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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아이스크림 가게와 경제민주화/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아이스크림 가게와 경제민주화/박정현 경제부장

    무더운 한여름 해수욕장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가게 주인은 처음에는 해변 백사장 가장자리에 문을 연다. 고객들의 반응을 떠보는 탐색전이다. 손님들의 발길을 잡았다 싶으면 가게 자리는 고정된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장사가 잘되는 모습을 보고 새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려는 사람은 반대편 가장자리를 택한다. 자신만의 고객을 확보하려는 차별전략이다. 가장자리를 고수하던 두 아이스크림 가게는 슬금슬금 백사장 가운데로 옮긴다고 한다. 상대편 가게의 손님을 빼앗아 오기 위해서다. 두 아이스크림 가게는 어느 순간에 백사장 한가운데 맞붙어 있게 된다. 경쟁 때문에 차별성이 사라진 것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와 정당 정책도 마찬가지다. 두 정당의 출발점은 정강 정책의 분명한 차별성에서 시작된다. 보수와 진보를 지향한 정당일수록 이런 차별성은 뚜렷하다. 경제분야의 정강 정책은 가진 자를 위하느냐, 못 가진 자를 껴안느냐에서 갈라진다. 하지만 선거를 치를수록 두 정당은 차츰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게 되고, 어느 순간에 보면 두 정당의 정책은 닮은 꼴로 변해 있다. 4·11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크림슨 레드)을 당의 색깔로 바꿨다. 과감한 좌클릭에 이은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변경은 기득권을 모두 벗어던지겠다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그러지 못했다. 민주당 정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가 고작이었다.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실패했다. 총선이 남겨준 승패의 원인을 여와 야 모두 잘 안다. 그래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책대결을 벌이고 있고, 경쟁의 핵심은 경제민주화다. 찬찬히 뜯어보면 미세한 차이점을 찾아낼 수 있지만 포장은 똑같이 경제민주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은 공정거래 쪽에, 민주통합당은 재벌개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했지만 요즘들어 그 경계선마저 희미해졌다. 민주당이 순환출자를 전면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자 새누리당도 뒤질세라 총수 일가가 순환출자로 보유한 가공 의결권을 제한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누가 재벌과 더 거리를 두는지를 둘러싼 선명성 경쟁이다. 표를 얻기 위한 정당의 속성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대목은 아니다. 경제민주화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걸 보면 일단 이슈화에는 성공한 것 같다. 현직 경제부처 수장들은 부정적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출자총액한도제 부활 같은 재벌 규제정책에 대놓고 반대의견을 낸다. 재계는 당연히 결사반대다. 재벌과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는 혁신되어야 마땅하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모두가 잘살도록 경제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작년 말 재벌과 금융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반(反)월가 시위도 경제력 집중현상이 초래한 반작용이다. 시대적 흐름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내놓은 경제민주화란 표현은 그럴듯하지만, 의미는 모호하다. 서강대 교수 출신으로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김종인 박사는 경제민주화는 경제학 이론만 공부한 사람으로서는 경제민주화의 뜻을 알 수 없다고 설명한다. 출처와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얘기다. 절차적인 개념의 민주화와 경제의 상관관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공포투성이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R(Recession)의 공포, 저성장과 저물가의 덫에 빠질지 모른다는 D(Deflation)의 공포,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L자형 장기불황 공포 등등 끝이 없다. 빚 내서 집을 샀다가 집값 하락에 빚만 잔뜩 지고 있는 하우스 푸어, 은퇴 후 자영업에 나섰다가 퇴직금만 날린 베이비부머의 얘기는 바로 우리들 얘기다. 유럽발 경제위기,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2% 성장 가능성 등은 우리의 백사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지금 아이스크림 가게의 파라솔을 백사장의 어디에 꽂을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닐까.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그리스 경제위기의 교훈/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그리스 경제위기의 교훈/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내일 실시되는 그리스 재선거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조건인 재정긴축을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를 통해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계기가 될지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금융위기는 표면적으로는 정부재정 위기에서 촉발됐다. 그러나 그리스의 금융위기는 방만한 정부 지출과 재정적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재정적자 자체가 위기의 원인이라면 미국·일본 등 만성적인 재정적자 국가들도 디폴트 위기를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방경제에서 어느 국가가 민간 혹은 정부의 재정적자로 소득에 비해 지출이 많아지면 이는 대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로 나타난다. 외환보유고가 충분치 않다면 경상수지 적자만큼 고스란히 대외채무가 발생한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가계가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소득보다 지출이 많다면 이는 가계부의 적자로 나타난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저축이 충분치 않다면 빚으로 충당해야 한다. 적자구조가 만성화되고 빚을 갚을 능력이 의심받게 되면 가계는 금융위기에 봉착한다. 국제경쟁력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는 과도한 지출, 재정적자, 정부부채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 독일 등 북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그리스와 남부 유럽 국가들은 유로존 가입 이후 취약한 산업경쟁력으로 인해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려 왔다. 특히 그리스는 유로존 가입 이후 2009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중이 10~15%로 유로존 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리스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는 국제경쟁력이 약화된 데 큰 원인이 있다. 예컨대 경제의 단위노동 비용을 기준으로 한 유로존 내 실질실효환율은 1999~2008년 중 독일이 약 15% 절하된 데 비해 그리스는 약 20% 절상됐다. 그리스는 유로존 가입 이후 저금리화와 과잉투자, 물가상승, 실질금리 하락, 거품경제 등이 이어지면서 임금과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것이다. 유로존 내 고정환율제도는 환율의 경상수지 불균형 조정 기능을 차단했다. 그 결과 그리스는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금융기관 및 정부의 대외채무가 증가했다. 5년째 경기 후퇴가 지속되고, 경상수지 적자를 치유할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은 그리스가 과연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가를 의심받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스가 국제경쟁력을 회복할 방법이 있기는 하다. 저임금, 저물가를 유도해 그리스 재화·서비스의 상대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이것이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재정이 의도하는 바 가운데 하나다. 저임금, 저물가는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하라는 것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재정긴축은 경기 후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재정과 경상수지 효과도 불확실하다.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지출 확대도 재정적자, 정부부채 확대에 기여했을 것이다. 그리스의 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중은 2007년 105.4%에서 2009년 127.1%로 크게 상승했다. 유로존의 통화정책 창구는 유럽중앙은행으로 통일돼 있어 그리스는 통화정책도 사용할 수 없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고정환율제도하에서 통화량 확대를 통한 저금리화의 시도는 비록 그것이 가능해도 자본의 대외유출을 통한 통화량의 자동감소를 가져와 효과가 없다. 환율정책,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정정책이 유일한 거시정책 수단이었다는 점도 적자재정을 가져온 또 하나의 이유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인류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그리스는 오늘날까지 경제위기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던져 준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그 자체 경제활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위기시 대외지불 능력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제의 운용과 조정에 필요한 정책 수단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는지도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다. 또한 복지 지출을 포함한 정부 지출의 적정성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없는 것이고, 그것은 성장잠재력 혹은 소득창출 능력과의 상대적 관계속에서만 규정될 수 있다는 것도 말해 주고 있다.
  • 주류경제학이 지운 중상주의 ‘富國의 비결’

    주류경제학이 지운 중상주의 ‘富國의 비결’

    부키에서 냈다. 2008년 대안적 경제저작에 주어지는 뮈르달상을 받았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받은 그 상이다. 추천사도 장 교수가 썼다. 감이 온다. 주류경제학에 대한 비판이다. 농업과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이 국부의 근원이며, 제조업 육성을 위해 강력한 개발국가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연고주의와 지대추구를 모조리 내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대한 ‘깨알 같은 디스(상대를 공격하는 신조어)’가 넘쳐나는 이 주장은 ‘사다리 걷어차기’에서부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이르기까지, 장 교수의 저작을 탐독해온 이들이라면 익숙한 논리다.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능한가.’(에릭 라이너트 지음, 김병화 옮김)는 이 장하준 논리의 심화확대버전이다. 시장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깨기 위해 장 교수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반대증거를 꾸준히 제출한다면, 저자는 아예 “몇십 년 만에 한 번씩 지표 위로 솟아오르는 지하 하천처럼 움직”이는 비주류경제학의 복원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비주류란 19세기 말 한계혁명의 맥을 잇는 주류경제학이 경제학사에서 지워버린 유럽의 중상주의와 역사주의 전통이다. 지웠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저자는 미국과 유럽의 각 대학에서 이런 전통에 입각한 저서와 자료들을 계속해서 폐기하고 있고, 이를 자신이 구해다 집에다 부려놓다 보니 장서가 5만권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자신의 입장을 ‘다른 전통’이라 표현하면서 종교의 이단심판 냄새가 물씬 풍기는 ‘Canon’(교회법)이란 단어를 쓰는 데서도 이에 대한 분노는 잘 드러난다. 저자는 ‘다른 전통’의 존재를 입증하고자 14세기 르네상스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처음으로 부를 쌓은 곳은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 이들의 발전전략을 고스란히 따라한 곳이 바로 15세기 이후 영국의 튜더왕조, 17세기 프랑스 중상주의를 이끌었던 장 바티스트 콜베르 재정총감, 18세기 ‘미국 제조업에 대한 보고서’를 내면서 산업발전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 19세기 유치산업보호론을 내세워 자유무역은 모든 나라가 산업화된 뒤에나 해야 한다고 주장한 프리드리히 리스트로 이어진다. 일본의 메이지유신, 1960년대 이후 한국과 타이완의 고도성장도 이 전통의 적자라는 것이다. 즉, 서구 열강의 탄생과 동아시아의 기적은 보이지 않는 손이 만든 완전균형의 덕택이 아니라 “힘을 이용한 규모의 경제”와 “모방”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일반적 경제학 교과서에 비유해서 말하자면 경제발전은 완전시장의 실패작, 그것도 엄청난 실패작”이다. 그러면 르네상스기 도시국가에 뿌리를 둔 발전의 비결에는 대체 뭐가 들었는가. 저자는 1613년 안토니오 세라가 내놓은 ‘국가의 부와 빈곤의 원인에 관한 짧은 소고’라는 글에 주목한다. 고향 나폴리보다 환경이 열악한 베네치아가 왜 더 발전했느냐는 게 세라의 궁금증이다. 연구 결과는 단순했다. 물 위에 세워진 국가라 “토지를 개발할 여지가 없으니 제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 잘나서가 아니다. 제조업을 하다보니 다양한 직업이 발달했고, 이 직업 간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면서 더 나은 생산품을 내놨고, 그러다 보니 무역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개발할 토지가 없으니 혁신에 딴죽을 걸 지주계급과 봉건제가 없었고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뚜렷이 드러났다. 다른 나라들은 모두 이 분석을 받아들였다. 심지어 개간할 땅이 있어서 지주계급이 존재했던 피렌체의 경우, 수세기 동안 지주의 참정권을 법으로 제한하기까지 했다. 이는 아메리카를 식민지화하면서 한발 앞서나갔던 스페인이 오히려 주저앉아버린 이유와도 직결된다. 아메리카에서 엄청난 금과 은이 유입됐으나, 지주계급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농업을 보호하고 제조업을 희생시키다보니 결국 망해버렸다는 것이다. “금광은 실제 금광이 아니라 제조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다. 수요와 공급의 수학적 모델에 따른 아름다운 시장균형을 두고 미학적 감탄사를 연발하기보다, 실제 역사 사례를 우위에 놓는 이런 분석을 진행하다보니 주류경제학에 대해서는 비판을 넘어서 조롱에 가까운 평가를 한다. 경제발전이란 “기술변화, 수확체증, 고도의 노동분업, 불완전 경쟁, 그리고 이들 간 시너지 효과”라는 점은 14세기 르네상스 이후 명백했으나 일반 경제학 교과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수학적 저항이 최소인 방향을 따라 간다.”라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논리 자체는 완벽하고 논리를 두고 다투는 논쟁에선 승리하는데, 정작 그 차갑도록 투명한 논리는 현실과 무관하다. 지금 경제학은 “시체애호적”이고 “자폐증적”이다. 학자들끼리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되어버렸다. 가령, 책의 주된 논의는 애덤 스미스의 노동가치설과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뼈대로 삼는 경제학의 ‘수확체감 법칙’을 비판하고 ‘수확체증 법칙’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시장을 긍정했으니 스미스와 리카도가 자본주의를 찬양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확체감 법칙에 따라 자본주의는 장기정체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확체증이라면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 때의 ‘신경제’를 뒷받침하는 폴 로머의 신성장이론이 떠오른다. 이 논의는 DJ정권 때 ‘신지식인’과 IT열풍으로 한국에도 밀어닥쳤다. 저자는 이 주장을 “IT 주식 투기 붐”이란 단 한마디로 잘라 버린다.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국제무역 논의를 펼쳐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교정했다는 평을 받고, 그 평에 어울리게 주류경제학에 대해 비판적인 폴 크루그먼에 대해서도 가차없다. “일반적 이론보다 현실을 더 잘 설명하는 이론을 개발해놓고도 실제 정책에서 활용하지 않아 이론과 현실이 따로 노는 태도” 때문이다. 저자는 아예 ‘리카도의 악덕’(Ricardian Vice)에 빗대 ‘크루그먼의 악덕’(Krugman Vice)이라고까지 한다. 리카도야 몰라서 그랬다 쳐도, 뻔히 알면서 실행하지 않은 크루그먼은 더 나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수확체증 법칙을 먼저 발견했다고 다투는 로머와 크루그먼을 비꼬면서 저자는 그 법칙은 ‘재’발견됐다고 단언한다. 앞서 봤듯, 이미 르네상스 시기 때부터 유구하게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는 얘기다. 노르웨이 출신인 저자는 하버드대 석사, 코넬대 박사를 거쳐 세계 각국에서 실제 사업과 강의를 병행했다. 저자는 누구는 잘살고, 누구는 못 사느냐는 스무 살 때부터의 의문을 풀기 위한 긴 여정의 결과로 이 책을 썼다 했다. 저자의 장서 5만권과 “경제학 분야 인간문화재”라 부르는 장 교수의 추천사는 그 증거물이다. 그래서 서술 밀도가 대단히 높다. 주류·비주류 경제학 전통에 대해 논하는 1·2장은 단 한 문장도 놓치기 아깝다. 신제도주의 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의 실패에 대한 변명, 그것도 인종주의와 결합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6장과 제조업과 산업화 문제를 근대민족국가의 탄생과 민주주의로까지 연결짓는 7장은 꼭 읽어볼 만하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오병남 논설실장

    분배의 정의를 외친 노무현 정부도 외환위기와 함께 무너진 중산층을 되살리지 못했다. 집권 후반기 들어 친서민을 내건 이명박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1990년대부터 세계경제 흐름을 이끈 신자유주의와 거대시장 중국의 부상은 고성장·저물가의 달콤함과 함께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고통을 안겨 주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만이 나홀로 성장하고, 중소기업을 비롯해 자영업·농업·가계는 소득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낳았다. 이명박 정부는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지만, 주저앉은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자영업 구조조정, 가족제도 해체에 이은 고령층 중심의 빈곤 1인가구 증가, 복지전달체계 오작동 등이 부담을 준 까닭이다. 지난 10년간 기업의 부채 비율은 400%에서 100%로 줄고, 10대그룹의 유보율은 현재 1200%에 이른다. 이에 견줘 지난해 가계저축률은 2.8%에 불과하고, 가계부채는 올해 1000조원에 근접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커지기 마련인 노동소득 분배율이 2005년 61%에서 지난해 59%로 낮아진 것과는 달리 엥겔계수(가계지출 중 음식물비 비중)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의 또 다른 방증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른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해당하는 소득 가구) 비중은 1996년 68.5%, 2000년 61.9%, 2006년 58.5%, 2009년 56.7%로 줄었다. 이 기간 중 국민 100명 가운데 8명은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증후군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OECD는 올들어 “중산층 몰락과 소득 불균형이 지구촌의 공통된 현상이며 심화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중산층은 경제적으로 내수의 기반인 동시에 성장의 동력이다. 사회갈등을 통합하는 매개이자 민주주의 버팀목이다. 중산층 복원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중산층을 일으켜 세우려는, 실현 가능하고 효율적인 정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성장을 강조하면 대기업, 분배를 강조하면 빈곤층이 정책의 득을 보았을 뿐이다. 중산층을 위한, 특히 중산층에서 밀려날 위험에 처한 계층을 염두에 둔 정책은 별로 없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념전쟁이 격화되면서 누구도 중산층을 챙기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불편한 진실이다. 더구나 내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이 횡행하면서 저소득층에 현금을 나눠 주자는 식의 정책만이 난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중산층이 줄면 성장보다는 분배 욕구가 분출할 수밖에 없지만, 이념적·정략적 이해를 좇아 저소득층 위주의 복지에만 매달리는 건 위험하다. 쉽게 해법을 찾을 수도, 쉽게 정책의 효과를 볼 수도 없는 것이 중산층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래도 집요하게 국가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를 되살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서비스산업, 노사관계 혁신은 필수다. 평생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기술변화에 걸맞은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40년간 입시제도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교육정책은 과감하게 시장에 맡기는 것이 옳다. 노동시장에서의 교육훈련 예산을 늘려 워킹푸어(working poor)의 고착화를 막고, 실직자도 중산층으로 복귀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관련부처끼리 수년째 입씨름만 벌이고 있는 서비스산업 관련 각종 규제를 혁명적으로 풀어야 한다. 물가, 특히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확 줄이는 것 또한 핵심이다.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임금소득에 대한 체계적 감세와 공적연금의 기능 강화도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얼마 전 ‘내 부모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내 자식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란 중산층의 꿈이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대한민국은 어떤가. 중산층은 누가 일으켜 세울 건가. obnbkt@seoul.co.kr
  • [물가가 걱정이다] 中 한달새 농축수산물 70% 올라

    새해 첫 일요일인 지난 2일 오후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의 한 대형 할인마트. 가정주부 장샤오위안(張小媛·31)은 야채 매장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가지, 마늘, 대파 등 기본 야채류의 가격이 연말보다 껑충 올랐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가지는 연말에만 해도 ㎏당 2.2위안이었으나 일주일새 0.6위안이 올랐다. 장샤오위안은 “도로결빙 등으로 운송이 원활치 않아 앞으로 더 오를 것 이라는데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예상 ‘차이나플레이션’의 우려가 전세계를 덮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물가상승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하순 전국 50개 도시에서 29종의 농·축수산물 가격을 조사한 결과, 12월 초순에 비해 가격이 오른 품목이 70%를 넘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물가억제 조치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던 물가가 12월 하순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후난, 장시, 구이저우 등 중·남부 지방의 한파로 수송로가 잇따라 막히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의 저물가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차이나플레이션의 핵심인 부동산 거품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가구당 주택매입 수량 제한, 주택대출금리 인상 등 잇단 부동산투기 억제책으로 거래 물량은 크게 줄었지만 아파트값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베이징의 아파트 가격은 2009년 대비 42%나 올랐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정부의 투기억제책은 결코 가격하락을 노린 것이 아니다.”라면서 ‘부동산 불패론’을 확산하고 있고, 시중 부동자금도 여전히 부동산 시장 주변에 머물러 있다. ●작년 아파트값 1년새 42% 올라 임금 상승 추세 역시 연초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올들어 벌써 베이징시와 장쑤성이 월 최저임금을 20% 이상 올렸다. 중국 정부는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한다는 판단 아래 향후 5년간 주민소득을 2배 이상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전국적인 임금인상 물결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등 통화 책임자들이 연초부터 “올 정책의 최대 핵심은 물가관리에 있다.”며 추가적인 통화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데서도 심각성이 읽힌다.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 저우징통은 “국내외 요인으로 농산물 가격상승 압력이 여전히 큰데다 임금인상이 본궤도에 올랐고, 시중의 과잉유동성 해소도 쉽지 않아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인플레 선제 대응 금리 0.25%P 인상

    중국이 25일 밤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지난 10월 19일 이후 2개월 만으로,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까지 포함하면 지난 두 달여 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통화긴축 조치를 취한 셈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6일을 기해 1년 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다. 이로써 예금금리는 2.75%, 대출금리는 5.81%로 상향조정됐다. 누그러지지 않는 물가상승 추세 등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제기돼 왔으나 연내에 기습적으로 단행한 것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물가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년 대비 5.1%로 급등,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초 저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는 6%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中 인플레 비상등… “내년엔 통화 긴축”

    中 인플레 비상등… “내년엔 통화 긴축”

    과도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중국이 내년도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중앙 및 전국 31개 성·시의 당정 지도자, 기업인 등이 모여 내년도 경제정책을 논의한 뒤 12일 막을 내린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내년에 ‘적극적으로 안정적이고, 신중하면서 유연한’ 거시정책을 펴기로 결정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그동안의 적당히 느슨했던 통화정책을 신중한 기조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제시된 ‘적극’ ‘안정’ ‘신중’ ‘유연’ 등 4개 기조 가운데 3개가 통화정책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유동성 회수를 내년 정책의 ‘화두’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안정’(穩健)은 중국경제가 폭발적 성장을 구가하던 1998~2007년 통화정책의 핵심기조였다. 당시 중국 금융당국은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번갈아 인상하면서 통화량을 조절해 나갔다. 중국이 이처럼 통화정책 조율에 나선 것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힌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2008년 7월 6.3% 이후 28개월 만의 최고치다. 올 들어 11월까지의 CPI 상승률은 3.2%를 기록, 이미 연초 중국 정부가 설정했던 3% ‘마지노선’을 넘었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지속된 과도한 화폐 발행이 물가를 급속하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긴축정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저물가 시대는 끝났다.”며 강력한 유동성 회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극단론’을 내세우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인플레 억제차원에서 지난 10일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조치를 발표하는 등 올 들어 여섯 차례 지준율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 10월 20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연말에 한 차례 더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셰궈중(謝國忠)은 봉황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없이 통화팽창을 억제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모두 진실하지 않은 것”이라며 즉각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거시조정 강화 ▲농산물 안정 공급 ▲경제구조의 전략적 조정 가속화 ▲공공서비스 개선 ▲성장 방식의 전환 가속화 ▲상생적 개방전략 유지 등 6개 항목의 내년도 경제정책 임무를 제시했다.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특히 민생 개선과 관련해 교육과 취업, 사회보장, 의료, 주택보장 등의 사업을 빈틈없이 단단하게 챙기는 데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유럽중앙銀 기준금리 동결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과 체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각각 0.5% 포인트 인하했다.지난해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2.25% 포인트 인하한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05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현재의 2%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그동안 줄곧 금리인하를 단행해온 만큼 경제상황을 관망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ECB가 3월에 다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에 향후 ECB가 다른 주요국들처럼 금리를 0% 근처까지 낮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런던의 자문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AFP통신에 “경기 약세와 저물가에 따라 결국 ECB가 거의 0%까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일본은행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했고, 영국의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기준 금리를 1694년 은행 창설 이후 315년 만에 최저인 1%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영국의 금리는 지난 5개월 동안 금리가 4% 포인트나 떨어지면서 0%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체코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 금리를 1.75%로 0.5% 포인트 낮췄다.ECB도 최근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해 왔으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의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들어 ECB가 기준금리를 이번 달에는 동결하더라도 올해 중반에는 1%까지 낮출 것이며, 연말에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0%대에 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금융위기 기로에] 美 구제금융 ‘언발에 오줌누기’

    미국이 구제금융법안을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다고 해도 미국 경제 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서히 거품을 빼는 데만도 몇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선 부결된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이 그대로 복구돼도 위기해소에는 충분치 않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제껏 있었던 금융위기 당시 투여됐던 구제금융 액수를 GDP 비중으로 따지면 13.3% 정도였는데 7000억달러는 불과 8.4% 수준이다.”면서 “이는 더 많은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낳는다.”고 말했다. 구제금융액은 그나마 기존 부실에 대한 것이다.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부실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공화당쪽에서는 시장원칙을 내세워 금융위기를 ‘자연스러운 배변현상’쯤으로 취급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구제금융안이 다시 만들어져도 의회가 깐깐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결정적으로 이미 미국 실물경제 지표가 암울하다.8월 소비지출은 전달의 절반 수준인 0.1% 증가에 그쳤고 기존주택판매(-2.2%)나 주택가격(-9.5%) 모두 떨어졌다. 특히 민간소비를 대표하는 소매판매지표나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내구재 판매지표 등이 8월 들어 뚝 떨어졌다. 이제 더 이상 지갑을 열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들은 실물경기 위기가 다가온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유재성 삼성증권 해외담당 리서치센터장도 “불은 이미 실물부문으로 옮겨 붙었다.”면서 “아주 훌륭한 구제금융안이 나와 금융위기가 해소된다고 해도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만 풀린 것”이라고 말했다. 탈출구도 마땅치 않다. 나중혁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으로선 주택가격 하락을 상쇄해 주는 ‘강달러를 통한 내수 진작’밖에 없다.”면서 “강달러·저물가·고용회복세 등의 조건이 다 맞아 떨어져야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구제금융안 부결] “성장 아닌 체질강화가 대안”

    [美 구제금융안 부결] “성장 아닌 체질강화가 대안”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고성장·저물가·고유동성 자산시장 호황이라는 지난 15년 동안의 세계 경제 구조가 저성장·고물가·저유동성 자산시장 침체라는 새로운 질서로 넘어가는 시기”라면서 “우리는 성장 극대화가 아닌 체질 강화를 대안으로 선택해야 격변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호황에서 침체로 세계경제 변화 박 전 총재가 바라보는 현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미국 투자은행(IB)의 대량 부실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에 가깝다. 박 전 총재는 “근본적으로 최근 15년 동안의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과 중국 경제의 부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고성장 고유동성 자산시장 호황 등의 세계 경제 질서의 틀이 바뀌는 과정”이라면서 “앞으로 만들어지는 새 질서는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 저유동성 자산시장 침체 등 그 반대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리스크 관리’라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줄 모르고 ‘성장 제일주의’의 가속도만 밟다가 국제 신용위기라는 대형 사고를 겪은 만큼, 구조적이면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 전 총재는 또 “지금은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고, 이때 미국 서브프라임이라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곪아 터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구제금융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일시적인 수습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힘들다고 보는 이유다. ●실물경제 상당한 고통 겪을 것 문제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박 전 총재는 “해외 경제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미국보다는 낫겠지만 실물 경제에 있어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조만간 우리 경제가 경기 부양과 체질 강화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가 보는 대안은 성장이 아닌 안정이다. 실용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성장 제일주의로는 위기 극복은 고사하고 오히려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미래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탄탄히 닦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박 전 총재는 “경기 부양은 저금리·고환율·유동성 팽창 정책을, 체질 강화는 고금리 정책과 국제수지·물가·부동산가격 안정 정책 등이 사용될 것”이라면서 “경기 부양을 선택하면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고통이 있더라도 체질 강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금 우량기업 매입 승부수를”

    “지금 우량기업 매입 승부수를”

    “위안화 절상에 따른 거대한 소비층의 등장,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현상입니다.” 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강방천(48)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기력이 쇠한 코스피지수와 빨간불이 들어온 펀드 수익률은 먼나라 얘기 같았다. 열정은 평범한 상식에서 출발했다.“150년에 걸쳐 7억명의 서구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게 20세기였다면,21세기는 브릭스 등 신흥개발국 30억명의 사람들이 30년 동안 부자가 되는 시기입니다.4배가 넘는 사람들이 5배나 빠르게 부자가 되는 겁니다.” 강 회장은 이 가운데서도 중국의 신흥부자에 주목했다.“우리도 1980년대 말 원화가 1300원대에서 800원대로 절상되면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도 똑같은 원리지요.” 더구나 급성장의 단물을 맛본 이들은 ‘과시적 소비’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비행기·화장품·요트·금융서비스·백화점·의료서비스 등 하이엔드(High End) 제품 생산업체를 유망한 투자처로 꼽은 이유다. 강 회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이날부터 직접 판매에 나선 ‘리치투게더 펀드’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가치투자’를 내걸고 외환위기 당시 1년 10개월만에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려 주목받았던 인물. 그때와 비슷하다는 요즘 그의 투자전략은 ‘고물가와 금리인상을 두려워하지 말라.’였다. 그래서 투기자본의 농간으로 고유가가 발생했다는 견해에 분명히 반대했다.“연 1.33%대에 머물던 중국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4.8%, 올해에는 이미 8%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4∼5년 전과 같은 중국발 저물가는 이미 사라졌다고 봐야 합니다.” 고유가가 꺾여도 고물가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수십억 인구가 더 큰 차와 더 큰 집을 갖겠다고 나서는, 구조적인 수요가 생긴 것이지요.” 이 때문에 금리인상도 한 두어차례 정도는 더 있다고 예측했다. 강 회장에게도 지금의 위기는 위기다. 대신 고물가와 금리인상 같은 악재만 보고 위축되기보다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자고 제안했다.“블랙먼데이·1차 오일쇼크·외환위기 등 역사적으로 봐도 폭락장에서 주가가 원상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년이었습니다. 섣불리 발 빼기보다 될 만한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승부수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금 우량기업의 주주들은 오히려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987년 증권에 입문한 강 회장은 외환위기 직전 원하가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3800만원을 달러로 바꿔 원하가치 하락 덕분으로 6000만원으로 불어났다. 이 돈을 기반으로 1억원을 만들어 주식투자를 해 156억원을 벌어들여 ‘미다스의 손’이라는 말을 들었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회사를 차렸고 국민연금 운용수익률 1위를 기록해 또 화제를 모았다. 그가 내세우는 ‘가치투자’는 1등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이나 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독과점적 기업의 주식을 사서 보유할 것을 강조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요동치는 경제환경] 고유가·고물가 행진… 불안 커지는 美·中 경제

    [요동치는 경제환경] 고유가·고물가 행진… 불안 커지는 美·中 경제

    ■美-외출·외식 중단… 국민 64% “지갑 닫겠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주일에 3∼4번은 외식을 했는데 더 이상 감당이 안돼 집에서 샌드위치를 싸온다.”(에블린 몰리나·25·뉴욕),“25년간 왕복 103㎞를 운전해 출퇴근했는데 휘발유값이 너무 올라 이번 여름에 아예 회사 근처로 이사간다.”(데브 컬스텐·위스콘신) 10일(현지시간) CNN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미국 소비자의 사연들이다. 휘발유값은 치솟고, 부동산가격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줄어들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HSBC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4%가 올해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가 실시한 또다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외식과 영화관람료, 집 리모델링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싼 곳 향해 달라진 소비패턴” 휘발유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퇴근 후 집에서 꼼짝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1주일에 한번씩 보던 장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이고, 픽업트럭이나 SUV를 기름이 덜 드는 친환경차량이나 연비가 높은 차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CNN과 AP통신 등이 달라진 소비패턴을 전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항목은 외식비다. 알뜰 소비도 두드러진다.1달러라도 더 싼 곳을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고, 발품을 판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지난달 JC페니와 노드스트롬 매출은 줄고 월마트는 매출이 늘었다고 CNN은 전했다. ●대중교통 이용률 50년 만에 최고 국제유가가 11일 뉴욕시장에서 장중 배럴당 109.72달러까지 치솟는 등 기록을 세우면서 휘발유·경유 소매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 주보다 갤런당 6.3센트 오른 3.23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갤런당 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미국내 대중교통 이용건수는 5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00억회를 웃돌았다고 미국 대중교통협회가 밝혔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급격한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kmkim@seoul.co.kr ■中-2월 물가 8.7% 껑충… 인플레 장기화 비상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저물가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세계가 누렸던 중국발 물가 안정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매월 기록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11일 국가통계국은 지난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4.8%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다.1996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이다. 중국 CPI는 지난해 8월 6.5%를 기록한 이래 6개월 연속 6%대를 넘어섰다가 지난 1월에는 7.1%, 이번 달에 8%대를 넘어 두자릿수까지 넘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지방 정부가 식품 가격과 주요 농산물의 공급 안정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중국, 고물가 사회 진입하는 계기”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세계자본주의 체제에 본격 편입된 뒤 처음 겪는 물가 불안이라는 점에서 더 당황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래 3차례 인플레를 겪었으나 당시에는 시장경제 체제가 성숙하지 않아 빚어진 구조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는 시장개방 확대 등으로 중국이 글로벌경제와 연동되면서 국제 상품가격 상승, 해외자본 유입 등 외부요인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이동현 과장도 “이번 인플레이션은 중국이 ‘고물가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가능성 거론 당장 이날 중국 증시에는 경기 긴축의 수단으로 금명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상하이 증시는 4000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의 핵심은 긴축에 따른 부작용이다. 중국당국이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여 긴축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소비·투자도 크게 축소되면서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에 일단 위안화절상 가속화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대비 64% 감소한 85억 6000만달러에 그치면서 가파른 절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는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것저것 손쓸 대책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 중국의 고민이 깊어간다. jj@seoul.co.kr
  • [요동치는 경제환경] 고유가·고물가 행진…불안 커지는 美·中 경제

    [요동치는 경제환경] 고유가·고물가 행진…불안 커지는 美·中 경제

    ■美-외출·외식 중단…국민 64% “지갑 닫겠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주일에 3∼4번은 외식을 했는데 더 이상 감당이 안돼 집에서 샌드위치를 싸온다.”(에블린 몰리나·25·뉴욕),“25년간 왕복 103㎞를 운전해 출퇴근했는데 휘발유값이 너무 올라 이번 여름에 아예 회사 근처로 이사간다.”(데브 컬스텐·위스콘신) 10일(현지시간) CNN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미국 소비자의 사연들이다. 휘발유값은 치솟고, 부동산가격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줄어들자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닫고 있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HSBC 서베이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4%가 올해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가 실시한 또다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외식과 영화관람료, 집 리모델링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싼 곳 향해 달라진 소비패턴” 휘발유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가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퇴근 후 집에서 꼼짝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1주일에 한번씩 보던 장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이고, 픽업트럭이나 SUV를 기름이 덜 드는 친환경차량이나 연비가 높은 차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CNN과 AP통신 등이 달라진 소비패턴을 전했다. 미국인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항목은 외식비다. 알뜰 소비도 두드러진다.1달러라도 더 싼 곳을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고, 발품을 판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지난달 JC페니와 노드스트롬 매출은 줄고 월마트는 매출이 늘었다고 CNN은 전했다. ●대중교통 이용률 50년 만에 최고 국제유가가 10일 뉴욕시장에서 장중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록을 세우면서 휘발유·경유 소매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내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 주보다 갤런당 6.3센트 오른 3.23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갤런당 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미국내 대중교통 이용건수는 5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00억회를 웃돌았다고 미국 대중교통협회가 밝혔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급격한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kmkim@seoul.co.kr ■ 中- 2월 물가 8.7% 껑충… 인플레 장기화 비상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저물가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세계가 누렸던 중국발 물가 안정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매월 기록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11일 국가통계국은 지난 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4.8%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다.1996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이다. 중국 CPI는 지난해 8월 6.5%를 기록한 이래 6개월 연속 6%대를 넘어섰다가 지난 1월에는 7.1%. 이번 달에 8%대를 넘어 두자릿수까지 넘보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지방 정부가 식품 가격과 주요 농산물의 공급 안정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중국, 고물가 사회 진입하는 계기”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세계자본주의 체제에 본격 편입된 뒤 처음 겪는 물가 불안이라는 점에서 더 당황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래 3차례 인플레를 겪었으나 당시에는 시장경제 체제가 성숙하지 않아 빚어진 구조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는 시장개방 확대 등으로 중국이 글로벌경제와 연동되면서 국제 상품가격 상승, 해외자본 유입 등 외부요인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이동현 과장도 “이번 인플레이션은 중국이 ‘고물가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가능성 거론 당장 이날 중국 증시에는 경기 긴축의 수단으로 금명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상하이 증시는 4000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의 핵심은 긴축에 따른 부작용이다. 중국당국이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하여 긴축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소비·투자도 크게 축소되면서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에 일단 위안화절상 가속화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전년 대비 64% 감소한 85억 6000만달러에 그치면서 가파른 절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는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것저것 손쓸 대책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 중국의 고민이 깊어간다. jj@seoul.co.kr
  • 악재 겹겹… ‘MB경제’ 불안한 출발

    ‘747’로 표현되는 경제발전을 약속한 ‘MB경제’가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올해 6% 성장도 어렵다.”며 사실상 공약을 지킬 수 없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기대치는 다락처럼 높아 정부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성장률보다 물가에 신경을” 소비자물가가 4%대에 육박하고 생활물가가 5%를 뛰어넘은 상황에서 물가안정이 정부의 주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라면값 100원 인상’을 소재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새 정부가 물가를 가장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 경제전문가는 “현재 수출과 내수가 동떨어진 경제구조에서는 경제가 6% 성장한다고 해도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갈 혜택이 거의 없다.”면서“그렇지만 물가상승은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부가 성장률보다 물가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전세계 `인플레이션 골치´ 문제는 고물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고물가는 달러 약세를 타고 국제유가, 국제곡물가, 국제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가격상승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산업전략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중국은 2월 8%대 물가상승으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세계의 공장’으로 저물가를 이끌었던 중국은 거꾸로 ‘인플레이션 수출공장’으로 바뀌었다. 미국도 7%대의 물가상승을 겪고 있다. 국제유가가 90달러 이상에서 장기화될 경우 1·2차 오일쇼크와 같은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경상수지 11년 만의 `경고등´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중 국제수지’는 올해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수지 적자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는 마당에 상품수지까지 적자가 난다면 경상수지 적자 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달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상품수지는 몇달 뒤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인 만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면서 “다만 정부가 현재는 물가상승 압력에 떠밀리고 있지만, 경기둔화 신호가 나오면 경기를 진작시키는 방향의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수석연구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외환위기 원년에, 노무현 대통령은 카드대란 원년에 정권을 떠맡았던 것을 상기한다면, 현재 불안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염주영 칼럼] MB노믹스의 불안한 출발

    [염주영 칼럼] MB노믹스의 불안한 출발

    이명박 정부가 경제 살리기 과업을 안고 항해를 시작했다. 국민들은 ‘경제 대통령’을 뽑아놓고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여건이 너무도 좋지 않다. 자칫 취임 첫해부터 경제가 ‘경제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명박 정부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더욱 걱정스럽다. 경제 운용은 세 마리 토끼 잡기에 비유할 수 있다. 한꺼번에 세 마리를 모두 잡아야 하는 게임이다. 만일 두 마리가 울타리 안에 있고, 한 마리만 밖에 있다면 일이 쉬워진다. 그러나 세 마리 모두 울타리 밖에 있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세마리 토끼는 성장과 물가와 국제수지다. 퇴임한 노무현 정부가 경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5년간 물가가 안정되고 국제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냈다. 성장이라는 토끼 한 마리만 잡으면 됐다. 그러나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민심을 잃었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토끼몰이가 시작되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후보자가 이끌 새 경제팀은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를 펼치는 데 전력투구할 것이다. 목표는 성장률 7%(올해는 6%) 달성이다.10년만에 컴백한 올드보이들은 성장에 관한 한 자신있으며, 이 정도의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터무니없는 자신감으로 비친다. 무엇보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가 심상치 않다. 잘 지내던 두 마리 토끼가 별안간 울타리를 뛰어넘어 달아나려 한다. 물가와 국제수지의 안정기조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 변화는 세계경제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이다. 금융불안과 경기위축, 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폭등…, 게다가 그동안 효자노릇을 해온 중국특수마저 소멸 움직임을 보인다. 악재들이 연쇄반응을 하며 국내경제에 물가불안과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저물가·국제수지흑자’ 기조에서 ‘저성장·고물가·국제수지적자’ 기조로 바뀌는 조짐이 보이는 국면에 임기를 시작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외환위기 직후인 김대중 정부 출범 때보다는 경제여건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물가와 국제수지는 한번 안정기조가 무너지면 되돌리기 어렵다.5년 내내 고생할 것이다. 특히 물가는 인화성이 강하다. 일단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다.4월 총선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다. 당장 마음이 다급하겠지만 조급증은 금물이다.5년의 큰 그림을 갖고 차근차근 대처해 나가야 한다. 새 경제팀은 우선 시차적응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다.10년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다. 변화의 속도에서 한국의 10년은 세계의 20년,30년과 맞먹는다. 당분간 현실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수순은 자명하다. 물가와 국제수지부터 다잡아야 한다. 달아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손질하는 일이 먼저다. 성장은 그 다음에 쫓아가도 늦지 않다. 자칫하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작금의 경제여건 악화가 이명박 정부의 과도한 의욕과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것이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2008 글로벌 이슈] (7)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경제는 내리막길로? 2001년 국제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6년 동안 ‘고성장-저물가’ 시대를 구가해온 중국. 인플레이션 압력과 자산시장 불확실성의 심화 등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말부터 긴축 통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이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주변 여건도 예전 같지 않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산 품질문제가 불거지면서 저임금에 힘입은 가격경쟁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급등이 ‘임금상승-제조원가 상승-공산품가격 상승-인플레이션 심화’라는 악순환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FRB의장이 나서 “중국 수출품가격이 상승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중국발 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자산가격 급등에 이은 버블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하이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은 33배로 뉴욕이나 도쿄 수준의 20배를 크게 넘어섰다. 여기에 올림픽이 갖는 본래의 ‘위험성’도 고려대상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림픽 개최 다음해 3.9% 포인트가 급락했으며 일본도 1963년 10.6%,1964년 13.3%에서 올림픽 개최 이듬해 1965년 5.7%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중국 국가신식중심(國家信息中心) 예측부 주바오량(祝寶良) 부주임은 “2008년 경제성장 주기가 정점에 달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변곡점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베이징사무소도 “중국은 고용창출, 사회안정 및 낙후지역 개발 등을 위해서라도 아직은 고성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긴축정책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2008년에는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나타내면서 전년도 11.5%였던 GDP 성장률이 10.8%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도리어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효과를 2∼3년간 최대 1%포인트로 추정했다.JP모건도 “중국은 경제규모가 크고 성장속도가 빨라 올림픽 이후 경기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우려가 집중되고 있는 주식시장은 2007년 11월 이후 이미 조정기에 진입했으며 부동산도 외국인의 부동산투자 제한과 부동산 대출 억제 등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급격한 폭락보다는 상승세 둔화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현재는 우세하다. jj@seoul.co.kr
  • [유가 100달러 돌파] 금값도 860달러… 28년만에 최고

    지구촌 고물가시대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유가가 급기야 세 자릿수 시대에 들어간 데다 금, 구리 등 원자재 가격과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6년째 상승세를 보이는 국제 금값은 2일(현지시간)에도 날아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해 종가보다 22달러나 뛰어오른 온스당 860달러에 거래돼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자재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4월 인도분 백금은 20.60달러 오른 온스당 1546달러로 장을 마쳤다.3월 인도분 은값은 13개월 만에 최고치인 온스당 15.29달러로 뛰었다. 구리가격은 2.3센트 오른 파운드당 3.06달러로 거래됐다.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세도 계속되고 있다.2일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부셀(약 27.2㎏)당 4.69달러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3월 인도분 콩 가격은 부셀당 12.64달러로 34년 만에 최고치를 바꿨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54%나 올랐던 야자유 가격은 3일 말레이시아 선물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격은 새해에도 50% 이상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글로벌 애그플레이션’(Agflationㆍ농산물발 물가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의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물가 상승률이 2.1%로 유럽중앙은행의 억제선인 2%를 넘어섰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까지 물가상승률이 7.5%를 기록해 정부 목표치인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물가상승률이 6.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6%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해 8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연초 예상치인 2.1%를 넘어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팀 이준규 박사는 “미국 물가는 현재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발 물가 상승 우려는 커지고 있다.”면서 “저물가시대는 갔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KIEP 국제금융팀 이인구 박사는 “미국 물가 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목표치 아래에 있고 중국 물가 상승도 식료품값 상승을 빼면 거의 오른 게 없다.”며 “저물가 시대가 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며 고물가시대 도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2007 한국경제 속빈강정”

    ‘속빈 강정´. 삼성경제연구소가 진단한 올해 우리 경제 결산 성적표다.12년만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종합주가지수 2000 돌파,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 개막 등 외형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가다. ●‘마(魔)의 2만달러’ 벽은 넘었지만… 연구소는 26일 낸 ‘2007 한국경제 회고와 새로운 출발’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6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처음 넘은 것은 1995년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1만달러를 밑돌았다가 2000년 다시 진입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12년이 걸린 셈이다. 선진국 평균(9.2년)보다 훨씬 더 걸렸다. 그나마 환율(원화가치 상승) 덕에 얻은 불로소득 성격이 짙다는 게 연구소측의 분석이다. 연구소는 “실질소득과 물가, 환율 등 요소별 기여도를 보면 2001년 이후 원화 절상효과가 약 3분의1을 차지한다.”고 풀이했다. 게다가 비록 ‘마(魔)의 2만달러’ 벽은 넘었지만 여전히 1인당 소득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세계 순위(국제통화기금 기준)도 35위에 머물러 있다.1995년에도 35등이었다. 주가지수 2000포인트 돌파와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 개막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정보기술(IT) 업종의 과잉투자와 단가하락 등으로 빛이 바랬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도 가격은 잡혔지만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등 주택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환기시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확대적용 등 일련의 정책 부작용도 꼬집었다. 연구소는 내년에 세계경제가 저성장·저물가 시대로 진입하고,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저축은행권에서 시중은행권으로 확산되는 등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 턴어라운드 성공하려면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내년에 경제 전환점을 마련하려면 세금을 깎아 국민들의 소비여력을 늘려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로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는 물론 각종 준조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완화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들의 신(新)성장동력 발굴을 지원해 투자를 유도하고 취약부문인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에도 눈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경제 침체, 유가 급등, 가계부채 등 각종 리스크 관리 및 경보 체제도 조기 가동해야 한다는 충고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트리플 약세’ 장기화 될수도

    코스피지수가 6일째 하락하면서 3개월 만에 1800선이 무너졌다.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97포인트 떨어진 1799.02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29포인트 하락,722.04로 끝났다. 원·달러 환율은 930원대로 껑충 뛰었고 채권을 사려는 세력이 없어 금리는 8일째 상승세를 탔다. 이른바 증시·환율·채권의 ‘트리플 약세’가 지속됐다. 증시가 빠지면 채권시장이 강세라는 ‘정설’도 통하지 않는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시작돼 증폭됐지만 최근에는 국내 수급 붕괴의 측면도 강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빠른 시간내에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코스피지수 2500 간다더니…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 이후 8년 동안 저금리와 저물가로 세계경제가 고속성장을 해 온 ‘슈퍼 사이클’이 끝나고 있어 주식시장의 약세는 불가피하다.”면서 “반등이 있을 때마다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12월이나 내년 1월 중 한차례 반등이 있으면 기회로 이용하라는 것이다. 반면 박재훈 새마을금고연합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가 4% 후반, 국내 경제는 5%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주식시장도 2009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외국인 매도는 11월 말에 정리되는 만큼 주식 가격이 쌀 때 사두라고 정반대의 조언을 했다.●수요 사라진 채권시장 박원제 신한은행 채권팀장은 “채권을 사자는 세력이 없다.”면서 “수급이 완전히 깨졌다.”고 말했다. 채권 수요자인 채권형 펀드의 수익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연기금이나 기업, 학교기관 등의 기관투자가들도 채권을 사지 않는다고 했다. 박 팀장은 “주식시장이 6개월 이상 약세를 보이지 않는 한 채권 수요는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팀장은 “채권 약세는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마구 발행한 데다 앞으로도 대출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더 발행할 것이 예상돼 당분간 매수 세력은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단기외채를 관리하기 위해 외국계 은행 지점이 본점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려는 것을 막은 것도 채권수요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 팀장은 “채권 금리가 경기에 연동하지 않고 수급에 연동해 상승하기 때문에 조만간 경제에 주름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CD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5.49%를 기록했다. 다만 채권금리가 너무 급격히 올라 상승 압력은 약화될 전망이라고 했다.●주식 약세에 환율도 약세 원·달러 환율은 거래일 기준으로 6일째 상승하면서 933.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엔 환율은 3일간 급등세를 이어가며 856.75원으로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환율 하락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 시장에서 달러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외환 스와프시장의 불안에 따른 선물환 매도의 감소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엔화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초강세를 보였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해외發 불안감 증폭… 한국 경제號 ‘안개속’

    해외發 불안감 증폭… 한국 경제號 ‘안개속’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을 비롯한 경제 악재들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세계 경제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내년 5%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상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규모는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9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의 부실자산 손실이 150억달러(약 14조원) 정도일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관련된 부채규모는 9000억달러(약 830조원)다. 금융기관들이 해당 부채 중 얼마까지를 손실로 처리해야 할지가 아직 불분명하다.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손실도 1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처럼 한동안 가라앉은 것으로 보였던 모기지의 부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여은정 연구위원은 “9105억달러로 추정되는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카드 부문 부채규모도 앞으로 불안요소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엔진 가동 둔화 최근 10년 동안 매년 10% 남짓 성장한 중국은 지나치게 높은 고정자산 투자와 유동성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제1의 수출대상국으로 중국 경기가 떨어지면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는다.LG경제연구원 선자(沈佳)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림픽 이후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주가변동성이 커지면 소비위축과 대출자금 부실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여지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나치게 높은 고정자산 투자 증가세는 중국 내 중복과잉투자를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 시장의 버블이 무너지면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개연성도 높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상은 수석연구원은 “당장 내년에 5% 성장하는 것보다 내수 확대와 기업 규제완화를 통한 국내 경기 활성화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러화 약세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의 경상·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 대외부채 증가에 세계 경제 성장의 다원화로 달러화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미국에서 촉발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달러화의 매력도 사라졌다. 이는 달러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숙명여대 신세돈 경제학과 교수는 “달러화 약세는 경상수지 적자를 메워야 할 외국인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고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권력을 써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 교수는 “이 경우 디플레이션을 야기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장기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물가시대는 갔다? 지난 10월 국내 물가상승률은 큰폭으로 상승해 3%를 기록했다. 혹자는 ‘저물가 시대가 갔다.’고 했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저렴한 공산품을 제공하던 중국이 임금인상 등으로 6%대의 고물가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특히 고유가와 전세계적인 과잉유동성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의 상반기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5.6%로 상승해 전년 연평균 상승률 2.4%를 크게 상회했다. 전세계 교역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2.0%에서 2006년 8.0%로 4배 상승한 만큼 수출단가 상승은 곧바로 각국의 물가로 연동된다. 특히 한국·일본·미국 등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는 미국·유럽연합(EU) 등 세계경제 성장세의 둔화로 연결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해 긴축에 나서기 때문이다. 세계의 긴축은 우리의 수출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소영 전경하 이두걸 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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