성으로 2004년 김수근건축문화상을 수상했다. 건물 옆은 ‘김동수 가옥 별채’다. 전북 정읍에 있는 김동수 가옥의 사랑채를 그대로 옮겨왔다. 옛것을 본받아 우리 문화를 바로 세우자는 출판인들의 의지가 담겼다. 고택 옆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1975년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사당 도서관 조성 당시 식재된 나무다. 2002년 출판도시로 옮겨 심어졌다. 피노키오뮤지엄, 미메시스아트뮤지엄 등 개성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응의 건축가’ 정기용이 설계한 피노키오뮤지엄이 특히 인상적이다. 지혜의 숲 맞은편에 있다. 출판단지 곳곳에 북카페들도 많다. 따스한 차 한 잔 들고 책갈피를 넘기다 보면 마음 깊은 곳까지 평화로워지는 듯하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주변에 주차공간이 있다. 차는 세워두고 걸어서 천천히 돌아보는 게 좋겠다.옛 경의선 철길 위 독서 공간-마포 경의선 책거리 경의선 책거리는 옛 철길 위에 조성한 책 테마거리다. ‘독서문화가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지난해 10월 들어섰다. 서울 마포 홍대입구역에서 와우교까지 약 250m 정도 이어져 있다. 10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지역을 갈라놓았던 철길이 사라진 뒤 주변 풍경이 한결 넓고 여유로워졌다. 석탄을 싣고 달리며 경제를 일궜던 철길의 역사성과 책 문화가 절묘하게 경계를 이루고 있다.경의선 책거리는 출판사가 위탁 운영하는 열차 모형의 도서 부스 6동 등 8동의 전시공간이 핵심이다. 시민이 사랑하는 책 100선 조형물 등 볼거리도 적절하게 배치해 뒀다. 전시회와 조각전 등 문화 행사들도 수시로 열린다. 책거리의 테마는 ‘312일간의 산책’이다. 한 해 312일 동안 저자와 시민들의 만남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연중 이어진다. 9월에는 ‘시로 만나는 윤동주’ 이벤트가 열린다. 인문학 강좌와 시 낭송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책거리 양옆으로는 경의선 숲길이 이웃해 있다. 길이가 무려 6.3㎞에 이르는, 길쭉한 형태의 공원이다. 특히 양화로 건너편의 연남동 구간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닮았다 해서 ‘연트럴 파크’라 불리기도 한다. 주말이면 액세서리 등을 파는 벼룩시장이 곳곳에서 열린다.
  • 안국건강, 모발 건강 지키는‘맥주효모 파우더’ 각광

    안국건강, 모발 건강 지키는‘맥주효모 파우더’ 각광

    안국건강의 ‘안국 맥주효모 파우더’가 약해진 모발 건강을 지키고, 현대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필수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건강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독일산 맥주효모 100%가 함유되어 있는 안국 맥주효모 파우더는 맥주 고장 독일의 기술력에 안국의 특별한 노하우를 담아 탄생했다. 맥주 제조공정 중 맥즙의 발효가 완료되어 맥주를 여과한 후 분리되는 사카로미세스(Saccharomyces) 속의 효모를 별도로 건조한 맥주효모는 45%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푸석해지고 갈라지는 모발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맥주효모에는 고품질 단백질 외에도 식이섬유, 비타민 B군과 필수 아미노산과 미네랄 등 부족하기 쉬운 필수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불규칙한 현대인의 영양 보충 식품으로 매우 좋다. 안국 맥주효모 파우더는 보존료, 착색료, 착향료가 들어있지 않으며, 알콜 성분이 없기 때문에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안국 맥주효모 파우더는 하루에 1~3스푼을 바로 먹거나 우유나 두유, 꿀 등에 섞어 마실 수 있다. 요구르트나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하면 더욱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 모발의 밸런스를 위한 저자극 약산성 의약외품 샴푸인 비어필 스칼프 샴프는 맥주효모 파우더 섭취와 함께 사용할 경우 탈모 방지와 모발 건강에 도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모발의 밸런스를 위한 저자극 약산성 의약외품 샴푸인 비어필 스칼프 샴푸는 두피에 좋지 않은 첨가제를 넣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두피에 가장 가까운 성분으로 자극을 줄인 안국 비어필 스칼프 샴푸에는 작약, 당귀, 홍삼, 괄루근, 지황 등 10가지 한방 추출물이 들어있어 예민하고 민감해진 두피에 편안함을 준다. 더불어 로즈마리, 캐모마일, 라벤더와 같은 8가지 허브 추출물이 첨가되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줄 두피 수분 보호막을 생성한다. 두 제품 모두 안국건강의 공식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맥주 효모 파우더 4통과 비어필 스칼프 샴푸 1통 묶음 구성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현재 안국건강 온라인몰에서는 10% 적립금 행사와 더불어 5%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 복잡해진 부동산 투자 해법... ‘월급보다 월세 부자’ 출간

    더 복잡해진 부동산 투자 해법... ‘월급보다 월세 부자’ 출간

    정부의 부동산 8.2대책이 예상보다 강력하게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다소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정부가 부동산으로 인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냄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투자 환경도 급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른자산관리대부(주)의 정민우 대표는 이처럼 예단하기 어려운 부동산시장에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담은 도서 ‘월급보다 월세 부자’를 선보였다.이 책에서 저자는 경매, 공매, 미분양, 할인 분양, NPL 외 다수의 투자방법을 활용하여 수익을 낼 수 있는 루트를 자세히 소개한다. 특히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있어서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통한 월세 수익의 극대화를 강조하면서 부자가 되는 시스템과 방법의 노하우를 전달한다. 무엇보다 저자 자신의 투자과정을 아주 상세하고 쉽게 나열하되 과대포장하지 않아 독자들이 현실적으로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이번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적절한 대응도 강조한다. 앞으로는 단순히 주택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은 매우 위험하며, 대신 무주택자들의 경우는 청약 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무주택자라면 일반 매물이 조금 싸다고 무작정 구입하기 보다는 직장과 근접한 곳에 내 집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청약하고, 인기 지역의 급매물 매입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보다는 등기(매입) 즉시 수익이 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고, 이미 다주택자라면 임대사업자 등록이나 증여 등을 통해 본인의 자금 상황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실질적이고 적용 가능한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부에 대한 생각을 바꿔라’, ‘부동산으로 월급 통장을 늘려라’, ‘싸게 사는데 미쳐라’, ‘종잣돈, 손쉽게 단기간에 마련하라’, ‘이론은 이제 그만, 당장 실행하라’ 등 총 5개의 파트로 이루어졌다. 한편 정민우 저자가 대표로 있는 바른자산관리대부(주)는 투자 전문 기업으로 고객의 다양한 상황과 니즈에 맞는 투자 컨설팅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일교포 간첩 조작사건’ 서성수씨 34년 만에 무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7일 재일교포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인 서성수(66)씨에게 34년 만에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안사 수사관들은 서씨를 50여일 동안 불법구금한 채 책 ‘보안사’의 저자인 김병진씨를 포섭했다는 등의 자백을 받았고, 김씨 역시 수사 과정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인정했다”고 원심 판결이 규정한 사실관계를 소용한 뒤 “가혹행위를 통해 위법하게 수집된 진술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일교포인 서씨는 1972년 10월 일본에서 북한 대남공작지도원에게 포섭된 뒤 1983년 7월까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로 1983년 8월 김해국제공항을 통한 입국길에 보안사 수사관들에게 강제로 연행됐다. 서씨는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끝에 김씨를 사상교육시켰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1990년 5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재일교포인 김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피의자란 족쇄 때문에 1984년부터 2년 동안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에서 강제로 통역 업무 등을 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간첩 피의자에 대한 고문 실태 등을 담은 ‘보안사’를 펴낸 인물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와우! 과학] 남극 소금호수엔 특별한 박테리아가 있다

    [와우! 과학] 남극 소금호수엔 특별한 박테리아가 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남극 역시 예외가 아닌데, 여기에는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완전히 얼어붙지 않는 호수가 존재한다. 남극 베스트폴드 힐스(Vestfold Hills) 지역에 있는 딥 레이크 (Deep Lake)가 그 장소로 남극 대륙 일부가 융기하면서 갇힌 바닷물이 수천 년이 지나면서 점차 수분이 증발하고 염도가 올라가서 강추위에도 얼지 않는 독특한 호수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렇게 소금기가 많은 호수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극한 환경에 적응한 박테리아 가운데는 매우 독특한 생태를 지닌 것들이 많아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남극의 짠 호수에 사는 박테리아는 높은 염도는 물론 극도로 낮은 기온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매우 특별한 박테리아다. 최근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연구팀은 이 호수에 사는 고세균의 일종인 할로아케이아(Haloarchaea)에서 매우 특이한 현상을 발견해 이를 저널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했다. 이 박테리아의 표면에 작은 주머니 같은 구조물이 돋아나 있고 여기에 작은 DNA의 조각인 플라스미드(plasmid)가 존재했던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 플라스미드가 담긴 막 수포(membrane vesicles)가 마치 감염되듯이 다른 박테리아에 플라스미드를 전파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플라스미드 자체가 막 수포를 형성하는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만약 이 작은 주머니와 플라스미드가 완전히 세포와 분리된다면 사실상 바이러스와 비슷한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연구의 주저자인 수잔 에드만 박사는 이는 바이러스의 기원이 플라스미드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기원이 세균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진화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남극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세균에서 과학자들은 뜻하지 않게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단서를 얻은 셈이다. 사진=남극 베스트폴드 힐스 지역에 있는 딥 레이크(UNSW Sydney)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항상 준비해 놓고, 새로운 실수를 하라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프리먼 다이슨외 지음/드와이트 노이엔슈반더 엮음/하연희 옮김/생각의 길/584쪽/2만 2000원‘슈뢰딩거-타이슨’ 방정식이라는 게 있다. 양자전기역학의 기초가 된 이론이라고 한다. 솔직히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쥐꼬리만큼 안다고 해서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다. 다만 이 방정식으로 인해 반도체에서부터 우주 탐사까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에서 많은 게 가능해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벨상은 아쉽게도 후보에 그쳤지만 로런츠 메달, 울프상, 마테우치 메달, 템플턴상 등을 휩쓸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세계적인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94)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과학분야에 있어서 그의 업적을 다루지는 않는다. 이 책은 노과학자가 품고 있는 삶의 지혜와 혜안을 전달하고 있다. 1993년 미국 서던내저린 대학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라는 강의가 열렸다.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교재였다. 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저자에게 한번 연락해 보고 싶지 않느냐고 제안했고,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각자 궁금한 점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당시 일흔으로, 프린스턴 대학 고등학술연구소에 재직하던 다이슨 교수는 흔쾌히 답장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서신은 20년이 넘게 이어졌다.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다이슨 교수와 편지를 주고받는 게 일종의 전통이 됐다. 이 책은 다이슨 교수와 3000여명의 학생들이 편지를 통해 공유한 생각들을 추린 것이다. 과학과 기술 발전에 대한 이야기만 오간 게 아니다. 개인적인 삶과 사회, 역사와 종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어떤 문화든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한다는 점에서 독재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으며 과학은 그런 독재에 대한 자유로운 영혼들의 저항이다.”, “90세가 됐다고 더 현명해지지는 않습니다. 학생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전과 똑같습니다. 성급한 결정은 피하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단련하고…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필요할 때 경로를 바꿀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팀워크를 키우고 세상을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바랍니다. 우리 딸 에스더가 이메일로 보내준 격언을 여기에 덧붙입니다. 항상 새로운 실수를 하라.” 다이슨 교수가 과학자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살가운 할아버지로서 들려준 주옥같은 이야기들의 일부다. 책을 읽다 보면 노과학자의 강의는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지혜는 그렇게 다시 물림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촛불시위는 ‘연대의 힘’ 보여준 사건”

    “촛불시위는 ‘연대의 힘’ 보여준 사건”

    ‘여자들은 자꾸…’ 등 세 권 동시 출간 “미국의 반전 운동가 조너선 셸은 혁명의 발원지는 결국 사람들의 심장이라 했죠. 보통 사람들이 연대를 통해 차이를 없애고 함께 두려움을 극복하는 순간이 변혁의 순간이 되는 걸 우리는 역사 속에서 많이 봐왔어요. 평범한 일상에서 놓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연대의 순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예가 바로 한국의 촛불시위였죠. 그 결과 정권 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요. (트럼프 정권의) 미국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비법을 전수해 주세요.”(웃음)정치·철학·역사·문화를 넘나드는 통찰력 있는 에세이로 유명한 미국 저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56)이 “정의와 자유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힘이 여러 방식으로 펼쳐지는 나라에서 책이 출간돼 영광”이라며 “(미국의 정권 교체에도) 행운을 빌어달라”며 눈을 찡긋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사옥 50주년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다. 이날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 ‘걷기의 인문학’(반비·개정판), ‘어둠 속의 희망’(창비·개정판) 등 세 권을 한꺼번에 펴낸 솔닛은 세계적인 페미니즘 저자로 꼽힌다. 솔닛은 “세 권의 책 모두 기존의 고정관념에 시야가 가려 보지 못했던 이야기에 대한 탐색이자 오래된 이야기를 깨뜨린다는 점, 저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절판됐다 이번에 재출간된 ‘걷기의 인문학’에 들여보낸 새 서문에서 그는 한국의 촛불시위와 중동 전역을 휩쓴 아랍의 봄 시위 등을 “공적 공간에서 육체적으로 한데 모이는 경험,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 뒤로 물러서지 않는 경험,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걸어가는 경험”이라고 일컬으며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아름다운 힘의 경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간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에서 데이트 폭력, 여성 혐오 살인, 디지털 성범죄 등 다양한 주제로 침묵을 거부하고 발화하기 시작한 여성들에 대해 짚은 그는 현재 미국 백악관도 여성 혐오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성 혐오의 문화, 백인 우월주의가 팽배해 있는 곳, 남성성을 강화해 여성을 과거의 성 역할로 복귀시키려는 곳이 바로 현재 미국의 백악관입니다.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었다는 얘기를 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그로테스크하고 부끄러운 상황이죠.” “책을 통해 여성을 구시대적 성 역할에 얽어매려는 시도 등 여성에 대한 도전이 강화된 상황에서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 행복한 삶이 인생의 목적에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소셜 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와 전략으로 무장한 새 세대의 페미니즘 물결을 낙관했다. “역사를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우리가 승리하는 중이라는 메시지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요즘도 전 세계에선 끔찍한 여성 인권 유린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성 차별 문제는 수천년간 지속돼 왔어요. 이걸 50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다 해결할 순 없죠. 좌절해선 안 됩니다. 제 한평생 봐온 것은 여성의 삶이 변화하고 개선되어 왔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여성 BJ에 대한 살해 위협 등 한국의 여성 혐오 현상만 봐도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페미니스트들의 작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는 페미니즘이 인권 운동의 한 부분이란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살상, 가정 폭력, 빈곤, 사회적 불평등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 페미니즘 운동의 진정한 의미이죠. 이처럼 페미니즘은 다양한 불평등 이슈와 교차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여러 문제와 통합해 접근한다면 페미니즘 운동은 궁극적으로 여성의 해방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해방을 이끌 거라 믿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목공·농사·요리… ‘손 노동’이 주는 풍요로운 삶

    목공·농사·요리… ‘손 노동’이 주는 풍요로운 삶

    손으로, 생각하기/매튜 B 크로포드 지음/윤영호 옮김/사이/288쪽/1만4500원 주변에서 육체노동의 세계로 전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개의 경우는 귀농이다. 특용작물을 키우거나, 고전적인 농사일을 하며 이른바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전직까지는 아니더라도 취미 이상으로 가구를 만든다거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손작업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다.새 책 ‘손으로, 생각하기’의 저자도 비슷하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정치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워싱턴의 싱크탱크에서 근무하는 등 전형적인 지식노동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자신의 지위와 혜택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대신 모터사이클 정비사로서의 삶을 병행하면서 진정한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종종 육체노동에서 더 지적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책은 바로 그 이유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직접 손과 몸을 쓰며 사는 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지를 책에 담아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현대인들은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외려 넘쳐난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반면 그 어느 때보다 무기력과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현대인들이 정보화, 디지털화가 가져온 ‘만질 수 없는 시스템’에 갇혀 세상과의 생생한 접촉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 본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끄고 ‘키보드 위에 갇힌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손을 써서 직접 뭔가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의 생각은 훨씬 창의적이 되고 이 세상과 보다 더 지적인 교류를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손노동 등 육체노동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우리 문화가 손작업을 너무 멸시해 온 나머지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수칙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을 쓰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 세계는 여전히 추상적이고, 우리와 동떨어진 상태로 남게 된다. 그 결과는 자명하다. 표준화된 시험문제를 잘 풀고 잡다한 정보들은 알고 있지만 실행활에선 정작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학생처럼 되고 만다. 온라인이 집 수리할 때 못을 박아 주지는 않는다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더 설득력을 갖는다. 아울러 저자는 노동자로서 우리가 ‘손쉽게 다운로드될 수 없는’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모든 것이 정보화되고 디지털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자신의 손과 몸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자신만의 감각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 전반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인간에게 남은 건 이제 손기술뿐”이라는 저자의 조언은 그래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남북한 조류 아우른 ‘새의 통일’ 꿈

    [그 책속 이미지] 남북한 조류 아우른 ‘새의 통일’ 꿈

    한반도의 새/송순창 지음·사진/송순광 그림/한길사/652쪽/12만원번식기에는 나뭇가지에 앉아 ‘뽀뽀- 뽀이요-’ 하는 소리를 내는 관수리, 새끼를 불러 모을 땐 ‘캣, 캣, 캣’ 하고 우는 고대갈매기 등 한반도의 모든 새가 한 책에 담겼다. 한반도에서 도래, 서식, 번식하는 야생조류 18목 74과 540종의 생태정보와 감각적인 세밀화가 어우러진 ‘한반도의 새’다. 3선개헌 반대운동으로 1969년부터 12년간 연금을 당한 저자 송순창 대한조류학회장은 해금이 되자마자 조류학회를 만들어 평생 새를 공부해 왔다. 사생활이 허락되지 않던 시절, 그를 견디게 한 것이 새 한 쌍과 선인장 세 뿌리였기 때문이다. 2008년 북한 방문 당시 입수한 북한의 조류 자료를 바탕으로 남북한에서 달리 불리는 새 이름을 통일하고 새로운 정보를 들여보낸 저자의 꿈은 여전히 ‘한반도 새의 통일’이다. “새들은 남북한의 하늘을 자유롭게 오가지만 땅 위의 인간들은 단절이라는 벽을 두껍게 쌓아 놓은 것이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남북한의 새 이름을 통일시켜 보려는 나의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소녀의 시신, 사회적 폭력에 경종

    소녀의 시신, 사회적 폭력에 경종

    레티시아-인간의 종말/이반 자블론카 지음/김윤진 옮김/알마/516쪽/1만 7500원2011년 프랑스를 뒤흔들었던 ‘레티시아 사건’을 소재로 한 르포 문학이다. 위탁가정에서 자라 이제 막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던 열여덟 살 소녀 레티시아는 실종된 지 12주 만에 토막 난 시신으로 발견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용의자 보호관찰을 제대로 못 했다며 판사들을 질책하고, 정치적 제스처에 화가 난 8000명의 사법관들이 거리로 나와 파업을 벌인다. 시민들은 레티시아의 죽음을 애도하는 침묵의 ‘백색 행진’을 이어 간다. 저자는 주변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탐문으로 레티시아를 그저 한 사건의 희생자로만 남겨 두지 않는다. 그를 둘러싼 남성들의 폭력과 기만을 폭로함으로써 이 같은 비극이 모든 여성에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일임을 경고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힐빌리의 노래/J D 밴스 지음/김보람 옮김/흐름출판/428쪽/1만4800원 책을 읽기 전에 ‘힐빌리’(hillbilly)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가리키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교육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시골사람을 뜻하는 ‘레드넥’(red neck)이나 ‘화이트 트래시’(white trash) 같은 비하적 표현과 맥을 같이한다.‘힐빌리의 노래’는 힐빌리 출신으로 미국 최고 명문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된 32세 청년 J D 밴스의 회고담이다. 젊은 나이에 회고담이라니 좀 의아하지만 성장기라고 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은 너무나 묵직하다. 계층과 가정환경이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기력증에 빠진 백인 하층민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간돼 대통령선거에서 백인 하층 노동자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책으로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책을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섯 권의 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밴스는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 미들타운과 캔터키 남동부의 탄광촌 잭슨을 오가며 ‘시궁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사는 세상은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 애팔래치아 사람들인 외가 쪽은 시비가 생기면 언쟁을 생략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유형이었다. 약물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돈 때문에 일찍이 양육을 포기한 아버지, 수없이 바뀌는 어머니의 동거인들, 소외와 가난과 마주하며 목표의식도 없이 정신적 빈곤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을 지녔지만 손자를 지극히 아끼는 외조부모와 누나 등 가족 덕분에 안정을 찾고 고등학교 졸업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운다. 제대 후 그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밴스는 서문에서 “이런 일(성공)이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통계적으로 그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의 미래는 비참하다. 운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는 정도고, 운이 나쁘면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그는 “나 역시 비참한 미래를 앞둔 아이들 중 하나였다”면서 “자포자기 직전까지 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어쩌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랐다”고 적었다. 그는 책을 통해 윤리와 문화의 붕괴, 가족해체, 미래에 대한 체념, 소외와 가난으로 점철된 가족사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드러냄으로써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힐빌리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가난을 대물림하며 피폐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힐빌리 문제의 본질을 ‘학습된 무기력’에서 찾는다. ‘내가 내린 결정이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저자의 경우 해병대 입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을 배워 나갈 때마다 조금씩 자신을 향한 믿음이 생겨났다. 그는 “기대할 것이라고는 없는 미들타운의 환경부터 혼란이 끊이질 않는 집안 상황까지 인생은 내게 내 힘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가르쳤다”면서 “집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배웠다면 해병대에서 ‘학습된 의지’를 습득했다”고 말한다.그는 “미국 백인 노동자계층의 상당수가 나와 마찬가지로 산골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산골 사람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마법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공공정책이나 획기적인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 같은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한 뒤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다산·추사, 유배 속 빛난 삶의 가치

    다산·추사, 유배 속 빛난 삶의 가치

    다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석한남 지음/시루/256쪽/1만 5000원귀양살이 가운데에도 조선 후기를 대표할 만한 학문적, 예술적 성과를 이뤄낸 다산 정약용(1762∼1836)과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유배 생활을 조명했다. 다산은 종교 박해로 전라도 강진에서 18년간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후학들을 길러내고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을 집필하며 실학의 사상적 체계를 완성했다. 제주와 함경도 북청에서 10년간 유배 생활을 한 추사는 토착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단한 나날을 보내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서체인 추사체를 완성해 나간다. 고문헌 연구가인 저자는 이들이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와 작품들을 두루 짚으며 조선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유배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막연한 추앙과 찬양을 넘어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자는 취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꿈꾸는 시간…‘렘수면’ 줄면 치매 위험 ↑(연구)

    꿈꾸는 시간…‘렘수면’ 줄면 치매 위험 ↑(연구)

    자면서 꿈꾸는 시간이 줄어들면 치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의대 연구진은 60세 이상 성인남녀 321명의 수면 유형과 치매 발병 여부를 19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학 저널’(journal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주로 꿈을 꾸게 되는 특정 수면 단계인 ‘렘’(REM·급속안구운동) 수면이 1%만 줄어도 치매 위험이 9% 더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렘수면 단계가 두뇌의 연결을 강하게 만들어 치매를 막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렘수면이 줄어든다는 것은 스트레스의 징후일 수 있는데 이번 연구는 수면 방해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렘수면은 눈을 감아도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 단계를 말하는데, 이때 몸은 멈춰 있지만 두뇌 활동은 활발해 안구 운동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체온과 맥박, 그리고 호흡이 상승한다. 이번 연구 중에는 모든 참가자 중 32명에게서 치매가 생겼고 이 중 24명은 알츠하이머병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총 수면 시간 중 약 20%에서 렘수면에 들어갔지만, 치매에 걸린 이들은 총 수면 시간 중 약 17%에서만 렘수면에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렘수면으로 쓰인 시간량이 감소한 것을 퍼센트(%) 포인트마다 계산한 결과, 렘 수면이 1% 줄어들 때마다 모든 치매가 생길 확률은 9%이고 그 중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확률은 8% 더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반면 이 밖의 수면 단계에서의 교란은 치매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므로 렘수면 부족이 치매의 초기 증상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매슈 페이스 박사는 “사람들이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면 렘수면에 쓰는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는 잠들기 전 어둡고 조용한 방에 눕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핏빗(Fitbit) 등 건강측정기는 수면 단계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해 사람들이 렘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없으므로 이런 장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화마당] 모두가 외면할 때 믿어 준 유일한 사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모두가 외면할 때 믿어 준 유일한 사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1982년 9월 5일자 뉴욕타임스에 부고 기사가 실렸다. “프레더릭 다네이, 35권 이상의 엘러리 퀸 미스터리 소설의 공동 저자가 금요일에 화이트플레인스 병원에서 사망했다.” 또 다른 공동 저자인 맨프레드 리는 1971년에 세상을 떠났다. 사실상 이때 엘러리 퀸도 죽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엘러리 퀸은 탐정의 이름이자 프레더릭 다네이와 맨프레드 리가 필명으로 만든 작가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들의 공동 작업은 탐정 소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합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이들의 정체, 즉 엘러리 퀸이 두 사람이라는 사실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졌다. 때문에 엘러리 퀸이 대학에서 강연을 부탁받았을 때는 맨프레드 리가 마스크를 쓰고 대학을 방문했고 이후에 백화점에서 열린 사인회에는 프레더릭 다네이가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한 적도 있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고 대학을 방문한 사람이 프레더릭이고 백화점에서 사인을 한 건 맨프레드라고도 하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엘러리 퀸 시리즈는 맨프레드 리가 사망했을 무렵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 2000부 정도가 팔렸다. 엘러리 퀸은 작가로서도 빛을 발했지만 그 명성을 오늘날까지도 공고하게 만든 것은 편집자적 능력 때문일 것이다. 1941년 가을에 첫 호가 나온 이후로 지금도 발간되고 있는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은 탐정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이자 편집자 엘러리 퀸이 발굴한 500명이 넘는 신인들의 등용문이었다. 거물 작가들도 이 잡지에 자신의 소설을 발표했다. 레이먼드 챈들러, 애거서 크리스티, 올더스 헉슬리, 서머셋 몸, 조르주 심농, 도로시 세이어스, 코넬 울리치, 윌리엄 포크너 같은 이들 말이다. “에디터였던 퀸은 거물급 작가들의 원고를 심지어 교정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 부고 기사에 적혀 있다. ‘감히 거물급 작가들의 글을 수정하다니 대단하다’는 뉘앙스로 말이다. 이 대목을 읽으며 ‘지니어스’를 떠올렸다. 천재 작가 토머스 울프와 명편집자 맥스 퍼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편집자가 원고를 고쳤을 때 작가는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관한 에피소드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원고를 알아봐 준 맥스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당신이 고치라는 대목은 전부 고치겠다”던 토머스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 인사가 된 후에는 “맥스가 내 작품을 변형시켰다”며 화를 낸다. 그러자 맥스의 불만을 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런 얘기를 한다. “맥스는 다들 외면할 때 자네를 믿어 준 유일한 사람이야. 본인이 쓴 글도 아닌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어. 자네도 언젠가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겠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일 거야. 내가 알아. 그 시간을 함께해 줄 친구한테 왜 상처를 주나.” 영화는 맥스와 같은 동지적 편집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작가의 삶, 혹은 작품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듯하다. 실제로 맥스는 출판사 대표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콧 피츠제럴드의 데뷔작을 전력으로 편집해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작가의 의도에 아랑곳없이 편집자가 원고를 자기 입맛에 맞게 멋대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문득 내가 편집을 맡은 책의 저자가 토머스 울프 같은 불만을 품기보다는 스콧 피츠제럴드처럼 여겨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뭐, 나는 명편집자도 뭣도 아니니까 딱히 해당 사항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 지구, 안전지대는 없다…심해생물조차 미세플라스틱 섭취

    지구, 안전지대는 없다…심해생물조차 미세플라스틱 섭취

    이제 지구상에서 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곳은 없다고 봐야겠다. 몇천 미터 깊은 바다에 사는 생물들조차도 독성이 있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의 조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해양과학협회 연구진이 스코틀랜드 북서쪽 ‘로콜’(Rockall) 분지의 심해 2000m 이상 깊은 곳에 사는 불가사리 등 해양 생물을 채집해 분석한 결과, 표본 48%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흔적이 확인됐다. 환경분야 세계 3대 학술지에 속하는 ‘환경오염 저널’(journal 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호에 발표된 이 연구논문에서 연구진은 이 결과는 더 얕은 바다에 사는 생물들이 섭취한 플라스틱 수준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지금까지도 여러 과학자와 환경보호론자들은 전 세계 바다에 플라스틱이 심각한 수준으로 오염돼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도 심해에 플라스틱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이번 연구진은 심해 무척추동물들에게서 미세 플라스틱의 섭취가 수량화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주로 플라스틱 쇼핑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등의 다양한 플라스틱 조각이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확인된 플라스틱 조각은 폴리에스터로, 이는 주로 섬유 쪽에서 사용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런 플라스틱 조각이 어느 곳에서 흘러들어왔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보통 의류에서 널리 쓰여 세탁기 폐수 등을 통해 바다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에 주저자로 참여한 위니 코텐-존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미세 플라스틱은 심해 환경에 널리 퍼져 생물들의 번식률을 줄이고 소화기관을 막으며 오염된 유기물질을 먹는 유기체로 옮겨가는 등 생태학적인 위협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해양 생물 660종 이상이 이런 플라스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면서 “연안 부근을 흐르는 해수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증거는 지금까지 많이 나왔지만, 더 깊은 바다에서 플라스틱의 오염 정도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부분이지만 가장 덜 탐사된 곳이기도 하며 플라스틱의 최종 종착지일지도 모른다”면서 “장기적으로 해양에 플라스틱이 미치는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해양 환경에서 더 많은 조사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스코틀랜드해양과학협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회 여가위 ‘탁현민 거취 문제’로 정회…정현백 “사퇴 의견 전했다”

    국회 여가위 ‘탁현민 거취 문제’로 정회…정현백 “사퇴 의견 전했다”

    여성가족부의 업무보고와 결산보고를 진행하기 위해 21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 논란으로 정회됐다. 탁 행정관은 잘못된 성 인식과 여성 비하 의식을 여러 저서를 통해 버젓이 드러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정현백 여가부 장관에게 탁 행정관에 대한 사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는지를 강력 추궁했다. 자유한국당의 임의자 의원은 “여성 비하의 아이콘인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지적이 잇따른다”면서 “지난번 인사청문회 때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 건의하고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는가’라고 물었고 장관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답변해 달라”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청문회 때 약속한 대로 구두로 (청와대에) 제 의사를 전달했고 그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했다”면서 “분명히 청문회 때 약속드린 대로 (대통령께) 사퇴의 고언을 전하겠다고 했고 그대로 했음을 확인드린다”고 답변했다. 논란이 확전할 조짐을 보이자 박주민·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업무보고를 진행하면서 서면으로 장관의 답변을 들어 추가 질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것이 자료로 제출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며 “여성계 전체가 분노할 만한 행적이 있었고 장관이 청와대에 뜻을 전달했다면 이미 조치가 취해졌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 40분 동안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는 등 양측의 접점이 좀처럼 찾아지지 않자, 여가위는 전체회의를 잠시 정회한 뒤 여야 간사간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협의한 후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탁 행정관은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등의 표현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공동저자로 참여한 다른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등의 표현으로 지탄을 받았다. 탁 행정관은 ‘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제목의 책에서도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유흥은 궁극적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거나 전제한다.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예절과 예의의 나라다운 모습이라 칭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써 논란이 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셀트리온스킨큐어 PM2.5 블록 클렌저’, 홈쇼핑 앵콜방송 진행

    ‘셀트리온스킨큐어 PM2.5 블록 클렌저’, 홈쇼핑 앵콜방송 진행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클렌징 제품 ‘PM2.5 블록 클렌저’가 오는 27일 현대홈쇼핑에서 앵콜방송을 진행한다. ‘PM2.5 블록 클렌저’는 한 유명배우가 즐겨 쓴다고 알려진 제품으로 지난 3월 홈쇼핑 첫 론칭 방송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했다. 방송 후 고객들의 쇄도하는 재런칭 요청에 힘입어 최대용량으로 앵콜방송을 진행한다. ‘PM2.5 블록 클렌저’는 수분팩을 한 듯 피부에 촉촉한 수분을 제공해주며 포인트 메이크업은 물론 미세먼지와 모공 노폐물까지 깨끗하게 딥 클렌징해줘 번거로운 이중세안 단계를 줄여준다. 또한 독자적인 특허조성물 PM2.5 Block™(특허번호 제 10-1629706호)을 함유, 외부 환경으로부터 지친 피부를 진정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PM2.5 Block™이란 진귤껍질 추출물, 고사리삼 추출물, 동백나무 겨우살이 추출물의 3가지 자연물 유래 소재로 이뤄진 콤플렉스다. 이 외 자연유래 계면활성제와 103가지 자연유래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촉촉하게 케어해줘 눈가 클렌징 시에도 편안한 저자극 클렌저다. 셀트리온스킨큐어 관계자는 “현대홈쇼핑 런칭 방송 이후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구매 후기들이 쏟아졌고 재구매를 원하는 사람들과 아쉽게 첫 방송을 놓친 사람들을 위해 이번 앵콜 방송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알찬 구성과 함께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PM2.5 블록 클렌저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PM2.5 블록 클렌저 본품(300ml) 6개 ▲세라마이드&콜라겐 크림 중 1종(랜덤배송) ▲무료 체험분 파우치 2매 ▲상품평 작성 시 PM 2.5 블록 클렌저(100ml) 4개/펌프를 7만9,900원에 판매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100년 전 싱클레어가 남긴 ‘밥상 경고’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100년 전 싱클레어가 남긴 ‘밥상 경고’

    밥상에 비상이 걸렸다. 연초에는 닭이 문제더니, 이번에는 달걀이다. 벨기에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살충제 달걀의 파장은 이내 우리나라로도 번졌다. 관계 당국이 양계농가에 대해 살충제 사용 여부를 조사했는데 적잖은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 충격적인 것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상당수 양계농가의 달걀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무항생제 달걀 먹이려다가 살충제 달걀 먹인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한 소비자의 언론 인터뷰가 남 일 같지 않다. 사실 달걀뿐 아니라 현대인의 식탁에 오르는 수많은 식품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그 덕에 유기농, 친환경 등등의 수사를 앞세운 식품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못 믿을 유기농, 친환경 식품이 제법 여러 번 언론의 입길에 오르내렸다.20세기 초 미국 도살장의 비위생적, 비윤리적 환경을 다룬 소설이 한 권 있다. 1906년 출간된 미국 소설가 업턴 싱클레어의 ‘정글’이 그것이다. 시카고 가축수용장의 도살장에서 돼지는 생명일 리 없다. 살아 있는 돼지를 거꾸로 매단 뒤 이내 목을 따고 뜨거운 물에 집어넣었다가 토막을 낸다.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돼지를 보며 리투아니아 출신 이주노동자 유르기스는 “끔찍해라. 내가 돼지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네”라는 장탄식을 내뱉는다. 소를 잡는 도축장도 비위생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정글’의 한 대목이다. “도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새끼를 낳으려고 하거나 갓 새끼를 낳은 암소의 고기는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매일 이런 암소들이 상당수 도살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송아지나 다른 소들 또 숨겨 두었던 조산된 송아지를 도살해서 식용육으로 만들었고, 게다가 그 송아지의 가죽까지도 이용했다.” 싱클레어는 집필 당시 시카고 가축수용장을 면밀하게 취재했는데 “다리가 부러지거나 배가 찢어진 소는 물론 이미 죽은 소들도 섞여 있었다.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소들이 이 어둠과 고요 속에서 처리되었던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빗물이 새고 쥐가 우글거리는 비위생적인 도축장도 문제지만, 비인간적인 작업환경은 실로 심각한 지경이다. 주인공 유르기스는 신혼의 단꿈과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차별이 없는 나라 미국에 정착했지만, 시카고 가축수용장의 노동과 주거환경은 지옥이라고 해도 과히 어색하지 않다. 건설업자들과 은행은 이 틈을 노린다. 가난한 이주자들에게 장기대출로 집을 사게 하고는, 이자와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다시 집을 빼앗는다. ‘내 집이 아니라 은행 집’이라는 말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정글’의 저자 싱클레어는 돌려서 말하지 못하는 작가다. 도살장의 혐오스러운 환경을 있는 그대로 내지른다. 요즘 말로 극혐(극도로 혐오스러운) 대목이 하나둘이 아닌데, 경우에 따라서는 끝까지 읽어 내기도 벅차다. 그런가 하면 사회주의자로서 자본의 욕망에 대해서도 직설화법으로 비판한다. 이 대목은 읽기에 따라서 통쾌할 수도 있다. ‘정글’은 미국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비위생적 환경에 대한 독자들의 투고가 잇달았고, 미국 정부는 마침내 식품의약품위생법과 육류검역법을 제정했다. 곧이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설립됐다. 살충제 달걀 뉴스를 접하면서 싱클레어의 ‘정글’이 떠오른 이유는 어쩌면 잠시 잠깐만 모면하면 또다시 그대로일 우리 현실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밥상만큼은 안전지대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하나 마나 한 생각을 사족처럼 덧붙인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인류를 지배자로 만든 비밀병기 ‘언어’

    인류를 지배자로 만든 비밀병기 ‘언어’

    언어인간학/김성도 지음/21세기북스/360쪽/1만 8000원인류 발달사는 문화와 문명의 진화를 척도로 삼는다. 그 영역에선 언제나 고고학·인류학의 목소리가 컸고 여전히 압도한다.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가 펴낸 책은 그런 점에서 신선하다. 언어를 중심에 놓고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풀어내는 발상 전환이 눈길을 끈다. 유인원, 유인원과 현생인류의 중간 단계인 직립원인, 고대인류 네안데르탈인, 현생인류의 조상 크로마뇽인…. 누구나 학교에서 배웠을 그런 도식적 구분은 이 책과는 무관하다. 언어의 활용이 문명의 탄생·진화 과정과 인류 유형을 가늠 짓는 기준이다. 호모 사피엔스, 호모 그라피쿠스, 호모 스크립토르, 호모 로쿠엔스, 호모 디지털리스…. 언어학자나 철학자들은 언어를 인간의 고유한 의사소통 체계로 확신한다. 그래서 언어의 중요성과 정신적 가치를 높이 사는 언사는 숱하게 전해진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운명을 결정짓는 무기”로 보았고 철학가 하이데거는 “존재의 힘”이라 단언했다. 그런가 하면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곧 나의 세계의 한계”라고까지 정의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 가운데 파악된 것은 7000개가 넘는다. 그 다양한 언어들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학계에선 10만년~3만 5000년 전쯤 출현한 음성언어를 시원으로 삼는다. 초기의 원형언어는 즉각적인 욕구 해결에 부응하는 동물적 수준에 불과했다. 원숭이처럼 동료에게 위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몸짓과 함께 으르렁 소리를 내는 정도였다. 이후 점차 발달해 몇 개의 간단한 문장들로 사냥한 먹잇감의 특징과 사냥 과정을 명료하게 무리에게 설명하는 음성언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3만 6000년 전 제작된 프랑스 쇼베 동굴 벽화와 라스코 동굴 벽화를 남긴 호모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사람)의 출현이다.네안데르탈인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열등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결국 언어를 통해 세계를 정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인지혁명’이라며 이렇게 쓰고 있다. “언어라는 비밀병기를 발명함으로써 인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비로소 ‘지금 여기’의 한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됐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비롯된 ‘언어 인간’은 다양하게 분기했지만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호모 사피엔스의 상징적 사유는 쇼베 동굴이나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로 드러나는데 이는 문자언어 이전, 시각언어를 탄생시킨 호모 그라피쿠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가 하면 중세시대 스테인드글라스나 채색 도서에서 흥성했던 시각언어는 효용성 탓에 문자언어에 자리를 내주고, ‘쓰는 인간’인 호모 스크립토르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오늘날 글쓰기 활동 소멸과 함께 부상한 ‘말하는 인간’ 호모 로쿠엔스로 이어졌고, 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호모 디지털리스는 종전과 전혀 다른 디지털 문자의 탄생과 소통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언어인간을 샅샅이 풀어낸 저자는 지금 디지털 시대를 ‘원시 영상시대로의 귀환’이라 여긴다. 기존 존재방식의 근본적 범주가 해체된 세계에서 어떻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 저자는 이렇게 방점을 찍는다. “지식의 내용을 나무나 물고기에 비유한다면 지식을 담는 형식과 매체인 언어는 나무를 벨 수 있는 도끼, 또는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그물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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