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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두율 ‘北 후보위원’ 무죄…집유5년 석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독 철학자 송두율(60) 교수의 항소심 재판부가 핵심 공소 사실인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이에 따라 검찰의 국가보안법 적용기준에 대한 논란과 함께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는 21일 송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내놓은 증거가 불충분해 피고인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 의심없이 인정하기 어렵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풀어줬다.징역 1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이 나오자 “상고심에서 현명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상고 방침을 밝혔다. 송 교수는 이날 오후 5시20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정당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92년 5월부터 2년여 동안 5차례 북한을 방문,김일성 주석 등을 만난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 혐의와 황장엽씨와의 사기 민사소송 부분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자백했다고 보기 어렵고,황장엽씨의 진술은 신빙성은 있지만,내용이 막연하다.”면서 “형사소송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만큼 증거가 충분해야 유죄로 인정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피고인의 저서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서 ‘김철수’를 적시한 것에 대해 “김일성 장의위원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대우해 줬다는 생각에서 아무런 의도없이 쓴 오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저술활동을 통한 반국가단체의 지도적 임무수행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의 저작물은 북한 편향적이지만,전체 저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우리나라의 안전과 체제를 위협하는 내용도 아니다.”라고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일성 조문과 김정일 생일 축하 편지 발송 부분에 대해서도 “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자유정신과 동포애로써 포용하는 쪽이 우리 사회 갈등을 막고 미래지향적 국가발전과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두율교수 집행유예] 석방 스케치

    21일 오후 9개월 만에 서울구치소 문을 다시 나선 송두율(60) 교수는 “재판부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당한 판결을 내렸다.”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역사가 나의 무죄와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명한 재판부가 시대의 흐름에 열린 자세로 민족을 위해 정당하게 판결했다.”고 주장했다.자신을 단죄한 국가보안법에는 “법이라고도 할 수 없는 법을 우리 스스로가 법이라고 여기면서 옥죄어온 관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지금은 자유스러운 공기를 맘껏 마신다는 데 만족한다.”면서 “독일의 동료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194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송 교수는 196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듬해 독일로 유학 1972년 위르겐 하버마스의 지도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1974년 민청학련사건이 일어나자 독일에서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만들어 유신정권과 갈등을 빚은 뒤 반체제 인물로 분류돼 귀국이 불허됐다.1973년부터 여러차례 방북,김일성 주석 등 북한 고위층과 접촉했다.2000년 귀국을 추진했으나 국가정보원이 준법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자 포기했다. 그는 지난해 9월22일 “경계인으로서의 삶을 반추해 보고 싶다.”며 귀국했으나 10월22일 구속수감됐다.‘역사는 끝났는가’‘21세기와의 대화’‘통일의 논리를 찾아서’‘경계인의 사색’ 등의 저서로 북한 사회에 대한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을 제안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송두율 ‘北 후보위원’ 무죄…집유5년 석방

    송두율 ‘北 후보위원’ 무죄…집유5년 석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독 철학자 송두율(60) 교수의 항소심 재판부가 핵심 공소 사실인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이에 따라 검찰의 국가보안법 적용기준에 대한 논란과 함께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는 21일 송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내놓은 증거가 불충분해 피고인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 의심없이 인정하기 어렵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풀어줬다.징역 1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이 나오자 “상고심에서 현명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상고 방침을 밝혔다. 송 교수는 이날 오후 5시20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정당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92년 5월부터 2년여 동안 5차례 북한을 방문,김일성 주석 등을 만난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 혐의와 황장엽씨와의 사기 민사소송 부분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자백했다고 보기 어렵고,황장엽씨의 진술은 신빙성은 있지만,내용이 막연하다.”면서 “형사소송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만큼 증거가 충분해야 유죄로 인정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피고인의 저서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서 ‘김철수’를 적시한 것에 대해 “김일성 장의위원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대우해 줬다는 생각에서 아무런 의도없이 쓴 오류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저술활동을 통한 반국가단체의 지도적 임무수행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의 저작물은 북한 편향적이지만,전체 저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우리나라의 안전과 체제를 위협하는 내용도 아니다.”라고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일성 조문과 김정일 생일 축하 편지 발송 부분에 대해서도 “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자유정신과 동포애로써 포용하는 쪽이 우리 사회 갈등을 막고 미래지향적 국가발전과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두율교수 집행유예] 석방 스케치

    21일 오후 9개월 만에 서울구치소 문을 다시 나선 송두율(60) 교수는 “재판부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정당한 판결을 내렸다.”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 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역사가 나의 무죄와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현명한 재판부가 시대의 흐름에 열린 자세로 민족을 위해 정당하게 판결했다.”고 주장했다.자신을 단죄한 국가보안법에는 “법이라고도 할 수 없는 법을 우리 스스로가 법이라고 여기면서 옥죄어온 관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지금은 자유스러운 공기를 맘껏 마신다는 데 만족한다.”면서 “독일의 동료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194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송 교수는 196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듬해 독일로 유학 1972년 위르겐 하버마스의 지도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1974년 민청학련사건이 일어나자 독일에서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만들어 유신정권과 갈등을 빚은 뒤 반체제 인물로 분류돼 귀국이 불허됐다.1973년부터 여러차례 방북,김일성 주석 등 북한 고위층과 접촉했다.2000년 귀국을 추진했으나 국가정보원이 준법서약서 제출을 요구하자 포기했다. 그는 지난해 9월22일 “경계인으로서의 삶을 반추해 보고 싶다.”며 귀국했으나 10월22일 구속수감됐다.‘역사는 끝났는가’‘21세기와의 대화’‘통일의 논리를 찾아서’‘경계인의 사색’ 등의 저서로 북한 사회에 대한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을 제안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4) 韓·中평화 이상 없나

    [차이나 리포트 2004] (4) 韓·中평화 이상 없나

    한·중 평화는 언제까지 갈까.평화를 깨뜨릴 위협 요인은 없는가.한반도에 통일국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중국의 본심은 무엇일까.취재팀은 이런 물음들을 안고 고색창연한 베이징대의 류진즈(劉金質·국제관계학부)교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베이징 염주영특파원|류진즈 교수는 단도직입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교전상대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대해 두가지 가설을 제시했다.북핵과 타이완이다.이중 북핵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지만 타이완은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전혀 예상 밖의 답이다.그는 “설혹 미국이 북한 핵관련 시설을 제한적으로 선제공격하는 경우라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북을 지원해 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유일한 가능성은 타이완”이라고 했다.타이완이 독립을 선언하고,중국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부딪칠 경우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한국은 (중국의)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1000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고,미국은 값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을 수입해 서민 소비계층을 먹여 살리고 있다.이같은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미 관계를 대결 구도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다.중·미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은 평화외교를 지향하며,장기적으로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지속하려 한다.중국은 경제가 심각한 불균형 발전상태에 있고,개혁·개방의 목적을 여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앞으로 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 많다.따라서 중국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누구보다도 더 강렬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中, 對美 우호관계 지향 중국은 앞으로 장기간 개발도상국의 위치에 머물 것이다.그리고 아직도 통일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대외적으로 ‘화평굴기’(和平掘:peaceful rise,평화 속에 선진국으로 부상하자는 정신)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고 다극화 체계로 이행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외교상의 언어라고 본다.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도전자이기보다는 참여자이기를 희망한다.현재의 국제질서와 힘의 균형을 존중하고 있다.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무엇인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있었다.과거에는 북한문제에 관해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그러나 지금은 적극 참여하는 쪽으로 변했다.중국의 국가이익을 위해 안정된 주변환경이 필요하며 그것이 깨지는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중국의 입장도 한국과 같다.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무력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중국이 북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그것은 직접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이 협상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설득하는 것이다.해결은 당사자가 해야 하며 중국은 중재자일 뿐이다.그 범위을 벗어나면 어느 한 쪽으로부터 미움과 불신을 사게 된다. 최근에 북한의 대외정책 노선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가? -중국은 최근 북한과의 접촉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국 답방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김 위원장은 한국 답방을 통해 개혁·개방의 노선을 분명히 함으로써 최근의 경제적 곤란을 극복하는 돌파구를 마련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美, 北핵시설 공격 가능성 배제못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자의 역할이 미국의 선제공격 등으로 전쟁국면으로 바뀌면 달라지지 않겠는가? -최상의 목표는 충돌 방지다.미국이 군사적 해결수단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핵문제는 시급한 현안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다.미국은 군사대결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전면전의 가능성은 생각하기 어렵다.그러나 만약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하면 중국은 도의상 북한의 편에 서게 될 것이다.경제적 지원 등 여러가지 조치를 할 것이다.그러나 병력과 무기 지원,즉 군사적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 동맹조약 당사국이 아닌가? -60년의 중·조간 동맹조약은 지금도 존재한다.그러나 한국전쟁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조약의 이름은 남아있으되 군사적 의미는 상실해가고 있다고 본다.중국은 현재 누구와도 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북한과의 관계에서도 군사적인 교류는 약화되고 인도적인 교류에만 국한하고 있다.북핵문제가 군사적 수단이 사용되는 국면으로 가더라도 미국과 적대하거나 미국을 상대로 하는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中·朝 동맹조약 군사적 의미 퇴색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인가? -중국내 일부에서는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조약이 있음으로 해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의 타이완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 -타이완 문제는 북핵에 비해 훨씬 현실적인 전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우리의 타이완에 대한 기본 정책은 1979년 이후 변화가 없으며 최근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이를 다시 확인한 바 있다.즉 타이완이 독립을 주장하지 않는 한,중국은 무력으로 타이완을 통일할 의사가 없다.그러나 타이완이 독립을 주장하고 미국이 이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중국은 부득이 타이완에 대해 무력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타이완 독립 선언땐 무력조치 타이완 문제가 악화될 경우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먼저 타이완 독립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온다면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되묻고 싶다.한국은 지금까지 이 부분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의 정책을 구사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심각한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한국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한국과 미국은 군사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현재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그러나 중국과 미국이 타이완 문제로 충돌한다면 한국은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요컨대 한·중 관계에 있어 북핵 보다는 타이완을 더 심각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중국은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석유 수입국으로 바뀌었다.최근 국제 원유가가 급등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협력이 괄목할 만큼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로 러시아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 것 또한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희망일 뿐이며 러시아의 의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과거와 같이 중국과 러시아,미국과 일본을 축으로 하는 대립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평화적 공존이 외교정책의 가장 큰 목표다.러시아 역시 국내경제 사정 등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따라서 중국과 러시아의 접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한국에는 양 진영간에 긴장국면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과거 상호 불신감을 갖고 있었으며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中·日 외교갈등이 FTA창설 걸림돌 동북아 자유무역지대(FTA) 창설 필요성이 한·중·일 3개국 학자와 기업인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데.중국의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경제적으로 3국간의 호혜평등과 상호 비교우위에 입각한 경제적 협력이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외교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중국과 한국간에는 갈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중국과 일본간의 갈등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일본 수뇌부의 신사참배 등은 중국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류진즈(63)교수는 냉전사 연구의 권위자로 40년동안 베이징대학에서 미·소,미·러관계 및 한반도문제 연구에 천착해왔다.저서 ‘당대 중·한관계’(1998년 중국사회과학출판사)는 한·중관계 연구에서 고전에 속한다.주편한 ‘중국의 조선과 한국 관련 정책자료집 시리즈’(1994년,2000년,사회과학출판사)는 한·중관계 연구의 초석으로 평가된다.‘강대국 중국의 역할 발휘’를 강조하는 중국내 ‘대국외교론’을 시기상조라고 반박하면서 미국과의 협조관계 속에서의 ‘평화적 부상’을 강조하는 실용주의적 시각을 이끌고 있다.1981년부터 2년동안 미하버드대 러시아연구소,1991년부터 1년반동안 캘리포니아대 초청교수 등을 역임했다. yeomjs@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스티브 길버트 지음 문신은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양식이다.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노예나 범죄자들의 형벌이나 도망 방지 등의 목적으로 문신을 이용했다.유대인과 초기 기독교인들 사이에도 문신풍습이 있었다.그러나 서기 787년 교황 하드리아누스 1세가 문신행위를 금한 이래 기독교 세계에는 문신이 금기시되기 했다.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신의 역사를 폭넓게 다룬다.문신은 주술적·종교적 기능 외에 인내의 상징,성인의 징표 등으로 사용된다.일본의 전통 문신은 등,팔,다리,가슴을 주된 문양 하나로 뒤덮는다는 점에서 서양 문신과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밝힌다.2만 8000원.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아베 피에르 지음 ‘빈민의 아버지’‘자유,평등,박애의 구현자’ 등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신부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는 무엇보다 1949년에 설립한 세계적인 빈민구호 공동체인 ‘엠마우스’ 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최극빈층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빈곤 뿐 아니라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피에르는 이 두가지를 해결하지 못하는 빈민운동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한다.2차대전 이후 국회의원을 지낸 피에르는 국회의원시절 좌와 우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을 지향하는다는 의미로 “나는 극우도 극좌도 아닌 극고(極高)다.”라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1만 2000원. ●봉기/레티시아 비카이으 지음 팔레스타인의 현실에 대한 생생한 기록.팔레스타인 민중의 자발적 봉기인 ‘인티파다’가 남긴 안팎의 모순을 들춰낸다.인티파다 전략은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공언해온 무력투쟁을 포기하는 대신 시민 불복종을 통해 민중차원의 저항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것은 외부의 적인 이스라엘은 물론 내부의 적인 부패,계급갈등,성차별 등과 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룬 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정어린 시선이 없다는 게 이 책의 특징.‘사실의 힘’이 어떤 주장이나 해석보다도 강력함을 보여준다.1만 2000원. ●분서/이지 지음 ‘독설의 사유’로 유명한 중국 명대의 양명학 좌파사상가 이지의 저서 ‘분서’를 완역.중국철학사상 가장 입체적인 사상가로 꼽히는 이지는 유불선의 종지는 같다고 봤으며 유가에 대한 법가의 우위를 주장했다.선진시대 이래 줄곧 관심 밖에 있던 ‘묵자’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것도 주목되는 점.스스로 이단을 자처하며 유가의 말기적 폐단을 공격하고 송명이학의 위선을 폭로한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릴 수밖에 없었다.혹세무민의 죄를 뒤집에 쓰고 감옥에 갇혀 있던 이지는 결국 76세에 자살로 삶을 끝냈다.전2권,1권 2만 5000원,2권 3만원. ●환상박물관/김장호 지음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는 누구나 환상의 자리가 있다.그 환상이야말로 숨막히는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숨은 힘이다.철학자 니체의 지적대로 환상은 현존재를 절망과 허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지닌다.동양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환상을 ‘허깨비같은 이미지’로 정의한다.책은 ‘환상박물관’으로 안내한다.‘상상관’에선 요정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비현실적인 존재에서 마네킹,사이버 공간의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상의 영토를 다룬다.또 ‘예술관’은 아돌프 뵐플리를 비롯한 이른바 아웃사이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환상공간을 체험케 한다.1만 5000원.˝
  • [길섶에서] 선 물/오풍연 논설위원

    선물은 언제 받아도 기분이 좋다.크든,작든 상대방의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주는 기쁨은 더하다.그래서 선물을 고를 땐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꼭 필요한 것을 전해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하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물건 자체에 의미가 담긴 선물도 많다.연인들 사이에 주고받는 ‘반지’.영원한 나의 것이 되어달라는 의미일 법하다.‘흰색 손수건’은 이별,‘빨간 손수건’은 정열을 뜻한다고 한다.성공을 빈다면 ‘만년필’을 선물해도 좋을 듯하다.못 이룰 사랑엔 ‘종이학’을 보낸다.특히 여성들은 ‘초콜릿’을 선호한다.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 때문 아닐까.시집과 책은 고상한 축.시간적 여유를 선사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얼마 전 출판사를 통해 책을 선물 받았다.한국사회와 경제위기에 대한 긴급처방전을 담은 지인의 저서였다.첫 장을 넘기면서 유쾌함을 맛보았다.정성스러운 글씨로 ‘촌평’을 부탁했다.마침 무슨 책을 볼까 찾고 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올여름 휴가를 떠나는 가까운 이들에게 책 선물을 하면 어떨는지….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애나가先生 8000회 기념 출판회

    하종갑 경남일보 편집국장은 13일 오후 7시 진주 제일웨딩홀 크리스탈룸에서 자신의 저서 ‘애나가先生Ⅲ’ 출판기념회를 갖는다.‘애나가先生’은 경남일보에 연재중인 시사만화로 이날로 8000회를 맞고 있다.
  • [부고]

    ■ 前한성대총장 원형갑씨 한성대 총장을 지낸 문학평론가 원형갑씨가 9일 오전 11시10분 남서울 한방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75세. 충남 서천 출신인 고인은 평양에서 성장한 뒤 해방 후,원광대 국문학과를 나와 1958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다.1960∼70년대 해외 문예이론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왕성한 비평활동을 했으며,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2년부터 95년까지 총장을 지냈다. ‘현대미학의 과제’ ‘현상학과 뉴마르크시즘’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1990년대 이후 ’시경(詩經)‘에 관심을 쏟아 ‘시경과 성애 열락’ ‘시경과 성’ ‘시경의 수수께끼’를 비롯한 연구서를 잇따라 발표했다.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위원장을 지냈으며 현대문학상(1961),한국문학상(1979),대한민국예술상(1986)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씨와 일청,문청,재산씨 등 3남2녀.발인은 11일 오전 7시30분,강남성모병원.(02)590-2697. ●崔成大(서울신문 광주지국장)씨 모친상 9일 오전 7시 전남 담양군 금성면 봉서1구 675번지 자택,발인 12일 오전 10시 (062)223-5434 ●金塾(외교통상부 북미국장)垠(자영업)墉(기아자동차 산곡판매점 소장)福珍(인하여고 교사)씨 모친상 9일 오전 8시40분 인하대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32)890-3199 ●金道垣(한국은행 총무국 차장)씨 별세 9일 오전 5시30분 강남성모병원,발인 11일 오전 7시 (02)590-2541 ●玄圭鎬(전 목포지방해운항만청장)씨 별세 庚錫(호주 시드니대학 유학)篠連(전 김&장법률사무소 과장)씨 부친상 吳大煥(일본 나고야상과대학 교수)씨 빙부상 9일 오전 8시10분 서울대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2)760-2014 ●李萬浩(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씨 모친상 9일 오전 9시50분 서울삼성병원,발인 11일 오전 5시30분 (02)3410-6920 ●李椿淵(씨네2000 대표)良淵(상진공업 부장)씨 모친상 9일 오전 2시 서울아산병원,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4 ●金長中(인천일보 평택주재 기자)씨 모친상 9일 오전 7시25분 오산장례예식장,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31)372-2923 ●朴恩子(대우증권 순천지점 과장)씨 모친상 9일 오전 4시 순천 성가롤로병원,발인 11일 오전 10시 (061)720-2316 ●鄭基雄(KBS대전방송총국 취재부 부장대우)씨 부친상 9일 오후 3시40분 대전 을지대학병원,발인 12일 오전 7시 (042)471-1321 ●金榮盛(한국기원 이사)씨 별세 8일 오후 5시10분 부산침례병원,발인 10일 오전 9시 (051)583-8914 ●李潔(샘표식품 상임감사)씨 부친상 9일 춘천장례식장,발인 12일 오전 9시 (033)263-4403 ●李成槿(대우해양조선연구소장)義槿(삼성전자반도체총괄총무부장)愛德(미국 거주)씨 모친상 8일 오후 8시40분 삼성서울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2)3410-6916˝
  • [부고]

    ■ 前한성대총장 원형갑씨 한성대 총장을 지낸 문학평론가 원형갑씨가 9일 오전 11시10분 남서울 한방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75세. 충남 서천 출신인 고인은 평양에서 성장한 뒤 해방 후,원광대 국문학과를 나와 1958년 ‘현대문학’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다.1960∼70년대 해외 문예이론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왕성한 비평활동을 했으며,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2년부터 95년까지 총장을 지냈다. ‘현대미학의 과제’ ‘현상학과 뉴마르크시즘’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1990년대 이후 ’시경(詩經)‘에 관심을 쏟아 ‘시경과 성애 열락’ ‘시경과 성’ ‘시경의 수수께끼’를 비롯한 연구서를 잇따라 발표했다.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위원장을 지냈으며 현대문학상(1961),한국문학상(1979),대한민국예술상(1986)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자씨와 일청,문청,재산씨 등 3남2녀.발인은 11일 오전 7시30분,강남성모병원.(02)590-2697. ●崔成大(서울신문 광주지국장)씨 모친상 9일 오전 7시 전남 담양군 금성면 봉서1구 675번지 자택,발인 12일 오전 10시 (062)223-5434 ●金塾(외교통상부 북미국장)垠(자영업)墉(기아자동차 산곡판매점 소장)福珍(인하여고 교사)씨 모친상 9일 오전 8시40분 인하대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32)890-3199 ●金道垣(한국은행 총무국 차장)씨 별세 9일 오전 5시30분 강남성모병원,발인 11일 오전 7시 (02)590-2541 ●玄圭鎬(전 목포지방해운항만청장)씨 별세 庚錫(호주 시드니대학 유학)篠連(전 김&장법률사무소 과장)씨 부친상 吳大煥(일본 나고야상과대학 교수)씨 빙부상 9일 오전 8시10분 서울대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2)760-2014 ●李萬浩(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씨 모친상 9일 오전 9시50분 서울삼성병원,발인 11일 오전 5시30분 (02)3410-6920 ●李椿淵(씨네2000 대표)良淵(상진공업 부장)씨 모친상 9일 오전 2시 서울아산병원,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4 ●金長中(인천일보 평택주재 기자)씨 모친상 9일 오전 7시25분 오산장례예식장,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31)372-2923 ●朴恩子(대우증권 순천지점 과장)씨 모친상 9일 오전 4시 순천 성가롤로병원,발인 11일 오전 10시 (061)720-2316 ●鄭基雄(KBS대전방송총국 취재부 부장대우)씨 부친상 9일 오후 3시40분 대전 을지대학병원,발인 12일 오전 7시 (042)471-1321 ●金榮盛(한국기원 이사)씨 별세 8일 오후 5시10분 부산침례병원,발인 10일 오전 9시 (051)583-8914 ●李潔(샘표식품 상임감사)씨 부친상 9일 춘천장례식장,발인 12일 오전 9시 (033)263-4403 ●李成槿(대우해양조선연구소장)義槿(삼성전자반도체총괄총무부장)愛德(미국 거주)씨 모친상 8일 오후 8시40분 삼성서울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 (02)3410-6916
  • [오피니언 중계석] ‘국가의 재건’에 힘쓸 때/후쿠야마교수

    20세기가 저물 무렵 예일대 교수였던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저술한 ‘역사의 종언’은 세계 지식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은 자본주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으며,21세기는 시장이 정부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주장했다.그러나 존스 홉킨스대로 자리를 옮긴 후쿠야마는 이같은 기존의 이론을 수정,오히려 강력한 국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이른바 ‘네오콘’의 일원으로도 분류되는 후쿠야마 교수가 4일 영국의 가디언지 일요판인 옵서버에 기고한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려던 레이건-대처 시대의 정신은 지금도 잔영이 남아 있긴 하지만 분명히 끝나가고 있다.역사의 추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엔론과 월드컴 등에서 나타난 대규모 회계 부정,영국의 철도 민영화 후유증,캘리포니아의 전력 부족사태 등은 모두 국가의 충분한 감독이 없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레이건-대처 시대를 정말로 끝장낸 것은 9·11테러이다.이 사건은 냉전 이후 세계에서 나타난 핵심적 현상에 관심을 집중시켰다.20세기 세계 질서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것은 독일과 일본,옛 소련 등 지나치게 강력한 국가들이었다.반면,빈곤에서부터 난민,인권,후천성면역결핍증(AIDS),테러에 이르는 오늘날의 문제들은 지나치게 허약한 개발도상국들이 야기한 것이다.북미에서 발칸,중동과 남아시아에 이르는 국가들의 붕괴 현상이 극렬 이슬람운동과 테러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국가의 통치영역과 힘은 다르다.국가의 통치영역이 국가의 다양한 기능에 관한 것이라면,국가의 힘은 결정된 정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브라질과 터키,멕시코 등에서 보듯 많은 개도국들은 불행하게도 덩치만 크고 허약하거나 라이베리아,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처럼 국가가 아무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레이건-대처식 혁명은 민간 경제활동에 대한 통제와 국가 개입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런 방식이 개도국에 적용된 결과 거꾸로 큰 피해를 초래했다.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추진한 민영화와 무역자유화,규제 철폐 등 각종 조치들은 많은 개도국들이 이를 시행할 제도적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의 기수인 밀턴 프리드먼은 얼마 전 자신이 옛 사회주의국가들에 그토록 민영화를 강조했던 것이 잘못이었으며 “민영화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법치”임을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9·11테러는 아프간과 같은 빈곤·분쟁 지역에서의 통치권 부재가 선진세계에 엄청난 안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선거 당시 “미군이 ‘국가 재건’에 투입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역설적으로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대대적 국가 재건사업에 착수했다.이를 통해 미국은 전세계에 군사를 보내 정권을 붕괴시킬 수는 있지만 이들에게 강력한 통치력을 부여하기에 걸맞은 능력이나 제도를 갖고 있지 못함을 깨닫게 됐다. 국제사회 역시 새로운 제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분쟁 후 재건 역할을 맡은 유엔은 정통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모두 허약하다.닷컴 혁명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 밸리에서는 정부가 ‘부(富)의 창조자’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무정부 세계가 확대되고 있다.또한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급진 이슬람 운동가들이 포로 참수 비디오를 유포하는 등 ‘슈퍼파워를 보유한 개인’이 기술의 민주화를 만끽하고 있다.합법적으로 권력을 독점한 국가가 이런 공백 상태를 메워야 한다.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포스트-레이건 시대에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의 재건’이다. 정리 =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씨줄날줄] 토성에 닿다/손성진 논설위원

    “이제 과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토성 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호가 지난 1일 토성의 궤도에 진입하자 에드 윌러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이렇게 말했다.카시니호의 토성 근접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스피릿호의 화성 착륙에 이은 우주탐사의 쾌거다.카시니호가 보내온 토성의 고리 사진은 환상적이었다.카시니호의 영상 담당 캐럴린 포코는 ‘진정으로 충격적인 영상’이라고 흥분했다. 토성(Saturn)은 고대로부터 육안으로 관측된 태양계의 5대 행성중 하나다.1781년 윌리엄 허셜이 망원경으로 천왕성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지구에서 가장 먼 행성이었다.토성을 뜻하는 영어 Saturn은 로마신화의 농업의 신 사투르누스(Saturnus)에서 연유했고 토요일(Saturday)의 어원이다.토성의 지름은 12만 536㎞로 지구의 9.1배이며 부피는 760배다.공전 주기는 29.458년,자전 주기는 10.233시간이다.위성은 31개나 되는데 제일 작은 판(Pan)은 지름이 19.3㎞에 불과하다. 토성을 본격적으로 관찰한 이는 망원경을 발명한 갈릴레이다.1610년이었다.고리를 확인한 사람은 네덜란드의 호이겐스로 1659년의 일이다.성능 좋은 망원경을 개발한 그는 토성의 가장 큰 위성도 찾아내 타이탄이라 이름 붙이고 ‘토성계’라는 저서도 펴냈다.이 타이탄에 이번에 소형 탐사선이 착륙한다.더 세밀하게 관찰한 사람은 프랑스로 귀화한 이탈리아인 카시니다.1671년 파리천문대 초대 대장으로 취임한 그는 위성 4개를 더 발견했다.1675년에는 이른바 ‘카시니의 틈’을 발견했다.카시니-호이겐스호는 두 천문학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관찰하면서 고리를 두개의 둥근 구슬로 여겨 귀가 달렸다며 크게 놀랐다고 한다.호이겐스는 처음에 딱딱한 판으로 생각했다.신비스러운 고리는 사실 큰 것은 지름이 몇m쯤 되는 얼음 조각과 먼지가 모여서 형성된 것이다.고리는 군데군데 틈이 있어 7개로 구분된다.지구에서도 똑똑히 보이는 것은 A고리와 B고리인데 그 사이의 틈이 ‘카시니의 틈’이다.고리는 레코드판처럼 함께 도는 것이 아니라 안쪽의 고리는 빠르게,바깥쪽의 고리는 천천히 돈다고 한다.유인 우주선을 타고 아름다운 토성의 고리를 가까이서 감상할 미래의 그날은 올까.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주강현의 觀海記 30일부터 주2회 연재

    서울신문은 7월부터 6개월간 주 2차례(월·목요일) 1개 면씩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관해기(觀海記)’를 연재합니다.전국의 해안과 섬 등을 발로 뛰며 취재해 기사화하는 광범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필자 주강현씨는 한국역사민속학회 회장,한국민속연구소장,문화재 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아울러 8년이 넘게 한국해양문화재단 이사,‘해양문화’ 편집주간을 맡아 바다사랑 운동에 앞장서 왔습니다.저서 ‘조기에 관한 명상’은 일본에 번역돼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바다에 살어리랏다’는 물고기 평전,항포구·석호·갯벌·사구 등 자연환경과 인문의 만남,어민의 애환 등 생활문화사를 아우르는 한민족 바다생활사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탐구이자 서술이 될 것입니다.역사민속학자인 주강현씨는 지금까지 40여권의 책을 지어 검증을 받은 저술가입니다.그 가운데 한겨레신문에 1년간 연재했던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2’는 책으로 나와 지금까지 35만권 이상이 팔린 장기 베스트셀러입니다.중앙일보와 EBS에서도 각각 1년동안 우리 문화에 관한 글을 싣거나 강연했습니다. 21세기 미래를 담보하는 바다 생활문화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 퇴임 앞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최상규 박사

    “35년 동안 정든 실험실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서운합니다.그러나 정말 최선을 다했고 훌륭한 후배들을 길러냈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든든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최상규(60·생물학과장) 박사는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선구자이자 산 증인이다.특히 지난 91년 국내 처음으로 DNA 감식기법을 수사에 도입한 업적은 높이 평가받는다.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한 것이 이루 헤아릴 수 없다.때문에 수사경찰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그런 그가 오는 30일 정년퇴임을 한다. 이력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핵심을 결코 벗어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서울대 생물학과를 나온 그는 69년 가톨릭대 미생물학과를 시작으로 강단에 섰다. 79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스카우트된 그는 국내 법생물학의 1인자이자 선구자적 길을 걸었다.이때만 해도 말이 ‘과학수사’이지 DNA감식기법은 생각조차 못했다. 과학수사 분야를 개척하고자 그는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세차례 연수를 받았고 일본·영국을 수차례 오가며 정보를 얻고 연구에 몰두했다.DNA 감식기법은 85년 영국의 라이체스터대학 유전학 교수인 제프레이 박사가 개발했다.87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DNA 분석기법을 적용,범인에게 22형을 선고한 것이 최초였다.우리나라는 이보다 5년 정도 늦었다. “92년 5월인가 그래요.경기도 의정부에서 서적외판원이 강간한 사건이 생겼습니다.이때 찢어진 신문지조각에 묻은 정액에서 DNA 지문을 검출해 사건을 해결한 것이 국내 최초입니다.” 이후 그는 각종 강력사건은 물론 삼풍백화점 붕괴(95년),괌에서의 항공기 추락(97년),화성 씨랜드 화재(99년),대구지하철 화재(2003년) 등 대형 참사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났다.3년 전에는 문화재관리국 의뢰로 백범 김구 선생의 유전자 정보를 처음 밝혀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전자센터를 설립하는 데 앞장서서 DNA 분석기법의 자동화를 일구어냈다.동시에 많은 종류의 유전자를 신속하게 분석해 과학수사의 차원을 한단계 끌어올린 획기적인 업적이다. “과학수사는 증거 위주의 범죄사실을 엄격히 입증함으로써 법관 및 수사관계자의 합리적·과학적 심증 형성에 결정적인 구실을 합니다.” 그는 직업의 특성상 상당히 훼손된 시신들만 마주해 왔다.산산조각난 시신의 뼛조각을 맞추며 살아온 특별한 인생이다. 현재 추리작가협회 이사이기도 한 그는 지금까지 ‘루미놀’‘유전자’등 여섯권의 저서를 발간했다.또 퇴임식을 앞두고 ‘대한민국 과학수사 파일’이라는 책을 발간(해바라기),3만건의 과학수사비록을 정리했다. “미아찾기 등 범죄해결에 시급한 유전자 자료은행의 설립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퇴임 후 동국대에 신설된 법생물학 강좌를 맡을 예정이다.퇴임식은 30일 오전 10시 연구소에서 열린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김선일씨 살해 충격] 전문가제언-제성호 중대 법학과교수

    “테러에 굴복하는 것은 또 다른 테러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이 시점에 한국이 추가파병을 번복하는 것은 테러단체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입니다.” 국제법 전문가인 중앙대 법학과 제성호(46) 교수는 가나무역 김선일씨의 피랍을 계기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추가파병 철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제 교수는 “김씨 피랍사건은 국민모두에게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파병 재논의와 연결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는 “일부 급진적인 세력의 테러나 요구 때문에 파병철회가 논의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테러를 방조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이번 피랍사태를 푸는 방식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대의와 원칙은 지키면서 비공식적인 협상의 루트는 열어 놓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번 피랍역시 이라크 급진세력 일부가 주동했을 뿐 다수 이라크인이 국가재건을 위한 파병을 원치 않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제 교수는 현시점에서 파병의 정당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역설했다.“전쟁이 끝난 상황에서 비전투병의 파병을 통해 이라크 평화재건 사업을 도우러 가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명분 있는 선택인 만큼 이제 와서 테러위험이나 전쟁의 정당성 등을 문제 삼아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소아적인 판단이며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파병의 성격에 대해 제 교수는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의 역할과 다른 것이 없다.”고 정의했다.제 교수는 “우선 우리는 단지 반(反)테러 국제연대에 동참하는 것일 뿐이며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정당성이 있어 파병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유엔 안보리 결의와 현지국 요청에 따른 재건지원인 만큼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파병을 했을 때 위험이 따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 역시 인정했다.“우리국민에 대한 테러위협이나 파병병력에 대한 테러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으나 이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이 문제로 국가간의 약속인 파병을 철회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건사업을 통한 한국·이라크 관계 개선이 가져올 실익에도 기대를 건다고 했다.“우리 군이 ‘평화의 사절’로서 평화재건 지원사업을 훌륭하게 수행한다면 한국과 이라크의 관계는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파병은 실보다 득이 많은 일인 만큼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소모적인 논쟁을 통한 정책적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논쟁보다는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최근 일부 여당의원들의 파병철회 의견개진에 대해 그는 “이들이 파병철회 논의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그는 민주노동당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파병반대 의견과 여당의원의 반대의견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는 국민들,특히 네티즌 사이에서 파병 반대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그는 “다양성과 다원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가 정부가 결정한 정책의 권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프로필 제성호(諸成鎬) 교수는 국제법,국제기구론,통일법 등 국제,통일 분야 전문가로 중앙대 법학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통일연구원 북한경제사회연구실 실장과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을 거쳐 현재 대한국제법학회 부회장.보수논객으로 저서로는 ‘남북한 특수관계론’(1995),‘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2000) 등.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말말말˙˙˙

    리더는 있되 리더십이 부재한 시대,남에게 기대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덜 여문 아우 의식만 판치는 지금의 상황에서 진정한 리더십의 표상은 장남정신에 있다.우리 사회가 처한 도덕적 위기의 해법을 장남 정신에서 찾고 싶다.-윤영무 문화방송기자,저서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에서-˝
  • 해적과 제왕/노엄 촘스키 지음

    “레이건은 용기와 자유의 승리를 믿었고 대통령이 어떠해야 하는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줬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안장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미국은 물론 세계 언론들은 레이건의 업적을 미화일색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로 높이 평가했지만 그 그림자에 대해선 애써 외면했다. 그러나 ‘미국의 살아 있는 양심’으로 불리는 노엄 촘스키 교수(MIT대)는 자신의 저서 ‘해적과 제왕’(지소철 옮김,황소걸음)에서 다시 한번 쓴소리를 쏟아낸다.“레이건은 ‘힘 있는 자들’의 편에 서서 세계를 경영한 ‘빅 브라더’였을 뿐이다.침략과 테러를 총지휘하며 숱한 인명을 앗아간 테러범이고 늘 명분을 창조해 힘없는 적들을 괴롭힌 비겁자다.” 촘스키가 보기에 레이건은 더이상 ‘용감한 카우보이’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도 아니다. ‘해적과 제왕’은 촘스키가 지난 20여년 동안 발표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촘스키의 미 제국주의 비판정신의 핵심이 담겼다.국제테러리즘이 극심했던 1980년대를 중심으로 9·11 이후 미국의 테러전쟁,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근황 등 최근 흐름까지 망라했다.촘스키는 세계 곳곳에서 자행돼온 ‘제왕’과 ‘해적’의 만행을 파헤친다.여기서 해적이란 아랍국가들 같은 나라임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촘스키의 미국 행정부 특히 레이건 시절에 대한 비판은 혹독하다.촘스키는 1986년 리비아 시드라만 폭격 사건에 대한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의 글을 인용,‘국제테러리즘 최고 사령관’ 레이건을 비판한다.“이 사건은 람보 스타일의 작전이라기보다 동네 깡패가 싸움을 거는 행태에 더 가깝다.전형적인 레이건다운 행동이었다.” 촘스키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진리부(眞理部) 건물에 내걸린 슬로건 ‘전쟁은 평화,자유는 예속,무지는 힘’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위선을 신랄하게 꼬집는다.미국의 엘리트들은 ‘테러리즘의 병원(病原)’‘아랍의 미친 개(카다피)’‘악의 축’등 선동적인 조어들을 만들어왔고,‘평화’‘자유’‘민주주의’ 같은 숭고한 용어에 대한 왜곡도 일삼아왔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언론과 학계는 대부분 이에 동조해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할 뿐 아니라 경쟁적으로 뉴스피크(Newspeak,여론조작용 신어)를 창조해내고 있다는 것.촘스키는 경고한다.“우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테러리즘에 대해 눈을 감는다면 언젠가는 그 제국의 발톱이 부메랑이 돼 우리를 엄습해올 것이다.” 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광진구청장, 장학금 1000만원 기탁

    정영섭(오른쪽) 서울 광진구청장이 15일 광진장학회(간사 정병용)에 1000만원을 기탁했다.또 장애인 보호시설인 ‘작은예수의 집’과 할머니들의 사랑방 ‘모니카의 집’에도 각 100만원씩 기탁했다.기탁금 전액은 지난 10일 건국대동문회관에서 열린 정 구청장의 3번째 저서 ‘붓대로 장난질말라’라는 수필집의 출판기념회로 생긴 수익금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역사학 지원 ‘두계학술재단’ 설립 이태녕 서울대 교수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하는 실용학문이 득세하면서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들 한다.자연과학자들은 자연과학자들대로 똑같은 이유을 들며 심각한 위기론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시대를 이끌어간 대표적인 자연과학자로,자신의 분야에서 쌓은 연구 업적을 바탕삼아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는 노(老)학자의 존재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문화재 보존과학의 선구자는 화학과 교수 이태녕 서울대 화학교육과 명예교수가 주인공이다.‘한국 보존과학계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뚜렷이 한 획을 그은 대학자이다.하지만 이 박사의 인생을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이 박사의 부친은 역사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두계(斗溪) 이병도(李丙燾·1896∼1989) 선생이다.얼마전 타계한 이기백 한림대 석좌교수의 스승으로 일제시대 인문학 분야의 대표적 학술단체인 ‘진단학회’ 창설을 주도하는 등 1980년대 초까지 실증사학계를 주도한 역사학자였다. “처음에는 역사를 전공할 생각이었어요.그런데 아버지가 ‘우리나라가 필요한 인재는 자연과학도’라면서 크게 반대했습니다..” 두계 선생의 셋째 아들로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다는 이 박사는 결국 “내가 약을 개발해서 고통스러운 질병을 물리쳐야겠다.”는 생각에서 화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평생을 화학자로 살아온 이 박사지만 부친의 전공인 ‘역사’와 그리 멀지 않은 삶을 이어왔다.그는 한국땅에 보존과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을 처음 들여온 인물이다.보존과학이란 과학분야에서 쌓아놓은 연구 성과를 문화재 등의 보존에 활용하는 학문이다. 공군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한 뒤 국방부에 들어가 국방과학연구소(현 ADD)에서 연구실장까지 지낸 그는 5·16 이후 연구소가 해체되자 서울대 화학교육과로 자리를 옮겼다.보존과학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도 이 즈음이다. ●팔만대장경·석굴암 보존 진두지휘 석굴암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에서 전문가를 초빙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그는 공주 송산리 6호분의 보존과학적 특성을 밝혀낸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줬다.이 일을 계기로 미국에 건너가 일년동안 보존과학을 다시 연구한 그는 이후 해인사 8만대장경과 석굴암 보존 작업 등을 진두지휘했다.이 분야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보존과학회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년퇴직을 한해 앞둔 1989년 부친이 타계하자 이 박사는 새로운 할 일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님께서 남기신 장서만 1만여권이 넘습니다.그런 자료들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자식된 도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는 이 해 여름부터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부친의 고택에서 하루 10시간씩 먼지가 켜켜이 쌓인 고서들과 씨름하고 있다.1000여종의 한문 고서적과 5000여권의 양장본 서적 등 1만 5000여권을 일일이 뒤져가며 책의 종류와 내용 등을 분류,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었다.부친의 대표적 저서인 ‘한국사 대관’‘한국고대사연구’ 등과 함께 부친이 모아놓은 비문,고지도,탁본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 박사는 “아버님이 타계하신지 만 15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온전한 평가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동안 분류한 데이터베이스 등을 일종의 ‘사이버 라이브러리’로 인터넷에 올려 사학도들이 학술연구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먼지 쌓인 부친의 古書 DB로 만들어 그는 곧 자신의 사재만으로 ‘두계학술연구재단’을 설립한다.부친이 타계하기 전까지 33년동안 생활한 옛집을 ‘두계문고’로 개방하여 일종의 도서관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역사·문화 연구자들에게 부친의 자료는 물론 국내외 연구자료 정보를 지원할 계획입니다.세계 주요 도서관과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연구자료의 탐색 및 수집도 알선해야죠.” 두계 선생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완용과는 30촌 이상 벌어지는 먼 친척임에도 사촌간이라는 등의 소문)을 바로잡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가 진단학회에 전 재산인 100석 규모의 경기도 용인땅을 쾌척한 것과 마찬가지로 두계학술재단은 다른 사람의 도움은 받지 않기로 했다.정년 퇴직 이후 받고 있는 연금과 자신이 개발한 세제 및 알츠하이머 예방 물질 관련 특허료 수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선 옛집을 도서관으로 쓸 수 있도록 리모델링하고 무질서하게 보관된 장서도 새로 정리하기로 했다.지금도 대문 기둥에 남아 있는 부친의 문패는 그대로 남겨둘 계획이다. ●한자는 2000년 역사의 기호… 반드시 배워야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으며 고생도 많았다.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갑이 넘은 나이에 처음 부친의 자료를 살펴볼 때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장서의 대부분이 어려운 한자로 되어 있는 역사책들이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사실상 한문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한자의 묘미도 이때 깨달았다고 한다. “한자는 2000년 이상 약속된 기호입니다.서양이 동양을 무서워하는 것은 한자 때문이지요.제2차 세계대전 때 맥아더 장군이 일본을 점령한 뒤 맨 처음 추진하려고 했던 일이 한자 폐지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500자의 한자만 제대로 알아도 충분하다.”면서 “그냥 글자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역사서적 등을 통해 실속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한자교육에 관한 소신을 피력했다. 부친이 떠난 동숭동 고택에 손때 묻은 각종 화학실험 기자재를 옮겨놓고 연구활동을 이어온 그는 기자와 만나는 동안에도 미국의 우주전파망원경이 보내온 신호가 뜰 때마다 모니터에 시선을 집중하는 영락없는 과학자이기도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동양의학으로 우울증·스트레스 치료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보는 동양의학,즉 침술과 약초,명상 등은 여전히 이단적이다.이 치료법에 생명을 위탁한 채 수천년 동안 그들조차도 놀라는 문화를 일궈 왔음에도 왜 서양의학자들은 이를 ‘과학적이지 못한 주먹구구식 치료법’으로 치부하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명하다.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인지신경학 전문가인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는 이를 “서양의학자들이 동양의학의 효능에 대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기실 그들은 선대가 그랬던 것처럼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치료법을 적용하고,그나마 대부분을 경험에 의존하는 얼치기이면서 유독 동양에 대해서는 아예 마음을 닫아버린다.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그도 이런 부류의 의사였다.이런 질병에는 이런 테스트를 하고,저런 질병에는 저런 약을 처방하던 그가 동양의 감정치료법을 ‘믿을 수는 없는 신비’의 영역에서 ‘믿어야 하는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냈다.그의 주장이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적인 인터넷 잡지 ‘하이퍼마인드’가 그를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에르베르 시몬,장 피에르 샹제 등과 함께 뇌 분야에서 가장 유능한 12인의 의학자로 꼽았대서가 아니라 철저한 과학성을 근거로 동양의학의 유효성을 설파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그의 저서 ‘치유-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화’(정미애 옮김,문학세계사)는 단호하게 “프로이트도 아니고 프로작(신경안정제)도 아니다.”고 말한다.책은 그가 동양의학적 견지에서 발굴한 ‘감정뇌(변연계)를 활용한 7가지 치유법’을 제시하며 “그동안 치료 결과와는 상관없이 적용된 정신분석요법이나,향정신성 약품에 의존한 치료법에서 벗어나 정신의 질환을 다루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7가지 치유법,즉 ▲불면증을 치료하는 심박동훈련 ▲정신장애를 없애주는 안구운동요법 ▲우울증을 고치는 생체시계 조절법 ▲침술로 해소하는 불안과 통증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오메가-3 영양섭취법 ▲불안신경증을 치료하는 운동요법 ▲약물보다 효과적인 사랑의 대화 등 동양의학에서 추출한 치유법이 마치 무덤에서 발굴한 고대 유물처럼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주목할 점은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의술을 두고 서양의학계가 들끓고 있으며,그 중심에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가 있다는 점이다.92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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