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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NIMT 현상’/구본영 논설고문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근대 국가의 조직은 관료제의 합리적 권위에 기반을 둔다고 했다. 하지만 관료제도의 장래에 기대와 불안이 엇갈렸던 모양이다. 제대로 된 관료제도가 “영혼이 없는 전문가나 마음이 비어 있는 육감주의자” 앞에서 무릎을 꿇을까 염려했다니 말이다. 현대사회에서 관료제의 순기능 못잖게 역기능도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국민보다는 조직 내부만 바라본다거나, 업무량과는 관계없이 기구만 늘려 놓고 보는 관료주의의 병폐를 앓고 있다지 않은가. 베버가 염려했던 대로다. 최근 회자되는 조어인 ‘님트’(NIMT·Not In My Term) 현상도 그런 차원인가. ‘내 임기 동안은 책임질 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 이보다 일부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더 잘 설명할 순 없을 것 같다. 돌이켜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기인 이른바 개발연대엔 관료들이 국가 발전의 견인차였다. 경제기획원을 만들어 맨땅에 헤딩하듯 ‘증산·수출·건설’을 부르짖던 그 시절, 관료들은 ‘하면 된다’ 정신(캔두이즘)의 전령 격이었다. 당시에도 공무원 조직에 문제야 없었겠느냐만, 그래도 우수 인력이 많이 모여 한번 해 보자는 사명감도 컸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인 요즘 관료 조직이 꼭 민간보다 우월한 집단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런데도 혹여 우리 공직사회가 복지부동에 젖어들고 있다면 심각한 일이다. 인사혁신처가 그제 ‘직무와 성과 중심의 공무원 보수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공무원 조직에 성과연봉제를 확대하고, 특히 업무 난이도나 중요도에 따라 우대한다고 한다. 공정한 잣대만 세운다면 일 잘하는 관료를 대우한다는데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게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공직사회에서 님트 현상을 없애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즉 상벌 기준을 명확히 해 혹시 잘못됐을 경우 문책이 두려워 아무 일도 않으려는 공직자들의 영혼을 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릇 깰까 두려워 서로 설거지를 미루는 가정이 화목할 리도, 번창할 리도 없다. ‘실수하지 말고 중간만 가자’는 무사안일주의가 횡행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지역사회 이기주의, 즉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보다 더 무서운 풍조가 님트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관료사회보다 우리 정치권이 더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국가적 차원에서 아무리 유익한 정책일지라도 자신들에게 표를 줄 계층이나 지역민이 싫어하는 일은 않겠다는 선량들을 보면서다. 일찍이 베버는 신념윤리도 책임윤리도 없는 ‘생계형 정치인’의 출현을 극도로 경계했다. 이들을 ‘영혼 없는 관료’보다 더 해로운 존재로 본 셈이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노동·금융 개혁을 한사코 가로막으며 격돌하다 외환위기를 부른 김영삼 정부 시절의 여야 대치를 요즘 데자뷔인 양 다시 보면서….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조재영 PB의 생활 속 재테크] 해외 펀드 투자는 ‘글로벌 펀드’부터… 최소 3년 유지를

    펀드 투자에도 공식이 있다. 초보 때는 국내 주식형,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고 경험이 쌓이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해외 펀드도 글로벌, 지역, 단일국가 순으로 접근해야 큰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스키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초급 단계를 건너뛰고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무시돼 왔다. 펀드 입문자가 ‘브릭스 펀드’ ‘차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일이 빈번했다. 난도 높은 해외 펀드에 ‘묻지 마 투자’를 서슴지 않고 한 결과는 패가망신에 가깝다. 그렇다고 국내 자산에만 투자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에 불과하다. ‘우물 안 개구리’식 투자로는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없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지만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산배분펀드(글로벌 펀드)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원자재,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 분산이 된다. 대박이 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쪽박을 찰 일도 거의 없다. 게다가 최근 금, 원유 등 원자재값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저가 매수 시기인 만큼 글로벌 펀드를 통해 원자재 간접 투자를 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망라한 투자 지역 분산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펀드가 가장 교과서적인 투자의 정석을 구현할 수 있는 펀드로 일컬어진다. 단, 장기적인 누적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우수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고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투자 기간을 최소 3년 이상으로 권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6~7%로 높지도 낮지도 않다. 해외 펀드이기 때문에 펀드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전액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투자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20~30%를 추천한다. 만약 연금저축 방식으로 가입한다면 투자금의 50% 이상을 묻어 두는 것도 좋다. 세액공제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이 아니더라도 해외 펀드 전용 계좌 또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매월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투자 자산에 대한 배분, 투자 지역에 대한 분산에 이어 투자 시점의 분할로 거의 완벽한 위험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강남센터 PB부장
  • 저성장이 불안해? 소박하면 행복해!

    저성장이 불안해? 소박하면 행복해!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우경임·이경주 지음/글담출판/216쪽/1만 2500원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사사키 후미오 지음/김윤경 옮김/비즈니스북스/276쪽/1만 3800원 아침 출근길, 붐비는 버스 안에서 부대끼다가 문득 곁에 나란히 선 승용차 안의 젊은 여인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본다. 그는 한껏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있다. 회사 사무실에 도착한 뒤 아침 업무 준비로 인터넷을 하던 중 그만 ‘완소 아이템’을 만나고 말았다. 폭풍 클릭하며 단숨에 결제까지 마쳐 버렸다.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이의 어깨에 걸린 명품가방에 절로 눈이 갔다. 그 명품가방의 가격과 다른 물건의 남은 할부금, 카드결제일, 월급날 등의 복잡한 고차원의 함수 관계에 머리가 살짝 지끈거렸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퇴근했지만 좁은 집은 정리되지 않은 온갖 물건들로 엉망이다. 택배 상자가 두어 개 현관 옆에 뒹굴거리고, 꽉 찬 옷장에 채 걸지도 못해 소파 위에 내던져진 옷들로 가득하다. 야심 차게 계획한 다이어트를 위해 구입한 사이클 운동 기계와 덤벨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저성장시대에 욕망과 결핍에서 헤매고 있는, 흔하디흔한 평범한 삶의 모습이다. 불행의 실체를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쓸데없이 많이 가져서 불행, 남들이 가진 것을 갖지 못해서 불행이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이러한 시대를 헤쳐가는 해법을 담은 책을 각각 내놓았다. 공통적인 열쇠말은 하나다. 바로 소박하고 불편한 삶이다. ‘성장에 익숙한 삶과 결별하라’는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출퇴근과 살림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아이 교육, 내집 마련 등에 이르기까지 삶의 곳곳에서 부닥치는 소비와 빈곤의 악순환에 대한 성찰과 사유가 담겨 있다. 자동차 없이 살며 느낀 생활의 놀라운 변화, 수차례 망설인 끝에 아이 영어학원과 학습지를 끊고 되찾은 가족의 작은 행복 등 남들의 속도에서 한 걸음 벗어나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느린 삶을 선택하는 과정과 결과를 담담히 적었다. 책의 앞부분에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 경제상의 변화를 저성장시대 속 몸으로 겪은 자신의 경험과 교직시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책의 제목처럼 메시지 역시 화끈하다. 저자는 ‘모두 미니멀리스트(필요한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사는 사람)가 되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꿈을 품어라’라고 선동한 뒤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다. 버리는 것도 기술이고, 버리고 후회할 것은 하나도 없으며, 싸다고 사지 말고, 공짜라고 받지 말고, 1년간 쓰지 않은 물건은 버리며, 버릴까 말까 망설일 때 버리고, 감사하면서 버리라 등등 50가지가 넘는 실천적 방법을 일러준다.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간소하게 삶의 주변을 정리한 결과 시간이 생기고,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며, 절약하고 환경을 생각하게 되면서 늘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음을 말한다. 이들이 각자의 방식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소비하지 않는 삶’을 따라가다 보면 공통적으로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행복은 물질적 풍요로움이나 누군가와 비교하며 느끼는 우월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지구가 그만큼 편안해지고, 후대가 그만큼 편안해진다. 법정 스님이 설파하고 실천한 ‘무소유의 삶’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한 삶이 아니라 누구든 자신의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기꺼이 실천할 수 있는 삶임을 깨닫게 해 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유럽 예금금리 인하·미국은 금리 인상 가능성… 통화정책 갈림길

     유럽중앙은행(ECB)이 3일 예금 금리를 기존 -0.2%에서 -0.3%로 내렸다. 반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 정책이 반대로 움직이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부양하고 은행의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면서 “전면적 양적완화 시행시한을 적어도 오는 2017년 3월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중 은행들이 보유한 현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기보다 가계나 기업 등 시중에 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드라기 총재는 또 국채 뿐 아니라 지방채 등으로 채권매입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지난해 6월 예금금리에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0.10%)를 적용한 데 이어 같은해 9월부터 -0.20%로 추가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기 0.05%와 0.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부 예상됐던 월간 600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크기를 늘리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ECB는 지난 3월부터 매월 국채 매입 등을 통한 600억유로 규모의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초 이 계획을 발표할 때 적어도 내년 9월까지 양적완화를 시행하되 유로존의 인플레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심화는 기대보다 낮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을 제고하고 유로화 가치 저평가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저성장 흐름의 타개를 노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마이너스 금리가 심화되면 단기금융시장 위축이나 자금 경색, 은행 마진 축소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중앙은행에 예금하는 대신 자금을 자체적으로 쌓아놓게 돼 자금흐름에 경색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금융기관이 6000개에 이르는 유럽 전역으로 이런 기조가 확산될 경우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적완화로 돈을 푸는 유럽과 달리 긴축으로 선회한 미국은 기준금리가 연내에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옐런 의장은 2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15,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임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지속된 기준금리 제로(0) 시대가 7년 만에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미루면 앞으로 갑작스럽게 긴축 정책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서 “그럴 경우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경기가 후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고용 증가율을 언급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0월 이후 수치를 보면 노동 시장이 완전히 활력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아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은 경제상황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준이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도 옐런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연준은 12개 관할지역 중 9개에서 완만하거나 점진적인 경제 성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소비 지출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자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돈을 푸는 양적 완화를 시작했다. 3차에 걸친 양적 완화로 경제 성장률이 상승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성과를 거두자 지난해 10월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했다. 양적 완화 이후 신흥국으로 빠져나간 자금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나타낸 지난해 중반부터 빠른 속도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9년부터 5년 반 동안 7500억 달러가 해외로 흘러갔고 2014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3분의1가량인 2300억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달러 강세, 유로 약세 현상이 심화되며 유로당 환율은 1.05 달러까지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1달러와 1유로가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 현상이 조만간 도래한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 움직임에 코스피는 이날 2000선이 무너지며 1994.07로 마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전 대통령 국가장과 난민 아이의 주검/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전 대통령 국가장과 난민 아이의 주검/이인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정책관

    지난 한 주 동안 우리나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리는 슬픔에 휩싸였다. 고인은 4반세기에 걸친 우리나라 민주화 대장정의 거산(巨山)이었다.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를 도입했으며, 아울러 불행했던 과거사를 정리하려 했던 시도는 국민들의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한편 지난 9월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바다를 건너다 익사해 해변에 쓸려 나온 빨간색 반소매 티셔츠의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에일란 쿠르디의 가슴 저린 주검 사진이 필자에게는 우리 국민이 함께 치러낸 장엄했던 국가장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다가온다. 국민과 난민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쟁이나 재난을 당해 일정한 거처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사람들 즉 국가가 지켜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국민이 바로 난민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도 비슷한 아픔이 있었다. 36년 동안의 피나는 대일항쟁, 6·25전쟁과 분단으로 점철된 동족상잔의 비극이 그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함으로써 주권과 평화를 수호하고 내부적으로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그 무엇보다도 국가가 먼저 건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행히 1930년대 세계 6위 부국에서 사실상 디폴트 상태로 추락한 아르헨티나나 전후 경제 대국에서 후진국으로 쇠퇴한 필리핀(11월 26일자)과 달리 우리는 전후 최빈국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구어 낸 세계속의 한국이 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대규모 테러가 지구촌을 뒤흔든 이 시점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조사되기도 했다(서울신문 11월 18일자 넘베오닷컴의 발표). 뿐만 아니라 2009년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한국이 통일되면 2050년까지 독일, 프랑스,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통일한국은 세계 5대 경제대국”, 서울신문 11월 6일자). 하지만 어떤 국민이든 난민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의 일자리와 고령화 세대의 복지와 같은 이율배반적인 가치를 동시에 실현해 내야 하는 몹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저성장, 고령화, 이념·세대·지역 간 갈등 등 사회적 난제들도 부지기수다. 지정학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고 국제 정치·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이라는 주요 2개국(G2) 체제 속에도 끼어 있다. 박근혜 정부가 3년 6개월 동안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시키고 한·미·일 안보협력과 각종 정상회담을 통해 절실하게 외교적 성과를 도출했던 것은 열강 속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의 처지를 발전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서울신문 11월 3∼6일자). 이제 개인의 이익과 정파의 이익에만 매몰돼 국가의 미래를 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가 ‘통합과 화합’이었다. 그 메시지는 치열한 국제 정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할 절박한 시점임을 강조한 잠언으로 다가온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서울신문이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국가 의식을 견지해 내는 내용을 중장기적인 기획 기사나 캠페인을 통해 꾸준히 제기해 주기 바란다.
  • [오늘의 눈] 성미산마을 ‘흙수저’의 이상향 되려면/윤창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성미산마을 ‘흙수저’의 이상향 되려면/윤창수 사회2부 기자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는 ‘성미산마을’이 있다. 산자락에 있는 전원주택 단지가 연상되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빌라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세대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성미산마을을 서울시가 추구해야 할 도시 발전과 마을공동체 형성의 모범 사례로 자주 언급한다. 성미산마을은 2003년 마을 주민의 휴식처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인 성미산(이름이 ‘산’이지 작은 언덕쯤 된다)에 배수지를 짓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을 주민들이 무산시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지하철로 출근하던 이명박 전 시장을 ‘급만남’해서 배수지 건설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0여년 전 전국 최초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성미산마을은 과연 서울시민이 살고 싶어 하는 이상향 같은 곳일까. 성미산마을에는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란 이름의 공동주택이 있다. 겉보기엔 그저 빌라일 뿐이지만 마을회관 역할을 하는 공동 공간이 있어 같이 저녁도 먹고 아이들도 돌본다. 박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성북·강북·도봉·노원의 동북 4구 구청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소행주’와 같은 공동주택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강북은 강남과 다른 길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죄다 허물고 높고 넓은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은 이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강북은 강남과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는 박 시장의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강 건너편에 우뚝 솟은 강남 아파트를 보며 왜 나는 저기에 살 수 없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육아를 위해 성미산마을로 이사해 이곳에서 자식을 군대에 보낸 유창복씨는 얼마 전 서울시 협치자문관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성미산마을을 일구면서 터득한 협동의 노하우를 서울시 행정에 반영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유 자문관은 “취직을 하고 결혼은 할 수 있을지, 24평 아파트를 18평으로 줄여 가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저성장 시대에 보통 사람의 강남 입성은 불가능하게 됐다”며 “부모의 재산에 따라 수저의 색깔이 금수저, 흙수저로 갈린다는 젊은이들의 계급론은 그들이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한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경기도 임대아파트의 아이들보다 여기 아이들 옷차림이 더 꾀죄죄하다”는 지적에 유 자문관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아이들을 두고 한 할머니가 ‘얘들은 어느 고아원 애들인고?’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웃었다. 누구나 강남에서 살 수 없는 시대에 다른 삶의 방식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 아이들이다. 행복한 아이들은 맘껏 노는 아이들이다. 뛰어노는 아이들의 옷이 깨끗할 리 만무하다. 요즘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이 이웃의 정이 살아 있는 이상향으로 그려진다.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결국 이웃이 가족처럼 지내던 예전 골목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다. 부의 증식보다는 삶의 질을 따지는 시대에 행복은 평수 넓은 아파트가 아니라 이웃과 나누는 정에서 찾아야 한다. geo@seoul.co.kr
  • [정병석 경제산책] 로제타법과 청년 고용

    [정병석 경제산책] 로제타법과 청년 고용

    ‘로제타’라는 벨기에 영화는 해고당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17세 소녀 로제타의 가난한 일상을 생생하게 추적하여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리얼하게 묘사한 문제작이었다. 영화는 1999년 당시 22.6%라는 높은 청년 실업률로 고통받던 벨기에의 청년과 부모들을 울렸다. 특히 사회지도층에게 청년 실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로제타’는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작품성보다는 영화가 가져온 사회적 파문이 더 주목을 받았다. 영화로 인한 여론의 파문에 놀란 벨기에 정부는 서둘러 다음 해에 ‘로제타 플랜’이라는 사회입법을 성사시켰다.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 근로자 수의 3% 이상 청년을 추가고용하게 하고 어기면 미달 인원 한명에 날마다 3000 벨기에 프랑의 벌금을 물리는 강력한 법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법을 만들어 벨기에 청년실업이 해소되었을까. 처음에는 기업들이 의무 이행을 위해 저학력 청년을 추가 채용하였으나 갈수록 추가채용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3~4년 후에는 다시 청년 실업률이 급등했다. 결국 이 법은 폐지되었다. 청년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근본처방 대신에 기업을 압박하여 미봉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청년고용대책을 내놓았다. 중앙 각 부처와 지자체가 시행하는 청년 고용 사업들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하여 청년들이 다 이해하여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염려되는데, 정부는 내년에 57개 사업으로 이를 통폐합하고 소요예산으로 2조 1200억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청년들은 이 많은 대책과 예산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고 불만이다. 20여개 청년단체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고용 촉진과 노동시장 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청년층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하고 설문조사를 하면서 1만명의 서명도 받았다고 한다. 청년들은 ‘일자리 청년 속사정 리포트’는 보고서를 내며, 노사정 대타협을 바탕으로 한 노동시장 개혁 입법이 올해 정기국회 안에 꼭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의 중점은 대책보다도 개혁 입법에 있는 셈이다. 청년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룰이 공정하지 못하며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없고 불리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미 취업한 기성세대들은 연공에 따라 임금이 계속 오르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갖고 있는데다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보호가 과도한 반면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매우 불리한 처우를 받는다고 불만이다. 정규직은 한번 들어가면 성과가 나빠도 해고되지 않게 과잉 보호되는데 그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문이 매우 좁아 청년들이 도전할 기회를 갖기도 어려운 현실에 절망한다. 청년들의 시각에서 현행 노동법은 기존의 정규직을 보호하는 데 치중하여 청년들에게 진입 기회 자체를 제한하는 불공정한 룰로서 개혁 대상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노사정이 격론 끝에 지난 9월 극적으로 합의했는데 입법해야 할 국회는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의 룰을 바꾸는 제도 개혁은 외면하고 기업에 청년 추가 채용을 의무화하여 문제를 풀자는 말초적인 대책에 매달리고 있다. 벨기에가 실패해서 폐기한 로제타법이 우리나라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는 이미 규정되어 있다. 현재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이 규정을 민간의 300인 이상 대기업에도 의무적으로 적용하자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왜 이미 실패한 제도에 연연하며 근본적인 개혁입법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가. 사실 청년취업난은 경직적인 노동법과 연공 위주의 임금체계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저성장 기조가 오래 지속되어 고용창출 능력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노동 개혁뿐만 아니라 경제시스템을 전면 혁신하여 서비스 산업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조성하는 근본 대책을 강구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정치권이 밤을 새워 논의하는 진지한 모습을 기대한다.
  • [증권특집] 1% 저금리 시대 맞춤형 투자, 수익은 기본… 稅 혜택은 덤

    [증권특집] 1% 저금리 시대 맞춤형 투자, 수익은 기본… 稅 혜택은 덤

    기준금리 1% 시대, 이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도 고객의 성향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상품을 고르기가 어렵다면 알아서 관리해 주는 랩(Wrap) 상품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골라 주는 상품을 고르면 된다. 지점의 자산관리사가 고객 맞춤형 상담을 해 주는 상품도 있다. 세계 전역에 투자할 수도 있고 국내 중소형주에 특화된 상품도 있다.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연금저축도 있어 연간 납입액의 400만원 한도로 16.5%(연소득 5500만원 초과 시 13.2%)의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을 뒤로 미루는 효과도 있다. 증권사들이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맞춰 고객 맞춤형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았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증권특집] 하나금융투자 - 은퇴 시기 맞춰 글로벌 자산 배분

    [증권특집] 하나금융투자 - 은퇴 시기 맞춰 글로벌 자산 배분

    하나금융투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현명한 노후 관리를 할 수 있는 상품으로 ‘하나UBS 행복Knowhow 연금펀드’를 추천했다. 이 연금펀드는 기존 상품들이 한 지역과 한 섹터 투자에 국한된 것과 달리 글로벌 분산 투자를 통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과를 추구한다. 최근 국가와 자산별로 각각 다른 방향성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 글로벌 분산 투자는 더욱 중요한 투자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은퇴 시기에 맞춘 자산 배분으로 위험 관리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같은 위험 수준으로 장기 투자하는 연금 방식이 아니라 고객의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위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 자산의 비중을 늘려 운용하는 방식이다. 은퇴 시기에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다. 은퇴 시기에 따라 총 6개의 자(子)펀드로 이뤄져 있어 어떤 연령대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다른 연금 상품처럼 연간 400만원 한도로 16.5%(연소득 5500만원 초과 시 13.2%)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 수령 때는 연령에 따라 3.3~5.5% 저율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펀드 가입은 하나금융투자와 KEB하나은행에서 할 수 있다. 최효종 하나금융투자 IPS본부장은 “한국의 연금소득 대체율이 41% 수준으로 선진국보다 낮고 50세 이상 10명 중 7명이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나UBS 행복Knowhow 연금펀드는 누구나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증권특집] 대신증권 - ‘안갯속 증시’… 달러에 눈 돌려 보자

    [증권특집] 대신증권 - ‘안갯속 증시’… 달러에 눈 돌려 보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세표에 ‘파란불’이 들어올 때마다 개인 투자자들이 쓰린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럴 때일수록 ‘옥석 가리기’ 전략이 절실하다. 최근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상품이 달러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달 달러당 1120원 선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한때 1170원대까지 올랐다. ‘파리 테러’ 등의 요인을 감안하면 당분간 달러화 강세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신증권은 일찌감치 달러 투자를 제안해 오고 있다. 올 한 해 슬로건도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이다. 대표 상품이 ‘대신 글로벌 고배당주 펀드’다. 이 상품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한다. P&G, 유니레버, 애플, 인텔 등이 투자 종목이다. 대신증권 측은 “실생활과 밀접한 업종이나 품목의 글로벌 기업들을 선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국내 가계 금융자산은 늘어나고 있지만 저성장 저금리의 고착화로 투자처는 제한된 상황을 고려할 때 글로벌 고배당주는 투자 대안으로 검토할 만하다”며 “달러 강세에 대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 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형 상품’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지만 반대로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신탁 보수는 연 0.697~1.847%다. 최초 가입 후 90일 이내 환매 시 이익금의 30~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 [이슈&논쟁] 청년 수당

    [이슈&논쟁] 청년 수당

    지난 5일 서울시가 내년부터 미취업 청년 3000명에게 최장 6개월간 교육비·교통비·식비 등 월 50만원을 청년활동지원비로 준다고 밝힌 후 이를 두고 포퓰리즘 논란이 한창이다. 중앙정부는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취업현장에 가보고 말하라고 반박한다. 그간 중앙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확대해 청년취업자를 늘리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유소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내몰리는 등 청년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그렇다고 활동지원비를 주는 게 가장 현명한 해결책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현금 지원이 복지정책이 아니라면 자활 의지를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 청년수당이 시행되고 나서 알 수 있겠지만, 현금 지원 사업이 이런 효과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 청년수당이 복지정책으로 전락할지 아니면 청년들의 아픈 곳을 치유하는 ‘핀 포인트 정책’이 될지 양측의 의견을 들어 봤다. [贊]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구직기간 생활안정 위해 필요” 중앙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매년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쓴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청년들을 ‘청년 인턴’과 같은 불확실한 단기 일자리로 무작정 내몰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을 적용하면 고용복지에 해당하는 중앙정부 대표 취업지원 사업인 ‘취업성공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상담-훈련-취업’ 3단계 맞춤형 취업지원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취업률이라는 수치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취업알선, 조기취업에 열을 내는 일자리창출 사업이다. 취업 성공률이 70%라고 강조하지만, 1년 이상 고용 유지 비율은 8%(2014년 기준)에 그친다. 이 극적인 차이가 중앙정부 고용복지 사업의 명과 암이다. 열악한 노동시장으로 쫓기듯 내몰리는 청년들의 내상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그래서 청년들 사이에 ‘헬조선’, ‘흙수저’라는 자조 섞인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취업하면 장땡’이라는 채찍질을 중단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나의 삶과 미래를 고양시킬지 청년들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청년 정책의 안전망을 세워야 한다. 지난 5일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내놓은 ‘청년 수당’은 정책의 당사자인 청년들과 서울시가 의지를 모은 결과로 설계됐다. 취업이 인생의 목표가 돼 버린 청년이 구직기간의 고단함에 무너지지 않도록, 활력을 갖고 더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생활안정과 활동에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청년 수당은 발표되자마자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새누리당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청년 수당을 포퓰리즘이라 평하며 ‘청년의 표를 돈으로 매수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유체이탈이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청년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동개혁과 공적연금 논란, 국정교과서 등 역점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청년을 위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국회연설에서 ‘청년’을 32번이나 언급하며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주문했다.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사회 진입에 곤란을 겪는 청년들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서울시의 노력은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으로 규정하는 보수진영의 태도는 참으로 고약하다. 포퓰리즘 논란의 실체는 청년에 대한 편견이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은 청년 수당을 두고 청년의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이라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으면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향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쉽게 말해 ‘돈 받으면 놀고 먹을 것이다’라는 얘기인데, 이것이 바로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야박한 시선이다. 동등한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가 아니라 여전히 ‘훈육’의 대상으로 청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은 쓸모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것들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느라 바쁘다. 서울시의 지원금액이 청년들이 주저앉아도 될 정도의 넉넉한 수준도 아니거니와, 속칭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 힘껏 앞으로 나아갈 테니,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설 수만 있게 도와달라는 청년들에게 언제까지 나약하다는 오해의 손가락질을 지속할 것인가. 보수진영이 청년을 위한다고 말하고 싶다면 청년에 대한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미래 세대가 갖고 있는 내면의 힘과 잠재력, 주도성을 있는 그대로 신뢰하는 것부터 학습해야 한다. 논쟁은 그다음이다. [反]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청년실업, 교육·고용 연계 해결을” 서울시의 청년 고용 해결은 접근방법이 잘못됐다. ‘현금지급’이 아니라 창업교육과 고용연계 서비스로 풀어야 한다. 더구나 청년수당을 찬성하는 것은 청년의 고통을 덜어 주는 일이고, 청년수당을 반대하는 것은 청년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정치권의 흑백논리도 국민을 편 가르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서울시는 국민 절반 이상인 54.4%가 청년들과의 협의를 통해 만든 청년수당을 왜 반대하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청년고용 문제를 현금수당이 아니라 고용과 연계되는 서비스로 풀어야 한다. 유럽 내에서 청년실업률이 낮은 독일은 체계적인 교육훈련과 취업연계 시스템을 그 비결로 꼽는다. 청년실업 문제가 다소 심각한 프랑스는 청년신서비스직종정책(NSEJ)이라는 공공일자리 창출에 집중했다. 우리 정부가 청년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해 수조원의 예산을 썼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하여 취업 연계 효과가 불분명한 ‘현금수당’을 도입하는 것이 해법일 수는 없다. 더욱이 서울시는 공공활동이나 사회활동 계획서를 제출받아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공활동과 사회활동 참여는 취업을 위한 구직과 다른 차원이며, 이것이 취업으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청년고용문제는 지자체 단독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연계해서 풀어야 한다. 이 문제는 교육정책과 노동시장정책, 복지정책 간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실정에 맞는 고용정책을 시행하고, 정부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중요하며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서울시가 지원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정부정책의 손길 밖에 놓인 이들인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수당을 받기 위해 활동계획서를 제출할 청년들은 취업 의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청년들은 정부에서 시행 중인 취업교육과 창업지원, 취업성공패키지와 같은 활동수당 지급을 포함한 고용연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작 지자체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일할 의지를 잃은 청년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을 잘못 택한 것이고, 대상자 중복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사회활동계획서를 토대로 지원자를 선발해 지원하는 방식이긴 하나, 사실상 청년 대상 실업부조의 성격을 갖는 복지제도로 보면 된다. 서울시는 청년수당이 복지제도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기본법상의 ‘협의·조정’ 규정이 지역의 실정에 맞는 정책수행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음을 문제 삼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청년수당은 시범적으로 시도하는 정책이고, 지원에 소요되는 예산이 1년에 90억원 정도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단기적인 현금수당인지 의문이다. 체계적인 공공고용서비스를 갖추고, 좋은 일자리 환경과 구조를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드니 당장은 약간의 현금수당으로 숨을 돌리라는 것인가. 서울시 내 대다수의 자치구가 내년도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복지예산 부족과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90억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청년에 대한 지원과 투자는 중요하고 확대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학교교육 단계부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여 직업을 준비하도록 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연계시스템을 통해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해 양질의 일자리 구조와 고용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자칫 근본적인 청년고용 해결책 논의는 뒤로한 채 청년수당 도입 찬반만을 두고 선거철 여야 간 소모적인 정쟁으로만 그치게 될까 우려스럽다.
  • [사설] 글로벌 디플레, 과감한 선제 대응 급하다

    한국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국내 경제의 여건 악화,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미국의 ‘나홀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데 따른 불안감이다. 미국이 다음달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빅이슈로 등장해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 반면 저금리로 시장에 풀린 돈은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부동자금이 900조원을 넘는다. 시장에서 보는 불안감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기업들의 상황 인식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세계 경기의 대이변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당장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게 미 금리 인상 후폭풍이다. 세계 7위 수준의 외환보유고(2014년 말 기준 3636억 달러),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서의 경제신뢰도 등을 고려하면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처럼 급격한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미 금리 인상은 세계 경기와 자금 순환에 큰 파장을 몰고 온다. 우리 경제는 물론 중국, 일본, 신흥국 등에 적잖은 충격을 미칠 게 뻔하다. 특히 금리를 더 내려도 시원찮을 판에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경제에 엄습할 디플레 공포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소비자는 앞으로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지갑을 닫는다. 기업은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생산을 줄인다. 생산과 소비가 급감하면서 저물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 이런 징후는 이미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고, 중국·일본에 이어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7%대 성장을 포기한 중국은 경착륙 우려와 함께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틀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들린다. 일본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2011년 이후 2~3%대 성장률에 그쳤던 우리 경제도 올해와 내년에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디플레의 덫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간 0.6~0.7%에 그쳐 1958년 이후 5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단적인 예다. 수출과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우리 어깨를 짓누르는 가계부채·기업부채 등의 내부 악재를 털어 내려면 경제 체질 개선이 답이다. 그나마 기업별로 빅딜과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정부와 채권단이 한계기업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다행이다. 삼성그룹이 지난 1년간 50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한 게 무엇을 말해 주겠나.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저성장 디플레라는 쓰나미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업종·산업별 고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하고, 각종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같은 노동시장의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필요하다면 미국·일본 등이 막대한 양적완화를 통해 일시적인 소비 진작에 나서 성공했듯이 우리도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한 과감한 금리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한다. 위기 인식에 따른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만이 살길이다.
  • “총선용 포퓰리즘 차단해 달라…경제 활성화 기반도 마련해야”

    “총선용 포퓰리즘 차단해 달라…경제 활성화 기반도 마련해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9일 정부에 정치권이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는 것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초청한 가운데 열린 전경련 회장단 만찬 간담회에서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선 기업들에 힘을 보태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총리 취임 후 처음 마련된 이 자리에는 허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소속 10여명이 참석했다. 허 회장은 지난 주말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관련, “노동계 일부의 불법 집단행동과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제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경제활성화 법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노동시장 및 핵심규제 개혁이 원만히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황 총리는 “지금 우리 경제는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적인 저성장의 장기화, 소위 뉴노멀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국민과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환경은 아직 기업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투자 활성화 대책과 규제 개혁을 지속 추진해 기업하기 더 좋은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 FTA 비준동의안 등도 조속히 통과되도록 진력하고 있다”면서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증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만찬을 주최한 정 회장은 건배사에서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의했으며 이후 비공개로 한 시간여 동안 만찬이 이어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朴대통령 “APEC 경제통합 심화 속도 내야”

    朴대통령 “APEC 경제통합 심화 속도 내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 APEC과 태평양동맹(PA) 간 비공식 대화 등의 일정을 통해 ‘복원력 있는 포용적 성장’과 관련한 한국의 정책 경험을 소개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ABAC에서 서비스 산업을 통한 아·태 지역의 성장, 지속가능개발 증진 등에 대해 우리의 정책 경험을 소개하고 역내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APEC 사무국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APEC 창설 후 처음으로 2012년부터 역내 교역량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제는 APEC 회원국도 ‘평소 같은 성장’(Growth as usual)이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저성장의 고착화를 막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통합의 심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한·필리핀, 한·캐나다 정상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연간 160여만명의 인적 교류와 1만명이 넘는 한국 내 결혼이민자는 양국 관계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는데,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필리핀 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우리 국민의 피살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필리핀 정부가 우리 국민 보호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키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민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보호 조치를 취해 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호 조치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는 첫 회담으로 캐나다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부친이신 고 피에르 트뤼도 총리께서는 캐나다 발전의 기틀을 다졌을 뿐 아니라 대외 정책에서도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트뤼도 총리는 “두 나라는 굉장히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 왔다. 앞으로도 이 관계를 쌓아 나가고 경제적 번영까지도 같이 공동으로 일궈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닐라(필리핀)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상속·증여 자산 42%… 금수저는 있다

    상속·증여 자산 42%… 금수저는 있다

    ‘부(富)의 대물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7일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 논문에 따르면 자산 형성 과정에서 부모 등으로부터 상속·증여를 받은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에 27.0%였던 상속·증여의 비중은 1990년대 29.0%로 오르더니 2000년대에는 42.0%까지 치솟았다. 축적한 자산이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부모에게 상속·증여받은 자산이 1980년대 27만원에서 20년 만에 42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국민소득 대비 연간 상속액의 비율도 1980년대 연평균 5.0%에서 2000년대에 6.5%로 높아졌다. 2010~13년 평균은 8.2%로 조사됐다. 반면 자산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19.1%에서 2000년대 12.1%로 줄었다. 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고도성장기에는 청년들이 취업, 저축 등을 통해 소득을 스스로 창출할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과 같이 고령화가 본격화하고 저성장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는 취업도 어렵고, 그에 따라 저축도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모의 재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수십 년간 이런 상속 비중의 상승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은 “한국에서 1980~90년대 상속·증여가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이 작았던 것은 서구 사회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덜 진행돼 사망률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제가 1980년대 연평균 8.8%, 1990년대 7.1%의 고도성장을 달린 것도 상속 자산의 기여도가 다른 나라보다 낮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상속 비중이 오르고 있다고 해도 2000년대 기준으로 영국(56.5%), 프랑스(47.0%)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화·저성장의 여파로 상속 자산 기여도가 가파르게 높아져 머지않아 서구 국가들을 따라잡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김 교수는 예측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계는 변혁 중 삼성] ‘이재용식 실용 경영’ 본격화

    [재계는 변혁 중 삼성] ‘이재용식 실용 경영’ 본격화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저성장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 사업 조정을 위해 전자, 바이오, 금융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시절에는 ‘크고 강하게’를 모토로 사업을 키워 왔다면 세계 경제와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진 이재용 시대에는 ‘빠르고 유연하게’를 지향하는 성장 전략의 변화가 뚜렷하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최근 사업 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난해까지 74개에 달했던 삼성의 계열사 수는 11월 현재 63개로 줄었다. 당장 두 번의 빅딜을 통해 화학 분야를 완전히 정리했다. 지난 8월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삼성탈레스를 한화로 넘기는 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에 삼성SDI의 케미컬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넘기기로 했다. 두 빅딜을 통한 매각 대금이 4조원을 넘는다. 이 돈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전자 계열 쪽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재편은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개편과도 맞물린다. 지난 9월 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 법인인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2013년 이 부회장이 대주주(25.2%)인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한 뒤 다시 삼성물산으로 합쳐졌다. 복잡하던 지배 구조는 ‘이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명쾌해졌다. 삼성은 손사래를 치지만 전자 계열사의 추가 합병이나 비주력사업 매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다음 빅딜 주자로 건설, 중공업 부문이 지목된다. 동시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해외 사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루프페이,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부문 등 전자 계열이 진행한 M&A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8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의 가상현실(VR) 전문 업체인 8i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기 위해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신기술 전문 업체를 사들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재용식 실용주의’라는 말이 나온다. 앞으로도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사물인터넷(IoT)과 VR을 중심으로 한 M&A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 전략 변화에 따른 ‘군살 빼기’식 조직 정비는 연말 인사에서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0년 주력인 스마트폰 쪽이 호황을 누리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부장급과 임원 1300명을 20~30%가량 감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다른 전자 계열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연구 조직인 DMC(디지털미디어·통신)연구소는 인력 2000명 중 절반 이상을 각 사업부 개발팀으로 전환 배치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달라지고 연봉도 바뀌기 때문에 퇴사로 연결되는 인력이 상당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관심은 사장단 인사다. 이 부회장 체제 원년이 된 지난해 사장단 인사가 물갈이보다는 안정에 방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이재용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위한 세대교체성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60세 이상 사장단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승계 및 사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최지성 실장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인 ‘신상필벌’도 적용된다. 스마트폰 실적 악화 이후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TV 부문에서 지난해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인터넷모바일(IM) 부문에서는 3명의 사장이 퇴진했다. 올해 갤럭시S6와 노트5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관련 부문을 담당하는 신종균 사장의 거취가 결정된다. 신 사장은 내년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다. 한편 금융 부문은 생명, 화재, 증권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금융 지주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런 상생도 있습니다

    KEB하나은행 식구가 된 외환은행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분(2.4%)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외환은행지부(외환 노조)는 16일 이런 내용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상생’ 선언을 발표했다. KEB하나은행 경영진은 노사 상생의 조직문화 구축에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올해 은행권 노사의 첫 상생 선언이다. 합병 직전까지 거세게 저항했던 ‘외환맨’들이기에 이번 임금 반납 결정은 더 눈에 띈다. 더욱이 하나은행 출신들은 임금 반납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나홀로 결단’이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지만 노조는 각각 존재하는 ‘1은행 2노조’ 형태다. 외환 노조 측은 “저성장, 저금리로 은행업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안팎의 어려운 금융환경 변화에 한마음으로 대응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노사가 함께하는 조직문화 구축과 직원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외환 노조가 취임 두 달을 맞은 함영주 초대 행장에게 큰 힘을 실어 줬다”고 반겼다. 함 행장의 ‘진솔한 소통’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저성장’ 덫에 빠진 日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질 GDP(계절 조정치, 1차 속보치) 성장률은 2분기보다 0.2% 감소했다고 일본 내각부가 16일 발표했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되면(연율 기준) GDP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0.0%(연율 0.1%)다. 이로써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2분기에 -0.2%를 기록한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경기 침체 상태로 분류되게 됐다. 일본의 GDP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는 중국 경기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업이 설비 투자를 꺼리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각부는 GDP 성장률에 미친 기여도가 국내 수요는 -0.3%, 재화·서비스의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0.1%라고 분석했다. 수요 항목별 성장률(실질)을 보면 민간 수요에서 기업설비가 -1.3%를 기록해 설비투자 위축이 침체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설비 성장률은 2분기에 -1.2%를 기록한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속했다. 민간최종소비지출과 가계최종소비지출은 0.5%(실질)씩 증가했다.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에 -0.3%였다가 4분기에 0.3%로 반등했고 올해 1분기 1.1%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올해 2분기 -0.2%로 떨어졌고 이번에 또 -0.2%를 기록해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해 기업에 설비투자를 더 강하게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4분기(10~12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우려 전망도 만만찮다. 해외 경기가 하락하는 데다 프랑스 파리의 동시다발적 테러 여파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정부와 경제계가 참여하는 ‘관민(官民) 대화’를 열어 기업이 소극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광군제’ 광풍에서 배운다… K세일 데이 성공 키워드는 ‘1·2·5 원칙’

    中 ‘광군제’ 광풍에서 배운다… K세일 데이 성공 키워드는 ‘1·2·5 원칙’

    16조 5000억원. 중국 인터넷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인 지난 11일 하루 동안 거둔 매출이다. 국내 유통업을 통틀어 장사가 가장 잘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지난해 매출(1조 9800억원)의 8배가 넘는다. 미국의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지난해 매출보다도 4배 많다. 지난 2009년 시작된 광군제가 6년 만에 세계 최대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광군제 행사는 중국의 내수를 진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고자 대규모 쇼핑 행사를 연달아 기획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린 코리아그랜드세일, 10월 1일부터 2주간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블프)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민관 협력으로 K세일 데이가 개최된다. 저성장 시대인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하는 게 낫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로 관광객이 끊겨 직격탄을 입은 유통업계는 블프로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하지만 지난 행사가 급조된 까닭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쓴소리를 들었던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유통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K세일 데이의 성공 원칙 3가지를 분석했다. 대형 할인 행사는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연 단위로 정기세일, 창립기념행사 등 굵직한 할인 스케줄을 잡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품기획자들은 대형 할인전이 끝나면 실적을 분석함과 동시에 내년 행사의 방향과 품목 등을 정한다”면서 “행사 시작 3~6개월 전부터 가격 협상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하루 행사를 위해 10만명의 직원을 투입했으며 3개월 이상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4만개 업체의 3만개 브랜드로부터 600만개의 상품을 싸게 판매할 수 있었다. K세일 데이가 유통업체만 배 불린다면 반쪽짜리 축제에 그칠 수 있다. 한국판 블프는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만 재미를 봤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통시장도 뒤늦게 참여했지만 상인들조차 할인행사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중소 제조업체와 전통시장이 K세일 데이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40억원의 마케팅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1000억원도 할인 발행할 예정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도 자체 마진을 대폭 낮춰 협력사의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려면 할인 폭을 50% 이상으로 키워야 한다. 코리아 블프 당시 평균 할인율은 10~30% 수준이었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상품은 평균 할인율이 50%가 넘는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최소 40%에서 최대 90%까지 깎아주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할인 품목도 패션, 식품 등에서 고가의 TV, 노트북 등 가전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등 가전 제조사가 미국 블프 때 현지에서 정상가의 절반에 TV, 냉장고를 판매하는 것처럼 국내 행사에도 파격적인 할인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지방재생, 지방창생/주병철 논설위원

    지방재생(再生)과 지방창생(創生). 지금 인구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화두다. 지방재생은 우리말로 농촌, 시골 등 죽어 가는 지방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지방창생은 농촌 소멸에 도시 소멸까지 포함한 광의의 의미로, 지방재생보다는 더 적극적이고 진화된 개념이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게 지방재생을 넘은 지방창생이다. 농촌과 도시를 건강하게 살리자는 몸부림이다. 야마구치 요시노리 일본 사가현(?) 지사의 얘기를 들어 보면 실감이 난다. 총무성 관료 출신인 그는 그제 서울신문사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가 ‘한국과 일본의 지역(지방) 재생 및 창성’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사가현의 지방창생 사례를 들었다. 지방창생만이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길이라는 게 핵심이다. ‘자발적 지역 만들기’를 비롯해 고향에 세제를 통해 공헌할 수 있는 후루사토(고향) 납세, 지방부흥협력대(인구 유치 사업) 등이 눈길을 끌었다. 다카다 히로후미 일본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는 ‘일본의 지방창생 대응’을 주제로 농촌 인구의 도심 진출 이후 도시가 다시 고령화를 거쳐 사라지는 도시 소멸론을 우려했다. 이소영 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은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재생 방안’이란 발표에서 “우리나라 시·군·구 가운데 30%를 웃도는 69곳이 인구,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쇠퇴 현상을 겪고 있다”며 지역공동체 쇠퇴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일본 측의 발표에서 심히 우려되는 대목은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내후년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유소년 인구가 노년층보다 적어지게 된다. 저성장 고착화 구도, 복합디플레이션 우려, 인구절벽 등이 일본을 그대로 닮아 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3년 ‘저출산 사회대책 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 대책 담당 부서를 신설해 특명 담당 장관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다. 2001년부터 15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에 머물고 있다. 양국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 인구 감소 원인이 결혼 기피, 만혼, 보육문제, 소득 문제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저출산 대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둔다고 해도 앞으로 태어날 세대가 아이를 갖기까지 수십년 동안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가천대 소진광 대외부총장은 이렇게 말한다. “지방재생과 지방창생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나라 전체의 인구, 연령(세대)별 인구, 공간(지역)별 인구의 적정 규모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를 물리적인 기준이 아닌 인간의 삶을 기준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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