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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이산가족 방문단 일정

    2차 이산가족 교환 방문단은 2박3일 동안 가족들을 최소한 5차례 이상 만날 수 있게 됐다.홍양호(洪良浩)통일부 인도지원국장은 23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 등을 통해 양측이 대체적인 일정안을 마련했다고말했다. [상봉] 30일 서울·평양에 도착하는 방문단은 오후 공개장소에서 집단 상봉 시간을 갖는다.둘째날은 오전과 오후 각각 1차례씩 숙소에서 가족끼리 모여 50년 만에 이별의 한을 풀게 된다.둘째날 점심식사는 이산가족들이 함께하고 마지막날 오전 숙소 로비에서 가족들을 떠나 보내며 마지막 만남을 갖는다. 만나는 시간은 각각 2시간 안팎.홍국장은 “가족들이 만찬도 함께하는 방안을 북측과 논의중”이라면서 “이뤄질 경우 6차례의 상봉시간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8·15 상봉때는 3박4일 동안 6차례 상봉했다. [병원 상봉] 이산가족들은 하룻밤이라도 함께 지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북측은 여전히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고향방문도 마찬가지.다만 양측은 몸이 불편해 지정된 상봉장소에서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을 병원 등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방북 경로] 1차 때처럼 항공기를 이용한다.30일 10시쯤 우리측 여객기가 서울을 떠나 북한의 순안공항에 내린 뒤 기다리고 있던 북측 방문단을 싣고 김포공항으로 돌아오게 된다.남측 방문단은 오전 11시이전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지만 북측은 정오를 넘겨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귀환 때는 평양의 남측 방문단을 실은 고려민항기가 먼저서울에 도착한 뒤 같은 비행기로 서울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 북측 방문단을 태우고 평양으로 귀환한다. 이석우기자 swlee@
  • [오늘의 눈] 공직자 司正 엇갈린 시각

    감사원 검찰 등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벌이는 공직자 사정(司正)이심상치 않다.이를 바라보는 공무원들도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예각을 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정부청사 주변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고급 식당의 예약손님이 줄어들고 있고,공무원들도 저녁 자리는 가급적 피하고 있다.결코 엄포용이 아닐 것이라는 분위기가 공직사회에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공직자들의 시각은 냉담하리 만큼 차갑다.이번 전방위 사정이 일부 공직자들의 부패에서 연유됐다는 인식을 깔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룬다. 국면전환을 위해 공직자 사정을 들고 나오지 않았냐하는 의구심을갖고 있는 것이다. 중앙부처의 한 간부는 “더러운 걸레로는 아무리 닦아도 더러워질수밖에 없다”며 “사정주체가 깨끗하지 않은데 누가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적으로 거물급 인사들은 구속됐다가도 곧바로 사면,활보를 하고 있는데 반해 말단 하위직만 패가망신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수없이보아왔다는 점을 지적하는 공직자도 있었다.그래서 공직자들 사이에선 또 몇몇 ‘희생자’가 나오는 선에서 사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실제로 검찰 주변에선 사정에 걸린 인사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이 흘러나오고 있다.일각에서 ‘구색맞추기 사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기저에 깔고 있다. 공무원들은 부정부패의 원인을 누구보다도 잘안다.사정활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법과 제도 등 현실이 부정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 로즈 액커 교수도 그의 저서 ‘부패와 정부’에서 이렇게 설파하고 있다. “부패를 줄이려면 사회내에서 뇌물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요인을줄여야 한다.뇌물과 대가를 고무시키는 기본적인 조건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떠한 대책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정 주체들이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대목이다.부정부패는 지금처럼 ‘요란한’ 사정만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벌이는 전방위 사정은 그 당시만 반짝할 뿐 항구적인 대책은 결코 될수 없음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지 않은가. 홍 성 추 행정뉴스팀 차장sch8@
  • “인터넷시대 철학은 이분법 뛰어넘어”

    “언어·심리 이론속에 이미 사회이론이 농축돼 있으며 언어철학이사회철학과 무관할수 없다는 점을 연구를 거듭할수록 뚜렷이 느낍니다”근작 ‘정신,언어,사회’(해냄출판사) 한국출판에 맞춰 20일 내한기자회견을 가진 버클리대 존 설 교수(68).20세기 철학사에서 이미 거물의 반열에 오른 그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학문적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밝혔다. 설 교수는 언어에서 심리로의 터닝포인트에 서있는 현대 영미철학 트렌드에서도 첨단을 걷는 인물.과학이 정복못한 최후의 미답지라는 ‘의식’에 천착,‘컴퓨터는 의식을 가질수 없다’고 결론내린 ‘중국어 방 논증’은 심리철학의 유명명제가 됐다.하버마스가 이론을 차용해 가는 등,영미 학자중 대륙철학 전개에 영향을 끼친 극소수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저는 유물론·이원론으로의 극단적 양분법에 반대합니다.낡은 70년대식 편가르기 개념으로는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의 철학을 설명할수없습니다”기술혁명이 국경을 무너뜨리고 학문연구에 온세계 리소스의 동원이가능해지는 세계화시대에는 철학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규정,‘철학의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평범한 독자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할수있어야 한다”는 그는 영국 BBC 철학강좌,미 PBS 외신기자들과의 국제정세 토론회 등을 진행,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오기도 했다. 지난 87년 탱크부대 장교로 근무하는 아들을 만나러 온 이래 두번째한국방문.다산기념철학강좌의 연사로 초빙돼 21일 고려대 국제회의실,23일 서강대 다산관,24일 서울대 예술관 등에서 각각 강연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 김동길 前의원 67권 ‘저술王’

    전·현직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활발한 집필작업을 한 의원은 누구일까. 독특한 말투로 유명한 김동길(金東吉)전의원은 자신의 유행어를 본딴 ‘이게 뭡니까’ 등을 비롯,67권의 칼럼집을 출간해 역대 의원 가운데 ‘최다집필’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대중경제론’‘공화국 연합제’‘행동하는 양심’‘옥중서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서적 54권을 펴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발간된 국회보 11월호에 따르면 제헌 국회부터 현 16대 국회까지 2,264명의 전·현직 의원 가운데 27.7%인 628명이 총 2,005권의저서를 발간했다. 9선 의원을 지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40대 기수론’‘민주화 구국의 길’‘정치는 길고 정권은 짧다’ 등 10권의 책을 발간했다.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혈육을 만나게 하자’‘증언대’ 등2권을 출간했다고 국회보는 밝혔다. 주로 재임 중에는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한 것이 많고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현역시절의 회고나 아쉬움,경험담 등을 담은 책들이 많다.특히과거 야당의원 저서의 행간에는 한결같이 민주화와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지난 87년 6·29 선언 이후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소속정당의 수권능력을 내보이는 저서 발간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전문서적 발간도 상당수.강문용(康文用)전의원의 경우 헌법과 행정법에 관한 저서를,권오병(權五柄)전의원은 형사소송법 관련 저서를각각 8권,6권씩 펴냈다. 또 ‘민의의 전당’ 노래를 작사·작곡한 성악가 출신 조상현(曺祥鉉)전의원은 ‘음악가의 휴일’‘음악가의 고백’ 등 음악관련 서적을 8권 출간했다.시인 출신인 김춘수(金春洙)전의원은 ‘처용단장’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16대 국회 들어서는 의원 21명이 저서를 펴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여경기자 kid@
  • 金容甲의원은 누구

    김용갑의원은 보수적인 정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극우 보수 성향의 재선 정치인이다.현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비판했고,진보세력으로부터는 ‘기피 대상 1호’ 인물로 지목됐다. 그의 보수 행보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지난 88년에는‘중간평가를 통해 좌익세력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총무처장관직을 내던지는 등‘돌출행동’으로도 유명하다.특히 현정부의‘햇볕정책’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도높게 비판해왔다.당연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강산관광 문제도 강력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육사 17기 출신으로 5공 시절 국가안전기획부 기조실장과 대통령 민정수석,총무처장관 등을 지냈으며‘국가보안법을 이야기한다’등 저서를 통해 국가보안법 존치의 전도사를 자처했다. 김상연기자
  • [대한광장] 과감히 변해야 산다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은 MIT 교수였던 토머스 쿤(Thomas S.Kuhn)이 1962년 저서‘과학적 혁명의 구조’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전문 용어로 라틴어에서 유래된‘모형’을 말한다.패러다임은 한 조직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하나의 방도이다.즉 이치가 닿고 뜻이 통하는 하나의 방도로 어떤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통전(通典)적 가정이다.다른 말로 공동체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가치,기술의전 체계를 말하며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가치와 규칙의 골격이라고말할 수 있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일련의 가정이라고 한다면 패러다임 전환은 어떤개인이나 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일련의 가정이 극적으로 바뀌어지는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예를 들면 사회의 경제가 오로지 산업에만의존하던 것이 정보화사회가 되면서 뒤집어진 충격을 최초로 입증한사람은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였다.그는‘미국 사회의 열가지대변동’이라는 책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앨빈 토플러는 이같은사회적 흐름의 전환을 ‘제3의 물결’이라고 이름짓고 새 문명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음을 선언하였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패러다임이 심한 도전을 받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하는 나날이다.밖으로부터오는 도전을 견뎌 내기에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가치관의 틀이 역부족인 셈이다.정부,기업은 물론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변화된 시대에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급변’이라는 말로는 부족해 ‘격변’이라는 말로 표현해야 할 정도이다. 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들과 조직체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기업,대학,학교,병원,가정,봉사기관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이처럼 현대문명은 굴뚝연기들이 파동치던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전자파장이 파도치는 정보화시대에 돌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제2의 물결이 빚어낸 옛 패러다임의 옷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치권의 낡은 정치 행태와 재벌기업으로 대표되는 한국 경제의 구태의연한 모습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전진을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기업의 경우 1960년대 존재했던 100대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는 기업은 29개뿐이다.격변하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기업도 옛 패러다임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현 정부와 채권단이 서두르고 있는 기업 퇴출작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체 갱신을 서두르지 않는 기업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서부터 밀려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정화하는 자정능력(自淨能力)을 지니고 있게 마련인데 그 자정능력을 잃게 되면 생명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개혁이라는 말은 한자의개(改)와 혁(革)자에서 나온 말이다.글자 그대로 고친다는 뜻이다.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만들어 입히셨다.인간 최초의 개혁은 이렇게 가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가 맨 먼저 터득한 기술은 가족을 무두질하는 방법이었다. 무두질이란 뻣뻣한 날가죽을 기름을 뽑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말이다.날가죽(皮)은 60도의 물에서 녹아버리고 말지만 무두질이 잘된 가죽(革)은 끓는 물에 넣어도 끄떡없다고 한다.날가죽을 무두질하면 방부성,유연성,불변성이 생기는데 이 3대 요소는 개혁정신의 원형이라 한다.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세가지 열린 구조를 갖지 못할 때 소용돌이치는 변화 과정 가운데서 살아남지 못한다.종교개혁도 부패한 교회,경직된 종교,변질된 신앙을 썩지 않게 부드럽게 열린 종교,그리고 영원토록 변치 않는 신앙으로 개조하는 데 있었지 않는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의 망령들이 물러가고 새로운시대에 걸맞은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새 사회와 새 사람의 모습을기대해본다.이를 위해 개인이나 단체는 부단히 자체 갱신을 통한 거듭남의 변화 가운데 있어야 한다. 김원배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상임총무
  • 실무 전문가가 쓴 ‘공무원법 해설서’

    공무원법은 복잡하고 다양할 뿐 아니라 법률에 따른 부수법령과 예규,그리고 판례가 무수히 생성된다.그만큼 조문만을 가지고는 해득하기 힘든 것이 공무원 법이다. 이러한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어 쓴 ‘공무원 법’(박영사)해설서가 나왔다.이 해설서는 학자가 아닌 현직 공무원들이 썼다는 데 의의가 있다.이들은 20여년 이상 공직 현장에 있으면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을 시도했다. 공동저자는 김중양(金重養)행정자치부 소청심사위원(1급)과 김명식(金明植)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과장이다. 김 위원은 행정고시 12회 출신으로 그동안 총무처에서 인사과장,인사국장 등을 역임했으며,행시 23회인 김 과장은 행자부 고시과장,급여과장 등을 역임한 인사행정의 전문가다. 실무 전문가들답게 이 저서는 ‘총설’과 ‘국가공무원법 해설’ 등 2편으로 나눠,자세한 해설로 초보자들도 접근이 쉽도록 했다.특히조문해설 내용과 관련된 인사법령사항은 부수적인 사안이라도 빠짐없이 기록,자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김 과장은 “이 책이 한국공무원제도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학계 및 인사행정 실무공무원들에게 법해석과 인사제도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여성 선언] 야곱의 아들들

    지금 문단은,한 젊은 비평가가 제기한 표절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위기에 직면해 있다.문단이나 학계에서는 알만한 서울대 김모 교수의 노작 ‘근대소설사연구’가 일본학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을 표절했다는 내용을 담은 한 젊은 비평가의 저서가출간된 뒤,바로 그 젊은 비평가가 다니던 대학원을 스스로 그만두는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김모 교수의 제자들인 그 대학 교수들의압력을 못 이긴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에도 소유권이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근대 이후의 경험일 것이다.바로 그 근대의 경험을 이야기하는저작이 일본학자의 표절이라고 하는 아이러니는,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근대를 다만 관념으로 바라보고,현실에서 스스로 획득해가야 하는 가치관이자 세계관으로는 수납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학문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인정에 호소하거나 패거리를 지어 ‘왕따’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는 관행이 전근대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문학판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그러나 알고 보면,이 모든 것이 사실은 발전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한국현대문학은,불행히도 그 전체가 대중문화 못지 않게,일본이라는 거울에 반사된 풍경이라는 혐의에서 대단히 부자유스럽다.대다수 문학전공자들은,표절에 대해 말하자니 자신의 학적 토대가 되는 문화적인 자산을 깡그리 부정해야 하고,말하지 않자니 학자적 양심을 부정해야 하는 이중의 딜레마에 봉착한지오래다.이런 망설임을 타고,일각에선 옛날보다 더 공공연히 표절을통한 짜깁기식 글쓰기가 횡행하고 있다. 김교수의 수많은 저작을 살펴보노라면,박정희시대의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른다.세계에서 가장 빨리 건설된 고속도로이자,가장 많이 보수한 도로라고 하지 않던가.길을 닦아야 한다는 절박성,한국문학의 지형도를 가능한 한 그려놓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이 노대가로 하여금저런 무리수를 두게 한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도로가 있음으로 해서 후학인 나같은 사람들이,어디로 나를몰고가야 할지 헤매지 않고 한국문학의 곳곳을 탐사할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그의 업적에 무한한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이제야 표절이 문제가 되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 세대의 잘못이다.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학적 정당성을 공고히 한다는 근대적 학문방법을 내면화하지 못한 아들-즉,우리 세대가 그 도로를 아버지의 손에서 탈취하여 수리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데 있을 뿐이다.그런데 비로소 이러한 아버지 세대의 취약한 학적 기반을정면으로 지적한 한 학문적 아들인 젊은 비평가가 등장했고 그 아들이 자신의 문학적 사형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건은,어쩐지 ‘야곱의 아들’들이 사랑받는 요셉을 내친 것과 오버랩된다.가장 사랑받는 아들을 내쳤으나,결국 그 아들이 가문을 구했다.너무나 가부장적인 비유여서 썩 내키지는 않지만,이 성서의 한 장면에서 나는 한국문학의 살아날 길을 읽는다.바로,김교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이렇게 기대하는 것은,김교수가 자신의 표절혐의를 인정하는 더 큰진전을 보여준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표절시비가 있어 왔어도,김교수를 제외한 그 누구도자기의 잘못을 과감히 인정한 예는 없다.바로 그 열린 자세에 의지하여 기대하는 바이니,김교수는 더 앞으로 나서야 한다.자신을 살해한젊은 비평가에게 가해지는 다른 아들들의 ‘지적 테러’를 아버지 스스로가 막아야 한다.요셉으로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바라본 야곱처럼,젊은 비평가로 하여금 아버지 살해의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할 학적 자유를 부여해줘야 한다. 한국문학의 미래는,바로 이 우물에 빠진 요셉을 살려서 건져내는 일에 달려 있다.이를 여전히 아버지의 손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쓰럽지만 말이다. 노 혜 경 시인·부산대 강사
  • 책속에 담긴 김대통령 삶과 철학 ‘DJ와 책’

    새 천년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대중 대통령은 해방이후정치인중에 책을 가장 많이 읽고 쓰고 소장한 ‘책의 3다(多)'의 주인공이다.그와 관련한 책은 시중에 100권 이상 나와 있다.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저서 뿐 아니라 그를 음해하기 위해 제작된 서적들도 있다. 이 저술들을 통해 김대통령의 인생역정과 정치철학을 일목요연하게분석한 책이 나왔다.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의 ‘DJ와 책'(범우사). 이 책은 ‘나의 길,나의 사상' ‘대중경제' 등 본인의 저작을 토대로 60년대 정치 입문 당시부터 정치적 수난기를 거치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그의 사상의 궤적을 폭넓게 추적했다. 또 87년 대통령 선거 직전 출간된 ‘동교동 24시'는 DJ 경호원 출신함윤식의 명의만 빌렸을 뿐 실제는 안전기획부가 선정한 특수집필팀에 의해 씌어진 ‘위서'이고,손충무의 ‘김대중 X파일',비서실 전문위원 출신인 이태호의 ‘영웅의 최후' 등 중요한 순간마다 그를 음해한흑색선전물이 나왔다며 허위사실을 조목조목 짚었다.‘한국논단'의 붉은 색 논쟁의 허구성도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파헤쳤다. ‘두려운 것은 오늘의 부조리와 고난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신념의 상실과 내일의 승리를 믿지 못한 패배주의다' 김대통령이 지난 70년 대권을 향한 비전을 담아 펴낸 ‘내가 걷는 70년대'의 한 구절이다.김대통령이 납치돼 피살 직전 상태까지 가는 등 역대정권에 의해 심한 음해와 죽음의 계곡을 거치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이같은 신념과 철학이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7,000원. 김주혁기자 jhkm@
  • 스칼라피노 버클리대교수 본지 단독인터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 버클리대 명예교수(81)는 21일 대한매일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향후 남북관계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호교류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북미관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테러활동 중지 여부 등이 장애요소로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반도문제 전문가인 스칼라피노 교수는현재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및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강의하기 위해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다음은스칼라피노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이후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는 등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최근 발표된 북미 공동성명을 보면 북미관계에 특별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았다.그렇지만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은 북미관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클린턴 대통령은임기내 마지막 업적으로 북미 관계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좋은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반면 북한의 테러활동 중지와 미사일 개발프로그램 중단 여부 등이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급진전 등을 북한의 대외개방 선회로 볼수 있는가. 현재의 북한 변화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을원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북한은 국가의 규모·문화적 토대 등이중국과 달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우선 사기업과 농업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적 부문에 대한 광범위한 개방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해야 한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집권하게 된다면 대북(對北)정책 기조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하나.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북정책 노선은 강경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부시 후보가 당선되더라라도 대북정책의 기조에는 큰 변화가없을 것으로 본다.클린턴정부보다는 더많이 상호주의에 입각해 대북정책을 수행하겠지만,기본적으로는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클린턴의 대북정책과 같은 틀 안에서 추진될 것이다. ◆오는 30∼31일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북한과 일본간에 수교협상이 열릴 예정인데. 북한과 일본 양국은 오랫동안 관계 정상화를 위해 대화와 협상을 꾸준히 해왔다.시작은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북한은 일제 식민지 통치 36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일본은 요도호 납치범 송환을 요구하는 등 양국관계에 적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탓이다. 그러나 남북간의 상호교류가 활성화되고 북·미관계가 크게 진전된다면 일본도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의 수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일본이 북한에 대해 식량지원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일 수교협상도 좋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보완할 점이 있다면.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어 매우 환영할 만하다.다만 앞으로 군사적·전략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경제및 문화적 측면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 등을 통해 남북간에 신뢰감을 형성한 뒤 군사적·전략적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김 대통령은 평생을 민주화 및 인권투쟁에 몸바쳤기 때문에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다. 특히 대통령 취임 후 실시한 대북(對北) 포용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었다.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그의 정책을 지지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던 덕분이다.따라서 향후 남북관계는 후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으로 본다. ◆노벨상 수상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망한다면. 남북관계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싶다.남북관계의 진전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한국이 남북간의상호교류를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한다.이 길은험난하고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북간 상호교류를 활성화하려면 정치 부문보다 경제·문화적인 측면으로 접근,남북간에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해야 한다.남북간의화해·평화무드 조성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그렇다고 불가능한일도 아니다. ◆스칼라피노 교수 약력▲1919년 미국 캔자스주 출생 ▲1948년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1949∼1990년 UC버클리대 정치학과 교수 역임 ▲1978년 UC버클리대 부설동아시아 문제 연구소 설립 및 소장 역임 ▲현재 미 버클리대 명예교수.미 학술원 회원,미 백악관 자문위원▲북한 4차례 방문(89,91,92,95년)▲‘한국의 공산주의’ 등 아시아 정치와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관한 저서 38권▲아시아 정치에 대한 논문 및 기사 500여편khkim@
  • [외언내언] 디지털 격차

    지구촌 일각에선 정보화의 큰 흐름에 맞서 이른바 ‘신(新)러다이트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신러다이트운동은 인터넷 기술에 생존 위협을 느낀 굴뚝산업 종사자들이 디지털혁명의 폐해를 고발하는운동을 뜻하는 신조어다.산업혁명때의 기계 파괴 운동(러다이트운동)에서 유래된 말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부순다고 정보화의 도도한 흐름을 되돌릴 순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정보화시대에도 여전히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산업화시대에는 국가간·개인간 기술과 자본의 격차가 결국 소득 격차로 이어졌다.정보화시대에는 여기에 정보력의 격차라는 변수가 더 보태진다.정보화시대의 초입에서부터 그같은 우려가 국제 사회에서 제기됐다.지난 1996년 5월 남아공에서 선·후진국을 망라한 42개국 정보통신 각료들이 참여한 ‘정보화사회 및 개발회의’가 대표적이다.당시 후진국은 범지구적 정보화 추세에서 낙오될 가능성을,선진국 내에서는 저소득층이 정보화의 혜택에서 소외되리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그러한 우려는 기우가아닌 것같다.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가 25개국 주요 통계지표에서 한국은 인구 100명당 인터넷 이용자수(23.2명)가 5위로 상위권에 속한 것으로 집계됐다.그러나 유럽권에 비해아시아권은 전체적으로 정보화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게 현실이다.정보화 최강국인 미국에서도 인종간 정보화 격차는 심각하다.흑인 가정의 인터넷 접속률은 올 8월 현재 23.5%로,백인 가정의 46.1%에 훨씬 못미친다고 외신은 전한다. 물론 정보화 진전 정도가 곧장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또최근 범세계적으로 닷컴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정보화사업의 무한성장 신화도 깨지고 있다.오죽했으면 ‘정보화시대의 전도사’격인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조차 최근 회견에서 디지털에 대한 과도한 환상을 버리도록 충고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에 앞서는 나라가 성장률이나 성장잠재력이 높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이코노미스트 수석편집위원인 프랜시스 케언그로스는 ‘거리의 소멸 @디지털혁명’이라는 저서에서 “종전엔국가의 부(富)는 주민 100명당 전화선 수와 비례했다”고 지적했다.아마 그는 정보화시대에는 주민 1인당 인터넷 접속률이 국민소득과 정비례할 것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이번 ASEM에서 의장국인 한국이 제안한 ‘국가별 정보화 격차(Digital Divide) 해소사업’의 향방이 주목된다.새 천년 첫 ASEM을 통해 선·후진국간 정보화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그 의미가 적지않을 성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지식포럼 참가 세계석학 공동기자회견

    경제·사회·문화·미래학 분야의 세계 석학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계 지식포럼이 18일 서울 반포의 메리어트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렸다.주요 참가자들의 공동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레스터 서로우 美 MIT大 교수. 레스터 서로우 미국 MIT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경제는 거시지표는 좋지만 개별기업은 막대한 부채를 갖고 있는 이중인격자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적기때문에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로우 교수는 지난 80년 발표한 저서 ‘제로섬사회’로 국내에도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다. 그는 ‘제로섬 사회’에서 미국을 ‘더 이상 번영을 기대할수 없는제로섬사회’로 규정,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서로우 교수는 이날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파괴적 창조’라는 새로운 용어를 소개했다.제3의 산업혁명의 물결속에서 기업가는 새로운 기술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언제든 기업을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음은서로우 교수와의 일문일답◆지식기반 경제의 정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가진 사람이부자였다면,지식기반 경제에서는 지식소유자가 갑부가 되는 시대를말한다.이 조류를 타지 못하면 가난해진다.3차혁명으로 볼 수 있는데,이런 혁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구조조정의 기회를 놓쳐 또 한차례의 어려움이 예측된다고했는데. 한국경제는 외부에서 볼 때 성장률,실업률 등 거시지표는 좋다.반면 개별 기업의 부채는 어마어마하다.이중인격자에 비유할수 있다.이 상태에서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적다.한국은 빨리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미국도 GE같은 기업은 재벌로 볼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처럼 부채에 허덕이다 돈을 다 써버리지 않았다.한국은 모든 재벌이 그럴 가능성은 있었지만,GE처럼 관리되지 못했다. ◆기업·금융구조조정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해야하나. 두 가지를한꺼번에 해야 한다.서로 긴밀히 연결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순서를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를 말하는것과 같다. ◆남북경협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우선 한국은 북한의 인프라에투자를 해야 한다.방법은 지금처럼 남쪽에서 북쪽으로 경의선을 복원해서 올라가는 식이 아니라 북한쪽에 근대적인 통신시설을 설치해 내려오는 식이 바람직하다.비무장지대의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등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통일과 관련해서는 독일은 구 동·서독이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돼 많은 통일비용이 들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성수기자 sskim@. *데이비드 벨 英 FT 회장.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데이비드 벨 회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신문과 인터넷의 역할은 분명히 다른 만큼 신문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벨 회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수학한 뒤줄곧 기자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 경영자다.워싱턴 특파원 등을 지낸뒤 93년 FT그룹 최고경영자가 됐고,96년 모회사인 피어슨그룹의 이사로 임명되면서 FT그룹회장으로 취임했다.더 비텍그룹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더윈드밀 파트너십,커먼 퍼포즈 유럽,인터내셔널 유스파운데이션 등 세계 경제 및 사회 분야의 여론 선도기관 활동을 이끌고 있다.다음은 일문일답. ◆파이낸셜 타임스의 성공 비결은. FT는 지난해 발행 부수가 17% 늘었다.정확하고 공평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우리는 사건의 양면을 모두 보도해주려고 애쓴다. 중동사태의 경우 팔레스타인의 시각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부의 다른의견까지 전부 기사에 반영했다.사건을 보도할 때는 ‘무엇이,왜,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 가지를 가장 중시한다.특히 국가적 시각이 아닌 국제적 시각으로 기사를 다룬다.때문에 하루 발행 부수가 50만부인데 그중 30만부가 영국 밖에서 팔린다. ◆지식 기반시대에 미디어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지식혁명과 더불어 미디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FT를 사본다.특히 해설자로서의 미디어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미디어는 폭풍을 만난 선박에 불빛을 비쳐주는 등대 역할을 해야 한다. ◆인터넷시대에 신문산업의 대응 전략은. 인터넷은 많은 정보를빠른 속도로 제공하고 있다.놀라운 변화이다. 하지만 신문은 정보를 선별해 독자가 모르는 것을 전달해준다.이처럼 신문의 보완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위협적이지 않다.인터넷과 신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 ◆신문산업이 앞으로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말인가. 사람들은 TV가 생기면서 라디오도,신문도,영화도 죽을 것이라고,또비디오는 모든 것을 죽일 것이라고 얘기했다.그러나 지금 더 많은 영화관이 생겼고,라디오도 TV도 신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2000년이 되면 3개밖에 안 남으리라던 영국의 신문도 현재 11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인터넷시대에도 신문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김성수기자. *폴 로머 美 스탠퍼드大 교수. ‘신경제의 기수’로 널리 알려진 폴 로머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위기는 실제 위기가 존재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개혁의 추진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그는 미국이 성공한 요인으로 교육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우선 꼽는다.또 조직 내 웨트웨어들이 인센티브제도를 마련한 것과 지적자산을 특허로 보호했던 것이 미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한다. 로머 교수는 10년 이상 장기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신경제의 이론적인 틀을 제공한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그는 80년대 중반 기술 혁신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성장 이론(New Growth Theory)’을주창했다.경제와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와 함께 웨트웨어(wetware)로 구분하고,지식을 창조하는 주체인 웨트웨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로머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요약한다. ◆최근 한국의 또다른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한국의 위기감은 몇년 전 경제위기와는 다른 것이다.실제 위기가 존재해서가 아니라 구조조정이나 개혁의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발생한다.때문에 정책 입안자는 구조조정 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하고 시장 개방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신경제란 정확히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고성장,저물가,저실업등을 얘기하지만 정확한 정의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저마다 다르다.다만 기술 혁신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등은 신경제로 볼 수 있다. ◆신경제 진입에 따라 정책 방향의 수정이 필요한가. 신경제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과거부터 이어온 것이다.지식 기반 경제라고해서 정책의 연속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20세기 미국의 경제정책은 교육 투자와 시장경제원칙을 뿌리깊게 정착시킨 두 가지였다.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과 대책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교육 투자를 소홀히 하면 10∼20년 뒤 경제 성장이 늦춰진다.미국은 지금까지 재능 있는 인재들이미국에 와서 일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져 운이 좋았다.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대만 등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벌써부터 자국에서일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더 이상 브레인 파워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김성수기자
  • 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행사 ‘봇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형 호텔과 백화점들은 발빠르게 노벨상 수상 관련 이벤트를 마련했다.사이버 세계도 노벨평화상 얘기로 후끈 달아 올랐다. [호텔 이벤트]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은 14일부터 한식당에 평양식온반을 준비하고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10% 할인해 팔고 있다.‘김대통령 캐릭터 케이크’,‘평화 칵테일’도 선보일 계획이다. 조선호텔도 이달 말 스웨덴왕실 주최로 열릴 노벨상 축하만찬을 맡을 스웨덴 조리사를 초청,‘노벨상 수상식 만찬 메뉴’를 마련하기로 했다.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간에 각국 대표들이 묵는 리츠칼튼호텔측은 각국 정상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아 김 대통령에게전달할 예정이다. [백화점의 발빠른 판촉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은 15일 낮 12시 비둘기 100마리와 풍선을 날리고 떡을 나눠주는 등 축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한반도 지도와 통일을 주제로 한 ‘보디 페인팅’ 행사도 가졌다.10만원어치 이상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각종 상품권을 줬다. 30만원어치의 물품을 사고 2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은 허자은(許慈恩·21·관악구 신림동)씨는 “소비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상술이숨어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은 17∼22일 서울 4개점에서 ‘남북 물산전’을 갖고 김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캐릭터도 함께 전시한다.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는 15일부터 2주일 일정으로 ‘전자제품 50% 할인판매전’을 갖는다. 서울 잠실동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18일 패션관과 명품관 앞에서 1,500명에게 장미꽃과 노벨상 수상 축하 스티커를 나눠줄 계획이다. [사이버 축하 열기] 정치인의 인기를 주가로 표시하는 정치전문 사이트 ‘포스닥(www.posdaq.co.kr)’에서 김대통령의 주가는 15일 전날보다 6,000원 오른 49만원으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포스닥은 이같은 인기를 반영,14일부터 20일까지 ‘김대중 대통령복권’을 발행한다. 당첨자에게는 포스닥에서 주식을 거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 머니’를 준다.‘김대중’으로 3행시 쓰기대회를열어 인권상,민주화상도 주기로 했다. ‘코리아닷컴(www.Korea.com)’을 운영하는 두루넷은 e-메일 아이디 ‘President@Korea.com’을 만들어 김 대통령에게 증정,네티즌들이이 아이디로 축하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했다. 인터넷서점 ‘크리센스(www.cresens.com)’는 김 대통령이 쓴 저서와 애독서를 최고 25% 싸게 팔고 있다.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작들도함께 판다. 애견 포털사이트 ‘퍼피즌(www.puppizen.com)’은 김 대통령이 진돗개를 아낀다는 점에 착안,추첨을 통해 회원들에게 진돗개 5마리를 무료로 주기로 했다. 이병주씨는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뜻깊은 날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태성 이송하 안동환 cho1904@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경제계 반응

    경제계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경기 둔화와주가 하락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며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재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힘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무역협회 김재철(金在哲) 회장은 “인권·환경·부정부패 등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아 우리 제품의 수출과 외국인 투자유치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朴容晟) 회장도 “김 대통령의 인권신장과민주화 노력,남북화해 정책을 전 세계가 추인한 국가적 경사”라면서 “남북관계의 안정과 국가 신인도 제고로 외자유치에 큰 도움을 줄것”이라고 말했다.전경련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한반도에 전쟁의 비극이 사라지고 평화통일의 기틀이 다져지는 동시에 국민들의 인권과민생복리가 증진되는 밝은 사회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는 김 대통령의 수상을 크게 환영하는 한편 남북경협을 주도해온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숨은 노력에도 의미를 부여했다.LG는 “김 대통령의 수상으로 우리나라는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나라로 기억됐으며 국제 사회에서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지게 됐다”고평했다. ◆벤처업계 이번 수상이 자금난으로 시달리고 있는 업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주기를 바랐다.정희자(鄭喜子)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김 대통령은 그동안 여성기업인을 위한 환경조성에 많은 애를 써왔다”면서 “앞으로 벤처기업인들이 더 큰 힘을 얻어 지금의 위기를슬기롭게 극복해 나갈수 있는 기폭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금룡(李今龍·㈜옥션 사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남북평화의 실현은 물론,21세기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축하했다. ◆다양한 행사 김 대통령의 수상 사실이 알려지자 각 인터넷 사이트에는 축하메시지가 쇄도했다.인터넷 광고업체 ㈜KT인터넷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아이러브스쿨,MSN,라이코스 등 국내유명 사이트 350여곳에 일제히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는내용의 배너광고를 실었다.두루넷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코리아닷컴은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김 대통령에게 ‘president@korea.com’이란 e-메일 주소를 헌정했다. LG텔레콤은 신규 가입자에게 10월 한달동안 100분 무료통화 혜택을부여하기로 했고,삼성 인터넷서점 ‘크리센스’는 김 대통령의 저서와 김 대통령이 좋아하는 책을 15∼25% 할인 판매하기로 하는 등 이번 노벨상 수상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 행사도 줄을 이었다. 주병철 김태균 김재천기자 bcjoo@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한국인 수상자’빈 액자’주인 찾았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를 기다리며 비워 둔 채 걸려있던 교보문고 내 액자가 드디어 주인을 찾았다.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빌딩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는 13일 저녁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발표된 직후 종로출입구와 광화문출입구에 걸려있던 2개의 빈 액자에 김 대통령의 초상화를 채워 넣었다. 이날 내걸린 김대통령의 초상화는 가로 29.7㎝,세로 42㎝ 크기로 김대통령의 얼굴과 상반신이 찍힌 사진을 스캐너로 읽어 스케치효과를낸 것. 교보문고는 지난 92년 6월 재개장이후 매장내 두군데 입구에 아인슈타인등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스케치 초상화를 담은 액자 74개를전시해 왔는데, 이중 2개는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비워뒀음(Reserved for future Korean winners)’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빈 채로 전시해 왔다. 교보문고 홍보실 김정환 주임(32)은 “지난 8년간 한국인의 노벨상수상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액자를 비워뒀었다”고 말하고 “김대통령의 수상 확정으로 드디어 빈자리의 주인이 생겨 기쁘다”며 환하게웃었다. 한편서울시내 각 대형서점들은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수상 소식이알려지면서 특별코너를 설치하고 김 대통령 관련 서적 확보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교보문고의 경우 두 개의 전시대를 마련해‘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아태평화재단),‘김대중 옥중서신’(한울),‘나의 삶 나의 길’(산하) 등 김 대통령의 대표적인 저서를 비롯해 영부인 이희호 여사의 ‘내일을 위한 기도’(여성신문),‘나의 사랑 나의 조국’(명림당) 등 이희호 여사의 저서,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개마고원) 등 관련서적 60여종을 내놓았다.종로서적도서둘러 특별 전시코너를 마련했으며 골드북닷컴,을지서적, 씨티문고등 시중 대형서점들도 미리 확보해놓은 서적들을 판매대에 올리는 등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주혁기자 jhkm@
  • [외언내언] 민족주의와 쇼비니즘

    맹목적·국수주의적 애국주의를 흔히 쇼비니즘(Chauvinism)이라고일컫는다.비교적 긍정적 의미를 지닌 민족주의와는 달리 다른 민족에 대한 적대적 뉘앙스를 물씬 풍긴다. 이는 나폴레옹의 병사였던 쇼뱅의 이름에서 비롯된 단어다.쇼뱅은나폴레옹을 따라 인접국을 치는 17차례 전투에서 매번 부상을 당하고도 그를 무조건 찬양했다.그 대가로 한 해 40달러 상당의 연금을 받으면서 쇼비니즘이라는 신조어의 주인공이 됐다. 얼마 전 시민혁명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난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가택 연금됐다는 소식이다.그 와중에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지만 그가 처한 현실은 참담하다.서방측이 전범재판에 회부하려고 벼르고 있는데다 유고 인권단체가 권력남용 혐의로 제소했기 때문이다. 13년 전 집권 후 한 때 그도 국민적 갈채를 받았다.유고연방 해체과정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표방하면서부터다.그러나 ‘인종청소’로 악명높은 보스니아 내전,코소보사태 등을 초래하면서 세계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특히 나토(NATO)의 공습과 미국과 유럽연합(EU)등의 경제제재로 밀로셰비치의 유고는 사면초가에 빠졌다.또 밀로셰비치정권의 정실주의 및 부패는 유고의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이번 대통령 선거 직전 사회안전망이 붕괴된 것은 물론 실업률이 50%까지 치솟았다.결국 그는 권좌에서 물러나야 했다.그의 쇼비니즘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동떨어진 편협한 민족주의는 이웃민족 뿐만 아니라 이를 표방하는 민족과 자신에게도 재앙을 안긴 것이다. 서울에서 열릴 아시아·유럽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들이외국 비정부기구(NGO)와 연대,세계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때문에 쇼비니즘은 아니지만 지나친 고립주의도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자연이나 세상사에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있기 마련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는 차원에서다. 이기철 시인은 ‘나무도 가끔은 열렬하다’라는 시에서 그런 흐름을 이렇게 표현했다.[비를 기다리는 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뻗고/산의발을 씻어주는 물은 아래로 내려간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불가역성(不可逆性)으로 정의한다.뉴욕 타임스칼럼니스트 프리드먼은 세계화도 불가역적이라고 보았다.‘렉서스와올리브나무’라는 저서에서 세계화를 “자정이 지나면 좋든 싫든 다가오는 새벽”에 비유했다. 다만 세계화가 극단적 신자유주의와 결합하면 범지구적 빈부 격차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마침 ASEM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들과 NGO들이 사상 처음 서울에서 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한다. 모쪼록 세계화의 큰 흐름을 인정하면서 그 역기능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정치 뉴스라인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방문한다. 특히 17일에는 일본대학에서 ‘21세기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최고위원은 방일기간 중 모리 요시로 총리,가이후 도시키 보수당최고고문,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당수 등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위원장 李祥羲)가 10일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의 국정감사 실시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상임위 차원의시찰단을 보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시찰단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현장활동기간 중 정통부 산하 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상임위를 갖고 미국의 유력 정보통신 벤처기업을둘러본 뒤 결과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TK(대구·경북) 출신의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이 10일부터 13일까지 호남지역을 순방하며 강연정치를 펼친다. 이날 저녁 전주 코아호텔에서 전북대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동서화합과 남북화해’를 주제로 특강을 한데 이어 11일 순천대 경영대학원·전남대 행정대학원,13일에는전북도의원 하반기 연찬회 특강을 한다. 김 최고위원은 이 기간중 유종근(柳鍾根) 전북, 허경만(許京萬) 전남지사와도 만날 계획이다. ■민주당 문희상(文喜相)의원은 10일 전날 여야영수회담에서 나온 국민투표 발언과 관련,“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민투표 발언은 분명우연히 나온 말이 아니다”면서 “김 대통령의 발언과 과거 저서를보면 남북관계가 진전됐음에도 여야간 이견이 있을때 통일방안을 국민투표에 붙일수 있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복안”이라고 전망했다. 문 의원은 그러나 “통일방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현실정치의 권력구조 개편과 연결시키는 것은 잘못”이라며 야당 일각의 개헌론을 경계했다.
  • 연기자의 잠든 상상력 깨우기 ‘즉흥연기’

    연기방법론에서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는 책이 있다면 러시아 연출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배우수업’일 것이다.스타니슬라프스키는 19세기말 레퍼토리 극단의 관례였던 연설조의 장광설과 감상벽,과장되고 틀에 박힌 매너리즘 등에 반대하는 사실주의자로서 연극을 시작했다.그는 배우가 자신의 정서적 기억을 이용,관객이 연극을 실제 세계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도록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그가 발전시킨일련의 연기방법론이 바로 메소드 이론이다. 이러한 스타니슬라프스키의 메소드 이론이 지배적이던 1950∼60년대연극계에 즉흥연기에 대한 독창적인 방법론이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줬다.영국 왕립극단에서 플레이리더로 활동한 키스 존스톤(캐나다 캘거리대 명예교수)이 그 주인공이다.그의 대표적인 저서 ‘즉흥연기’가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됐다.이민아 옮김,도서출판 지호. 이 책은 즉흥연기에 대한 안내서이자 우리 안에 숨어있는 상상력을끌어내기 위해 씌어진 책이다.‘비망록’‘지위 거래 놀이’‘즉흥성’‘이야기 만들기’‘가면과 무아경’등 5개의 장은 배우의 연기수업 과정과 일치한다.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한결같이 상상력이다.저자는 학생이 파울 클레처럼 나무를 뉘여 그렸는데 선생님이 ‘똑바로’ 수정해준다든지,눈사람을 파랗게 그린 아이에게 망신을 주는등의 현장사례를 들어 상상력을 고갈시키는 학교 교육의 맹점을 비판한다.셰익스피어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다.하지만 어느때보다 위대한 예술이 만개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종면기자
  • 푸틴, 고향서 검소한 48회 생일파티

    [모스크바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48회이자 대통령이 된 후 처음으로 생일을 맞아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친지들과 함께 소박한 하루를 보냈다고 현지 언론이 소개했다.또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3번째 저서인 ‘대통령의 마라톤’ 출간 기념행사가 7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개최돼,푸틴 취임 후 등용된 간부들과 옐친 시절 간부들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통령 행정실(크렘린)이 이날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로 갈리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전했다. 신문은 푸틴이 7일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회동했지만,그가 이틀 동안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체류하는 가장 큰 목적은 친구 및 친지들과 함께 생일을 조용히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는 이날 크렘린이 과거와는 달리 대통령의 생일 잔치를 매우 검소하게 치렀다고 전한 뒤,이날 오전 크렘린의 간부들이 푸틴의 서재에 꽃을 장식하고,비서들이 방마다 샴페인 잔을 돌려 건배하는것으로 생일 잔치가 ‘10분만에’끝났다고 소개했다.
  • KAIST 강연 ‘碧眼의 불자’ 현각스님

    “진리를 아는 방법은 오직 마음공부,즉 참선 뿐입니다.‘나는 무엇인가’ 묻는 데서 마음공부는 시작됩니다” ‘벽안(碧眼)의 불자’ 현각(玄覺·36) 스님이 속인들에게 가르침하나를 던졌다.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다. 그는 앞으로 대중 앞에 드러내는 것을 많이 자제하겠다고 했다.수행에 정진하기 위해서란다.이날 그는 과학지식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지혜를 젊은 과학 영재들에게 깨우쳐 주었다. 나는 무엇인가.그는 ‘모른다’고 답했다.이 말이 존재를 가장 깊이이해하는 길이다. 모르는 마음이 ‘참 나’다.그렇지만 모르는 것,자체는 안다.여기서 마음공부가 시작된다.생각이 만들어지기 전이 사람의 본성품이다.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사람들은 다람쥐와 같이 산다.쳇바퀴를 돌리듯 경쟁적으로 살아가며‘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진리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미국 뉴저지주의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되고 싶었던 신부를 포기한 것도,부유한 집안의 윤택한 삶을 마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했다. 예수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했다.그러나 학교에서그 진리를 찾을 수 없다.학교수업은 지식만 가르칠 뿐이다. 예일대에서 철학을 배우고 유럽에 갔을 때 한 교수로부터 불교서적을 선물로 받았다.서양의 지식인들이 동양철학에 경도돼 가던 때였다.그래서 89년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그해 말 화계사 숭산(崇山)스님의 강연을 듣고 마음이 열렸다.그건‘죽은 말’이 아니라 단전에서 나오는 말이었다.사구(死句)가 아니라 활구(活句)였다.지식과 진리의 차이를 처음 느꼈다.오직 이 순간을 사는 존재의 마음이 진리다.이 때 예수님의 뜻에 다가갈 수 있는방법을 불교에서 찾았다.기독교는 지도자들이 길을 보여주지 않고 ‘오직 믿어라’라고 말해 만족을 주지 못했다.이후 철학책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한국으로 들어와 선불교에 입문,구도자의 길을 걸었다.벌써9년째다.‘왜 사나,왜 먹나,왜 죽어야 하나’는 원천적 공포로 벗어날 수 있었다.그는 해탈을 “나는 지금 여기에서 강의하고 있다”라고 정의했다.들을 땐 들을 뿐,볼 때는 볼 뿐,마실 땐 마실 뿐,오직 ‘할 뿐’이란 마음으로 사는 게 진리라고 했다. 그는 “마음을 만들지 마라”고 말했다. 맹목적 믿음이 예루살렘을가장 폭력적 도시로 만들었다.종교는 중요하지 않다.마음공부가 더중요하다. 현각스님은 “9시 TV뉴스가 금강경보다도 더 재미있다”며 한나라당,민주당으로 나눠 지역당을 고집하고 싸우는 것 또한 맹신이라고꼬집었다.종교는 경계를 만들고 맹신은 고집을 낳는다.그러면 보는 세상도 좁아진다. “서양문화에는 명상방법이 없어 마음을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라고도 말했다.동양사상이 서양의 지식인과 리처드 기어,해리슨 포드,리키 마틴 등 스타에게 인기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꾸로 한국은 서양화하고 있다.국가발전을 위해서라고 하고 있지만급격한 변화는 곤란하다고 그는 진단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신세대과학도들은 그의 재담에 웃음과 박수로 답했다. 현각스님은 이날 강의를 들으러온 이들에게 “한국전통을 버리지 마라”고 일침한 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충남 계룡산 무상사 수행지로떠났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현각스님 약력 ▲1964년 미국 뉴저지 가톨릭 집안에서 출생 ▲87년 예일대 졸업(문학·철학 전공) ▲89년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입학(비교종교학 공부) ▲90년 11월 첫 방한,신원사 동안거■저서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숭산 스님의 설법집 ‘선의 나침반’‘세계일화’‘오직 모를 뿐’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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