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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시론] 평가절하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외환위기 이후 20년 동안 소득 격차와 경제 불평등은 심화돼 왔다.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96년 71%에서 지난해 62%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율은 외환위기 때보다도 낮은 상태다. 가계소득 비중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소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소비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저성장 고착화를 깨는 게 불가능하다. 임금 격차를 줄이고 저임금 부문의 소득을 증대하는 방법이 바로 임금을 밑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유승민·심상정 후보는 2020년까지 1만원, 홍준표·안철수 후보는 임기 내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대선 후보 모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약속했던 건 저임금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자 갖가지 비난이 쏟아진다. 일부 언론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기 시작해 고용률이 지난해 11월 61.2%에서 12월 60.2%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겨울철 농업 부문 생산 감소에 따른 계절적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계없이 12~2월에는 고용이 항상 감소한다. 그래서 월간, 분기별 생산·고용 통계를 쓸 때는 계절조정 통계를 쓴다. 통계청의 계절조정 고용률은 지난해 11월 60.7%, 12월 60.9%로 고용이 오히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사용자들이 미리 고용을 줄였기 때문에 12월 고용률이 줄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명백한 오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다. 하지만 5년 평균 인상률 7%를 초과하는 부분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하게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10% 이상 대폭 올린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사실이었다면 최저임금제도는 지금까지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고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들이 대폭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고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대다수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기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대가 소비 증가와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 고용을 증가시키는 상쇄 효과도 있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고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는 비교적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율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가 많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현재 555만명의 자영업자 중 아르바이트생 등을 고용한 자영업자는 162만명으로 30%다. 나머지 393만명의 자영업자는 혼자 일하거나 무급 가족 종사자들과 일한다. 자영업자의 70%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가 촉진되면 매출이 증가해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3조원, 사회보험료 지원 1조원,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 마련과 함께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인하하는 시행령을 개정해 1월 말부터 시행하겠고 발표했다. 상가 임대료 인하는 모든 자영업자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도 더 강력하게 조사해야 한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최저임금 인상 목적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활 안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근로 의욕과 자기 계발 등 노동력의 질도 올라가고, 사용자도 경영 개선 투자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올리려는 노력을 할 때 국민경제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1조는 한국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이다.
  • [기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최저임금/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최저임금/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8년 1월초부터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면서 언론에서 논란이 뜨겁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아파트경비들의 해고, 상여금이나 수당의 기본급으로 돌리기, 휴게시간 늘리기를 통한 노동시간 줄이기 등 꼼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후 첫 월급을 받지 못해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연간 기준으로 1884만원(157만원·12개월간)으로 노동자 연 평균임금 3만 3000달러(3500만원)의 53.8%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전체 노동자들의 23%)는 높은 임금을 받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평균수준에 못 미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더구나 근속연수와 연공적 임금의 혜택을 누리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과 그런 혜택이 없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 생애소득의 격차는 단순한 임금격차보다 더욱 크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임금층의 임금수준을 높임으로써 소비를 진작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최저임금의 인상은 계획했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전체 노동시장의 변화를 판단할 데이터나 근거가 없어 불확실하지만, 언론이 보도하는 것처럼 우울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약 560만명으로 OECD국가 가운데 자영업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세청 통계로 지난 10년간 연간 평균 100만개의 자영업이 창출되고 80만개가 사라졌다. 이렇게 다산다사(多産多死)하는 것은 주로 소매, 음식숙박업 등 주로 영세 자영업에서의 과잉경쟁 그리고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된 면이 있으나 대부분은 자영업의 과잉경쟁, 경쟁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퇴출되어 온 것이다. 그러면 최저임금 인상이 목표로 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최저임금인상으로 고용축소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경비, 주유소, 소매업 등에 일자리 안정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업종·직종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고령자 고용지원금을 늘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하청이나 프랜차이즈에 편입된 영세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분을 원청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와 분담할 수 있게 부당한 거래관행을 감시하는 공정거래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또한 소기업들이 생산공정, 재고, 물류, 품질, 제품 등에 개선과 혁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현장혁신 지원서비스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높아진 최저임금의 물적 기반을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불법적인 노동자 해고, 임금과 노동시간 줄이기 꼼수, 최저임금 체불 행위에 대해서는 근로감독을 통해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지난 6일, 겨울을 홀로 비켜 간 듯한 제주 올레 7코스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바다의 물결은 겹겹이 빛을 발하고 누렇고 흰 억새는 하늘과 땅의 경계를 그렸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해 9월, 10주년을 맞았다. 1997년 제주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으로 이어지는 첫 코스가 개장한 이래로 지난 10년간 모두 26개 코스(425㎞)가 생겨났고 누적 탐방객이 770만명에 이른다. 올레길을 탄생시켜 ‘길을 잇는 여자’라고 불리는 서명숙(60)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으로 서울 성북구의 곳곳을 걸으며 골목길 복원에 힘쓰는 김영배(50) 성북구청장이 길(올레) 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서귀포시 대륜동 속골천에서 법환포구까지 놀멍 쉬멍 걸으멍(‘놀며 쉬며 걸으며’의 제주도 방언) 2시간여 동안 기자의 주선으로 대담을 진행했다.▶한 사람은 올레길을 개척하고 한 사람은 골목길 살리기에 힘을 쓴다. ‘길에 대한 애착’이 두 사람의 공통점인 거 같다. -김 구청장 처음 구청장이 되고 나서 내가 성북구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북구의 경계 지역이 어디고 인접한 강북구, 도봉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성북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떤지, 그 사람들의 고민은 뭔지 등을 고민했다. 적어도 성북 지역의 땅은 다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은 사람이 살아가는 통로고 거기에 생명이 있고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 -서 이사장 19세에 제주에서 서울로 온 다음에 50세까지 살았다. 딱 50세가 되는 해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을 걸었다. 처음에는 작은 마을, 목장, 구릉. 성당을 보면서 감탄을 하다가 20일쯤 지나니까 감동이 무뎌지면서 제주도 생각이 많이 났다. 서울에서는 오히려 너무 바삐 살다 보니까 제주도 생각을 못 했다. 산티아고 자연에 노출되다 보니 절로 ‘원자연’(原自然)이 생각이 난 것이다. 어릴 적 친구랑 소풍 갔던 길. 단물 나는 풀을 뜯어 먹었던 기억, 엄마와 외갓집 제사에 갔던 길 등 어릴 때 봤던 단편적이지만 인상적인 풍경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아, 제주도의 그 길들이 남아 있을까. 많은 길이 사라졌겠지만, 또 남아 있는 것은 찾아서 잇고 화살표 같은 것으로 표시를 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두 사람이 지향하는 길은 도심 속 대로(大路)와 다른 것 같다. -김 구청장 우리 구에서 ‘골목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왜 골목길이냐’는 질문이 꽤 있었다. 골목길에는 일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상당수 사람은 내가 원하고 해 보고 싶은 것은 바깥에 있다고 치부하고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있는 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내 삶이라는 게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그런 흔적이 묻어 있는 골목을 희망의 장소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도시 속에서 얼굴 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얼굴과 삶을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 골목길과 달리 도심의 삐까뻔쩍한 대로는 이쪽과 저쪽의 거리가 너무 넓다. 구색으로 만든 산책로는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다들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운동한다. 누구도 거기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거다. 그 길은 차가 주인이다. 굉장히 편리해 보이지만, 사람은 머무르기 힘들다. -김 구청장 좋은 도시는 다양한 분기점이 있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고 그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마치 대로의 일방통행 같다. 자기 선택권 없이 얼굴 없는 사람들이 짐짝 취급당하면서 우르르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 -서 이사장 길 위에 야생화 하나도 저마다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데, 사람은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똑같은 체제에서 똑같은 경쟁을 하고 똑같은 길을 가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패자가 되겠는가. 여러 방식의 삶을 살면 경쟁을 덜 해도 되는데 말이다. -김 구청장 돈의 가치만으로 도시를 조직하니까 높은 빌딩과 대로가 필요하고 골목길을 없애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이라는 책에서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나를 염두에 두고 ‘K구청장에게’라는 글을 썼다. 거기에 그는 ‘도시를 떡 주무르듯 하면 안 된다’고 썼다. 그 글을 읽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도시를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떡처럼 주무르려고 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다 망가지는 것이다. 사람의 도시가 되려면 우선 길이 연결돼야 하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올레길의 성공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뭘까. -김 구청장 올레길은 새로운 삶의 푯대가 됐다. 올레길이 시작된 게 우리 국민이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부터 딱 10년 된 2007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올레길은 사람들이 찾아 나가는 새로운 희망의 길이다. -서 이사장 내가 죽지 않으려고 산티아고에 갔고, 돌아와서 길을 냈다. 올레의 인기는 그 당시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방증이다. 길은 시간과 열정으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지, 공사를 해서 토목으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길을 잇는 여자이지 길을 만드는 여자가 아니다. 식물도 땅이 너무 메말라 있으면 싹이 트질 못하듯 마음 밭에 사람의 위로가 흡수되려면, 자기부터 좀 땅이 비옥해져야 한다. 자연에서 회복한 뒤에야 사람이 주는 위로가 제대로 흡수될 수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 원래 사람이나 자연은 리질리언스, 즉 자기복원력이 있다. 대한민국의 90% 이상이 도시화됐다. 도시는 점점 황폐해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 되고 있다. 올레길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메시지는 ‘이제 그만 가야 한다’는 것,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길을 지나는 속도도 중요한가. -서 이사장 느리게 걸어야 목적지에 갈 수 있다.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빨리 가면 잘못된 곳으로 갈 수 있다. 그러면 절대 그 목적지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설령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탈진한 채 도착할 것이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좀 느리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온전하게 자기 것이 되는 거다. -김 구청장 마을 민주주의를 하면서 솔직히 그런 고민을 했다. 구청장으로서의 성과가 있어야 하고 그걸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마을 민주주의는 빨리 할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에 주인인 사람들이 모여 주인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되겠나’라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까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아무리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절차를 끝까지 밟아야 하고 그 과정에 충실한 것, 그 자체가 민주주의다. ▶올해 두 사람의 행로(行路)를 밝힌다면. -김 구청장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 설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막연함도 있다. 하지만 기대와 희망을 좀더 갖고 싶다. 대한민국도 분기점에 서 있다. 풍요로운 행복을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는가. 우리가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지방분권 개헌을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길목에 와 있다. -서 이사장 올해로 제주 4·3사건 70주년이다. 제주에서는 너무 오랜 세월 아팠던 이야기다. 권력자들은 과오니까 덮고 민중은 두려우니까 덮으면서 70년을 지내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했지만, 그 뒤 정권 10년 동안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4·3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환기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제주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시사저널 편집국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 23년에 걸친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스페인 산티아고 길 위에서 고향 제주를 떠올렸다. 산티아고 길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제주에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고 귀국 후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했다. 10여년간 25개 코스 425㎞에 이르는 제주의 길을 이었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2007년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2010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의 도보 행정을 벌이며 골목길 보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지방분권 개헌에 앞장서고 있다.
  • [금융 CEO 새해 설문조사] “3% 근접 성장률, 상고하저 경기…금리 하반기 1회 인상할 것”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3%에 근접한 성장률을 보이고, 기준 금리는 하반기에 한 번 올릴 가능성이 높다. 경기 흐름은 상고하저로, 하반기에 지난해 하반기 경기가 좋았던 탓에 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수 있다’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2018년 한국 경제 기상도를 이렇게 그렸다. 서울신문이 국내 50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2018년 한국 경제 전망을 조사한 결과 68%가 올해 GDP 성장률이 2.5~3.0%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20%는 3% 초반대 성장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2% 초반대 저성장을 예상한 답변은 12%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2018년 한국 경제가 3% 성장한다고 예상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대세다. 지난해 하반기의 높은 성장률 탓에 나타나는 ‘높은 기저효과’가 이유로 꼽혔다. 글로벌 호황으로 한동안 순탄한 경기지표가 이어진다고 봤다. 2018년 경기 흐름은 78%가 ‘상고하저’라고 답했다. 상저하고는 18%(9명)에 불과했다. 글로벌 호조세와 정책 기대감, 동계올림픽 개최로 낙관적인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는 한·미 무역마찰이나 한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으로 경기 회복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하반기에 반도체 산업 사이클이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도 상고하저의 원인으로 손꼽혔다.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무역 분쟁 격화, 북핵 리스크 등 한국 경제에 부담스러운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원화 강세와 엔저로 인한 수출둔화와 고금리, 고유가 등 경기 하방 리스크로 경기가 저성장 국면으로 돌아설 위험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여부와 경기 추이를 확인한 뒤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에 참여한 금융 CEO들 모두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1~2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금리를 한 차례 올린다는 의견이 60%로 가장 많았고, 2차례는 40%가 나왔다. 금리인상을 한 차례 한다면 그 시기는 하반기라는 답변이 85%로 압도적이었다. 6·13 지방선거라는 정치 이벤트 이후라는 의미다. 정부 정책 효과나 대외요인의 영향을 상방기에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의 3~4월 리더십 교체도 상반기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여할 신임 총재가 곧바로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한국은행이 3분기쯤 한 차례 금리를 올린다는 전망이다. 주목해야 경제 변수는 2017년 11월 금리 인상이나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 이후 가계부채, 국내 물가 등이다. 국내 내수 경기 회복이 미약하고 가계부채가 상승 추세에 있지만, 올해 하반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한은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이달 초 이미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에서 횡보해 수출기업들의 한숨이 커지지만, 올해 말에는 더 떨어진다는 예상이 많았다. 답변의 70%(35명)가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이 1000~1050원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4%는 1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00원 후반대를 예상한 답변은 6%(3명)에 불과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 CEO 새해 설문조사] “공정 경제·3%대 성장 J노믹스 양호…규제 위주 부동산 우려”

    [금융 CEO 새해 설문조사] “공정 경제·3%대 성장 J노믹스 양호…규제 위주 부동산 우려”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서울신문이 진행한 경제 현안 등 설문조사에서 ‘문재인 노믹스’(J노믹스)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의 80%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약간 긍정적’과 ‘긍정적’, ‘매우 긍정적’을 합친 이른바 ‘잘한다’는 평가는 절반이 넘는 52%이다.국내 금융 CEO들은 어떤 정책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일까. 한 시중은행장은 “현 정부가 지난해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및 골목상권 보호, 청년일자리 확대 추진 등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에 주력하고, 2017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에 진입하는 등 지표 면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내놨다”며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CEO 역시 “소득주도 성장론을 전개하고 한·중 스와프 연장 및 관계 개선을 이루는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방어를 잘하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장도 “그동안 수출 대기업에 의존한 경제정책을 운영한 결과 소득 양극화와 자원 배분의 왜곡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과 더불어 ‘문재인 노믹스’의 또 다른 축인 혁신 성장 면에서 아직까지 눈에 띄는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등으로 2016년 가을에 낮은 성장률이 나타났는데, 이런 ‘기저 효과’ 역시 우호적 평가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사 CEO는 “공정 경쟁과 민생 우선 정책은 우리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역시 또 다른 증권사 CEO도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재분배 등 정책의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거들었다. 부정적인 견해도 일부 제기됐다. 한 금융협회 CEO는 “국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를 유발하고 있다. 자칫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부동산 규제나 가계부채 조이기 등 규제 일변도 경제정책이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을 약화시키면 성장엔진의 연비가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뜨거운 현안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긍정적인 답변으로 증권 쪽에서 나왔다. 한 증권사 CEO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해 주기 때문에 경제 전체 후생의 증대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CEO도 “소득 수준 개선을 통한 소비 증가로 내수 순환의 단초가 될 것”이라면서 “소상공인은 피해를 보겠지만 대기업 위주의 우리 경제는 거시경제 지표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다”고 단언했다. 반면 고용 부담이 큰 은행이나 보험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한 시중은행장은 “인건비 상승은 결국 국내 일자리 감소와 스마트 공장 대체, 중국·베트남 등 해외 생산시설 이전 등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장도 “소상공인 등에게 충격이 가해지면서 가계 및 기업 부채의 부실 가능성 등 금융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CEO는 “기반이 취약한 중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는 경쟁력을 상실하고, 서민과 청년의 실업 가능성은 가중될 것”이라면서 “단기 처방이 아닌 구조적인 저성장 탈출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사 CEO들은 가상화폐 정책에 대해 60%가 ‘적절 수준에서의 규제가 이뤄지는 현 상태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전면 금지’를 주문한 CEO도 20%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설문 참여해 주신 분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김성한 교보생명 전무,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김용현 한화자산운용 대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성대규 보험개발원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순레이 ABL생명 사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KB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이용배 현대차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 인 국민은행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가나다순)
  • 쉐보레 한 달간 최대 100만원 할인…르노삼성 QM3 구매 여성 현금 할인

    쉐보레 한 달간 최대 100만원 할인…르노삼성 QM3 구매 여성 현금 할인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이어 갈 전망인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새해 초부터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한국GM은 1월 한 달간 ‘쉐보레 슈퍼 세이프티 페스티벌’을 열고 100만원 할인, 72개월 할부 등 차종별 구입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중 2017년 생산분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를 구입하면 100만원의 현금 할인 및 최대 72개월 슈퍼 초장기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파크 월 19만원, 트랙스 월 29만원, 말리부는 월 47만원에 살 수 있다. 2000㏄ 이하 쉐보레 차량 보유 고객이 말리부를 구입하면 50만원 추가 할인 혜택도 준다. ‘임팔라’와 ‘올란도’, ‘캡티바’도 연말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한다. 임팔라는 최대 9%, 올란도 200만원, 캡티바 300만원이 각각 할인된다. 르노삼성차도 차종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QM6’는 30만원 현금 할인 또는 5년 보증연장 중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다. ‘SM6’도 차종별로 50만원 상당의 소비자 선택 옵션 및 용품 또는 5년 보증연장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여성 고객이 ‘QM3’를 구매하면 30만원 현금 추가 지원 또는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제공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부겸 “사람 먼저” 김동연 “3만弗 가자” 박상기 “적폐 청산”

    김부겸 “사람 먼저” 김동연 “3만弗 가자” 박상기 “적폐 청산”

    새해를 맞아 정부부처 장관들이 한목소리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과거와의 단절’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저성장 기조에서 탈출하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로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시무식에서 “2018년을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발본색원의 첫해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안타까운 재난 사고가 빈발하는 이유는 내실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충북 제천 화재 참사 원인에 대해 “비용을 아끼려고 ‘드라이비트’를 건물 외벽 마감재로 썼고 스프링클러 고칠 돈을 줄이고자 밸브를 아예 잠가 버렸다”면서 “비용이 들더라도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고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정 계층과 지역 등을 배제하지 않는 국가 전략으로 국민의 삶이 바뀔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신년사에서 “경제가 성장해도 불평등이 커지는 구조를 개선하려면 ‘사람 중심 경제’를 목표로 ‘포용적 복지국가’(사회적 약자를 최대한 끌어안는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자 소득 보장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등이 성과가 나도록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구체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풀릴수록 외교부가 할 일도 더 많아지는 것”이라며 외교부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의 역동성을 살려 견고한 성장세가 지속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고 교육·주거비 등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담아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치고 새로운 비전이 담긴 교육정책을 제시했다”면서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하고 2020년 고교 무상교육 단계적 실현을 위한 추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한 부처도 많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사람 중심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추진의 핵심인 데이터 구축·활용을 촉진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같은 지능화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성실 실패에 대해서는 면책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청년·여성·가족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여성·신중년 등 대상별 맞춤형 지원을 포함해 19조원이 넘는 일자리 예산을 조기 집행해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 지원 규모를 확대해 정시퇴근과 육아휴직이 보편화된 직장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다짐도 엿보였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적폐청산 등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면서 “이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한 단계 높게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잘못된 관행은 아무리 사소해도 그대로 넘기지 않겠다”면서 “우리 각자가 정의로워야 ‘정의로운 나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부처종합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상생의 3만 달러 시대 열자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상생의 3만 달러 시대 열자

    올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연다. 지난해 2만 9561달러에서 올해 3만 2000달러 안팎이 예상된다. 2006년 2만 달러 진입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3대 정권 12년을 맴돌다 이룬 성과다.정부와 언론들의 호들갑과 달리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고 시선은 되레 차갑다. ‘헬조선’이 상징하듯 국민 삶의 질은 참으로 한심한 지경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노인빈곤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위에 오른 빈부격차는 3만 달러 시대라는 말 자체를 부끄럽게 한다.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허리띠 졸라매는 서민들에겐 먼 나라 얘기에 불과하다. 성장절벽과 소비절벽, 가계부채 폭탄, 악화일로의 소득 양극화, 갈수록 피폐한 빈곤층의 삶, ‘부패 고리’로 얽어진 불공정 경제가 빚어낸 우리 경제의 민낯을 목도한 탓이다. 3만 달러 시대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박정희식 압축 성장’으로 요약되는 1960~70년대 우리 경제가 도약의 발판을 구축한 것은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정경유착이 뿌리를 내렸지만 압축개발 시대 재벌체제의 응집력과 돌파력이 한국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았다. 재벌의 성장과 함께 한국 경제 역시 동반 성장했다. 적어도 산업화 시대의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독과점과 선단식 경영 방식, 총수 일가가 전횡해 온 재벌의 성공 방정식과 이를 토대로 구축된 ‘한국주식회사’의 성공신화는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1998년의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경제는 장기 저성장 시대로 돌입했다. 과거 재벌체제의 성장이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을 선도하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굳이 수치로 표시하지 않더라도 중산층의 붕괴가 가속화됐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는 현실이다. 상위 1%의 배만 불려 주는 기형적 경제가 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 수순이다. 재벌체제의 성공 방정식이 이제는 한국 경제의 실패 방정식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우리는 싫든 좋든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았다. 촛불의 분노와 경고는 더이상 특정 계층의 배만 불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성장 담론에 매몰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불공정한 기존 경제 패러다임 자체의 변혁을 촉구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의 방향으로 일자리·소득주도와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라는 3개의 화두를 던졌다. 저성장의 장기화, 소득 양극화의 심화,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공정 등 현실적 진단에 따른 경제 처방전이다. 정부의 이런 해법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적어도 시대의 흐름을 냉정하게 간파했다는 총평을 내릴 수 있다. 핵심 관건은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경제는 정치와 달리 무 자르듯 현상을 바꿀 수 없다. 역대 정권들이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경제정책을 펴 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실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서서 정교하고 섬세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벌과 부자를 적으로 돌리는 이분법적 사고는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 재벌의 자본과 인적 자원을 공정한 경제의 틀로 끌어들여 상생의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뼈아프게 복기해야 한다. 오일만 경제정책부장 oilman@seoul.co.kr
  • [사설] 다 함께 선진국 문을 열자

    부 불평등, 청년실업 등 난제도 많아 분배 추구해도 성장과 조화도 필요 다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야 희망에 부푼 가슴으로 황금 개띠해 무술년 새해를 맞는다. 어느 시인은 새해의 의미를 ‘서설처럼 차고 눈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이라고 했다. 우리 앞에는 또 한 해 동안 그림을 그려 갈 하얀 종이 한 장이 놓여 있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우리의 몫이다. 새해는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헌법 제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일제의 지배와 북의 남침, 외환위기 등 숱한 고난을 슬기롭게 헤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경이롭기만 하다. 그동안 국가의 근본 규범인 헌법은 9차례 발전적으로 개정됐고 대한민국은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해 자유롭고 평화로운 민주공화국으로 발돋움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의 헌법 정신을 재확인하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한 2017년은 헌정사에 큰 획을 그은 해다. 돌이켜 보면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바로 우리 국민이었다. 위정자가 탐욕에 빠지고 국가가 위기 상황에 내몰렸을 때 국민은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해 냈다. 근면한 국민성과 뜨거운 교육열, 위기 때 더 강해지는 극복의 유전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을지도 모른다. 드디어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들어선다. 임정 수립 백수(白壽), 정부 수립 고희(古稀)의 잔칫상이라 해도 좋다. 우리 국민은 열심히 일해 온 만큼 잔칫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소득 3만 달러 이상 국가는 세계에 27개국밖에 없다.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특히 6개국밖에 없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갖춘 30-50클럽에 일곱 번째로 가입해 미국, 일본 등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1980년대 ‘아시아의 소룡(小龍)’에서 ‘세계 속의 대룡(大龍)’으로 뛰어오르는 해가 2018년 새해다. 그러나 현실은 달콤한 꿈에 빠져 있을 만큼 한가롭지 않다. 국민의 살림살이는 팍팍하기만 하다. 부(富)의 쏠림은 더욱 심해져 양극화가 심한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5위다. 소득 상위 1%가 국민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로 사상 최고다. 상위 10%의 소득 비중도 48.5%에 이른다. 기업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 지난해 OECD 최상위권의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고용에는 봄바람이 불지 않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성장과는 무관하게 치솟아 통계 작성 후 28년 만에 최고치(9.2%)로 올랐다. 연애와 결혼마저 포기한 청년 세대의 절망은 저출산이라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부의 불평등과 고용 감소, 저출산, 노인빈곤, 저성장 등 풀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줘야 할 시기에 들어섰지만 나라 안팎의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문 정부의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3대 정책 방향은 돌파구를 찾을 패러다임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균형감 있는 실행력이다. 분배에 방점을 두더라고 성장을 게을리하다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게 뻔하다. 무분별한 복지 확대와 공무원 증원을 통한 ‘큰 정부’는 국가 부채 증가와 후세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도 무조건 내칠 것만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한 다음에 확대해도 늦지 않다. 혁신성장은 중소기업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으로 설명되지만 핵심은 미래 신수종 산업 개척이다. 반도체가 지난해 성장을 주도했듯이 성장을 선도할 신산업 발굴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인공지능이나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서 중국은 한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강소 기업과 유능한 젊은 기업가들이 마음껏 기술개발과 창업에 매진하도록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성장이 절대적 가치가 아니듯이 분배도 절대적 가치는 아니다. 두 이념이 조화를 이루어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역대 최악의 북한 정권과 마주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새해에도 위태로울 것이다. 핵 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의 체제 유지를 위한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의 위험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공포정치를 앞세워 유일 체제를 재건하려는 김정은이 권력 유지에 실패해 내부에서 심각한 투쟁이 벌어진다면 그 결과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와 중국 시진핑, 두 ‘스트롱맨’은 한반도 평화보다는 자국의 이익과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더 관심이 크다. 결국 한반도 안보의 궁극적 책임은 우리 정부와 국민이 져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해야 한다. 정부나 국민이나 안보 의식을 더욱더 가다듬어야 하며 미국이나 중국에 끌려가지 않는 우리만의 안보관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강과 온 어느 한쪽에만 매달리지 말고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닫지 않는 양면 전략이 요구된다 하겠다. 문 정부 집권 2년차에도 개혁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 진행되는 ‘적폐청산’은 서서히 피로감을 부르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여전히 ‘정치 보복’의 시선을 거두고 있지 않으며 이념 프레임으로 얽어매고 있다. 과거의 부정과 불의를 따져 고치는 것은 미래의 발전을 위한 개혁의 일환이며 명분도 충분하다. 하지만 과거 청산에 장기간 함몰되면 미래를 향한 전진에 장애가 된다. 70%에 가까운 지지율에 취해 나만이 정의이며 내 방식이 정답이라는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는 틀림없이 부작용과 역작용을 낳는다. 그런 ‘불통’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전 정권의 실패에서 입증되지 않았는가. 다당제하 한국 정치권의 올해 풍향계는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6월 4일에는 제6회 전국지방동시선거가 치러진다. 지지율 유지와 지난 대선의 판도를 뒤엎기를 바라는 야당들의 공세로 전국이 정치바람에 휩쓸릴 가능성이 크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재편과 이합집산은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다.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유능하고 정직한 지역 일꾼을 뽑는 것은 국민, 유권자의 권한이자 의무다. 유권자의 관심과 올바른 선거권 행사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과 지역 발전, 지방 분권의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국민 앞에 떨어진 가장 화급한 과제는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다. 성공과 실패에 따라 경제에 미칠 영향도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관심이다. 새 정부의 정강과 정책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려면 일관성과 지속성을 갖춘 행정적 추진력과 국회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 국회가 유기적으로 혼연일체가 돼 움직여야 1년 후 달라진 대한민국을 다 함께 맞을 수 있다. 여소야대, 다당제의 정치 상황에서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러나 야당은 생각이 다르다고 사사건건 정부 정책에 발목만 잡는 야당이 돼서는 국민의 지지보다는 외면을 받기가 더 쉽다. 우리 국민과 정치권이 추구해야 할 모토는 정의와 상식이다. 논어 안연(顔淵) 편에 ‘정자정야(政者正也) 자수이정(子帥以正) 숙감부정(孰敢不正)’이란 말이 있다. “정치는 바른 것이어야 한다. 당신이 솔선하여 스스로 바름을 행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라는 말이다. 바르고 건전한 의식이 국가와 사회 발전의 굳건한 토양이 된다. 당리당략에 빠져 이권만 챙기는 정치권부터 반성하지 않으면 무술년의 연말에 우리는 또 한번 뼈저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새 정부를 탄생시킨 주체는 노조 세력이 아니라 엄동설한에 삼삼오오 가족이 광장에 나가 국정 농단을 비판했던 평범한 국민들이다. 민노총을 비롯한 노조의 정부에 대한 청구권 행사를 국민은 묵과하지 않는다. 민노총 스스로 외쳤듯이 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국민이다. 문 정부 또한 기업은 물론이고 노조에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새해는 선진국으로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주요한 의미를 담은 해다. 국민이 하나가 돼 함께 뛰어야 대한민국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공동체 의식이 없이는 어떤 목표도 쉬 달성할 수 없다. 불행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남의 말을 경시하고 아집에 빠지는 악폐의 뿌리가 깊다. 성향별, 지역별, 연령별로 떼를 짓는 끼리끼리 문화는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괴담이 양산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차별 인신공격을 가하는 습성은 사회의 건강을 해친다. 이념 갈등은 국민 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병폐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관용과 포용의 미덕으로 나부터 마음을 활짝 열고 얼싸안는 사회에 미래가 있다.
  • [새해 인터뷰| 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4차혁명·고령화 파고 넘으려면 비관적 자세로 접근하라”

    [새해 인터뷰| 해외 전문가들이 본 2018] “4차혁명·고령화 파고 넘으려면 비관적 자세로 접근하라”

    2018년 각국에 닥칠 4차 산업혁명의 파고와 세계화에 대한 반동, 고령화·소자화(핵가족화)의 충격 등은 어떻게 넘어야 할까. 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시무라 기요히코 도쿄대 명예교수 겸 현 국립정책연구대학원대학(GRIPS) 교수는 “역설적이지만 비관적인 자세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갖기 위해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실천가능한 현실적인 자세로 미래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니시무라 교수를 2017년 세밑 도쿄 GRIPS 연구실에서 만나 일본의 상황과 대응, 한국의 선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같은 혁명적인 변화들이 일본에는 고령화라는 맥락과 겹쳐져서 덮쳐 왔다. 이 문제들과 관련, ‘블루오션’인 중국에 비해 ‘레드오션’인 일본은 대응과 적응이 뒤처지고 있다. 여기서 블루오션은 중국은 선택 폭이 넓다는 뜻이며, 반면 일본은 많은 제약 속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노령화 문제는 한·일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 분야에서 한·일을 앞서 갈 가능성이 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양극화 심화와 일자리 격감, 이어질 사회적 불안도 우려된다. 앞으로 25년 정도 후에 우리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와 직면할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변동이 시작되는 과도기 속에 들어서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생산성 하락 등도 예상된다. →고령화의 영향이 그렇게 심각한가. -1970년대 일본 정부와 정책결정자들의 고민 중 하나는 인구 과잉 문제였다. 브라질이민을 정책적으로 장려·추진하던 때도 그 시절이었다. 격세지감이지만, 고령화 문제는 수가 감소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하는 나이 든 노인 세대들을 부양해 가는 문제로 귀결된다. 당장 연금 및 의료 문제 등이 발등의 불이다. 미국은 노령화가 심하지 않지만, 의료보장비 및 정부지출이 폭등한다고 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필요한 비용과 정부 지출을 줄여 나가야 하는데 매우 쉽지 않은 도전이다. 왜냐하면 정치 엘리트들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요한 결정은 내리지 않고 미루기만 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위험을 짊어지길 꺼려서다. 일본은 1990년대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냥 20~25년을 흘려보냈다. 피할 수 없는 심각한 도전임을 인식하고 대응했어야 했다. →변화의 격랑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나. -역설적이지만,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비관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갖기 위해 현실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실천가능한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자세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유례없이 비관적인 태도는 현실이 뭔가 잘못됐음을 알리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젊은 세대는 늙어 가는 부모와 자라나는 아이들을 동시에 부양해야 할 책무 속에서 힘들어한다. 미국에서는 아이를 기르거나 노인을 부양하는 세대와 가정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하고, 낸 세금도 돌려준다. 전반적으로 재분배 정책에 대해서도 더 신경을 쓰고 확대해 나가면서 젊은 세대들에 대한 배려와 분배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세대 간 부담 나누기가 필요하다. 기성세대가 더 부담해야 한다. →이런 혁명적인 변화와 도전에 대한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신기술과 저성장, 고령화의 충격은 상상 외로 커질 수 있다. 부동산 문제를 예로 들자면, 한국의 부동산은 노령화의 충격에 취약한 구조이다. 경제성장률이 그 충격의 강도를 완화하거나, 가속화시킬지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시스템이 요동치고 급변하는 전 세계적인 정치경제적 구조 변화를 따라가고, 적응을 위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뼈를 깎는 결정을 다음 정권에 미루지 않고 짊어질 수 있는 정치적 책임과 결단이 관건이다. →한국이 좀더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젊은 세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40세에 직장에서 덜컥 밀려난다는 불안감을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갖고 있다면, 경제적 주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 어렵다. 성장은 필요하지만 젊은 세대의 희생에 기반해서 이뤄지는 그런 성장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겠는가. 성장을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미래를 낙관하게 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경제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근무제 등 일하는 방식의 개선 등을 통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이 일본 같은 전철(장기불황)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젊은 세대에 기회를 많이 주고, 희망을 줘야 한다.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양적 완화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나. -아베노믹스도 그동안의 정치엘리트들의 정책처럼 중요한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여러 측면에서 왜곡된 형태가 보인다. 근로자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했다고 선언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 하락을 멈추게 하고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국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어떠한가. -성장과 분배가 상충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분배는 잘 설계해서 근로 의욕과 소비력을 높이는 등 잠재성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장은 정책을 통해 이끌고 나갈 수 있다. 다만 한국도 성장률 둔화, 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구조가 일본을 뒤쫓고 있다. 한국은 일본같이 잃어버린 20년을 불러온 (수요 및 투자 부족 등으로 인한)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면, 일본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나빠질 수도 있다. 일본은 그나마 축적된 국부(國富)가 있어서 그것을 먹어 가면서 버텼다. 한국은 그 정도 축적된 것이 없으니, 더 급격하게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새해 세계 경제를 전망한다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전략, 정상화 정책의 영향과 파급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금리 등 금융정책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미국이 조금씩 금리를 올려 나가는 과정에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가계부채의 규모와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큰 한국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중국은 늘고 있는 막대한 지방정부의 부채로 인한 금융 불안이 불거질 취약성이 크다. 시진핑 정부는 2016년부터 금융자산의 해외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다. 중국의 금융 불안이나 충격이 발생하면, 중국에 투자한 외국기업 및 개인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은 거대한 지구촌 자원 수입국이자, 생산 체인의 근간을 이룬다. 시진핑 정권이 정치 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는 확신만 선다면, 지방정부의 부채로 인한 중국발 금융 위기를 용인할 수도 있다. →미국의 출구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세계적인 금융 불안과 최악의 경우 금융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지적인가. -이런 문제를 지금 제기한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렇게 지구촌 개별 국가 및 지구촌의 금융시스템이 취약하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은 취약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쉽게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2018년은 국제적인 인플레의 재발이나 중국 지방부채 문제 등의 취약성과 관련된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큰 파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일시적인 파란으로 끝날지, 크게 번지며 쓰나미가 될지는 그 나라의 상황과 정책 결정자들의 대응 여하 등에 따라서 크게 다를 것이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한 나라의 문제가 다른 나라에도 긴밀하게 영향을 주는 시대여서 걱정스럽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니시무라 기요히코 교수는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꼽힌다. 이론 경제학과 경제 통계학을 바탕으로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에 관한 이론 연구부터 가격 형성 메커니즘 분석 등으로 현실 경제에 폭넓은 영향을 끼쳐 왔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인 도쿄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 일본은행 부총재(2008~2013년)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정부통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욜로·탕진잼… 2017년 당신의 삶은 어땠나요

    2017년 한 해 동안 주목받았던 신조어와 유행어 중에는 유난히 ‘소비’와 관련한 표현이 많았다. 방송인 김생민이 훌륭한 소비에 대해 ‘그뤠잇’(great),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스튜핏’(stupid)이라고 외쳤던 것들이 대표적이다. 한 번뿐인 인생 망설이지 말고 즐기자는 의미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도 결국엔 소비 습관과 맥이 닿아 있다. ‘시발비용’도 크게 유행했던 신조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돈을 뜻하는 용어로 홧김비용과 유사하게 쓰인다. 탕진잼, 멍청비용, 쓸쓸비용도 있다. ‘탕진’과 ‘재미’의 합성어인 탕진잼은 적은 비용을 소소하게 낭비하면서 재미를 찾는다는 의미다. 멍청비용은 날짜를 착각하거나 늦어버린 바람에 실수로 날리는 돈을 의미하며, 쓸쓸비용은 자신의 쓸쓸함을 달래기 위한 충동 지출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에 국민들의 불안한 심리가 소비와 관련된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29일 “욜로나 탕진잼 등은 모두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자는 용어로 인형뽑기 열풍이나 해외여행 확대 등이 그 예”라면서 “장기불황, 취업난 등 사회적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소비에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이런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가 아닌 절약을 강조한 유행어인 그뤠잇이나 스튜핏 같은 경우도 불황과 저성장에서 비롯된 유행어”라면서 “현실적으로는 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작은 비용으로라도 소비를 통해 보상을 받겠다는 사회적 심리가 욜로나 그뤠잇 같은 반대적 성격의 용어를 동시에 유행시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신조어들이 결국엔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욜로는 지금까지 절약만 하며 살았던 40~50대를 중심으로 ‘이제는 쓰면서 살자’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많이 사용됐고, 그뤠잇이나 스튜핏은 경제적으로 부족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적지 않게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대 격차가 곧 경제 격차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특성이 시장에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유행어로 이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올해와 같은 불황은 내년에도 이어져 고된 사회 상황 속에 스스로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신조어나 유행어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소득불평등 OECD 8위…‘부자증세’로 양극화 해소 나선다

    소득불평등 OECD 8위…‘부자증세’로 양극화 해소 나선다

    심각한 임금 격차는 성장 걸림돌 공평과세로 소득재분배 효과 노려 정부가 27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첫 문장에는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경제정책의 진단과 처방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저성장·양극화’로 진단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경제정책 방향 주요 의제를 관통하는 핵심 고민은 양극화 해소다. ‘사람 중심 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처방은 양극화 해소 없이는 저성장 극복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 공평과세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주요한 정책 수단이며 일자리 확대나 근로시간 단축, 임금 격차 완화 등도 모두 양극화 해소와 맞닿아 있다.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와 저소득층 소득 부진 등 심각한 양극화 문제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로 보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실질적인 삶의 질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리 3%, 4% 성장을 이뤄도 허약한 사회 구조를 지니게 되면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면서 “조세·재정 정책에서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친재벌 정책을 폈던 박근혜 정부에서는 양극화 해소는 핵심 정책에서 벗어난 주제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서 양극화 주제를 선제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오히려 사회안전망과 공평과세, 임금 격차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았다. 양극화 해소와 관련해 ‘공평과세’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평과세가 소득 재분배를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한국은 시장소득(세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15년 기준 0.396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472)과 비교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지만 세금을 걷고 난 후 다시 측정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OECD 8위로 급상승한다.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가 취약하다는 의미이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공평과세를 통한 정책 효과가 그만큼 클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드러났듯이 부자증세를 지지하는 여론 역시 상당하다. 보유세 현실화는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했던 종부세를 복원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종부세는 2005년 도입 이후 세입이 급증했지만 이명박 정부 ‘부자감세’ 여파로 2009년에는 1조 2700억원까지 떨어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종부세 예상 세입이 2017년 35조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종부세는 부동산 거품 해소뿐 아니라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까지 감안한 다목적 카드인 셈이다. 문제는 종부세 대상자인 고소득층의 저항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세금폭탄’ 트라우마를 반영하듯 경제정책 방향은 종부세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보유세로 표현하면서 그 대상도 다주택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보유세 문제를 검토하는 방안은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세율 외에도 공시지가라든지 여러 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형평성 문제, 거래세와 보유세 간 조세정책 측면에서 바람직한 조합 문제, 부동산 가격·여러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ICT 산업 모델 모색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 ICT 산업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특정 품목 및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외 리스크와 구조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27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4차 산업혁명 기획시리즈-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ICT 산업의 도전과제: 중장기적 관점’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의 정혁 ICT통계정보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반도체 호황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미래의 변화에 임하는 한국의 ICT 산업이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ICT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당기간 성장 둔화를 겪고 있었고, 이는 ICT 산업의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1990년대에 무선통신망과 인터넷망 구축 등을 통해 ICT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며 고도의 성장을 경험했고,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의 충격 이후에도 우리 ICT 산업은 반등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했다. 거시적인 충격 속에서도 ICT 자체의 발전의 힘으로 성장을 해온 것이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어지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에 세계 교역이 침체됨에 따라 세계 IT 시장이 위축돼 수출이 둔화됐고, 글로벌 ICT 시장환경의 변화는 구조적으로 한국 ICT 산업을 저성장 국면으로 이끌었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 ICT 산업의 특징 중 하나로 ICT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꼽았다. 세계적으로 ICT 산업의 중심축은 ICT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이동한 반면, 아직 우리 ICT 산업의 중심은 ICT 제조업,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같은 소수 품목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들 ICT 제품 대부분을 중국 시장에 중간재로서 수출하는 구조인데, 세계교역의 침체와 중국 수출 둔화는 직접적으로 한국의 ICT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특정 품목과 특정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결국 이러한 ICT 산업의 특징은 중국 ICT 산업이 수출을 통해 고성장을 유지하는 기간에는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였으나 동시에 우리 ICT 산업을 대외 리스크에 노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비록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변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등의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키고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ICT 기기 시장의 전망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대안적인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ICT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의 세계시장에서의 지위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현재 ICT 소수 제조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중장기적인 위험요소로 볼 수 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ICT 수출이 근본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고, 중국이 전략적으로 중간재 수입 대체 노력을 강화하고 있어서 가공무역은 앞으로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제조업과는 다르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수출시장을 다각화하기 쉽지 않고, ICT 제조업에서 수출하는 소비재의 비중도 반도체 등 부품에 비하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정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화두가 실체가 있으려면 ICT 산업의 중심이 ICT 서비스·소프트웨어가 되도록 ICT 서비스업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연구개발을 확대해 지식생산 및 기술개발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는 정책적인 지원도 포함되지만, 동시에 ICT 서비스·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유인 제공도 필수적”이라면서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고 신기술 활용을 제약하는 제약조건들을 치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경제정책 변화, 새 경제질서 출발 되길/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경제정책 변화, 새 경제질서 출발 되길/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올 한 해 가장 큰 경제 분야의 화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일 것이다. 이는 올해만이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지난 5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로 ‘사람 중심 경제’가 제시됐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돼 온 ‘이윤 중심 시장경제’가 ‘사람 중심 지속성장 경제’로 정책 방향이 크게 전환된 것이다. 새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은 그동안 시장경제가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켜 온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4축으로 구성되는 이 경제정책은 공정경쟁 질서의 기초 위에 한편으로는 가계의 소득 증가를 통해, 다른 한편으로는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세계경제 사조의 흐름에 따라 시장경쟁 질서를 강조하면서 기업 위주의 경제 활동을 강화해 왔다. 많은 공기업들이 민영화됐고, 감세 등과 함께 정부 규제도 완화됐으며, 노동시장에는 파견, 임시 근로 등의 유연화가 증대됐다. 또 금융시장에서는 자금 중개보다 단기 자본 이득을 목표로 하는 거래가 더 활발해졌다. 시장의 효율성이 더 큰 성장과 형평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으로 이러한 질서들이 옹호됐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저성장과 양극화의 문제가 심화돼 왔다. 위기 이후 매 10년마다 평균 경제성장률은 감소했으며, 잠재성장률도 함께 감소했다. 소득 분배는 계속 악화돼 최근에는 상위 10%의 소득 몫이 전체의 45%에 다다르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사이의 임금 격차도 커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사이의 영업이익 양극화도 심화됐다. 자유시장 경쟁은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고 패자를 배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었지만, 경제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성장을 촉진하고 합리적 분배를 가져다주는 데는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 주지 못했다. 자유시장이 경쟁과 배제를 통한 양극화의 심화만 가져다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양극화가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에 악순환을 초래해 정상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효과만을 미치게 된 것이다. 시장 중심의 경제질서가 여러 문제를 낳고 있음에도 그동안 새로운 정책 전환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전환은 획기적인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더욱이 그동안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공정 경쟁이 다반사였고 강자의 이익에 더 봉사하는 편향적 경제정책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로운 정책 방향이 경제활동 주체들의 사회적 합의와 공감 형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언론과 학계의 부정적 인식은 물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와 영세기업들의 우려 등은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당사자들의 합의와 지지가 없이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 또한 이 정책들이 정교함이나 세밀함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추진되는 것도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서 나타나는 혼란, 혁신성장과 4차산업 관련 정책에서 나타나는 구체성의 미흡 등과 같은 문제는 정책 추진의 일관성이나 신뢰의 형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현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 변화가 성공하고 또 그것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경제질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와 공감 형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또 좀더 정교하게 정책 내용과 수단들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경제정책 기조 변화가 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경쟁과 배제를 극복하고 협력과 포용의 새로운 경제질서를 정착시키는 출발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김상조 “4대 재벌 개혁,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

    김상조 “4대 재벌 개혁,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재벌 개혁에 대해 “불태우지 않고 적절히 개조(리노베이션)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제점과 해결책은 이미 각 기업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실행에 옮겨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다.김 위원장은 인사말에 앞서 자신의 통화연결음을 들려줬다. 팝 가수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유의 궁전’이란 노래였다. 김 위원장은 “바스티유 감옥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왕들은 모두 떠나고 그들의 신하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로베스피에르의 이름으로 그들의 저택을 불태웠다”는 노래의 첫 소절을 스스로 읊었다. 이어 “혁명의 방법으로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우리 사회를 바꾸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고 싶지만 그 방법은 혁명이 아닌 진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이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 15년간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책임자로 활동했다. 누구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갈망했지만 행정가로 변신한 이후 현실의 한계를 인식한 것이다. 그의 복잡한 속내는 건배사에서 엿보였다. “지속가능하고 예측 가능하게 세상을 조금씩 후퇴하지 않게 누적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며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의 ‘우보천리’로 건배를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6개월 이내에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발상 때문에 지난 30년간 개혁이 실패했다”면서 “절대로 그 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줄곧 기업을 향해 자발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릴 필요는 없다는 게 김 위원장의 일관된 생각이다. 그는 “각 그룹의 현안과 구조적 문제, 해결 방법은 그 그룹이 제일 잘 안다”면서 “실행 결정을 빨리 내리고 변화의 시작을 보여 달라는 것이 불확실한 메시지인가”라며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인 삼성을 예로 들었다. 최근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적용했던 순환출자 가이드라인 개정에 나선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을 바꾼다고 해서 삼성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면서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거래법을 바꿔서 금산(금융·산업) 분리를 사전에 강하게 규제하는 대신 금융감독 통합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6.6%와 1.2%씩 소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이 내년부터 도입되면 계열사 간 출자금액은 금융회사의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해 삼성생명의 자본건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지주사 전환 포기를 선언하면서 40조원어치의 자사주를 내년까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 금산법에 저촉될 수 있다. 이래저래 금산(금융과 산업) 분리 문제를 우선순위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숙제는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20.78%)을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33.88%)을, 기아차는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소유한 순환출자 구조를 푸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사업구조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을 일찌감치 마무리한 SK와 LG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SK는 지분율이 0.3%에 불과한 총수일가가 그룹 경영을 좌우하고 있다. SK텔레콤 등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제도 풀어야 한다. LG는 4세 경영 승계구도가 불확실한 게 약점이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면 하도급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한국경제가 저성장·양극화를 겪는 이유는 운동장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낙수효과와 소득주도성장이 선순환하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공정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벤처기업인 송년의 밤…홍종학 “대기업 기술탈취 대책, 연내 발표 노력”

    벤처기업인 송년의 밤…홍종학 “대기업 기술탈취 대책, 연내 발표 노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기술탈취 대책에 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올해 내에 발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홍 장관은 6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2017년 벤처기업인 송년의 밤’에서 취재진에 “대기업 기술탈취 관련 대책에 대해 지금 열심히 다듬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홍 장관은 취임하면서 대기업의 기술탈취 근절을 제1과제로 꼽았다. 전날 비제이씨 등 중소기업 2곳은 현대차가 자사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차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홍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벤처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여러분의 성공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며 “벤처기업 육성은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대로 내수가 살아나는 선순환 경제성장 구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저성장과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일자리와 소득주도·공정경제·혁신성장’의 세 축에 기반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성장전략의 핵심은 벤처기업의 육성”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지금의 대기업도 30∼40년 전에는 벤처였고, 역동적이었으며, 날마다 혁신해 오늘날 한국의 경제 기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술진보와 세계화는 소수 기업이 독점하는 시장구조를 만들었고 경제 역동성이 점점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앞장서겠다”며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벤처확인제도의 시장친화적 개편, 민간자금 벤처투자 유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기업의 중소·벤처기업 M&A(인수합병) 유인책 강화 등을 추진과제로 꼽았다. 홍 장관은 “제가 대한민국 맥주 시장을 바꾸면서 규제와 애로사항이 얼마나 많은지 철저히 경험했다”며 “여러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거기서 해결책을 찾는다면 벤처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 것이다. 꼭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개로 확대”

    文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개로 확대”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전체 중소기업 354만개 중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은 9만 4000개(2.7%)에 불과한데 수출을 통해 기업을 키우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중견기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축사를 통해 “대기업이 자신들과 협력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과 성장을 돕도록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수출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면서 “기존 주력 수출산업에 인공지능 같은 혁신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차세대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수출의 새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공장의 확대는 수출기업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약 5000개인 스마트공장을 2022년까지 2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우리는 세계 6위 수출대국으로 발돋움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면서 “무역 1조 달러 시대가 다시 열리고 경제성장률도 3 %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수출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분야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상품 수출에 맞춰진 각종 지원제도도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년에도 무역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안 생기고 양극화가 소비를 막아 성장을 가로막는 등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무역정책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양적 성장을 넘어 포용적 성장을 이루도록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와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금요 포커스] 서울 동북4구의 새로운 사회실험/정선철 서울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장

    [금요 포커스] 서울 동북4구의 새로운 사회실험/정선철 서울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장

    서울의 동북쪽에는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이 ‘ㅅ’ 자 모양의 병풍처럼 둘러싼 분지 형태의 마들평야와 그 가운데를 중랑천이 흘러 서울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수려한 권역이 펼쳐진다. 이곳은 동북4구(성북·강북·도봉·노원)라는 4개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있지만, 물·대기 순환 시점에서 보면 하나의 자연생태권역이라 할 수 있다. 역사문화적으로도 이 지역은 조선시대에 한양 도성에 식량·자원을 공급하는 배후지이자 한반도 동북쪽을 잇는 교통 요충지(경흥·평안대로)로서 유사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다가 근현대 100년 동안 서울 인구가 40여배(1915년 24만명에서 2016년 1020만명)로 급팽창하면서 동북4구 인구도 180여만명으로 급증해 행정구역도 50여년 사이에 성북구(1963년)를 모태로 도봉(73년)·노원(88년)·강북(95년)의 4개 구로 나뉘게 됐다. 그리고 현재에도 서울시 생활권 계획에서 동북2권으로 지정하고 있듯이 시민의 일상생활을 기준으로 보면 지하철 4호선 등으로 이어진 하나의 생활권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동북4구는 행정구역은 달라도 자연과 역사문화, 그리고 현 시민생활 면에서는 한 지붕 4가족과 같은 생활공동체라 할 수 있다. 비록 소속된 자치구는 다르지만 한 식구 같은 동질감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1960년대의 급속한 도시화 이래 도시 나이는 60여세로 늙어 도시쇠퇴도(2016년)는 전국(65.9%)을 상회하는 79.4%로 도시쇠퇴가 심각해지고 있다. 동시에 서울을 둘러싼 시대환경도 과거와 정반대의 역회전이 심화되고 있다. 인구는 증가에서 감소로, 연령별 인구 구성은 젊은 도시에서 늙은 도시로, 건물·인프라는 신규에서 노후화로, 지역경제는 고성장에서 저성장 등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이를 더 들어가 서울시 5대 권역별로 살펴보면 그 차이는 매우 심하다. 도시쇠퇴도의 경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69.0%로 서울시 평균을 밑도는 반면 동북4구는 86.4%로 강남북 불균형 문제는 도시쇠퇴 면에서도 확연하다. 그 결과 동북4구는 서울의 어떤 권역보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도시재생이 시급한 공통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종래에는 한 지자체가 단독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왔다. 지자제 실시 초기만 해도 동북4구는 연대보다는 각자 특색 있는 정책을 개발해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 및 도시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이웃 지자체가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정주자립권 사례가 늘고 있으며, 서울시에서도 2030서울시생활권계획에서 균형성장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5개 권역 및 116개 지역 생활권별 도시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의 생활권이라는 눈높이에 맞춰 중복을 방지하고 자원 및 시설을 공동 이용해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행정 시스템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4구는 이 선도적인 사례로 4개구가 포괄적으로 공통과제에 공동대응하는 동행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국 최초로 지자체법에 근거한 동북4구 행정협의회, 민간 차원에서 민간거버넌스협의회, 동북4구 대학산학협력단포럼을 발족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 차원에서 동북권사업단과 동북4구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가 동북4구 72개 공동사업 및 창동상계 광역 신경제 중심지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이웃 지자체 간 행정구역의 벽을 넘은 포괄적인 협치사업은 새로운 사회실험으로 난이도가 높고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도시를 둘러싼 시대 환경이 질적으로 역변하는 흐름 속에 동북4구와 같이 시민의 생활권 관점에서 협력적 지역 발전을 모색하는 일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동북4구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文대통령 “대기업 갑질·불공정 거래서 중소기업 지켜낼 것”

    文대통령 “대기업 갑질·불공정 거래서 중소기업 지켜낼 것”

    “중기·벤처를 우리 경제 중심에… 소득주도·혁신성장 이뤄낼 것”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중소기업을 우리 경제의 중심에 두겠다”면서 “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 거래로부터 중소기업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식 축사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국가기간사업과 대기업 육성으로 경제를 이끌어왔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극심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대다수 국민의 삶을 고단하게 만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일하게 신설된 장관급 부처이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시급한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것”이라면서 “기술 탈취, 납품 단가 후려치기, 부당 내부 거래 등 일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의 3불(不)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공정 경제의 초석을 튼튼히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은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사적인 일”이라면서 “수출 대기업이라는 하나의 심장으로 뛰었던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심장을 더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일자리 없는 성장,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성장, 분배 없는 성장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성장 자체가 어렵게 됐다”면서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그 중심에 중소기업을 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은 대한민국 경제의 뼈대”라면서 “‘사람 중심 경제’의 양 날개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모두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1기 내각에서 마지막으로 임명된 홍종학 장관도 “대기업도 벤처로 시작해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을 이끌어왔고, 외환위기 때는 혁신 벤처기업이 위기 극복을 견인했다”면서 “하지만 세계화와 기술진보로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기부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의 수호천사와 세일즈맨이 되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OECD 2위 성장률, 가계에서도 체감할 수 있어야

    우리 경제가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이 집계된 22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1.4%)는 1.5%를 기록한 라트비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0년대 들어 지속된 저성장의 기조를 깨고 한국 경제가 다시 성장의 추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2년 이후 2%대 저성장이 고착화한 상황에서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지만 우려도 많다. 3분기 고도성장이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 때문에 반짝 성장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경기 회복의 과실을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경제 상황은 더욱 걱정스럽다. 대기업 성장을 통해 일자리와 국민 전체의 소득을 늘리는 ‘분수효과’는 더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30대 기업 매출액은 781조 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1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12.6%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기업 일자리는 총 367만 8000개로 전년의 371만 9000개보다 4만 1000개 줄었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매출 원가를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9%로 대기업보다 2.7% 포인트 낮았다. 대기업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소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정권들이 금과옥조로 여겼던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은 소득 양극화 심화라는 숙제를 남겼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OECD 35개국 중 26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기업들이 고용 없는 성장 정책을 지속한다면 분수효과의 연장선장에서 시행된 다양한 특혜를 줄이는 것이 맞다. 이명박 정부의 747비전(연평균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선진 7개국 진입)이나 박근혜 정부의 474비전(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처럼 비현실적 성장 목표로 국민들을 현혹시켜선 안 된다. 현 정부가 가계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겠다는 소득주도 정책은 대기업 성장정책이 한계에 달한 시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관건은 성공 여부다. 정부가 재정확대 정책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과 함께 공정한 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맘껏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경기 회복세가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과 민생 개선으로 체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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