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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에 존댓말도 안쓴 간부”…전직 독일대사가 본 北지도부

    “김정은에 존댓말도 안쓴 간부”…전직 독일대사가 본 北지도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절대적 독재자가 아니라 그 역시 북한이라는 시스템의 부품이라고 전직 북한 주재 독일대사가 밝혔다. 토마스 섀퍼 전 북한 주재 독일대사는 30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2007~2010년과 2013~2018년 두 차례에 걸쳐 8년간 북한에서 근무했던 독일대사로, 주재 당시 보고 겪은 것을 토대로 최근 ‘김정일부터 김정은까지, 강경파는 어떻게 세력을 키웠나’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했다. 산케이신문은 섀퍼 전 대사의 저서에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섀퍼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어떤 이들은 ‘김정은이 북한의 유일한 권력자’라고 하지만 나는 그가 절대적인 독재자라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라면서 “오히려 그가 절대적 존재로서 통치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승계, 김정일과 군부 간 협상 결과”그는 “김정은이 ‘백두혈통’이라 불리는 북한의 로열패밀리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권력을 이어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8년 뇌졸중 이후 체력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약해진 아버지 김정일과 군부 엘리트층 간의 협상 결과”라고 주장했다. 섀퍼 전 대사는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와 대화한 북한의 한 인사는 로열패밀리를 지칭할 때 요구되는 존댓말을 김정은에게 쓰지 않았다”면서 “나이가 어린 김정은을 향해 고위 간부가 존댓말을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가 외국인인 나에게 노골적으로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은 충격이었다”라고 일화를 전했다. “김정은 체제 초기, 강경파와 온건파 간 권력투쟁”그는 2011년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후 “지도부 내에는 중국식 경제개혁을 지향하고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전향적인 온건파와 핵·미사일 개발을 최우선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강경파의 권력 투쟁이 전개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권한 지 얼마 안 되는 김정은은 정책 결정 과정을 통제하지 못했고, 관여조차 못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런 움직임(권력 투쟁)에 압도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섀퍼 전 대사는 “김정은은 2012년 4월 연설에서 ‘인민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제 개혁에 힘을 쏟겠다는 생각을 드러냈지만, 군부 등이 반발했다”면서 “2013년에는 경제 개혁과 핵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 노선’이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인민의 생활을 희생하고 군사를 우선하는 노선으로의 회귀였다”라고 회고했다. 개성공단이 일시 폐쇄된 것도 그때(2013년 4월)였다고 섀퍼 전 대사는 부연했다. 당시 북한이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를 전원 철수하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다음달 남측 인원까지 전원 철수한 바 있다. 남북 논의 끝에 개성공단은 그해 9월에서야 재가동할 수 있었다. “장성택 처형, 김정은 아닌 강경파 주도”섀퍼 전 대사는 “군부가 당의 방침에 반해 행동해도 김정은은 사후적으로 그것을 승인할 뿐이었다”면서 “2015년 말까지 계속된 일관성 없는 정책과 정치적 통제의 결여가 시사하는 것은 적어도 이 기간에 북한의 프로파간다(정치선전)가 말하는 것처럼 김정은이 의사결정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고모부이자 온건파 대표였던 장성택의 처형(2013년 12월)을 주도한 것도 김정은이 아니라는 게 섀퍼 전 대사의 주장이다. 북한 강경파가 로열패밀리 관련 인물도 숙청의 대상이 된다고 정적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장성택을 처형했다는 것이다. “2015년말 이후 권력투쟁 줄었지만 언제 또 벌어질지 몰라” 섀퍼 전 대사는 “2015년 말 이후로는 권력 투쟁은 눈에 띄지 않게 됐다”면서 “김정은은 집권 초보다 권력을 갖게 됐다고 보지만, 현재 상황은 (세력이 강해진) 강경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및 한국과의 경제 격차가 한층 벌어지고, 또 이런 외부 정보가 북한 내 유입돼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다시 권력 투쟁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섀퍼 전 대사는 “온건파는 지나친 무장과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명목으로 한 국경 폐쇄가 장기화하면 국가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온건파가 부활한다고 해도 북한의 공격적인 대외 정책이 바뀔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여정, 남성 위주 연공서열 강한 北군부 충성받기 어려워”섀퍼 전 대사는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북한 내 정치적 위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김여정의 정치력은 다른 김씨 일가, 예를 들어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보다는 적임이라고 인식되는 데 비롯된다”면서도 “김여정이 얼마나 야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공 서열의 남성 우위 사회인 북한에서 여성을 정부 최고위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보기 어렵다. 군부 고위층과 간부들이 젊은 여성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김여정이 일정 기간 김정은의 후계를 맡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대가 역시 지도부 내에서 강하게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용택은 20억 포기하고 LG 남았는데… 떠나는 프랜차이즈들

    박용택은 20억 포기하고 LG 남았는데… 떠나는 프랜차이즈들

    그야말로 결별의 시대다. 영원히 우리 선수일 것만 같던 프랜차이즈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하나 둘 떠나며 팬들은 혼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T 위즈는 29일 “박병호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박해민(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 박건우(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나성범(NC→KIA 타이거즈), 손아섭(롯데 자이언츠→NC)에 이어 ‘히어로즈의 심장’ 박병호도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KT로 가면서 프랜차이즈 이탈 행렬이 또 이어졌다. 박병호는 LG에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LG 선수보다는 히어로즈 선수로 더 깊이 각인돼 있다. 거포 유망주였던 그는 2011년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망주 타이틀을 떼고 제대로 거포가 됐다. 2012~2015년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 인생을 제대로 꽃피웠다. 박병호는 올해 연봉이 15억원이라 무난히 잔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FA 등급이 C등급이지만 보상액이 22억 5000만원으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움과 계약 접점을 찾지 못했고 이 사이에 박병호가 필요했던 KT가 계약에 성공하면서 팀을 옮기게 됐다. 박병호의 이적은 ‘일당백’으로 응원해주던 키움 팬들에게 허탈함을 안겼다. 팬들에게 “우승 못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긴 박병호의 앞날은 축복하지만 프랜차이즈를 내준 구단의 행보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팬들은 트럭시위로 항의 의사를 전했다.프랜차이즈가 이적하는 이유는 돈 문제가 가장 크다. 선수가 잔류하고 싶어도 더 좋은 조건을 상대 구단에서 제시하기 때문이다. 돈이 곧 실력인 프로의 세계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인정해주는 팀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좋은 조건을 맞춰주는 곳으로 옮기는 일은 직장인의 세계에서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잃는 것도 많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팬들의 자부심과 해당 구단의 역사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은 물론 일부 열혈 팬의 따가운 눈총도 피할 수 없다. 박용택은 은퇴 후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20억원으로 규정했다. 두 번째 FA가 됐을 당시 LG는 최초에 40억원을 제시했고, 롯데는 더 좋은 조건을 약속했다. 박용택은 롯데의 예상 제시액인 70억원과 비교해 “30억원 정도는 감당이 안 되더라”면서 LG에서 10억원 올린 금액을 제시하자 “20억원 차이는 또 되겠더라”고 밝혔다. 이어 “인생 길게 보면 그 정도 포기하고 영구결번 얻어가면 되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영구결번 20억원에 샀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박용택은 20억원을 포기하고 ‘LG의 박용택’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그가 단 등번호 33번은 LG의 차기 영구결번 0순위다. LG가 최근 출간한 그의 저서 ‘오늘도 택하겠습니다’를 홍보했을 정도로 사이도 각별하다. 박용택은 앞으로 대형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LG팬들의 가슴에 영원한 전설로 남을 예정이다. 그러나 요즘 선수들은 박용택과 달리 몇 억원 차이에도 이적을 택한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NC와 64억원에 계약을 맺은 손아섭에게 59억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기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4+2년, 4년) 액수로는 5억원 차이로 박용택이 포기한 금액의 4분의 1이다. 다른 선수들은 원소속 구단의 제시액이 공개되진 않았다.프랜차이즈 결별의 시대에 프랜차이즈의 길을 택한 양현종도 있다. 양현종은 KIA와 계약 협상이 원만하진 않았지만 1년 연봉 23억원에서 4년 연봉 25억원의 계약을 받아들이고 잔류했다. 협상 과정에서 팬심의 역풍을 맞은 양현종은 손편지로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며 팬심을 녹였고 영구결번도 예약했다. 양현종은 편지에서 “그동안 많은 기아 팬분들이 ‘우리팀에 양현종 있다’라고 해주셨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기뻤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다”며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밝혔다. 양현종은 “그 말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풋내기 시절부터 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시작해 실패와 시련을 딛고 에이스로 우뚝 성장한 프랜차이즈 스타는 팬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점점 비지니스의 세계로 변하면서 이런 낭만은 점점 더 사라지는 분위기다. 구단들은 합리적인 계약을 선호하고, 선수들은 더 좋은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에이전트를 고용하면서 감정의 영역이 들어설 자리가 좁아졌다. 정을 주고받는 한국 사람들은 정들었던 사람과의 이별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 특히나 강한 지역주의와 함께 탄생해 지역 공동체의 심장 역할을 했던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런 아련한 향수도 이제는 점점 사라져간다. 내년에도 프랜차이즈의 이탈이 이어진다면 팬들의 허탈함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 ‘21세기 다윈’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별세

    ‘21세기 다윈’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별세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의 후계자로 불리는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26일(현지시간) 92세로 별세했다. 윌슨생물다양성재단은 윌슨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벌링턴에서 부인 아이린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재단은 “뛰어난 과학자이자 자연주의자, 작가 겸 스승, 그리고 우리의 영감인 에드워드를 떠나보낸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난 윌슨은 어린 시절 숲에서 벌레와 나비를 수집하며 곤충학자의 꿈을 키웠다. 하버드대에서 46년간 교수로 재직한 그는 400종 이상의 개미를 발견했고 개미가 화학물질을 방출해 위험을 피하고 먹이 흔적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알아냈다. 1978년 쓴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1991년 저작 ‘개미’로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윌슨이 1975년 펴낸 저서 ‘사회생물학: 새로운 종합’은 학계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행동은 유전자 선택으로 결정되며 인간이 이룩한 학문적 성과와 문화, 역사 등도 동물의 사회적 행동과 다를 바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런 생물학적 결정론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2013년 쓴 ‘지구의 정복자’를 통해 집단 선택론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유전자가 아니라 집단의 형질들이 유전될 수 있으며, 협동하는 이타적 집단이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이기적 유전자’를 쓴 진화생물학자이자 작가 리처드 도킨스와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 윌슨은 한국과도 관계가 깊다.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바로 그의 제자다. 윌슨에게 박사과정을 사사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다른 대학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윌슨 교수가 있기 때문에 하버드대에 오고 싶은 것”이라고 말해 깊은 감명을 줘 곧바로 제자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둘 사이의 유명한 에피소드다. 또 최 교수에 따르면 윌슨은 평소 제자들에게 과학자들도 ‘취미 과학’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과학자들도 자기가 파고들어 연구하는 분야 이외에 취미처럼 즐길 수 있는 과학분야를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하고 그를 통해 과학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윌슨은 생물다양성재단을 설립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구의 땅과 바다의 절반을 보호하는 ‘반쪽 지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공해의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유엔과 과학자들의 ‘30X30 이니셔티브’도 윌슨의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통섭‘ 주창한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통섭‘ 주창한 사회생물학 대가 에드워드 윌슨

    사회생물학을 개척했으며 통섭 이론을 주창한 ‘현대의 찰스 다윈’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26일(이하 현지시간)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7일 로이터 통신과 뉴욕 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에드워드 윌슨 생물 다양성 재단(E.O.Wilson Biodiversity Foundation)’은 전날 성명을 통해 윌슨이 미국 매사추세츠 벌링턴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인간을 비롯해 사회적 동물이 보이는 행동을 진화론 등 생물학 체계로 설명하는 사회생물학의 기틀을 세운 학자다. 국내에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제시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 저자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70년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곤충학을 연구했으며, 평생 400종 이상의 개미를 발견했다. 1929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태어난 그는 워싱턴DC에 거주하던 어린 시절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을 드나들며 생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해당 박물관 소속 개미학자의 격려를 받아 앨라배마주 내 모든 개미종을 조사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1955년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윌슨이 전문 연구자로서 첫발을 내딛던 1950년대는 분자생물학이 주류 분파였는데도 그는 진화생물학을 선택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 뒤 1975년 저서 ‘사회생물학’을 통해 새로운 생물학을 소개했다. 1978년에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 출간하며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생물학적 원리로 설명하는 기획을 이어갔다. 출간 당시 사회과학·생물학 분야 양측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지만, 윌슨은 사회생물학 연구를 계속해 1998년 인문·자연과학의 통합을 시도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통섭’(consilience) 개념을 제시했다. 통섭이란 서로 다른 것을 한 데 묶어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그는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 인간에 대한 학문을 유전학, 진화학, 뇌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NYT는 2009년 윌슨이 과거 ‘어떻게 구태의연하게 보이는 진화생물학이 분자생물학과 비교해 새로운 지적 엄밀성과 독창성을 획득할 수 있나’하고 자문한 적이 있다면서 그가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해 이런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수백 편의 논문과 2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과학 저술가이기도 한 윌슨은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 점쳐보고 AI에게 맡겨봐도 똑같네, 한 치 앞 모를 미래

    점쳐보고 AI에게 맡겨봐도 똑같네, 한 치 앞 모를 미래

     해마다 이맘때면 사회 각 분야를 막론하고 내년 전망을 내놓는 책들이 쏟아진다. 코로나19 이후 출판계에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서적들이 부쩍 늘었다. 팬데믹으로 앞이 안 보이는 ‘시계제로’의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인 마틴 반 크레벨드 교수는 저서 ‘예측의 역사’에서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앞날을 알 수 있다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해 부와 성공을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예로부터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왔다. 그것은 개인이나 집단 혹은 국가 차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스승이자 전쟁사 및 전략 전문가이기도 한 크레벨드 교수는 이 책에서 점성술부터 인공지능(AI)까지 인간이 어떻게 미래를 예측해 왔고,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의 인간은 현실 세계를 떠남으로써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샤먼이나 사제, 무녀들은 일상적 환경에서 벗어나 ‘변성의식 상태’에 들어간다. 이 상태가 되면 주위에 대한 인식 능력은 떨어지고, 그 외의 것들을 인식하는 능력이 강해진다. 고대 그리스 신전의 여성 예언자인 피티아는 바위 틈에서 나오는 가스를 마시고 일종의 반수면 상태에서 신의 음성으로 말했고, 신전 소속 신관들은 이를 해석해 신탁을 전했다. 퉁구스어로 샤먼은 ‘흥분하고, 동요하고, 고양된 사람’이라는 뜻으로 샤먼의 역할은 사회마다 매우 다양했다. 저자는 “샤머니즘이 없는 사회는 없으며, 샤머니즘이 어쩌면 지구 최초의 정부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보다 앞선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제들은 심령술로 미래를 예측했다. 죽어가는 사람과 죽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심령술은 사자(死者)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기행으로 종종 위험한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14세기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온갖 종류의 주술사와 심령술사를 만나려고 애쓰는 통에 교황들이 대를 이어 대처하기도 했다.  또 다른 미래 예측의 발명품인 점성술 역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 이집트, 중국, 인도, 유럽으로 전파됐다. 하지만 저자는 “점성술은 (별에 대한) 정확한 현상 관찰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언한다는 점에서 영매(靈媒)나 샤먼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근대 이후 과학이 중요한 도구가 되면서 예측 기법들도 발전했다. 19세기 초 역사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헤겔의 변증법이 떠올랐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마르크스가 당대 자본주의의 모순에서 비롯된 대격변의 미래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무어의 법칙처럼 과거의 자료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는 외삽법도 크게 발전했다. 현대의 예측 도구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통계 모델과 알고리즘이다. 최근에는 AI에 기반한 빅데이터까지 동원돼 매우 복잡한 상황까지 확률적으로 예측한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더 예측을 잘하게 됐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분명 확률적 예측의 성공률은 높아졌지만,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원리와 카오스 이론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9·11 테러나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통계적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블랙스완‘이 등장했고,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대형 ‘블랙스완’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만들어 낸 방법들이 서로서로, 크게는 문명과 관계 맺는 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인간성의 본질을 파고드는 것과 같다”면서 “다만 우리가 미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안다면 미지의 것에서 오는 신비로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붙는 도전 의식은 물론 상상력과 희망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예측을 하는 것은 인간 고유의 특성이지만, 한편으로 예측 불가능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특징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 은평구 아파트 하락 거래…서울도 하락 시작됐나

    은평구 아파트 하락 거래…서울도 하락 시작됐나

    ●서울 아파트 상승률 0.05%…8개월 만에 최저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자치구가 1년 1개월여 만에 등장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하향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지켜보자는 관망세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3일 발표한 이달 셋째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05%로, 지난주의 0.07%보다 0.02%포인트(p)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0.05%를 보인 것은 지난 4월 5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은평구 -0.03%… 서울 하락은 1년 1개월만특히 은평구의 변동률은 지난주 0.05% 상승에서 이번주 -0.03%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은평구의 하락은 지난해 5월 4일(-0.01%)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서울 자치구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이 등장한 것은 작년 11월 2일 강남구의 -0.01%를 보인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다. 관악구는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금천구도 상승률 0%로 보합 상태가 됐다. 실제로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7일 10억 7000만원(5층)에 팔렸다. 이는 직전 실거래가인 11억 2300만원(7층)보다 5300만원이 낮은 금액이다.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1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0일 8억 1500만원(8층)에 매매되면서 직전 거래가보다 1500만원이 빠졌다. 9월에 거래된 최고가인 8억 8000만원과 비교하면 6500만원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시장 전반적으로는 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이라며 “강남권에서도 일부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성북구 전셋값도 -0.02%… 수도권 하락세 급증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8%에서 0.06%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성북구의 변동률은 -0.02%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전셋값이 내렸다. 성북구의 전셋값 하락은 2019년 6월 24일(-0.02%) 하락 이후 2년 반만이다. 금천구와 관악구의 변동률은 0.0%로 보합을 보였다. 수도권에서 하락 전환이 늘어나고 있다. 성남시 중원구(0.02%→-0.03%), 수원시 권선구(0.02%→-0.02%), 화성시(0.05%→-0.06%), 인천 서구(0.06%→-0.02%)가 이번주 하락세로 바뀌었다. 5주째 하락세가 이어진 안양시 동안구(-0.13%→-0.19%)와 의정부시(-0.03%→-0.13%)는 하락폭이 확대됐다.
  • [문화마당] 세상을 바꾸는 출판과 사상의 만남/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세상을 바꾸는 출판과 사상의 만남/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얼마 전 ‘유영 학술재단 번역 심포지엄’에 참여했다가 사상의 우주가 탄생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과 그 출판사인 쿠오드리베트 이야기였다. 아감벤은 ‘호모사케르’라는 개념으로 유명하다. ‘벌거벗은 생명’이란 뜻이다. 미등록 이주 노동자처럼 사회 내부에 존재하나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비참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폭력의 희생자로 전락한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공권력에 호소할 수가 없다. 존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아감벤은 현대 사회가 ‘예외 상태’를 일상화하면서 시민 전체를 호모사케르로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한다. 가령 고교생은 수험 감옥에 갇혀 비인간적 대우를 감내하는 호모사케르다. 대학에 가면 해방될 듯하나 환상에 불과하다. 능력주의 사회에선 평가에 따라서 인간을 등급화하는 시스템이 무덤까지 따라붙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생 전체가 고3 교실이고, 모든 인간은 수험생으로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예외 상태가 일상이 돼 누구나 폭력과 모욕을 견디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1995년 저서 ‘호모사케르’를 출간한 이후 아감벤의 논쟁적 문제 제기는 갈수록 심도를 더했고, 고통받는 현대인에게 영감을 주면서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러한 아감벤의 작업을 떠받친 곳이 쿠오드리베트 출판사다. 아감벤의 신작 ‘얼굴 없는 인간’을 번역한 박문정 교수에 따르면 이 출판사는 1993년 아감벤 제자들이 창립했다. 아감벤과 함께 공부하고 사유하면서 ‘현재 사건에 반응’하고 성찰하는 ‘현재의 인문학’을 지향한다. 이로부터 하나의 지적 공동체가 탄생했다. 2017년 아감벤은 쿠오드리베트 출판사와 함께 ‘아감벤의 목소리’라는 블로그를 열고, 현대사회의 여러 사건에 관한 생각을 초고 형태로 빠르게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대 변화에 맞추어 사상의 경로를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이 공간이 세계적 규모의 논쟁을 담는 그릇이 됐다. 팬데믹 초기 아감벤은 이곳에 이탈리아 정부의 방역 조처를 비판하면서 국가 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글을 발표했다. ‘예외’가 ‘일상’이 되는 것을 비판해 온 자기 입장에 따라 과도한 방역이 가져올 폐해를 경고한 것이다. 슬라보이 지제크, 장뤼크 낭시 등 현대 철학의 스타들이 이 글을 비판하고, 아감벤의 반박이 이어지면서 ‘방역과 자유’를 둘러싼 격렬한 철학적 논쟁이 벌어졌다. 아감벤 번역자들은 이 글들을 즉각 자국어로 옮겨서 공개했고, 각국의 인문학자들이 참전하면서 사상의 전쟁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져 갔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속도로 깊이 있는 논의가 축적된 것이다. 사상가와 편집자가 만나 ‘책의 우주’를 구축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무명의 스위스 작가였던 헤르만 헤세는 오이겐 디터리히스를 만나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고, 사회학자 막스 베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조건’을 편집해 망명객 한나 아렌트를 주목받는 사상가로 만든 것은 알렉산더 모린이었다. 초연결사회는 이러한 전통적 임무 외에 현대 출판에 새로운 존재 형식을 요구한다. 아감벤과 쿠오드리베트처럼 사상가 주변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폭주하는 세계에 맞서 인문적 성찰을 퍼뜨리는 것이다. 사상은 신비한 씨앗 같아 한 사람만으로도 세상 전체를 바꿀 수 있다. 이탈리아 구석에서 아감벤이 던진 논의는 인간 자유에 대한 논쟁의 큰 너울을 일으켜 전 세계에서 아직도 지속 중이다. 한국 출판에서도 이런 시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 한국 추상회화의 거목…‘이응노 연구 33년사’ 발간

    한국 추상회화의 거목…‘이응노 연구 33년사’ 발간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대표이사 류철하) 이응노연구소는 한국 추상회화의 거목 고암(이응노의 호) 이응노(1904~1989)에 대한 연구논문만을 모은 논문집 ‘이응노 연구 33년사(1989-2021)’를 발간했다. ‘이응노 연구 33년사(1989-2021)’에는 1989년 이후 2021년까지 이응노의 작품세계를 연구한 논문 가운데 47편이 실렸다. 해당 논문들은 논문이 쓰일 당시의 시대적 특성이 잘 드러나고 또 연구사적으로 의미 있다고 평가된다. 47편의 논문은 장르별, 주제별, 시기별로 분류해 지난 33년 동안 이응노 연구 경향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했다.  또한 지난 33년 동안의 연구경향을 개괄하는 논문과 ‘이응노 문헌자료 총목록’을 담았다. 총목록은 단행본과 도록, 정기간행물, 학위논문, 이응노의 글과 삽화 등 이응노 연구의 기초자료를 목록화했다. 시기별로는 해금된 이응노를 다룬 최초의 글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한국현대미술사에 남겨진 공백’을 시작으로 2021년 동아시아 서화전통과 이응노 문자추상의 연관성을 밝히는 논문에 이르기까지 전 시기를 아우르는 논문들로 구성했다. 류철하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이응노 연구 33년사’는 1989년 이후 지금까지의 이응노 연구를 정리하고, 향후 이응노 연구의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번 저서를 시작으로 이응노 관련 인물 구술채록, 이응노 아카이브의 공개와 같은 기초연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전문연구자는 물론이고 이응노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쉽게 그의 삶과 작품세계에 접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구대 금명자 교수, 한국상담심리학자상 수상

    대구대 금명자 교수, 한국상담심리학자상 수상

    대구대 심리학과 금명자 교수가 한국상담심리학자상을 수상했다. 금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의 적응과 정신건강, 상담윤리 연구, 상담연습교본, 상담 사례개념화 연습하기 등 상담자 수련과 관련된 저서를 출간하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학문적으로 기여했다. 또 청소년 상담 영역에서도 CYS-net(지역사회청소년통합지원체계)과 Wee프로젝트(학교 안전망 구축사업) 모델 개발 및 적응 등에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금 교수는 “국내 상담심리사 육성과 청소년상담 영역에 기울였던 저의 노력을 수상으로 격려해 줘 기쁘다”고 밝혔다.
  • ‘모두의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남긴 발자취

    ‘모두의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남긴 발자취

    “우리의 위대한 작가, 사회운동가, 선구자인 벨 훅스의 뛰어나고 긍정적인 영향은 우리와 다가오는 세대들에게 미칠 것이다. 명복을 빈다. (May she rest in power).”(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훅스의 빈자리가 얼마나 클지 가늠도 안 된다.”(‘나쁜 페미니스트’의 작가 록산 게이) 저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6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동생인 그웬다 모틀리가 밝힌 사인은 말기 신부전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페미니즘의 대모’를 향한 애도 성명이 쏟아졌다. 그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 벨 훅스는 필명이다. 그에게 영향을 준 외증조모의 이름 벨 블레어 훅스와 어머니의 이름 노자 벨 왓킨스에서 따왔다. 이름보다 글이 먼저인 사람이 되고자 필명인 벨 훅스에는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그는 1952년 미국 켄터키주의 흑인분리구역에서 태어났다. 1973년 스탠퍼드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위스콘신대 석사, 1983년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작가 다이안 미들러브룩의 여성학 강의를 들으며 의식화 그룹의 유일한 흑인 여성으로 활약했다. 이후에는 그는 백인 중심의 영문학계에서 토니 모리슨 등 흑인 여성작가를 재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또한 인종, 성차별, 계급문화의 정치학에 관한 20여권의 비평서를 집필한 인기작가가 되었다. 훅스에 관해 가장 잘 알려진 문장은 페미니즘에 관한 정의이다. 그는 페미니즘을 두고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성적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의는 페미니즘이 남성에 반대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따르면 남성도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이 그들이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에 대항해 여성과 함께 싸운다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 특히 훅스는 계급 차별과 인종 차별이 존재하는 한, 성차별은 더욱 만연할 것이라고 말하며 페미니즘의 영역을 사회 여러 분야로 넓혔다 19세에 집필한 첫 저서 ‘나는 여자가 아닙니까’는 훅스를 일찌감치 미국 지성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게 한 계기가 됐다. 그는 그 책에서 페미니즘 지형에서 흑인 여성이 간과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1985년 출간한 ‘페미니즘: 주변에서 중심으로’에서는 초기 페미니즘 운동이 부르주아 계급 출신 백인 여성만을 주축으로 했다고 비판하며, 소외된 이들을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출간한 ‘행복한 페미니즘’이 2017년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번역된 것을 포함해 10여권의 저서가 국내에도 번역돼 들어왔다.유명한 일화로 그가 페이스북 최초 여성 이사회 임원을 지낸 셰릴 샌드버그의 2013년 저서인 ‘린 인’에 관한 비평을 든 것이 있다. 샌드버그는 의지력과 지구력이 있는 미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기업의 사다리를 올라가 꼭대기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훅스는 “샌드버그가 신자유주의적인 기업 페미니스트 판타지를 팔고 있다”며 “또한 샌드버그는 자신에 대한 반발에 대해 ‘질투에 가까운 분노’라고 말하고 있다”고 적었다. 부유한 백인 여성이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어도, 가난한 유색인종 여성이 그같은 성취를 이루어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그에 얽힌 일화 중 하나는 그가 틱낫한 스님의 제자로서, 불교 수행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훅스는 1975년 프랑스 플럼블리지에서 틱낫한 스님과 그의 제자 찬콩 스님을 만나 사회운동에는 자비심이 전제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후로도 세계 불교의 여성 지도자로서 맹렬히 활약하게 된다. ‘교차성 페미니즘’을 주장한 페미니스트 법학자 킴벌리 크렌쇼는 한 인터뷰에서 “벨 훅스는 처음으로 스스로를 ‘흑인 페미니스트’라고 부를 자격을 가졌던 흑인 페미니스트 세대의 중심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떠나간 훅스를 그리워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의 명복을 빌었다. ‘아파도 미워하지 않습니다’를 쓴 조한진희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이들이 벨 훅스의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나를 포함해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그를 사랑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 [열린세상] 아름다운 타협/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열린세상] 아름다운 타협/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봤다. 재기를 꿈꾸는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의 리부팅 오디션이었다. 소위 ‘재야의 고수’인 40대 여성 재즈뮤지션이 나와 “재작년에 300번의 공연을 했는데 작년부터 공연을 할 수 없게 돼 생계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월세를 낼 수 없지만 뮤지션으로 살기로 선택한 길이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무명이 힘든 이유는 음악을 못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못 하게 될까 봐”라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음악을 계속하려면 무명이 아니라 유명해져야 하니까”라는 말에선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된 음악조차 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간절함을 느낄 수 있어 그의 타협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영화 ‘프란시스 하’에서 만난 주인공 스물일곱의 무용수 프란시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뉴욕의 무용단 견습생인 그는 정식 단원이 꿈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부유한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 속에 심지어 크리스마스 공연에 설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월세조차 낼 수 없는 상황에 낙담한다. 무용수를 그만두고 서무일을 보며 안무를 짜 보는 것이 어떠냐는 무용단장의 제안에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현실과 타협해 무용단에서 서무일을 하며 안무를 짠다. 영화는 친구들이 보는 무대에서 자신이 짠 안무로 홀로 서기에 성공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 주며 끝난다. 그녀의 타협은 꿈의 좌절이 아닌 꿈의 현실로의 진전이기에 결단코 아름답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춤 연기뿐만 아니라 격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유행과 열풍을 지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듯하다. 사실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았다. 서바이벌 방식의 경쟁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시청률에 매여 예술의 순수성과 도전의 진정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내 편견과 아집 때문이었다. 돌아보면 내가 정한 가치와 정의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내 사전에 타협은 없다며 살아온 듯하다. 늘 맞고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자기합리화 속에 독선적이고 타협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나 반성한다. 건강한 사회에선 하나의 물음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타협은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역지사지의 자세로 조금씩 양보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고 자신의 존재 가치까지 희생을 강요하는 무리한 요구에는 타협하지 않을 용기도 필요하다. 야합과 같이 소위 적당히 타협한다는 것은 비열한 기회주의다. 무엇보다 자신과는 쉽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 자기합리화와는 다르다. 스스로 빠져나갈 곳을 만들어 놓고 포기를 정당화하거나 잘못을 저질러 놓고 “어쩔 수 없었어. 내 잘못이 아니야”라며 자기를 합리화하는 것을 타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정한 타협은 삶의 성숙이자 사회의 평화다. 2015년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스라엘의 유명한 소설가 아모스 오즈는 생전에 이스라엘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유대인이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독립을 공개적으로 찬성하고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저서 ‘광신자 치유’에서 광신주의란 나 자신만이 옳고 머릿속으로 오직 하나만을 생각하는 타협을 모르는 태도로 세상 모든 분쟁의 근원이 광신주의에 있다고 지적한다. 광신주의에서 탈출하기 위해 ‘상상하라. 서로를’이라며 타협을 강조한 그가 그저 비현실적인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오히려 냉철한 갈등 해결사로 보인다. 일단 종전선언부터 하자고 한다. 그래야 평화협정도 체결할 수 있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종전선언부터 관련 이해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부터 생각들이 제각각이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종전선언에 무관심하고 한반도 평화에 무성의한 모습이다. 재즈 가수와 프란시스는 타협은 했지만 예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지금 위정자들에게도 한반도 평화가 저토록 간절한 때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한반도 평화를 현실화할 아름다운 타협을 꿈꾸고 있다.
  • 지역 현안 적은 포스트잇 500장… 꼼꼼한 순균C 명품 행정 비결

    지역 현안 적은 포스트잇 500장… 꼼꼼한 순균C 명품 행정 비결

    민원부터 개발사업까지 현안 표시‘해결·불가능·미정’… 사업별로 구분취임 후 적어둔 528건 중 60% 달성“매일 기억 되살려 사업 추진 의지”“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수시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취임 후 하고 싶은 일, 못했던 일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청 3층에 있는 정순균 구청장의 집무실 한쪽 벽에는 포스트잇 500여장이 빼곡히 붙어 있다. 정 구청장이 취임 직후부터 지역 현안을 살피기 위해 붙인 것으로, 민원 사항부터 굵직한 개발사업까지 다양한 내용이 적혀 있다. 정 구청장은 해결이 된 사항에는 오케이(OK)라고 표시하고, 법률이나 예산 문제 때문에 불가능한 내용에는 불(不)이라고 남긴다.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추진할 수도 있는 사항은 삼각형으로 표시한다. 지난 9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정 구청장의 저서 ‘순균C가 꿈꾸는 강남의 백년대계’ 출판기념 북콘서트에서도 ‘포스트잇 행정’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정 구청장은 “2018년 7월 2일 취임 뒤 같은 달 9일부터 포스트잇을 붙여나갔다”며 “맨 오른쪽부터 붙이기 시작해 현재 가장 왼쪽에 있는 내용이 지난 3일에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업무 다이어리에 기록한 내용 중 그때그때 가장 중요한 사항을 뽑아 포스트잇에 옮긴다고 한다. 또 출근하면 포스트잇 내용을 쭉 한 번 읽어보면서 지역 현안을 챙긴다. 정 구청장은 “취임해서 지금까지 붙인 포스트잇 528개 가운데 60% 정도는 달성했다”며 “포스트잇 행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여러가지 성과물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 뿐 아니라 구 직원들도 포스트잇을 보면서 관련 업무를 챙긴다. 정 구청장은 “매일 기억을 되살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직원들에게는 ‘구청장이 한 번 지시한 일은 꼼꼼히 챙긴다’는 무언의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구청장은 직원들과의 소통 행보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각 과별, 또는 직급별 참여 단체 채팅방 70여개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주고 받는다. 정 구청장은 “주민센터 9급 직원도 구청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낸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모티콘 등으로 답장을 보내면서 소통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콘서트에서는 정 구청장의 구정 철학과 민선 7기 구의 발전상 및 미래비전 등이 소개됐다. ‘백년대계’는 ▲살기 좋고 안전한 ‘필환경 도시’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형 매력도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포용 복지도시’ ▲주민이 함께하는 ‘공감 행정도시’ ▲전국 최고 ‘스마트방역 도시’ ▲대한민국 혁신성장 동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 박병선 순천세계수석박물관장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봉사 상’ 수상

    박병선 순천세계수석박물관장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봉사 상’ 수상

    박병선(71) 순천세계수석박물관장이 16일 서울 캔싱턴 호텔에서 열린 미국 헤필드 대학교 석·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봉사 상’을 수여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 관장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사회에 봉사하며 모범이 되도록 힘쓰겠다”며 “지금 준비중인 수석박물관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 관장은 순천시청에서 26년 근무 후 지방행정 사무관으로 퇴임한 후 전남 최다득표로 제4대 순천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진돗개 전도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박 관장은 ‘바람바람 성령바람 전도축제’ 900여회, 개인집회 1000여회 개최 등 세계각국을 돌며 20여년 동안 각국을 돌며 전도 집회를 인도했다. 그동안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여러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인물 대상’에 선정된 바 있다. 국견이며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를 세계 우수견으로 공인 받게한 기여도로 김대중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봉사단체인 팔마로타리 초대 회장과 4년 동안 순천지체장애자 농아인협회 회장을 맡는 등 지역 봉사와 장애인들의 복지 향상에도 이바지해왔다. 전국NGO녹색시민단체에서 선정한 2015년을 닮고싶은 새해의 인물로 뽑히고, 제1회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 대상에 앙드레김과 함께 시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박 관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모은 8000여점의 수석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석박물관 개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순천시 상사면 구 미림수목원 자리에 들어서는 ‘순천세계수석박물관’은 2만 7000평(8만 9100㎡) 부지에 세계 최초로 1관에서 12관까지 테마별 수석박물관으로 모습을 보인다. 보석관, 동물관, 식물관, 풍경관, 기독관, 불교관, 폭포관, 애로관 등이다. 숫자관, 애국관, 음식관, 민속관 등도 들어선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이다. 지금까지 수석 등을 모으는 데 들어간 금액만 180억원에 이른다. 한 개에 수십억원을 웃도는 돌도 있고, 지금은 외부 반출이 금지된 중국 동굴에서 나온 몇억만년 된 5m 크기의 종유석들도 자태를 뽐낸다. 아직 정식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는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지상파 방송에 30여회 방영 될 만큼 이미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조각 작품 300여점과 순천시화 철쭉 70만주, 300여 그루 관상 수목 등 조경과 300여개의 조각 공원, 호수와 폭포·자연석으로 이뤄진 공원도 함께 조성하고 있다. 성 예술공원과 둘레길 4㎞ 구간도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진돗개 전도왕’, ‘진돗개 전도법’, ‘돌들의 증언’ 등이 있다. 그가 소유한 돌을 작품으로 만든 수석 달력도 큰 인기다. 수석박물관과 민간정원 공사에 한창인 박 관장은 “서울, 여수, 전주, 대전, 인천 등 전국 지자체에서 부지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면서 까지 수석박물관 유치를 수없이 건의했지만 전부 거절했다”며 “세계수석박물관이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과 함께 전 세계가 인정하는 관광명소가 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미 여성운동 ‘대모’ 벨 훅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미 여성운동 ‘대모’ 벨 훅스

    미국을 대표하는 페미니즘 사상가이자 활동가 벨 훅스가 69세를 일기로 1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AP 통신과 일간 워싱턴 포스트(WP),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유족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켄터키주 베리아시 자택에 머물던 훅스가 가족과 친지 품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사인이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나 자매인 그웬다 모틀리는 WP에 훅스가 신부전 말기였다고 밝혔다. 측근인 린다 스트롱-리크 박사도 고인이 장기간 투병 중이었다고 설명했다.E 1952년에 태어난 그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로 벨 훅스는 외증조 할머니 이름을 딴 필명이다. 훅스는 언제나 필명을 소문자로 기재했다. 독자가 자신이 누구인지보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으면 하는 뜻에서였다. 시인이자 사회평론가이면서 학자로서 평생 마흔 권이 넘는 책을 낸 훅스는 미국 흑인 페미니즘 운동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페미니즘을 ‘성차별주의와 성차별적 착취·억압을 끝내기 위한 운동’으로 규정한 혹스의 정의는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문장이라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사실 훅스가 성차별을 종식하는 과격한 정치운동으로만 페미니즘을 좁게 해석한 것은 아니다. 인종주의, 자본주의, 성역할, 정치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온 혹스는 페미니즘이 인종·계급·젠더를 초월해 모두의 삶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훅스는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경제적 불평등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며 페미니즘의 영역을 사회 여러 분야로 넓혔다. 1981년 첫 저서 ‘나는 여자가 아닙니까?’를 통해 페미니즘에서 흑인 여성이 간과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1985년 출간한 ‘페미니즘: 주변에서 중심으로’에서는 초기 페미니즘 운동이 부르주아 계급 출신 백인 여성만을 주축으로 했다고 비판하며, 소외된 이들을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출간한 ‘행복한 페미니즘’이 2017년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번역된 것을 포함해 10여권의 저서가 국내에도 번역돼 있다. 훅스는 1973년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했으며, 1976년에는 위스콘신 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1983년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예일 대학과 오벌린 대학, 뉴욕시립대 영문학 교수를 역임했다. 훅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여성계, 학계와 출판계 등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베스트셀러 ‘나쁜 페미니스트’의 작가 록산 게이는 트위터를 통해 “마음이 아픈 소식이다. 훅스의 명복을 빈다. 그의 빈 자리가 얼마나 클지 가늠도 안 된다”고 애도했다. 영국 소설가 볼루 바발롤라도 트위터를 통해 “벨 훅스는 직접적으로 흑인 여성을 다룬 글을 써줬다”면서 “혹스는 우리를 향한 사랑을 저작을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 “부친이 DJ와 만든 당… 민주로 돌아가고 싶다”

    “부친이 DJ와 만든 당… 민주로 돌아가고 싶다”

    정치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시류에 따라 당적을 옮기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2016년 1월 민주당 분당 사태 당시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정대철(77) 전 민주당 상임고문도 그중 한 명이다. 정 전 고문은 한국 야당사의 출발점인 1955년 민주당 창당 때부터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고 정일형 박사의 아들이다. 정 전 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전 의원까지 헌정 사상 처음으로 3대가 야당에서 줄곧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당시 정 전 고문의 탈당은 민주당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당시 탈당 기자회견에서 정 전 고문은 “국민들은 야당(민주당)에 정권을 내어줄 준비가 돼 있으나, 야당이 수권할 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당을 떠났다. 정 전 고문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 “국민의당 입당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의 선친인 정일형 박사가 1950년대에 신익희·조병옥·장면·박순천·유진산·김영삼·이철승·김대중 등과 함께 만든 정당인 민주당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0월 31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여권 대통합, 거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대사면을 하자”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후 정 전 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 등 호남권 인사들에게 전화를 해 복당을 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전 고문은 이와 관련해 “열흘 전쯤 이 후보가 밤늦게라도 수시로 전화를 드려도 되겠느냐고 물어 왔다”며 “전화로 민주당 발전에 대해 논의했고, 생각나면 전화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가 언급한 대사면의 의미에 대해 “국민의당을 선택한 동교동계와 호남 인사들을 염두에 뒀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복당 대상자로 권노갑·천정배·정동영·장병완·황주홍·조배숙 전 의원 등 국민의당 입당 인사와 지난 총선에서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병두 전 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 등을 꼽았다.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김대중도서관과 11번의 인터뷰를 마치고 그 내용을 담은 ‘김대중 대통령과 정대철’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하고 있다. 해방 이후 김대중 선생의 정치 역정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인터뷰인데, 인터뷰당 2시간에서 2시간 30분이 소요됐다. 또한 내년 1월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 있는 한인 모임 등에 초대돼 강연을 할 예정이다.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여러 동지들과 뜻을 모으고 있다.” -최근 복당하겠다고 결정했다. 국민의당 입당 당시와 달리 민주당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있어서일 텐데. “5년 전의 민주당과 지금의 민주당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와 상관없이 복당하고 싶다. 나와 권노갑씨는 5년 전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는데 잘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후회하고 있다.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나의 여력을 보태 민주당 발전에 작은 힘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복당과 관련해 호남 지역 인사들과의 논의를 거쳤나. “천정배·정동영 전 의원 등과 논의했다. 그분들은 개인적으로 당적 등 정돈해야 할 일이 있으니 시간차를 두고 입당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하더라. 현재까지 내가 끌어모은 것은 전직 의원 90명 정도다. 이달 20일 지나서 크리스마스 전쯤 전직 의원 15명 정도가 모여 논의를 해 보려고 한다.” -야권에서의 영입 제안도 있었나. “김한길 전 대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뿐 아니라 윤석열 대선후보까지 포함해 그쪽(국민의힘)에서 오라고 야단이었다. 정호준 전 의원에게 제안이 왔다.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때부터 지켜 오던 민주당 아닌가. 잠깐 안철수 대표를 따라 나갔지만 후회한다. 정호준과 나는 단호하다. 할아버지가 만든 당을 버리고 다이아몬드를 줘도 그쪽으로는 못 간다. 분명한 주장이다.” -탈당 인사들의 복당에 대해 반대하는 당내 목소리도 있다. “이재명 대선후보의 생각은 대사면을 통해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빙 승부인 만큼 범여권의 세력이 총집결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사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탈당자들에게 복당의 길을 터 주는 것은 물론 공천 심사 시 감점 조항마저 삭제하는 것은 당을 지킨 인사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복당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민주당에 보탬이 되겠다.” -이번 대선 판세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기본적으로 양당 구도다. 그러나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에 힘이 실려 있어 보인다. 특히 이 후보의 지지율이 경선 이전부터 35~37% 박스권에 갇혀 있어 걱정이다. 또한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야권의 원팀 구성에 의한 추동력이 50%대를 넘는다면 여권에서는 새로운 변화의 요구가 나올 수 있다.” -호남 민심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국민의힘 쪽으로 이동한 여권 인사들도 눈에 띈다. “‘민주당 후보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냈던 옛 호남 민심과는 온도차가 분명하다.’ 최근 호남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10%대를 넘기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광주 득표율인 7.76%보다 높은 수치다. 이 후보에게 호남 민심이 온전히 마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후보가 호남 출신 인사를 적극 영입한 게 일정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최근 개인적으로 만났다.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이 확 풀어진 건 아닌 것 같았다.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해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당원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하기 위해 이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호남의 지지율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이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전 대표 캠프 출신 의원들에게 선대위 자리를 배분하는 것보다 이 전 대표 본인이 활동할 공간을 제공하는 게 원팀 분위기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이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난 후보이기에 소외된 계층과 함께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후보다. 그가 모토로 내걸고 있는 억강부약도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들과 함께 잘살도록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기 표현대로 한다면 해낼 수 있는 개혁파다. 다만 대장동 공사가 그의 시장 시절에 이뤄졌다는 사실은 그의 배임적 행태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을 통해 털고 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개혁적 주장을 계속하다 보니 일관성이 결여됐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윤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항상 옳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가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했던 것을 국민과 당원이 높이 평가해 대통령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사람이다. 사법시험 8번 떨어지는 동안 실제로는 다양한 방면의 공부를 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냥 일반 검사부터 검찰총장까지 했던 답답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인·장모 등 가족의 잘못된 경제 행위가 그의 평가를 낮추고 있다. 정치를 해 보지 못했다는 점은 그의 단점이고 한편으로는 신선함일 수 있다.” -과거에 후보들과 접점이 있었나. “이 후보와는 큰 접점이 없다. 다만 윤 후보와는 국민의당 시절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 안철수 대표가 윤 후보에게 영입을 제안했다. 윤 후보는 안 대표의 첫 제안에 ‘너무 좋다’며 수락하겠다고 말했는데, 이후 다시 말을 바꿔 ‘제가 정치판으로 가면 지금까지 한 행동이 모두 정치하려고 했던 것처럼 보이지 않겠나’라며 거절했다. 이후 안 대표가 10번 정도 전화로 영입 시도를 했지만 끝까지 거절했다.” -이번 대선의 화두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회의 복합성이 크게 증대한 21세기에 시대정신이 단수일 필요는 없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사회와 해결사로서 강하고 유능한 정부라고 본다. 주목할 것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공정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여론조사가 보여 주듯이 적지 않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가 기회나 과정에서 평등하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슈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여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한계점에 도달한 제왕적 대통령제도 정치 분야 민주적 개혁의 중심 과제다.” 
  • 트럼프, 바이든에 축하인사 네타냐후 향해 “엿이나 먹어라”

    트럼프, 바이든에 축하인사 네타냐후 향해 “엿이나 먹어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기간 중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레엘 총리를 비속어를 섞어 강력하게 비난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둘러 취임 인사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이스라엘 국적의 언론인 바라크 라비드와 한 인터뷰에서 “네타냐후는 누구보다 빨리 조 바이든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그 후로 나는 그와 말을 하지 않는다. 엿이나 먹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타냐후 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8일 트위터에 축하 인사를 남겼다. 미국에 거주하며 이스라엘의 포털 뉴스사이트 왈라에 글을 쓰는 라비드는 자신의 저서 ‘트럼프의 평화: 아브라함 협약과 중동의 재편’과 관련해 지난 4월과 7월 트럼프를 인터뷰했고, 오는 12일 해당 책의 출간을 앞두고 발언 일부를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구도 비비(네타냐후의 별칭)를 위해 나만큼 해준 사람이 없다. 나는 아직도 그를 좋아한다”며 “하지만 나는 의리도 중시하는데, 바이든에게 축하 인사를 처음 건넨 사람이 비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냥 축하만 한 게 아니라 그걸 녹화까지 했다”며 “개인적으로 그에게 실망했다. 그냥 잠자코 있을 수 있었는데, 그는 끔찍한 실수를 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이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때문이라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지금 무너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바이든이 핵합의를 복원하려 하는데, 그건 (이란 문제를 풀) 실마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친 이스라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친 바 있다.
  • [오늘마음읽기]남의 말 한마디에 상처, 억울하지 않나요?

    [오늘마음읽기]남의 말 한마디에 상처, 억울하지 않나요?

    <내 마음 들여다보기 17회 :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힘, 자존감> 자존감은 내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타인의 마음보다 내 마음에 무게를 둬야과거 삶으로 스스로 규정짓지 말아야인생 속 희로애락 관조하려는 노력 필요#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 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첫 회는 타인의 판단에 속박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설명 드립니다. 우리는 참 많은 이유로 스스로 미워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런 탓에 아주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출렁이게 돼요. 이런 상태를 “자존감이 낮다”고 흔히 표현합니다. “나는 자존감이 바닥이야”, “넌 자존감이 높구나” 하는 식으로 마음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자존감은 영어로 ‘Self-esteem’, 한자로는 스스로 자(自), 높을 존(尊), 느낄 감(感)을 사용합니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에 대해 갖는 느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을 존중하는 감각을 말합니다. 어느샌가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체성에서 꽤 많은 영역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물질 추구 위주의 경쟁적 사회를 지나, 우리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다행스런 일이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존감 지키기’의 시작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기 전에, 중요한 준비 과정이 있습니다. 자존감이라는 말을 조금만 비틀어서 볼까요? 자존감이 가리키는 또 하나의 갈래는,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이 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말장난 같지만, 자기 존중(尊)보다 자기 존재(存)에 더 방점을 찍는 겁니다. 나로서 존재한다는 말은, 지금의 내 삶과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그 순간에 온전히 접촉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낮은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삶에 과도한 의미를 붙여 설명하려 들거나, 과거의 고통을 끌어들여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가 아닌 너무 많은 것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여기서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이 순간에 온전히 스스로 존재하는 나를요.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자신을 받아들이고, 또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중요한 시도 중 하나는, 자신의 마음에 가장 큰 무게를 싣는 일입니다.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는 이들은 습관적으로 타인의 마음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둡니다. 눈치를 보는 거죠. “널 대체 어디 써먹겠니”라고 이야기하는 직장 상사의 말에,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마음은 자동적으로 반응합니다. 직장 상사가 자신을 얼마나 부족하다 생각할지 두려워집니다. 이어 참담한 기분이 들고, 과거에 경험한 실패와 좌절이 떠오르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없게 만듭니다. 물론 타인의 비난에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건을 다르게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시도는 새로운 관점을 경험할 수 있게 하니까요. 타인의 평가에 마음이 흔들린다는 건, 내 삶의 칼자루가 타인에게 있다는 말과 같아요. 이거 참 억울한 일 아닌가요. 심지어 내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내 삶을 쥐고 흔든다니요. 타인의 생각, 마음이 아닌 내 생각과 내 마음이 먼저가 돼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자신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점수를 매기기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을 살피는 겁니다. 직업적 영역, 대인관계 영역, 취미와 개인적 즐거움, 종교와 영성 등에서 자신의 생각과 요소들을 두루 살피는 작업입니다. 또, 이는 입체적이며 한편으로 비판단적이어야 합니다. 자신을 과거의 이야기들로 설명하려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내가 겪어온 역사의 맥락을 아는 건 중요합니다. 내 삶의 바탕이 되는 분위기가 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참 많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이런 삶을 살았고,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이야!”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합니다. 현재 내 삶의 순간에는 과거의 맥락과 함께, 다양하고 광범위한 환경의 맥락이 함께 존재하니까요. 현재의 나를 설명할 때, 과거의 여러 요소들을 끌어들여 마치 수학 공식처럼 인과관계를 이야기한다면, 나는 과거의 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낮은 자존감은 과거의 원인에 집착할수록 더 많이 굳어집니다. 예전의 나를 어느정도 알고 나면, 과거는 놓아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자존감은 딱딱하게 굳은 바위가 아니라, 유연하게 출렁이는 파도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마음챙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 내 삶에 오가는 기쁜 일과 힘든 일 모두 관조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의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 길가에 앉아서 분주히 오가는 자동차를 바라본다 생각해볼까요?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걸 금세 알게 됩니다. 우리의 주의는 빨간 스포츠카를 좇아가거나, 혹은 내일 해야 할 일을 떠올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니까요. 때로는 눈앞의 풍경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고민에 몰두하며 괴로워합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려 하고, 또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관조하려는 시도를 어느새 잊어버립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붙잡으려 하는 순간, 우리는 거기 의미를 부여하고, 또 끌려갑니다. 우리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없어요. 오가는 자동차들을 관찰하면서도 내가 앉아 있는 편안한 벤치의 질감, 피부에 닿는 초여름의 느낌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어떨까요? 삶에서 발견한 기쁨과 슬픔 모두 그 존재를 인정하되, 나는 내 삶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금 나를 둘러싼 것들, 그리고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것들을 관찰하며 온전히 접촉을 해 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불쾌한 기분이 나를 과거의 기억으로 끌고 가고, 현재와의 접촉을 끊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존감을 짓밟았던 예전의 그 고통을 기억하게 만들고, 늪으로 빠트립니다. 빠져드는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현재의 감각,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느끼고, 또 머물러야 합니다.현재와 온전하게 접촉케 돕는 현대의 명상 방식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마음챙김의 태도를 기르기 위해 가부좌를 틀고 몇 시간 씩 수련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기 위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매체에서 제공하는 명상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접해보기를 권유드립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매체를 통해 자존감에 관한 참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원래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식의 결핍감을 느끼게 하거나, 어떠한 이유로 자존감이 떨어졌으니 반드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내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외려 더 큰 부담을 갖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자존감을 높이려는 노력의 선행조건입니다. 나의 역사와 자존감의 역학 관계에 집중하기보다, 나 자신, 눈앞에 펼쳐지는 내 삶에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휴대전화 끄면 보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휴대전화 끄면 보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더 격렬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몇 해 전 유행했던 이 광고 문구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에 지친 현대인의 심리를 표현한 말이었다. 하지만 고도화된 디지털 세계에서 세상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기반한 초연결 사회는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만들었고, 여가에 쓰는 시간조차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수치화되고 있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종의 공포에 가깝다. 생산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성과만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성장의 수사학‘ 속에서 쓸모없는 행동은 좀처럼 용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니 오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에서 과연 무엇을 낳는 생산성이며 누구를 위한 성공인지 되묻는다. 오델 교수는 현대사회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관심경제’를 지목한다. 인간의 관심을 희소자원으로 규정하고 이윤창출에 활용하는 경제다. 소셜미디어가 대표적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열고 닫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미명하에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고, 각종 뉴미디어는 광고를 목적으로 조회 수와 이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와 가짜뉴스를 퍼 나른다.저자는 수익을 위해 사용자 간의 분열과 불안을 방치했다고 폭로한 페이스북 내부고발 사건을 예로 들면서 “각종 소셜미디어가 인간의 관심을 도구화해 이윤을 취하고 있다”며 “관심경제의 화폐는 바로 우리의 관심”이라고 지적한다. 더욱 큰 문제는 중독성이다. 사람들은 어느새 ‘좋아요‘에 매몰돼 가상공간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또 다른 나’를 만들어 내며 관심을 갈구한다. ‘취향의 경제‘라는 말로 포장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오델 교수는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에 빼앗긴 관심의 주권을 되찾아 다른 곳에 옮겨 심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관심경제와 생산성을 강요하는 사회에 저항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의 하나로 ‘진짜 세계’에서 살아가는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쓸모없음의 쓸모’를 강조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성의 관점에 반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제안한다. 24시간 내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서 벗어나 개인적·집단적으로 성찰하고, 치유하는 회복의 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명료한 거부’가 필요하다. 현재의 시간과 공간,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로는 어쩐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한 거부다.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를 인식하고 돌보는 ‘장소인식‘이 구체적인 방법이다. 아파트 베란다를 방문하는 새, 집 근처를 흐르는 강, 동네 공원이나 도서관 등 내가 위치한 장소에 대한 생태적 감수성과 책임감을 느낄 때 새로운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는 “무한히 증식하는 분열과 성장은 죽음과 연관이 돼 있으며 삶의 본능은 순환과 돌봄, 재생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각종 디지털 플랫폼은 듣기를 장려하지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선택한다면 깊이 있게 듣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고독과 관찰, 사람들과 함께할 때 느끼는 단순한 즐거움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가진 양도 불가능한 권리로 여겨져야 한다. 이 책은 2019년 미국 출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예술가이자 교육자인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 당시 정치적으로 조작된 가짜뉴스가 쏟아지던 온라인 환경을 벗어나 집 근처 장미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새를 관찰하는 시간이 해독제였음을 고백한다. 우리의 진짜 관심이 닿아야 할 곳은 휴대폰 속 가짜 세계가 아니라 진짜 세계이며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은 소셜미디어 속 취향 공동체가 아니라 우리 주위의 생명체였다. 쏟아지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허탈감을 느꼈다면 지금이라도 휴대폰 밖으로 시선을 돌려 볼 일이다. 가상이 아닌 ‘진짜‘ 세상으로.
  • [안도현의 꽃차례] 문학 자산의 기억 방식/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문학 자산의 기억 방식/시인

    문학은 문자로 기록되고 책이라는 형식에 담겨 활자로 저장된다. 책 읽기는 가장 오래된 문학의 향유 방식이다. 때로 책 속에 갇혀 있던 문학을 책 바깥으로 꺼내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시에 소리를 더하면 낭송이 되고 곡을 붙이면 노래가 된다. 시가 그림을 만나면 시화가 되고 몸짓을 가미하면 무용이 된다. 소설이 연극이나 영화로 다시 태어나기도 하고 근래에는 소설 작품을 낭독하는 소규모 행사도 자주 마련된다. 시낭송을 전문적으로 연습하고 공연하는 모임도 곳곳에서 꽤나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지역과 작가의 이름을 내걸고 문학관을 설립하는 일이 붐을 이루고 있다. 어림짐작으로 100군데가 넘어 보인다. 문학관은 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출신 작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거나 명망 있는 작가를 유치해 그 지역의 문화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다. 때로 지역 문인들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문학관을 세우기도 한다. 모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여돼야 한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과 문학적 성과를 앞세우기 위해 스스로 문학관 간판을 내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는 문학관이 적지 않다. 번듯한 건물을 짓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작가의 저서와 유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문학관은 이제 작가의 과거를 집적하는 공간에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키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강원도 화천의 이외수문학관은 생존 작가의 이름을 내건 최초의 문학관이다. 작가의 SNS 활동에 힘입어 휴전선과 맞닿은 화천을 감성의 고장으로 변화시켰다. 평창의 이효석문학관은 봉평이라는 산촌 마을을 메밀꽃이 자욱하게 피는 낭만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전주의 최명희문학관은 한옥 마을의 부상과 더불어 끊임없이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면서 성공한 사례다.현재 서울 은평구에 설립을 준비 중인 국립한국문학관은 2024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고 ‘문학 빌리지’(Munhak Village)로 명명된 설계 공모 당선작 선정을 마쳤다. 국립한국문학관은 기존에 만들어진 지역 문학관을 지원·보조하기 위한 네트워킹 사업을 주요 사업의 하나로 꼽고 있다. 국내에 산재해 있는 문학관의 심장부가 되겠다는 뜻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지역에서 미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남북 및 국제 교류와 협력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힌다니 기대가 크다. 듣자면 건립을 앞두고 예산 확보가 늘 난항을 겪는 모양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는 일을 기획재정부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한국문학으로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예산 부처가 마음먹고 힘을 실어 줘야겠다. 오래전부터 작가의 이름으로 문학상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문학관이 없는 작가도 많다. 시인으로는 김소월, 이상, 백석이 대표적이다. 김소월과 백석은 출생지가 북한이어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서울에서 태어난 이상은 왜? 나는 생존해 있는 작가를 위해 문학관을 만드는 일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평판이나 대중의 관심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를 기억하고 널리 알리는 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게 반드시 문학관이라는 건물을 통해 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최소한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돈을 들여 문학관을 짓는 데 골몰하지 말자. 우리의 문학 자산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프랑스인들은 릴케가 걷던 길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쿠바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헤밍웨이의 단골 술집을 찾는다. 문학관이라는 건물의 형식과 규모에서 눈을 떼고 작가가 자주 들렀던 카페를 누구의 문학카페로 정하고 사진이라도 한 장 걸어 놓자. 시골의 쓰러져 가는 정미소를 문학정미소로, 사라져 가는 사진관을 문학사진관으로 리모델링하자. 지자체에서 조성하는 공원을 누구의 문학공원으로, 작가가 졸업한 학교의 도서관을 누구의 문학도서관으로 명명하자.
  • 장제원 “‘거짓과 모함에도 진심 다하면 결국 승리’...아버지 말씀대로 묵묵히”

    장제원 “‘거짓과 모함에도 진심 다하면 결국 승리’...아버지 말씀대로 묵묵히”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선친(장성만 전 의원) 6주기를 맞아 “묵묵히 성실하게 제게 맡겨진 소명을 다해 나가겠다”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백의종군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제 삶의 지표가 되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6주기여서 산소를 찾았다”며 묘소 참배 사진을 소개했다. 장 의원은 “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던 막내 손자가 너무도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아들인 랩퍼 노엘 이야기를 꺼낸 뒤 “잘못한 만큼 벌을 받고 나오면 아버지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 아들과 대화를 자주 나누고 마음에 담긴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이어 장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권력자로부터 두 번이나 공천탈락을 당하는 수모 등 많은 풍파와 시련을 겪었다”며 지난 19, 20대 총선 때 친박 압박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던 아픔을 되짚었다.그러면서 “아버지의 많은 저서 중 ‘역경의 열매’라는 책속의 ‘거짓과 모함이 있을지라도 모든 일에 정성과 진심을 다하면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긴다”며 “묵묵히 성실하게 제게 맡겨진 소명을 다해 나가겠다”고 선친에게 다짐했다. 장 의원은 아들 노엘의 음주운전 사고에 따른 책임을 지고 지난 9월 윤석열 캠프 상황실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된 뒤 장 의원이 선대위 인선과 각종 정책 조율을 조정하고 있는 ‘문고리 3인방 중 핵심’이라는 비판에 시달린 끝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막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비난이 여전하자 장 의원은 이날 “거짓과 모함에도 진심을 다하면”이라는 표현으로 이를 완강히 부인하는 한편 묵묵히 백의종군할 것임을 거듭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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