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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원회원 우형주씨 별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공학자인 우형주 서울대 명예교수가 1일 오후 4시 타계했다. 95세. 평양 출생인 고인은 1938년 연희전문학교 수물과(數物科)와 1941년 일본 교토대 전기과를 졸업했다. 1941~47년 평양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1952~80년에는 서울대 공대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전기재료학, 최신전기자기학, 응용전자기학 등을 남겼다. 유족은 부인 한순탄씨와 영남(전 한양대병원장), 영렬(한국스와이코회사 대표이사)씨 등 2남3녀.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발인은 4일 오전 9시. (02)3010-2295.
  • [옴부즈맨 칼럼] ‘뉴스다큐시선’이 보여준 가능성/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 ‘뉴스다큐시선’이 보여준 가능성/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을 맡게 되면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서울신문 기사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모자란 지식과 밑천을 총동원해 잣대를 대어 보고, 수업시간에 배우거나 책에 나열된 기준들을 이리저리 견주어 본다. 그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일도 많지만, 오히려 칼럼을 쓰면서 그 과정 자체가 스스로에게 배움의 기회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듯 매번 기사를 읽으면서 칼럼의 주제를 생각해 내고, 필요에 따라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나 참고서적을 찾아봤다면, 이번에는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읽었던 기사들이 생각났다. 며칠 전,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다시 읽었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불안’에서 속물근성을 이야기하다가 사회에서 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신문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른바 속물들은 독립적 판단을 할 능력이 없는 데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하기 때문에, 언론의 분위기가 그들의 사고를 결정해 버리고, 그 수준은 위험할 정도”라고 경고한다. 또한 윌리엄 새커리가 1848년 쓴 책을 인용해 영국인이 높은 지위와 귀족계급에 매달리는 원인은 매일 작위가 있는 사람과 유명한 사람이 존엄한 존재라고 역설하는 신문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름 있는 자들의 부각이 결국 작위가 없는 보통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역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160여년 전의 새커리가 특히 걱정했던 것은 신문의 ‘궁정란’으로, 여기에는 이른바 상류사회 사람들의 파티, 휴가, 죽음을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은 새커리의 우려에 동조하며 “신문들이 유명 인사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버리고 대신 보통 사람들의 삶의 의미에 조금이라도 더 초점을 맞추어만 준다면 지위에 대한 불만 또한 얼마나 많이 줄어들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언론의 보도경향이 개개인의 의식 활동이 사회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편적 상관관계인 것이다. 책 속에서 크게 길지도 않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신문의 ‘뉴스다큐, 시선’ 기사들을 떠올렸다. ‘뉴스다큐, 시선’은 지면 속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시도된 편집과 함께 그 주인공 또한 진부한 유명인사가 아니라 우리네 이웃들의 친근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지난달에는 지면을 통해 사라져 가는 청계6가와 이태원의 헌책방을 지키는 아저씨들의 추억과 남다른 자부심(10월7일자)을 엿볼 수 있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준비에 한창인 고3 수험생들의 초조하고 힘들어도 멈출 수 없는 희망가(10월21일자)를 들을 수도 있었다. 활자로 접한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은 상상력과 결합돼 비디오로 접한 다큐멘터리 한 편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줬다. 함께 게재되는 동영상 기사 역시 흥미로웠다. 3분여 길이의 동영상은 기사를 읽으며 상상했던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현재의 미디어 시장은 이미 한 가지 소재와 정보를 가공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내보내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욕심을 내서, 지금의 단순한 인터뷰 형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한층 깊이 있는 취재와 다양한 촬영, 편집 기법을 동원한다면, 동영상 기사 그 하나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함을 이끌어 내는 또 하나의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바깥의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아침마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도 바깥바람을 머금어 제법 싸늘한 온도로 내 손에 들어온다. 이러한 신문 지면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바로 그 안에 담긴 우리네 이웃들의 평범하지만 또 누구보다 특별한 ‘세상사는 이야기’다.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지면 속 청계6가, 이태원의 헌 책방에 한 번 들러볼 생각이다. 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 [CEO 칼럼] 창의력의 미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 칼럼] 창의력의 미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얼마전 ‘와우 팩토리’라는 사내 아이디어 게시판에서 재미있는 사례를 봤다. 일반적으로 지하철역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함께 있으면 다들 후자를 선택하는데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한 역에선 사람들이 대부분 계단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유는 계단 표면에 띠지를 붙여 피아노 건반같이 꾸미고, 센서와 음향 장치를 이용해 계단을 밟으면 여러 높낮이의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소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가 여러 사람들에게 재미와 건강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창의력이란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힘’,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할 때보다 새롭고 독창적이되 그 목적에 적절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새롭고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이끌어 왔지만 현대의 지식중심 사회에선 창의력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창의와 자율이 늘 화두가 되고 있다. 창의와 자율이 살아 숨쉬는 조직이 더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앞서가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한 편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가 1년간 벌어들인 것과 비슷한 수입을 올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전 회장이 웬만한 한 나라의 국민총생산액과 맞먹는 수입을 올리는 것이나, 서태지가 한국 가요계의 신화로 남게 된 것은 그들만의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창의력의 발현은 때로는 사소한 변화를 낳고, 때로는 그야말로 막대한 가치와 부를 창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대적 트렌드를 이끄는 동서고금의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창의력은 어디서 위축되고 어디서 생성되는 걸까. 일반적으로 창의력을 방해하는 요인들로 주입식 암기와 습관, 사물을 보는 타성·집착·고정관념, 문화·환경적 요인 등이 거론되지만 이런 요인들을 배제하는 것이 참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쉽지만은 않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창의성은 저절로 갑자기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창의성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분야 저명작가인 맬컴 글래드웰은 최근 저서인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했다. 뛰어난 창의성과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분야든 특정 분야에 숙달해야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하루 3시간씩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즉, 창의성도 혹독한 훈련과 몰입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빌게이츠와 비틀스, 타이거우즈를 보면 하나같이 창의적인 사람들이지만 그 이면엔 한 분야에 대한 엄청난 시간과 훈련, 숙달, 몰입이 기초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회사도 기존의 물질보다 세포의 괴사 억제 효과가 획기적으로 뛰어난 혁신적 세포보호 물질을 개발해 상업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 이 물질의 효능을 발견하기까지 수많은 합성과 분석 데이터가 뒷받침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이 이뤄질 것이다. 국내 제약기업이 성공 확률 1만분의1이라는 신약 개발에 도전하면서 수많은 시간과 자금, 인력을 투입하지만 이 같은 시간과 경험이 결국은 모방의 단계를 지나 새로운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창의력의 미학’인 것 같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 [부고] 장백일 전 평론가협회장 별세

    한국평론가협회장을 지낸 장백일(본명 병희) 국민대 명예교수가 2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78세.195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 ‘현대문학론’이 당선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이후 국민대 문과대학장, 한국평론가협회장, 서울 문학회 회장, 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수필문학론’ ‘문학비평론’ ‘한국현대문학론’ 등이 있으며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국제펜클럽문학상, 교육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유족으로는 부인 하경숙(75)씨, 아들 은석(개인사업), 딸 영신(덕계중 교사), 지연(전 계원예고 교사), 지원(사업)씨, 그리고 사위 이창형(육군 76사단 대령), 최성인(사업)씨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6시. (02)2030-7901.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K-프라이카우프/이목희 수석논설위원

    독일 베를린과 포츠담을 잇는 다리가 있다. ‘그리니커 브뤼케.’ 통일 전 서베를린과 동독의 경계선으로 독일판 ‘돌아오지 않는 다리’인 셈이다. 동서간 스파이전을 다룬 대표소설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의 배경이 되었다. 소설을 각색한 영화에서 음산한 다리로 나왔지만, 지금은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리니커 다리를 통해 동·서독을 포함한 양 진영의 스파이와 정치범이 교환되고 풀려났다. 1960년대 초에는 옛 소련 영공에서 격추당한 미국 U-2기 조종사 개리 파워스와 소련 거물 스파이 루돌프 아벨의 신병이 맞교환되기도 했다. 동·서독 국경에서의 스파이 상호교환 프로그램으로 풀려난 유명 인사로는 나탄 샤란스키가 있다. 이스라엘로 이주한 뒤 고위직을 지내며 민주주의·자유를 강조하는 저서를 통해 부시 미국 행정부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국제정치 관계에서의 ‘거래’는 왠지 떳떳지 못한 느낌을 준다. 거기에 ‘비밀’이 붙으면 더욱 음습해 보인다. 하지만 두 가지 전제가 올바르다면 ‘비밀거래’가 용인될 수 있다. 정권의 이익이 아닌, 국익에 부합하느냐다. 그리고 인도주의를 위한 것이냐다. 냉전시대 서독은 상호교환을 넘어 동독에 대가를 주고 정치범을 사실상 사 왔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른바 ‘프라이카우프(Freikauf)’ 정책이다. 서독은 1963년부터 1989년까지 34억여마르크 상당을 동독에 지불하고 3만 3755명의 정치범을 데려왔다. 서독의 ‘프라이카우프’를 모방하자는 주장이 이념을 떠나 정치계·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군포로, 납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령인 그들에게 통일을 기다려 달라는 게 설득력이 있겠는가. 우리 통일부도 ‘K-프라이카우프’ 정책도입을 놓고 사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동독보다 예측이 어려운 북한이다 보니 더 정교해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되 외부적으로는 민간단체를 내세우고, 현금보다는 현물을 지원하는 방식은 독일식을 따를 만하다. 대한적십자사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일리가 있다. 무엇보다 ‘국익’과 ‘인도주의’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국형 ‘프라이카우프’가 성공할 수 있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10·26 30주년]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 사람들

    1979년 10월26일, ‘궁정동의 총성’은 많은 이의 운명을 갈랐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절대 권력’도 한 순간에 쓰러졌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고 말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다음날 새벽 국방부에서 체포됐다. ‘12·12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에 의해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듬해 1월 육군 고등군법회의는 김 부장과 부하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내란목적 살인 및 내란 미수죄였다. 그해 5월24일 형이 집행됐다. ●김재규 유족, 명예회복·재평가 추진 이후 ‘김재규’라는 인물은 ‘10·26’과 함께 금기어가 됐지만, 민주화 정부가 들어선 뒤 유족을 중심으로 명예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시 김 부장의 변론을 맡았던 강신옥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10·26 재평가와 김재규 장군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는 그를 민주화 유공자로 신청하는 등 재평가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김 부장을 체포했던 육군 헌병감 김진기 준장은 2006년 12월 별세했다. 김 준장은 12·12 때 신군부에 저항하다 모진 고문을 받고 강제 예편됐다. 10·26 다음날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발표한 김성진 전 문공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지병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10·26 유일한 생존자 김계원은 침묵 경호원을 제외하고 당시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날의 일에 대해 오랜 시간 침묵을 지키며 은둔해 왔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아들이 운영하는 중견 무역업체인 원효실업의 회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되기도 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실세들의 행보는 엇갈린다. ‘2인자’였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신민주공화당 창당과 3당 합당, 자민련 창당,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등을 통해 주요 국면마다 타고난 정치감각으로 존재감을 이어갔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며, 현재 당의 명예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이후락, 당뇨·중풍으로 쓸쓸한 노년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해 7·4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뇨와 중풍에 시달리며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그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25일 “한달 전쯤 몸이 다시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의 은밀한 내막까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권력투쟁에서 밀려난뒤 ‘반(反) 박정희’ 행보를 보이다가 1979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당시 김 전 부장에게 정권의 내밀한 비사를 전해 들은 김경재 전 의원은 최근 펴낸 저서 ‘김형욱 회고록 제5권 박정희 시대의 마지막 20일’에서 박정희 정권이 파견한 암살자에게 김 전 부장이 처참하게 살해됐다고 썼다. ●남덕우,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맡아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는 10·26 이후 국무총리에 오른다. 지금은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선진화포럼을 꾸려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은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 재무부·상공부 장관을 지낸 김정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에 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신·구세대 함께 미래 얘기하고 싶어”

    40~50대 교수 3명이 뭉쳐 만든 노래패가 음악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박경태·김진업 교수, 신문방송학과 김창남 교수는 2004년 ‘더 숲 트리오’라는 이름의 노래패를 결성했다. 그들이 음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공회대 교수 수련회에서 밤늦게까지 남아 함께 노래하며 서로의 음악적 소질과 노래에 대한 열정을 발견한 것. 특히 국내 민중가요 노래패의 대명사격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창단 멤버로 활동한 김창남 교수가 ‘교수 노래패’ 결성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름 없이 활동하던 그들이 ‘더 숲 트리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같은 대학 신영복 교수의 저서 ‘더불어 숲’ 덕분이었다. 트리오는 ‘자본의 논리에 맞서 공존과 평화, 인간의 논리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한 신 교수의 책에 영감을 받아 노래패 이름을 지었다. 이들은 한 학기 강의가 끝나는 날 함께 모여 학생들을 위해 ‘종강 콘서트’를 열었다. 성공회대 입학식과 졸업식에도 어김없이 초청됐다. 박경태 교수는 “노래패를 만들 때나 ‘더 숲 트리오’라는 이름을 붙일 때만 해도 전문적으로 공연을 해보자는 의도보다는 뜨거웠던 70~80년대를 회상하며 ‘그때 그 노래’를 함께 불러 보고 싶다는 열의가 더 컸다.”고 돌아봤다. ‘더 숲 트리오’는 현재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참여와 연대를 촉구하기 위해 전국 순회강연을 하는 신영복 교수과 함께 지방 곳곳을 돌며 공연을 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책꽂이]

    ●감정과 사회학(잭 바바렛 엮음, 박형신 옮김, 이학사 펴냄)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뿐만 아니라 감정도 사회학 연구의 범주로 포함하자고 주장한다. 인간 생활의 산물인 사회와 제도가 감정을 벗어나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 감정을 사회·정치와 같은 공적인 영역으로 옮겨 제도적으로 돌아봤다. 1만 8000원. ●정서란 무엇인가(제롬 케이건 지음, 노승영 옮김, 아카넷 펴냄) 왜 인간은 같은 경험에도 다르게 반응할까, 정서와 언어와 인종과 민족은 어떤 관계를 가질까. 심리학 권위자인 저자는 정서에 대한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정서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무지를 일깨운다. 2만 4000원. ●기대감소의 시대(폴 크루그먼 지음, 윤태경 옮김, 황금사자 펴냄)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1990년대 저서의 세 번째 개정판. 경제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에 따라 국민이 정부에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지 않는 ‘기대 감소’와 경제의 연관성을 밝혔다. 1만 4000원. ●경제성장의 미래(벤저민 M 프리드먼 지음, 안진환 옮김, 현대경제연구원북스 펴냄) 경제학자 벤저민 프리드먼의 최신작. 경제성장의 필요성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 민주주의와 관계를 탐구한다. 중요성은 알지만 그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는 “왜 경제성장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던진다. 3만 8000원. ●사고와 진리에서 태어나는 도시(떼오로드 폴 김 지음, 시대의창 펴냄) 서울의 600년 역사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은 인간과 주거공간에 대한 확실한 개념 없이 경제원리와 부동산 수요 공급에 의한 것이라고 똑떨어지게 지적.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 인격체로 보면서 생성·소멸돼 가는 과정을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제시한다. 1만 9800원.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창비 펴냄) 한국고전번역원 원장이 다산 정약용의 편지를 편역한 네 번째 개정증보판. 초간본은 1979년 발행. 아우 약횡, 기어자홍 스님, 젊은이 변지의에게 보내는 편지, 시집가는 외동딸에게 아내의 비단 치마 속옷에 그려보내준 ‘매조도’ 등이 함께 실렸다. 1만 2000원.
  • 남양주에 실학박물관 개관

    조선 후기 개혁·실천의 학문인 실학이 경기도에서 부활한다. 경기도가 실학사상을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180억원을 들여 건립한 실학박물관이 23일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 유적지 바로 옆 4075㎡에 연면적 2038㎡ 규모로, 상설전시실 3곳과 기획전시실, 80석 규모의 강당, 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조선 후기 실학의 형성 과정, 제2전시실에는 실학의 전개 과정, 제3전시실에는 천문관측 기구나 책력·지도류 등이 정리돼 있으며 별자리 찾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실학의 대표적 저서인 유형원의 ‘반계수록’, 정약용의 ‘경세유표’, 박제가의 ‘북학의’, 조선시대 아라비아식 휴대용 천문기기인 ‘아스트로라베(Astrolabe)’, 근대적 지도학에 영향을 끼친 ‘곤여전도’ 등 130여점이 전시돼 있다. 특별전시실에는 개관을 기념해 조선 후기 최대 개혁정책 중 하나로 평가되는 대동법과 이를 주창한 김육의 저서인 ‘잠곡유고’, ‘김육초상’, ‘갑회첩’, ‘십전통보’ 등 관련 유물 50여점을 선보인다. 실학박물관은 실학 자료의 집대성과 체계화 등 실학연구원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교육·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조선 후기의 개혁과 변화를 주도한 실학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도는 밝혔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날 실학박물관 개관식을 갖고 한·중·일의 전통 화포인 총통, 홍이포, 조총 발사 시연회를 열었다. 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30∼31일 서울 프레스센터와 실학박물관에서 국제실학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실학박물관장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관람객들은 박물관에서 실학사상을 발견하고, 실학적 가치를 체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실학정신을 현대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학박물관이 들어선 다산유적지에는 생태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실학연구의 중심기능과 함께 문화 휴식공간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우유=완전식품’ 정말 믿어도 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우유는 ‘완전식품’의 대명사다. “어릴 때부터 칼슘과 단백질 등 영양이 풍부한 우유를 마시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 것은 물론 뼈에 숭숭 구멍이 뚫리고 온갖 질병을 달고 산다.”는 말을 학교에서, 집에서 귀가 아프게 들었다. 우유에 대한 이런 철저한 믿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또 과연 그게 사실일까. 프랑스의 과학 전문 작가 티에리 수카르는 저서 ‘우유의 역습’(김성희 옮김, 알마 펴냄)에서 이 ‘신화에 가까운 믿음’을 산산조각 낸다. ‘우유=완전식품’이라는 공식은 낙농업자와 유제품 가공업자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소의 젖이 음식이 되고 심지어 건강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것은 낙농업자와 가공업자, 이들에게 논리적인 근거를 뒷받침해준 의사, 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관여한 유기적인 작용의 결과물이다. 업계는 자신들의 ‘도구’가 될 의사, 교수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다양한 영양, 의료 관련 박람회처럼 의사들이 드나드는 자리에 부지런히 얼굴을 비추고 후원한다. 소위 ‘스폰서’의 영향을 받은 전문가들은 우유와 유제품이 최고의 칼슘원이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미디어는 이를 또 대중에게 전달한다. ‘최면술’을 퍼뜨리는 최적의 방법이다. 정말 우유의 ‘칼슘’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히 지켜 줄까. 저자는 각종 통계와 연구 결과를 들어 유제품은 골다공증을 예방하지 못하며 오히려 골다공증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산성식품을 먹으면 파골(破骨)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그만큼 조골(造骨)세포 움직임도 증가한다. 언뜻 보면 조골세포가 활성화되니 뼈의 재생이 잘될 듯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장고 안에 들어 있는 조골세포를 훨씬 앞당겨 소비하게 만든다. 유제품을 많이 먹는 영국 여성과 채소 섭취가 많은 일본 여성의 폐경 전후 골밀도를 측정하면 폐경 전에는 영국 여성의 골밀도가 더 높지만 폐경 후엔 상황이 역전되는 것이 이런 이유다. 우유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한다. 우유 안에 포함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가 인체 호르몬 체계를 흐트러뜨려 발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유제품을 절대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유제품은 최소한으로 섭취하고 칼슘은 과일, 채소, 곡류에서 얻으라.”고 권한다. 우유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작용을 알고 싶다면 읽어 둘 만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최고의 궁정신하를 말한다

    최고의 궁정신하를 말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어느날 제나라의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중국 고대 은나라의 탕왕이 하나라의 걸왕을 잡아 가두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은나라의 주왕을 쳤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맹자는 전해오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선왕이 재차 물었다. 신하가 임금을 해치는 일이 어찌 있을 수 있냐고. 이에 맹자는 “사람다움을 짓밟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합니다. 잔적한 자는 일개 사내(一夫)에 불과합니다. 저는 일개 사내인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임금을 시해했단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군주론과 쌍벽…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정치 교양서 왕에게 조언하던 맹자를 서양의 중세로 치면, 궁정의 신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서양의 중세 사람들은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또 신하로서 어떤 모습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1507년 3월 이탈리아의 중심부 아펜니노 산맥의 비탈에 자리잡은 우르비노 궁정에서 부도덕한 군주가 있다면 궁정 신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시 이야기가 오간다. 한 궁정 신하는 “자신이 모시는 군주가 사악하고 악의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 즉시 그곳을 떠나서 악덕한 지도자를 모시는 훌륭한 인물들이 맛보는 쓰라린 고뇌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전쟁에 처하거나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는 절대로 지도자를 버려서는 안된다. 그러나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라면 궁정 신하는 지도자를 모시는 것을 그만둘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군주의 이익과 명예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명령에 복종하되, 군주에게 손해를 입히고 손해를 안겨줄 명령은 따르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단테(1265~1321년)의 ‘신곡’(1321년), 보카치오(1313∼1375년)의 ‘데카메론’(1350∼1353년), 마키아벨리(1469∼1527년)의 ‘군주론’(1513년) 등과 함께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저서로 꼽히는 발데사르 카스틸리오네(1478~1529년)의 ‘궁정론’(원제 The Book of the Courtier, 신승미 옮김, 북스토리 펴냄)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간됐다. 특히 이 책은 ‘군주론’과 쌍벽을 이루는 르네상스 최고의 정치 교양서로 평가받는다. 이탈리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평생을 만토바, 우르비노, 밀라노, 로마 등 이탈리아 내 궁정에서 일했던 르네상스 시대 외교관 카스틸리오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1528년에 펴냈다. 내용이 딱딱하거나 고리타분하지 않다. 우르비노 궁정을 배경으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공작부인과 귀부인, 궁정 신하들이 완벽한 궁정 신하의 모습 등을 주제로 나흘에 걸쳐 토론하는 상황을 상상한 대화록이다. 신사와 숙녀 10명이 피렌체 교외 별장에서 10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담은 ‘데카메론’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 ‘궁정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실존했던 인물들로, 4장으로 나뉘어져 진행되는 대화 속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와 철학, 사상, 음악, 미술, 생활상, 관습, 농담과 풍자 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궁정신하의 이상형 이상적인 궁정 신하라면 외모와 복장은 어떠해야 하는지 시시콜콜한 부분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는 지금 시각으로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한다. 고귀해야 하고, 무기에 정통하고, 음악과 회화에 조예가 깊어야 하고, 정치적 협상에 능하고, 언변이 좋아야 하고, 모든 행동에 절제가 있어야 하며 예의 바름과 품격과 우아함도 갖춰야 하고, 겉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과도한 허식은 멀리하고, 모든 것에 중용을 지켜야 한다는 갖가지 의견들이 쏟아진다. 시라쿠사의 디오니시오스 2세를 가르쳤던 플라톤이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을 가르쳤던 아리스토텔레스가 궁정 신하의 이상형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즘 세상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더러 있지만 곱씹어 새길 부분도 상당하다. 카스틸리오네는 로도비코 다 카노사 백작의 입을 빌려 “올바른 궁정 신하라면 마음속에 하나의 교훈을 필히 간직하고 있었으면 한다. 항상 앞으로 나서기보다는 어려워하거나 자신 없는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감시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궁정 신하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오타비아노 프레고소는 “군주가 고귀한 미덕을 깨닫고 잘 활용해서 훌륭하게 통치하도록 만드는 것이 궁정 신하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전제하며 군주에게 깨우쳐 주고 싶은 교훈은 백성들 가운데 항상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덕이 높고 현명한 신사들을 선택해 주제를 막론하고 망설임 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하고, 지혜롭고 청렴결백한 정치인들을 뽑아 정의를 구현해야 하며, 폭정을 휘둘러서 미움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군주제가 변형된 전제정치, 옵티마테스가 변형돼 소수 권력자들로 구성된 정부, 절대권력이 군중에게 넘어간 정부 등이 올바르지 못한 정부이며 이 가운데 최악은 폭정으로 점철된 전제정치”라면서 “훌륭한 통치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위해서 두려워하는 반면, 전제 폭군은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2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이자벨 서힐 박사는

    이자벨 서힐 박사는 미국 내 대표적인 재정 연구 전문가이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힐 박사는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문제를 연구하는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연구소내 어린이와 가정연구소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브루킹스 내 경제연구소장을 역임했다. 1997년 브루킹스연구소에 합류하기 전, 도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1995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보로 일하면서 연방정부 예산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인적자원 관리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고용정책국가위원회 위원장과 공공정책분석관리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연구분야는 재정정책과 경제성장,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 복지제도 개혁, 어린이 복지 등 경제와 사회적 이슈 전반에 걸쳐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졸업한 웰슬리대학을 나와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기회의 사회를 향해’(2009년),‘재정 건전성 회복’(2005년) 등 다수가 있다.
  • 꽃담장 세우니 쓰레기 투기 뚝 끊겼어요

    꽃담장 세우니 쓰레기 투기 뚝 끊겼어요

    ‘너지(Nudge) 효과’를 활용, 수십년간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곳이 있다. 너지란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의 저서명에서 유래됐다. 사람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대신 자연스레 흥미를 유발해 교묘히 행동을 고칠 수 있게 만드는 전략을 말한다. 영등포구는 지난 8월부터 대림2동의 쓰레기 무단투기 상습지역 15곳을 선정, 꽃으로 만든 담장을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주요 골목마다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감시해 왔다. ‘몰래 버린 양심 부끄럽지 않나요’ ‘쓰레기 NO, NO!’ 등과 같은 문구를 주변에 붙여 계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늦은 밤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줄지 않았다. 오랜 관행을 바꾸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영등포구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너지효과를 적용, 쓰레기가 버려지는 곳 벽면에 꽃(조화) 장식을 달았다. 대림2동 주민자치위원회, 자원봉사연합회, 자율방범대, 귀한(歸韓)동포연합 자원봉사단 등 171명이 설치를 도왔다. 꽃담장을 관리하는 근무조도 편성해 색이 바랜 꽃을 교체해 깨끗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꽃담장’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해 기존의 어떤 시도보다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영등포구 대림2동 주민 김모(45)씨는 “항상 지저분했던 길목이 어느샌가 쓰레기가 하나도 없이 깔끔해져 속이 다 후련하다.”면서 “악취도 사라지니 동네 자체가 확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구청장은 “너지효과를 지역행정에 잘 적용해 불법쓰레기 투기 근절 효과는 물론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미관도 만들어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적용 사례들을 발굴해 지역 환경 및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권익, 반부패 그리고 국격/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국민권익, 반부패 그리고 국격/박재범 논설실장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실세 이재오 전 의원이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위인설관’ 등으로 폄하했지만 핀트가 좀 안 맞는다는 느낌이다. 과거 이른바 실세가 차지한 자리를 보면, 힘깨나 쓰거나 빛 좋은 자리 일색이었다. 정보기관장이나 끗발 있는 행정부처 장관 등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 있어 앉아 있기만 해도 됐다. 국민권익위는 이와 다르다. 국민권익위는 10여년 전 출범했다. 국민 편에서 억울함을 풀기 위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신설됐다. 국민이 청와대 등 어디에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결국 해당부처로 넘겨지는 폐단 때문이었다. 해당부서의 답은 뻔했다. ‘관심을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검토결과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고충처리위, 행정심판위, 국가청렴위를 통합해 대통령 산하기구로 권익위를 확대개편했다. 그러나 민원해결부서와 반부패기구로서의 위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행정에 대한 시각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 정부와 시민이 함께하는 거버넌스라고 한다. 그럼에도 한국의 공무원들은 맘 속 깊이 조선시대 관아의 추억을 갖고 있다. ‘민은 관이 하라면 하는 거지.’라는 식이다. 천만의 말씀! 이런 돌머리를 깨는 일이 바로 국민권익위의 본분이다.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상관을 섬기듯 겸손하고 부드럽게 국민을 대해야 한다. 이재오 위원장 앞에는 할 일이 쌓여 있다. 국민권익 향상과 반부패가 공직사회의 첫째 덕목이 되도록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제도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예산을 올리고 자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구성원의 칭송을 구걸해서는 안 된다. 실세 부임을 환영하는 공무원의 속내는 바로 예산, 자리다. 과거 실세들은 ‘훌륭한 지휘관’이라는 허명을 대가로 받으려 여기에 영합했다. 우선 난립한 각 부서의 민원기구가 효율성을 갖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 각 부처에 권익위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보완이 긴요하다. 물론 권익위 구성원의 역량과 자질을 높이고 그들의 권한남용 등 월권에 대해 일벌백계하는 장치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와대에도 과감하게 엄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또 하나. 위원장의 각종 외부행사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이 점에서 이 위원장이 첫 외부행사로 4대강 관련 행사를 가진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 덧붙이면 권익향상 지수, 반부패지수 등 지표를 개발 개선하고 그 로드맵이나 성적표를 국민 앞에 제시하는 것도 좋을 성싶다. 한국의 외형적인 성장은 눈부셨다. 경제순위가 10위권 안팎이다. 그러나 삶의 질이나 행복지수는 형편없다. 최근 재조명되는 새마을 운동은 단적으로 말해 하드웨어의 개선운동이었다. G20회의까지 유치한 한국에 시급한 것은 이제 소프트파워이다.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일이다. 그 출발점은 공직자의 서번트리더십이며, 공직부패 청산이다. 이게 국격을 한층 높이 갖추는 길이고 ‘더 큰 나라’를 지향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재오 위원장은 저서 ‘함박웃음’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게 하려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 지금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성취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처럼 그가 위원장을 떠날 때 실세답게 빈자리가 큼지막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공무원의 만족이 아니라, 국민의 만족을 최우선시할 때 가능할 것이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추신수 타격에 전설 ‘마이크 피아자’ 보인다

    추신수 타격에 전설 ‘마이크 피아자’ 보인다

    과거 박찬호와 호흡을 함께 한 마이크 피아자(오클랜드에서 은퇴)는 ‘타격의 교과서’ 라고 불릴만큼 군더더기 없는 타격폼을 지닌 선수였다. 재벌가의 아들로서 굳이 야구를 하지 않아도 평생 풍요로운 삶이 보장됐던 그가 야구에 재능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야구선수로 성공할수 있었던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가 LA 다저스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질거란 평가가 대세였지만 무명시절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인 테드 윌리암스를 특별초빙해 일대일 ‘맞춤교육’을 시켰던 일화는 유명하다. 윌리암스의 지도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이후 피아자는 한시대를 풍미하며 위대한 선수로 우리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피아자는 평소 윌리암스가 주장했던 ‘로테이셔널 히팅’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하며 타격을 했던 선수다. 준비스탠스에서의 넓은 보폭, 스트라이드(Stride)없이 잡는 배팅타이밍, 강력한 몸의 회전력, 그리고 마무리에서의 투핸드 피니쉬(rolling)는 윌리암스의 저서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피아자 타격모습 그 자체에서도 느껴질 정도다. 맞춤형 교육이 낳은 위대한 산물이었던 셈이다. 그럼 풀타임 첫해에 ‘3할, 20-20’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한시즌을 보낸 추신수(클리블랜드)타격의 장점은 무엇이었을까? 처음 준비자세에서 장전까지가 명품타격을 좌우 피아자는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간단명료했다. 준비동작에서 뒤쪽 팔꿈치를 짧게 움찔한 후 배트가 스타트가 되는데, 추신수 역시 피아자와는 다르지만 ‘간결함’만 놓고 보자면 피아자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앞발을 지면에 가볍게 터치 한 후 스윙이 시작되는데 이과정에서 팔꿈치가 떨어지거나 위로 치켜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덧붙여 피아자와 추신수는 앞발의 움직임(Leg Step)의 보폭이 아주 짧아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공을 충분히 끌어다 놓고 스윙을 하는데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는 점도 비슷하다. 우타자인 피아자가 밀어쳐서 넘기는 홈런, 좌타자인 추신수 역시 밀어쳐서 좌측펜스를 넘기는 홈런타구를 보면 파워포지션에서 장전된 자신의 체중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엿볼수 있다 예상치 못한 변화구가 왔을때 헛스윙을 당하더라도 상체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 일명 스테이 백(Stay Back) 상태가 되어 있어 공을 마중나가서 가격하지 않는 것도 준비자세에서 파워를 장전하는 포지션까지가 간결하기 때문이다. 몸의 회전력과 스윙 궤적 배트가 출발이 된 후 몸이 회전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피아자와 추신수는 닮은 점이 많다. 테드 윌리암스가 피아자를 지도할 때 가장 핵심적인 것중의 하나는 컨택트 지점에 왔을때 스윙궤적은 약간 퍼올리다는 느낌의 어퍼컷 스윙(Uppercut Swing)이었다. 윌리암스는 투수의 마운드가 타자에 비해 높기 때문에 공이 날아오는 궤적을 생각한다면, 배트를 올려 쳐야 장타가 나온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는데 실제로 피아자의 스윙궤적이 그러했다. 추신수 역시 마찬가지다. 준비자세에서 수평을 유지했던 양어깨 위치는 배트가 출발할때는 뒤쪽 어깨가 앞쪽보다 낮아졌다(Shoulder Back) 이후 몸이 회전하면서 컨택트 지점까지 유지된다. 이렇게 되면 강한 파워를 쏟아내야하는 컨택트 지점에서 고개가 들리지 않게 돼 몸의 회전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밸런스의 흐트러짐도 방지할수 있다. 빅리그에선 한경기에서 안타 하나를 때려내기도 힘들다고 토로한적이 있는 추신수지만 지금의 이 타격자세를 유지한다면 내년시즌엔 좀 더 많은 홈런포를 기대할수 있는 이유도 이러한 타격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투 핸드 피니쉬 그리고 손목 힘 피아자가 밀어쳐서 홈런을 생산할때를 보면 타이밍이 늦더라도 그걸 힘으로 이겨내며 넘기는 홈런이 많았다. 이건 피아자의 손목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잡아 당겨서 홈런을 생산할때는 손목 힘도 중요하지만 공의 궤적을 뚫는(bore) 스윙방법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밀어칠때는 공을 뚫는 스윙궤적 보다는 손목을 되감는 능력(rolling)이 더 요구되는데 추신수가 좌측 펜스넘어로 타구를 보낼때의 타격동작을 보면 마치 물을 잔득 먹은 솜이불을 쥐어 짤때의 그것을 보는듯 하다. 조금 늦은 타이밍에서 맞더라도 타구 속도를 죽이지 않고 장타를 쳐낼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이점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타격 마무리시 투 핸드 피니쉬(양손을 배트에 쥔)는 헛스윙시 발생할지도 모를 복사근 부상 예방효과가 있어 유리한 면이 있다. 타격기술은 시대가 변하면서 발전했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들로부터 장점만 빼내와 특화된 재림의 모습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게 아니다. 테드 윌리암스의 타격론을 주무기 삼아 메이저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공격형 포수로 선수생활을 했던 마이크 피아자가 대표적인 예다. 올시즌 동양인 최초의 ‘3할 20-20’을 달성한 추신수의 타격기술도 마찬가지다. 간결한 타격동작과 스윙 궤적 그리고 마무리까지 지금 추신수의 타격은 흡사 마이크 피아자의 전성기 시절의 그것을 보는 듯 하다. 비록 선천적인 신체조건에선 추신수가 부족하지만 피아자가 갖고 있지 못한 빠른 발은 앞으로 그가 써내려 가는 야구가 어떤 모습일지 그 기대가 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ma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은행 인사부 ‘밤샘중’

    은행 인사부 ‘밤샘중’

    신입사원 모집이 한창인 은행 인사팀이 ‘밤샘 모드’에 돌입하는 등 서류심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 나붙는 취업 공고에 지원자들이 워낙 많은 이유도 있지만, 은행마다 이력서보다는 자기소개서 등에 무게를 둬 심사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추석 명절인 지난 3일 오전, 차례를 지낸 신한은행 인사부 직원들은 속속 본점으로 출근했다. 지난달 21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신입사원 서류심사를 늦어도 오는 8일까지는 마치기로 했지만 좀처럼 일이 줄어들지 않아서다. ●토익 만점자·회계사 지원 줄이어 이번 공채에는 4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지원, 5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인사부 직원을 모두 합해야 30명이니 직원 1명당 660여명 정도의 서류는 읽어야 한다. 게다가 신한은행의 자기소개서는 양이 많고 문제도 어렵기로 유명하다. 글자 제한이 200자 원고지 16장 정도(6500bite)인데, 워낙 길다 보니 지원자 사이에선 ‘신한문예’라 불린다. 쓰기도 어렵겠지만 채점하기도 만만치 않다. 이 은행 인사부의 한 관계자는 “스펙(취업을 위해 쌓는 경력)보다는 은행원의 자질과 조직에 맞는 인재상을 찾기 위해 이력서 이상으로 자기소개서를 강조한다.”면서 “서류심사에 점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부터 서류심사에 들어간 우리은행도 비슷한 이유로 서류심사 기간만 20일을 잡았다. 모두 200명을 뽑는데 1만 9696명이 지원, 9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원서 행간에 나타난 지원자의 성품과 은행이 필요한 인재상이 비슷한지 읽어 내려면 지원자 1명당 최소 5분 이상 할애해야 한다.”면서 “스펙을 중요시하는 회사일수록 그만큼 서류심사 기간은 짧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면접관 80명을 투입해 ‘1박2일 합숙면접’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날 원서를 마감한 국민은행도 올해부터 인성·적성 검사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미래의 창의적인 금융인재’를 찾는 것이 목표인데 1차 서류심사를 치른 뒤 오는 18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지난해에는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저서 중 일부를 지문으로 준 뒤 이와 연관해 금융산업의 전망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금감원 70대1… 금융공기업 인기 이런 가운데 취업 문이 좁다 보니 인재만 줄을 세워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은행 지원자 가운데는 토익 만점자만 99명, 900점 이상자는 무려 3670명이나 된다. 해외대학 출신자는 525명이다. 공인회계사와 미국 공인회계사(AICPA)도 각각 26명, 55명에 이른다.150명 모집에 1만 2750명이 지원해 85대1의 경쟁률을 보인 하나은행도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자격증 소지자만 올해 상반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한편 금융권에 임금 삭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신(神)의 직장(금융공기업)’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달 원서 접수를 마감한 금융감독원은 25명 모집에 1750여명이 몰려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85명의 신입 행원을 뽑는 산업은행은 54대1, 36명을 모집한 한국은행은 6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건국 60돌 中國이 다시 뛴다] (7)ㆍ끝 케네스 리버탈 부르킹스硏 중국센터 소장 인터뷰

    [건국 60돌 中國이 다시 뛴다] (7)ㆍ끝 케네스 리버탈 부르킹스硏 중국센터 소장 인터뷰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건국 60주년을 맞은 중국의 비상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개혁·개방정책 30주년을 맞아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을 경계하는 분위기 속에 경제력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역할 증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중국 전문가로 워싱턴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내 존 손턴 중국센터 케네스 리버탈 소장과 지난달 29일 전화인터뷰를 갖고 21세기 미·중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의 미·중관계를 평가한다면. -미·중 관계는 상대적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며 건설적이고 솔직(candid)하다고 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열린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때 밝혔듯이 양국 관계는 매우 중요한 양자관계이다. 긍정적이고 포괄적이며 협력적인 파트너 관계라는 데 동의한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놓고 G2라고 부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미·중관계를 G2로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G2라는 개념은 잘못된, 적절치 못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어떤 중요한 국제적 이슈도 미·중의 참여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는 물론 동의한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주요 글로벌 이슈도 미·중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G2로 양국관계가 부각된다면 국제적 현안들을 푸는 데 오히려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자칫 다른 주요국들과의 갈등과 불협화음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미·중관계를 G2로 규정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21세기 미·중관계가 냉전시대 미·소관계와는 어떻게 다른가. 급부상한 중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견제 세력으로 양대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먼저 21세기 미·중 관계와 냉전시대 미·소 관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미국과 옛 소련은 핵전쟁 위기까지 치달았던 대립관계로 경제적인 교류가 거의, 아니 전무했다. 미·소 양국은 서로 위성국가를 내세워 싸웠고, 소련은 동유럽에 블록을 형성했다. 하지만 21세기 미·중관계는 상호간에, 특히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위성국가들을 앞세워 대결하는 식의 나쁜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또한 동북아 등 아시아에서 중국이 주도적인 세력으로 부상했지만 옛 소련처럼 블록을 형성하지는 않고 있다.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한다는 영어 표현이 있다. 확연히 서로 다른데도 비교하는 경우를 두고 말하는데 미·중, 미·소관계의 단순 비교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상대적으로 미국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경제·외교·군사적으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30년간 GDP가 600% 성장하는 등 경제적 성장과 같이 어느 누구도 저지할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그런 것은 아니다. 아시아, 특히 동북아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관계는 중국과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일본의 경제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군사력도 질적 측면에서는 중국보다 앞서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을 따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력에 걸맞게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이번 국제금융위기 해결과정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중 간에 전략적경제대화가 격상돼 진행되면서 외교·경제 현안에서 협력관계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클린 에너지와 기후변화에서 양국의 공조가 절실한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 미·중 간 클린 에너지와 기후변화분야에서 협력은 양국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주요 현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두 가지 문제는 최대 현안이 될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기후변화, 클린 에너지와 관련해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새로운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은 얼마 전 유엔총회에서 의욕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과연 중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느냐이며, 중국 국내 상황을 목표로 한 이같은 계획이 과연 국제적인 의무 이행으로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기후변화와 클린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공통인식은 문제 해결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문제는 양국간 무역분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이나 중국 모두 통상문제가 양국간 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보호무역조치는 모든 당사국들에 피해만 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모든 국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투자를 포함해 통상 채널을 개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kmkim@seoul.co.kr ■ 리버탈 소장은 누구 케네스 리버탈(66) 브루킹스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소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 학자. 중국 정치와 미·중관계,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이 전문 분야다. 1983년부터 미시간대학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해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총괄 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제프리 베이더의 후임으로 중국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리버탈 소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국가안보 특별 보좌관에 이어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백악관 NSC 아시아 총괄 국장을 지냈다.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아시아 정치와 비교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어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중국의 에너지안보와 미국정책에 미치는 영향’(2006) 등 15권의 저서를 냈다. 특히 ‘중국의 정치:혁명에서 개혁까지’는 대학에서 중국 관련 교과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

    코트라는 4일 조환익 사장이 저서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1년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와 의미 등을 담고 있다. 조 사장은 책에서 지난 1년을 ‘위기의 시기’가 아닌 ‘기회의 시기’로 규정했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1~2년의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향후 10∼20년간 한국경제의 위상을 결정하는 시기이자 다른 나라들이 주춤한 사이에 우리나라가 ‘퀀텀 점프(대도약)’를 할 수 있는 시기로 봤다. 조 사장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들어와 산업자원부 차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등을 지낸 ‘산업 정책통’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최강희 “4차원 뺀 나머지 모습, 책속에 담았다”

    최강희 “4차원 뺀 나머지 모습, 책속에 담았다”

    배우 최강희가 저서 ‘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을 출간하며 작가로 변신했다. 29일 오후 서울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강희는 “내가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글로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책을 낸 배경을 밝혔다. 최강희의 포토에세이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은 자아를 찾으러 아이슬란드로 훌쩍 떠났던 여행기를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엮은 책이다. 최강희는 “보통 나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4차원’ ‘패셔니스타’지만 이런 부분을 뺀 나머지 모습들이 내 책에 담겨 있다.”고 책 속의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배용준 등 연예인의 저서 활동이 늘어난 가운데, 최강희는 자신의 책만이 가진 특징에 대해 “책 표지를 벗기면 다이어리나 미니홈피 같은 느낌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봐도 갖고 싶어지는 예쁜 책을 하나 만들고 싶을 뿐”이라며 소박한 출간 동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30일 출간되는 최강희의 포토에세이는 예약판매 단계부터 베스트셀러 수준에 올라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 특히 최강희는 초판을 구매하는 독자들을 위해 직접 노래한 음악과 뮤직 비디오가 담긴 DVD를 선물할 예정이라 더욱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책의 수익금 전액은 환경단체와 미혼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인트루이스 성공시대 연 명장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성공시대 연 명장 토니 라루사

    지난 27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서 6-3 승리를 거두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과 지구우승을 동시에 거머쥔 이팀의 사령탑은 명장 토니 라루사 감독이다. 라루사는 1996년 오클랜드에서 세인트루이스 감독으로 이적한 첫해 지구우승을 시작으로 2000-2002, 2004-2006 그리고 올시즌까지 이 팀을 8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라루사이즘’ 은 데이브 던컨의 작품? 세인트루이스의 투수코치 데이브 던컨은 라루사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온 단짝이다. 지금은 익숙해진 투수운영이지만 라루사와 던컨이 오클랜드에서 감독과 코치로 함께할때 불펜 투수 중 최고 구위를 가진 선수를 ‘1이닝 마무리=라루사이즘’ 으로 기용하는데, 어찌보면 현대야구의 투수운영의 기틀은 이들 손에 의해 탄생한 것이나 다름없다. 호세 칸세코와 마크 맥과이어로 대변되던 당시의 강타선이 오클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평가하지만 일관성이 없는 불펜운영이 주류였던 당시의 분위기로 봐선 센세이션에 가까운 일이었다. 팀의 선발 에이스인 데니스 에커슬리를 1이닝 전문 마무리 투수로 전환한 라루사는 오클랜드를 3년연속(1988-1990) 월드시리즈 진출이란 성과물로 보여주며 명장반열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된다. 라루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투수운영은 던컨 코치의 작품이라고 겸손을 보였지만 이것 외에도 라루사 감독이 보여준 보편적 야구론의 파괴는 놀라운 것들이 많았다. 라루사가 화이트삭스 감독으로 있을 당시 찰리 로 라는 무명에 가까운 인물을 팀의 타격코치로 영입한것도 라루사의 야구관이 어떠한지를 보여준 한 단면이다. 로는 현역시절 저니맨에 가까운 선수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타격에 대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애틀랜타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은퇴 후 자신만의 독특한 타격방법론을 들고 나와 현대야구의 타격기술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일명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Weight Shift System)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로의 해박한 타격이론에 라루사가 마음을 뺏겨 단번에 그를 팀 타격코치로 영입하는데 그의 저서 ‘How to hit .300’ 은 지금까지도 리니어 히팅의 명 타격이론서로 손꼽힌다. 야구에는 정석이 있을수 없으며 ‘내가 가는 곳이 곧 길’ 이라는 라루사의 야구관이 어떠한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팀 플레이를 강조,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라루사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라루사는 야구 외적으로도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다.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그는 재활경력이 있는 선수나, 부상 등으로 방출된 선수를 데려와 요소마다 써먹는 재주가 뛰어난데, 중남미 선수들과 대화가 가능할만큼 그의 스페인어 구사능력도 출중하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겸손한 그의 마인드와 함께 조직력의 극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수 있다. 과거 오클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마크 맥과이어를 세인트루이스로 이적시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보내게 한 라루사는 스타선수들을 끌어안는 인품까지 갖춘 지도자다. 오클랜드 시절 맥과이어가 라루사 감독과 함께 야구를 하고 싶다며, 세인트루이스로 팀을 옮긴 것은 이러한 라루사의 인품을 엿볼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라루사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끊임없는 칭찬이다. 팀의 간판타자인 알버트 푸홀스에 대한 짤막한 대답을 듣고 싶어한 기자의 질문에 “내가 본 최고의 타자” 라는 대답외에 “그는 슈퍼스타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항상 겸손하고,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 승리를 먼저 생각하는 푸홀스는, 야구를 막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의 모범이 되는 선수” 라는 말까지 덧붙일 정도다. 라루사는 현재까지 감독으로서 통산 2551승을 거두며 이부문 역대 3위에 올라와 있다. 올시즌 세인트루이스는 강력한 선발 3인방(웨인라이트-카펜터-피네이로)과 중심타선(푸홀스-할러데이-루드윅)을 등에 업고 가장 먼저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치밀한 야구의 대명사인 라루사의 마술이 3년만에 월드시리즈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ma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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