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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들 인생을 그려 드립니다”

    “어르신들 인생을 그려 드립니다”

    서울 서대문구는 올해 ‘행복 타임머신 사업’을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서대문구가 2015년부터 매년 관내 대학과 함께 노인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어 세대 간 소통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엔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비망록을 작성하는 ‘인생노트 쓰기’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주도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장례의향서, 상속의사확인서 등을 작성하는 법도 안내한다. 인원도 지난해 155명에서 434명(인생노트 쓰기 210명, 캐리커처 그리기 140명, 추억의 액자 만들기 70명, 자서전 쓰기 14명)으로 크게 늘렸다. 경기대 애니메이션영상학과,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이화여대 캐리커처 동아리, 한국예술원, 한국예술실용학교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힘을 모은다. 작품이 완성되면 전시회와 전달식도 마련한다. 올 연말까지 만 65세 이상 저소득 구민이나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문석진 구청장은 “노인에게는 삶의 활력을, 젊은이에겐 봉사 경험을 제공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행복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우울해 말아요… 금천 ‘내 인생의 행복찾기’ 운영

    서울 금천구가 다음달 17일부터 5월 15일까지 매주 수요일 보건소에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만 40~65세 주민 25명을 대상으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내 인생의 행복 찾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주제에 따라 자기 발견, 관계 속의 나, 삶의 의미로 나뉜다. 단계별로 심리상담사의 집단상담, 힐링 전문 강사의 특강,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힐링 아로마 손 마사지 강습 등이 진행된다. 다음달 12일까지 보건소나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구는 또 힐링텃밭 상담실, 청년을 위한 집단심리, 저소득주민 역량강화, 심리투사 기법, 마음 건강 무인검진기 운영 등 참가 대상에 따라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7㎡ 이상·창문 설치 ‘서울형 고시원’ 만든다

    앞으로 서울에 고시원을 운영하려면 방의 실제 면적이 최소 7㎡(화장실 포함 시 10㎡) 이상이어야 하고, 방마다 창문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시가 전액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 예산도 전년 대비 2.4배 늘린다. 서울시는 18일 지난해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후속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2013년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1인가구의 최소주거조건을 14㎡ 이상 면적에 전용 부엌과 화장실을 갖추도록 고지했지만, 고시원은 주택이 아닌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돼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재 고시원을 지을 때 복도 폭에 대한 건축기준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실면적이 4~9㎡(약 1~3평)에 불과하고 창문조차 없는 ‘먹방’이 넘쳐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번 주거기준을 시의 노후고시원 리모델링 사업 등에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민간 신축고시원에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의 예산을 15억원으로 늘려 노후고시원 75곳에 전액 지원한다. 설치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기존에 입실료를 5년 동안 동결해야 했던 것을 3년으로 줄이는 등 지원 조건도 완화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협력해 향후 2년 안에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저소득가구에 임대료를 일부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를 포함시킨다. 이에 따라 고시원 거주자 약 1만 가구가 1인당 월 5만원을 신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예산 50억원을 투입해 고시원 밀집지역 내 건물을 임대해 빨래방, 샤워실 등 공용공간으로 활용하는 ‘고시원 리빙라운지’ 시범 사업도 시작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군부 연장 vs 민정 복귀… 쿠데타 5년 만에 태국 운명 가를 총선

    [글로벌 인사이트] 군부 연장 vs 민정 복귀… 쿠데타 5년 만에 태국 운명 가를 총선

    “군정 연장과 민정 복귀의 갈림길에 섰다.” 태국이 오는 24일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군부 통치 5년 만에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를 치른다. 전국 선거로는 2011년 7월 조기 총선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창당한 푸어타이당이 집권당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다. 탁신계 정당들은 2001년 이후 선거에서 무패 기록을 갖고 있다. 군인 및 군사 정권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사복의 군인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은 집권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 왔다. 뚜렷한 제1당의 독주가 없는 상황에서 선거 이후 주요 정당들의 연립을 통한 합종연횡이 정국 방향을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친탁신 대(對) 반탁신’, ‘친군부 대 반군부’라는 대립이 그 중심에 있다.지난 10년 동안 태국 정국은 서민층을 대변해 온 ‘레드셔츠’(붉은색 셔츠를 입고 시위 등에 나선 데서 유래)와 왕실·군부 등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옐로셔츠’로 대립해 왔다. 북부 대 남부의 지역 대립과 골도 역력하다. 해외 망명 중이지만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영향력과 인기는 여전하다. 고향인 치앙마이 등 북부 지역 기반에다 농민 및 도시 근로자 등 서민 계층 지지 기반 위에서 푸어타이당 등은 그의 영향력 아래 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집권했던 탁신 전 총리는 농민들로부터 쌀 등 농산물을 정부 보조금을 얹혀 높은 가격에 사들였고, 농민 등 저소득층을 위한 싸고 광범위한 국민의료보험 등 친서민 정책을 실시해 인기를 얻었다. 군부 및 도시 엘리트들은 탁신을 “국가를 있는 자와 없는 자, 남부와 북부 등으로 찢어놓고 국가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는 대중선동주의자”라고 비판해 왔다. 2009년 7월 탁신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이 총선거에서 승리, 집권했지만 2014년 쿠데타로 실각하고 역시 망명 중이다. 탁신 지지자들은 민주주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고 군부 지지세력은 안정과 발전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4개 주요 정당의 세 확대 경쟁이 치열하다. 탁신 전 총리의 푸어타이당과 군사 정권 인사들이 주축이 된 팔랑쁘라차랏당, 보수적 왕실 지지세력인 엘리트 중심의 민주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거기에 40대 억만장자 타나톤 중룽레앙낏이 창당한 퓨처포워드당(미래전진당)이 판을 흔들어대고 있다. 지난 3일 방콕대의 여론조사 결과 “총선에서 투표하고 싶은 정당”은 푸어타이당(11.7%), 민주당(10.6%), 팔랑쁘라차랏당(10.2%), 퓨처포워드당(9.8%) 순이었다. 그러나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유권자가 51.7%였다. 방콕 폴 여론조사에서는 푸어타이당(12.8%), 팔랑쁘라차랏당(11.6%), 민주당(7.6%), 퓨처포워드당(5.7%) 순이었다.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입장을 정하지 않은 유동적인 상황에서 쁘라윳 왕수완 부총리는 최근 “상원을 통제할 수 있어 총선 후 차기 정부 구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태국 국회의 상·하원 전체 정원은 750명. 하원 의원 정수 500명 가운데 350명은 직접 투표로, 나머지 150명은 비례대표로 각각 뽑는다. 상·하원 의석의 과반인 376표 이상을 얻으면 집권당이 된다. 2017년 개정 헌법은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250명의 상원의원을 직접 뽑도록 했다. 군사정부가 상원 250명을 확보한 상황에서, 하원에서 126석만 얻으면 집권당이 된다. 태국 정가에서는 집권 팔랑쁘라차랏당과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각각 70~8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팔랑쁘라차랏당이 보수 성향의 민주당을 껴안으면 하원 126석 확보는 거뜬하다. 정권 탈환을 시도하는 푸어타이당으로서는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퓨처포워드당이나 소수정당인 세리루암당 등과 연정을 추진해 집권당으로 복귀하려 하고 있다. 당초 친탁신 인사들은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 ‘아들 정당’으로 불리는 타이락사차트당을 지난해 말 창당했다. 이 정당은 탁신계 거대 정당인 푸어타이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선거구를 중심으로 후보를 내, 중소정당에 유리하게 제도가 바뀐 비례대표 의석에서 탁신계가 다수를 차지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타이락사차트당이 지난 7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되면서 이 같은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타이락사차트당은 지난달 8일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를 당의 총리 후보로 지명,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푸미폰 전 국왕의 첫째 딸이며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누나이다. 이 같은 결정은 곧 국왕의 공개 반대에 이어 헌재의 정당해산 명령으로 창당 4개월 만에 무산됐다. 군부 정권과 세 대결 중에 탁신계 정당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탁신 지지자들의 정권 탈환 시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푸어타이당은 현임 쁘라윳 짠오차 총리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아피싯 웨차치와 대표를 설득하며 막판 뒤집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팔랑쁘라차랏당도 질세라 도농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 건설과 저소득 가정을 위해 100만 가옥 건설을 약속했다. 보수 왕당파 정당인 민주당 역시 최저 연봉 12만 밧(약 424만원)을 보장하겠다고 나섰다. 이 같은 약속들은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농민과 도시 노동자들의 불만 해소와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 ★ 두다멜, 한국 아이들의 꿈 지휘하다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 ★ 두다멜, 한국 아이들의 꿈 지휘하다

    음악캠프서 ‘꿈의 오케스트라’ 레슨 눈높이 맞춘 지휘와 유머감각 돋보여 본 공연은 말러 1번·유자왕 협연 펼쳐“자! 이제 ‘메리 포핀스’ 효과를 써야 할 때가 왔군요. 여러분, 주인공이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로 불리는 지역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후드티의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캠프의 공개리허설에 나타난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제3세계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두다멜이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가벼운 옷차림만큼이나 소탈했다. ●‘꿈’을 연주하는 아이들과 특별한 리허설 “이 곡은 ‘죠스’가 아니에요. 음표 사이 충분한 공간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신세계’이지요.” 이날 ‘원포인트’ 레슨의 연습곡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두다멜은 ‘신세계 교향곡’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도 철저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영화 ‘죠스’를 연상시키는 서주부가 3악장 스케르초에서 왔음을 가르치며 “3악장의 에너지가 4악장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해를 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다멜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법을 알았다. 영화 ‘메리 포핀스’를 예로 들며 현악 단원들에게 적극성을 유도했고, 셈여림표를 설명할 때는 몸개그를 하듯 지휘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의 유머감각은 리허설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었다. 첫 인사 때는 “저는 여러분 잡아먹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객석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장난스럽게 ‘블레스 유!’라고 외칠 때는 콘서트홀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1시간여 진행된 리허설은 자연스럽게 ‘엘 시스테마’로 대표되는 그의 성장사를 떠올리게 했다. 두다멜도 30여년 전 마약과 총기사고 등 범죄가 끊이지 않던 고향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배우며 이 학생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없이 조명된 그의 성장스토리는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이날 플루트 연주로 참여한 정지원(17)양은 “어릴 적부터 두다멜과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마치 아이돌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두다멜이 선보인 ‘할리우드 말러’ 두다멜은 4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무대에 섰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가 쓴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 ‘모든 좋은 곡은 반드시 악마의 차지인가’의 아시아 초연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말러 1번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4악장의 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주 곳곳에 장치를 숨겨 놓은 ‘할리우드표’ 연주였다. 1악장 제시부·전개부의 느린 템포는 마지막 재현부의 극적 폭발을 부각시켰고, 1~3부로 구성된 춤곡 형식의 2악장도 마지막 3부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다. 팀파니의 반복되는 저음(오스티나토) 위로 콘트라베이스, 첼로, 튜바로 이어지는 3악장 장송행진곡은 냉소적이기보다는 서글펐다. 다른 연주와 비교해 다소 가볍다는 지적이나, 이미 100번 넘게 이 곡을 연주한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날 공연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관객의 반응은 더없이 뜨거웠다.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이 협연한 1부 피아노 협주곡은 리스트 ‘죽음의 무도’나 그레고리안 성가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를 떠올리게 했다. 피아니스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난곡이었지만 유자왕이 무대에서 발산한 에너지는 객석에 그대로 전달됐다. 무대인사 도중에는 작곡가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유자왕은 자신에게 곡을 위촉한 애덤스에게 대한 경의를 표하듯 앙코르를 생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자! 이제 ‘메리 포핀스’ 효과를 써야 할 때가 왔군요. 여러분, 주인공이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로 불리는 지역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후드티의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캠프의 공개리허설에 나타난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제3세계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두다멜이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가벼운 옷차림만큼이나 소탈했다. ‘꿈’을 연주하는 아이들과 특별한 리허설 “이 곡은 ‘죠스’가 아니에요. 음표 사이 충분한 공간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신세계’이지요.” 이날 ‘원포인트’ 레슨의 연습곡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두다멜은 ‘신세계 교향곡’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도 철저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영화 ‘죠스’를 연상시키는 서주부가 3악장 스케르초에서 왔음을 가르치며 “3악장의 에너지가 4악장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해를 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다멜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법을 알았다. 영화 ‘메리 포핀스’를 예로 들며 현악 단원들에게 적극성을 유도했고, 셈여림표를 설명할 때는 몸개그를 하듯 지휘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의 유머감각은 리허설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었다. 첫 인사 때는 “저는 여러분 잡아먹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객석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장난스럽게 ‘블레스 유!’라고 외칠 때는 콘서트홀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1시간여 진행된 리허설은 자연스럽게 ‘엘 시스테마’로 대표되는 그의 성장사를 떠올리게 했다. 두다멜도 30여년 전 마약과 총기사고 등 범죄가 끊이지 않던 고향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배우며 이 학생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없이 조명된 그의 성장스토리는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이날 플루트 연주로 참여한 정지원(17)양은 “어릴 적부터 두다멜과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마치 아이돌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두다멜이 선보인 ‘할리우드 말러’ 두다멜은 4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무대에 섰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가 쓴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의 아시아 초연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말러 1번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4악장의 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주 곳곳에 장치를 숨겨 놓은 ‘할리우드표’ 연주였다. 1악장 제시부·전개부의 느린 템포는 마지막 재현부의 극적 폭발을 부각시켰고, 1~3부로 구성된 춤곡 형식의 2악장도 마지막 3부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다. 팀파니의 반복되는 저음(오스티나토) 위로 콘트라베이스, 첼로, 튜바로 이어지는 3악장 장송행진곡은 냉소적이기보다는 서글펐다. 다른 연주와 비교해 다소 가볍다는 지적이나, 이미 100번 넘게 이 곡을 연주한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날 공연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관객의 반응은 더없이 뜨거웠다.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이 협연한 1부 피아노 협주곡은 리스트 ‘죽음의 무도’나 그레고리안 성가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를 떠올리게 했다. 피아니스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난곡이었지만 유자왕이 무대에서 발산한 에너지는 객석에 그대로 전달됐다. 무대인사 도중에는 작곡가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유자왕은 자신에게 곡을 위촉한 애덤스에게 대한 경의를 표하듯 앙코르를 생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 4조원…GDP의 0.2%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손실 4조원…GDP의 0.2%

    미세먼지로 인해 생산 활동이 위축되면서 발생한 손실이 지난해 기준으로 4조원이나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4조 2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달 18∼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추정을 내놨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당 손실은 1586억원으로 추정됐다. 미세먼지로 실외 생산 활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매출이 타격을 입어서다. 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인한 산업별 체감 제약 정도를 설문조사하고, 이를 산업별 종사자 수 비율을 감안한 명목 GDP 금액으로 환산했다. 이렇게 도출된 주의보 발령 하루당 손실에 지난해 전국 평균 주의보 발령일수(25.4일)를 곱해 연간 비용을 추정했다. 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미세먼지로 생산 활동에 제약을 받은 정도는 전체 평균 6.7%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보면 주로 실외에서 일하는 농·임·어업이 8.4%로 체감 제약 정도가 가장 컸다. 기타서비스업이 7.3%, 전기·하수·건설이 7.2%로 뒤를 이었다. 도소매·운수·숙박업과 무직·주부의 체감 제약 정도는 5.6%, 광업·제조업은 4.5%였다. 근무지별로는 실외 근무자의 체감 생산 활동 제약 정도가 13.6%, 실내는 5.7%였다. 마스크를 사는 등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가계가 지출한 비용은 가구당 월평균 2만 126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인 256만원의 0.83% 수준이었다. 특히 30∼40대와 고소득가구에서 지출이 컸다. 30대와 40대 가구는 각각 월평균 2만 5780원, 2만 3720원을 썼다. 소득수준별로는 월 소득 500만원대 가구가 2만 6040원을 지출했다. 반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지출은 1만 590원에 불과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55%, 없다는 45%였다. 지불 의사가 없는 이유는 ‘세금을 내도 미세먼지가 예방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음’(47.7%)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이미 납부한 세금으로 예방해야 함’(40%), ‘경제적 여유 없음’(8.8%)이 뒤를 이었다. 미세먼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응답은 3.5%였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지불 가능한 금액은 가구당 월평균 4530원으로 조사됐다. 지불 의사가 있는 가구에 한정하면 월평균 8240원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미세먼지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변화로 ‘실내활동 증가’(37%)를 1순위로 꼽았다. ‘마스크 착용’도 31%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심각한 피해로 ‘건강 악화’(59.8%)를 꼽았다. ‘실외활동 제약’(23.5%), ‘스트레스 증가’(10.3%),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구매 비용 증가’(4.7%)란 응답도 있었다. 보고서는 “미세먼지가 중국 혹은 국내 요인으로 발생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현재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규명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저소득층은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여력이 부족해 지출 비용도 적은 수준”이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공기정화시설을 지원하고 마스크를 보급해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주말의 커튼콜]“음악에는 경계가 없죠”…‘엘 시스테마의 별’ 구스타보 두다멜

    남미가 낳은 최고 클래식 스타…LA필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음악감독 취임 10주년 맞아…고국 베네수엘라와 거리둔 행보 비판도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어릴 적에는 ‘살사’라는 라틴음악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죠. 지금은 클래식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가 낳은 최고 스타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38)이 16~18일 로스앤젤레스(LA)필하모닉과의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악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첫 시작이다. 취임 후 ‘두다마니아’(Dudamania), ‘구스타비시모’(Gustavissimo) 등 신조어를 만들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그가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을 맡은지도 어느덧 10년이 됐다. “음악에 경계가 없다”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의 발언은 그의 성장기 배경과도 맞물려 생각할 수 있다. 아버지는 트럼본 연주자, 어머니는 성악교사였는데, 가정에서 생계를 책임졌던 아버지는 낮에는 오케스트라에서, 밤에는 살사밴드에서 연주를 병행했다. 두다멜이 어린 시절 자신이 들었다는 ‘살사’는 바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들려주던 음악이었던 것. 그는 “유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서 꿈꾸던 시절, 음표와 싸우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만 28세…국경를 넘어 ‘적대국’ 미국으로 한국을 비롯해 수많은 국가들이 벤치마킹한 ‘엘 시스테마’는 마약과 폭력, 총기사고 등 위험에 둘러싸인 빈민가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성장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돕는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처음 오케스트라에 들어간 어린 아이들은 종이를 오려서 만든 악기 모형으로 먼저 음악을 배우는데, 이를 ‘종이 오케스트라’라고 부른다. ‘장난감 악기’로 음악을 시작한 후 최고 실력을 인정받은 학생들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에 모인다. 만 18세에 시몬 볼리바르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두다멜은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순회공연을 성사시켜 주목받는다.“우리 스스로에 대해 계속 도전하는 것, 그것이 이 오케스트라의 색깔입니다. 오케스트라를 단지 엔터테이너가 아닌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은 것. 지난 10년간 LA필하모닉과 이룬 이같은 업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2009년 두다멜이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에 임명되며 전세계 음악팬들의 관심은 다시한번 집중됐다. 사회주의국가이자 적대국인 베네수엘라의 서른도 안된 젊은 피를 ‘모셔오는’ LA필하모닉의 승부수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두다멜은 무엇보다 LA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를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최고의 카드였다. CBS간판 프로그램 ‘60분’에 3차례나 출연했고, ‘세서미 스트리트’에 출연하는 등 두다멜은 클래식 음악가로는 이례적으로 매스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2000년대 초반 지휘계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대표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고국과의 거리두기… 정치적 비판도 상존 물론 LA필하모닉을 10년간 이끌어온 그간 행보에 대한 엇갈린 시선도 존재한다. 제3세계 국가 출신에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그였지만 조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엘 시스테마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르만도 카니살레스가 시위 중 사망하고 두다멜은 그의 SNS에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지만, 세간의 평가는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었다. 다른 엘 시스테마 출신 연주자들이 고국에서 탄압을 받을 때 침묵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리카르도 하우스만 전 장관 등 베네수엘라 출신 유명인사들이 연이어 그를 비판했다. 하우스만 교수는 “음악계의 거인이지만 도덕적으로는 소인”이라고 그를 일갈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에서 밝힌 조국의 대한 그의 입장도 구체적이기보다는 다분히 추상적이었다. 그는 “음악가로서 조국처럼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결속시켜야 한다”며 “음악이 분노와 불안을 치유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내한 공연은 말러 교향곡 1번과 유자왕 협연의 존 애덤스의 새로운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하는 콘서트(16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음악 콘서트(17일·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실내악 콘서트(18일·롯데콘서트홀)로 이어진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노원구 ‘돌봄SOS센터’ 설치해 빈틈없는 돌봄 체계 구축

    노원구 ‘돌봄SOS센터’ 설치해 빈틈없는 돌봄 체계 구축

    서울 노원구가 오는 7월부터 19개 모든 동에서 긴급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돕기 위한 ‘돌봄SOS센터’ 운영을 시작한다.노원구는 서울시 ‘돌봄SOS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돼 시비 4억 5200만원을 지원받고, 구비 8000만원을 포함한 총 5억 3200만원을 들여 동 복지기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돌봄SOS센터는 동주민센터에 설치하며, 돌봄 수요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회복지공무원과 간호직공무원을 돌봄 매니저로 배치한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은 보건소, 복지관 등 각 기관에 개별적으로 연락할 필요 없이 돌봄SOS 센터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돌봄 매니저가 최대 72시간 안에 방문해 지역 내 돌봄 기관의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해준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저소득 주민들은 돌봄SOS센터에 전화나 방문을 통해 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서비스 비용은 소득수준이나 서비스종류에 따라 차등 부담률을 적용할 예정이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구청에는 ‘돌봄 지원단’을 설치한다. 돌봄 지원단은 서비스자원 발굴과 서비스 제공 기관과의 협력체계 유지 등을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오승록 구청장은 “접수부터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공공서비스 접근성 향상으로 따뜻한 건강복지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7월부터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취업규칙 미반영 과태료 500만원

    7월부터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취업규칙 미반영 과태료 500만원

    오는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10인 이상 사업장은 이때까지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발생 이후 조치 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반영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지난달 고용부가 배포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과 ‘취업규칙 표준안’에 따라 사업주는 반드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의무 등을 취업규칙에 기재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고용부는 지방관서 근로감독관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업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직장 내 성희롱과 성차별에 대해서도 예방, 감독, 구제 시스템을 강화한다. 기업 내부 규정에 성희롱 예방과 조치 기준을 명시하도록 하고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 성희롱 예방교육 지원을 지난해 300곳에서 올해 2100곳까지 대폭 확대한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성차별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 실시 근거를 법에 명시하고 지방관서에서 이를 전담하는 근로감독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노동위원회에 직장 내 성차별 구제 절차를 도입하고 사업주가 성희롱을 했거나 성희롱 사건 조치 의문을 위반했을 때 처벌을 과태료 부과에서 징역이나 벌금형까지 내릴 수 있도록 강화한다. 임금체불을 근절하고 피해 노동자에 대한 생계를 신속하게 지원한다. 사업주 대신 노동자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체당금 제도를 확대해 퇴직자뿐만 아니라 재직자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소액체당금 상한액도 현행 4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올리고 지급기간도 7개월에서 2개월로 줄인다. 특히 임금체불 변제금의 국세체납처분 절차에 따른 체당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업주에게 부과금을 내리는 제도도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임금 체불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반복적으로 체당금을 통해 임금 체불을 해결하는 사업주에게 일정 비율의 부과금을 내리는 것이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 고용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실업급여 지급 수준이 높아지고 기간도 길어져 실업급여 지급액이 1인당 평균 772만원에서 898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부는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30~60일 늘리고 지급 수준을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상향하는 방안을 올해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1인당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하는 한편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한국형 실업부조’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생애주기별로 원하는 국민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면서 “특고·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말(馬) 달린다’…영천시, 초·중·고교생 대상 승마 체험

    ‘말(馬) 달린다’…영천시, 초·중·고교생 대상 승마 체험

    ‘말산업 1번지’로 불리는 경북 영천시가 미래 말산업을 리더할 승마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승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천시는 올해 지역 초·중·고 학생 1690명을 대상으로 학생승마 체험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비 등 총 5억 4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분야별로는 생활승마(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 40명, 재활승마 50명, 일반학생승마 1600명이다. 학생승마는 영천지역 초·중·고 학생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3월 중순까지 해당 학교에서 공공승마장과 민간승마장을 지정해 1인 10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승마 체험은 4월 중순부터 영천 임고면 운주산승마장 등 공공승마장 2곳과 민간승마장 4곳에서 각각 이뤄진다. 말 끌기, 승·하마법, 승마 자세, 전진, 정지, 평보 등 승마 관련 다양한 내용을 배우고 실습한다. 이정희 영천시 축산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심신수련은 물론 승마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구미·상주·군위·의성 등 경북도 내 5개 시·군은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내륙 최초 말산업특구 대상지로 최종 확정됐다. 특히 영천은 ‘영천 렛츠런파크’(경마공원) 조성, 국내 최초 거점 승용마 조련센터 유치, 공공·민간 승마장 6곳 등 말산업 육성 인프라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영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베풀수록 커지는 ‘착한 금리’… 낮은 곳 챙기는 ‘따뜻한 금융’

    베풀수록 커지는 ‘착한 금리’… 낮은 곳 챙기는 ‘따뜻한 금융’

    서울 도봉구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매달 100여명에게 짜장면을 무료 급식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하는 ‘짜장데이’가 열린다. 구청이나 봉사단체의 기부 활동이 아니다. 2015년 북서울신협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봉사활동을 크라우드펀딩(후원·투자 등을 위해 다수로부터 받는 것)으로 확대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행사다. 그해 진행된 크라우드펀딩 후원자는 후원액 1만원이면 연 2.7%, 2만원이면 3.0%, 3만원이면 3.3% 정기적금에 들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짜장면과 추억을 선물하면서 시중은행 적금보다 이자를 더 받는 지역참여형 금융상품이다. 300만원이 목표였는데 105명이 참여해 337만 5000원을 모았다. 크라우드펀딩은 마감했지만 지역에 행사가 알려지면서 그 뒤로 신협을 통해 무료 급식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짜장면값을 내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민간 금융협동조합 신협이 서민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농협이 농어촌의 금융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면 신협은 도시를 중심으로 조합원과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협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888개 조합에서 총 165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262개(29.5%), 지방에 626개(70.5%)로 지방이 더 많다. 이 중 137개(15.4%) 조합은 ‘사회적금융 거점 신협’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서민금융 사업을 발굴해 진행 중이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14일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이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이자 함께하는 금융공동체”라면서 “앞으로도 조합원은 물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북서울신협은 2013년부터 ‘가치지향 금융’을 목표로 신협의 서민금융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돕는 다수의 크라우드펀딩을 개발해 후원자에게 고금리 적금에 가입할 기회를 준다. 짜장데이와 함께 ‘세그루 적금’이 대표적이다. 2016년 생리대값이 올라 일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신발 깔창 등을 생리대로 쓰는 ‘깔창 생리대’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시했다. 후원금으로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1인당 면생리대 2개와 넣고 다닐 작은 가방을 줬다. 후원자들은 연 3.9% 적금에 가입했다. 면생리대는 지역 협동조합에서 기부했다. 한경아(57)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은 “후원자들이 적금을 들면 우리가 면생리대를 공급했다”면서 “신협은 우리가 만든 생리대와 앞치마 등을 창구에 진열해주는 등 판로를 열어주고 재무상담도 해준다. 이체 수수료도 없고 신용카드 단말기도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북서울신협의 사회적 적금 대부분은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세그루패션디자인고교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북서울신협은 서민금융의 필요성을 알리고 지역사회와 관계망을 넓히기 위해 지역 중·고교와 업무협약을 맺어 청소년들에게 금융교육을 한다. 세그루패션디자인고교에는 금융동아리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해왔다. 단순한 신협 창구 체험이 아니라 신협 신입직원 연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와 교육한다. 학생들이 직접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북서울신협과 회의를 거쳐 상품으로 내놓는다. 신협과 지역주민들의 지식 공유다.학생들과 협업한 금융상품은 지역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취약계층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방석과 머그컵 등을 선물하는 ‘맨도롱’(‘따뜻하다’는 제주 방언) 적금도 나왔다. 주민들이 경비원을 폭행하거나, 공동전기료를 아끼겠다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이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경비원들을 응원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소소(소녀가 소녀에게)한 적금’은 크라우드펀딩 후원액을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에 쓴다. 일제 강점기에 상처를 받은 소녀들의 아픔을 현재 소녀들이 공감하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취지이다. 밖에서 자유롭게 뛰놀지 못하는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단짝 친구인 애착 인형을 선물하거나, 독거노인에게 생활용품이나 보청기를 선물하는 적금도 있다.어려운 이웃을 돕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신협과 지역사회의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2017년 6월 북서울신협에 입사해 청소년교육 등 사회활동을 담당하는 류화영 서기보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저를 보고 편의점에 들어가 초콜릿을 사 와서 고맙다며 주고 가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류 서기보는 기업의 사회공헌 부서 취직을 준비하다가 북서울신협에서 금융과 사회활동을 같이할 직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북서울신협은 올해부터 사회적 적금을 대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재홍 북서울신협 전무는 “수술비나 치료비가 필요한 암환자에게 주민들이 1만원씩 소액을 펀딩해 대출해주는 방식”이라면서 “암환자가 나중에 대출금을 갚으면 이 돈으로 또 다른 취약계층에게 대출해 줄 수 있다. 1회성 후원이 아닌 순환지원 금융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북서울신협은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에도 대출해준다. 서울시에서 운용하는 서울시사회투자기금의 지원 기관으로 참여해 서울시와 10억원씩 20억원을 모아 사회적 기업 등에 연 2% 저금리로 빌려줬다. 북서울신협의 사회적경제 대출 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66억원, 연체율은 0.01%다. 총 144건 대출 중 개인회생을 신청한 1명만 연체했다. 소언섭 북서울신협 이사장은 “북서울신협은 1973년 10만원이었던 자산이 지난달 말 920억원으로, 같은 기간 조합원 수는 35명에서 1만 1321명으로 늘어났다”면서 “20여개 다양한 사회적 경제 활동을 통해 더디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계속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신협도 서민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동작신협은 ‘청년 부채 제로(0) 캠페인’을 한다.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이 많은 청년들에게 채무 조정과 함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대환대출을 해준다. 에너지 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취약계층에게 가정용 태양광발전기를 무이자 할부로 설치해주는 ‘우리집 솔라론’ 사업도 한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위치한 주민신협은 ‘성남시 협동사회경제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한다. 매년 조합원 총배당금의 1.0%를 적립해 운용한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삼익신협은 대구시와 공동으로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8개 창업팀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에 2013년 6월부터 본점의 일부 공간을 공짜로 내주고 매년 24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노숙인 고객도 받는 낮은 문턱…조합원 52만명 모여 만든 자산 262억달러

    노숙인 고객도 받는 낮은 문턱…조합원 52만명 모여 만든 자산 262억달러

    폐쇄적 구조 아닌 누구나 가입 가능 저소득자 대출·지역발전 상품 ‘두각’캐나다의 최대 신협 밴시티는 노숙인이 많은 밴쿠버 동쪽 지역에 ‘비둘기공원 지점’을 운영한다. 이곳은 정부가 만든 은행도 손실만 보고는 문을 닫은 지역이다. “당신의 예금을 이로운 자본이 되게 하고, 이로운 곳에 쓰여지도록 하겠다”는 구호에 딱 들어맞는 이 지점은 소외된 자를 위한 금융의 가장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이곳에서 밴시티신협은 대출은 취급하지 않고 한 달 수수료 5달러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계좌와 정기예금 상품만을 제공한다. 캐나다 일반은행 고객들이 거래당 0.5~2달러가량 수수료를 내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상품이다. 밴시티에 따르면 현재 5000명의 주민들이 비둘기공원점을 이용하고, 그중 1500명가량은 노숙인으로 추정된다. 밴시티는 조합원 52만 5506명, 지점수 59곳, 자산규모 262억 달러(약 29조 7000억원)로 ‘신협 강국’인 캐나다에서도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신협의 평균 조합원 수는 1만명 안팎이다. 밴시티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밴시티가 조합원만을 위한 폐쇄적인 신협이 아닌 지역사회의 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한 데에는 ‘사회적 금융’이 큰 몫을 차지한다. 14일 동작신협 주세운 과장은 “신협이 규모가 커지면 관계형 금융을 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담보대출 위주로 운영하면서 은행과 차이 없는 금융기관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밴시티는 사회적기업에 대출해주거나 친환경빌딩에 우대 대출을 하는 등 윤리경영을 하면서 신협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찾으려고 한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금융을 끊임없이 고민하기 때문에 조합원의 충성도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1946년 만들어진 밴시티신협은 도시에 사는 금융소외 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기관으로 출발했다. 특히 직장이나 인종, 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조직되던 신협과 달리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조합으로 설립됐다. 재산이나 담보가 아닌 신뢰와 관계를 기초로 대출해주는 신협의 기본 구조상 폐쇄적인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구정옥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시 은행도 평범한 직장인에게 쉽게 대출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밴시티로 사람이 몰리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밴시티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금융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1961년 남성의 동의 없이도 여성에게 처음으로 대출을 했고, 밴쿠버의 저소득층 지역에서 처음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취급했다. 1967년 시작한 일일금리예금 ‘플랜 24’도 큰 호응을 얻으며 캐나다 내 소매금융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캐나다 시중은행에서도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가 붙은 상품은 거의 없었다. 이들 모두 2011년 밴시티가 주창한 ‘착한금융’의 모태 격이다. 현재 밴시티는 저소득자를 위한 대출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대출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저소득자를 위한 ‘직업 되찾기 융자’는 최대 7500달러 한도로 전직 의사 등 전문직 신규 이민자들이 국내에서 동일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빌려준다. 예체능 분야 졸업생들이 전공을 살려 창업할 수 있도록 기자재 구입 비용을 대출해 주기도 한다. 2014년부터 시작된 서민 소액대출인 ‘페어&패스트’(Fair & Fast) 대출은 캐나다 직장인들이 이용하던 단기 고금리 무담보대출 ‘페이데이론’의 대체재로 뜬 상품이다. 페이데이론이 2주 안에 갚지 못할 경우 연 600%로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는데 반해, 이 대출은 100~2500달러를 2달에 걸쳐 갚을 수 있고 연이율은 19%다. 밴시티는 2017년 9180만 달러 순이익을 냈지만 그중 30%인 2750만 달러는 다시 조합원 배당, 지역단체 지원에 활용했다. 이현배 주민신협 상임이사는 “밴시티의 핵심 키워드는 ‘열린 공동유대’”라면서 “국내에서도 공동유대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동유대란 신협법에 규정된 영업범위로 지역조합은 원칙적으로 같은 시·군·구로 한정돼 있고 금융위원회 승인이 있어야만 인접 행정구역으로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새 명소’ 양림동 근대역사마을·에너지밸리… 광주 경제활성 견인

    ‘새 명소’ 양림동 근대역사마을·에너지밸리… 광주 경제활성 견인

    광주 남구는 도농 복합 지역이다. 전남 나주에서 이어지는 국도 1호선이 관통하는 남쪽 관문이다. 양림·사직동 등 근대역사문화 유산이 산재한 옛 도심과 봉선동 등 아파트 밀집 지역이 섞여 있다. 명문 사립고 등이 즐비한 교육 특화 지역이지만, 지역경제는 녹록지 않다. 인구는 21만 6000여명, 재정자립도는 12.3%로 광주시 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림동 일대 근대역사문화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나주혁신도시와 광주를 연결하는 대촌동 일대엔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한국전력 협력업체와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등이 잇따라 입주하는 등 새로운 ‘에너지 밸리’로 발돋움하는 곳이다. 교육·문화·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핵심 과제다. 남구는 오는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통일응원단 구성에 나서는 등 지역 차원의 남북 교류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초선인 김병내(46) 남구청장을 13일 만나 구정 전반에 대해 들어 봤다.-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이 전국적 명소로 뜨고 있다. “양림동은 개화기에 기독교 선교사들이 정착하면서 세운 각종 서양식 건축물과 한옥, 펭귄마을 등 근·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연간 8만여명의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하루 300명꼴이다. 1899년 건축된 이장우 가옥과 1920년대에 지어진 우일선 선교사 사택, 오웬기념각, 선교사 묘지 등 조선 후기 상류층 전통 한옥과 기독교 관련 유산들이 집중돼 있다. 중국에서 연안송 등을 작곡한 정율성 생가와 정겨움과 추억이 묻어나는 펭귄마을 골목길 등도 만날 수 있다. 골목 곳곳에는 갤러리와 맛집 등이 산재해 젊은층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늘어나는 방문객을 위해 ‘테마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1차 목표다. 12월에는 기독교 문화유산이 널린 점을 살려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축제도 펼칠 예정이다.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작용도 선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양림동 일대 상인들과 건물주, 임차인 등이 참여한 ‘골목경제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식’을 체결했다.-‘도심재생 뉴딜 사업’도 활발하다. “양림동을 비롯해 사직동·백운광장 일대 등에 대한 도시재생 사업을 펴고 있다. 이 지역들은 광주시가 태동할 때부터 사람이 거주한 구도심인 만큼 재생 작업이 시급하다. 골목길을 정비하고 ‘휴먼 케어 사업’으로 원주민 공동체를 회복해 나갈 계획이다. 양림동 17의5 일대 14만 8000여㎡에 2021년까지 국비 100억원 등 200억원을 들여 주거 복지와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편다. 버들숲 청년 창작소, 주민어울림센터, 문화교류센터 등이 들어선다. 정율성 생가 리모델링과 김현승 문학공원도 조성한다. 바로 이웃한 사직동 일대도 ‘더 천년 사직, 리뉴얼 선비골’이란 주제로 도심재생이 이뤄진다. 오래된 역사문화 자원을 간직하지만 대표적인 서민거주 지역이다. 그런 만큼 가로 주택 정비, 문화거점시설 조성, 터새로이 사업 등을 추진한다. 2022년까지 국비 등 200억원이 투입된다. 남구의 유일한 상업 지역이면서도 쇠락한 구도심 상징인 주월1·봉선1·백운2동 등 백운광장 일대도 정비할 계획이다. 광주도시공사와 함께 국토교통부에 사업을 제안했다. 올부터 2023년까지 870여억원을 들여 도시재생 어울림센터, 푸른로컬&푸른아트 플랫폼 등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달 말쯤 지정 여부가 발표된다.-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화두다. “나주 혁신도시와 광주시 경계에 있는 대촌동 일대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된다.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전력과 광주시·전남도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밸리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2016~2017년 착공한 48만 6000㎡의 국가산업단지와 94만 4000㎡ 규모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올가을 완공을 앞둔 국가산업단지에는 이미 한국전기연구원(KERI) 광주분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호남권 연구소, 에너지 대기업인 ㈜LS산전, ㈜효성 등이 줄줄이 입주한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지방산업단지에는 태양광, 축전지, 전자부품 등 50여개 제조업체가 입주를 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곳도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첨단 기업이 둥지를 튼다. 원활한 기업 유치를 위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도시첨단산업단지 활성화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기업 유치에 보탬이 되도록 각종 편의시설 확충과 관련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 이 밖에 첨단 실감 콘텐츠 제작 클러스터로 변신 중인 송암산업단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중심 권역이자 지역경제 견인차로 육성한다.-다른 지자체보다 남북 교류 사업에 역점을 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있을 때 남북과 북미 간 핵무기 갈등을 보면서 평화의 중요성을 느꼈다.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남북교류협력팀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일개 지자체가 통일을 위해 거창한 사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남북교류협력팀을 중심으로 7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 남북 응원단 구성이 첫 사업으로 떠올랐다. 남측 50명, 북측 50명 등 모두 100명으로 응원단을 구성하기 위해 광주대에 협조를 의뢰했다. 지역 의사회, 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통일진료소, 기금 조성 등 남북 교류와 봉사활동 등 민간 차원의 평화 전도사 역할도 하고 싶다. 최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일원으로 방북해 이런 사업을 제안했다. 그런 점에서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에 아쉬움이 남는다. -주민 공동체 회복과 취약계층 지원 방안은. “저소득 계층에게 공공근로사업 등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고용 안정을 꾀한다. 주월동 통합 거점 경로당은 쉼터와 노인 일자리를 곁들인 새로운 노인 복지 모델이다. 어르신방과 프로그램실, 로컬푸드판매점, 북카페 등이 들어섰다. 소외 이웃이 없도록 복지콜센터를 통해 촘촘한 복지안전망도 구축 중이다. 주거, 복지, 환경 등 구정의 핵심 분야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 향상에 역점을 둔다. 푸른길 주변의 쉼터를 비롯해 도심텃밭, 야영장, 대촌동의 고싸움전수관과 연계한 농촌 테마공원 등 가족친화형 도시 구축에 행정력을 모은다. 지역 자활센터와 치매센터, 장애인 전용 체육관 등을 건립해 취약계층을 돕는다. 문화교육특구 사업과 4차산업혁명센터 설립, 국회도서관 광주 분원 유치 등 교육시설 확충에도 힘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靑 행정관 지내…지난 대선때 김정숙 여사 호남 활동 지원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고교와 대학을 마친 뒤 정당인으로 활동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광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2000년 광주 남구가 지역구인 강운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면서 지역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민선 5기인 2010~2014년 강운태 전 광주시장 당선을 도운 뒤 광주시 직소민원실장을 지냈다. 2016~2018년 포럼광주 공동대표를 맡았을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호남 특보’로 나섰던 김정숙 여사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사교육 양극화, 고용과 복지 측면서 접근하라

    기회의 평등을 의미하던 교육이 되려 계층이동의 걸림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의 재학생 중 70%가량은 소득 상위 20%의 고소득층 가정 출신이다. 2014년 서울대 합격률은 서울 강남구가 강북구의 21배였다. 수십억원의 사교육비를 쓰고 최고의 학벌을 얻는 내용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인기를 얻은 건 사교육 양극화가 그만큼 극심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사교육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 주는 통계가 어제 나왔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숫자는 줄고 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1년 전보다 4% 이상 늘어난 19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 5000원,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 9000원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5배 이상의 사교육비를 쓴다는 뜻이다. 사교육비 지출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 달에 7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생의 비중은 9.9%로 전년 대비 1.6% 포인트 늘어난 반면, 월평균 40만원 미만의 학생 비중은 감소했다. 진로·진학 컨설팅 비용 총액도 600억원을 넘었다. ‘사교육 공화국’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사교육비 경감 정책은 치밀하면서도 뚝심 있게 추진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어제 19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를 설치하기로 한 것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 당정청이 구상하는 국교위의 역할은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뜯어고치는 대입제도나 교육정책을 백년대계의 장기 관점에서 꾸려 갈 것으로 보인다. 국교위 위원들의 임기가 3년이지만 연임 제한 규정을 두지 않은 만큼,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다만 교육부를 그대로 둔다면 옥상옥 구조논란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교육부 등 기존 교육당국의 개편안이 제시돼야 한다. 새로 설치되는 국교위는 또한 현재 확대되는 사교육 양극화 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세대의 경제적 격차가 사교육비 격차로 이어지고, 자녀 세대의 학력과 학벌을 결정한다면 사회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는데다 그 사회는 활력을 잃고 만다. 다양한 계층에서 인재가 배출돼 활동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사교육 양극화 문제는 교육제도 뿐 아니라 고용, 복지 등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 저소득노인 집에서 의료급여로 돌봄서비스

    전담 의료기관 연계… 임대주택 제공도 저소득 노인이 요양병원에서 퇴원해 집에서 방문 의료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在家)의료급여 시범사업’이 오는 6월부터 2년간 시행된다. 대상은 65세 이상 의료급여 수급자 100명이다. 보건복지부는 6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한 노인 중 집으로 돌아와 생활하길 원하는 이들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대개 병원에 오래 입원한 노인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돌봄 절벽’에 맞닥뜨리게 된다. 수시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니 집에 있어도 불안하고, 홀로 사는 노인은 식사조차 해결하기 어렵다. 임은정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장은 “노인을 돌볼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돌볼 여유가 없는 빈곤층은 원하지 않게 살던 곳을 떠나 병원이나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봐도 4개월 이상 장기 입원한 의료급여 수급자의 약 48%가 의료적 치료보다 돌봄·주거, 통원 치료와 식사 불편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급여 수급 노인에게 의료, 이동지원, 식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담 의료기관을 연계해 의사·간호사·의료사회복지사·영양사가 한 팀으로 움직이며 실시간으로 의료·영양·외래 이용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에게는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노인돌봄서비스, 일상생활지원서비스 등을 우선 연계해 준다. 부족한 부분은 의료급여를 활용해 많게는 월 36시간 추가 지원한다. 퇴원하길 원하나 돌아갈 집이 마땅치 않은 노인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의료급여관리사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며 개인 맞춤형 돌봄 계획을 수립한다. 현행법상 의료급여는 의료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어 복지부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시범사업은 노인, 정신질환자, 장애인 등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돌봄·주거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의 일환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역대 최고 예산안 내민 트럼프… 국방·장벽만 ‘통큰 인상’

    역대 최고 예산안 내민 트럼프… 국방·장벽만 ‘통큰 인상’

    “北 미사일 방어용 기지 2023년 건립” 샌더스 “서민에게 뺏은 것 부자에 이전” 펠로시 “탄핵 반대… 그럴 가치 없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미 연방정부 사상 역대 최고액인 4조 7000억 달러(약 5330조원) 규모의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지난해에 비해 국방 예산은 5% 늘리고 복지·대외원조 예산 등은 9% 삭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인 국방과 국경장벽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 예산은 줄줄이 삭감됐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요청한 새 국방예산안은 직전 회계연도 대비 330억 달러 늘어난 7500억 달러로 우주군 창설과 국경경비 강화, 재향군인 연기금 증액, 주둔군 기금 확충 등이 반영됐다. 백악관은 특히 제안서에서 오는 2023년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 본토를 지키기 위한 지상배치요격 미사일(GBI)을 64기로 늘리는 계획에 따라 알래스카 포트 그릴리 기지 건립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대선 공약’인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장벽 건설에는 86억 달러가 반영됐다. 오는 9월 30일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정국이 또다시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복지, 대외원조, 환경, 인프라, 교육 등 비국방 부문 예산은 줄줄이 삭감됐다. 부처별로 보면 국무부가 23%, 환경보호청 31%, 교통부 22%, 주택도시개발부는 16% 가까이 삭감됐다. 주거지원, 저소득층 영양지원(푸드 스탬프), 의료보험 등 각종 복지혜택에서는 3200억 달러가 삭감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키겠다고 약속한 ‘메디케어’(6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 의료지원) 등 사회보장책에 대해서는 향후 10년간 8450억 달러를 줄인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2년간 부자를 위한 감세정책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예산안은 서민들에게 빼앗은 것을 부자와 기업에 이전하려는 수순”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예산안으로 메디케어가 차기 대선을 달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 대부분이 ‘메디케어 포 올’(전 국민 건강보험 정책)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WP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은 나라를 분열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섣부른 탄핵 추진으로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우려를 반영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학생은 줄었는데… 오락가락 교육정책 ‘사교육 캐슬’ 더 키웠다

    학생은 줄었는데… 오락가락 교육정책 ‘사교육 캐슬’ 더 키웠다

    고교생 1인당 11년 만에 중학생 앞질러 영어 절대평가, 국어 등 ‘풍선 효과’ 유발 불수능 기조 학생들 부담 오히려 늘어 소득별 격차 줄었지만 저소득층 비용↑ 사교육 수요 공교육 흡수정책 효과 미흡 “수능 강화 개편안 사교육 더 커질 우려”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전년 대비 2.5% 감소)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일관성 없는 ‘갈지(之)자 교육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중학생을 다시 앞지른 데서 추정해 볼 수 있다. 지난해 학교급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고등학생이 32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2.8% 늘어 중학생(31만 2000원)을 뛰어넘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26만 3000원)도 각각 7.1%, 3.7% 증가했지만 고등학생의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3.0% 증가)와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수학(0.06% 감소)에서 사교육비 총액이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했지만, 이는 국어(19.2%)와 사회·과학(17.9%) 사교육비 총액이 대폭 증가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면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수능을 개편했지만 2017학년도부터 ‘불수능’ 기조를 이어 가면서 학생들의 부담을 오히려 키운 것”이라고 분석했다.소득수준별 사교육 격차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이는 저소득층에서 사교육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정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 9000원으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정(50만 5000원)의 5분의1에 그쳤다. 그러나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이 3.3% 오르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9% 오르는 사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0.6% 줄었다. 때문에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는 정책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학교 안에서 교과수업과 예체능 및 취미수업을 저렴한 비용에 수강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17년 54.6%에서 지난해 51.0%로 3.7% 줄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내놓은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사교육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은 수능 관련 사교육 시장에 불을 지피는 것”이라면서 “입시 경쟁 완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입제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비 조사를 보다 현실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의 응답에만 의존해 조사가 이뤄지는데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과 사교육 시장이 미미한 읍·면 지역까지 분모에 반영해 1인당 사교육비 통계를 내는 탓에, “학원 두세 곳만 보내도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유아 단계의 조기교육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영유아 사교육비 역시 조사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쓰앵님 코디’에 연간 616억원 지출 … 저소득층도 사교육 늘렸다

    ‘쓰앵님 코디’에 연간 616억원 지출 … 저소득층도 사교육 늘렸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다뤄져 화제가 됐던 입시 컨설팅 및 코디에 학부모들이 지출한 비용이 지난해 총 6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별 사교육 격차가 심각한 가운데 저소득층에서도 사교육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2일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부모들이 지난해 3~5월과 7~9월에 지출한 사교육비(학원·과외·학습지 등) 및 관련 교육비(방과후학교 수업료·EBS 교재비 등)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1486개교의 학부모와 학급 담임, 방과후학교 교사 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4852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 증가율은 2.3%였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증가해 2007년 조사가 시작된 뒤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000원으로 전년 대비 1만 9000원(7.0%) 증가했다. 이중 초등학생은 월 평균 26만 3000원, 중학생은 31만 2000원, 고등학생은 32만 1000원을 사교육에 지출했다. 실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기준으로 환산한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 9000원이었다. 과목별로는 일반 교과에 월 평균 21만 3000원, 예체능과 취미, 교양 등에 5만 8000원이 투입됐다. 올해부터는 사교육비 항목에 ‘입시 컨설팅’ 또는 ‘입시 코디’라 불리는 ‘진로·진학 상담비’가 포함됐다. 지난해까지는 ‘관련 교육비’ 항목에 포함돼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입시 컨설팅 비용이 정부의 통계를 통해 공개됐다. 조사 대상 학생의 3.6%가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연간 지출 총액은 616억원으로 조사됐다. 진로·진학 상담을 받는 학생들은 연간 평균 2.6회를 받았으며 1회 평균 11만 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등학생(4.7%)이 가장 많이 받고 있었으며 과학고와 자사고, 국제중 등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생(3.7%)과 초등학생(2.9%)도 입시 컨설팅 업체를 찾고 있었다. 지난 2017년 지출 총액은 480억원으로 1년 새 28.4% 늘었다. 소득수준별 사교육 격차도 여전한 가운데 저소득층에서도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늘었다.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정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 9000원으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정(50만 5000원)의 5분의 1에 그친다. 그러나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이 3.3% 오르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5.9% 오르는 사이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정의 사교육 참여율은 오히려 0.6% 줄었다. 때문에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는 정책이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는다. 대표적으로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과수업과 예·체능 및 취미수업을 저렴한 비용에 수강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2017년 54.6%에서 지난해 51.0%로 3.7% 줄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 수업이 금지되면서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자녀에게 영어 사교육을 시키는 등 방과후수업이 사교육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대입 제도의 안정적인 추진과 공교육 내실화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확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학생과 학부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학생부종합전형을 단순화하고 논술 및 특기자전형을 줄이는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을 내실화해 학교교육을 혁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수능 확대’로 회귀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이 창의와 융합을 강조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전면 상충하는 탓에 2022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수시·정시 통합’ ‘정시 확대 제고’ 등의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대입제도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학생과 학부모들은 더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트럼프 행정부 내년 예산 4.7조달러 요구…역대 최대 규모

    트럼프 행정부 내년 예산 4.7조달러 요구…역대 최대 규모

    국방예산 5% 증액… 국경장벽에 86억달러 신설복지예산 삭감에 의회와 충돌 예고…대선 이슈관리미국의 내년도 예산안이 의회에 제출됐지만 미국 조야의 반응이 심상잖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더 나은 미국을 위한 예산’이란 명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4조 7000억달러(약 5330조원) 규모의 2020년 회계연도(2019년 10월1일~2020년 9월30일) 예산안을 의회에 냈다. 이번 예산안은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4.9% 늘려 7500억 달러로 증액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추가로 86억 달러를 배정한 것이 특징이다. 늘어난 국방예산은 우주군 창설과 국경경비 강화, 재향군인 연기금 증액, 주둔군 기금 확충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로 배정한 국경장벽 예산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의회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예산안 합의를 앞두고 “10월에 또 다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재연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내다봤다.반면 복지, 대외원조, 환경 등 비국방 부문 재량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대외원조가 130억 달러 삭감되면서 국무부 예산이 23%나 줄었다. 부처별 예산에서 환경보호청이 31%, 교통부가 22%, 주택도시개발부가 16% 각각 삭감됨으로써 환경·인프라 투자 관련 예산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메디케어(고령자 의료지원),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에서 향후 10년간 2400억~8400억 달러 줄여나가는 방안이 제시됐다. 반면 복지정책 가운데 오피오이드(약물) 남용대책, 새로운 학교선택 프로그램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공들여 추진해온 사업은 예산이 증액됐다. 국방·국경장벽 예산 증액과 복지예산 감축이 2020년 대선을 앞둔 레이스에서 향후 1년 6개월 넘게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망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 부채는 현재 22조 달러 규모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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