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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기고(金 대통령 취임 6개월:下)

    ◎“정부개혁 없이 민간개혁 없다” 金大中 대통령의 취임후 6개월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시기였다. 전문가들은 새정부 정책수행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고,또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정치,경제,외교안보통일 분야로 나눠 알아본다. ◎정치/정당정치 실패가 국회 실패로/계보주의 탈피해야 정당 개혁/文正仁 연세대 교수·정치학 출범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金大中 ‘국민의 정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아직 이르다. 아무리 준비된 정부라 하더라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내에 가시적 개혁성과를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12월의 당혹과 절망을 회고할 때,신정부 6개월에 긍정적 평가를 아니할 수 없다. 아직 진행중에 있지만 경제부문의 구조조정,햇볕론을 기조로 한 대북정책,그리고 포괄적 사회안전망 구축에 기초한 실업대책 등은 신정부의 개혁방향을 비교적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표류하는 참여민주주의 그러나 정치부문에 있어서는 낮은 평가를 면키 어렵다. 지난 6개월동안 정치부문만은 아무런 가시적 개선노력이 없는 개혁의 무풍지대라고 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본산이어야 할 국회는 지난 6개월동안 총리인준과 국회의장 선출이라는 당리당략 때문에 개혁을 통한 국민과의 고통분담은 고사하고 산적한 민생법안들마저도 도외시하는 직무유기를 보여왔다. 국회의 실패는 정당정치의 개혁 실패에서 유래한다. 지역주의,계보주의,패권주의가 아직도 한국 정당정치의 기본적인 작동원리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 문제시되는 것은 정당 내부에 깊게 뿌리박고 있는 상명하복의 권위주의다. 당내 계보주의와 권위주의는 정당의 구조적 경직성을 심화,국회를 포함한 정치권의 활성화를 크게 저해해왔다. 어디 그 뿐인가. 50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에 걸었던 국민적 기대와 열망 역시 식어가고 있다. ‘참여민주주의의 정착’을 표방한 현 정부의 국정지표를 무색케 하리만큼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확산일로에 있다. 민심이 떠난 풀뿌리 정치,지역주의·계보주의·권위주의가 판치는 정당정치,공전과 파국을 일삼는 의회정치­이것이 오늘날 한국정치의 자화상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파행이 계속되는 한 민주주의의 공고화는 고사하고 경제위기의 극복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의 파행은 곧 경제파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누구의 책임인가? 일차적 책임은 ‘국민의 정부’에 있다. 비록 여소야대 정국과 자민련과의 연정이 현 정부의 정치개혁에 구조적 장애로 작용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金大中 대통령이 더 큰 관심과 지도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경제위기 극복이 정치개혁 지연의 사유가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 현정부만을 탓할 일은 못된다. 민주정치의 주체는 국민이다.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고 개혁을 선도해 나갔다면 정치개혁은 보다 쉽게 이행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당과 정치인 역시 문제시된다. 정당개혁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당 스스로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움직임은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다. 정치인의 자질과 의식 역시 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비록 공천은 계보정치에 의해 결정되었다하더라도 당락은 유권자에 달려 있다. 유권자,국민을 생각하는 대승적 자세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현재의 정치파행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파행이 경제실패 불러 이렇게 볼 때,정치개혁의 실패는 우리 모두를 탓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지난 8·15경축사에서 金大中 대통령은 ‘제2의 건국’ 선언을 통해 지방분권,국회제도 개혁,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망국적 지역주의 해소,그리고 신부패방지법 제정 등 구체적인 정치개혁과제를 제시하면서 정치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지켜볼 일이다. 아직 4년6개월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제/국가에너지 결집할 비전 필요/정책집행 일관된 뚝심 있어야/宋一 외국어대 교수·경영학 신정부 출범 6개월의 경제정책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해법을 충실히 따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고금리,초긴축 재정 등 IMF처방의 결함이 내장된 신정부의 경제정책은 IMF 패키지와 분리해서 평가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업률 8%,성장률 -7∼-8%라는 우울한 전망치가 이를 가리킨다. ○IMF 패키지와 분리못해 그러나 정책수단의 손발이 묶인 채 정부는 노사,금융,기업,공공부문등 4대 개혁과제를 단계적으로 진전시키면서 글로벌형 체질개선 의지를 확실히 천명했다. 그 결과 바닥이 났던 외환보유고는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IMF 가이드라인도 크게 완화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투자 부적격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신용등급 꼬리표는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채 IMF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국난의 시기일수록 가장 절실한 것은 국가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이다. 고통과 희망의 최소공약수가 모든 국민에게 각인된 개혁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첫째,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비전 구축이 선결과제이다. 金泳三 정부의 ‘신한국’ ‘신경제’ 등 개혁 컨셉은 중앙청을 때려 부수는 식으로 과거 파괴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래 건설적 비전이 없어 실패했다. 은행과 기업,그리고 노사관행이나 실업대책 등 한국경제의 내일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 모두에게 생생히 보여줄 수 있는청사진이 없으면 개혁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둘째,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한치 앞을 예단할 수 없는 오늘날과 같은 불가측성의 시대일수록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정책 집행의 일관된 뚝심이 필요하다. 빅 뱅,빅 딜,정리해고제등 국민경제의 사활이 걸린 사안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책이 국민적 신뢰와 합의를 이끌어내기에 아직 미흡하다. 셋째,시장의 힘을 키워주는 개혁이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IMF 관리체제 신세에 몰린 주된 원인은 관리집단과 정치가 시장을 떡주무르듯 했다는 것이 불문가지이다.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생동할 수 있도록 룰을 확립하고 경제가 관치나 정실의 고리를 벗어나 국민이 합의한 룰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시장이 없기 때문에 관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시장경제를 국시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말은 있으나 ‘시장이 없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정부는 시장의 룰만 확립 넷째,개혁은 정부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개혁 성공사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영국과 뉴질랜드의 체험에서 볼 수 있듯이 개혁의 수순은 공공부문에서부터 첫 단추가 끼워져야 하며,여기에는 민간부문에 대한 존중과 함께 국민적 합의 유도라는 국가 리더십의 진의가 함축되어 있다. 국가경영의 투명성을 비롯해 정부와 국회,그리고 600여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퇴출,다운사이징 등 정부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노사 타협과 국민화합이 담보된 개혁이 가능하다. 다섯째,한국적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지난 30년간 한국경제가 쌓아올린 무형자산 가운데는 뜯어고칠 것도 많지만 서구의 합리주의를 무력화시켰던 한국적 가치도 헤아릴 수 없다. 이것들 가운데 옥석을 가리고 추슬러 글로벌 질서와 조화시키는 한편 한국 사회의 에너지를 통합시킬 수 있는 가치체계의 복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외교 안보 통일/통일은 평화의 결과가 돼야/우호관계 확립후 北 돕도록/池萬元 사회발전시스템 연구소장 한국외교의 당면과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편입된 경제난 해소와 한반도 안정이다. 한국외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미 외교에서현정부는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金大中 대통령은 미국방문을 통해 안정된 이미지를 미국사회에 심는데 성공했다. 단기외채를 장기로 연장하거나 추가로 얼마간의 외채를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對美 외교 성공적인 출발 북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미국의 대북 정책에도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표현했고,더 나아가 미국에게 북한을 과감하게 포용해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종잡을 수 없었던 金泳三 정부와의 철학적 차별화를 부각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제스처의 성과는 앞으로 현정부가 내치에서 경제문제와 안보·통일문제를 어떻게 진전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국제신인도가 문제다. 그러나 신인도의 결정적인 요소들,즉 노동의 유연성,정부·기업의 구조개선,증권시장의 기율 확보 등과 같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대미 외교는 구체적 열매를 얻을 수 없다. 현정부는 아직 대북정책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의 대북정책 목표는 평화통일이었지만 독일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는 평화통일이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은 이미 두개의 한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미국도 하나의 한국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한반도에서의 통일은 평화의 결과여야지 목표가 돼서는 안된다. 통일을 목표로 하면 통일은 커녕 평화마저 깨진다. 지난 50년간 서로가 통일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통일당하지’않으려고 군비를 증강시켜왔다. 통일의 길이 열려 있는 한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는 통일만이 국민의 염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통일이 될 때까지 과도기적 평화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통일을 전제로 하는 한 평화는 없다. 통일을 전제로 하는 평화를 북한은 흡수통일 책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정부의 햇볕정책도 북한은 흡수통일 의도로 간주하고 있다. 만일 개방의 바람이 金正日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을 만큼 진전된다면 金正日은 주저함 없이 군사적 도발을 획책할 것이다. 죽을 바에야,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역사적 인물이 되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한국군을 단 사흘만에 굴복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북한이 그만큼 강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북한이 그렇게 자신하고 있는 한,공격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군은 개혁의 목소리만 높였지 개혁내용에는 북한의 이러한 자신감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통일 지상주의’ 벗어나야 아무리 동족이라 하지만 북한은 분명 우리의 적이다. 동족이면 왜 6·25비극을 저질렀는가. 적인지 아닌지는 휴전선의 긴장상태가 말해주고 도탄에 빠진 경제에서 매년 뽑아지는 15조원 이상의 국방비 규모가 말해준다. 적을 도와주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북한을 도와주려면 먼저 ‘적대시스템’을 ‘우호시스템’으로 바꾸는 일부터 해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모든 통일 노력은 의미를 잃는다. 휴전선의 그림을 바꾸고,상대방이 발뻗고 잘 수 있을 만큼의 군사력으로 상호 감군을 추진해야 한다. 통일이냐,평화냐에 대한 확실한 선택이 있어야 외교의 성과도 확실해질 것이다.
  • 李姬鎬 여사 청와대 반년(金 대통령 취임 6개월:中­2)

    ◎소외돈 이웃에 남다른 관심/앞으로 여성운동가 면모 과시할듯 대통령 부인 李姬鎬 여사는 지난 20일 여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청와대 생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1개월 뒤에는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공개하겠다며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6개월은 李여사에게도 일종의 ‘워밍업’ 시간이었던 셈이다. 조용한 내조도 이 연장선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李여사는 그러나 조용하면서도 많은 변화를 추구해왔다. 지난달 초 언론사사장단 부인을 관저로 초청,만찬을 함께 했다. 李여사는 “집들이를 겸한 상견례”라고 인사를 했지만,공식적인 청와대 관저 개방은 초유의 일이다. 또 지난 13일에는 金大中 대통령 대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金大中선생 납치사건 기록 사진전’에 참석,인권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의미있는 연설을 했다. 이는 단순한 내조를 뛰어넘는 여성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YWCA출신 여성 사회운동가 1기답게 어린이,청소년,소년·소녀가장,여성 등 소외된 이웃과 사회의 그늘진 곳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 3월1일 ‘국채판매촉진 콘서트’를 시작으로 각종 여성대회,문화행사,청소년돕기 운동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를 타고 5월5일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했는가 하면,청와대 비서실 다과회에도 나와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4월말에는 혼자서 일본을 방문,교육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지난 6월초 金大中 대통령과 미국 방문때도 맹인,농아자,미혼모 자녀 등 불우한 시설을 둘러보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정치개혁 분야/“투명·능률·저비용의 선진정치 꼭 이룬다”/국민 하루속히 정국안정 바라/검찰 정치인수사 두고봅시다 ­정국안정을 위해 정계개편을 계속 추진하실 것인지요. 현재 10여명의 야당 의원들이 입당원서를 써놓고 대기하고 있다는데 사실입니까. ○野 협력해야 난국 극복 ▲집권하기 전부터 야당에 대해서 정권이 교체되면 1년은 도와주는 것이다고 말해왔습니다. 외국에서도국난 때는 도와주었습니다.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 때도 야당인 공화당이 여당 못지않게 무제한 도와준 일이 있습니다. 취임 당시 너무 어려운 때였고,전망도 불투명해 간곡히 도와달라고 했으나 취임식 당일 국회의사당에서 총리인준안을 처리하지 않았고,급해서 편성한 추경예산안도 2∼3개월이나 지연됐습니다. 고용·수출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했습니다. 개혁입법은 언제 통과될 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야당이 한사람 때문에 국회를 무리하게 소집,개인을 위한 방패로 쓰고 있습니다. 국민 앞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당인사들에게 ‘두려운 생각이 든다. 위기감을 느끼며,큰일 났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국민여론이 정치가 바뀌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여당이 영입을 해서라도 안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빨리 안한다고 국민 불만이 있습니다. 분명히 얘기해서 어려운 시기에 야당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야당을 영입해서라도 하라는 것이 다수의 여론입니다. 앞으로 야당의원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몇명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그 과정에서 압력이나 부당한 수단의 개입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이 도와준다면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취임 6개월간 정치인에 대한 사법처리가 한명도 없다는 점이 국민들로 하여금 개혁의 가시적인 성과의 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 사정에 대한 의지를 밝혀주십시오. ▲지난 6개월간은 외환위기 대응과 경제개혁에 몰두하고 정치개혁은 국회와 정당이 하기를 기다렸기 때문에 정치인 사정이 제대로 안된 것입니다. 정치인 사정 문제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고 ‘정치인이 관계돼 있는 것으로 보도가 되는데,검찰이 외면하면 정부 신뢰도에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 어떻게 된 일이냐’고 검찰에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검찰의 답변은 대부분 첩보 수준인데다 선출직인 정치인을 함부로 할 수도 없고 자칫 정치권 탄압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어 물증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 어려운 것은 기업이 돈을 주기는 줬으나 정치인이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하면처벌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전만 해도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받고도 처벌되지 않게 돼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2월 전에는 저도 받았습니다. 처벌이 안되는 사람을 잡아 넣을 수도 없고 검찰이 대가성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검찰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정치인 수사를 하고 있으니 두고 봅시다. ○인적 개혁작업 병행 ­정국 안정과 국민의 요구 등으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셨는데 개혁의 목표를 설명해주십시오. 개혁 때 인적 청산과 함께 새인물 수혈 등 인적개혁이 포함되는지도 밝혀주십시오. ▲정치개혁의 목표는 투명한 정치,능률적인 정치,저비용의 정치를 하자는 것입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불투명한 정치를 고효율 저비용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 세가지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적개혁도 수반돼야 앞으로 인사정책 과정에서 우수하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활용할 생각입니다.
  • 민주열사 열전:3/崔鍾吉 서울 법대 교수(정직한 역사 되찾기)

    ◎“유신 사죄” 외친 참지식인/법학자답게 ‘정의의 저울’로 독재에 항거/반공주의자… 간첩혐의 조사받다 의문사 崔鍾吉은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그는 70년대초 유신독재를 공공연하게 비판했다.그러던 어느날 그의 비판의 소리가 사라졌다.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 속에 죽었기 때문이었다.공작정치를 자행하던 중앙정보부는 그를 간첩이라고 발표했다.독재권력에 의해 그는 간첩으로 왜곡됐다.그러나 죽은 사람은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유럽거점 대규모 간첩단 사건을 수사중이었던 중앙정보부는 73년 10월25일 “구속수사를 받던 崔鍾吉 교수가 간첩혐의를 자백하고 양심의 가책을 못이겨 화장실 창문을 통해 투신 자살했다”고 발표했다.崔교수가 사망한지 6일 뒤의 발표였다. 그러나 당시 유가족은 물론 崔교수를 아는 사람중 중앙정보부 발표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고문으로 죽자 자살로 위장했을 것이라고 믿었다.가족들은 검시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장례마저도 소리없이 비밀리에 치러야 했다.그의 죽음은 張俊河 선생의 죽음과 더불어 유신시대 최대 의문사 사건이다.그의 의문사는 독재권력의 인권유린과 민주화 탄압 및 공작정치의 실상을 증언하고 있다. 사건 1년여 뒤인 74년 12월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崔교수가 전기고문 도중 조작 실수로 심장파열을 일으켜 사망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그러한 의혹은 당시 모 신문사 기자가 취재도중 입수해 사제단에 알려온 정보를 바탕으로 제기됐다”고 사건 당시 정보부 직원이었던 P씨가 전한다.P씨는 사제단에 있던 한 신부의 고등학교 1년 선배다.그는 “앞서 열린 1주기 추도식때도 崔교수 죽음의 의혹이 제기됐었으며 몇개 신문의 초판에 실렸던 관련 기사가 밤사이 누락됐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88년 10월6일 서울지검 김두희 검사장 앞으로 崔교수 사인 진상규명을 위한 고발장을 제출했다.사제단은 “崔교수 사인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간첩 누명이 씌워졌다”고 주장하고 당시 사건 관련자로 이후락 정보부장 등 22명을 고발했다.崔교수 죽음의 의혹이 사건발생 1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민의 관심사로 등장했다.고발은 사건 당시 정보부 감찰실 직원으로 있던 崔교수 동생 종선씨(미국 거주)가 비밀리에 작성했던 수기가 바탕이 됐다.그는 사건 후 중앙정보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친구가 있던 세브란스 정신병동에 약 1주일간 입원하며 수기를 썼다. 그러나 수사는 겉돌았고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10월18일 “崔교수가 타살됐다는 증거도,자살했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유족들과 사제단의 자료,88년 검찰 발표 등을 종합하면 당시 정보부 발표는 의혹 투성이다.먼저 정보부는 “崔교수는 퀼른대학 유학중 중학동창생인 이재원·노봉유(미체포)에게 포섭돼 평양에 가서 간첩교육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라고 발표했다.그러나 유족들은 “주범이 체포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섭된 사람이 어떻게 확인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사고이후 시체를 현장에 두지 않고 급히 국립수사연구소로 옮긴 점,가족이나 변호인·의사의 검시 참여를 불허한 점,한장 뿐인 사체사진이 투신 자살(뒷머리가 깨지고,양쪽 손발이 부러졌다는 정보부 발표)을 전혀 입증하지 못한 점 등도 정보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게 했다.떨어진 지점이라는 곳도 종선씨가 그날 새벽 몰래 가본 결과 핏자국이나 이를 씻어낸 흔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崔교수가 뛰어내렸다는 화장실 구조도 투신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됐다.162㎝의 작고 뚱뚱한 그가 수사관들을 6m 거리에 둔 채 잠긴 창문을 열고 150㎝ 높이의 창문턱을 잡고 올라 투신한다는 것은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이것은 정보부 감찰실에 근무하면서 건물구조를 잘 아는 동생 종선씨가 제기하는 최대 의혹이다.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미 10년전에 지났다.그러나 진상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정부나 국회의 적극적인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국민들은 당시 관련자들이 참회의 ‘양심선언’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종선씨는 수기에서 “그들도 언젠가 증언대에 서면 진실을 말할 수 밖에 없는 착한 형제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진실규명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다. ◎외아들 光濬씨/“역사의 진실에 공소시효는 없다” 崔鍾吉 교수의 외아들인 光濬씨(34·부산대 법대 조교수)는 최근 독일에 다녀왔다.학술회의 때문에 갔지만 그의 마음은 다른 데 있었다.부친 행적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그러나 이번에도 새로운 것은 얻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부친 모교인 퀼른대 출신인 그는 자라면서 아버지 죽음의 내막을 알게 됐고,그 이후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자라면서 아버지의 억울한 사정을 알게 되면서 답답함만 더해 갔습니다. 자상한 아버지가 왜 돌아가셔야 했는지,왜 간첩누명까지 써야 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는 독일 유학시절 부친의 은사였던 게르하르트 케겔 교수 등 아버지가 만났던 교수 동료들을 만나 부친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보려 했다. 그는 아버지가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시절 만났던 코헨,박스터,라이샤워 교수들에게도 전화나 편지로 도움을 청했다.“그들은 한결같이 부친의 결백을 믿었으며 억울한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고 光濬씨는전한다.특히 세계적인 민법학자 케겔 교수는 75년 독일 슈피겔지에서 崔교수 관련 기사를 읽고 당시 법무장관에게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서신을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光濬씨의 어린시절은 아픈 기억으로 가득하다.“1주기 추도식 때였어요.당시 명동성당에서 갖기로 했는데 정보부에서 막아 어머님이 저와 동생을 끌고 감시의 눈을 피해 사람이 많은 시장거리 등을 몇차례씩 통과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학교때문에 여러번 이사를 해야 했다. 학교를 옮겨 조금만 있다보면 자신을 보는 친구나 선생님들의 눈치가 이상하게 느껴지곤 했다고.그는 결국 고등학교만 마치고 유학길을 택해야 했다. 사건 이후 미망인 백경자씨(62·의사)는 “오로지 남편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일념으로 평생을 살아 왔다”고 했다.그녀는 당시 열살,여덟살이던 光濬·希晶 남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이사다니기를 반복해야 했고 ‘자랑스런 아버지’였다는 점을 심어주어야 했다.덕분에 光濬씨는 아버지 뒤를 이어 민법학자가 됐다.希晶씨(32)는 성신여대를 나와 출가해 미국에 살고 있다. ◎왜? 촉망받던 그가 죽음을 당했나/권력핵심부 거침없는 비판/독재정권의 ‘눈엣 가시’ 崔鍾吉 교수는 촉망받던 젊은 학자이자 의식있는 지식인이었다.그는 모교인 독일 퀼른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남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그러나 “모국에서 배움의 의지에 불타는 법대생들 앞에 서는 것이 내 소망이요 소명”이라고 뿌리치며 귀국했다고 가족과 당시 동료교수들은 전한다. 하버드 대학의 코헨,라이샤워,박스터 교수 등은 崔교수에 대해 ‘그는 애국자였으며,위대한 학자요,우리들의 친구”였다고 말했다고 한다.코헨 교수는 후일 미국의 한 신문에 ‘우울한 한국(Gloomy Korea)’이란 기고를 통해 崔교수 죽음을 애도하고 한국 공작정치를 비판했다고 아들 광준씨가 전한다. 간첩혐의에 대해서 가족들은 “본인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을 칠 것”이라고 했다.아들 光焌씨는 “아버님은 학도병 출신입니다.학도병시절 한국전쟁 전선에 투입되기 전 일본에서 몇개월간 훈련을 받았는데 그때 한국말을 쓰며접근하는 사람을 매우 조심했다고 당시 친구분들에게서 들었어요.공산주의자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이었다고 해요.아버님은 철저한 반공주의자였습니다” 崔교수를 비극의 죽음으로 몰고간 시대적 상황은 무엇일까.사건 2달여전인 73년 8월8일 이른바 ‘김대중 납치사건’이 미수에 그치자 박정희 정권은 국내외적으로 도덕적인 치명상을 입고 있었다.아울러 조용하던 대학가에서 반 유신시위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서울법대에서도 연이어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교내에 진입해 시위 학생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하고 연행해 갔다.이에 대해 崔교수는 교수회의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학생들을 구타하고 고문하는 무도한 행위에 대해 정의를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모른 체하면 안된다”“서울대 총장은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와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보부는 결국 수사중이던 간첩사건(崔교수 출두전 간첩사건은 거의 수사가 종결돼 있었다고 사제단은 판단)에 崔교수를 엮어 반유신투쟁의 불길에 찬물을 끼얹으려 했던 것 같다.동생 종선씨는 88년“공공연하게 정권을 비판하는 형님을 손보려고 했으나 뜻하지 않게 조사도중 사망하자 사인을 은폐하기 위해 어거지로 간첩혐의를 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崔鍾吉 열사 연보 ▲1931년 충남 공주에서 4남1녀중 차남으로 출생 ▲1950년 인천 제물포고 졸업 ▲1951년 학도병 입대 통역병 근무 ▲1957년 서울 법대 대학원 졸업 ▲1962년 독일 퀼른대학 법학박사 ▲1964년 서울대 법대 전임강사 ▲1970년 2년간 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 연수 ▲1972년 서울대 법대 교수 ▲1973년 11월16일 중앙정보부(남산)에 출두 ▲1973년 11월19일 새벽 1시30분 사망
  • 권한 강화 공정위의 과제/魯柱碩 기자·경제과학팀(오늘의 눈)

    공정거래법 개정을 위한 민·관합동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본 공정위 공무원들은 희색이 가득하다. 권고안이 공정위의 위상을 한껏 높여주고 있다.공정위의 숙원사업이었던 금융·보험업을 공정거래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이제 공정위의 ‘칼’을 피해갈 수 있는 경제영역이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정거래법은 ‘시장경제의 기본법’이 아니라 ‘재계 일부의 법’이었다는 것이 공정위 사람들의 시각이다.이제서야 제대로 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제시됐다는 반응과 함께 시장경제를 좀먹는 각종 불공정거래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표정들이다.옹색하던 ‘재계검찰’에서 명실상부한 ‘경제검찰’로 거듭난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공정거래법이 허약해서 공정위 직원들의 풀이 죽었고 공정거래가 바로 서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공정거래법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들은 물론이고 재경·법무·산자부 등 정부 관련부처마저도 썩 내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공정위가 ‘경제검찰’로 바로서는 것을 가로막아온 장애물은 바로 공정위 내부에 있었다고 본다. 최근 공정위 부위원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된 것을 비롯,고위 관계자들이 심심찮게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돼 구설수에 오르면서 공정위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했던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공석중이던 부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부 승진을 주장하는 공정위에 맞서 법무부가 검사장급 인사를 추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업계의 시각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하느냐,하지 못하느냐의 사이에는 법의 강·약보다 법을 집행하는 공정위에 대한 신뢰성이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IBRD)이 구조조정 차관 제공을 빌미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요구한 것도 뒤집어 보면 공정거래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수 있다. 각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강력한 법’을 갖는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을 공정위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실업大亂 이렇게 풀자­실업정책 방향

    ◎실업자 피부로 느낄 대책 세워야/기업 도산·폐업 속출… 하루 10,000명 실직/구조조정·실업해결 부처마다 처방 제각각/지원사업비 10조 효율적으로 집행돼야 국제통화기금(IMF) 긴급 구제금융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 해 12월3일.李起浩 노동부장관은 노동부의 모든 과장들에게 대량 실업사태에 대비한 아이디어를 리포트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시행중인 실업대책은 이때 과장들이 외국의 서적들을 뒤지거나 주변에서 귀동냥해 만든 리포트가 골격이 됐다. 당시만 해도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3% 내외로 예측됐다.이 때문에 IMF 시련이 아무리 혹독하다 하더라도 올해의 실업률은 4∼5%를 넘지 않으리라는 전망 아래 연간 평균 실업자도 85만명 정도로 예측됐다. 노동부는 이 정도의 실업률이라면 4조원 정도의 재원만 동원하면 실업사태를 무난히 잠재울 수 있다고 호언했다. 낙관적인 전망은 올 1월까지도 이어져 한국노동연구원 등 핵심 연구기관의 관계자들조차 “실업자 숫자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120만∼130만명을 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3월이 되면서 낙관론은 자취를 감추고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고금리 행진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도산 및 폐업이 속출,하루 발생 실업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각 부처에서는 일제히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당연히 정책의 혼선이 잇따랐다. 노동부와 여당은 구조조정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실업문제에 먼저 대처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재경부와 기획예산위 등은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실업문제의 해법이라면서 ‘선(先)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나섰다. 노동·건설교통부 등과 여당은 실업문제의 처방책으로 대규모 공공투자를 통한 ‘신 뉴딜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반면 재경부와 기획예산위 등은 IMF 합의사항 등을 들어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유럽식의 실업부조 제도 도입 문제도 여권 내에서 일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3월17일 金대통령 주재로 열린 2차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李 노동장관이 10조원 규모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제의하자 李揆成 재경부장관은 즉각 “재원이 없다”고 반대했다. 환경부가 한탄강에서 요란하게 펼친 ‘황소개구리 잡기’ 행사는 1,000명이 동원된 공공근로사업이었지만 포획한 황소개구리는 한마리에 그친 일도 있다. 실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그 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에 대한 감독과 감시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IMF체제 이후 빚어진 대량실업 사태에 대해 관련 부처들의 정책협조가 초기부터 보다 긴밀하게 이뤄졌다면 이같은 혼선은 상당부분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초긴축 상황에서 10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쏟아부었음에도 관료들과 실직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설익은 정책 발표나 수치에 집착한 양적인 실업대책에서 탈피해야만 실직자들의 체감지수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실업자 사회안전망/실업가정 기본적 생활 국가서 보장 실업자 사회안전망(social safety network)이란. 실업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을 국가가 보장해줌으로써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자 등 사회 취약계층이 당하는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이다. 우리나라는 1차적 사회안전망으로 고용보험제도,2차적 사회안전망으로 생활보호제도(한시적 생활보호제도 포함),보완적 사회안전망으로 공공근로사업·실업자 직업훈련·실업자 대부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여권은 실업자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긴급 상황에서는 긴급 식품권·의료권 등을 배급하는 3차 사회안전망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고­趙南弘 經總 상임부회장/고용시장 유연성 높여라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 회복을 위한 구조조정이 모든 부문에서 진행되고 있다.국제경쟁력 저하에는 지나친 고용의 경직성이 주원인이 되고 있다. 기업은 해고의 어려움때문에 호황기에도 적극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서지 못했고 불황기에는 과잉 인력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함께 반드시고용시장의 유연화가 따라야 한다.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을 때 선진 각국이 시행했던 정책을 살펴보자.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주로 공공부문의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채택했다. 반면 영국 미국 뉴질랜드 등 영미권 국가들은 노동시장 규제 완화와 사회보장제도 축소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기업의 고정비용을 줄여 고용을 창출시켰다.독일 프랑스 등 대륙권 국가들은 고용안정에 주력하며 근로시간 줄이기로 실업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미·영 노동시장 규제 완화 그 결과 고용 유연성을 높인 미국과 영국은 실업률이 낮아졌고 고용안정에 치중,유연성이 낮았던 유럽국가들은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결국 고용안정에만 치중하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실업률이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있다.영미식은 비록 실업률이 낮지만 빈부차가 심하며 유럽·대륙권은 실업률은 높으나 빈부격차가 작다.이 때문에 사회정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일하는 사람들간의 빈부차이를 말하는 것이며 전체 실업인구를 감안한 개념인지는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비정규 고용 활발해져야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직급간 임금격차가 영미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빈부격차의 우려때문에 저유연성·고실업을 택할 이유는 없다.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파견근로제,파트타임,임시직 및 계약직등 비정규 근로형태의 고용이 활발해져야 한다.우리나라의 파트타임 비율은 전체 취업자의 7%로 구미 선진국의 2분의 1∼3분의1 수준에 비하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파견근로의 경우도 우리는 금년 7월부터 파견근로자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다.그러나 파견대상 업무를 지나치게 제한,취업중인 파견근로자 23만여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당연히 파견근로 대상업종은 ‘원칙 허용,예외 규제’방식의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 우리는 3% 미만의 완전고용을 누려왔으나 앞으로 그같은 경우를 기대하기 힘들다.오히려 100만명 이상의 실업이 항상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실업자수를 줄이는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여러 사람이 단기간 실업을 공유함으로써 한사람이 장기간 실업상태에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즉 고용 유연성을 높여 ‘직장내 고용안정’이 아닌 ‘노동시장내 고용안정’의 개념이 정착돼야 한다. ○평생직장 개념 탈피를 한 직장내의 평생고용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하지 않으면 현재의 실업문제 해결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다.96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마저도 종신직을 상징하는 철밥통 원칙을 폐기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실업大亂 이렇게 풀자­공공근로사업 현장 르포

    ◎“일당 3만원이 금싸라기 같아”/쓰레기처리·간벌현장서 땀범벅 8시간 노역에도 내일의 희망있어 참는다/2차 22만 모집 38만 몰려/그나마 뽑히기도 어려워 보람찾게 문호 더 확대를 “아무런 희망이 없었습니다.눈 뜨면 밥 걱정,해 지면 잠잘 곳만 걱정했지요.폐인 직전에서 살아나왔습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광주군 직리 ‘孟씨 종중’야산.朴孝眞씨(50)등 인부 20여명이 주황색 유니폼을 흠뻑 적시며 톱질과 나무 나르기에 여념이 없었다.우거진 숲속에서 쓸모없는 나무를 솎아내는 간벌(間伐)작업이다. 하루 8시간 땀흘린 대가는 3만3,000원.페인트공으로 일당 10만원을 받던 호시절에 비춰보면 턱없이 적지만 “금싸라기처럼 느껴진다”는 게 朴씨 말이다.주머니에 한푼 없이 서울역 근처의 무료 급식소만 찾아다니던 지난 3개월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朴씨와 함께 이곳 광주군의 숲 가꾸기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노숙자 출신 실직자들은 모두 43명.정리해고,권고사직,사업 부도 등 가슴속 깊이 찍힌 낙인(烙印)은 엇비슷하지만 전력은 각양각색이다.핸드백공장 사장에서부터 중기운전자,인테리어업자,일용직 건설인부,중소 자동차부품업체의 숙련 기술자 등등. “노숙이요? 이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나무와 함께 지내니 마음도 푸근해집니다.계속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몇명을 빼고는 대부분 같은 대답이다.작업을 하면서 옻이 오르고 벌떼에 쏘이기도 하고….고생은 되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난지도에 있는 한국자원재생공사 서울 남부사업소 현장.1,000여평 남짓한 공터 여기저기에 쓰레기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다.전날 내린 비로 악취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70여명의 인부들이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런 길을 걷게 될 줄은 몰랐다.그렇지만 당장 아쉬운데 어떻게 하겠어” 건설회사 관리부장으로 있다 올해 초 정리해고된 金모씨(56).S예술대 영화연출학과를 나와 한때는 영화감독을 꿈꾸기고 했다. 그는 “쓰레기를 뒤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도 “땀을 흘린 덕분인지 새로운 의욕이 생기니 다행”이라고 했다.실직당한 뒤 도무지 세상살기가 싫었지만 일감이 생기면서 무기력에서 벗어났다는 설명이다.다달이 손에 쥐는 50만∼70여만원의 품삯도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숲 가꾸기,쓰레기 재분류,가로 정비,수해복구 지원 등 공공근로사업 현장에서 만난 실직자들은 최소한의 생존 기반이라도 가진 것에 안도하는 듯했다. 살아남기 위한 실직자들의 절박한 처지는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2차 공공근로사업 신청 현황에서도 나타난다.1차때의 7만5,000명보다 무려 5배가 넘는 38만6,541명이 몰려들었다.모집인원은 22만여명.이마저도 진입 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다행히 낙점이 된 이들이지만 마냥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실직의 수렁에서 건져준 것은 고맙지만 손에 익은 일을 하고픈 소망은 더욱 간절하다. 서울 옥수동에 사는 崔모씨(48).20여년을 은행 전산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 정리해고됐다. 그동안 중소기업청,노동부,리크루트 등 구직 소개하는 곳을 발이 닳도록 돌아다녔다.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찾으려는 일념에서다. 하지만 결과는 허탕.요즘에는 중부노동사무소의 고용보험 보조업무를 돕고있다.관할 구역 내에 있는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가입을 종용하는 일이다.긴요한 밥벌이긴 하지만 “월급은 상관없다.전산 관련 업체에서 언제든 연락이 오기만 하면 달려간다”는 생각이다. 간벌 현장에서 만난 핸드백 공장 사장 출신의 金順喆씨(50)는 가족이 그립지만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한스럽다.한때 직원 135명까지 거느렸던 당당한 수출 역군이었지만 “부도로 인생이 곤두박질쳤다”고 했다. 서울역 노숙 3개월,간벌 현장에서 합숙하느라 또 3개월.집을 떠난 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다.간간이 고2짜리 딸아이에게 전화를 하면 “몸만 건강하시라”는 말에 울컥 눈물이 쏟아진다. 金씨는 요즘 5억원 이상이 깔린 채권을 “조금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하는 실낱같은 바람을 갖고 있다.사업에 다시 뛰어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가족들을 볼 낯이 조금이라도 선다는 생각 때문이다.이들 실직자들의 마음을 달래줄 날은 언제쯤 올까….
  • 고용보험 확대 D데이는 다가오는데…/노동부 애가 탄다

    ◎4인 이하 사업장 구체적 실태파악 안돼/업무폭증에도 공무원 충원은 기대 못해 오는 10월1일 시작되는 고용보험의 확대적용을 앞두고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많은 혼란과 시행착오가 예상되고 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용보험은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10월1일부터 4인 이하 사업장과 임시직·시간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된다. 현재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은 모두 20만2,000개로 대상자는 625만7,000명이나 새로 추가되는 사업장은 85만3,000개에 근로자는 232만9,000명이다. 대상자는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사업장 수는 4배가 넘는다. 그런데 새로 적용되는 4인 이하 사업장과 임시직·시간제 근로자는 지금까지 근로기준법이나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실태라고는 전혀 파악돼 있지 않다. 게다가 확대적용에 따르는 정규 공무원의 인력충원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에 10∼29인 이상 사업장,3월에 5∼9인 이상사업장으로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될 때 노동부는 790명의 공무원 충원을 요청했지만 겨우 250명만 충원됐다. 이번에는 정규직 공무원은 한명도 늘지 않고 민간인 계약직 1,200명으로 새로 늘어나는 업무를 감당해야 한다. 노동부는 85만여개에 이르는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을 강요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자발적으로 가입하면 3개월분의 보험료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유인책을 도입키로 했으나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국무회의에서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법무·교육부장관,기획예산위원장 등이 5인 이상 사업장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대함에 따라 유인책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감사원에서는 고용보험 적용사업장 누락여부를 집중적으로 특별감사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올 들어 새로 고용보험이 적용된 5∼29인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률이 50% 남짓한 점을 고려하면 4인 미만 사업장의 가입률은 극히 미미할 것이 뻔하다. 노동부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만들어줘야 할 것이 아니냐”고 볼멘 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 제국의 아들/서해성 소설가(굄돌)

    순전히 모국어에 기대어 입먹고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동안 지식사회를 달구었던 영어공용화 논쟁은 적잖이 입맛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모국어라고 여겨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이 겨레붙이가 쓰고 있는 글과 말로 이름짜를 얻은,이름하여 소설가에서 비롯된 입씨름이라서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요컨대 거칠게 말해 몇해 전부터 거듭되어온 그의 주장이라는 것은,우리는 힘이 없는 족속이므로 실재하는 거대한 제국의 언어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거다. 하나 거듭 생각해 보건만 아무래도 그의 사고 자체가 지나치게 큰 것,위대한 무엇,세계를 지배하는 불가해할 정도로 거대한 어떤 힘에 대한 열망,그리고 그에 따른 열등의식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제국의 아들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잘라 말하지만 근대 이래로 세계를 하나로 묶으려는 사고나 행동의 위험성은 아무리 경고하더라도 결코 지나치지가 않다. 위대한 서양문물이 저지르고 있는 거대한 야만의 대부분이 여기서 말미암았음을 알았으면 한다. 나치스나 일제가 증거하고있듯,힘과 실리가 있다고 해서 악을 따를 수는 없음을 새삼 입초시에 올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보다는 도리어 작은 것,소집단,풀한 포기,손톱 밑의 때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말하고 싶다. 그런 뜻에서 어찌보면 한국어마저도 너무 큰말이 아닐까. 획일적으로 표준어의 울타리에 가두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사투리를 한국인이 ‘공용화’한다면 산술적으로 봐 우리말이 당장 여덟 배나 풍부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 소설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틀림없이 살아남아야 하지만 제국의 우산 아래서도 아니며,제국의 말과 글로 생각하고 일하고,더구나 저들의 말로 ‘가시내야’그대와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 추호도 없다.
  • “우리집은 어떻게 됐는지”/파주시 재해본부의 하루

    ◎수재복구 독려 이틀 철야/장비·인력 태부족… 공복 정신으로 버텨/주민피해 최소화에 전직원 전력 투구 “우리집이 어떻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가 보지를 못했으니…”. 7일 낮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파주시청 별관 2층의 재해대책본부.수해복구작업에 쓰일 마대를 추가로 구입하기 위해 기안서를 작성하던 한 공무원은 “이번 비에 피해를 입은 직원은 없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다른 직원은 “잠은 어디서 자느냐”고 묻는 기자의 얼굴을 한동안 쳐다보더니 “여기요”하며 자신이 앉아있는 사무용 의자를 툭툭쳤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잠을 잘 수가 있겠습니까”라며 한가한 소리 하지 말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파주시는 이번 폭우로 20명이 숨지고 15명이 실종됐다. 또 4,641가구 1만 3,041명의 이재민을 냈다. 주요 도로와 철도가 모두 유실되고 전체 농경지의 55%인 5,484㏊가 침수되는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 이틀째 꼬박 밤을 새운 파주시청 공무원들은 그러나 피곤함 속에서도 망연자실하기 보다는 분주히 피해복구를 독려하는 등 활기에 차 있었다. 수해복구의 주무계인 방재계 尹利榮씨(27)는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96년 문산읍이 완전히 잠기는 수재를 겪었던 고참 계장들이 창문밖 빗줄기를 보더니 “심상치 않다”면서 전직원 비상소집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책본부에는 현재 군(軍)과 소방서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 수해복구와 관련이 있는 기관에서도 나와 있지만 가장 바쁜 사람들은 역시 파주시청 공무원들이다. 이들은 하루종일 지원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전화를 받아 해당부서에 연결해주고,다시 조치결과를 통보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대민지원반의 郭箕鎔 재난관리계장은 “무엇이 가장 어려우냐”는 질문에 “인력이나 장비가 충분치 않은만큼 합리적으로 운용하려고 하지만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잘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우선은 내려앉은 다리나 흙으로 가로 막힌 도로에 인력을 집중 투입할 수 밖에 없는데도 주민들은 “당장 안방에 물을 퍼내 사람이 살 수 있게 해주어야지 다리를 먼저 고치느냐”고 욕설을 퍼붓는다. 또 두사람이 사흘 동안 작업하면 원상회복이 되겠다고 판단하여 복구반원을 보내면,“열사람을 보내면 반나절이면 끝날 텐데 일을 어떻게 하는 거냐”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 정상의 박세리 ‘처신의 여왕’ 되게(박갑천 칼럼)

    “덕(德)은 재주의 주인이요 재주는 덕의 종이다.재주는 있어도 덕이 없으면 집에 주인은 없고 종이 일보는 것(用事)과 같으니 어찌 도깨비가 놀아나지 않으리요”.(菜根譚)에 쓰인말.사람됨이 재주를 누르며 사는 자세가 옳은 것임을 가르치는 글귀다. 한때 남다른 재주로 세상을 울린 신동 가운데 그걸 꽃피우지 못한 경우들이 적지않다.사회의 뒷받침 부족등도 있겠으나 사람관리를 못해 ‘도깨비가 놀아난’ 때문이라 할수도 있을 것이다.계몽주의시대의 재사 볼테르가 “일찍 명성을 떨치면 부담이 크다”고 했던 말은 그점에서 뜻이 깊다.볼테르의 말 그대로 일찍 찾아온 명성의 무게가 클때 거기에 자칫 사람이 눌려버릴 수도 있는것.‘덕­인격’을 갖추지 못한 자승자박의 이치라 할것이다. 세계골프계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박세리는 정치·경제의 어려움속에 풀죽은 영세판 국민들에게 한줄기 양풍(凉風)구실을 한다.“박세리 읽고 보는 재미로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사람들은 그 박세리에게 나이를 생각잖고 ‘덕망의 인간’까지를 은근히 기대한다.인간이면 누구나 약점 지니는 것을 알면서도 명성높은 사람에게서 그걸 기대하는게 사람마음 아니던가.그런만큼 기대심리가 무너질때 배신감같은 실망을 느낀다.인기높던 정치인이나 학자·연예인의 귀접스런 추문에 상 찡그리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최근만 해도 그렇다.한 축구지도자의 ‘돌출발언’은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그동안의 명성위에 재를 뿌렸던 터.박세리에 거는 ‘처신의 여왕’도 그 맥락이다. 그렇다 할때 어린‘여왕’이 하는 슬거운 말들은 우선 우리를 기쁘게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숙인다 했으니 그말따라 저도…”“항상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등등.하건만 세상은 고약하다.유명해지면 ‘오만’을 부추기는것 아니던가. 그래놓고선 이러쿵저러쿵 흉하적한다.또 현실에서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기란 어려운 법이기도 하다.“마음을 비웠다”고 한 정치지도자가 실제로는 마음을 채운것과 같이.더구나 박세리의 경우 그를 둘러싼 어른들이 자신들의 떠세나 욕망에 사로잡혀 그의 얼굴에 먹물 묻힐수 있다는 점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그의 ‘장기집권’을 위해,국민의 사랑을 영속시키기 위해‘덕갖춘 여왕’으로 키우는데 어른들이 마음써야겠다.그러기 위해 (傳習錄)의 경고를 옮겨적는다.“인생의 큰병은 오직 ‘오(傲)’라는 글자 하나에 있느니”.
  • 연공서열 근무평정서 ‘퇴짜’/金慕姙 복지

    ◎“능력·창의성 위주 새 평가서 올려라”/他부처 확산 가능성… 고참 공무원 비상 金慕妊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공서열에 치우친 근무성적 평정(評定)관행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상반기 근무성적 평가자료를 반려,공직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金장관의 지시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무성적 평정기준을 마련,상반기 근무평가표 재작성에 들어갔다. 연공서열에 따른 근무성적 평정방식은 공직사회의 오랜 관행으로 직무능력이나 열의와는 상관없이 근무연한에 따라 승진이 이뤄져 공직사회 침체의 주범으로 꼽혀왔다.복지부의 이같은 변화는 다른 부처에도 파급될 것으로 보여 공무원 사회가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金장관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산하기관을 포함한 5급 이하 직원 3,400여명에 대한 상반기 근무성적 평정이 연공서열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하고 근무평가 자료를 모두 반려했다고 李昌浩 총무과장이 28일 밝혔다. 金장관은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업무추진 능력과 창의성 등을 토대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30일까지 이에따른 재평가를 지시했다. 金장관은 국·과장들이 직원들을 객관적으로 평정하는 지 여부도 평정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金장관의 이같은 지시로 고참 직원들은 불안함 속에서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신참 직원들은 능력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는 데 고무돼 업무수행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관계자는 “객관적인 근무평정 시도는 공직사회의 신선한 바람”이라며 “다른 부처에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고과 실태/경력·근무성적·교육훈련 局課長이 평가/근무성적 고참 5점·신참 3∼4점 오래된 관행 5급 이하 공무원의 인사고과는 과장과 국장이 평가한다.과장이 평정(評定)하고 국장이 확인하는 방식이다. 인사고과는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경력,근무성적,교육훈련의 3가지로 이뤄진다.경력과 근무성적은 각각 40점으로 비중이 높고 교육훈련은 20점이다. 경력 평정은 한 직급에서 오래된 정도에 따라 많은 점수를 주는 제도이다. 이를테면 1년에 4점씩 계산해 주사에서 10년 근무했으면 40점 만점을 받게 된다. 金慕妊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적한 것은 근무성적 평정방식이다.근무성적 평정은 근무실적,직무수행능력,직무수행태도의 3가지로 이뤄져 있다. 3가지 평가분야는 다시 창의성,노력도,전문성,업무추진력,종합실무능력,책임성,협조성,보안성 등 15개 작은 요소로 나눠진다.요소별로 5점 만점에 1∼5점의 점수로 평가된다. 이런 점수를 종합한 인사고과 점수는 직급별 순위로 나타나 승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그럼에도 근무평정마저도 고참에게는 5점 만점이 주어지고 신참에게는 3∼4점 정도의 점수를 주는 연공서열 우대가 공직사회의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실제 근무성적과는 아무 상관없이 근무성적이 평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로 고참은 능력이나 근무태도와는 상관없이 경력평정과 근무성적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돼 승진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대부분 부처의 인사평정 실태다.
  • ‘金正日 주석’ 취임…/남북 관계 개선 轉機인가(쟁점)

    북한은 지난 26일 제 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실시해 687명의 대의원을 선출했다. 金正日은 8월말쯤 열리는 제 10기 1차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뒤 9월9일 정식으로 국가주석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金正日의 국가주석 취임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轉機)로 삼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북(對北)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적지않다. 하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보다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李富榮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과 이를 반대하는 金昌順 북한연구소 이사장의 기고를 싣는다. ◎전향적 대북정책을/새정부 햇볕정책 방향설정 적절 잠수정 침투로 자칫 뒷걸음 우려/대결논리 앞서면 민족파멸 초래 협력통해 경제재건 길 모색해야/李富榮 국회의원·한나라당 金正日이 오는 9월9일 북한 정권창건 50주년 기념식을 맞아 국가주석에 취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잠수정 침투 및 무장간첩 침투사건으로 인해 냉각돼 있다. 현대그룹이 추가로 북한에 보내기로 한 소 501마리를 비롯해 그동안 추진해오던 교류협력마저도 중단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북한당국이 잠수정 침투에 대해 사과는 고사하고 사실인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감정 또한 적지않게 상해있는 상태다. 자칫하면 현 정부 출범 이후 햇볕정책이 전개되면서 활발해지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뒷걸음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金正日이 주석에 취임 이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남북관계의 앞길을 좌우할 결정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金正日의 주석취임 직후인 9월25일에는 현대가 추진중인 금강산관광 유람선이 첫 출항할 예정으로 있다. 따라서 9월은 이래저래 남북관계의 방향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金正日의 주석 취임을 전기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전개해왔던 정부의 이러한 구상은 남북관계의 중장기적 발전을 고려한 적절한 방향설정이라고 생각한다. 金正日의 주석직 승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 남북관계의 새로운 방향모색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개선은 어떤 정치적 문제를 넘어 민족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에너지난 등으로 체제위기를 겪어왔으며 우리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국난을 맞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눈 앞에 두고도 남북한이 대결논리를 앞세우며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하는 것은 민족의 파멸을 자초하는 비(非)이성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남북한 양측은 상호교류와 협력을 통해 경제를 재건할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 정치·군사적인 사안이 돌출해 빚어지는 일시적인 감정악화와 불신심화가 이같은 민족생존의 절박성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결국 안보에 빈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해가며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모색해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金正日의 주석 취임이 있게되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이 실현되어 나가기를 바란다는 우리측의 입장을 표명함과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을 실현할 정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서두를 필요 없다/주석취임 이념적 가치 상승 속셈 독재자 정치행사 진실과 반비례/북한 민심소재 정확하게 헤아려 대북문제 과학적인 접근 바람직/金昌順 북한연구소 이사장 金正日의 국가주석 취임은 거의 확실시된다. 金正日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총비서에 올랐다. 또 그 이전부터 초헌법적인 당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국가주석직에 오르지 않더라도 법률적인 문제 때문에 통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외국과 조약을 준비하거나 폐지하는 등 대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당 총비서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못된다. 이 점에 비춰보면 金正日의 국가주석 취임은 ‘만민의 경하와 축복’이라는 북한내의 열띤 분위기보다는 대외적인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진행하기위해 국가주석직이 필요하다는 다소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면을 선택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긍정적인 북한의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 북한은 국가적으로 모든것이 초라하다. 따라서 ‘金正日 시대의 찬미’라는 역사적 무대를 등장시켜 북한사회를 민족적 열기로 흥분시키는 이념적 가치를 최대한으로 상승시켜보자는 속셈인들 어찌 없겠는가. 문제는 북한주민 스스로의 의지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문제에 대해 항상 과학적 인식을 견지해야 한다. 과연 몇 퍼센트의 유권자가 진심으로 金正日 시대가 등장한 것을 환영하는가.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러한 점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독재자의 정치적 행사가 진실과는 반비례된다는 사실을 자주 경험해왔다. 북한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헤아릴 필요가 있다. 金正日 시대의 등장을 무작정 환영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金正日이 주석에 취임하는 것과 관련해 대북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북한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물론 그렇다. 우리는 맹목적 대립의 반공이 아니라 성숙된 민족사회의 성취를 위해 우리의 원칙과 가치체계를 존중해야 한다. 비록 북한의 문물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가치체계 보완을 위해 필요하다고 과학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면 대담하게 수렴하는 슬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결코 나약한 자의 유화정책이 아니다. 자유민주를 수호하는 강자의 포용정책이다. 우리는 金正日 시대의 등장에 대해 적지않은 북한주민들은 내심 반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할 수 없다. 이같은 우리민족 내부의 난점과 모순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대북문제는 서둘 것이 아니라 착실히 앞으로 나가는게 더 바람직하다.
  • 7월 극장가 성인용 영화 ‘가물’/美 직배사 영화관 싹쓸이

    ◎만화­SF 등 ‘애들 영화’ 일색/IMF시대 ‘극장피서’도 힘들듯 냉방이 잘된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 한편 보는 것은 여름철 서민들의 간편한 피서법이다.그러나 올 여름에는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을 모양이다.7월 극장가에 어른이 볼 만한 영화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는 성인들의 휴가철과 피서인파를 겨냥한 극장가 최대 대목으로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를 중심으로 화제작들이 나붙어 손님끌기 경쟁에 여념이 없었다.지난해에는 ‘콘 에어’‘맨 인 블랙’‘스피드 2’‘제5원소’같은 작품들이 7월 극장가를 누비며 성인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올해도 화제작 ‘고질라’와 ‘아마겟돈’이 이미 극장가에 나붙었고,국경일인 17일에는 ‘나 홀로 집에 3’‘또또와 유령친구들’‘뮬란’‘세븐틴’ ‘스폰’‘시티 오브 엔젤’‘킹덤 2’등이 일제히 개봉된다. 이 9편 가운데 성인관객이 그런대로 관심을 둘만한 영화는 ‘고질라’‘아마겟돈’‘스폰’‘시티 오브 엔젤’‘킹덤 2’등 5편이나 상영중인 ‘고질라’와 ‘아마겟돈’은초중학생에게나 어울릴 듯한 작품이어서 실제로는 3편에 불과하다.이 두 영화는 할리우드의 첨단 SF기술을 앞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엉성하고 시끌벅적하기만 해 성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개봉을 앞둔 작품들도 △멜로물인 ‘시티 오브 엔젤’은 지루한데다 결말마저 신통찮고△만화가 원작인 ‘스폰’은 황당한 줄거리에 눈이 어지러울만큼 컴퓨터그래픽만 현란하다. ‘킹덤 2’는 일부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대중성은 떨어진다.게다가 상영관이 서울에서는 동숭씨네마텍 한군데뿐인 점도 관람을 쉽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처럼 대목에 막상 성인이 볼 만한 영화가 없는 까닭은,할리우드 직배사 및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의 작품이 극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기 때문.직배영화인 ‘고질라’는 개봉 당시 영화관 28곳(이하 서울 기준)을,‘아마겟돈’은 27관을 점령했으며 ‘뮬란’은 20∼23관에,삼성이 배급하는 ‘시티 오브 엔젤’은 23곳에 들어갈 예정이다. 따라서 영화팬들은 선택권이 그만큼 줄어든 상태에서 그나마 상영작들마저 시원찮아 올여름 ‘극장피서’는 현명한 피서법이 되지 못할듯 싶다.
  • 中 환경오염 ‘중병’/세계 10대 공해도시에 北京 등 5곳 포함

    ◎양쯔강 등 큰강·지류 수질오염 위험수위/대기오염 심각… 전국 산성비 ‘환경불안’ 【베이징(北京)AP 연합】 중국 대륙이 환경오염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강과 호수가 썩어가고 있고 세계 10대 공해도시 가운데 5곳이 포함될 만큼 먼지,분진 및 유해물질로 인한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북서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부터 남서부 윈난(雲南)성에 이르기까지 전지역에 걸쳐 산성비가 내려 ‘환경불안’을 더하고 있다. 중국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전국토의 30% 가량에서 산성비가 내리고 피해 지역과 강우의 산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데서 쉽게 읽혀진다. 양쯔(揚子)강,황허(黃河),주(珠)강,화이허(淮河) 등 큰 강과 지류들은 예외없이 수질오염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한반도와 경계를 이루는 압록강 마저도 중금속 등 공해물질로 ‘죽음의 강’이 되고 있다. 담수호라고 예외는 아니다.농약과 갖가지 화학물질들이 지하로 스며들면서 식용수의 오염마저 부채질하고 있다. 북서부의 50만㎢나 되는 황토 고원지역은 눈에 띨만큼 바람과 비에 침식되고 있고내몽고 초지는 한해가 다르게 사막이 되어 있다. 베이징 등 북부의 대도시에선 흙탕물같은 ‘진흙비’가 오는가 하면 황사현상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베이징을 비롯한 5개의 도시가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10곳에 낀다. 보건전문가들은 암과 호흡기 질환으로 중국인의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고 심각한 스모그 현상으로 해마다 수만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에 540억달러를 들여 뒤늦게 환경오염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심하고 있다.
  • 朴贊信 貿公 통상정보본부장(인터뷰)

    ◎“기업 해외지사 축소 신중히”/수출증가 따른 흑자기조 전환 시급/경기 호전 미·중동시장 개척 나설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朴贊信 통상정보본부장은 10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아 지난 상반기 투자유치에 역량을 모으다 보니 수출은 2선으로 물러난 인상”이라며 “그러나 투자유치는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은 수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朴 본부장은 특히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외의 지사와 인력을 상당수 줄이고 있으나 이는 수출시장 관리체제가 무너지는 결과가 돼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상반기 200억달러의 흑자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외화 확보차원만 보면 흑자 자체는 물론 바람직하다.그러나 수출이 활발해서가 아니라 수입 격감에 따른 결과라는 데 문제가 있다.국제유가 안정과 내수침체로 저(低)수입 추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같은 흑자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수출 증가에 따른 흑자기조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 수출이 부진한가장 큰 원인으로 동남아 시장의 침체가 꼽히고 있다.하반기 동남아 시장을 전망해 달라.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외환위기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수입이 줄어든 상황이다.수입감소가 수출감소로 이어지고,이것이 다시 수입감소를 불러오는 상승작용을 되풀이하고 있다.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미국과 중동,중남미 지역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경색도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된 요인이다.대책은. ○무역금융 대폭 지원을 ▲지난해 말 30%에 육박하던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지금 13%대로 떨어져 일단은 수출업체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아직은 금리인하가 중소기업이나 수출업체에까지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때문에 이들 업체에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시급히 인하돼야 한다.무역금융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외지사와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는데. ▲해외무역관을 통해 조사한결과 6월 말 현재 총 4,054개의 해외 지·상사 중 30.6%인 1,242개사가 철수 또는 축소했다.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축소됐다.기업의 자구(自救)차원이기는 하나 자칫 해외 수출시장 관리를 위해 애써 구축한 네트워크가 붕괴될까 걱정이다.수출로 경제위기를 타개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더구나 일단 철수한 지역은 다시 지사를 설치하고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정부는 올 수출목표를 지난해 보다 5% 증가한 1,430억달러로 줄여 잡았으나 현재로는 이마저도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가능하다고 보나. ○동남아시장 포기 안돼 ▲전망치에다 의지를 담은 수치로 보인다.하반기에는 아시아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좀더 지켜봐야 하나 원­달러 환율마저 내리고 있다.이런 추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국민과 기업,정부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국내적으로는 금융경색을 시급히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동남아시아 시장을 탈피,대체시장을 개발해야 한다.하지만 동남아시아도 포기해선 안된다.인도네시아가 비록 내수침체가 심하지만 우리로서는 이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80년대 후반 아르헨티나의 외환위기때 일본의 가전업체들이 대부분 철수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버티고 남았던 것이 90년대들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반이 됐다.80년대 이후 크게 떨어진 선진국 시장 점유율도 다시 높여야 한다.
  • 하루 3분의 1은 잡무처리 S중학교사의 한탄

    ◎“이게 아닌데… 오늘도 제자에 미안”/지자제이후 상급기관 자료요청 폭주/전화 놔두고 형식적 보고서 요구 분통/학생지도·교재연구 본업이 뒷전으로 서울 S중학교 영어 담당 金모교사(32)는 지난 3일 여느 때와 같이 상오 8시20분 교무실에 도착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金교사는 전날 끝난 기말고사 주관식 답안지를 채점했다. 바삐 손을 놀리던 金교사는 9시10분쯤 1교시 수업 시작을 알리는 벨소리를 듣고 허겁지겁 교실로 향했다. 수업을 마친 9시55분. 쉬는 시간 10분도 그는 자리에 붙어앉아 채점을 하는데 썼다. 2교시 수업을 마친 뒤 또 다시 10분간 채점. 3교시 수업을 끝내고 교무실로 돌아 온 金교사는 교감선생님에게서 공문서 한쪽을 전달받았다. 관할 교육구청에서 온 ‘일급 정교사 자격연수 추가 추천 요청서’였다. 문서를 받아 든 金교사의 표정에 짜증이 묻어난다. 보고 시한이 이날 하오 4시까지여서 보고서 작성을 방과후로 미룰 수도 없었다. 金교사가 공문서 회신 등 하루에 처리하는 잡무는 4∼5건이나 된다. 연초부터 연구부장의 잡무를 돕는 기획담당을 맡아 일반교사들보다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이 더 늘었다. 더욱이 이번 요청은 추천 해당자가 없는 것이어서 더 그랬다.‘해당자 없음’ 보고서를 만들고 교장결재까지 받는데 30분 정도를 할애했다. “해당자가 없는 경우까지 보고서를 만들어야 되는 거야. 전화 한 통화로도 할 수 있을 텐데” 옆에서 지켜보던 동료 교사가 볼멘소리를 냈다. 낮 12시. 요즘 그에게 골칫거리인 하계방학 방과후 활동 반편성 작업을 시작했다. 각 학급에서 학생들이 낸 수강희망 과목을 받아 두 과목이상을 신청한 학생의 수강시간 중복이 없도록 반을 짜는 작업이다. 수업이 없는 4교시 1시간을 꼼짝없이 컴퓨터앞에서 보내야했다. 5교시 수업 30분전인 하오 1시가 돼 구내식당에서 허겁지겁 점심식사를 한 뒤 다시 수업에 들어갔다. 5교시 수업을 마친 뒤 수업이 비는 6교시 1시간동안 하다 만 채점작업을 재개했다. 이 날 마지막 수업인 7교시 수업을 마친 金교사의 얼굴엔 피로가 묻어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과외업무가 남아있었다. 며칠 뒤 종합장학 지도를 위해 학교에 오는 장학관들에게 제출할 일정표와 수업 일람표를 만들고 시범수업지도안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각각 10부씩 만들어 10개의 대봉투에 나눠 담는데 1시간20분이 걸렸다. 金교사는 하루 4∼5시간 수업을 맡고 있다. 비는 시간을 합치면 2시간30분 정도. 그러나 과외일 3,4건을 처리하다 보면 이 시간도 모자란다. 이 날은 채점까지 겹쳐 더 숨가쁜 하루였다. 특히 교육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는 시간이 걸리는 통계자료를 화급하게 요구할 때. 얼마전 한 국회의원이 퇴학생 수와 학교 주변정화활동 내용 및 건수 등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것도 요청한 그 날 하오까지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일때문에 그날은 수업시간을 늦춰야 했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잡무는 더 늘어났단다. 교육청과 교육위원회는 물론 국회,시·도의회에서도 자료요청이 끊임이 없다. 최근 교총이 교사 8,06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잡무의 원인으로 불필요한 공문서처리(45.4%)와 함께 응답자의 16.3%가 국회 및 시·도의회,교육위원회의 자료요구를 꼽았었다. 金교사는 잡무가 단순히 시간을 빼앗는 귀찮은 일이어서 싫은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학생지도나 교재연구 등의 본업이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30여명의 담임을 맡았던 지난해 학생들과 ‘계획된’ 면담을 한 것은 고작 두번. 그마저도 수박겉할기식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교사들을 잡무에서 해방시키려면 상급기관이 업적주의나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를 벗고 현장 중심으로 발상을 전환하는 길 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 작은 등불/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교통사고를 당한 15세 소년이 장기(臟器)를 기증해 6명에게 새 삶을 찾아 주었다는 소식은 감동과 부끄러움을 함께 안겨준다.장기기증 이야기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이 소년의 경우는 남다르다. 오정석군.어머니가 생활고로 가출한 후 아버지마저 2년전 병으로 사망해 누나·형과 함께 생활보호대상 가족으로 어렵게 살았다.중학교를 중퇴하고 공사장등에서 막노동을 해 왔던 그는 평소 “내가 죽으면 우리같이 살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 여러 생명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5일 경춘국도에서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건너다 달리던 지프에 치인 그는 뇌사상태에 빠졌고 그의 심장,신장,간,안구등은 투병중인 다른 환자들에게 기증됐다. 오군은 손에 가진것이 없어 남에게 물질적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에서 자기 몸을 아낌없이 내놓은 것이다.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지는 부처님의 전생(前生)이야기나 스스로 몸을 태워 부처님께 바치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을 떠올리게 하는 행위다. 불교에서 최고의 공양으로 꼽는 소신공양은 중국에서는 여러차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지난 6월말 입적(入寂)한 태고종 충담(沖湛)스님의 경우가 처음이다.스님은 입적하기 전 “실직자들을 어이해야 하나.그 가족은 또 어떻고. 북한 어린이들이 너무 가엾다.이게 다 우리가 못나서다”라며 자주 눈물을 흘렸다 한다(법보신문). 15세 소년이 세수(世壽) 85세,법랍(法臘) 69세로 열반에 든 스님처럼 득도(得道)하지는 못했겠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한 그 마음은 불쌍한 중생을 안타까워한 스님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서 우리 사회는 더욱 각박해져 가고 있다.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자선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복지제도의 미미함을 메워줄 자선마저도 이제 줄어들고 있다. 15세 소년의 장기기증은 그런 사회를 따스하게 비추는 작은 등불이다. 그 소년보다 나은 형편에 있으면서도 나는 얼마나 어려운 이들을 생각했는가.등불에 비추인 양심은 부끄럽다.실업기금 모금등 각종 기금 모금에 참여하는 이들은 대체로 중·하류 계층이고 상류층은 외면한다는 지적도 있다.황금을움켜쥔 채 베풀지 못하는 그들의 돌같이 차가운 마음도 소년이 켜든 등불에 녹아 내리기를 기원해 본다.
  • ‘아래아한글 살리기’ 전국이 뜨겁다

    ◎운동본부측 열흘새 3억여원 모금/지자체·학교 등 ‘아래아한글’ 정품 구입 결정 퇴출 위기에 몰린 워드프로세서 ‘아래아 한글’을 살리기 위한 범국민 모금운동이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글학회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한글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韓光玉 국민회의 부총재)가 ‘1만원 모으기’와 ‘국민주 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26일. 열흘만인 5일까지 1만원 모으기로 1억원,국민주 2억원 등 모두 3억여원이 모이는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아래아한글’의 제작사인 한글과 컴퓨터(한컴)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사업 포기를 조건으로 받기로 한 200억원을 마련해 ‘아래아한글’을 되살려내자는게 운동의 목표이다. 1만원 이상을 운동본부에 내면 나중에 무료 업그레이드(성능 향상)로 보상해 주고,10주(株) 5만원 단위로 출자하면 한컴이 정상화된뒤 주식으로 나눠준다. 정부기관,지방자치단체,각급 학교들이 대거 동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컴 정상화를 위해 한글 정품 구입을 결정했다. 용기를 잃지말라는 격려편지도 쇄도한다. 한글을 불법으로 복제해 사용해 왔다는 50대 회사원은 “그동안 ‘도둑질’해온데 대한 사죄의 뜻으로 정품 구입은 물론 ‘아래아한글’ 살리기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禹성호군(6)은 “저도 커서 한글을 쓸거예요.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편지를 보내왔다. 일본 가나카와현의 고교 영어교사인 도미타 다카시씨(49)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맞서 반드시 한글을 지켜내기 바란다”면서 5만원을 부쳐왔다. 운동본부 홍보담당 崔源浩씨(39)는 “200억원에 한글을 포기한다면 다른 소프트웨어 구입비,사용자 재교육 등으로 최고 1조원이 더 들어가게 된다”면서 “한컴과 MS간의 정식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사용자들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성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02)562­5914∼5 전자우편 simoon@kova.or.kr
  • 금융개혁 고삐 죄라/盧成泰 한화경제연구원장(서울광장)

    침울하기 짝이 없는 경제이야기를 하면서도 너무 기죽지 않으려면 뼈있는 농담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는게 좋겠다. 최근 핵실험을 마친 인도에서는 그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서 과거 우리의 국군의 날 비슷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총리와 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큰 광장에서 군인들의 씩씩한 도보행진이 있었고 뒤이어 새로 개발된 무기들이 함께 행진을 하는 것이 식순이었다. 자동소총·대포·탱크·미사일 등 성능이나 위력이 낮은 것에서 높은 순서로 등장하고 있었는데 제일 마지막에는 최신예 수입무기라는 소개와 함께 신사복 차림의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나왔다. “아니,저 양반은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 아니오?”라고 총리가 의아해하자 국방장관은 “그럼요,핵무기보다 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진 게 IMF이니까요. 태국·한국·인도네시아를 보십시오”라고 자신있게 설명하였다. 대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속하게 제공하면서도 IMF가 외환위기에 몰린 국가들의 경제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혁 늦을수록 고통 수반 그 첫째는 IMF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험에서 본다면 외환위기와 경제위기는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발생한 것인데,IMF는 바로 이 분야에 관한 최고의 권위있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IMF는 정부와 함께 금융개혁을 집중적으로 추진했어야 하는데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온갖 구조적인 문제까지 파헤쳐가며 감 놓아라,배 놓아라 간섭함으로써 개혁의 에너지를 분산시킨 결과를 초래하였다. ○고금리로 산업기반 ‘흔들’ 가장 먼저 추진되었어야 할 금융개혁이 지금처럼 늦어지면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둘째로 본연의 임무와 관련되는 외환·금융분야에 있어서도 IMF는 외자유치와 유출방지 만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국내의 신용경색과 고금리는 용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 결과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제대로 시작되기 전에 국내 산업의 기반은 흔들리고 있으며 실업자 수는 15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1분기의 성장률은 -3.8%로 급락하였고 한가닥 희망이랄 수 있었던 수출마저도 이제는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어서 우리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금리를 아무리 높여 놓더라도 산업기반이 붕괴될 위험에 있는 경제라면 외국인 투자가는 결코 발을 들여 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IMF의 구제금융이 헛되지 않게 우리 경제를 살려나가기 위해서 정부와 IMF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융개혁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5개 부실은행을 퇴출시킨 것은 중요한 금융개혁의 한 과정이다. 그러나 은행의 퇴출판정에 있어서 금감위가 7개 은행에 대하여 조건부 승인을 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조치다. 이만큼 오래 끌어왔다면 이제는 승인 아니면 퇴출이라는 분명한 결론을 내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경색상태는 더욱 연장되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승인­퇴출 태도 분명히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해외신인도도 높아지고 금융경색도 완화될 수 있어 기업부문의 개혁은 더욱 순탄해지며 국민들의 고통도 훨씬 줄어든다. 그다음 순서로서 정부는 공기업과 관료조직의 개혁에 전념하고,금융기관은 기업개혁을 책임지고 맡아간다면 IMF를 졸업하는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다.
  • 재야원로 姜希南 목사 36년만에 주민증 발급

    ◎“박정권 인정못해” 찢은후 ‘국민의 정부’때맞춰 신청 “국민의 정부를 믿어요. 새 정부마저도 재야단체를 탄압한다면 또 주민등록증을 찢어야지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야 운동가 姜希南 목사(77·본명 姜在禹·전주시 덕진구 인후동)가 36년만에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姜 목사는 지난 92년 故 文益煥 목사와 함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을 결성,남측본부 의장을 맡는 등 통일운동을 주도해오다 4차례나 투옥됐었다. “총칼로 정권을 탈취한 朴正熙정권을 인정할 수 없었어요.이 나라의 국민노릇 한다는 것이 창피하고 분해서 주민등록증을 아예 찢어 버렸어요” 全斗煥과 盧泰愚,金泳三 정부 역시 군사정권의 연장인만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 지금까지 36년 동안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았다. 그런 그가 국민의 정부 탄생과 함께 지난 5월 말 주민등록증을 다시 만들었다. 주민등록번호 200113­154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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