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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둔산·화암사의 아름다운 설경

    대둔산·화암사의 아름다운 설경

    대체 얼마를 겨눴는지 모릅니다. 겨울철 빼어난 설경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 대둔산 말입니다. 도회지의 월급쟁이가 자연의 시계를 따라잡기가 어디 쉬운가요. 대둔산에 눈이 내리면 일상이 몸을 붙잡고, 모처럼 시간이 나면 눈이 사라져 버리기 일쑤였지요. 그렇게 마주한 대둔산의 설경은 감동적이었습니다. 폭설이 내리고 이틀 뒤 찾았으니 필경 절정의 자태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마저 눈물겹게 고마웠습니다. 대둔산 눈꽃 너머엔 ‘꽃바위’ 같은 절집, 화암사(花巖寺)가 있었습니다. 안내 책자의 소개글 하나 보고 찾아간 절집은 몇 구절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빼어난 풍모를 하고 있었지요. 배티재에 선다. 전북 완주와 충남 금산을 가르는 고개다. 사내의 알통을 닮은 암릉들이 전방의 시야를 꽉 채운다. 선인들은 저 모습에서 새싹을 보았던 게다. 대둔산의 둔(芚) 자는 싹이 나온다는 뜻. 짐작컨대 산의 이름을 대둔산이라 정한 것도, 최고봉인 마천대(878m) 등의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은 모양새가 봄의 새싹을 닮았다는 걸 비유하려는 뜻이지 싶다. 대둔산은 충남 금산과 논산, 전북 완주 등에 걸쳐 있다. 오르는 방법도 여러 가지. 가장 일반적인 건 완주의 대둔산도립공원을 출발해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마천대에 오르는 코스다. 하산은 낙조대와 용문굴 등을 돌아 다시 동심바위로 내려선다. 산행거리는 5㎞, 4~5시간쯤 걸린다.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좋겠다. 대둔산 중턱인 금강구름다리 아래까지 단박에 오를 수 있다. 그 덕에 마천대까지 오가는 시간도 2시간 이내로 확 줄어든다. 케이블카 상부역사 위 정자가 산행 기점이다. 거인이 힘 주어 뽑아 올린 듯한 암벽 사이로 철계단이 나 있다. 암벽을 비집고 나서면 금강구름다리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는 빨간 철계단이다. 80m 높이에 50m 길이로 쭉 뻗은 구름다리에 서면 누구든 비명을 지르기 마련이다. 아래를 보자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 들어 위를 보니 거대한 암봉들이 위압적인 자태로 서 있다. 오금 바짝 당겨 버텨봐도 입술 사이로 찬탄 섞인 비명이 새 나가는 건 막을 도리가 없다. 삼선계단은 더하다. 삼선봉으로 향하는 36m짜리 ‘수직’ 계단이다. 경사가 51도에 달하는 것에 견줘, 폭은 0.5m밖에 되지 않는다. 127계단을 오르는 내내 계단 틈에 코를 박고 납작 엎드려야 할 만큼 공포스럽다. 장난은 금물이려니와 혹시라도 계단 중턱에서 쉬게 될 경우 절대 뒤돌아보지 말길 권한다. 허공에 매달린 듯한 공포감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삼선계단에서 마천대로 향하는 길도 가파르긴 마찬가지다. 숨이 턱에 닿을 때쯤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마천대다. 정상에는 대둔산 개척 기념탑이 솟아 있다. 1972년 세웠다니 꼬박 31년 동안 마천대를 짓누르고 있었던 셈이다. 마천대에 오르면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집산연봉과 마주한다. 그 자태가 꼭 파도를 닮았다. 전북과 그 아랫녘의 산자락들이 일망무제로 내달리고, 눈꽃 핀 숲은 밀가루를 뒤집어 쓴 듯하다. 손에 잡힐 듯한 덕유산은 물론, 멀리 마이산과 지리산까지 죄다 두 눈에 담긴다. 마천대에서 마주 보이는 왕관바위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마천대의 암릉들이 얼마나 기골이 장대한지, 어깨를 맞댄 주변의 산들은 또 얼마나 늠름한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완주 여정에서 화암사를 ‘발견’한 건 행운이었다. 자투리 시간에 노느니 독 깬다는 생각으로 돌아본 절집에서 뜻밖에 고즈넉한 풍경을 ‘캐냈’으니 말이다. 화암사는 꽃바위에 걸터앉은 절집이란 뜻이다. 오래전, 병마와 싸우던 공주가 용이 기르는 복수초를 먹은 뒤 씻은 듯 나았는데, 그 꽃이 핀 자리가 바로 화암사가 터를 잡은 바위벼랑이었다는 설화에서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불명산(佛明山)으로 방향을 잡는다. 화암사가 깃든 산이다. 들머리는 경천면 가천리 요동마을이다. 마을 초입에 내걸린 짚신 두어 켤레가 예사롭지 않다. 마을 안내판에 따르면 예전 남도의 선비들이 한양 갈 때면 이 마을에서 헤진 짚신을 갈아신었단다. ‘싱그랭이 마을’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화암사로 드는 산길은 싱그랭이 마을을 지나야 나온다. 판근과 불퉁한 바위들이 차량의 진입을 막고 있다. 우수를 앞둔 계곡에선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싱그럽다. 길은 계곡과 공간을 나눠 쓴다. 닦여진 길은 없고, 계곡물을 피해 발걸음 놓은 자리가 곧 길이 된다. 절집엔 그 흔한 일주문이 없다. 오래전 선인들이 걸었을 이 길, 절집으로 향하는 마음을 스스로 추스르게 만든 산길이 바로 일주문이었던 게다. 살풍경한, 그러나 바위벼랑을 오르기에 더없이 유용한 철제 계단을 오르면 누런 빛의 목재 건물이 객을 맞는다. ‘우화루’(雨花樓·보물 제662호)다. 애초 단청이란 없었겠다 싶을 만큼, 곱게 늙은 나뭇결을 온전히 드러낸 건물이다. 꽃바위에 걸터앉은 절집에 꽃비가 내리는 건 수미상응일 터. 행여 누각의 이름에서 신선에 이르는 ‘우화’(羽化)를 연상하지는 마시라. 절집은 소박하다. 민낯이다. 그리고 묵직하다. 건물을 이고 선, 빛바랜 나무들이 주는 세월의 무게감 때문이겠다. 절집으로 드는 문은 달랑 하나다. 우화루와 문간채 사이로 난 쪽문이다. 허리 굽혀 쪽문으로 들어도 본전인 극락전은 온전히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칫 극락전에 고정될 뻔했던 시선 속에 주변의 소소한 것들까지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가람 배치 덕일 게다. 극락전은 우화루와 숨결이 맞닿을 거리에 서 있다. 지난 2011년 국보(제316호)로 승격된 절집의 본전이다. 극락전은 하앙식(下昻式) 구조로 유명하다. 처마를 좀 더 밖으로 빼기 위해 기둥과 처마 사이에 부재를 끼운 건축양식이다. 이 같은 공법의 건물은 국내에서 화암사가 유일하다. 절집은 극락전과 우화루, 그리고 요사채인 적묵당과 불명당이 마주 보는 구조다. 네 건물이 모여 네모난 작은 마당을 만들었다. 그러니 거기서 보는 하늘이라고 다르랴. 하늘도 땅도 죄다 네모다. 글 사진 완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3)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 추부 나들목으로 나와 추부면 소재지를 지나 배티재를 넘어가면 대둔산이다.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 나들목을 나와 679번 지방도로→양촌·운주 방향 17번 국도→배티재→대둔산 순으로 가도 된다. 대둔산 케이블카는 2월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왕복 기준 어른 8500원, 어린이 5500원. →맛집 화산면엔 붕어찜으로 유명한 집들이, 대아저수지 인근엔 민물고기 매운탕집이 많다. 대아댐에서 10여분 거리의 고산면 소재지엔 한우 전문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잘 곳 봉동읍 소재지와 대아저수지, 대둔산 인근에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완주군 문화관광 홈페이지(tour.wanju.go.kr) 참조.
  • “태국에 ‘4대강 공사’ 수출 가능성 높아”

    “태국에 ‘4대강 공사’ 수출 가능성 높아”

    물 관리 사업 수주를 위해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태국으로 날아간 것은 지난달 20일이었다. 감사원이 설계 부실 등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문제점을 발표한 지 불과 사흘 뒤였다. 태국 왕립관개청장, 농업협력부 차관보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박 사장은 “4대강 사업 관련 우려는 곧 명명백백하게 해소될 것”이라며 자신 있게 밀어붙였다. 태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12월 직접 한국을 찾아 새만금 수위계측기 등의 기술을 답사하고 돌아간 터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심 조마조마했다”는 박 사장은 지난 5일 우선협상예비후보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듣고서야 안도했다고 털어놓았다. 농어촌공사는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K-팀’을 구성, 12조원 규모의 태국 ‘통합 물 관리 사업’ 국제입찰에 도전했다. 10개 프로젝트에서 모두 최고점을 얻어 중국·일본 등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고 한다. 박 사장은 “국내에서는 논란이 많지만 국제적으로는 우리의 물 관리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의 물관리 사업은 2011년 4~9월 이재민 11만명과 재산피해 54조원 등을 불러온 대홍수 참사를 겪으면서 추진됐다. 저수지, 방수로, 홍수 저류지, 하천 보강 등 항구적 대책 수립이 목표다. 25개 주요 강의 물 관리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어서 ‘태국판 4대강 공사’로 불린다. 태국 북부지역에서 방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짜오프라야강 주변에 방수로와 둑을 만들어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5월 공사에 들어가 2016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업비만 12조 4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민간 대형 건설사 7곳도 동참했다. 박 사장은 “10개 프로젝트별로 우선협상예비후보를 선정했는데 10개 부문 모두에서 협상자로 선정된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태국 컨소시엄 두 곳뿐”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6개, 태국은 3개, 스위스는 1개 부문에서 우선협상예비후보로 선정됐다. 박 사장은 “(최종 낙찰자 발표일인 4월 10일까지) 남은 두 달여 동안 팀워크를 최대한 끌어올려 (수주전에) 쐐기를 박겠다”고 자신했다. 설 연휴 직후인 13일에 농어촌연구원 기술자들을 태국에 파견, 수위계측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홍수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박 사장은 “수위계측시스템 설치는 본사업 수주와 별개”라며 “한국의 통 큰 인심이 태국 정부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어촌공사는 2007년부터 태국 왕립관개청과 수자원 분야 기술협력 약정을 맺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박 사장은 “가격 문제가 남아 있어 아직 (최종 수주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K-팀에 참여한) 민간 건설사들과 긴밀히 협조해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수주 반대에 대해서는 “국익을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수공컨소시엄, 태국 물관리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에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한국건설업체 컨소시엄이 5일 12조원 규모의 태국 종합물관리사업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토해양부와 수공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 종합물관리사업의 프로젝트별로 3배수 후보업체를 선정하는 ‘쇼트 리스트’를 검토해 승인했다. 수공 컨소시엄은 10개 세부 프로젝트 모두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4대강 사업’의 해외 수출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태국은 2011년 50여년 만의 대홍수를 겪고 근본적인 홍수 방지 체계를 세우기 위해 종합 치수 사업을 시행키로 하고 지난해 7월부터 국제 입찰을 진행 중이다. 저수지 댐 건설, 토지이용 체계 개선, 농지 개선, 방수로 건설 등 10개의 세부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의 업체 7개가 치열한 수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10개 사업분야 전 분야를 통과한 국가는 수공 컨소시엄과 중국·태국 컨소시엄인 ITD-파워 차이나뿐이다. 10개 분야로 나눠 낙찰자를 선정하는 만큼 전 분야에 걸쳐 후보가 된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사실상 수주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후 현지 물관리위원회 등의 심사를 거쳐 오는 4월 10일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실종 소대장, 부대 1㎞ 밖 야산서 숨진채 발견

    중부전선 전방부대 소대장으로 근무 중 실종됐던 박진웅(25) 소위가 실종 37일 만에 부대에서 1㎞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강원 철원군 동송읍 토교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전투복 차림의 박 소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대대장 등이 발견, 군 헌병대에 신고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소속 부대에서 1㎞가량 떨어진 곳이다. 군 부대 측은 “그동안 야산에 눈이 쌓여 수색이 어려웠지만 최근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려 야산에 눈이 녹았다”면서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를 접하고 혹시하는 심정으로 장병 10여명과 함께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 소위는 실종 당일인 지난해 12월 29일 소대원과 수색·매복 작전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투입 전 소집 때부터 연락이 끊겼다. 군 당국은 박 소위 실종 이후 9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군 당국은 그때마다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결국 박 소위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지난달 23일 아들의 실종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렸고, 이틀 만인 같은 달 25일 박 소위의 간부숙소에서 ‘힘들다’는 내용의 일기장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박 소위의 행방불명을 단순 부대이탈에 무게를 둔 채 수색 작업과 초동수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박 소위의 아버지(54)는 “군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 아들 실종 직후 면밀하게 수색작업이라도 했다면…”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박 소위는 조선대 군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7월 학사장교 57기로 임관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초 철원지역 전방부대로 부임한 지 두 달여 만인 12월 29일 오전 11시 30분쯤 실종됐다. 군 헌병대는 박 소위의 유족들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보존하는 한편 유족과 상의해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가톨릭 ‘카리타스’ 물 부족 국가 돕기

    가톨릭 ‘카리타스’ 물 부족 국가 돕기

    한국 가톨릭의 공식 해외 원조 기구인 ‘한국카리타스’(이사장 김운회 주교)가 물 부족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개발도상국 돕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국카리타스는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급수 사업을 바탕으로 한 농업 개발, 생계 자활 사업 등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24일 한국카리타스에 따르면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모두 말라버린 에티오피아 오로미야 지방의 보셋 와레다 마을에 저수지를 팔 계획이다. 저수지 오염을 막기 위해 각종 약품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과 저수지 관리 인력을 상대로 위생 훈련도 실시할 방침이다. 전국에 걸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케냐에는 물탱크 290개를 설치할 작정이다. 물탱크는 주민에겐 식수, 작물 재배지에는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물 부족 해소가 기아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카리타스는 주민에게 다양한 농업 기술도 가르치기로 했다. 네팔의 대표적 오지인 신둘리 마을 주민들을 위해 식수원을 개발하고 급수 설비를 갖추는 사업도 펼친다. 국토 대부분이 히말라야산맥 등의 거친 산악 지역인 네팔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험준한 지형 탓에 안전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편 1979년 국제카리타스 정회원 자격을 얻은 한국 가톨릭은 1993년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려 해외 원조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해외 원조 사업을 공식 시작한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총 655개 사업에 300억여원을 지원했다. 지난해만도 48개 사업에 총 34억원이 집행됐다. 한국카리타스 측은 “20∼30년 전만 해도 원조를 받던 나라인데 이제 우리가 원조를 해준다는 데 자부심이 크고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특히 “긴급 구호 사업을 하다 보니 가장 필요한 게 물이었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4대강 사업 ‘부실’ 언론도 책임 있어/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4대강 사업 ‘부실’ 언론도 책임 있어/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감사원은 지난 18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고 발표했다. 16곳의 보 가운데 15곳이 침하했고, 녹조현상이 발생하면서 수질은 공업용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예고된 불행”이라며 지금이라도 보를 철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4대강 보는 안전이나 기능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위해 국방예산과 복지예산을 삭감해 가면서 4년간 22조 2800억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대형 저수지’를 곳곳에 만들어 놓았을 뿐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을 해결했거나 획기적인 수질 개선에 성공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현 정부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불안한 안보문제와 산적한 복지현안만 차기 정부에 떠안겼다. 정부·여당과 야당은 이제라도 4대강 사업의 실태를 조사해 후속 조치를 취하자는 데 어느 정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신문은 18일과 19일자에서 감사원 발표에 대한 환경단체의 입장과 여당, 야당의 반응을 전달했고 정부측 입장도 알렸다. 반면 21일자 사설에서는 감사원의 ‘뒷북치는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대통령 역점 사업에 대해 헌법에 부여된 독립적인 감사 기능을 다했는지, ‘눈치 보기’ 감사라도 벌여 혈세 낭비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는지 감사원은 스스로 냉철히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옳은 지적이다. ‘퇴장하는 권력’에 등을 돌리는 감사원의 비겁과 뒤늦은 고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부실에는 침묵한 언론도 책임이 있다. 4년 전에는 대다수 언론이 4대강 사업을 ‘새로운 뉴딜 정책’으로 찬양하기에 바빴다. 이러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의 환경 감시가 살아 있어야 한다. 지난 12일 웅진폴리실리콘의 경북 상주공장에서 염산이 누출됐다.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200t의 염산이 누출됐는데, 세 시간 동안 기업은 관계 당국에 신고도 안 했고, 뒤늦게 주민의 신고를 받은 상주시는 주변 하천으로 염산이 유출된 사실을 은폐하기 바빴다(1월 15일자). 재난 사고를 처리하는 방식이 지난해 8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사고 때와 같이 갈팡질팡이다. 그때도 불산의 일부가 낙동강 식수원으로 유입됐는데 은폐했고, 아직까지 구미 불산 사고 후유증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유사한 유출 사고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충북 지역에서도 발생했다. 다행히 식수원으로 불산이 유입되지 않았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중화학공업’ 육성 시기에 설치한 공장의 노후한 시설에서 환경재해가 도미노처럼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만 며칠간 반짝할 뿐 사건을 숨기고 사실을 오도하는 행정 당국이나 기업체의 잘못된 관행을 끝까지 추적하지 않고 있다. 1984년 12월 인도 보팔에서 발생한 불산 사고처럼 환경재해를 극복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고, 피해 주민의 고통은 수십년 지속된다. 또 다른 구미 불산 사고와 상주 염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후속 조치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서울신문은 자치행정 보도와 민생 보도를 심층적으로 하는 장점이 있다. 지금이라도 ‘뒤늦은 비판’에 앞서 지속적인 환경 감시를 통해 침묵의 연대를 깨기 바란다.
  • “홍수·녹조 등 부작용 언급 없어…후속사업 전면 중단해야”

    “홍수·녹조 등 부작용 언급 없어…후속사업 전면 중단해야”

    “늦었지만 감사원의 양심선언을 환영한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적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의 부실 문제를 지적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줄기차게 지적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뒤늦게나마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가 ‘4대강 사업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관리 실태’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4대강 사업 초기부터 현장조사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해 온 환경운동연합, 4대강조사위원회 등 4개 환경단체는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감사로 환경단체가 4대강 사업 현장조사를 통해 제기한 보의 균열과 세굴 등으로 인한 보 안전성 문제, 녹조현상과 먹는 물 위협, 물고기 떼죽음 사건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안전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온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이 드러났다”면서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잘못된 4대강 보 설계로 인한 홍수, 보 붕괴로 인한 재해 발생 가능성 검토, 향후 대책 등 적극적인 의견이 제시되지 않았고, 주요 시설물 등의 문제점만 짚었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발표는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다”면서 “녹조라테 사태 등 4대강 사업으로 나타난 부작용 현상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4대강 주변 234개에 달하는 생태공원에 대한 관리 비용이 부적절하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을 뿐 공원 이용의 필요성, 공원 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등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 현장 팀장은 “감사원에서 보강 공사와 수질 관리 방안을 개선하라고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16개 댐을 제거하는 조치가 있어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올바르게 해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 등도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의 한계점을 꼬집었다. 이들은 “후속 사업으로 진행 중인 영주댐, 영양댐, 지리산댐 등 대형 댐 건설 및 하천 토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저수지 증고 사업, 각종 지류·지천 사업, 4대강 사업의 해외수출 등도 사업의 타당성 등을 따진 뒤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수문 개방 및 보 철거를 비롯한 4대강 복원 및 책임자 엄중 처벌이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명호 생태지평연구소 사무처장도 “이번 감사원 발표를 보면 보의 안전성과 수질 문제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 이전보다 생태계 내 종의 다양성이 늘어났는지, 가뭄이나 홍수를 막는 데 도움을 줬는지 등을 명확히 판단하는 과정은 빠졌다”면서 “국회가 민간·환경단체 전문가와 함께 공정한 조사를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 처장은 이어 “항상 어떤 국책사업이든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됐는데 일본의 ‘정부정책평가법’(GPEA)처럼 사업의 효율성을 상시적으로 체크하는 실질적인 법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국회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박근혜 당선인에게 4대강 사업 대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환경부 좌불안석… 긴급 대책회의

    4대강 사업 발표와 관련해 환경부 분위기는 좌불안석이다. 수질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로 환경부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후폭풍이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감사원 발표자료가 나온 직후 물환경정책국은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언론 보도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호수와 하천의 관리 기준이 다른데 보의 수질은 하천개념으로 수질관리 지표를 삼았기 때문”이라며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나 조류 농도까지 예측 관리한다면 그만큼 예산이 더 들어가는 데다 세밀한 부분까지 챙길 여력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질 관리 기준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기관과 협의 지침 등을 참고한 것으로 향후 보완해 나갈 계획이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한편 4대강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던 환경·시민단체들은 일제히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서재철 녹색연합 생태국장은 “마구잡이식으로 전국의 강을 파헤치고 반대여론에는 귀를 막은 현 정부의 토목사업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현 정부의 치적물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늦은 감이 있지만 감사원이 4대강 부실 사업에 대해 조사 발표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된다”며 “사업을 주도한 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과 처벌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강에 설치된 보의 내구성이 부실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대해 “4대강의 ‘보’는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 기준상 대형댐(높이 15m 이상)에 해당하는 데도 작은 저수지를 만들 때처럼 안전 기준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댐은 단단한 암반 위에 건설해야 하는 데도 약한 모래 등의 지반에 급히 세우다 보니 보가 깨지고 침하됐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현장에 가보면 감사원 발표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보를 설치한 뒤 강물이 원활히 흐르지 않아 강바닥에 퇴적물이 쌓였다”면서 “이 때문에 강의 표면수와 심층수가 위치를 바꾸는 봄·가을철이면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 등을 위해 장·단기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국장은 “보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 당장 취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다면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겠다’고 했는데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제대로 평가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4대강 사업의 경우 유지 관리비가 연간 2조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전 형태로 돌려놓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파·식수난·산불비상… 강원 영동 ‘삼중고’

    전국이 한파에 유난히 눈이 많은 겨울을 보내는 가운데 강원 영동지역 주민들은 가뭄으로 식수난과 산불비상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10일 강원도와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강릉과 동해, 삼척, 고성 등 영동 해안 평지지역에 건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농산촌 마을에는 급수난으로 소방차로 물 공급을 지원받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산불 위험까지 크다. 강원 영동 동해안 평지에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건조주의보가 이어지다 지난 5일 이후 고성, 동해, 삼척지역에는 건조경보로 대체됐다. 습도는 현재 강릉·동해지역이 21%로 종전의 14~21%보다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말라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내린 눈은 속초가 4.8㎝, 북강릉이 9.9㎝에 불과하다. 대관령에 57.8㎝의 눈이 내리는 등 산간과 내륙지역의 폭설에 비하면 동해안은 아예 딴 세상이다. 삼척 가곡면 동활리는 배수관로가 결빙되면서 지난 5일부터 매일 32가구 주민이 소방차 급수에 의존하고 있다. 영동지역에 당분간 눈, 비 소식이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산간 농촌마을의 소방차 급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산불 위험도 높아져 현재 강릉 등 동해안의 산불위험지수는 71∼80%에 달한다. 산불위험은 지난해 12월 15일까지 가을철 산불위험기간이 종료되면서 유급 감시원과 순찰 인력, 임차 헬기 등이 모두 철수해 비상 상황이다. 강릉지역에는 산불위험기간 유급감시원 324명을 비롯해 이·통장단, 새마을부녀회, 61개 지역유관단체, 의용소방대 등 모두 3152명이 감시·순찰에 나섰지만 현재는 산불전문진화대 10명과 관계 공무원들만 비상 근무한다. 강릉, 동해, 삼척시가 산불 위험철마다 공동으로 임차하는 산불감시 헬기도 다음 달 1일이 돼야 다시 투입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한파에 저수지 등 수원이 얼어붙으면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 산림청과 소방 헬기 진화 등 대처가 어렵다는 것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수렵장 때문에 배 쫄쫄 굶는 야생동물

    수렵장 때문에 배 쫄쫄 굶는 야생동물

    겨울철 수렵장 개설 여부에 따라 야생동물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수렵장이 개설되지 않은 지역의 야생동물들은 한파와 폭설 시에도 자치단체 등의 먹이 주기 행사로 먹잇감 구하기가 한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야생동물들은 자치단체들이 수렵 기간(11월 15일~다음해 3월 말) 안전사고 발생 등을 우려해 먹이 주기 행사를 중단하는 바람에 굶주려야 한다. 28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국에 때 이른 한파와 폭설로 인해 자치단체 등이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잇따라 먹이 주기 행사에 나서고 있다. 경기 양주시는 지난 26일 한강유역환경청, 지역 군부대 등과 함께 남면 두곡리 효천저수지에서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 주기 행사를 가졌다. 옥수수 등 5t을 산악지대 등 곳곳에 뿌렸다. 전남 담양군도 같은 날 홍수조절지 일원에서 조·기장·쌀겨·싸라기 등 1200㎏을, 충북 청주시는 21일 미호천 작전보 등지에 기장 등 야생동물 먹이 150㎏을 살포했다. 다른 상당수 자치단체도 굶주린 야생동물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한파 등이 몰아칠 경우 수시로 먹이 주기 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겨울 혹한이 계속되고 눈이 많이 내릴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먹이활동 능력이 떨어지는 야생동물의 먹이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단체들은 이를 위해 이미 관련 예산을 수백만원씩 확보했다. 하지만 강원 춘천시 등 수렵장을 운영 중인 전국 35개 지역(제주도 2곳 제외) 야생동물들은 올겨울을 유달리 춥고 배고프게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강원 7개, 충북 10개, 충남 4개, 전북 1개, 전남 3개, 경북 3개 자치단체 등이다. 전년도 27개 자치단체보다 8개 늘었다. 이들 지역(전체 면적 3만 29㎢, 수렵구역 1만 6859㎢)에서는 벌써 폭설과 한파로 먹이를 구하지 못해 탈진 상태로 발견되는 야생동물이 속출하고 있다. 강원 지역의 경우 최근 보름 동안 굶주리고 탈진해 구조된 야생동물이 모두 40여 마리에 달했다. 독수리와 수리부엉이, 오소리 등 다양하다. 경북 지역에서도 천연기념물 제323-6호인 잿빛개구리매 등 10여 마리가 탈진 또는 굶어 죽기 직전에 구조됐다. 이에 따라 수렵이 허용된 멧돼지, 고라니, 멧비둘기, 까치 등 유해 조수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인 산양과 수달·단비·삵 등과 보호가치가 있는 너구리·오소리·노루 등도 덩달아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경북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김정은씨는 “사람 통행이 적은 겨울철이라 구조되는 야생동물이 적은 편”이라며 “실제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수렵철이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야생동물 먹이 주기 행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안전사고 우려뿐만 아니라 수렵과 먹이 주기 행사를 병행하는 게 배치돼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영주시 관계자는 “일부 야생동물들의 탈진과 민가 출몰 등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가 걱정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렵장이 매년 순환 운영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아직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북 1조 8000억 ‘솔라밸리’ 사업 추진

    전북도가 1조 8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솔라밸리(태양광 발전시설 구역)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26일 도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스마트 솔라웨이 조성 등 도내 전역에 650㎿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솔라밸리 650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로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스마트 솔라웨이 조성사업은 2015부터 2020년까지 민자 1조 5000억원이 투입된다. 도내 지방도와 시·군도 6157㎞를 활용해 1차 200㎿, 2차 340㎿로 나누어 추진할 방침이다. 새만금 방조제 등 상징성 있는 도로가 우선적인 사업 대상이다. 이 사업은 발전시간이 국내 평균 태양광 발전시간(3.5시간)보다 많아 전력 생산량이 많고 도로 이용률이 높아져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에는 세종시~대전 유성구간 8차선 도로 4.6㎞에 태양광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 사례가 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2016년까지 도내 지자체의 공공시설, 기업 주차장, 저수지 등에 민자 3000억원을 투자해 100㎿급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정부 기준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적용해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 사업이 추진되면 1조 4950억원의 태양광 발전 부품 수요가 창출되고 1만 8200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주남저수지 男兒 살해’ 공범 있었다

    친엄마가 36개월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창원 주남저수지에 내다 버린 것으로 경찰수사에서 확인됐던 사건에 공범이 있었던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엄마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던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창원지검 형사2부(부장 변창범)는 24일 주남저수지 어린이 시신 유기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 받아 다시 수사를 한 결과 엄마 최모(37)씨 외에 최씨가 가출한 뒤 머물며 신세를 졌던 서모(39)씨 부부도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와 함께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서씨를 폭행치사·시체유기 혐의로, 서씨의 아내 정모(42)씨를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시체유기)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최씨와 서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3시 50분쯤 집에서 아이가 크게 운다는 이유로 함께 폭행하고 아이 머리 부분을 거실 바닥에 부딪치게 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가 숨지자 정씨까지 합세해 3명이 아이의 시신을 차량에 싣고 주남저수지로 이동해 돌과 함께 가방에 넣어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최씨의 진술을 토대로 최씨 혼자 지난달 25일 오후 4시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공원에서 손발로 아들을 때리고 밟아 살해한 뒤 준비한 검은색 가방에 돌과 함께 넣어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결론 내리고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당시 서씨 부부는 최씨가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내다버리는 사실을 모르고 주남저수지까지 승용차로 태워주는 등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정부, 대규모 ‘전력 저수지’ 사업 추진

    정부가 중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사업에 나선다. 이는 전력 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지식경제부는 17일 중장기적으로 전력난에 대응하고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중대형 ESS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기간은 2013~2015년이며 모두 3035억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1067억원, 민간이 1968억원을 댄다. ESS는 전기를 대규모로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이른바 ‘전력 저수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실현하는 미래 전력망의 핵심 장치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통해 10만㎾급(원전의 10% 규모) 압축공기저장시스템과 출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 실증을 할 계획이다. 10만㎾급 압축공기저장시스템은 잉여 전력으로 공기를 대기압의 50배로 압축해 지하암반에 저장했다가 발전하는 시스템으로 군산시 비응도 내 부지에 설치될 예정이다. 5만 4000㎾급 리튬이온전지는 기존 소형 배터리를 대형화해 전기(스마트폰 배터리 450만개 규모)를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앞으로 건설될 서남 해안권 풍력단지에서 발생하는 전력을 전력망에 연계하는 데 활용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학대당한 나처럼 살까봐… 아들 죽였다”

    생후 36개월 된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버린 최모(37)씨의 범행 이면에는 최씨가 불우한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의 대물림’과 아들이 자신처럼 살게 될까 두려워한 ‘비뚤어진 모정’이 있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는 4일 최씨가 “범행 한 달 전부터 내가 살아온 것과 비슷한 처지의 아들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학대받으며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경찰에서 “평소 아들(박군)이 자주 울거나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 등으로 가족의 미움을 샀다고 생각해 집에 남겨두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지난 9월 가출할 때 세 아들 중 둘째만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최씨는 부모의 가정 폭력을 지켜보며 자랐고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 또 아버지가 사고로 숨지자 친척 손에 맡겨져 고아처럼 살았다. 최씨는 결혼한 뒤 남편과 자주 다투는 등 결혼 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서는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한 지인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최씨는 1주일에 3~4차례씩 아들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지인 집에 얹혀살면서 정서 불안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처럼 아들도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거나 ‘학대받는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도 최씨의 범행이 과거 학대 경험과 현재의 정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악마’ 엄마

    두 살 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37·여)씨가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2일 오후 최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계획적 범행 정황 속속 드러나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앞선 조사에서와 달리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아들과 함께 진해의 집을 나오면서 빈 여행용 가방을 미리 챙겨 나왔다.”고 진술했다. 아들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뒤 인근 매장에서 산 가방에 시신을 담았다는 최초 진술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최씨는 당초 “지난달 23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의 한 공원에 아들과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아빠가 보고 싶다’고 보채는 데 화가 나 아들을 때려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었다. 경찰은 최씨가 지난 9월부터 단둘이 살게 된 아들이 평소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아빠한테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데 화가 나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씨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가방에 담아 25일 오후 10시쯤 지인의 차를 타고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 간 정황을 확인하고 공모 여부 등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상습학대·공모 여부 수사 최씨의 지인은 “최씨가 오후 4시쯤 ‘아들을 남편에게 보내 쓸쓸하다’면서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다. 저수지에 도착하자 쓰레기를 버리고 오겠다며 가방을 들고 내려 20여분 뒤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평소 아들을 자주 때렸다’는 주변인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학대 여부와 살해 장소 등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씨의 아들은 지난달 27일 주남저수지에서 돌덩이 2개가 든 가방 안에 웅크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아빠 보고싶다” 보채는 아들 살해 비정한 엄마

    “아빠 보고싶다” 보채는 아들 살해 비정한 엄마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에서 가방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된 남자아이(4)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때리다 숨지자 내다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서부경찰서는 30일 울며 보채던 아들을 주먹과 발로 머리 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 속에 넣어 저수지에 내다 버린 혐의로 최모(37·김해시)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경남 진해시 한 어린이 공원에 함께 바람을 쐬러 나왔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박모군이 “아버지에게 가고 싶다.”며 울고 보채자 화장실로 데리고 가 손과 주먹으로 머리 등을 때리고 발로 차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속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머리와 얼굴을 맞던 아들이 갑자기 넘어진 뒤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 숨져 인근 가게에서 가방을 구입해 시신을 넣은 뒤 버스를 타고 주남 저수지로 가 지름 20㎝ 크기의 돌멩이 2개를 가방 속에 같이 넣어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남편과 가정 불화로 지난 9월 아들 3형제 가운데 둘째인 박군을 데리고 집을 나와 진해에 있는 언니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남편과는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날 오전 부산 서부경찰서에 전화로 자수했다. 경찰은 숨진 박군이 발견 당시 신고 있었던 스포츠용품 브랜드의 운동화와 양말 판매처 등을 확인해 해당 브랜드 본사에 매출전표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 가자 최씨가 자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최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군은 지난 27일 오후 3시 46분쯤 주남 저수지에서 가방 안에 돌덩이 2개와 함께 웅크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박군은 부검 결과 머리 쪽에 외부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주남저수지 男兒 시신 발견 살해후 가방에 담겨 버려져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타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3~5살쯤 된 남자 아이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창원 서부경찰서는 지난 27일 오후 3시 46분쯤 서모(20)씨가 낚시를 하다 남자 아이가 담겨 있는 검은색 가방이 물에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군가 둔기로 아이의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뒤 가방에 돌과 함께 넣어 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김광준 검사, 다른기업 3곳서도 수뢰

    김광준 검사, 다른기업 3곳서도 수뢰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 비리를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남부산업을 유진그룹이 김 부장검사에게 건넨 돈의 또 다른 ‘저수지’로 지목, 이 기업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특임검사팀은 이외에도 지금까지 파악된 기업 외에 또 다른 기업 3곳과 6~7명이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포착, 전달 경위와 금품수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를 구속한 특임검사팀이 전방위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기업 비자금과 김 부장검사의 추가 금품수수를 규명하는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이날 “김 부장검사의 비리를 캐는 게 급선무고 주요 임무”라면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의심되는 돈거래를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있던 2008년 유진그룹으로부터 내사 무마 대가로 받은 6억여원 중 일부가 남부산업에서 조성된 사실을 포착, 돈 흐름을 좇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임검사팀은 남부산업을 유 회장의 비자금 은닉처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이 남부산업을 통해 횡령한 자금 전모가 드러날 경우 유 회장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밖에 특임검사팀은 부산 지역 건설업체 C사 최모 대표, 경남 양산의 음료생산업체 H사 박모 대표 등도 김 부장검사에게 사건 청탁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건넨 사실을 파악, 해당 기업과 대표들의 금융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기존에 알려진 조희팔씨 측근 강모씨, 유순태 EM미디어 대표, 전직 국정원 간부 부인 김모씨 외에 L·H·K씨 등 6~7명이 김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도 파악했다. 특임팀은 이와 관련, 2007년부터 최근까지 이들과 김 부장검사 간 금융거래 내역을 훑고 있다. 2007년은 김 부장검사가 부산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 지역 사업가 최모씨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해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2007년부터 기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실종된 영광원전 직원 저수지서 숨진채 발견

    행방불명된 영광원전 직원 A(37)씨가 하루 만인 16일 낮 12시쯤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저수지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부인은 전날 낮 12시 30분쯤 남편이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119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끝에 불갑저수지 인근에 주차된 A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A씨의 시신은 주차된 차량 인근에서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논란이 된 위조부품 구매 등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무 강도가 심해지면서 괴로워했다.”는 동료와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영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충북 제천 금수산

    충북 제천 금수산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충북 제천 어름을 지날 때면 늘 눈을 사로잡던 산이 있었습니다. 특히 북단양 나들목 인근에 이르면 우람한 근육질의 암봉이 실루엣으로 아른거리곤 했지요.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경치’를 가졌다는 산, 금수산(錦繡山)입니다. 고운 이름과 달리 산은 여간 험하지 않습니다. 정상을 쉬 내주기 싫어하는 혈기방장한 성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게지요. 사정이 이러니, 어지간한 내공의 산꾼이라도 오를 때 ‘금수만도 못한 산’이라며 볼멘소리를 늘어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구러 정상을 딛고 서면 산은 곧 ‘금수 같은’ 풍경을 내어줍니다. 혹, 오르는 발걸음이 견딜 수 없이 무거워지거든 나무등걸에 기대 10분만 쉬어 보세요. 땀이 식을 무렵, 자연이 스스럼없이 다가섭니다. 동고비와 직박구리가 먹이를 찾아 나뭇가지를 헤집는 소리, 청설모가 낙엽 뒤져 먹이 찾는 모습이 그제야 귀와 눈에 들어옵니다. 지도로만 보면 제천은 영락없는 산악도시입니다. 사방이 등고선으로 빽빽합니다. 북으로는 차령산맥, 남으로는 소백산맥이 지나고 시 경계를 따라 월악산 등 20여개 산들이 곧추서 있습니다. 높이 솟은 산은 깊은 계곡을 만들고, 계곡은 강으로 이어집니다. 물길이 막힌 자리엔 호수도 생깁니다. 물길(川)을 막아 둑(堤)을 세웠다는 뜻의 도시 이름도 필경 우리나라 최초의 저수지인 의림지에서 비롯된 것일 텐데, 오늘날엔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충주호)가 그 지위를 이어받았지요. 금수산은 바로 이 내륙의 바다를 딛고 솟은 산입니다. 인접한 제천은 물론 멀리 단양까지 자락을 펼쳤고, 그 위로 용담폭포 등 많은 경승지들을 매달아 뒀지요. ●선 굵은 암봉 배웅받으며 가는 길 강원도 홍천 어름에서 시작된 노란 낙엽송 군락이 원주 치악산을 지나 제천까지 이어진다. 주변 산자락은 온통 샛노란 융단을 깐 듯하다. 그 빼어난 풍경을 사람이 만든 레드 카펫에 견줄까.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암산(白岩山)이었다. 산정의 암봉들이 서리 맞은 듯 새하얀 빛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퇴계 이황에 의해 바뀐다. 단양 군수로 부임한 퇴계가 청풍호를 돌아보다 백암산의 수려한 자태에 반해 ‘금수산’이라고 바꿔 부른 것이다. 금수산은 와부(臥婦)의 형상이라고 한다. 어여쁜 미녀가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스토리텔링도 덧씌워졌다. 금수산의 한 지맥인 금성면 동산(東山·896m) 중턱에 ‘한수 이남에서 가장 잘생겼’다는 남근석이 서 있는데, 동산의 양기와 금수산의 음기가 어우러지며 조화로운 산세를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남근석이 ‘잘생긴’ 건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금수산이 여성적이란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 기세등등하게 솟아오른 암봉 등, 어느 모로 봐도 혈기방장한 남성의 풍모를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 인근 산 가운데 ‘악(惡)산’으로 소문난 금수산을 오르다 보면, 여성성 운운하는 표현들은 싹 자취를 감추고 만다. 금수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대략 둘로 나뉜다. 적성면 상학주차장에서 오르는 코스와 상천리 코스다. 상학 코스는 등산로가 완만한 대신 산행시간이 길다.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남근석이 있는 동산까지 연계해 산행을 즐기려면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상천 코스는 산행시간이 4시간 30분 정도로 짧다. 반면 등산로는 험하다. 여기에 용담폭포와 독수리바위 등 빼어난 명소가 많은 망덕봉을 연계하면 산행시간은 5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암릉 산행이라 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구간이 즐비하다. 상천마을 주차장이 상천 코스의 들머리다. 예서 망덕봉까지 2.8㎞, 망덕봉에서 금수산까지 1.9㎞, 금수산 정상에서 상천마을까지 3.5㎞ 등 모두 8.2㎞를 걷는다. 마을 끝자락의 보문정사를 지나면 길은 곧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망덕봉(926m)을 지나 금수산 정상(1016m)을 찍고 내려오는 길, 오른쪽은 그 반대로 돈다. 일반적으로는 왼쪽 코스를 따른다. 망덕봉 구간에 워낙 큰 바위들이 많아 하산 코스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암릉을 ‘기어오르면’ 용담폭포 전망대다. 갈수기라 폭포수는 가늘다. 폭포의 묘미는 주변의 바위들이다. 선 굵은 암릉이 폭포 좌우를 굳건하게 에워싸고 있다. 폭포 위는 선녀탕이다. 물이 오랜 세월 바위를 파 만든 상·중·하 세 개의 작은 소를 일컫는다. 물줄기는 ‘선녀의 요강’을 닮은 세 개의 소를 돌아 30m 아래 용담폭포로 떨어져 내린다. 그 기세가 장하다. 멀리 금강산 상팔담의 아우뻘 되는 풍경이다. 산이 높으니 골이 깊은 건 당연한 이치. 용담폭포 너머로 톱날 같은 모양의 산과 계곡이 금수산 정상까지 촘촘하다. ●‘내륙의 바다’와 산들을 한눈에 담다 폭포 전망대부터 등산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까지는 전주곡 수준이란 얘기다. 오를수록 급경사의 바위능선이 이어지는데, 꼭 산이 벌떡 일어선 듯하다. 로프와 철제 난간에 의지해 올라야 하는 구간도 여러 곳.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은 팽팽하게 당겨지고, 입에선 단내가 풀풀 난다. “산에 올라 뭐하겠노. 아랫마을에서 소고기나 구워 먹지.”라는 한 개그맨의 유행어가 퍼뜩 떠오르는 순간이다. 망덕봉 코스 중턱, 그러니까 폭포전망대에서 30분쯤 오르면 철제 계단 너머로 바위 능선이 멋드러지게 펼쳐진다. 산자락 하나가 죄다 바위들로 이뤄졌다. 암릉을 뚫고 솟은 노송들은 풍경의 덤. 능선의 정상 언저리엔 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솟아 있다. 금수산의 명물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다. 특히 독수리바위의 기상이 늠름하다. 날개 접어 호수를 응시하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청풍호로 짓쳐 내려가 잉어 한 마리 채 올 기세다. 이 바위 너머로 ‘내륙의 바다’ 청풍호와 옥순봉, 제비봉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기막힌 풍경이 펼쳐진다는데, 짙은 안개 탓에 절경과 마주치는 행운은 없었다. 몇 번의 급경사를 지나면 망덕봉이다. 평탄한 안부로, 사면이 잡목에 가려 조망은 좋지 않다. 망덕봉부터는 흙길이다. 푹신한 낙엽길 따라 40분쯤 능선을 오르면 암릉 끝자락에서 소나무 한 그루와 만난다. 정상 바로 아래 지점으로,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예서 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양쪽 암봉 사이로 제천과 단양의 명산들이 마루금을 좁힌 채 달려 온다. 더 멀리로는 소백산이 우뚝하다. 수없이 많은 산들을 양팔 벌려 품은 듯한 모습이다. 금수산 정상은 전형적인 암봉이다. 어른 한두 명이 서기도 벅찰 만큼 비좁다. 하지만, 딛고 서면 더없이 너른 풍경과 마주한다. 360도 돌아가며 중부내륙의 산악들을 펼쳐 보인다. 산은 한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감춰 두지도 않는다. 이른 아침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었던 안개는 이제 월악산과 소백산 등 명산의 사이를 휘돌아가며 여행자의 넋을 빼고 있다. ‘선경’(仙境)이란 표현이 상투성의 나락에서 벗어나는 순간이다. 오르는 길이 험한데, 내려가는 길이 쉬우랴. 30~40분 동안은 길이 거칠고 가팔라 애를 먹는다. 나무 뿌리는 사람들의 발길에 반들반들하게 닳았고, 겹쳐 쌓인 낙엽들은 습기를 머금어 빙판처럼 미끄럽다. 하지만 곧추섰던 산은 이후 평탄하다 싶을 정도로 유순해진다. 꼭 여성의 플레어스커트 위를 걸어 내려 오는 듯하다. 하산길에 보는 금수산 정상의 자태가 기막히다. 암봉 하나하나가 백옥같이 흰 살결을 가졌다. 이쯤 되면 퇴계가 금수산이라고 개칭하기 전, 왜 백암산(白岩山)이라 불렸는지 절로 알겠다. ●쉽고 편하게 풍경과 만나는 법 주봉(主峯)인 금수산을 닮아 지맥들도 여간 험하지 않다. 남근석 품은 동산 등을 오르려면 ‘암벽 등반’ 수준의 산행을 감내해야 한다. 좀 더 쉽고 편하게 풍경을 즐길 방법은 없을까. 있다. 금수산 중턱의 정방사와 청풍호 인근의 비봉산을 찾아가면 된다. 두 곳 모두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정방사는 금수산 신선봉에서 뻗어 내린 능선 자락에 터를 잡은 절집이다. 거대한 암벽, 의상대에 안긴 절집의 자태도 좋지만 그 아래 펼쳐지는 풍광은 훨씬 빼어나다. 대웅전 앞에 서면 멀리 월악산과 푸른 바람 일렁이는 청풍호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비봉산은 패러글라이딩 등의 활공장으로 이용되는 산이다. 청풍호와 인접해 있어 굽어보는 풍광도 수려하다. 비봉산의 명물은 관광 모노레일이다. 6인승 승용대차를 타고 정상까지 오른다. 다만 16일부터 새해 3월까지 시설 보강 등을 위해 운행이 중단된다. 동산 아래 무암사도 찾을 만하다. 절집이 남근석 산행의 들머리 노릇을 하는 모양새가 영 부자연스럽지만, 절집 자체의 풍모는 퍽 고색창연하다. 소(牛)의 사리가 담긴 부도와 1200년 된 싸리나무로 만든 대웅전 기둥이 유명하다. 무암사 경내에서도 남근석의 머리 부분이 살짝 보인다. 글 사진 제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제천의 명소들은 대부분 시내 남쪽, 그러니까 청풍호와 인접한 지역에 몰려 있다. 따라서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출발한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여기서 82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금성면 소재지를 지나 청풍대교 삼거리에서 왼쪽 20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금수산 입구 삼거리까지 간 다음 왼쪽 도로로 접어들면 상천리 금수산 주차장이다. 단양 나들목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성면 소재지→36번 국도 충주 방향→원대삼거리→옥순대교→금수산 입구 삼거리→우회전→주차장 순으로 간다. 어느 길을 택하든 늦가을의 정취 가득한 청풍호를 차창에 매달고 달릴 수 있다. 제천의 대표 아이콘인 의림지를 먼저 보겠다면 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의림지와 ‘울고 넘는’ 박달재, 배론성지 등을 묶어 둘러본 뒤 남제천 방향으로 내려가는 게 순서다. ▶맛집:제천 상천리에서 고개 하나만 넘으면 맛집들이 즐비한 단양이다. 쌈밥정식을 내는 돌집식당(422-2842), 마늘정식으로 유명한 장다리식당(423-3960), 더덕주물럭과 더덕정식을 내는 자연식당(422-1806) 등이 알려져 있다. 청풍호 인근에선 예촌(647-3707)이 구수한 된장정식으로 이름났다. ▶잘 곳:박달재 인근에 리솜 포레스트 리조트가 있다. 친환경과 힐링을 표방한 리조트로 빌라형 객실과 호텔형 객실, 아쿠아힐링센터 등으로 구성됐다. 단양 쪽에선 대명 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단양 한복판에 있어 단양 8경 등 명소에 접근하기 쉽다. 리조트 내에 사우나와 물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쿠아월드도 있어 여독을 풀기 좋다. 단양읍내 리버텔(421-5600)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굿스테이’ 업소다. 깔끔한 시설도 좋지만 무엇보다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에 편해지는 집이다. 숙박비도 저렴하다. 청풍호 인근의 청풍힐호텔 한방 사우나는 산행 뒤 피로를 풀기 좋다. 제천시에서 조성한 ‘자드락길’ 도보꾼에게는 입욕료를 정상가의 절반인 6000원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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