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저도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주차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717
  • [열린세상] 역(易)의 끝장(窮)/윤재근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역(易)의 끝장(窮)/윤재근 문학평론가

    모든 일에는 길흉(吉凶)이 서로 따른다.경제는 더욱 그렇다.호황(好況)이 좋음(吉)이면 불황(不況)은 나쁨(凶)이다.흉하면 길하고 길하면 흉함이 역(易)의 ‘궁즉변(窮則變)’이다. ‘끝장나면(窮) 곧(則) 새로 함(變)’이 역(易)이므로 한번 호황을 누렸다면 그 호황의 끝장(窮)인 불황은 오고야 만다.지금 닥친 불황은 지난 호황의 끝장(窮)이다.그러니 불황은 새로운 호황을 약속하는 끝장으로 따지면 된다.다만 불황을 빨리 물리고 새로 호황을 누리려면 ‘회린(悔吝)하라’ 함이 주역(周易)의 가르침이다. ‘탐했음(吝)을 뉘우쳐라(悔).’ 이는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 함이요,끝장(窮)에 맴돌면서 새로 하기(變)를 망설이고 두려워하지 말라 함이다.변함없이 흥청망청 살 수 있는 호황만을 바란다면 이는 인간의 탐욕일 뿐이다.왜 풍족한 삶의 첫째 조건을 ‘검(儉)’이라 정(定)했겠는가? 가을일수록 고봉밥을 담지 말라는 게다.춥고 매서운 겨울이 도사리고 있으니 무엇이든 아끼란 말이다.겨울을 겪고 나면 멀지만 다시 가을은 오고 만다.이렇듯 호황의 끝장인 불황을 겪어 새로 거듭나면 새로운 호황이 다시 오게 마련이다. 불황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호황을 두려워할 일이다.지난 몇 년간 나름대로 저마다 흥청대면서 산 셈이라고 우리 모두 회린했으면 한다.지금 환율이 높다고 아우성치지만 환율이 낮았을 때 마구 외화를 호주머니에 넣고 세계를 주유했던 때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뉘우칠 수 있다면 이번의 불황을 ‘지족자부(知足者富)’를 깨닫게 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수도 있다.‘만족할 줄(足) 아는(知) 사람이(者) 부유하다(富)’는 이치는 경제지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삶의 밑천이다.낭비벽에 놀아난다면 재벌이라도 만족할 줄 몰라 사는 일마다 궁색할 뿐이다.검소한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만족할 줄 안다. 그러므로 살기가 곤궁할 때일수록 왜 콩 한쪽도 나누어 먹으라 했는지 그 까닭을 알아챌 수 있는 일이다.호황일 때 아껴 쓰는 삶(儉)을 누렸다면 곤궁한 삶을 강요하는 불황이 닥쳐도 쩔쩔매지 않고, 궁하면(窮) 곧장(則) 새로 내딛기(變)를 두려워할 리 없다.이는 호황에 흥청거렸음에 대한 부끄러움이요,뉘우침이니 불황이 우리를 철들게 하는 셈이다. 지금 불황이 닥쳤으니 새로운 호황이 반드시 도래(到來)하리라.다만 닥쳐올 새로운 호황만은 돈놀이판 같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돈놀이판이 지나치면 투전판처럼 되게 마련이다.그러면 온 세상이 타짜로 들끓게 되어 더욱 고통스러운 끝장(窮)을 마주치게 될 공포는 피할 길이 없을 터이다.이번 불황이 금융의 메카라던 미국의 월가에서부터 터졌다니 금융의 타짜들이 날렸다는 천문학적인 달러는 다 어디로 날아 갔단 말인가?잃었다면 딴 쪽이 있어야 할 터인데 날아간 달러를 챙긴 쪽은 없다니 마치 놀음판 같은 불황이란 생각이 든다.이번 같은 불황을 겪어본 경험이 없다고 야단들인데 그렇다면 월가에서 큰소리쳤던 금융전문가들은 무슨 일이든 끝장(窮)이 있다는 주역의 가르침인 ‘역(易)’을 몰라 사태의 길흉을 무시했으니 참으로 방자했던 셈이다. 한번 흥청거렸으니 한번 쪼들림은 인생의 길흉으로 치면 된다.사는 일마다 늘 길(吉)하기를 바랄 수도 없고 늘 흉할까 두려워할 것도 아니다.왜 우주의 모습을 두고 생변(生變)이라 하는가?천지마저도 길흉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치 때문이다.다만 우리 인간은 행(幸)-불행(不幸)의 톱니바퀴에서 겪는 상처의 아픔을 알아채고 덜 수 있는 생기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불황을 겪고 새로운 호황을 향해 돌파할 수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인 셈이다. 윤재근 문학평론가
  • 서울 강남 성형외과 ‘불황의 덫’

    서울 강남 성형외과 ‘불황의 덫’

    “환자수 격감에 대출상환 압박까지….폐업만이 살 길이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4년간 성형외과를 운영해온 김모(41)씨는 최근 종합병원 ‘월급 의사’ 자리를 물색 중이다.지난해 병원 확장 때 얻은 대출금 4억원을 갚을 길이 없어 최근 병원 문을 닫았다.지난달 김씨가 수술한 환자는 단 세 명.김씨는 “봉직의로 옮겨가려는 개업의들이 열명 중 서너명은 된다.”면서 “대학병원에 들어가도 교수직을 얻기엔 이미 늦은 나이다.일반병원에 취직이 될지도 걱정이다.”고 말했다. 불황의 그늘이 불패신화를 기록하던 성형외과들까지 덮쳤다.수능도 끝나 일년 중 최대 성수기인데도 수술은 물론 상담환자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금리상승으로 인한 대출상환 압박까지 겹쳐 폐업 일보 직전이다. 7년째 압구정동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 원장은 “예년 같으면 수능시험을 본 예비 대학생들이 몰려나오는 때인데,요즘은 상담조차 없다.지난해엔 상담 수만 하루 30여건에 달했는데 올해는 10건도 채 안 된다.”고 했다.취업 면접을 앞두고 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성형하려는 환자들도 사라졌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강북 쪽으로 옮겨가는 병원도 늘고 있다.정 원장에 따르면 “그동안 압구정동,청담동 일대는 환자들이 몰려 임대료가 비싸도 개의치 않고 개업하는 의사들이 많았다.하지만 이제 구도심인 명동,잠실,영등포나 아예 경기도 분당,일산으로 이사가려는 의사들이 많다.”고 말했다.서초동의 한 성형외과 홍모 원장은 “쌍꺼풀 수술을 놓고 여러 시간 상담했던 환자가 옆 병원에서 10만원이 싸다고 하니 두말 없이 달려가더라.”면서 “경기가 나아지지 않으면 4명인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가 성형외과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강북 한 대학가의 J성형외과는 두 달여 전부터 주고객층인 대학생 환자들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지난 2주 동안 수술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병원 측은 “14년간 고객들을 관리해 평판이 좋은 편인데도 여름 이후 실적은 역대 최악이다.수술 예약을 잡았다가 취소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밝혔다. 잡지에서 할인쿠폰을 오려 오거나 수술비를 흥정하는 고객도 많아졌다.그동안 성형외과 수술은 ‘베블렌 효과(가격이 오르는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인해 수요가 느는 현상)’가 먹히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통했다.의사들은 “값이 비싼 만큼 잘한다는 믿음이 확산돼 수술비에 대한 거부반응이 별로 없었다.그러나 불황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압구정동 일대 부동산에는 성형외과 매물만 50여개가 쌓여 있다.강남구의 경우 올 1·4분기에만 16곳이 개원했지만 9월 이후엔 3곳에 불과하다.불황이 장기화될수록 문을 닫는 병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역삼동의 M 부동산은 “영업이 안 돼 팔려고 내놓은 신사동,압구정동 성형외과들이 한 달에 네댓 개씩 나온다.”고 했다. 엔화 급등도 성형외과에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지난해 800원대였던 원·엔 환율이 1600원대까지 뛰면서 엔화대출을 받은 의사들의 부담이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병의원 컨설팅 전문기관인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2~3년 전 제로금리 수준으로 엔화대출을 받아 병원을 확장했던 개원의들은 대부분 파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국고보조금 받은 ‘박정희기념관’ 8년째 표류

    박정희대통령기념관 건립사업이 국민모금 부진으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초기 지원된 국고 수백억원만 8년째 잠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행정안전부와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00년과 2001년 지원한 국고보조금 200억원(운영지원비 8억원 별도) 중 26억 4000만원만 사업 초기 운영비와 터닦기 공사 등에 쓰였고,나머지 173억 6000만원은 8년째 통장에서 잠자고 있다.이로 인해 불어난 이자수익만 지난 3월 기준 47억 4800만원에 달하고,올해 말까지 5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고를 지원한 옛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는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2005년 국고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했다.정부와 기념사업회가 국고 200억원과 국민모금 500억원 등 709억원으로 서울 상암동에 기념관을 짓기로 했지만,모금 실적이 부진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기념사업회가 2006년 6월까지 모은 민간모금액은 당초 모금 예정액의 21.5%인 107억 6000만원.이마저도 대부분 경제단체와 대기업에서 나왔고 순수한 국민모금은 12억원 정도다. 그러나 기념사업회는 환수결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으로 맞섰다.기념사업회 김승규 사무처장은 500억 국민모금에 대해 “애초 약속은 기념사업회가 존속하는 한 500억원을 모금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공사기간이 끝날 때까지 모금하겠다는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의 핵심은 이미 집행한 26억 4000만원과 운영지원비 8억원을 제외한 173억 6000만원 환수 결정의 정당성 여부다.1,2심에선 기념사업회가 승소했고 정부가 불복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결국 충분한 사회적 토론과 정책 검토 없이 국고보조사업을 시작하면서 논란과 갈등 장기화로 인해 220억원이 넘는 국민세금만 잠을 재우는 셈이 됐다. 행안부와 기념사업회의 입장은 여전히 팽팽하다.행안부 관계자는 “국고보조사업은 제때 집행을 못하면 회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반면 김 처장은 “지난 정권이 내심 기념관 건립을 반대하니까 국민모금 부진을 핑계로 사업추진을 가로막았던 것”이라면서 “승소가 확정되면 계획대로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마이너스 경제시대] 내년 취업자수 올해의 30%선…또 ‘이태백’ 시대

    [마이너스 경제시대] 내년 취업자수 올해의 30%선…또 ‘이태백’ 시대

    내년 실업 고통이 6년 만에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에 정년퇴직) 등 외환위기 때 등장했던 자조섞인 신조어들이 다시 피부 속으로 들어올 것이 확실시된다.저성장과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아서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8만명 늘었다.올해는 반토막이다.14만명 증가로 추산됐다.내년에는 아예 3분의1 토막 나 4만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그마저도 마이너스다.취업자 수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만명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하반기에 11만명 늘어나 연간으로는 4만명 증가가 예상되지만 상반기에는 실업률이 3.6%로 치솟는 것이다. 연간 4만명 증가도 우리 경제가 2% 성장한다는 전제 아래서다.통상 성장률이 1%포인트 줄어들면 취업자 수는 5만명가량 줄어든다.성장률이 올해 3.7%에서 내년 2.0%로 줄어들면서 취업자 수가 10만명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한은의 내년 2% 성장 전망은 세계 경제가 1.9% 성장하고 원유도입 단가가 배럴당 55달러로 떨어지고 원유를 뺀 원자재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18%)를 기록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전제조건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이라도 삐끗해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더 떨어지면 연간 고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신규취업 예상 인원이 4만명인 만큼 성장률이 전망치에서 1%포인트만 떨어져도 마이너스 1만명이 되는 것이다.고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3만명)이 마지막이다.그해 성장률은 3.1%였다.내년 성장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을 했어도 고용이 마이너스였다는 얘기다.6년 만에 ‘취업전쟁’의 총성이 다시 울린 것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장률이 연간 2%대로 추락하면 연간 취업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실업문제 해결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대학 등록금 후불제 도입,교육예산 확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저는 음식점에서 일하는 중국 아줌마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탤런트 최진실 씨의 자살 보도를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톱스타여서가 아니라 그가 남기고 간 일곱 살 아들애와 다섯 살 딸아이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라는 애간장을 녹이는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의 오열하는 목소리가 다시 제 귓전에 울렸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이 못난 엄마를 일곱 살 아들애가 얼마나 애타게 불렀을까요. 저는 터지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뛰쳐 들어가 엉엉 울었습니다. 저도 남편과 살면서 이런저런 마음고생을 하다가 우울증에 걸려 죽고 싶은 마음에 술을 마시고 수면제 80알을 먹었습니다. 배가 고팠던 아들애가 저녁밥 달라고 자는 엄마를 깨워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아빠한테 전화를 했고, 그렇게 저는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었습니다. 위를 여러 번 세척해내고 링거를 꽂았지만 약물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시도로 목 동맥에 약을 강제적으로 주입하려는 순간, 약이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했다고 합니다. 아들애는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엄마를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요. 이튿날 새벽에 저는 의식을 찾았습니다. 간신히 눈을 떠보니 아들애는 울다 지쳐 남편 팔을 베고 잠이 들었고, 남편은 제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1년 동안 한약을 먹으며 건강을 회복한 후 한국에 돈을 벌러 왔습니다. 아들이 따뜻한 엄마 품을 잃지 않게 되어 천만다행입니다. 이 못난 절 병원으로 급송해간 남편에게 고맙고, 똑똑한 아들 천만 년 사랑해주고 싶고, 그날 절 구해준 의사도 고맙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피곤하고 속상한 일이 있다 해도 두 번 다시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쨍하고 해뜰 날이 올 테니까요.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합니까.
  • 빈곤의 악순환 조장하는 경마

    빈곤의 악순환 조장하는 경마

    서울 영등포에서 만난 노숙자(거리·시설노숙자,일부 일용직 노동자 및 기초수급자)들은 경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노숙자들은 일반 도박중독자와 달리 막노동 등을 하다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으로 경마에 뛰어든다.경마에 발을 들여 놓으면 저축을 못하게 되고 빈곤의 악순환은 계속된다.노숙자 보호시설에서는 일용직 노동자나 시설 노숙자에게 20만원 정도를 저축하도록 유도하지만 매월 20만원씩 꼬박 10년을 저축해도 2400만원에 불과하다.노숙자들은 10년을 엄격한 규칙에 얽매여 시설에서 생활하느니 차라리 ‘한 방’을 노린다.경마장에서 만난 장진수(35·가명)씨는 “어차피 하루살이 인생인데 경마에서 대박이 터지면 한번에 24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경마에 빠진 노숙자들은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위장결혼은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올해 2월 6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베트남에서 위장결혼을 했던 이모(53)씨는 “브로커가 ‘당신도 위장결혼이 불법인 것을 알지 않느냐.’며 100만원 남짓만 주겠다고 했는데,이마저도 브로커가 단속반에 걸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5만원 정도를 받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줬다가 붙잡히는 경우도 많다.영등포역 주변 노숙자들은 작년 한 해만 범죄자가 된 동료들이 400여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영등포지점의 지난해 매출은 2901억 9575만원으로 전국 33개 지점 중 단연 1위였다.올해도 10월까지 매출액이 2862억 8142만원으로 전국 1위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 이경주 장형우 허백윤 이영준기자 kdlrudwn@seoul.co.kr 박철수 햇살보금자리 노숙자 상담보호센터 팀장외 노숙자 15명
  •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 ③ ‘한방’ 도박의 늪

    [노숙자와 함께 쓴 2008 노숙자 리포트] ③ ‘한방’ 도박의 늪

    “일해 봤자 희망이 안 보이는데,차라리 ‘한 방’을 노려야죠.”지난달 28일부터 2주간 금~일요일에 취재진과 함께 한국마사회 영등포지점을 찾은 노숙자 이기수(45·가명)씨와 이신형(60·가명)씨는 경마를 ‘마약’이라고 불렀다. 스크린 경마장은 언제나 발 디딜 틈이 없었고,흡연실은 뿌연 담배연기에 눈이 아팠다.언뜻 봐도 절반 이상이 노숙자였다.그들은 수중에 있는 돈을 모조리 잃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경마는 노숙자들의 돈과 희망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이기수씨는 “금요일에는 거리·시설노숙자가 많이 찾고,일요일에는 평일에 돈을 버는 노숙화된 일용직 노동자가 많다.”면서 “하지만 경마에 돈을 잃고 주말이 지나면 거리로 나서거나 시설 신세를 지는 것은 둘 다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금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규모가 작은 부산경마가,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규모가 큰 과천경마가 열렸다. 지난 5일 만난 황모(39)씨는 ‘경마팬을 위한 사은품’이라고 쓰여 있는 박스와 수건을 깔고 앉아 마권에 표시된 경주마를 선택하고 있었다.10년째 노숙을 하는 그는 공사장에서 번 돈을 매번 경마장에서 날린다.황씨는 “어차피 잃는다는 것을 알지만 경마를 끊을 수 없다.”면서 “당뇨병으로 엉덩이가 곪아 걷기도 힘들지만 여기는 꼭 온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최영만(가명)씨의 소개로 만난 박모(51)씨는 일명 ‘교회 구제금’을 모아 경마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었다.박씨는 “며칠 전 수원 지역 교회를 돌며 구제금 5000원을 챙겨 왔다.”면서 “적중률보다는 배당률이 높은 곳에 베팅한다.”고 말했다.신문지를 깔고 앉은 김모(45)씨는 경마 때문에 노숙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15일간 공사장에서 일했다.50만원을 모았지만 결국 경마장에서 모두 잃었다.김씨는 “내가 일하는 이유는 경마 때문”이라면서 “경마장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신형씨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은 고시원 등 잠자리가 있지만 경마로 돈을 잃고 다음날 방값 낼 돈이 없어 노숙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기초수급자 유모(46)씨도 수급받은 38만원 가운데 방값 20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경마에 쏟아부었다.그는 “경마를 하든 안 하든 포기한 인생,변할 게 없다.”면서 “경마장에는 현실에는 없는 1%의 희망이라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유씨의 말과 달리 경마는 1%의 희망도 주지 못했다.지난 7일 만난 홍모(45)씨는 2006년 교통사고를 당하고 앞니가 모두 부러져 보상금 1500만원을 받았지만 그날 오후에 경마로 모조리 잃었다고 했다.로또복권 2등에 당첨됐다가 경마로 탕진하고 3개월 만에 다시 영등포 쉼터에 나타난 노숙자도 회자되고 있었다.7일 오후에 이신형씨의 소개로 만난 김모(50)씨는 쓰레기통을 뒤져 버린 마권을 재확인하는 일명 ‘똥통’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쉴 새가 없었다.그가 찾는 것은 사람들이 버리는 50원짜리 환급표다.1000원이 되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3층에서 7층까지 모든 쓰레기통을 뒤진 김씨는 7층에서야 “3000원짜리 표 하나 건졌다.”고 외쳤다. 이른 아침에 미리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자리를 맡아주는 아르바이트도 있었다.스크린 바로 앞자리를 맡아주면 50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경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아르바이트일 뿐이었다.오후가 되면 ‘전문 뒤풀이꾼’들이 모여들었다.돈을 딴 노숙자에게 술을 얻어먹기 위해 오는 이들이다.강소주 몇 병을 거리에서 먹고 나면 자연스레 PC방으로 향한다.김모(44)씨는 당분간 쉼터에는 가지 않겠다며 다른 노숙자들과 밤거리로 사라졌다. 특별취재팀
  • [피겨 따라잡기] (중) 스핀

    [피겨 따라잡기] (중) 스핀

    스핀은 빙판 위의 한 점을 축으로 해서 몸을 회전시키는 동작이다.점프와 함께 피겨 기술 점수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스핀은 몸의 자세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선 자세에서 도는 ‘업라이트 스핀’과 앉아서 도는 ‘싯 스핀’,그리고 한쪽 다리를 들어 빙판과 수평을 맞춘 뒤 도는 ‘카멜 스핀’과 몸을 뒤로 젖힌 채 회전하는 ‘레이백 스핀’ 등이다.선수들은 이들을 응용하거나 변형시켜 다양한 연기를 빙판에 쏟아낸다.점프가 난이도에 따른 기본점수에서 가감이 되는 반면 스핀은 해당 기술에 대한 ‘레벨’을 부여받은 뒤 대부분 가산점만을 부여받게 된다. 김연아가 점프에서 더 많은 가산점을 따냈다면,아사다 마오(일본)는 스핀에서 한동안 우위를 보였다.시즌 첫 대회,첫 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가 3개 스핀에서 가산점 8.0점을 받은 반면 아사다는 11.10점을 받았다.롱 에지(Wrong Edge)와 다운 그레이드(회전수 부족) 등으로 쇼트프로그램 점프에서 무려 4.0점이나 점수가 깎였던 아사다를 그나마 이튿날 종합 2위로 끌어올린 건 스핀과 스텝 덕이었다. 지난해에 견줘 유연성과 탄력 면에서 기량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는 하나 이마저도 김연아의 추월이 두드러진다.특히,4년 동안 김연아가 독창적으로 갈고 닦은 ‘유나(YU-NA) 카멜 스핀’을 아사다가 어느새 흉내내고 있는 형편.더욱이 아사다는 스핀의 종류와 스피드,다른 기술과의 연결 동작 등에서 김연아보다 모자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초등생도 코웃음칠 오류 수두룩

    초등생도 코웃음칠 오류 수두룩

     서울대에서 만드는 영어능력시험 텝스(TEPS)에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도 알 만한 오류가 가득하지만, 텝스 관리위원회 측은 무성의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 경북대 영어 강사이자 현재 도서출판 벌거벗은 임금님 대표인 이상묵(47) 씨는 서울대 텝스 공식 기출문제집과 텝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공식 문제들의 오류가 텝스 시행 초기부터 10년 넘게 계속되자 ‘서울대학교 공식 기출문제 텝스(TEPS) 오류 비판 I’ 을 펴냈다.  대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이씨는 9일 인터넷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텝스 시행기관인 텝스 관리위원회는 영문 이름을 The TEPS Committee가 아닌 The TEPS Council로 잘못 표기하기 시작하면서 일관되게 오류를 반복하는 것을 보고 책을 펴내게 됐다.”라고 밝혔다.  ●”Nice meeting you.”에 “You, too.”라고 답해야 한다고?  이씨는 텝스의 수많은 오류 가운데 대표적인 예로 2008년 3월 발행된 ‘서울대 출판부 텝스 기출문제집 IV’ 청해에 나온 문제를 들었다.    ”3. It was good to see you.   And you, too.   번역: 당신을 만나서 즐거웠어요. 저도요.”  넥서스에서 출간한 텝스 기출문제집 2권 테스트 1, 청해 27번과 2005년 3월 월간 텝스 문법 44번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나타난다.  ”27.Mr. Jones, nice meeting you.  You, too. I’ve heard a lot about you.  Likewise. You’re just as I expected.  I hope that’s a compliment.”    그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 문제들”이라며 “만날 때 nice meeting이라 하지 않고 nice to meet you라고 해야 한다. ‘저도 반가워요.’라는 ‘me, too’를 ‘you, too’로 써 놓다니 짧은 대화 하나에 황당한 오류가 두 개나 포함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2005년 9월 월간 텝스 어휘 문제 49번에서는 England와 English를 혼동하는 오류도 발견됐다.  원문: Ironically, Richard the Lionhearted, a monarch of England, was raised in France and spoke more French than England.  번역: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의 군주인 사자왕 리처드는 프랑스에서 자라나서 영어보다 프랑스어로 더 많이 말했다.”  이씨는 “서울대가 전 국민을 상대로 만든 영어시험에서 영어를 영국으로 써놓은 해괴한 문장이 2006년 4월 21일 발행된 서울대 텝스 공식문제 1000 어휘 파트 49번 문제에서 또 반복된다.”라고 밝혔다.  기출텝스 1200 테스트 2 어휘문제에서도 황당한 오류는 또 있다.    7. What do you do for a(n) earning?  I’m a teacher.  ①earning(정답)  ②work  ③living  ④employment”    텝스 문제집에서는 3번인 a living이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어 표현인데도 ‘말도 안 되는 표현’인 earning을 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씨는 저서 ‘텝스 오류 비판’을 통해 지적했다.    ●”50만명 응시하는데 오류에 사과하지 않으니…”  한편 서울대 텝스 관리위원회 측은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 실린 술집 소개 기사를 독해 지문으로 사용했다는 이씨의 지적에 대해 “연습문제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저자 및 저작권이 서울대 언어교육원으로 되어 있는데 연습 문제였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토종 영어시험’의 국가대표격인 텝스를 만든 서울대가 위상에 걸맞게 시험의 오류를 고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는 태도”라고 질타했다.  또 중국, 인도네시아 등 외국에서도 텝스를 응시한다는데 시험에 오류가 있다면 한국인이 발견하고 고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텝스 관리위원회는 텝스 홈페이지(http://www.teps.or.kr)에서 제공되는 샘플용 공인성적표에 ‘grastp’(grasp), ‘respocses’(responses), ‘uncerstanding’(understanding) 등 10여 개의 오타가 있는 것을 10개월간 내버려뒀다가 지난 7일 이씨의 지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뒤늦게 수정하기도 했다.  이상묵 씨는 “학부모로부터 중학생인 아들에게 텝스 대비 과외를 시키면 어떻겠느냐는 상담 전화가 온다. 수천 개가 넘는 텝스의 오류를 지적한 책을 쓴 입장에서 뭐라 할 말이 없었다.”고 어이없어했다.  그는 이어 “3만 6000원의 응시료를 연간 50만 명에 이르는 사람이 내고 보는 시험이라면 홈페이지 샘플용 공인성적표에 있던 오타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는가. 서울대가 수익을 위해서 텝스를 만든 것인지 국민의 영어 교육을 위한다는 사명감은 과연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텝스 사상 첫 만점자는 예일여고 2학년 전하영양  “마약 한 외국인 강사 150일간 잠복 끝에 붙잡아”  한국에서 영어강사 일은 ‘애보기’?  태국에서 고생고생 귀국 “한국인임이 창피”  美 F-18 전투기 추락, 한인 일가족 3명 참변    
  • 은행 건전성 지표 ‘위험수위’

    은행 건전성 지표 ‘위험수위’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노란불’에서 ‘빨간불’로 바뀌었다.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이 지난 9월 말 8%대에서 12월 말 잠정 추산 결과 7%대로 떨어졌다.하나·우리 등 일부 시중은행은 기준치(7%) 아래인 6%대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국책은행을 제외한 13개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에 내년 1월 말까지 기본자본을 총 20조원 안팎 늘리라고 주문했다.은행들이 대출(위험자산)을 줄여 기본자본비율을 올릴 경우 시중 ‘돈맥경화’가 더 심화될 소지가 있어 ‘비율’이 아닌 ‘돈(자본확충 규모)’을 은행별로 할당했다.사활을 건 ‘겨울 전쟁(錢爭)’이 시작됐다. ●국민·SC제일 제외 6~7%대 급락 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감독당국이 12월 말 기준 기본자본비율을 잠정 추산해본 결과,국내은행 평균 7.63%로 나타났다.9월 말(8.28%)에 비해 0.65% 포인트나 떨어졌다.12월 결산이 끝나지 않아 변수가 많은 추산치이기는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하락 속도다.우량은행(1등급) 기준선인 7%에 간신히 걸쳤다. 특히 7개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과 SC제일은행 2곳만이 9%를 넘겼다.나머지 은행은 6~7%대로 추락했다.업계 2위인 신한은행마저도 8% 아래로 떨어졌다.하나·우리 은행 등은 6%대로 미끄러져 초비상 상태다.우리은행은 이달 중에 지주회사를 통해 9500억원 증자를 단행,기본자본비율을 8%대로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여전히 안정권에는 못 미친다. 상황이 악화되자 금융당국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각 은행들에 자본 확충을 긴급 지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물경기의 급격한 하강이 예상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기본자본비율이 9%는 넘어야 경기 충격과 기업 구조조정을 (은행들이) 감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율(9%)을 기준치로 제시하면 은행들이 분자(기본자본)는 안 늘리고 분모(대출)를 줄일 수가 있어 기본자본 확충 규모를 은행별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총 20조원 안팎 늘려라” 일각에서 거론되는 11조원설과 관련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다.”고 밝혀 20조원 안팎임을 시사했다.이 관계자는 “기본자본비율이 양호한 은행은 기본자본으로 제한하지 않고 총자본으로 기준을 줬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9%를 넘는 국민·제일은행은 후순위채 발행이나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자본을 늘리는 것이 허용된다. 나머지 은행들은 증자,배당 억제,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등 정공법을 통해 기본자본 자체를 늘려야 한다.그동안 많이 동원했던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이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기본자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하나·우리 등 이미 지주회사를 통해 증자를 결정한 은행들은 추가 증자도 어려운 실정이다.하이브리드채가 주목받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기준치는 어디까지나 권고안이기 때문에 미달해도 특별한 제재는 없다.”고 밝히지만 공적자금 수혈이라는 최후 비상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이렇게 되면 경영진 교체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수반된다. 금감원이 제시한 기본자본 확충시한은 내년 1월 말이다.은행들은 기본자본과 대출 확대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내지 않으면 내년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용어클릭] ●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 대출 등 위험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자기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뉜다.기본자본은 자본금,자본잉여금,하이브리드채권(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주지만 사실상 만기와 상환의무가 없는 신종 자본증권) 등이,보완자본은 후순위채(높은 이자를 주는 대신 변제순위가 뒷전으로 밀리는 채권) 등이 해당된다.자기자본 중에서도 빚에 가까운 보완자본보다는 사실상 제 돈인 기본자본이 많아야 더 우량한 것으로 간주된다.
  •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11년 전 IMF가 울고 간다는 최악의 불황기다.경기 불황기에 일터는 무자비한 정글이 된다.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20&30 직장인들은 모두 자기만의 ‘불황기 생존 비법’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아픈 직장 상사에게 전복죽을 공수해 아부를 하는 신입사원도 있고,선배의 실수를 틈타 고객을 모두 자기 차지로 만든 몰인정한 후배도 있었다.불황을 헤쳐가는 20&30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 건설사 홍보팀에서 대리로 일하는 윤모(33)씨는 최근 솔솔 흘러나오는 인원 감축설에 좌불안석이었다.워낙 건설업계 경기가 안좋다 보니 대형 건설사도 부도설이 나도는 판이다.핵심 부서가 아닌 홍보팀에 있다 보니 불안함은 더했다. ● 주변사람 총동원해 직장 상사 공략 그러다 두 달 전,윤씨는 인사부장 김모(44)씨가 옆 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그 다음날 윤씨는 인사부장과 출근 시간을 맞추려 근처를 서성거리다 결국 부장 차를 타고 같이 출근하게 됐다.그러길 3일째.부장이 “지하철 타고 다니기 힘드니 카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이거다 싶어 매일 아침 인사부장의 집 앞에 가서 차를 닦아 놓고 따뜻한 캔커피나 두유를 준비했다.인사부장은 그런 윤씨가 착실하다며 예쁘게 봐주기 시작했다.윤씨의 이런 행동은 사내에도 소문이 났고,회사 동료들은 입을 삐죽거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윤씨는 개의치 않는다.“저도 새벽부터 차닦는 거 힘들어요.그래도 잘리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죠.사회생활이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되는 윤모(30)씨는 벌써부터 들려오는 구조조정 얘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회사 특성상 80명쯤 되는 직원의 80% 이상이 경력직인데,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경험이 없는 신입부터 잘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윤씨가 선택한 생존 비법은 ‘주변 사람 동원해 상사에게 아부하기’.윤씨는 얼마 전부터 포항에서 감나무 과수원을 하는 부모님에게 감을 보내달라고 해 회사에 출근하면 감을 예쁘게 잘라 팀장 책상에 놓아두고 있다.또 11월26일 팀장의 생일에는 제빵사로 일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특제 케이크를 만들어 회사로 배달시키기도 했다. 물론 윤씨가 아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출퇴근길에 영어회화책을 보는 등 틈틈이 자기계발에도 노력하고 있다.“요즘 직장인에게 자기계발은 기본이죠.거기에다 자신만의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기업 사장 비서실에서 일하는 조모(31)씨는 요즘 바빠서 친구를 만날 틈도 없다.본의 아니게 평일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주말에는 대학 때도 안했던 영어 과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대기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최근 회사에 나도는 감원 괴담에 비서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지난주 있었던 사장 집들이에 조씨는 먼저 나서 음식 만드는 걸 돕겠다며 사장 집을 찾아갔고 장보랴,전 부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몇 주 전 주말에는 비서실장의 초등학생 딸이 영어발표회 준비로 바쁘다는 얘기를 듣고 실장 집에 가서 영어 과외교사 노릇도 했다.“집에서는 속도 모르고 다 큰 처녀가 왜 늦게 다니냐고 뭐라고 하고,친구들은 일에 미쳤냐며 절 멀리 하더라고요.그래도 골드 미스 자존심 유지하려면 이 정도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감수해야죠.” ●‘너 죽고 나 살자’ 동료 깎아내리기 식품업계 한 대기업의 4년차 대리 허모(32)씨는 ‘골목대장’ 스타일이다.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해 후배들과 점심 식사도 따로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나이트클럽도 같이 갈 정도로 친하다.허씨보다 9개월 먼저 입사한 대리 문모(33)씨는 허씨와 정반대다.일찍 결혼해 백일 된 딸이 있는 문씨는 ‘마이웨이’ 스타일이다.좀처럼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칼퇴근’이다.문씨는 인기가 많은 허씨를 항상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부장이 허씨에게 지방 공장 수량을 잘못 보고했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보고서의 최종 점검은 선배인 문씨가 하도록 돼있는데,부장이 하도 길길이 뛰어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돌아와서 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보고서에는 분명 제대로 된 수치가 있었다.낙담하는 허씨에게 문씨는 그날 술을 사주며 위로를 했다. 일주일 뒤,허씨는 후배 이모(29)씨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그날 부장이 그 보고서 누가 작성했냐고 물었을 때 문대리님이 ‘허대리’라고 말했어요.그런데 그 보고서,문대리님이 작성하신 거잖아요.”허씨는 “아무리 가정이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뒤집어 씌울 수가 있나요.”라며 허탈해했다. 굴지의 생명보험 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최근 5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해 불황기에 유례없는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씨의 실적은 바닥을 기었다.경쟁 보험사에 다니는 정씨의 두 학번 위 선배 강모(36)씨 때문이었다. 정씨와 강씨는 같은 학교,같은 과,같은 동아리 활동에 학군단(ROTC) 활동까지 같이 해 온 사이다.당연히 비슷한 인맥 풀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씨가 선배나 친구들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할라 치면 “강 선배가 먼저 부탁해서 벌써 들었어.선배니까 어쩔 수 없더라.다음엔 너한테 보험 들어줄게.”라는 얘기가 돌아오기 일쑤였다.정씨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선배인 강씨에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올해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강씨의 변액보험에 들었던 후배들의 원성이 자자해졌던 것.강씨의 보험은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수익률이 높아 인기를 끌었지만,불황기에 -40%의 수익률을 기록해 거의 업계 최악이었다.강씨에게 변액보험을 들었다가 반토막이 난 후배가 어느 날 “정 선배 회사로 옮기겠다.”고 찾아왔다.정씨는 쾌재를 불렀다.다음날부터는 강씨의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그쪽에서 난 반토막,여기서 메워주겠다.”며 강씨의 고객을 모두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감원에 대처하는 미스 vs 미세스 대응법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감원 1순위는 여성이다.직장 여성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존 비법을 강구하게 되는데,재미있는 것은 감원에 대처하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방법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미혼으로 한 외항사 지상직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조모(29)씨는 한층 매서워지는 경기 불황이 두렵지만은 않다.불안의 시대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조씨는 이미 터득했다.그 비법은 바로 ‘미모 가꾸기.’조씨가 일하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 항공사와는 달리 정규직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이곳에 근무하는 30여명의 동료 승무원들은 모두 경력직으로 국내 항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여기에 발맞춰 김씨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신을 가꿔 왔다.지난여름 휴가에는 쌍꺼풀 수술을 했다.1주일이나 되는 여름 휴가에 해외 여행이라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유혹을 뿌리치고 더 예뻐지는 길을 택했다. 결국 조씨는 지난가을 외모,실력,경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국내 항공사에 당당히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많은 이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 지난 4월 아이를 임신한 김모(33)씨.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요즘 임신을 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주위 결혼한 동료들도 김씨를 부러워하며 지금이라도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임신한 여성은 자리 보존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통념을 뒤엎은 김씨의 역발상은 ‘육아휴직 기간 중 해고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하고 있다.“일하면서 임신하는 게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는데,오히려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싶어요.출산휴가도 가고,월급도 받고,거기다 구조조정당할 염려도 없고요.”내년 1월 말 출산 예정인 김씨는 8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주변 남자 사원들은 구조조정 걱정 덜었다며 김씨를 부러워하고,간부들은 김씨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김씨는 당당하다. ● ‘고전적 자기계발법´으로 위기돌파 외국어,자격증 등 ‘고전적 자기계발’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불황 타개책 중 하나다.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하모(36)씨는 요즘 잠이 모자라 죽을 지경이다.사장이 지난 8월 뽑은 대졸 신입사원을 두고 “토익점수는 높은데 회화가 안 되더라.”며 핀잔을 주는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하씨는 얼마 전부터 집에서 한 권으로 얇게 정리된 ‘파워포인트·엑셀 정복하기’ 책을 끼고 살게 됐다.과장이라는 직책상 엑셀 파일을 볼 줄만 알았지 만들어본 적은 없어 거의 ‘엑셀맹(盲)’ 수준이다.영어회화 학원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집에서만 공부하는데,책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사장에게 어필해 다행이라는 것이 하씨의 설명이다. 보험사 영업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모(39)씨는 지난 7월부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실적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업계에서 경기 불황은 곧 실적 저하를 뜻하고,실적 저하는 곧 실직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서울 방화동에서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까지 생각이 미쳤다.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대지,임야 거래까지 해서 목돈을 곧잘 쥐는 아버지를 보며 “1년에 몇 건만 해도 지금 내 연봉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유씨는 곧바로 인터넷 강의에 등록해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유씨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회사는 모른다.공부하는 게 알려져서 시험 붙기도 전에 잘릴까봐 유씨는 회사에서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한다.“경기 불황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주경야독을 하게 됐어요.요즘은 만성 피로가 몸에 늘어붙었네요.”라며 유씨는 씁쓸해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haru@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학생부군신위’ 출연 오정해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학생부군신위’ 출연 오정해

    죽은 자의 한을 풀어낸다.산 자의 죄를 어루만진다.켜켜이 쌓였던 업보의 마디마디를 허공에 흩뿌린다.‘북망산천 멀다더니 눈감으니 황천일세,님의 가슴 부여잡고 울어 울어도,뿌리치며 속절없이 떠나가네 ,어쩌면 이렇게도 야속하게 가시나요,부질없는 세상사만 홀로 남겨두고,간다 간다 나를 두고 정든 님 떠나간다∼’ 꽃상여 타고 이승을 떠나는 시아버지를 향해 효성지극한 며느리가 목놓아 부르는 효부곡(孝婦哭)이다.누가,왜 그토록 처절하게 울어댈까? 연기자이자 소리꾼으로 잘 알려진 오정해(38)씨.그는 요즘 자신이 직접 작창(作唱)한 소리와 함께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마당놀이 무대에서 팬들과 만나고 있다.한창 배꼽을 잡고 웃다가도 가슴을 후벼파는 오씨의 효부곡이 나오면 다들 눈물바다를 이룬다. ●내년 뉴욕공연·음반 출시 그의 마당놀이는 연극,영화,판소리,뮤지컬 등에 이어 연기자 생활 15년만에 또 하나의 장르를 허물고 있어 눈길을 끈다.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연 중인 마당극 ‘학생부군신위-환장하겠네’(1월4일까지)에서 마음씨 착한 만삭의 효부로 등장한다.삶과 죽음의 경계,인연이 끊어짐에 대한 애달픔,그리고 북망산천으로 떠난 이의 죽음을 노래하는 역할을 가슴 ‘찡하게’ 소화해낸다. 오씨는 이번 마당놀이를 시작으로 내년 초에 있을 뉴욕 공연과 음반 출시 등 말 그대로 새로운 ‘예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래저래 궁금증이 생겨 지난 주 오씨를 만났다.장소는 공연장 인근 카페.인터뷰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다.그는 영화 ‘서편제’의 송화로 이미 스타가 된 지 오래이기에 팬들이 잘 모르는 부분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는 “감기약을 먹어서인지 좀 취하네요.”라고 인사말을 건넨다.“대사를 까먹으면 어떡하느냐.”고 하자 “공연 시작할 때쯤 깨지 않겠느냐.”며 웃었다.솔직털털한 성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고 조리가 있었다.“책을 많이 읽어 말을 잘 하느냐.”고 했더니 “책을 끼고 살 정도로 좋아하지만 달변이라는 얘길 안 들을 만큼만 읽고 있다.”고 했다.에구! 대화가 거듭될수록 원숙한 여인의 향기가 양파껍질처럼 벗겨진다고나 할까. 자연스럽게 삶의 주변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됐다.알고 보니 그는 바느질 솜씨가 수준급이다.재봉틀이 애지중지 목록 1호란다.틈만 나면 동대문시장에서 원단을 사다가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하루종일 재봉틀을 껴안고 있는 경우도 많다.그렇게 만든 옷을 입고 외출하면,동료들이 ‘옷이 참,이쁘다.´고 칭찬한다.그러면 얼른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줄 정도로 마음이 약하다. ●남편 식당서 자장면 배달도 그의 남편은 두 가지 사업을 한다.하나는 전공(시애틀대학 국제경영학)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안양에서 퓨전 중식당을 경영한다.오씨는 공연이 없는 날에는 식당에서 자장면 배달도 마다하지 않는다.오는 손님들에게 90도 각도로 머리를 숙여 맞이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럴 때마다 손님들은 ‘오정해 자장면’을 주문한다.오씨가 갖다주는 자장면이 더 맛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갑인 남편과는 친구처럼 지낸다.영화,독서 등 취미도 둘 다 비슷하다.12년 전 뮤지컬 ‘쇼 코미디’에 출연할 때 동료 배우 최정원씨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얼마나 천생연분이었기에 만난 지 4일만에 오씨는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승낙을 했다.그것도 점심시간 국수집에서 말이다.오씨는 거절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고 얼떨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이름 석자도 제대로 모를 때였다.이를 두고 오씨는 ‘기네스북감’이라며 웃는다. ●다도 접하면서 마음의 공간 커져 12살된 아들과는 반드시 존칭어로 대화를 나눈다.이때 두 가지 원칙을 꼭 지킨다.‘공부해라.’와 ‘왜,그걸 안 하느냐?’는 식의 말은 절대 안 한다.대신 ‘해야 되는 이유’를 조근조근 설명해준다.또 인사와 예절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남에게 자신을 가장 잘 알리는 첫번째 방법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그래서인지 동네에서 인사성이 밝은 아이로 귀여움을 받는다. 화제를 바꿨다.마당놀이에서 다루는 ‘죽음’으로 옮겼다. →나이보다 앞선 세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삶과 죽음이란 어떻게 다가오던가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아직은 30대이지만 주변에서 누가 죽었을 때마다 인생을 더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죽음이 가까이에 있으면 욕심이 없어집니다.욕심이라는 생각에서 부작용이 생겨나고 그것이 나를 짓누르겠지요.또 욕심에서 무엇을 쥐어본들 얼마나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가장 긍정적인 데서 내 안의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올해 연예인들 죽음이 많았습니다.왜 그럴까요. “스타라는 사람은 대개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습니다.때문에 그걸 잃으면 공허함에 빠지고 맙니다.어린 나이에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모든 것을 군대처럼 움직여야 하고,그러다보니 정서적인 불균형이 생기고 그걸 못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절교육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인터넷이 어느날 갑자기 나왔거든요.이에 대한 폐해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악플을 달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예절교육이 없었습니다.연예인들이 바로 그 첫번째 희생자가 된 것이지요.저 같은 경우는 10년 전 다도(茶道)를 접했습니다.차 한 잔을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갖고 향기와 꽃,다기의 아름다움을 감상했지요.마음의 그릇이 커지는 것을 느겼습니다.엄마는 엄마의 모습,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는 가장 기초는 엄마가 아니겠습니까.찻잔 앞에 앉아 있을 뿐인데,찻잔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 안의 모습을 자주 끄집어냅니다.요즘 젊은 연예인들도 공허함과 정서적 불균형을 메울 어떤 것을 생각하고,또 자신의 속을 보여줄 친구나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연기자와 소리꾼,어느쪽으로 더 애정을 쏟는지요. “둘 다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어릴 적에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어요.여섯살 때 고전무용을 배우다가 우연히 국악원에 들어갔고 김소희 선생님의 문하생이 됐지요.1992년 미스 춘향 진 선발 당시 임권택 감독에게 발탁되면서 영화로 데뷔했지요.” →그때 김소희 선생의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영화 서편제 이전에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이원승씨와 함께 연극 ‘하늘천따지’에 출연했지요.김소희 선생님 몰래 했습니다.한 달이 지나 말씀드렸더니 화를 내시면서 반대를 하셨지요.서편제 출연할 때에는 임 감독님이 선생님한테 찾아가 인사드리고 흔쾌히 허락까지 받았습니다.” ●10년 뒤엔 더 성숙해질 것 →내년에는 어떤 계획을 세웠습니까. “지난 10월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한국의 전통소리 공연이 있었지요.그때 저도 출연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귀국하면서 내년 2월쯤 뉴욕 브로드웨이극장에서 공연약속을 하고 왔습니다.한국의 판소리와 미국의 재즈를 접목시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릴 생각입니다.웬만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보다 인기 끌 자신도 있습니다.브로드웨이에 한국전용관이 생길 수 있도록 말입니다.또 내년에는 새로운 곡을 만들어 단독 음반을 꼭 낼 생각입니다.” 그는 현재 원광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논문만 곧 완성하면 이력 하나 더 붙게 된다. 논문 주제는 ‘심청가’라고 한다.올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중간에서 뒤를 돌아보았다면 내년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그런 한해가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인생이나 연기,소리 등에서) 깊이의 첫단계로 삼을 것입니다.혹 좌절하고 느려지더라도 10년 뒤에 보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1년 목포에서 출생했다.여섯살 때 고전무용을 시작하다가 우연히 국악을 배우기 시작했다.이후 인간문화재 김소희 선생의 직계제자가 됐다.‘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국악경연대회나 명창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 ‘서편제’(1993년)로 데뷔했다.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 돌파 등 최고의 흥행기록을 한 ‘서편제’로 일약 스타가 된다.이후 태백산맥(1994년),축제(19 96년),천년학(2007년) 등에 출연하면서 이 시대의 연기자이자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했다.최근에는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전통소리 공연을 가져 호평을 받았으며,지금은 마당극 ‘학생신위부군’에 출연하고 있다.중앙대 국악예술학 석사를 거쳐 현재 원광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남편과는 1997년 결혼했으며 슬하게 아들 하나 두었다.
  • 기준금리 추가인하 11일 결정… 얼마나 내릴까

    기준금리 추가인하 11일 결정… 얼마나 내릴까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행 4%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시장은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긴다.한은도 부인하지는 않는다.문제는 폭이다.돈이 돌지 않는 데도 계속 풀어야 하는 것인지,과잉 유동성 등 뒤탈은 없는 것인지 등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한은, 인하폭에 대해 “…” 0.5%포인트 인하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이도 적지 않다.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7일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에 0.5%포인트 정도는 내려야 하고 한은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면서 “0.25%포인트를 선택한다면 앞으로 계속 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을 앞두고 자칫 환율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한은이 0.5%포인트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하쪽에 무게를 뒀다.한은측은 “각국 중앙은행이 최근 잇따라 금리를 내려 안내리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도 인하 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통위가 지난 10월 말 0.75%포인트를 전격 인하한 전례를 들어 이 가능성을 거론하는 측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희박하다.이미 한번 쓴 충격 요법인데다 추가 인하에 대비해 실탄을 비축해 둬야 하기 때문이다.한은이나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기준금리 마지노선은 3%다.주된 관측대로 내년 상반기가 경기 저점이라면 그 때까지의 최대 인하 여력은 1%포인트인 셈이다.역대 최저점은 2004년 11월의 3.25%였다. ●돌지 않는 돈…그래도 풀어야 한은이 인하 폭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는 ‘약효’ 때문이다.최근 두달새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렸음에도 은행,기업,개인 등은 모두 ‘돈가뭄’을 호소한다.실제,지난 10월 외화차입금 순유출액(200억 5490만달러)은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동토(凍土)다.돈이 돌지 않고 그렇다고 경기 부양 효과도 없는데 금리를 계속 내릴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조복현 한밭대 경상학부 교수는 “지금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실물경제 때문이 아니라 금융시장 때문”이라면서 “(금리를 내려도)당장은 유동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시장이 거의 멈춰선 상태에서 이마저도 안하면 불안감이 극도로 증폭될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정범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를 크게 낮춰도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0.25%포인트를 내리되 돈이 돌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함께 내놓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채권시장안정펀드 조기 출범,한·미 통화스와프 확대,금융공기업 외화표시 채권발행,외화 유동성 비율 규제완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한은은 9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30억달러를 추가로 푼다. ●뒤탈… 일단 숨돌린 뒤 걱정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쪽은 뒤탈을 우려한다.돈이 돌지 않는데 지금처럼 계속 풀다가는 넘쳐나는 돈에 발목이 잡혀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경기 하강에 대응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실버세대도 구직 아우성

    경찰 공무원 출신으로 최근 택시기사일도 접은 오모(64)씨는 한숨만 늘었다.마땅한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지난 3달간 매일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뒤졌지만 허사였다.구인업체들을 직접 찾아가봐도 채용계획이 취소된 경우가 많았다.“10군데 전화하면 겨우 한군데에서 한 번 와보라는 대답이 나올까말까 합니다.”지난달에는 면접 본 회사 10곳에서 모두 거절당했다. 불황 속에 실버 세대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고령이라는 이유로 경비,주차관리 등을 전전하지만 이마저도 취업한파에 얼어붙었다.내 집 마련,자녀교육 때문에 마땅한 노후준비를 할 틈이 없었던 탓에 청년세대 못지 않게 올 겨울이 막막하다. ●50대 이상 구직자 10% 증가 서울 서부고용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50대 이상 구직자는 전체 구직자 5만 4000명 중 1만 98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지난 10월 문을 연 노인 취업알선 전문업체 ‘5080job’의 홈페이지에는 구직 등록자수가 1300명에 달한다.회사측은 “신생회사여서 입소문을 덜 탔는 데도 문의 전화가 하루 50~60통으로 다른 회사 못지 않다.”고 밝혔다. 이달 말 공기업 퇴직을 앞두고 있는 권모(57)씨는 엘리베이터 보수업체 계약직 제의를 놓친 게 못내 후회스럽다.퇴직금은 아파트 대출금 막는 데 들어가고 연금 90여만원으로는 자녀 둘의 대학등록금을 대기조차 벅차다.노동부 고용지원센터에 원서를 내고 실버취업 전문 사이트에도 구직신청을 올렸지만 6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권씨는 “몇개월 일하고 금방 잘릴까봐 거절한 게 바보같았다.막노동이라도 해야겠다.”고 했다. ●대졸학력 때문에 경비직 안써 경력이 좋은 이들은 불황이 더 원망스럽다.아르바이트 업체에서 고학력자 고령자를 꺼리기 때문이다.따라서 경력을 속이는 일도 흔하다.중소기업 재정담당 상무였던 박모(58)씨는 대졸학력 때문에 경비직 면접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그는 학력을 중졸로 기재한 뒤에야 취업이 됐다.영화진흥위원회에서 홍보전문이었던 이무상(66)씨도 영어,불어에 능통한 경력이 오히려 구직에 걸림돌이 됐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인구 중 61.4%는 경비,건물관리,청소,주방보조원 등 단순노무직종에 근무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실버세대 일자리는 단기 계약직이 대부분이라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구직 전선으로 내몰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수리 달래는 톰 “울지마. 아빠가 있잖니!”

    수리 달래는 톰 “울지마. 아빠가 있잖니!”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가 울고 있는 딸 수리를 안고 달래는 자상한 모습이 포착됐다. 4일(한국시간)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은 뉴욕 거리 외출에 나선 크루즈와 수리의 사진을 일제히 공개했다. 이날 수리는 심통이 났는지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에 크루즈는 딸을 품에 꼭 안고 어르고 달래며 자상한 아빠의 면모를 드러냈다. 크루즈는 울고 있는 수리를 웃게 만들기 위해 여러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행여 추울까 하얀 천으로 수리를 감싸고 끊임없이 귓가에 다정한 말을 건넸다. 또한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애정을 듬뿍 쏟았다. 이런 아빠의 사랑이 전해진 것일까. 수리는 곧 울음을 멈췄다. 이내 응석을 피우며 여느 때와 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은 “할리우드 톱스타도 딸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딸을 달래는 크루즈의 모습이 참 자상해 보인다. 수리는 우는 모습마저도 귀엽다”며 행복한 부녀의 모습에 관심을 나타냈다. <사진=저스트자레드>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경제 불황에도 열기를 잃지 않는 것이 있다.바로 ‘동안’ 열풍.동안을 위한 화장품과 성형기술이 계속 쏟아지는 등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과연 어려 보이는 얼굴은 타고난 유전자를 가진 사람만의 특권일까? 수술을 비롯한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우리 몸을 근본적으로 젊어지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인간극장(KBS2 오후 7시25분) 하루에 대여섯 번을 옮겨 다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스낵 카의 자리를 잡았지만 또다시 쫓겨난다.차량을 이용해 스낵 장사를 하는 부부의 일상은 하루하루 전쟁터나 다름없다.아파트 단지 안에서 장사를 하기 위해 아파트 사무실마다 돌며 허락을 받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부부에게 언제쯤 평화가 찾아올까. ●불만제로(MBC 오후 11시5분) LPG 차량대수 세계 1위.소비량 세계 1위 한국.그러나 LPG 소비자들의 불만도 세계 1위.차량용 LPG를 둘러싼 수상한 소문들,그 진실을 파헤친다.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장어.수도권 대형 장어구이 전문 식당에서 중국산 장어가 국산으로 둔갑되어 유통되는 현장을 고발한다.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20분) 경찰서에서 은재는 애리에게 자신의 부모님이 애리 부모님의 보상금을 가로챘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라며 강하게 부정한다.그러자 애리는 “양심이 돈 앞에 얼마나 무력한 줄 아느냐.”며 “보상금으로 은재는 4년제 대학을 가고,자신은 전문대학교를 중퇴했다.”고 말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리빙스턴의 가리푸나인들은 아프리카와 마야,유럽,남미 등 여러 요소가 섞인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지켜왔다.2001년 유네스코는 가리푸나인의 언어와 춤,음악 등을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했다.과테말라의 작은 아프리카 리빙스턴에서 꽃핀 가리푸나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멕시코 과달라하라 도서전에 한국의 황석영,공선옥,이시영 작가가 참여해 한국문학을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나라에 소개했다.스페인어로 번역 출판된 한국문학은 현재 55종 70여권 정도 된다.지속적으로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터를 마련해 중남미에 전무했던 한국문학을 알릴 수 있게 됐다.
  • 김연아 티켓전쟁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오는 10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개막하는 08~0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티켓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물론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상대로 대회 3연패를 벼르는 김연아(군포 수리고·이상 18)를 보기 위해서다.지난달 21일 인터넷을 통한 1차 예매표는 불과 40분 만에 동이 났다.당시 해당 사이트는 예매 시작 1시간 전부터 먹통이 되는 등 그야말로 ‘김연아표 구하기’에 나선 팬들의 키보드 두들기기로 대홍역을 치렀다.4일 같은 시간부터 발매되는 2차 예매분 역시 이들의 아우성 속에 끝날 전망.대회가 열리는 어울림누리 빙상장의 가용 좌석수는 모두 3650석.대한빙상경기연맹은 당초 2525석에서 1200석을 증설했다.좌석수는 전광판 때문에 링크를 내려다 볼 수 없는 자리 등을 뺀 숫자다.좌석은 대폭 늘어났지만 여전히 티켓난을 겪고 있는 건 유료 티켓에 견줘 초청분이 더 많기 때문.1차 예매분은 11~14일 각각 1518석씩.초청 티켓은 이보다 많은 하루 평균 1632장이었다.ISU와 고양시,경기도,각급 연맹 관계자와 스폰서 등을 위한 표다.1차 예매가 끝난 뒤 각종 인터넷 장터에는 가장 가격이 낮은 2만원짜리 티켓이 무려 35만원을 호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물건’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하루 501장씩 남겨놓고 있는 2차분 예매를 하루 앞둔 팬들은 “가뜩이나 좌석이 모자란 판에 초청 티켓 비율이 워낙 많아 표 구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격”이라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청와대는 물론 모 재벌 총수까지도 티켓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는 후문.이 와중에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오는 25일 목동빙상장에서 김연아가 출연하는 아이스쇼 예매를 8일 오후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본격적인 겨울 추위를 앞두고 있지만 12월은 ‘김연아표 구하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미스·조흥은행」정혜영(鄭惠榮)양-5분데이트(172)

    「미스·조흥은행」정혜영(鄭惠榮)양-5분데이트(172)

    몹시도 수줍음을 타는 정혜영양(22). 포근하고도 청초한 느낌을 담뿍 안겨주는 이번 주 표지 아가씨다. 상명여고를 졸업하고 69년 말에 조흥은행에 입행. 지금은 종로지점 별단계에서 보증수표 떼는 일을 보고 있다. 3남매지만 언니가 출가했고 오빠가 군복무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양과 홀어머니 김효수여사만의 살림이라는 귀띔. 우석대학교 설립자인 고 김종익씨의 외손녀딸이라는 것을 후에 알게 됐다. -퇴근 후에는 주로 무얼 하나요? 『어머니가 서예하고 묵화를 즐기셔서 저도 따라하게 됐어요. 차분하게 몰두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돼요』 -여자 은행원들이 주로 갖고 있는 취미는? 『대개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인데「피아노」나 꽃꽂이,「아프강」등을 많이 취미로 갖고들 있어요. 또 은행측에서 매주 한번식 꽃꽂이와 「아프강」강습을 베풀어 주기도 하고요』 -휴일은 어떻게 지냅니까? 『산에 잘 가요. 지난 12월초 찾아갔던 치악산의 눈풍경이 참 볼만했어요』 -밥 잘 지읍니까? 『밥은 웬만큼 짓는데 반찬에는 자신없어요』 어릴 적 여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정양은 연애와 결혼이 따로 떼어지지 말고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얌전한 결혼관을 가졌다. 『단지 조건이 있어요. 어머니가 반대하시지 않는 사람이라야 한다는-』 <媛(원)> [선데이서울 72년 2월 20일호 제5권 8호 통권 제 176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건반위의 순례자’ 백건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건반위의 순례자’ 백건우

    피아노 건반은 겨우 88개뿐이다.하지만 건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영원무궁하다.무엇이 그토록 무한한 음악을 만들어낼까.열개의 손가락으로 그저 피아노 건반을 휘갈겨 놓았을 뿐인데 혼을 빼놓는 감동의 시(詩)를 끊임없이 토해낸다.그러면서 구도자의 길을 떠난다.가는 발길은 눈을 감아버려도 사뿐사뿐 새털처럼 가볍다.손놀림은 흐르는 맑은 물 위에 낙엽 하나 올려놓은 듯 세상을 부드럽게 연주한다. ●매년 이맘때 귀국해 고국팬 위해 연주회 ‘건반 위의 순례자’ 피아니스트 백건우(62)씨.파리에 거주하는 그는 지난 해 일시 귀국해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회를 가져 우리에게 ‘베토벤 바이러스’의 세계로 이끌었다.이 무렵,명언 하나. “이제야 피아노를 조금 알 것 같다.”는 득도의 길에 들어선 소감을 피력했다.그는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을 볼 때 어쩌면 베토벤과 만나는 것이 숙명적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비록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둘 다 9살무렵 피아노 첫 리사이틀을 가졌고 베토벤(1770∼1872)이 사망한 나이(57)에 백씨는 베토벤의 세계에 불랙홀처럼 빨려들어갔다.“베토벤의 대변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이순(耳順)이 지난 나이에 베토벤의 못다한 음악을 대신하듯이 말이다. 그는 매년 이맘때면 고국의 팬들에게 음악적 감동을 안겨주기 위해 잠시 귀국한다.올해에는 ‘현대음악의 성자’라 불리는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가지 시선’ 전곡연주(11월30일·예술의 전당)로 팬들과 만났다.1996년 명동성당에서 처음 선을 보였지만 메시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연주여서 또다른 감동 드라마를 연출했다.이 곡은 연주시간만 두 시간이 넘는 고난도 대곡이다.신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세계를 표현해낸다.파워넘치는 젊은 피아니스트도 소화하기 힘든 레퍼토리를 나이 60이 넘은 그가 꾸준히 도전하는 까닭은 뭘까.  예술의 전당 공연 직전, 지난 주 저녁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 카페에서 백건우·윤정희씨 부부를 만났다.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이 아주 다정해 보였다.인터뷰는 백건우씨 위주로 했다.때마침 대원음악상 수상소식을 접한 터여서 축하인사부터 건넸다. →출국은 언제 하시는지요. “오는 6일 중국 선전에서 연주회가 있어요.그걸 끝내고 귀국했다가 바로 떠나려 했는데 대원음악상 시상식이 11일에 있어서 조금 늦춰졌습니다.” (수상에 대해)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구도자적 몰입과 백씨의 열정적 삶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하자 그는 아무 대답도 없이 가벼운 웃음만 지었다.활달한 성격의 윤씨와는 달리 백씨의 말투는 약간 어눌(?)한 듯 천천하면서도 조용했다. ●메시앙의 곡과는 40년전 쯤에 첫 인연 →메시앙의 곡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언제인가요. “아마 40년 전쯤 될 겁니다.줄리아드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메시앙의 음악회에 갔었지요.이때 메시앙의 부인 이본 마리오가 연주를 했는데 완벽한 구조와 다양한 테크닉,그리고 성경에 담겨진 진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그후 1980년대 중반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고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몇차례 전곡연주를 했습니다.” →이 곡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독특한 불협화음에 희랍과 힌두언어의 리듬,그레고리안 찬트,모차르트,드뷔시 등 모든 음악적 언어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습니다.성모마리아의 자장가같이 울리면서 천지창조하듯 세상이 뒤집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 곡을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메시앙 자신이 써놓은 작가노트와 성서연구가 동반돼야 합니다.이 곡의 해석 포인트는 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했느냐에 있지요.저 같은 경우에는 성경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학자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메시앙은 어떤 인물인가요. “자연인으로 성스럽고 겸손했습니다.늘 봉사하는 자세로 살았지요.작은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세계 최고의 음악인이었지만 아주 따뜻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걸로 압니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성당이 있어요.외국 연주가 없을 땐 아내와 함께 항상 갑니다.또 외국에 갔을 때에도 웬만하면 시간을 내서 성당에 가지요.어느 겨울 폴란드에 갔을 때 성당 안이 꽉차 밖에서 미사를 본 적도 있고 아프리카 튀니지에 갔을 때에도 성당을 찾기도 했습니다.”   화제를 베토벤쪽으로 돌렸다.그러자 베토벤 음악이 가깝게 느껴진 것은 10년 전쯤이라고 했다. 베토벤은 음악의 풍족함을 지닌 작곡가이면서 시대를 초월한, 세상 모든 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음악은 꿈과 용기 주는 것 →베토벤 음악을 잘 감상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베토벤에게는 여러 음악이 있습니다.합주곡,교향곡,소나타 등 폭이 넓지요.여러가지 음악을 듣고 자신과 통하는 음악을 찾으면 됩니다.그 곡을 찾는 길에 재미를 느끼면 한층 베토벤과 가까이 할 수 있어요.”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인간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고 용기와 꿈,희망,무한한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음악 세계가 점점 풍부해지면 풍부해질수록 더 궁금해지는 것도 많습니다.거기에 대한 열정도 더욱 커지는 것이지요.저도 그 무한함에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건반위의 시인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음악도 소리로써 시를 씁니다.소리란 신비스럽고,같은 곡,같은 무대에 서도 매번 분위기가 다릅니다.많은 작가들이 음악감상을 하면서 콤플렉스를 느낄 정도라고 할까요.음악의 소리는 한정없이 상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추상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데뷔무대를 언제로 기억합니까. “1967년 카네기홀에서 연주도 했고,1969년 부조니 콩쿠르 우승한 것도 있지만 나름대로 음악세계를 알고 연주한 것이 1972년 26살때였습니다.뉴욕에서 라벨 전곡을 연주했지요.그러더니 뉴욕타임스에서 ‘그동안 감동의 순간을 꿈꾸지 못한 최초의 무대’라면서 대서특필하더군요.저는 이때를 음악적으로 데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라벨을 필두로 드뷔시,폴랑,무소로그스키,프로코피예프,리스트,바르토크,모차르트,슈베르트,스크리아빈,메시앙,베토벤 등의 피아노 음악을 집중 연구해오고 있다. ●필요성 못느껴 아직도 자가용 없어 →왜 피아노를 좋아합니까. “피아노는 종합적인 악기입니다.어떤 음악을 하든,작곡을 하든,연주를 하든 피아노가 필요합니다.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악기이지요.또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합니다.” →피아노를 잘 연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요즘 젊은이들도 피아노를 잘 칩니다.그런데 피아노를 마스터했다는 사람이 있어요.음악 자체가 미완성인데 어불성설이지요.우리가 피아노를 통해 표현하려는 것은 기교가 아닙니다.메시앙의 경우 어떻게 성스럽게 표현할까 많은 고민을 했거든요.” →가장 성공한 스타커플이라고 합니다.평소 부부싸움을 합니까. “당연히 싸우지요.하지만 1초 뒤면 화해를 합니다.(윤씨가 백씨를 쳐다보며)서로를 이해하고 취미도 같고 사치하는 것 좋아 안하고,그런 것 등등이 비슷해요.” 백씨 부부는 아직도 자가용이 없다.가정부도 물론이다.지금까지 살면서 그럴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슬하에 바이올리니스트인 딸(31)이 있는데 해외 연주가 많아 자주 못 본다고 했다.내년 5월쯤 또다시 잠시 귀국할 예정이라면서 헤어졌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5+2 광역경제권 재조정 요구

     광주,전남·북 등 호남권 3개 지자체가 ‘5+2 광역경제권’ 개발 계획의 재조정을 요구하며 한달 넘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유보하고 나서 정부의 정책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시를 방문한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만나 “‘5+2 광역경제권’은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5+3’이든,‘6+2’든 호남권을 2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하는 방식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남권 3개 광역단체장은 앞서 지난 5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조만간 정부에 새로운 지역 선도사업 육성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3개 단체장은 “영남권이 2개 권역으로 나뉘는 것과 달리 호남권은 단일권역으로 지정돼 호남권과 수도권,영남권간의 산업격차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3개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선도산업의 경우 호남권에는 ‘광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2개 산업이 선정된 반면,대경권과 동남권 등 2개 권역으로 나누어진 영남권에는 4개가 포함돼 있다.더욱이 이들 2개 사업은 기존에 추진 중인 것들인 데다 예산규모가 400억원대에 불과하다.그러나 영남권은 수천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들로 배정돼 있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가 추진하는 선도프로젝트의 경우 호남권에는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발은 단 한건도 포함되지 않았다.호남고속철,광주 외곽순환도로 등 대부분 기존에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다.  전북도의회 김호서 의원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3~2008년 정부가 지원한 산업기반자금 가운데 수도권에 7926억원,영남권에 2600억원이 지원됐다.호남권은 228억원이 배정됐고,이 중 전북은 105억원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최근 6년간 호남권이 지원받은 산업기반자금은 수도권이나 영남권에 비해 턱없이 적은 상황에서 광역경제권사업까지 구체화되면 지역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따라 이들 3개 지자체는 호남권을 2개 권역으로 재조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또 선도사업에서 탈락한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사업),첨단의료 융·복합단지 개발,연구개발(R&D)특구 지정 등 지역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현안사업을 포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현재의 지역 불균형 상태를 그대로 두고 광역경제권사업을 추진하면 지역간 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광역경제권 추진팀 구성을 보류하는 등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도 최근 수도권규제 완화 방침으로 촉발된 지역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다음달 초 잇따라 전국 16개 광역시·도지사 간담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