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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 악재 비상구 없나] 국내 유가 기준 130弗 넘었는데 정부 정책은 ‘저유가 시대’

    고유가 1단계 및 2단계, 저유가 등 크게 3종의 시나리오 중 정부가 중심을 저유가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런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가격·정책 기준 ‘이중잣대’ 26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란 사태의 악화로 우선 유럽과 일본, 한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부 감축하면 기준 유가(배럴당 102달러)에서 배럴당 10달러가 추가 상승하는 것을 고유가 1단계의 경우로 봤다. 2단계는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50% 감축하면 17달러가 더 상승하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다시 추가로 15달러가 상승, 결국 146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세계 경기의 이중침체(더블딥) 등으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 유가가 꺼질 수 있다는 게 저유가 시나리오의 골자다. 세계 석유 수요가 30만 배럴 줄어들면 기준 유가보다 도리어 14달러 하락한 배럴당 88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소비자들이 석유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소비자들의 에너지 절약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정부의 전망은 뒤틀릴 수밖에 없다. 지경부는 역시 고유가에 대한 주요 대응책으로 가격 억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알뜰주유소’의 확대, 석유 유통업체 간 경쟁 촉진 등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46개, 다음 달 말까지 70개 이상의 알뜰주유소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유류세 인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르기 전에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두바이유130弗돼야 유류세 인하? 이에 대해 국내 석유업계나 소비자단체들은 정부의 이중적인 잣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정부 권고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이 아닌 현실적인 싱가포르 국제 현물시장의 석유제품 가격을 국내 유가 결정에 사용하고 있는데 정부는 유류세 인하의 기준을 두바이유로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24일 거래된 싱가포르 현물 가격은 보통 휘발유 132.87달러, 경유 137.83달러, 등유 137.20달러로 이미 130달러 선을 한참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섣부른 출구전략 하반기 더블딥 우려”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선제적인 정책선회가 필요하다는 ‘출구전략’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섣불리 금리인상, 유동성 회수 등에 나섰다가는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가 7일 개최한 ‘2009년 하반기 대내외 경제전망과 기업의 대응’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올 하반기 우리경제는 내수위축과 수출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현재 수준의 확장적인 통화·금융정책을 유지하되 구조개혁은 경기부침에 연연하지 말고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 원장은 “하반기에도 세계경제 둔화,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고용부진과 이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 둔화 등 경기위축 요인이 많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국제 경제 전망을 발표한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만약 각국이 통화긴축으로 선회하면 경기가 잠시 회복을 보인 후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Double-dip)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책실패를 막기 위해서는 투자, 소비 등 민간부문의 회복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채 원장은 “하반기 중 원화 저평가, 저유가, 저금리 상황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원·달러 환율 적정수준은 1170원대로 올 4·4분기에 달성될 가능성이 높고 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연말 70~9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최근 경기급락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민간부문의 경기회복력이 미흡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므로 정부의 경제운용방향은 당분간 확장적인 정책기조를 견지하면서 위기 이후의 재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구전략을 실제로 실행하자고 하는 정부는 없는 만큼 거시정책기조의 변화는 준비는 하되 실행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제유가 급등락 충격파] 천당·지옥 오간 산유국들

    [국제유가 급등락 충격파] 천당·지옥 오간 산유국들

    ´천당에서 지옥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제 유가가 불과 5개월 만에 5분의1 수준으로 급락하자 산유국들의 처지가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올해 국제 유가 추이는 그야말로 ‘널뛰기 한판’ 이었다.지난 2월 국제 유가는 ‘유가 100달러 시대’를 연 데 이어 급등을 거듭해 7월11일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치솟았다.하지만 이도 잠시.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달 들어 33.87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은 상·하반기에 희비가 교차했다.러시아의 경우 국제 유가 폭락이 루블화 평가절하로 이어지면서 경제 위기가 심화됐다.특히 전체 수출의 61%,정부 재정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너지 자원국인 러시아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가 급등을 발판으로 삼아 전년 동기보다 8%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까지 낳았다.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국내에서는 외자 이탈이 나타나고 해외에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신용경색이 가속화됐다.그 결과 지난 1998년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 이후 처음으로 내년 경제가 적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베네수엘라 역시 유가가 급락하자 동맹국들에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국내외 지출 감축에 나서는 등 경제 회생을 위해 노력중이다. 정부 수입의 8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이란도 재정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등 중동의 산유국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올 상반기 중동의 대다수 산유국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대규모 부동산 건설 및 플랜트 부문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유행처럼 일으켰다.걸프만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올 신규 프로젝트 추진 발표 규모만도 5000억~6000억달러에 이르렀다.그러나 8월 이후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유가 폭락은 중동 산유국 GDP의 19%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크게 줄였으며,내년에는 9% 수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금융연합회(IIF)가 보고서를 통해 내년 평균 유가가 2005년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56달러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내년에도 ‘저유가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산유국들에 비상이 걸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두바이油 38.91달러

    두바이油 38.91달러

    전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가인 두바이유 가격은 5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2.01달러 급락한 38.91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5년 2월8일 배럴당 37.60달러를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두바이유가 배럴당 3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05년 2월16일 이래 처음이다. 영국 브렌트산 원유도 이날 2.54달러 내린 39.74달러로 장을 마쳤다.2004년 12월29일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는 배럴당 40.81달러를 기록,간신히 40달러 선을 지켰다.하지만 지난주에만 14달러 가까이 하락해 1991년 이래 17년만의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올 7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원인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미국 경제 악화 때문이다.미국은 전세계 원유 수요의 24%인 2100만배럴을 소비하는 1위의 유류 소비국이다.때문에 미국의 원유 수요 급감은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원유가 급감한 지난 5일에는 미국 실업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는 결과가 발표됐었다. 한편 차킵 켈릴 석유수출국기구(OP EC) 의장은 지난 6일 “세계 석유시장은 17일 열리는 OPEC 임시총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석유 감산 결정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저유가가 지속되면 산유국도 해외투자를 중단할 수밖에 없어 세계 경제가 더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9대 그린에너지 개발

    9대 그린에너지 개발

    태양광, 풍력 등 9대 그린에너지산업 기술개발에 5년 동안 3조원이 투자된다. 온실가스 저감과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폐기물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에너지원으로 적극 개발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1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 보고회에서 그린에너지산업을 성장동력화하는 전략과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보고했다. 지경부는 태양광, 풍력, 발광다이오드(LED), 전력 정보기술(IT) 등 조기 성장동력 4개 분야와 수소연료전지, 가스·석탄액화(GTL·CTL),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에너지저장 등 차세대 성장동력 5개 분야 등 9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2년까지 정부 1조 7000억원, 민간 1조 3000억원 등 모두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할 로드맵은 내년 3월까지 만들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단가는 현재 1㎾h당 700원 수준에서 2020년엔 150원(화석연료 수준)으로 낮추고 1㎾급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생산단가는 7000만원에서 2015년까지 500만원 정도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그린에너지산업의 국내시장 창출을 위해 신재생에너지투자제도(RPA)를 바꿔 발전사들이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2012년 3%,2020년 10%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토록 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태양광은 매년 50㎿ 이상 시장확보가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그린에너지 발전 전략 보고를 받고 “녹색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나가야 할 길”이라면서 “저유가 시대는 지나갔고 유가가 떨어져도 신재생 에너지는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다소 늦었지만 전력을 쏟으면 늦지 않는다. 한국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전력을 다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김효섭 류지영 윤설영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9) 에너지·자원의 미래 - 석학 대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9) 에너지·자원의 미래 - 석학 대담

    “고유가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걱정해야 할 사태다. 생산비용이 높아진 만큼 저유가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서남표 총장) “고유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의 증가가 아닌, 석유의 감소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하인버그 교수) 서남표 KAIST 총장과 리처드 하인버그 캘리포니아 뉴칼리지 교수는 서울신문이 이메일과 대면 인터뷰를 통해 진행한 ‘미래석학, 에너지·자원의 미래를 말하다’ 대담에서 석유로 대표되는 탄소경제가 저물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와 그에 맞는 사회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고속도 그만짓고 물류 개편해야” 올 초 KAIST가 집중 연구할 과제로 ‘EEWS’(에너지·환경·물·지속가능성)를 제시한 서 총장은 “석유를 쓰지 않는 그린카를 양산할 수 있다면 전세계 원유 소비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며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베스트셀러 ‘파티는 끝났다’를 통해 전세계 에너지, 자원 위기를 경고한 하인버그 교수는 정책 전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하인버그 교수는 “한국은 고속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대중교통수단 확충에 힘써 물류를 개편하라.”며 “농장에서 소비자까지 운송거리를 최소화하는 공급체계 마련도 에너지 위기 극복의 열쇠”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에너지, 자원의 위기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해결 방법에 있어서는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하인버그 교수는 “한국은 해안선이 길고 조석 간만의 차가 큰 만큼 조력 혹은 파력을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지만, 서 총장은 “대체에너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낮고 아직까지 원자력 이외에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고 주장했다. ●수소는 에너지운반·저장 수단일 뿐 지난 2003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연설에서 언급한 이후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수소경제’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자연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수소를 연료로 만들기 위해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데다 기본적으로 수소는 단지 에너지를 운반하거나 저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인버그 교수는 한국에 대해 “석유 사용을 부추기는 미국의 에너지정책은 큰 재앙인 만큼 이를 절대 베끼려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서 총장은 “한국이 에너지 관련 투자 예산이 부족한 만큼 상용화가 가능한 분야를 특화해 집중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류지영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저가 원유 고갈…배럴당 200달러시대 대비해야”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저가 원유 고갈…배럴당 200달러시대 대비해야”

    고유가로 촉발된 에너지·자원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리처드 하인버그(포스트카본연구소 수석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 뉴칼리지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서남표 KAIST 총장과 대면 인터뷰를 갖고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해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아보았다. 두 사람은 저유가 시대의 종말이라는 시대상황에 인식을 같이하며, 각각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과 물류·식량체계의 혁신을 주문했다.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석유시대 종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두 분께서는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일부에서 말하듯 석유가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까요. ●서남표 총장 에너지 문제는 인류가 다같이 고민해야 할 심각한 사안이죠. 지금의 고유가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함께 걱정해야 할 사태라고 봅니다. 고유가가 단순히 ‘투기’ 문제로만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거든요. 얼마 전 브라질에서 거대 매장량의 해저 유전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새로 발견되는 유전들은 점차 채굴하기 어려운 곳에서 찾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만큼 생산비용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조만간 배럴당 20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의 생각에 일리가 있습니다. 저 역시 저유가 시대는 끝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요. ●하인버그 교수 저도 서 총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한국은 앞으로 배럴당 150∼25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유가는 훨씬 더 높게 치솟을 것입니다. 석유의 고갈 자체보다 생산원가가 낮은 원유를 더 이상 찾기 어렵다는 게 문제죠. 전세계 주요 거대유전은 이미 수십년 전에 발견된 것들이며, 이들의 평균 생산량은 연간 5% 정도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세계 저가 원유는 이제 거의 다 소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석유의 고갈 우려에 대비해 세계적으로 태양광, 조력, 풍력, 지열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 연구가 진행 중인데요. 두 분은 이러한 대체에너지원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또 한국에는 어떤 에너지가 적합할까요. ●하인버그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나라별로 적합한 대체에너지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는 바람이 세고, 어떤 나라는 일조량이 좋으며, 또 다른 나라는 지열이나 조력을 활용하기에 유리합니다. 한국은 해안선이 길고 조석 간만의 차가 큰 만큼 조력이나 파력(波力·파도의 힘)에너지 개발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 총장 하인버그 교수님께서는 대체에너지의 성공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우울한 전망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석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태양광·태양열의 경우 발전 밀도가 낮다보니 넓은 면적의 집광판(혹은 집열판)을 필요로 합니다. 국토가 좁고 땅값이 비싼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죠. 풍력 에너지도 제주와 일부 산간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바이오연료의 경우 ‘열대 지역에서 생산된 사탕수수 등 작물을 수입해 국내에서 연료를 생산하자.’는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재배 환경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죠. ▶대체에너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으로 구축된 각종 사회적 인프라(자동차 중심 운송체계 등)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어떤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할까요. ●서 총장 석유가 나지 않은 한국에서 에너지 다소비형 사회 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요즘 유럽에서 각광받는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처럼 난방효율을 극대화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주택을 보급하는 일도 좋은 방법 중 하나죠. 그러나 뭐든 변화를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제 생각에 한국의 최우선 과제는 하루라도 빨리 화석연료를 하나도 쓰지 않는 ‘그린카(Green car)’를 양산해 보급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세계 원유 소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차량용 연료 소비를 줄일 수만 있다면 에너지 위기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또 신성장동력으로 한국의 수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인버그 서 총장님께서 구조 변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강조하셨다면 저는 반대로 정책 전환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운송 및 물류 혁신입니다. 한국은 앞으로 고속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대중교통수단을 확충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 만으로 움직이는 기차를 도입하고, 트럭보다는 철도·선박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물류기반을 개편해야 합니다. 둘째는 식량입니다. 세계화된 농업구조에서 식량은 농장에서부터 수천, 수만㎞에 달하는 장거리 수송을 거쳐 식탁에 올라옵니다. 농장에서 소비자까지 운송거리를 최소화하는 공급체계를 마련해야 지금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석유위기의 대안으로 원자력 활용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겁습니다.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해 일부 국가에서 청정개발체제에 포함시켜달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두 분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하인버그 핵발전소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우라늄 공급량도 금세기 중반부터는 점차 한계에 부닥칠 것입니다. 장기적인 에너지 위기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서 총장 현실적으로 당장 원자력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1986년 체르노빌 사건을 제외하면 상당히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1700여개나 지어야 한다고 합니다. 원자력을 통한 해결 또한 요원한 문제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끝으로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나 지자체에 조언해 주실 부분이 있으신지요. ●서 총장 한국의 에너지 관련 투자 예산은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상용화가 가능한 몇몇 분야를 특화해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매년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인공태양 프로젝트에 대해서 대단히 회의적인 사람입니다. 차라리 그 돈을 ‘EEWS(에너지·환경·물·지속가능성)’분야에 투자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하인버그 한국민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결코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베끼려 하지 마십시오. 석유 사용을 부추기는 미국의 정책은 미국과 세계에 큰 재앙입니다. 미국은 화석 연료에 그토록 고집한 방식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유가 상승이 미국의 사고방식과 정책을 바꿀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잘못된 정책을 만들어내고 언론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은 느리게 진행될 것입니다. 정리 류지영·박건형기자 superryu@seoul.co.kr ■ 하인버그 교수는 리처드 하인버그(58)는 포스트 카본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뉴칼리지 교수로 에너지와 사회, 생태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월 ‘뮤즈레터(www.museletter.com)’를 간행,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키워왔다.1996년 ‘자연과의 새로운 계약’을 발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부처 복제’ ‘파워다운’ ‘정점을 축하하라’ 등의 저서가 있다. 특히 2003년 출간한 ‘파티는 끝났다’는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 서남표 총장은 서남표(72) KAIST 총장은 플라스틱·금속 제조공정과 설계이론 등에서 탁월한 학문적 성과를 냈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36년간 MIT 교수로 재직하면서 MIT 제조·생산연구소장, 기계공학과 학과장, 미 과학재단(NSF) 부총재 등을 지냈다.2006년 7월 KAIST에 부임한 뒤 테뉴어(tenure) 심사 강화를 통한 교수 퇴출 등 KAIST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 초 ‘EEWS’ 연구를 KAIST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선언했다.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고갈 현장’ 美텍사스를 가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고갈 현장’ 美텍사스를 가다

    |휴스턴·오스틴(미국)박건형특파원|미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I10’.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I10도로에 올라타 오스틴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시속 150㎞에 가까운 속도로 두시간여를 달리는 동안 눈앞에 펼쳐진 것은 푸른 초원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떼뿐이었다. 잠시 후, 동행한 석유개발벤처 명앤컴퍼니의 명인성(75) 박사가 손가락으로 송전탑처럼 생긴 탑을 가리키며 “저기 유정(Oilwell)이 하나 있네요.”라고 말을 꺼냈다. 실제로 바라본 유전은 어마어마하게 크지도, 불꽃을 내뿜지도 않았다. 펌프를 둘러싼 커다란 철골 구조물과 몇 대의 차량, 그곳을 지키는 경비요원들이 전부였다. ■ 대부분 100배럴 소형 유전 美 원유 50% 생산은 옛말 명 박사는 “일반적으로 지상에서는 시추와 유정 작업을 끝내면 펌프를 설치한 뒤 곧바로 파이프를 연결해 버린다.”면서 “불뿜는 유전이나 거대한 시추탐사선은 먼 바다에서나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지자 유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메뚜기처럼 생긴 펌프가 무리지어 서있는 곳도 목격할 수 있었다. 명 박사는 “하루에 10배럴에서 100배럴 정도 생산하는 유전이며, 최근 지상에서 개발되는 유전이 대부분 이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석유의 본고장, 정점을 지나다 ‘원유’하면 일반적으로 중동을 떠올리지만, 세계 유가의 기준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석유산업의 본고장은 미국 텍사스다.1901년 텍사스 버몬트 지역에서 발견된 ‘스핀들톱’(spindletop)은 석유산업의 개막을 알린 세계 최초의 상업 유전이다. 그 후로 1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텍사스가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2004년 기준으로 텍사스주는 매일 11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1649개의 석유탐사 시추정 중 45%에 해당하는 740개의 시추정이 텍사스에 있다.5900마일에 달하는 원유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주내 곳곳에서 휴스턴 정제공장으로 이어져 미국과 전세계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1위의 기업 엑손을 비롯해 셰브론, 셸 등 초대형 석유기업들의 본사가 휴스턴에 있다는 점은 석유산업에서 텍사스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텍사스 역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고유가 시대를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시내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1갤런(3.78ℓ)당 4달러를 넘었고, 경유는 5달러에 육박하고 있다.1년 전 한국의 석유 시장가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던 휘발유와 경유 모두 현재는 절반 이하로 격차가 줄어든 상태다.1인당 소득은 미국 50개주 중 33위에 불과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은 1위인 텍사스 주민들의 얼굴에도 그림자가 엿보인다. 휴스턴 한인회 김수명 회장은 “석유가격에 둔감한 미국 사람들도 2∼3년간 두 배가 오르자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면서 “자동차가 곧바로 미국 생활 자체이기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산 석유 볼 수 없는 날 머잖았다 SK에너지 휴스턴 지사의 한 관계자는 “텍사스 석유산업은 이미 정점을 찍었고, 지상에 더 이상 초대형 유전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00∼1950년 텍사스주는 미국내 전체 원유 생산량의 50%를 차지했다. 알래스카가 본격적으로 개발된 후 텍사스주의 비중은 20%까지 떨어졌지만 절대량은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최근 알래스카에서 본토로 송유되는 원유가 절반 이상 줄어든 뒤에도 텍사스주의 점유율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생산되는 석유량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SK에너지측은 “석유산업의 종말을 거론하기에는 이르지만 텍사스에서 정제되는 석유가 아닌, 텍사스에서 캐낸 석유를 볼 수 없는 날이 머지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명인성 박사는 “석유개발에는 채산성이 중요한데,15년 전 배럴당 10달러를 밑돌던 전 세계 석유 생산 평균 원가가 현재 20달러 수준”이라며 “가격이 점차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itsch@seoul.co.kr ■ 고비용 오일샌드 등장… 저유가시대 ‘끝’ |휴스턴·오스틴(미국)박건형특파원| 미국의 석유 전문가들은 ‘석유의 종말’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석유소비량은 하루 2200만배럴. 전 세계 소비량의 30%에 육박한다. 삶 전체가 석유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미국 석유기업들과 미국인들은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찾는 대신 ‘더 많은 석유를 찾아낼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2030년이 돼도 석유가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은 미국인들이 ‘석유 종말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근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IEA의 전망은 석유 중심의 인프라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작성됐다. 지식경제부 자문위원인 미국 셸연구소의 김동섭 박사는 “기술발전이 석유의 수명을 늘리고 있다.”고 말한다. 김 박사는 “대체에너지 중 당장 쓸 만한 것은 풍력뿐”이라며 “태양광은 재료 자체가 석유산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고, 핵융합이나 수소는 20년 뒤에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장 쓸 수 없는 에너지에 주목하느라 석유를 소홀히 한다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석유 생산의 중심이 땅에서 바다로 옮겨진 지는 오래다. 석유시추선이 만들어지면서 깊은 바다에서 석유를 캐내고, 브라질 해안 등에서 생산되는 혼탁한 석유도 이제는 정제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텍사스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도 멕시코만으로 바뀐 지 오래다. 석유업계 관계자들은 캐나다에 대량으로 매장된 ‘오일샌드’(석유가 섞여 있는 모래)와 미국에만 1조 3000억배럴가량 묻힌 ‘오일셸’(석유를 함유한 암석)을 활용하면 석유 수명이 앞으로 100년 이상 연장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셸사는 유타와 콜로라도지역에 묻힌 오일셸을 캐기 위해 지하에 공장을 짓고 시범생산을 시작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5m 이상만 파고 들어가면 전 세계가 수십년 이상 쓸 수 있는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극지 진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석유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해서 저유가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원유는 9000만배럴. 하루 소비량이 85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여유분은 500만배럴 정도다. 그러나 중동의 정세 불안이나, 중남미 지역의 정권 교체, 국지적인 파이프라인 문제 등으로 여유분이 줄어들면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한다. 문제는 대체 생산지가 늘어나는 만큼 ‘1세대 유전’인 중동 최대의 두바이 유전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기존 생산량이 줄고 있다는 점. 이는 석유 생산의 총량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더 많은 석유를 캐기 위해 먼 바다로 나갈수록, 더 탁한 석유를 캐낼수록 생산 원가 자체가 오르는 점은 석유 가격 안정에 대한 희망을 흐리기에 충분하다. 전 세계 석유전문가들은 ‘오일샌드’와 ‘오일셸’의 등장이 바로 ‘저유가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오일샌드와 오일셸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도 배럴당 20달러 이상의 생산비용이 든다.”면서 “석유기업들의 마진 구조를 감안하면 시장가격은 기본적으로 100달러 이상에 책정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앞으로 유가의 기본선이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kitsch@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에너지·자원 강국’으로 가는길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한국 ‘에너지·자원 강국’으로 가는길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에너지·자원의 위기를 넘어 건국 100주년인 2048년 세계 1등 국가 대열에 올라선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북유럽 최고(最古) 대학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 받는 스웨덴 웁살라대학의 셸 알레클레트 교수와 마츠 레이욘 교수를 만나 미래 한국의 에너지 대안에 관한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들은 한국이 대체에너지 개발노력을 소홀히 해 현재의 에너지·자원 위기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레클레트 교수로부터는 한국에서 실천가능한 에너지 혁신방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들었다. 이어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2050년 세계 에너지 전망을 토대로 한 우리나라 에너지 전망과 과제에 대해 취재한 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48년 대한민국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상 시나리오도 꾸며보았다. ■ “고유가가 한국 성장기반 무너뜨려” “대체에너지로 원자력·조력이 적합” |웁살라(스웨덴)류지영특파원|세계적 유명 인사인 두 교수는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위해 휴일임에도 일부러 학교에 나와 한국의 에너지 미래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알레클레트 교수는 한국이 앞으로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원자력 발전소를 늘리는 것뿐이라고 했고, 레이욘 교수는 조력에너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유가 근본 원인은 증산 한계 ▶현재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습니다.‘3차 오일쇼크’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일부에선 투기세력에 의한 가격교란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교수님들의 견해는 어떤지요? -알레클레트 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근본적으로 증산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입니다. 현재 하루 최대 생산 가능량은 7000만∼7500만배럴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전세계 4만 7500개의 유전 중 총생산량이 5억배럴 이상 되는 ‘거대유전’은 1%에 불과한 500여개뿐입니다. 극히 일부 유전에 석유 수요의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해가 갈수록 새로 발견되는 거대유전의 수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가인 미국의 경우 텍사스 유전 등이 고갈되면서 하루 1400만배럴에 가까운 원유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제 거대유전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봐도 됩니다. 사우디의 경우 하루 900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수출하고 있지만 석유로 먹고 살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더 이상의 증산은 꺼리고 있습니다. 하루 700만배럴가량을 수출하는 러시아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원유를 충분히 확보하고자 증산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앞으로도 증산이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말인데요. 그럼 석유가격은 계속 오를까요? -알레클레트 제가 경제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한 예측은 어렵습니다만, 유가는 지금이 ‘꼭짓점’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만간 높은 원유 가격 때문에 원유 수요가 줄고 대체에너지 공급이 늘면서 가격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012∼15년이 되면 석유생산이 정점(하루 최대 9000만배럴 수준)에 이른 뒤 점차 생산량이 급감해 2050년 정도에는 하루 생산량이 3000만배럴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 저유가 시대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죠. -레이욘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꾸준히 대체에너지 투자에 주력해 온 국가나 기업들에는 지금 상황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360억 덴마크크로네(8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 풍력터빈기업 덴마크의 베스타스 등이 좋은 사례죠. 한국도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해 이 중 자연환경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을 찾아낸 뒤 확대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 상황은 최악” ▶그렇다면 한국의 현재 에너지 상황이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알레클레트 한국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석유 소비량 세계 7위(연간 8억배럴),1인당 석유소비량 세계 5위(16.18배럴) 국가인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값싼 석유와 자원을 기반으로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온 대표적 국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유가 상황은 한국의 성장 기반을 무너뜨렸습니다. 한국의 현재 상황은 전 세계 국가 중에서도 최악입니다. 이런 산업구조로는 이제껏 보여 준 고도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레이욘 그렇다고 한국이 당장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신재생에너지 상용화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에너지별 가격편차가 큽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앞으로 어떤 신재생에너지가 대중화되고 도태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한 나라가 한 에너지원을 주력으로 삼아 투자할 때는 장기간 논의를 통해 고민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당장은 원자력, 장기적으로 조력이 바람직” ▶현실이 그렇다 해도 한국이 마냥 손놓고 고유가 위기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떤 대체에너지가 한국 현실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시는지요. -알레클레트 한국은 석유의존도가 높고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소홀했던 만큼 당장 석유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에너지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고유가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현실적으로 원자력에너지를 확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레이욘 2050년 정도까지 장기적으로 본다면 파력(波力)을 포함한 조력에너지를 육성하는 게 한국의 가장 적합한 에너지 전략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조석 간만의 차이가 커 스웨덴의 2배가 넘는 잠재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의 경우 날씨에 따라 발전량 편차가 크지만 조력은 늘 일정량 이상의 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격도 1㎾당 0.05유로(80원가량)까지 낮출 수 있어 향후 원자력을 능가하는 경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원전 추가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석유 고갈에 대응하는 것이 지구환경에 바람직하다는 이들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레이욘 신재생에너지의 미래가 밝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등의 측면에서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앞으로도 30∼40년은 더 있어야 합니다. 또 신재생에너지 역시 어느 정도의 환경 파괴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알레클레트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그저 원자력 에너지가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인류 최대의 공동연구인 핵융합로(ITER)프로젝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한국도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로 매년 수백억원씩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레이욘 상당수 과학자들이 핵융합 에너지를 인류가 영원히 쓸 수 있는 에너지로 여기고 있지만, 그런 에너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설사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가 성공한다 해도 그 때(2050년 무렵)가 되면 이미 신재생에너지 가격이 엄청나게 낮아진 뒤라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superryu@seoul.co.kr ■ 마츠 레이욘 교수 엔지니어 출신으로 웁살라대 옹스트롬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의 세계적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옴스트롬 연구소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물질의 종류를 막론하고 무엇이든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 레이욘 교수는 플라이휠을 이용한 파력(波力·파도의 힘) 에너지 발전설비에 관심을 갖고 이를 스웨덴 인근 해안에 시범 설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자신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시베이스드´(SEABASED)라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을 설립,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기도 하다. ■ 셸 알레클레트 교수 석유생산의 정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해 온 세계피크오일협회(ASPO)의 의장으로 미국 등이 주장하는 석유 낙관론(지구에는 아직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충분한 석유가 남아있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대표적 학자다.ASPO는 웁살라대학에 본부를 둔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으로 콜린 캠블, 리처드 하인버그 등 세계 유수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1986년 웁살라 대학의 부교수로 임명된 뒤 물리학 정교수로 재직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스웨덴의 ‘2020석유제로선언´이 나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석유개발부 1인당 영업이익 60억 돌파

    석유개발부 1인당 영업이익 60억 돌파

    SK에너지가 ‘미래 먹거리’로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해외 자원개발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지난해 말 기준 1.4%)대에 불과한 데도 영업이익 비중은 20%에 육박(18.5%)한다. 한마디로 ‘큰 돈’이 된다. 선봉장은 석유개발사업부다. 모두 34명(지사 인력 제외)이 해외 유맥(油脈) 캐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이 지난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2151억원. 한 사람이 60억원 이상을 벌었다. 그룹 안에서 1인당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부서다. 책임자인 김현무 석유개발사업부장(상무)은 1일 “1997년 말 외환위기와 유례없는 저유가로 석유개발 사업의 존폐가 흔들린 적도 있었다.”면서 “해외 자원개발은 대규모 투자자금과 긴 투자회수 기간,10% 안팎의 낮은 성공률 등으로 끈기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시추공 하나 뚫는 데만도 100억∼200억원이 든다고 한다. 그는 “외환위기 때 급감한 자원개발 전문인력이 지금도 회복되지 않아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석유개발사업부의 최대 히트작은 페루에서 나왔다. 카미시아 유전 등 회사가 확보한 원유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이 곳에 있다. 현지 개척 공신은 단연 임시종 페루 리마 지사장이다.2004년 지사 개설 작업부터 도맡아 했다. 임 지사장은 “초기단계부터 개발사업에 참여한 덕분에 천연가스를 활용한 추가 사업기회도 얻어냈다.”면서 “초창기에는 남미문화가 너무 다른 데다 자원개발과 관련된 법률, 금융 등 모든 분야가 온통 미국 기준으로 돼있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본사의 한 임원은 “남미 지역 경험이 해외사업 확대에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해외 전문인력도 처음 수혈했다. 베트남 출신인 누엔 반 쿠앙씨다. 메이저 석유회사인 BP(브리티시 페트롤리움) 베트남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SK맨이 됐다. 쿠앙씨는 “해외영입 1호라고 해서 어깨가 무겁다.”며 웃었다. 주된 업무는 자원개발 유망지역의 지질을 분석하는 것. 탐사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기초작업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중동, 세계경제 신흥 허브로 각광

    중동, 세계경제 신흥 허브로 각광

    “경제 불모지 중동이 세계 투자의 허브가 됐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동이 밀려드는 투자로 세계경제의 신흥 주도세력으로 뜨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유가에 따라 넘쳐나는 오일 달러를 전과 달리 계획적으로 사회간접자본 및 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중동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 모로코, 리비아, 시리아 등 역내 대부분의 국가들은 과거의 폐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문을 열어젖히고 외국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다. 이 때문에 중동 경제가 지난 3년 동안 매년 5%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 8%보다는 낮지만 1998년부터 5년 동안 이 지역 연평균 성장률 3.7%를 넘어서는 것이다. ●중동지역 외국인 직접투자 5년새 5배 늘어 국제금융협력기구(IFC) 통계에 의하면 이집트와 모로코의 2006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각각 63억달러(5조7645억원)와 25억달러로 5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중동지역의 아랍권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도 지난해 190억달러(17조 3850억원)로 5년새 5배나 늘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금융 기관들은 대규모 사업을 담보로 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의 33%를 중동지역에 투자했다. 시장 잠재력을 평가하면서 이 지역 영업을 서둘러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서방쪽에 가까웠던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는 물론 리비아, 시리아 등과 같은 나라들까지 보호주의 경제정책을 버리고 산업기반 갖추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선 민간기업 출신 신세대 각료를 기용하는가 하면 공기업 매각과 투자 장벽 제거 등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환경조성에 적극적이다. ●월가 파이낸싱 자금의 33% 중동으로 중동국가들은 고유가로 중동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일회성 선심용 프로젝트나 서구 패션도시에서의 ‘흥청망청 쇼핑’으로 수십억달러를 낭비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민간 투자자들은 석유화학과 같은 산업에 자금을 쏟아붓으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반면 중동국가들의 정부 투자기관은 미국의 맨해튼 호텔에서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부동산까지 세계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지구촌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WSJ “두 자릿수 실업률 해소 위해 투자유치 올인” 중동국가들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1990년대 저유가시대의 경험과 자각 때문이다.1990년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산유국들이 석유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문제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9·11테러를 계기로 산업 다각화에 착수했다. 중동국가들은 전체 인구의 절반인 3억명이 20세 이하인 젊은 국가여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편이다. 반면 두 자릿수의 높은 실업률로 2020년까지 8000만∼1억개의 새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이 지역 경제 성장률이 최소 6∼7%는 돼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중동국가들이 투자 유치에 ‘올인’하기 시작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WSJ는 지적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끝이 안 보이는 고유가 행진

    끝이 안 보이는 고유가 행진

    고유가 행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올초 배럴당 53달러로 출발한 두바이유는 지난달 13일 7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8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72.16달러를 찍었다.2004년 평균 유가(33.64달러, 두바이유)와 비교하면 2배 이상 폭등했다. 지난해 평균 유가는 49.37달러였다. ●호재가 없다…악재 투성이 지금의 고유가는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유가하락을 이끌어낼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두바이유는 배럴당 65∼7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이상의 악재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 아래서다. 여유공급능력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한국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24일 “정제 가동률이 이미 9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증산(增産)하고 싶어도 생산설비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저유가 시대에 산유국과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설비투자를 기피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경제의 급성장으로 석유소비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은 석유 ‘블랙홀’이란 말까지 들을 정도다. 전 세계 석유 하루 소비량 8500만배럴 중 700만배럴을 중국이 쓴다. 사고나 테러 등으로 인한 공급 중단도 고유가를 부추기고 있다. 테러단체로부터 산유지역 공격을 받은 나이지리아는 하루 60만배럴을 감산했다. 영국의 석유메이저사인 BP는 알래스카 유전의 낡은 송유관 교체를 위해 생산량을 절반(하루 20만배럴)으로 줄였다. ●이란 핵 대립…유가 100달러 복병 인상요인은 또 있다. 이란 핵개발 문제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흘렀을 경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개발 중단요구에 대해 이란은 지난 22일 거부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협상 데드라인인 31일까지 이란의 핵 포기 등 진전이 없으면 유엔의 경제·외교적 제재가 가해진다. 이럴 경우 이란이 석유를 무기로 대응(수출 중단 등)하면 유가 폭등은 피하기 어렵다. 일시적이겠지만 유가 100달러 시대 돌입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꼭지를 틀어쥔 자가 이긴다.”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주변국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는 ‘파이프라인 정치´가 세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하면서 ‘독점적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남미와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정치적 동맹을 형성하거나 적을 응징하고, 소비국들로부터 정치·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증대로 ‘독점적 공급자´ 강화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넘지만 초대형 유조선이 등장하고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전략적 중요성을 상실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수요가 증대하고 에너지 확보전이 가열되면서 파이프라인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이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란∼인도 가스관 연결사업이다. 길이 2600㎞에 이르는 이 가스관은 이란엔 성장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을, 인도엔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안정적 공급처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가스관이 남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도하는 남미대륙 종단 가스관 사업도 주목대상이다. 베네수엘라 유전지대에서 시작돼 브라질을 거쳐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8000㎞ 길이의 가스관은 230억달러의 천문학적 건설비가 투입되지만 경제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액화터미널을 짓고 액화석유가스(LNG) 선박을 통해 바다로 운송하는 게 훨씬 싸기 때문이다. 실제 차베스 대통령은 이 가스관의 목적을 ‘남미 대륙의 정치·경제적 통합´에 두고 있다. 미국과 서방이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러‘파이프라인 정치´가장 적극적 올 여름엔 아제르바이잔에서 그루지야를 거쳐 터키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도 개통된다. 잠재적 적대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배제한 채 중앙아시아의 석유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1990년대 미국 에너지 전략의 산물이란 점에서 그 정치적 역할이 주목된다. 그러나 파이프라인 정치를 역내 정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러시아다. 극동 파이프라인 노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한편 서방 견제수단으로도 활용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사 가즈프롬의 영향력 확대에 서방이 반발하자 극동 파이프라인을 통해 주요 수출 루트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릴 수 있다며 엄포를 놓은 것이다. ●‘테러리스트 표적´ 단점도 파이프라인의 단점도 있다. 운송루트가 고정된다는 것은 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불리한 조건이다. 수요자가 갑자기 소비를 중단할 경우 공급자로선 판로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보다 결정적인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손쉬운 표적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 이라크에서는 수백건의 폭탄공격이 북부 크르쿠크 유전지대로부터의 석유운송을 중단시켰다. 콜롬비아 북부 유전지대에서 카리브해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은 지난 20년간 반군들 공격으로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피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휘발유값 연말 1800원까지 간다

    휘발유값 연말 1800원까지 간다

    국제 유가가 ‘허리케인’에 춤추는 동안 국내 기름값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상과 맞물려 서울 시내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사상 처음으로 ℓ당 1600원을 돌파했다. 최근의 고유가 행진은 수급불균형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고유가 그늘’이 한동안 한국경제에 짙게 드리울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의 고공 행진도 멈추질 않아 ‘고유가 쇼크’가 현실로 닥치고 있다. 31일 일선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이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ℓ당 1600원을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앞으로도 고유가의 쇼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자고 나면 치솟는 석유제품 일선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SK㈜와 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가 최근 석유 제품의 세후 공장도 가격을 잇달아 올렸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31일 0시부터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세후 공장도 가격을 ℓ당 1414원에서 1446원으로 32원 인상했다. 경유도 ℓ당 1152원으로 25원 올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SK㈜도 1일부터 휘발유 세후 공장도 가격을 ℓ당 1419원에서 1444원으로 인상했다.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각 정유사가 국제원유가격 및 국제석유제품가격, 환율,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여기에 전국 각지의 주유소는 지역별 소득수준, 주유소 단위당 판매량, 주유소 땅값 등 고정비용에 따라 100∼150원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 가격을 매기게 된다. ●휘발유 가격 인상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최근의 고유가 상황은 일시적인 생산 차질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기반시설 변화에 따른 장기적 구조변화로 해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1,2차 오일쇼크보다 가격 변동 폭은 작을지라도, 고유가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결같은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미 가격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여서 연말까지 휘발유가격이 180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경영평가기관인 골드만삭스는 현재 ℓ당 70달러를 넘은 휘발유가격이 10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K경영경제연구소 하종범 연구원은 “석유수요 급증에 따른 잉여생산능력 저하라는 구조변화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진입했다.”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석유개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잉여생산능력이 떨어진 것이 유가 상승의 주된 요인”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의 오호일 팀장과 조태형 과장도 ‘최근 고유가 지속 원인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증가세 지속과 여유생산능력의 급감, 정유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최근 원유가가 급등했다.”면서 “유가는 올 하반기에도 강세를 지속한 뒤 내년부터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큰 폭의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예측기관인 PIRA에너지그룹도 하반기에도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IRA그룹은 ▲이라크의 불안 요소 ▲투기성 자금유입 ▲석유시장내 수요와 공급의 미세한 차이 ▲계절적인 수요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작년 수출 2542억弗 ‘사상 최대’

    작년 수출 2542억弗 ‘사상 최대’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2542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4년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수출액은 2542억 2000만달러, 수입액은 2244억 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31.2%와 2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액은 297억 5000만달러로, 전년도의 149억 9000만달러의 2배에 달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2119억달러)과 원유 수출국인 중동 13개국(1884억달러)의 수출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547만여원씩 수출에 기여한 셈이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9억 1000만달러로 역시 최고액이다. 지난해의 수출증가율은 ‘3저(저유가, 저금리, 달러 약세)’로 최대 호황을 누리던 1987년(36.2%) 이후 17년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수입 규모도 최고액에 달하면서 대일(對日) 무역적자는 237억 1800만달러로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수출증가율 50.8%), 비철금속(47%), 일반기계(44.5%), 철강제품(43.5%), 무선통신기기(40.6%), 선박(38.4%), 자동차(37.9%), 반도체(36.7%) 등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42.7%)과 유럽연합(39.5%) 등이 두드러졌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는 줄겠지만 두자릿수 증가율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산자부 서영주 무역유통심의관은 “올해도 수출은 환율하락과 고유가, 세계 경제성장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9.3%),LG경제연구원(8.0%), 한국은행(7.3%) 등은 한 자릿수 증가율을 예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OPEC 기준유가 인상 움직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국제유가로 석유 소비국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계속되는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현재 배럴당 22∼28달러로 돼 있는 기준유가를 배럴당 30∼40달러로 3분의1 이상 크게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고유가를 고집하는 강경파 국가들이 기준유가 인상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마저 기준유가 인상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 1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기준유가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공식발표는 되지 않은 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유가 인상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 반응을 살피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OPEC가 이처럼 과감하게 기준유가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석유 수요 증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올해의 급속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약간 후퇴하기는 했지만 경기침체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자신감에 힘입은 때문이라고 AWSJ는 지적했다. 올 한해 지속된 고유가 현상에 비춰볼 때 세계경제가 고유가를 충분히 견뎌낼 만큼 체질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신문은 기준유가 인상이 석유소비국들에는 큰 부담이 될 게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에너지시장을 안정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유가 급등은 오랫동안 지속된 저유가에 따른 OPEC 회원국 및 서방 주요 석유회사들의 투자 부족 때문에 빚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기준유가가 오르면 석유개발 투자를 촉진시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고유가 장기화 우려…산유국·석유회사 유전개발등 투자 줄어

    급격한 유가상승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구조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원유산업에 대한 투자부족으로 새로운 유전을 찾는 데 소홀하기 때문이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6일 “조속히 원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원유공급 부족에 따른 지속적인 유가상승 위협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치솟는 유가,줄어드는 유전 개발 이라크전과 러시아 석유회사 유코스 사태 등으로 올해 유가는 연초에 비해 약 50%나 급상승했다.앞으로 석유소비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에는 세계 원유소비량이 지금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유 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흡하다.원유산업 투자 규모는 1년에 약 2100억달러(약 240조원) 정도인데 이는 원유를 충분히 개발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15% 정도 부족한 액수라고 IEA는 분석했다.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위해 새로 개발되는 유정(油井)은 전세계적으로 현재 2500개도 채 안돼 가장 활발했던 198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원유산업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것은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나 산유국이나 마찬가지다.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6대 석유회사가 벌어들인 수입은 28% 늘었지만 투자는 8% 밖에 늘지 않았다.프랑스의 거대 석유회사 토털SA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버트 카스태인은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의 산유국들은 공급 과잉을 걱정하면서 원유산업 투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1970년대 유가 파동 이후 유전개발을 지나치게 많이 한 결과 한 동안 과잉생산에 따른 저유가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에 따르면 1985년에는 실제수요의 18%에 해당하는 하루 1070만 배럴이 과잉 생산됐다. ●“원유 개발에 대한 시각 바뀌어야” 이미 개발이 쉬운 곳은 대부분 개발됐기 때문에 앞으로 새 유전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때문에 새 유전을 개발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높아지고,투자자들은 더욱 인색해지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전략가 리치 번스타인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원유산업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원유가 없으면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또 전문가들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유전개발에 성공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산유국들의 자세도 바뀌고 있다.쿠웨이트 의회는 다음달 해외기업들이 원유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에 대해 표결을 할 예정이다.쿠웨이트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주변 중동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유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도 나오고 있다.클로드 만딜 IEA 사무총장은 25일 유가급등에 대한 심리적 불안 해소,OPEC 회원국들의 설비투자,일부국가의 원유 수요 감소 등으로 유가 급등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에너지특집]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 ‘박차’

    한국가스공사(사장 오강현)는 고유가 시대에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원유 생산이 정점에 달해 저유가 시대는 끝났다.”면서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석유대체 에너지 개발을 ▲고효율 가스이용 ▲수소에너지 개발 ▲해외 천연가스 개발 등에 집중하고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세웠다. 우선 가스연료를 이용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가스열병합 시스템’의 연구를 통해 천연가스의 에너지 효율을 화력발전소(35%)보다 두배이상 높은 70∼8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가스공사가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 개발한 가정용 소형 가스냉난방기 보급사업도 구체화하기로 했다.유해물질이 거의 없는 천연가스 버스 보급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영구 연료’로 불리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정부와 민간 연구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또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미얀마 광구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가스전을 시작으로 해외 천연가스 개발 노력에 총력을 모으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한포럼] 1000억 달러의 행방

    ‘무역흑자가 나면 부동산 값이 폭등한다.’ 대다수 경제학자나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아마도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나라경제의 대외적 수입과 지출인 국제수지와 국내의 부동산 가격 사이에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혹시라도 이에 관한 연구논문이 있지 않을까 싶어 관련 기관들의 자료DB를 검색해 보았으나 단 한편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이 말이 맞는 것 같다.두번의 경험이 이를 실증적으로 입증하고 있다.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970년대 이후 30여년 동안 우리 경제가 무역흑자 기조를 유지했던 때는 딱 두번 있었다.두번 다 엄청난 부동산 값 폭등을 가져왔다.우연의 일치라고 넘기기에는 두번의 사례가 너무도 닮은꼴이다. 첫번째는 1986∼1989년 사이다.우리 국민들은 당시의 ‘3저 호황’을 잘 기억할 것이다.저유가,저금리,저달러에다 올림픽 특수까지 겹쳐 우리 경제는 보기 드문 호황을 누렸다.그 4년 동안에 35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문제는 그 다음이다.1990∼1991년 사이에 전국은 극심한 투기열풍에 휩싸였다.자고 나면 집값,땅값이 뛰고 전셋값까지 덩달아 치솟아 거리에 나앉게 된 서민들이 속출했다.정부는 당시 위헌논란을 감수해가며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고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를 강제 매각토록 하는 등의 초법적 조치까지 동원해야 했다. 이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똑같은 경험을 되풀이하고 있다.우리 경제는 지난 1998∼2002년까지 5년 연속 총 10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그런데 공교롭게도 흑자기간이 끝나자마자 수도권과 충청지역 일대에서 그 망국병이 다시 도지고 있다.지난주 서울 강남에는 분양가가 28억원이나 되는 아파트가 등장했고,평당 3000만원이 넘는 아파트도 곧 분양될 것이라고 한다.서민들은 1년간 번 돈을 한푼도 안 쓰고 저축해도 이 아파트 한 평을 못 산다는 얘기가 된다.정부가 무려 3000명에 달하는 국세청 직원들로 투기억제 기동타격대까지 편성해 부동산 시장에 투입하는 등 열심히 뒷북을 치고 있지만 투기 열풍은 식을 줄 모른다. 망국병의 근원인 부동산 투기 열풍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필자는 앞에서 언급한 두번의 사례를 근거로 무역흑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대외무역에서 수년동안 누적된 흑자가 기업으로 흘러들지 못하고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 투기 열풍의 에너지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마치 적도 부근에서 생긴 열대성 저기압이 점차 북상하면서 뜨거운 습기를 빨아들여 무시무시한 태풍으로 발전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지난주에 발표된 한 통계자료는 이런 상황을 더 잘 보여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은 지난 99년말 130조원이었다.이것이 지난 4월말 현재 260조원으로 무려 130조원이나 늘어났다.어디에서 그 많은 자금이 한꺼번에 부동산 시장에 흘러갔을까.지난 5년간의 무역흑자 1000억달러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120조원.우리나라가 외국과 장사를 해서 어렵게 벌어들인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집값과 땅값 폭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은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유난히 강하다.‘한푼 두푼 벌어 땅에 묻어두라.’는 재테크 격언에는 한국인의 이런 성향이 잘 나타나 있다.우리는 무역에서 번 돈을 기업에 끌어들여 설비확장과 기술개발 등 지속 성장을 위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대신 고스란히 아파트와 땅에 묻었다.정부는 1986∼1989년의 뼈아픈 실책을 경험하고도 소중한 무역자본이 투기자금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경제정책 담당자들은 두번의 흑자관리 실패 경험을 통절히 반성해야 할 것이다. 염 주 영 논설위원 yeomjs@
  • 기고 / 해외유전 개발에 적극 나서야

    이라크 전쟁이 발발 3주 만에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감되었다.군사작전 수준에 불과한 전쟁이었지만,이 전쟁은 국제 석유질서에 의미있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0년 걸프전을 계기로 국제 석유질서는 산유국-소비국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목격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소비국들에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약속하였고,미국 등 석유소비국들은 산유국들에 안보를 제공하였다.즉 석유와 안보의 교환을 통한 협력관계가 1990년대 국제 석유질서의 특징이었다. 이번 이라크전을 계기로 국제 석유질서는 석유 소비국 주도로 변화할 것이다.우선 세계 제2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이라크가 본격적인 석유생산을 시작하면 국제유가는 상당히 하락하여 소비국에 유리할 것이다.그리고 세계 석유공급을 조절하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OPEC도,이라크 생산 재개와 그 처리를 두고 내분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그 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또 미국이 이번 전쟁 처리를 통해 중동 산유국의 통치 엘리트들이석유산업을 장악한 현실을 바꿀 작정이어서 산유국 입지가 약화될 것이다.이런 점들은 석유 소비국 지위가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새로운 국제 석유질서 창출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저유가의 이익을 누릴 것이다.우리 경제는 지난 30년간 석유를 주력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이제 하루 209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 세계 6위의 소비대국이 되었다.국제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이런 단편적인 이익을 향유하는 데 그치지 말고,우리나라 석유안보를 강화하고 석유산업을 고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우리 경제는 석유소비 증가에 발맞춰 석유안보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석유공급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여 선진국과 같은 방어적 능력을 갖추었고,국제 석유산업 정보 수집 능력도 상당히 향상되어 석유공급 위기의 조기 감지 능력도 보유했다.따라서 금번 이라크전 기간 중 석유정보 전달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석유안보 장치 중 가장 허약한 부분을꼽으라면,석유개발을 통한 석유공급 능력이라고 하겠다.우리 정도의 석유 소비국은 대부분 국내외 석유개발을 통하여 튼실한 원유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실례로 이번 전쟁을 반대한 프랑스에서는 자국 석유회사인 토탈 피나엘프(Total FinaElf)가 전체 소비량의 71%인 하루 145만배럴을 세계 각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베트남 등지에서 대형 유전을 발견하여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하였지만,해외 원유생산이 전체 소비의 2.7%에 불과하다.이 정도 규모로는 석유위기가 닥쳤을 때 믿을 만한 대체 공급원 구실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으며,평상시에도 공급불안에 대해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소비국 주도의 국제 석유질서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우선 국제유가 하락으로 유전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이며,그렇게 되면 유전을 과거보다 싼 가격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산유국들은 저유가에 살아남기 위해서 생산량을 늘리기를 바랄 것이며,국제 석유회사들을 적극 유치해 이를 달성하려 할 것이다.이런 환경은 우리경제가 해외에서 유전을 개발하여 선진국형 석유산업 구조로 고도화하는 호기를 제공할 것이다.과거 80년대 중반에도 이와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우리 경제는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였다.이제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말고,지혜를 모아 변화하는 국제 석유질서에 적극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이 억 수 한국석유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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