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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12주년-경제 전문가 설문] 정책기조도 개혁 속도도… 86% ‘정부 경제팀 부정적 평가’

    [창간 112주년-경제 전문가 설문] 정책기조도 개혁 속도도… 86% ‘정부 경제팀 부정적 평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경제팀에 대해 설문 응답자의 86%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유 부총리의 리더십이나 정책 기조의 방향, 정책 집행의 속도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긍정적으로 본 전문가는 11%에 그쳤다. ●“적극·활발한 경제팀 리더십 요구” ‘현 정부 경제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물음에 전체 경제 전문가 50명 중 44명이 답변을 한 가운데 이들 중 38명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 것이 ‘리더십’에 대한 지적으로, 응답자의 27%인 12명이 여기에 해당했다. 한 대학 출신 경제학자는 “현재 경제부처에는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있고 방향 감각도 없어 보인다”고 평했다. 한 민간 연구기관장은 “경제정책의 방향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리더십이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난한 경제팀이지만 위기를 돌파할 능력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한 관료 출신 인사는 “정책 효과가 떨어지는 집권 후반기이지만 경제 활성화의 추동력을 찾고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어야 할 때”라면서 “경제팀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많은 10명(23%)의 전문가들은 정책 기조의 방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정책을 내놓거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벤트성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경제정책 비전을 분명히 제시해야 하며 시기별 목표와 정책수단의 조합을 편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 의견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가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바람에 장기적인 비전 제시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교수는 “양극화와 저성장 고착화를 해결할 정책기조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현 경제팀은 규제 해소나 투자 지원으로 기업을 자극해 경제를 띄우는 기존 정책 패러다임을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교수는 “공허한 구호와 현실성 떨어지는 성과 지표에 집착해 경제 현안을 창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는 사이에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집행 속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민간 연구기관장은 “현 경제팀이 방향 키를 잘 잡고 있으나 구조조정과 4대 부문 개혁에 관해서는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銀과 협력… 전방위 구조개혁을” 전문가들은 유일호 경제팀이 앞으로 펼쳐질 경기 국면 시나리오에 대비해 정책조합(폴리시 믹스)을 추진하고 국회·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교수는 “현 정부 집권 말을 향해 가고 있기도 하고 여소야대 정국이어서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의원 출신 부총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국회를 설득하고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국책 연구기관 소속 박사는 “중·장기적인 경제 정책 비전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면서 “재정·통화·환율·구조조정 등 가용한 수단을 묶어 ‘정책 패키지’를 구성하고 단·중·장기적 목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대학교수는 “중앙은행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경제구조 개혁을 전방위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열정과 노력의 가치 되찾아야 미래 있다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무대의 중심에 자리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쯤은 당연시 여기며 헌신한 세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시작한 이들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열정이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것은 ‘지금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절실한 염원이자 간절한 기구(祈求)였다. ‘열정과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는 개발 시대 도덕성 붕괴를 지연시키고 최소한의 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게 한 정신적 바탕이기도 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2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1970~1980년대 사회 분위기의 일단을 보여 준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50대와 60대는 짐작처럼 ‘열정과 노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젊은 시절을 개발 시대 경제 활동의 최일선에서 보낸 세대다. 하지만 20대와 30대는 ‘경제력’과 ‘인맥’을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들었다. 40대는 ‘경제력’이 가장 많았지만 두 번째는 ‘열정과 노력’이라고 답했다니 세대별 의식 차이는 분명하다. 20~30대는 분명 글로벌 금융위기 뒤끝의 저성장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고달픈 세대다. 극심한 ‘취업 절벽’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해도 일자리의 질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해도 ‘경제력과 연줄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는 사실에는 우울함을 감추기 어렵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하는 것은 결과로 나타난 수치가 아니라 행간에 담긴 젊은 세대의 목소리여야 한다고 믿는다. 조사 결과 부모·자녀와 비교해 경제환경을 묻는 또 다른 질문에 50대 이상은 ‘부모보다 더 잘살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반면 20대와 30대는 ‘부모보다 잘산다’는 응답이 각각 8.9%와 14.0%에 불과했다니 부모 세대와 비교해도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크다. 특히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분야’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20대는 ‘고용’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고 한다. 원인을 알았으면 치유의 길은 가깝다. 열정과 노력의 가치가 부각되지 않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열정과 노력 대신 경제력과 인맥이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라면 병세는 벌써 깊다. 20~30대의 진단대로 우리 사회는 우선 고용의 불공정부터 회복해야 한다. ‘로스쿨’ 입학에서부터 기능직 채용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갑질 문화’를 청산하는 것은 50~60대 기성세대의 몫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제도적 모순을 없애는 데 다시 한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30대는 그들대로 ‘현실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경제력과 인맥에 기가 죽어 열정과 노력을 포기하기에는 젊음이 너무 아깝다.
  • “생활 속 性불평등 해소”… ‘女幸대구 만들기’ 머리 맞대다

    “생활 속 性불평등 해소”… ‘女幸대구 만들기’ 머리 맞대다

    대구시가 소통행정 구현을 위해 도입한 시민원탁회의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자발적인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올해 두 번째로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대구여성으로 산다는 것!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번 원탁회의는 여성이 행복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시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제안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시민의 경험과 지혜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마련됐다. 1,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원탁회의에는 시민과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가해 설전을 벌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1부에서는 대구여성이 처한 현실이란 주제로 여성고통지수 등 문제점을 제시하고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생활 속의 불평등, 고정된 성 역할 등에 대해 분야별로 상호 토론했다. 2부에서는 머물고 싶은 대구 만들기 방안 찾기에 대해 논의했다. 불평등, 어려움 등의 해소 방안에 대해 토론이 진행됐다. 최경희(49·여) 대구시여성행복위원회 위원은 “대구는 보수적인 고장이라 가정 내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하고 직장 내 근무환경도 차별적 요소가 많아 여성의 사회 진출에 걸림돌이 된다”면서 “성별 간 갈등 요인을 제거하고 여성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절실한데 시민원탁회의가 이를 위한 소통의 장이 됐다”고 반색했다. ●권 시장 주요 공약… 2014년 처음 열려 뜨거운 열기 속에 원탁회의를 마무리한 뒤 권영진 시장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곧 시민이 행복한 도시”라면서 “여성이 참여하는 행복한 지역공동체, 여성이 존경받고 배려받는 대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감사의 말을 했다. 시민원탁회의는 권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시민소통과 현장 대면을 중시하는 권 시장은 선거 때부터 민생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전까지 대구시정과 주요 현안은 시 공무원과 시의회가 처리하는 ‘전유물’과 같았다. 시민들에게는 일방적인 시정설명회로 알리는 데 그쳤다. 이를 벗어나 시정현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사회적 합의 및 공감대 형성을 통한 소통행정을 구현한다는 게 시민원탁회의의 취지다. 또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자발적인 시민 참여와 소통·협치의 관심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책 수립 때 다양한 시민 목소리를 파악, 정책의 타당성 및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원탁회의는 권 시장 취임 두 달여 만인 2014년 9월 16일 첫 회의가 열렸다. ‘안전한 도시, 대구 만들기’라는 의제로 열려 모두 412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전문가들은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는 새로운 토론문화가 감동적이었다”며 “시정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 시민은 “그동안 불만을 얘기할 곳이 없었는데 이날만큼은 다른 시민과 공무원들이 내 목소리에 집중하더라”며 “당장 해결되지 않더라도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나온 결과를 시는 ‘안전한 도시, 대구’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반영했다. 시정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해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측면에서 기존 행정과 크게 다른 점을 보여 줬다. ●일방적 시정 설명 탈피 소통행정 전환 대구시는 문제점을 발견, 원탁회의를 계속 개선하고 있다. 첫 원탁회의에서 대구시의회 및 구·군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쟁점 현안이나 주요 정책 결정 사항 등이 있을 때마다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합의 도출이나 찬반 투표 등으로 직접 결정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직접민주주의를 한다’는 반발을 살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일부 시의원들은 ‘의회에서 할 일을 왜 대구시에서 하느냐’며 못마땅해했다. 시의회 협조 없이 시민원탁회의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수백명에서 1000여명이나 되는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기 위해선 대규모 장소를 구해야 하는 데다 무선전자투표기 및 투표 결과 집계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만만찮아 시의회를 통해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는 예산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시민원탁회의를 열기 전에 시의회 및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로 했다. 또 시는 시민원탁회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 예산을 확보했다. 중립성과 운영 노하우가 있는 전문기관을 선정해 원탁회의 진행을 맡겼다. 예산 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공공시설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4차례 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5월 11일에 ‘시민이 만들어 가는 대구축제’, 9월 7일 ‘2030년 도시기본계획 시민이 꿈꾸는 대구’, 11월 2일 ‘교통사고 도시 대구? 교통사고 절반 줄이기’, 12월 22일 ‘청년이여, 대구를 말해 봐’ 등의 주제로 개최됐다. 시는 올해 시민원탁회의를 업그레이드했다. 대구경북연구원에 위탁 운영하도록 했다. ●일부 반발에도 회의 업그레이드 참여 인원도 500명 전후로 잡았고 예산 내에서 개최 장소도 잡기로 했다. 토론 주제도 체감할 수 있고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회의 결과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사무 위탁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도 확대했다. 원탁회의 정보 공유 및 분위기 확산을 위해 시민원탁회의 성과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업그레이드된 원탁회의는 지난 4월 20일 열렸다. 주제는 ‘대구시민복지 이건 어때’였다. 토론 내용은 ‘소득’, ‘돌봄’, ‘건강’, ‘교육’, ‘주거’ 등에 관한 것이었다. 토론 결과 교육 분야에서 ‘학교 안팎 청소년 안전망 구축’, 주거는 ‘맞춤형 주택공급 활성화’, 소득은 ‘여성행복일자리 창출’, 건강은 ‘대구스마트 건강도시 프로젝트’ 등에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돌봄 분야에서는 ‘365일 열린 시간제 어린이집 운영’,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지원서비스 효율화’, ‘치매안심도시 프로젝트’ 등에 대해 토론했다. 참가자들은 대구 복지사업에서 주요 고려 요인으로 ‘저성장과 소득 양극화 현상’을 가장 높게 꼽았으며 다음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 ‘학교 교육 외 교육 필요성’, ‘맞벌이부부 증가’, ‘1인 가구 증가’, ‘시민복지 눈높이 상승’, ‘인공지능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 ‘장애인 인권 등 인권의식 향상’, ‘지역 내 주거시설 노후화’ 등을 들었다. 회의 이후 추진위원회는 5월 9~16일 분과별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으며 핵심사업 반영 사안도 최종 논의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대구경북연구원 회의실에서 원탁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복지기준 설정을 위한 최종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오는 29일에는 ‘대구시민 복지기준’에 대한 대시민 발표를 한다. 민간추진위원장이 복지기준선을 제시하면 대구시가 수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다음달부터 10월까지 사업담당 부서별로 복지기준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한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차별로 복지기준 이행계획을 평가하는 시간도 갖는다. 시는 시민원탁회의를 계기로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원탁회의 주제 선정과 진행 방식은 물론 회의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市, 성과자료집 발간·대시민 홍보 강화 원탁회의 정보 공유 및 분위기 확산을 위한 시민원탁회의 성과자료집을 발간하고 추진 상황에 대한 대시민 홍보 등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토론 주제와 관련해 관계기관과 단체 추천을 받고 토론 의제 선정을 위한 해당 분야 전문가 의견을 듣기로 했다. 참가 시민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단기 교육은 물론 체계적인 워크숍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밖에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모집 배너를 설치하고 시 홈페이지와 블로그도 활용할 예정이다. 권 시장은 “앞으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개발과 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 행복한 대구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2030세대 76% “돈·인맥 있어야 성공” 5060세대 38% “열정과 노력이 우선”

    2030세대 76% “돈·인맥 있어야 성공” 5060세대 38% “열정과 노력이 우선”

    ‘계층 사다리’ 사라진 현실 반영 “학벌이 성공요건” 10%도 안 돼 5060세대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열정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2030세대는 ‘경제력’과 ‘인맥’을 꼽았다. 또 5060세대는 ‘경제적으로 자식이 나보다 더 잘살 것’이라고 전망한 경우가 많았지만 2030세대는 자식이 더 힘들 것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컸다. 1970~80년대 고도성장기에 젊음을 보낸 5060세대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쳐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2030세대의 사회 인식은 이렇듯 크게 달랐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식 차를 줄이기 위해 부, 가난의 대물림을 완충시키는 ‘계층의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2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20, 30대는 54.3%가 ‘경제력’을 꼽았고 50대 이상은 37.7%가 ‘열정과 노력’이라고 답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2030세대의 경우 ‘인맥’을 꼽은 경우가 21.5%로 두 번째로 많아 경제력과 인맥을 답한 경우를 합하면 무려 75.8%나 됐다. 50대 이상은 ‘경제력’을 꼽은 경우가 29.1%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학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0대 이상만 10%를 간신히 넘겨 모든 세대가 그다지 중요하게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자녀와 비교해 경제환경을 묻는 질문에 50대 이상은 ‘부모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절반을 넘겨 가장 많았다. 부모가 광복 및 전후 세대인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또 50대는 45.1%, 60대 이상은 55.6%가 ‘자녀가 나보다 잘살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20대와 30대의 경우 ‘자신이 부모보다 잘산다’는 응답이 각각 8.9%, 14.0%에 불과했고 ‘자녀가 나보다 더 잘살 것’이라는 응답 역시 14.6%, 24.7%에 그쳤다. 청년실업률(15~29세)이 10%를 넘고 전·월세가 급등하는 상황, 고령화 저성장 시대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 전망이 젊은 세대를 압도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40대는 ‘끼인 세대’의 전형적 특성을 보였다. 성공 요소를 묻는 질문에 2030세대와 같이 ‘경제력’(51.7%)을 가장 많이 택했지만 두 번째로는 5060세대와 같이 ‘열정과 노력’(23.8%)을 선택했다. 또 경제환경 질문 중 ‘부모보다 더 잘살고 있다’고 답한 비율과 ‘자녀가 더 잘살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24.9%, 38.1%로 양쪽 세대의 중간이었다. 우리 사회의 불공평한 분야(복수 응답)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는 세대별 고민이 드러났다. 취업 준비 중인 20대는 ‘고용’이라고 답한 경우가 47.8%로 가장 많았고 월급쟁이가 많은 30, 40대는 ‘납세’를 고른 비율이 각각 50.1%, 47.3%에 달했다. 퇴직 시점인 50대는 고용(36.6%), 납세(36.5%)라는 응답이 높았고 저임금 노인 일자리로 고생하는 60대 이상은 근로조건(24.4%)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060세대는 교육과 노력으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계층 이동이 가능했지만 2030세대는 미래의 계층 이동 가능성마저 낮은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조사 결과”라며 “지금은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안전망이 두꺼운데 어릴 때부터 안전망을 작동시켜 계층과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올바로 발휘할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삼성증권, 토론·해외 리서치·핀테크 역량 집중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삼성증권, 토론·해외 리서치·핀테크 역량 집중

    삼성증권은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시장·상품 관련 전문가들은 매주 1회 이상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상품을 선정하고 자산을 배분할지 의논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고착된 국내를 벗어나기 위해 해외 리서치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 롬바드스트리트, 캐나다 BCA리서치 등 리서치 업체와 제휴를 맺고 현지의 생생한 리서치 자료를 자산 배분에 반영한다. 해외 자산운용사들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유럽 3대 운용사 중 하나인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미국 누버거버먼, 스위스 픽테 등과 제휴해 해외투자 역량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자의 목적과 성향에 맞춰 최적인 투자자산 조합을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 ‘스마트 어드바이저’나 두나무투자일임에 특허기술을 제공한 ‘미러링 트레이딩’ 기법 등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고유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증권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계좌 개설 서비스로 고객과의 접점 또한 넓히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대림산업, ‘리드 디벨로퍼’로 공격 투자 행보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대림산업, ‘리드 디벨로퍼’로 공격 투자 행보

    대림산업은 저성장 국면으로 경기가 위축됐지만 디벨로퍼 사업을 새로운 동력으로 계속 성장한다는 목표다. 디벨로퍼란 프로젝트 발굴부터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사업자를 말한다. 대림산업은 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SOC), 호텔, 주택사업 등에서 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리드 디벨로퍼’(Lead Developer)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대림이 투자와 시공, 운영까지 모두 담당한 포천LNG복합화력발전소와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여의도에 오픈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인천 도화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New Stay) 1호 사업자가 됐다. e편한세상 도화는 총 10만 3551㎡의 부지에 2465가구의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2017년 말 준공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이번 사업에서 운영관리 및 주택 임대관리까지 총괄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두 번째 뉴스테이 사업인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를 공급했다. 대림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리드 디벨로퍼로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파키스탄 풍력발전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의 기초를 닦은 데 이어 이슬람개발은행과 손잡고 해외 발전·에너지 사업을 위해 두바이에 ‘대림 EMA’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LG그룹, ‘車부품·에너지 솔루션’ 육성으로 새로운 도약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LG그룹, ‘車부품·에너지 솔루션’ 육성으로 새로운 도약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과 유가 하락, 중국의 부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재편을 통한 미래 준비를 강조한 것이다. LG는 각 계열사의 세계 최고 수준 기술과 역량을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집중해 적극 육성하며 연이은 성과를 이뤄 내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성장 사업 중 하나가 자동차 부품 사업이다. 2013년 신설된 LG전자의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는 지난해 11월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번 ‘CES 2016’에서는 폭스바겐과 함께 차량과 스마트홈 간의 연동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음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이니지와 함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무선통신 모듈,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모터와 센서 등 전장부품을 다변화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20여곳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 공급 물량을 수주했고, LG하우시스는 자동차 원단, 경량화 부품과 같은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또 LG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친환경 에너지 생산(태양전지)과 저장(ESS·에너지저장장치), 효율적 사용(시스템에어컨, 고효율 창호·단열재,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및 관리(EMS·에너지관리시스템)에 이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확보한 상태다. LG전자는 올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인 ‘네온2 바이페이셜’을 내놓는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ESS 기업인 AES 에너지 스토리지와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12주년] 다시! 힘내요 파워! 코리아

    ■산업계 “글로벌 1등만이 생존한다”… 미래 성장동력 찾기 총력 “우리는 지금까지의 삶과 일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변화의 범위와 복잡성은 과거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다른 수준이 될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드 슈밥 포럼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포럼의 주제로 정했다. ▲증기기관 발명의 여파로 기계가 도입된 18세기의 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과 국제 분업이 가능해진 19세기의 2차 산업혁명 ▲디지털 계산능력 향상으로 정교한 자동화가 가능해진 20세기의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연결성이 극대화돼 과거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산업 모델이 창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구현되기 시작한 단계에 들어섰다. 다보스포럼에서는 또 ‘미래고용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앞으로 5년 동안 선진국과 신흥시장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간의 일자리가 인공지능(AI)과 같은 기계로 대체된다는 내용과 함께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 같은 변화가 비교적 짧은 향후 5년 안에 이뤄질 것이란 점이다. 결국 일자리 제공자인 기업, 특히 국내 산업의 주류를 이루는 제조기업 역시 당장 빠른 재편의 기로에 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더 큰 위기의식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선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 총수들의 메시지에서도 이런 노력이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1등 사업만 남긴다’는 취지로 그룹의 사업을 재편 중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시무식에서 밝힌 올해 경영 방침은 ‘산업 혁신을 선도할 미래경쟁력 확보’와 ‘질적 성장 추구’로 압축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지금의 경영 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될 수 있다”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면 미래를 위해 사업·조직·문화 등 기존의 틀을 모두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변화의 시기는 기회이기도 하니 사업에 대한 영향을 중장기적으로 보라”고 제시했다. 기업들의 전략도 과거와 달라졌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1위를 정조준했고, 기존에 존재하던 산업 분야를 넘어 미래 신산업 분야에 대한 모험적 도전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강화하거나 사회 공헌에 적극 나서며 사회와의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 노력도 강화됐다. 기업마다 ‘실패하더라도 시도해 보자’는 자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 노력의 방향과 정도에 따라 몇 년 뒤 다보스포럼에서 ‘변혁기 한국 기업의 성공 사례’가 발표될 수도 있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금융계 “저금리 위기를 넘어라”… 모바일·해외 새시장 연다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대표되는 뉴노멀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내려오면서 시중은행을 돌며 발품을 팔아 봐야 연간 1%대 후반 정기예금 이자는 찾기조차 힘들다. 낮아진 건 금리만이 아니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는데 또다시 2.6%로 내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저금리와 저성장의 그늘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수출의 발목을 잡는 중국 성장세 둔화가 쉽사리 변하기 어려워 보여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까지 터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낮은 성장률, 높은 실업률, 저출산, 고령화 등 한국 사회를 뒤덮은 악재만 보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돈 굴릴 곳이 없다’는 아우성은 일반 가정은 물론 금융권에까지 공통적인 현상이다. 역대 최저점에 머무른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에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은 연일 뒷걸음질 중이다. 올 1분기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전 분기 대비 0.05∼0.09% 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인력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저금리 시대의 생존법을 찾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해외 지점을 25개 늘릴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올해 13개 지점 확충을 목표로 5개 지점을 이미 개설했다. 하나금융은 11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농협금융 역시 농업금융의 노하우를 들고 중국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 밖에도 은행들은 점포 개혁, 인력구조 개선, 수익성 확대, 모바일은행 구축 등을 통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장성 보험 판매와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초저금리 충격을 최대한 막아 보겠다는 전략이다. 저축성 상품보다는 보장성 보험 판매를 촉진하는 한편 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해 자산 운용을 다변화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오히려 위기 속에서 길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변한 현실 속에서 이익이 될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업종 간 경계를 넘어 전략적 동맹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위기 속 탈출구를 찾는 금융권의 노력을 짚어 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이 새로워집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2주년을 맞아 편집 디자인을 개편하고 읽을거리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미래의 한국을 대비하는 다양한 기획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기획 ‘저성장의 파고, 이렇게 넘자’ 한국 등 전 세계는 저성장 추세가 굳어지면서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양극화와 계층·세대 간 갈등 등 사회·경제적 과제를 해결할 저성장 시대의 성장전략을 모색해 봅니다. ●특별기획 ‘통일한국 매뉴얼을 만들자’ 특별기획 ‘바로 지금 통일이 된다면…통일 한국 매뉴얼을 만들자’를 8월부터 연재합니다. 남북이 하나 된 순간의 혼란을 줄이고 새 한반도 도약의 반석으로 삼기 위해 통일 이후 매뉴얼을 준비해야 합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진정한 통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짚어 봅니다. ●과학오피니언면 신설 과학과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융합형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과학·의학계 연구 현황과 현안을 다룬 전문가 칼럼과 생활 속 과학으로 구성된 과학오피니언면을 매주 화요일 마련했습니다. ●새 칼럼 ‘김석동의 한 끼 식사 행복’ 미식가로 유명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관료 시절부터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낸 싸고 맛있는 행복 식당과 음식 이야기를 매주 목요일 소개합니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신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시인이 매주 목요일 동서고금의 명시를 골라 특유의 날카로운 감성과 개성 있는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주말판 제호와 평일 편집을 ‘확’ 바꿨습니다. 주말판 제호를 ‘주말엔’으로 바꿉니다. 독자 여러분께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의미로 감동과 재미가 가득한 읽을거리를 제공합니다. 평일 디자인도 깔끔하고 세련되게 바꿨습니다. ●만평 ‘세상터치’ 신설 기존 4컷 만화 ‘대추씨’를 끝내고 1컷 ‘조기영의 세상터치’를 주 5회 오피니언면에 게재합니다.
  • “미래 대비 新국가재정전략 서둘러야”

    “미래 대비 新국가재정전략 서둘러야”

    “국가채무 2060년 62% 예상속 재정 수입은 크게 줄어 대책 시급” 지방재정 개편, 복지수요 급증과 같이 국가재정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풀려면 ‘신재정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정성과연구원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이원희(행정학) 한경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2006년 제정된 국가재정법을 떠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재정성과원은 전·현직 교수와 고위 공무원, 민간 전문가 그룹으로 이뤄진 민간 출연연구원으로 지난 3월 첫발을 뗐다.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초대 원장을 맡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 사이에 재정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데에는 내국세의 일정 부분을 지방으로 바로 이전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초래된 중앙·지방의 ‘제로섬게임’ 구조가 결정적이다. 한마디로 가용재원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 채무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를 넘나들고, 2060년 62%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갚아야 할 돈을 말하는 현금주의를 적용한 국가채무는 지난해 기준 595조원으로, 2019년엔 적어도 76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중에 갚아야 할 빚까지 감안한 발생주의 회계로 보는 국가부채는 현재 1280조원이다.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 상황에서 지출 수요는 급증한 반면 재정수입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악조건이다. 따라서 세출구조를 얼른 조정해야 하는데, 정부 의무지출 비중은 현행 40%대 후반에서 2020년 54%, 2060년 68%로 급증해 재정압박을 한층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가재정법은 예산 편성과 집행이라는 절차법으로 존치돼 실효성을 잃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금을 적립하고 이자로 활용하는 각종 기금 운영방식과 출자, 출연, 융자, 보증 등 각종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재정정책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경기도 공유적 시장경제] 매출 70조 판교테크노밸리 업그레이드… 창업 터보엔진 돌린다

    [경기도 공유적 시장경제] 매출 70조 판교테크노밸리 업그레이드… 창업 터보엔진 돌린다

    경기도는 지난 4일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경기도의 도전! 리빌딩 코리아’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민선 6기 2년간을 돌아보고 저출산·저성장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도정 방향을 모색하려고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도민이 희망하는 리빌딩 경기도’를 주제로 정치, 청년 실업, 저출산, 저성장 등 4가지 위기 극복을 위한 도의 11개 주요 사업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정치인 신뢰도 꼴찌, 출산율 꼴찌, 두 집 건너 한 집에 청년 실업, 사교육비 1위, 저성장 등 대한민국은 지금 암 환자”라며 “정확한 진단을 하고 목숨을 건 수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유적 시장경제, 판교제로시티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가 이날 소개한 판교제로시티(판교창조경제밸리)는 ‘경기도 공유적 시장경제’의 핵심 목표인 일자리 창출 동력이다. 이곳에는 사물인터넷, 핀테크 등 첨단 정보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시험공간),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예술을 융합해 신산업을 창출하는 창작공간 등이 조성된다. 자율주행차 시범단지와 소프트웨어 창조센터, 스마트 하이웨이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 한국도로공사 부지와 개발제한구역을 합친 43만㎡ 규모로 조성 중이며, 내년도 상반기 용지를 분양한다. 정부와 경기도는 판교제로시티와 판교테크노밸리를 아우른 ‘창조경제 밸리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6개 공간으로 나뉜 첨단 클러스터(산업 집적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으로 기업지원 허브에 200여개 스타트업이 입주할 창업 공간을 마련하고 정부 14개 기관도 이곳에 입주한다. 성장지원센터에는 창업 3~4년차 벤처기업 300여개 사가 입주한다. 또 벤처 캠퍼스와 혁신 타운도 조성한다. 판교제로시티는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판교제로시티를 자율주행 시범운행 단지로 지정하고 2018년까지 정밀도로지도, 정밀GPS,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3대 자율주행 인프라를 우선 구축해 실증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험운행 단지는 총길이 4㎞, 2~4차로 규모의 자율주행 노선으로 구성된다. 지난 4월 미국 디트로이트 자율주행차 전용 모형 도시를 다녀온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2018년 완공 예정인 판교 제로시티 자율주행도로는 자율주행차와 일반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도로로 조성될 것이다. 국내 기업은 물론 구글, 테슬라 등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판교제로시티 완공 시 판교 지역은 1800여개 첨단기업이 둥지를 틀고 11만명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첨단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곳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기존 테크노밸리의 성장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6년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입주 기업은 총 1121개, 근로자는 7만 2820명에 달한다. 이 기업들의 연간 매출 합계는 70조 2778억원이다. 이는 2015년 경기도 지역내총생산(GRDP) 313조원의 무려 23%를 차지하는 액수다.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초기인 2011년 입주 기업 83개, 매출액 5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4배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를 이끄는 것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첨단 업종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입주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IT) 기업이 862개로 77%를 차지하며, 바이오기술(BT) 기업이 137개, 콘텐츠기술(CT) 기업이 69개, 나노기술(NT) 기업이 11개 등이다. 중소기업이 90.9%, 중견기업이 4.8%(54개), 대기업이 2.7%(30개)다.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지난해 신규채용 인력도 8904명이다. 대부분 20~30대다. 이곳 근로자의 23.1%인 1만 6800명이 연구인력이다. 2013년보다 27.3%(3608명) 증가했다. 70조 2778억원이라는 총매출액도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들의 지역내총생산(2015년 기준)과 비교하면 7위에 해당한다. 1위 서울(318조 6070억원), 2위 경기(313조 6706억원), 5위 경북(89조 1323억원), 6위 부산(70조 3379억원) 다음이며 울산이나 인천, 전남 등의 지역내총생산보다 많다. 대기업과 비교해도 삼성전자 매출액 138조원 다음으로 2위 수준이며, 자동차 연간 수출액 57조원, 휴대전화 연간 수출액 30조원보다 많은 것이다. 경기도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요인이 자족형 도시로 개발되고 첨단산업의 특성에 맞게 산업단지를 설계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도내 세 번째 테크노밸리가 될 북부 지역 테크노밸리 조성 부지를 최근 고양시 일산동구 일원으로 결정했다. 30만~50만㎡ 규모로 조성되며 경기도시공사와 고양시가 공동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된다.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1조 6000억원의 신규 투자와 1900여개 기업 유치, 1만 8000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신환 도 경제실장은 “앞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는 IT와 BT 등 첨단기술 업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경기도는 한국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판교테크노밸리를 지원,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작은 사치 누리자”…50만원 수제화 4일간 2500켤레 불황에도 ‘불티’

    “작은 사치 누리자”…50만원 수제화 4일간 2500켤레 불황에도 ‘불티’

    한 켤레에 50만원에 달하는 고급 수제화가 출시된 지 나흘 만에 2500여 켤레가 팔려나갔다. 업계에서는 장기 불황으로 자기 만족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는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스몰 럭셔리’ 소비 심리 반영 5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지난 1일 금강제화의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 세븐’ 출시 7주년 기념 한정판 ‘헤리티지 세븐·S’가 나흘 만에 2570켤레가 판매됐다. 헤레티지 세븐·S는 한 켤레당 49만 9000원으로 기존 헤리티지 일반 제품보다 10만원가량 비싸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현재 한정 초도물량 3500켤레 중 70% 이상 판매됐고 행사 기간인 일주일 내에 ‘완판’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제품 판매량인 3000켤레보다 16%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4만원 빙수도 하루 100그릇 팔려 호텔신라가 내놓은 애플망고 빙수도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그릇에 4만원대인 이 빙수는 하루에 100그릇 이상 팔릴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고 호텔신라 측은 전했다. 천연 미네랄 용액 코팅으로 치약 없이도 입안을 개운하게 만드는 일본의 ‘미소카’ 칫솔은 일반 칫솔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세계적으로 3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업계는 이 같은 고급 수제화나 고급 디저트 등의 인기에 이른바 ‘스몰 럭셔리’ 소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몰 럭셔리란 최근 저성장 시대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젊은 층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돈을 쓰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사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디저트나 고급 가죽 소재와 차별화된 제작 방식의 수제화 등에 돈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높이기 위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인제의원 “주택정책, 저성장시대에 대응해야”

    서울시의회 김인제의원 “주택정책, 저성장시대에 대응해야”

    서울시의회 김인제 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로4)은 7월 5일(화) 오전 9시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개최된 ‘서울시정 주택분야 토론회’에 참석하여 서울시 주택정책을 평가하고 민선 6기 잔여기간 동안의 서울시 주택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 토론회는 서울시와 한국주택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로, 민선 6기 2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 주택정책의 방향과 향후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김 의원은 “현재 서울시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저성장시대에 진입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경제성장률 둔화와 주택시장의 재구조화,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가 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6기 서울시 주택정책은 저성장시대에 대응한 정책이어야 한다.”며 ‘역세권 청년주택 및 서울리츠와 같은 민간자본의 활용’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개발사업’, ‘소규모 주택재정비 및 도시재생사업’, ‘주택임대차 시장 정상화’, ‘소비자 보조방식에 해당하는 주택바우처 제도 강화’ 등 총 다섯 가지의 민선 6기 주택정책 방향을 차례로 제시하였으며, 중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시론] 브렉시트 실체와 환율 전쟁/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전 금통위원

    지난달 23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이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다. 대다수의 전문가 집단, 세계 정상 및 경영인들은 물론 좀처럼 의견 일치를 보이지 않던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유럽연합(EU) 잔류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저성장으로 소득이 정체되고 기득권층 위주의 정책들로 인해 중산층의 적대감이 확산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민자 급증에 따른 반감, 사회 양극화, 다문화주의에 대한 반발 등으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시각이 형성된 것도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브렉시트는 예전의 금융 거품이나 실물 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의 재정 위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정치적 이슈가 부른 금융위기란 점에서 사상 초유이고, 그만치 충격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검은 금요일(6월 24일) 하루에만 세계 증시에서 3000조원이 사라졌고, 우리 증시에서도 47조원이 날아갔다. 그러나 비교적 단기간에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가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 갔다. 급락했던 파운드와 유로화도 진정세로 돌아섰고, 대표적 안전 자산인 주요국 국채 가격 급등세도 한풀 꺾였다. 안정을 가장 먼저 되찾은 곳은 아시아 시장으로 한국과 일본 증시는 지난달 27~30일 모두 상승했고, 미국과 유럽 증시도 28일부터 반등하며 안정을 찾았다. 이처럼 시장 패닉이 비교적 빠르게 진정된 것은 브렉시트는 전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로서 세계 경제에 가해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이 EU와의 ‘결별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불확실성이 계속돼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최근 회복세가 단기 반등에 그치고 브렉시트로 인한 충격이 꽤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실업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확대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패러다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배경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보호무역주의의 강화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도 부진한 우리 경제를 더욱 침체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과의 직접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럽 지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을 통해 더 큰 부정적 여파가 밀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도 감소 추세인 세계 교역량이 중장기적으로 더 위축되면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로 영국의 직접 투자 규모가 작지만, 안전 자산인 달러와 엔화 선호가 강해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무역 위축 등으로 각국의 실물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쁜 침체 국면을 맞게 됐을 때도 각국의 공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느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각국은 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국제 공조에 나섰지만, 고립주의 바람이 거센 지금은 보호 무역과 자국 통화 가치의 경쟁적 하락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환율전쟁이 벌어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 간의 공조가 깨지고 자기만 살겠다고 하면 공멸의 길로 갈 수도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라는 ‘내우’에 브렉시트라는 초대형 ‘외환’이 덮치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우선적으로 낙관도 비관도 아닌 객관적 시각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변할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한 외환 방패를 든든히 쌓아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통화 스와프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환율전쟁에 대비해 환율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외 충격에 취약한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산업을 키우는 노력과 함께 신성장산업 육성과 구조조정 같은 체질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 주거비 물가지수 개편… 이주열 총재 구하나

    주거비 물가지수 개편… 이주열 총재 구하나

    “전·월세 등 실제주거비 비중 늘어…연말 2%대 물가 상승 달성 가능” 한국은행이 물가 목표 달성에 거듭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효과로 목표 상승률인 2%를 달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5년 새 끊임없이 오르고 있는 주거비가 더 많이 반영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4일 ‘2016년 물가지수 개편과 투자 아이디어’ 보고서에서 “개편 후 물가지수가 하락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전·월세 등 주거 관련 지출이 지수에 확대 반영돼 물가지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이 5년마다 시대에 맞게 소비자물가지수를 개편한 뒤에는 물가지수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폭이 개편 전보다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사례를 보면 0.4~0.1% 포인트씩 평균 0.26%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주로 소비자들이 농축산물 등 식료품을 점점 덜 소비함에 따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편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 근거로 실제 주거비 상승을 들었다. 김 연구원은 “2003년과 2012년 사이 전체 가계지출에서 2%가량을 차지했던 실제 주거비용이 2013년 이후 빠르게 높아지며 지난해엔 2.9%까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거비란 전·월세 비용과 주택 수리비 등 거주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을 뜻한다. 최근 몇 년 새 전세보증금이 급등하고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하면서 실제 주거비 비중이 커졌다. 오는 연말 확정될 소비자물가지수 내 품목별 비중에서는 이런 변화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늘어난 주거비가 물가지수에 더 많이 반영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유가 상승과 하반기 환율 안정 예측이 더해지면 올 연말에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2%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오는 14일 한은이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물가 해명’에 나선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공개 설명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고혈압(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저혈압(디플레이션)도 저성장 국면에서는 국가 경제의 큰 난관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野 “서별관회의, 분식회계 알고 지원” 임 “회계 석 달간 실사했다”

    野 “서별관회의, 분식회계 알고 지원” 임 “회계 석 달간 실사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 등을 논의한 청와대 서별관회의를 정조준하면서 조선·해운산업 부실에 전·현 정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서별관회의에 대한 즉각적 대응을 자제하면서 ‘구조조정 이후’의 대책 등 경제활성화 대책에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 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그는 문건이 서별관회의 자료라고 주장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홍 의원이 가진 자료는 처음 보며 출처도 모른다”고 맞서면서도 “형식 자체는 동일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에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면 실체를 파악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문건을 보면 이미 정부는 분식의 규모와 상관없이 지원을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회의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서별관회의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업무처리 과정에서 관련 임직원에 대한 면책 처리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 위원장은 “공시된 회계와 같은 상태인지 확인하려고 회계법인을 통해 3개월간 실사했다”고 맞섰다. 또 홍 의원이 정책결정이 ‘블랙박스’처럼 이뤄져선 안 된다고 비판하자 임 위원장은 “당시 상황이 하루하루를 넘기기 위중했다. 마땅히 책임지라면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주요 정책을 심의 조정하기 위한 차관급 이상 회의는 회의록을 작성토록 하고 있다”며 “(서별관회의는) 유령회의이며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별관회의를) 밀실(회의)이라고 하긴 어렵다”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것인데 관련 법령을 검토해서 꼭 필요하다면 회의록을 작성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황 총리에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보면 과거 청산적인 구조조정에 머무르고 있고 미래 먹거리를 제공할 신산업, 혁신산업에 대한 큰 그림이 없다”며 ‘구조조정 이후’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황 총리는 “미래성장동력 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세제 지원뿐 아니라 규제프리존 등을 과감하게 도입해서 신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대답했다. 조선산업이 밀집한 경남 거제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은 유 부총리에게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발표하면서 대형 3사를 제외한 이유와 협력업체 대책 등을 물었다. 유 부총리는 “대형 3사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수주 잔량이 남아 있고 대우의 경우 고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선제적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추궁도 나왔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저성장이 계속되고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하자 유 부총리는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에서 11위로 올라갔다는 것만 봐도 실패라고 보기 힘들다”며 “(지난해 성장률이 3%에 미치지 못한 것은) 실망스럽긴 하지만 정책 실패라기보다는 세계 경제가 안 좋았던 것에 직접적 요인이 있었다”고 했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총리가 경제 관련해서 뭐하는지 모르겠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다그쳤다. 이에 황 총리는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은 걱정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세계 경기가 어려워서 저유가로 단가 하락이 생기는 등 외부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공방도 이어졌다. 더민주 김진표 의원이 “누리과정 국고지원 예산 1조 7000억원이 이번 추경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유 부총리는 “정부가 편성하려는 추경예산은 구조조정과 관련된 것이다. 누리과정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황 총리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도 “법인세율을 올리는 건 더더욱 투자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로 투자될 자본이 다른 나라로 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실직·구조조정·저성장… 미래 불안감이 부른 ‘돈맥경화’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실직·구조조정·저성장… 미래 불안감이 부른 ‘돈맥경화’

    갈 곳 잃은 돈이 통장에 쌓여 가고 있다. 이자가 거의 안 붙지만 맘만 먹으면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인기가 상종가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이후 약 3주 만에 15조원이나 불었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반대로 시중에 돈이 안 돈다는 얘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KEB하나·우리·신한·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기준금리가 연 1.25%로 인하된 지난달 9일 383조 1220억원에서 같은 달 27일 398조 9119억원으로 15조 7899억원(4.1%) 늘었다. 은행에 일단 넣어 두고 보자는 ‘파킹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를 살리려고 금리를 낮춘 것인데 이렇게 돈 쓰기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개인(고용 불안), 금융사(구조조정), 기업(저성장) 등 경제 주체의 불안감을 총체적 원인으로 꼽는다. 개인의 경우 고용시장에서 ‘재기’가 힘들어 돈 쓰기가 겁난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은 “유럽은 고용과 이탈이 유동적이고 충격이 작다. 반면 한국은 300만원을 받다가 퇴직하면 100만원대로 떨어진다고 할 만큼 한 번의 실업이 실패로 이어지는 구조”라면서 “이런 고용 문화에 턱없이 열악한 노후 대비, 전·월세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이 저축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분기 총저축률은 36.2%로 전분기보다 1.8% 포인트 상승,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조정의 연쇄 사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차적으로 은행은 기업 부실에 따라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돈) 부담이 있다. 조선·해운업에 돈을 물린 은행은 어느 정도 공개된 상태다. 하지만 이 은행들이 조선·해운업 대출금을 기본으로 만든 2차 파생상품 여파는 짐작하기 어렵다. 예컨대 은행이 A기업에 100억원을 1년간 대출해 줬다고 치자. 은행은 통상 나중에 돌려받을 이 돈을 담보로 B금융사나 C개인에게 파생상품을 만들어 판다. A가 망해서 돈을 못 갚을 상황이 되면 은행은 물론 B나 C에게도 손실이 이어진다. 이 연쇄 리스크 탓에 금융사 투자도 쉽지 않다는 지적(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이다. 금융기관 간 연계된 자산·부채도 급증세다. 이는 금융사가 발행한 금융채,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금융상품을 다른 금융사가 인수한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산·부채 연계 규모는 2010년 말 308조원에서 2014년 404조원으로 45조원 뛰었다. 기업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도 ‘돈맥경화’의 요인이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국내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매출 증대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저성장-저금리 장기화에 지친 기업도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런 제조업 공동화 현상(생산기지 대거 해외 이전)은 일자리 감소라는 악순환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저성장을 탈피할 수 있는 경제체질 개선 없이는 떠나는 투자자 발길을 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김 선임연구원은 “취업과 실업이 쉬운 고용문화 정착은 물론 실직에 따른 재교육, 재사회화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한다”면서 “속도감 있는 구조개혁과 과감한 산업 구조조정으로 경제 전반에 파생되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2016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증권 삼성 픽테 시큐리티 펀드

    [2016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증권 삼성 픽테 시큐리티 펀드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세계 주식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 또한 낮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런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신성장 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삼성 픽테 시큐리티 펀드’로 스위스 픽테자산운용의 시큐리티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이다. 시큐리티 펀드는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시큐리티 산업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펀드로 ▲자율주행 스마트카의 주행 안정성을 책임지는 센서 산업 ▲전자결제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사이버 보안 산업 ▲식품(약품) 안전성 테스트와 관련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시큐리티 산업은 IT기술의 발달과 이머징 국가들의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쌓고 있어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픽테 시큐리티 펀드는 6월 14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이 7.83%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 [브렉시트 쇼크 이후] 저성장 늪… 커지는 저소득층 신음, 유럽 넘어 세계화하는 ‘反세계화’

    [브렉시트 쇼크 이후] 저성장 늪… 커지는 저소득층 신음, 유럽 넘어 세계화하는 ‘反세계화’

    세계의 유력 정·재계 지도자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낼 때, 영국의 결정을 환영하며 그들의 전철을 밟겠다고 공언한 이들도 적잖았다. 바로 미국과 유럽의 포퓰리즘 정치인들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인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영국민은 EU에 독립 선언을 했으며 투표로서 그들의 정치, 국경, 경제에 대한 권한을 회복했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미국민이 (세계의 엘리트로부터) 독립 선언을 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이끌어 낸 주된 원동력 중 하나는 반(反)세계화를 주창하는 포퓰리즘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품, 자본,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교육받은 도시의 엘리트들은 경제·문화적 수혜를 입었지만, 전통적인 노동자 계층은 소득 성장과 일자리 증대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특히 유로존 경제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과 10%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을 겪는 EU 국가들이 EU 채권단으로부터 긴축 재정을 강요받아 복지혜택을 줄이면서 저소득 노동자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트럼프 현상’을 빚은 미국에서도 소득의 양극화는 수치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하위 10%)의 소득은 2014년 기준으로 8%가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상위 5%)은 4% 증가했다. 그사이의 중간층의 소득은 3% 줄었다. 미국에서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1년간 700만명이 고용을 상실했고, 이들이 기득권층에 느끼는 배신감은 커졌다. 하지만 기존의 정치 세력은 세계화의 그늘에 놓인 이들 계층을 주목하지 않았다. 전통적 노동자 계층을 지지 기반으로 했던 좌파 정당들은 1990년대 이후 탈이데올로기적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정치적으로는 중도파,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에 구애했다. 우파 정당들도 이민 등 사회문화적 정책에 있어서 다소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중도 쪽으로 이동했다. 이에 인종, 종교, 사회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좌·우파로 나뉘어 있던 저소득층이 기성 정치인, 자본가, 은행가, 언론인 등을 불신하며 반세계화를 외치는 포퓰리즘 세력의 품으로 들어갔다. 뉴스위크는 영국에서 브렉시트 지지율이 높게 나온 지역과 미국에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 모두 몰락한 공업지대이자 진보 정당의 보루였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유입된 이민자들과 값싼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진보 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포퓰리즘 세력에 환호하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나았으며, 극우 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이 이웃의 극우 정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른 EU 국가의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더욱 자신감을 얻고 EU 탈퇴를 밀어붙이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당수는 “프랑스가 EU를 떠날 이유는 영국에 비해 1000가지 더 많다”며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국민투표 추진을 시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리 사회 미래의 등대 사회적 경제] “박원순 리더십, 소외계층에 비전 제시할 것 사회적기업 창업보다 성장 환경 조성해야”

    [우리 사회 미래의 등대 사회적 경제] “박원순 리더십, 소외계층에 비전 제시할 것 사회적기업 창업보다 성장 환경 조성해야”

    “사회적경제는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1996년 설립된 캐나다 퀘벡 사회적경제 협의체 ‘샹티에’ 대표인 낸시 님탄은 “서울시가 ‘한국의 몬드라곤’으로 변신 중”이라고 평가하면서 “박 시장의 사회적경제 지원이 소외된 시민과 청년 등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몬드라곤은 스페인에 있는 세계 최대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사회적경제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님탄은 “사회적경제는 젊은 세대를 통해 더욱 전진 중”이라며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사회적기업과 결합하면서 대기업 위주의 자본주의 경제가 서서히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 상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20~30대 밀레니엄 세대는 비디오게임 프로듀서 협동조합을 만든다.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젊은이도 사회적경제에 뛰어든다고 님탄은 귀띔했다. 이들은 사회적 가치와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고, 정부가 모든 것을 관리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는 “박 시장의 다양한 청년 지원과 창업 정책이 사회적경제 정책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앞으로 10년 뒤 서울은 사회적경제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님탄은 “사회적경제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성장한다”며 “저성장, 고물가 구조인 서울시 경제정책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결국 가난할 수밖에 없는데 사회적경제가 일자리를 창출해 복지만으로 어쩔 수 없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님탄은 서울시가 샹티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퀘벡의 샹티에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자본을 지원한다. 자금 지원과 교육, 경영·마케팅·정부 정책에 대한 조언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후원하고 재정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낸다. 그는 “서울시도 사회적경제를 공공이 하려면 ‘관’이 아니라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연계, 사회적경제를 지원할 시민사회단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9월 7~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총회가 열린다. 박 시장을 비롯해 한국에서는 1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해 전 세계 사회적경제 관련 기관 및 정부 관계자 2000여명과 아이디어를 나눌 예정이다. 7일 개막식에는 박 시장, 드니 코데로 몬트리올시장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토리노, 스페인 빌바오·몬드라곤·마드리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의 지역정부 고위 인사들이 참여한다. GSEF 공동의장을 맡은 박 시장과 송경용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이 총회를 연다. 서울시,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경기도 따복공동체 등이 공공구매와 사회적 협약, 사회연대경제에서 경영자와 정치인 간 네트워크 등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2014년 창립한 GSEF 초대 의장도시로 선출된 서울은 사무국을 유치하는 등 세계 사회적경제의 수도로 떠오르고 있다. 몬트리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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