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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령 前 장관과 30년 동안 생명 노래…‘생명 그리고 동행’展 연 김병종 화백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령 前 장관과 30년 동안 생명 노래…‘생명 그리고 동행’展 연 김병종 화백

    생명의 그리움, 생명의 존귀함이 새삼 가슴 저미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는 흔치 않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제목이 ‘생명 그리고 동행’(6월 30일까지)이다. 얼마 전 ‘생명의 자본’이라는 책을 통해 ‘생명’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30년 동안 ‘생명’을 노래해 온 김병종(61) 화백(서울대 교수)이 만나 ‘생명과 동행’이라는 메시지를 버무리고 있다. 이 전 장관의 시를 김 화백이 묵필로 썼고 ‘생명’을 주제로 한 대작만도 20여점을 내걸었다. 지난 14일 영인문학관에서 김 화백을 만났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자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생명의 노래-숲에서’라는 대형 그림이 걸려 있었다. 길이만 따져도 족히 8m는 된다. 김 화백의 대표작이자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바보예수’도 눈에 들어온다. 바로 옆에는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라는 이 전 장관의 시가 보인다.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로 시작된다. 또 ‘미친 금붕어’라는 시도 있다. ‘어머니 저는 금붕어들이 미쳤으면 합니다/날치처럼 어항에서 튀어나와 일제히/(중략)어머니 저는 금붕어들이 지느러미 세우고/하늘을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김 화백이 화선지에 직필로 휘갈겨 쓰고 여백에 그림을 그려 넣었다. 시와 묵필이 어우러져 생명의 고귀함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벽에 걸린 김 화백의 그림에는 공통점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으로 뭔가 얘기하는 표정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로 의사 전달을 하지만 다른 생명체들은 눈빛으로 얘기합니다. 꽃에도 눈이 있어 옆에 있는 꽃을 바라보고 찾아오는 벌, 나비와도 눈빛을 마주치지요. 이 그림(카리스 소년)에서는 금붕어와 소년이 서로 바라보며 얘기합니다. 사람의 동행도 둘이 같은 방향으로,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윤상훈 미술평론가는 “그의 ‘생명의 노래’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다. 때로는 거칠고 격렬하며 때로는 잔잔하고 화사한 그의 생명 연작들은 수십년을 두고 다양한 울림과 변주를 이어 오고 있다”고 평가한다. 1980년대가 ‘바보예수’였다면 1990년대에는 ‘생명의 노래’ 시리즈가 이어진다. 유토피아적인 전경 속에서 모든 대상을 화평하게 어울리도록 한다. 그러면서 ‘바보예수’와 ‘생명의 노래’의 두 주제를 같은 뿌리에 두고 작업해 왔다. 그는 “세계는 생명의 기미로 가득 차 있다. 생명의 정령들이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생명의 노래를 통해 비로소 인간 이외의 다른 지평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김 화백은 지난 2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저예산 전시를 열었다. 개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개인 작가의 전관 전시에서 생명 연작을 펼쳐 보인 것이다. 관람객 3만 3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개막식 때 이 전 장관이 강연을 했는데 김 화백의 그림에 대해 “바다에 사는 물고기는 바다를 모른다. 오직 가끔씩 바다 위를 날아오르는 날치만이 바다를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생명의 날치’라고 표현했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는 김 화백이 직접 작사한 것에 곡을 붙인 ‘사랑가’를 불렀다. 안 명창과는 같은 전북 남원 출신이다. 이 전 장관과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 “제 아내가 이어령 선생의 딸과 대학교를 같이 다닌 사이였지요. 당시 아내가 이대문학상에 당선됐을 때 이 선생이 ‘문학사상사’ 주간을 맡고 있었는데 선생이 제 아내에게 ‘너는 결혼에 신경 쓰지 말고 평생 글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인연의 첫 단추가 된 셈입니다.” 김 화백의 부인은 소설가 정미경씨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2002년 오늘의 작가상과 2006년 이상문학상을 받았으며 그동안 창작집을 7권이나 펴낸 중견 작가다. 김 화백은 부인보다 7년 앞서 중앙일보(1980년)와 동아일보(1981년) 신춘문예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대한민국문학상과 삼성문화재단 저작상 등을 수상한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김 화백은 13세 때 이 전 장관의 책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를 읽고 감명받은 인연도 있으며 부인이 이 전 장관의 부인인 강인숙 여사와 틈틈이 만나면서 오늘날까지 이 전 장관과 동행의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김 화백은 ‘문학사상’에 삽화를 그렸고 이 전 장관은 김 화백이 전시할 때마다 전시장을 찾아 강연을 해 줄 정도록 돈독한 사이로 발전했다. 김 화백은 1953년 남원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정문자 선생님에게서 ‘너는 화가가 돼라’는 말을 들은 후 화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환쟁이가 나오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그 때문에 그림을 그려 상장을 받아도 집에 갖고 가지 못하고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보리밭에 날려 버리는 일이 숱하게 있었다. 그래도 늘 그림을 그렸다. 억눌림과 쫓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땅에다 그리고 허공에다 그렸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그는 남원 시내 다방에서 ‘유혹’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분위기로 봐서 마을 어른들에게 좋은 소리를 들을 리 없었다. 그럴수록 혹시 그림을 못 그리게 될까 봐 조바심이 커졌다. 그 무렵 책을 많이 읽은 것도 강박관념에서 탈피하기 위해서였다. 사르트르, 카뮈, 레마르크, 모파상, 앙드레 지드 그리고 ‘금병매’와 ‘벽 속의 여자’까지 빌려 온 책을 방 안 여기저기 쌓아 놓고 죄다 읽었다. 그뿐만 아니다. 소설도 몇 편 썼다. 외국의 기성 문인들을 흉내 내 제법 난해한 시들을 쓰기도 했다. 또한 흰 종이만 보면 허기진 듯 그림을 그려 댔고 늦은 밤이면 시내로 나가 총천연색의 극장 벽보를 몰래 떼어다 벽에 붙여 놓고 며칠씩 들여다보곤 했다. 결국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 좋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겠다는 각오로 서울 용산역에 내리게 됐다. 이어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미대에 진학하면서 그의 숨은 재능이 제대로 빛을 보게 된다. 전국대학미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시와 소설로 서울대문학상을 휩쓸었다. 그 무렵 ‘대학입시’라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월간지의 기자가 찾아와 서울대 캠퍼스를 배경으로 소설을 써 달라고 부탁했고 김 화백은 ‘바람일기’라는 소설을 썼다. 잡지사에서 기획한 ‘캠퍼스 소설’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두 번째 소설은 이화여대 영문과 학생이 쓴 ‘바람의 초상’이다. 그 여학생이 지금의 부인이다. 김 화백은 ‘화첩기행’이라는 책으로 대중과 가깝다. 1998년 시작해 지금까지 5권을 냈다. 그는 이에 대해 “대체로 한달이면 보름쯤은 그림을 그리고 열흘쯤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화실과 서재를 왕래하다 보면 이 두 가지 일은 둘이 아닌 하나로 섞이고 만나게 된다. 문장은 수채화 같은 빛깔을 띠고 그림은 글 기운 비슷한 무엇을 발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예컨대 서로 데면데면하게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뒤섞이고 풀리면서 제3의 그 어떤 모양과 빛깔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화첩기행’은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다. 오늘날 동행의 느낌을 재현한 것도 미술과 문학이 함께 섞이는 일이라고 한다. 밥과 반찬이 뒤섞이는 작업이란다. 앞으로도 이 같은 동행이 계속 이뤄질 것임은 물론이다. “살다가 배터리가 방전돼 간다고 느껴질 때마다 저는 가방을 꾸리곤 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때마다 충전이 조금 되지요. ‘화첩기행’을 위해 낯선 공간 속으로 들어가 기록하는 순간의 설렘과 흥분은 저를 새롭게 일어서게 했습니다. 여행은 그런 점에서 진실로 스승을 찾아 떠나는 일이기도 하지요.” 올해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요즘 들판의 잡초처럼 뒷심이 단단해지는 것을 느낀다. 오직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그림에 대한 사랑과 깊이가 더욱 느껴진다”면서 열정의 가속도가 생기는 만큼 계속 그림에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개인전만 8회를 열었는데 올해도 유럽과 미국에서 개인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계가 주는 무표정하고 비정한 것이 아닌 문인화의 발묵, 발색 같은 여백의 미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생명의 노래’에 대해 자신의 시 한 수를 읊는다. ‘산들아/아직도 청정한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느냐/물들아/여전히 그 한 자락을 휘감아 흐르고 있느냐/풀들아 숲들아/고요히 눕고 힘차게 일어서느냐/어린 생명부치들을/아직도 땅 위에 네 품을 거느리고 있느냐/아아 조선의 땅아, 바람아, 물들아, 애잔하게 스러져 가는 것들아/오늘 서툰 붓 한 자루에 실어/내 너희 안부를 묻노니.’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종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성균관대에서 동양예술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독일 베를린에서 ‘바보예수’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프랑스 파리, 미국 시카고, 벨기에 브뤼셀, 일본 도쿄, 스위스 바젤 등지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국제 아트페어와 광주 비엔날레, 베이징 비엔날레, 인디아 트리엔날레 등에 참여했다. 대영박물관과 온타리오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문학 청년이던 시절 중앙일보(1980년)와 동아일보(1981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기도 했다. 서울대 미대학장, 서울대 미술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 문화예술상(1981년), 미술기자상(1989년), 한국미술작가상(1991년), 선 미술상(1995년), 대한민국 기독교미술상(2004년)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화첩기행’(전 5권), ‘중국회화연구’ 등이 있다.
  • ‘내 꿈’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다? 이미지화 ‘드림 머신’ 개발

    ‘내 꿈’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다? 이미지화 ‘드림 머신’ 개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가 지난 1899년 발간한 대표 저서 ‘꿈의 해석’에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이 꿈에 숨겨져 있다는 가정 아래 이를 자유연상(自由聯想)법으로 찾아내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이렇듯 매일 꾸는 꿈이지만 정작 우리는 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며 그 신비는 오랜 기간 연구대상이었다. 꿈은 영화 소재로도 매력적이라 여러 번 영상화 되었는데 지난 2010년 개봉된 화제를 모은 ‘인셉션’은 급기야 꿈을 조작하는 전문가까지 등장한다. 그런데 잡힐 듯, 안 잡힐 듯 지평선 같던 ‘꿈’이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영국 판 보도에 따르면 우리의 뇌를 스캔해 어떤 꿈을 꾸었고 그 내용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나타내주는 ‘드림 머신’이 미국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예일 대학, 뉴욕 대학 신경과학과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드림머신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장치(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와 같은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자기장이 발생되는 커다란 자석 원통에 사람을 들어가게 한 뒤, 고주파를 발생시키면 신체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이 공명하게 된다. 이때 각 조직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호를 되받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최종적으로 영상화시키는 것인데 여기서 드림머신은 ‘뇌’ 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자원봉사자 6명의 머리, 얼굴 부분의 화학변화를 스캔해 데이터베이스를 집대성하는 방식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이 가지고 있는 이론은 인간 뇌신경 속의 복잡한 인체 화학 반응이 바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꿈을 나타내주는 일종의 패턴일 것이라는 점에 기반하며 해당 기계는 이를 조합해 이미지화 해내는 원리로 구동된다. 연구진은 뇌 스캔으로 각각 추출된 화학반응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비교분석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참가자 6명의 꿈과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300컷의 이미지를 재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발달된 독심술(마음을 읽는) 기계일 수도 있는 이 장치는 사라진 기억을 재구성하거나 목격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범죄자의 몽타주를 가장 완벽하게 복원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신경 과학자 앨런 코웬 박사는 “현재 해당 기계는 뇌의 활성 부분만 감지하지만 이후 연구가 더 진척되면 비활성영역까지 고해상도로 이미지화 해낼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Alan Cowen(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꿈’ 읽어내는 ‘드림머신’ 개발…이미지화 성공

    ‘꿈’ 읽어내는 ‘드림머신’ 개발…이미지화 성공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가 지난 1899년 발간한 대표 저서 ‘꿈의 해석’에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불안이 꿈에 숨겨져 있다는 가정 아래 이를 자유연상(自由聯想)법으로 찾아내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이렇듯 매일 꾸는 꿈이지만 정작 우리는 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며 그 신비는 오랜 기간 연구대상이었다. 꿈은 영화 소재로도 매력적이라 여러 번 영상화 되었는데 지난 2010년 개봉된 화제를 모은 ‘인셉션’은 급기야 꿈을 조작하는 전문가까지 등장한다. 그런데 잡힐 듯, 안 잡힐 듯 지평선 같던 ‘꿈’이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영국 판 보도에 따르면 우리의 뇌를 스캔해 어떤 꿈을 꾸었고 그 내용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나타내주는 ‘드림 머신’이 미국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예일 대학, 뉴욕 대학 신경과학과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드림머신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장치(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와 같은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자기장이 발생되는 커다란 자석 원통에 사람을 들어가게 한 뒤, 고주파를 발생시키면 신체부위에 있는 수소원자핵이 공명하게 된다. 이때 각 조직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호를 되받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최종적으로 영상화시키는 것인데 여기서 드림머신은 ‘뇌’ 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자원봉사자 6명의 머리, 얼굴 부분의 화학변화를 스캔해 데이터베이스를 집대성하는 방식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이 가지고 있는 이론은 인간 뇌신경 속의 복잡한 인체 화학 반응이 바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꿈을 나타내주는 일종의 패턴일 것이라는 점에 기반하며 해당 기계는 이를 조합해 이미지화 해내는 원리로 구동된다. 연구진은 뇌 스캔으로 각각 추출된 화학반응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비교분석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참가자 6명의 꿈과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300컷의 이미지를 재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발달된 독심술(마음을 읽는) 기계일 수도 있는 이 장치는 사라진 기억을 재구성하거나 목격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범죄자의 몽타주를 가장 완벽하게 복원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신경 과학자 앨런 코웬 박사는 “현재 해당 기계는 뇌의 활성 부분만 감지하지만 이후 연구가 더 진척되면 비활성영역까지 고해상도로 이미지화 해낼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포토리아/Alan Cowen(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北, 참여정부에 美·中과의 대화상황 알려 와”

    “北, 참여정부에 美·中과의 대화상황 알려 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참여정부 시절의 남북관계 상황 등을 담은 저서 ‘칼날 위의 평화’를 냈다. 이 전 장관은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11월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좋은 환경과 분위기가 마련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저서는 문씨의 방북 직후인 같은 해 11월 북한이 국가정보원 라인을 통해 북·미대화 관련 현황과 당시 방북했던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협의 결과를 우리 측에 전달했다고도 전했다. 이 전 장관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관계에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기본 원칙을 합의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발표되며 같은 해 가을에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것으로 확신했지만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으로 상황이 지체됐다며 “결국 (9·19성명 이행을 위한 1단계 조치를 담은) 2·13합의와 BDA 사건의 해결을 통해 북핵문제 진전이 이뤄지면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체계화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2003년 화물연대 파업 때문이었다고도 언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수송기능이 국가위기수준으로 저하될 경우 이를 보완할 대책이 관련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수립되고 있는지 점검해 상황 타개에 도움을 주라”고 지시했고 이에 따라 32개의 ‘유형별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등이 완성됐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자리는 내려놓았다 권력은 놓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자리는 내려놓았다 권력은 놓지 않았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자딩(嘉定)구 조충(鳥蟲)전각 공예 작품 전시관인 한톈헝(韓天衡) 미술관.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이 한정(韓正) 상하이시 당서기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맏아들 장몐헝(江綿恒) 상하이과학기술대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그의 공개 행보는 2012년 9월 장 전 주석 부부와 함께 베이징 국가대극원(大劇院)에서 오페라를 관람한 이후 처음이다. 장 총장이 함께 수행한 것은 쩡 전 부주석이 장 전 주석의 ‘오른팔’이었다는 긴밀한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주샤오둥(朱曉東) 미술관장은 “쩡 전 부주석은 사적으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은인자중’하던 중국 전임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비롯해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전임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공개 활동에 나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사정 작업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현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려는 의도라는 게 베이징 정가 소식통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장밍(張鳴) 중국 인민대 정치학과 교수는 “전직 지도자들이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전직 고위 관료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에도 자신들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부패 칼날 아랑곳 않고 ‘건재’ 과시 후 전 주석과 주 전 총리는 지난 6일 공산혁명 전사인 쭤원후이(左文輝)의 빈소에 추도하는 글과 조화를 보내 간접 조문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후 전 주석은 9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중국 4대 서원 중 하나인 후난대 악록서원(嶽麓書院)도 둘러봤다. 주 전 총리는 3월 6일 칭화(淸華)대 경제관리학원 개교 30주년을 맞아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시야는 세계를 바라보면서 국내 빈곤 지역의 민의를 살피라”고 당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2012년 11월 원 전 총리 일가의 재산이 최소 29억 달러(약 2조 97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해 ‘서민 총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그는 8일 90세를 맞은 예자잉(葉嘉瑩)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교수에게 직접 편지를 쓰고 축시까지 헌사했다고 인민일보가 9일 전했다. 그는 축시에서 “연밥은 쉽게 죽지 않아 오랜 세월 기다리면 꽃이 핀다”고 썼다. 연밥이 땅속에서 3000년을 견디며 싹을 틔운다는 속설을 비유한 것으로, 고령이더라도 열정만 있으면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베이징 정가에는 이 구절이 은연중에 자신의 건재를 드러냈다는 시각도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달 20일 부인 왕예핑(王冶平)과 고향 양저우(揚州)의 서우시후(瘦西湖)에서 유람선을 타고 관광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지난달 3일 베이징의 도교사찰 바이윈관(白雲觀)을 찾았고, 리창춘(李長春)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달 19일 허난(河南)성 사오린쓰(少林寺)를 방문해 대중 앞에 등장했다. 자칭린(賈慶林)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은 지난달 27∼28일 후베이(湖北)성 둥펑(東風)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제17기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부패 조사설이 제기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허궈창(賀國强) 전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뺀 상무위원 5명이 모두 한 달 새 집중적으로 공개 활동을 벌인 것이다. ●“中정치 요직 장·후가 정한다” 사실 이런 공개 활동보다 이들 원로는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막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장 전 주석, 이 두 실력자와 함께 당정을 이끌었던 리펑·주룽지·원자바오 전 총리 등 원로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2012년 11월 제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때 인민대회당에 줄지어 입장해서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출범하는 과정을 박수로 ‘추인’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후·장 전 주석은 이후에도 혁명 원로들이 사망하면 시·리 체제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조문할 때 바로 뒤이어 나오거나 조화를 보내 아직도 살아 있는 권력임을 과시해 왔다. 이 때문에 제18기 상무위원 7명과 정치국원 25명의 명단을 결정한 것은 시·리가 아니라 후·장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차이나 리더십 모니터’는 중국 공산당 인사에 정통한 학자 리청(李成)의 논문 ‘포스트 2012 중국공산당 정치국 인맥과 당파 분석’을 올려놓았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제18기 상무위원에 오른 인물 7명 가운데 시 주석을 비롯해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 류윈산(劉雲山) 당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등 6명은 장 전 주석이 고른 인물들이고 리커창 총리만 유일하게 후 전 주석이 발탁했다고 주장했다. ●화보집 등 저서 출간도 활발 이들은 저술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8월 13일 ‘장쩌민과 양저우(揚州)’라는 화보집을 펴냈다. 주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12일 ‘주룽지 상하이 발언 실록’을 출간했다. 초판 110만부를 찍어 단숨에 밀리언셀러로 떠오른 이 책은 1987년 12월부터 4년 동안 주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공직 생활을 한 경험을 담고 있다. 리펑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5일 ‘리펑, 산업경제를 논하다’라는 책을 냈고 지난해 3월에는 리루이환 전 정협 주석도 ‘견해와 설법’을 출간했다. 셰춘타오(謝春濤)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 인민의 민주의식이 높아져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지도자들의 주요 정책 결정 방식이나 배경에 관심이 커진 것도 회고록 붐의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익 활동도 벌이는 이들도 있다. 주 전 총리는 지난해 2000만 위안(약 32억 9500만원)을 쾌척해 ‘실사구학(實事求學) 장학금’을 만들었고 리펑 전 총리는 원고료 300만 위안으로 ‘리펑 옌안(延安) 장학금’을 설립했다. khkim@seoul.co.kr
  •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경기도지사] 남경필 vs 김진표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경기도지사] 남경필 vs 김진표

    [남경필 후보] 할 말은 하는 ‘쇄신의 아이콘’ 정치 경력 17년차 5선… “북극 가도 의원 할 사람” 친화력 최대 강점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인 남경필 의원은 정치 경력 17년차의 5선 의원이지만 낮은 연배 탓에 아직도 ‘소장파’, ‘쇄신파’로 불린다. 남 의원은 1998년 3월 아버지인 남평우 의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미국 유학 중 귀국, 같은 해 7월 아버지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15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그의 나이 33세였다. 이후 네 차례의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황우여 대표, 김무성 의원, 정의화 의원 등 자신보다 열 살 이상 많은 당내 5선 중진의원들과 선수(選數)로는 어엿한 동기(同期)를 이뤘다.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남 의원은 어릴 적 개구쟁이로 통했다. 이웃집 어디든 들어가 밥을 얻어먹을 정도로 낯가림이 없었다. 지금도 “북극에 보내도 국회의원 할 사람”이라는 우스개가 나올 만큼 특유의 친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남 의원은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뒤 아버지가 사주(社主)로 있던 경인일보에 입사해 3년간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일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미국 예일대로 유학을 떠나 경영학 석사과정을 이수했고 뉴욕대에서 행정학도 공부했다. 남 의원은 이때 수학한 두 가지 분야를 통해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변화시켜나가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정치의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예일대 시절 한인 학생회장을 맡았던 경험도 정치인생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회고했다.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정치 입문 과정이 수월했다는 비판 속에서도 남 의원은 큰형님뻘 되는 다른 의원들과 당 지도부에 가감 없는 쓴소리를 던지며 ‘할 말은 하는’ 개혁적 성향의 정치인으로 인식됐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와 ‘새정치수요모임’의 대표를 맡으면서 당의 개혁과 쇄신을 부르짖었다. 이 때문에 ‘비주류’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다. 아주 잠깐에 불과하지만 주류였던 시절도 있었다. 2001년 이회창 총재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대선 패배와 함께 대변인직에서 사퇴하면서 다시 비주류로 복귀했다. 남 의원은 자신의 저서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내가 시대정신으로 믿었던 것이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됐고 크게 반성했다”고 썼다. 이후 남 의원은 자신의 체급을 올리기 위한 도전에 나서곤 했지만, 쓰라린 패배는 늘 그를 따라다녔다. 2007년 7월 전당대회에서 ‘미래연대’ 측의 단일 경선 후보 경쟁에서 당시 재선 의원이었던 권영세 주중대사에게 패했고 2010년 7월 전당대회에서는 정두언 의원과의 단일화로 물러났다. 다만 18대 대선 과정에서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로서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하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또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을 주도하면서 ‘원조 소장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몇 차례의 좌절에도 주류를 향한 남 의원의 날갯짓은 계속됐다. 그는 지난해부터 당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내에 불어닥친 6·4 지방선거 중진 차출론에 밀려 결국 경기지사직으로 방향을 틀었다. 2006년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지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지 8년 만의 재도전이다. 남 의원을 평가절하하는 쪽에서는 그가 아버지 덕으로 어려움 없이 어린 나이에 출세했다는 점을 들어 ‘오렌지족’이라고 비꼰다. 이에 대해 그는 “고생을 모르고 자란 사람을 오렌지족이라고 부른다면 부정하지 않겠으나, 세상으로부터 더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틀린 것을 바꾸고,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로 반박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표 후보] ‘경제 도지사’ 꿈꾸는 정책통 경제·교육부총리 거친 정통 관료 출신… “8년간의 저성장 탈출 이끌겠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인 김진표(3선) 의원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교육 부총리 등을 지낸 대표적인 정책전문가로 통한다. 1947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1951년 1·4 후퇴 때 아버지를 따라 월남해 경기도 수원에서 자랐다. 김 의원은 어린 시절 공무원을 그만두고 직물제조업을 시작한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의 이혼으로 아픔을 겪게 된다. 어려워진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김 의원은 방과 후 물지게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수원중학교를 거쳐 경복고등학교에 수석 입학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입주과외를 하며 학비를 벌어야 했다. 김 의원은 재수 끝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해인 1971년에는 언론사 입사에 뜻을 뒀지만 당시 언론사들이 응시 자격을 군 복무를 마친 사람으로 한정한 탓에 언론인의 꿈을 접어야 했다. 결국 김 의원은 방향을 틀어 신탁은행에 입사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이미 입사가 결정돼 신입사원으로 출근하던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다른 회사로 빠져나갈까 우려해 졸업시험을 보지 못하게 한 회사의 횡포에 대항해 항의성명을 주도했다가 상사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974년 행정고시(13회)에 합격해 대전지방국세청 소비세과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사무관 생활을 한 지 6년 후에는 영월 세무서장으로 발령 나 가족을 모두 데리고 영월로 이주했다. 당시 그는 영세상인들의 세금 실태 조사를 실시해 합리적으로 세금을 조정했고 ‘세금 깎아 주는 세무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영월군에서 ‘명예군민증’도 받았다. 그는 1993년 금융실명제 당시 재무부 비밀작업팀의 실무책임자로 참여했다. 1999년에는 재무부 세제실장을 지내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도입 등 굵직한 세제 개편을 주도했다. 세제실장에 임명된 지 2년 만인 2001년 차관으로 파격 승진하는 등 이후 승승장구했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인 2002년에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됐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청와대 대응팀장을 맡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곧이어 국무조정실장으로 승진했다. 2003년에는 노무현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아 ‘LG카드 사태’를 해결하는 등 경제개혁에 헌신했다. 2004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정치에 입문,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5년에는 교육부총리를 맡아 ‘방과 후 학교’ 제도를 도입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된 이후에는 무계파로서 민주당의 선출직 최고위원에 선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0.96% 포인트 차로 석패해 한 차례 경기도지사의 꿈을 접었다. 당시 야권에서 처음 도입한 공론조사에서 유 후보 측이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지지자들을 조직적으로 선거인단에 포함시킨 결과 경기도 당원이 30만명인 민주당이 당원 수가 6000여명에 불과한 국민참여당에 지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의 일부 지지자들은 “속았다”고 발끈했지만, 김 의원은 깨끗이 승복했다. 김 의원은 이번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막판에 경선 규칙이 변경됐음에도 결국 중재안을 받아들여 경선을 지켰다. 2010년 패배의 아픔을 딛고 2014년 경기도지사에 재도전하는 김 의원은 “8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는 경기도지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유방암 유발물질 17종, 女에 영향 가능성…대책은?

    유방암 유발물질 17종, 女에 영향 가능성…대책은?

    쥐 실험을 통해 유방암 발병이 확인된 일상적 화학물질 17종이 여성에게도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미국의 유방암 연구자들이 경고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가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보건 전망’(EHP)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여성이 이런 화학물질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도록 경고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이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화학물질로는 가솔린과 디젤 등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난연제(방연제), 얼룩방지 직물, 페인트 리무버(제거제), 음용수의 소독부산물 등을 포함한다. 특히 이 중 가장 영향이 큰 발암물질은 벤젠과 부타디엔. 이런 물질은 자동차나 잔디깎기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 탄 음식 등에 포함돼 있다. 또한 메틸렌클로라이드와 같은 염소계용제나 호르몬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제품, 스티로폼 재료와 담배 연기에 포함된 스티렌 등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한다. 논문은 이런 화학물질을 피하기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나 발전기 등에서 배출되는 가스와의 접촉을 제한해야 한다. 자동차 공회전은 하지 말아야 하며 잔디깎기나 제초기 등은 전기식을 사용한다. ▲조리 중에는 반드시 환기팬을 사용하고 탄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가구는 폴리우레탄 폼을 사용하거나 난연제 처리 된 것은 사지 않는다. ▲얼룩방지 처리 된 직물로 만든 카펫이나 가구 등은 피한다. ▲드라이클리닝 이용 시 퍼클로로에틸렌(PERC)과 같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되도록 ‘웨트클리닝’을 한다. ▲음용수는 고체 탄소 필터를 사용해 정수해 마신다. ▲실내에 화학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서 신발은 현관에 벗어놓고 청소기는 고성능필터(HEPA 등급)가 있는 것을 사용하고 물걸레질을 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 매사추세츠주(州)에 있는 유방암 등 여성 건강 관련과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침묵의 봄 연구소’가 시행했다. 이 연구소의 명칭은 ‘환경운동의 어머니’로 평가받는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생전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출판한 저서 ‘침묵의 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사진=자료사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마보이, 성공확률 높다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마마보이’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페기 드렉슬러 코넬대 의대 심리학과 교수는 11일 미국 어머니의 날을 맞아 CNN에 ‘당신의 아들을 마마보이로 키워라’라는 제목의 기고를 올렸다. 드렉슬러 교수는 마마보이는 자제력이 없고 의지력이 부족한 데다 나약하다고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회 적응력이 강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공격성향이 덜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하고 독립적인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렉슬러 교수에 따르면 2010년 영국 리딩대가 어린이 6000명에 대한 연구 69건을 분석한 결과 엄마와의 관계가 끈끈한 남자아이일수록 성장 과정에서 문제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개심이나 공격성이 적었고 사회에 적응을 잘하며 인내심이 강했다. 2011년 아동발달저널에 실린 보고서에서도 모자 관계가 아들의 도덕성과 건강한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마보이 신화’라는 책에 따르면 성인이 된 마마보이는 불평하기보다는 일을 해내려는 경향이 강하고 대인관계도 더 원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렉슬러 교수는 저서 ‘아빠 없이 아들 키우기’에서 편모슬하에서 자란 자녀가 탈선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고, 책임감과 자신감이 있으며 여자들과 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렉슬러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미국 NBA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성공한 마마보이 사례로 제시했다. 드렉슬러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보라. 그는 마마보이라고 기꺼이 인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생활주변 ‘유방암 유발’ 물질 17종…대책은?

    생활주변 ‘유방암 유발’ 물질 17종…대책은?

    쥐 실험을 통해 유방암 발병이 확인된 일상적 화학물질 17종이 여성에게도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미국의 유방암 연구자들이 경고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가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보건 전망’(EHP) 온라인판을 통해 공개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여성이 이런 화학물질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도록 경고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이에 따르면 유방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화학물질로는 가솔린과 디젤 등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난연제(방연제), 얼룩방지 직물, 페인트 리무버(제거제), 음용수의 소독부산물 등을 포함한다. 특히 이 중 가장 영향이 큰 발암물질은 벤젠과 부타디엔. 이런 물질은 자동차나 잔디깎기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 탄 음식 등에 포함돼 있다. 또한 메틸렌클로라이드와 같은 염소계용제나 호르몬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제품, 스티로폼 재료와 담배 연기에 포함된 스티렌 등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한다. 논문은 이런 화학물질을 피하기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동차나 발전기 등에서 배출되는 가스와의 접촉을 제한해야 한다. 자동차 공회전은 하지 말아야 하며 잔디깎기나 제초기 등은 전기식을 사용한다. ▲조리 중에는 반드시 환기팬을 사용하고 탄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가구는 폴리우레탄 폼을 사용하거나 난연제 처리 된 것은 사지 않는다. ▲얼룩방지 처리 된 직물로 만든 카펫이나 가구 등은 피한다. ▲드라이클리닝 이용 시 퍼클로로에틸렌(PERC)과 같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되도록 ‘웨트클리닝’을 한다. ▲음용수는 고체 탄소 필터를 사용해 정수해 마신다. ▲실내에 화학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서 신발은 현관에 벗어놓고 청소기는 고성능필터(HEPA 등급)가 있는 것을 사용하고 물걸레질을 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 매사추세츠주(州)에 있는 유방암 등 여성 건강 관련과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침묵의 봄 연구소’가 시행했다. 이 연구소의 명칭은 ‘환경운동의 어머니’로 평가받는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생전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출판한 저서 ‘침묵의 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사진=자료사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완구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포스트 JP’

    이완구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포스트 JP’

    이완구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포스트 JP’ 새누리당 이완구(64·충남 부여·청양) 신임 원내대표는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불릴 만큼 충청권의 대표성을 띤 범친박(친박근혜)계 3선 중진 의원이다. 40년간 정치와 경제, 치안, 민선도백을 두루 거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영남권 의원들이 득세하는 새누리당에서 첫 충청 출신 원내사령탑에 등극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때부터 활동했던 원조 친박(친박근혜)계와 달리 ‘범박’(汎朴)이라는 한계 때문에 과연 원내사령탑에 오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관측도 있었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계파와 선수를 떠나 폭넓은 지지를 확보했고, 결국 이례적으로 투표 없이 추대로 새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다. 지난 15∼16대 국회에서 재선까지 지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데 반발, 2009년 12월 “충남도민의 소망을 지켜내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지사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자신의 저서 ‘약속을 지키는 사람’에서 “지금 내가 죽어야 할 상황이라면 죽는 것이 옳다”고 밤새 고민 끝에 내렸던 자신의 결심을 술회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충청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을뿐만 아니라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대척점에 섰던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졌고 지금도 박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4·11 총선을 통해 19대 국회 입성이 유력했으나, 그해 1월 다발성골수종 판정을 받고 8개월간의 골수이식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완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병마를 극복했다. 이어 10월 ‘박근혜 대선캠프’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으로 대선에 기여한 뒤, 2013년 4·24 재·보선에서 8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잠시 근무하다 치안 분야로 자리를 옮겨 최연소(31살) 경찰서장과 충남·북지방경찰청장을 지내는 등 공직에서 승승장구했다. LA 영사관의 주재관 근무 등 해외에서도 7년간 근무했다. 정계에 입문해서는 신한국당 당 대표 비서실장과 자민련 대변인, 원내총무, 사무총장 등 중책을 두루 맡았다. ’결벽증’에 가까운 주변 관리로도 유명하다. 큰아들 혼사를 주변 지인은 물론 비서진에도 알리지 않은 채 치렀을 뿐만 아니라 축의금을 받지 않기 위해 사후에도 알리지 않아 지금도 사돈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산다고 한다. 또 장모상을 당했을 때는 신문 부고란에 자신의 이름을 빼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충남도지사 시절 도청 이전 후보지 일부를 과거 증조부가 사들여 아버지에게 상속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친동생의 의사도 묻지 않고 보상금을 국가에 기증하기도 했다. 배우자 이백연(61)씨와 2남. ▲ 충남 홍성(64) ▲ 양정고-성균관대-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단국대) ▲ 행시 합격(15회) ▲ 홍성군 사무관-경제기획원 사무관 ▲ 충남 홍성경찰서장 ▲ 15대, 16대, 19대 국회의원 ▲ 충남지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성 화장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아이들

    독성 화장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아이들

    요즘 인기 동영상 사이트에선 초등학생들의 화장법 정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교 가기 전 화장법’ ‘틴트 예쁘게 바르는 법’ 등 다양한 화장품과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까지….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화장은 안전한 걸까. 2일 오후 8시 50분 방영되는 EBS의 ‘하나뿐인 지구’에선 ‘아이들의 위험한 놀이 화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키즈 뷰티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들은 90% 이상이 화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틴트와 립글로스는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소지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됐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안전 기준이 없다. 어른들의 화장품 속 독성 화학물질과 중금속에 아이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월 여성환경연대에선 시중에서 판매 중인 립스틱을 수거해 성분 검사를 했다. 그 결과 80%의 제품에서 알루미늄, 코발트, 크롬, 망간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 향수와 매니큐어의 성분 검사에선 4종류 이상의 ‘프탈레이트’ 계열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프탈레이트는 여자아이의 몸에 노출되면 성조숙증을 유발하고, 여성에게는 생리불순과 불임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가 날마다 바르는 화장품은 이처럼 많은 화학 물질과 중금속을 담고 있다. ‘안전한 화장품 캠페인’이란 시민단체의 창립자인 스테이시 맬컨은 저서 ‘화장품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을 통해 화장품 속 발암물질과 독성 화학물질을 세상에 폭로하기도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배추와 난은 스님, 여백은 법정의 체취

    배추와 난은 스님, 여백은 법정의 체취

    “1983년 해인사에 머물던 스님을 뵌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그림을 배우는 학생’이라고 소개하자 ‘죽은 그림이 아니라 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일갈하셨어요. 상대의 눈을 쏘아보시며, 잘못된 것을 바로 지적하시니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김호석(57) 화백에게 법정(1932~2010) 스님은 어떤 존재였을까. 작가는 20대 청년시절에 만난 법정 스님을 “눈빛은 강렬하고 냉철했지만 인간적 맑음이 느껴지는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 생전 유일한 만남에서 작가는 법정 스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 6장과 스케치를 남겼다. 이렇게 인물화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복 입은 초상 등을 그리며 조선시대 전통 기법을 계승한 독보적인 수묵회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작가는 돌아가신 법정 스님과 다시 만났다. “스님의 제자들이 특별한 ‘진영’(眞影)을 그려달라며 스님의 유골을 보내왔어요. 그 유골을 곱게 빻아 그린 게 지금 스님의 생전 처소였던 진영각에 걸린 진영입니다.” 작가는 “영혼을 담아 그렸다”며 이 그림을 평생의 역작으로 꼽았다. 작가에게 스님은 배추이자 난이요, 나무꾼이었다. 수묵화 ‘불일암’은 종이에 배추 한 포기를 그렸지만, 여백에는 온전히 스님의 체취를 담고 있다. “스님은 자신이 먹을 만큼만 뽑고 나머지는 배추밭에 그대로 두셨어요. 끈으로 단단히 묶인 배추야말로 겨우내 불일암을 지키는 주인이었고, 지금도 후배 스님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지요.” 수묵채색화인 ‘나무꾼 대선사’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담겼다. “산골 마을을 차로 달리다 어느 할머니가 태워 달라고 손을 흔들었어요.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렸는데, 작별인사도 없이 문을 ‘꽝’ 닫고 가버리셨죠. 섭섭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는데 비로소 ‘아~, 그분이야말로 부처다. 미련을 갖지 않고 떠나는 게 바로 해탈’이라고 깨달았죠.” 수묵화 ‘무소유’는 죽은 난() 화분만 덩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친구가 선물한 난초를 잘 돌보지 못해 죽였는데, 친구의 우정을 생각하니 함부로 버릴 수 없었어요. 스님은 친지에게 선물 받은 난마저 되돌려주는 자세를 저서 ‘무소유’에 담았지만 전 그러지 못했습니다.” 김 화백은 이런 심경을 담은 그림 20여 점을 모아 다음 달 1일부터 6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GMA(광주시립미술관 서울 분관)에서 ‘김호석-묻다’전을 연다. 새롭게 그린 스님의 진영 외에 스님의 유골을 묘사한 ‘당신’이란 작품도 처음 공개된다. 작가는 “전시를 한 번 열 때마다 (스트레스 탓에) 이가 빠지는데 이번에는 2개나 빠졌다”면서 “전시에서 이 시대 불교가 무엇인지 스님에게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성공회대 진보대학 역할 잘해 와… 종합대로도 발전·개혁할 것”

    “성공회대 진보대학 역할 잘해 와… 종합대로도 발전·개혁할 것”

    “성공회대는 그동안 진보대학의 역할을 잘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종합대학으로서 성공회대는 자부심만 내세우고 자기 발전과 개혁을 소홀히 한 것 또한 인정합니다.” 이정구(61) 성공회대 총장은 개교 100주년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0주년은 뜻깊은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성공회대의 기본 정신은 ‘진보’여야 하고 교수들이 사회를 향해 진보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렇지만 학교가 존립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공회대의 전신은 1914년 4월 30일 문을 연 성미가엘신학원이다. 일제강점기 때는 신사 참배 거부를 이유로 문을 닫아야 했고 한국전쟁 때는 원장과 교수가 납북돼 순교하는 수난을 겪었다. 1994년 ‘성공회대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4년제 종합대학이 된 이후 신영복, 김민웅, 김수행, 조효제, 조희연, 한홍구 등 사회참여 성향이 짙은 진보적인 인문·사회·경제학자들로 교수진을 꾸리면서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낮은 취업률 탓에 통칭 ‘부실 대학’이라 불리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총장은 “취업률을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는 교육부의 행태는 옳지 못하다”면서도 “우리가 그동안 사회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이제 ‘공동체적 교육중심대학’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화의 과정 중 안팎에서 반발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이 총장은 “바뀌어야 한다는 총론은 받아들이지만 해당 학과 교수들이 각론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부제를 필두로 한 학사구조의 개편은 특히 논란의 중심이다. 각 학과의 이해득실이 갈리면서 잡음이 불가피하다. 최근 일부 교수가 이사회 참여를 요구하거나 신부가 아닌 교수도 총장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공회대는 당초 30일 100주년 기념식에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대부분 취소하거나 미뤘다. 29일 공공성과 실천적 아카데미즘을 주제로 한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만 진행했다. 30일에는 조촐하게 기념식과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만 열 예정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 후 ‘어른들이 잘못했다’는 글귀를 보고 큰 울림을 받았다”면서 “이제야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성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학교에서 치이고 고생하면서도 미래를 꿈꾸던 그 아이들을 오랫동안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들도 관성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 압축 성장의 그늘을 되돌아보고, 여기에서 파생하는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던지는 대학 본연의 역할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장은 2012년 9월 취임식에서 했던 말을 다시 꺼냈다. 다름 아닌 “기본에 충실하자”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정구 총장은 1954년생. 한신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았다. 영국 버밍엄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학자로서는 드물게 교회 건축사를 전공했다. 저서로는 ‘한국교회건축과 기독교미술탐사’, ‘교회그림자 읽기’, ‘교회건축의 이해’ 등이 있다.
  • [오늘의 눈] 무너져버린 ‘기대사회’의 슬픔/황비웅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무너져버린 ‘기대사회’의 슬픔/황비웅 정치부 기자

    ‘할리우드 영화의 첫 대규모 한국 촬영, 경제효과 2조원대, 서울 도심 한복판 전면통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보름간 한국 촬영을 마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 대중의 호기심과 기대를 자극했던 문구들을 모아봤다. 당시에는 그동안 왜곡됐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영화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된다는 점에 관심이 일었다. 영화의 예고편 ‘미리보기’보다 더 짜릿한 기대효과를 거둔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인 마이클 달렌은 ‘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이라는 저서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기대사회’라는 말로 정의했다. 기대감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에 인간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독자라면 조금은 불편함을 느낄 법도 하다. 2014년 4월 16일 이후에도 대한민국에 기대사회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열흘이 넘도록 자식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경기 안산 단원고 실종학생 부모들의 심정을 눈을 감고 떠올려본다. 기대감은 일찌감치 무력감으로 바뀌고, 이것이 다시 분노로 바뀐 뒤 바야흐로 체념의 단계로 들어선다. “자식의 주검이라도 찾은 부모가 부러운 심정”이라는 한 실종학생 부모의 말은 듣는 것조차 두렵고 마음이 아린다. 국민들 역시 실종자 숫자가 사망자 숫자로 전이돼 가는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면서 자신의 일처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분노와 슬픔이 넘쳐 ‘대리(代理)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에 신음하는 국민들은 자원봉사를 위해 진도체육관으로 달려간다. 안산 합동 분향소에는 이미 16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방문해 눈물을 흘렸다. 노란 리본을 단 슬픈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이 느끼는 좌절과 분노를 극복하자며 언론에서는 정신과 전문의들을 동원해 심리치유 방법들을 소개하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느끼는 분노·불안·우울 증상이 그저 치유해야 할 병적 증세에 불과한 것일까. “1분 1초가 아깝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도 열흘이 넘도록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에 분노하고 무력감에 자책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끝까지 안일한 태도를 벗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의 최적기라는 ‘소조기’였던 23일 바지선 교체작업으로 8시간이나 허비한 탓에 실종자 구조는 뒷전으로 밀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주말엔 진도 앞바다에 야속하게도 풍랑특보가 내려졌다. 100명이 넘는 실종자들이 여전히 바닷속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한 술 더 떠 정홍원 국무총리는 27일 ‘나홀로 사의’를 표명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의 가슴은 또 한번 무너져내렸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두고 “6·25 이후 최대 참사”라고들 한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은 과연 누가 건져줄 것인가. 물거품이 돼버린 기대사회에 대한 희망이 다시 솟을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더한 고통과 치유의 세월을 견뎌야 할까. stylist@seoul.co.kr
  • [시론] 재난대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시론] 재난대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울음바다로 변했다. 미국의 정책학자 벌크랜드는 2006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대형재난을 ‘인간의 고의적인 행위나 중대한 불법 행위에 의해 촉발된 위기로, 책임지기로 한 조직이 거의 또는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재난’으로 정의한다. 세월호 선장과 항해사 등 승무원들이 승객을 저버린 중대한 불법행위에서 시작해 풍선효과처럼 하나씩 이어지는 세월호와 관련된 안전불감증의 인과적 스토리,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 왔던 총체적 재난 대응이 컨트롤 타워의 부재에 대한 책임으로 고착됐다. 세월호 침몰사건이 대형재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미디어에서는 연일 관련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으며, 모든 시민들은 세월호 침몰 사건 관련 이슈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탄식하며 울부짖고 있다. 서울신문 24일자 기사의 제목처럼 ‘일상마저 죄스럽다. 숨죽인 대한민국’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우리 모두는 한국의 대형재난과 관련된 경험적 근거를 갖고 있음에도 “왜 세월호 침몰사건 발생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사고수습본부, 현장지휘본부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그 어느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필요로 하는 문제의식의 실종, 사회에 만연한 적당한 타협,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양적 성과 강조,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중장기 시간을 필요로 하는 연구 질문에 대한 외면 등이 만연한다는 일반적인 핑계에 매몰돼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의 의사결정에 개선이 필요했음에도 주저하고 포기했던 것은 아닌지도 냉정하게 뒤돌아봐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참회의 반성문을 쓰는 심정으로 다시 채찍질을 하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미국이 재난대응과 관련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인트로덕션과 오버뷰, 핸드북, 매뉴얼, 표준운영절차, 리뷰 머트리얼, 표준해설목록 등을 작성하고 공유하는 문화다. 미국은 이러한 문화가 정착돼 있기에 2001년 9·11 테러 직후 긴급대응과 관련된 현장지휘체계에서 현장책임자에 파격적으로 관할 소방서장을 선정해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첫째, 인트로덕션과 오버뷰는 전체를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개관 또는 입문용 책자다. 둘째, 핸드북은 한 분야의 모든 영역을 총망라한 서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차분하게 참고할 수 있다. 셋째, 매뉴얼은 교육 일환으로 표준화된 작업 지시서 또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업무 습득의 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문서화된 안내서다. 넷째, 표준운영 절차는 경험기반 업무수행의 기준이 되는 표준적인 규칙으로, 장기적으로 학습된 결과물로 이해할 수 있다. 빠른 의사결정을 수행하기 위해 작성된 수단으로 관련된 일체의 활동들을 조정 및 통제가 용이하게 할 수 있기 위해 존재한다. 리뷰 머트리얼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것 위주로 정리된 짤막하게 소개돼 있는 표준화된 업무 자료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표준해설목록은 용어사전 같은 것으로 중요 용어들을 모두 기술해 해설목록으로 기술돼 있다. 이 모든 문서들이 지나칠 정도로 자세히 작성돼 있고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실무자들은 수시로 읽고 수정하고 보완한다. 각각의 필요한 기능으로 누적돼 있는 학습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연방재난관리청의 사고지휘체계 입문 및 개관, 국토안보국 내의 해안경비대의 사고관리핸드북, 연방재난관리청의 국가사고지원매뉴얼, 국토안보부 내의 연방재난관리청에서 긴급 대응을 위해 가동되는 우리의 중대본 역할로 볼 수 있는 국가재난대응조정센터에서 발간된 국가대응계획 표준운영절차, 국토안보부 내의 국가수색구조위원회의 대형재난사고 수색 및 구조 표준해설목록 등이 학습의 결과물들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통해 제대로 작성하고 공유하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하자.
  • [세종로의 아침] 서울YMCA여 깨어나라/노주석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서울YMCA여 깨어나라/노주석 사회2부 선임기자

    서울YMCA가 또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서울신문 단독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YMCA는 청소년시설부지로 기증받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일대의 토지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 최근 담당 관청인 고양시가 이 땅의 일부를 청소년수련시설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서울YMCA가 고양시와의 얽히고설킨 소송을 자진취하하고 나서 이뤄진 이 땅의 해제과정이 석연치 않을 뿐더러 애국지사 유광렬 선생의 기증정신에도 벗어난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땅의 용도가 바뀌면서 다가구주택이나 음식점 등을 지을 수 있게 돼 땅값이 4배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YMCA와 고양시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도덕성을 먹고사는 조직이어야 하는 서울YMCA가 왜 이러는 것일까. 내부 균열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3년 비자금 추문이 불거지면서 서울YMCA의 시민사회 운동체로서의 공정성과 종교, 교육단체로서의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 당시 15년 동안 이사장을 연임하는 등 28년 독재체제를 구축했던 표용은 목사의 이사장직 퇴진이 문제의 핵심으로 드러났다. 차마 입에 담기 부끄러운 치부를 만천하에 내보인 이 사건으로 표 목사는 물러났다. 서울YMCA는 정상화됐을까. 이번 풍동 청소년수련원사건을 계기로 잊고 있던 서울YMCA를 다시 눈여겨본 결과 대답은 ‘NO’였다. 지난해 10월에 성대하게 열린 서울YMCA 발족 110주년 기념식 사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국내 최초, 최고 시민사회단체의 생일을 맞아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오고, 감독기관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서울YMCA는 이미 기독교의 역사를 넘어 우리 민족의 역사가 되었다”라고 축하한 내용이 여러 매체에 실려 있었다. 그중 한 장의 사진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단상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13명의 주빈 중 ‘그때 그 사건’으로 물러났던 표 목사가 있었다. 명예이사장이라는 직함으로 소개돼 있었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전직 임원에게 물어보니 “표 목사가 서울YMCA를 통치한 지 올해로 40년째를 맞는다”라고 말하고서 입을 닫았다. 이사회를 완전하게 장악한 표 목사 체제는 건재했던 것이다. 지난달 서울YMCA 직원들은 사상 처음으로 월급을 제날 받지 못했다고 한다. 기증받은 자산이 장부가로 3000억원을 넘는다는 서울YMCA가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린다는 것은 경영 난맥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풍동 사건은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삐져나온 여러 가지 무리수의 한 곁가지였다. 서울YMCA의 영원한 총무, 오리 전택부 선생의 저서 ‘Y새끼다리들이여’를 펼쳐본다. 선생이 돌아가시기 5년 전인 2003년에 펴낸 책이다. ‘한국기독교청년회 운동사’라는 점잖은 제목 대신 ‘하나님의 씨(Y Secretary)’을 뜻하는 신조어를 제목으로 붙인 이유는 한 가지였다. 봇물 같던 서울YMCA개혁운동의 동참을 목청껏 외치기 위함이었다. 12년이 흐른 지금도 그 외침은 유효한 것 같다. joo@seoul.co.kr
  • “사르코지, 올랑드 옛 동거녀에게 딱지 맞았다”

    “사르코지, 올랑드 옛 동거녀에게 딱지 맞았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오른쪽)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승리 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당시 사회당 제1서기)의 연인이었던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왼쪽·49)에게 구애했다가 퇴짜를 맞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치저널리스트인 파트리스 마슈레는 자신의 저서 ‘엘리제궁 이후 그의 삶’을 통해 사르코지가 대선 승리 두 달 뒤 엘리제궁에서 열린 ‘바스티유의 날’ 기념 가든파티에서 트리에르바일레르에게 “당신 아름답군요. 한번 만납시다”라고 속삭였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고 나중에 이 사건과 관련해 사르코지를 “천박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고 마슈레는 저서에서 밝혔다. 책에는 퇴짜를 맞은 사르코지가 트리에르바일레르에 대해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가”라고 불평한 내용도 담겨 있다. 당시 사르코지는 부인 세실리아와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이어 가던 중이었고, 정치 담당 기자인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올랑드와 연인 관계라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트리에르바일레르와 사르코지는 이후 서로 적대감을 갖게 됐고, 올랑드가 2012년 대선에서 이겨 공식석상에 함께 설 일이 잦아지면서 부딪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장례식에서 사르코지는 큰 모자를 쓴 트리에르바일레르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을 닮았다며 비꼬았다. 사르코지는 2007년 10월 이혼한 뒤 이듬해 2월 모델이자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지난 1월 올랑드 대통령과 여배우 쥘리 가예의 스캔들이 터진 뒤 2주 만에 올랑드의 결별 선언으로 7년간의 동거 생활을 청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세계서 가장 오래된 생물들 화제

    세계서 가장 오래된 생물들 화제

    미국의 작가 레이첼 서스만이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들’이란 저서를 출간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책은 서스만이 지난 10여년간 세계 각지를 돌며 발견한 2000년 이상된 여러 생물을 사진과 에세이 방식으로 소개한 것으로,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서사시적인 여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그녀는 이를 위해 자신이 촬영한 식물들을 식별할 식물학자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한다. 서스만은 단순히 사진만 찍던 시절, 일본을 여행하던 중 수령이 2180년이 넘는 삼나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 뉴욕에 돌아온 뒤 그 나무를 떠올리다가 예술과 과학, 철학을 접목시킨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00년 이상 된 야레타(학명: Azorella compacta)가 있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부터 9500년 전 생성된 뿌리에서 성장한 가문비나무가 있는 스웨덴, 수령이 5000년 가까이 된 가장 오래된 강털소나무 혹은 브리슬콘 소나무(학명: Pinus longaeva)가 있는 미국 화이트산맥, 지구 상 가장 오래된 생물로 불리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는 호주를 여행했다. 또 책에는 100년에 1cm 정도밖에 안 자라는 그린란드의 이끼와 아프리카 및 남미에 있는 독특한 사막 관목, 미 오레곤의 포식성 버섯, 캐리비안의 뇌산호, 유타의 8만년 된 사시나무 군락이 실렸다. 이 밖에도 남극에서는 5500년 된 이끼, 호주 테즈메이니아에서는 4만 3600만년 전 스스로 번식하는 관목과 같은 사진도 담겼다. 반면 책에는 산호를 제외한 동물은 담기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가장 오래산 거북이래봐야 175살밖에 안되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그녀는 “이런 식물은 우리 미래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수천년간 살아남았고 말로 다할 수 없는 자연의 위험을 견뎌냈지만, 이제 그 일부는 (환경 파괴로 인한) 위험에 처해있다”면서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그간 테드(TED)와 롱나우재단, UCLA 등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강연했으며 최근 올해 구겐하임 펠로우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레이첼 서스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년 동안의 고독’ 마르케스 잠들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87세. 멕시코 일간 엑셀시오르와 콜롬비아 일간 엘 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마르케스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코요아칸에 있는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지난 50여년간 멕시코에서 생활했다. 마르케스는 지난달 말 멕시코 국립의료과학연구소에서 폐렴과 요로 감염증 등의 증세로 입원 치료한 뒤 1주일 여 만에 퇴원했으나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15년간 림프암으로 투병하면서 암세포가 폐 등 장기로 전이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콜롬비아 출신 거장의 죽음에 천년의 고독과 슬픔이 느껴진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마르케스는 17세기 미겔 데 세르반테스 이후 현존하는 남미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혔다. 이 저서는 세계 35개국 언어로 번역돼 5000만 부가 팔렸다. 마르케스는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겪은 역사의 리얼리티와 토착신화의 상상력을 결합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창시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콜롬비아의 카리브해연안에 있는 아라카타카라는 마을에서 전신국 직원의 11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스페인 정착민과 원주민, 흑인 노예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조부모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1981년 멕시코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지만 박해를 받았다고 여길만한 요인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마르케스는 암 투병을 하면서도 자신의 연설문집을 모아 발간한다는 소식이 2010년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치매 때문에 모든 집필 활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그의 동생이 밝힌 적이 있다. 2002년 엘 에스펙타도르 등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고하는 내용의 첫 회고록을 펴냈다. ‘가보’(Gabo)라는 별명을 가진 마르케스는 쿠바 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델 카스트로(87)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사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엽 스님 사상·참선세계 고스란히 영문으로

    일엽 스님 사상·참선세계 고스란히 영문으로

    근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비구니이자 문인, 사상가였던 일엽(1896~1971) 스님 저서 영문판이 출간됐다. 미국 하와이대학 출판부가 펴낸 ‘어느 비구니 선승의 회상’(Reflections of a Zen Buddhist Nun)이 그것. “내 책이 영어로 번역돼 문명에 개화된 이들(서양인)이 보면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던 스님이 입적한 지 40여년 만에 염원이 이뤄진 셈이다. 일엽 스님은 여류 문인이요, 선각자였고 만공 선사의 법맥을 이은 선승(禪僧)으로 불린다. 목사의 딸로 태어나 신학문을 배워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나혜석, 윤심덕 등과 교류하면서 여성해방운동을 이끌었던 인텔리였다. 여러 번의 결혼과 동거 등 곡절 많은 사랑을 거친 끝에 1933년 만공 스님 문하로 출가한 인물이다. 일엽 스님은 숱한 저작을 남기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나 ‘깨달음은 글이나 말에 기대지 않는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를 강조하던 스승의 뜻을 따라 절필했다고 한다. 대중에게도 친숙한 ‘수덕사의 여승’은 일엽 스님을 모델 삼은 노래로 알려져 있으며 중생제도와 비구니 위상 회복에 앞장서다 1971년 자신이 세운 첫 비구니선원 견성암에서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적했다. 이번 영문판은 일엽 스님이 만공선사의 뜻을 따라 글 쓰기를 중단한 지 30년 만에 대중포교의 원을 세워 펴낸 책 ‘어느 수도인의 회상’과 ‘미래세가 다하고 남도록’에 실린 작품 일부를 담았다. 스님의 불교사상과 참선세계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님이 원래 펴낸 책 ‘어느 수도인의 회상’은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렸다는 뜻의 ‘실성인(失性人)의 회상’이 원제였으나 주위에서 ‘어감이 안 좋다’고 만류해 ‘어느 수도인의 회상’으로 바꿨다고 한다. 일엽 스님의 4대 손상좌인 경완 스님은 “속세의 모습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엽 스님은 30여년 동안 손에서 죽비를 놓지 않을 정도로 수행에 전념했다”며 “근세 불교에서 보기 드문 비구니 선승이었다”고 전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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