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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진사태 계기로 본 치료·보상의 문제점(직업병 비상:중)

    ◎까다로운 검진절차… 판정까진 1년 걸려/기업주,말썽 피하려 발병해도 “쉬쉬”/겉치레 진찰… 신종 직업병 입증 곤란/판정기준등 완화,피해보상 길 넓혀야 지난 88년 7월 문 모군(15)이 수은중독으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 숨졌다. 온도계 제조회사에서 일해온 문군은 머리가 아프고 팔다리가 떨리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세가 나타나 입사 두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고향인 충남 서산으로 내려간 문군은 병을 치료했으나 차도가 없자 이해 3월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진단결과 수은중독임이 밝혀졌다. 가족들은 그제서야 병명을 알게 됐고 곧 산재요양신청서를 회사측에 냈다. 그러나 회사측은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라며 이를 외면했으며 관할 노동부지방사무소도 「입증 불충분」을 이유로 3차례나 신청을 반려했다. 결국 문군 사건은 언론에 보도된 뒤 사회문제화되고 나서야 뒤늦게 산재요양조치 등이 취해졌으나 깊어진 문군의 병을 완치시킬 수는 없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직업병의 심각성을그대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1월5일 원진레이온 전직 근로자 김봉환씨(54)는 이황화탄소중독증세로 숨졌으나 1백여 일이 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황화탄소중독이냐 아니냐 하는 직업병 여부에 대한 시비가 이해당사자들끼리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족측과 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 노동자협의회(원노협)측은 이황화탄소중독으로 숨졌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측은 지병인 고혈압 때문이라면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노동부 역시 김씨가 직업병 판정을 위한 정밀진단을 받기 하루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현행 산재법 규정으로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바로 공해배출업소들이 작업환경 개선을 등한히하고 직업병 예방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해온 사례들이다. 이처럼 직업병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의 소치가 지난달 고도성장사회의 역군이었던 근로자들로 하여금 성장의 열매를 나눠먹지 못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업병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돼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부가 직업병 판정과정에서 직업병 인정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검진 절차에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직업병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져온 결과이다. 또 기업주가 직업병 발생이 표면화될 경우 대외 이미지가 실추됨과 동시에 행정기관의 감독강화 등을 우려한 나머지 직업병 발생을 감추려 하고 있으며 직업병 판정을 맡은 지정의료기관마저도 되도록이면 말썽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검진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업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 노동관계법에 따르면 ▲라듐방사선·자외선·X선 기타 유해방사선으로 인한 질병 ▲분진을 내뿜는 장소에서 근무하다 얻는 진폐증 및 이에 따르는 폐결핵 ▲수은·아마루감 또는 그 화합물로 인한 중독 등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상 질병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 예규에는 근로자가 취업기간 이외나 또는 사업장 시설 이외에서 직업병이 발병됐을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해당업무에 의해 발병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업무와 관련돼 발병했다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명백하게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직업병으로 인정될 수 없게 돼 있다. 이것이 바로 직업병 근로자들의 발목을 묶는 아킬레스건이다. 현행 관련법규에 따른 직업병 판정절차를 보면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산재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거나 자신의 사업장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을 때 직업병 유소견자로 나타나면 노동부에 요양신청을 하게 되며 노동부는 이를 다시 지정전문의료기관에 의뢰해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정밀진단에서 직업병으로 밝혀지면 요양승인이 나지만 정밀진단에서도 판단이 어려울 경우 노동부가 건강진단심의위원회를 열어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같은 복잡한 단계를 거치다 보면 직업병 판정을 받기까지는 보통 6개월에서 1년6개월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진폐·난청 등 재래형 직업병은 발견이 쉽고 이미 판정기준이 마련돼 있어 빠른 조치가 가능하지만 유기용제·중금속 등에 의한 신종 직업병은 직업과의 연관관계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신종 직업병은 의학적인 검사항목·기준치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직업병이냐 아니냐 하는 시비가 계속 일어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화·공업화의 빠른 진전에 따라 새로운 물질이나 새로운 작업에서 오는 새로운 종류의 직업병이 발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관계전문가들은 직업병 증상이 업무와 관련됐다는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임상적으로 확인된다면 즉각 직업병으로 인정,치료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예방 차원에서도 기업주는 시설투자를 소홀히하지 말고 직업환경 등을 수시로 측정하고 관리상태를 철저히 감독하는 산업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해 직업병 관리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주가 수직낙하… 6백10선 위협

    ◎“사자” 실종… 5P 밀려 6백15/투신등 기관개입으로 낙폭 줄여/하한가 37개 주식시장의 약세 기조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헐값에 내놓는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사자」를 찾기 힘들어 무기력한 하락장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22일 주가는 종합지수 6백10대로 밀려났다. 이마저도 장중 대부분을 연중 최저 바닥까지 내려앉았다가 기관이 개입한 덕분에 억지로 반등한 것이다. 종가 종합지수는 4.96포인트 떨어진 6백15.61이었다. 전 주말장에서 거래량이 최저를 기록하고 지수도 6백20대가 위협받아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반등세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이날은 개장부터 급한 내림세를 나타냈다. 개장 40분 후부터 연중 최저바닥(6백13·1월16일) 밑으로 주저앉았고 후장 초반 6백8(마이너스 12.2)을 기록,지수 6백대가 위협받기도 했다. 여기에서 반등세로 돌아 8포인트 가량을 회복하고 마감됐으나 투신사가 1백50억원 가깝게 개입한 결과였다. 거래량은 6백96만주(거래대금 9백16억원)였다. 후장 중반까지의 내림세는 주식투자 메리트의 상실에의한 증시이탈 및 매수포기 등 한달 동안 지속되고 있는 약세기조가 극명하게 노출된 것이었다. 매도물량은 하한가로 팔아치워서라도 증시를 이탈하고자 했고 상당수 종목에서는 매수 상대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매수호가 태반이 하한가 수준이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증시에 그대로 머물러 있거나 주식시장에 새롭게 투자하기를 누구나 꺼리는 분위기이다. 시중자금난의 여파로 다른 금융상품의 금리가 높아져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고,부가세(1조4천억원) 법인세(5천억원)의 자금수요까지 겹쳐 하한가 매도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5백49개 종목이 하락(하한가 37개)했고 82개 종목만 상승(상한가 11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1만원을 밑돌았던 은행주는 후반 다소 회복했다.
  • “소련은 이제 밝혀야 한다”/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1983년 9월. 아직 초가을 이었지만 북방의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던 사할린의 바다는 창자를 끊는 듯한 통곡으로 가득했다. 이달 1일 새벽 KAL007기를 타고 뉴욕을 떠나 서울로 오다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공격으로 수중고혼이 된 승객 2백69명의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부모 아들 딸을 찾아 흔적도 없는 망망대해를 향해 울부짖었다. 세계가 다 함께 분노하고 상상할 수 없는 소련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사할린을 마주하고 있는 일본 최북단의 조용한 어항인 와카나이는 희생자들의 유품이라도 확인하려는 유가족들과 사고경위를 밝히려는 각국의 조사단,취재진들로 연일 붐볐다. 미국·일본,그리고 우리나라의 함정과 선박들이 사고해역에 몰려 한달 이상의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바닷가에 떠내려온 사고기의 일부 잔해와 승객들의 유류품 몇 조각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사고경위를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도 발신음까지 포착했으나 끝내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소련 영해인 사고지점을 일찌감치 둘러싸고 있던 소련 함정들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었다.소련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유가족들의 뱃길마저도 함정과 전투기로 위협했다. 유엔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규탄하고 나서자 소련은 사고발생 3일 만에 타스통신을 통해 KAL기 격추사실을 시인하고,그러나 이 여객기가 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어거지를 썼다. 9일에는 오가루코프 참모총장 겸 제1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호이 15전투기가 미사일로 KAL기를 격추시켰으며 KAL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출격전투기와 기지와의 교신내용을 분석,소련측이 경고나 강제착륙의 시도없이 격추를 명령했음이 밝혀져 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건 경위는 아무것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소련의 자유화바람을 타고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당시 수색작업에 동원됐던 잠수부,출격전투기의 조종사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최근 10회에 걸쳐 사건의 내막을 보도하여 진상의 일부가 알려졌을 뿐이다. 이 보도에 이어 공개된 사건 직후의 해저상황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은 소련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지금은 퇴역해 있는 출격전투기의 조종사는 당시 KAL007기가 여객기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명령에 따라 격추시켰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색에 동원됐던 잠수부들은 블랙박스로 보이는 오렌지색 상자도 분명히 인양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한소관계는 83년과는 판이하게 변했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적대관계에서 협조관계로 바뀌었으며 빈번한 교류와 함께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되었다. 19일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샌프란시스코 모스크바에 이어 세번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 비록 일본방문 후의 귀국길이고 회담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세계사에 남을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단 한소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소련의 위상도 이제는 더이상 냉전체제의 한쪽 우두머리가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동참하는 위치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제는 KAL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가 됐으며 또 당연히 밝혀야만 한다. 이 같은 불행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련은 최소한 현재까지 그들이 알고 있는 사건경위와 왜 격추시켰는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항공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KAL기의 항로이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회수한 블랙박스를 공개하여 국제적인 분석을 하도록 해야 한다. 거대한 보잉747점보기를 민간여객기로 알아보지 못했다든가,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승객 2백69명을 태우고 KAL기가 첩보활동을 했다는 등의 어거지로 사건의 진상을 더 이상 묻어두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한국이 KAL기 사건의 피해당사국이기 때문에 앞으로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사건의 진상공개와 함께 그에 합당한 사과가 있어야만 한다.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면서 45년 동안이나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부인해 왔던 1940년의 폴란드군 대량학살 사건을 소련비밀경찰의 소행이라고 인정했고,「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던 68년 8월의 체코 무력침공도 소련정부의 과오였음을 솔직이 시인했었다. 그러나 소련은 KAL기 사건에 대해서만은 최근까지도 계속 「더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이달 내한했던 로가초프 외무차관은 사건진상의 공개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냉전시대에 발생했던 불행한 사건이었다』고 대답하며 관련자료가 추가로 입수되면 한국측에 전달하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버렸다. 급속한 접근과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모스크바에 대해 느끼는 인상은 어딘가 음흉하고 어둡다는 쪽이 아직도 강하다. 소련 대통령이 역사적인 방한을 하고 두 나라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고 정답게 상호 관심사를 의논하는 마당에,그깟 이미 흘러간 불행한 사건을 더 이상 굳이 들출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소 두 나라가 경제적이나 통일·안보적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하여 참다운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간의 신뢰가 회복돼야 하며 이 같은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 KAL사건의 진상공개와 사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2백69명의 원혼과 그 유가족들을 달래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세계에 소련의 변화를 확신시켜 주는 길이기도 하다.
  • 「대권항로」 트려 닻내린 「평민호」/3년5개월의 부침

    ◎「황색 바람」 한계 절감,당세확충 새출발/지자제 실현 자부심… 「의원 입북」 홍역 앓기도 평화민주당이 9일 삼성동 한국종합전시관에서 열리는 신민주연합당준비위와의 통합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신민주연합당(약칭 신민당)이라는 당명으로 새 출발한다. 지난 87년 11월12일 창당한 지 3년5개월여 만에 간판을 바꿔달게 된 것이다. 평민당은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의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김대중 총재가 추종세력들과 함께 분가해 나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 총재의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새로운 「포석」에 의해 역사 속의 한 정당으로 묻혀지는 운명을 맞게 됐다. 사실상 평민당은 「김대중당」이라고 불릴 만큼 김 총재의 정치적 위상변화에 따라 부심을 거듭해왔다. 김 총재도 창당 이후 1백% 카리스마를 유지하며 독단적으로 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평민당의 지나온 행로는 대권쟁취를 위한 김 총재의 새로운 「도전」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여권 및 다른 야권 세력들의 「응전」에 의해 영욕과 곡절을 겪어왔던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평민당 관계자들은 지난 3년5개월여 동안의 평민당 시절을 지난해 1월의 3당통합 이전과 이후로 크게 양분하고 있다. 통합 전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제1야당」으로 누렸던 「풍요감」에 비해 정계개편 이후 「왜소야당」으로 겪어야 했던 「좌절감」이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기는 창당 직후 김 총재가 대통령선거에서 3위라는 참담한 패배를 기록하면서 제일 처음 들이닥쳤었다. 당시의 충격으로 김 총재는 총재직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야 했고 이중재·양순직씨 등이 탈당하는 등 전면 와해의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평민당은 곧이어 치러진 총선에서 「황색 바람」을 등에 업고 선전해 70석을 획득,민주당(59석)을 제치고 「제1야당」으로 부상하는 호기를 맞았다. 특히 총선결과 나타난 여소야대의 국면에서 평민당은 제1야당의 프리미엄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5공 청산과정 등을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특히 김 총재는 89년 3월21일 노태우 대통령과의 청와대 단독회담에서 중간평가 유보조치에 합의함으로써 민주·공화당 등 다른 야당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리는 형국을 연출해냈다. 그러나 이 같은 「독주」는 89년 여름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을 시발로 증폭된 「공안정국」에 의해 또다시 벼랑 끝으로 몰리는 위기로 반전되고 말았다. 김 총재는 이 사건으로 불구속기소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강한 리더십과 평민당 특유의 「응집력」을 십분 활용해 곤경을 타개할 수 있었다. 「공안정국」의 탈출은 오히려 김 총재에게 차기 대권 쟁취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워주었다는 역설적인 해석마저도 자아내게 할 만큼 평민당으로서는 극적인 사건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민정·민주·공화당의 3당통합과 이로 인해 나타난 「거여소야」의 국면은 김 총재의 대권 청사진을 전면 재검토하게 만든 평민당이 창당 이후 맞은 최대의 위기였다고도 할 수 있다. 김 총재와 평민당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내각제 개헌 반대」 「13대 국회해산·조기총선 실시」 「지방자치제 실시」 등의 강경주장을 내세우며 정면돌파작전을 개시했다. 결국 지난해 6월 평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에 뒤이은 김 총재의 12일간 「단식투쟁」의 결과 「내각제 포기」와 「지자제 실시」라는 양대 효과를 거두는 전과를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제에 대한 「분홍빛」 기대와는 달리 지난번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나타난 평민당의 완패는 평민당이 지난 3년 동안 곱씹어온 「지역당의 한계」를 다시 확인시켜주기만 했다. 김 총재로서는 평민당 입지 강화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던 「지역당」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던 차기 대권 쟁취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점에서 신민당은 평민당의 「지역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새롭게 탄생하는 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치장 변경」에 불과하다는 일반의 인식을 감안할 때 「전국적 지지기반 확충」이라는 목표가 실현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에 대한 검증은 다가오는 광역의회선거에서 이뤄질 것이다. 평민당이 김 총재의 「사당」으로서 김 총재의 대권전략에 의해 3년5개월여 만에 사라졌듯이,신민당 역시 평민당과 같은 운명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은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 「페놀소동」 계기로 알아본 현황

    ◎생수업체 전국 2백∼3백곳 “성업”/정식인가 14곳뿐,작년매출액 3백억/품질관리 허술… 마음놓고 먹기엔 “찜찜”/국내시판은 사실상 불법… 업계선 판매자유화 요구 생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 페놀유출에 따른 낙동강유역의 식수오염사태가 발생하면서 「깨끗한 마실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생수가 품귀현상을 빚는가 하면 생수업체들은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크게 올려잡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J사의 경우 지난해 70억여원이었던 판매액을 올해는 30% 늘려 9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면 생수는 과연 안심하고 마실만한 물인가. 지난해 생수판매량은 모두 13만9천t에 달해 시장규모가 최초로 3백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판매량은 89년의 10만9천9백t에 비해 26.5% 늘어난 것이며 88년의 5만9천8백t과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보사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생수업체 14곳에서 생산된 물량만을 집계한 수치다. 현재 생수업계에서는 무허가업체들이 난립해 전국적으로 모두 2백∼3백개에 달하고 이들 업체를 포함하면 시장규모는 1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식허가된 상표들은 다이아몬드정수·풀무원샘물·크리스탈생수·일화생수·마운틴·진로석수·스파클·제주생수·크리스탈정수·산수·싸파이어생수·아리랑생수·에메랄드·설악생수 등이다. 이들 생수라고 해서 모두 「합법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식품위생법상으로는 생수의 판매로를 「전량 수출하거나 주한외국인에만 팔도록」 제한하고 있기 대문에 일반시판은 못하도록 돼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관련법규를 고쳐 생수의 국내 시판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수도의 취수원이 심하게 오염돼 있어서 국민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깨끗한」 식수를 마시려는 욕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보건당국도 생수판매를 자유화하기에는 고충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 식수마저도 따로 마실 경우 계층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생수시판을 허용하면 외국 생수업체들이 국내 진출을 요구할 때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생수」시판 자체가 불법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따른 품질관리 등은 무방비상태에 놓여 있다. 먼저 「생수」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보사부는 생수에 대한 별도의 규정없이 생산업체들을 보존음료제조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생수에 대해서는 「지하암반층을 뚫고 나오거나 굴착채수한 물」로 막연히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생수」는 끓인물과 비교할 때 산소가 많이 녹아 있으며 칼슘·마그네슘·인 등 미네랄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신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관계당국에서 생수에 대한 수질검사를 한 결과 많은 업체에서 염소를 사용,수돗물과 같이 살균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생수는 엄연히 시판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은 소비자인 국민만 골탕먹는 셈이며 이에따라 품질 및 관리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영산강/「페놀소동」 계기로 본 수계별 실태(식수원오염:5)

    ◎자정기능 상실… 농공용수로도 부적/폐수 하루 50만t 쏟아져 4급수 전락/8개 시·군서 분뇨 매일 6백㎘ 방류 강물오염이란 소리가 나오면 전남 목포시민들 만큼 예민한 반응을 보인 지역도 없다. 영산강의 최하류에 위치한 목포시가 영산강물을 주 식수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로 영산강은 상류에서의 50여만t에 이르는 하수유입과 유역내의 축산 및 산업폐수의 유입으로 이미 수질이 농공업 용수로도 적합치 못한 4급수로 전락된지 오래다. 따라서 영산강은 지도상에 있는 자연의 지형일뿐 강으로서의 신선함이나 호남평야의 젖줄로서의 기능을 잃은,죽은 강이 되고 말았다. 영산강의 명물인 나주 구진포의 민물장어가 강물 오염으로 오래전에 사려졌고 목포의 대표적인 기업인 보해소주가 결국 물 때문에 본공장을 장성으로 옮긴 것도 영산강의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목포시가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영산강 하류인 무안군 몽탄면 청수리에 있는 정수장에서 채취한 원수의 수질현황을 보더라도 영산강의 수질이 얼마나 오염됐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취수장의 원수 수질이 탁도가 최저 22.42도에서 최고 42도이고 PH(수소이온농도)도 최저 7.35ppm에서 최고 8.32ppm이며 인체에 해로운 카드뮴 0.002,6가크롬 0.054,비소 0.016ppm이 검출되기도 하고 BOD는 최저 6.11ppm에서 9.38ppm,COD는 7.38ppm에서 9.38ppm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자 목포시는 취수장에서 표류수만을 취수,이 과정에서부터 전염소처리를 하여 확수정으로 원수를 보낸후 다시 황산알루미늄(응접제)과 활성탄·소석회 등으로 약품처리를 하고 침전지로 송수,여과지에서 액체염소처리와 이산화염소를 첨가하여 살균소독과 맛과 냄새를 제거하는 작업을 매일 같이 힘겹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수된 수돗물에서도 암모니아성 질소(분뇨냄새)가 최저 1.95ppm에서 최고 4.53ppm까지 검출되고 철 0.15∼0.29,동 0.1∼0.09,부유물 0.064∼0.74가 검출되고 있다고 목포시 상수도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영산강이 상류에서부터 크게 오염돼 있음을 입증하는 사실들이다. 영산강이 이처럼 오염된 것은 상류의 생활하수와 분뇨농공단지의 오·폐수 때문이다. 인구 1백20만명이 광주시에서 하루 30만t의 생활하수가 영산강 제1지류인 광주천을 타고 영산강에 흘러들고 있는가 하면 나주지방에서도 하루 2만3천t의 생활하수가 바로 영산강으로 유입되고 있고,분뇨도 하루 5백95㎘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채 강 주변 2개시 6개군에서 유입되고 있어 영산강은 자연상태의 강이 아니라 주변지역의 거대한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지방환경청이 작년 2월부터 금년 1월까지 실시한 영산강 수계별 오염도 측정결과에서도 상류의 오염이 생활하수와 분뇨로 인한 것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영산강 수계오염도 참조). 영산강의 제1지류인 광주천이 영산강 본류와 합류하는 광주 유덕동지역 체크포인트의 BOD농도가 최저 2.2에서 3.8ppm이었고 나주대교 지점에서는 최저 4.2에서 최고 7.5ppm으로 측정됐다. 특히 작년 6월에 측정된 수계별 수질상태에서는 광주천 평천교지역의 수질이 BOD가 32.0ppm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광주 극락교지점은 14.9ppm,당산 학산교지점에서7.4ppm,나주대교지점은 6.9ppm으로 상류의 오염상태가 극에 달해 상류지역의 생활하수가 영산강오염의 주범임을 쉽게 알수가 있다. 더구나 정부가 농업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 76년 영산강 상류에 담양호·장성호·광주호·나주호 등 4대 댐을 축조하는 바람에 강줄기를 타고 흐르는 표류수가 부족하여 자정기능마저도 잃게돼 이 강 유역면적 3천3백71㎢에서 흘러들어온 각종 오·폐수가 생활하수 등과 뒤범벅이돼 강물 오염을 부채질한 꼴이되고 있다. 또 영산강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1년12월 영산강이 서해와 만나는 영암군 삼호면지점에 하구언이 축조됨으로써 이 일대에 동양최대의 담수호가 형성됐지만 하구언 때문에 유속이 줄어들어 그나마 자정기능도 거의 정지되고 있다. 이밖에 영산강 오염원이 되고있는 시설로는 영산강 본류 전장 1백15.5㎞와 지류인 광주천 11.8㎞,황룡강 45㎞,지석천 34.5㎞,고막원천 21.4㎞,함평천 15㎞를 따라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있는 1백68가구 축산농가에서 흘러나온 축산폐수도 강물오염에 한 몫을 하고있고 나주호와담양호·장성호에 설치되어 있는 8개소의 가두리양식장도 물오염의 요인이 되고 있다. 다행히 영산강 중·상류지역에는 지역개발의 낙후로 중화학공장이 별로 없어 공장폐수로 인한 오염은 아직까지 큰 문제가 되고있지 않지만 강 상류인 광주에 대규모 공단이 몇년전부터 들어서고 있고 앞으로도 하남3차공단과 1백40만평 규모의 평동공단,광주 첨단과학산업연구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있어 생활하수와 공장폐수처리시설을 제대로 갖추지않을 경우 영산강은 영원히 회생할 수 없는 죽은 강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매연차량 단속의 현단계(사설)

    환경처가 매연차량단속 세부지침을 새로 마련하고 현장에서 개선명령장을 발부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단속활동에 나설 모양이다. 경유사용차량의 매연배출 농도가 56%를 넘으면 고발하고,휘발유 사용차량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6% 이상이면 운휴를 시키겠다는 기준도 이제는 상당히 강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된 관심은 기준치들에 있다기 보다는 과연 이 단속이 얼마나 확고하게 지속될 것이냐에 있다는 점을 또 한번 지적해 두어야겠다. 오늘에처럼 환경오염 주범으로서 매연차량을 단속한 것도 아니었던 지난 70년대 버스매연 단속으로부터 기산한다면 어언 20여년을 보아온 것이 바로 이 매연단속이다. 그러나 정규검사장에서 실시하는 정기검사마저도 엔진에 보내는 연료량 노즐을 조작하여 무사통과 할수 있을 만큼 대체로 허술해 왔던게 또 하나의 사실이다. 단속을 하는 물리적 힘도 너무 부족하다. 단속 요원이 태부족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단속장비도 부실한 것임은 우리가 서로 잘 알고 있다. 비디오촬영도 해본다 했으나 이 역시 그 구체적 실적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점을 다시 반추하는 것은 오늘 이 시점의 매연단속은 작년과도 또 다르게 그 시급성이 황급해 있기 때문이고 이제부터만은 실제로 실질적단속이 이루어져야할 것임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차량은 3백30만대를 넘었고 이들은 연간 대당 1t씩의 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 그리고 이 량은 우리 대기중 전체 오염물질의 40% 비중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증가추세는 가속화되고 있어 95년이면 7백2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3∼4년뒤 한국의 대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해 본다는 일은 너무나 불행한 과제이다. 더욱이 경유차량과 휘발유차량의 비율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41%가 경유사용차량인데 이는 미국 3%,일본 13%,유럽 20%에 비해 심히 오염대처에 무관심한 증거이다. 뿐만 아니라 휘발유차량에 있어서도 유연 대 무연휘발유 사용량은 55대 45로 유연이 우세하다. 이 역시 무연휘발유 공급량과 승용차 생산내용이 맞지 않는다는데 원인이있다. 결국 우리의 환경오염통제는 지금 그 통제의 불균형성과 제한성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오염예방적 차원까지를 포괄하는 유기적 정책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결정적 맹점속에 놓여 있다. 무엇인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물론 터져서 보이는 부분의 응급처치들이 더 급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대낮에 거리에서 구체적으로 기관지의 자극을 느낄 수 있게까지 된 오늘의 대기오염단계에서는 하다말다 할수 밖에 없는 매연차량 단속만으로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더 심각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고보면 자동차 폐윤활유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느냐에도 아직은 정책적 무방비상태이다. 우리는 지적하는 입장이므로 너무 많은 주문을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자동차중심체계 자체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로부터 시작하는 보다 본격적 종합전략의 구상만이라도 이제는 세워야 할 단계가 아닌가,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 정부,중동 복구 참여기업 전폭 지원/경제장관회의

    ◎유망분야 공동수주 유도/플랜트는 선진국사와 합작/승전 영향력 고려/대미 통상현안 적극 타결 정부는 걸프전 종전과 관련,세계경제질서 개편에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한미통상현안문제 탸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민간기업의 전후중동복구 참여에 정부차원에서 강력히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5일 하오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주재로 걸프전 종전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장관들은 신3저도래설 등 종전에 따른 기대심리가 과열되고 있으나 유가가 크게 낮아질 것 같지 않는데다 국제금리도 유동적 이어서 「신3저」기대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건설부는 이날 회의에서 걸프전후 복구와 관련,주택·공항·항만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진출희망 업체들이 공동으로 일괄수주를 추진토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또 복구규모가 방대한 석유관련 플랜트공사는 미국 등 선진국 업체와 합작 또는 하청 형식으로 참여토록 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선진국들과의 각종 경제관련회의에서 이를 정식안건으로 제의하는 등 업계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건설부는 걸프전후 복구사업에 자재 및 기능인력이 부족하고 건설경기가 호황인 국내 건설업 여건을 감안,국내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익성 위주로 선별 참가하기로 기본 방침을 세웠다. 건설부는 현재 이라크는 대외부채(8백억달러)와 전쟁배상금 부담으로 전후복구사업의 추진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쿠웨이트와 사우디의 복구사업에 역점을 두고 참가를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 대해 현재 시공중인 공사를 재개하고 이미 완공한 공사의 복구사업을 우선적으로 수주하는 한편 우리가 경제력이 있는 주택·공항·항만·도로사업 등에 업체들이 공동으로 일괄 수주해 참여토록 유도,과당경쟁률을 막기로 했다. 또 인력이 많이 필요한 단순토목 공사에는 직접 수주를 피하고 현지업체 또는 터키 등 인접국가의 경쟁업체와 합작으로 참여하는 석유플랜트공사에는 선진국 업체와 합작 또는 하청 형식으로 참가토록할 방침이다. 한편 건설부는 우리업계가 사우디에 3천7백58대,이라크 1천7백85대 등 중동지역에 모두 1만1천3백20대의 건설장비를 보유,즉시 복구사업에 투입이 가능하고 그동안 미국 등과 공동시공 또는 하청 등 협력사업을 한 경험이 있어 걸프전후 복구사업에의 참여가 경쟁국에 비해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참전국과 이탈리아·터키 등의 업체와 치열한 수주경쟁도 예상되고 있어 복구사업 참여에 어려움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참전국의 일원으로서 쿠웨이트·사우디정부와 직접 접촉에 나서는 한편 미국 등 참전주도국과의 교섭을 통해 민간수수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 “이라크군·「팔」인에 재산 몽땅털려”/쿠웨이트교민들의 악몽 7개월

    ◎비축 쌀·고추장으로 겨우 연명/약탈에 항의하면 총살위협도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기간동안 쿠웨이트에 그대로 남아 있었던 교민 9명은 모두 무사히 살아 남아 2일 낮 쿠웨이트시 다마스쿠스가 42 쿠웨이트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이곳을 방문한 한국의료지원단 한낙희대위(32) 등과 감격적으로 만났다.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이 4일 외무부에 알려온 바에 따르면 쿠웨이트에 잔류했던 교민들은 이라크군 및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재산을 약탈당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뿔뿔이 흩어진 채 숨어 비축했던 쌀과 고추장 및 식수 등으로 모두 무사히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감격의 재회를 한 교민들은 ▲강재억(53·슈퍼마켓운영) ▲토너리 강(44·강씨의 부인) ▲강성은(17·학생·강씨의 딸) ▲유재성(50·액세서리점 운영) ▲신자철(48· 〃 ) ▲오호(48· 〃 ) ▲최길웅(48·식품점 운영) ▲조성목(50·건축업) ▲전성규(43· 〃 )씨 등이다. 교민들은 이날 이곳을 찾은 의료지원단 소속 군인들을 만나 사지에서 살아남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겪었던 지옥같은 순간들을 털어 놓았다. 교민들은 모두 수척한 모습이었으나 그동안의 악몽과 같은 생활을 잠시 잊은 듯했다. 전씨는 『지난달 27일 상오부터 교민들은 대사관에 모이기 시작,이라크군이 쿠웨이트시에서 철수한 28일에는 전원이 모였다』면서 『그후 매일 상오10시부터 하오1시까지 대사관 영사실 민원대기실에서 앞으로의 대책 등에 관해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교민들은 지난 1월25일 대사관에서 회동을 가진뒤 5주만에 감격의 재회를 한 것이다.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면서 대사관을 찾을 한국인을 기다리며 게시판에 「교민들은 모두 무사하오며 매일 상오10시∼하오1시에 이곳에 모입니다」라는 메모를 붙여 놓기도 했다. 강제억씨는 『이라크군의 약탈은 다국적군의 지상전개시 전후에 극심해져 금은 등 보석과 가게에 있는 물품 등 7만달러어치를 모두 털렸다』고 당시의 악몽을 들려주었다. 오씨는 『약탈을 막기위해 가게 및 창고의 출입철제문을 폐쇄시키려다 총을 겨누는 이라크군에게 죽을뻔 했다며 42만달러를 모두 강탈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라크군 뿐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까지 약탈에 가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소병용대사로부터 대사관열쇠를 맡은 조씨는 『그동안 대사관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이라크군 경비병에게 제지당했다』면서 『경비병에게 담배 등을 주며 외부인들의 대사관출입을 통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신씨는 지난달 24일 이라크군 정보부 소속병사들에게 붙잡혀 하마터면 죽을뻔 했으나 조사후 『이적리스트 명단에 올라있지 않다』면서 4시간후 풀어주었다고 말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라크 운전병에게 차고있던 손목시계를 풀어주자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었다고 했다. 지상 3층,지하 1층의 대사관건물은 현관문이 조금 부서지고 2,3층 벽의 액자가 부서진 정도 이외는 별피해가 없었다. 대사관 정문앞에는 이라크군이 블록으로 쌓은 높이 1.5m의 경비초소 2개와 깊이 2m,길이 2.5m 가량의 지하참호 3개가 있었다. 다이아압둘라 살람가에 있는 대사관관저도 주위건물들과는 달리 별피해가 없었다.
  • 미 「최후통첩」과 소·이라크의 입장

    ◎“「중동지분」 못나눈다”… 부시의 “독주선언”/「완전항복」 덧붙여 전쟁피해 배상 요구/미국/후세인 업고 미의 패권장악 견제 속셈/소련/“항전뒤 궤멸”·“무조건 굴복” 진퇴양난/이라크 걸프전의 끝마무리를 두고 미국과 이라크 그리고 소련의 막바지 줄다리기가 숨가쁘게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15일 전쟁후 처음으로 쿠웨이트철수 용의를 표명했다가 다국적군에 의해 즉각 거부당했다. 미국의 중동제패를 늘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소련은 이에 18일 8개항으로 이뤄진 걸프전 평화중재안을 다국적군과 이라크측에 제시하고 이라크의 회신을 기다렸다. 이라크는 이 안마저도 다국적군측에 의해 거부당하고 종전의 입장에 비춰 굴욕적인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기 시작하자 21일 갑자기 전쟁불사 결의를 천명했다가 22일 아지즈 외무장관을 모스크바에 보내 소련의 평화중재안 8개항을 받아들였다. 이 안의 골자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유엔결의에 따라 즉각 철군하되 종전후 이라크의 정체는 위협받지 않으며 유엔의 각종 제재조치는해제된다는 것이다. 이라크가 거의 백기항복에 가까운 소련의 8개항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그나마 미국의 주장보다는 훨씬 유리한데다가 종전후 정권유지와 회생을 기약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8개항 제안마저도 유엔의 결의안에 담긴 무조건 철군의 뜻을 수용하지 않는 등 요구수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고 24일 새벽2시(한국시간)까지 철군을 시작하든가 아니면 지상전을 각오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미국으로서는 소련과 이라크가 합의한 8개항 평화안이 여러가지 조건을 달고 있는데다가 이라크의 군사력이 그대로 살아남는다는 점,전쟁피해에 대한 보상에 대해 언급이 없다는 점,쿠웨이트 합법정부의 복귀에 대해 확실한 언급이 없다는 점 등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고 여하튼 전쟁의 끝마무리에 소련이 끼어들거나 이라크의 체면을 살려주는 일은 결코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이라크는 미국이 8개항마저 거부하면서 최후통첩을 발하자 국가 최고기관인 혁명평의회의 성명을 통해 이를 모욕적인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국을 비난했지만 소련과 다시 6개항의 수정안을 마련,다국적군측에 제시했다. 하지만 수정 6개항과 미국의 요구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상존하고 있다. 첫째로 즉각 무조건 유엔결의 606호에 따라 이라크군이 쿠웨이트로부터 철군한다는 점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완전 일치하고 있다. 둘째로 철군시기에 대해 소련과 이라크는 휴전 다음날 시작한다고 규정한 반면 미국은 24일로 구체적 시한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로 이라크는 쿠웨이트시로부터는 4일 이내에,그리고 쿠웨이트 전역으로부터는 21일 이내에 철군하겠다고 제의한 반면 미국은 쿠웨이트시로부터는 2일,쿠웨이트 전역으로부터는 1주일 이내에 완전 철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철군에 주어지는 시간의 차이는 단지 양적인 차이가 아니다. 미국의 요구는 이라크에 거의 모든 장비는 쿠웨이트에 버려두고 몸만 빠져나가라는 이야기인 반면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배치해 놓은 T­72탱크 등 최신 장비를 모두 회수하겠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은 이라크를 군사적으로 최대한 무력화시키고 중동에서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고 이라크는 가급적 군사력을 온존시켜 중동에서의 강자로 남으며 소련으로서는 이라크의 힘을 남겨 미국의 중동제패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라크와 소련은 이라크가 철군하면 다른 유엔결의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라크가 모든 유엔결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는 전쟁피해에 대해 이라크에 배상을 요구하느냐(미국측 요구) 아니냐이다. 이라크는 전쟁포로를 적대행위 종식 72시간안에 석방하겠다고 제의한 반면 미국은 전쟁포로와 제3국인을 48시간내에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라크와 소련은 철군감시를 적대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나라에 맡기자고 한 반면 미국은 다국적군이 종전절차를 관장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번 꼬리를 내린 이라크를 코너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미국은 그러나 8개항 제안에 이어 수정 6개항마저도 불충분하다며 추가로 쿠웨이트왕정의 복귀와 전쟁피해에 대한 배상문제도 요구하고 있어 「굴욕적인 완전 항복」을 받아내고자 하고 있다. 23일 하룻동안 양측은 숨쉴 틈조차 없이 제의와 거부,수정제의와 추가요구제시를 주고 받았다. 현재로서는 이라크가 반응을 보일 차례. 이라크가 굴욕적이지만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미국의 최후통첩을 무시하고 소련과의 합의대로 철군을 행할 것이냐,이도저도 아니면 미국의 요구를 조금 더 수용한 새 수정안을 내밀어 볼 것인지 이라크의 반응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라크군 1주내 완전 원대복귀해야” ○미의 최후통첩 9개항 ①이라크는 23일 GMT 17시(워싱턴 23일 정오,한국시간 24일 상오2시)까지 쿠웨이트에서 대규모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 ②이라크는 이 시한으로부터 1주일안에 쿠웨이트에서 철수를 완료하여 모든 이라크군을 작년 8월1일 현재의 진지로 복귀시켜야 한다. ③철수시작후 48시간내에 이라크는 쿠웨이트 시티(쿠웨이트 수도)로부터 모든 이라크군을 철수시켜 합법적 쿠웨이트 정부가 즉각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④같은 48시간안에 이라크는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국경과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국경지대,부비얀도와 오라브도,쿠웨이트의 루마일라 유전에서 준비해둔 모든 방어시설을 철거해야 한다. ⑤이라크는 국제적십자와 협력하여 모든 전쟁포로와 타의에 의해 억류되어 있는 제3국 민간인들을 석방하고 사망한 군인들의 유해를 송환하되 이들 조치는 철수시작과 더불어 즉각 시작되어 48시간내에 끝내야 한다. ⑥이라크는 쿠웨이트 석유시설에 장치한 폭발물과 위장 폭탄을 포함한 모든 폭발물과 위장 폭탄을 제거하고 지뢰 및 기뢰를 부설한 위치에 관한 모든 자료 등 이라크군의 철수와 관련된 세부 시행사항에 관해 쿠웨이트군 및 다른 다국적군과 협력할 이라크군 연락장교들을 지명해야 한다. ⑦이라크는 쿠웨이트 국외로 군대를 수송하는 수송기를 제외하고는 전투용 항공기의 이라크 및 쿠웨이트 상공비행을 중지하며 쿠웨이트 전체 영공에 대한 다국적군 항공기들의 독점적인 통제와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 ⑧이라크는 쿠웨이트의 시민과 재산을 침해하는 모든 파괴적행동을 종식하고 억류한 쿠웨이트인 전원을 석방해야 한다. ⑨이라크군의 철수가 위에서 언급한 지침에 따라 진행되고 다른 나라에 대한 이라크의 공격이 없는 한 미국과 다른 연합국은 그들의 군대가 철수하는 이라크군을 공격하지 않고 자제할 것임을 다짐한다. ○이라크­소 수정 6개항 ①이라크는 쿠웨이트로부터 무조건적이고도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한 유엔결의 6백60호를 이행한다. ②이라크군은 휴전발표 하루뒤부터 쿠웨이트에서 철수를 시작한다. ③이라크군의 철수 작업은 21일내에 완료한다. ④철군 완료후 이와 관련된 유엔안보리의 모든 결의들의 의의는 사라지며 취소된다. ⑤전쟁포로는 휴전후 72시간내에 석방한다. ⑥유엔안보리가 정한 평화유지군이 이라크군의 철수작업을 감독한다.
  • 북한,총리회담 중단선언/팀스피리트 트집… 4차 평양회담 무산

    ◎평양방송서 성명 북한은 18일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25∼28·평양)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이날 상오 중앙·평양방송을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대표단 성명」을 발표,『남한측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강행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고 정세를 더욱더 위험한 전쟁접경에로 끌어가고 있다』며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예정대로 할 수 없게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에 있다』고 말해 회담중단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북한측은 이어 『전쟁소동으로 저들 자신이 하던 고위급회담마저도 위태롭게 만든 남조선 당국자들에게는 사실상 대화에 대하여 말할 자격도 없고 통일대화의 상대로 될 명분도 없다』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선의의 충고와 아량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길에서 물러서서 도망하는 자들을 굳이 따라가며 붙잡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 북한의 남북 고위회담 중단배경

    ◎「정치협상회의」 유도노린 “판깨기”/민간차원 체육회담­당국대화 분리겨냥/식량난 가중에 긴장 높여 내부결속 포석/IPU총회 치른 뒤 5∼6월께 재개 가능서 북한은 18일 제4차 남북 고위급회담의 중단을 일방 선언함으로써 지난해 9월 1차 회담을 시작으로 12월 3차까지 계속돼온 남북 고위급회담이 일단 중단됐다. 특히 이번 고위급회담의 중단 발표는 불과 6일전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체육회담의 성공적인 합의라는 결실에 대조되는 것으로 회담개최를 기대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실망을 안겨주고 말았다. 이와관련,전문가들은 이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북한 특유의 일관된 대남 통일전선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북한은 비정치·비군사적이며 「민간차원」의 대화라고 간주하고 있는 체육회담을 성사시킴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통일의 열망에 부응하는 대신 「대화창구 일원화」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당국간 회담을 결렬시킴으로써 남한사회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25일팀스피리트훈련 계획발표 이후 이 훈련이 「남조선당국」과 「미 제국주의」의 북침훈련이라고 선전하며 대내긴장을 고조시켜온 그들의 논리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남조선」의 총리가 팀스피리트훈련 기간중에 평양에 들어와 통일논의를 한다는 사실자체를 용인할 수 없었으리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덧붙여 북한은 최근 잘 알려진 것처럼 식량난·에너지난 등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한 방편으로 남북사이의 대화를 중단,긴장을 고조시키고 내부결속을 보다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이와함께 북한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유지하게 된 주요동기의 하나인 일·북한 수교교섭이나 대미관계 진전이라는 대외적인 현안의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빠른 시일내에 그들이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누누이 예고해 왔던,팀스피리트훈련과 연계된 남북회담의 일시적 중단이 당장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히려 이번 대화중단 조치를 통해 주한 미군과 팀스피리트훈련을 한반도 긴장의 근본원인으로 부각시켜 주한 미군·핵무기 철수 등에 대한 동조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고위급회담에서 불가침선언의 채택을 위한 그들의 입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노출시키고 있다는게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또 걸프사태와 수서파동 등 우리의 정국과 관련,고위급회담을 열어 우리국민들의 관심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짙게 깔린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북한은 연초의 민족통일 정치협상회의 제의나 여당을 제외한 야3당과의 정당접촉 제의에서 드러나듯 당국간회담을 격하시키고 상대적으로 정치협상회의 등 당국을 배제한 접촉을 강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즉 북한측이 체육회담에서 합의문서를 서둘러 교환하자고 한 반면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은 민간차원의 대화진전과 당국간 대화의 중단을 대비시켜 그들이 주장하는 정치협상회의 개최를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번 회담중단 선언을 계기로 회담의 생산성에 대한 남북한 당국의 회의적인 시각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북한은 회담중단 성명에서 우리측에 대해 『불가침선언 마저도 반 종이장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회담을 계속할 필요성,나아가 그들의 주장을 실현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시사로서 앞으로 회담재개를 결정하는데 있어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정부는 올해들어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책략과 폐쇄노선을 버리지 않는한 북한의 인권문제 및 이산가족의 재회문제 등을 본격적으로 거론하며 공세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표명해왔는데 이 또한 고위급회담에 대한 북한의 자세를 부정적으로 유도하는 역효과를 빚어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대부분의 전문학자 및 관측통들은 북한이 이번의 중단발표에도 불구하고 대일·대미관계 개선노력과 관련,남북 고위급회담 자체를 완전히 거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개시기는 팀스피리트훈련이 끝나고 초미의 현안인 국제의회연맹(IPU) 총회(4월말)가 마무리된 후인 5∼6월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화염병 테러 엄벌해야(사설)

    서울의 파출소가 대학생시위대의 화염병기습에 의해 연이어 전소되고 있다. 8일 미아동 동양파출소에 이은 9일 답십리 동답파출소 경우엔 공포탄까지 발사되었으나 시위학생들은 피하는 경찰관까지 뒤쫓아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격렬함을 보였다. 어떤 주장을 표현하는 시위가 아니라 인명의 손상까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 과격폭력의 모습을 갖고 있다. 결국 우리의 학생운동도 소수 격렬분자의 테러집단화까지 가고야마는 것인가 하는 불안과 불쾌감이 일어난다. 당국은 「대정부테러」차원서 엄벌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물론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지난 1년여 학생시위의 양상은 스스로 변화됐다. 학생운동의 대중동원을 이끌어오던 정치투쟁이슈가 민주화과정을 통해 줄어들었고 이 때문에 어떤 집회든 1백여명의 학생모으기도 힘들게 되었다. 이 때문에 민중민주계열이나 민족해방계열이나간에 「소시민적」이라고 매도하던 퀴즈대회·쌍쌍파티같은 프로그램까지 끼워넣은 집회를 마련해 왔었다. 이마저 여의치 않자 이제 어느 학생운동이든 그 마지막단계에 쓰게 되는 극단적 폭력화에 이르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면,이를 막는 길은 법질서에 의한 규칙대로의 엄벌밖에는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 우리는 이 엄벌의 정당성을 다시한번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학생시위와 이로 인한 상당한 사회파괴는 정치적 비민주성의 꺼림칙함 때문에 많은 유예부분을 가지고 대응되었다. 이 과정에서 법질서는 늘 상황에 맞춰 해석되었고 이에 따라 질서의 방호벽인 경찰마저도 주뼛주뼛하는 감정적 움츠림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만일 이번 파출소 불태우기의 양상이 학생시위의 마지막 단계라면 경찰의 대응 역시 전단계의 움츠림으로써는 적절히 막아지지 않을 것임도 알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시위에 대한 정치현실적 부담도 이제는 거의 없는 것이다. 수서특혜사건만 해도 큰 틀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민주화 과정이다. 오래된 비민주적 질서의 관행을 깨고 바로잡기 위해서는 이런 수준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파헤치면서 어떻게 새질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를 재구성해 볼 수 밖엔 없는 것이다.그러므로 이것은 정치적 부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학습과제이다. 이렇게 볼 경우 이번 파출소태우기 학생시위의 구호가 수서사건이라 해서 또 정치적 유예심정을 가질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대처는 그렇게 소신있어 보이진 않는다. 사진촬영을 통해 끝까지 잡겠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분명한 테러사건이라는 판정을 현재로서 명백히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현시점에서의 화염병으로 파출소 불태우기는 이유없는 파괴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처벌의 정당성을 확인해야할 대상으로 보아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화염병처벌법을 갖고 있다. 이는 여야를 떠나 국민 모두의 동의를 얻은 법이고 법제정후 그 처벌량이 너무 적다는 판단까지 생겨 더 강화하는 개정안도 만들었던 법이다. 이 법을 법대로 시행하는 것 역시 민주화의 과정이다. 그리고 파출소가 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위축되는 경찰이 아니라 사회적 파괴를 막는 것이 본연의 임무임을 증명하는 경찰 또한 민주화의 기반이다.
  • 한보시나리오에 말려든 조합원들/감사서 드러난 주택조합 가입의 뒤안

    ◎80%가 개발지정뒤 가입… 연고권 없어/「집 늘리기」 투기서 출발… 비난 못면할듯 수서지구 주택조합원들은 과연 누구를 믿고 이 대열에 끼어들었을까. 「한보」라고 하는 그룹의 배경을 믿은 것일까,아니면 소속직장의 배경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정말 집이 없어 차제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조합에 가입한 것인가. 이같은 의문은 수서지구 택지공급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전체조합원 3천4백5명(청원결론후 가입자 45명 포함) 가운데 80.9%인 2천7백55명이 택지개발지구지정(89년 3월21일) 이후에 조합에 가입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감사에서 밝혀진 이들은 「지구지정일 이후 전입자나 땅매입자는 투기목적으로 간주해 연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택지개발촉진법을 몰랐던 때문에 조합에 가입한 것이 된다. 이를 미리 알고 가입을 했다면 순전히 땅투기로 「한몫」을 잡기위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한보측이 치밀하게 짜놓은 시나리오에 걸려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말해 『한보측이 사운을 걸고 일을 성사시키겠다는 등 갖가지 말로 유혹해 이 기회에 내집을 마련하거나 늘려보겠다는 막연한 기대로 선의의 투자를 했을 뿐 투기집단은 결코 아니며 우리도 한보에 당한 피해자들』이라는 주장이다. 모은행 주택조합원 박모대리(34)의 경우가 이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박대리는 상업고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은행에 입사,내집마련의 꿈을 안고 꼬박꼬박 저축한 끝에 12년만인 지난 88년초에 비로소 잠실에 17평짜리 주공아파트를 3천2백만원에 샀다. 비슷한 나이의 직장동료들은 그때까지 전셋방 신세였으니 꽤나 성공한 셈이었다는 것. 그러던 89년초 회사노조측이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인 수서지구에 직장조합주택을 건설한다는 것을 알게돼 그렇잖아도 두 자녀까지 생겨 집을 늘리려던 차에 부랴부랴 살던 집을 처분해 1천만원을 토지대금으로 조합에 내고 나머지 3천5백만원으로 이웃아파트 32평에 전세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건설이 늦어짐에 따라 전세값은 2년 사이에계속 뛰어 7천만원이 됐고 회사와 은행에서 다시 융자를 얻어 이 돈을 채워오면서도 「수서아파트」 생각에 별 불평없이 지내왔다는 것이다. 박대리는 더욱이 수서문제가 세간에 터져나올 때마다 한보측은 『사업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이 낸 토지대금 1천만원씩에 법정이자 등을 합쳐 3배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해 이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대리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회사주택조합이 택지개발지구 지정이후에 결성,연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돼 아파트 공급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실토했다. 게다가 전에 살던 13평 아파트는 이 일대가 재개발돼 고층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으로 벌써 1억2천만원대를 넘어 가만히 앉아서 불과 1년새 1억여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수서지구 택지특별공급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나오자 직장에서도 일이 잡히지 않는데다 아내마저도 『당신때문에 망했다』며 하소연해 정신질환을 일으킬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결국 박대리는 조합주택에 매달리는 바람에 아파트값 인상분 7천5백만원의 손해는 고사하고 3천여만원의 전세빚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박대리는 이에 대해 『주택조합이 어떤 자격을 갖춰 어떻게 구성되는지,한보가 어떤 방식으로 땅을 매입했는지조차 모른채 그저 조합원이 되면 한몫 본다는 기대심리에 편승했던게 잘못』이라면서 『이번 특별공급문제가 백지화되건 유효하건간에 주택조합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는 뱍대리뿐 아니라 문제가 된 주택조합의 상당수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이며 이들은 한결같이 『한보에 속았다』는 식으로 호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들 조합원들은 한보측이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다시 말해 제소전 화해방식 등의 편법을 이용한 땅매입→아파트건설 지연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각종 옵션제시로 무마→조합원들을 끌어들여 집단민원유발→국회청원 등의 수순에 말려든 셈이 됐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행위가 자신들의 주장대로 『선의의 투자』였든 『무지로 인한 것』이었든간에 당초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투기심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이들 또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을 것같다.
  • 체니 파견의 의미와 「3주 전과」

    ◎전황 파악… 「지상전 날짜잡기」 발걸음/미 해병 상륙채비… 중순께 전면공세 예상/4만7천회 맹폭,이라크 지상군 큰 타격 걸프전이 6일로 만 3주가 됐다. 단기전이 되리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언제 지상전이 시작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이 7일 체니 국방장관과 파월 합참의장을 사우디에 급파하기로 한 것도 현장에서 슈워츠코프 주 사우디 미군 총사령관 등을 만나 그동안의 전과와 전황 등을 직접 확인한 뒤 지상전 돌입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체니장관과 파월의장이 귀국한 후 1주일 사이에 지상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국적군의 지상전 개시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이라크는 다국적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해·공군이 거의 쓸모 없이 돼 버리고 지상군마저도 전투력이 상당부분 소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항전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의 휴전을 중재하겠다고 나서는 등 걸프전의 한편에서는평화적 해결이 모색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과 이라크는 아직도 결전태세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어 전쟁의 양상은 지상전을 통한 결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형국이다. 다국적군은 5일까지 총 4만7천회의 출격으로 이라크의 군시설물·통신시설·교량·도로·정유시설·원자로·쿠웨이트 주둔 지상군 등을 맹폭해 왔다. 다국적군은 이러한 공습으로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이 중앙으로부터 명령을 받지 못하고 보급이 끊기는 등 고립되기를 기대해 왔다. 미국측은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이라크 남부의 최정예 공화국수비대가 손상받기 시작했으며 3개 중기갑사단 중 1개 사단은 2백50내지 3백대의 탱크중 절반가량을 망실했다고 주장했다. 또 며칠 전 사우디 주둔 미군 총사령관 슈워츠코프 대장은 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에 대한 보급이 하루 1천대분에서 1백대분으로 90%가 줄어들었다고 발표,쿠웨이트 주둔 이라크군에 대한 고립화전략이 먹혀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국적군은 6일 영국 소해정들이 북부 걸프해상으로 이동,다가오는 상륙전에 대비태세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미 해병기동대 1만7천명도 지금까지 훈련을 받던 오만에서 걸프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뼈가 부러지는 고통」속에서도 오로지 지상전만을 기다리며 결사항전하는 이라크는 다양한 전술과 수법으로 다국적군의 맹폭에 맞서왔다. 다국적군의 공습에 대해서는 잘 갖춰진 대공망과 깊게깊게 파고드는 참호전술로 견뎌내고 있다. 대량으로 부서진 활주로는 약 20%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고 교량은 대체물로 신속 대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전쟁으로 끌어들이고 전투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쟁 2일째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29발,사우디아라비아에 28발의 스커드미사일을 발사했다. 스커드미사일의 발사는 이스라엘을 끌어들이는데는 실패했지만 다국적군으로 하여금 스커드사냥에 나서게함으로써 다른 목표물들에 대한 공습을 늦춰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라크는 또 붙잡힌 다국적군 조종사 25명가량을 「인간방패」로 삼겠다고 발표했으나 다국적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습을 계속 퍼붓고 있다. 이라크의 다양한 대응에도불구하고 제공권을 완전히 앗긴 이라크의 피해는 엄청나다. 군사적으로는 정예공군기들은 거의 모두 이란으로 대피시킨채 다국적군의 공습에는 대공포로 맞서는 것이 고작이다. 민간인들이 겪는 피해도 적지 않아 지금까지 민간인 4백28명이 죽고 6백5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공식 발표되고 있다. 또 바그다드시는 전기가 끊기고 식수는 간헐적으로 공급이 되는 정도며 4일부터는 모든 유류의 판매가 중단됐다. 다국적군은 이라크의 하루 처리능력 50만배럴에 이르는 정유능력중 80%가 파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전투력과 산업시설이 대량으로 파괴되고 있는데도 이라크가 구사할 수 있는 카드는 몇 안된다. 우선 꼼짝없이 얻어터지며 상대방이 들어올 때 맞받아칠 기회만을 노리는 수 밖에 없고 화학무기를 쓰는 것,그리고 주전선의 뒤에서 테러를 부추키는 것이 고작이다. 다국적군측은 아직은 공습을 더해 이라크군을 거의 완전히 무력화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수 주내로 「더 부술 것이 없기때문」에 지상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주위에서 휴전 논의가 오가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관심을 끄는 등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4주째를 맞는 걸프전은 1막1장이 끝나가고 곧 「피가 강을 이루는」 대량 살상의 1막2장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걸프전 3주 전과 ●다국적군 ▲출격횟수 4만7천회 이상 ▲사망자수 52명 전투중 사망 30명 비전투중 사망 22명 ▲실종자수 42명 미 24,영 8,사우디 9,이 1명 ▲전쟁포로 12명 (이라크측 주장 20명 이상) ▲공군기 손실 27대 (이라크측 주장 180대 이상) 전투중 손실 21대 미 14,영 5,쿠웨이트 1,이 1대 비전투중 손실 6대 ●이라크군 ▲사망자수 30명 이상 (이라크측 주장 90명) ▲전쟁포로 817명 ▲공군기 손실 126대
  • 「수서의혹」 캐기… 칼날세운 「특감」/감사원 감사 무엇이 초점인가

    ◎“불가” 방침 왜 “민원 수용”으로 돌아섰나/한보의 자연녹지 매입과정 적법한가/정치권 로비자금 유입설 사실인지 서울 수서지구 택지특혜분양 의혹사건은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로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착수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계기로 감사원의 중점조사 대상이 되고 있는 이번 사건의 주요 문제점을 짚어본다. ▷서울시의 사업계획 승인◁ 서울시는 26개 연합주택조합의 택지특별공급 요구에 대해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제13조 2의 5항에 규정된 수의계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계속 「불가」 입장을 견지. 그러나 지난해 12월13일 국회 건설위에서 이들의 청원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건설부는 「이들에게 택지를 특별공급하지 않았을 경우에 예상되는 집단민원과 수서택지에 대한 연고권,무주택자인 점 등」을 동시행령 제13조2의 3항에 규정된 「시행자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해석하면 된다고 유권해석하고 국회 건설위도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지난 1월19일 열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서울시가 기존의 불가방침을 번복. ▷고도제한 해제의혹◁ 지난 1월21일 서울시가 수서지구 택지특별공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 「특별분양」이라는 시비가 잇따르자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건물높이가 5층으로 제한돼 있던 이 지역 15∼18블록 일대 7만6천여평의 고도제한 해제를 관계부처에 요청. 박세직 서울시장은 4일 국회 행정위에서 『일반청약 주택가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제한된 토지에 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면서 『고도제한 해제를 위해 관련 군당국과 협의한 결과 「군작전 개념의 변화로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답변. ▷정치자금관련 의혹◁ 야당 의원들은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이 민자당의 재정위원인데다 수서지구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되던 89년 3월을 전후하여 2차례에 걸쳐 정치자금을 헌납한 사실과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당정회의를 통해 수서지구 연합조합주택의 집단민원을 논의한 사실을 민자당 지도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간주. 또 서울시에 1백억원,청와대에2백억원의 로비자금이 동원됐다는 「미확인 루머」까지 동원,정치자금 의혹설에 부채질. 정가 주변에서는 이번 특혜분양과 관련,한보측이 여야 지도자와 국회 건설위에 수억원 혹은 수십억원의 「검은돈」을 건네줬다는 소문이 무성. ▷한보의 택지취득 적법성◁ 한보는 수서지구 문제의 땅을 아파트건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서울시가 지난 88년 건설부에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을 요청하기 불과 4개월 전부터 사들이기 시작했으며 자연녹지에 대한 토지거래 신고제가 실시된 88년 9월13일 이후에도 땅을 계속 매입했으며 89년 11월까지 모두 5만1백35평을 매입,이 가운데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89년 3월21일까지 1만6천62평을 사들였고 지구지정 이후 89년 11월까지 1만4천90평을 추가 매입. 한보측은 이 땅의 취득목적을 「경작,현상태이용,병원건립」 등의 사유로 신고했으며 88년 9월이전에 사들인 2만1천90평은 토지거래 신고로 매입한 반면 같은해 9월이후 사들인 2만9천45평에 대해서는 모두 예외없이 「제소전 화해」 방식으로 소유권을 확보. ▷조합원의 자격심사과정◁ 수서지구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되기 이전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은 88년 2월10일의 서울투자금융,88년 4월19일의 한국주택은행 등 모두 14개 조합 1천6백50가구. 지구지정 이후에는 89년 3월24일의 동양증권 제2주택조합을 비롯,90년 8월16일의 내외경제 주택조합에 이르기까지 모두 12개 조합 1천7백10가구가 설립인가를 받은 것으로 판명.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조합설립 인가일을 기준으로 연고권에 하자가 없는 조합은 13개 조합에 6백50가구에 불과하며 이들마저도 조합탈퇴 등이 잇따라 조합원 개인별로 적법여부는 불확실한 상태. 특히 수서지구가 아닌 다른 지구에 주택을 건립할 목적으로 설립됐다가 뒤늦게 한보에 의해 유치된 조합이 대부분으로 조합인가를 받을 때 수서지구를 주택건설 예정지로 기재한 조합은 ▲국군 8248부대 ▲서울지방국세청 ▲한국금융연수원 등 3개 조합뿐인 것으로 확인. ▷주택조합 민원처리 경위◁ 26개 연합주택조합측은 89년 3월 수서지구가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된 이후 「당국의 공영개발 계획으로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됐다」며 관계부처에 집단민원을 제기하기 시작. 특히 청와대는 지난해 2월16일 이들의 민원을 접수,서울시에 문의해본 결과 택지를 특별공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줬다고 밝히고 있으나 서울시에 민원이첩을 하면서 보낸 공문에 「적법한 가격으로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건설부와 협의하라」고 지시. 또 이들의 민원을 접수한 평민당은 「민원인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토록 독려하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서울시 및 건설부 등 관계부처에 발송했으며 민자당은 민원처리를 위해 3차례에 걸쳐 당정회의를 개최. ▷금융특혜 및 세금포탈◁ 지난 87년 해외건설업체의 부실화에 따른 구제금융조치로 한보주택의 주거래 은행인 조흥은행이 3백39억원,서울신탁은행이 2백10억원,상업은행이 32억원 등 3개 은행이 한보그룹에 5백81억원을 지원했으며 한보그룹이 이듬해인 88년 4월부터 2년6개월 동안 수서지구내의 토지 5만여평과 강남구 일원동 자연녹지 2만4천평 등 모두 7만4천평의 땅을 매입하면서 은행대출금의 상당부분을토지매입에 전용했을 것으로 추정. 한보그룹은 또 지난88년 9월 서울신탁은행에 임직원 명의로 된 수서지구 25필지 1만36만평을 담보로 30억원의 지급보증을 받은 뒤 89년11월 이 가운데 9천3백14평을 26개 주택조합에 넘겼으며 조흥은행에도 88년11월 임직원 명의의 수서지구 땅 6천9백34평을 담보설정 한뒤 주택조합으로 명의를 넘긴 것으로 은행감독원 조사결과 확인. 한보는 게다가 88년9월 토지거래 신고제가 실시된 이후 제소전 화해방식으로 2만9천45평을 매입,양도소득세를 포탈했으며 89년12월 주택조합측에 4만8천1백84평의 택지를 넘기면서 역시 제소전 화해방식으로 세금을 포탈.
  • 북한,최악의 인권유린국/보안등급 매겨 주민 차별

    ◎미 국무부 보고서 【워싱턴 AP AFP연합】 북한은 공산당이 주민들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실시하는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보장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탄압적인 정권중 하나로 여전히 남아있다고 1일 공개된 미 국무부의 90년도 세계인권실태 연례 조사보고서가 밝혔다. 국무부의 이 보고서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 북한 정권은 개개 주민에 대한 보안등급 평가를 매겨놓고 이 등급에 따라 주민들의 공산당 입당여부를 비롯,취업과 취학 및 심지어 병원 등 의료시설과 상점이용에까지 차별대우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한국의 민주화추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정부가 「위험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일부 국민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없이 구금하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외언내언

    『…그러나/너는 죽은 자리도 없고/죽은 날짜도 없구나』. 6·25때 학도병으로 출전한 바 있는 안병찬 시인의 시 「무명용사의 대화」는 이렇게 끝난다. ◆무명용사는 어느 싸움에고 있어 온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죽음. 더구나 일제의 강점기에 중국·소련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한 선열들의 경우는 군적이 바르게 정리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무명용사는 다른 정규전의 경우보다 더 많을 수 있는 것. 그래도 증언해 줄 전우나 후손이 있다면 잊히고 묻히는 무명으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도 저도 없는 무명용사는 세월이 흐르면서 영영 잊히고 묻히고 만다. ◆영원히 무명용사 일밖에 없는 경우들도 적진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력만 하면 찾아낼 수 있는 경우 또한 적지 않은 것. 국가보훈처가 이 잊히고 묻혀 가는 무명들을 찾아내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의 각종 자료를 뒤적인 끝에 조사해낸 수가 5백여명. 후손이 없어서 그 동안 거명도 안된 이름들이다. 뒤늦은 보훈이기는 하지만 오는 3·1절부터 서훈도 해나갈 계획.참으로 잘 하는 일이다. ◆나라 잃은 시절,조국광복운동을 한 선열들이 후일의 보답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라고 치자. 그렇다 해도 추모하고 영광을 안기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도리. 그렇다 할때 후손 없는 선열들의 넋은 2중의 설움 속에 반세기 동안 하늘을 맴돌았던 것이 아닌가. 자손 없는 설움과 알아줄 이 없는 죽음의 설움. 이제야 그 넋들도 훈장을 차고 하늘나라로 떳떳이 가게되었다. 비록 「죽은 자리 죽은 날짜」는 없다 해도 이젠 「무명용사」 아닌 「유명용사」. 그들의 「후손」은 7천만이다. ◆후손 없는 선열 찾기는 물론 계속사업이 되어야 한다. 이제 소련·중국과 깊도 트고 있는 시대. 영영 못찾을 무명들을 위해서는 유서 깊은 곳을 골라 나라와 겨레의 이름으로 위령탑도 세워야 할 것이다.
  • “사막의 폭풍작전”… 폭탄 1만8천t 투하

    ◎「중동화약고」 폭발 이틀째/이라크전투기 7백대·미사일기지 폭파/후세인관저도 피폭… 대서방통신망 두절/사우디기 1백50대 출격… 소선 일부군 비상령 ○…다국적군은 17일 감행된 대이라크 공격에서 이라크군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중의 전투기 7백대의 거의 대부분을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방부가 밝혔다. 미국방부는 1차 전황발표에서 다국적군은 이날 공습에서 이라크 남부 바스라항 부근에 배치돼 있던 공화국 수비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한편 ABC TV는 미국의 B­52 중폭격기가 이라크군의 정예부대의 진지를 맹폭했다고 보도했으며 한 소식통은 최소한 1만8천t의 폭탄이 이라크에 투하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바스라항 큰 타격 ○…다국적군의 폭격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관저가 파괴됐다고 영국 ITN방송이 17일 보도했다. 또 중동의 MENA통신은 다국적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바그다드시의 전기 공급은 완전히 두절됐다고 밝히면서 미 군사소식통을 인용,다국적군의 공습은 이라크 미사일과 대공포의 위력이 미칠수없는 고도에서 이루어져 이라크 공군은 다국적군의 공군기를 단 한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강력한 폭발음이 바그다드 공항지역과 북부 시외곽 지역에까지 들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환상적 불길 목격” ○…미공군 F­4G 전폭기 12대로 이루어진 미국의 「들 족제비」 비행중대가 17일 4시간의 이라크 공습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으며 중대장은 『불붙은 바그다드가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다』고 설명했다. 중대장 조지 월튼중령은 기지에 귀환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나는 가장 환상적인 불길의 치솟음을 목격했다』고 말하고 출발했던 비행기 12대가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2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우리 중대가 발사한 24개의 미사일은 모두 목표에 명중했다』고 설명했으나 그 목표물이 바그다드 주변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을 뿐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공군의 토네이도 GR1 전투기가 이라크 공습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했다고 영국군 관리들이 밝혔다. 페만주둔 영국군 본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토네이도 GR1기들이 작전 초반기에 이라크내 군사 목표물들을 공격하고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고 말했다. ○…군사소식통들은 17일의 이라크 공습에 사우디아라비아 전투기 1백50대가 참가했다고 17일 밝혔는데 이 소식통들은 또 이날 이라크 전투기 2대가 사우디로 도피해왔다고 말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전략비축유류를 배분하도록 제임스 와트킨스 에너지 장관에게 명령했다고 백악관이 16일 밝혔다. 백악관은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세계석유시장의 안정성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과의 협조를 고려한 예비적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17일 페르시아만 전쟁과 관련,언론 보도규제지침을 밝혔다. 보도규제지침은 공식적인 발표없이는 병력·전함·전투기 및 군장비의 구체적인 물자와 작전,정보활동 및 경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의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공장 피폭 ○…미 CBS­TV는 17일 이라크의 무기가 쿠웨이트 국경으로부터 약13㎞ 떨어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정유공장에 명중됐다고 보도했다. CBS의 카메라맨 데이비드 그린은 사우디의 카프지 마을에서 보낸 현장보도를 통해 『약 30분전 포격이 시작돼 마을 외곽에 있는 정유공장에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포탄은 정유공장에 5발 정도 떨어졌고 큰 타격은 주지 않았으나 우리가 본 바로 3발은 정유공장에 직접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대피령 ○…이라크 서부에 배치돼 이스라엘을 위협하던 미사일이 다국적군의 공격을 당해 위협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스라엘 군작전사령관 보좌관인 집 리브네 준장이 17일 이른 시각에 밝혔다. 그는 『미공군의 공격에 따른 전쟁개시 이후 이 지역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이미 배치돼 있거나 배치될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막대한 타격을 받기를 매우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의한 이라크와 쿠웨이트 공격이 개시된 후 17일 이른 시각 영국과 이라크간의 국제전화가 불통됐다. ○…일본­이라크간의 전화,텔렉스,전보 등 모든 통신이 17일 상오8시29분부터 완전 두절됐다. ○소에 1시간전 통보 ○…소련 남부주둔 전 소련군이 17일 비상사태에 돌입했다고 미하일 모이셰예프 소련군 참모총장이 발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7일 미국이 공습을 감행하기 1시간전에 자신에게 이같은 계획을 통보했으며 자신은 부시 대통령에게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한번 더 마지막 접촉을 하라고 촉구했었다고 말했다. 또 소련 외무부관리는 미국의 공습계획이 통보됐을때 이같은 사실을 이라크에 알려주고 철수를 권유했었다고 밝혔다. ◎“페만 개전” 특종보도한 유선TV/24시간 뉴스 방송… 신속·정확 정평 ▷CNN TV◁ 페만 전쟁발발을 최초로 보도함으로써 성가를 높인 CNN(Cable News Network)은 미국의 뉴스전문 유선TV이다.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발표가 있기 30여분 전에 CNN의 존 풀리먼기자는 『바그다드의 밤하늘이 대공포화로 가득찼다』는 제1신을 전세계로 내보냈다. 공격개시뒤 기자회견장에 나온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이 전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CNN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고 농을 할 정도로 CNN의 보도는 신속 정확하다. 지난 80년 개국한이후 24시간 뉴스만을 내보내며 성장을 거듭,현재 미국내 시청자 5천여만명과 외국에서도 7백만 가정,25만개 이상의 호텔 객실에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 25개 지국서 일하는 종사자 수도 2천여명에 이른다.
  • 암만에서 김주혁특파원 제2신

    ◎“전쟁터 될라”… 페만 주변국 초비상/시리아,돌연 이라크 동조선언에 충격/“불법약속 받았다” 요르단,불안속 자위 페르시아만 위기가 막바지로 치달음에 따라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인접 아랍국들이 이라크에 동조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침공 이후 한결같이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인접 아랍국들은 이에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시리아가 13일 이라크와 행동을 함께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미묘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리아가 이라크에 동조하는 것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고 난 뒤에도 공격을 받을 경우에 한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여전히 애매한 입장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라크가 수용할 수 있는 평화적 해결모색이 어렵다고 자체 판단할 경우 쿠웨이트에서는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다국적군의 촛점을 흐리는 동시에 아랍권의 명분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접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게 될공산이 크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라크와의 의견차이는 아직도 상존하지만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아랍형제로서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동조이유는 여타 아랍국들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이라크와 이스라엘 사이에 끼여 있어서 양국간 전쟁이 날 경우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국인 요르단은 이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다르 바드란 요르단 총리는 이스라엘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들어 요르단 접경지역에서 소이탄을 발사하는 등 다소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자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에 지원을 요청해 필사적으로 항전하겠다』고 경고했다. 바드란총리는 또 이라크군이 요르단 정부의 요청없이는 요르단 국경을 침범해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이스라엘측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이라크가 궁지에 몰려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도 이에 맞설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요르단이 가장치열한 전장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샤미르 이스라엘 총리는 이라크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반격에 나서겠다』에서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로 아랍민족주의를 의식해 발언수위를 낮추기는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의 철통같은 국방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요르단의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전제공격을 허용하기보다는 이라크가 미세한 공격움직임만 보여도 즉각적으로 선제공격을 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럴 경우 아랍국들이 완전히 일치단결해 이스라엘에 대항한다해도 승산이 크지 않은 싸움을 현재와 같이 아랍권 내부마저 분열된 상황에서 승리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당한다면 이스라엘도 이에 보복공격을 가할 권한이 있다』고 말해 이라크­이스라엘 전쟁이 터진다해도 이라크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의 성전이 이라크에 좋은 명분을 제공하기는 하겠지만 이것마저도 승산이 크지 않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전쟁불가피론이 고개를 드는 만큼 평화적 해결전망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후세인과의 최후 담판에 나선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이제까지 미국측에 의해 철저히 거부돼온 팔레스타인 문제 연계카드를 들고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막후내락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추측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이라크의 집착이 강한만큼 미국의 이해관계 또한 크기 때문에 아직은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이란과의 전쟁기간동안 쿠웨이트에 진 수백억달러의 빚을 탕감받고 쿠웨이트 영토 일부를 할양받는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소득이 전무하다면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이라크의 입장이고 보면 결국 평화해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이라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이스라엘 공격밖에 없다. 그럴 경우 쿠웨이트를 계속 점령한 상태에서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군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상대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쿠웨이트에서는 철수하면서 이스라엘만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 2백50만명,군병력 8만명의 약소국인 요르단의 국민들은 요즘 전쟁공포에 떨며 매우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전쟁이 나지 않길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요르단은 이라크·이스라엘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고 인접 아랍국들은 다시 한번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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