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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는 변혁 중 삼성] ‘이재용식 실용 경영’ 본격화

    [재계는 변혁 중 삼성] ‘이재용식 실용 경영’ 본격화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저성장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 사업 조정을 위해 전자, 바이오, 금융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시절에는 ‘크고 강하게’를 모토로 사업을 키워 왔다면 세계 경제와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진 이재용 시대에는 ‘빠르고 유연하게’를 지향하는 성장 전략의 변화가 뚜렷하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최근 사업 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난해까지 74개에 달했던 삼성의 계열사 수는 11월 현재 63개로 줄었다. 당장 두 번의 빅딜을 통해 화학 분야를 완전히 정리했다. 지난 8월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삼성탈레스를 한화로 넘기는 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에 삼성SDI의 케미컬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넘기기로 했다. 두 빅딜을 통한 매각 대금이 4조원을 넘는다. 이 돈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전자 계열 쪽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재편은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개편과도 맞물린다. 지난 9월 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 법인인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2013년 이 부회장이 대주주(25.2%)인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한 뒤 다시 삼성물산으로 합쳐졌다. 복잡하던 지배 구조는 ‘이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명쾌해졌다. 삼성은 손사래를 치지만 전자 계열사의 추가 합병이나 비주력사업 매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다음 빅딜 주자로 건설, 중공업 부문이 지목된다. 동시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해외 사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루프페이,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부문 등 전자 계열이 진행한 M&A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8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의 가상현실(VR) 전문 업체인 8i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기 위해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신기술 전문 업체를 사들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재용식 실용주의’라는 말이 나온다. 앞으로도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사물인터넷(IoT)과 VR을 중심으로 한 M&A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 전략 변화에 따른 ‘군살 빼기’식 조직 정비는 연말 인사에서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0년 주력인 스마트폰 쪽이 호황을 누리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부장급과 임원 1300명을 20~30%가량 감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다른 전자 계열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연구 조직인 DMC(디지털미디어·통신)연구소는 인력 2000명 중 절반 이상을 각 사업부 개발팀으로 전환 배치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무 강도가 달라지고 연봉도 바뀌기 때문에 퇴사로 연결되는 인력이 상당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관심은 사장단 인사다. 이 부회장 체제 원년이 된 지난해 사장단 인사가 물갈이보다는 안정에 방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올해는 이재용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을 위한 세대교체성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60세 이상 사장단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부회장의 승계 및 사업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최지성 실장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실적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인 ‘신상필벌’도 적용된다. 스마트폰 실적 악화 이후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TV 부문에서 지난해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인터넷모바일(IM) 부문에서는 3명의 사장이 퇴진했다. 올해 갤럭시S6와 노트5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관련 부문을 담당하는 신종균 사장의 거취가 결정된다. 신 사장은 내년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다. 한편 금융 부문은 생명, 화재, 증권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금융 지주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상속·증여 자산 42%… 금수저는 있다

    상속·증여 자산 42%… 금수저는 있다

    ‘부(富)의 대물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식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결정된다는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7일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 논문에 따르면 자산 형성 과정에서 부모 등으로부터 상속·증여를 받은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에 27.0%였던 상속·증여의 비중은 1990년대 29.0%로 오르더니 2000년대에는 42.0%까지 치솟았다. 축적한 자산이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부모에게 상속·증여받은 자산이 1980년대 27만원에서 20년 만에 42만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국민소득 대비 연간 상속액의 비율도 1980년대 연평균 5.0%에서 2000년대에 6.5%로 높아졌다. 2010~13년 평균은 8.2%로 조사됐다. 반면 자산에서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19.1%에서 2000년대 12.1%로 줄었다. 김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고도성장기에는 청년들이 취업, 저축 등을 통해 소득을 스스로 창출할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과 같이 고령화가 본격화하고 저성장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는 취업도 어렵고, 그에 따라 저축도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모의 재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수십 년간 이런 상속 비중의 상승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은 “한국에서 1980~90년대 상속·증여가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이 작았던 것은 서구 사회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덜 진행돼 사망률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제가 1980년대 연평균 8.8%, 1990년대 7.1%의 고도성장을 달린 것도 상속 자산의 기여도가 다른 나라보다 낮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상속 비중이 오르고 있다고 해도 2000년대 기준으로 영국(56.5%), 프랑스(47.0%)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화·저성장의 여파로 상속 자산 기여도가 가파르게 높아져 머지않아 서구 국가들을 따라잡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김 교수는 예측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런 상생도 있습니다

    KEB하나은행 식구가 된 외환은행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분(2.4%)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외환은행지부(외환 노조)는 16일 이런 내용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상생’ 선언을 발표했다. KEB하나은행 경영진은 노사 상생의 조직문화 구축에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이는 올해 은행권 노사의 첫 상생 선언이다. 합병 직전까지 거세게 저항했던 ‘외환맨’들이기에 이번 임금 반납 결정은 더 눈에 띈다. 더욱이 하나은행 출신들은 임금 반납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나홀로 결단’이다.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지만 노조는 각각 존재하는 ‘1은행 2노조’ 형태다. 외환 노조 측은 “저성장, 저금리로 은행업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안팎의 어려운 금융환경 변화에 한마음으로 대응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측은 “노사가 함께하는 조직문화 구축과 직원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외환 노조가 취임 두 달을 맞은 함영주 초대 행장에게 큰 힘을 실어 줬다”고 반겼다. 함 행장의 ‘진솔한 소통’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저성장’ 덫에 빠진 日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질 GDP(계절 조정치, 1차 속보치) 성장률은 2분기보다 0.2% 감소했다고 일본 내각부가 16일 발표했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되면(연율 기준) GDP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0.0%(연율 0.1%)다. 이로써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2분기에 -0.2%를 기록한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경기 침체 상태로 분류되게 됐다. 일본의 GDP 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는 중국 경기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업이 설비 투자를 꺼리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각부는 GDP 성장률에 미친 기여도가 국내 수요는 -0.3%, 재화·서비스의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것)이 0.1%라고 분석했다. 수요 항목별 성장률(실질)을 보면 민간 수요에서 기업설비가 -1.3%를 기록해 설비투자 위축이 침체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설비 성장률은 2분기에 -1.2%를 기록한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속했다. 민간최종소비지출과 가계최종소비지출은 0.5%(실질)씩 증가했다.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에 -0.3%였다가 4분기에 0.3%로 반등했고 올해 1분기 1.1%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올해 2분기 -0.2%로 떨어졌고 이번에 또 -0.2%를 기록해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해 기업에 설비투자를 더 강하게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4분기(10~12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우려 전망도 만만찮다. 해외 경기가 하락하는 데다 프랑스 파리의 동시다발적 테러 여파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정부와 경제계가 참여하는 ‘관민(官民) 대화’를 열어 기업이 소극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지방재생, 지방창생/주병철 논설위원

    지방재생(再生)과 지방창생(創生). 지금 인구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화두다. 지방재생은 우리말로 농촌, 시골 등 죽어 가는 지방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지방창생은 농촌 소멸에 도시 소멸까지 포함한 광의의 의미로, 지방재생보다는 더 적극적이고 진화된 개념이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게 지방재생을 넘은 지방창생이다. 농촌과 도시를 건강하게 살리자는 몸부림이다. 야마구치 요시노리 일본 사가현(?) 지사의 얘기를 들어 보면 실감이 난다. 총무성 관료 출신인 그는 그제 서울신문사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가 ‘한국과 일본의 지역(지방) 재생 및 창성’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사가현의 지방창생 사례를 들었다. 지방창생만이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길이라는 게 핵심이다. ‘자발적 지역 만들기’를 비롯해 고향에 세제를 통해 공헌할 수 있는 후루사토(고향) 납세, 지방부흥협력대(인구 유치 사업) 등이 눈길을 끌었다. 다카다 히로후미 일본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는 ‘일본의 지방창생 대응’을 주제로 농촌 인구의 도심 진출 이후 도시가 다시 고령화를 거쳐 사라지는 도시 소멸론을 우려했다. 이소영 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은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재생 방안’이란 발표에서 “우리나라 시·군·구 가운데 30%를 웃도는 69곳이 인구,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쇠퇴 현상을 겪고 있다”며 지역공동체 쇠퇴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일본 측의 발표에서 심히 우려되는 대목은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내후년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유소년 인구가 노년층보다 적어지게 된다. 저성장 고착화 구도, 복합디플레이션 우려, 인구절벽 등이 일본을 그대로 닮아 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3년 ‘저출산 사회대책 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 대책 담당 부서를 신설해 특명 담당 장관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다. 2001년부터 15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에 머물고 있다. 양국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 인구 감소 원인이 결혼 기피, 만혼, 보육문제, 소득 문제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저출산 대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둔다고 해도 앞으로 태어날 세대가 아이를 갖기까지 수십년 동안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가천대 소진광 대외부총장은 이렇게 말한다. “지방재생과 지방창생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나라 전체의 인구, 연령(세대)별 인구, 공간(지역)별 인구의 적정 규모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를 물리적인 기준이 아닌 인간의 삶을 기준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中 ‘광군제’ 광풍에서 배운다… K세일 데이 성공 키워드는 ‘1·2·5 원칙’

    中 ‘광군제’ 광풍에서 배운다… K세일 데이 성공 키워드는 ‘1·2·5 원칙’

    16조 5000억원. 중국 인터넷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인 지난 11일 하루 동안 거둔 매출이다. 국내 유통업을 통틀어 장사가 가장 잘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지난해 매출(1조 9800억원)의 8배가 넘는다. 미국의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지난해 매출보다도 4배 많다. 지난 2009년 시작된 광군제가 6년 만에 세계 최대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광군제 행사는 중국의 내수를 진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내수 소비를 활성화하고자 대규모 쇼핑 행사를 연달아 기획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린 코리아그랜드세일, 10월 1일부터 2주간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블프)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민관 협력으로 K세일 데이가 개최된다. 저성장 시대인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하는 게 낫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로 관광객이 끊겨 직격탄을 입은 유통업계는 블프로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하지만 지난 행사가 급조된 까닭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쓴소리를 들었던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유통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K세일 데이의 성공 원칙 3가지를 분석했다. 대형 할인 행사는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연 단위로 정기세일, 창립기념행사 등 굵직한 할인 스케줄을 잡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품기획자들은 대형 할인전이 끝나면 실적을 분석함과 동시에 내년 행사의 방향과 품목 등을 정한다”면서 “행사 시작 3~6개월 전부터 가격 협상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하루 행사를 위해 10만명의 직원을 투입했으며 3개월 이상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4만개 업체의 3만개 브랜드로부터 600만개의 상품을 싸게 판매할 수 있었다. K세일 데이가 유통업체만 배 불린다면 반쪽짜리 축제에 그칠 수 있다. 한국판 블프는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만 재미를 봤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통시장도 뒤늦게 참여했지만 상인들조차 할인행사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반영해 중소 제조업체와 전통시장이 K세일 데이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40억원의 마케팅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1000억원도 할인 발행할 예정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도 자체 마진을 대폭 낮춰 협력사의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려면 할인 폭을 50% 이상으로 키워야 한다. 코리아 블프 당시 평균 할인율은 10~30% 수준이었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상품은 평균 할인율이 50%가 넘는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최소 40%에서 최대 90%까지 깎아주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할인 품목도 패션, 식품 등에서 고가의 TV, 노트북 등 가전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등 가전 제조사가 미국 블프 때 현지에서 정상가의 절반에 TV, 냉장고를 판매하는 것처럼 국내 행사에도 파격적인 할인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구조적 저성장 불황에 빠진 한국경제 규제 개혁·노동 공급 확대로 극복해야”

    “구조적 저성장 불황에 빠진 한국경제 규제 개혁·노동 공급 확대로 극복해야”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저성장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단 간 이익·손해 프레임에서 벗어나 규제 개혁과 노동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1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이다. ‘우리 경제의 진단과 구조개혁’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황은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저성장에 따른 불황”이라면서 “경기 순환적 불황이라면 2~3년에 끝나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 5년간 평균 성장률은 3%에 그쳤고, 박근혜 정부도 3%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지목됐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지금의 출산 장려책으로는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이보다는 여성과 청년층, 노령층의 노동 공급 확대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정책 설계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진국(한국규제학회 회장) 배재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규제 개혁이 어려운 까닭은 정권마다 바뀌는 추진 체계, 규제 개혁의 노하우 상실, 정치권의 편향된 단견 때문”이라면서 “규제 비용 총량제와 네거티브 규제 등을 특징으로 하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박근혜 정부의 규제 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등록 규제 수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제조업규제 지수’(PMR)를 봐도 한국의 PMR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주된 원인으로는 규제 신설과 강화 경향이 높은 ‘의원 입법 발의’를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사전 규제심사를 받는 정부 발의 법률과 달리 의원 입법은 규제 영향 평가를 받지 않고 규제 일몰제도 피할 수 있다”면서 “의원 입법 절차에 ‘규제 영향 분석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美 단골손님’에 비명 지른 코스피

    ‘美 단골손님’에 비명 지른 코스피

    미국 기준금리의 12월 인상 우려에 코스피시장이 다시 휘청거리며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의 빈자리가 컸다. 제약·바이오주는 한미약품 호재로 관심이 높았다. 코스피는 10일 전날보다 29.11포인트(1.44%) 내린 1996.59에 마감됐다. 지난 10월 6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양호한 실적을 낸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면서 지난 4일 2050선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단골손님’처럼 찾아오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목을 잡았다. 코스닥은 전날도 3.22% 급락한 데 이어 이날 15.14포인트(2.25%) 떨어진 656.7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발표한 노동시장환경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돌면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린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면 국제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띠면서 신흥국에는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탓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주식시장의 체력이 약해졌다”며 “외국인 자금 유입 없이 기관 주도로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흥시장 전체가 호전되거나 적어도 국내 시장은 차별화된다는 인식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밝지 않은 시장 환경에도 한미약품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5일 약 5조원에 달하는 당뇨 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공시했고, 나흘 만에 1조원대 당뇨·비만 치료제 기술 수출 성공을 알리며 국내 제약 사상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미약품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지난 6일 시장의 관심이 다른 제약주로까지 확대되며 코스피 의약품지수가 10.38% 급등했다. 거래대금은 전날의 2배를 넘어섰다. 다음 거래일인 9일에도 전날 거래대금의 2배를 넘어서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입증됐다. 전문가들은 제약 업종을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신약 개발과 기술 수출 성공 여부에 따른 ‘옥석 가리기’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라이선스 수출 이후 신약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다”며 “국내 상위 제약업체들의 경우 업체별로 주력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이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나 기술 수출 발표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임상실험 등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며 제때 결과가 나오는 업체 중심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제약이나 헬스케어 업종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면서도 “한미약품의 수출 건 때문에 연구개발(R&D)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미래의 희망만 보고 투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과 사업구조 등을 살펴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기업 구조조정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 합병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다.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10분기 누적 적자가 3200억원에 이른다. 2위인 현대상선도 누적 적자가 6700억원이 넘는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물동량이 많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두 회사가 자발적인 합병 권유를 거부하자 정부가 강제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장의 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일단 ‘강제 빅딜설(說)’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운업을 비롯해 경영난에 시달리는 조선,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5대 업종의 업황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이달 중 만들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 주도의 한계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돈줄을 쥐고 있는 채권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5대 업종의 구조조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합병이나 과잉설비 매각, 대기업 간 교환 등 기업 스스로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공멸할 수도 있다. 수조원의 적자가 쌓여 있는 조선업계 빅3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마불사’의 신화는 이미 1997년 외환위기 때 깨졌다.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은 필수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만 집중해야 살아남는다. 개별 기업의 재무조정만 하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산업구조의 큰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더 쉽지 않다. 어렵다고 구조조정을 미뤘다가는 좀비 기업의 연쇄 부도가 일어난다.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위기로 번져 화를 키울 수 있다. 관치 논란을 알면서도 정부가 최근 주도적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이유다.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게 물론 더 바람직하다. 지난달 말 삼성과 롯데가 화학 계열사를 주고받는 빅딜을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구조조정은 더 늘어나야 한다. 기업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한국 경제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제조업 성장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근 초저가 상품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장기 불황에 빠지기 직전의 일본과 판박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끌어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따라 오르면서 빚이 많은 기업이나 가계 모두 치명타를 맞게 된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반도체 분야까지 뛰어들며 턱밑까지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의 저가 공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계 기업을 정리하고 기업 부채를 관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영학자 10명 중 7명이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앞으로 3년 안에 우리 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한국경영학회의 조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을 잃은 산업 구조를 새로 짜는 등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도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기업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 朴대통령 14~23일 G20·APEC·EAS 참석…터키·필리핀 등 해외순방

    朴대통령 14~23일 G20·APEC·EAS 참석…터키·필리핀 등 해외순방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23일 7박 10일 일정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라고 8일 청와대가 밝혔다. 첫 방문국 터키에서 15∼16일 ‘포용적이고 견고한 성장’을 주제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저성장·고실업 문제,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이행·투자활성화·포용적 성장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다. 특히 지난해 G20이 마련한 회원국별 성장전략의 이행 정도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회의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한 성장률 제고효과가 회원국 중 1등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18~19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포용적 경제 및 더 나은 세계 만들기’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지역 경제통합을 통한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하고 복원력 있는 공동체 건설을 통한 포용적 성장 등 두 가지 의제에서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지원, 인적자원 개발, 농촌 공동체 강화 등 우리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 및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전했다.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 페루·칠레·멕시코·콜롬비아로 이루어진 태평양동맹(PA)과의 비공식 대화도 예정돼 있다. 21∼2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EAS,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그간의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번 회의는 “아세안 공동체 출범 및 EAS 창설 10주년 등 동아시아 지역 협력의 모멘텀이 증대되는 시점에 개최되는 만큼, 박 대통령은 아태 지역 내 우리의 전략적 공간 확대를 도모하고 아세안과의 협력 심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다자회의를 계기로 참가국들과의 다양한 양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자리 모인 韓·中·日 경제인 “경쟁서 협력으로”

    한자리 모인 韓·中·日 경제인 “경쟁서 협력으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 3국 경제인들이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개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세계시장의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동반자라기보다는 경쟁자에 가까운 관계였으나 세계경제가 새 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함께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제5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열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3국의 협력 방식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과잉생산 때문에 출혈 경쟁이 벌어진 제조업 분야의 협업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3국이 관심 있는 특정산업을 하나씩 특구로 선정하고 각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예로 들며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첨단산업분야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치야마다 다케시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은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3국 모두 육성하고자 하는 바이오와 사물인터넷(IoT) 부문에서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 표준 협력을 추진하면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서밋에는 허 회장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우리 기업인 150명과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등 일본 측 130명, 장쩡웨이 CCPIT 회장 등 중국 측 12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는 같은 날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은 간담회 자리에서도 주요 화두였다. 리커창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 중국의 생산능력과 한국의 높은 기술 수준을 합치면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제3국 국제시장도 개척할 수 있고 세계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청년들이 중국에서 창업을 통해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양국 대기업들이 지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용만 회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비준을 거치면 양국 간 교역 및 투자환경이 개선돼 서로에게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중국 주도로 만들어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대기업 빅딜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계기로

    재계 1위 삼성이 또 한번 빅딜카드를 내밀었다. 삼성은 지난 주말 화학 분야의 3개 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한화그룹과의 방위사업 부문에 이은 두 번째 빅딜로 삼성발 사업구조 재편 바람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이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화학 분야 3개 계열사(삼성SDI 케미컬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 BP화학)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나 셀롤로스로 생산하는 특수소재 등 대부분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매각을 결정한 것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삼성전자의 주력사업과 2차 전지, 바이오 등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 사업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삼성 측은 밝혔다. 반면 롯데그룹의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에틸렌 등 특별한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만 매달려 중국 등 신흥 개발국들의 맹추격을 받아왔다. 그런 만큼 이번 빅딜로 롯데그룹은 제품군이 다양해지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화학사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데다 유통, 식품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잇따른 구조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일류 기업의 살아남기 위한 자발적인 몸부림이라는 데 있다. 삼성과 롯데의 매각 대금은 3조 2562억원으로 한화그룹과의 빅딜 때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기업 스스로 이 같은 대규모 빅딜에 나설 것이라고 과거에는 상상치 못한 일이다. 계열사 간의 지원을 믿고 몸집을 불리는 등 문어발식 확장과 선단식 경영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성장의 시대에 접어든 작금의 국제 경제 상황에서는 세계 초일류가 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가 힘들어졌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노키아가 이미 오래전에 시장 지배력을 잃어버린 것이 이런 원리를 증명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현상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내수 역시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각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2010년 세계 3위였던 제조업 경쟁력은 5년 내에 6위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은 8만개나 된다. 조선 등 몇몇 산업분야에서 빅딜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접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은 재계 1위 삼성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 [사설] 사상 첫 매출 감소 제조업 되살릴 방안 급하다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제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효자 품목인 철강·조선·석유·화학제품 등이 대내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에 추월당하는 처지에 놓였고, 그나마 버텨 오던 자동차와 스마트폰마저 중국과 일본의 위협에 놓여 있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매출이 196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이를 극명하게 방증한다. 올 들어 8개월 내리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내수마저 부진한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도 걱정이 태산이다. 한은이 그제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1.6% 줄었다. 아무리 저성장 구조라고 하지만 매출액 자체의 감소는 충격이다. 여기다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4.2%에서 전년(5.3%)보다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된 것으로 제조업 강국의 초라한 현주소다. 제조업이 이렇게 약화된 데는 중국 경제의 둔화, 일본의 지속적인 엔저 유도, 미국과 유럽의 양적 완화 등 대외 악재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체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안주한 탓이 더 크다. 말뿐이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아 자초한 일이다. 정부는 철강·조선 등 사양 산업의 구조조정 등에 미적대는 바람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을 8만여개나 대거 양산했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도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주력업종을 갖고 있는 대기업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과 일본을 따라잡는 노력을 해야 함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사내 유보금 710조원(30대 그룹)을 쌓아놓고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미래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건 부인키 어렵다. 제조업의 위기는 한국 경제의 위기다. 가뜩이나 잠재성장력이 떨어지는 마당에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활력을 잃으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는 경기가 살아나면 나아질 수 있지만 경쟁력에 밀리면 끝장이다. 철저한 산업구조 재편, 기업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개혁 혁파, 노동 개혁을 통한 시장의 유연화, 품질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 유도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권은 국회에 계류된 경제 및 산업 활성화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고, 기업인들은 기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제조업 부활에 사활을 건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예사롭지 않다.
  • “한국, 고용개혁·中企 신용평가제도 구축해야”

    “한국이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고용 개혁과 중소기업 신용평가제도 구축, 재정 준칙 도입이 시급하다.”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가 28일 경기 수원 교내 다산관 강당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 경제 협력의 시대 모색’이라는 주제로 학술 회의를 열었다. ‘일본의 장기 불황 경험이 한국에 주는 정책적 함의’를 발표한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은 “일본의 장기 침체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며 “특히 일본 사회의 고령화와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이 흐르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 부문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양국이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 양국을 둘러싼 국제 경제 환경은 중국의 내수 중심으로의 경제 전환과 가공무역 축소로 변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마쓰모토 다카시(전 일본 내각부 차관) 제일생명경제연구소 고문은 “한·일 양국은 많은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경험 교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윤제(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 경제는 고령화로 인한 경제 활력 저하와 복지 수요 증대, 소득 분배 악화에 따른 사회적 갈등 심화에 빠져 있다”면서 “제도 혁신과 구조 개혁 그리고 재정의 재분배 기능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포스코 全임원 청년희망펀드에 年 40억 기부

    포스코 全임원 청년희망펀드에 年 40억 기부

    포스코그룹 권오준 회장과 임원 300여명이 오는 11월부터 청년희망펀드에 매달 3억 3000만원씩 기부한다. 연간으로는 40억원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27일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구직 청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11월 급여부터 권 회장은 20%, 임원 300여명은 매달 10%를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측은 “지난 7월 비상경영 쇄신안 발표 이후 자발적으로 급여의 10~20%를 반납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청년희망펀드 기부로 대체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기부할지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포스코스룹 임원들은 청년펀드 기부 이외에도 다음달부터 매월 급여의 10% 이상 규모로 그룹 내 7개 상장사 중 1개사를 선택해 이들의 주식을 사들이는 주식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관계자는 “포스코 임원들은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 과잉과 저성장의 악조건 속에서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기 위해 급여 일부를 반납해 왔으나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이 더 큰 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이번 기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100세시대 보험 길라잡이] 미래에셋생명 - 계약관리비·수수료 없애고 초기 환급률은 쑥~

    [100세시대 보험 길라잡이] 미래에셋생명 - 계약관리비·수수료 없애고 초기 환급률은 쑥~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7월 출시한 ‘변액적립보험II 진심의 차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객의 초기 환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금융신상품 최우수상을 받았던 ‘변액적립보험 진심의 차이’에서 한발 더 나가 계약관리비용이나 추가 납입 수수료까지 없애 고객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변액적립보험I은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의 지급 형태를 선지급형에서 분급형으로 바꾸고 해지공제 수수료를 없애 고객의 초기 환급률을 끌어올렸다. 새로 나온 변액적립보험II는 유지수수료 개념의 계약관리비용도 받지 않는다. 여기에 추가 납입 수수료도 없애 더 많은 금액을 납입하고자 하는 고객의 부담을 대폭 줄였다. 예를 들어 40세 남자가 월 50만원씩 5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글로벌채권형II 100% 선택 조건으로 가입한다면 투자수익률이 3.25%라고 가정할 시 환급률이 97.7%로 업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가입 후 한 달 기준으로 변액적립보험I에서 92% 수준이었던 환급률이 94%로 높아졌다. 미래에셋생명의 펀드 라인업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2013~14년 변액보험 수익률 2년 연속 1위를 달성한 미래에셋생명의 자산운용 노하우가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제공해 효율적 자산관리를 돕는다. 관련 세법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도 노려볼 수 있다. 보험 가입 이후 미래에셋생명의 펀드 포트폴리오인 ‘MVP 펀드’를 선택하면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배분 투자가 가능해진다. 전문가 집단이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분기별로 편입 자산 비율을 조정한다. 매월 계약 해당일에 수익률 알리미 서비스가 제공되고 매월, 매 분기별로 리포트도 받아 볼 수 있다. 강창규 미래에셋생명 상품개발본부장은 “이 상품이 지닌 높은 환급률과 다양한 구조적 강점을 고려하면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실적연금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며 “고객이 부담하는 각종 수수료는 줄이고 수익률은 높여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대한민국 보험의 새로운 길을 열어 가고자 하는 미래에셋생명의 진심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 임원, 매달 월급 10% ‘청년희망펀드’ 기부

    포스코 임원, 매달 월급 10% ‘청년희망펀드’ 기부

     포스코그룹 권오준(사진) 회장과 임원 300여명은 오는 11월부터 청년희망펀드에 매달 3억 3000만원씩 기부한다. 연간으로는 40억원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27일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구직 청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11월 급여부터 권 회장은 20%. 임원 300여명은 매달 10%를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 측은 “지난 7월 비상경영 쇄신안 발표 이후 자발적으로 급여의 10~20%를 반납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청년희망펀드 기부로 대체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기부할지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포스코스룹 임원들은 청년펀드 기부 이외에도 다음 달부터 매월 급여의 10% 이상 규모로 그룹 내 7개 상장사 중 1개사를 선택해 이들의 주식을 사들이는 주식매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포스코그룹 임원들은 매월 급여의 20%를 사회적 기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쓰게 된다.  관계자는 “포스코 임원들은 전세계적인 철강공급 과잉과 저성장의 악조건 속에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기 위해 급여 일부를 반납해 왔으나,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이 더 큰 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이번 기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청년희망펀드는 매달 월급의 일부를 기부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공익 기금이다. 청년 취업기회 확대,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등에 쓰인다. 지난 22일부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억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50억원 등 재계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韓 “통화 스와프 재개를”… 日 “외교 빨리 안정돼야”

    韓 “통화 스와프 재개를”… 日 “외교 빨리 안정돼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계 인사들이 2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한·일 재계회의를 열고 양국 간 경제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두 나라가 저성장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경제협력을 통해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허창수(GS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로 들며 “아시아 지역의 금융 협력 필요성이 커졌다. 양국이 상징적으로 통화 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한국 정부가 TPP에 가입하겠다고 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정치·외교의 안정 관계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전경련 관광위원장은 한·중·일 3국이 참여하는 공동 관광청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유럽은 스페인·이탈리아 등 33개국이 참여한 유럽여행위원회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한·중·일도 관광청을 설립하면 관광 분야 협력은 물론 동북아 평화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 경제의 흐름이 일본과 비슷해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일본은 기초 기술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창의적인 인재가 많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회의에는 역대 처음으로 여성 경제인인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5일에는 양국 경제인 6개팀 22명이 골프 라운딩을 가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을 계기로 이제 우리 사회도 일자리 세대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니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는 이전과 달리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더이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목하 유례없는 불황 속에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증가하고 있다.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명이 늘어난 노년층은 은퇴 후 20~30년을 소득 공백기로 살아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세간의 버젓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판국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경을 가로질러 노동력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하얼빈, 지린 등지의 재중 동포는 물론이고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사람들까지 ‘코리안 드림’을 찾아 보다 얄팍해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현실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세대 간 전쟁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절박함과 사뭇 대조적으로 일자리 감소 요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 로봇 등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으며, 증가한 생산성은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기계와 높아진 생산성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미래도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고용 전망의 대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마이클 오즈번 교수는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계사와 요리사가 사라질 확률은 95% 정도이며, 아나운서, 버스나 택시기사, 중고품 소매상 등도 사라진다고 한다. 자동화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현재도 미래에도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 아닐 수 없다. 세대 간 일자리 전쟁 해소는 물론이고 저출산과 복지문제 해결도, 고령사회의 대비도 결국 일자리가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정한 범역의 사람에게 국한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이고 파급력이 큰 해결책은 창조계층, 특히 ‘창조적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들은 자칫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제로섬일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뛰어넘어 국경을 초월해 팔리는 상품을 통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독보적이다.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버클리대학의 로버트 라이히 교수에 다르면 미국은 일생을 창조적 전문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 무려 15~20%가 되며, 결국 이들이 미국의 파급력 있는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참 부럽다. 창조적 전문가는 일자리가 ‘포화’됨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기존 산업사회의 일자리가 포화 상태가 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나 ‘예술’을 통해 일자리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전문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디자인’이나 ‘감성’을 정보기술 산업에 끌어들여 현대문명의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전문가들도 여기에 속한다. 또 이들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되는 창조적 기업이나 산업, 일자리가 많은 창조적 지역이나 국가도 만들고 있다. 창조적 전문가의 육성은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 이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키워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초중고나 대학을 포함해 긴 학교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산업문명이 그러했듯이 모든 문명은 시간이 지나면 일자리 포화 상태가 되는 ‘기존사회’가 되고,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통찰력을 가진 창조적 인재의 손에 달렸다. 우리도 이제 보다 큰 안목에서 일자리 창출의 문명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나가야 한다.
  • [사설] 6분기 만의 1%대 성장, 여세 몰아가야

    1년 반 만에 우리 경제가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났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2%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1%) 이후 6분기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했다. 2010년 2분기(1.7%)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침체의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듣게 되는 반가운 소식이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만큼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감도 갖게 된다. 실제로 1%대 성장 회복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분야가 이끌었다. 민간 소비는 내구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4.5%, 설비투자는 2.0%가 늘어나면서 투자도 성장률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1.9% 포인트)가 2012년 1분기(2.0% 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정부가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도 크다. 추경 편성으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개별소비세 인하, 임시공휴일(8월 14일) 지정,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경기 진작에 총력전을 펼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3월과 6월에 했던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2분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직격타를 맞으며 민간 소비가 -0.2%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가 바닥을 쳤던 게 결국 3분기에 반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다. 기저효과다. 따라서 경기 회복에 대한 성급한 낙관론을 펼 상황이 아니다. 메르스의 충격에서 벗어나 이제 정상 궤도에 접어든 정도라고 보는 게 옳다.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3분기의 성장 회복세가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무엇보다 수출이 여전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 불안하다. 3분기에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7% 포인트로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을 갉아먹고 있다. 수출침체로 올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 규모는 1조 달러가 붕괴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내년에도 크게 나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대외적으로도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신흥국 경기 불안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등 내부 악재도 성장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저유가와 정부의 소비 진작 대책의 효과가 줄어드는 4분기에는 1%대의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0%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이 조만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저효과에 따른 ‘반짝’ 경기 회복에 그치지 않고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려면 내수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정부도 단기 부양책은 한계가 있는 만큼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구조개혁을 통해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야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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