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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욱의 혁신경제] 30년 동안 최저임금과 봉제업

    [임정욱의 혁신경제] 30년 동안 최저임금과 봉제업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주 JTBC 토론 프로그램에서 최저임금 이슈를 꺼냈다. “(어느 신문에서) 기사를 읽었는데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30년 함께 일해 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더라. 그런데 내가 눈물이 났다. 어떻게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느냐”라는 말이었다. 같이 보던 내 아내도 웃으며 “맞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라며 사이다 발언이란다. 온라인에서도 최저임금도 못 줄 바에는 사업을 때려치우라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이 발언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가 벌써 60만뷰가 넘었다.나도 “아니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만을 줄 수가 있지”라며 기가 막혀 했다. 하지만 내 경험상 세상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인들만 비난할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져서 유 이사장이 언급한 기사를 찾아봤다. 지난달 25일 동아일보에 실린 “30년 함께한 숙련기술자 내보내… 정부 눈귀 있는지 묻고 싶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을 지적한 이 기사에 소개된 중랑구의 봉제업자 김동석씨는 직원 월급 주고 납품비를 맞추려고 사채까지 쓰고 개인파산까지 신청했다고 나온다. 그의 회사의 직원 23명 중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은 30~40년 호흡을 맞춘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직원은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 기사에 인용된 다른 중소업체 사장들도 인건비 부담으로 숙련된 기술자를 내보낸단다. 과연 봉제업자 김씨가 본인은 호의호식하면서 수십년 같이 일하던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하를 주는 나쁜 사장일까 싶어서 더 정보를 찾아봤다. 의외로 쉽게 찾았다. 유튜브에 ‘봉제 경력 40년차, 공장 운영 25년차 부부’라며 최은자·김동석 부부의 구술 동영상이 나온다. 평소에도 봉제업계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미디어에 말해 온 사람들이었다. 인터뷰를 들어 보니 부부가 평생 봉제업만 해 온 분들이다.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부부는 물론이고 아들 둘까지 공장에 나가서 일을 한다. 내부 직원이 23명이고 외부 하청 직원이 25~30명 된다고 한다. 거의 50~60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요즘 너무 어렵다. 납품 단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횡포라기보다는 세계화의 문제다. 중국, 베트남 등과 생산원가에서 경쟁이 안 된다. 김씨는 “내가 입고 있는 이 옷을 국내에서 생산하면 공임을 한 8000원 줘야 하는데 베트남에서 만들어 오면 2000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해외에서 만들어 온 제품은 세금도 안 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랑구에만 6000곳에 이르는 봉제업체들이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직원들에게 최저임금도 못 주냐고, 그런 사업이라면 접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쉽게 매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들의 어려움이 꼭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은 아니다. 변하는 기업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으로만 되는 일도 아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수십년 동안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며 돈을 벌고, 세금을 내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사람들을 비난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다, 아니다를 가지고 언론부터 모든 곳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파적으로 갈라져 싸우기에 앞서 실제 현장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원인은 항상 복합적이다. 정부는 모든 지역, 업종에 일률적으로 정책을 적용하기보다 업종별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맞춤형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봤으면 한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치열하고 빠르게 제품을 개선해 가는 스타트업의 성장 방법과 문제해결 능력을 공공부문도 배워 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잇츠팩토리’는 1000개 봉제공장과 제휴해 공장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조한 옷을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패브릭타임은 동대문 원단을 해외 바이어들이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원단 DB 플랫폼 ‘스와치온’을 만들었다. 이런 시도를 찾아 응원하고 이용해 주는 것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 흥분해 감정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문제를 냉정히 분석하고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며 “당신을 응원한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퍼붓는 사회로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한다.
  • [열린세상] 3·1운동, 임시정부, ILO 100주년과 노사정 대화의 의미/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3·1운동, 임시정부, ILO 100주년과 노사정 대화의 의미/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국제노동기구(ILO)가 창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3·1운동은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집회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평화적이고 대중적인 국민의 의사 표시이자 주권행사 의지였다. 2019년은 3·1운동을 이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적폐청산이라는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3년차로서 노동과 경제정책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절박한 해다.올해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은 2018년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2019년 ‘경제정책방향’과 고용노동부의 2019년 ‘정부업무보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보다는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둔 경제정책 방향 아래 올해 노동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자리’다. “포용적 노동시장, 사람 중심 일자리”가 새로운 노동정책의 슬로건임이 이를 말해 준다. 현 정부의 2018년까지 노동정책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 노동존중, 차별적인 노동시장의 개선과 시정이라면 2019년의 노동정책은 노ㆍ사 경제주체에 대한 포용정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정책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변경은 경제 상황의 어려움에 기인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은 경제발전의 기관차였던 조선업과 철강업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자동차산업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산업마저 중국의 부상으로 앞길이 불투명해졌다는 데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존중 정책에 의해 자영업자와 중소영세 사업주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주장하듯 현 경제의 어려움이 단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있다거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라는 단편적 지적엔 동의하기 어렵다. 현 경제의 어려움은 집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과 경제정책에 있기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등 노동시장 이중 구조화에 따른 차별 심화 등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경제적 문제에 원인이 있다. 근본 원인의 치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다만 현 정부의 잘못은 어려운 노동 문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집행에서 속도와 온도 조절 등의 정교함과 중앙부처 간 통일적인 응집력이 부족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노ㆍ사 각 경제주체의 개혁 의지와 동참을 끌어내는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점이 아쉽다. 언제나 그랬지만 2019년 노사관계는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안착과 성공적 운영, ILO 기본협약의 비준과 전교조 합법화의 문제, 최저임금 산정범위 및 인상폭과 관련한 문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 유예 문제, 직무급제 도입을 둘러싼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불안정성 등 모두가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대부분 쟁점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입장이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대표로 하는 사회적 대화가 성공하려면 정책 결정의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결정 시한을 잡아 놓고 하는 대화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들러리 세우는 것으로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현안이 되는 노동 문제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노사정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으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 또한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계와 사용자에게 대화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신뢰를 보내 줄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교조 합법화에 대한 긍정적 신호 등 제반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도 있다. 2019년은 노동계와 사용자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 사회 현안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희망의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ILO 창립 100주년을 의미 있게 기념하는 자세일 것이다.
  • 최저임금 인상에 타격…편의점 경기전망 ‘암울’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게 된 편의점의 경기전망지수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소비 부진과 인건비 상승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전체 소매유통업의 경기전망지수도 최근 3개월 동안 계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소매유통업체(홈쇼핑·온라인쇼핑·백화점·슈퍼마켓·편의점) 1000곳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편의점의 경기전망지수가 71로 나타났다. 경기전망이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편의점의 경기전망지수가 80 이하로 떨어진 건 최근 3년 사이 처음이다. 수익성 전망에 대해서도 조사 대상인 편의점의 88.8%가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해 전체 유통업체 중 가장 비관적이었다. 대한상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근접 출점 제한이나 카드수수료 인하 등 새해에 시행되는 정부 지원 정책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소매유통업체의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92로, 지난해 2분기 98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업태별로는 홈쇼핑(110)과 온라인쇼핑(103)은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백화점(94)과 대형마트(94), 슈퍼마켓(80), 편의점 등 오프라인 업체는 부정적이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크롱 한마디에… ‘노란조끼’ 첫 정부기관 공격

    마크롱 한마디에… ‘노란조끼’ 첫 정부기관 공격

    신년사서 “증오의 군중” 돌연 강경 선회 佛대변인 사무실 건물에 무단 진입 시도 시위대 5만명 몰려…경찰과 충돌 잇따라8주째에 접어들면서 잠잠해졌던 프랑스의 ‘노란 조끼’ 반정부 시위가 또다시 격화하고 있다. 유류세 인상 계획 철회, 최저임금 인상 등 유화책을 내밀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돌연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신년사에서 시위대를 “증오로 가득 찬 군중”이라고 비난하며 개혁을 중단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수도 파리를 비롯해 루앙, 툴루즈 등 전국 곳곳에서 폭력 수위가 한층 높아진 ‘노란 조끼’ 8차 집회가 열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시위대가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 정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하면서 그리보 대변인은 직원들과 함께 건물 뒷문으로 대피했다. 그리보 대변인은 방송 인터뷰에서 “공격을 당한 것은 내가 아니다. 그것은 프랑스이며 우리의 (정부) 기관들이었다”고 말했다. 외신은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노란 조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정부기관에 무단 진입하려는 시도는 처음이라며 주목했다. 한때 16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확산했던 시위는 정부의 유화적인 태도로 잦아들었다가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과격해진 시위 양상을 비판하며 트위터에 “또 한번 극단적 폭력이 공화국을 공격했다. 정의는 구현될 것”이라고 올렸다. 시위 참가자 규모도 5만명가량으로 7차 집회 때보다 커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가스·고무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프랑스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도 한때 불이 붙었다. 주프랑스 스웨덴 대사는 트위터에 “경찰은 어디에 있나”라며 관련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文정부 ‘최저임금 1만원’ 이어 두 번째 박근혜 기초연금·MB 대운하 등 불발 “공약 파기는 포퓰리즘 자인” 지적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한 이후 야당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등 일부 야당은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국민과의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가볍게 던져버리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행태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은 지키지도 못할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현실성 없는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부터 주창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는 핵심 공약이었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제가 했던 약속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유홍준 광화문시대 자문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정까지 했으나 20개월 만에 사실상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 현 단계에서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유 자문위원이 밝힌 이유였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파기하고 공식 사과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공약에 집착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현장 수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12월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역대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도 ‘현실성’을 이유로 수정되거나 파기된 사례가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을 파기했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약속도 미뤘다. 당시 청와대는 공약보다 ‘국가 안위’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을 폐기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 이전을 공약해 충청표를 대거 흡수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이행하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과 농가부채 전액 탕감 공약을 포기했고, 쌀 시장 개방을 막겠다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 초안 7일 발표…노동계 반발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 초안 7일 발표…노동계 반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하는 초안이 7일 발표된다. 해마다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를 둬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정하면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이 그 안에서 의결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결정위원회에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도 포함할 방침이다. 이재갑 장관이 공개할 초안에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전문가들을 투입하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결정한다. 노동부가 작년 12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밝힌 대로 최저임금 인상에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게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나 구간설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 역시 노·사 양측의 추천을 받으므로 이들의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부는 노·사가 추천한 위원의 일부를 상호 배제하고, 국회 추천을 받은 위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같은 맥락이다. 홍남기 부총리도 지난해 12월 “최저임금 정책 속도 조절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노동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개편되면 노동계 입지가 더 줄어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한 게 최저임금인데 정작 당사자인 저임금 노동자는 배제하고 누가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결정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고용 불안과 저임금, 주민들의 ‘갑질’ 등에 시달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서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지켜낸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 하남에 있는 하남자이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지난해 10월 회의를 열어 아파트 단지 내 폐쇄회로(CC)TV 수를 늘리고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경비원 15명 중 5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경비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 A씨는 지난 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듣고)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경비원들이 아파트 어두운 곳곳에 계시면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시니까 아이들도 마음 놓고 키울 수가 있고, 쓰레기 정리에 낙엽 치우고, 눈 치우고, 사실 궂은 일을 다 하시는데 ‘누가 이렇게 결정을 했을까’, ‘어떤 이유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면서 “입주민 대표에게 면담 신청을 했는데 벌써 결정이 된 거라서 어떻게 번복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아파트 관리규약을 찾아봤고, 입주민 20명이 서명을 통해 어떤 안건을 제시하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그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입주민들 의견을 물어서 주민투표에 부치자고 안건을 냈고, (주민 20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채택돼 주민투표를 하게 됐다”면서 “총 투표율은 79%였고 ‘경비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78.9%로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경비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발생하는 가구당 월 관리비는 3800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민들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돈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거 몇천원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다 같이 먹고 살아야지’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면서 “그래서 저도 되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무산되자 이번에는 경비원들의 주간 휴게시간을 30분을 늘리는 안건을 신속하게 의결해버렸다. 휴게시간을 늘려 경비원들의 임금을 깎은 것이다. A씨는 “(휴게시간 30분 연장 결정에 대해 입주자 대표들에게) 항의를 했지만 처음에 경비원 5명을 해고하려고 했을 때 보여준 태도와 사실 같은 태도를 보이더라. 그래서 씁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인원 감축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원 감축은 결국 부메랑이 돼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한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같이 그 부담을 조금 나눈다면 소득이 늘어나니까 소비도 늘고, 결국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비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계신 분들이다. 약한 분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지키는 게 우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들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합리적 최저임금 결정구조 마련에 최선 다해야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에 비정규직과 소상공인 등 이해당사자들을 포함시키는 방침을 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관련해 정부 초안을 다음주에 발표하고, 이 달 안에 정부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현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구간설정위는 전문가들로만 구성하고,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 분석한다. 결정위는 구간설정위원회가 정한 범위내에서 심층토의로 최저임금을 최종결정한다. 결정위에는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소상공인 대표 등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법률에 명문화할 계획이다. 현행 최저임금위는 사용자, 노동자, 공익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어 최저임금 결정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양대 노총 등 거대 노사 단체의 입김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년와 여성 비정규직 대표들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참여하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보호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 분석하도록 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16.3%, 올해 10.9% 급등하면서 도·소매, 음식·숙박, 사업시설관리 등 임금 수준이 낮고 고용이 불안전한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했기때문이다. 설정위의 일부 위원들을 국회에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정부 정책기조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이 좌우된다는 논란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와 노동자 위원 간에 파행이 벌어지면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의 최저임금안이 의결돼 온 탓이다. 우리 사회는 최근 2년 간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와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최저임금까지 급등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와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을 포기하고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이미 천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와 소비 여력 확대 등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가파르면 고용 축소라는 부작용이 커지는데다 저성장 기로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그 충격을 흡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는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마련해 서민 중산층의 소득이 늘어나면서도 경제가 원만히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의 최저임금이 정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 홍남기, “다음주 최저임금 개편 초안 발표”…1월 중 확정

    홍남기, “다음주 최저임금 개편 초안 발표”…1월 중 확정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다음 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되고, 결정위원회에는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문화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선을 위해 전문가 토론회, 노사의견 수렴, 대국민 공개통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1월 중 정부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어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한다”면서 “구간설정위원회는 전문가로만 구성해 상·하한 구간설정 뿐 아니라 최저임금이 노동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적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결정위원회의 경우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 등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문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기준 등이 정부 초안에 담긴다. 홍 부총리는 재정 조기 집행과 공공부문 투자 방안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사상 최대 수준인 61%, 177조원의 중앙재정을 상반기 내 조기 집행하겠다”면서 “일자리·생활SOC 예산 등 민생과 밀접한 분야의 재정집행은 상반기 중으로 6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현장에서도 중앙정부 예산집행을 체감하도록 지자체 추경 편성을 1분기까지 완료하겠다”면서 “LH·도로공사 등도 지난해보다 9조 5000억원 확대된 53조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도 안건으로 올랐다. 홍 부총리는 “종합심사낙찰제 대상 공사 기준을 기존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1000억원 이상 고난도 공사에 대해서는 대안 제시형 낙찰제를 도입한다”면서 “공사비 부당감액 관행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공공공사에 참여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적정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예정가격 작성기준에 주휴수당을 계산해 반영하기로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네덜란드라는 거울/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네덜란드라는 거울/이두걸 논설위원

    ‘바닝 코크 대장의 민병대(야간순찰)’는 네덜란드 바로크 양식의 거장인 렘브란트(1606~1669)의 대표작이다. 암스테르담의 치안을 담당한 민병대를 묘사한 그림이다. 황금빛 복장에 붉은 휘장을 어깨에 거는 등 화려한 귀족 복장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신분은 상인 등 시민 계층이었다. 당시 번성했던 네덜란드의 상업과 시민 계급의 위상을 보여 준다.렘브란트가 등장하기 전부터 네덜란드는 플랑드르 화파 등 현대 서양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가들을 배출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네덜란드가 찬란한 문화유산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상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기 때문이다. 렘브란트가 주로 활동한 17세기 초는 ‘네덜란드의 시대’였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떠오르기 전까지 활발한 세계 경영을 펼쳤다. 주식회사 형태의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것도,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아시아 등 전 세계에 본국의 60배에 달하는 식민지 경영을 벌인 것도 네덜란드가 먼저였다. 당시 영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 경제 정책의 주 목표는 네덜란드를 따라잡는 것이었다. 경제사학자 로버트 C 앨런 옥스퍼드대 교수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노동자들은 최저생계비의 4배 안팎 실질 임금을 벌어들였다. 영국 런던이나 이탈리아 플로렌스 등 여타 경쟁 지역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해’는 한 세기를 지속하지 못했다. 영국 크롬웰 정부가 1651년 발표한 항해조례가 계기가 됐다. ‘영국 항구에 화물을 가지고 입항하는 선박은 모두 영국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네덜란드에 치명타가 됐다. 영국과의 세 차례 전쟁에서도 패배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현재 1700만명)와 협소한 영토라는 한계로 내수시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한 네덜란드는 이후에도 강국으로 남았지만 당시의 영광을 되찾지 못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 피식민지 국가 중 선진국으로 도약한 유일한 국가다. 네덜란드처럼 수출 위주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지난해 미국과 독일, 중국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수출 6000억 달러 고지에 올라섰다. 하지만 수출 위주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은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추세까지 겹쳐 잠재성장률은 2% 후반대에서 중반대로 떨어질 조짐이다. 최근의 경기 둔화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등 정부의 실책이 한몫했지만 근본적으로 산업 경쟁력 약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를 제외하고 별다른 미래 먹거리가 보이지 않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부가 슬그머니 다시 꺼내든 ‘투자 확대’ 역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투자율은 2017년 기준 3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20% 남짓인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을 훌쩍 뛰어넘는다. 과잉투자로 경제가 거덜난 건 한 세기 전 대공황뿐 아니라 불과 22년 전 우리가 겪었던 일이다.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거세질 게 명확하다. 경기 후퇴기에 세계 각국은 어김없이 자국의 문을 걸어 잠갔다. 수출로 자전거의 패달을 돌리는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나라 소득의 절반 정도를 벌어들이는 수출을 포기하자는 건 아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는 경제를 목표로 삼아 국민 전체의 소득을 끌어올려 소비와 내수를 성장의 지렛대로 삼는 소득주도성장론이 유일무이한 대안이라는 말이다. 5000만 인구는 적은 숫자가 아닐뿐더러 한반도 긴장 완화에 따라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득주도성장은 최근 경제난의 주범으로 융단폭격을 맞는 형편이지만, 비난의 화살은 이를 잘못 운용한 정부에 돌려야 한다. 유일한 수단이 아닌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고, 복지 확대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소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일관한 책임이 작지 않다. 청와대가 당장 할 일은 경제 실정(失政)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대신 과오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히 사과하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다. 구조조정과 규제완화 등에 따라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고백해야 한다. ‘20년 집권’을 꿈꾸는 대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평범한 국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전력을 다하는 건 3년 임기를 남겨 둔 정부의 의무다. douzir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데드크로스, 반전의 해법은?/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데드크로스, 반전의 해법은?/임일영 정치부 차장

    문재인 정부 3년차가 밝았다. 1년 전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이맘때 71%(리얼미터·1월 첫주)에 이르던 지지도는 3일 47.9%(리얼미터·부정평가 46.8%)까지 추락했고, 1주일 전에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도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1~2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지방선거 압승으로 70%대 고공행진을 벌였던 터라 낙폭은 더 아찔하다. 청와대는 민심이 야속할지 모른다. 냉전의 공기가 여전한 한반도에 ‘봄’을 가져오는 역사적 변화를 끌어냈음에도 국민들은 ‘전쟁 안 나고, 북한이 핵·미사일 안 만드는 건 이제 당연한데, 내 살림살이는 어떻게 되는 건가’를 묻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야권과 보수 언론은 지지율 급락 원인을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실정 탓이라고 주장한다. 비핵화 대화가 정체되면서 ‘거품’이 사라졌다고도 한다. 물론 이 요인들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국민들이 현안을 바라보는 청와대 안팎의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문제다. 청와대가 ‘소통’보다는 ‘홍보’에 치중한다는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은 자동차·조선 분야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표현을 인용했다. 고개를 갸우뚱했다. ‘경제는 심리’라지만 위기에 선을 긋는 것과,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메시지는 별개다. 재벌 중심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저성장과 양극화가 심화한 만큼 체질 개선은 불가피하고, 힘든 과정이라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게 더 문재인 정부답다. 온도차를 드러낸 것은 경제뿐만은 아니다. 특별감찰반 논란이 불거진 초기 대통령은 순방 중 기내 간담회에서 “국내 문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색했다. 비위 의혹 당사자의 주장을 ‘받아 쓰는’ 보수 언론의 행태가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6급 수사관의 일탈도 국민 눈에는 ‘청와대 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꾸라지’를 들인 것도 청와대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은 41.08%다. ‘데드크로스’에 반영된 민심은 무겁게 받아들이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내걸고 대한민국 주류를 교체하겠다던 담대한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현장 수용성을 감안해 경제정책의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그 밖의 개혁 과제들은 오히려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입법화가 더딘 것을 국회 탓으로만 돌린다거나 현실과 타협한 것처럼 비쳐서는 곤란하다. 냉정하게 국정 운영 방식을 돌이켜 볼 시점이다. 그 과정에서 인적 쇄신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모든 현안과 외롭게 싸우는 느낌”이라며 “‘순장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권 성패에 모든 걸 걸겠다는 각오가 필요한데 내각과 청와대의 상당수는 ‘다음 수순’을 생각하는지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참모진은 대선 과정에서 ‘친문의 폐쇄성’을 불식하고자 꾸려진 이질적 집합체인데 위기 국면에서 총대를 메고 책임질 인물은 안 보인다”며 “‘국면 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이란 말도 참모들이 할 얘기는 아닐뿐더러 결심이 서면 냉정하게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데드크로스 이후 일시적으로 골든크로스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한 정권은 없었다. 그럼에도 촛불을 들었던 다수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서만큼은 ‘반전’을 기대한다. 시간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argus@seoul.co.kr
  • 조선업계 “올해를 부활 원년으로”

    최근 LNG선 발주 늘어 호기 맞아 美·中 무역전쟁·원가 상승 등 변수 수년간의 불황을 겪은 조선업계가 새해를 맞아 일제히 “부활의 원년”을 외치고 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의 발주가 늘며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수주 경쟁 심화와 원자재 상승 등 어려운 여건 속에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대우조선도 “조선업황 회복 기대 높아”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개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올해 조선 부문의 수 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0.7% 오른 159억 달러(약 17조 8600억원)로 잡았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이 80억 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이 43억 5000만 달러, 현대미포조선이 35억 3000만 달러다. 현대중공업은 여기에 해양(19억 달러)과 엔진·기계(16억 달러) 등을 더해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117억 달러(약 13조 1450억원)로 지난해보다 18.6% 높게 잡았다. 한영석·가삼현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반드시 흑자 전환하기 위한 굳은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시무식에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새로운 도약, 중공업 부활의 원년”을 올해의 캐치프라이즈로 내걸었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원가 절감·혁신·기술 개발로 경쟁력 확보”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의 기저에는 전 세계적인 LNG 발주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에서의 LNG선 발주량은 69척으로, 2017년(17척)과 2018년(65척)에 이어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LNG선을 60척 수주하며 글로벌 발주를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 LNG선의 호조 덕에 조선 3사는 지난해 선박 부문의 목표 수주액을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 후판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원가 상승으로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현대중공업그룹), “관행 타파를 통한 관리 혁신”(대우조선해양), “스마트선박 및 친환경선박 기술 개발 박차”(삼성중공업) 등 혁신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저임금 노동자 비중 1년 새 23.8%→18%

    지난해 국내 ‘저임금 근로자’가 3년 만에 1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6.9%나 오른 최저임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저임금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임금을 한 줄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있는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사람을 뜻한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저임금 근로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전체 근로자의 18.0%로 전년(23.8%) 대비 5.8% 포인트 떨어졌다. 저임금 근로자는 2015년 21.3%, 2016년 23.2%, 2017년 23.8%로 3년 연속 상승했다가 지난해 꺾인 것이다. 저임금 근로자가 10%대로 떨어진 것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지난해 비정규직 중 저임금 근로자는 34.0%로 전년(42.1%) 대비 8.1% 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규직 저임금 근로자(10.1%)의 세 배를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55세 이상의 저임금 근로자가 34.5%로 가장 높았다. 학력별로는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저임금을 받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 저임금 근로자는 29.4%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저임금 근로자(5.6%)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저임금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6.0%였다.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35.4%, 33.2%였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69.8%)과 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75.5%·71.6%)을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저임금 시행령 헌법소원은 무리수”

    “최저임금 시행령 헌법소원은 무리수”

    주휴수당 폐지 땐 사실상 16% 임금 삭감 경사노위 논의 안건 채택도 쉽지 않을 듯최저임금 산정에 법정 주휴시간을 포함시킨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에 반발한 소상공인연합회가 청구한 헌법소원이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가 (대법원 판례를 무시해) 삼권분립 원칙을 깼다”는 이유를 댔지만 정부는 헌법에 배치될 만큼 중대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3일 학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의 헌법소원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은 위임입법 사항으로 정부의 고유권한이어서 그렇다. 게다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주휴수당 지급 의무가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닌 만큼 헌법상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고용노동부는 법원의 해석도 시행령 개정에 따라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법체계에서 위임입법은 일반적이고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도 지금껏 시행령으로 규정해 왔다”면서 “헌법재판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문제 삼을지 명확하지 않지만 소상공인연합회가 헌재에 의지해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시행령 개정은 현행법에서 미비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새로운 부담처럼 왜곡하는 주장에 대해선 헌재가 옳은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영계가 요구하는 주휴수당 폐지는 논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여당은 주휴수당 폐지를 반대하고 있으며 정부도 전체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주휴수당이 폐지되면 사실상 16%의 임금 삭감이 발생하는 만큼 대화 자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주휴수당 폐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김진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유급휴일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한 주휴수당 개념을 없애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휴일이 보장되고 있으며 급여 수준도 올랐기 때문에 주휴수당 제도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최저임금 올라 30년 기술자 내보냈다는 기사에 유시민 반응

    최저임금 올라 30년 기술자 내보냈다는 기사에 유시민 반응

    유시민 작가는 2일 신년맞이 토론회에서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해 영세제조업체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어떻게 한 직장에 있는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방송된 JTBC ‘2019년 한국 어디로 가나’ 신년특집 토론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사회로 유 작가와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용근 경총 부회장은 “최근 어떤 신문을 보니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30년을 함께 일한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 했다더라”고 말을 꺼냈다. 이는 동아일보의 12월25일자 기사인 <“30년 함께한 숙련기술자 내보내.. 정부 눈귀 있는지 묻고 싶어”>를 말한 것이다. 유 작가는 “이 기사를 보고 제가 정말 눈물이 나더라. 아니,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가 있냐”고 물었고 방청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유 작가는 “경총에서 따뜻하게 안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근 경총 부회장은 “최저임금이 낮은 단계에서는 다 수용하지만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처럼 되는 순간에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고 반박했고, 유 작가는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이다. 그 이상 주라는 거지 거기까지만 주라는 게 아니다. 170~180만원이 최고임금이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인 이상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건전한 갈등, 선의의 갈등은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좌우 갈등, 보혁 갈등 또한 어느 한쪽의 이념에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한 견제 장치가 될 수 있다. 정권 교체기에 갈등은 증폭되기 마련이고 어느 정권에서도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작금의 사회 갈등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 세대 갈등, 남녀 갈등, 님비(NIMBY) 갈등….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자고 나면 새로운 갈등이 돌출하듯 나타난다. 상대방을 잡아먹지 못해 분노하는 맹수처럼 우리는 갈등의 정글에 갇혀 약육강식의 리그전을 벌이고 있다. 갈등을 촉발하는 막무가내식 아집에 빠지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해가 되거나 이롭지 않은 타인의 주장과 생각을 절대 수용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다. 극도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도취하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철의 장막 같은 방어막을 치게 된다. 보편타당한 논리조차도 자신의 입장과 이익에 배치된다면 무조건 배척하는 판단력 상실의 지경에 이른다. “내 남편은 민주화의 아버지”라는 이순자 여사의 말이 그 예다. 치매에 걸렸다는 전직 대통령 남편에 대한 부인의 마지막 비호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그것이 법적 절차를 거친 보편타당한 판단이다. 그럼에도 판단력 상실에서 비롯된 주장에 동조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엄연히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 시절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았던 개인의 이기주의에 빠진 결과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과는 무관한 정치적 악행은 알 필요도 없는, 하찮은 가치가 된다. 다른 하나는 폭넓고 심대한 사유를 할 줄 모르는 사고의 편협성이다. 일반 대중에게 공명정대한 정의감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무리일 수 있다. 대중은 각자의 처지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들의 이익이란 때로는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주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시위대를 마냥 나무랄 수만은 없다. 분신도 불사하는 이들에게 공동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통방해, 소음 같은 불편쯤이야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자기중심주의, 사고의 편협성에 함몰되지 않고 갈등의 치유를 모색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집단이 있다. 국가, 정부, 정권, 정치권, 사법부, 언론, 오피니언 리더 같은 조직이나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조직이나 사람들이 갈등 완화를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기는커녕 자신이 애꾸눈을 뜨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니 미래가 어둡다. 나만 옳고 당신은 무조건 나쁘다는 사고는 발전을 정체시킨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합의가 쉽게 도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의미의 갈등이다. 독립운동을 이끈 임시정부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 좌우 갈등이다. 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좌우 갈등의 희생자가 돼 목숨을 잃었다. 김동삼 선생과 같은 중도 통합파가 있었지만, 통합에 실패했다. 통합의 실패는 광복 후 심각한 좌우 갈등을 유발했고 결국에는 국토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 시절의 리더들처럼 현시대의 식자들도 한 발짝도 나아진 게 없다. 시대의 횃불이 돼야 할 언론이 영리의 과실을 탐하고 일방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침소봉대, 아전인수적 해석은 갈등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막말과 삿대질이 일상이 돼 버린 정치권은 어쩔 도리가 없는 절망감으로 표현해도 충분하지 않다. 믿고 기댈 곳이 없는 국민으로선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기해년 새해는 언론과 정치권부터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극단적 사고가 끼치는 해악은 국가의 존망도 결정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한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관용과 양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국익과 국민 전체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다면 판단의 잣대를 찾기 쉽다. 희망 속에 새해를 맞았지만, 전망이 장밋빛은 아니다. 경제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최저임금, 남북 대화를 둘러싼 갈등은 최고조다. 위기의 순간에 늘 국민이 있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보듬을 줄 아는 아량을 베푸는 한 해가 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 “올 금융권 유례없는 위기…‘혁신·글로벌’로 돌파”

    “올 금융권 유례없는 위기…‘혁신·글로벌’로 돌파”

    윤종규 “인프라 혁신·국내 M&A 주력” 조용병 “외부인재 수혈 등 조직 쇄신” 손태승 “자산관리·투자금융 집중 육성” 김정태 “4차산업 핵심기술 마케팅 활용” 김광수 “체질 개선·미래성장 기반 구축”한 해의 출발선에 선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목소리로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침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계대출 규제 여파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 한 해 금융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는 등 지금껏 유례없는 전방위적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성장률 하향, 기업 투자심리 위축 등 경영환경뿐 아니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해 디지털 혁신이 위협으로 다가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올해 순이자마진(NIM)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더 증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어느 한 해 녹록한 경영여건은 없었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올 한 해는 유례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국면, 가계부채 뇌관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을 언급했다. 금융권 CEO들은 위기 돌파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조직 쇄신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미국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과 선불카드에 충전된 현금이 일부 지방은행의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라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인프라 혁신, 국내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이날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되면서 수많은 기업이 극한에 몰리고 있다”면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는 위기에서 기존 틀에 갇혀 있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능력 있는 인재 중용, 외부인재 수혈, 여성리더 육성 등 조직 쇄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 120주년과 지주사 전환을 맞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우리만의 주특기 영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산관리, 기업투자금융, 혁신성장 부문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영업 강화와 디지털 혁신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김정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고객 개개인의 필요를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회장은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신사업과 신시장을 개척하자”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국노총 “4인 가구 생활비 월 579만원”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로 579만원이 들어간다는 노동계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본적인 식비(식료품·비주류 음료비) 외에도 주거비(주택·수도·전기·연료)와 교육비 부담이 컸다. 한국노총이 2일 발표한 ‘2019 표준생계비 산출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와 배우자, 초등학생 자녀 2명을 가정한 노동자 4인 가구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579만 4279원으로, 이 중 식료품·비주류 음료비가 138만 8162원(24.0%)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주택·수도·전기·연료비(78만 2988원·13.5%)와 교육비(60만 9093원·10.5%)가 뒤를 이었다. 자녀가 성장할수록 교육비가 증가했다. 중학생 1명, 고등학생 1명을 둔 4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684만 1105원)에선 교육비(91만 4350원·13.3%)가 주택·수도·전기·연료비(78만 2988원·11.4%)를 앞질렀다. 대학생 1명, 고등학생 1명을 둔 4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708만 4835원)에서도 교육비가 106만 5785원(15.0%)으로 치솟았다. 1인 가구 월 평균 생활비는 225만 7211원으로 올해 최저임금(8350원)을 월급으로 환산한 174만 5150원(주휴수당 포함)을 크게 웃돈다. 경영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반발하지만 노동계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자의 현실적인 생활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노총은 5년마다 조합원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노동자 표준생계비를 발표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 활용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美최저임금 최대 44% 올라… 1700만명 웃는다

    뉴욕주 15弗 등 20개주서 올 대폭 인상 전체 노동력의 8% 혜택… 실업 우려도 미국 주요 지역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새해 들어 큰 폭으로 인상됐다. 미 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1일(현지시간)부터 20개 주와 40개 도시에서 인상되거나 인상될 예정이다. 미 NBC방송은 미국 내 20개 주와 21개 도시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미 전역에서 1700만명의 노동자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이날 전했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최저임금(7.25달러)을 책정하기도 하지만, 주별 주민투표나 주의회 결정으로도 최저임금을 더 올릴 수 있다. 때문에 지역마다 인상 여부나 인상 시기, 인상률이 제각각이다. 특히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물가가 비싼 지역의 최저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폭이 가장 큰 곳은 뉴욕주 북부 지역으로 10.40달러에서 15달러로 44% 넘게 인상됐다.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등 13개 도시와 카운티(자치주)가 최저임금을 15달러 이상으로 책정했다. 뉴욕시에서는 지난달 31일 많은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이 15달러가 됐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6명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시간당 1달러를 인상하도록 했다. 이번 주·도시별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조합과 진보단체들이 전국적으로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자는 다년간의 캠페인을 전개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진보 성향의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새로운 최저임금법으로 아직 새 기준보다 적게 받는 530만명의 근로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최저임금이 인상된 20개 주 전체 노동력의 8%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일부 주에서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AP통신은 “2016년 최저임금을 13달러로 올린 시애틀에서 실업률이 크게 오른 전례가 있다”며 “시간당 19달러 이하를 버는 저소득층에서는 고용이 유지돼도 일하는 시간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납금 폐지하라”… 486일 ‘세계 최장 고공농성’하는 택시기사

    “사납금 폐지하라”… 486일 ‘세계 최장 고공농성’하는 택시기사

    ‘굴뚝 농성’ 파인텍보다 69일 더 긴 기록 하루 10만원 넘는 사납금 ‘현대판 노예제’ “분신 노동자도 저임금·장시간 노동 호소 사납금 존재하는 한 승차거부 안 사라져 택시 월급제,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 ‘하늘 감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해를 넘겼다. 바로 김재주(56)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다. 그는 2017년 9월 4일 전주시청 앞 25m 높이 조명탑 꼭대기에 올라가 지금까지 홀로 농성 중이다. 2일로 486일째를 맞았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이어지고 있는 파인텍 두 노동자의 농성보다 69일 더 긴 기록이다. 파인텍지회 측도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농성은 최장기 ‘굴뚝 농성’ 기록”이라면서 “최장기 고공 농성은 김 지회장의 농성이고 이런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달라”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가로 1m 80㎝, 세로 70㎝ 넓이의 비닐 천막에서 위태롭게 생활하고 있다. 세찬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상황이다.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인 김 지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농성장 아래에서 끼니를 챙겨 주는 동료가 있어 버틴다”고 했다. 김 지회장은 ‘법인택시 전액관리제 시행 및 불법사납금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택시기사들은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채우려고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도 월 150만원을 손에 쥐지 못한다”면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핵심 원인은 사납금제”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판 노예제나 다름없는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전액관리제를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액관리제는 법인 택시기사가 운송 수입 전부를 회사에 내면 회사가 일정 급여를 주는 제도다.택시노조 전북지회는 사납금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2014년부터 2년간 천막농성을 벌였다. 전주시는 “임금표준안을 만들고 2017년 1월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택시 업체들은 수입 감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전주시는 택시 업체들의 반대를 이유로 전액관리제 시행을 차일피일 미뤘다. 김 지회장이 조명탑 위로 올라가게 된 이유다. 농성 시작 후 지회는 “전액관리제를 원하는 기사만이라도 참여할 수 있게 하자”고 타협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업장 21곳 가운데 7곳은 아직 협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김 지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묵인과 방관 탓에 불법 사납금제가 관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가 애초에 전액관리제를 적극 도입하고 위반업체를 제대로 처벌했다면 농성이 이렇게 길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납금제가 존재하는 한 승차거부, 난폭운전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택시 월급제는 승객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카카오 카풀’ 논란에 대해서 김 지회장은 “문제의 핵심을 비켜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이 주축이 된 카풀 시행에는 반대하지만 카풀 자체가 택시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진 원인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분신한 택시 노동자도 저임금, 장시간 노동 근절을 호소했는데 카풀 반대 집회에서 이 구호는 들을 수 없었다”면서 “노동자들이 사측에 사납금제 폐지와 월급제 시행을 먼저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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