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성장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배터리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교육감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트렁크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대기업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69
  • 구로 ‘사회적 경제’ 홍보 강화…5·12일 협동조합학교 운영

    저성장시대를 맞아 사회적 경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방법을 몰라 답답해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구로구는 협동조합 설립 등 사회적 경제활동법을 알리는 데 팔을 걷었다. 구로구가 5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구청 지하 혁신사랑방에서 구로협동조합학교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어렵게 느끼는 협동조합의 개념과 설립, 운영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동조합학교에서는 김현하 아이쿱 협동조합지원센터 팀장이 협동조합의 경영전략 수립 방법과 협동조합 성공과 실패 사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 정진우 서울시 사회적경제과장이 시의 협동조합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다. 참여대상은 지역의 협동조합 임원과 조합원은 물론 새로 협동조합을 설립할 계획이 있거나 운영에 관심이 있는 주민이면 모두 가능하다. 교육 참여를 원하는 이는 신청서를 작성해 구로구청 일자리지원과로 방문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4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수강료는 무료다. 구 관계자는 “현재 교육인원을 50명으로 잡고 있지만 신청자가 많을 경우 인원을 증원해 희망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로구는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구로동 동원로에서 열리는 구로 소셜마켓을 통해 협동조합 제품의 홍보·판매도 지원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KMAC, 국내 첫 판매서비스만족도 조사 발표… 기아차 판매서비스만족도 1위

    KMAC, 국내 첫 판매서비스만족도 조사 발표… 기아차 판매서비스만족도 1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 김종립)은 ‘2014 판매서비스만족도 조사(이하 KSSI)’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올해 첫 조사에서 기아자동차가 80점으로 가장 높은 판매서비스만족도를 보였다. 전체 산업군 평균은 72점이다. KSSI(Korea Sales Service Satisfaction Index)는 소비자와 대면 소통하는 세일즈 인력의 질적 능력에 대하여 이를 경험한 소비자가 직접 평가한 세일즈 만족도 조사다. KSSI는 기업에게는 세일즈의 질적인 성장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현명한 소비에 기여하고자 KMAC가 올해 처음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4대 권역에 거주하며 1년 이내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가입)한 경험자 산업군별 총 2만 4,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차, 가전/통신, 패션, 뷰티&헬스, 금융 등 총 5개 산업군, 16개 산업, 63개 기업에 대한 1:1 개별면접 조사로 진행됐다. 산업별 조사결과, 국산자동차 산업이 7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전전문점, 화장품(시판), 남성정장 산업이 74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동통신서비스 산업은 69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기아자동차(국산자동차)가 80점으로 전체에서 가장 높은 판매서비스만족도를 보였다. 금호타이어의 타이어프로와 한국타이어의 티스테이션(타이어전문점)이 공동 1위로 나타났고, 삼성디지털프라자(가전전문점), 쿠쿠전자(정수기), SK텔레콤(이동통신서비스전문점), 헤지스(캐주얼의류), 김정문알로에(건강식품), 하나은행(은행 대출/예·적금), KDB대우증권(증권(자산관리)), 한화생명(생명보험), 현대해상(손해보험), 코오롱스포츠와 K2(아웃도어)가 각각 부문별 1위로 조사 되었다. 올해 조사결과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상품 또는 서비스의 선택 기준이 가격 요인보다는 세일즈 인력의 추천에 의하여 결정되는 등 소비자 관점의 가치전달형 세일즈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둘째, 브랜드파워나 시장리더십이 열위에 있는 기업들도 세일즈 인력의 질적 능력 수준의 강화를 통해 전문성과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 시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셋째,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의 판매서비스만족도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시장을 지켜내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수준 향상으로 나타난 것이며, 또한 FTA로 시장 개방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므로 국내 기업들의 판매 세일즈 인력의 질적 능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세일즈 인력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판매 시점에서 상품의 트렌드, 정보 및 고객 눈높이 맞는 카운셀링 능력을 갖춘 컨설팅형 세일즈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세일즈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기본기는 물론 상품과 트렌드 지식, 카운셀링 능력 등 보다 향상된 질적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저성장 일수록 세일즈가 기업 전략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좋은 제품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세일즈 인력들의 질적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어야 하며, 나아가 세일즈 인력의 전문화와 세분화를 통해 경쟁의 차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日 같은 급격한 부동산 버블은 없어… 디플레 공포·취업 빙하기는 공통점

    일본에서는 1991년 이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디플레이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 왔다. 최근 한국도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일본의 장기 불황은 정책당국의 잘못된 대응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인한 엔고 쇼크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공공투자를 늘리고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경기 자극책을 썼다. 시장에 풀린 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1986~1991년 도쿄를 비롯한 6대 도시의 평균 지가는 3.07배 올랐다. 1989년 12월 29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3만 8957.44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1990년부터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버블이 너무 빨리 차오르자 정책당국이 급격히 돈줄을 졸라맨 탓이다. 1989년 5월부터 1년 3개월간 5차례나 금리 인상을 실시해 2.5%였던 기준금리를 6%로 올렸다. 1990년 3월 일본 대장성은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율은 자산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총량규제를 실시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했고, 부동산을 팔아도 대출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은행은 줄도산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부터 올해 1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137% 상승(KB주택동향 기준)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만큼 급격한 ‘부동산 버블’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일본은 기업이 주도한 상업용 부동산 중심으로 거품이 꼈다면 한국은 개인들이 시세차익을 노린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본은 부동산과 주식시장 폭락으로 1990년대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수요 위축으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 그 나라 국민경제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것) 기준으로는 1993년부터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정책당국은 ‘물가 하락이 가계의 실질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방치, 장기 디플레이션을 막지 못했다. 한국 역시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의 ‘일본의 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이후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에는 0~1%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장기 불황으로 기업 인력 감축에 의한 실업, 신규 채용의 억제로 ‘취업 빙하기’가 발생하며 정규직의 임금이 줄어들고 비정규직이 증가한 상황도 한국에서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단독] 3중 악재 한국경제 발목… ‘저성장 늪’ 일본도 이랬다

    [단독] 3중 악재 한국경제 발목… ‘저성장 늪’ 일본도 이랬다

    1990년대만 해도 씀씀이가 컸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지갑을 닫았다. 은행 이자율은 사상 처음 1%대로 주저앉았고, 자산의 대부분인 집값은 반등 기미가 안 보인다. ‘잃어버린 20년’에 빠진 일본도 시작은 이랬다.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고령층의 소비부진이 10년 이상 계속됐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내놓은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지난 3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66.6%로 외환위기 때인 1997년 3분기(66.7%)보다도 낮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성향’은 한 가구가 번 소득 중에서 얼마를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3분기 연령별 소비성향은 40대가 77.1%로 가장 높았고 39세 이하(74.0%), 50대(68.6%) 등의 순서다. 전체 소비성향이 72.5%인데 최근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는 베이비부머 등 50대 이상 고령층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평균을 깎아 먹은 셈이다. 1990년 3분기만 해도 60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101.4%로 소득보다 지출이 많았다. 같은 기간 39세 이하(70.8%), 40대(78.2%), 50대(76.5%) 등보다 돈을 월등히 많이 썼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점점 지갑을 닫더니 2003년에 40대에, 2010년에는 30대에 역전당했다. 고령층의 소비성향이 얼어붙은 가장 큰 이유는 집값과 이자율 하락이다. 60세 이상 가구주가 갖고 있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8.9%로 평균(67.8%)보다 11.1% 포인트나 높다. 지난달 은행 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1.97%로 사상 처음 1%대로 떨어졌다. 집값은 떨어지고 이자소득은 줄어드니 은퇴자나 은퇴 예정자들이 노후 불안과 소득 감소로 지갑을 좀체 열지 않는 것이다. 파산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은 9만 31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다였던 작년 기록(10만 5885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싼 자녀 교육비와 취업난에 시달리는 자식에게 주는 용돈도 고령층 소비 부진의 원인”이라면서 “정부의 부동산대책 효과가 없고 저성장으로 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을 볼 때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끓는 물속 개구리, 뜨거움 느끼는 단계… 성장엔진 꺼져간다”

    [단독]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끓는 물속 개구리, 뜨거움 느끼는 단계… 성장엔진 꺼져간다”

    “끓는 물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무감각해지던 한국 경제가 이제는 개구리가 뜨거움을 느끼는 단계까지 왔다. 2030년에는 성장엔진이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김종석 홍익대 경영대 교수) “가장 큰 문제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위기가 확 와닿게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와서 그런지 정부와 정치권에서 불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 경제 긴급진단’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쏟아져 나온 경고들이다. 재계가 주도한 세미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와닿는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전망한) 3.5%에도 못 미칠 것 같다”고 사석에서 털어놓았다. 한은은 지난달 경상 흑자가 90억 달러로 32개월째 흑자라고 이날 발표했다. 하지만 수출 증가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다. 몸은 비쩍 말랐는데 배만 나온 ‘올챙이형 경제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24개월째 1%대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허우적거리면서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1990년대 일본 경제를 떠올리게 한다. 노년층이 소비를 안 하는 것도 일본의 복사판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와 일본이 가장 닮은 점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10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반영된 5월 지수도 105였다. 그때보다 더 안 좋다는 얘기다. 문제는 정부가 경기부양에 41조원을 쏟아붓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밑바닥 경제지표인 소비심리를 살리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일본이 반면교사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여도 은행에 돈을 맡기고 안 쓰는 일본인의 소비심리 탓에 ‘윤전기 아베’(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무제한 찍어내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별명)도 손을 들었다. 일본처럼 생살을 도려내는 구조개혁 없이 ‘약’(재정)만 먹여 내성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돈이 안 돌고 안 쓰니 성장잠재력도 낮아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이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3%대 중후반으로 내린 가운데 정부도 조만간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도 4.0%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엔진이 안 보인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제조업은 이미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제조업의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감소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3년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1495조 42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15조 2000억원) 줄었고, 부가가치도 481조 7140억원으로 0.2%(9670억원) 감소했다. 김종석 교수는 “우리 경제가 실업난, 가계부채 과다, 소득분배 악화, 디플레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데, 이 모든 문제의 뿌리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라면서 “문제는 이 추세가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성장 동력을 회복하려면 (규제 등의) 혁신과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미스터 엔 “엔저, 날개없는 추락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스터 엔’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이 지금의 엔 약세가 ‘날개 없는 추락’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카키바라는 1990년대 미국·유럽과 공조해 당시 급등한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작업을 주도해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9월에도 곧 달러당 환율이 110엔대에 이를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도쿄의 아오야마 가쿠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사카키바라는 “엔저가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 6월 기록한 달러당 124.14엔 수준까지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카키바라는 “엔저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지금의 엔저가 ‘셀 재팬’(Sell Japan)으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몰려오는 D의 공포… 구조개혁 서둘러야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그제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같은 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민간 연구기관에서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이미 진입했다고 발표한 적은 몇 번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이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은 처음이다. KDI의 성격상 기획재정부와 일정한 교감 아래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도 디플레이션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에 디플레이션의 징후는 이미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4개월째 1%에 머물고 있다. 가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 1060조원이나 된다. 기업들의 수익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성장률도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저물가’로 요약되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의 징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는지 아니면 디플레이션의 문턱에 와 있는지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디플레이션은 한번 진입하면 침체와 불황의 악순환이 거듭된다. 징후를 보인 것만으로도 정부는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취임 직후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41조원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쳤지만 주택시장이나 주가가 반짝 반응하는 데 그쳤을 뿐 목적했던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최근 중국도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디플레이션을 우려한 조치다. 일본,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국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통화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돈을 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기업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규제를 없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성장하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일도 필요하다. 최 부총리가 어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기업이 겁이 나서 인력을 못 뽑는 상황”이라며 “한 곳에서는 구인난, 다른 한 곳에서는 구직난을 호소하는 것이 현실인데, 노동시장 개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내년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경제전문가 3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내년 경제상황을 나타낼 키워드로 ‘구조적 장기침체’를 첫 번째로 꼽았다. 내년 한국 경제도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내년부터 노동, 금융, 교육, 공공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구조개혁에 착수하겠다면서 경제정책 방향을 경기부양에서 체질개선으로 선회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구호에 그치지 않는 구체안을 내놓아야 한다. 디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장기침체의 덫에 빠진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사설] 코앞에 닥친 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해야

    내년에 우리나라의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추월한다고 한다. 196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상 세상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고 나머지 절반은 남성이니 ‘여초’(女超)시대의 진입이 경천동지할 뉴스는 아닐 수도 있다. 남아선호가 줄어든 데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고령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조만간 앞지를 것으로 예상돼 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한국 사회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도 더 빨리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2017년에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17년밖에 걸리지 않는 셈이다. 선진국인 일본이 36년, 독일이 77년 걸린 것에 비해 너무 빠르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들어간다. 의료 수준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면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우리 사회가 늙어가면 적잖은 부작용이 따른다. 노인인구가 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회 각 분야의 활력도 대체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인들을 지원할 보호시설, 복지비용도 비례해서 늘어나야 하므로 국가재정 부담은 커진다. 올해 639만명인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2017년에는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유소년(0~14세) 인구를 사상 처음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2017년부터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실질성장률은 올해 3.6%에서 2060년에는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인구재앙’ 수준이다.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해법은 출산, 육아와 관련된 실효성 있는 대책에서 찾아야 한다. 일본을 비롯해 저출산·고령화를 겪은 선진국들이 먼저 겪은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대처를 제대로 못하면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세계 최하위권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비 등의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게 겁이 난다는 말이 많다. 직장 여성이 마음 놓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도 더 갖춰야 한다. 노인들에게는 세부 유형별로 ‘맞춤형’ 지원책을 펴고 50~60대 은퇴자들이나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는 대책도 나와야 한다.
  • “北, 고립 고집하며 비극적 인권상황 직면”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전 세계 보수민주정당 연합체인 국제민주연맹(IDU) 당수회의 참석차 방한한 각국 대표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단절과 고립의 길을 고집함에 따라 지금 북한 주민들은 기아와 비극적인 인권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북한의 상황을 하루속히 개선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통일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만큼 IDU 회원 정당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IDU 총회에서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 데 대해서는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보수 정당의 가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해 두 차례 당 대표를 맡았는데 두 번 모두 당의 존립이 위협을 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었다”고 소개하고 “그렇게 당을 살려내고자 했던 이유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확고한 신념을 가진 정당이 국가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남북이 대치하는 한반도의 특수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는 더욱 소중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각국이 저성장과 실업의 증가로 정치적, 사회적 불안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능동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전에 부딪혔다. 기존 정당이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고, 이런 분노의 시대를 이겨내려면 성장해야 하고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앞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당수회의 기조연설에선 “한반도 평화는 지역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만큼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북아 최초의 여성 최고지도자로 당대표로 계실 때 정말 어려웠던 정국 상황 속에서 보수 가치를 지키며 당의 발전을 이끌어 대통령에 당선됐고,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전날 당청 회동에 이어 이날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과 이틀째 대면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이슈&논쟁] 법인세 인상

    선거 때마다 여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무상 시리즈’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이나 국민들도 ‘재원 없는 복지’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표가 되니, 공짜가 좋으니 서로 눈을 감았다. 그 결과 ‘복지 디폴트’에 직면했다. 역으로 보면 이제 복지 재원을 둘러싼 진정한 ‘논쟁의 장’이 열린 셈이기도 하다. 복지 혜택을 줄이자는 주장부터 증세를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또 증세를 선택한다면 어떤 세목으로 해야 할지도 논쟁이 되고 있다. 야당은 법인세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반면 여당과 정부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를 올려 복지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적 근거와 법인세를 내리면 기업이 살고 경기도 활성화된다는 주장을 전문가에게 각각 들어 봤다. [贊]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유보금만 쌓아 두고 투자는 기피…대기업 성장 결실 사회 환원해야” 최근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증세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누가 얼마만큼을 부담할 것인가이다. 야당에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 직접세 중심의 부자 증세를 주장한다. 반면에 정부 여당에서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법인세 인상은 어렵다며 담뱃세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단지 경기침체가 이유라면 오히려 부담 능력이 있는 대기업에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동안 정부 여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증세를 추진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과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을 낮추고 상장주식 거래차익에 과세하는 대주주 범위를 넓혔다. 그런데 유독 법인세만큼은 올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의 약 1.3배에 이른다. 그러나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기업의 세 부담이 큰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법인세수 비중이 높은 것은 법인세를 부과하는 과세표준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에서 비용과 이월결손금, 각종 비과세 및 소득공제 금액을 뺀 과세표준에 법정세율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이 된다. 기업은 산출세액에서 또다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다양한 법인세 공제·감면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최저임금 수준은 가장 낮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근로자들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업의 수익에서 차감되는 노동비용이 작기 때문에 과세표준은 커진다. 또한 소득세 최고세율(38%)과 법인세 최고세율(22%)의 차이로 인해 기업가들은 개인기업보다 법인기업을 선호하고 재벌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돼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은 더욱 커졌다. 당연히 법인세를 부과하는 대상이 많기 때문에 법인세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별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조세비용(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OECD 회원국 중에서 하위그룹에 속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법인세액/과세표준)은 14.2%로 OECD 회원국 평균(16.3%)보다 약간 작다. 이윤 대비 고용주 사회보장기여금의 비중은 13.4%에 불과해 OECD 회원국 평균(23.5%)을 크게 밑돌고 있다. 더욱이 법인세 공제·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2012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13.0%로 중소기업 평균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금융 및 세제 혜택을 받아 성장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지원을 받고 있다. 상위 1% 대기업 집단은 해마다 법인세 공제·감면액의 약 80%(7조원)를 가져가고 있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이용한 환율 방어의 혜택은 대부분 수출 대기업으로 돌아간다. 막대한 교육 재정을 투입해 양성한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에 취직한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은 수출품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다수의 근로자들은 간접고용과 저임금으로 생활고를 겪는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적인 감세정책으로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가고 투자와 고용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국가채무는 급격히 증가하고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복지디폴트를 선언하고 있다. 세금은 민주사회에서 경제주체의 의무이자 윤리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차례다. [反]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수 증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 소득·소비세 올려야” 2012년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여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무상복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무상복지 논란은 세수인상 논의로 이어져 세수 확보를 위해 여권에서 담배소비세 인상이 제기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법인세율 3%p 인상 등이 주장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인 부담이 커서 정치권에서는 쉽게 주장을 할 수 없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1977년 도입된 이래로 한 번의 변화도 없었던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 인상 혹은 소비세 인상 등 조세구조의 재설계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복지지출 등 재정활동을 위해 세수를 늘릴 경우 근로 및 투자 의욕과 소비 심리는 위축돼 사회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비효율이 초래될 수 있다. 정부는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때 조세구조 내 법인세, 소득세 혹은 소비세 등 특정 세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같이 선택되는 세목에 따라 비효율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세수를 증가시킬 경우 비효율이 작은 세목을 선택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조세구조 내 각 세목의 비효율은 대형세수 중 법인세가 가장 크고, 다음으로 소득세가 크며 부가가치세가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이 대형세 중 법인세의 비효율이 가장 크다는 점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은 매우 높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률은 GDP 대비 3.5%로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2.9%보다 높고 OECD 32개국 중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주요국들의 법인세 부담률은 미국 2.7%, 영국 3.1%, 독일 1.5%, 프랑스 2.1%, 일본 3.2%로 우리나라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일부 북유럽 복지국가들조차도 낮은 법인세 부담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덴마크 2.7%, 핀란드 2.6%, 스웨덴 3.5%로 우리나라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의 소득세 부담률은 3.6%로 OECD 국가들(칠레와 멕시코 제외)의 평균 8.4%에 비해 상당히 낮다. 주요국들의 소득세 부담률은 미국 8.1%, 영국 10.0%, 독일 8.8%, 프랑스 7.3%, 일본 5.1%로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4.4%로 OECD 국가들의 평균 6.6%보다 낮다. 주요국들의 부가가치세 부담률은 영국 6.5%, 독일 7.2%, 프랑스 7.0%, 일본 2.6%이다. 따라서 현재 다른 세목에 비해 법인세 부담률이 상당히 높은 우리나라 세입 구조는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복지재정 마련에 따른 부족한 세수 마련을 위해 법인세를 인상할 경우 더욱더 높은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 있다. 더욱이 국내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과 대외적으로 법인세가 경쟁적으로 인하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법인세 인상은 국내 투자 감소, 해외 투자 유출, 이에 따른 고용 감소로 생산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에 의한 세수 마련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무상복지에 따른 부족한 재원 마련을 위해 세수증대를 논의하기에 앞서 무상복지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복지지출을 줄임으로써 세수증대가 초래하는 비효율을 축소할 수 있다. 세수증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소득세보다는 소비세 인상의 방향으로 조세 구조를 재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 인상은 정치적인 부담이 커 주장은 제기될 수 있지만 법 개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아침부터 문의 폭주… 국내자금 100억이상 몰려

    아침부터 문의 폭주… 국내자금 100억이상 몰려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17일 열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이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여한 하루 투자 한도는 증시가 마감도 되기 전에 일찌감치 ‘완판’됐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후강퉁(戶港通) 시행으로 해외 투자자가 상하이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일일 한도는 130억 위안(약 2조 3000억원)이다. 이날 오전 장 마감시간인 낮 12시 30분 투자한도의 81.7%(106억 2100만 위안)가 소진됐고 오후 3시 무렵 장이 끝났다. 상하이 증시 마감 한 시간 전이다. 이날 증권사에는 후강퉁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았다. 각 증권사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후강퉁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150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 한도가 조기 마감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하려던 금액은 이보다 상당히 많았다는 의미이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후강퉁 거래금액이 지난 금요일 홍콩시장 거래금액의 5배”라며 “문의 전화가 평소의 7~8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개인고객 400~500명이 14억~15억원을 후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했다”며 “앞으로 후강퉁 거래를 하겠다고 신청한 고객이 오늘 하루에만 1500명 정도”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오늘 상하이A주 주식거래 대금이 10억 5000만원으로 중국 주식쪽 거래가 2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A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내 증권사 계좌에서 해외주식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주식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별다른 신청 절차가 필요 없다. 온라인 거래도 가능하고 전화로 주문할 수도 있다. 단, 중국 통화가 위안화인 만큼 증권 계좌에 위안화가 있어야 한다. 은행에서 환전해 입금해도 되고 증권사 계좌에서 환전해도 된다. 환전 수수료는 은행과 비슷하다. 이날 하루 동안 유안타증권을 통해 30억원 정도가 위안화로 환전됐다. 고객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 상하이A주를 보면 상하이자동차, 중국의 대표적 가전그룹인 칭다오하이얼, 중국국제여행사, 중신증권 등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꾸준히 제공해 온 종목 정보로 국내 투자자들의 지식이 높은 편이다. 정지영 하나대투증권 해외증권팀 대리는 “아침부터 ‘종목 추천을 해달라’, ‘언제 시작하느냐’ 등의 개인투자자 문의가 폭주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해외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보수적 성향의 중장년층 투자자도 후강퉁에는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강퉁은 국내 증시 전체를 놓고 보면 ‘악재’다. 저성장에 실적 악화 국면에 처한 국내 주식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주식이 더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매매나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일정 규모의 투자 방식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의 편입 비율을 높일 경우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하이A주가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규모를 15억~20억 달러로 추정했다. 후강퉁 시행 첫날 외국인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3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51포인트(0.08%) 떨어진 1943.63을 기록했다. 후끈 달아오른 후강퉁에 불완전 판매 위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중국 주식을 위탁매매할 경우 불완전 판매가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안화의 환차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행위 등이 감시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일 물가비교] 빅맥 서울 4100원 > 도쿄 3633원… 콜라는 두 배나 비싸

    [한·일 물가비교] 빅맥 서울 4100원 > 도쿄 3633원… 콜라는 두 배나 비싸

    과거 몇 차례 일본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직장인 구모(27·여)씨는 지난여름 교토 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역대 일본여행 중 가장 저렴한 경비로 풍족한 여행을 다녀왔다. 몇 년 전만 해도 도쿄에 갔을 때 원·엔 환율이 100엔당 1200~1300원 수준이라 자판기 콜라 한 캔을 사 마셔도 비싸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여야 했다. 하지만 지난여름 교토 여행에서는 100엔당 1000원가량 해서 계산하기도 편했고, 밥값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씨는 “엔화 가치가 낮아진 덕분에 국내에서 50만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었던 디지털카메라를 일본 현지에서 40만원에 구입, 15만원 정도 아꼈다”고 말했다. 일본의 물가를 한국이 따라잡고 있다. 한국에서 쌀과 휘발유 등의 생필품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월급도 따라 올랐다. 그럼에도 “살림살이는 나아지셨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는 사람들이 많다. 16일 2000년과 2014년 한국인의 소득을 비교해 본 결과 소득은 분명 늘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00년 1600원에서 올해 5210원으로 225% 상승했다. 최저임금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7.1% 오른 5580원이 될 예정이다. 대학을 졸업한 근로자가 받는 월급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인 이상 기업 대졸 이상 월급여 총액은 2000년 178만 9179원에서 2012년 414만 2000원으로 132%가량 늘었다. 남녀별로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동안 남성은 188만 2416원에서 355만 5882원으로, 여성은 139만 6469원에서 253만 1458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대졸자 평균 월급여 총액은 일본보다 높을 정도다. 하지만 물가도 이에 못지않게 올랐다. 특히 교육비 부담이 커졌다. 4년제 국립대 1년 등록금은 2000년 138만 8000원에서 올해 414만 2000원으로 198%가량 상승했다. 올해 등록금은 지난해 대비 0.19% 감소한 액수다. 대중교통 요금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기본요금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택시비로 2000년 1300원에서 올해 3000원으로 130% 정도 올랐다. 같은 기간 버스, 지하철(1구간) 요금은 600원에서 1050원으로 75%씩 올랐다. 식·음료 등의 가격도 올랐다. 농협 여주쌀 기준 10㎏ 가격은 2000년 2만 8000원에서 올해 3만 7900원으로 35%가량 늘었다. 톨 사이즈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2000년에는 2500원에 사 마실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64% 오른 4100원을 주고서야 사 마실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은 싱글레귤러가 2000년 2000원이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40% 오른 2800원이다. 코카콜라는 음료수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코카콜라 1.5ℓ 한 병은 2000년만 해도 1150원이었지만 지금은 134% 오른 2700원을 주고서야 마실 수 있다. 휘발유 가격도 2000년 1ℓ당 1150원이었다면 지금은 43%가량 오른 1743.9원을 주고서야 가득 채울 수 있다. 여가생활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었다. 2000년에는 평일 성인 기준으로 6000원을 내면 영화 1편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33% 오른 8000원을 주고서야 영화를 보는 게 가능하다. 이처럼 소득도 오르고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물가가 오르는 게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 소득은 이와 상통하지 않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성장이 멈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했기 때문에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명목임금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실질임금 상승률은 정체돼 있어 체감상 소득이 오르지 못하고 물가가 높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고비용 사회’가 됐다는 것이 문제”라며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도 늘어나고 노후 준비는 안 되고 있는 것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임금을 결정할 때 소비자물가 이상으로 결정을 하게 되는데 경제가 성숙단계에 오르면 저성장 국면으로 가게 돼서 기대했던 것보다 빠르게 많이 임금을 주지 못하게 되고 이에 따라 비정규직을 늘리게 되며 전체적으로는 노동소득 분배율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주거 수준도 높아지는 등 기대치가 커지는 데 비해 이를 충족하기 위한 소득이 부족하다 보니 빡빡해졌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어떤 방식이든 경제성장률이 지금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더 높아져서 그것이 노동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게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1% 금리시대?… 줄어드는 이자에 희비 쌍곡선

    1% 금리시대?… 줄어드는 이자에 희비 쌍곡선

    지난해 10월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분할상환 방식으로 빌린 사람은 평균 금리 3.78%를 적용받아 매달 31만 5000원의 이자를 냈다. 올해 8월 금리가 인하된 이후 9월에는 평균 금리 3.52%를 적용받아 2만원 이상 적은 29만원가량만 냈다.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된 11월에도 2만원가량 이자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리가 내리면 예금이자도 줄어든다. 다달이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에 1억원을 가입했다면 지난해 10월에는 금리가 2.65%라 매달 22만원(세전 기준)을 받았다. 올 10월 금리는 2.30%가 돼 3만원이 줄어든 19만원만 받을 수 있다. 몇억원 은행에 넣어 두면 이자로 노후 생활을 지낸다는 소리는 이제 옛말이다. 이렇듯 금리는 양날을 가진 칼이다. 휘두르는 방향에 따라 한쪽은 이익이지만 반대쪽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운용의 폭이 작을수록 이해관계자들이 더 예민해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향후 기준금리 방향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둔 발언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2.0%다. 이 총재는 지난 5월만 해도 앞으로 금리는 올리는 방향이 맞다고 했다. 6개월 만에 총재가 양방향(인하, 인상)을 모두 열어둔 것은 그 사이 미국은 돈을 더 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일본은 연간 10조~20조엔을 더 풀겠다고 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 부채가 많이 늘고 내외금리 차가 줄어든 만큼 금융 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가 인하 쪽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했다. 이달 금리 동결이 만장일치였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최근의 ‘비둘기’ 행보에서 취임 초기의 ‘매파’적인 모습을 살짝 보여줬다”며 “상당 기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한 번 더 내리면 사상 초유의 1% 시대가 된다. 지난 8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757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좇아 부동자금이 일시에 특정 상품에 쏠리면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국내 가계의 금융 자산은 2726조원으로 금융 부채(1242조원)의 2배가 넘는다.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이자보다 예금이자가 더 많이 줄어든다. 소비 위축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생각이 갈린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최저라서 더 여력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 기준은 과거 잣대”라며 “고성장 고물가에서 저성장 저물가로 기조가 바뀌었으니 금리도 이런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미국은 2~3%대 성장을 하면서도 제로 금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하는 득보다는 실이 크다”며 “추가 인하 시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가계 부채와 전셋값 상승 등의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금리 인하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느냐다. 이 총재는 올해 4월 취임한 뒤 ‘자신 있게’ 금리 인상 신호를 줬다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7월)하자 한 달 만에 금리를 내리고 지난달에 또 내렸다. 정책 공조는 필요하지만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종속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취업대란에 국회 정부는 뭐하고 있나

    내년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로 노는 젊은이들이 서너 집 걸러 한 집씩은 꼭 있게 마련이지만 취업문이 더 좁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엔저(円低) 등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로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내년에는 채용 인원을 올해보다 더 줄일 것이라고 한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내년도 일자리 수 증가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증가 인원이 올해 52만명에서 내년에는 35만명으로 무려 17만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내년 취업자 증가 인원은 7만~8만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돈 풀기 종료, 엔저, 유럽과 중국의 성장둔화 등 악재가 잇따라 겹치며 불확실성이 늘어난 것도 기업이 채용인원을 늘리면서 공격 경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은 올해 이미 잇따라 인력을 감축했다. 내년에는 대기업 채용도 크게 줄겠지만, 덩달아 사정이 나빠진 협력업체인 중견·중소 기업들의 일자리는 더 많이 줄 것으로 우려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인원의 10%가량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생명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권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 또 한번의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나온다. 그제 통계청이 처음 발표한 실질 실업률은 10%를 돌파했다. 취업준비생, 주부,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잠재실업자가 3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실업 문제는 심각하다. 이처럼 기존 일자리도 줄이는 판에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취업시장에 숨통이 트이려면 경기가 살아나는 방법밖에는 없다. 경기가 회복되면 가계의 소득이 늘고 이 덕에 내수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경제회복의 선순환 구도가 완성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투자도 더 하고 사람도 더 많이 뽑는다. 일자리는 기업이 주도해서 만든다. 그렇다고 정부나 정치권이 아무것도 안 하고 손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건 정부의 몫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 등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옮겼던 기업이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정치권도 조속한 경기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경기활성화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구직자들에게 취업 체감온도는 이미 한겨울이다.
  • 국민대통합위원회, ‘대한민국, 국민에게 길을 묻다’…2014 국민대토론회 개최

    일반국민과 미래세대 300여명이 직접 참여하여 ‘국민대통합을 위한 미래가치’에 대해 심층 논의하는 종합토론회가 오는 11월 15일(토)~16(일) 양일간 안양 연성대학교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종합토론회는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 한광옥)가 주최하고 ‘2014 국민대토론회 운영위원회(위원장 : 황주호 경희대 교수)’가 주관하는 「2014 국민대토론회」과정의 마지막으로, 운영위원회는 지난 한달 여간 ①중부권, ②수도권, ③영남권, ④호남권 등 전국 4개 권역을 대상으로 순회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종합토론회에서는 일반국민과 중고교 재학생 등 300여명이 4개 권역별 토론회의 논의결과를 공유하고 핵심의제에 대한 심층 논의를 다시 한번 진행하게 된다. 11월 15일 진행되는 1일차 토론에서는 △저출산?고령화시대 인구?복지 정책과 △미래공동체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이어 2일차 토론에서는 △저성장시대 일자리 창출 정책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미래가치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은 “2014 국민대토론회는 그간 소수 전문가와 관료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국민대통합 논의가 국민 중심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며 “권역별 토론회에 이어 이번 종합토론회에서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견개진을 통해 새로운 토론문화 정착과 국민대통합의 국민적 공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운영위원회는 종합토론회가 끝난 이후 전문가 토론을 개최하여 각계 전문가의 제언을 청취하고, 국민대토론회 과정 전반을 연말까지 백서 형태로 정리?발간할 계획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초이노믹스 4개월, ‘역시나’로 끝나나/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초이노믹스 4개월, ‘역시나’로 끝나나/김성수 논설위원

    지난 일요일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인질범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요구한다. “집주인이 갑자기 전세금 20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한다. 당장 2000만원을 달라.” 경찰관의 대답이 걸작이다. “2000만원 갖고 되겠느냐. 2년 있으면 또 오르고, 그리고 또 오르지 않겠느냐. 애들 대학 갈 때까지 걱정 없이 살려면 10억원은 있어야지.” ‘미친’ 전셋값이 개그 소재로까지 등장했다. 전세대란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7월 14일)한 이후 거의 빠짐없이 서울과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은 치솟고 있다. 전세가율은 70%에 육박한다. 매매가 1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전셋값이 7000만원이라는 얘기다. 최경환호 출범 이후 겪는 부작용이다. 원인은 단순하다. 수요공급의 원칙이다.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으로는 이전의 이자 수입을 얻지 못한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결국 방법은 두 가지다. 전셋값을 대폭 올리든지 월세로 돌리는 것이다. 전셋값을 올리니 전세대출도 덩달아 눈덩이처럼 는다. 월세가 확산되면서 전세는 줄고 주거비 부담은 종전보다 훨씬 심해졌다.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다. 살림살이가 더 빠듯해졌다. 체감경기가 좋아질 리 없다. 초이노믹스(최 부총리의 경제정책)가 시작된 지 4개월이 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역시나’에 가깝다.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실세 부총리라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커서 실망감이 더 큰 것일 수는 있다. 국회가 경제활성화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이런 이유들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결과가 중요하다. 정부 곳간을 풀고 금리를 내리고 이전에 시도조차 겁냈던 부동산 규제까지 과감하게 풀면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4개월 전과 비교할 때 우리 경제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기대했던 경기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데 기업도, 가계도 돈을 틀어 쥐고 있어 투자도 내수도 다 바닥이다. 저성장, 저물가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일본식 장기불황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진행형이다. 올 3분기 성장률은 0.9%로 올 들어 한번도 1% 이상 성장을 하지 못했다. 소비자 물가는 23개월째 2%를 밑돌고 있고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1%대의 저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하락 속에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에 빠져드는 셈이다. 내수 부진 속에 수출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강(强) 달러와 엔저(円低)의 틈바구니 속에 가뜩이나 중국의 추격에 힘겨워하는 현대자동차 등 국내 간판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 나라 안팎의 악재가 겹쳐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는 상황이니 초이노믹스의 4개월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한국이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초이노믹스 중 최악은 ‘사내유보금 과세’로, 이는 재벌 문제를 다루는 데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초이노믹스는 이미 실패했으며 경제정책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최 부총리는 2016년 선거(20대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초이노믹스의 실패를 지금 얘기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도 한국이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선 새롭게 ‘영점조준’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돈을 풀어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은 약발이 없음이 드러난 만큼 경제체질 강화와 구조개혁 등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쪽에 집중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의료와 교육 등 내수산업 위주인 서비스업의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투명한 투자환경을 만들고 경직적인 노동시장도 개혁해야 한다. 신(新) 3저(저성장·저물가·엔저)에 맞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sskim@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땔감은 계속 쏟아붓는데 불길은 좀체 살아나지 않는다. 정부가 나라 곳간을 열고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규제까지 풀었지만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내수·투자 부진의 4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서 벗어나 좀 더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올 들어 내년까지 46조원의 돈을 풀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제로성장에 머물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9%다. 기업 설비투자도 3분기에 다시 감소세(0.8%)로 돌아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경제학회장)는 9일 “단기 부양책은 더 이상의 추락을 막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저성장의 늪에서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부문 개혁과 서비스업 경쟁력 향상 등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최경환 경제팀에서도 정책 방향을 옮기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구조개혁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명시만 해 놓고 구체적인 진척을 보지 못했던 공공, 노동, 금융, 교육, 서비스 등 5대 분야 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공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 등 중복·유사 업무를 통폐합하고 기업 투자 및 사업구조 개편 등에 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계에 봉착한 단기 부양책을 둘러싸고 비판이 높아지자 정부가 구조개혁으로 돌아선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긴 하지만 늦게나마 (구조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한꺼번에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 수 있는 만큼 우선순위 1, 2개 분야를 골라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도 엄청난 돈을 풀고 있지만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경기회복이 한계에 부딪힌 점을 신 교수는 환기시켰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감기약을 찔끔찔끔 먹어 폐렴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민의 심리 변화를 가져올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벤처신화… 감동은 없었다/이종락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벤처신화… 감동은 없었다/이종락 산업부장

    서울신문은 지난 9월 30일부터 ‘재계인맥 대해부’ 연재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신흥기업들을 이끄는 창업가와 가족, 경영인들을 조망할 계획이다. 제1부로 11차례에 걸쳐 연재한 신흥기업 편에선 최근 10년 내 괄목할 만하게 성장한 네이버, 다음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서울반도체, 골프존 등 벤처 기업들을 주로 다뤘다. 오너 일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벤처기업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면서 기자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바로 잠자리에서 배시시 일어나 옷장에서 닥치는 대로 주섬주섬 챙겨 입은 듯한 복장을 그대로 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CEO. 직원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벌이는 그런 자유스런 경영인의 모습을 말이다. 우리 벤처 기업가들도 지난해 18억 달러와 20억 달러를 각각 기부한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사뭇 닮았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벤처기업들에 대한 취재 결과 그런 상상은 말 그대로 공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우치게 됐다. 성공한 벤처 업체들은 대기업의 관행을 너무 닮아 있었다. CEO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 문화가 재벌 기업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CEO의 경영 이념과 기업의 이미지를 널리 알려야 하는 홍보 담당 간부조차 CEO를 좀처럼 만나기가 힘들다고 한다. CEO 가족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을 온몸을 던져 막으려는 ‘비밀주의’도 폐쇄적인 우리 기업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투명 경영을 해야 하는 벤처 기업들이 가족경영으로 일관하는 모습도 눈에 거슬렸다. 창업주의 부인이 회사 경영을 감시해야 할 감사를 맡은 기업도 있었다. 창업 초기부터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해 악덕 재벌 기업의 경영권 승계 수순을 그대로 따라하는 기업도 더러 있었다. 벤처 기업은 우리 재계에 중요한 자산이다. 벤처 기업의 도전·개척 정신마저 사라지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특히 재계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매출 1조, 10조원을 넘는 새로운 벤처 기업들이 계속 등장해야 한다. 기존 대기업이 노쇠하면 경제 전체가 시들 수밖에 없다. 1990년~2000년대 초반은 국내 산업계의 벤처 전성기였다. 정부 육성책에 청년들의 도전정신이 어우러지면서 벤처 붐이 일었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업이 생겨났다. 제조·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종만큼 혜성같이 등장한 기업가도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 1세대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로커스·터보테크·새롬기술 창업주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한글과컴퓨터는 주인이 9번이나 바뀌었다. 메디슨은 법정관리를 거쳐 대기업에 인수됐다. 최근 팬택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구속된 모뉴엘 최대주주 박홍석 대표의 도덕적 해이는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벤처기업가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이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기업가 정신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벤처’는 모든 기업인의 정신이자 문화다. 기존 기업들의 폐단을 밟지 않는 제대로 된 건강한 기업가 정신과 벤처 정신 등으로 무장한 창업자들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jrlee@seoul.co.kr
  • [시론] 전환기의 예산 정책방향/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 회장

    [시론] 전환기의 예산 정책방향/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 회장

    지난달 국회의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예산 시즌이 왔다. 2015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지출은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20조원을 늘려 잡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33조원의 재정적자를 편성했다. 복지예산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한 복지제도 등으로 예산의 30%가 넘었다. 세계적 불경기가 우려되면서 정부 예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자율 수준은 역대 최저여서 더이상 금융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이자율이 더 낮아진다고 기업들이 더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내년 예산에는 과거와 다르게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크게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는 경제도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에 의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하락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됨에 따라 내년 성장률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를 편성하는 것이 경기 부양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기초연금 등의 복지비를 조달하는 데 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 같다. 현재의 복지비 증가 추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는 제조업 등의 성장 부문에 중장기 예산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소비 진작 등을 통한 소극적 경기부양보다는 적극적인 생산부문의 구조조정과 자발적 기업투자를 목적으로 다양성 원칙에 따라 다양한 정책들을 복합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로서 고령화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령화 인프라가 형성될 기회가 없었다. 고령사회는 노인들이 많은 사회가 아니라 노인들이 일하는 사회다. 즉 이들을 소비 주체가 아닌 생산 주체로 역발상해야 한다. 청년 고용과 고령자 고용은 서로 대체성이 없다. 고령자 고용은 청년들의 고령자 부양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국민생산도 높인다. 둘째, 복지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복지비 지출은 매년 10%씩 늘어나는데 지난 금융위기 이후 빈곤율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양적 확대의 복지지출이 한계에 왔음을 의미한다. 국민들은 이제 질적 복지개혁을 원한다. 더 나은 육아,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이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1980년대의 복지 패러다임이 아직도 유지되면서 복지누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체계를 개편해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민간 부문을 지원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이 훨씬 덜어질 수 있다. 셋째, 안전과 재난에 대비한 투자가 필요하다. 세월호의 기억은 국민들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 했다. 그동안 쌓아 온 경제적 성과를 온전히 지키는 것도 성장의 기반이 된다. 우리가 활용해 왔던 공공시설들에 대한 노후화가 많이 진행돼 왔다. 공공과 민간의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기준의 상향 조정을 통해 안전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늘려야 한다. 넷째, 국가 재정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복지비를 충당하기 위한 사회보장세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재정준칙제도나 지출과 수입을 연계하는 페이고(pay-go)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늘어나는 복지비를 충당하는 데 용도의 구분이 없는 일반 재정을 사용하게 되면 복지 지출과 부담에 대한 연계성이 약화돼 끊임없이 무상복지의 요구가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당면한 글로벌화와 고령화라는 전환기에서 재정건전성은 국가의 신뢰도와 직결되고 경제 탄력도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우리나라는 곧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이르고 인구가 5000만명인 나라가 된다. 이러한 국가는 세계에 7개밖에 없다. 이제는 국격에 맞게 여야가 보다 현명한 국가 경영을 위해 예산 편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 [사설] 美 양적완화 종료, 국내 충격 최소화에 만전을

    미국의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정책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8~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지난 6년간 시행해 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양적완화는 달러를 한도 없이 찍어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연준은 2008년 리먼 사태로 들이닥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3차에 걸쳐 양적완화 정책을 펴왔다. 무려 4조 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연준은 양적완화를 종료하더라도 세계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과 고용 등의 경제지표로 볼 때 양적완화의 효과는 일단 긍정적이다. 달러를 엄청나게 풀었는데도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고 달러화 가치도 최근에는 오히려 상승했다. 풀린 달러는 신흥국으로도 흘러들어 가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양적완화의 축소는 언젠가 단행될 금리 인상과 맞닿아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무제한 달러 공급으로 비정상화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 한다면 신흥국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달러는 도로 빠져나갈 것이고 거품이 낀 자산가격은 재조정 받을 수 있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취약 국가를 뜻하는 ‘프래자일 5’(Fragile 5)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우리 경제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이 그동안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 프로그램에 따라 출구전략을 단계적으로 펴온데다 금리 또한 6개월 안에 올릴 것 같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화보유액은 3644억 달러로 충분하고 경상수지는 31개월째 흑자를 이어 가고 있기도 하다. 양적완화가 끝이 나도 시장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정부의 견해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낙관은 금물이다. 우리의 상황은 괜찮다 하더라도 다른 신흥국들이 흔들리면 우리도 덩달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70% 수준이나 된다. 저성장·저물가·엔저의 ‘신(新) 3저(低)’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내수 부진 속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실적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2%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는 두 달 연속 뒷걸음질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야심 있게 추진한 ‘초이노믹스’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런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 기업은 유효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기업은 혁신을 통해 내수와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이 189개국 중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세계 5위에 올랐다는 엊그제 세계은행의 발표는 고무적이다. 2010년보다 11계단이나 뛴 것으로 규제완화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정책만 쏟아낸다고 잘하는 정부는 아니다. 그보다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막힌 곳을 뚫어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