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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이한 현실 인식이 위기 심화시켜… 경제팀,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 줘야”

    건설·투자 단기처방으론 역부족 부동산·가계부채 선제대응 필요재정통화당국 신경전 벌일 땐가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과 일관성 없는 대응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경기 활성화의 처방을 놓고 공공연히 신경전을 벌이는 데 대해서도 비판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8일 정부가 현실을 너무 느슨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장기 저성장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는 지속적으로 위기 상태에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마저 어려움에 직면했다면 그 아래에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을 것이라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건설과 투자 유인책과 같은 단기적 처방으로는 지금의 장기 저성장 구조를 바꿀 수 없는데 여기에 너무 매달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야 겨우 시작한 조선, 해운 등 업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외부에 탓을 돌리고 있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갈등을 예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는 것을 망각했거나 스스로 산업정책의 밑그림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과 다름없다”고 했다. 앞뒤 안 맞는 경제 정책이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알면서도 정부는 재정 정책을 할 만큼 했으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면서 가계부채를 우려해 부동산 대출을 막는 등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정을 택하든지 단기 부양을 택하든지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는데, 지금 경제팀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 청년실업의 실상에 대해 정부가 정직하게 밝히지 않은 채 계속 처방을 미루고 있다”면서 “그 시기를 놓치면 차기 정부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지금의 몇 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부처와 한국은행이 내부적으로 정책 협조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경제가 위기일 때는 부총리가 강한 그립(장악력)을 갖고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유일호 부총리가 국회의 입법 지연 등을 이유로 지금의 경제 상황에 상응하는 수준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고품질 감사체계 구축 싱크탱크役 충실”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고품질 감사체계 구축 싱크탱크役 충실”

    제도·운영방식 장단점 분석 전문가 연구결과 12월 발표 IT기반 감사기법 도입 지원도 감사원은 공공개혁에서 큰 축을 이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굿 거버넌스’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저성장과 정부에 대한 신뢰 저하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감사원이 전통적인 감시기능뿐 아니라 정책의 주요 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17일 김성준 감사원 감사연구원 연구부장에게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었다. 감사원을 흔히 칼을 휘두르는 기관으로 여기지만 감사에도 품질이 있습니다. 감사연구원은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직이죠. 직원 32명 중 20명이 박사학위 소지자입니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방증이죠. 첫째, 중립성 유지입니다. 전체 국가 감사체계가 한층 고도화하도록 지원하려면 제도와 운영 방식의 장단점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외국 사례를 제대로 조사해야 합니다. 예컨대 선진 사례인 미국 감사원의 경우에도 의회 소속으로, 감사사항 선정, 감사인력 파견 등 독립성 및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 연구원은 제도분야에 대해 현재 한국공법학회 등 국내외 전문가 그룹과 공동으로 연구 중인데 오는 12월 결과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감사원의 감사 및 조직운영 고도화에도 애씁니다. 매년 실시하는 ‘감사환경분석’은 경제·행정·공직사회 등 거시적 감사환경을 조망하는 한편 20여개 주요 정책분야별 예산과 위험요인 등을 분석·제공함으로써 감사원의 다음 연도 및 중기 감사계획 수립을 돕습니다. 또 정보기술(IT) 기반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감사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기법 등 변화하는 IT 환경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감사기법 도입을 지원합니다. 폐쇄회로(CC)TV나 이메일 등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감사 증거로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위·변조를 예방할 수 있는 증거수집 및 관리절차 마련의 필요성에 대응한 것입니다. 그러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의 엄연한 차이를 확인한 사례도 있습니다. 2012년 지방자치단체의 세외수입 부과 누락을 찾아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1만 2700여건의 의심사례를 찾아냈지만 정밀확인 결과 대부분 별도의 증빙자료로 이미 소명돼 5000만원의 부과 누락분을 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국가 감사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는 공공부문 자체 감사기구의 역할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심층 연구와 더불어 컨설팅을 지난해부터 3~4개월 과정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제한된 연구인력으로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모색 중입니다. 아무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감사원의 역할에 주목해 OECD가 발표한 10대 선도적 감사원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국민 편에서 더욱 든든한 기관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겠습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장·중·단기 ‘3각 시스템’ 삼성 R&D 재편 주목하라

    삼성 종합기술원은 1987년 삼성의 연구개발(R&D) 허브로 설립됐고, 2008년 삼성전자에 합병됐다. 종기원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를 연구한다. 삼성 반도체 신화의 토대인 종기원은 몇 년 전 그래핀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종기원 인력 축소 소식이 전해졌다. 3~5년 중기 연구에 전념하는 연구 조직인 DMC연구소 인력 감축도 있었다. ●박사급 고급두뇌 현장 투입 인력 재배치 삼성의 R&D 조직 재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삼성이 ‘S급 인재’를 키워 내겠다는 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혁신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속도가 가속화된 데 따른 적절한 인력 재배치라는 평가도 있다. 박사 학위를 지닌 고급인력이 사업·개발부에서 멀찍이 떨어져 연구실에만 머물 사업 환경이 아니란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에 정보를 나눠 주던 시절이 끝난 것처럼 학계나 연구소가 사업부에 앞선 기술을 전수하던 시절도 끝났다”면서 “오히려 기업 내 연구인력과 개발인력의 교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업들 간의 교류가 강조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 32만 5677명 중 6만 5602명이 R&D 담당 직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응용연구서 상용화까지 촘촘히 배치 실제 삼성전자 R&D 조직을 보면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 상용화 단계까지 R&D 조직을 촘촘히 배치한 모습이다. 이 회사의 R&D 조직은 장기 연구를 책임지는 종기원, 중기 연구를 담당하는 DMC연구소, 1~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부 개발팀 등 3계층으로 이뤄졌다. 이와 별도로 사내 벤처 형식으로 운영되는 C랩을 관장하는 창의개발센터가 DMC연구소 산하에 배치됐다. 출연연은 이론적인 기술 연구에, 기업들은 추격형 기술 연구에 매진하며 양분화된 국가 전체의 R&D 역량 분포도와는 다른 상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기술 부문 리더 ‘마스터’ 제도로 R&D 효율화 삼성전자가 2009년부터 운영 중인 마스터제도 역시 국가 R&D 인력운영 방향과 대비를 이룬다. 일종의 ‘기술 부문 리더’인 마스터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임원이 돼 경영·행정 업무를 맡는 대신 전문 분야 연구에 전념하는 경로다. 특허 출원, 논문 발표, 학회 참석 등이 자유로운 마스터 58명이 현재 활동 중이다. 이는 정부 연구과제를 맡은 R&D 인력들이 보고서 작성 등 행정 업무의 과다함을 호소하는 현상과 차별화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獨기업 제품 연구비 내면 정부도 실탄 지원… ‘기술 신기원’ 합작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獨기업 제품 연구비 내면 정부도 실탄 지원… ‘기술 신기원’ 합작

    獨 프라운호퍼硏, 기업 위탁받아 연구스마트 아이스박스 등 실용 제품 두각 국책硏, 기업 기술적 한계 극복 뒷받침 2년 전 독일 드레스덴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국책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를 찾아 산·학·연 협력 전략 간담회를 열었다. 첨단 세라믹 소재를 연구하는 드레스덴의 프라운호퍼 IKTS 연구소에서 박 대통령이 시찰한 기술은 태양광 등을 활용해 자립적 에너지 생산·소비 시스템을 구축한 ‘제로 에너지 빌딩’이나 ‘매트형 의료기기’였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이미 시중에서 팔고 있는 제품들이다. 지난 5월 중소·중견 기업 기술사업화·상호기술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위해 독일 뮌헨 프라운호퍼 재단본부를 찾은 중소기업청 관계자들도 시제품을 보며 실용적인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연구 풍토를 감지할 수 있었다. 중기청 관계자는 16일 “아이스박스에 센서를 달아 내용물의 부패·냉장 상태를 알아보는 기술을 참관했다”면서 “여러 곳에서의 쓰임이 단숨에 떠오를 만큼 실용적인 기술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온도 센서와 온도 유지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을 혁신한 사례는 최근 몇 년 동안 사례만 따져도 대여섯 건에 이른다. 맥주회사 사부밀러와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지난 5월 공동 개발한 ‘스마트 아이스박스’가 대표적인 예인데, 이 휴대용 아이스박스는 센서와 냉각장치를 통해 맥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4도를 유지시킨다.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연구가 일상 소비재를 개선하는 데 국한됐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오히려 독일 전역의 67개 연구소에서 2만 4000여명의 연구원이 근무하는 프라운호퍼에서 연간 수행하는 9000여개의 연구 과제 중엔 헬스·영양·소비재뿐 아니라 환경·안전·보안·정보기술(IT)·에너지·공장자동화·비파괴검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산업에 특화된 연구가 많다. 또한 프라운호퍼의 연구는 기존에 있던 제품을 개량·혁신하는 수준을 넘어 세상에 없던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1992년 개발돼 지금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라이선스 수입을 연구소에 제공하는 MP3 압축 알고리즘이 프라운호퍼연구소의 대표적인 개발품이다. 흰색 LED, 고해상도 열감지 카메라 등도 프라운호퍼의 주요 개발품으로 꼽힌다. 의료용 카메라로 잠재력이 높은 1㎜ 미만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 가상현실(VR) 핵심 기술인 사운드캡처링(소리 제어) 기술, 증강현실(AR)용 ‘스마트 안경’의 핵심 기술인 눈동자 추적 기술, 수중 AR 기술 등 미래 기술의 최전선에서도 프라운호퍼의 활약이 활발하다. 프라운호퍼가 일상 소비재부터 최첨단 미래 기술까지,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단계에서부터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기술까지의 역량을 모두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정부와 국내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은 이 연구소의 예산 시스템에 주목했다. 프라운호퍼연구소는 독일 지방정부로부터 전체 예산의 30%를 지원받는데, 일부 원천기술 관련 연구를 제외하고는 기업으로부터 연구개발(R&D) 요청과 연구비를 받은 뒤에야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A기업이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R&D를 프라운호퍼에 돈을 주고 맡기면, A기업이 낸 돈만큼의 예산을 정부가 추가로 지원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R&D 과제를 기업이 정하고, 프라운호퍼연구소별 책임자들은 기업이 비용을 들여서라도 갖추고 싶어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프라운호퍼에 연구를 위탁할 때 기업은 스스로도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덕적 해이가 방지되는 구조다. 프라운호퍼가 만일 R&D 과제를 성공해 내지 못한다면 기업들이 더이상 제 돈을 들여 가며 이 연구소에 일감을 줄 리 없다. 실제 독일 베를린에 있던 프라운호퍼 컴퓨터 아키텍처 연구소(FIRST)의 민간 수탁이 전체 예산의 25%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몇 년간 이어지자 이 연구소를 공중분해해 다른 연구소에 분산, 흡수시킨 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3년 프라운호퍼의 예산 구성은 출연금이 31%, 정부 수탁이 18%, 민간 수탁이 32%, 해외 수탁이 19%로 구성됐다. 같은 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의 예산 구성을 보면 출연금이 41%, 정부 수탁이 45%로 86%를 차지했다. 프라운호퍼와 다르게 한국 출연연 중에는 정부 재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거대 과학 관련 기관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출연금과 정부 수탁 비중이 37% 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셈이다. 재원 출처에 따라 연구 과제가 달라진 이후의 결과는 성과 지표의 격차로 이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 1인당 등록 특허 건수는 프라운호퍼가 0.21건(2011년), 국내 출연연이 0.22건(2012년)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특허 건당 기술료를 비교해 보면 국내 출연연이 400만원 선인데 비해 프라운호퍼는 5800만원으로 격차가 컸다. 프라운호퍼의 기술은 제품화·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진다는 뜻인 동시에 국내 출연연의 특허가 실적 쌓기식 ‘장롱특허’란 징후가 뚜렷한 셈이다. 최근 프라운호퍼연구소 분원이 국내 포항, 송도, 울산 등지에 설립되고 국내 출연연 일부를 프라운호퍼 방식으로 재편하는 등 ‘프라운호퍼 배우기’가 확산 중이다. 그러나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R&D’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주한 프라운호퍼 한국사무소 대표는 “프라운호퍼는 기술을 연구한 뒤 이를 상용화하는 단계를 고민하는 조직이 아니라 상용기술 개발 요청을 받고 고급 연구 인력들이 R&D를 대신 해 주는 곳”이라며 프라운호퍼를 일종의 R&D 아웃소싱 기관으로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기업은 상용화 직전 R&D를 전담하고 학교·출연연은 이론적인 R&D에 치중하는 이분법적 역할 구분이 뚜렷해 ‘R&D 아웃소싱 시장’이란 중간 지대를 키우지 않은 국내에서 프라운호퍼 모델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 몇 년 동안 프라운호퍼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시도는 가용 R&D 예산을 둔 대기업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모델의 핵심 요인인 민간 수탁 비용에 부담을 느낀 중소·중견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서다. R&D에 기반한 혁신기술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기술력이 단단한 기업일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체계가 한국에서의 프라운호퍼식 응용연구 성공 열쇠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법치 수준이 높아야 경제도 성장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법치 수준이 높아야 경제도 성장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요즈음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경제와 관련된 희소식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해운업과 조선업을 생각하면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커다란 기둥들이 무너져 내린 느낌이 든다.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각 나라는 저성장 극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에서 보듯이 무역장벽을 높여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는 어떠한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2018년이면 생산인구의 감소로 소비가 하강하는 인구절벽이 다가온다는 경고가 들려온다.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려도 실제로 돈이 돌지 않아 물가와 소비가 제자리걸음이다. 과도한 가계 대출의 증가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부르는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을까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 걱정이 커진다. 정부도 창조경제를 내걸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업·중소기업 육성을 선도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촉진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동력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올해 3% 미만의 경제성장률 예측을 보면 그 성과는 미약하기만 하다.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일찍이 국부론에서 법률제도가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서술했다.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지 않고 계약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상업과 제조업이 발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법을 집행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 것을 필자는 경제활동에서의 법치주의라고 생각한다. 먼저 국가 권력이 개인의 의사가 아니라 객관적 법에 의해 행사됨으로써 사회현상 및 국가 작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과 기업은 국가 기관이 정해진 법에 의해 행동하고 타인도 법을 따를 것이라고 신뢰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 신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만약 타인의 잘못으로 개인과 기업의 권리가 침해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재판기관으로부터 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법치주의에 따른 경제활동은 이해관계가 다양한 현대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의 신뢰 관계를 증진하고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법치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경제발전의 전제 조건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세계은행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표한 세계거버넌스지수(WGI) 중 법치지수에 따르면 법치 수준이 높을수록 소득 수준 또한 높은 경향이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공공부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법치와 부패는 동전의 앞뒤와 같이 밀접한 관계를 나타낸다. 다른 여건이 같다면 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투자율을 높이는 것보다 경제발전에 효과가 더 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법치 수준은 어떠한가. 2013년 세계은행이 평가한 한국의 법치 수준은 전체 211개국 중 45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만 보면 34개국 중 최하위인 27위다. 특히 OECD 평균지수보다 약 26% 뒤떨어져 있어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 우리의 법치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선진화된다면 국민 1인당 실질소득이 최소 18.7% 이상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선 이래 3만 달러의 문턱에서 10년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야말로 경제활동에 가장 큰 장애라고 한다. 이제 “법 따로, 경제 성장 따로”라는 문구가 통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 소위 김영란법의 시행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법치를 통한 경제성장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中企·서비스업 과감한 투자… ‘경제 신진대사’ 활성화해야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中企·서비스업 과감한 투자… ‘경제 신진대사’ 활성화해야

    ‘잃어버린 20년과 일본경제’(닛케이출판사·2012)는 1991년에서 2011년에 이르는 일본의 장기 침체를 만성 내수 부진과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시각에서 분석한 명저다. ●日저성장, 만성 내수부진·생산성 저하 탓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가속화를 통한 혁신 촉진, ‘경제적 신진대사’의 활성화, 대기업 시설의 국내 회귀 등에 관한 정책들이 각각 어떻게 잠재성장률 증가와 총수요 확대 등 경제적 효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증했다. 이런 틀을 통해 일본 제조업 분야의 취약한 신진대사, ICT 투자 부진, 빈약한 무형자산 투자 등이 장기 침체의 원인이 됐으며, 비정규직 확대 등 노동 문제도 침체를 가속화시켰음을 입증했다. 이 책은 생산성 향상과 이노베이션 가속화를 위한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신진대사’의 활성화를 제시했다. “‘신진대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일본 제조업의 병폐적 특징”이라며 “생산성 높은 공장은 규모를 확대하고, 관련 분야로 사업을 넓히는 반면 생산성 낮은 공장을 폐쇄·축소해 나가는 ‘퇴출 메커니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미국, 유럽 기업과 비교해 매우 약하다”고 진단했다. 또 “단순한 투자 확대보다 자본 수익률을 어떻게 올릴지를 우선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비제조업 규제 개선·영세기업 우대 정책을 저자는 “서비스업의 조직 변화, 재교육 투자를 높여 고용 창출과 고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의 열쇠는 젊은 중소·중견 기업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창업 초기의 젊은 기업과 중견·소규모 기업에 목표를 둔 정책이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며, 연구·개발 및 국제화에 적극적인 젊은 중소·중견 기업에 초점을 맞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담았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비제조업에 대한 규제 개선 및 벤처 캐피털 촉진과 함께 중소기업이 기술 접근에 용이하도록 제도화하고, 정부 조달에서 영세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1990년 버블(거품) 경제의 붕괴 이후 26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경제대국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유동성 확대를 통한 필사적인 경기 부양 대책에도 소비는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도 일본의 저성장을 닮을 우려가 있어 일본의 세계적 경제학자로 저성장과 생산성 비교연구에 매진한 후카오 교지(60)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를 지난 12일 이 대학의 조수이회관(동창회관)에서 만났다. 장기 저성장의 원인과 대책, 일본 경험에서 얻을 교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에 갇혔다. 근본 원인은 뭔가. -정책 실패도 있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거품 붕괴 뒤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 투자는 저조했다. 인구까지 줄며 수요 부족을 더욱 부채질했다. 저성장 원인도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그렇게까지 줄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되면서 수요 부족을 심화시켰다. 비정규직은 늘었고, 숙련공은 줄었다. 직업의 질 하락과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스웨덴을 앞섰던 노동생산성도 10% 포인트가량 뒤처졌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어떻게 생산성을 떨어뜨렸나. -비정규직의 채용과 유입이 늘면서 숙련된 기술인력은 줄고, 단순 노동이 늘면서 노동의 질은 떨어졌다. 기술 축적은 저하됐고, 자본축적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조도 뒤따랐다. 그러자 사회구성원 전체에 미래 불안이 확산돼 소비 침체를 자극했고, 투자도 떨어지게 됐다. 이런 기업 환경에서 일본의 강점이었던 종신고용 체제도 불가능하게 됐다. OECD ‘투자 저하 챔피언’ 日 기업들 →기업 생산성 저하도 저성장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생산성 높은 대기업들은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제3국으로 떠났다. 산업 공동화가 심화되면서 제조업 등 국내 생산이 줄었다. 대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해외 직접투자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을 비롯, 생산성 낮은 중소기업들은 청산되지 않은 채 연명하면서 생산성을 더 떨어뜨렸다. 정보통신 연관 투자는 더뎠고, 비정규직은 늘었다.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축적도 저하시키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기업은 사내 유보금을 크게 늘리는 등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서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 저하는 현저하다. 이례적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투자 저하의 챔피언’이라 할 정도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 ‘총요소생산성’(TFP) 감소 추세를 감안해도 그 이상으로 투자가 위축됐다. 수요 감소에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발휘했다. 경비·비용 절감 등 비정규직을 쏟아낸 기업 내의 지나친 경영합리화 추구도 한 원인이다. 기업들은 버블 붕괴 뒤 부채 상환에 집중하느라 투자 여력이 없었지만 그 뒤 빚을 갚고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 뒤에도 (버블 붕괴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일본의 기업가 정신이 추락한 것인가.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조사에 따르면 “무엇을 위해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기업들은 “새 비지니스 창출을 위해서”라고 답한 반면 일본 기업들의 대답은 “비용 절감”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서 자국 기업들이 진출한 곳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알지 못하는 미개척지로 나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손해보지 않을 지역을 원하는 안전 선호 태도가 두드러졌다. 기업은 틀 안에서 국제화와 동떨어진 ‘소극적 이노베이션’에 빠졌다. →줄어드는 생산연령 인구는 저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생산연령 인구가 해마다 인구의 1% 약간 못 미치게 줄고 있다.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유입이 늘면서 노동공급 자체의 감소는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일본 여성의 절반 이상, 60대 이상 남성 대부분, 20대 남성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상황은 생산성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이들의 임금은 낮고 기술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의 과중한 업무는 결혼, 임신, 출산 등을 미뤄 출생률 하락 등 인구 및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버블에 대응한 정부 정책 실패는 결정적이었나. -1990년대 일본 정부는 좀비기업 등에도 파산 직전까지 고용보조금을 줬으며, 잘못된 신용보증을 섰다. 그렇게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도로와 공항을 짓는 등 생산성 낮은 공공투자를 해댔다. 저성장이 정부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부가 좀더 잘했으면 이렇게 심한 (저성장)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종신고용 체제가 어렵게 되면서 비정규직이 크게 느는 데도 노동시장 개혁에 뒷짐 지고 미흡하게 처리했다. 정부는 제 역할을 못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동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나. -비정규직 노동의 공급 증가는 기업 생산성 향상의 저해 요인이 됐다. 종신고용을 축으로, 해고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위한 법개정 등 개혁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을 늘리면서 직원을 혹사시키는 악덕기업들에 대한 정보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 기업 복리후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노동의 질 및 생산성 향상의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대한 감시 강화 등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악덕기업 공개·정부 감시 강화돼야 →기술력의 일본 기업들의 생산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경쟁력도 약화됐다. -글로벌 경쟁력 하락, 제조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노동의 투입 부진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WIO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구미 국가들은 수출품 제조에서 일본에 비해 더 많은 기술, 정보기술, 전문가 등의 역할을 투입하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관리 및 영업 등의 투입 비율이 높았다. 일본이 이노베이션이 적은 구태의연한 제품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0%대다. 지난해 상반기도 0.19%였다. -일본은 심각한 저성장이지만, 제반 문제 해결을 통한 2% 성장은 가능하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려 수요를 자극하고, 노동의 유효 활용, 기업의 과잉 저축 해소, 설비투자 확충, 산업공동화 저지, 정부의 효과적 공공투자, 경영 상황이 어려운 기업의 정리, 중소기업의 IT 투자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이민의 수용 없이도 2%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 여력은 있다.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등 새 성장 분야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노력이 불가결한 요소다. 닛산은 자율주행차 연구에 주력하고 있고, 소니는 소프트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소니처럼 저작권 등 국제규범의 벽에 걸려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규범까지 바꿔 가면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셈이다. 기업들은 법, 제도 및 정부 정책을 바꿔 가면서까지 수익과 시장을 넓혀 가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했다. 일본 관료도 기업의 이익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일본식 저성장 답습 우려는 일리가 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임박, 저출산·고령화, 낮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임금의 확대 등을 감안할 때 그렇다. 높은 무역의존도, 통일 가능성 등은 일본과는 다른 변수들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2013년 82%로 일본(31%)에 비해 매우 높다. 중국경제의 감속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생산공동화로 대기업 매출이 늘어도 국내 생산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약점도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의 전문가로서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부채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단호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 그 위에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과거 일본은 부실채권 등 은행의 건전화 문제를 1997·98년 금융위기 전까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질질 끌었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종신고용 체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늦었다. 결국 부실채권이란 짐에 끌려다니다 이를 해결한 뒤에도 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제도적 미흡점이 존재할 것이다. 연금제도 등 비교적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고령자 빈곤 문제의 우려도 크다. 소득 분배 불균형,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불안 요소, 재벌의 상속 리스크 등의 취약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다뤄 나갈지에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비정규직 확산 등 노동문제를 안고 있다. 韓기업 강점은 ‘고품질·저비용’ →한국의 경쟁력과 관련해 무엇을 주목하고 있나.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형 휴대전화 단종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부품의 해외 현지 조달 등 글로벌 분업의 효율적 활용은 한국 기업의 강점이다. 국제화에 대응해 고품질·저비용 체제에서 앞섰다. 일본의 주력 기업들은 부품 주문에 앞서 기획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조달, 생산 등의 전 과정을 오랜 세월 짜여져 온 국내 하청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과거 강점이었지만 정보화·국제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짐이 됐다. 전기자동차,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의 표준화·모듈화 시대에 도요타의 오래된 부품업체들과의 결속이 어떻게 과거 같은 힘을 발휘해 나갈 수 있겠나. 한국의 대표적인 잠재력 가운데 하나는 통일이란 변수다.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당장 재정부담은 더 무거워지겠지만 대규모 수요 확대, 투자 증가, (북한의) 우수 노동력 흡수 등을 통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 걱정은 없게 된다. →양적완화 및 엔저 유도 등 아베노믹스가 저성장 탈피에 역할을 할까. -방향성은 맞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수요 진작이다. 지나치게 (경제산업성 등) 관료 등에 경제 정책을 의존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후카오 교지는 -1956년 기후현 출생 -도쿄대 졸업, 도쿄대학원 경제학 박사 -예일대 객원연구원,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총괄연구관, 일본은행 금융연구소 객원연구원, 아시아역사경제학회(AHES) 회장 역임 -국제경제학, 경제발전론 및 거시경제 전문가 -저서 ‘잃어버린 20년과 일본경제’(닛케이출판사·2012), ‘거시경제와 산업구조’(게이오대출판부·2009),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영국 케임브리지대출판부·2008) -현 히토쓰바시대학 경제연구소 교 수. 일본경산성 자문위원
  •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꿔 성장… 저력 발휘해서 꼭 목표를 이루자” “핵심 과제들을 냉철하게 짚어 보고 끝까지 철저하게 실행해 달라.” 구본무 LG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 세미나에서 ‘철저한 실행’을 강조하며 경영진을 독려했다. 구 회장은 이날 모인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명을 향해 “글로벌 저성장 등 경영 환경은 어렵지만, LG는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성장해 온 저력을 갖고 있다”면서 “철저히 실행해 목표하는 바를 이뤄 내자”고 독려했다. ●“스마트공장·제조업 혁신서 기회 찾자” 구 회장이 바라보는 LG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올해 초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쟁의 양상을 읽고 시장 흐름에 맞게 선제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구 회장은 올 들어 열린 네 차례의 임원 세미나 중 두 차례를 4차 산업혁명 관련 논의에 할애했다. 지난 5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인공지능(AI) 기술 현황과 향후 산업변화 전망’ 강연을 한 데 이어 이날 임원 세미나에선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겸 스마트공장 추진단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의미, 그리고 대응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박 교수는 “스마트공장을 통한 제조업 혁신에서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진이 4차 산업혁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내년부터 LG 그룹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 핵심 역량 응축이 이뤄질지 기대가 모아졌다. 지금까지 LG는 계열사별로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센서, 빅데이터 등의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센서와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스마트가전을 통해 딥러닝 기반 인식 기술, 자율주행 기술, 제어 기술 등을 개발해 왔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자율주행 공항안내 로봇을 배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지난 7월 체결하며 지능형 로봇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LG CNS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의 인간형 로봇 페퍼에 적용할 안드로이드 앱 개발 키트를 구축, 소프트뱅크에 제공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부품 등 사업 고도화 추진” LG 측은 “앞으로 자율주행차 부품, 지능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조직 체계와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올해 초 LG전자 미래정보기술융합연구소를 인텔리전스연구소로 바꾸거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지난 7월 개최한 ‘LG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과 같은 행사가 LG 조직이 변화하는 사례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상대 곳간 먼저 열라니”… 두 경제수장 소모전 눈살

    “상대 곳간 먼저 열라니”… 두 경제수장 소모전 눈살

    “자기 것은 최대한 아껴 두려 하면서 남의 곳간부터 먼저 열라는 꼴 아닙니까.”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로에게 각각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인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통화정책 수장들이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 자기 조직의 입장만 내세운 것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쓸 수 있는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밝히자 유 부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룸’(여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은에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등을 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압도적이다. “재정 확대와 구조조정이 함께 동반되지 않는 통화정책은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시각도 강하다. 한은 관계자는 10일 “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지금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 역대 최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비록 현재 재정이 건전하더라도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최고 수준인 것은 맞지만, 한 번 허물어지면 걷잡을 수 없다”면서 “일본도 7년 사이 국가 채무 비율이 2배로 늘었다. 재정이 좋으니 퍼서 쓰자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룸(여력)이 별로 없다. 재정정책은 쓸 만큼 다 썼다”며 현재의 재정정책은 이미 확장적이라고 못박았다. 정부와 한은 간 충돌의 핵심은 가계부채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다. 한은은 금리를 완화하면 경기부양의 효과보다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거품 심화 등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정부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폭이 줄었기 때문에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유를 불문하고 한 나라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수장들이 미국까지 가서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발언을 하는 데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 당국인 한은 총재가 재정과 구조개혁을, 재정 당국인 부총리가 금리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조직의 책임자로서 자신이 관할하는 업무에 대한 메시지를 우선적으로 보내고, 그런 다음 상대방의 영역에 대해 협력과 조정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 정책은 재정·통화 정책의 폴리시 믹스(정책조합)를 통해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 전제는 견제와 균형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가 금리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부가 힘이 더 세기 때문에 한은이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독립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지역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을 때 유 부총리와 이 총재가 구조조정 실탄 조달 문제를 놓고 맞섰던 것도 그렇고, 앞으로 두 분은 함께 출장을 가면 안 되겠다”면서 “외국까지 가서 서로에게 부담을 떠미는 모습이 외신에 어떻게 비춰졌을지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양극화 이슈 선점 나선 대선 잠룡들

    여야 대선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면서 ‘주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예비주자들은 여러 이슈 가운데 특히 ‘양극화’ 문제에 우선 집중하는 모양새다. ‘모두가 잘사는 나라’ ‘격차 해소’ 등 비슷한 듯한 ‘키워드’ 속에서도 상당한 차이도 엿보인다. 키워드를 놓고 보면 여권 주자들이 ‘분배’에 더 관심을 드러내는 한편 야권 주자들이 ‘성장’을 자주 언급하는 점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전통적인 지지층 굳히기에 앞서 외연 확장을 위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금은 중도 지지층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상대 진영의 핵심 가치를 먼저 언급하면서 이슈를 주도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선점했다. 다만 방식은 과거의 고착화된 성장과 분배의 논리와는 조금 다르다. 새누리당 주자들은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치 권력 분산, 시장개혁 등의 개념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라면서 자본주의 시스템 개선,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 정당 간 연정 등을 강조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구상은 ‘정의’로 함축된다. 그는 “저성장·저출산, 양극화로 인한 불평등·불공정, 북핵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라면서 누구나 공평하게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정의가 시대정신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한민국 리빌딩’을 말한다. 행정수도 이전, 모병제 등도 기득권 파괴를 통해 분야별로 집중된 권력을 나누는 취지가 담겼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존과 상생’이라는 가치를 통해 경쟁 대신 공존의 사회에서 저성장을 극복하고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야권 주자들에게서도 격차를 줄여 공정한 사회로 가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공유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성장’이 자주 등장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이 돈 버는 시대”라면서 소득 주도의 성장론인 ‘국민성장’을 핵심 가치로 내놨다. 지난 6일 출범한 싱크탱크의 명칭도 ‘정책공간 국민성장’이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더불어 성장’을 언급했고 ‘공존’이라는 가치에 몰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지금 시대정신은 격차해소와 평화통일, 미래 대비”라면서 중산층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격차해소의 방법이 곧 ‘공정 성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만의 브랜드로 모두를 위한 경제, ‘대동경제(위코노믹스·WEconomics)’를 일찌감치 주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中 부동산 광풍 때려잡기, 시진핑 리커창이 직접 주도

    中 부동산 광풍 때려잡기, 시진핑 리커창이 직접 주도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지시로 각 지방정부가 잇따라 초강력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내놓아 과열로 치닫던 부동산 시장이 급냉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지시를 내려받은 지방 정부 고위직들의 메모를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1·2선 도시들에서의 부동산 ‘버블(거품)’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으며, 리 총리는 더 명시적으로 “주택가격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집값을 잡지 못하는 지방관리들에 대해서는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지우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과 리 총리 모두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에선 도시의 종합경쟁력을 따져 1·2·3선 도시로 나누며, 처음에 부동산 시장에서 사용하던 이런 용어가 이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개 1선도시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 2선도시는 선전·톈진(天津) 등 17개 도시, 3선도시는 98개 도시로 구분된다.  이처럼 중국 권력 최상층의 지시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1·2선 도시의 정책당국자들은 국경절 연휴 기간에 지역별 부동산 냉각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국유 토지 매각과 세수 증대로 큰 이득을 본 21개 주요 도시들이 지난달 30일 베이징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이징시는 주택담보대출과 제2·3차 주택 구매에 제한을 가했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中原)부동산 수석애널리스트는 “베이징시에 이어 여타 도시들이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거의 동시에 부동산 시장 냉각조치를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각 도시의 자발적인 조치가 아닌 권력 상층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지난달 30일 중앙 정부가 부동산 가격폭등 도시들의 정책당국자들을 베이징으로 불러 주택가격 안정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관련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저성장 세의 경제 상황에서 부동산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 아래 자국 내 금융기관들이 부동산담보 대출에 앞다퉈 나선 탓에 부동산 과열로 이어졌다고 보고 대출 기준을 바짝 죄는 조처에 나선 것으로 SCMP는 분석했다.  지난 8월 베이징에서 거래된 분양아파트는 모두 4175채로 1㎡당 평균 3만 6180위안(600만 원)을 기록했다. 베이징시 전체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526만 위안(8억 7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고 제4 순환도로 내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500만 위안, 5 순환도로 안은 1000만 위안 전후에 형성됐다. 블룸버그의 집계를 보면 중국 1선 도시 주택의 1㎡당 평균가는 전월보다 4.29%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경절 연휴 초강력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CCTV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베이징 주택거래량은 전주 대비 3분의 1로 줄고, 부동산 광풍의 진원지 선전에서는 3일 하루 거래 건수가 8건에 그치는 등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다. 막바지 투기 대열에 동참한 일부 투자자들은 분양계약을 파기하기까지 한다. 일부 도시에서는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 쑤저우시 도심지역 아파트는 며칠 만에 ㎡당 가격이 9000위안(약 150만원)이나 떨어졌다. 방 3개짜리 아파트값이 1억원씩 속락한 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일본의 20년 넘게 지속된 생산과 소비 위축은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낮추는 등 노동시장마저 비틀거리게 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3.0%로, 전달(3.1%)보다 0.1% 포인트 하락,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소비 지출은 오히려 0.5% 줄었다. 고용이 늘면 소비 지출도 따라 느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저소득 비정규직인 요인이 컸다. 총무성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35~44세 근로자 1330만명 가운데 30%인 390만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비정규직은 30%나 늘었다. ●기업들 해외로… 제조업 줄어 일자리·생산성 뚝 2016년 1월, 유효구인배율은 1.28배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수치가 경제 회복의 신호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비정규직은 1.62배인데 정규직은 절반 수준인 0.8배였다. 정규직 자리는 여전히 적고, 이를 원하는 사람은 남아돈다는 의미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고용된 100만명도 저소득 비정규직이다. 실업률 하락도 단카이세대(베이비붐세대·1946~1949년생)의 퇴장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며 생긴 현상”이라는 야마다 히사시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적나라한 언급도 이런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정규직·숙련공이 주니 생산성도 함께 추락했다. 지난 5월 비제조업 노동생산성 지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포인트 떨어졌다. 오랜 저성장은 ‘장인정신과 숙련공의 나라’ 일본을 흔들어댔다.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이 느니 근로자 전체 소득도 뒷걸음질 쳤다. 거기에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생긴 제조업 공동화는 생산 감소, 일자리 축소를 가속화시켰다. 1990년 일본 국내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는 1348만 7000여대였지만, 20년 뒤인 2010년에는 71%인 963만대에 불과했다. 2012~2015년 제조업부문 채용 증가율이 -1.7%가 된 것도 생산과 고용에 미친 제조업 공동화의 영향을 가늠케 했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도 사태를 키웠다. 버블 붕괴 초기 진화에 실패한 채 미적거리면서 실수를 연발한 정부의 정책 실패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990년대 수요 부족을 일본 정부는 재정을 쏟아부어 메웠다. 자산 가치 폭락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갚느라 기업과 가계는 소비와 투자 여력이 없었고, 그 빈 공간을 정부가 재정투자로 메운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또 한번의 실수를 했다. 효율이 떨어지는 도로와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무더기로 지었다. 효율적인 재정투자와는 거리가 멀어 국가 생산성 제고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1991년)였던 중앙정부의 부채는 220%(2016년)로 5배 가까이 늘면서 정부의 정책 대응 공간을 좁혔다. 히라오카 히데유키 SBJ 집행임원은 “청산돼야 할 좀비기업과 부실 채권에 대한 어정쩡한 처리, 미진한 구조개혁 등이 뒷북 정책이 돼 버블 이후 수요 약화 및 생산성 둔화 등 공급력 저하를 가속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거품 붕괴로 인한 부채 정리에 20년이 걸렸다. 돈 벌어서 돈 갚는 데 쓰는 과정에서 생긴 수요 부족증을 벗어나는 데만도 긴 세월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과도한 가계 부채가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들도 이 같은 경험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어설픈 양적 완화정책이 버블을 부풀렸다는 점에서 한국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 부채 확대, 불경기 속에 부동산 가치 상승 등 현안들을 대응할 사려 깊은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거품 붕괴 초기 일본 정부의 미진한 대응과 정책 실패는 두고두고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89년 정점을 찍었던 주가가 다음해인 1990년부터 무너졌고, 자산가치 폭락이 이어졌지만, 당시는 이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오래 갈지 파악하지 못한 채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는 전직 일본은행의 한 관계자의 회고도 이런 상황을 보여 준다. 버블 붕괴와 그 후유증으로 갈팡질팡하던 1990년부터 10여년 동안이 국제화와 정보화라는 제3의 물결로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확 달라진 시기였다는 점도 일본에는 타격이었다. 그 기간 글로벌 산업 패턴 변화와 정보화 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데 뒤처졌던 것이다. 게이단렌 경제정책본부는 거품 경제가 꺼지며 일본이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시점이 냉전 붕괴와 국제화 속에서 신흥국들이 약진하고, 선·후진국 간의 경쟁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시기였음을 지적했다. 과거 산업화, 고도 성장시대에 강점이던 일본식 시스템이 국제화, 정보화라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에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다른 경쟁국이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표준화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이뤄내며 경쟁력을 높일 때 일본은 자국 기업 간 하도급 체제 아래에서 국내 조달과 시장에 안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베 “더이상 뒤처질 수 없다” 4차산업 승부수 아베 신조 정부도 이런 문제의식에 기초해 기업·국가 혁신체제 구축, 신성장동력 발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을 통한 국제시장 개척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 드론 등을 ‘제4차 산업혁명’ 분야로 정하고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骨太方針)에 포함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운 단계의 국제화와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니무라 다케시 히로시마 상공회의소 전무이사는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규제 개혁과 다양하게 일하는 방법의 도입 노력 등이 시간은 걸리지만 잠재 성장률 향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히가시타니 노리후미 주고쿠 경제연합회 상무이사는 “혁신 체제 구축 등 정부의 성장전략, 기업의 이노베이션 창출,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적·국가적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한 성장력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 정책은 단기적인 경제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은 생산력을 올릴 신성장 동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선제적 구조조정 없인, 日20년 한국 미래 될 수도” 일본의 경험과 재도약을 위한 몸부림은 인구 절벽 속에 저성장의 그림자와 맞닥뜨린 한국에도 타산지석의 의미 이상을 지닌다. 구조와 상황의 유사성에서 보듯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생산 체제와 선제적이며 근본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일본의 지난 20년은 바로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원천기술이나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소재·부품산업 같은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 지난 20여년을 헤쳐 온 일본에는 한국의 20배 규모도 넘는 해외 자산을 보유한 재정적 여유도 있었다. 원천기술 없이 핵심 부품을 일본 등에서 수입한 뒤 조립해 파는 생산기술만으로는 더는 중국을 상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밑천이 달리고, 신흥개발국들에 추격당하는 어려움 속에서 성장 한계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개발이 시급하다. 일본의 저성장 경험과 대책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명하고 살펴봐야 할 이유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380엔짜리 밥 먹고 전철 타는 상무…‘주식회사일본’의 추락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380엔짜리 밥 먹고 전철 타는 상무…‘주식회사일본’의 추락

    일본 도쿄 중심부 미나토구 도라노몬 거리. 문부과학성·경제산업성 등 관가(官街)를 낀 비즈니스 중심지다. 지난 7일 정오 무렵 규동(소고기 덮밥) 전문 체인점 요시노야, 음식점 체인점 수키야 등의 저렴한 식당 앞에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380엔(약 4200원)짜리 규동, 430엔(약 4800원)짜리 정식을 주문하는 직장인들로 북적거렸다. ●“당장 내일도 불안해” 지갑 닫아… 고급 유흥가엔 서서 먹는 술집 등장 통신사 Y모바일 직원 이토 다니는 “지인들은 대개 600엔 미만으로 점심을 해결한다”면서 “비정규직이 주변에 너무 많고, 모두 ‘내일이 불안하다’는 분위기여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공무원이 많이 찾는 주변 음식점들에도 1000엔(약 1만 1000원)대를 넘기는 점심 메뉴는 많지 않았다. 서서 마시는 술집인 ‘다치노미’, 선 채로 먹는 초밥집·스테이크 전문점 등도 아카사카 같은 고급 유흥지까지 파고들었다. 직장인의 용돈은 ‘거품의 종언’과 함께 쪼그라들었다. “2000년 한 달 평균 5만 9726엔이던 샐러리맨의 용돈은 계속 줄더니 2008년 4만엔대, 2014년 3만 9572엔으로 낮아졌다.” 신세이은행의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15년 동안 추락한 소비 지출의 한 단면도다. 상사원 아베 주요시는 “20년 전 매달 6만엔가량의 용돈을 썼는데, 지금은 3만엔이 조금 넘는다”면서 “거품시대 회사 차를 쓰던 상무들도 (경비 절감으로) 전철을 타게 됐다”고 슬그머니 털어놓았다. 곤두박질친 소비 지출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20년 넘게 지속된 저성장의 결과다. 1992~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6%에 불과했다. 실질 GDP 성장률도 거품 붕괴 직전인 1990년 6.2%에서 2000년 2.0%, 2015년 0.8%로 하락세다. 국가 전체의 경제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1997년 521조엔이던 GDP는 2000년 511조엔, 2014년 490조엔으로 내려앉았다. 명목 GDP는 1993년에 비해 20년 동안 0.97배로 줄며 현상유지에도 실패했다. 같은 기간 한국 GDP는 4.5배, 중국은 16배로 덩치를 키웠고, 미국도 2.4배가 늘어났다. 세계 GDP 점유 비중도 1990년 13.9%에서 2013년 절반 수준인 6.6%로 축소됐다. 경제 규모와 생산이 줄고, 실질임금도 감소했지만 세금 부담은 되레 늘었다. 건강보험료는 직장인 기준 20년 새 3배가 올랐고, 재정적자 속에 도입된 부가가치세인 소비세는 8%까지 올랐다. 저성장이 길어지자 꽁꽁 얼어붙은 소비·투자 위축은 일상화됐다. 2000년 가구당 평균 380만 8000엔이었던 연간 가계 소비지출도 2014년 349만 4000엔으로 더 줄었다. 일본은 20여년 전보다 소비를 덜 하는 절약지향형으로 변했다. ●中 관광객 싹쓸이 쇼핑에도 백화점 매출 반토막… 고급 백화점 문 닫아 내각부가 지난 8월 30일 발표한 ‘지난 7월 가계지출’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며 5개월째 내리 감소세다.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아베노믹스)에도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지갑을 더 굳게 닫았다. 오랜 저성장 속에 소비자물가지수는 1992~1999년 0.72%로 가까스로 마이너스는 면했지만, 2000~2012년에 들어서자 -0.24%로 꺾였다. 고급 백화점의 대명사 미쓰코시·이세탄 홀딩스가 지난달 7일 지바점, 다마센터점을 내년 3월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41년 역사의 세이부 아사히카와점(홋카이도)이 지난달 30일 문을 닫는 등 세이부·한큐한신 등 대형 백화점 10여곳도 문을 닫았다. 설 자리를 잃은 백화점은 소비 위축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1990년 거품 붕괴 직전 12조엔이던 백화점의 총매출액이 중국인 관광객의 바쿠가이(싹쓸이 구매)에도 불구, 2015년에는 반 토막인 6조엔에 겨우 턱걸이했으니 20년 새 위축된 경제 상황을 실감케 했다. ●절약의 역설… 땅값·주가 폭락이 자본손실로 둔갑, 기업 경쟁력도 훼손 우리의 전경련 격인 게이단렌의 경제정책본부는 서울신문의 관련 질의에 “땅값·주가 폭락 같은 급격한 자본손실(capital loss)이 기업의 산업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졌다”고 답변했다. 버블 붕괴 충격으로 소비자, 기업, 금융 기관의 행동 양식이 변하면서 소비·투자 위축, 생산 하락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주가 하락은 평생 소득 감소를 의미했다. 소비 심리 악화와 소비 침체가 일어났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실을 떠안은 금융기관은 리스크를 수반하는 대출에 소극적이 됐다. 소비 침체와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은 리스크를 떠안으며 투자를 할 수 없게 됐다.” 개인은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와 채용을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부터 시작된 거품 붕괴 진행 과정에서 고령화에 자녀를 적게 낳는 소자화 추세까지 겹쳐 인구가 줄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 소비 위축을 더 재촉했다. 출산율은 1.4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0년 1억 2806만명이던 인구는 2016년 1억 2619만명으로 6년 새 187만여명이 줄었다. 해마다 31만명 이상씩 줄어든 것으로, 작은 도시 하나씩이 사라진 셈이다. 기업들은 이익이 생겨도 투자와 새 사업에 몸을 사리면서 저성장의 악순환을 더 악화시켰다. 9월 현재 일본의 기업 유보금은 사상 최고액인 377조 8689억엔. 전년도보다 6.6% 는 것으로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신규 투자나 임금을 인상하기보다는 인건비 등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상장사의 57%가 무차입경영인 것도 몸을 사리며 새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위축된 기업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일본의 창업 및 기업 증감 상황을 보여 주는 연간 개업률은 4.6%(2012년)다. 프랑스(15.3%), 영국(11.4%), 미국(9.3%), 독일(8.5%)의 3분의1 또는 절반 수준이다. 2016년 벤처 투자액이 미국은 7조 1000억엔, 중국은 2조 9740억엔인 데 비해 일본은 1300억엔이라는 수치(중국조사기관 다즈후이 발표)도 경제 규모와 자금력에 비해 새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기존의 안전한 길만 따라 움직이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옅어진 수세적인 일본 기업의 모습을 보여 준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6년째 만성화된 저성장…韓경제 더이상 시간이 없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6년째 만성화된 저성장…韓경제 더이상 시간이 없다

    ‘저성장은 현실이 됐다. 관건은 회복력이다.’ 세계 투자은행(IB)들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2% 후반대인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밑돈다. 이대로라면 2011년 이후 6년째 한국경제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낮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 3% 성장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말이다. ‘한국경제 저성장’은 위기론이 아닌 실재하는 위기다. 수십년간 경기 확산에 도움을 주던 정책들은 2010년대 들어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다.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수출 대기업을 지원했더니 경제 양극화만 심화되고, 인위적으로 저금리 등으로 유동성을 늘리자 가계부채만 폭증하는 식이다. 1990년부터 시작된 거품 붕괴에다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가 겹쳐 ‘잃어버린 20년’에 봉착한 일본 경제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어설픈 정책을 남발하다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를 연거푸 놓쳤다. 신한은행의 일본법인 SBJ의 집행임원 히라오카 히데유키는 9일 “좀비기업과 부실채권을 어정쩡하게 처리하고, 구조개혁을 실기한 게 패착이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저성장 탈출용 무기로 내세우는 덕목들에서도 어정쩡함이 포착된다. 기술로 저성장을 타개하기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가란 지표에 맞지 않게 “상용화 성과가 미미한 R&D 일색”이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판이 따라붙는다. 교육 분야에선 국제학력평가 1~2위권에 드는 성적표와 ‘고학력 실업자 양산’이란 현상 간 간극이 크다. 2008년 이후 한국경제에 대해 “여전히 노동집약적 성장이었을 뿐 혁신은 미미했다”는 산업연구원의 연구는 창조경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았던 정부를 무색하게 한다. 영광이든 상처든 이제부터라도 쓸데없는 과거는 잊고 미래 활로를 찾기 위해 스스로의 잠재력을 돌아보는 데서 회복은 시작된다. 서울신문은 심층기획을 통해 일본의 불행한 경로를 답습하지 않고, 잠재력을 극대화해 성장 기조를 회복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비즈 in 비즈] 강남 재건축 ‘이상 과열’ 바라만 보는 정부

    [비즈 in 비즈] 강남 재건축 ‘이상 과열’ 바라만 보는 정부

    평균 306대1. 지난 5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5차 재건축(아크로리버뷰) 청약 경쟁률입니다. 1순위 마감은 물론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도 갈아치웠습니다. 분양 때마다 수백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다 보니 강남 재건축 아파트 청약을 ‘로또’라 부릅니다. 전용 84㎡ 기준 가장 싼 것이 14억 4100만원, 가장 비싼 물건이 14억 9700만원인데 몰린 청약통장 수가 총 8585개나 됩니다. 15억원에 육박하는 아파트에 살겠다는 사람이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된 걸까요? 강남의 부동산을 돌아봤습니다. 소위 ‘떴다방’ 좀 해 봤다는 중개업소는 “당첨만 되면 분양권은 알아서 팔아줄 테니 가지고만 오라”고 합니다. 피(프리미엄)도 ‘억’ 단위를 부릅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실수요자의 비율은 10~20% 정도 아니겠느냐. 나머지는 모두 분양권을 팔아 차익을 보려는 사람들”이라면서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규제를 하면서 투기자금이 더 몰리는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분양권 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하루게 다르게 올라갑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다른 지역 집값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지금이라도 빚을 내서 집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과정에서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수년째 저성장 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 상황과 부동산 시장이 따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죠. 주택가격 상승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손을 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 8월 25일 가계부채 대책 이후 오히려 집값은 뛰었습니다. 수출도 내수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 경기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분양시장 과열을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에 비유합니다. 외국에서 들여온 튤립 가격이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된 사건입니다. 이 파동으로 네덜란드 경제는 한때 휘청했습니다. 분양권 전매 제한·청약 1순위 자격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거품이 터지기 전에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동현 기자moses@seoul.co.kr
  • ‘명불허전’ 기재위 거물경제통 3인방

    유승민 “아동수당 검토해 봤느냐” 김종인, 저성장 등 묵직하게 설명 김성식, 통계자료 활용 송곳 질의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 여야 거물 경제통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더불어민주당 김종인·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등은 정부의 경제 정책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야당이 선점한 논점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해 주목받았다. 유 의원은 지난 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진보 진영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과 아동수당에 대해 “기재부에서 검토해 봤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더민주 김종인 의원은 저성장, 증세 등 거대 담론을 풀어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기재부 국감에서 “종전 경제정책 사고 방식으로는 경제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경제정책을 다루는 분들이 경제성장률의 0.1%에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정책이 왜곡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에서 정책위의장과 기재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지난 4일 한국은행 국감과 5일 기재부 국감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활용한 질의로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한국은행이 만든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국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 놓고는 결국 국책은행을 위해 발권력을 발휘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질타해 이주열 한은 총재를 곤혹스럽게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종인 “문재인 싱크탱크, 경제민주화 이해 잘못”…文 “국민과 함께 하는 성장”(종합)

    김종인 “문재인 싱크탱크, 경제민주화 이해 잘못”…文 “국민과 함께 하는 성장”(종합)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6일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대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말은 거창하게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한다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경제민주화는 성장에 별로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가 성장에 장애가 되는 것처럼 구분하고, 성장을 내걸고 아울러 경제민주화도 한다는 말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란 실력을 자꾸 보완해가자는 뜻”이라며 “그런데 경제민주화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성장 측면에서도 우리가 이미 저성장 기조에 들어가 2%대의 성장을 넘어서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를 언급하면서 “가끔 만나 경제민주화를 논의한다. 남 지사는 2010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라는 의원그룹을 끌고 가는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경제민주화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방법에 생각이 달라 (남 지사와는) 크게 논의할 의향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준비 심포지엄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뭐, 다 생각들이 다를 수 있으니까…”라면서도 “기존의 성장과는 다른 성장이라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하는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도 성장의 한 방법으로, 성장과 경제민주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으로 더 이상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되겠다는 것이고, 그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인 “문재인 싱크탱크, ‘경제민주화’ 잘못 이해하고 있어”

    김종인 “문재인 싱크탱크, ‘경제민주화’ 잘못 이해하고 있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6일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제민주화가 성장에 장애가 되는 것처럼 구분하고, 성장을 내걸고 아울러 경제민주화도 한다는 말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란 실력을 자꾸 보완해가자는 뜻”이라며 “경제민주화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성장 측면에서도 우리가 이미 저성장 기조에 들어가 2%대의 성장을 넘어서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대표는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를 언급하면서 “가끔 만나 경제민주화를 논의한다. 남 지사는 2010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라는 의원그룹을 끌고 가는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경제민주화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방법에 생각이 달라 (남 지사와는) 크게 논의할 의향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이 언급한 ‘비패권지대’ 구상과 관련, 사회자가 “패권지대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나 더민주 친문(친문재인)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인상을 주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패권지대에 속하느냐는 질문에는 “특정인 몇 사람은 무조건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변에 확장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패권지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연대가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며 “(반 총장과의 연대는)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최소화되도록 노력을 해야 했는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관공서, 기업, 교육계, 언론 등에서 이 법을 빌미로 바람직한 활동까지 접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태스크포스(TF) 하나 구성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점검단을 꾸려야 한다”고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감 브리핑] 유일호 “법인세 인상, 증세 부작용 걱정해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인상 요구 움직임과 관련, “증세 부작용을 같이 걱정해야 한다”면서 소득세, 부가가치세도 인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급증하는 재정 수요에 대응할 수단은 부가가치세밖에 없지만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쳐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증세 대신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개인에게 적용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자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DTI 기준을 집단대출에도 적용하기는 어려워 다른 방법으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시절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유 부총리는 “그때(외환위기)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더 걱정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흔히 말하는 일본식 저성장으로 돌입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제’나 ‘아동수당’에 대해서도 “기본소득 보장은 시기상조이고 아동수당도 저출산을 해결하는 데 좋은 방향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상처뿐인 국회 정상화, 민생정치로 만회하라

    오늘부터 7일간 파행된 20대 첫 국정감사가 정상화된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야당 단독 처리로 소용돌이에 빠진 국회가 어렵사리 다시 문을 열게 됐지만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국회 파행 과정에서 여야가 보인 사생결단식 정치는 우리 정치 문화의 수준을 드러냈고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더욱 심화시켰다. 협치를 통해 20대 국회를 이끌겠다는 여야의 대국민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퇴로를 막아 놓은 극한 대립으로 협치 자체가 실종됐다. 말끝마다 ‘민생’과 ‘민의’를 내세웠던 여야는 이번에 ‘말잔치 정치’의 진수가 뭔지를 보여 줬다. 최악으로 평가받는 19대 국회와 달리 20대 정기국회가 민생정치의 모범을 기대했던 국민으로서 여간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국감은 국정 감시자로서 국회가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는 1년에 한 번뿐인 기회다. 이런 기회를 정치권 스스로 파행으로 이끈 것은 분명한 입법부의 직무유기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사회적 불평등 심화, 경기침체와 저성장, 사드 문제 등으로 총제적 난국에 처해 있다.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이를 타개할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실정이다. 해운,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 구조조정의 중대한 과제도 남아 있다. 난국을 극복해야 하는 주체가 국정의 발목을 잡어선 안 된다. 20대 정기국회 시작부터 차질을 빚으면서 정치 혐오를 키웠던 정치권은 비장한 각오로 국정감사 본래 기능과 목적이 변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어제 비공개 오찬 회동을 열어 오는 19일까지 국감 회기를 나흘간 연장하는 등 7일간의 파행으로 엉망이 된 국감 일정을 재조정했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산재해 있다. 당장 김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와 우병우·이석수 사태 및 미르, K재단 청와대 개입 의혹 등 휘발성 강한 정치성 이슈들이 뇌관으로 남아 있다. 언제든지 국회가 여야 대치로 파행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파행을 딛고 어렵사리 국감을 정상화시킨 만큼 정치권은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을 바라보는 민생 국회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말로만 협치를 외치지 말고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여야 그 누구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 다시 파행으로 몰아 간다면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여당은 집권당으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야당은 수권 정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야는 초심으로 돌아가 4·13 총선에서 나타난 협치와 상생의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립과 갈등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민생 국회를 만들어 주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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