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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제조업 17만·도소매업 7만 일자리 증발 건설업도 29개월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감소폭 두드러져 올해 공공 채용 2000명 늘려 2만 5000명 “줄어든 주력 산업 일자리 메우기 역부족” “무리한 확대로 향후 재정 부담” 우려 나와올해 1월 실업자수가 122만명을 넘기며 같은 달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화된 고용참사’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라는 ‘진통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고, 무리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23만 2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은 물론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어난 122만 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2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감소했다. 건설업도 1만 9000명이 줄어 2016년 8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 영상 장비들과 반도체 완성품을 포함하는 전자부품 등에서 취업자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들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에서 6만 7000명이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에서 4만명이 줄었다. 다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17만 9000명이 증가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0만 7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16만 6000명씩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1991년 12월에 25만 9000명이 줄어든 이후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고,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에 15만 1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20만 4000명 늘었다. 실업자 가운데 13만 9000명이 60세 이상이고, 50대도 4만 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늘어난 실업자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용된 인원은 지금까지 14만명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정부는 당초 2만 3000명 수준이었던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2만 5000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기 공공일자리 대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감시, 라돈 측정 서비스 등 단기 공공일자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11월 취업자 증가폭이 16만 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폭이 3만 400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는 지난해 단기 공공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고용참사를 견디기 위한 ‘진통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인원을 10% 가까이 더 뽑겠다는 것은 공공서비스 개선보다 일자리를 위해 공공기관에 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실제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비용 충격으로 가해진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면서 “일자리 정책의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알바 테러’에 떨고있는 일본…‘저임금’ 구조가 사태 키웠다

    ‘알바 테러’에 떨고있는 일본…‘저임금’ 구조가 사태 키웠다

    일본에서는 5년 전쯤부터 ‘바이토(아르바이트) 테러’라는 말이 생겨났다. 음식점, 편의점 등의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음식이나 집기를 이용해 장난치는 모습 등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는 일이 잇따르면서 기업 등에 대한 ‘테러’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최근 ‘음식으로 장난치는’ 장면을 담은 아르바이트 테러 동영상이 일본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직원들의 잘못된 행동에 비난이 쇄도하고 업계도 이들에 대한 법적책임 추궁에 나서고 있지만, ‘알바=저임금’의 고질적인 구조가 일탈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생선초밥 프랜차이즈 ‘구라스시’는 지난 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르바이트 직원 2명이 부적절한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게시했다. 불편과 불안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구라스시의 한 지점에서는 직원 2명이 손질하던 생선 횟감을 쓰레기통에 버린 뒤 다시 꺼내 회를 뜨는 영상을 촬영해 최근 SNS에 올렸다. 이 영상은 3시간 만에 삭제됐지만, 그 사이에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회사 측은 지난 4일 한 손님의 신고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전국적으로 500여개의 매장이 있는 구라스시는 동영상에 나온 횟감은 폐기 처분됐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면서 결국 지난 5~6일 전국적으로 임시휴업을 했다.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엔(약 102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의 직원들을 즉시 해고하는 한편 형사상·민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아르바이트 직원이 오뎅 판매대에서 실곤약을 재료로 만든 상품을 젓가락으로 견저 입에 넣었다가 뱉어낸 뒤 카운터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올라와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패밀리마트 역시 직원들이 상품을 혀로 핥은 뒤 비닐봉지에 담는 동영상이 문제가 되자 12일 사과했다. 두 곳 모두 해당 직원에 대한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다. 일본 최대 가라오케 체인 ‘빅에코’를 운영하는 다이이치고쇼는 지난해 12월 자사 점포에서 튀김재료를 바닥에 비빈 뒤 조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와 사과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구라스시 등의 사건으로 다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재차 사과를 해야 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업체 측의 피해가 확인되면 해당 직원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고바야시 야스히코 변호사는 “해당 점포에서 비위생적인 음식이 나오는 것 아닐까라는 걱정 때문에 손님이 줄게 된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더라도 피고에게 지불능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을뿐 아니라 한번 발생한 손실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일 수밖에 없다. 일련의 부적절한 동영상 파문 근저에는 일본의 심각한 일손 부족이 자리잡고 있다.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국 약 2만 3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식점의 경우 84.4%가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 직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관계자는 “음식점은 고객을 직접 맞상대해야 하고 장시간 노동을 견뎌야하는 등 근로환경이 열악하고,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도 높은 업무 완성도가 요구되는 특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그는 “임금이 낮다는 사실이 부적절한 동영상 촬영으로 직결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업무에 대한 책임성을 갖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임금은 필요하다”며 현재의 저임금 구조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국민 77% “최저임금 결정 체계 바꿔야”

    국민 10명 중 8명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질문 내용이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이원화’만 상정한 것이어서 다양한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행 최저임금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옥상옥’이라고 비판한다. 12일 고용노동부가 ‘국민생각함’ 웹사이트에서 진행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9539명 중 7383명(77.4%)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146명(22.5%)이었고 10명(0.1%)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고용부가 지난달 발표한 최저임금위 개편 초안과 관련된 것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8일까지 진행됐다. 고용부는 첫 번째 질문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고 ‘필요 없음’(현행 제도 유지)과 ‘필요함’(최저임금위를 구간설정위와 결정위로 나누는 결정체계 이원화) 가운데 하나만 답하도록 했다. 구간설정위원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 7383명 중 5226명(70.8%)이 노·사·정이 각각 5명을 추천하고 노·사가 순차적으로 3명씩 배제해 총 9명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 개편에 대해서는 응답자 9539명 중 7437명(78.0%)은 ‘현행 결정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완할 내용으로는 임금 수준(54.3%)과 기업 지불 능력(41.5%), 고용 수준(40.7%), 경제성장률(35.0%), 사회보장급여 현황(30.3%) 등을 꼽았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보유세 늘어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낮아

    보유세 늘어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낮아

    작년 4분기 전국 중대형 공실률 10.8% 임차인 보호 강화… 세부담 전가 힘들 듯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대폭 오르면서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보유세 부담을 전가해 임대료가 뛸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세 부담 떠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는 2019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국 9.42%, 서울 13.87% 인상했다. 토지·상가·오피스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가는 현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제까지는 부동산 보유세가 증가하면 월세를 올려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최저임금 상승과 내수 침체 등으로 장사를 접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상가 수요가 줄면서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서울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의 중대형 상가(연면적 330㎡ 이상)의 공실률은 10.8%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의 공실률도 7.0%로 전분기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는데, 강남의 경우 공실률은 7.4%로 무려 1.4% 포인트나 치솟았다. 특히 상업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명소)가 오히려 공실률이 높아 임대료 인상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0.9%였던 공실률이 4분기에는 14.6%로 급등했고, 강남구 논현역 일대는 같은 기간 7.9%에서 18.9%로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홍석천씨가 높은 임대료 등을 이유로 식당을 폐업한 용산구 이태원도 중대형 상가 5곳 중 1곳(21.6%)이 비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남구 테헤란로(11.8%)와 청담(11.2%) 등도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다. 강화된 상가 임차인 보호장치도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고, 연간 임대료 인상률도 5%로 제한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가 활성화된다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임대료를 올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332조+α 재원 대책 빠져…증세 없는 ‘포용복지’ 가능할까

    332조+α 재원 대책 빠져…증세 없는 ‘포용복지’ 가능할까

    삶의 질·복지규모 OECD 평균 수준으로 재정 누수 절감 외 구체적 대책 제시 없어 ‘돌봄 경제’ 투자로 일자리 창출 동력 복안 정부, 조세 저항 의식 “증세 연관 말아달라”정부가 12일 사회복지 지출을 확대해 국민 ‘삶의 만족도 지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5개년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중부담·중복지’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재원 대책은 빠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각 부처 사회보장 정책의 추진 방향을 제시한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9~2023년)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보장 정책을 총망라해 뚜렷한 목표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1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4~2018년)의 실행 기간이 현 정부와 일부 맞물렸으나 이는 박근혜 정부의 것이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현재 시행되는 많은 사회보장제도가 2차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방향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의 핵심은 적어도 국민이 OECD 평균 수준의 삶을 영위하게 하자는 것이다. 국민 삶의 질을 2017년 OECD 28위에서 2023년 20위로, 사회복지지출 규모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으로 정부는 5년간 332조원을 제시했다. 배 실장은 “기본계획에 포함된 90여개 세부과제에 소요되는 예산을 기준으로 2022년까지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된 재원 등을 살펴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 아직 논의 단계인 사업들의 예산은 제외한 것이어서 전체 예산 규모가 332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조달 계획으로는 기존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 기반 확충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복안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가 재정 누수를 줄이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재원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국민의 조세 저항 때문으로 해석된다. 복지부는 국민의 80%가 사회보장 확대에 찬성하지만 추가로 세금을 부담하겠다는 사람은 32%에 불과하다는 ‘2018년 사회보장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세와 직접 연관 짓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332조원이 투입될 핵심 사업은 무엇인지, 2040년까지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추가 재원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기본계획에는 고용·교육·복지 분야의 핵심 사업이 담겼다. 고용보험·산재보험의 적용 대상 확대, 실업급여의 보장성 확대, 근로빈곤층·청년층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 최저임금 현장 안착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고용 분야의 주요 과제다. 다만 이를 통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을 목표치대로 현재 22.3%에서 2023년 18.0%로 어떻게 낮출 것인지에 대한 세부 로드맵은 없었다. 복지 분야에선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의 보유재산 기준 완화와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준선에 대한 조정 방안이 중장기 검토 과제로 새롭게 추가됐다. 더 많은 빈곤층이 기초생활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수급자 선정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두 대책 모두 검토 수준이어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정부가 사회복지지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사회 투자가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 정부는 중국과 미국, 인도를 포함해 세계 13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각각 ‘돌봄 경제’에 투자하면 약 6408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국제노동연맹의 추정치를 인용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정부, 중복지 국가 시동…저임금 근로자 2023년까지 4.3%P 줄인다

    文정부, 중복지 국가 시동…저임금 근로자 2023년까지 4.3%P 줄인다

    2017년 22.3%에서 18%로 낮추기로 “재원 대책 없는 장밋빛 청사진” 지적도정부가 2023년까지 332조원을 투입해 국민 ‘삶의 만족도 지수’를 프랑스와 영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장기적 목표를 제시했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8개국) 중 28위에 그친 삶의 만족도 지수를 2023년까지 평균 수준인 20위로, 2040년에는 10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복지 국가 건설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뚜렷한 재원 대책이 없어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12일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9~2023년)을 발표하며 “2015년 기준 OECD 회원국의 국민 세부담 대비 복지지출 수준이 평균 56~57%”라면서 중부담·중복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국민 세부담 대비 복지지출 수준은 40.6%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규모를 2015년 10.2%에서 2040년 OECD 평균인 19.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저임금 근로자 비중을 2017년 22.3%에서 2023년 18.0%로, 같은 기간 ‘상대 빈곤율’을 17.4%에서 15.5%로 줄여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중복지와 짝을 이루는 ‘중부담’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332조원 투자는 기본계획에 포함된 세부과제 예산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제 들어갈 예산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세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여건이 성숙해지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대 ‘냉골 도서관’, 여론·학생·총장이 녹였다

    서울대 ‘냉골 도서관’, 여론·학생·총장이 녹였다

    서울대, 기계·전기 노동자 등 처우 개선 합의총학, 간담회 계기로 노조 이해…공대위 참여오세정 총장, “용역 직원 출신 처우 열악해” 인정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조합과 대학본부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합의했다. 여론의 관심과 압박 속에 총학생회가 노조에 힘을 실어줬고, 오세정 신임 총장이 파업에 나선 서울대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안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중앙도서관을 포함한 각 건물의 난방도 닷새 만에 모두 재개했다. 12일 민주노총 서울 일반노동조합과 서울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학 측과 노조 측은 행정관에서 교섭을 진행해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점거를 해제하고 난방을 재개했다. 노조와 대학 측은 “기계·전기·건축·소방·통신·환경 등 조합원의 2018년 임금을 2017년 임금총액 대비 20.86% 인상한다”고 합의했다. 또 저임금 해당자의 기본급은 시중노임단가를 최대한 고려해 정하자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청소·경비 노동자들도 상여금 200%, 정액급식비 월 13만원, 맞춤형복지비 연 30만원 등에 합의했다. 노조는 파업으로 도서관 등 학내 주요 시설의 난방이 중단된 것에 대해 학생과 교직원에게 공식으로 유감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100% 만족하지 않지만 전환 이후 첫 단추를 끼게 됐다”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끼친 점이 미안하고,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협조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대 기계·전기 부문 노동자들은 지난 7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중앙도서관 등의 기계실을 점거, 난방 가동을 중단하는 등 파업에 들어갔다. ‘난방 파업’을 두고 학내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오전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서를 발표했다. 총학 측은 지난 10일 정기 운영위원회에서 ‘시설관리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참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총학생회의 파업지지는 학교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총학생회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게 된 바탕에는 여론의 압박성 관심이 있었다. 또, 지난 10일 있었던 노조와의 간담회 자리에서의 소통도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공대위가 주선한 간담회에서 노조는 미리 소통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총학생회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수장이 취임한 서울대 측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 점도 빠른 타결에 도움이 됐다. 오세정 신임 총장은 이날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용역 직원이었던 이들의 임금과 처우가 상당히 열악하다”면서 “노조의 요구가 일리가 있고, 이 중 상당 부분을 수용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임명된 강석기 시설관리국장도 임명되자마자 빠르게 노조와 협의에 나서면서 지난 11일 중앙도서관의 난방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번 파업의 교훈에 대해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서울대 총학생회가 처음 입장과 다르게 신임총장이 문제를 해결하라며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 변화를 보였다”며 “짧은 시간에 농축된 고민을 하면서 입장이 바뀐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한 노동자가 아닌 파업을 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따지는 것이 파업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이라며 “그래야 지금처럼 문제가 해결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대 학생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해지는 무차별적인 비난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공감 없이 과도하게 학생들을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학생들에 대한 비난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의 처우개선 요구에 서울대가 모범적으로 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규직으로 전환 과정에서 복리후생과 관련한 차별에 대한 논의들은 크게 되지 않고 전환만 우선됐다”며 “서울대가 처우개선에 나서며 공공기관으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한 점은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부산시의회, 부산 공공기관장 임금 상한선 조례 제정추진

    부산시의회가 전국 공공기관중 임금이 가장 높은 부산지역 공공기관장과 임원 등에 대한 임금 상한선을 두는 이른바 ‘살찐고양이’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김문기 의원(동래구 3·더불어민주당)은 “부산시 공사·공단 6곳과 출자 출연기관 19곳 기관장·임원에 대한 보수 상한선을 정하는 조례안을 3월쯤 상정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부산교통공사 사장 연봉이 1억5944만5000원,부산도시공사 사장이 1억4537만3000원,부산관광공사 사장 1억363만6000원으로 전국 지방공사 공단 기관장 평균 연봉 9380만1000원(2017년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공기업 임원 연봉도 부산교통공사 1억2578만4000원,부산도시공사 1억2474만원,부산시설관리공단 1억2180만원으로 전국 평균 연봉(8811만9000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부산시 출자 출연기관도 기관장 평균 연봉이 1억2500만원으로 서울보다 높았다. 반면, 직원들의 연봉은 크게 높지 않아 기관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은 높은 연봉을 직원은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김 의원은 현재 준비 중인 조례안에 지역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최저임금제와 연계하고 기관장은 최저임금 7배,임원은 최저임금 6배로 각각 제한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부산 공공기관 기관장과 임원들 연봉은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에 있고 이를 제지하지 않는다면 결국 부산시가 각 공기업에 지원하는 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조례안을 토대로 올해 최저임금 기준으로 최고 7배를 적용하면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4000여 만원이다.하지만 이 역시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의원은 “부산지방 공기업에 임금 상한선을 설정하면 기관장과 임원에게 과다한 연봉을 편성하는데 제동을 걸 수 있게 된다”며 “이 조례가 통과되면 경영진 임금을 제한하는 ‘살찐고양이법’을 공기업 부문에서 전국 최초로 지역에 도입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살찐고양이법은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사용한 법으로 기업 임직원의 최고 임금을 제한하는 법안을 말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현안 놔두고 ‘외유성 방미’ 중인 여야 지도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는 지금 의원외교를 명분으로 미국을 방문 중이다.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조야의 의견을 듣고 각 당의 입장을 전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 연동형 비례대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혁은 물론 ‘유치원 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 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법안,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 등 정치·경제·민생 현안은 먼지만 쌓인 채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게다가 미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한·미 동맹과 비핵화 공조를 논의한다지만 한국의 여야가 제각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1월을 허송세월하고 2월 임시국회도 제대로 열지 않은 여야가 한가하게 외국에 나가 의원외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야당을 설득해 현안들을 처리하자고 했어야 한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만큼 해당 의원을 징계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여야가 외유에는 한통속이 되니 국민은 싸늘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또 여야 지도부가 미국에서 조야 인사를 만난다는데 대한민국 의회의 통일된 대북 정책과 북핵 입장을 마련했느냐고 묻고 싶다. 전쟁 없는 한반도, 핵공포 없는 평화를 물려주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해 온 한국당이 아닌가. 한국당은 지난해 9월 평양선언은 “공허한 선언일 뿐”이라고 했고,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가 전당대회일과 겹쳤다고 ‘신북풍’을 운운했다. 여야는 방미 일정 이후 국회 개원 협상을 한단다. 하지만 사안마다 의견 차가 큰 데다 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국회 정상화가 늦어질 공산도 크다. 예정된 의원외교라도 ‘일하는 국회’라는 평판을 얻은 후에라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 “주휴수당 폐지를” vs “아직은 시기상조”

    “주휴수당 폐지를” vs “아직은 시기상조”

    폐지에 반대하는 노동계 대표는 불참 정부측 “저임금자 23.5%로 많아 유효”유급휴일(법정 주휴일)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거나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정부는 국내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 섣불리 없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1일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휴수당 66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소상공인 대표를 비롯해 전문가와 공무원이 참석해 주휴수당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주휴수당 폐지에 반대하는 노동계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휴수당은 한국 전쟁 직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근로자에게 휴식과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할 때부터 담겼다. 과거와는 경제적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주휴수당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나왔으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정부가 지난해 말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법정 주휴일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주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금껏 지급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휴수당은 근로자들이 사실상 무제한 노동을 하던 시절에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주 5일제가 정착된 만큼 휴식이 많아졌고 소득이 늘었는데도 유효한 제도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휴수당 개선 논의를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면 노동계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서 “임금체계를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단순화하고 현재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창용 고용부 노동시간단축지원 전담팀(TF) 과장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아직 23.5%로 높기 때문에 주휴수당 취지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잘못된 정보로는 경기 개선 어려워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잘못된 정보로는 경기 개선 어려워

    예나 지금이나 정확한 정보의 가치는 크다. 정보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정보 취득 자체가 중요했다. 많은 정보가 유통되는 현대에는 정확한 정보를 취하고 부정확한 정보는 걸러 내는 판단이 중요하다. 시대를 막론하고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의사 결정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데, 특히 전쟁처럼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정보 오류는 더욱 그렇다. 19세기 아편전쟁 당시 청의 직예총독 기선(琦善)은 영국군에 대한 청군(淸軍)의 군사적 열세를 보고했는데 황제의 분노를 산 기선이 벌을 받자 청군의 궤멸에도 신하들은 승전 보고를 계속했고, 결국 청은 영국에 굴욕적인 패배를 경험한다. 20세기 베트남전쟁 때도 미국의 승리가 어렵다는 정보는 묵살됐고 과장된 전투 성과 보고가 이어지며 확전으로 치달았는데, 결국 미국에 참담한 결과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전시(戰時)에 어떤 정보가 정확하고 어떻게 해석할지 사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냉철한 의사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아 희망대로 판단하는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정보 자체가 불완전할 수 있고 해석이 혼돈스럽거나 결과가 혼재돼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계량적 방법에 입각한 현대 이론이 발전하며 불확실성 속에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체계화된 지식과 정보로 전환할 수 있게 됐고, 완벽하지는 않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지표가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을 갖추고 잘 훈련된 경제전문가를 활용하는 의미가 커졌다. 경제전문가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지표에서 뽑아 낸 정보로 현재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불확실해서 이러한 분석과 전망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모든 문제를 단박에 해결하는 ‘전설의 은탄환(銀彈丸)’은 없고, 전문가적 시각으로 지표들을 수집ㆍ분석하고 여기서 뽑아 낸 정보를 충분히 활용해 적절히 대응하고 처방을 내리지 않으면 경제는 악화된다. 그런데 이러한 지표들은 경제정책에 대한 성적표와 같아서 그 움직임이 부진하면 당국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다. 집행된 정책이 실패로 인식되거나 궤도 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실제 결과와 다른 해석을 원하기도 한다. 실제 어떤 지표는 해석의 여지가 분분하기도 하다. 간단한 예로 경상수지가 흑자여도 그 원인이 수출 확대인지, 국내 경기 악화에 따른 수입 감소 때문인지, 수출 확대가 전반적인 기업경쟁력 향상 결과인지 일정 업종에 편향된 것인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최근 경제지표와 관련된 해석의 예로, 소비지표와 관련된 경제체질 개선 논란이 있다.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이 2.8%로 경제성장률 2.7%보다 높게 나타나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체질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성장에서 소비 비중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소비 기여도 증가는 사실 투자 감소와 관련이 높다. 또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소비증가율이 올랐다면 경제체질이 개선됐다고 하겠지만, 2018년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0.4% 포인트나 하락한 상황이다. 더구나 소비를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 상반기에는 주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이 높은 가구ㆍ가전제품 구입이 증가했다.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있어서 특히 내구재와 준내구재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한다. 이런 품목은 최저임금 계층이 우선적으로 소비를 확대하는 품목이 아니어서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고용 사정이 나빠진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과 소비 역량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소득 개선보다는 기존에 자산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고소득층 소득 증가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거시경제 변수가 경기 악화와 소득 격차 확대를 이야기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궤도수정이 아니라 기존 정책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어떤 정책이든지 성과가 부진하거나 부작용에 봉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나타날 때 이를 정확히 진단하고 수정해 나가는 결단, 동시에 이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그 과정이 있어야 공감도 얻을 수 있다.
  • 고용한파에 구직급여 총액 또 신기록

    고용한파에 구직급여 총액 또 신기록

    1월 6256억…작년 1월보다 39% 급증 최저임금 인상으로 1인 지급액 20%↑정부가 실업자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구직급여 총액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고용 한파’까지 겹쳐 수급자 수도 가장 많았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256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4509억원) 대비 38.8% 늘었다. 이는 폭염 등으로 건설 현장 업무가 중단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8월 지급액(6158억원)보다 많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직장을 잃은 뒤 재취업 기간에 지급되는데, 최저임금의 90% 선에서 하한액이 결정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지난해(7530원)보다 10.9%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구직급여 일당 하한액도 지난해(5만 4216원)보다 10.9% 인상된 6만 120원으로 정해졌다. 자연스레 1인당 지급액도 껑충 뛰었다. 1월 1인당 구직급여 지급액은 134만 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만 4000원)보다 20.5%(22만 8000원) 늘어났다. 고용 한파로 실직자가 늘면서 구직급여 신청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구직급여 수급자는 46만 6000명으로 지난해 1월(40만 5000명)보다 15.1% 늘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7만 1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15만 2000명)보다 12.7% 늘었다. 건설업에서만 5만명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자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늘리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피보험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안전망에 편입된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은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서비스업이었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889만 8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47만 6000명 늘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저임금 오르니 형사보상금도 늘었다

    최저임금 오르니 형사보상금도 늘었다

    억울한 옥살이에 비해 보상 낮다는 지적도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금을 최저임금에 연동시킨 결과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구속됐다가 진범이 잡히면서 풀려난 ‘우주’(찬희)처럼 억울하게 구금된 피의자도 보상을 청구할 때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 지급된 형사보상금은 약 360억원이다.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은 약 488만원으로 2011년 155만원에서 6년 새 3배가 됐다. 형사보상이란 국가의 잘못된 재판이나 수사로 재심 등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법 피해자에게 국가가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 전에 구속됐다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거나 구속 취소로 풀려나도 넓은 의미의 형사보상(피의자보상)을 받을 수 있다. 현행법은 보상금의 기준을 최저임금으로 못박고 있다. 구금일수에 일급 최저임금액(최저시급*8시간)을 곱한 값을 최소한의 보상액으로 정한 뒤, 구금의 종류·재산상 손실 유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최대 5배까지 준다. 보상금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해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 1인당 평균 보상금이 늘어난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일부 관련이 있다. 2017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2011년 4320원에 비해 49.8%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는 최저임금이 각각 7530원, 8350원으로 1인당 보상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억울한 옥살이 기간에 대한 보상으로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많다.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형사보상은 ‘완전보상’을 의미하는 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실보상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실질적 보상을 위해 최저임금 대신 기준 중위소득의 5배를 하한으로 정하고 상한을 없애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검 관계자는 “아직 기준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최저임금 오르니 형사보상금도 늘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금을 최저임금에 연동시킨 결과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구속됐다가 진범이 잡히면서 풀려난 ‘우주’(찬희)처럼 억울하게 구금된 피의자도 보상을 청구할 때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 지급된 형사보상금은 약 360억원이다. 1인당 평균 형사보상금은 약 488만원으로 2011년 155만원에서 6년 새 3배 넘게 증가했다. 형사보상이란 국가의 잘못된 재판이나 수사로 재심 등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법 피해자에게 국가가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 전에 구속됐다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거나 구속 취소로 풀려나도 넓은 의미의 형사보상(피의자보상)을 받을 수 있다. 현행법은 보상금의 기준을 최저임금으로 못박고 있다. 구금일수에 일급 최저임금액(최저시급】8시간)을 곱한 값을 최소한의 보상액으로 정한 뒤, 구금의 종류·재산상 손실 유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최대 5배까지 준다. 보상금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해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 1인당 평균 보상금이 늘어난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일부 관련이 있다. 2017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2011년 4320원에 비해 49.8%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는 최저임금이 각각 7530원, 8350원으로 1인당 보상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억울한 옥살이 기간에 대한 보상으로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많다.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형사보상은 ‘완전보상’을 의미하는 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실보상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실질적 보상을 위해 최저임금 대신 기준 중위소득의 5배를 하한으로 정하고 상한을 없애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검 관계자는 “아직 기준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감방 다녀온 ‘SKY캐슬’ 우주는 피의자보상 받았을까

    감방 다녀온 ‘SKY캐슬’ 우주는 피의자보상 받았을까

    보상금은 최저임금 연동...8년 전보다 두 배 늘어 형사보상은 법원, 피의자보상은 검찰청에 청구 권익위, 법무부에 개선 권고 “보상 수준 낮다” 금전 보상 전부 아냐...“사건 관련자 사과해야”지난 1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우주(찬희)는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현행 법은 재판을 받기 전에 구속됐다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거나 구속 취소로 석방된 피의자에 대해 구제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국가의 잘못된 수사나 재판으로 인해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사법 피해자(피고인)에 대한 보상책인 형사보상과 달리 피의자보상으로 규정한다. ●보상 얼마나 받을 수 있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로 지목돼 구속됐다면 구금 일수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은 형사보상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일급 최저임금액(시간당 최저임금*8시간)에 구금 일수를 곱한 값이 기본 보상금이 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0.9% 오른 8350원이다. 이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은 6만 6800원이다. 만일 30일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다면 200만 4000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구금 기간 재산상 손실이 크거나 검찰·경찰 수사 과정에서 고의·과실이 있었다면 보상금은 최대 5배까지 오를 수 있다. 보상금이 1000만원 넘게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그나마 보상금이 이렇게 오른 것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 때문이다. 8년 전인 2011년으로 돌아가면, 똑같이 30일 동안 구금됐어도 기본 보상금은 103만 6800원에 그친다. 당시 최저임금이 4320원으로 지금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보상 누가 결정하나 형사보상금은 법원이 전적으로 결정한다. 보상금의 수준을 몇 배로 정할지도 법원 몫이다. 이에 따라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의 사법 피해자인 최모씨는 9년 7개월간 옥살이를 한 보상으로 8억 4000만원을 받았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17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은 3인조는 3억~4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반면 피의자보상은 재판을 받기 전이라 법원이 개입하지 않는다. 억울하게 구속됐다가 풀려난 피의자는 검찰을 상대로 보상을 청구해야 한다. 공소를 제기하지 않은 검사가 소속된 지방검찰청의 피의자보상심의회에서 보상 심의·의결한다. 이 심의회는 위원장인 지검 차장검사와 함께 해당 검찰청 소속 공무원, 법관 자격을 가진 자, 의사 등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보상금을 지급할지 여부를 비롯해 보상금 수준도 모두 심의회가 결정한다. 하지만 죄 없는 사람을 엉뚱하게 피의자로 몰아 구속까지 시킨 행위에 대해 해당 검찰청이 피의자 보상을 논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의자 보상과 별개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국가의 고의, 과실을 입증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 ●실질적 보상 되려면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형사보상은 ‘완전보상’을 의미하는 재산권 침해에 따른 손실보상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법무부 장관에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는 보상 상한에 제한이 없다. 프랑스는 정신적, 물질적 손해 전부에 대해 보상을 한다. 당시 권익위 실태조사에서 한 중소기업 대표는 183일 동안 구금되면서 3억~4억원의 매출 감소와 함께 무죄 확정 이후에도 거래 중단으로 추가 매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대표는 3162만 2400원의 보상금만 받았다. 2011년 당시 1일 상한액인 17만 2800원(최저임금 4320원)이 적용되면서다. 보상 실질화를 위해 관련 개정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실질적 보상을 위해 최저임금 대신 기준 중위소득의 5배를 하한으로 정하고 상한을 없애자고 제안했다. 기준 중위소득(5만 5098원, 2017년 기준)의 5배를 하한으로 정하면 하루 최소 27만 5490원을 받는다. 최저임금 기준으로 상한액(5배)인 25만 8800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하지만 당시 법제사법위원회는 기준 중위소득이 2015년부터 고시되고 있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2015년 이전에 확정된 경우 적용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상 기준의 하한을 무리하게 상향 조정하는 것보다 무죄 재판의 사유가 보상금액 산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상한을 없애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금전적 보상만으로 국가의 공권력 행사로 인해 고통을 겪은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피해가 보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도 과거사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조직 차원의 공식 사과를 넘어 사건 관련자들의 진정한 사과가 이뤄질 때 형사보상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제블로그] 정부가 배포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 영상의 진실은?

    [경제블로그] 정부가 배포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 영상의 진실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이라는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다수 언론들이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시킨다는 판단 아래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과를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팩트체크’라는 제목과는 달리 입맛에 맞는 통계만 골라 ‘짜깁기’해 민심을 호도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기재부가 올린 영상 가운데 ‘Q1. 우리 경제, 어떤가요? part1’에서는 “작년 수출액도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6위 수출 강국으로의 위상을 공고히 했습니다”라며 수출 실적을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출 전망을 뺀 ‘반쪽 짜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3% 감소한데 이어 올해 1월 수출도 같은 기간 5.8%나 줄어들면서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우리 수출을 떠받쳤던 반도체 수출이 23.3%나 감소하면서 올해 수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입니다. 경제성장률, 고용률과 관련한 내용도 ‘아전인수’ 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 네번째 꼭지인 ‘Q4. 올해 우리 경제, 나아지나요?’에서는 “올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률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양호한 상태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7% 성장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2012년 2.3% 이후 6년만에 최저치입니다. 물론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0%로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기저효과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히려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달 22일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이 2.3%로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기재부는 고용 부분을 설명하는 영상에서도 “고용 및 분배가 작년보다 개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면서 취업자수 증가폭이 올해보다 상향되는 그래프를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올해 일자리를 15만명 늘리겠다는 정부의 목표치일 뿐 현실을 보여주는 그래프는 아닙니다. 기재부는 또 홍보자료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나아지고 있다”면서 2017년 42.1%였던 고용률이 지난해 42.7%로 올랐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9.8%에서 9.5%로 0.3% 포인트 낮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청년들의 체감지표는 쏙 빼놓은 ‘반쪽 짜리’ 지표입니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22.8%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기 때문입니다. 기재부는 다섯번째 꼭지인 ‘Q5. 올해 일자리, 기대해도 될까요?’에서 “일할 수 있는 연령대의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업과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라며 경제 여건의 어려움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의 정책적 부작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Q9. 정책 보완, 무엇을 어떻게 바꾸나요?’에서 “그간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측면이 있었습니다”라며 대강 얼버무렸습니다.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것이 꼭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현실의 어려움을 정확히 진단해야 향후 정부정책의 보완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경제인식이 우려스럽습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총장 취임식 날 난방 꺼진 서울대…“비정규직만 못한 정규직” 파업 돌입

    총장 취임식 날 난방 꺼진 서울대…“비정규직만 못한 정규직” 파업 돌입

    기계·전기 설비 업무 노동자들 무기한 파업“성과급 차별없이 지급” 등 요구다음주부터 청소·경비 노동자도 파업 준비서울대 교내에서 기계·전기 설비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정규직 대우를 제대로 해달라”며 8일 무기한 파업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같은 날 진행된 오세정 신임 총장의 취임식장 앞에서 피켓 시위도 벌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분회는 8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전면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 제조업 시중노임단가를 100% 적용 △성과급·명절휴가비·복지포인트 등 복지를 차별 없이 적용 △노동자를 상대로 한 서울대의 법적 소송행위 규탄 ?성실한 자세의 단체교섭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시설관리직(청소·경비·전기·기계·소방) 노동자가 직접 고용됐지만 처우는 나아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일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됐고 기계·전기 노동자들은 2017년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설에 행정사무직 교직원은 임금의 120%를 명절 휴가비로 받았지만 시설직 노동자들은 빈손이었다고 하소연했다.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차례 교섭해왔으나 학교 측이 최종적으로 요구안을 받지 못하겠다고 밝히자 7일 서울대 행정관·도서관·공학관 3개 건물 기계실을 점거하고 난방 업무를 중지했다. 파업 참여 인원은 총 130명이다. 파업 여파로 이날 서울대는 도서관 등 3개 건물의 난방이 중단됐다. 한파 속에 교직원들은 가지고 있던 개인용 난방기구와 털 실내화 등 보온용품에 의지해 정상근무했고,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공부를 하거나 다른 건물로 발걸음을 돌렸다. 노동자들은 향후 파업 대열을 더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11일부터 전기·기계 설비 담당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청소·경비 등 350여명이 가담하는 전면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청소·경비 노동자는 기계·전기 노동자들보다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용역업체 소속일 때도 최저임금보다 500원 정도는 더 받았다는 게 파업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중국 부모는 자녀가 의대 가면 왜 반대하나

    [특파원 생생 리포트]중국 부모는 자녀가 의대 가면 왜 반대하나

    한국에서는 의사가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중국에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환자들이 가하는 폭력 등의 문제로 젊은 의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많은 부모는 자녀가 의사가 되는 것을 말린다. 중국 의사들의 임금은 대도시 평균임금보다 낮아 수련의는 월평균 4850위안(약 80만원)을 받는다. 이는 중국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상하이 대학 졸업생의 월평균 급여인 6000위안보다도 낮은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중국 의사들은 주당 50시간 넘게 일하고 있으며 시간 외 수당은 받지 못한다. 진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들의 의료진에 대한 폭력사고는 연평균 10만 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의대를 졸업해도 의사가 되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8일 중국 의료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의사 숫자는 늘었지만 2005~2016년 25~34세 사이의 젊은 의사 비중은 31%에서 23%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60세 이상 의사 비율은 2.5%에서 12%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의 일반의 숫자는 인구 6666명당 1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기준인 1500~2000명당 1명에 크게 못 미친다. 2006년 황신(33)은 의대를 졸업하고 상하이의 대형 병원 피부과에 취직했다. 하지만 8년간 병원에서 일한 황은 중국의 의료 시스템에 지쳐 버렸다. 황은 “병원이나 부모, 환자들은 나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처럼 매일 똑같은 환자들에게 똑같은 약을 처방하는 일에 질려버렸다”고 중국의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그가 처음 병원 피부과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평생 보장된다는 사실을 위안 삼았다. 게다가 중국에서도 의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형 병원에서 일하면 사회적 지위는 높은 편이다. 월 몇천위안에서 시작한 황의 월급은 승진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하이의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지만 월급은 그대로라는 사실에 황은 절망했다. 게다가 피부과 의사들은 대체로 젊은 편이기에 승진 기회도 적은 편이었다. 일주일에 6일간 일하면서 하루에 100명의 환자를 보고 퇴근 후와 주말에는 논문을 써야 하는 생활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 황은 2014년 병원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사업을 열었다. 환자들의 의료 기록을 참조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로, 의사로 일하던 때보다 훨씬 수입도 좋고 여유 시간도 늘었다. 황은 “솔직히 말해서 피부과 의사로 일하는 것보다 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의 병원들은 젊은 졸업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의대 졸업생 6명 가운데 1명만 실제 의사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의사 양성 과정은 5년간 의과대학, 3년간 수련의로 이뤄져 있으며 수련의 과정을 끝낸 뒤에는 박사 과정과 결합한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중국 의사협회가 펴낸 백서에 따르면 78%의 중국 의사들은 자녀가 의사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설] 택시요금 인상, 제 발등 찍기 안 되려면

    서울시내의 택시 기본요금이 16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으로 인상된다. 2013년 10월 이후 5년여 만에 800원이 오르는 셈이다. 다락같이 뛰는 생활 물가를 택시 요금이라고 비켜 갈 수야 없겠지만,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까지 덩달아 오를 예정이라니 서민들은 한숨이 앞선다. 이번 인상은 서울시가 공청회와 물가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한 사안이다. 회사에 내는 사납금을 빼면 월평균 수입이 200만원 안팎인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택시업계를 보는 시민들의 심기는 편치 않다. 국민 다수가 희망하는 카풀택시가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로 발목이 잡혀 싸늘한 분위기는 더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이 택시 사납금을 폐지하고 전면 월급제를 도입하려는 정책에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왜 정부가 택시업계를 혈세로 보호해 주냐는 비판이다. 이런 사정이니 “업계 이익만 고집하고 서비스는 엉망이면서 요금은 요금대로 올리느냐”는 불만 여론이 끓는 것이다. 사정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택시업계는 요금 인상을 마냥 다행스럽게 여길 일이 아니다. 당장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요금 인상이 되레 제 발등을 찍는 도끼가 될 수도 있다. 승차 거부, 불결한 차량 내부, 불친절한 언행 등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는 서비스에 시민들은 지쳤다. 승차 거부 없이 신속하고 쾌적한 차량을 서비스받을 수 있는 민간 모빌리티 앱이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다. 최소한의 서비스 경쟁력조차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존 택시업계가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자구 노력 없이 신산업에 밀리지 않게 정책적으로 계속 보호해 달라고 떼를 쓴다면 시민들이 먼저 외면한다. 엄중한 현실을 택시업계가 똑바로 읽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Made in Korea’ 정책을 만들어라/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뒤로 일본을 모델로 국가를 발전시켰다. 지금 우리가 쓰는 거의 모든 법률·행정 용어가 옆 나라 일본에서 왔다.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철인28호’나 ‘우주소년 아톰’은 일본 만화다. ‘빼빼로’나 ‘새우깡’, ‘꼬깔콘’ 등 장수 과자도 일본 제품이 원조다. 20세기만 해도 지금처럼 정보기술(IT)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서양 문물을 직접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일본이 미국과 유럽에서 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모방하는 식으로 국가를 일으켰다. ‘일본 따라하기’가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다. 선진국도 남의 나라 베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상향으로 꼽는 북유럽 지역에서는 스웨덴이 모델 역할을 한다. 여기서 새로운 정책을 만들면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등이 수년 안에 이를 벤치마킹한다. 한국전쟁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던 우리가 냉혹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베껴야 했다. 세계 최빈국이던 한국 입장에서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 일본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훌륭한 교과서였다. 반일 감정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일본을 제대로 모방한 덕분에 이제 우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됐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반도체와 가전제품을 비롯해 일부 업종에서는 일본을 앞서는 기적을 일궈 냈다. 이제는 우리가 개발도상국들의 모델국가로 거론된다.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일본의 좋은 점을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는 일본 의존증이 지나쳐 우리만의 제도를 생산할 생각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뭔가 문제만 있으면 전가의 보도처럼 일본 제도를 꺼내 든다. 행정안전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후루사토 납세제도’가 모델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년 최저임금 결정 방식에 포함시키려는 ‘기업의 지불능력’ 조항도 일본 제도에서 가져 왔다. 이럴 거면 차라리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고시) 1차 과목을 공직적격성테스트(PSAT) 말고 일본어 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처럼 매번 일본 제도를 모방해 국정을 꾸려 갈 것이라면 뭐하러 중앙부처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몇 년씩 시험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인가. 우리나라가 일본을 너무 많이 베낀 탓인지 ‘일본화’의 부작용도 그대로 답습 중이다. 일본의 저출산·고령화, 왕따, 고독사 등이 우리의 현실이 됐다. 외국인들은 “서울과 도쿄는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일본 제도와 시스템을 사회 전반에 그대로 차용하다 보니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행동규범까지도 비슷해진 결과로 보인다. ‘왜’라는 문제의식 없이 ‘어떻게’에만 치중해 모방한 풍토가 누적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20세기 한국이 한창 커 가는 어린아이였다면 21세기 한국은 제법 머리가 굵어진 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수많은 나라들을 벤치마킹했다. 미국과 아일랜드, 스웨덴, 독일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라가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스라엘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성공적으로 한국화했다고 자평할 만한 사례가 과연 있을까. 한국만의 역사적·문화적 토양을 고려하지 않은 ‘무작정 따라하기’는 귤을 탱자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공직 사회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우리만의 철학이 담긴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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