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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글로벌 경제 위기 속의 기회/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CEO 칼럼] 글로벌 경제 위기 속의 기회/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이제 막 터널에 들어선 것 같다.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부족과 리스크 관리 실패,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은 경기침체 공포를 심화시키고 있다.국내외 경제 분석기관들은 한결같이 새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전망치를 내놓았다.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외환위기(IMF),신용카드 사태와 같은 굵직한 경제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위기는 곧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는 사실도 경험했다.한 글로벌 컨설팅회사 중역은 “이 위기는 향후 50년간 오지 않을 엄청난 위기”라고 했다.하지만 필자는 이 글로벌 위기가 만들어낸 기회는 향후 50년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찾아온 기회를 잡는 데 경쟁국에 뒤처지는 것을 걱정해야 할 때이다.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 매물로 나온 월스트리트 부실 금융기관을 일본이 어떻게 신속하게 낚아챘는지 지켜봤다.얼마 전 노무라증권은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부문을 환상적인 조건으로 인수했고,미쓰비시UFJ도 모건스탠리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접근방식을 비교할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한국이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포기하자마자 일본이 달려들어 아시아부문에 대한 인수 기회를 잡았다.이런 인수 방식은 아마도 한국 금융산업을 격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우리가 부담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좋은 조건으로 부분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현재의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한 앞으로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상황과 비슷한 기회를 여러 번 더 만나게 될 것이다.우리가 글로벌 메이저 투자은행을 통째로 인수하기에는 무리뿐만 아니라 위험도 따른다.하지만 우리가 글로벌 금융회사를 부분 인수하는 것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탈바꿈하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온다면 인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동시에 어떤 회사가 국내 금융기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그리고 같은 방식의 접근을 다른 산업에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포스코가 해외 제철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헐값에 나오는 우량 제철소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그래서 매우 시기적절하고 슬기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우리에게 기회로 다가오는 것은 향후 원화 대비 엔화와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엔·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갈수록 나빠질 것이다.세계 최강의 도요타 자동차가 창사 이래 7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중국 또한 지금 현재 계속되는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으며,미국 섬유산업연합회(NCTO)에서 중국에 대해 반덤핑 불공정 무역으로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보호무역체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 정권이 출범하면 중국이 받는 압력은 더욱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중국의 저임금에 쫓기고,일본의 브랜드 파워에 치였던 한국에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도 볼 수 있다.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될수록 그 안에서 기회를 찾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말아야겠다. 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 [서울광장] 일자리 품질관리도 중요하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품질관리도 중요하다/함혜리 논설위원

    새해가 밝았다.희망이 넘쳐야 하지만 사회 분위기는 암울하기만 하다.올 상반기 우리 경제가 더욱 침체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경기침체는 곧바로 고용위기로 이어진다.감원과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정부는 고용위기 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열심히 일하는 정부를 나무랄 생각은 없지만 일자리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비정규직과 저임금근로자를 양산하는 일자리 정책의 방향성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 제한기간을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도록 비정규직보호법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시한 2년이 되는 올 7월 이후에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사용 제한기간을 늘리면 당장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그러나 이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비정규직 사용제한 기간을 계획대로 늘린다 해도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기업은 비정규직부터 해고할 것이기 때문이다.2년이냐,4년이냐는 사용자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는 길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정부는 또 공기업 구조조정을 하면서 정규직 수를 줄이는 대신 기간제 인턴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일시적인 일자리 창출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궁극적인 대안은 아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규직에 비해 회사 차원의 투자가 적기 때문에 인적자본 형성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반면 정규직에 비해 임금비용이 적고 고용보장이나 사회보장에 대한 부담이 적다.해고하기도 쉽다.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노동시장의 건전성 측면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경제협력개발기구(OE CD)도 지난 연말 내놓은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급증세를 크게 우려했다.우리나라 임시직 근로자의 비중은 2001년 17%에서 2008년 8월 33.8%로 높아졌다.OECD는 비정규직의 급속한 증가가 성장과 형평에 모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비정규직의 대부분은 일을 하면서도 가난한 근로빈곤층이다.때문에 비정규직이 많은 사회일수록 상대적 빈곤율이 높고,이는 사회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노동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건전성이 중요하다.일자리 창출과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품질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그러려면 현재의 노동제도가 지닌 결함부터 고쳐야 한다.가장 시급하게 시정해야 할 것은 비정규직보호법이다.비정규직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이 법은 비정규직 퇴출을 조장하고,전체 고용을 감소시키는 모순을 안고 있다.어떻게 뜯어고쳐도 법 정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이런 법은 차라리 없애는 게 나을지 모른다.그게 오히려 비정규직을 더 보호하는 것일 수 있다.다른 제도적 장치로 비정규직을 보호하면 된다.정규직과의 임금 차이를 줄이고,사회안전망에 대한 차별을 최대한 줄이는 등의 제도를 병행하면 된다.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시도가 늘 지옥을 만들어낸다.”철학자 칼 포퍼가 한 말이다.좋은 목표와 명분을 갖고 시작한 일자리 정책이 노동자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지 않으려면 좀 더 길게 보면서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발상의 전환, 다시 뛰는 힘이다] 교육·노동에 복지 결합… 무조건 퍼주기식 탈피

    [발상의 전환, 다시 뛰는 힘이다] 교육·노동에 복지 결합… 무조건 퍼주기식 탈피

    “노동이 곧 복지다.일자리를 통해 사람과 사회가 상생하는 제도가 대안이다.”(전순옥 참 신나는 옷 대표) “교육과 복지,치유가 결합된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다.”(이광호 함께여는 청소년학교 대표) 위기의 시대다.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돈없고 힘없는 주변부 사람들이다.이런 시대일수록 필요한 게 복지제도다.그러나 ‘무조건 퍼주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복지제도는 겉돌고 주변부 사람들은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하지만 노동과 복지,교육과 복지를 결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다시 뛰는 힘을 창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장시간 저임금 근로자의 전형이던 동대문 봉제공장 미싱사들을 고급 옷을 만드는 전문가로 탈바꿈시키는 서울 장충동의 봉제공장 ‘참 신나는 옷’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맞춤형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경기 성남의 ‘함께여는 청소년 학교’가 그들이다. 경제불황의 암흑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의 분투기를 들여다본다. 글ㆍ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노동 + 복지 봉제공장 ‘참 신나는 옷’ 이 모든 것은 한 편의 일기에서 비롯됐다.1968년 12월 스무살의 청년 전태일은 자신이 그리는 모범적인 봉제 공장을 일기에 적어내린다.하루 노동 8시간,미싱사 급여 월 3만원(당시 평균의 3배),직원을 교육할 5명의 교사….2년 뒤 재로 스러진 그를 대신해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여동생 전순옥은 이 일기를 꼭꼭 기억해둔다.40년이 지나서야 오빠의 일기는 현실이 된다.지난 10월7일 서울 장충동에 문을 연 ‘참 신나는 옷(대표 전순옥)’은 전태일 열사의 꿈이 오롯이 녹아있는 노동자친화적 봉제공장이다. 12월18일 오후 2시.점심식사를 마친 15명의 미싱사들이 건물 2층 생산실에서 분주히 손을 놀린다.현대자동차에서 수주받은 글로벌 청년봉사단 조끼 1000벌을 만들고 있다.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최창성 생산팀장의 눈매가 날카롭다.대부분 경력 20년 이상인 베테랑이지만 한 번 실수는 품질과 직결되는 탓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신현섭 생산부장은 “만드는 사람이 많이 신경쓸수록 옷이 잘 나오는 법”이라면서 “우린 끊임없이 연구하고 토론하기 때문에 품이 더 많이 든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미싱사 15명은 모두 ‘수다공방’ 출신이다.2003년 전순옥 대표가 만든 참여성노동복지터가 세운 패션·봉제 기술학교인 수다공방은 봉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숙련공들이 옷에 대한 전체적인 개념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업그레이드 교실’이다.2006년 1기 20명으로 시작해 7기까지 공부를 마쳤다.총 4개월 동안 주 2회씩 수업이 진행되는데,옷을 6~8벌 만들어보면서 디자인 분석부터 재단,봉제 마무리까지 옷 만들기의 전체적인 과정을 익힌다. 1기 출신으로 ‘참 신나는 옷’의 부팀장을 맡은 곽미순(48)씨는 “30년간 미싱을 돌리면서 나도 기술이라면 시장에서 손꼽힐 정도였는데 수다공방을 통해 옷에 대한 전체적인 안목을 배우고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참 신나는 옷’에서 일하는 미싱사들은 하루 8시간,주 5일 노동을 엄수한다.전원 정규직에 180만~250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4시간가량을 꼬박 일해야 하고,4대보험 보장은 꿈도 못 꾸는 다른 미싱사들에 비하면 파격적이다.전순옥 대표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줘서 노동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생산적 복지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었다.”며 설립 취지를 설명한다. 복지는 ‘그저 퍼주는 것’이라는 통념을 거부하고 노동시장에 복지적 요소를 결합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노동자와 기업,사회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대표는 여성노동자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방과후공부방 ‘참 신나는 학교’도 만들었다. 창신동 인근의 초등·중학교 학생 35명이 학과 공부를 보충하거나 만화그리기 등 특별활동에 참여한다.노동자 교육시설과 그 자녀들의 보육시설,이를 바탕으로 만든 사회적 기업 이렇게 세 가지 모형이 선순환하면서 제대로 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전 대표와 오빠 전태일 열사의 바람이다. 온종일 먼지 마셔가며 박음질하던 미싱사들이 질좋은 옷으로 죽어가는 우리 봉제시장을 살려내는 곳이 바로 ‘참 신나는 옷’이다.
  • ‘불황 직격탄’ 벼랑끝에 선 사람들

    ‘불황 직격탄’ 벼랑끝에 선 사람들

    혼자 살면서 가족들의 생계와 자녀들의 양육을 함께 책임지고 있는 장모(46·여·서울 전농동)씨는 지난 26일 느닷없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3년째 다니던 봉제공장에서 1월23일까지만 나오라고 했다. ■싱글맘의 힘겨운 겨울나기 “일감 줄어 이번달 70만원밖에 못 벌어” “일 없다고 12월에 4번이나 쉬는 바람에 70만원밖에 안 나올 텐데….저만 바라보는 가족들은 어떡하죠.” 장씨는 지체장애 3급인 아들(24)과 다리가 아픈 남동생(41),남동생의 딸까지 책임지고 있는 여성 가장(싱글맘)이다.평생 재봉틀을 돌리면서 입에 풀칠하기 바빠 고급 기술은 배워본 적이 없다.그러니 하루 10시간 이상 일해도 장씨의 임금은 100만원이 채 안 된다.통상 저임금·비숙련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여성의 일자리가 가장 열악하다.이런 일자리는 대부분 40대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장씨같이 가족 부양까지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경기 불황에 가장 타격을 받는 주변부 중의 주변부다. 2002년 여성 가구주가 처음으로 20%를 넘은 이래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양상은 꾸준히 늘고 있다.그러나 여성 가장들은 대부분 단순 노동을 하는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남녀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조사한 결과,일하는 여성의 28.7%만이 정규직이었다.남성은 42.7%가 정규직이었다.김직상 한부모가족자립센터 소장은 “여성은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같은 일을 해도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또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겪으면서 남성보다 쉽게 안 좋은 일자리로 밀려나게 된다.”고 설명했다.여성 가장은 양육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배가된다.중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사는 국모(36·부산 서면)씨는 1994년 남편과 이혼하고 대형 마트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다 3년 전 그만뒀다. 사춘기에 접어들던 외동딸이 “엄마 아빠 이혼한 가난한 집에서 살기 싫다.”며 가출한 직후다.그러나 마냥 아이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 뒤늦게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고졸 여성,그것도 애 딸린 싱글맘에게 열려 있는 자리는 많지 않았다. 국씨는 어린이집 주방보조,노동부 사무보조 등 구청 자활사업에 참여하다 실업자 교육 훈련을 통해 양장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아이를 맘 편히 돌볼 수 있도록 정시에 출퇴근하는 사무직이 되고 싶어요.그런데 자격증만 딴다고 취업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임윤옥 여성노동자회 정책실장은 “여성 가장들은 고용 불안과 육아 문제가 가장 힘들다.서비스업 중심의 고용구조를 바꿔 좀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키고,육아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영세 자영업자 새출발 막막 “폐업으로 수입 없는데 실업급여도 먼 얘기” 서울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던 김모(48)씨는 27일 장사가 안된다며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지난 성탄전야에는 주물업체를 운영하던 30대 사장이 사업실패를 비관해 음독자살했다. 최근의 경제난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폐업·부도 등으로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28일 노동부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601만여명으로 지난 5월의 611만여명에 비해 10만여명이나 줄었다.이 가운데 소규모 제조업과 도·소매업,음식·숙박업을 운영하던 연매출 4800만원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가 전체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영세자영업자들의 경우 부도나 폐업 등으로 실직 상태에 빠져도 근로자와 달리 실업급여 등 제도적 지원장치가 미흡해 어려움이 더 크다.전병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경제위기는 우선 중소 영세기업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먼저 타격을 받고,이어 비정규직,정규직 근로자 순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단기·한시적인 긴급구호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반 근로자들의 경우 실업과 동시에 최장 8개월까지(내년부터 1년으로 연장) 실업급여(월 최대 120만원)를 지급 받을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에겐 지원금이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영세사업장은 고용보험 가입이 이뤄지지 않아 실업급여 지급이 안 된다.”면서 “영세사업자의 범위 등 보험료 체계가 개선되는 내년 하반기쯤 영세자영업자에게도 실업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양도세 비과세 주택기준 6억→9억으로 완화

    [새해 달라지는 것들] 양도세 비과세 주택기준 6억→9억으로 완화

    새해부터 소득세율이 과표에 따라 단계별로 2%포인트씩 낮아지는 등 세 부담이 줄어든다.소득 수준 하위 50%의 건강보험 본인 부담액이 절반으로 낮아지는 등 의료 혜택이 확대된다.새해부터 달라지는 각종 제도를 알아본다. ●세제 ▲종합소득세율 인하 종합소득세율이 2010년까지 2%포인트씩 인하된다.과세표준에 따라 인하시기에 차이가 있다.1200만원 이하는 2009년,8800만원 초과는 2010년에 각각 2%포인트를 한 번에 내린다.12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 구간은 2009년과 2010년에 1%포인트씩 단계적으로 2%포인트를 인하한다. ▲종합소득 공제액 인상 종합소득 기본공제액이 1인당 연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된다.의료비 소득공제 한도도 연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높인다.교육비 소득공제 한도는 취학 전 아동과 초·중·고교생의 경우 1인당 연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대학생은 연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인상된다.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이 자녀 2인 이상에서 1인 이상으로,무주택자에서 소형 1주택자까지 포함하는 쪽으로 대폭 확대되고 지급금액도 최대 120만원까지 늘어난다.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세율 조정 양도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율을 종합소득세와 일치시킨다.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확대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연 4%,최대 80%(20년 이상 보유)에서 연 8%,최대 80%(10년 이상 보유)로 확대한다.일시적 2주택자 중복 보유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주택가격을 양도 당시 실거래가액 기준으로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인다. ▲다주택자 한시적 양도세 중과 완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양도하거나 새로 취득하는 주택(2년 이상 보유)에 대한 양도세율을 인하한다.2주택자는 현행 50%에서 6~35%(내년 6~33%),3주택 이상은 60%에서 45%로 낮춰준다.1세대 1주택자가 근무상 형편,취학,질병치료 등 실수요 목적으로 지방소재 1주택을 취득해 2주택이 된 경우 종전 주택을 양도할 때 1주택자로 보아 양도세 비과세 여부를 판단하며 지방소재 실수요주택을 양도할 때는 일반과세(일반세율,최대 30% 장기보유공제 적용)한다. ▲법인세율 인하 및 과표 구간 상향조정 법인세율은 낮은 세율이 현행 13%에서 2008년 귀속분 11%,2009년 귀속분은 10%로 인하되고 높은 세율이 25%에서 2009년 귀속분 22%,2010년 귀속분은 20%로 내려간다.과표구간도 2008년 귀속분부터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연장 및 확대 일몰기한이 2009년 말까지 1년간 연장되며 공제율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투자는 3%,권역 밖에 대한 투자는 10%가 적용된다. ▲출산장려·양육 관련 세제 지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분유와 기저귀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준다.18세 미만의 직계비속이 3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가 양육용으로 취득하는 일정 규모의 자동차 1대에 대해 지방세인 취득·등록세를 50% 감면해 준다.해당 자동차는 배기량 2000㏄ 이하에 정원 7~10인승인 승용자동차와 정원 15인 이하 승합자동차 등이다. ▲하이브리드 승용차 세제 지원 7월1일부터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면제된다.하이브리드 승용차 1대당 감면세액 한도는 100만원(교육세 포함시 130만원)이다.또 7월부터 지방세인 취득세(40만원 한도)와 등록세(100만원 한도)도 감면할 예정이다. ▲종합부동산세 세부담 합리화 종부세 과표구간과 세율을 조정하고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한다.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허용해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장기보유자 세액공제(20~40%)와 60세 이상 고령자 세액공제(10~30%)를 신설해 세 부담을 덜어준다.과세방식도 세대별 합산과세에서 인별과세 방식으로 전환하고 세부담 상한을 300%에서 150%로 축소한다. ▲가업 상속공제 확대 및 동거주택 상속공제 시행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 공제대상을 15년 이상 가업 영위에서 10년 이상으로 완화하고 공제율도 가업상속 재산의 20%에서 40%로 인상한다.공제한도도 30억원에서 영위기간에 따라 100억원까지로 늘려준다.부모를 모시며 동거하는 무주택자가 1세대 1주택자인 부모로부터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 주택가액의 40%(5억원 한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확대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서 공제하는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 제도를 확대,세액 공제율을 2009~2010년 2년간 30%(일반업종 1%→1.3%,간이과세자인 음식숙박업 2%→2.6%) 인상하고 공제한도도 연간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조정한다. ●보건·복지 ▲건강보험 보장수준 확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6개월에 200만원으로 고정된 본인부담금 상한액이 1월부터 소득 상위 20%만 빼고 소득에 따라 낮아진다.소득 수준 하위 50%는 본인 부담액이 절반으로 줄고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50% 사이는 현재 부담액의 75%만 내면 된다.7월부터 현재 보험 적용 진료비의 20%인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의 본인부담금 비율이 10%로 낮아지고 12월부터 암 치료 본인부담금 비율도 10%에서 5%로 하향 조정된다.치아 홈 메우기와 한방 물리요법도 12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된다. ▲무상보육 확대 시행 7월부터 무료로 보육시설에 다닐 수 있는 아동의 기준이 현재 차상위계층 가정에서 평균 소득 이하(소득 하위 50%) 가정의 아동으로 확대된다.차상위 계층 이하 가정에서 만 1세 이하 아동을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을 경우 7월부터 월 10만원씩 아동 양육 수당을 받게 된다. ▲치매 조기검진사업 확대 1월부터 무료 치매 조기검진사업 참여 보건소가 현재 118곳에서 180곳으로 늘어난다.이에 따라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저소득 순으로 치매 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복지부는 이 사업을 2010년까지 전국 253개 보건소 전체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차상위층 노인요양보험 본인부담 할인확대 노인장기요양 보험 서비스 이용 때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돈의 절반을 할인받는 차상위계층이 4000명 늘어난다.노인장기요양 보험료는 2008년보다 평균 584원 오르고 서비스 대상자는 당초 예상보다 5만명 늘어난 23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 확대 1월부터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이 65세 이상 노인의 70%(360만명) 수준으로 확대된다.이는 대상 선정 기준이 월 소득 64만원(노인부부는 합산 108만 8000원) 이하,소득이 없을 때 재산액 1억 6320만원(부부 합산 2억 6112만원) 이하로 상향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정신병원 입소 기준 강화 3월부터 보호 의무자의 요구로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때의 동의 요건이 현재 보호의무자 1명의 동의에서 2명의 동의로 강화된다.부당한 노동을 강요하거나 가혹행위를 할 수 없도록 작업요법이나 격리,강박 등 신체적 제한을 가할 경우엔 근거를 명시하고 일정한 절차에 따르도록 했다. ▲아동 필수 예방접종 지원 강화 현재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는 0~12세 아동의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하더라도 비용의 3분의1을 지원받을 수 있다.시행 시기는 상반기 내이며, 8조 3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중독 우려 한약 표시 의무화 1월 말부터 중독이 우려되는 한약재 20종을 포함한 한약은 규격품 포장에 ‘중독 우려 한약’이라는 표시를 붉은색으로 해야 한다. ▲아동양육비 지원 연령 상향조정 저소득층 가운데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아동에게 주는 아동 양육비(월 5만원) 지원 연령이 현재 만 8세 미만에서 만 10세 미만으로 높아진다. ●환경 ▲어린이용품·활동공간 위해성 관리제도 시행 장난감과 학용품 등 어린이용품을 평가한 결과 건강피해가 우려되면 리콜이 실시된다.3월21일 이후 신설되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놀이터 등에 대해서는 생활공간에 유해물질이 있는지에 대한 환경안전 관리기준 검사를 해 안전에 우려가 있다면 준수·개선 명령을 내린다. ▲환경 영향평가 항목·범위 등 사전 결정 의무화 4월부터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기 전에 사업과 지역특성에 따른 주요 환경이슈를 미리 파악,평가항목·범위 등을 결정하는 ‘스코핑 제도’가 의무화된다. ▲환경 영향평가 간이평가절차 도입 1월부터 환경영향이 비교적 적은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과 협의를 동시에 시행하는 간이평가절차가 시행된다.간이평가절차 대상 여부는 평가계획서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해 전문성·객관성·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항목 증설 신규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심사할 때 독성평가항목이 급성독성,유전독성,분해성,어류급성독성,물벼룩급성독성,조류급성독성 등 기존 항목 6개에서 피부자극성,눈자극성,피부과민성 등 3개 항목을 더한 9개로 늘어난다. ▲주유소 토양오염 검사주기 변경 4월부터 주유소 등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특정토양오염 관리대상 시설의 토양오염도 검사가 기존 3년 주기에서 5년,10년,15년이 되는 해에 받도록 조정되고 15년 이후로는 3년마다 받게 된다.저장시설을 설치한 뒤 10년이 경과하면 받던 누출검사도 20년이 지나면 받도록 바뀐다. ●여성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 설립 경력 단절 여성의 직업훈련과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1월에 50곳을 지정하고 201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여성인력개발센터나 여성회관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곧바로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여성 새로 일하기 지원본부 확대 산업단지 인근에 설치돼 단지 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면서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로 현재 5곳에서 35개 산업단지로 확대해 나간다. ▲아동·여성폭력 예방교육 전문 강사 육성 현재 55명에 불과한 전문강사를 400명까지 육성해 시·도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배치하고 학교에 근무하는 담당 교사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 ▲(가칭)성별 영향분석 평가법 제정 추진 복지와 고용,교육 분야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성별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이 평가 결과를 반영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노동 ▲근로자 연령제한 금지 3월22일부터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불합리한 연령 제한이 금지된다.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기관 장애인 의무고용률 3%로 상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이 정원의 2%에서 3%로 상향 조정된다.1월1일부터 신규인원의 3%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용해야 하고 장애인 공무원 수가 해당 정원의 3% 미만인 경우 신규인원의 6%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용해야 한다. ▲저소득층 취업패키지 지원 3월(예정)부터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에 대해 통합적인 취업 지원을 실시하고,취업에 성공하면 취업 성공수당(100만원)을 지급한다.사업 참여자에 대해서는 최장 1년까지 진단·계획수립,의욕·능력증진,집중 취업알선 등으로 이뤄진 통합적인 취업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전국 가구 월 평균 소득의 60% 미만 가구의 구성원이 대상이다. ▲최저임금 시간당 4000원 시간급 최저 임금이 2008년 3770원보다 6.1% 인상된 4000원으로 상향,적용된다. ●교육 ▲장학금 지원확대 기초생활수급자 대학생 자녀 전원에게 무상으로 장학금이 지급된다.2008년까지는 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신입생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했다.대학생 근로장학금 지원 대상도 전문대생에서 4년제 대학생으로까지 확대된다.지원금액도 1인당 연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학교안전통합시스템 구축 3월부터 시·도 교육청별로 ‘학생생활 지원단’(Wee Center)이 본격 운영된다.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중·고생들을 돕기 위해서다.학생생활 지원단은 전문 상담교사,사회복지사,임상심리사,의료인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학생들에게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대학 자체평가 실시 대학들은 2년에 한번씩 교육,연구,조직,운영,시설 등 학교 운영 전반을 스스로 평가해 그 결과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법무 ▲아동 상대 성폭력범죄자 치료감호제도 본격 도입 소아성기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진 성폭력범죄자를 치료감호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치료감호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새해부터 아동 상대 성폭력범죄자는 정신과전문의의 감정을 바탕으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치료감호소에서 최장 15년까지 수용해 치료할 수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본격 시행 기존 행형법을 개정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새해부터 수용자 집필 사전허가제가 폐지되고 서신 검열 원칙이 무검열 원칙으로 바뀐다.귀휴가 가능한 최소 수용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짧아지고,일반귀휴 기간이 1년 중 10일에서 20일 이내로 확대된다. ▲개정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 6월부터 재외동포에 대한 민원증명 발급권한이 확대돼 재외동포의 거소 신고 사실증명서를 시·군·구에서도 발급한다.재외동포가 한 번에 머물 수 있는 체류 상한 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 [주말탐방] 재한 몽골인 학교를 가다

    [주말탐방] 재한 몽골인 학교를 가다

    낮 12시30분.조용하던 지하1층 식당에 갑자기 생기가 돈다. 멀리서 아기종달새의 재잘거림 같은 청명한 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금세 남색 조끼에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초등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줄을 서기 시작한다.“야호 오늘 육개장이다!아줌마 저 국물 많이 주세요~”라며 1학년 자야(7)가 소리친다.급식을 타갖고 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속닥거리기도 하고 까르르 웃기도 하며 밥을 먹는다.그런데 잠깐.저희들끼리 주고받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가만히 들어보니 한국어가 아닌 몽골말이다.한국어와 몽골말을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 친구들은 재한몽골학교에 다니는 몽골 사람이다.한국 땅에 살지만 몽골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는 진정한 다문화를 배우는 아이들이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재한몽골학교는 몽골 노동자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99년 12월 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의 도움으로 설립됐다.선교회 건물 구석에서 8명의 학생과 함께 시작한 학교는 2004년 12월30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외국인학교로 인가를 받았다.2005년 7월 1회 졸업생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3회 졸업생을 배출했다.그동안 이곳 재한몽골학교에는 약 350명의 몽골 노동자 자녀들이 거쳐 갔으며 지금도 8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한국인들 편견에 아이들 피해의식도 커져 이곳 재학생의 90%는 이주노동자,주재원 등의 자녀로 오래 머물지 않고 곧 떠나는 아이들이다.고작 10%만 입학식과 졸업식에 모두 참여하게 된다.곧 떠나는 아이들의 절반 정도는 부모가 불법체류자 신분이다.한국에서 쫓겨날까봐 걱정하고 최저임금 받아가며 일하느라 바쁜 부모들은 도저히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다.게다가 일반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할 리 없는 아이들에게 재한몽골인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장을 넘어서서 포근한 쉼터 같은 존재다.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1시20분.1~3학년이 모여 공부하는 교실에 갔다.16명이 한 방에 모여 몽골어로 책읽기 수업을 하고 있다.저학년은 한국말 수업을 하지 않고 몽골어를 익히는 데 주력한다.아이들은 몽골 현지에서 쓰이는 몽골어 교재를 읽거나 따라 쓰기를 하고 있고 담임인 뭉근체첵 선생님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아이들 하나하나가 틀리지 않고 잘하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한다.풍경은 여느 초등학교 교실과 다르지 않다.교실 벽에는 세계전도와 칭기즈칸의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고,문에는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붙여져 있다.‘인사를 잘합니다,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냅니다,게임기는 학교에 가져오지 않습니다’ 같은 정겨운 문구가 쓰여 있다. 돌뭉흐(7)와 인드라(9)는 집과 학교가 멀어 학교 근처의 어린이집에서 생활하고 있다.아무리 사감선생님이 엄마처럼 돌봐준다고는 하지만 아직 엄마 품이 그리울 나이다.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지내니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고 둘은 입을 모아 말한다.돌뭉흐는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서 10시40분에 학교에 도착해요.세수하고 책가방 챙기는 건 모두 나 혼자 해요.다 입은 옷은 세탁기에 넣고 빨래도 해요.”라고 말하며 꽤나 어른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인드라는 몽골에서 태어나 3살 때 한국에 왔다.몽골 사람인 엄마가 한국인 아빠와 재혼해 한국에 오게 된 것.늘 바쁘게 일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해볼 일은 없었다.그래도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한국어 학원에 다니는 등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다.요즘 한창 태권도에 맛을 들인 인드라는 “태권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라며 태권도 품새를 제법 그럴듯하게 흉내내보였다. ●한국어·영어·IT등 수준별 분반 수업 오후 2시5분에 5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3학년인 따시까(10)와 2학년인 푸랩수랭(8)은 교실을 박차고 나와 합주 수업에 가야 한다며 발걸음을 서둘렀다.따시까는 1~3학년 교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지만 거꾸로 키는 그 반에서 제일 작다.호르몬 계통에 문제가 있어 키가 많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매일 사탕과 비슷한 약을 먹어야 한다고 따시까는 말했다.지난해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따시까는 몽골에서 태어났는데,천호동에서 식당일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왔다.아직 한국말이 서툰 따시까는 “몽골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 학교 오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일반 초등학교에서라면 작은 키 때문에 ‘왕따’가 됐을 법도 한데,친구들이 자기를 놀리는 일은 그다지 없다며 따시까는 배시시 웃는다. 그런 따시까의 옆에서 “전 얘 조금만 놀려요.”라며 장난스럽게 웃는 푸랩수랭은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학급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한국인인 아버지와 몽골인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데,아버지는 푸랩수랭이 4살 때 하늘나라에 가셨다.혼자 남은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며 푸랩수랭을 키운다.몽골에 계신 할머니와는 연락하지 않는다.마냥 밝을 것만 같았던 푸랩수랭은 엄마 얘기를 하자 눈물을 글썽인다.“나중에 크면 꼭 의사가 돼서 우리 엄마 아픈 데 고쳐줄 거예요.”라고 말하는 푸랩수랭에게서 결 고운 마음씨가 느껴진다. 재한몽골학교에서는 한국어와 몽골어 외에 영어,수학,몽골역사와 몽골윤리 등의 필수과목과 음악,미술,과학실험,태권도,IT교육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몽골 두 나라 교육과정상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교과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8명의 몽골인 전담교사와 20여명의 한국인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진은 몽골학생들의 학력과 한국어 수준을 감안하며 수준별 학습을 하고 있다.몽골어로 진행되는 몽골어와 수학의 경우 몽골 현지와 동일한 교재를 사용해 학생들을 나이에 맞게 학년별로 나누어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IT 등 한국어를 사용하는 수업은 학생의 수준에 맞춰 분반 수업을 한다. ●한국·몽골 교류 가교역할 기대 매주 수요일에는 특기적성 수업이 있다.사물놀이,태권도,연극 등 각자 좋아하는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학교 근처의 한 빌라에서는 사물놀이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7학년 할리온(12)과 6학년 엥흐차츠랄(11)을 비롯한 6명이 특기적성 강사인 유병례 선생님과 장구를 치며 박자를 맞춰보고 있었다.“덩 쿵따쿵/덩 쿵따쿵/덩 따쿵따/쿵 덩아”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길군악’ 장단을 맞춰보고 있었는데 3초도 채 되지 않아 장단은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무수한 소음으로 흩어지고 말았다.선생님이 장단을 제대로 치는 학생에게는 초콜릿을 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했지만,절묘한 리듬감을 요하는 장구는 학생들에게 어렵기만 하다.장구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처음 배우게 됐다는 할리온은 “어렵지만 재미있다.앞으로도 계속 장구를 치고 싶다.”고 했다.한국 국적이 없는 부모님 때문에 이번 학기가 끝나면 몽골로 돌아가야 한다는 엥흐차츠랄은 “몽골에 가도 장구를 치고 싶은데…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진지한 표정으로 선생님에게 자문을 구한다. 재한몽골학교는 학생들에게 ‘몽골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강애 교감은 “몽골어와 한국어,영어 등 최고의 교육을 통해 이 아이들이 몽골로 돌아갔을 때 각 분야의 리더가 되고,또 한국과의 가교를 잇게 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이나 몽골,어느 한 쪽의 문화만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사는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체화하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일부 한국인의 편견과 몽골 어린이들의 피해의식이 겹치면서 재한몽골인학교의 이런 이상을 실현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재학생들이 몽골인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면서도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하는 것이 재한몽골인학교의 남은 과제다. 글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이강애 교감 인터뷰 “한국 정부 지원 없어… 재정적 어려움 가장 커” 재한몽골인학교가 여느 외국인학교와 다른 점은 몽골이라는 작은 나라의 학생들을 교육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편견은 심하고 재정은 열악하다.재한몽골인학교의 이강애 교감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어도 결국은 돈 문제에서 어려움에 부닥친다.”면서 작은 외국인학교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교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재정인가. -아이들 수업비가 점심값을 포함해 한 달에 6만원이다.기숙사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 세 끼를 제공하는데도 한 달에 8만원이다.부모가 노동자이거나 실직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어려운 아이들에게 수업료를 도저히 많이 받을 수 없다.몽골인 입장에서는 한국에 아무나 오는 것이 아니다.수입은 이렇게 적은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후원자들의 사정도 나빠졌다.2004년 인가를 받은 후 한시적으로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았지만 우리 학교는 서울시에서 지원받는 예산도 없다.지금 아이들이 컨테이너 박스를 교실 삼아 공부하고 있는데,그걸 바라보는 게 너무 안타깝다. →재학생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이다.주변 초등학교와 중학교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며 놀리거나 무시하는 일이 잦다.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피해의식을 갖게 되고 “나는 왜 몽골에서 태어났을까.”라며 부모를 원망하기도 한다.겉보기에는 한국인과 다른 점이 거의 없으니 몽골인임을 감추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그러나 우리는 “너희들이 몽골인임을 항상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몽골에 보탬이 될 사람임을 믿기 때문이다. →가장 보람있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당연히 아이들이 잘 자라주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졸업한 친구들이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무사히 진학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쁘다.1990년대까지만 해도 몽골 근로자들은 짐승같은 취급을 받았고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다.그러나 몽골 근로자들의 상황이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경제위기 고통 노동자에만 지우려나

    노동부가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보고했다.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재량근로제 확대 및 휴일·초과근로수당 할증률 인하를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인 것 같다.이와 함께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시점인 내년 7월 이전까지 비정규직보호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3∼4년으로 연장하는 한편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최저임금제 차등 적용,복수노조 도입,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도 법제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노사정 대타협으로 정리해고 법제화가 이뤄졌지만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세계 131위로 바닥권이다.기업들이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채용을 꺼리는 이유다.외국인들도 노동시장 경직성과 과격한 노동운동을 투자 기피 사유로 꼽는다.그런 의미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망은 손질할 필요가 있다.하지만 내년은 사상 유례없는 고용위기가 예상되고 있다.있는 일자리도 없어지는 판에 정리해고를 쉽게 하자는 것은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이 전담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이런 식으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계의 협조를 얻어내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재계 편중’‘반(反) 노동’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법과 원칙을 앞세워 노동계의 ‘떼법’을 억압하려고만 했지 대화나 타협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었다.더구나 노동계의 사활이 걸린 핵심 쟁점을 뜯어고치겠다면서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노사정 타협만 들먹이고 있다.고통분담의 장에 노동계의 동참을 이끌어 내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재계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
  • 험난한 노·정 관계

    노동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노·정 관계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근로자,비정규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조항이 다수 포함된 데다 비정규직법 개정,복수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등이 내년 중 입법화 과정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고용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 개선은 노조나 근로자에게는 민감하게 받아 들여질 수밖에 없다.”면서 노·정,노·사관계를 우려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제한기간 연장과 복수노조 인정은 노·정 간의 견해차가 뚜렷한 현안이어서 정부가 계획대로 내년에 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동계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간제와 파견근로자의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고 기간제한 적용 예외를 확대하며 파견 허용업무도 현행 32개 업종에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물론 노사정위원회의 논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노동계의 동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여기에 내년에 파견 허용업무를 2배가량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져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노·정 간의 갈등은 한층 더 심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 연장을 모든 노동자를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높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노총도 “법 개정을 강행하면 정부와의 대화는 물론 여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겠다.”며 반발할 태세다. 또 ‘고용 유연화’를 목표로 한 정부의 근로기준 선진화 방안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노동부는 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임금,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을 보다 유연하게 개선하기 위해 내년에 근로기준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하지만 고령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인하방안 등은 벌써부터 노동계로부터 거센 항의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2010년 시행을 앞두고 내년에 시행령 마련 등 법제화를 마쳐야 하는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급여지원 금지 문제 등은 노동계와의 마찰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노인도 뿔난다

    [신경림 누항 나들이] 노인도 뿔난다

    ‘엄마가 뿔났다’라는 텔레비전 드라 마가 한참 인구에 회자된 일이 있다.그중에서도 노인의 사랑 이야기가 단연 화제였다.“아하,노인도 사랑의 감정을 가졌고 사랑을 할 줄도 아는구나!”라는 다 아는 사실을 환기시켜 준 대목이 말하자면 이 드라마의 절창이었다.실제로 우리 문학에서 노인의 사랑의 감정이 표현된 것은 역사가 오래여서,가령 신라 때의 향가 ‘노인 헌화가’에도 “짙붉은 바위 가에/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하고 나오지만,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그러한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노인은 감정도 없고 능력도 없고 힘도 없는,우리 사회의 짐만 되는 존재라는 인식이 크게 퍼져 있다는 뜻이다.몇 해 전 한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노인들은 투표장에 나오지 말고 그냥 집에 계시라는 뜻의 말을 했다가 크게 곤욕을 치른 일이 있지만,이야말로 노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심한가를 잘 보여주는 예다.노인이 보편적으로 보수적이어서 한 말이겠지만 이 말 속에 들어 있는 노인 폄하의 생각은 당하는 사람들로서는 그냥 넘기기 어려운 것이었으리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결코 노인을 홀대하는 나라는 아니다.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노인석이 지정되어 있고 게다가 전철은 아예 공짜다.새로 탈 노인을 위하여 젊은이들은 노인석이 비어 있어도 앉지 않는다.극장은 할인을 해주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곳에 따라 무료다.65세 이상 노인의 전체 인구의 60%는 매월 8만원가량의 노령연금을 받으며 의료에서도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이만하면 노인을 위한 천국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그러나 막상 한국에서의 노인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사회에 팽배해 있는 뿌리깊은 편견이 그 원인이다.일정한 나이에 이른 사람이면 그 개인차에도 불구하고 아무 쓸모도 없고 아무 능력도 없는,생각도 감정도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마침내 함께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하고 함께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노인이 가는 찻집이 따로 있고,젊은이가 가는 술집이 따로 있다.어쩌다 노인이 젊은이가 다니는 술집엘 잘못 들렀다가 입장을 거부당하는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이것이 너무 심하다 보니 외국을 다니다가 노소 차별 없이 어울리는 것을 보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망측한 생각까지 든다. 늙었다고 해서 지혜로운 사람을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은 서경에 나온다.이 말은 뒤집어서,비록 늙은이의 말이라도 지혜로우면 들어야 한다는 소리로 해석할 수 있다.늙은이 가운데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84일 동안이나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도 결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강인한 사람도 있고,투르게네프가 산문시 ‘노인’에서 충고한 바대로,그대로 몸을 오므리고 자기의 회상 속으로 들어가 아직도 생생한 푸름과 애무와 봄의 힘을 가지고 사는 사려깊은 사람도 있다.경제적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으면서 옛날에 비슷한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의 지혜를 오직 늙은이의 말이라 해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가 타당하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노인 등의 최저임금을 법정 이하로 내리겠다는(비록 양해를 얻어서라는 단서가 붙지만) 궁색한 발상마저 나오는 것 같다.이것도 연령차별로서 있을 수 없는 얘기겠지만,더 중요한 것은 노인을 공경의 대상 또는 도움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자는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지식이나 경험이 우리 사회에 아직 유용하다면 더 활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그들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다.공경의 대상이 되는 것도,동정의 대상이 되는 것도 노인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함께 얘기하고 함께 일하면서 함께 사는 것만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뿔나는 것은 엄마만이 아니다. 시인 신경림
  • 그들이 불법체류를 택하게 되는 이유

    2008년 현재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은 약 117만명이고 이중 18%인 21만여명이 불법체류자다. 이들은 당연히 법적으로는 단속 대상이다.하지만 불법체류자 문제를 단속과 추방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세계화 시대의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 이후 당국은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섰다.지난달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에서 수행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은 ‘토끼몰이식’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불법체류자는 우리 사회의 식지않는 논쟁거리다.그들이 왜 불법체류를 선택했으며,이들의 처벌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들이 불법체류를 선택하게 된 이유 불법체류자들은 한결같이 “합법적으로 일하는 것 보다 돈을 더 많이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현행 고용허가제에 의해 한 직장에 매여있는 것 보다 불법체류를 하면서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 아마르(27·몽골)씨는 합법적으로 일을 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지난해 4월 취업비자로 입국해 일을 시작했다는 아마르씨는 “한국에서 처음 일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는 1시간에 3480원을 받았다.”고 밝혔다.그가 공장에서 받았던 월급은 90만원 가량으로 최저임금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아마르씨는 “그나마 마지막 한 달치 월급은 아직도 못 받은 상태다.계속 전화를 해보지만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라고 밝힌 뒤 “불법체류자 신세지만 지금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말했다.현재 그는 하루에 11시간 남짓 일하고 7만원을 받는다. 또 다른 몽골인 알리마(42·여)씨는 “(불법체류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하는 것이 낫다.”며 “아들이 얼마 전 한국 대학에 입학해서 학비를 대려면 불법체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 운수업체 담당자 김모(55)씨는 “불법체류자들이 한국인들에 비해 일당이 저렴하다.”며 “인건비도 저렴한 데다 사람들이 성실해서 계속 고용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김씨는 “물론 최저임금보다 많이 주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에 비해 일당이 싼 편”이라고 덧붙였다. 언어 소통 문제와 노동법 지식 부족도 이들이 불법체류를 선택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아마르씨는 “취업비자를 연장하려고 생각도 해봤지만 말도 잘 안 통하고 절차를 밟는 게 힘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그는 “주변 몽골인들도 거의 다 나와 같은 이유로 불법체류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박선희 상담실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국내 노동사정이나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점도 불법체류자가 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를 만드는 브로커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만난 크리시나(34·방글라데시)씨는 “한국에 입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 불법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브로커에게 한국 돈 1000만원을 주면 불법취업을 알선해준다.”고 말했다.그는 자신도 1000만원을 마련하느라 힘들었다면서 “두 달 전에 입국했다가 얼마전 단속반에 붙잡혀 강제추방된 친구는 브로커에게 준 돈을 갚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최소한 그 돈이라도 다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마씨도 “몽골 현지에 한국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500~600만원 정도 돈을 내면 한국에 올 수 있다.하지만 몽골에서 그 정도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며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빚을 내 들어온 후 한국에서 갚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불법체류자 인권 침해”vs“일방적인 주장일 뿐”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박선희 상담실장은 “최근 당국의 일제단속을 피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에다 불황으로 해고당한 사람까지 몰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훨씬 넘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당국의 과잉단속을 문제삼으면서 “무리한 단속과 추적으로 부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적지 않다.”며 “특히 추격 도중 다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그는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큰 부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를 응급실에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 실장은 집으로 무작정 들어와 연행해 가거나 성추행·폭행 등을 자행한 경우도 있다면서 “비인권적인 단속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출입국관리법에는 불법체류자 단속시 먼저 신분을 밝힌 뒤 영장을 보여주고 사업주에게는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지만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인권침해와 불법단속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그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정부처럼 앞뒤 안 가리는 경우는 없었다.올해 정부의 단속 목표가 4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곳에 머물고 있는 크리시나씨는 얼마 전 단속 과정에서 손가락과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크리시나씨는 “단속반이 허리띠를 잡고 끌고가는 도중 정강이를 차고 때리면서 심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그는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유리조각에 손가락이 찢어졌다.”면서 “지금도 다친 손가락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단속의 법적 근거와 단속 중 벌어지는 관행 등은 현행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과도하고 무분별한 단속이 벌어지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입장은 다르다.법무부는 “정당한 공무집행이 적법절차를 위반했거나 인권을 침해한 것처럼 호도된 것”이라며 “불법체류자 단속과정의 인권침해 사례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법무부는 “인권위 등의 발표는 절차와 방법·내용 등을 미루어 볼 때,의견표명의 한계를 벗어났을 뿐만아니라 단속된 보호외국인만의 진술을 토대로 이루어 졌고,그 검증과정도 없었으며,사실과 다르게 발표되는 등 객관적 신뢰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또 “인권위가 일방적인 진술만을 듣고 개인과 국가기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을 대외에 알리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국가기관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프랑스 철학자 레비나스는 타자윤리학을 통해 타자의 인정과 존중,이들을 수용하는 감성을 강조했다.취재과정에서 만난 불법체류자들은 우리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타자’였다.하지만 ‘불법’이란 딱지와 ‘외국인’이란 낙인이 그들을 절박함 속으로 몰고 가는 상황에서 레비나스의 외침은 공허할 뿐이다.이제 한국의 다문화 사회를 위해서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인권 차원의 구제방안과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국인노동자 옭아맨 ‘고용허가제’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용허가제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내국인과 동등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용허가제는 한국 고용주가 필요한 외국인 인력을 신청하고 정부가 해외에서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선별해서 연결해주는 것으로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고용허가제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오히려 옭아매고 있다고 지적한다.고용허가제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가 하면 재계약·재고용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지나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에게 ‘칼’을 쥐어준 고용허가제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정정훈 변호사는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를 노동자로서 인정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지만 세부제도들은 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용허가제가 ▲사업장 변경 ▲재계약·재고용 등의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사업체의 휴·폐업,사용자의 정당한 근로계약 해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가하도록 돼 있다.국내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하는 것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이 같은 방침은 “사업자에게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종속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조건 하락은 물론 인간 존엄성을 실현하는 길을 막아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계약·재고용시 사업자에게 거의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외국인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변호사는 “현 고용허가제는 마지막 고용자에게 막강한 재계약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그는 “정부는 3년간 일한 뒤 본국으로 귀국했다 다시 들어오면 2년간 보장해준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 2년은 사업자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불법체류자가 줄지 않는 것에는 사업자가 재계약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남는 외국인들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사업자에게 칼자루를 쥐도록 한 현 고용허가제는 문제 있다.”며 “차라리 재계약 기간 2년을 없애고 처음 계약할 때 5년을 보장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에 숙식비까지 포함시키다니…  정부는 최근 고용허가제에서 한발 더 나가 ‘비전문 외국인력정책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외국인 고용정책 전반의 틀을 새로 짰다.이 방안에는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숙박비와 식대를 ‘본인 부담’으로 개정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이 방안대로라면 지금도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정훈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게 근무지 근처 컨테이너 박스에서 집단생활 하는 등 근무·생활환경이 열악하다.”며 “거기에 최저임금 대우를 받는 것도 모자라 임금에서 숙식비를 뺀다면 노동 환경은 더 열악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기숙사건물이나 가건물을 제공해서 별도의 숙박비용이 지출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에도, 숙박비 및 식대를 추가 공제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악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조건 문제가 국내 노동자들에게도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정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하락하는 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하락은 전체 노동자의 연쇄적인 지위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그들이 불법체류를 택하게 되는 이유

    그들이 불법체류를 택하게 되는 이유

    2008년 현재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은 약 117만명이고 이중 18%인 21만여명이 불법체류자다. 이들은 당연히 법적으로는 단속 대상이다.하지만 불법체류자 문제를 단속과 추방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세계화 시대의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 이후 당국은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섰다.지난달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에서 수행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은 ‘토끼몰이식’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불법체류자는 우리 사회의 식지않는 논쟁거리다.그들이 왜 불법체류를 선택했으며,이들의 처벌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들이 불법체류를 선택하게 된 이유  불법체류자들은 한결같이 “합법적으로 일하는 것 보다 돈을 더 많이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현행 고용허가제에 의해 한 직장에 매여있는 것 보다 불법체류를 하면서 다른 일을 찾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 아마르(27·몽골)씨는 합법적으로 일을 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지난해 4월 취업비자로 입국해 일을 시작했다는 아마르씨는 “한국에서 처음 일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는 1시간에 3480원을 받았다.”고 밝혔다.그가 공장에서 받았던 월급은 90만원 가량으로 최저임금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아마르씨는 “그나마 마지막 한 달치 월급은 아직도 못 받은 상태다.계속 전화를 해보지만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라고 밝힌 뒤 “불법체류자 신세지만 지금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말했다.현재 그는 하루에 11시간 남짓 일하고 7만원을 받는다.  또 다른 몽골인 알리마(42·여)씨는 “(불법체류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하는 것이 낫다.”며 “아들이 얼마 전 한국 대학에 입학해서 학비를 대려면 불법체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 운수업체 담당자 김모(55)씨는 “불법체류자들이 한국인들에 비해 일당이 저렴하다.”며 “인건비도 저렴한 데다 사람들이 성실해서 계속 고용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김씨는 “물론 최저임금보다 많이 주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에 비해 일당이 싼 편”이라고 덧붙였다.  언어 소통 문제와 노동법 지식 부족도 이들이 불법체류를 선택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아마르씨는 “취업비자를 연장하려고 생각도 해봤지만 말도 잘 안 통하고 절차를 밟는 게 힘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그는 “주변 몽골인들도 거의 다 나와 같은 이유로 불법체류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박선희 상담실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국내 노동사정이나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점도 불법체류자가 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를 만드는 브로커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만난 크리시나(34·방글라데시)씨는 “한국에 입국할 때 브로커를 통해 불법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브로커에게 한국 돈 1000만원을 주면 불법취업을 알선해준다.”고 말했다.그는 자신도 1000만원을 마련하느라 힘들었다면서 “두 달 전에 입국했다가 얼마전 단속반에 붙잡혀 강제추방된 친구는 브로커에게 준 돈을 갚지 못해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최소한 그 돈이라도 다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리마씨도 “몽골 현지에 한국 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500~600만원 정도 돈을 내면 한국에 올 수 있다.하지만 몽골에서 그 정도 돈을 벌기란 쉽지 않다.”며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면 빚을 내 들어온 후 한국에서 갚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불법체류자 인권 침해”vs“일방적인 주장일 뿐”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박선희 상담실장은 “최근 당국의 일제단속을 피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에다 불황으로 해고당한 사람까지 몰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훨씬 넘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당국의 과잉단속을 문제삼으면서 “무리한 단속과 추적으로 부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적지 않다.”며 “특히 추격 도중 다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그는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큰 부상을 입은 외국인 노동자를 응급실에 방치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박 실장은 집으로 무작정 들어와 연행해 가거나 성추행·폭행 등을 자행한 경우도 있다면서 “비인권적인 단속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출입국관리법에는 불법체류자 단속시 먼저 신분을 밝힌 뒤 영장을 보여주고 사업주에게는 사전허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지만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인권침해와 불법단속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그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정부처럼 앞뒤 안 가리는 경우는 없었다.올해 정부의 단속 목표가 4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곳에 머물고 있는 크리시나씨는 얼마 전 단속 과정에서 손가락과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크리시나씨는 “단속반이 허리띠를 잡고 끌고가는 도중 정강이를 차고 때리면서 심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그는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유리조각에 손가락이 찢어졌다.”면서 “지금도 다친 손가락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단속의 법적 근거와 단속 중 벌어지는 관행 등은 현행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과도하고 무분별한 단속이 벌어지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입장은 다르다.법무부는 “정당한 공무집행이 적법절차를 위반했거나 인권을 침해한 것처럼 호도된 것”이라며 “불법체류자 단속과정의 인권침해 사례는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법무부는 “인권위 등의 발표는 절차와 방법·내용 등을 미루어 볼 때,의견표명의 한계를 벗어났을 뿐만아니라 단속된 보호외국인만의 진술을 토대로 이루어 졌고,그 검증과정도 없었으며,사실과 다르게 발표되는 등 객관적 신뢰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또 “인권위가 일방적인 진술만을 듣고 개인과 국가기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을 대외에 알리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국가기관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프랑스 철학자 레비나스는 타자윤리학을 통해 타자의 인정과 존중,이들을 수용하는 감성을 강조했다.취재과정에서 만난 불법체류자들은 우리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타자’였다.하지만 ‘불법’이란 딱지와 ‘외국인’이란 낙인이 그들을 절박함 속으로 몰고 가는 상황에서 레비나스의 외침은 공허할 뿐이다.이제 한국의 다문화 사회를 위해서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인권 차원의 구제방안과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경제부처 업무보고] 집값 하락분 최고 1억 지급보증

    서민생활 안정대책에서는 크게 금융 지원과 세제 지원이 눈에 띈다. ●금융 내년 1월부터 시가 9억원 이하 주택 담보대출의 만기가 돌아올 경우 1가구 1주택자들은 집값 하락분에 대해 1인당 최고 1억원을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지급보증 받을 수 있다.주택담보대출의 만기는 은행별로 최장 30~35년,거치기간은 최장 5~10년으로 연장된다.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대출자에게는 중도 상환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받아 연 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20% 안팎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환승 론’ 지원 대상이 기존 채무액 10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대폭 늘어난다.이자 감면 등 채무 재조정 지원 대상은 올해 46만명에서 내년 72만명으로 57% 늘어난다.소액서민금융재단은 내년에 400억원을 들여 영세상인에 대한 소액 대출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세제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소득지원 제도인 근로장려세제(EITC)가 대폭 확대된다.대상이 무주택자에서 1주택자로,지급액은 연 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늘어난다.영세 자영업자의 부가가치세도 경감해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가 기존 1%에서 1.3%로 바뀐다. 농업 원자재 등에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할당관세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해 영세농가를 지원키로 했으며 바우처(이용권)를 통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정부는 또 불필요한 국유 재산을 매각한 뒤 지방 중소기업 및 서민생활 지원 등에 필요한 국유지를 매입,장기 저리나 무상 임대로 지원할 방침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엘리트 외국인’ 이중국적 허용 방침

    정부가 우수 인재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고,결혼 이민자에게 보육지원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사회통합을 위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동시에 입국심사단계에서 외국인의 지문정보를 수집하는 등 이민행정 관리도 강화된다. 법무부는 17일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외국인 정책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1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외국인 정책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종합 계획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2012년까지 5년 동안 6127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본계획에서 ▲적극적인 개방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질 높은 사회통합 ▲질서 있는 이민행정 구현 ▲외국인 인권옹호 등을 4대 정책목표로 삼고,세부적으로 13대 중점과제를 설정했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의 증가와 함께 결혼,유학 등 체류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는 데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구의 순유출 상황이 지속되는 등 사회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정부는 우선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보유한 외국 우수 인재에게는 이중국적을 허용하고,창업·구직비자 및 간접투자이민제도 등의 도입으로 우수인재에 대한 문호를 확대할 계획이다.외국인근로자의 재고용 절차,최저임금 등 제도를 개선해 고용안정성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또 결혼 이민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보육 등 사회서비스를 강화하고,이민자 자녀를 위해 이중언어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등 학습 지원에도 나선다.중국과 구소련 지역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재외동포(F-4) 자격’ 부여도 확대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는 ‘하멜른 시장’이 되려는가/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는 ‘하멜른 시장’이 되려는가/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들끓는 쥐를 없애만 준다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드리지요.” 하멜른 시장(市長)이 말했다.사나이는 거리를 돌며 피리를 분다.쥐들은 피리소리에 춤을 추며 사나이를 뒤따랐다.이윽고 다다른 강.사나이의 피리소리는 강물을 넘고,강물 속으로 쥐들이 사라진다.피리소리도 차츰 낮아진다.하멜른에는 다시 평화가 왔다.모두가 어제의 일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갔다.돈을 주겠다던 약속도 쥐가 없어진 하멜른엔 남아 있지 않다.사나이는 다시 피리를 분다.이젠 아이들이 뒤따르고 사라진다.아이들이 사라진 하멜른엔 희망도 사라졌다.브라우닝의 독백의 묘미가 살아나서일까.그의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전하는 1284년에 사라진 아이들의 경고가 새롭다. 또다시 위기다.위기라는 말이 초라할 만큼 지금의 곤란은 크고 깊다.내수침체로 영세 상인은 끼니를 걱정하고,대기업의 하청구조에 묶인 중소기업은 휘청댄다.비정규직은 점점 늘어 모두가 비정규직이 될 판이다.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졸업을 미룬 채 기업 입맛에 맞는 ‘스펙’을 갖추느라 학원을 전전한다.공기업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감원의 공포가 사회의 근간인 삼사십대 노동자들을 위협한다.가족이라는 부양시스템이 이미 해체된 상황에서 고령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허드렛일이라도 찾아나서야 한다. 위기의 역사를 돌아보면,고통을 짊어진 이도,이를 극복한 이도 노동자·영세상인·중소기업가와 같은 서민들이었다.해마다 2000시간이 넘는 노동을 감당했고,5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은 고용불안을 감내했다.중소기업가들은 대기업의 횡포에도 묵묵히 제조현장을 지켜냈다.위기라는 쥐를 몰아내기 위해 나름의 피리를 열심히 불어댄 그들이 있었기에 위기는 극복되고 또 극복됐다.지난 대선에서는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후보에게 자신의 한 표를 기꺼이 내놓았다.부자를 꿈꾸어서가 아니다.알뜰히 산다면 소박하지만 평화로운 삶,그것이 이들의 희망이었을 게다.경제를 살리겠다던 경제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나름대로 열심을 다해 살아온 그들이었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어리둥절하다.대기업과 부자만을 위한 감세를 신앙처럼 되뇐다.세금을 줄이면 투자가 촉진돼 고성장을 이룰 수 있단다.미국 발 금융위기가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침체의 늪으로 밀어 넣는 판에 감세가 얼마나 투자로 이어질지 의문이다.더구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면 위기극복의 기반인 사회적 합의는 물 건너간다.고용대책에도 노동자는 없다.비정규직으로라도 일자리를 채우려는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1~2년 더 연장할 모양이다.내수부족이 곤궁한 비정규직의 증가에서 비롯됐을 터인데 더 늘려서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애써 합의한 엉성한 기준마저 내동댕이쳐질 마당이니 정규직의 꿈을 또 한 번 접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맘은 어떠할까.최저임금제 ‘개선’도 그렇다.예순이 넘는 노동자의 몇 푼 안 되는 돈마저 깎아내리면 정말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고 기대하는가. 지금 정부의 모습이 하멜른 시장 꼴이다.늦지 않았다.세금을 줄인다는 둥,하천을 정비한다는 둥 허튼 데 돈 쓸 궁리하지 말고 위기극복의 주역인 서민들을 보상하라.사회보장지출과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연구개발과 교육훈련에 투자해 성장 동력을 다져라.그러지 않으면 이들이 피리를 불며 떠날지 모른다.피리소리를 따라 ‘희망’이라는 아이들이 사라질지 모른다. 그 뒤 절망의 쥐들이 창궐한다면 어쩔 셈인가.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아비싯은 누구

    역대 최연소 총리로 기록되는 아비싯 웨짜지와(44)는 방콕의 명문가 출신이다.1964년 영국 뉴캐슬에서 의대 교수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학,경제학을 전공했다. 1992년 민주당에 입당해 27세 역대 최연소 의원으로 의회에 진출한 그는 2001년 민주당 당수에 도전했다 패배한 후 민주당 대변인,정부 대변인을 거쳐 2005년 결국 민주당 당수가 됐다. 이후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언변으로 군부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총리감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관직을 거치지 않아 행정경험이 부족하고 서민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자신의 약점을 의식한 때문인지 그는 “국민이 최우선”이라는 기치 아래 전국민 무료 의료보험 제공,최저임금 인상,무상교육 등을 정책으로 내세워 왔다. 그런 일련의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인기 영합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비싯의 총리 당선은 초당적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했던 집권 ‘국민의 힘(PPP)’당의 후신인 ‘태국공헌당’의 일부 의원들로부터도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민 내팽개친 국회

    서민 내팽개친 국회

    정치권의 정쟁 회오리 속에 서민들의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내년 예산안과 법안을 놓고 임시국회 개회 이틀째인 11일에도 여야의 가파른 대치가 계속됐지만 여의도 어디에도 ‘민생’은 보이지 않는다. 내년부터 적용될 상당수 서민·민생관련 법안이 현행보다 후퇴하거나 개악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이대로라면 국회 본회의장 망치 소리와 함께 혹한기를 나야 할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만 같다. 지난 8일 정부가 내놓은 ‘최저임금법 제도 개선방향’이 대표적이다. 핵심 내용은 ▲60세 이상 고령 노동자 최저 임금 감액 ▲수습 노동자의 최저임금 감액 기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숙식 비용을 최저임금에서 공제 등이다.감액 대상을 확대하고 사용자가 지급해야 할 숙식비용을 노동자들의 임금에서 공제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수습 노동자에 대한 감액적용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사실상 저임금 노동자들의 최소 안전망이 무너졌다.”며 ‘개악 중단’을 촉구했다.단초는 지난달 18일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과 여야 의원 31명이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제공했다.그나마 ‘지역별 차등 최저임금제’가 빠진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보건복지 분야는 정부 여당의 정책적 지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여야가 합의한 법안을 정부가 뒤집어 놓은 경우도 있어 야권과 시민사회는 이명박 정부의 보수강경 정책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미 내년 예산안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소관 사회복지 사업 230개 중 91개 사업이 감액되고 39개 사업이 동결돼 ‘삭감 사업’이 절반을 웃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응급의료법만 보더라도 당초 보건복지위와 법사위는 현행대로 교통 범칙금에서 20%를 기금화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지난 9일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기획재정부의 ‘15% 적용·3년 한시법’이었다.상임위 통과 절차도 없었다.‘강만수법’이라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당시 반대토론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망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응급의료 환자들을 살리려는 법에 찬물을 부었다.”면서 “응급의료시설이 부족해 국민들이 죽어가는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는 14조원씩 투자하겠다는 정부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응급환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이 차상위계층에 대한 국가의 의료급여 지원을 건강보험 체계로 넘긴 것도 마찬가지다.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차상위계층이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야 한다는 문제도 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들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노동부가 앞장서 최저임금 포기하나

    노동부가 최저임금 적용 범위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 추진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노동부는 어제 발표한 ‘최저임금제도 개선방향’에서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가 동의하면 최저임금 이하로도 근로계약이 성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최저임금 감액적용 대상인 수습근로자의 사용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한다.최저임금이 우리 경제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경제위기 국면을 맞아 고령자,저숙련 근로자 등에게 취업 애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하지만 근로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야 할 노동부가 최저임금의 보호망을 허물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제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일부 노동집약적 업종에서 임금이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자 정부가 개입해 가격을 결정하게 된 제도다.전두환정부 시절 논의가 시작돼 노태우정부 출범 직후 도입됐다.그 후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둘러싸고 해마다 재계와 노동계가 대립하기는 했으나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최저임금의 탄생 배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노동부가 재계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최저임금제를 허물자고 나서는 것은 ‘노동부’임을 포기하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이 전례 없는 경제위기라는 점에는 재계는 물론 노동계도 동감한다.그럼에도 정부와 재계는 미국 루스벨트 정부가 뉴딜정책을 추진할 때 양극화 해소를 위해 공정경쟁과 근로자 단결권,최저임금제를 도입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사회통합적 경기부양책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셈이다.따라서 노동부가 진정 저소득 고령층의 고용 기회 확대에 대해 고민한다면 최저임금제의 그물망에 구멍을 뚫으려 할 게 아니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령자 채용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 ‘고령자 최저임금 축소안’ 논란

    노동부가 고령자에 대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방안 등 최저임금 적용 예외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노동부는 8일 정례브리핑에서 “최저임금의 합리적인 결정 및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령자의 최저임금 감액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노동부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 최저임금을 감액해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수습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의 10%를 감액할 수 있는 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최저임금 감액조치는 취지와는 달리 50대 근로자 고용기피나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 감액으로 고령자 취업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하지만 사용자들은 바로 50대 근로자를 60대 근로자로 바꾸려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3770원(하루 8시간 기준 3만 160원)이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4000원(하루 8시간 기준 3만 2000원)으로 확정돼 있다. 한편 노동부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고교생들의 근로활동(아르바이트)이 활발한 겨울방학을 맞아 사업주의 근로조건 준수 여부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점검 대상은 청소년을 많이 고용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일반 음식점 등으로 내년 1월2일부터 2월28일까지 58일간 집중 점검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성조 의원님, 최저 임금 받고 일해보셨나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인 김성조(경북 구미갑)의원이 “노인들과 물가가 싼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저 임금도 낮게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최저임금을 연령 및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내용과 함께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노동자에게 숙식비를 부과하는 사안이 담겨 있다.  그는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들이 사라지고 CCTV로 대체됐다.최저임금법 적용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 연령별로 임금을 달리해야 고용이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해당 지역에서 최소한 생활에 필요한 것을 급여로 보장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면서 “서울과 경상북도는 생활수준이 다르고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데 이것을 동일한 잣대로 임금을 준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한 네티즌과 야당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네티즌들은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에 “서민들 다 죽이려는 것이냐.”며 항의의 글을 올리고 있다.  ‘구미시민’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당신을 뽑은 구미의 주요 투표권자들은 공단의 근로자들과 토박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며 “제발 지역구를 생각하시고 말씀 좀 하시길….”이라고 당부했다.  ‘쯔쯧’이라는 네티즌은 “댁이나 먼저 최저 임금을 받아보고 말씀하시죠.”라며 혀를 찼다.  포털 다음의 논쟁사이트인 아고라에도 “1% 부자 정당이 또 서민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는 의견이 올라있다.지방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대학 등록금 대려고 하루 10시간씩 일해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휴학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을 알고나 있느냐.”고 따졌다. 이와 함께 민주당도 “피도 눈물도 없는 한나라당 김성조의원은 대국민 사과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2일자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의 연구소장이면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그런데 국민을 우롱하고, 지역민과 노령층 노동자를 두 번 죽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3770원이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6.1% 오른 4000원(일급 8시간 기준 3만 2000원)으로 확정·고시된 상태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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