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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회의 환상/미 정치학자 존 슈왈즈(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경제는 일정틀안서 움직여야” 역설/경제와 도덕적 기준 효과적으로 접목 시도/“근면한 일꾼은 존경 받는 자리 찾는다” 강조 아리조나대학 정치학자인 존 슈왈즈는 저서 ‘기회의 환상’에서 정확하고 수긍가는 경제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그는 이 저서에서 우리 생활의 목표가 얼마나 뒤쳐져 있는가를 재는 도구로서 경제학을 이용한다.그는 효과적으로 경제와 도덕적 기준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한때 미국경제학회 의장을 지낸 그가 하는 시도에 대해 로버트 헤일부르너 같은 경제학자들은 박수를 보낸다. 그는 오늘날 부유한 생활을 뽐내는 미국의 경제학자들에 대해 정의와 도덕에 대해 말해보도록 한다면 대부분 안절부절하게 될 것이며 경제가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대개 그 대화의 내용은 경제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로 초점이 바뀔 것이라고 지적한다.그리고 토론은 도덕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도덕이 무엇이냐에 맞춰진다고 본다.좀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의 경제이론이 국민들을 잘살게 해주는‘번영’을 어떻게 규정해놓고 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근대 경제이론을 내놓은 학자들은 경제의 목적을 잘 알았다.그것은 아담스미스가 국부론에 써놓았듯이 노동의 대가에 대해 좋은 보수가 주어져야 하며 노동자들은 적극적이고 부지런해야 하며 재빨라야 한다고 돼있다.또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임금의 수준이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경제학자들은 지금 근로자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와 목표치에 대한 구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그리고 우리는 경제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알 필요가 있다.그러나 어떤 지렛대를 움직여야 경제가 성장하는 가를 안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기거하고 싶은 사회를 가꾸는 것과는 다른것이며 경제학자들은 그런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고 비평한다. 분명하게도 슈왈즈의 경제학에는 맹점이 있다.몇몇은 이 책에서 그가 제시한 10여개의 전제에 대해 공박할 것이다.그러나 공박할 수 없는 것은 그의 접근법이다.그는 경제는 반드시 일정틀안에서 움직여야한다고 주장한다.그틀은 명확해야 하지만 대중이 말하는 인플레이션,실업,기술,생산성,시장,임금 등과 같은 것으로 말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적고 있다. ‘기회의 환상’은 간단명료하고 읽어나가기 쉽게 쓰인 에세이라고 말할수 있다.그가 한 주장에 대해 기술적인 측면으로 살펴보려는 지엽적인 시도를 한다면 3개의 부록과 50쪽이 넘는 참조를 보면 포기하게 될 것이다.그는최선의 도덕적 목표를 모든 장에 부연해놓고 있다.“현재 우리를 단합하게 해주는 것은 현재와 과거를 묶어주기도 한다”고 적은 그는 참고 일하는 모든 근면한 일꾼은 존경받는 자리를 찾을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측면을 보면 만일 제임스 매디슨이나 다른 우리의 국부들이 오늘에 나타난다면 그들은 “경제적 독립과 발전이 모든 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을 미치는 기회라는 교훈을 국가가 어떻게 깨닫을 것인가”라고 물을 것이라고 그는 가정한다. 그것은 한 개인의 가치가 시장에서 얼마나 할 것인가를 측정하는 또 다른 개념이기도 하다.슈왈즈의 평등한 기회가치 기준에 의해국가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직업을 부여하고 생활을 영위할 충분한 일거리를 제공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전통이기도 하다고 그는 적고 있다.노동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그대로 방치돼서는 안되며 노동은 다른 사람에 대한 기여를 측정하는 결정적인 척도이어서도 안된다는 말도 한다. 경제학에 대해 말하자면 슈왈즈는 “미국의 숨겨진 성공:공공정책의 20년 평가”라는 책을 쓰기도 했으며,토마스 볼기와 함께 “잊혀진 미국”이란 책에서 50년대 이후 미국은 비록 급격한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이같은 시각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지만 그 기저에는 미국의 전형적인 4인가족에게는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영위하기 위해 일년에 2만7천달러의 소득이 필요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이런 측정치를 밑도는 수준의 인구는 약 1천6백만명에 이른다고 그는 지적하면서 미국은 적절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약자의 편에서 부국 미국을 비평하고 있다. 원제 Illusion Of Chances.WW 노턴 & 컴퍼니.237쪽.23.95달러.
  • 빅뱅후의 일본경제/다나카 나오키(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변화·개혁만이 금융개방 적응” 강조/10인10색의 독립된 개개인 존재 필요 주장/시장의 유연성 제고로 정부의 규제완화를 일본은 98년4월 이른바 빅뱅(금융개방)시대에 들어간다.행정개혁에서 시작해 재정,교육에 이르는 6대 개혁 가운데 금융개혁도 포함돼 있다.금융개혁은 이미 시작됐다.은행과 증권회사의 합병 도산 사업구조조정등이 이뤄져 오고 있다.내년 4월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이러한 금융개혁의 흐름은 더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빅뱅이 일어나면 일본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또 어떻게 돼야 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저자 다나카 나오키(전중직의)는 일본 경제에 관한 토론의 마당에서 탁월한 식견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저명한 경제평론가이다. 그는 저서 ‘빅뱅후의 일본경제’에서 일본의 최근 변화는 전후 50년동안 크고 작은 외부 환경에 대응해 온 변화와는 질과 궤를 달리한다고 보고 있다.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토론자들이 비슷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전후 50년동안 일본은 ▲닫힌 시장 ▲정부의 지도와 행정규제 ▲이익단체를 중심으로 한 배타성 ▲기업 중심적 사회구조 ▲발전이 최고의 미덕으로 간주되는 단선적 가치관 등을 바탕으로 빛나는 성장을 이뤄왔다.정부와 기업에게는 서구사회가 이미 보여준 길을 얼마나 빨리 뒤쫓아 가는가가 주요 명제였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기존의 대응방식으로는 적응할 수 없다.차원을 달리하는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지난날의 성공 스토리에 머물러서는 미래의 희망은 열리지 않는다.빅뱅이 일본 경제에 대해 요구하고,의미하는 것도 일본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이다.최근 일본인들은 근본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고도성장시대에 대한 향수와 미련은 정치계와 경제계에서 들려 오지 않는다. 다나카는 경제의 움직임을 분석하는데 ‘리스크(위험도,모험)’를 주요한 개념으로 등장시킨다.전후 일본 경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위 ‘업계질서’라는 것을 구축했다.일반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의 ‘경쟁질서’와달리 일본은 대기업과 하청기업의 계열화,이익을 공유하는 관계자들의 공존시스템 즉 신규 참가자를 배제하기 쉬운 배타적 질서,연공서열제로 충성심을 사는 개인과 기업의 관계로 ‘업계질서’를 쌓아올렸다. 기업들은 그룹내부의 상호출자로 안정성을 도모하고,주거래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융자를 받음으로써 때때로 찾아오는 재고조정의 불황기를 극복해왔다.업계질서가 유지되는 고도성장시대에 기업들은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을 미루면 됐다.어떻게든 해결되기 때문이다.리스크 매니지먼트는 그다지 의식되지 않았다.개인도 마찬가지였다.기업에 충성하고,노후생활은 자신의 의지·계산과는 상관없이 적립된 연금에 의존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고는 시장의 효율성이 제고되기 어렵다.고령화가 진행되고 세계 최고의 임금이 지급되는 일본에서 빅뱅을 맞이해 ‘업계질서’로는 대응할 수 없다.즉 일본 경제가 경쟁에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리스크 테이킹을 미루는 것은 한계에 왔다. 시장이 충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자기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여기에는 독립된 개개인의 존재가 필요하며 단선적 가치관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것인 아니라 ‘10인 10색’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기업내부,업계의 강한 접착력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갈 유연성이 길러져야 한다.기업과 투자가가 만나는 시장에서 시장을 두텁게 하고 기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지려면 2백30조엔에 이르는 연금 적립금을 본인들 스스로가 사용처,투자할 곳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이 연금 적립금 규모는 불과 수년후면 5백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율성 면에서 가장 떨어져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 메카니즘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자본비용에 대한 착각 즉 회사가 자금을 동원하는 비용을 매우 낮게 평가하는 한 자본의 유효활용은 기대할 수 없다. 개인들도 개방화,고령화 사회를 맞아 스스로 고부가가치화와 이노베이션이 요구된다.고령화는 단지 노동력 부족,복지비 증가 등만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의 방식,고용형태,자본시장의 변화등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미쳐 나간다.개개인은 자신의 저축 소비 투자를 결정해나가는 프로세스가 불가결하게 된다.일본적 경영 시스템이라는 것이 개별적,특수적 관계를전제로 한다고 하면 새로운 시장을 통한 거래는 다양한 참가자를 전제로 하는 일반성을 특징으로 하게 된다. 지난 1∼2년동안의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규제가 심했던 분야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했는데 이는 일본 주식 시장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시장의 평가,효율화를 통해 이미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국내 비용 조건의 개선으로 수익이 개선되고 이는 규제가 심했던 분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뿐만 아니라 법인세 인하,기업분할에 따른 양도차익과세의 개선 등 세제의 개혁도 필요하며 더 나아가 다양한 가치관을 기를수 있는 교육 개혁이 불가결하다. 시장화와 개혁은 피해야 될 일도,피할수 있는 일도 아니다.시장의 불안정성의 극복이라는 과제에 대해서도 문제에 대한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서는 되지 않는다.처방전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자의 논설이 금융대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 어떤 메세지를 줄 수 있을 것인가.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기존의 방식으로는 열어갈 수 없다는 메세지일 것이다. 니혼케이자이(일본경제)신문.269쪽.1천680엔.
  • 미 연방의 해체/존 도나휴 교수(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미 연방 권한 주정부에 이양 주장/갈수록 심화되는 고비용·저효율 최선 해결책/주정부의 우월성 등 8개 단원으로 나눠 설명 미 연방의 권한은 축소되고 개별적인 주정부의 권한은 증대돼야 한다.미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교수인 존 도나휴 박사는 최신 저서 ‘미연방의 해체’(Disunited States)에서 미연방정부는 고비용,저효율의 대표적인 사례로,해를 거듭할수록 그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최선의 해결책은 과다하게 집중된 연방의 권한들을 최대한 주정부에 이양(devolution)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행정부 초기 2년동안 노동부 차관보와 장관 자문역을 역임한 도나휴 교수는 공공정책분야 연구에 조예가 깊으며 ‘결정의 사유화-공공분야의 종식’‘뉴 딜즈-크라이슬러의 재생과 미국의 시스템’등의 책을 저술했다. 도나휴 교수는 ‘미연방의 해체’에서 미연방정부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공공분야를 최소한의 핵심부분만으로 축소해야 한다’,또 ‘연방차원에서 재구성·재창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그러나 가장 적합한 처방으로는 공공분야의 힘의중심을 워싱턴으로부터 개별 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본연의 미연방주의로 회귀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또 국민을 정부로부터 소외시키는 경직성·낭비적 요소·오만함 등을 치유 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방권한의 양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래서 50개 주정부들이 작지만 융통성 있고,국민에 가깝고,경쟁력을 바탕에 둔 조직이 되게함으로써 잡동사니를 쌓아 놓은 듯한 거대한 연방 행정조직을 능가하는 효율성과 민첩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권한이양만이 만능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광범위한 호소력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을 시들게하고 주들이 주도권을 갖게하는 것은 개혁을 위한 모호한 전략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그것은 미국의 역사를 잘못 이해하고,기본적 가치를 왜곡하며,사적인 분야의 경쟁과 분산화의 가치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악의 경우,집중된 세계 안에서 분산화시키려는 미국의의지가 역사안에서 기념비적인 어리석음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리고 그 이양이라는 것은 기껏해야 미국 개혁의 길에 있어 우회로의 역할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같은 문제들의 규명을 위해 ‘주정부들의 우월성’‘미국의 끊임없는 논쟁’‘통합과 자치’‘국가적 공동가치’‘역설적 산업정책’‘수도의 품위’‘기술의 관리’‘끝없는 논쟁의 다음 단계’등 8개 단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는 특히 ‘주정부의 우월성’ 단원에서 미국의 공공분야가 어려움을 겪으면 겪을수록 주정부들이 힘을 얻게 된다고 설명하고 미국정치에서는 공공분야의 무게중심이 워싱턴에서 각각의 주로 옮겨가는 조화의 근사치가 종종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도나휴 교수는 근검절약,국가적 개혁,공공분야 재조정을 강조하는 이양을 제시하고 있다.이 가운데 이양은 종종 연방개혁에 대한 우월한 대체개념으로 사용되며 그를 위한 정부권력의 측정요소로는 권위,자원,합법성의 세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결론부분이기도한 ‘끝없는 논쟁의 다음 단계’에서는 미국이 세기말에 접어들면서 직면하는 세개의 도전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첫째는 한세대동안 우리의 정치를 악화시켜온 냉소주의,둘째는 시민들이 정부로부터 기대하는 이익들과 징세를 감내할 그들 의지 사이의 간극,세째는 경제적 불평등및 중산층에 대한 침해 등이 그것이다.이들 사항을 저자는 정부의 불신,정부의 비효율성,불평등의 증대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나휴 교수는 새로운 균형회복을 위한 여섯가지 제언으로 이책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첫째 경쟁력 효율성 제고를 위해,과감한 이양으로 많은 책임을 주에 부여하는 것이다.둘째는 빈곤타개정책에 연방적 우선권을 회복하며 셋째는 교육 관리인으로서 주의 한계를 감안해 교육부문은 연방이 맡도록 하는 것이다. 네째는 미국의 우선권을 국가목표가 아닌 주 우선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주의 자체 세수 의존을 감소하라는 것으로 정부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세금경쟁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섯째는 연방정부를 수리하라는 것으로 다양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원제 Disunited States.베이직 북스.270쪽.25달러.
  • 멕시코위기 이렇게 극복했다/이삭 카츠(특별기고)

    ◎“긴축정책 집행·IMF 지원 접목 주효” 서울신문은 지난 95년에 국제통화기금의 자금지원을 받아 경제회생에 성공한 멕시코의 사례를 현지 경제전문가의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멕시코는 강력한 안정화정책을 통해 2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에 경제를 회생시킴으로써 똑같은 입장에서 있는 우리경제의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글쓴이는 이삭 카츠 멕시코 테크대(ITAM) 경제학 과장(44)이다. 지난 1995년 멕시코 경제는 20년대 말과 30년대 초의 ‘대공황’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에 놓여 국내총생산은 마이너스 6.2%성장을 기록했고 인플레는 전년의 7%에서 52%로 뛰었다.이같은 위기의 가장 가까운 원인은 물론 1994년12월 실시한 멕시코 페소화의 대미국달러 평가절하이지만 그 뿌리는 당시 상업은행들의 여신방침과 정치적 불안정에 닿아있다.이 위기는 엄청난 것이었지만 만약 이에 대해 멕시코 정부가 재정 및 통화정책 조정의 거시경제 안정화대책을 실천하지 않았거나 미국정부 그리고 세계은행,아메리카 개발은행,특히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재정적 지원에 매달리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빴을 것이다. ◎위기/95년 성장률 ­6.2%/페소화 폭락·외환위기/섣부른 방어 국고바닥/은행민영화 실책 가세 멕시코 위기는 공식적으로 1994년 12월 정치상황이 한층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실시한 페소화의 대미달러 평가절하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위기를 이끈 요소들은 지난 91년 상업은행 민영화에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 상업은행의 소유주가 정부에서 민간부문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책이 저질러졌는데 이로인해 경제전반이 점진적으로 약화됐으며 94년 국제금융시장에서 멕시코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뚜렸해졌다.동시에 재정과 환율정책을 위시한 거시경제 정책 실행에서 또다른 실책이 범해졌었다. 멕시코 정부는 82년도에 공영화한 상업은행을 91년 민간에 다시 팔기로 결정했었다.이 민영화 과정에서 명백한 3가지 실책이 있었다.첫째 장부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은행을 팔았다.국제적으로 보아 은행매점의 시장가는대개 장부가의 1.5배내지 2배였는데 멕시코 은행들은 평균 장부가의 3배 값으로 팔렸다.두째 빚을 내 은행 살 돈을 마련하려는 민간인도 정부가 거래대상으로 마다하지 않은 점이다.세째 은행을 대부분 증권중개업체 소유주에게 판 것으로이들은 은행 운영에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이와 동시에 정부는 은행에 관한 규제를 고쳐 예금 일정비율의 지불준비금 유지 원칙에서 신용대출의 질을 고려한 최소 자본금 유지로 바꿨다. 은행의 새 주인들은 은행매입에 소요된 투자액을 가능한 빨리 회수할 셈으로 높은 예대마진율과 함께 광란적인 신용대출 팽창에 들어갔다. 마침 당시기업과 가계들의 신용요구가 증가일로에 있었다.10년동안 제로 성장에 그친경제가 91년 모처럼 개선될 전망을 보여 가계, 기업이 내구재및 자본재 구입을 은행 신용대출로 이루려는 참이었다. 부실 채권 문제는 95년도 침체의 심각성을 설명해주는 주원인인데 93년부터 표면화하기 시작했다.이 해 경기가 후퇴하면서 가계와 기업은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은행에 이자수입 감소와 함께 신용대출의 질이악화되면 준비금의무가 강화되는 규제의 부담을 안겨주었다.은행은 부실채권 손실을 만회하고자 예대마진을 더욱 높혔다. 멕시코 경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94년 1월부터 실제 가동되고 정부가 87년만해도 160%였던 인플레를 93년 10% 아래로 떨어뜨리는데 성공함에 따라 낙관시되었지만 94년 정치 불안정으로 비틀거리게 된다.94년 1월의 농민반란,3월의 대통령후보 선두주자 암살 등은 국내외적으로 멕시코 경제를한층 위험시하게 만들었다.외환보유액이 50%나 줄어들고,환율 평가절하가 이어졌고,금리는 배로 뛰었다.해외 투자자의 경계심이 고조되자 정부는 해외자본이 멕시코에서 떠나지 않도록,환율변동에 이자율을 연동시키고 미 재무부 채권보다 이자율이 배나 높은 단기채권 발행을 급증시켰다.이 조치로 국내인 및 외국인 자본을 멕시코 안에 잡아두긴 했으나 이로 인한 정부 빚은 크게 불어나 94년 11월말 200억달러였던 채무가 한달뒤 3백억달러로 늘어났다.이것은 멕시코에 엄청난 대가를 치루게 한다. ◎안정화/변동환율제 유지하며 긴축·재정조정 주력/IMF지원 요청 노력 94년 12월 멕시코에 새 정부가 들어서자 기존 경제정책의 계속 여부에 대해 투자자들은 엇갈리는 신호를 받고 있었다.중순이 되자 현 환율이 지탱하지 못하리라는 인식이 고조되었으며 3주째가 되자 정부는 별 수 없이 환율변동폭을 포기했고 이어 페소 대미달러 환율을 평가절하했다.환율을 15% 높이면 당시 국내총생산의 8%에 이른 경상수지 적자를 시정할 수 있으리라고 정부는 기대했다.그러나 이같은 페소 가치의 절하로 정부를 비롯 멕시코 경제 전체가 대외 부채의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리란 걸 감안하지 못했다.특히 환율연동 정부 부채가 문제였다. 정부가 빚을 갚을수 없는 상황,즉 지불불능 신세가 되자 정부의 채무변제의무를 가능케 할 수 있는 외국환 수입이 생길 정도의 경상수지 흑자 생성을 위해서,후속 평가절하가 요구됐다.또 이 지불불능 상황은 정부가 미달러 대신 페소화로 빚을 갚는 방안을 고려케 했는데 이같은 선택은 초인플레를 유발,채무 위기를 최악의 상태로 밀어넣을 수도 있었다.그래서 정부의 안정화 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외부의 재정지원이 긴요해졌다. 이같은 연유로 정부는 환율연동 단기부채 3백억달러 및 중장기 부채를 짊어진 채 재정 조정과 긴축통화 정책으로 짜여진 안정화 프로그램의 실행에 매달렸다.이 재정,통화 정책은 모두 변동 환율제의 틀을 지녔다.그러면서 정부는 95년 1·4분기동안 미국 등 외국정부와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거시경제적 안정화정책의 성공이 외부의 재정지원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미국 의회의 반대등으로 이같은 해외지원의 패키지가 수월하게 마련되지 않자 95년 첫 3개월간 거시경제의 각종 지표가 눈에 띄게 불안정해졌다.3월이 되자 환율은 1달러당 8페소로 올라 94년말 평가절하 직전의 125%가 됐고 페소화 표시 정부부채의 이자율은 거의 80%에 달해 94년 말보다 60% 포인트나 높아졌다. ◎IMF 지원/미 정부 신용공여 포함 5백억달러 긴급수혈/지불불능 사태 해소/재정조정 성공적 수행 마침내 95년 3월말 재정지원 패키지가 마련된다.미국정부의 2백억달러 신용공여,IMF의 3년 ‘확대기금 협정’에 따른 1백20억달러 지원,여타 국제기구 및 외국정부의 2백억달러 등으로 이뤄졌다.이같은 재원이 갖춰지자 멕시코정부는 거시경제적 안정화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었고 지불불능 상태는 소멸됐다.그러자 당장 환율이 달러당 6.50페소로 떨어졌고 이자율도 40% 포인트 가깝게 내렸다.IMF와 미국정부의 요구사항은 표준적인 것으로,멕시코는 IMF 부과 원칙과 일치되게 안정화 정책을 실행할 의무가 있으며,통화와 재정 양면을 조정한다는 것이었다.또 미 정부는 석유수출을 담보로 잡았다.이같은 긴급구제 패키지의 가장어려운 부분은 미 의회의 반대였다.재정구제 패키지가 제대로 자리를 잡자 그간 증가일로였던 멕시코의 신인도 하락이 멈췄고 안정화 정책은 실효를 얻기 시작했다. 환율을 안정시키고 인플레를 감소한다는 목표의 안정화 정책은 이 부문의 모든 성공적 프로그램처럼 재정조정이 결정적 요소였다.인플레 압력을 감소하기 위해 정부지출 축소와 세금 증액으로 이뤄진 재정조정은 꼭 실천되야 했다.물론 재정조정에 필수적인 이 두 요소의 시행에는 언제나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정부의 지출은 단기 계획에선 자르기가 어려운 만큼 지출 조정은 대부분 공공투자 프로젝트들을 자르는데서 이뤄졌다.증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저항도 컸다.멕시코는 국내총생산의 3.2%에 해당하는 95년도 재정조정을 주로 10% 부가세 요율의 15% 인상을 통해 달성했다. 미 정부와 IMF의 금융 구제가 이뤄지기 전 평가절하 그리고 95년도 첫 분기 동안의 거시경제 불안정은 이미 멕시코에 커다란 피해를 입혀놓았다.환율의 평가절하는 실질임금을 하락시켰고 이는 생산경비를 떨어뜨려 국제시장에서 멕시코 상품을 한층 싸게 만들었지만 또 한편으론 국내 수요를 크게 감소시켰다.경제활동의 위축은 은행 위기로 한층 악화됐다.아까 언급한대로 멕시코 상업은행들은 92년, 93년에 무책임하다고 밖에 평할수 없는 신용팽창 방침을 펼쳤다.94년 평가절하 및 95년 첫 분기의 불안정으로 인한 좋지 못한 거시경제 상황은 은행으로 하여금 예대마진을 늘이도록 유인했다.이런 편법은 부실채권을 계속적으로,그리고 위험할 정도로 증가시켜 총 신용의 20%에 달하게 했다.그러고 은행이 신규 신용을 억제함에 따라 많은 기업을 압박했으며 일부는 파산하게 됐다.은행 위기에 직면에 정부는 은행 조직의 붕괴와 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 은행 조직과 은행 채무자를 구제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평가절하,재정 및 통화 조정시행,그리고 은행신용 위기는 그때까지 멕시코 70년 사상 최악의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국내총생산이 6.2%나 하락했다.만약 멕시코 경제를 구제하려는 금융 패키지가 적당한 시기에 주어지지 않았더라면 추락은 한층 더 심했을 것이다. ◎교훈/IMF지원 지렛대로 신용공여 문호 넓어져/해외재원 필요하다면 늦기전에 획득이 중요 미국과 IMF가 주도한 금융지원 패키지가 없었더라면 멕시코 경제는 실제겪은 것보다 강도가 훨씬 큰 중대 위기상황에 빠졌을 것이 틀림없다.멕시코정부가 연동 단기채무를 달러로 변제할 수 있도록 한 이 금융지원은 초인플레 유발의 정책을 선택토록하는 위험을 피하게 했다.더구나 IMF가 열어준 신용공여 문호는 멕시코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변동환율제 아래에서도 외환보유 면에서 위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즉 상황이 불안정해지면 즉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충분한 대외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를 낼 수 있는 것이다.이는 거시경제적 안정화 프로그램과 함께 환율에 상당한 안정을 주는 긍정적 효과를 거뒀으며 인플레를 크게 떨어뜨려 95년의 52%가 올해는 16%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와 동시에 지난 2년간 경제가 비교적 빠른속도로 성장,97년도 경제성장율은 7%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 IMF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결과로 멕시코 정부는 기간에서나 이자율에선 해외 채무에서 보다 나은 조건을 갖게 됐다.이는 멕시코가 채무상환을 제때에 못하는 위험을 크게 줄여주었다. 멕시코의 경험으로부터 끄집어낼수 있는 교훈은 안정화 대책이 시행에 옮겨지고 성공하는데 있어 해외의 재원이 필요하다면 이 재원을 아주 빨리 획득하는 것이 결정적이란 점이다. □이삭 카츠 약력 ▲53년 멕시코시티 출생▲77년 멕시코 ITAM대 경제학과 졸 ▲80년 시카고대 경제학 석·박사과정 수료 ▲91년 멕시코 ITAM대 경제학 과장(현) ▲주요저서 및 활동 △시장개방의 지역적 영향분석(97년) △경제적 진보주의의 개념적 기초(97년) △진보주의와 교육(96년) 등 다수 △주간 이코노미스트지(멕시코) 칼럼니스트 ◎안정화정책 요지 【재정정책】 △GDP대비 4% 재정흑자 목표 △공공재 가격인상(휘발유와 디젤유 35%,가스 와 전기요금 20% 인상) △부가가치세율 인상(10%→15%) △공공지출 감소(9.8%) △비전략부문 공기업의 민영화 지속 추진(특히 민영화는 생산성과 효율성 제고라는 명목이 따랐으며 민영화를 통해 향후 3년동안 1백20억∼1백40억달 러의 재정수입이 전망됨) 【통화정책】 △자유변동환율제 지속 △물가를 40%로 억제하기 위해 순국내여신 증가율을 최대 23%로 억제(신용 대출한도를 1백억페소로 제한) △선물시장 개장 【금융정책】 △세계은행 지원 아래 감독과 규제를 통한 금융부문 강화(은행의 자기자본 비율 강화,부실여신 보전용 준비금 확대,외국은행의 국내은행 소유한도 철폐) △은행자산의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금융수단인 투자단위(UDI)도입 △은행예금보험기금을 통해 은행의 부실채권을 채권으로 전환 【사회정책】 △95년 사회지출(농촌 프로그램 포함),재정지출 2% 증액 △실업자 의료보험 확대 △극빈층 실업자대상 공공사업 시행(SOC 건설사업을 통한 광범위한 농촌고용 계획 실시) △근로자 재교육 프로그램 실시(95년 한해동안 70만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기술훈련비용 지급,해직근로자에 대한 최고 6개월까지의 의료보험과 양육 보조 조치 실시) △농업부문에 대한 지원확대
  • 비온 뒤에 땅은…/장석환 섬유산업연 부회장(굄돌)

    미국과의 통상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의미로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우리 속담을 소개한 적이 있다.상대방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비가 오면 땅이 질어지지 어떻게 굳어지느냐고 반문했다.땅에 물이 스며들어 다져진 후 마르고나면 더 굳어질 것 아니냐는 설명으로 이해시킨 기억이 난다. 최근 우리 사태를 비 정도에 비유할 수는 없다.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로 제방이 무너졌다 해도 한참 모자랄 듯하다.거의 매년 우리는 물난리로 인명과 재산을 잃고 망연자실한 이재민들의 모습을 보아왔다.“어쩌다가 이 지경이…”하고 말을 더 못하는 요즈음 우리 국민의 모습이 이재민과 별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연초부터 장대비는 계속 오고 둑은 무너질 조짐을 보이는데도 비는 곧 그치고 제방은 절대 안전하다고 공언한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가.둑이 부실한 것을 알았다면 고치는 일이 먼저지,부실공사 책임을 묻는 것이 먼저란 말인가.무책임한 관리자 말만 믿고 아무 대비를 못한 순박한 국민의 정신적·물질적피해는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지금 국민은 터진 제방을 통해 밀려오는 흙탕물이 어디까지 휩쓸 것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른채 우왕좌왕 할 뿐이다.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국민에게 현재 상황과 예상되는 사태를 진솔하게 알려주어야겠다.그리고 정부·기업·가계 등 경제주체의 역할분담을 분명히 해줌으로써 국민의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은 굳어진다.그러나 비로 인한 피해,땅이 다져지고 마르는 동안의 고통과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급하게만 달려온 과거를 반성하고 허약한 기초를 다지는 겸허함을 가져보자.그리고 다진 기반 위에 튼튼하고 멋있는 새 집을 지을수 있다는 희망과용기를 잃지 말자. □굄돌 필진이 바뀝니다 굄돌 필진이 바뀝니다.12월과 98년1월에는 김재홍·김희진·이융조·장석환씨가 맡습니다. ▲김재홍(55)=한양대 피부과 교수 겸 병원 부원장.서울의대 졸,미국 네브라스카대 및 테네시대 연수.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 역임. ▲김희진(50)=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서울교대 강사.서울교대 졸,숙명여대 박사(국어국문학).‘남북한 언어 연구’(공저) 등 저서·논문 다수. ▲이융조(56)=충북대 사학과 교수,충북대 박물관장 겸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연세대 사학과 졸,동 대학 박사(선사고고학). ▲장석환(53)=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서울대 정치학과 졸,미국 위스콘신대 석사(행정학).상공부 제1차관보,통상산업부 기획관리실장 역임. 지난 10∼11월 수고하신 곽배희·김종환·유만근·임정규씨께 감사드립니다.
  • 서울신문사 제정 제13회 향토문화대상/대상에 향토사학자 이훈종씨

    ◎본상 전통문화 4명·현대문화 2명 선정/5일 시상식/LG텔레콤 협찬 서울신문사가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문화의 창달에 힘써온 숨은 일꾼을 찾기위해 제정한 제13회 향토문화대상 수상자가 1일 결정됐다. 전통문화부문과 현대문화부문으로 나누어 전국의 시·군·구 문화공보실과 문화원·예총·대학·향토사학자들이 추천한 단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영예의 대상에는 향토사학자 이훈종씨(79·경기 하남)가 선정됐다. 본상중 전통문화부문에는 ▲김병학(김제문화원장·68·전북 김제) ▲이현구(향토사학자·60·경기 여주) ▲이현석(향토사학자·60·전남 함평) ▲김도윤(향토사학자·73·경북 고령)씨 등 4명이 뽑혔고 현대문화부문에서는 ▲김성순(송파구청장·56·서울 송파) ▲김재호(향토사학자·56·충북 단양)씨 등 2명이 선정됐다. 대상에는 순금 40돈쭝 상당의 메달과 상패,본상에는 순금 30돈쭝 상당의 메달과 상패가 주어진다. 올해 심사는 구상(시인)·차범석(극작가)·임동권(중앙대 명예교수)·정영호(한국교원대교수)·이중한(서울신문 논설위원)씨 등 4명이 맡았다.서울신문사 주최,LG텔레콤 협찬,문화체육부 후원으로 개최된 이번 향토문화대상 시상식은 5일 하오3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무형문화재 ‘송파산대놀이’ 복원/대상 수상자 이훈종 송파문화재위 고문/삼전도비 현위치 세우는 작업 주도/‘채록민담집’ ‘국학도감’ 등 저서 상당 “상이라는게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 격려하는 것인데 80이 다 된 사람에게 이렇게 상을 주니 어쩐지 쑥스럽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사가 전통·지역문화 창달을 위해 주최하는 제13회 향토문화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이훈종옹(79·경기도 하남시 덕풍2동)이 어렵사리 털어놓은 수상소감이다. 지난 87년 창립된 우리문화연구원의 명예원장이며,송파문화재위원회에서 고문을 맡고있는 이옹은 이제서야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의아할 정도로 향토문화에 쏟은 정성이 남달랐다.자신이 출생지기도 한 경기도 광주군 중대면(현재의 송파구)일대의 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인 ‘송파산대놀이’를 건국대 교수 시절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했는가 하면,63년에는 우리 민족에게 치욕을 역사로 남아있는 ‘삼전도비’를 오늘의 위치에 정확하게 다시 세우는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제치하 한 일본인 선생으로부터 가치없는듯 보이는 것들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 학문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이옹은 전래설화중 웃음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을 모아 ‘오사리 잡놈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또 시중에 나와있는 국어사전의 삽화들이 대부분 자신이 쓴 ‘국학도감’이라는 도해사전에서 뽑은 것일 정도로 그림솜씨도 대단한 수준이다.이밖에 ‘전승문물도감’ ‘중국의 고대신화’ ‘채록민담집’ ‘깨가 쏟아지는 우리 선인들의 이야기’ 등 지금까지 남긴 저서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금도 고대소설과 관련된 논문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이옹은 “평소 각급 학교에서 한자교육을 등한시하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한자는 학문을 위한 도구로써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한자교육 없이는 세계화도 안될 것이니만큼 앞으로한자교육을 확대하는 일에 애를 써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본상 수상 6명 공적 ◎김병학 김제문화원장/안위장군 교지 발굴… 국사편찬위 등록 지난 66년 김제문화원 창설이후 12년동안 원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문화시설 확보 및 문예진흥기반 조성에 열악한 한경,사업자금 조달에 쪼들리면서도 지난 29년간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 헌신 봉사해왔다.이순신 장군과 함께 전투에 참가한 안위장군의 교질르 발굴,국사편찬위원회 사료실에 등록하고 지역주민이 소장한 통문·소지·단지·수기 등을 찾아내 지표조사보고서에 수록되게 했다.향토문화자료 13집을 내고 향토작가 및 백일장 입선작을 모아 8호를 발간했으며 군지·시지 등도 출간했다. ◎이현구 향토사학자/중·고생 2,000명에 문화재 답사 주선 여주군의 향토사학자로 후진양성과 여주군의 유래찾기에 남다른 관심과 열성을 보였다.7개교 중·고교생 2천여명에게 지역에 있는 굽오 제4호인 고달사지 부도와 그밖에 60여점의 문화재를 유적답사케 했다.지난 89년 여주군지를 편찬한 것을시작으로 95년 ‘여주군 문화재대관’,96년 ‘여주고을 지명유래지’ 등 여러편의 지서를 냈다.특히 지난 6월 여주군 향토사료관 개관때 본인이 소장한 대동여지도 등 100여점의 유물을 대여하는 등 민족문화를 알리고 찾고 가꾸는데 남다른 공을 인정받았다. ◎이현석 향토사학자/고인돌·고분·도요지 기록보존 온힘 향토문화가 올바르게 정립돼야 올바른 국사가 정립된다는 소니을 갖고 지난 82년 함평군 향토문화연구회를 창립해 회장직을 맡았다.지난 84년 전국 처음으로 편년체의 순 한글 기록인 ‘함평군사’를 기획·편찬했다.86∼91년에는 ‘우드록’ 등 함평군애 고문헌 7종을 국역해 발간했다.또 79년부터 개인적으로 문화유적 조사를 계속해 그동안 800여기에 이르는 고인돌,140여기의 고분,30여곳의 도요지를 조사해 기록보존을 추진했다. ◎김도윤 향토사학자/대가야 유물전시관·국악당 건립 기여 향토사연구히를 조직해 이를 토대로 각종 문헌을 발굴한 것을 비롯해 선인들의 전기출간과 국악당 등을 건립하는 등에 기여했다.79년 대가야문화권 종합개발계획서를 작성,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대가야유물전시관 건립 약속을 받아 전시관을 세웠다.83년 독립애국지사 해영 신철휴 선생 기념비를 건립하고 그의 전기도 출간했다.같은 해악성 우륵을 기념하는 대가야 국악당 건립을 위한 사업서를 문공부에 제출,고령에 유치하는데 성공하는 등 공을 인정받아 91년 경상북도 문화상을 받았다. ◎김성순 송파구청장/백제유물 발굴·보호 앞장… ‘문화구청장’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임을 역설하며 구의 행정지표로 삼아 향토문화계승 발전·문화시설 확충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문화행정을 진두지휘한 문화 구청장,21세기를 향한 문화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 실천했다.풍납토성 복원노력과 함께 아파트 건립 등 토목공사시 유물발굴 보호노력에 앞장서왔다.한성백제유물을 구청 현관에 전시,구민에게 지역문화의 뿌리교육을 실시했으며 송파산대놀이·송파답교놀이 전승지원,구립민속예술단 창단 등 향토문화 계승 발전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호 향토사학자/단양 수양개유적 국가사적 지정 주도국제학술회의를 통해 단양수양개유적을 아시아 선사문화 연구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공인받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후 외국의 선사고고학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단양 답사계획을 반드시 세울 정도가 됐다.그의 노력으로 수양개유적이 국가지정 사적 398호로 지정받았다.특히 95∼96년 단양수양개유적 발굴과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해 좋은 성과를 얻었으며 이같은 조사방법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 인간과 자연/중 유수자 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인류는 자연과 조화속 생존” 역설/기존의 발전방식·산업화 방법 인류 공멸 경고/세계 경제·정치체계 변혁만이 지속 발전 가능 과학기술 문명과 산업발전은 인간을 어디로 인도하는가.번영의 길인가,아니면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자연고갈,빈부의 격차,분쟁과 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멸망의 나락으로인가. ‘봄바람은 생명을 움트게 한다’(부제:21세기를 향한 녹색의 길)는 ‘자연 정복’이란 서구적 기존 산업화의 방식이 인류의 물질적 풍부와 생활수준을 끌어올렸지만 이제는 오히려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발전관과 발전 방식의 선택을 강조했다. 이 책은 기존 서구의 자연에 대한 정복적이고 미시적인 분석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동양의 종합적이고 조화로운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인류는 환경오염,자원고갈,저개발국과 선진국간의 갈등,사회내의 분배 갈등 등으로 위기에 처해있고 기존의 발전방식과 산업화의 방법으로선 인류가 공멸을 향해 브레이크없이 질주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이같은 경고를 바탕으로 이 저서는 “인류는 자연과의 조화속에서만 행복을 얻을수 있고 생존과 발전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일시적 성장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관의 각성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책은 중국 흑룡강성 동북임업대학교와 중국 중앙TV가 공동제작한 ‘인간과 자연’이란 대형 TV 프로그램을 정리·보충해서 동북임업대학이 출판한 ‘인간과 자연’(원제목:인여 자연)시리즈 가운데 하나다.저자는 해남성 행정학원의 유수자 교수.저자가 지적하는 새로운 발전관의 축은 두가지다.자연과의 조화라는 보편적인 관점이 그 하나고 새로운 세계 경제 및 정치체제의 확립이 또 다른 하나의 축이다.후자의 경우 발전도상국의 정서와 입장을 반영해 선진국들의 책임,국제사회에서의 평등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강조했다. 저자는 “인류가 발전 논리의 전환을 이룰수 있는 시간은 1세기 가량”이라면서 그같은 전환은 전방위적이고 대폭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단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발전논리와 방법,방향의 대대적인 조정이 가능하기 위해선 선진국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서구중심적인 시각과는 다른 점이다.“이같은 대조정,대전환에는 막대한 사회적 원가가 지불돼야 한다.이 원가는 공평한 원칙에 따라 각국이 합리적으로 부담해야 한다.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 비해 200년∼300년 가량 앞서 공업화에 진입했다.그들은 이른 공업화과정에서 세계 대부분의 자산들을 염가로 점유·약탈·소비했다.지구상 대부분의 토지와 공기등 환경오염의 책임은 선진국들에 있다.세계 인구의 5.5%에 해당되는 미국인들은 전세계 1회성 자원의 40%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경제가 범세계화·일체화로 나가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경제적 의존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제 정치·경제의 새질서수립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자연환경 앞에서 전인류는 이익과 재난의 공동체가 됐다.자원 개발·이용과 환경오염도 이미 국제화됐다.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국제협력방안이 더욱 절실해 졌다.범세계적인 국제정치·경제 협력의 질서수립은 성숙한 조건을 맞고 있다” 저자는 국제사회가 빈곤 및 전쟁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없이는 환경문제 등 전지구적인 협력과 안정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계 환경악화 추세를 역전시키고 지속 발전의 사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선 세계 경제체제와 정치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이 필요하다”는 역설이다.또 평화공존 모델,국가간 불간섭 관행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저자는 현대인들의 가치관 전환과 관련,다음과 같이 지적한다.“발전속도보다는 질을,자연 지식뿐 아니라 인문 지식의 중요성을,물질에 앞선 정신 추구를 강조하고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자는 지속적인 발전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환경문제 등 인류의 위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인류는 자원위기,환경오염 등의 위기를 맞고 있다.하루에 100종 가량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고 전세계 담수자원의 80%가량이 이미 용수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다.온실 반응에 대해 적극적인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050년에는 지구의 평균온도가 6℃나 상승해 세계의 적잖은 주요도시들이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다.산성비로 인한 농림자원의 손실도 갈수록 늘고 있다.에너지는 현재 세계 에너지구성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천연가스·석탄의 사용 연한이 짧게는 몇십년에서 300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 의식속에서 저자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인류의 생산방식,이론체계,가치관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재강조한다.▲인류와 자연과의 관계에 보다 중요성을 둔다 ▲평화 정착을 통해 군비축소 등으로 군비확장 등에 사용될 재원을 절약하고 이를 보다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에 사용한다 ▲생태 경제를 수립한다 ▲경제 및 정치체제도 지속적 발전을 가능케 하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조정해 나간다 등이 이 책이 주장한 대안들이다.저자는 인간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한다.“지속적인 발전은 물질생산과 발전속도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다방면의 잠재적 능력을 발굴하는 것이 돼야 한다”. 이 책은 멸망과 지속적 번영의 갈림길에서 인류가 스스로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촉구하고 있다. 원제:인여자연 총서.춘풍취우생-통향 21세기적 녹색도로.동북임업대학교 출판사.151쪽.16.90위안.
  • 미래와 전쟁/불 프랑스와 제레 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전쟁 발생의 본질 규명에 초점/13개 항목으로 나눠 체계적·독창적 분석 제시/기술의 발달로 전쟁형태 국지전 세계화 전망 ‘전쟁’.세상 사람들은 모두 이 단어에서 가장 먼저 우리가 살고있는 곳을 황폐하게 만들고 우리의 재산과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는,그리고 결국 지구를 멸망시키는 재난이라는 생각을 떠올린다.이러한 비극을 겪어본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전쟁이 빚어내는 엄청난 불행에 대한 불안감에 압도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미래의 전쟁은 어떨까.이에대해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린 경우는 없다.어떠한 책을 보더라도 단지 핵무기 등의 사용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해본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모든 사람들도 그 수준에서 미래를 걱정한다.‘미래와 전쟁’이라는 이 책이 더욱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다. 이 책은 미래의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본질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저자인 프랑스와 제레교수는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폴리테크닉 부설 연구소 핵분과연구실장이자 프랑스 국방연구재단 기술연구소장이다.그는 전쟁 및 핵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특히 전쟁 분야에 있어서는 그의 저서들은 실증적인 접근방식보다 형이상학적인 접근으로 그 실체에 접근하려 하는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이책도 그 범주에 속한다.최근에 내놓았던 ‘핵의 확산’,‘심리전’이란 저서도 전개방식이 유사하다. “본질에 대한 접근이 미래의 전쟁 방지에 대한 정확한 대비를 세울수 있다” 저자는 이책을 쓰게된 의도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미래에도 전쟁은 있다는 가설을 깔고 있다.전쟁 불가피론에서 시작한다.따라서 전쟁의 본질에대해 모르는 한 전쟁이 보여주는 현상을 예측하거나 알지 못하는 더 많은 우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점점 더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복잡해지는 지정학적인 요인,보다 고도화되는 전략 등이 전쟁의 특성을 계속 변화시켜 나가기 때문에 이에대한 이해가 없는 한 전쟁의 피해를 줄일수 없다는 대목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전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기술의 발전과 이를 통한 전쟁은 인간이원초적으로 갖고 있는 권력의 의지나 꿈인가.왜 그것을 얻으려고 하는가”.전쟁에 대한 본질규명을 위한 대명제이다.저자는 이를 13개 항목으로 나눠 대답을 제시한다.미래의 전쟁에 대한 그동안의 추상성을 보다 구체화시키려 하고 있다.저자가 미래의 전쟁에 대한 전망,그 형태 및 방향성 등에 대한 개연성을 형상화 시키면서 궁극적인 해답을 유추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물론 여기서 저자도 단언적인 해답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그 직전 단계의 설명으로 그친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거창한 의도에 대해 실망감을 받을수도 있다.그 부분이 아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해답이라고 밝히는 부분이 상황논리 전개에 그치면서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철학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저자가 13가지로 나눠 설파한 ‘전쟁이 왜,어떻게,어디서,어떤 형태로 일어나는지’에 대한 분석은 체계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가다. 저자는 첫째,전쟁의 수단은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다고 말한다.특히 기술분야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그래서 미래의 문화가 전쟁의 형태를 가늠한다는 설명이다.둘째,전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술의 발전에 인간의 삶의 질을 함께 동반하는 것도 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기술의 발전에 의한 인간의 심리 변화를 말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다음으로 저자는 미래전쟁의 형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세계대전은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국지전이 세계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이에대한 설명격인 넷째 항목에서 그는 파괴나 방어의 영역이 기술의 발달로 지구로 확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걸프전이 좋은 예라는 지적이다.다섯째 대목에서는 사용무기를 언급했다.무기는 누적되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섯번째에서 미래의 전쟁은 그동안에 개발된 모든 무기가 사용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그러나 전쟁의 질과 성격에 의해 그 방법은 달라질 수 있으며 전략적인 차이,당시 상황질서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일곱번째로 미래는 기술의 발전이 정책 결정보다 빠르게 이루어진다고 말한다.전쟁발발 가능성에 대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무기기술은 스스로 발전을 늦추지 않아 여덟번째에서 지적하다시피 국가사회간의 기술의 차이를 야기시키고 이는 양자간의 경쟁을 촉발시킨다고 저자는 주장한다.특히 군사적인 부문에서는 강열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이는 아홉번째로 저자가 주장한 기술이 전쟁의 전략을 이끄는 정책을 지배할 수 없다는 대목과도 관련이 있다는 느낌이다. 열번째에서 마지막인 열세번째에 이르는 분석은 인간과 발전되는 기술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미래전쟁을 예측하는 대목이다.열번째로 저자는 기술은 정책이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밝힌다.인간과 기술,즉 전쟁기술의 공존사회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열한번째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자본과 노동의 시대와는 다른 가치에 의해 움직이게 되면서 기술창조의 개척자는 생산자에서 점차 멀어지기 때문에 통제능력을 잃게 된다는 지적이다.그래서 마지막으로는 기술발전이 창조적 발전만 하기에는 불충분하며 미래에도 군사기술은 윤리를 갖게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윤리는 인간에게 있는 것이지 도구에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끝을 맺고 있다. 원제 ‘Demain,La guerre’,프랑스 칼망 레비 출판사,260쪽,120프랑.
  • 대선 홍보물 백태/만화·로고송 등 아이디어 불꽃경쟁

    대선후보들의 홍보물에는 후보의 장점을 집중 부각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는 아이디어와 기지가 베어있다.얼굴을 맞대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느낌을 전하는 매개물인 만큼 각 당은 그만큼 더 공을 들였다. ▷한나라당◁ 지난 26일 공식선거 운동기간에 들어가기 전 당원홍보용으로 ‘이회창·한인옥 부부의 사는 이야기’와 ‘열린 마음·따스한 가슴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란 제목의 홍보책자를 발간했다.‘…사는 이야기’는 이후보 부부의 결혼과 살림,자녀교육으로부터 감사원장,국무총리 시절의 이야기와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장남 정연씨에 대한 심경에 이르기까지를 담고 있다.올해초부터 여성잡지에 실린 이후보 부부 관련 기사를 정리한 것으로 편안한 문체에 컬러 사진을 곁들여 쉽게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열린 가슴 …’은 이후보의 가족과 친구,이웃들이 이후보 부부에 대한 느낌을 소개한 책자로 ‘…사는 이야기’와 비슷한 형식이다.이후보의 일생은 만화가 허무영씨가 당의 의뢰를 받아 ‘깨끗한 대통령 이회창’이란 제목으로 엮기도 했으며,개그 작가 장덕균씨는 ‘이회창,대권을 잡아라’라는 제목의 책을 자체적으로 펴내기도 했다.한나라당은 선관위를 통해 가정에 배포되는 4쪽짜리 전단과 16쪽 짜리 책자에는 ‘깨끗한 정치,튼튼한 경제’라는 한나라당의 공약을 담았다.또 이회창 후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당관계자는 말했다.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홍보물에서 과거 대선에서와 같은 ‘점잖고 무게있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대신 광고전략을 원용해 철저하게 감성에 호소한다. ‘DJ(김후보)와 함께 춤을’이라는 TV광고는 국민회의의 홍보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이 광고는 전편에서 인기그룹 ‘DJ DOC’의 노래를 개사한 ‘로고송’이 흐르는 가운데 ‘경제대통령’‘든든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중간중간 김종필 선대회의의장과 박태준 선대회의 고문이 등장,다소 코믹하기까지 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법정 홍보물도 철저히 광고전략에 따라 만들어진다.‘든든해요 김대중’이라는 16쪽짜리 홍보책자는 겉보기에는 정당홍보물이라는 느낌이 들지않을 만큼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 한마당’이라는 CD롬을 만든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선거홍보매체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한국만화작가가 본 제4의 물결 김대중’이라는 만화홍보물도 젊은층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략의 하나다.국민회의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을 담은 DJ의 저서를 펴내는 것이 직접홍보물보다 더욱 홍보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최근 ‘이경규에서 스필버그까지’‘내가 사랑한 여성’ 등 가벼운 에세이집과 자서전 ‘나의 삶,나의 길’을 집중적으로 펴낸 것도 이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국민신당◁ 법정홍보물로 현수막 909개와 선전벽보 18만8천40장을 제작,일선 지구당에 배포했다.홍보책자 1천6백여만부와 홍보전단 1천5백여만부는 제작중에 있다.당원용으로는 홍보책자와 홍보논리집 각각 20만부,당보 30만부를 제작,배포했다.이외에 ‘일벌’을 그린 심벌마크 스티커와 당비모금 차량용 스티커도 20만부씩 만들어 놓고 있다.국민신당 홍보물은 이인제 후보의 젊음과 역동성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김명용 홍보실장의 설명이다.선전벽보에서부터 각종 홍보책자에 이르기까지 기본색조부터가 파란색이다.선전벽보는 ‘젊은 한국,강한 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이후보의 웃는 모습을 담고 있다. 16쪽짜리 법정홍보책자는 이후보의 국정수행능력과 참신성,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벼를 베는 모습과 공장을 방문한 사진을 통해 ‘일꾼대통령’의 이미지를 심었다.30사단에서 병장으로 복무할 때의 사진도 담아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 전공과목소양·직업의식 물어/서울대 고교장 추천입학 지필고사 내용

    ◎그래프·영문제시… 단독과제형 벗어나/자신의 주장 일상생활 접목에 비중 25일 치러진 서울대의 고교장 추천입학전형 지필고사 문제는 수험생이 지원한 전공과목의 소양과 함께 앞으로 갖게 될 직업의식을 묻는 다양한 문제가 단과대별로 출제됐다. 그래프와 영문을 제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도록 요구하는가 하면 자신의 주장을 일상생활과 접목시키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기존 자료제시형이나 단독과제형과 같은 논술문제에서 벗어났다. 법대의 경우 존 로크의 ‘시민정부론’의 일부분을 영문으로 제시,법의 기능에 관한 로크의 주장을 요약하고 로크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도록 했다.영문 독해력과 법의 기능 및 법 규범을 함께 물어 법조인의 기본소양을 평가했다. 자연계열 공통문제는 70년대와 80년대 후반 아황산가스의 시간별·계절별 변화를 그래프로 제시하는 새로운 출제유형을 보였다.특히 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일생생활에서 유의할 점을 서술하도록 요구,자연과학과 일상생활과의 연계성을따졌다. 사범대는 왜 교육자가 지와 덕을 겸비해야 하는가와 바람직한 오늘의 사범상에 대해 물음으로써 교육자로서의 직업의식에 평가의 중점을 뒀다. 인문계열 공통문제는 군자(군혈)와 소인을 논한 김교빈·이현구 저서 ‘동양철학 에세이’를 제시한 뒤 인문대생으로서의 상상력과 문장력을 측정했다. 공대는 공학의 정의를 설명한 두개의 글을 준 뒤 이 두개의 글을 논리적으로 연계시키도록 했으며 사회대는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공자와 자공(혈공)과의 대화 내용 가운데 공자의 생각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 이장희 교수 사전영장 청구

    ◎저서 ‘나는야 통일1세대’ 이적표현 혐의 [박은호 기자] 서울지검 공안1부(김재기 부장검사)는 25일 ‘나는야 통일 1세대’라는 초등학생용 책을 펴낸 한국외국어대 이장희 교수(47·법학과)와 (주)천재출판사 편집장 김지화씨(26·여) 등 2명에 대해 국가보안법위반(이적표현물 제작·배포)협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교수 등이 지난 3월‘나라 이름은 무엇으로 바꿀까’ ‘수도는 어디에’ 등 통일을 주제로 한 초등학생의 원고를 받아 내용을 일부 가감한 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부합하지 않는 내용으로 편집했으며, ‘김일성 장군의 노래’ ‘북한 애국가’ 등 북한 노래를 실은 혐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교수의 변호인인 안상운 변호사는 “통일원이 모 방송사와 함께 통일 교재로 선정해 캠페인까지 한 책을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미 스티븐 핑커 저/행동 지배하는 ‘마음의 정체’ 조명/뇌의 기능·능력 진화론적 틀에 바탕두고 접근/고도의 인식능력 자각 세밀한 증거·논리 제시 비가 내리는 날이면 왜 마음이 가라앉을까.또 초겨울의 햇살이 가득한 지난 주말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가는데 나는 왜 영화 한편보기를 원했을까.길을 가다 느닷없이 치솟는 분노의 감정은 또 뭔가…. 우리는 개인마다 다르고 상황상황마다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마음’의 정체를 알고 싶어한다.또 행동으로 이끄는 이 ‘마음’을 아무런 자각없이 당연한 그 무엇으로 여기다가도,마음이 자신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갈 때면 곤혹스러워하기도 한다. 이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책이 나왔다.미국 MIT공대 인지신경 과학센터의 리더이자 이 분야의 천재로 불리는 스티븐 핑커박사가쓴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마음의 정체와 관련,이제까지 주로 인정받아온 학설은 마음은 일종의 ‘블랙박스’라는 가설.행동심리학이 번성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나온 이론이다.원리는 외부환경의자극을 받아들인 블랙박스가 행동을 명령하고 또이 행동은 또다른 자극을 초래하는 연결고리를 갖는다는 것이다.이 모델의 대안 가설도 있다.즉 ‘직감’또는 ‘본능’으로 꽉 채워진 ‘뇌’가 마음으로 하여금 다양한 행동을 하게하고,이 행동은 기계적이고 무의식적인 메카니즘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두 분석틀은 모두 신경계의 작동을 설명해내지는 못했다.심지어 마음이라는 ‘블랙박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따지는 자체도 비과학적인 시간 낭비로 간주됐다. 최근 20년 사이에 ‘마음’의 정체에 대한 흥미진진한 추측이 등장했는데 바로 마음의 작용을 진화론적 틀에서 설명한 이론이다.스티븐 핑커 박사의 책도 여기에 기반을 둔다. 이 분야의 개척자로 불리는 심리학자 도널드 켐벨박사는 이러한 접근법을 ‘진화론적 인식론’으로 불렀다.‘자연선택’또는 ‘자연도태’론 에 바탕을 둔 이론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 또는 생물의 구성요소는 살아남아 발전을 거듭하고 적응에 실패한 것은 도태된다는 자연선택론의 이론을 그줄기로 삼는다.자연선택은 인류조상들로 하여금 세계를 인지하고,인지한 인상과 감각등을 저장,사고의 줄기로 연결하는 방법을 형성케 했다는 것이다.이 가정아래 이상하고 신기한 경험들은 결국 우리 마음안에서 의미있는 패턴으로 자리잡게 된다. 사실 ‘사고’나 ‘마음’을 자연선택론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직접적인 증거로 입증하기는 무척 어렵다.핑커는 ‘역설계’란 방법론을 쓰고 있다.그는뇌의 현 기능및 능력을 출발점으로 삼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뇌의 기능들이 왜,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살피고 있다.다소 취약해 보이는 이 방법을 통해 핑커는 하나 하나 세밀한 증거들과 논리로 접근,피부층으로 좀처럼 빛을 지각하지 못하는 하찮은 원형질 하나가 어떻게 컴퓨터를 조작하고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는 뇌의 복잡한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를 설명해낸다. ‘진화하는 자아’의 저자이자 평론가인 미하일 치젠미하일은 스티븐 핑커 박사만큼 이 이론에 권위를 부여해 당당하게 설명해내는 사람이 없다며 이책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저자 핑커는학술 저서에서 흔히 발견되는 육중하고 지루한 필체를 탈피해 독자들에게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마음의 정체에 다가갈 기회를 준다.또 유머러스러하고 경쾌한 표현력은 다소 위헙적이기까지한 그의 박학다식함을 너그럽게 보이게도 한다. 그는 책의 첫 부분에서 ‘자연선택’론이 어떻게 다양한 고도의 인식능력에 대한 설명을 가능케하는가를 ‘보기’능력의 예를 통해 보여준다.또 반사작용과 기억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논리적 추론까지를 가능하게 하는지,나아가 개인의 종교에 대한 인식 및 가치 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어낸다. 물론 이 속단적이고 원인론적인 논리와 관련,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인식’하나만 두고 보더라도 그의 이론에 따르면 ‘스스로 힘에 의한반사 능력’ 등이 아주 하찮게 다루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하지만 치첸미하일은 이에 대해 비록 그가 육체적이고 생물학적인 접근으로 인류의 능력을 설명해낼수 있다고 하지만 그가 생명현상을 물리학적·화학적으로 다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환원주의 입장에 서있는 것은 아니라고 옹호한다.핑커는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자기 스스로의 힘에 의한조직’이론에 대해 당연히 귀를 귀울이고 있으며 ‘선택적인 압력’에 의해 그렇게 하도록 강제된 고차원적인 취득원이라고 설명하는 나름의 이론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러가지 이론에도 불구하고 핑커의 이 책은 그동안 어둠에 쌓여있던 마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번개불과도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치첸미하일은 평한다. 원제 How The Mind Works.노턴 출판사.660쪽.30달러.
  • 1만달러 붕괴(외언내언)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가 무너지고 있다.1인당 국내총생산(GDP)1만달러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 95년.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은지 2년이 안돼 9천달러수준으로 내려 앉을 전망이다.올해 경제성장률 6%를 달성하고 물가상승률과 수출입물가를 감안한 종합물가지수인 GNP디플레이터를 3.2%로 가정할 경우 연평균 미 달러환율이 918원을 넘어서면 1만달러시대가 무너진다. 올들어 환율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성장률 6%를 달성해도 달러로 계산한 국민소득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소득 1만달러의 붕괴는 우리 국민이 지난 30여년동안 피와 땀을 흘려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충격과 허탈 및 자괴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착수한 지난 1962년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에 불과했다.가난을 유산으로 물려 받은 우리국민은 지난 30여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근면한 국민’(미국 뉴스위크지 77년 6월)으로 평가받을 정도로열심히 일해 1만달러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던 것이다. 그러나 1만달러시대가 도래되면서 국민의 근면성이실종되고 과소비(라는 새로운 병이 나타나면서 우리경제는 멍이 들기 시작했다.일본의 경제사가 나카무라 마사노리(중촌정칙)가 그의 저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에서 주창한 1만달러 올가미설이 현실화되었던 것이다.올가미설은 한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국민이 근로의욕을 잃고 위장실업이 만연하며,생산성이 저하되어 경제성장이 제동이 걸린다는 가설이다. 작년 9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사람들은 이제 월풀 냉장고를들여 놓고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고 비야냥섞인 보도를 한 바 있다.기업은 기업대로 외국에서 빚을 얻어 무모한 투자를 함으로써 작년도 국제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외국에서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경제가 다시 일어서느냐,그대로 주저 앉느냐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이 국난을 타개하는 길은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고 절약하는 국민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 30년 넘게 우익으로 철저위장/고영복은 누구인가

    ◎보수파학자로 분류… 학생운동 강력 비판/남북적 자문위원 활동 등 요직 두루 거쳐 61년부터 36년간 고정간첩으로 암약한 서울대 사회학과 고영복 명예교수(69)는 좌익사상과는 정반대 성향의 보수파 학자로 불려왔다. 경남 함양 출신인 고교수는 54년 서울대 사회학과,56년 서울대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전형적인 ‘국내파’ 교수로 분류된다.62년 이화여대 전임강사를 거쳐 66년부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해 온 고교수는 71년 학국사회학회 회장,73년에는 남북적십자회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북한을 방문하는 등 ‘사상성’을 확실하게 검증받기도 했다. 고교수는 특히 81년 현대사회연구소 소장과 국무총리 정책자문위원,84년 보사부 사회보장심의위원을 지내면서 5공 정권의 이데올로기 전파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 평소 학생운동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고답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보수우익적인 노선을 견지해 왔다. 90년에는 퇴임에 대비,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회문화연구소를 설립,제자들의 학문을 지원하며 사회문제 전반에 걸쳐 연구를 계속해 왔다. 지금까지 ‘사회학개론’ 등 22권의 저서와 1백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93년 서울대 교수직에서 물러나면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고 94년에는 문화정책개발원 초대 원장을 맡기도 했다. 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지병인 고혈압이 발병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최근에는 동료 교수들이나 제자들과의 왕래가 뜸했다. 부인과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 천년대의 의문들/스테븐 제이 굴드 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2000년 앞둔 세기말의 논란 분석/천년대 개념 기독교계시록­역법적 측면 나눠 설명/단순한 숫자적 해석땐 인류 종말 예언과 관련 없어 다가온 2000년대는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미하바드대학 동물학과 교수 스테펜 제이 골드 박사(55)의 최근 저서 ‘천년대의 의문들’(Questioning the Millenium)은 세기말과 천년대말이 겹치는 2000년을 앞두고 인류에게 제기되고 있는 천년대에 관한 끊임없는 의문들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하바드대학 비교동물박물관의 무척추 고생물관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골드 박사는 ‘건초더미 안의 공룡’‘풀 하우스’‘팬더의 엄지’등 동물생태학 연구를 통한 문명비판서를 무려 17권이나 출판,베스트셀러 저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골드 박사는 자신의 18번째 저서인 이 책에서 집필동기에 대해 8살때인 1950년,라이프지에 실린 세기의 중간점에 관한 기사에서 감명을 받은 이래 줄곧 천년대 전환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고 회고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과 규명을 위한 추적의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천년대 전환은 기본적으로 자연의 계시에 의한 것이 아니고 이같은 스펙트럼의 인위적 종말을 설정해보려는 인간의 약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그동안 자신이 추구해온 역사적 탐구와 직관을 천성적인 위트와 유머를 바탕으로 결론 보다는 논란이 되는 문제들의 상황과 그 전개과정을 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의 박학한 인용구와 통찰력 있는 서술은 물론 지적 흡인력으로 가득찬 이 책은 인류의 천년대에 관한 광적인 집착을 가져오게한 커다란 의문들을 무엇을(what),언제(when),왜(why)의 세가지로 설정하고 그에 대한 설명 형태로 구성하고 있다.그리고 그 주제를 설명하는데 있어 예언적 이거나 심리적 방법이 아니라 역법적이고 천문학적,역사적인 방법에 의거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첫번째 질문은 천년대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이며 그 개념이 어떻게 변화돼 왔는가에 대한 것이다.저자는 먼저 서구문화에 있어서 천년대의 기본적 개념은 인간이 다루기 힘든 세계로부터 질서와 의미를 가까스로 얻어내기 위해 사용한 이분법적 분류와 인간 두뇌의 궁극적 사고용량의 제한이라는 두가지 중요한 정신적인 카테고리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개념의 변화는 계시록적(apocalypse)인 천년대에서 역법적(calendrics) 천년대로의 변화를 지칭한다는 것이다.전자는 구약의 다니엘서와 신약의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것과 같이 세상이 천년간 계속된 후 마지막에 최후의 심판을 받는 전통적 기독교적 천년대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고,후자는 달력의 계산에 따른 단지 1000년이라는 수의 양적 개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질문은 새 천년대의 시점을 설정하는 문제로 2000년대의 시작을 2000년 1월1일로 할것이냐 혹은 2001년 1월1일로 할것이냐는 간단한듯 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것이다.저자는 먼저 세기의 종점을 99년으로 할것인가,또는 00년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시도했다.그리스도의 탄생을 A.D.1년으로 했기 때문에 100년을 한 세기로 할때 세기의 종말은 00년이고 새세기의 시작은 01년 이라야 한다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첫1세기는 99년이 되므로 모순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주장을 논리적 입장 혹은 그리니치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최근의 현상은 새세기가 01년이 아니고 00년을 시작으로 한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팝(pop)문화적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혼란상을 설명하면서 뉴욕타임스의 예를 들었다.1899년 12월31일자에서 “우리는 내일 금세기의 마지막 해로 들어간다“라고해 1900년을 19세기의 마지막 해로 보는 입장을 취한 반면,1996년 12월8일자에서는 “시계가 1999년 12월31일 자정을 알리면 세계의 수십억 인구들은 새 천년대의 새벽을 기념할 것”이라고해 1999년을 세기와 천년대의 마지막 해로 보는 입장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세번째 질문은 왜 우리의 캘린더는 천년대의 문제를 포함하여 인간의 의도적인 통제에 이끌리는등 복잡화 되었느냐는 것이다.저자는 첫째로 태양력의 복잡한 시간을 들고 있다.즉 태양력으로 1년은 365일 5시간 48분 45.96768…초의 복잡한 길이로 돼있기 때문에 그에 의한 시간계산이 복잡해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태양력과 월력의 불일치 때문으로 설명했다.월력의 1년은354.36709일로 태양력보다 거의 11일이 적은 상황이다.유대교,이슬람교,중국의 도교 등 대부분의 종교들이 월력을 쓰고 있는 반면 기독교는 태양력을 사용하는데도 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2000년을 눈앞에 둔 우리들 앞에 가장 흥미로운 의문들 즉,요한계시록의 신비,인류 역사및 예언·두려움·열망의 천년대에 대한 의문들을 제기한 뒤 자신의 간결한 문체와 수리상의 집중력으로 쉽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보이고 있다.그리고 천년대의 문제들은 천년대를 인간이 설정해놓은 단순한 숫자적 개념으로 볼때 특별한 의미는 없어진다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다.‘천년대의 의문들’(원제:Questioning the Millenium),스테펜 제이 골드,하모니 북스(뉴욕),1997,200쪽,17.95달러
  • 담론윤리의 해명/위르겐 하버마스 지음(화제의 책)

    ◎철학자 하버마스의 도덕에 관한 담론 도덕적 담론이 가능한 사회적 관계를 창조해내고자 하는 시도를 담은 독일 철학자 하머마스의 대표적 저서.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적자로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영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활동을 보이고 있는 그는 이 책에서 담론을 통한 도덕의 정당화를 모색한다.하나의 절대적 가치와 보편적 도덕원리가 존재했던 전통사회에서는 도덕이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그러나 세속화되고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형이상학적 헤체와 더불어 도덕의 의미 역시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도덕은 가치인가 아니면 규칙인가.하버마스는 현대의 도덕적 관점은 개인의 선추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사회의 규범적 규칙을 정당화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런 맥락에서 하버마스는 경쟁적인 규범적 주장들을 공정하게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관점을 합리적 절차에 따라 정당화하는 과정을 다루는 자신의 철학을 ‘도덕에 관한 담론이론’ 또는 ‘담론윤리’라고 부른다. 초기의 ‘비판적 사회이론’에서 ‘의사소통이론’을 거쳐 규범적‘담론이론’으로 자신의 사상을 전개해가고 있는 하버마스는 합리성에 기초한 보편주의적 이념을 전파하고 있다.‘담론이론’이라고 명명된 그의 후반 사유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통해 새로운 규범적 척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다.인문성에 바탕을 둔 자율적 시민사회의 이념을 건설하려는 것이다.특히 그는 이 책에서 추상적 보편주의와 자기 모순적인 상대주의의 비창조적 대립을 넘어 의무론적으로 이해된 정의가 선에 대해 우선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변호한다.이 책은 담론개념과 담론윤리를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을뿐 아니라 그 자체 담론의 형태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층 주목된다.이진우 옮김 문예출판사 1만원.
  • 미래의 드라마/미치오 가쿠 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21세기 다양한 인간세계 예언/꿈꾸는 컴퓨터·인조인간 출현… 우주개척 활발 사람들은 예언을 좋아한다.그리고 예언에 대한 것을 읽기 좋아한다.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예언을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왜냐하면 예언으로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여기에서의 예언은 무속적인 예언이나 비과학적인 것이 아니다.과학을 근거로 하는 예언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예언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 아닐수 없다.예언이 지금까지 지식으로 잘 정리된 지구물리학이나 어떤 화학적 방정식에 의해 검증된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현재시점에서 검증할 길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예언은 그것이 이루어진 뒤에야만 진위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당연한 속성들은 이 태양아래 사는 어느 누구도 예언을 믿는 것을 말리지 못하고 있다.미치오 가쿠의 저서 ‘미래의 드라마(원제:Tomorrowrama)’는 21세기와 그 이후의 다양한 인간세계 모습을 가득 담고 있다.뉴욕시립대 이론물리학교수인 가쿠는 이 저서에서 인간의정신과 육체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로봇과 같은 물질문명 등,태양계와 그 행성등 모든 것에 대해 우주의 열기가 사라질 때까지의 운명을 정의해 놓고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치기가 아니다. ○대부분 사실과 유사 그의 저서에서 말한 것들은 진정 그럴듯한 것들을 적어놓고 있다.그리고 대부분이 사실과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게다가 그가 열거한 것들은 조만간 ‘참신했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이며,마침내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경고’로 다가오고 있음도 알 수 있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인류는 아주 ‘참신한’ 사무실에서 ‘참신한’ 종이위에 업무를 기록하고 ‘참신한’ 컴퓨터로 일한뒤 아주 ‘참신한’ 자동차로 ‘참신한’ 고속도로를 달려 ‘참신한’욕조시설을 갖춘 ‘참신한’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생활을 할 것이며,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치를 느끼면서 여유있는 생활을 할 것이다고 적었다. 그 생활을 좀더 들여다 보면 집안의 오디오는 여러분이 전화통화를 하려하면 저절로 소리가 줄어들 것이고,더 나아가 단지 악수만으로도우리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서로 주고 받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우리의 손에는 소금기가 있기 때문에 훌륭한 전도체이며 이를 이용,많은 양의 컴퓨터 정보를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함으로써 연결된 자신의 컴퓨터에 집어 넣을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2050년까지 사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인간과 같은 이성을 갖고 감정도 있으며 심지어 밤에는 낮동안의 일을 기억속에 집어넣는 일을 하면서 꿈도 꾸는 똑똑한 컴퓨터에 둘러쌓인 똑똑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자각할 것이다.게다가 인조인간인 사이보그가 지구상에 활보를 하고,인간도 실리콘이나 강철구조로 한계를 갖는 인간장기를 대체,진정으로 영원한 삶을 살지도 모른다.이 정도만이 아니다.인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인조인간이든 혹은 다른 기계이든 누군가가 태양계 밖의 광활한 우주저편으로 개척을 떠나는 우주선을 조종하는 것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유있는 생활할 것 아마도 이를 읽으면서 우리들은 무척이나 우습다고 느낄지도 모른다.어떤 것은 바보스럽게 묘사돼 어린아이들의 공상과학소설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는 말도 할 것이다.주지하듯이 이제까지 만들어진 예언의 대부분은 거짓으로 결말났다.우리는 예전에 ‘얼마 안있으면 종이없는 사무실’에서 일할 것이라는 예언을 기억한다.그리고 곧 우리는 개인마다 헬기를 타지 않으면 날라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것이란 예언을 잊지 않고 있다.그러나 그런 나라는 지구촌에 없다.가쿠의 예언 역시 그럴 것으로 믿을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쿠는 말한다.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종이없는 사무실은 이 시대에 충분이 가능한 일이다.그런데 그같은 예언은 대부분 선정적 저널리즘 작가들이 만들어낸 흥미위주의 예언이었다는 것이다.현실을 고려하지 않은채 그렇게 될 것이란 무책임한 말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가쿠 그 자신의 예언은 과학자들의 말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무한한 가능성 암시 가쿠는 미래학자 아더 C.클라크가 한 말,즉 “훌륭한 과학자가 미래에는 뭐가 어떨 것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맞는 말이다.그러나 그 과학자가 미래에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한 말의 대부분은 틀린말이다”고 지적한 것을 종종 되새긴다.즉 미래에도 뭔가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틀리기 쉽다는 것이다.미래는 무엇이든 무한히 가능한 것이란 강한 암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앵커북 출판.24.95달러.
  • 20세기 사상계 거목 영 이사야 벌린 타계

    【런던 AP 연합】 이사야 벌린경의 타계로 20세기 사상계의 한 거목이 사라졌다. 지난 5일 밤 옥스퍼드대 애클랜드 병원에서 88세를 일기로 작고한 철학자 겸 정치사상가인 벌린경은 정치사상사와 자유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금세기 최고의 석학중 한명이다. 1909년 6월 6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모를 따라 1919년 영국으로 이주,옥스퍼드대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60여년간 미국·영국 등에서 강사,교수,단과대학장 등으로 일한 벌린은 에라스무스,리핀코트,아그넬리 상을 받았고 평생 시민자유를 옹호한 공로로 예루살렘상도 수상했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카를 마르크스에 관한 책(1939)을 비롯해 에세이집 ‘고슴도치와 여우’(1953년),‘1940년의 처칠’(1964년) 등이 있다. 그의 미망인은 한때 프랑스 골프 챔피언이었던 알린 드 귄즈부르.그들은 56년에 결혼했다.
  • 다도인 채원화(이세기의 인물탐구:150)

    ◎예절과 정성을 달이는 ‘다도연출가’/중·고등학교땐 법관 지망생으로/대학서 ‘공의 철학’인연 불교 입문/42세 연상 효당 스님을 스승·부군으로/결혼후 특봉과정서 ‘다선삼매’ 터득/‘반야로’ 개원하며 전통다도계승자로 ‘반야로’란 ‘지혜’의 ‘반야’와 ‘이슬’의 ‘로’와 함께 차한모금이 한방울의 지혜란 뜻이리라. 한방울 한방울 마시는동안 지혜의 깨달음을 얻으리라는 깊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초입에 위치한 반야로차도문화원에 들어서면 ‘다도무문’의 서필아래서 승복차림의 원화가 단정하게 정좌하여 차를 거른다. 채정복은 속명이고 주변에서는 그를 ‘원화보살’로 칭한다. 당나라 말기의 시인 노동의 ‘칠완다가’에 비친것처럼 원화의 차도는 ‘근육의 뼈가 맑아지고 선령에 통하는 경지’로서 학업을 무르익게 수행한 사람만의 유창한 언변에는 감성과 지성이 넘쳐난다. 그의 인생의 길은 타고 태어난 운명이라기보다 스스로 파란만장을 자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에게 지기싫어하는 정의감과 옳은것을 위해끝까지 투쟁하려는 앙분과 시시한 것을 외면하는 호불호가 선명하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중고교시절에는 진주시내가 자랑하는 모범생이었고 장래 서울대법대에 진학하여 법관이 된다는 대망의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진주사범출신인 외삼촌의 영향을 받아 ‘죄와 벌’이며 ‘전쟁과 평화’ 등 문학서적을 탐독하는 동안 ‘사람은 왜 사는가’‘이세상은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도 결국 죽게된다’는 회의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고교입시를 앞둔 시기에는 주변의 친구들이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로 떠나버리는 바람에 나만이 홀로 소도시에 쳐진다는 자책감으로인해 염세주의에 깊이 빠져들기도 했다. 공부하기가 싫어져서 1년동안 휴학하다가 뒤늦게 연세대 사학과에 진학, 우연히 ‘공’의 철학과 마주친것이 불교에 입문하게된 동기다. 졸업논문 제목은 ‘원효성사의 사회사상사적 소고찰’로 이에대한 자료수집차 처음에는 송광사에 드나들었고 원효불단을 선포한 효당 최범술스님의 명성을 듣고 경남 사천에 있는다솔사로 찾아갔다. 스승과의 첫대면은 ‘거대한 산앞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으며 박학다식에서 우러나온 고명의 인품에서 그는 ‘그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느꼈다’고 했다. 효당은 ‘원효성사 교학의 복원’에 앞장선 청정한 종교인에다 ‘한국의 차생활사’ ‘한국의 다도’ 등 차전문 저서를 펴낸바 있다. 스승을 만난것은 69년이었고 다음해 대학졸업과 함께 다솔사로 거처를 옮겨 스승과의 평생의 연을 맺게 되었다. 효당과의 사이에 자녀는 남매. ○승복차림 ‘원화보살’로 그는 하맣터면 판사가 될뻔도 했고 대학에 와서는 한태동 교수의 권유로 일본에 유학후 모교의 교수가 될뻔도 했다. 그러나 효당과의 숙세의 인연이 있어 42세 연상의 효당을 스승겸 부군으로 극진히 시봉하는 과정에서 차달이는 법과 철병속의 솔바람소리를 들을수 있게 되었다. 북송 휘종의 ‘대관다론’에서 보듯 ‘차는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주고 맑고 아늑한 기운을 준다’는 다선삼매의 터득이었다. ○송광사서 효당과 대면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하고 있으며젊음의 열기와 객기를 바로 잡아준다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한몫을 하게된다”고 다시한번 권유한 것이 77년에 창설한 ‘한국차도회’다. 다동호인은 다회를 통해 다화를 나누면서 다도의 미래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모임을 이끌어 갔다. 쓰고(고) 떫고(삽) 시고(산) 짜고(염) 단(감) 모든 맛을 지닌 차는 ‘인간성의 평등과 인간생활에서의 중정의 대도를 실천하는 것’이며 ‘광대무변한 대자대비로서 만인간이 향유해야할 무사심의 대화’일 것이다. 산사에서의 만 9년간은 세속을 벗어난 선경의 세월이었으나 효당이 지병으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말할수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되고 다솔사를 떠나 거처를 서울로 옮길수 밖에 없었다. 종교적으로 격렬한 분쟁에 휘말린 복잡한 사건때문이지만 “이는 책한권으로도 쉽게 밝힐수 없는 만단의 사연이 깃들어있다”고만 전한다. 서울에 온지 1년만에 효당은 76세를 일기로 79년에 입적,‘원화보살’의 나이 아직 30대 중반에 미치지 못했으나 ‘하늘같고 태산같은’ 효당이 남겨준 차도회를 잇기로 하고 홀연히 차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83년 ‘반야로 모임’ 결성 그는 해마다 4월과 5월사이 지리산으로 달려가 차밭에서 새순을 채취하여 직접 제차에 들어간다. 이른 새벽 이슬을 먹음었을때의 생잎을 가마솥에 찌고 꺼내어 비비다가 다시 구수하게 덖는 부초차에서 섭씨 100도의 끓는 물에다 차잎을 데쳐가며 물기를 빼고 덖고 띄우고 증하는 정제증차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까다로운 전과정을 그는 손수작업으로 이끌어나간다. 색과 향이 뛰어난 이 명차는 효당본가에서만 전승되는 바로 ‘반야로’이다. 결곡하고 야무진 그는 효당의 제자요 부인이라는 자리에서 한치의 누가 되는 일은 한사코 마다하지 않는 단호함을 지닌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 드나들던 차인들의 권유로 83년,‘반야로 차도모임’을 결성하고 문화원을 정식개원하여 현재는 해마다 제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도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찮은 일상속에 있으며’‘차는 오며가며 마시는것’이란 효당의 뜻을 받들면서 ‘이무소득의 경지, 즉 무슨 댓가나 찬양을 바라서가 아니라 사람노릇을 하지않고는 배길수 없는 세계’를 굳건히 이어갈 뿐이다. □연보 ▲1946년 경남 진주 출생 ▲1966년 진주여고 졸업 ▲1969년 연세대 사학과 3년재학시 경남사천군 곤명면 원효불교 다솔사입산,효당 최범술문하 입문 ▲1970년 연대졸업 ▲1970∼77년 다솔사체재 ▲1977년 한국차도회 발족(회장 효당 최범술스님),재무이사 ▲1979년 효당입적후 서울체재 ▲1983년 반야로 차도문화원개원(서울종로구 가회동 1­90),원장취임,반야로차도강좌 ▲1992년 연세대 대학원 졸업,논문 ‘초의 선사의 다선수항논’ ▲1993년 반야로차도문화원 안양지부개원 ▲1994년 ‘반야로’차명,특허청에 출원공고 결정 ▲1994년 반야로차도문화원 대구 경북지부 개원,‘전통차도 계승자’로 한양정도 6백년 기념사업 ‘자랑스러운 서울시민 600인’ 선정 ▲1995년 백두산에서 반야로 차제,사적지답사 및 효당부도참배,반야로차도문화원 제1회 수료식
  • 김치의 지적재산권론/임영숙 논설위원(서울논단)

    프랑스 월드컵 예선 한 일전의 일본팀을 응원하기 위해 내한했던 ‘울트라 닛폰’ 회원들이 김치 싹쓸이 쇼핑을 했다는 소식은 복잡한 상념을 불러 일으킨다.우리 김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열광이 흐뭇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세계 김치시장에서 한국의 김치를 위협하는 일본의 ‘기무치’가 그 흐뭇함에 그늘을 드리운다. 월드컵 예선 경기가 열린 지난 1일 잠실의 한 호텔 면세점 토산품 코너에서는 포장김치가 재고까지 동나 버렸고 이들이 한국에 머무른 3일동안 투숙한 호텔의 본점과 잠실점의 면세점 매출액은 하루 평균 20∼30%(13만달러) 정도 늘어났다 한다.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물론 김치등을 파는 토산품 코너였다는 것이다. 마침 기상청은 올해 김장 담그기 좋은 시기를 각 지역별로 예보하고 있다.그러나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우리 가정에서 김장을 포기하게 될지 모르겠다.농협을 비롯한 포장김치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액을 50∼100% 늘려 잡고 김장김치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그만큼 집에서 김치를 담그기보다 상품으로 만들어진 김치를사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핵가족화,맞벌이 부부의 증가,청소년 입맛의 서구화,아파트등 주거공간의 변화로 김치보관이 어려워진 점등 때문에 우리 가정에서의 김치 담그기는 이처럼 퇴조하고 있는 추세다.반면 한국 김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열광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울트라 닛폰’ 회원들의 김치 싹쓸이 쇼핑과 일본인들의 한국관광에서 필수코스로 등장한 김치강습은 그 열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심지어는 김치관광을 왔다가 한국에 몇개월동안 머무르며 본격적으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가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다간 도자기처럼 김치도 일본에 빼앗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16세기 후반 일본에서는 조선도자기를 갖는 것이 명예와 부의 상징이 됐다.당시 일본 상류사회의 조선 도자기에 대한 열망은 결국 임진왜란을 일으키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그래서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으로도 불린다.실제로 조선을 침략한 일본군은 수많은 조선 도공을 일본으로 납치해갔다. 그 결과 일본의 도자기 산업은 나중 조선을앞지른다.17세기 후반에는 서구와의 무역을 거부한 중국을 대신해서 세계적 도자기 수출국이 된다.이후 100년간 일본 도자기는 유럽을 석권하게 되고 독일의 장인이 일본에 가서 기술을 익힐 정도에 이른다.이 독일 장인은 나중 마이센으로 돌아가 오늘날 독일이 자랑하는 마이센 도자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고 윤용이 교수(원광대)는 그의 저서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에서 밝히고 있다. 도자기와 김치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 수도 있다.한국의 1년간 김치소비량 1백50만t중 상품김치는 그 15%인 23만t 정도에 불과하다..또 일본의 1년간 김치 생산량 7만5천t은 한국에 비교할 정도가 되지도 못한다.한동안 일본에 뒤진것으로 알려졌던 김치 포장 방법등도 이제는 많이 개선됐다고 포장김치 업체측은 주장한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장마다 집집마다 각기 다른 김치의 맛과 특색이 사라진다면 우리 김치는 일본의 ‘기무치’에 얼마든지 추월당할 수 있다. 김치의 상품화와 수출이 더욱 촉진돼야 하겠지만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의 손 끝에서우러나오는 김치의 깊은 맛 또한 가보처럼 전승돼야 하지 않을까.일본인들이 김치를 찾는 것은 획일화된 ‘기무치’와는 다른 깊은 맛 때문이라고 한다.그러나 우리는 상품화된 김치에서는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한다.입맛의 차이다. 그 입맛이 바로 우리의 재산이다.김치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을수 있는 지적재산이고 그 재산은 고유의 비법을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이다.샤토(성)마다 다른 맛을 지닌 포도주를 내놓는 프랑스처럼 우리 김치도 각양각색의 맛을 계속 살려가야 한다.그런 점에서 가정의 김장 담그기는 계속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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