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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인터뷰] “남혐, 여혐의 리액션일 뿐… 기계적으로 나눈 ‘양성평등’의 산물”

    [색다른 인터뷰] “남혐, 여혐의 리액션일 뿐… 기계적으로 나눈 ‘양성평등’의 산물”

    우리 사회가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로 들썩인 지 1년. 여전히 여성들은 공중화장실을 갈 때마다 불안에 떤다. 늦은 시간 홀로 밤길을 걷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가 하면 면접장에서 “결혼하고 애 낳고도 일을 계속 할 거냐”는 질문에 할 말을 잃고,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남성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부당함에 시정을 요구하면 “너도 메갈(리아)이냐”, “아쉬우면 너도 군대 가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되돌아온다.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학자’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투를 ‘6월 항쟁’에 비견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 근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여서다. 그는 민주주의가 성숙하기까지 30년이 걸린 것처럼 성평등 의식이 자리잡기까지 족히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고 봤다.→“남성 혐오는 없다”고 했는데. -애초에 이수역 사건을 두고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나 ‘여성 혐오와 남성 혐오의 대결’이라고 구도를 잡은 것부터 잘못이에요. 남성은 힘에서 여성보다 우위에 있어요. 폭력은 누가 하든 나쁜 거지만 이렇게 체급에서 차이가 날 때는 싸움이라고 볼 수 없어요. 물리적인 다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그저 남녀가 대결한 것처럼 바라보는 게 문제죠. 여성 혐오가 수천년간 축적돼 온 여성에 대한 차별과 무시의 결과라면 ‘남성에 대한 부정적 표현’(그는 ‘남성 혐오’를 이렇게 불렀다)은 최근에서야 겨우 등장한 겁니다. 후자는 여성들이 여성 혐오에 대한 리액션으로서 드러낸 것인데, 그걸 어떻게 똑같이 ‘혐오’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겠어요. 수백년간 흑인을 차별한 백인들이 최근에 자신들이 흑인에 의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기계적으로 여성과 남성을 둘로 나누는 ‘양성평등’이라는 개념 때문에 ‘남성’도 ‘혐오’의 대상이 된다고 착각하게 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남성들의 목소리도 있어요. 특히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남자아이를 차별한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서로 싸웠는데 남자아이를 더 혼낸다? 그것은 잘못된 성인지 관점을 가진 교사 탓이에요. 남자아이를 혼내면서 “여자아이들은 너보다 약하니까 괴롭히면 안 돼”라고 말하는 건데, 그건 백인에게 “아시안인은 영어를 못하니까 잘 돌봐줘야 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죠. 여자아이에 대한 보호가 아니고 구성원에게 여성을 계속 무시하도록 하는 거예요. 교사가 이렇게 잘못된 관점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면 부모는 “제대로 된 페미니즘 교육을 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페미니즘은 남자(아이)에게 불리한 것’이라고만 생각하죠. 페미니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에 대해 상상하는 것’입니다. 여성을 무조건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게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생물학적 여성으로만 한정한 ‘혜화역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 자격을 한정한 것에 대해 동의하진 않지만 이해할 수 있어요. 그만큼 생물학적 여성이 아닌 이들에 대한 불신이 큰 거고, 그럴 만한 충분한 경험이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 전에 다른 주체들과 대화를 하며 확장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건 아쉬워요. 그렇지만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언제까지 지금에 머물러 있진 않을 거라고 봐요. →‘페미니즘=메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페미니즘을 말하면 으레 “너도 메갈이야?”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저는 그럴 때 “그게 왜 궁금한데? 네가 뭔데 좋은 페미니즘과 나쁜 페미니즘을 구별하는 거야?”라고 되물어요. 질문의 당사자가 메갈 이전에 과연 어떤 페미니스트를 알고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죠.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은 다양해요. 각자 자신의 맥락에 맞게 페미니즘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죠. 그렇게 보면 메갈이 전체 페미니즘을 대표한다고 보는 게 말이 안 돼요. ‘워마드’도 메갈의 변종과도 같은데 사람들은 페미니즘을 워마드라고 생각합니다. 선정적이고 화제가 되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거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메갈만큼의 화력을 낸 세력이 이전엔 없었다는 거예요. 우리 모두 메갈에게 빚을 지고 있어요. 메갈의 ‘미러링’(같은 상황을 성별만 바꿔 보여 주는 것)에 대한 사회 반응도 염려스럽습니다. 여성 차별과 억압이라는 액션에 단죄를 내려야 하는데 오히려 리액션에 심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일베’(일간베스트)에 대해선 왜 침묵하고 있는 거죠? 결국 남성들이 일베는 아니더라도 일베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걸 부정하지 못한다고 봐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연극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오입쟁이들아! 걱정하지 마라. 오입쟁이들이 재판한다.” 우리나라 사법부는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미투 사건을 제대로 해결할 만한 높은 수준의 성인지적 감수성이 없습니다. 아주 일부만 갖고 있을 뿐이죠. 다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미투 1호 법안인 ‘여성폭력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여러 모로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법안입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이나 피해자 지원이 ‘의무 조항’(해야 한다)에서 ‘임의 조항’(할 수 있다)으로 바뀐 건 ‘백래시’(사회 변화에 대한 반발 심리 혹은 행동)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정치인들의 현실 인식이 안이한 데다 상상력이 부족하다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죠. 하루 밥 세끼 먹고 따뜻한 데 누워 잔다고 해서 “세상에 노숙자가 어딨어?”라고 묻는 꼴입니다.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남성이나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고 말하는 작가도 나오고 있는데요. -남성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의 답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있냐, 없냐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그 과정이 중요한 거죠. 남성이 여성만큼 진정성 있게 페미니즘을 할 수 있는지는 남성 스스로가 끊임없이 답해야 할 문제입니다. 같은 여성으로서 지금의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문제는 언론이 그들의 말을 대표자처럼 다루는 겁니다. ‘과대 대표’되는 건 언제나 좋지 않죠. →성평등 교육이 젠더 불평등·여성폭력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나요. -교육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어요. 제도 변화가 선행돼야 의식 변화도 더 쉽게 자리잡을 수 있어요. 미투 관련 법안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미투 피해자나 여성들은 오랜 시간 지난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지금까지 성평등 교육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에게 같은 내용이었어요.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배경, 입장을 고려한 맞춤화된 교육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교사와 군인, 공무원 등 직업에 따라 맞닥뜨리는 상황이 달라요.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도 마찬가지죠. 제도 변화와 교육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되리라고 봅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나윤경 원장은 누구 지난 6월 제8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으로 취임한 나윤경 원장은 여성학계 대표 전문가로서 연세대에서 여성학과 문화인류학을 가르쳤다.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젠더연구소장과 성평등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올해 3월 출범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협의회 위원과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여자의 탄생’과 ‘엄마도 아프다’ 등이 있다.
  • “시대 역주행하는 소설 같지만 민족 정체성 되짚어 봤으면…”

    “시대 역주행하는 소설 같지만 민족 정체성 되짚어 봤으면…”

    문신 1·2·3 /윤흥길 지음/문학동네/각 408·408·400쪽/각 1만 4800원신문사에서 일하던 시절 윤흥길 작가의 연재소설 원고를 챙겼다는 김훈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듯이 소설을 짊어지고 그 고통스러운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다.” 최근 1·2·3권이 출간된 장편소설 ‘문신’은 올해 일흔여섯의 작가가 등단 50주년에 독자들을 향해서 힘껏 내미는 손이다.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으며 짧고 작음)의 시대. 독자들이 이를 원하고 출판사가 이에 부응하는 시대에 노(老)작가가 내미는 주름진 손. 총 5권인 소설의 4·5권은 내년 상반기에 출간된다. 소설은 황국신민화 정책과 강제 징용이 한창이던 일제강점기 산서(山西) 마을 천석꾼 최명배 가족의 엇갈린 신념과 욕망, 갈등을 그려 냈다. 아버지 최명배는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당시 법의 빈틈을 파고들어 막대한 부를 쌓지만, 둘째 아들 귀용은 아버지를 ‘악덕 지주 야마니시 아끼라’라 부르며 사랑채를 턴다. 여기에 ‘기회주의자’ 아버지와 ‘사회주의자’ 동생 모두에게 거리를 둔 장남 부용도 있다. 혼돈으로 가득한 시대,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시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과해 나가는 다종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린다.제목 ‘문신’은 전쟁에 나가기 전 몸에 문신을 새기는 풍습 ‘부병자자’에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말했다. “학교 선배이신 이규태 선생님 저서 중에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읽다가 부병자자에 눈이 꽂혔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도 6·25 때 동네 젊은이들이 입영 며칠 전 집 떠나기 전에 가족들이 보는 자리에서 팔뚝에다가 ‘일심’(一心) 같은 걸 새기는 걸 봤거든요.” 죽은 몸뚱이라도 고향에 돌아오겠다는 간절한 비원이 부병자자에, 그리고 ‘문신’에 담겼다. 왜 다시 일제강점기일까. 작가는 “어떤 면에선 이 작품이 역주행 소설 같다”고 했다. 글로벌 시대를 얘기하는 지금이더라도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해 한 번쯤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민족성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일제 말기가 작가의 주제 의식을 구현하는 ‘최적기’였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문신’은 대하소설에는 못 미치는 ‘중하소설’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토지’처럼 그 시대를 다룬 호흡 긴 소설들에 나오는 전형적인 인간상이 등장한다. 지주집에 먹물 아들들, 생각 많고 냉소적인 첫째와 행동파 둘째, 그리고 이들 형제에 자극제가 되는 친척 같은 것이다. 작가는 이 인물들을 살아 숨쉬게 하는 데 많은 공을 기울였다. 누구보다 빠르게 ‘야마니시 아끼라’로 개명한 악덕 지주 최명배는 실은 전통과 조상 신위를 끔찍이 여기는 인물이라는 식으로. “최명배는 놀부 같은 인물인데, 놀부가 사실은 못된 인간이지만 어떤 면에선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매력적인 인물일 수가 있죠.” 소설은 전반적으로 다지기 잔뜩 들어간 남도 김치같이 풍성한 맛이다(‘다지기’는 ‘다대기’의 바른 말이다). 한평생 국어사전을 끼고 살았다는 작가의 글답게 곳곳에서 출몰하는 다양한 어휘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런데 또 멈칫할 사위 없이 책장이 막 넘어간다. 문장에 흐르는 유장한 가락 때문이다. ‘둥기당당 쿵덕쿵덕’ 읽으며 뜻을 유추해 보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거나 하면 좋겠다. ‘전두엽이 크지 않아 스스로를 범재라 생각한다’는 작가는 실제 이와 유사하게 소설 공부를 했다고 한다. 야심한 시각 AFKN(주한미군방송)을 소리 죽여 보면서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식으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울광장] 포용성장, 성공하려면 좌우 극단 논리 깨라/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포용성장, 성공하려면 좌우 극단 논리 깨라/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한국 경제는 지금 암울한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정치권의 좌우 진영 논리의 연장선상이다. 경제 분야가 정치공세의 핵심 이슈가 되면서 묻지마식 마녀사냥으로 변질돼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형국이다. 보수진영은 ‘박정희식 산업화 신화’를 아직도 평가 잣대로 삼고 진보진영은 30년 전 1987년 민주화 당시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보수·진보의 이런 외눈박이식 경제 사고는 공존의 공간을 없애 현실적 해법 도출을 어렵게 한다.최저임금 문제로 촉발된 소득주도성장 논란을 보자. 정부가 정확한 시물레이션 없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를 서둘러 부작용을 초래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보수진영이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을 ‘악의 근원’으로 몰아가는 것은 본질을 외면한 측면이 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부)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마녀사냥은 정부를 궁지로 모는 효과적 수단인지 몰라도 위기의 본질인 경제구조 취약성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보수진영의 논리는 우리 시대의 최대 화두인 빈부 격차나 불평등 해소의 해법은 없고 성장만능주의에 가깝다. 대안 제시 없이 국민들에게 퇴장 명령을 받은 보수 10년의 성장정책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제 위기를 증폭시켜 현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흠집 내기나 다름없다. 일부 진보진영의 경제적 인식 또한 우려스럽다. 그들의 인식은 30년 전 1987년 민주화 시대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노동 대 자본’이라는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강렬한 반(反)재벌적 시각이 투영돼 있다. 광속으로 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말을 들어 보자. 그는 “진보진영의 개혁 조급성과 경직성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민사회의 내재된 근본주의적 성향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 것이다. 재벌 저격수로 불렸던 김상조 위원장의 말대로 경제는 현실이다. 실현 가능한 정책을 도출하는 것은 결코 개혁의 후퇴가 아니다. 그동안 남북 평화체체와 사법개혁 등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야에서 유독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반증이다. 이런 맥락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는 장하준 교수의 현실적 대안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정부·재벌과의 대타협을 통해 대기업은 복지 조성을, 노동자는 파업 자제를 약속하면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지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한국 경제를 살리자는 현 정부의 경사노위 모델과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그의 스웨덴식 복지국가론은 보수가 반대하고 그의 재벌용인론은 진보에서 배척당하는 신세다. 그의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이명박 정권에서 국방부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진보적 시각을 갖고 있지만 재벌에 대한 시각을 놓고 이견이 있다. 장하준의 재벌용인론은 재벌이 공정한 룰을 지킨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이병찬 강원대 교수 역시 ‘재벌권력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응분의 책임을 갖고 헌신하는 조건’으로 사회·재벌 타협론을 지지하고 있다. 장하준은 재벌의 폐해보다 국적 없는 외국 금융자본의 폐해를 더 문제시한다. 재벌 해체로 해외 금융자본에 날개를 달아 주게 되면 국가 경제는 더욱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먹튀 논란을 일으킨 론스타 사태가 대표적이다. 재벌의 실체를 인정하고 국가 경제에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깔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3년차를 맞는다. 이제 말과 비전 제시가 아닌, 결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신뢰를 얻어야 하는 시점이 왔다. 홍남기 체제 출범과 함께 전면에 등장한 포용성장론에 많은 국민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포용성장은 성장·분배 우선주의에 경도된 좌우 진영 논리를 배격하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다.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적 경제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현재 공정위를 중심으로 재벌의 황제경영과 왜곡된 지배구조 상당 부분이 잡혀 가는 과정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혀 공정경제의 룰이 정립된다면 혁신성장을 위해 재벌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선비의 시각으로 바라보되 상인의 감각으로 정책을 실행하지 않으면 개혁, 특히 기득권 뿌리가 깊은 경제 분야의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oilman@seoul.co.kr
  • “항암치료 시작”…허지웅, 악성림프종 투병 고백

    “항암치료 시작”…허지웅, 악성림프종 투병 고백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39)이 악성림프종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허지웅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혈액암의 종류라고 한다. 붓기와 무기력증이 생긴 지 좀 됐는데 미처 큰 병의 징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까지 이르는 몇 주 동안 생각이 많았다”며 “그나마 다행인 건 미리 약속된 일정들을 모두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마지막 촬영까지 마쳤다. 마음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허지웅은 “지난주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며 “‘버티는 삶에 관하여’(저서)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함께 버티어 나가자’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끝까지 지키고 싶은 문장 하나씩을 담고, 함께 버티어 끝까지 살아내자. 이겨내겠다”고 남겼다. 허지웅은 작가로 활동하며 JTBC ‘썰전’과 ‘마녀사냥’, SBS TV ‘미운 우리 새끼’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어머니와 함께 tvN ‘아모르파티’에 출연했다. 허지웅이 투병 중인 악성림프종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되어 생기는 종양을 말한다. 발생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악성림프종은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목이나 신체 일부분에 종괴를 형성하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소화기계에 침범하면 장폐색, 출혈, 천공 등이 생길 수 있다. 발생하면 대부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당대 개혁안 내놓고 실사구시 추구한 이익… 영원한 성리학 스승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당대 개혁안 내놓고 실사구시 추구한 이익… 영원한 성리학 스승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을 말할 때 곧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성호사설’과 ‘실학’이다. ‘성호사설’은 이수광의 ‘지봉유설’, 유형원의 ‘반계수록’과 함께 실학의 대표적 저술이다. 성호는 실학을 한층 체계화해 다산 정약용에게 전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성호는 아버지 이하진이 당쟁에 휘말려 평안도 운산으로 귀양 갔을 때 그곳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부친이 귀양지에서 사망하자 모친과 함께 경기도 안산으로 내려와 10세 무렵부터 둘째 형 이잠을 비롯한 집안의 형님들에게서 글을 배웠다. 성호 생애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그가 26세 때 일어났다. 이잠이 당시 세자이던 경종을 해치려는 세력을 처단하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린 일로 심한 고문을 당하다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아버지에 이어 형까지 이런 참화를 겪게 되자 성호는 과거를 포기하고 학문에 매진하게 된다. #퇴계의 성리학을 계승하다 도산서당은 선생이 손수 지은 것이라 나무 한 그루, 돌 한 덩이도 후세 사람들이 감히 옮기거나 바꾸어 놓지 않았다. 때문에 낮은 담장과 그윽한 사립문, 작은 물길과 네모난 연못이 소박한 예전의 모습 그대로여서 마치 선생을 뵌 듯 우러러 사모하지 않는 이가 없다. 처음에는 마치 선생의 음성이 들리기라도 하듯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가 나중에는 손으로 어루만지며 불현듯 경모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백년이 지난 후에도 사람들이 선생의 유적을 보고서 이렇게 감흥이 일어나거늘, 당시 직접 가르침을 받은 자야 오죽하겠는가. -도산서원 참배기 이잠이 죽은 지 3년 뒤 29세의 성호는 본격적인 학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영남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죽령을 넘어 퇴계의 자취가 남아 있는 풍기의 소수서원과 봉화의 청량산을 둘러본 다음 도산서원을 방문했다. 서원에 들어서서 원생들의 숙소인 박약재와 홍의재, 강의실인 전교당을 지나 퇴계의 위패를 모신 상덕사에 올라 참배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퇴계가 생전에 강학을 하던 도산서당을 찾았다. 도산서당은 퇴계가 직접 설계해 지은 것으로, 여타 서원 건물과 달리 소박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왼편 담장 아래에는 정우당이라는 네모진 작은 연못이, 담장 너머로는 퇴계가 손수 기른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방 안에는 사용하던 유품이 많이 보존돼 있었다. 성호는 도산서당을 둘러보며 퇴계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학문에 대한 열의를 다졌다.성호는 집안 형님들을 제외하면 특별히 배운 스승이 없다. 하지만 그의 학문적 연원은 허목을 통해 퇴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목은 거창 군수로 부임한 부친을 따라 경상도에 내려갔다가 인근 성주에 사는 퇴계의 문인 정구를 찾아가 퇴계의 학문을 전수했다. 허목은 성호의 조부 이지안과 같은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한 벗이었다. 부친 이하진은 허목이 남인의 영수로서 서인과 대립할 당시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퇴계의 성리학을 계승한 허목의 학문이 자연스레 성호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성호는 자신과 퇴계의 공통점을 자주 강조했다. 퇴계가 태어난 1501년과 성호가 태어난 1681년은 같은 신유년 닭띠 해이고, 두 살 되던 해 6월에 부친을 여의었으며, 심지어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도 똑같이 겪었다는 것이다. 남들은 이를 우연이라 여길지 모르겠으나 성호는 이마저도 자신이 퇴계의 계승자라는 자부심으로 연결했다. 그러한 까닭에 도산서원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퇴계의 문집이나 문인록의 편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와 함께 퇴계의 중요한 말씀을 모은 ‘이자수어’(李子粹語)와 퇴계의 예설을 정리한 ‘이선생예설유편’(李先生禮說類編)을 직접 편집하고 ‘사칠신편’(四七新編)을 지어 사단칠정에 대한 고봉 기대승과 율곡 이이의 견해를 비판하고 퇴계의 주리론을 옹호했다.#당대의 현안을 논하다 ‘성호사설’은 성호옹(星湖翁)이 생각나는 대로 지은 글이다. 옹이 이 ‘사설’을 지은 뜻은 무엇인가? 아무런 뜻이 없다. 뜻이 없는데, 어찌 이것을 지었는가? 옹은 한가한 사람이다. 독서하는 여가에 남들처럼 전기(傳記)에서 얻기도 하고, 제자백가나 문집에서 얻기도 하고, 시가(詩家)에서 얻기도 하고, 전해들은 이야기에서 얻기도 하고, 우스개에서 얻기도 하였는데, 웃고 즐길 만한 것 중에서 보존하여 볼 만한 것을 붓 가는 대로 어지럽게 기록하니, 어느덧 글이 많이 쌓이게 되었다. -‘성호사설’ 서문 ‘성호사설’은 성호의 겸손한 표현과 달리 평소에 학문을 하면서 생각이 떠오르거나 의심나는 것을 자신의 의견과 함께 적어 둔 글, 제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천지문’, ‘만물문’, ‘인사문’, ‘경사문’, ‘시문문’의 5가지 분야로 나눠 모두 3007편을 수록했다. 그 속에는 당시의 현안이던 토지, 군사, 교육 등 각종 제도에 대한 개혁안을 비롯해 서양 학문, 유교 경전, 시문학 등에 대한 해박한 식견이 들어 있다. 이는 성호의 열렬한 학구열은 물론이요, 편지를 통한 제자들과의 진지한 토론, 그리고 부친 이하진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구입해 온 수많은 서적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호전집’은 이 ‘성호사설’과 내용상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호는 역사나 예법 등 당시의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제자들이 편지로 질문하면 이에 대해 답장을 먼저 보내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 독립된 단편으로 저술했다. 그런 다음 편지 내용은 문집에 수록하고 단편은 ‘성호사설’에 수록했다. 따라서 성호의 학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저술로 영원한 스승이 되다 도를 품고서 혜택을 베풀지 못한 것은 한 시대의 불행이지만 저서를 지어 혜택을 베푼 것은 백 세대의 다행이로다 하늘의 뜻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한 시대는 짧지만 백 세대는 길고 길도다 정조대 영의정을 지낸 채제공이 지은 성호의 묘갈명이다. 성호는 ‘성호전집’과 ‘성호사설’, ‘사칠신편’ 이외에도 사서삼경과 성리학 기본서적들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해 11종의 ‘질서’(疾書)를 편찬하고, 예론을 정리한 ‘상위록’(喪威錄), 국가적 당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곽우록’(藿憂錄), 민간에 떠도는 속담들을 모은 ‘백언해’(百諺解) 등의 저술을 남겼다. 이들 저술에 담긴 성호의 학문은 후대 학자들에게 계승돼 구한말까지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그의 학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성호는 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한 삶을 살았기에 자신의 포부를 당대에는 펼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저술을 남김으로써 후세의 영원한 스승이 됐다. 이는 성호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라 채제공은 믿었다. 최채기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사업본부장
  • 500년 넘게 따로 놀았던 예수 그림을 하나로 묶어 보니

    500년 넘게 따로 놀았던 예수 그림을 하나로 묶어 보니

    지난 6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국립미술관을 찾은 미술사학자 윌 곰퍼츠는 르네상스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1431~1506년)의 작품 둘을 한 자리에서 관람한 잔상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곰퍼츠는 국내에도 ‘발칙한 현대미술사’ 등 여러 저서가 번역 소개됐다. 만테냐는 ‘예수의 승천’ ‘카를로 데 메디치의 초상’ ‘암굴의 성모자’ 등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과 거의 맞먹는 예술가로 평가된다.두 작품은 지난 500년 동안 한 번도 한 자리에서 전시된 적이 없었다. 둘은 함께 전시됐을 때만 예수의 십자가 처형 직후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아래 판넬화가 ‘연옥에 떨어진 그리스도(The Descent of Christ into Limbo)’, 위 작품은 ‘2부, 그리스도의 부활(Part Two, The Resurrection of Christ)인데 모두 그의 1492년 작품이다. 모두들 두 작품이 한 작품의 부분일 뿐이란 점을 알고 대단히 흥분했지만 솔직히 두 작품은 조금 기묘한 조합으로 읽힌다. 위 작품은 그리스도가 온몸을 깨끗이 씻은 듯 연옥에서 나오지만 오히려 그의 발 아래 인물들이 오히려 중심 인물처럼 여겨진다. 밝은 오렌지색 상의와 무릎 길이 양말도 조금 엉뚱하게 눈길을 붙든다. 반면 아래 작품은 절대금주주의자들의 연례 집회처럼 냉정을 잃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헐거워 보이는 옷자락과 빛바랜 붉은 색 의상도 전체적으로 색감이 조화롭다. 두 작품이 워낙 대조적이어서 한 작가의 작품으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위 작품이 500년 동안 잘 보존된 반면 아래 것은 여러 주인의 손을 탄 것도 작용한다. 특히 위 작품은 만테냐보다 덜 숙련된 다른 시대 작가의 것으로 여겨졌다. 20세기 초에 그 역시 만테냐의 작품으로 공인받았을 때조차 큐레이터들은 문하생의 작품 아니면 아들 중 한 명의 작품, 그것도 아니면 아예 훗날의 모조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견해들은 연초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아카데미아 카라라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지오반니 발라구사가 갤러리의 리모델링 와중에 이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고 그림 밑바닥의 십자가 윗 부분을 주목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발라구사는 터널이나 동굴 입구를 묘사해 제대로 색깔을 표현하지 않아 사랑받지 않은 이 그림이 더 큰 그림의 한 부분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개인 소유였던 ‘연옥’과 맞춰본 결과 맞다는 걸 직감했다. ‘부활’ 속 그리스도의 왼손이 붙든 지팡이의 윗쪽이 그려지지 않았는데 ‘연옥’의 붉은색 옷을 입은 이의 지팡이 맨위에 달린 작은 십자가와 정확히 일치했다. 이렇게 해서 두 작품은 하나의 큰그림을 구성하는 것이란 결론이 내려졌다. 성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포플라 나무 파넬에 에그 템페라(egg tempera)로 그렸으며 작가가 이 지방의 실력자인 곤자가 가문의 궁정 화가로 50년 살았던 이탈리아 북부 만투아의 두칼 궁전 성당에서 한번에 그린 작품이란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멀지 많은 파두아에서 문맹인 목수를 아버지로 둔 만테냐는 나중에 스스로 설계한 멋진 집에서 평생을 살 정도로 신분 상승을 이뤘다. 곰퍼츠는 이날 처음으로 두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한 것을 관람했는데 기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레임부터 어울리지 않았다. 여전히 아래 것은 대단히 좋은 작품처럼 보이고 위엣것은 뭔가 부족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그는 “작품은 별 다섯인데 전시는 별 셋”이라고 꼬집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965년 한·일협정 불충분… 전면 재검토보다 보완 지혜 필요”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965년 한·일협정 불충분… 전면 재검토보다 보완 지혜 필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10월 30일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얼어붙은 데 대해 “1965년 한·일 기본조약·협정이 불충분한 데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조약과 협정의 전면적 재검토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피해자 관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밝히고 양국이 보완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내년도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전략적 결단을 내린 이상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면서 “미국이 바라는 현재의 핵 부분,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양보조치가 있으면 제재완화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최근 도쿄에서 이 교수와 만나 가진 일문일답 내용.→일본 분위기는 어떤가. -우호는 한국이 많이 얘기하지, 일본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 일본 연구자들도 자국 풍토에 영향을 받으니까 “옛날에 다 끝난 건데 왜 다시 트집을 잡는가” 그런 프레임으로 얘기한다. 극우 진영에선 단교까지 거론한다. 한국에 우호적인 이른바 양심 세력이 극소수여서 걱정스럽다. 지금 한·일관계는 과도기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나오고 20년, 한 세대가 지났다. 1998년은 한·일관계가 막 떠올라 토대를 만들고 비약하는 시기였다. 2002년 월드컵,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방영이 정점이었다. 일본 전체가 한국에 가까워지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시기였다. 그러면서 혐한, 헤이트스피치(증오 발언)가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때부터 싹텄다. 한국이 일본과 동등하거나 더 앞서가면서 친한 흐름에 대한 역류가 커졌다. 지금의 일본에는 양쪽 다 있다. →해결책이 안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의 수정주의 역사관이 문제의 근원인 것처럼 얘기한다. 아베 총리가 그만두더라도 한·일 간 복잡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구조적 요인에 주목해야 하는데,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민주화이고 둘째는 지정학적 요소다. 군사독재 정권에서 억눌렸던 역사문제, 피해자 소리가 민주화한 90년대부터 나타났다. 일본에선 대법원 판단을 ‘정치 판결’이라 비난한다. 일본의 원로학자 오코노기 마사오는 대법원 판결을 ‘정치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선언’이라 표현했다. 나도 공감한다. 한·일협정은 고도로 정치적인 타협의 산물이다.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우리의 해석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자기 주장을 안 하고 정치적 타결을 따라온 거다. 그러다가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있고, 사법부에도 새로운 세대가 들어섰다.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법적인 해석에 근거하면 10월 30일 같은 판결이 나온다. →지정학적 요소란. -중국이 대두하면서 동북아의 전환기에 있다. 국력이 세진 중국이 자기 주장하면서 일본과 부딪치고, 한국도 힘이 없어서 못했던 부분을 정당하게 자기 주장을 하게 됐다. 일본 입장에선 100년간 유지했던 힘의 우위가 역전됐다. 2010년 중·일의 국민총생산(GDP)이 역전되면서 일본 여론이 내향적으로 됐고, 한국과 중국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은 이런 힘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 스스로 강하다는 느낌이 없으니까 주변국과 마찰의 요인이 된다. →‘65년 체제’ 재검토론이 있다. -65년 기본조약·협정은 불충분했다. 우리가 힘이 없었고, 필요도 있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애매하게 타협해서 모든 문제가 묻혀버린 것이다. 뚜껑을 여니 다 터져나온 것이다. 전면 재검토하면 토대 전체를 바꾸는 건데, 난관이 따른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메워 나가는 게 필요하다. 일본 정부도 90년대부터 ‘3점 세트’라고 해서 협정에서 빠진 사할린 한인, 재한 피폭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일본도 논리적으로 65년을 부정하지 못하지만 빠진 문제가 많고 인도적 견지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외무성이 구제조치를 했다. 아시아여성기금 같은 것은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 4자가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한·일협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장벽이 너무 높다. 피해사실을 구제하고 보완해 가야 한다. 이낙연 총리가 11월 7일 일본의 과도한 반발에 대해 경고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기본조약을 부정한 게 아니라 그 적용 범위를 판단한 것이라 말했다. 조약·협정의 보완론이라 할 수 있다. 그게 합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와 사회를 끌어들이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일관계의 중요성이라면. -산업현장에서 부품의 상호의존 관계가 밀접하다. 일본은 양질의 큰 시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국제관계 측면이다.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는데 동북아에서 중국의 사이즈가 너무 크다. 중국과의 파워 밸런스를 생각하면 미국과 더불어 일본도 중요하다. 노무현 정권 때도 동북아 균형자를 얘기했다. 균형자가 되려면 모든 국가와 관계가 좋아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도 적지 않다. 미국은 안전보장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일본은 지역정치, 경제면에서 중요하고, 미국을 움직이는 데도 일본이 필요하다. →비핵화를 어떻게 전망하나. -속도는 더디지만 북한과 미국의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나 김정은 모두 전략적 결단을 내렸고, 되돌아가기 어렵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지도자끼리의 톱다운 방식으로 여기까지 온 건데, 실무자가 못 따라가니까 현재 속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부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거다. 현재 북·미는 한 단계 더 나가기 위한 마지막 조정에 왔다고 본다. 조정을 끝내면 고위급회담, 내년 초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로 가는 최대 난관은 뭔가. -북한은 미래 핵만 얘기하고 있다. 핵 실험장 페기, 엔진 시험장에 영변 카드까지 내놨다. 적지 않은 제안인데도 미국에서 보면 현재의 핵 약속이 없다는 불안이 있다. 현재 핵의 전부가 아니더라도 영변 폐쇄 플러스 알파로 핵 신고 리스트나 ICBM 일부를 받아내려고 한다. 키워드는 ICBM이다. 핵탄두까지 안 가더라도 ICBM 기지라든가 생산공장과 관련해 한 발짝 더 들어간 조치가 있으면 제재완화,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교환될 수 있을 것이다.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를 꺼낸 것은 ICBM에 대해서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섭 여하에 따라서는 생산시설이나 기지까지 갈 수 있는 시그널인 것이다.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게 운반수단이다. 영변까지 해결되면 미국도 완벽한 제재유지가 어려울 것이다. 안보리 논의에서도 미국 입장이 약해질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북·일 대화 가능성은. -한반도 상황이란 게 남북만으로는 안 되는 구조다. 북·미가 돌아가면 북·일도 따라서 움직이겠지만, 북·일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북·미도 추동할 수 있다. 상호연관 관계가 있으니, 내년 일정한 시점에서 북·일관계가 표면화된다고 본다. 일본인 납치 문제가 선결돼야 하지만 아베 총리가 결단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아베 자신이 대북 장벽을 높인 장본인이기 때문에 해결할 책임도 있다. marry04@seoul.co.kr ■이종원 교수는 1953년생. 서울대 공학부를 중퇴하고 일본 국제기독교대를 졸업한 뒤 도쿄대에서 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도호쿠대 법학부 조교수, 도쿄의 릿쿄대 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와세다대 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와세다대 내 한국학연구소장이기도 하다. 동아시아에서는 현재도 냉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한반도 중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를 읽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등이 있다.
  • 서울시, 좋은 일자리 창출 국제기구 출범 포럼

    서울시, 좋은 일자리 창출 국제기구 출범 포럼

    캐나다미디어길드·독일노총 등 모여 모범 노동모델·도시 간 협력 해법 모색서울시가 뉴욕, 빈, 밀라노 등 세계 16개 도시와 함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제기구 창립을 추진하면서 이를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서울시는 오는 11일부터 이틀간 시청에서 ‘2018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을 연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일터 불평등 해법을 도시정부 차원에서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제1회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포럼에서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사무총장에게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제기구 창립을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 12월 창립총회 개최를 기점으로 도시정부 단위의 일터 불평등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 협의체가 출범한다. 이번 포럼에는 런던생활임금재단, 캐나다미디어길드(CMG), 독일노총(DGB) 등 좋은 일자리·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외 도시정부들이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포럼 주제는 ‘일의 불평등과 유니온 시티(Union City)’이다. 유니온시티란 도시정부가 노동환경, 노동시장과 임금 등 기준을 설정해 노동자를 적극 보호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장하는 도시를 말한다. 포럼 기조연설은 미국 오바마 정부의 노동정책을 설계한 경제학자 데이비드 와일이 ‘유니온시티를 통한 불평등과 균열일터 해결’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저서 ‘균열일터, 당신을 위한 회사는 없다’에서 계약직, 하청, 프랜차이징, 아웃소싱으로 대변되는 대기업의 고용 털어버리기를 통해 일터가 균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일터가 노동자의 소득불균형에 미치는 영향과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또 로렐라이 살라스 뉴욕소비자보호국장은 ‘프리랜서는 무료가 아니다’를 주제로 뉴욕프리랜서보호조례와 그 효과에 대해 발표한다. 캐나다미디어길드 돈 제노바 프리랜서지부대표는 캐나다 언론 산업 내 프리랜서의 권익향상 방안과 독립계약자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울시도 도시정부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를 평가하는 지표개발 결과를 공개한다. 강병호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좋은 일자리 넘치는 도시, 노동이 바로 서는 도시가 선진도시”라면서 “포럼을 통해 도시정부가 중심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범적 노동모델을 만드는 한편 도시 간 공동협력을 강화해 일터에서의 차별과 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일본 경찰, 북한 공작원 추정 남성 입건…거물급 인물 가능성”

    “일본 경찰, 북한 공작원 추정 남성 입건…거물급 인물 가능성”

    일본 경찰이 북한의 핵심 공작원일 가능성이 있는 60대 재일한국인을 입건했다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지바현 경찰은 지난 6월 다른 사람 명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재일한국인 남성 A(65·사이타마현)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6년 11월 일본인 지인에게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나리타공항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201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 출신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명)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씨의 통화기록과 관련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가 나가노현에서 후지모토와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후지모토는 자신의 저서에서 한 인물을 통해 ‘북한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겠느냐’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전달받았다고 적었다. 경찰은 이 인물이 A씨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요리사 출신인 후지모토는 2001년 탈북했다가 2012년 7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방북했다. 지난해 1월에는 평양 시내에 음식점을 열었다. 교도통신은 “수사 당국이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A씨가 북한의 대일 공작활동의 핵심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예스24, ‘한남’ 이메일 제목 논란…하루 만에 공식사과

    예스24, ‘한남’ 이메일 제목 논란…하루 만에 공식사과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웹진 가입 회원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제목을 썼다가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예스24는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최태섭 작가와 인터뷰에서 작가 저서를 소개하는 내용 중 발췌한 문장이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번 일로 불편한 마음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예스24는 ‘채널예스’를 통해 회원들에게 ‘어쩌면 그렇게 한남스럽니’라는 제목으로 책 ‘한국, 남자’를 쓴 저자 최태섭씨와의 인터뷰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에 남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서점과 출판사가 남성 비하에 앞장섰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탈퇴 인증샷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애 성향 성직자, 교회 떠나야”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애 성향 성직자, 교회 떠나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 성향을 가진 성직자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동성애자는 애초 사제의 길로 들어서면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스페인 신부 페르난도 프라도의 책 ‘소명의 힘’(La Fuerza de la Vacacion)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는 지난 8월 교황청에서 이루어졌으며 저서는 내주 출간 예정이다.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가 유행된 것 같다”며 “이런 사고방식은 교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직자 사회에 동성애자가 존재한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뿌리 깊은 동성애 성향을 지닌 이에게는 성직 지원이 처음부터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성직 생활 가운데 동성애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며 “교회는 그런 성향의 사람들이 애초에 성직에 진입하지 않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들은 이중적인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성직을 떠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교황의 발언은 동성애를 죄악으로 간주하는 가톨릭 교리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과거 교황은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행위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2013년 교황은 즉위한 직후 “누군가가 동성애자로서 신과 선의를 추구한다면 내가 누구라고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그간 동성애를 강력히 반대해온 가톨릭의 전통적 신념에 비해 다소 온건한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황교안,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여러 생각 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여러 생각 하고 있다”

    내년 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여러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청년과 경제-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황 전 총리의 이날 강연은 지난 9월 초 자신의 저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연 이후 첫 공개 행보다. 강연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만들어진 결사체인데 그 목적과 방향, 방법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 “유권자가 좋은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강연이 끝나고 황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및 입당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말을 아꼈다. 지난달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일과 관련해선 “(전당대회) 부분도 여러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거취 문제는 시간을 정해두고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자유우파가 힘을 하치는 것은 아주 귀한 일”이라면서 “자유우파가 견고하게 서서 나라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또 국민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하게 잘 챙기는 그런 일을 같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이야기도 나온다는 질문에는 “직접 당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니까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일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디까지가 보수층인지, 어디까지가 반대층인지 알 수 없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귀한 일이고 그런 국민들의 생각과 걱정을 함께 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해 “전국에 공무원이 100만명인데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까지 매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수사하고 처리하는 것도 부적절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약속 이행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회담 자체를 목표로 한다면 비핵화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비핵화) 약속이 하나하나 이뤄져 가는 과정과 함께 남북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을 지냈던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입당해서 당대표까지 넘보면, 그게 정당인가”라면서 “말이 안 되는 난센스”고 비판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중미술 대표 평론가 김윤수 前국립현대미술관장 별세

    민중미술 대표 평론가 김윤수 前국립현대미술관장 별세

    盧정부 시절 연임… MB때 해임 수난도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평론가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29일 별세했다. 82세. 경북 영일 출신의 고인은 서울대 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3∼1998년 ‘창작과 비평’ 발행인 겸 대표를 지냈으며, 1984∼2001년 영남대 미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전국민족미술인연합 의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1970~19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진보적 문화예술 운동을 조직하는데 앞장섰다. 1975년에는 김지하 시인의 ‘양심선언’ 배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돼 이화여대 미학과 교수직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고인은 1980년대 추상주의에 맞서 민중미술가들에게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 김정헌·신학철·임옥상 등 현대 민중미술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평론으로 조명해왔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해 한 차례 연임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2008년 11월 임기를 10개월가량 남겨놓고 해임됐다. 마르셀 뒤샹 작품 ‘여행용 가방’을 사면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명목이었지만 대법원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현대회화사’(1975), 번역서로는 존 버거의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1984), 허버트 리드의 ‘현대회화의 역사(1991) 등이 있다. 장례는 민족예술인장으로 치러진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박불똥·백낙청·백기완·강요배 등 진보진영 인사들이 장례위를 구성했다. 유족으로는 동생 김익수(영남대 명예교수)와 부인 김정업(상담심리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월 2일 오전 9시 30분. (02)2072-2091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2019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집권 중·후반기 국가 패러다임으로서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포용국가론이 경제 위기를 해소하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28일 김재훈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장준호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대담을 열어 포용국가론의 의미와 과제, 전망을 짚어봤다.포용 국가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확 와닿지 않는데, 좀 쉽게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분배를 강화하자는 얘긴가. -김 교수 포용국가의 배경이 되는 ‘포용적 성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온 용어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기존 성장 담론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포용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제·사회 시스템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포용국가론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했듯이 ‘함께 성장하자. 함께 잘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장 교수 미국 MIT대 경제학과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역사적 사례를 검토하면서 한 국가의 성패는 포용성을 얼마나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 내린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해 모든 시민이 공공성의 공간에서 삶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포용국가의 기본 명제다. 모두가 함께 성장을 누리고, 자유·평등·정의를 실감하며 경제·사회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국가가 포용국가다. -최 교수 서구에서 포용적 성장이란 개념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공정, 반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부의 축적 과정이 비교적 정당하다고 여기고 재벌과 부자에 대한 국민 정서가 부정적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유력 재벌들이 정경유착 등으로 처벌받는 것이 반복되면서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다. 불공정과 반칙이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가 경제에 국한된 게 아니며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해결된다는 인식에서 포용적 성장이 포용국가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빈부 격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빈부 격차가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김 교수 올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의 모집단은 2015년 인구 총조사 결과인 반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는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라 올해와 지난해의 통계를 연속적으로 분석 가능한지 논란이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모집단에는 지난해에 비해 소득이 낮은 노인·여성 가구가 대거 포함돼 소득 불평등이 더 심화된 거처럼 보일 수 있다. 이를 감안해서 통계를 봐야 한다. -장 교수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가 굉장히 심해지는 추세다. 자본이 집중되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노동을 통해 얻은 임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중산층이 하위층으로 떨어지거나 소수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상위층으로 올라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으로 대부분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에 빈부 격차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빈부 격차를 줄이려면 복지로 보완하거나 전국가적으로 혁신을 이뤄내 혁신의 부가가치가 중산층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둘 다 안 돼 있다. 기초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산학을 연결해 대학의 연구가 즉각 기업에 전달되도록 하는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복지 지출만 늘려서는 국가 재정 부담이 어느 시점에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정부가 한편으로는 사회 전반의 혁신을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또 다른 축이다. -최 교수 가계동향조사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 1, 2분기에 하위 50% 가계의 명목소득이 감소한 데 주목해야 한다. 저소득층이 빈민화되고, 중산층이 저소득층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고용지표 악화와 연결시켜 파악할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든 분야는 제조업과 자영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이다. 예를 들어 한국GM이 군산에서 철수하면서 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협력업체의 일자리도 준다. 일자리 감소로 지역 소비도 감소하니 지역 자영업이 폐업하고, 상가를 관리하거나 임대하는 업종도 타격을 받으면서 지방발 부동산 경기 냉각이 시작된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제조업에 과잉 의존해 제조업이 충격을 받으면 전체 경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제조업 위기가 시작됐고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했다. 제조업으로 수십년 먹고살았는데, 앞으로 수십년 먹고살 수 있을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붕괴되는 상황이라 성과가 안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가 재정 투입을 해서 경쟁력 없는 산업이나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긴급 대책을 펴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특히 자영업 중 가장 영세한 분야가 음식, 숙박, 도소매업이다. 이 분야의 1인당 소득은 제조업 종사 임금근로자의 27~28%다.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소득이 열악해진 건 우선 과다 경쟁 때문이기에, 가계 소득을 지원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정책 기조는 맞다고 본다. 그러나 조기 퇴직하거나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밀려 들어오는 게 문제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자영업의 악순환 고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혁신 책임 →기업들은 왜 스스로 위기에 대비해 혁신하지 못했을까. -최 교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의 사업 운영 방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진화했다. 플랫폼 기업은 협력과 공유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 밖의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다. 가치창출방식이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은 자기가 가진 기술과 역량으로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혼자 향유하는 방식이다. 카카오가 카풀 사업을 시작했는데, 세계적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카풀 사업보다는 차량공유를 통해 얻어지는 엄청난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시장 투자자들도 우버의 데이터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는 카풀 사업으로 돈을 벌겠다고 하니 택시업체와 충돌하고 갈등을 빚는 것이다. 플랫폼을 더 키워 협력과 공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마인드를 못 벗어나고 있다. -김 교수 기업이 장기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신수종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지만 단기적 이윤을 낼 수 있으면 기존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5대 재벌이 경제에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차를 수송하는 물류회사를 갖고 있고, 이 물류회사의 이윤이 전체 물류산업의 이윤보다 더 크다. 일부 재벌이 모든 분야의 기업을 갖고 있다 보니까 10대 재벌 외의 다른 기업들은 경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소득 불평등 문제의 근본적 문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불공정성이다. 재벌과 대기업들이 현재 지위와 이윤에 안주했다. 중국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추격하니 신기술, 신제품, 신산업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어 혁신에 취약한 것이다.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력이 약화되는 주력 산업을 포기하고 신산업으로 옮겨가게 했어야 했는데, 주력 산업에 링거 꽂아서 억지로 살린 것이다. -장 교수 기업들도 사실 시대적 변화를 느끼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한계를 보이는 것은 기업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차원의 협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학과 연구소는 기초과학 연구를 국가와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철저히 장기적으로 해야 하고, 연구 결과가 기업의 필요와 연결돼 비즈니스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소통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소통의 망을 촘촘히 짜오지 못해 대학과 기업, 정부 간 코디네이션이 안 된 것이다. 혁신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산학 협력의 소통 구조를 촘촘히 이어주는 역할을 중앙 또는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중앙에 자본과 노동력, 기술이 집중돼 있기에 포용적 성장을 공간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한 지역에서 산업과 일자리가 재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정책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구조적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사회 전반을 통합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정치권력의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포용국가론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할까. -최 교수 조세체계를 전면 개편해 복지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증세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조세체계는 소득에 기반한 세제로 구성됐는데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서는 증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조세체계를 자산 기반 세제로 개편해야 한다. 자산은 주로 근로소득이 없는 50대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데, 소득 기반 세제 체제에서는 경제활동을 왕성히 하는 20~30대가 50대 이상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50대 이상 세대들을 뒷받침하게 된다. 세금으로 인한 세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등 자산 기반 세제를 통해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도록 조세체계를 개편하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다. -장 교수 포용국가 되기 위해선 첫째, 사회적 대화가 모든 분야에서 진행돼야 한다. 둘째 고용, 복지, 교육, 기술 등 핵심적 공공재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혁신하고 책임져야 하며, 특히 지금의 교육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셋째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시장경제가 필요하다. 넷째 정치의 혁신과 협치가 필수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한 가지 방향으로 장기적으로 나갈 수 있는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포용성과 혁신성을 지향하는 포용국가를 만들 수 있다. 호주는 2002년 사회적 포용법을 입법하고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문제를 포용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포용적 성장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선 정치적 협치가 중요하다. -김 교수 행정 혁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2, 3, 4차 산업혁명을 이뤄야 하는 압축성장을 해왔기에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들이 1960~7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시장에 어떻게, 어디까지 안착시킬지 공공기관이 꼼꼼히 지켜보고 따져봐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국 불교, 사찰의 상속자만 되려 한다”

    “한국 불교, 사찰의 상속자만 되려 한다”

    “한국불교는 대승불교의 선(禪)에 지나치게 치중해 부처님 본래 말씀을 등한시합니다. 스님들이 불법(佛法) 연구가 아닌 다른 영역에 더 신경을 쓰니 대중으로부터 외면과 불신을 당하게 됩니다.” 최근 초기불교 핵심 경전인 ‘위방가’를 국내 최초로 완역해 세상에 내놓은 각묵(61·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스님. 스님은 “부처님 제자인 출가자들이라면 응당 부처님의 법을 먼저 연구하고 가르침을 전달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묵 스님은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고 7년여 선방을 전전하다가 인도로 떠난 학승. 선방 생활을 하던 중 문득 ‘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인도의 불교 명문인 푸네대학교에서 10년간 산스크리트어와 그 방언인 팔리어, 프라크리트어를 공부하고 돌아와 초기경전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경장 5부 가운데 첫 번째인 ‘디가 니까야’를 불교계 최초로 2006년 번역했으며 2009년 ‘상윳따 니까야’를 6권으로 번역해 출간한 바 있다. 초기불전연구원에서 대림 스님을 비롯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를 공부한 20여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초기경전인 65권의 경율론 3장 저서 중 20권을 번역해 놓았다. “인도에서 유학하면서 한국불교에 힌두적 요소가 적지않음을 알게 됐어요. 종정 스님을 비롯한 이른바 큰스님들의 법어에도 그런 경향이 짙어요.” “실존 인물인 부처님이 남긴 가르침을 등한시한 채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믿는 게 말이 되느냐”는 각묵 스님. 그가 이번 번역 출간한 두 권짜리 1200쪽 분량의 ‘위방가’는 불법(佛法)에 대한 분석과 설명을 담은 논장에 속하는 일곱 가지 논서, 즉 칠론의 두 번째에 해당한다. ‘법의 분석’이라는 뜻 그대로 초기불교의 교학(이론)과 수행의 18가지 핵심 주제를 분석하고 있으며 특히 나와 세상, 진리, 이 세 가지에 관한 이론과 수행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해를 자세하게 달았다. “책에 담긴 내용은 일반 불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긴 하지만 승가가 해야 할 근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귀띔했다. “온전하고 올바른 깨달음은 이론과 실천이 함께 있어야 체득할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에서 보여지듯 선(禪)은 강조하면서 정작 부처님 본래의 가르침을 무시하면 흔들릴 수 있어요. 제대로 된 깨달음에선 멀어지게 되는 셈이지요.” 스님들이 불법을 등한시하니 불교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꼬집는다. “지금 한국의 많은 출가자들은 법의 상속자가 아니라 사찰과 재물의 상속자가 먼저 되려고 해요.” “초기불전은 부처님 말씀이 가장 생생하고 온전히 기록된 만큼 승가의 근본이 모두 담겨 있다”는 각묵 스님. 지금 한국 불교계에서 승속을 떠나 남방불교와 초기불전 연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2600년을 이어 온 승가의 근본이 온전히 담긴 초기경전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뜻에서 팔리어 사전을 펴낼 계획이다. 초기경전 상당수가 팔리어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초기불전 번역작업을 하면서 무리해 뇌수술과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도 이런 말을 남겼다. “막무가내로 무작정 수행하면서 깨달음을 얻으려는 지금의 수행 풍토에선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기본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생각의 틀과 흥망성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생각의 틀과 흥망성쇠/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개인과 국가의 흥망성쇠가 생각의 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필자의 고향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주 남산의 동쪽 기슭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20여호에 불과한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는 부자인 편이었다. 아버지는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임을 뜻하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철석같이 믿으셨다. 근대화 개발이 한창이던 60년대 이웃 도시 울산으로 집과 농토를 옮기라는 고모부의 끈질긴 설득에도 끝까지 고향 농토를 지키셨다. 당시 울산의 10배였던 경주 고향 마을 농토의 가치는 50여년이 지난 지금 울산 지역의 20분의1로 떨어졌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근면 성실한 삶의 태도를 지금도 존경하지만 경직된 생각의 틀이 엄청난 부의 차이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30대 중반까지 이어졌다.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례는 주변에 셀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의 장년과 노년층들은 필자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유연한 생각의 틀로 변화의 흐름을 읽어 온 사람들은 번영의 대열에 빠르게 합류하고,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를 우리는 쉽게 목도한다. 우리 사회도 두 개의 큰 생각의 틀이 지배하고 있다. 이른바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은 각자의 가치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으나, 서로 순기능을 발휘하기보다는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왔다. 우리 국민은 이분법적 사고의 틀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국민은 좌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은 합리적이고 살기 좋은 나라를 원할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생각과 가치를 수용하고, 경청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개인, 조직, 사회, 국가 모두에 적용된다. 유연성이야말로 생각의 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포용적 발전으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의 저서 ‘2030 기회의 대이동’에는 신궁이 되길 원하는 궁수가 그 비결을 찾아 떠나는 일화가 등장한다. 수소문 끝에 신궁이 있다는 산을 찾아갔더니 소문대로 명중된 과녁만 있었다. 그는 신궁에게 비결을 물었고,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활을 먼저 쏘아라. 그런 다음 붓으로 과녁을 그려 넣으면 된다.”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던지는 시사점은 의미가 크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윤택함과 편리함을 선사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파괴적 혁신과 신기술의 범람 속에서 인공지능의 혜택이 소수에게 장악돼 불평등을 심화시키거나 유전자가위 등의 의생명과학기술은 인간 존엄성을 파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2019년도에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다. 혁신성장의 필두로 꼽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등 4차 산업의 핵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하지만 재정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 R&D의 성패는 규제 혁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등의 위협이 두려워 합리적 규제 개혁을 외면하고 기존의 틀에 안주한다면 4차 산업혁명의 골든타임도 끝나고 말 것이다. 기회와 위험은 동시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위기에 가린 기회를 잡으려면 기존 프레임을 깨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인류는 위기 요인을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 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과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길로 나아가는 용기가 이를 가능케 했다. 미래를 완벽하게 그릴 순 없다. 거듭된 실패가 사회를 개선하고 발전시킨 원동력이었음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목표를 정하고 골든타임에 시위를 당겨라. 그리고 끊임없이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라. 그러면 화살이 과녁의 중앙에 명중할 것이라 믿는다.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우리의 산업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 경직된 생각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다. 유연한 생각의 틀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 1주일 만에 140만부… 잘나가는 미셸 오바마 자서전

    1주일 만에 140만부… 잘나가는 미셸 오바마 자서전

    버락 오바마(57)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54)의 자서전 ‘비커밍’이 출간 1주일 만에 북미 지역에서 140만부 이상 판매됐다. 이는 지난 9월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었던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가 세운 첫 주 판매량 110만부를 넘었고, 역대 퍼스트레이디가 낸 책 중에서도 판매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지난 13일(현지시간) 비커밍을 출간한 크라운 출판사는 21일 AP통신에 “출간 첫날 72만 5000부가 팔린 후 현재까지 전자책을 합쳐 140만부를 넘어 올해 발간된 책 중에서는 첫주 판매량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은 그 이전 백악관 안주인들이 출간한 책 중에서도 발군이다. 민주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힐러리 클린턴이 2003년 출간한 ‘살아있는 역사’도 첫 주 판매량은 60만부에 그쳤다. 이 책은 출간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격정어린 비판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미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데 대해 “그 사실을 모르고 싶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여성 혐오자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을까”라고 썼다. 하지만 미셸은 트럼프에 대한 비판은 일부분에 한정했고, 오히려 흑인 여성으로서의 고충과 미래 세대에 대한 조언에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내가 오바마의 아내로 인지될수록 내 다른 면은 남들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됐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이어 “흑인 사회에는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해야 절반이라도 인정받는다는 금언이 있다”면서 이 모든 고충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로 ‘품위’를 꼽았다. WP는 “이 책은 시카고의 노동자 가정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남편과의 연애담, 불임 치료 경험, 퍼스트레이디로서의 고충까지 미셸의 도전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화마당] 모든 경계에 우정이 흐르기를/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모든 경계에 우정이 흐르기를/강의모 방송작가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 죽기 전엔 꼭 할 거야.’이렇게 수십 년을 미뤄 온 것 중 하나가 ‘수영 배우기’다. 강이든, 바다든, 수영장이든, 바라볼 땐 평화로워도 들어가긴 무서운 곳이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쇠퇴하며 무모한 용기가 생긴다. 집 근처에 수영장이 생기고 1년을 뭉개다가 드디어 등록을 했다. 주 2회, 평일 오전 여성 수영반이라 다가가기가 조금은 수월했다. 시작할 땐 대여섯 동지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젊은 그들과 발을 맞추는 건 언감생심. 조급함을 버린다 해도 3개월째 접어드니 살짝 초조해졌다. 연령 불문, 모든 사회적 배경의 사람들이 평등해지는 공간이 수영장이라지만, 실력자와 초보를 가르는 레인줄은 엄정했으므로. 어느 날 물을 잔뜩 들이켜고 캑캑거리는 내게 옆 레인의 한 여인이 말을 건넸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나도 2년쯤 지나니까 조금 할 만해요.” 그 위로가 얼마나 따뜻하던지…. 막막한 경계 아래엔 그렇게 우정이 흐르고 있었다. 그즈음 손에 잡힌 책이 리비 페이지의 소설 ‘수영하는 여자들’이다. 주인공은 작은 지방 신문사 기자인 스물여섯 살 케이트와 여든여섯의 독거노인 로즈메리. 둘은 오랜 역사를 지닌 공공수영장 리도가 거대 부동산 회사의 개발 계획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만나게 된다. 수영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로즈메리와 수영을 싫어하는 케이트. 로즈메리는 인터뷰 요청을 하는 케이트에게 리도에서 수영을 하면 응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둘은 수영장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친구가 된다. 수영장 폐쇄를 지지하는 시의원들 앞에서 로즈메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도서관이 문을 닫았던 그때,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우리가 잃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곳은 배움의 장소였고 우리 공동체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녀는 리도마저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냈고, 그녀를 지지하는 많은 친구들이 함께했다. 서점 주인, 10대 학생, 노점상, 시장 상인들, 그리고 60년 터울을 건너뛴 친구 케이트. 이들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공동체를 지켜 낸다. 나이, 성별, 직업 등 모든 경계를 넘어선 우정의 연대는 그토록 강하다(이 소설은 실제 사례에 기반을 두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단체 나들이로 2박3일 제주도를 다녀왔다. 기획자만 알 뿐 참가자 면면은 전혀 모르는 채 공항에서 만나 같은 버스를 타고 함께 걸으며 같이 먹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총인원 열여섯에 나이는 30대부터 60대까지, 직업도 광고기획자, 은행원, 주부, 교사, 의사, 출판관계자, 공무원, 서점 주인, 작가 등으로 다양했다. 끼리끼리 노는 건 종종 지루하고 때론 위험하다. 세대 간 소통을 강조하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우정은 취향이나 기질이 아니라 절차탁마해야 하는 덕목’(저서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중)이라 했다. 일행은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이삼십 년 터울쯤 쉽게 넘나들며 모두 친구가 됐다. 자기 색깔은 분명하되 남과 어울릴 땐 조화와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수영을 배우는 첫 단계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어렸을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발목을 잡았다. 물에 몸을 맡기고 둥실 떠오르는 기분을 처음 느꼈을 땐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세상 모든 경계 아래에 강물이 흐르고 있음을 믿는다. 누구든 힘을 빼고 뛰어들면 함께 생존수영이 가능한 우정의 강.
  • ‘차이나는 클라스’ 차오루, ‘묵자’ 사상 배운 뒤 하는 말이..

    ‘차이나는 클라스’ 차오루, ‘묵자’ 사상 배운 뒤 하는 말이..

    동양 철학의 권위자인 전호근 교수가 ‘묵자’ 사상을 소개했다. 21일 방송되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이하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전호근 교수가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진행된 ‘차이나는 클라스’ 녹화에서 전호근 교수는 “당시 막강했던 유가에 도전장을 내민 다양한 사상 중 가장 먼저 두드러진 사상이 묵가였다”고 전했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차오루는 묵가를 설파한 사상가 묵자의 이름을 듣고 “밥 묵자”라는 농담으로 학생들을 웃게 만들었다. 전 교수는 “묵자는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노동자 출신이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묵가는 유가의 사랑을 차별적인 사랑이라 강하게 비판하며 모든 인간을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 교수는 묵가가 방어 무기를 제작해 침략전쟁을 막았다고 말해 학생들의 놀라게 했다. 묵가는 만든 방어 무기는 본 방송에서 공개된다. 전 교수는 도가의 대표적인 사상가인 노자와 장자를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특히 “노자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희었다” “노자의 어머니가 81년 동안 임신한 상태로 있었다” 등 노자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딘딘은 “노자가 실존 인물이라는 걸 어떻게 믿냐”며 의문을 제기했지만 전 교수가 공자와 장자의 저서에 기록된 이야기를 증거로 내놓아 딘딘의 호기심을 단번에 풀어주었다. 전호근 교수와 함께하는 제자백가 이야기는 11월 21일 수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 중국 ‘자,자,자’들의 센터 쟁탈전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학생 때부터 노동운동… 해고노동자 투쟁 앞장 여가부 정책 토대 마련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때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제적된 뒤 서울 구로공단 봉제공장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활동으로 구속돼 6년을 복역했다. 출소 후 학교로 돌아가 노동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의정활동 중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투쟁, KTX 승무원 투쟁,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등 굵직한 현안 때마다 앞장을 서며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20대 총선엔 성남중원 지역 공천을 받았지만 선거에서 낙마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으로 일하며 여성가족 정책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저서로는 ‘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 ‘은수미의 희망 마중’(이상 2017), ‘국민의 존엄, 10시 18분’(2016), ‘새로고침’(2013), ‘날아라 노동’(2012) 등이 있다. 은 시장은 청소년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책으로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3부작을 추천했다. 쌍둥이 혁명(신기술+생명공학)이 인류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고민하기 위해 읽었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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