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성장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직제개편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남북 군사회담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혁신도시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다주택자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68
  • 올 성장률 1.8%… ‘추경’ 열어뒀다

    올 성장률 1.8%… ‘추경’ 열어뒀다

    탄핵변수 첫 반영… 한은보다 낮춰기재부 “아직 검토 안 해” 선 그어‘트럼프 2기’ 수출 타격 대비… 무역금융 ‘역대 최대’ 360조 푼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2024~26년·2.0%)을 밑도는 ‘1%대 저성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했던 2.2%보다 0.4% 포인트 떨어졌고 11월 말 한국은행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낮아졌다. 12·3 비상계엄·대통령 탄핵소추 등 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 수준으로 낮아지고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며 대외신인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경제 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행의 발언을 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란 해석이 제기되자 기재부는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투자 확대, 기금 변경을 통한 재원 마련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예산을 신속 집행해야 하는 데다 그동안 야권에서 추경을 요구했기 때문에 기재부로서는 부담스러워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추경이 가장 효과적인 경기 대응 수단이라는 데는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견이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1분기에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비상계엄·탄핵 사태’라는 변수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한은이 사태 발생 닷새 전에 내놓은 1.9%보다 0.1% 포인트 더 낮아졌다. 우리나라 실질 GDP는 2243조 2204억원(2023년 기준)이다. 0.1%는 2조 2432억원에 해당한다. 비상계엄이 2조원이 넘는 국부(國富)의 증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2%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보유한 자본·노동력·자원 등 모든 생산 요소를 가동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경제 기초체력에 해당한다. 정치 불안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펀더멘털이 훼손됐다는 얘기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계엄·탄핵에 따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관리된다는 전제에서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1.8%보다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고용 한파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해 17만명보다 5만명 줄어든 12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둔화 배경에 대해 기재부는 “건설업 불황과 제조업 수출 둔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5%로 예측됐다. 증가폭은 지난해 8.2%의 5분의1 수준이다. 지난해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6838억 달러(약 1002조 5000억원)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지만 ‘피크아웃’(정점 도달 후 둔화) 현실화로 크게 악화할 것을 시사한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900억 달러(131조 9000억원)에서 올해 800억 달러(117조 3000억원)로 줄어들 전망이다. 고관세 정책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거란 의미다.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역대 최대인 360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신설해 대출 금리를 최대 1.2% 포인트 낮추고 한도는 최대 10% 확대할 방침이다. 대외신인도 관리도 주요 과제로 담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도 2400선이 깨지는 등 외환·금융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재정·세제·금융 영역에서 패키지 지원책도 본격 추진한다.
  • 비상계엄 충격파에 성장률 1.8% 전망… 1분기 추가경기보강방안 강구

    비상계엄 충격파에 성장률 1.8% 전망… 1분기 추가경기보강방안 강구

    새해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 정국이 올해 성장률을 떨구는 원인을 제공했다. 정부는 처음으로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년 대비 1.8%로 제시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1.9%보다 0.1% 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말 시작된 탄핵 정국으로 내수 경기가 더욱 악화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가중된 것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이 됐다. 연말 대통령 탄핵 사태 영향을 고려해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0.1% 포인트 내린 2.1%로 최종 조정했다. 올해 고용도 지난해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2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7만명에서 5만명 줄어든 수치다. 경상수지도 지난해 900억달러에서 올해 800억달러로 1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는 이례적으로 ‘대외신인도 관리’ 방안이 포함됐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외국인 투자(FDI)를 촉진하는 투자유치 패키지를 지원한다. 상반기 현금지원 예산 2000억원을 최대한 집행하고 기존의 지원 한도와 국비 분담 비율도 각각 5~20% 포인트, 10~25% 포인트 상향하기로 했다.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를 50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확대하고 만기도 2025년 말까지 연장한다. 외환시장의 인프라와 접근성도 개선한다. 특히 세계국채지수(WGBI) 실제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도록 국채 투자 인프라 확충 ‘5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 [사설] 2025년, 그래도 우리는 다시 걷습니다

    [사설] 2025년, 그래도 우리는 다시 걷습니다

    2025년이 밝았다. 새해 아침에 새출발의 설렘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우리는 서 있다. 179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무안 제주항공 참사는 수습과 사고원인 규명에 갈 길이 멀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국정공백 위기 속에 여야는 극한 갈등을 이어 간다. 정국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 상황도 당장 발아래가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둡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밀어닥칠 관세폭탄과 고환율, 중국의 저가공세 속에 1%대 저성장, 내수침체 장기화가 예고돼 있다.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4.6으로 얼어붙었다. 기업의 53%가 올해 노사관계가 더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한미 방위비 협정 개정, 북러 군사밀착,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 위협 등 안보 환경도 악화될 조짐이다. 무엇 하나 녹록한 것이 없는 현실이다. 올해 을사년(乙巳年)은 나라의 외교권이 박탈된 을사조약 체결 120년, 광복 80년, 한일국교정상화 60년이 되는 해다. 세계의 변화에 눈감고 집안싸움으로 지새우다 나라를 빼앗기는 시련을 우리는 겪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전란의 폐허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던 유전자(DNA)를 우리는 갖고 있다. 시련을 딛고 극복할 수 있는 근력을 지녔다. 해야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그래서 더 바쁘다. 당리당략을 앞세워 나라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극단의 목소리를 배격해야 한다. 법치와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안정을 위해 시대정신을 새롭게 반영한 헌법으로 대수술도 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혁신의 동력이 되는 일이라면 어렵고 힘들어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역대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원로들이 “여야 정치권은 국가 장래만을 생각하는 자세로 서로 자제·양보·타협해 달라”고 어제 한 목소리를 냈다. 국가적 위기수습에 여야 없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을 대변한 목소리인 것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첫 회동을 했다. 민생현안 논의를 위한 국정협의체의 조속 가동에 합의한 것도 국민의 바람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기업들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간절히 기대한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을 일으킨 창업세대의 정신을 다시 추슬러 일으키기를 고대한다. 정치와 행정은 규제완화와 경제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연구 인력에 주 52시간 예외를 허용하는 반도체특별법, 전력망특별법 등 경제법안은 새해 1호 법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여야가 새 마음으로 의기투합하길 바라 마지않는다. 정치리스크가 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안 참사로 미뤄진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정부는 늦지 않게 발표하길 바란다. 경제 불확실성을 걷어 급전직하한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할 순간이다. 발뒤꿈치에 단단히 힘을 주고 우리는 다시 똑바로 걸어야 한다.
  •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탄핵 정국, 한국경제 돌파구 시리즈내수·저성장 등 잘 구분해 해법 제시탄핵 인용 가능성·헌법재판관 분석기사와 그래픽 일목요연하게 정리두 지면 연계 국내·국외 10대 뉴스 베를리너판 강점 살린 편집 돋보여정우성이 쏘아올린 비혼 출산 관련유럽 실패 사례 등 부작용 논의 부족‘뚱뚱 이대남’ 등 테마 잡아 차별화국민건강영양조사 기본 내용 빠져청년 공무원 해외연수 기회 확대퇴사·이직 근본 해결책 제시했으면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81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과 2024년 한 해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발 빠르게 준비한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시리즈가 시의적절했고 ‘탄핵 인용 가능성’, ‘헌재 심판 늦출 변수’ 등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쟁점을 정리하는 서울신문의 탁월함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5회차로 다룬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도 많은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지난 7월 도입한 베를리너판형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마감 시간 임박으로 인해 12월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해야 했던 점, 오피니언면에서 곧바로 계엄 사태를 다루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9일자 비상계엄 후폭풍에 대한 경제 전문가 7인의 진단, 16일자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한 헌법학자의 의견, 헌법재판관·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그래픽이 일목요연하게 잘 담겼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잘 정리했다. 지면을 그래픽에 크게 할애하는 건 방송 등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 탄핵 직후인 16일자 1면 ‘국회 둘러싼 준엄한 민심’ 사진 기사는 많은 의미와 큰 울림을 준다. 27일자에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국내·국외 10대 뉴스를 선정, 두 지면으로 배치해 개방감 있고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했다. 두 면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기사를 배치할 때 베를리너판 도입의 강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제 도입 6개월이 지났으니 어울리지 않는 편집에 대해선 더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직후인 5일자의 1면 사진은 긴박성이 조금 떨어졌다. 이날 계엄 관련한 사설은 있었지만 오피니언 칼럼은 아쉬웠다. 국가적 위기가 있는 사건에 대해 서울신문을 대표하는 필진의 글이 실리지 못했다. 4일자에 실린 ‘뚱뚱해지는 이대남… 술·담배 더 하는 이대녀’ 기사는 테마를 잡아 차별화했으나 질병관리청이 1998년부터 매해 해 오는 국민건강영양조사란 기본적 내용이 빠져 아쉬웠다. 허진재 계엄 사태 직후 5일자 ‘계엄 해제 시기도 불분명’이란 기사는 우리나라의 계엄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타지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기사였다. 17일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3회 시리즈는 내수 부진과 저성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응 등으로 구분해 한국 경제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해법을 잘 제시했다. 11일자 ‘슈퍼 선거의 해는 정권 심판의 해’ 기사는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선거 결과를 한번 정리해 줬는데 타지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사였다. 3일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문예지에선 어떻게 조명했는지 다룬 기사도 좋았다. 한강의 소식이 잠시 뜸한 시점이었는데 문학평론가들은 어떻게 작가를 평가하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4일자 서울신문이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한 건 아쉽다.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큰일이 터졌을 때 다음날 지면에 소식을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26일자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대담 기사가 나왔는데 정치 원로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만 더 빨리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16일자 ‘헌법학자 10명 중 7명 탄핵 인용 가능성’이란 기사는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망과 주요 근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헌법재판관과 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이들의 이력과 성향, 주요 판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했고 재판관의 입장도 개략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어 좋았다. 24일자 ‘헌재 심판 늦출 변수 3가지 더 있다’는 기사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공판 갱신 요구 가능성 등을 표로 만들어 정리가 매우 잘됐다. 27일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를 다룬 기사에선 여야뿐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 헌법재판연구원의 입장을 잘 정리했다. 이런 정리 능력은 서울신문이 보유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부모와 자녀를 돌보는 세대가 연금 수급이 늦어지는 아픈 현실을 서울신문이 잘 찾아 기사로 썼다. 앞으로 기사에서 전문가 의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11일자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기사는 계엄 사태 후 공직사회가 멈춰 선 내용을 다뤘는데 말미에 달린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의 코멘트가 촌철살인이다. 공무원들이 용산만 바라보고 일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행정이 안 돌아간다는 취지인데 이런 말씀이 진짜 코멘트다. 반면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관련 기사는 등록동거혼제도 등을 다뤘는데 경제학자의 코멘트가 나온다. 사회학자 내지는 친족상속법 전문 교수의 코멘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6일자 ‘방문객 뚝 상가는 텅텅’이란 기사는 소비지출 하락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기사에 썼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를 텐데 그런 의미를 기사에 더 녹여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3일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돼 정책·외교 맥이 끊긴다고 지적한 기사엔 ODA 예산 감액 내용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말이 나온다. 이 말을 그냥 받아 기사에 넣을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는지 조금 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윤광일 18일자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왜 여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뭉치고 있는지를 잘 다뤘다. 19일자 ‘먹방 빠진 아이들 기사’와 ‘소득분위 상승, 10명 중 2명도 안 된다’ 기사는 눈에 잘 들어오게 썼다고 본다. 24일자 ‘17만명 방사선 위험’ 기사는 필요한 게 아님에도 자주 찍는 영상단층촬영(CT)의 위험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전하고 있다.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 건강에도 오히려 안 좋다는 걸 아주 잘 보여 준 기사였다.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기사는 발 빠르게 경제 난맥에 대해 보도해서 좋았는데 계엄 사태가 민주주의 가치에 큰 영향을 준 것에 관한 기획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탄핵의 요건 등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기사는 반복적으로 보여 줬고,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기사가 과잉됐다. 반면 헌법과 기본권,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영향에선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16일자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쉽게 풀어 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정책 결정자들이 보기에 위기라는 게 아니라 실제 체감하는 소비자, 월급쟁이, 자영업자에게 탄핵 국면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좀더 보여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계엄 사태가 향후 민군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다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현 10일자 Z세대의 시위 동행을 다룬 기사는 재밌는 소재를 발굴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정치 논의에서 배제되는데 왜 그런 세대가 시위에 뛰어들었는지, 투쟁인지 유행인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시위엔 젊은 여성이 많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이 부분에도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다.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기사는 다양한 가족관계 입법 시도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 기사였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부족해 보인다. 입법 이후 부작용으로 유럽 국가의 실패 사례를 다뤘으면 논의가 더 풍부했을 것 같다. 4일자 ‘청년 공무원의 해외연수 기회 확대’를 다룬 기사는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방향이 잘 전달된 기사였다. 하지만 직급, 연차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조기 퇴직에 있어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건 아닌지 비판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퇴사와 이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김영석 올 한 해를 되짚어 보면 서울신문의 베를리너판으로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기획 기사도 타지와 비교해 좋은 게 많았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상당히 좋은 기획이다. 호봉제는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잘 짚었다. 이런 좋은 기획 기사가 서울신문에 대해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이 담기지 못한 신문이 배달된 것은 서울신문엔 아픈 부분이었다. 다음날 분석력이 예민한 칼럼니스트가 현안에 대한 칼럼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시의에 맞지 않는 칼럼이 나온 것도 아쉬웠다. 신문이란 레거시 미디어는 속보성은 굉장히 떨어지지만 팩트에 근거한 분석 능력이 있는데 이런 장점을 살려야 한다. 사건이 일어났다면 왜 일어났는가, 이슈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석적으로 해 줘야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최태원 “혁고정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최태원 “혁고정신으로 다시 태어나야”

    탄핵 정국 장기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경제단체장들이 새해엔 혁신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29일 배포한 2025년 신년사에서 “과거의 성장 공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져야 할 때”라며 “저성장의 뉴노멀(새 기준)화라는 경고등이 켜진 지금, ‘혁고정신’(묵은 것을 고치고 새로운 것을 취함)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은 ‘푸른 뱀의 해’(을사년·乙巳年)로, 뱀이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듯 한국 경제가 다시 태어나야 하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며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선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이 최근의 대내외 변수를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회 갈등과 저출산·고령화 우려 속에 인공지능(AI)발 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 통상 환경의 급변화는 잠시 잠깐의 머뭇거림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내년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인 기업가 정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기업인들은 물론 국민 한 분 한 분이 발휘해 온 기업가 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며 “불굴의 도전과 과감한 혁신인 기업가 정신을 재점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기업들의 활동을 규제하는 낡은 법·제도 개선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손 회장은 “우리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가 복합된 거대한 혼란에 직면했다”며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경제 전반의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법인세와 상속세율을 사례로 들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잠재성장률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체질 개선과 신산업, 노동, 교육 등에서의 규제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내년 주요 과제로 민생 경제 회복과 대·중소기업 간 과도한 격차,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개선,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 규제 완화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내년 1월 3일 경제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25년 신년 인사회’를 열어 한국 경제의 재도약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 [재테크+] “2025년 ‘이것’ 어쩌나”…연말 휩쓴 월가의 걱정거리

    [재테크+] “2025년 ‘이것’ 어쩌나”…연말 휩쓴 월가의 걱정거리

    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관심사였던 인플레이션 문제가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월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탄탄한 기반과 연준의 정책 대응 능력을 저울질하면서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매튜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서 점진적으로는 둔화하겠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여전히 불편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죠. 지난달 기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1년 전에 비해 2.8%, 3.3% 올랐습니다.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주로 서비스 부문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며 의료, 보험, 항공료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주거비의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데, 내년 들어서는 하락하겠지만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 전망치 2.2%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58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다수는 2025년 개인소비지출 지수가 2.5%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2026년에는 연준의 전망보다 높은 2.4%를 예상했죠. BNP파리바는 관세 정책 시행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내년 말 2.9%에서 2026년 말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확실히 상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많은 리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시행될 예정인 관세와 이민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수입품 고관세, 법인세 감면, 이민 제한 등의 정책이 안정세를 찾아가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관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공약 중 가장 화제가 된 공약 중 하나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를 포함해 모든 무역 상대국에 최소 10%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달 미국 경제가 물가를 안정시키고 실업률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연착륙’에 성공했다면서 이 연착륙이 끝나는 시점으로 다음달 20일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高)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와 다른 국가들의 보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 또는 저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죠. 투자자들도 이러한 리스크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는 계속 성장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노 랜딩’ 시나리오에 대한 전망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언급하며 “내년에도 꽤 견고한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매 판매가 11월 예상을 상회했고,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 역시 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 강기정 “새해 확장재정으로 민생 더 따뜻이”

    강기정 “새해 확장재정으로 민생 더 따뜻이”

    강기정 광주시장이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삼중 한파와 불확실성에 맞서 내년에는 ‘더 단단한 민주주의, 더 따뜻한 민생경제, 당신 곁에 광주’로 시민의 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26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송·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금 저성장 고착화, 트럼프 보호무역 강화, 탄핵 정국이라는 삼중 한파를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시장은 내년 주요 사업 방향에 대해 “확장 재정을 통해 민생 한파의 방파제를 만들고, ‘소비그릇’을 키워 민생을 안정시키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내년 광주는 민생경제 회복 예산 1082억원이 포함된 총 7조6000억원의 본예산을 편성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약 7000억원이 증가한 규모”라면서 “아직 편성되지 않은 인공지능(AI) 실증밸리, 상생카드 예산 등 국비 예산은 조기 추경에 반드시 포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스포츠 등 광주의 강점을 살린 ‘광주 방문의 해’를 통해 소비그릇을 키운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강 시장은 “내년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과 세계인권도시포럼이 함께 열리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10주년, 디자인비엔날레,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잇따라 광주에서 열린다”며 “KIA 타이거즈, 광주FC를 통해 스포츠 관광을 활성화하는 등 ‘광주 방문의 해’를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I·미래차·RE100(재생에너지 100%)을 광주 활력의 성장판으로 삼겠다는 전략과 함께 광주를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도시로 조성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강 시장은 “광주는 그저 하나의 지명이 아니라 인간존엄을 향한 불굴의 의지, 나눔과 상생 정신을 담은 소중한 ‘가치’”라며 “과거의 광주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렸듯 이제는 오늘의 광주가 미래의 대한민국에 새로운 활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1인당 1개 압류금지 통장 허용을”…민생 경제 광폭 행보 나선 이재명

    “1인당 1개 압류금지 통장 허용을”…민생 경제 광폭 행보 나선 이재명

    “15.9% 이자율 ‘신’만 감당… 비정상”현장간담회서 당 차원 입법화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정책 금융의 대출 금리를 문제 삼으며 서민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서민들의 경제 활동을 위해 압류금지 통장을 허용하는 법안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저성장 시대에 15.9%의 이자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신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서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이자율(연 15.9%)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내놓은 소액 생계비 대출 금리로 이 상품은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워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는 취약계층의 재기를 위해 마련된 정책 상품이다. 이 대표는 “제가 수없이 지적하지만 15.9%를 내고도 살아남을 사람이 왜 이런 지경까지 왔겠느냐”고 반문하며 “지원액, 이자율, 기간에 대한 문제 등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인당 1개의 압류금지 통장을 일정 한도까지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당 차원의 입법 추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통장 개설을 못 하고, 통장 개설을 못 하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을 길이 없다”면서 “사실상 경제 활동 영역 밖으로 퇴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불량이 되면 알바비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다”며 “생계비 수준의 1개 통장에 대해선 압류할 수 없도록 압류금지 통장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 등을 향해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민생 경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간담회를 진행했고, 19일에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경제계와 투자자 등 양측 의견을 들었다. 또 직장인을 위한 조세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월급방위대’를 당대표 직속 기구로 설치했다.
  • “1인당 1개 압류금지 통장 허용을”…민생 경제 광폭 행보 나선 이재명

    “1인당 1개 압류금지 통장 허용을”…민생 경제 광폭 행보 나선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정책 금융의 대출 금리를 문제 삼으며 서민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서민들의 경제 활동을 위해 압류금지 통장을 허용하는 법안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저성장 시대에 15.9%의 이자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신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서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이자율(연 15.9%)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내놓은 소액 생계비 대출 금리로 이 상품은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워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는 취약계층의 재기를 위해 마련된 정책 상품이다. 이 대표는 “제가 수없이 지적하지만 15.9%를 내고도 살아남을 사람이 왜 이런 지경까지 왔겠느냐”고 반문하며 “지원액, 이자율, 기간에 대한 문제 등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1인당 1개의 압류금지 통장을 일정 한도까지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당 차원의 입법 추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통장 개설을 못 하고, 통장 개설을 못 하면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을 길이 없다”면서 “사실상 경제 활동 영역 밖으로 퇴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불량이 되면 알바비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다”며 “생계비 수준의 1개 통장에 대해선 압류할 수 없도록 압류금지 통장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 등을 향해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민생 경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간담회를 진행했고, 19일에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경제계와 투자자 등 양측 의견을 들었다. 또 직장인을 위한 조세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월급방위대’를 당대표 직속 기구로 설치했다.
  • [열린세상] 대학과 지역의 새 도전 ‘RISE’

    [열린세상] 대학과 지역의 새 도전 ‘RISE’

    2025년 대학과 지역은 모두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다. 지역의 발전전략과 연계해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일명 RISE 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RISE 체계는 저성장·저출산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대학으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대학도 지역·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은 글로벌 매력 도시다. 세계적인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가장 매력적인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은 올해 전년 대비 2계단 오른 12위를 기록했다. 서울에는 우수한 경쟁력과 잠재력이 있는 45개의 일반대학이 있지만, 2025 QS 세계대학 순위 100위권 내 대학은 3개교, 500위권 대학은 7개교에 불과하다. 이것은 서울시의 경쟁력보다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서울 소재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저출산·저성장 시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RISE 체계가 기대되는 이유는 서울시가 직면한 도시문제와 대학이 직면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인공지능(AI)과 바이오산업을 대학·산업과 함께 육성하고 전략산업 클러스터에 산학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산업, 대학이 미래 첨단산업을 이끌어 간다면 새로운 성장모델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서울시가 창조산업의 거점으로서 확장현실(XR)·AI 등 신기술과 융합해 K컬처를 선도할 산업을 육성하고 지(地)·산(産)·학(學) 협력을 기반으로 인재를 육성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서울은 미디어·문화산업의 세계적 메카로 우뚝 설 수 있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창업으로 연계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스케일업 할 수 있는 창업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역·대학·산업의 협력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 이미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7년간 2974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하고 1만 25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나아가 대학은 지역과 함께 미래 첨단산업과 창업생태계를 발판 삼아 지역을 글로벌화함과 동시에 해외시장에 진출할 역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RISE 체계를 기점으로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도 다양하게 변화해야 한다. 대학이 보유한 역량과 지역·산업의 역량을 연계해 지역사회가 당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 교육혁신의 중심으로 학령기 학생 교육에만 머무르지 않고 초·중등 교육을 지원하고 성인 대상 평생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나서야 한다. RISE 체계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지역의 경제생태계와 교육생태계를 연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RISE 체계가 대학에 대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RISE 체계의 본질은 이제 대학도 지역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지역·산업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지역의 경제·산업 정책과 RISE 체계의 성공적인 연계는 대학을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RISE 체계를 통해 대학이 새로운 성장모델을 추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기대한다. 이창원 한성대 총장·한국행정개혁학회 이사장
  • 8년 전과 다른 내수 불황… ‘추경 골든타임’ 놓치면 부진 심화 [뉴스 분석]

    8년 전과 다른 내수 불황… ‘추경 골든타임’ 놓치면 부진 심화 [뉴스 분석]

    당시 성장률 3.2%, 잠재성장률 상회이번엔 13개월째 ‘내수 부진’ 판정재정 조기 집행·추경 병행 ‘시너지’일각 “내년 5월 이후 해도 안 늦어”“복합위기, 금리 인하 필요” 주장도 고환율·증시 폭락·내수 부진·수출 둔화·저성장…. 하나같이 한국경제가 위기 상황임을 가리킨다. 내후년까지 1%대 저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전례 없는 통상 압력이 예고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도 안 남았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대선 정국이 가시화한다면 경기 대응 측면에서 내년 1~2분기를 흘려보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복합위기 상황 해법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까닭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국은 재정의 역할에 공감하지만 ‘본예산 조기 집행’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내년도 예산의 75%를 상반기에 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추경을 요구하고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넘기면 재정을 쏟아부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추경안 등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은 그동안 정치 논리에 좌우된 경우가 많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도 그랬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새해 2월 추경 편성을 요구했고, 야당인 민주당은 이를 반대했다. 탄핵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여당의 ‘시선 돌리기’였다. 결국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11조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다. 하지만 8년 전과 지금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다르다. 2016년 12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83.30원, 코스피는 12월 한 달간 2.2% 상승했다. 그해 경제성장률은 3.2%로 잠재성장률 2.8%를 웃돌았다. 하지만 현재 환율은 1451.40원(20일 종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비상계엄 이후 3.8% 하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역대 최장인 13개월째 ‘내수 부진’ 판정을 내렸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2022년 2분기 이후 역대 최장인 10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내년 성장률도 잠재성장률 2.0%를 밑도는 1.9%(한은)가 예고된 상태다. 경제학자들도 추경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다만 시기와 규모, 쓰임새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환율 상황을 통화 정책으로 진정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재정이 움직여야 한다”면서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추경까지 집행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는 20조원, 집행 분야는 반도체 수출과 취약계층 지원을 꼽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내수 침체를 극복하려면 연초 추경이 불가피하다. 5월 이후로 가면 늦다”고 전했다. 반면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초 추경은 용돈을 써 보지도 않고 늘려 달라는 것과 같다”면서 “상반기에 배정된 예산을 먼저 쓰고 나서 필요하면 5월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어 “추경은 자영업자, 저소득층이 내수 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돕는 데 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복합위기는 금리 인하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상황에서 추경은 의미가 없다”며 “환율이 오르지만 외환위기 때만큼 오르진 않을 것이므로 내수를 부양하려면 1월에 기준금리부터 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 김길영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장, 채널A-뉴스A라이브 출연

    김길영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위원장, 채널A-뉴스A라이브 출연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김길영 위원장(국민의힘·강남6)이 20일 채널A 뉴스 시사프로그램인 ‘뉴스A라이브’에 출연해 서울의 미래도시계획을 위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지역균형발전과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강북과 강남이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삼성동, 대치동 일대의 지가상승 억제를 위해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과도하게 제한함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법정동 단위로 적용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행정동 단위로의 변경 등 핀셋규제를 통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청년의 연령대가 19세에서 39세까지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청년 문제인 진로, 취업, 결혼, 내 집 마련까지 청년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범위가 크게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서울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청년 대상별 맞춤형 정책을 촉구하면서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저출생·저성장·고령화로 인한 서울시의 인구 감소 위기를 고려해야 하는 현실에 비추어 ‘서울형 외국인주민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 유학생 중 대학생만 유치할 게 아니라 초·중·고 유학생 모두를 유치하고 이를 위해 서울교육청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서울의 주택공급 확대와 유휴공간 확보를 위해 도심 ‘고밀·복합개발’과 ‘지하화를 통한 수직적 확대’를 주장했다. 경부고속도로·주요 간선도로·지상철도 지하화는 지역간 단절과 소음·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상부공간을 업무·상업·문화 복합시설로 개발하여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며, 상부공원 조성으로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대하여 보행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사업추진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스포츠경영학 박사로써 전공이 의정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위원장은 ‘서울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한 ‘명칭 사용권’을 설명했다. 명칭 사용권은 기업이 공공시설의 명칭을 구매해 시설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기업에는 홍보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명칭 사용권에 대해 “시 재정 확충과 함께 기업의 이미지 홍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명칭 사용권을 통해 노후화된 서울시 체육 시설을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더 나은 체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국 ‘먹구름’인데… 글로벌 CEO “경제 낙관” 1년 새 7%→42%

    한국 ‘먹구름’인데… 글로벌 CEO “경제 낙관” 1년 새 7%→42%

    긍정 전망 단 1년 사이 6배나 뛰고“비관적” 48→18%… 절반 이상 줄어美 주도 성장세 지속 기대감 반영지정학적 불안정·인플레 등은 위험 글로벌 ‘500대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세계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저성장·고환율·트럼피즘(트럼프주의) 등 삼중고를 겪으며 저성장 전망이 기정사실화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마주한 상황의 간극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안진회계법인·컨설팅 등)이 발표한 ‘글로벌 CEO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수장들의 42%가 내년 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낙관 전망 비율이 지난해 10월 조사(2024년 전망) 당시 7%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여 사이 긍정 전망이 6배나 늘어난 것이다. 향후 1년간 글로벌 경제가 비관적으로 전개될 것이라 본 CEO 비중은 1년 전까지만 해도 48%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18%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자신들이 영위하는 산업의 성장에 대해서도 낙관 전망이 1년 사이 40%에서 61%로 급증했다. 자사 전망에 대해서도 같은 기간 낙관 전망이 69%에서 84%로 늘었다. 앞으로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 보고 각자 운영하는 회사 경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주도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이런 장밋빛 전망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법인세가 줄어드는 한편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고 투자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글로벌 CEO들은 여전히 지정학적 불안정(60%), 인플레이션(45%), 글로벌 규제(30%) 등을 리스크의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 대선 결과가 세금(46%), 규제(46%), 국제 무역 및 관세(45%)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딜로이트가 미국 대선 이후인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포천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CEO 141명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의 글로벌 경제·산업 전망을 설문 조사해 작성했다.
  • 경기 부양과 환율 방어 사이… 한은, 1월 금리 인하 ‘딜레마’

    경기 부양과 환율 방어 사이… 한은, 1월 금리 인하 ‘딜레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매파적 기준금리 인하에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 탄핵 정국 이후 급격히 커진 저성장 우려로 내년 1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쇼크로 고공 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을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까지만 해도 시장과 전문가들은 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저성장 우려가 커졌고 탄핵 정국으로 소비심리까지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액은 2조 5102억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3%가량 줄었고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날까지 무려 세 차례나 하향 수정했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 역시 한은의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여 왔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줄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연준이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리가 금리를 내리면 원화 약세를 초래해 원달러 환율이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시장과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물가와 내수를 주요 기준으로 삼는 한은이 1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원달러 환율의 1500원대 진입 우려도 열려 있는 만큼 내년 1월에는 우선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맞선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이 내년 초 다시 돌아오면 달러 수요는 더 커지고 환율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이 과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는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가 바뀌면 은행별 대출 총량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조금씩 낮추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경기부양 정책이 지연되고 있어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금융 불확실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연준발 쇼크, 지붕 뚫린 환율

    美연준발 쇼크, 지붕 뚫린 환율

    내년 4→2번 인하 ‘속도 조절’ 시사환율 1450원대, 금융위기 이후 처음잠재성장률도 추락… 2040년 0%대 원달러 환율이 15년 9개월 만에 1450원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예고하자 달러 강세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위안화 가치 절하,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구조적 요인까지 더해 내년 1월에는 1500원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감했다.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으로 출발해 종일 1450원 안팎에서 등락했다. 환율 고공 행진은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팔자’세를 부추겨 주가를 끌어내렸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손실 우려가 커져 국내 시장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3%(57.88포인트) 내린 2426.55로 출발, 1.95%(48.50포인트) 급락한 2435.93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89% 내리는 등 양대 시장 지수가 나란히 2%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4287억원, 5098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우리 외환·주식시장이 한꺼번에 타격을 입은 것은 이날 새벽 미 연준의 ‘매파적 인하’ 결정에서 기인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하(4.25~4.50%)를 결정했지만 내년 금리 인하 폭을 기존 1% 포인트에서 0.5% 포인트로 줄이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연준이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내년 말 예상 기준금리를 지난 9월 전망치인 3.4%에서 3.9%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입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점도표에 따르면 총 19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14명이 내년에 0.25% 포인트씩 2회 정도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당초 내년 연준이 0.25%씩 4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차례 정도로 인하폭이 축소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거나 경제와 고용시장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때 신중할 수 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완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이러한 FOMC 결과 발표 직후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DXY)는 FOMC 회의 결과 발표 직후부터 급등해 한때 108.26으로 나타나면서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12% 포인트 상승해 6개월여 만에 연 4.5%를 넘었다. 통화 긴축 우려가 커지며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2.58%), S&P500(-2.95%), 나스닥(-3.56%) 등 3대 지수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 1500원 도달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달러를 견제해 줄 수 있는 대내외 요인이 현재 당국의 개입 말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찍은 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두 번뿐이다. 이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며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움직임에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히자 비트코인은 하락했다. 이날 11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던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0만 달러 선까지 붕괴했다. 한편 한은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0%까지 떨어진다며 ‘저성장의 늪’을 경고했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을 2% 수준으로 추정했다.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2010년대 들어 연평균 3% 초중반으로 하락했고, 2016~2020년에는 2% 중반, 2024~2026년엔 2%까지 떨어진다고 봤다. 국가의 성장 잠재력 지표로 활용되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연평균 1.8%, 2030~2034년에는 1.3%까지 내리고, 2040년부터는 아예 0%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 이창용 “내년 성장 하방 압력 커졌다… 재정으로 경기 부양해야”

    이창용 “내년 성장 하방 압력 커졌다… 재정으로 경기 부양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진 탓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은 필요 없다”고 했던 입장을 바꾼 것으로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재는 18일 한은 본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2.2%로 예상했던 올해 경제성장률도 2.1%로 낮춰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라는 돌발 사태를 계기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수출은 예상대로 유지되는 것 같지만 소비 지표인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더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8월 2.5%에서 2.4%로, 지난달 2.4%에서 2.2%로 거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어 “재정적·심리적 문제를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에도 하방 압력이 커졌다”면서 “내년 성장률은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 포인트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성장 우려를 타개하기 위해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추경안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탄핵 정국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제신인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가급적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비상계엄 혼란 이후 30원 오른 환율에 대해서는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비상계엄 이후 환율의 변동성이 급격해질 때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등 개입을 했는데, 아주 많은 양을 개입하지 않고도 변동성이 줄어든 상태”라면서 앞으로도 같은 방법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환율인 1430원대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고 해도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현 환율인 1430원대가 계속 유지된다면 물가상승률이 0.05%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을 1.9%로 했는데 1.95%가 되는 것이며 그렇다면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선 환율 변화가 (물가보다) 금융 안정이나 심리에 주는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 경제에 저성장·저물가 추세가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한은은 이날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1%대를 유지하며 물가 안정 기반이 공고해지고 있다”면서도 “향후 1~2년 내 물가상승률이 1% 이하로 나타나는 저인플레이션 국면 진입 가능성은 낮지만,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저하될 경우 저성장·저물가(스태그디플레이션)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꽉 막힌 경제 난맥… ‘빠른 추경’이 열쇠 [탄핵정국, 한국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꽉 막힌 경제 난맥… ‘빠른 추경’이 열쇠 [탄핵정국, 한국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1%대 저성장 경고등이 켜진 한국 경제가 ‘대통령 탄핵 정국’이란 토네이도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경기 및 수출 둔화, 내수 부진, 고용 한파, 고환율 등 긍정적인 지표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구조개혁 방향과 경제정책 기조 전환을 판단할 컨트롤타워가 실종된 상황이다. 내수 침체와 비상계엄이 부추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미국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수출 부진이 겹친 복합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탄핵 정국은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골목 상권을 흔들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9일)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의 신용카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9% 줄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6일 “사회적 불안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진단했다. 내수 부진은 1년 넘게 자영업자를 괴롭혀 왔다. 고용이 둔화하고 실질임금이 크게 늘지 못하면서 소비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13개월째 ‘내수 부진’이란 진단을 내렸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노릇을 하던 수출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이 1.4%에 그쳤다. 지난 7월 13.5%를 기록한 이후 둔화세가 이어졌다. 내수 부진에 수출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세 전환)까지 완연한 탓에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1%대 중반까지 낮춰 잡았다. 씨티는 지난달 29일 내년 전망치를 1.6%로 내놨다. 더 심각한 문제는 탄핵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트럼피즘과 탄핵 후폭풍이 맞물려 하방리스크가 확대된다면 내년 성장률이 1%대 초중반까지 미끄러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부분 경제학자는 “한국 경제가 내수 부진을 해결하고 저성장에서 탈출하려면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봤다. 비상계엄과 1차 탄핵안 폐기 여파 속에서 초유의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추경 편성의 명분이 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정상적인 본예산이 성립되지 않아 추경 요건이 성립한다”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봤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빨리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정치적 혼란이 심해지면 추경을 하더라도 효과가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의 목적은 ‘내수 회복을 위한 추경’이 돼야 하며, 특히 ‘골목상권 살리기 추경’이 필요하다는 데 다수가 공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추경으로 골목상권을 살리고 내수 부양을 하면 성장률이 떨어지지 않고 경제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와 방식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명목 GDP 2400조원의 1%가 24조원”이라면서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 위축이 심각하니 적어도 30조원은 돼야 할 것”이라며 ‘원샷 추경’을 주장했다. 반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액된 4조 1000억원 규모로 1~2월에 추경을 빠르게 진행한 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경제 타격을 고려해 추가 규모를 정해야 한다”며 ‘단계적 추경’을 제안했다. 앞서 2020~2022년 코로나19 때는 7차례에 걸쳐 133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했다. 평균 19조원 규모였다. 재정 부담, 물가 상승 등 ‘추경 부작용’은 당장 고려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정식 교수는 “추경으로 경기가 활성화하면 세수가 늘어나니까 추경을 안 해 경기가 둔화하는 것보단 이익이 된다”면서 “경기가 나쁠 때 추경을 하는 것이어서 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작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도 “추경 규모를 100조원까지 늘리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데 10조원 안팎이라면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저성장 극복 방안인 ‘구조개혁’은 동력을 잃었다. 노동·교육·의료·연금 개혁을 통한 사회와 경제 구조 체질 개선은 다음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조개혁은 경기가 좋을 때 가능하다. 지금은 어렵다”면서 “저성장 기조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6단체 대표와 만나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고 투자·수출·채용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각국 재무장관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등에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평소처럼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신뢰와 지지를 요청한다”는 서한을 발송했다.
  •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 “통상 대응·추경 시급”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 “통상 대응·추경 시급”

    1월 트럼프 2기 출범 ‘발등에 불’중국 불황과 미중 갈등도 악재로외식 카드 매출 전년보다 9% 줄어1430원대 ‘킹달러’ 물가 자극 우려“美 통상 시나리오 따른 전략 마련재정 집행 속도 높여 경기 부양을”최상목, 대외관계장관 간담회 가동긴밀한 공조 체제 아래 ‘대미 접촉’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 경제의 단기 불확실성은 걷혔다. 가결 이후 첫 거래일인 16일 증시와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불성립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코스피는 2.8% 폭락했고 환율은 종가 기준 1437.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체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내수 부진 장기화, 고환율 지속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 위협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가뜩이나 내후년까지 1%대 저성장의 터널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기능마저 사라진 한국 경제의 리스크와 해법을 진단해 봤다. 최대 위협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피즘’이다. 워싱턴은 내년 1월 20일 출범과 함께 한국을 향한 통상 압박을 본격적으로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관세율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트럼프를 상대할 대통령이 ‘부재중’이란 점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수위원회 측은 “죽은 권력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트럼프는 힘을 숭상하는 사람이다. 힘이 없는 권한대행 체제는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면 다음 대통령이 탄생할 때까지 미국 통상 압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도 악재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9월부터 금리 인하에서 시작해 장기 유동성 공급,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의 내수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이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중국 경제의 4분의1이라는 부동산 불황이 심각한 데다 미중 갈등까지 맞물려서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도를 높이면 한국의 대중 수출 또한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수출과 함께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용이 악화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덮쳐 연말 특수마저 사라질 위기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9.0% 줄어들었다. 고환율 대응도 시급하다. 지난 11월 초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1400원대의 ‘강달러’를 1430원대 ‘킹달러’로 만들어 놓았다. 정국 불안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를 외치며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고환율이 유지돼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 국내 물가는 전반적으로 반등할 우려가 커진다. 경제학자들은 한 대행 체제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통상 협상의 주체가 살아 있는 건 장점”이라며 “예상되는 미국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구체적 전략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수 부진을 완화하려면 재정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고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대출금리가 올라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은 어렵다.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재정정책뿐”이라면서 “대행 체제에서 새 정책을 펴긴 어려운 만큼 재정 집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감액 예산안이 통과돼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 추경은 당초 정부가 지출하려 했던 예산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라면서 “탄핵안이 인용되고 나서 하려면 너무 늦기 때문에 여야가 추경을 당겨서 할 수 있도록 즉각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경제팀은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팀은 민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내 발표할 2025년 경제정책 방향의 얼개를 공개했다. ▲대외신인도 유지 ▲통상 불확실성 대응 ▲건설·석유화학분야 경쟁력 강화 ▲예산 신속 집행 등 4대 방향이 담겼다. 반도체 특별법, 인공지능(AI) 기본법, 전력망 특별법도 연내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대외관계장관 간담회도 잇달아 열고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안 장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외교부와 각 경제부처, 미국 지역 재외공관이 긴밀한 공조 체제 아래 미국을 상대로 ‘아웃리치’(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 [세종로의 아침] ‘계엄 폭탄’ 맞고 나락 향하는 한국 경제

    [세종로의 아침] ‘계엄 폭탄’ 맞고 나락 향하는 한국 경제

    2016년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 한 달 뒤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그로부터 8년. 11월 5일 미 대선에서 다시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얄궂은 역사의 굴레가 평행이론처럼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와 불확실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국내 정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질서 있는 퇴진’이 언급되고, 탄핵 찬반을 놓고 여당이 분열하는 상황까지 판박이다. ‘2016년 12월’이 사람과 스토리만 바꿔 ‘2024년 12월’에 재현된 듯하다. 그때와 지금, 뭐가 다를까. 당시 국회 로텐더 홀에서 겪은, 지금 세종에서 겪는 탄핵 정국의 경험을 되짚으니 차이점이 하나 발견됐다. 바로 ‘경제 후폭풍’ 유무다. 정치 상황은 비슷해 보이지만 경제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2016년 트럼프 당선 확정 직후 2.25% 하락한 코스피는 이후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이었다. 박근혜 탄핵 정국도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6년 3.2%, 2017년 3.4%로 당시 잠재성장률 2.8%보다 0.4~0.6% 포인트 높았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자본 유출은 없었다. 원달러 환율도 종가 기준 1100원대를 유지했다. 반면 8년 만의 트럼프 재집권과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청구한 경제적 대가는 혹독하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은 코스피 하락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 우리 기업에 유리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의 영향이다. 여기에 느닷없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트럼프 당선 충격파에 허덕이던 국내 증시를 나락으로 보내 버렸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4일) 코스피는 1.44% 꺼졌다. 윤 대통령 1차 탄핵안 부결(7일) 이후 첫 거래일(9일)엔 2.78% 폭락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437.0원까지 폭등했다. 내년 수출 둔화와 무역수지 악화, 내수 부진에 따른 1%대 저성장 예고는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에 원인을 두고 있다. 지난 3일 거대한 계엄 리스크가 등장하면서 지금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이 됐지만, 트럼프 리스크는 탄핵 정국이 끝나면 내년 한 해를 지배할 가장 강력한 경제 위험요인이다. ‘내란’은 형법이 상정하는 가장 무거운 죄다. 직권남용·뇌물수수처럼 개인 비리에 국한됐던 박 전 대통령의 혐의보다 훨씬 무겁다. 안보와 관련돼 있어 시장을 직접 타격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경제에 미칠 후폭풍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래서 계엄에 반대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것 같다. 경제 사령탑이라면 당연히 그랬어야 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가 한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는 걸 정말 몰랐을까. 몰랐다면 그동안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일천한 상태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왔단 의미다. 알고도 그랬다면 국가 경제 따윈 안중에 없었단 얘기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계는 45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국민이 합심해 키워 온 경제 규모도 한순간에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경제만의 위기는 사이클이 있어 기업 투자 확대와 정부 정책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치·안보 이슈에 연루된 경제 위기는 사회 안정부터 이뤄져야 해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비상계엄 선포로 150분간 국가 비상사태가 벌어진 나라에 선뜻 투자할 강심장은 없다. 사태 이후 경제팀이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으려고 이토록 뛰어다니는 이유다. 3000만 동학개미는 앞으로 다가올 증시 호재로 탄핵안 의결, 대통령 파면, 전 대통령 구속 3가지를 꼽는다. 누군가에 대한 법적 처벌이 호재가 된다는 건 슬픈 일이다. 하지만 돈에는 감정이 없고, 경제는 냉정하다. 투자자들은 증시 호재가 최대한 빨리 찾아와 박살 난 주가가 조속히 원상 복구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영준 경제정책부 차장
  • 건설·제조·도소매업 ‘고용 한파’… 노동시장 뿌리째 흔들린다

    건설·제조·도소매업 ‘고용 한파’… 노동시장 뿌리째 흔들린다

    내년부터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 터널에 진입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건설·제조·도소매업 고용 한파가 현실화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노동시장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까지 사라져 앞으로 고용지표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2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 3000명(0.4%) 늘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 폭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7만 3000명 감소한 이후 11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제조·도소매업의 고용 부진은 심화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는 9만 6000명 감소하며 7개월 연속, 제조업은 9만 5000명 줄어 5개월 연속, 도소매업은 8만 9000명 감소하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3개 업종의 취업자 감소 폭만 28만명에 이른다. 자영업도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달 비임금 근로자는 4만 8000명 급감했다. 이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3만 9000명 줄었다. 2021년 9월 4만 8000명 감소한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반면 고용원 없는 ‘나 홀로 사장님’은 2만 6000명 늘었다. 매출 감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직원을 줄인 자영업자가 증가했단 의미다. 내수 경기 악화는 청년층을 먼저 타격했다. 15~29세 취업자는 18만명 줄어들며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었다. 10만명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7개월 연속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9만 8000명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 착시는 이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구 감소로 분모가 줄면서 취업자 비율이 상승한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0.3% 포인트 내린 2.0%로 제시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 충격파를 반영하지 않은 상황에서 1%대에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예산이 투입되는 직접일자리 사업 채용인원을 올해 117만 8000명에서 내년 123만 9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월부터 바로 채용해 1분기 중 90%가량인 약 110만명 이상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