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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공천혁명 경쟁 제대로 해보길 바란다

    여야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앞다퉈 공천혁명을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시스템 공천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그제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도 공천혁명으로 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다짐들이 유세장 홍보용 풍선처럼 선거철마다 등장했다가 투표 뒤면 사라지는 유행어가 안 되도록 온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때다. 바야흐로 여야가 공천 쇄신에 가속페달을 밟을 참이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어제 현역 의원 25% 공천배제안을 확정하고,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도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완전국민경선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여야의 공천혁명 경쟁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정치권이 기득권을 버리고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론을 반영하겠다는데 누가 토를 달겠는가. 그런 차원에서 현역 의원 25%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여당 비대위안은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야의 공천혁명이 구두선이 안 되려면 총론 아닌 각론에서 진정성이 구현되어야 한다. 공천개혁 구호만 요란했던 지난 18대 총선 때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뜻이다. 당시 여야는 외부인사들을 대거 기용한 공천심사위를 경쟁적으로 가동했지만, 정작 막후에선 계파별 흥정과 암투가 난무하는 통에 무늬만 공천개혁으로 끝나지 않았던가. 내년 총선 공천도 결국 한나라당의 친이(親李)-친박(親朴), 그리고 민주당의 친노(親)-비노(非) 등 계파 간 나눠먹기로 흐른다면 또다시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여야의 공천혁명은 밀실 속의 지분 나누기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투명한 충원 방식을 택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선거 때마다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정치 철새들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숨은 진주’를 고르는 데 최대한 주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검토 중인 국민경선제 도입도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상대 당 지지자가 고의로 약체 후보에게 투표하는 역선택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여야는 공천혁명 경쟁과는 별개로, 역선택과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같은 날짜에 국민경선을 치르는 데 합의하는 등 큰 틀에서는 손을 맞잡아야 한다.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1)‘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1)‘검은 피부 하얀 가면’ 프란츠 파농

    “나는 프랑스인입니다.” 파농이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운 문장이다. 비록 프랑스 식민지 마르티니크 섬에서 흑인 노예의 후손이었던 아버지와 흑백 혼혈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완벽한 불어를 구사하는 중산층 집안에서 전형적인 프랑스식 교육을 받고 자란 파농이 스스로를 프랑스인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했다. 1939년 로베르 제독이 이끄는 함대와 1만명의 군대가 마르티니크 섬에 도착한다. 조국 프랑스가 독일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해 있지만 위풍당당한 함대는 자랑스러웠다. 다른 친구들처럼 파농도 그 함대와 군인들을 열렬히 환호하고 환영했다. 그러나 군인은 “자랑스러운 우리 프랑스 군인들”이 아니었다. 섬에 상륙한 프랑스 군인들은 호텔에서 창녀촌까지 모든 건물을 몰수했고, 공공시설에 흑백의 인종을 철저히 구분하는 칸막이를 쳤고, 조금이라도 항의를 하는 흑인들을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팼다. 노골적인 점령군의 행태!! 대부분의 마르티니크 흑인 주민들은 모욕을 느끼고 동시에 공포를 느꼈다. ●지배층 교육받은 흑인… 나는 누구인가 하지만 그들은 ‘진정한 프랑스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 진정한 프랑스인이라면 인종주의적인 ‘나치즘’에 대항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는 가출을 감행하여 도미니카로 건너가 군사훈련을 받고, 자유프랑스군에 자원한다. 그러나 1944년 출정식 당일, 자부심에 가득찼던 마르티니크의 자원병들은 어떤 환송의식도 없이 밀항자나 나병환자들처럼 한밤중에 전함에 태워진다. 예전의 흑인 노예가 그랬던 것처럼. 배에서 내린 후의 상황은 더 처절했다. ‘자유프랑스군’ 제5대대는 철저히 피부색에 따라 위계화되어 군수품의 배급부터 의복, 야영시설까지 차별을 분명히 했다. 이 피라미드의 맨 위는 유럽의 백인 병사, 맨 아래는 세네갈 원주민 병사였다. 그럼 흑인이면서 프랑스 국적이었던 파농은? 소위 앤틸리스 제도의 의용병은 ‘유럽인’으로 분류되었다. 아프리카 출신 의용병들은 원통형의 모자를 썼지만, 파농은 유럽의 백인 병사와 같은 등급의 베레모를 썼다. 만약 베레모를 쓰지 않고 유럽인 막사를 출입하면 “호되게 엉덩이를 걷어 차였다.” 유럽인이되 늘 ‘모자’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2등 유럽인, 하지만 아프리카의 흑인들과는 다른 우월한 흑인!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 상황은 참전 내내 계속되었고 마침내 파농은 처절하게 깨닫는다. 자신은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것을. 당시 파농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쓴다. “우리 아들은 대의를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식의 말로 위안을 삼지는 말아주십시오.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방패일 뿐인 그런 거짓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우리를 환히 비춰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기에 저의 갑작스러운 결정을 정당화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전쟁은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온 파농에게 남은 것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뿐이었다. 완벽한 불어를 구사하지만, 결코 백인이 될 수 없는 ‘검은’ 피부색을 온몸으로 경험했지만, 파농은 ‘검은색은 아름답다.’는 네그리튀드의 사상에도 동의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온전한 흑인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아프리카 전통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 전쟁이 끝난 후 고향을 떠나 파리로 온 파농은 “파리에는 흑인이 너무 많아.”라며 파리를 떠나 리옹으로 향한다. 육체적 고향인 마르티니크를 떠나고 정신적 고향인 파리를 떠나면서 백인도 흑인도 될 수 없었던, 아니 되지 않기로 했던 파농의 최종 선택은 정신의학이었다. ●정신분석은 정치적이다 파농이 보기에 식민지배란 단순한 총칼의 지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의 백인 식민주의자들은 흑인들을 ‘비코’(새끼염소), ‘부뉼’(깜둥이), ‘라통’(쥐새끼), ‘믈롱’(멜론)으로 부른다. 물론 백인들이 흑인들을 우호적으로 대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때조차 그들은 “피부색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적으로는 흑인은 “피부색 때문에” 경멸당한다. 검은 것은 모두 ‘후진’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피부색’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옴짝달싹도 못하는 처지! 흑인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타자는 백인이다. 그러나 백인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타자는 결코 흑인이 아니다. 백인의 타자는 백인이다. 흑인의 거울은 백인인데 백인의 거울은 흑인이 아닌 상황. 이런 완벽한 비대칭성에서 흑인은 사라진다. 그는 아무렇게나 던져진 물건에 불과하다. 파농은 마르크스의 ‘소외’와 ‘사물화’를 이런 상황으로 이해했다. 정신착란은 이런 사물화의 한 극한이다. 말을 빼앗기고 삶을 빼앗긴 자들의 유일한 쉼터.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자들의 유일한 자유의 공간!! 정신분석은 미친 자를 정상인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혁명은 단순한 주권의 회복이 아니다. 무의식조차 식민지배자들에게 저당 잡힌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이 갇힌 덫에서 빠져나오는 것. 타자들이 서로에게 말을 거는 타자들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 파농에게 이것은 정신의학의 과제임과 동시에 정치적 과제였다. 1953년 정신의학자가 된 파농은 또 다른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로 간다. 그곳에서 그는 당시에 지배적이었던 두 가지 정신분석 담론과 대결한다. 하나는 “무의식은 역사가 없다.”는 프로이트의 보편주의 정신분석학이다. 그러나 파농이 몸으로 체득한 바, 프로이트는 틀렸다. “무의식은 역사가 있다.” 흑인들의 무의식은 식민 지배라는 역사와 식민 통치라는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또 하나는 “정상적인 아프리카인은 전두엽 절제수술을 받은 백인과 같다.”라고 주장하는 인종주의적 정신분석. 그는 새로운 담론을 만들었고 정력적으로 일했다. 그리고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앤틸리스의 아프리카인’ 등 쓰는 글마다 엄청난 논란을 야기했다. 또한 그를 백안시하는 동료 의사, 그를 미심쩍어하는 알제리 간호사들을 설득하여 정신병원-수용소라는 제도 자체를 변혁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다른 좌파 정신분석학자들과 함께 그가 사용한 ‘제도 요법’은 환자들을 좀 더 인간적으로 대우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광기’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광기’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 의사와 간호사, 환자가 함께 협력하여 환자가 광기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 스스로 삶의 준거를 다시 찾게 하는 일. 자기가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었다. ●유럽과 결별하라! 당시 알제리는 민족해방운동이 활활 타오르던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의 메카였다. 알제리민족해방전선의 투사들이 식민 통치자들의 악랄한 탄압에 맞서 몸을 숨기기에 정신병원만큼 안성맞춤인 곳이 또 있었을까? 그들의 대의에 동의했을 뿐 아니라 이미 몇몇과는 개인적 친분이 있었던 파농은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 그들을 숨겨주기도 하고, 다친 투사들을 치료해주기도 했다. 파농의 병원이 프랑스 당국에 의해 ‘빨치산의 소굴’로 지목받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시각각 파농에게도 탄압의 손길이 뻗쳐왔다. 그곳을 떠날 때가 되었다. 그러나 알제리의 정신병원을 떠난 것은 단순한 탄압 때문은 아니었다. 파농이 보기에 그의 동료이기도 했던 프랑스의 좌파 정신의학자들에게는 식민지 문제가 부차적이었다. 그들은 식민지 상황과 개인의 광기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진정으로 무지했다. 아니 무의식적으로 무시했다. 그 점은 사르트르도 마찬가지였다. 파농은 사르트르가 알제리 혁명과 관련하여 단호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프랑스인들과 파농은 결코 같은 길을 갈 수가 없었다. “유럽과 결별하라!” “프랑스인으로서의 ‘나’와 영원히 결별하라!” 파농은 “오늘날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유럽을 흉내 내고, 유럽을 따라잡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겠다는 조건이 그것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알제리를 떠나 튀니지로 가고 그곳에서 알제리 혁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는 알제리 민족해방전선의 기관지에서 기사를 쓰기도 하고, 알제리 임시정부의 외교관 자격으로 아프리카 신생 독립국과의 연대투쟁을 조직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그러나 투쟁의 과정은 동시에 시련과 갈등의 과정이었다. 그 자신이 프랑스 제국주의자에 의해 테러를 당하는 일은 오히려 부차적이었다. 그는 알제리 민족해방운동 안의 수많은 분파투쟁을 목도했고, 자신이 사랑하던 동지들이 적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또 다른 동지들에 의해 처형되는 모습을 봐야 했다. 그 투쟁의 한가운데에서, 시련의 한복판에서 파농은 ‘백혈병’ 으로 서른 여덟 해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브리태니카 인명사전에 그는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사회학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파농이 평생 프랑스인이라는 그 호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죽어서 다시 프랑스인이 되어 버렸다는 그 사실은 역사의 어떤 아이러니, 어떤 ‘비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투쟁은 실패했는가? 그러나 그가 원한 것은 프랑스인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것이든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것.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내가 아니다.”라는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 사는 한 파농의 투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이희경(문탁네트워크)
  • 주택대출 1500만원 소득공제… 조리원 부가세 면제

    주택대출 1500만원 소득공제… 조리원 부가세 면제

    주택 마련에 대한 가계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득공제 범위가 확대된다. 출산을 돕기 위해 산후조리원 이용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방문판매원에 대해서도 근로장려세제(EITC)를 지급하기 위해 연말정산이 의무화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연말 세법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로 소득세법을 포함한 19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6일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은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라 금융기관에서 빌린 주택저당차입금(주택담보대출)이 만기 15년 이상이면서 빌린 돈의 70% 이상을 고정금리로 지급하거나 비거치식 분할상환 할 경우 연 최고 15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된다. 다른 대출은 공제 한도가 500만원으로 줄어든다. 가계 부채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소액 광고 선전비 손비 인정 확대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서 빌린 주택임차차입금(전·월세 보증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 대상이 확대된다. 현재는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로 총급여 3000만원 이하에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가 해당됐으나 올해부터 총급여 5000만원 이하에 가족 요건이 삭제된다. 결혼으로 1세대 3주택 이상이 될 경우 결혼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판 주택에 대해서는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현재 산후조리원은 병원 부속일 경우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됐으나 독립 산후조리원은 10%의 부가가치세율이 적용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부가세 10%가 면제되면 산후조리원 이용 가격을 6~7%가량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전망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기르는 동물의 진료 용역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손비로 인정받는 소액 광고 선전비가 확대돼 보험회사 등이 고객 모집용으로 만드는 제품의 단가가 올라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1인당 연간 3만원 한도였으나 5000원 이하 물품은 한도 계산에서 제외돼 사실상 3만 5000원까지 손비로 인정됐다. 앞으로 한도 계산에서 제외되는 금액이 1만원 이하로 늘어남에 따라 사실상 1인당 4만원까지 손비로 인정된다. 전통시장에서 신용·직불카드를 쓸 경우 소득공제율이 30%로 늘어나지만 전통시장 내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쓰는 금액은 제외된다.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인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중소기업이 원산지 확인서를 발급한 비용은 연간 30만원 한도까지 세액공제된다. EITC 지급 대상에 보험모집인과 방문판매원이 추가됨에 따라 방문판매업자는 의무적으로 방문판매원의 사업소득에 대해 연말정산을 실시해야 한다. 지정 기부금 단체에 대한노인회 소속 경로당만 포함됐으나 무료 이용 노인복지시설도 지정 기부금 단체에 포함된다. 퇴직소득에 대한 공제 한도는 줄어든다. 퇴직소득도 사실상 근로소득인데 소득공제 한도가 없어 그동안 대기업 임원들이 절세 형태로 퇴직금을 많이 쌓아줬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퇴직 전 3년간 평균급여×10분의1×근속연수×3배’까지만 임원 퇴직소득이 되고 이를 넘어서는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간주하게 된다. 적용 대상 임원의 범위도 법인세법 시행령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공익법인을 이용한 변칙적 상속·증여도 차단된다. 지금까지는 공익법인에 대한 인건비 제한이 없었지만 앞으로 일인당 인건비가 연간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주무관청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8000만원은 공공기관 임원의 평균 연봉이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국외 판매법인은 제외된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외국의 현지 판매법인에 수출 물량을 몰아준 뒤 현지에서 소비자에게 팔 경우 계열사 간 편법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조업 계열 대기업 대부분은 외국에 현지 판매법인을 두고 수출하는데 이를 일감 몰아주기로 보고 증여하면, 과세 취지에 맞지 않고 수출에도 차질이 생긴다는 지적에서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서 국외 판매법인 제외 공정거래법상 다른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예를 들어 삼성과 CJ 등 과거 한몸이었다가 분리된 기업집단은 대주주들이 친족 관계이지만 법적으로는 다른 기업집단이기 때문이다. LG에서 분리된 LS, GS, LIG 역시 마찬가지다. 일감을 받은 법인(수혜법인)이 지주회사일 경우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수혜법인이 50% 이상 출자한 자회사 등은 제외된다. 중질유 재처리시설에 대한 세액공제가 사라진다. 에너지 절약형 시설, 중질유 재처리시설, 신재생에너지 제조시설 등은 투자금액의 10%를 세액공제 해 왔으나 중질유 처리시설에 대한 혜택이 4개 정유사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최고소득세율 38% 구간이 신설됨에 따라 월급이 3000만원 이상인 근로자(20세 이하 자녀 2명인 4인 가구 기준)는 월 원천징수세액을 5만 6250원, 4000만원 이상일 경우는 34만 1250원, 5000만원 이상일 경우는 62만 6250원을 더 내야 한다. 전경하·임주형기자 lark3@seoul.co.kr
  • 선진 갔던 철새 민주 와도 찬밥

    민주통합당이 당을 탈당했다가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복당하고 있는 자유선진당 출신 이용희·이상민·김창수 의원을 놓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천을 받을 만하니 돌아오는 ‘철새 정치인’을 임시지도부가 야권 통합의 명분으로 받아주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6일 선진당 출신 5선 이용희·재선 이상민 의원 복당에 이어 KBS 수신료 인상에 찬성했던 김창수 의원의 복당 논의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대전에서 열렸던 대전·충남도당 합동연설회에서는 이상민 의원의 복당을 허락하고 지역위원장으로 앉힌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규탄하는 지역 당원들의 피켓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공천 결정에 불복해 탈당, 당 조직을 파괴하고 이당 저당 기웃대는 정치 철새에게 특혜를 주는 이유가 뭐냐.”며 새 지도부에 입당 조치에 대한 재심을 요청하고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원혜영 공동대표는 이상민 의원 입당의 당위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일부 당권주자들도 거들었다. 이인영 후보는 김 의원의 복당 신청에 대해 “총선이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진정성이 없다.”며 반대했고, 이학영 후보도 “정치인의 정체성은 신뢰다. 새 인물을 발굴해야 하고(김 의원을)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평론 당선소감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평론 당선소감

    문학을 한다는 것이 마냥 멋있게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는 것 없이 허영만 들어차 있었던 지난 시간의 나였음에도, 문학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은 특별히 빛이 나 보였다. 아마도 비평의 가장자리를 더듬기 시작한 것은 그런 모종의 동경에서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올려다보던 문학에 가 닿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싶다는 치기 어린 욕망 말이다. 경희문예창작단을 만난 것은 그런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욕망만 가득 부풀어 갈팡질팡하던 나를 이끌어주신 경희대학교 지도교수님들과, 헛된 방황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 문예창작단과 국어국문학과 선후배들, 그리고 모든 친구들에게 미처 다 적지 못할 크나큰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아울러 허점 가득한 문장을 따스한 시선으로 감싸주신 두 분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묵묵히 아들을 믿어주신 부모님께도 너무나 감사드린다. 할 말이 아직 많지만 이만 줄여야겠다. 이 작은 공간에 모든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평생의 정진으로 갚아나가야 할 몫을 너무나 손쉽게 무마하려는 것 같아서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전하지 못한 인사와, 함께 나아갈 앞으로의 다짐들은 이후로 이어질 나의 노력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미처 전하지 못한 감사를 모두 저당잡혔으니, 이제 부단히 매진할 일만 남았나보다. ■약력 1988년 인천 출생.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재학중
  • 영구아트 前직원 소송 승소

    심형래씨가 대표로 있는 ㈜영구아트의 전 직원들이 체불임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 강인철)는 18일 김모씨 등 영구아트 전 직원 43명이 영구아트를 상대로 낸 임금 및 퇴직금 8억 9153만원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근저당권자인 모 저축은행의 신청으로 임의경매 절차에 따라 40억원에 매각된 영구아트 명의의 토지 6827㎡와 1655㎡ 규모의 건물에 대해 배당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신선한 감동 준 정장선·홍정욱의 불출마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에 이어 민주당 정장선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공천 실무 주역인 사무총장으로 공천은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홍 의원을 두고는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노린 꼼수라는 등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두 의원 모두 앞날이 창창한 젊은 정치인이다. 홍 의원은 “지난 4년은 실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다.”고 불출마 사유를 밝혔고, 정 의원은 “최루탄국회를 보며 불출마를 고민해 왔다.”고 털어놨다. 국민의 염원과는 정반대로 가는 구태 정치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내보인 것이다. 기득권을 벗어던지는 희생이 신선한 감동으로 와 닿는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9명으로 늘어났다. 대부분 고령이나 건강, 혹은 정치적인 사정 등으로 인해 출마를 포기했다. 80세로 현역 최고령인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은 이당 저당을 떠돌아 다니더니 아들에게 의원직을 물려주려고 그랬다. 한나라당 내 최고령인 76세의 이상득 의원은 ‘만사형통’(萬事兄通)이란 비아냥을 들으며 호사를 누리다가 동생 정권의 임기 말에 각종 비리 의혹과 맞물려 떠밀리는 식으로 역시 그랬다. 이들은 공천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출마하기에 별로 감흥을 주지 못한다. 정치 혼란기를 맞아 구태들이 판을 치고 있다. 한나라당 일부 친이계나 쇄신파 등이 재창당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결별, 공천권 다툼이 깔려 있다. 대대적인 물갈이론으로 판을 흔든 뒤 자신들은 살아남겠다는 속내가 엿보인다. 민주당도 다를 게 없다. 야권 통합을 결의하는 전당대회가 오래전에 사라졌어야 할 폭력으로 또다시 물든 것도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됐다. 홍·정 의원은 다르다. 남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를 내던졌다.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 등록이 어제 시작됐다. 선거 불나방들이 모여들고, 또 떠나는 이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그 대열에 넣고 뺄 인물을 잘 골라야 한다. 두 의원을 기폭제로 삼아 새 정치와 공천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각이 늙고 낡아 민심을 제대로 좇지 못하는 의원은 여든 야든 퇴출시키는 것이 이 시대의 명령이다.
  • 리차드 기어도 사로잡은 ‘사찰음식’, 도심에서 만나다

    리차드 기어도 사로잡은 ‘사찰음식’, 도심에서 만나다

    12월 6일 방영된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에서는 사찰음식의 대가 대안 스님이 출연해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가 사찰음식에 반했던 사실을 전했다. 또한 리차드 기어는 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을 사찰음식이라고 꼽을 만큼, 사찰음식과 불교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이처럼 세계 속에서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백인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스님,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 등 세계 저명 인사들이 하나 둘 불교 신자라는 것을 밝히며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불교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수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불교는 생활 전반에서 생명존중사상을 실천한다. 이는 불교의 식생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스님들의 식사법을 일컫는 발우공양은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식사법이자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으로 불교의 문화, 한국의 문화로 알려졌다. 사찰음식은 채식식단의 대표주자로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웰빙 및 로하스적인 식생활로 다이어트식, 육식을 벗어나 건강한 식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특히 생선류, 육류,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를 비롯하여 인공조미료, 합성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식단으로 차려지는 사찰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식단 그 자체다. 무치고 찌고 굽는 요리법은 채소의 담백한 맛을 최대한으로 살려주며 본연의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한다. 동물성 기름을 배제한 저지방, 저염, 저당을 추구하는 사찰음식은 건강에 좋은 웰빙식단으로 손색이 없다. 채식주의자들에게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사찰음식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권하고 있다. 단, 불교라는 종교적 색깔 때문에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의 색채를 덜어내고 식사로서의 사찰음식을 정갈한 코스요리로 내놓는 사찰요리전문점에서는 편안하고 건강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도심에서 사찰요리를 접할 수 있는 명동 사찰요리 전문 레스토랑 ‘고상’은 연잎밥, 곤드레밥, 인삼두유, 각종 나물류 등 전통 사찰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정숙한 분위기로 조찬회의, 상견례 장소로도 적합하며 특히 외국인 바이어나 채식주의자를 접대하는 장소로도 좋다. 육류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을 그대로 담은 정갈한 음식을 선보이는 명동 이색맛집 ‘고상’의 송수미 대표는 “사찰요리는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조미료에 길든 입맛을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연천군수 동창에 ‘건축특혜’ 논란

    경기 연천군이 군수의 초등학교 동창생에게 각종 행정절차를 어겨 가며, 양곡창고 신축을 위한 산지전용허가를 내줘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K건설은 2005년 1월 연천 군남면 황지리 임야 2만 3541㎡에 공장부지 조성 공사를 하기로 하고 ㈜카올리와 시공계약을 맺었으나, 업체의 부도로 공사대금 약 4억원을 받지 못했다. K건설은 토지주가 카올리인 해당 임야에 ‘유치권’을 확보했으나, 김모 군수의 동창생인 신모씨(한국예총 연천지회장)가 경매를 통해 해당 임야를 낙찰받은 뒤 지난해 10월 연천군으로부터 산지전용허가마저 받은 것이다. 본래 근저당 성격의 유치권이 설정돼 있으면 물건이 경매에 나와도 매입을 꺼리는 게 상식이지만, 처음부터 신씨는 거리낌이 없었다. 실제로 신씨는 경매에 앞서 해당 임야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돌연 이틀 만에 취하했다. 그리고 군청으로부터 도로점용·산지전용 허가를 받은 뒤 건축공사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이 임야는 앞서 시공사의 부도로 산지전용허가가 취소되고 건설지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K건설은 유치권의 권한을 되살려 달라며 권익위에 호소했고, 권익위는 조사에 착수했다. 연천군은 본래 ‘누군가 이 토지를 매입해 사용하려면 원상복구를 먼저 하고 처음부터 행정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신씨에게는 원상복구 또는 원상복구 면제 등 절차 없이 산지전용를 허가했다가, 특혜 시비가 일자 지난 5월 뒤늦게 원상복구 면제를 승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원상복구 면제는 최초 허가를 받은 자(카올리) 만이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연천군은 산지관리법의 다른 규정을 적용해 ‘신씨도 문제없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천군 담당 공무원은 “이미 개발 행위로 운동장처럼 평평하게 만들어진 토지는 재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지만 민원이 자꾸 제기돼 복구면제했다.”고 설명했다. 주민 신씨에게 법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공공행정의 원칙이 제멋대로인 게 자칫 오해 또는 특혜시비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김 군수는 “토지 원상복구 문제에서는 일부 직원들의 가벼운 실수가 있었으나, 허가 과정에서는 비리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담당 직원과 다른 논리를 피력했다. 아울러 “신씨와는 동창생이 맞지만 친한 친구는 아니며, 신씨에 대한 인허가 문제는 이번에 처음 알았고, 직원들도 누구한테 이야기 듣고 그렇게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전세자금 대출·월세액’ 소득공제 챙기세요

    ‘전세자금 대출·월세액’ 소득공제 챙기세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직장인들의 관심이 이른바 ‘세테크’에 쏠리고 있다. 주택임대를 위한 대출금과 주택마련저축, 월세액 등 따져보면 곳곳에서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소득공제는 연간 한도가 300만~1500만원에 달한다. 상환기간이 30년 이상인 장기주택저당 차입금의 연 공제한도가 1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다만 직장인들이 일반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임대차입금과 월세액, 주택마련저축 등은 모두 합쳐 연 300만원까지만 공제된다. 우선 전세자금 대출의 소득공제는 무주택 가구주로서 연간 총 급여액이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로 대상이 한정된다. 이때 총 급여액은 급여, 수당 등 회사에서 받은 모든 노동의 대가를 포함한다. 공제를 받으려면 배우자나 부양가족도 있어야 한다. 공제대상은 대출금 중 원리금 상환액의 40%까지다. 임대차계약서의 입주일과 주민등록전입일 가운데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안팎에 빌린 돈이 대상으로, 대출기관에서 집주인 계좌로 직접 입금됐어야 한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대부업자 등이 아닌 개인으로부터 빌린 돈도 입주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1개월 안팎에 차입한 금액은 공제된다.”고 설명했다. 총 급여액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가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빌려 매달 월세를 지불할 경우에는 월세액의 4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역시 부양가족이 있어야 한다. 또 임대차계약서 주소지와 주민등록 등본 주소지가 같아야 한다. 정부가 대상 근로자를 총 급여액 3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나 올해에는 적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 근로자주택마련저축, 청약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등에 가입한 무주택 가구주도 납입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받는다. 매월 납입하는 금액이 청약저축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월 10만원 이하, 근로자주택마련저축은 월 15만원 이하여야 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2009년 말 이전에 가입한 총 급여 88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올해 납입한 금액의 40%까지만 공제된다. 이 밖에 근로자인 무주택가구주가 취득시점 기준 3억원 이하인 주택이나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을 사기 위해 저당권을 설정한 뒤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렸다면 이자상환액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부모가 미성년 자녀 재산담보로 금전거래 ‘무효’

    부모가 미성년 자식의 재산을 담보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특별대리인 없이 미성년 자식의 재산을 담보로 한 금전 거래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친권자라도 미성년자 자녀와 이해를 달리하는 사안이라면 특별대리인을 따로 선임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한모(21·여)씨는 지난 1997년 외삼촌으로부터 의정부에 있는 땅 372㎡를 물려받았다.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지분을 3분의1씩 소유했다. 한씨 어머니는 땅에다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주택을 지은 뒤 지분을 똑같이 나눴다. 한씨의 아버지는 2006년 사업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이 땅과 건물을 담보로 9억원을 빌렸다. 계약은 부모가 당시 16세로 미성년자인 한씨와 한씨 남동생을 대리하는 방식으로 체결됐다. 이듬해 같은 방식으로 이모씨로부터도 3억원을 빌렸다. 사업이 망하자 결국 담보로 잡힌 땅은 경매에 넘어갔다. 경매 금액은 채권자인 수협과 이씨가 정산해 가져갔지만 빚이 남았다. 결국 한씨는 성인이 되자마자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한씨는 “근저당권 금액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 이승련)는 한씨가 수협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수협이 2억 5000만원, 이씨가 2000만원을 한씨에게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체결한 계약은 친권자와 미성년자 사이 이해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특별대리인 선임 없이 이뤄진 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들이 경매절차에서 각 배당금을 수령했기 때문에 피고들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는 동시에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새달 3일 개봉 ‘워리어’

    물리학 선생인 브렌든(조엘 에저튼·오른쪽)은 정직을 당한다. 선생 신분으로 무허가 격투기에 나선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아픈 딸의 치료를 위해 돈이 필요한데, 집을 저당 잡은 은행은 그를 빚쟁이로 몬다. 그의 동생 토미(톰 하디·왼쪽)는 중동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돌아와 아버지를 찾아간다. 14년 만에 만난 아버지에게 지난날의 울분을 토한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로부터 도피하던 어머니를 병으로 잃고서 토미는 깊은 상처를 품고 살았던 것. 분노의 탈출구가 절실한 토미는 우연히 격투기 챔피언십 리그를 접하고 출전을 결심한다. 이어 브렌든도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소원하던 형제는 링 위에서 재회한다. ‘워리어’는 그룹 ‘더 내셔널’의 노래를 짧게 삽입하며 시작한다. ‘복서’ 앨범에 수록된 ‘전쟁을 시작하다’라는 영화의 주제를 잘 요약한다. 기대했던 미래가 오지 않았을 때, 문제를 회피하면 전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 형제가 꿈꾼 미래는 현재와 달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초래한 비극은 죄 없던 형제를 서먹서먹한 관계로 만들었고, 형의 허무한 손짓은 성난 동생을 위로하지 못한다. ‘워리어’의 마지막 경기를 보노라면 누구의 편을 들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슬픔으로 무장한 형제가 피 터지게 싸우는 광경이 가슴을 적신다. 브렌든은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무너진 가장이다. 초라한 아파트에 살다 돈을 모아 예쁜 집을 장만한 것까지는 좋았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는 그에게 다시 하층민의 삶을 떠안긴다. 부동산 평가액이 은행 차입금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와 아내는 밤낮으로 돈벌이에 매달린다. 동생 토미는 평생 하층민의 삶 속에서 허덕인 남자다. 군인이 되어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나눈 기쁨도 잠시, 전쟁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명예심마저 앗아버린다. 격투기 리그를 개최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헤지펀드로 갑부가 된 자다. 우승 상금은 그에겐 최소단위 투자액에 불과한데, 하층민의 양산을 가져온 인간이 내민 알량한 미끼를 희생자들이 덥석 문 형국이다. 하층민 선수의 이야기란 점에서 ‘워리어’는 작년에 좋은 평가를 받은 ‘파이터’와 얼핏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야수 같은 남자들의 격투가 빚는 진한 드라마는 멀리 월터 힐의 ‘투쟁의 그늘’부터 가까이로는 데이비드 마멧의 ‘레드 벨트’의 영향 아래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연출을 맡은 개빈 오코너는 10여년 전 ‘텀블위즈’로 소개된 감독이다. 모녀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던 그는 표정을 완전히 바꾸어 거친 형제와 부자의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워리어’는 여러 빈틈을 지녔으나 주먹이 매서운 격투기 선수를 닮은 작품이다. 첨언할 사실은, 영화의 허술한 면이 수입사의 삭제 탓이라는 거다. 원본에서 20분 가까운 장면이 사라졌으니 영화가 구멍을 드러내는 건 당연하다. 요즘 인도영화를 사들인 몇몇 회사를 필두로 일부 영화사들이 자진해서 상영시간을 줄여 극장에 내걸고 있다. 그들은 대중성을 감안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바람직하지 못한 상영 행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상영이 늘어나면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열악한 화질로 상영되는 일도 빈번한 실정이다. 두 가지 문제점은 지적해 마땅하다. 영상 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실수들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심형래, 9억 임금 체불로 피소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인 심형래씨가 대표로 있는 ㈜영구아트가 회사를 그만 둔 직원 43명으로부터 체불임금을 지불하라는 소송을 당했다. 23일 대한법률구조공단과 법원 등에 따르면 김모씨 등 영구아트 전 직원 43명이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영구아트를 상대로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 8억 9153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근저당권자인 모 저축은행의 신청으로 임의경매 절차에 들어간 영구아트 명의의 토지와 건물에 대해 배당요구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운계약서·명의신탁… 난타당한 김금래

    다운계약서·명의신탁… 난타당한 김금래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야당은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탈세 의혹에 집중했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0년 분당 아파트를 9000만원에 샀다고 신고했으나 (국세청 기준) 시가표준액 2억 3000만원을 기준으로 취득·등록세가 부과됐다면 1334만원을 내야 할 것”이라면서 “김 후보자는 812만원을 탈루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범구 의원은 “분당과 여의도 아파트를 각각 9000만원과 1억 8300만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으나 당시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3억 2000만원과 7억 7500만원이었다.”면서 “어떻게 여의도의 52평형 아파트를 1억 8300만원에 살 수 있는지 국민들은 비법을 알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지방자치단체가 고시한 과세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한 것은) 관례이며 실거래가로 안 한 것은 송구스럽지만 당시 분당 아파트는 7667만원, 여의도 아파트는 1억 8300만원으로 구청장 명의의 공문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명의신탁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1983년 4월 매입했다가 3개월 만에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를 박모씨에게 매도했는데 8개월 뒤 남의 소유물인 이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서 “무주택자를 요건으로 하는 한국은행 사원 아파트 입주를 위해 당산동 아파트를 급하게 팔아야 해 편법으로 명의신탁하고 사원 아파트를 부정 취득한 게 아니냐.”고 캐물었다. 오전에 “모르는 일”이라던 김 후보자는 “남편과 통화해 보니 아파트 살 때 돈이 부족해서 매수인에게 대출을 낀 상태로 팔았으며 남편이 매수인에게 호의로 해준 걸로 안다.”고 답했다. 보좌관의 명절, 휴가 상여금을 정치 후원금에서 준 데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도 일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명절 보너스와 같은 상여금을 인건비 명목으로 보좌관, 비서관에게 주는 건 정자법 위반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이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불법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가 나중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김 후보자는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결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의원 개개인의 판단이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계속 (의원직을) 수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이색맛집! 세계를 사로잡은 불교, 사찰요리 전문 고상

    이색맛집! 세계를 사로잡은 불교, 사찰요리 전문 고상

    세계 속에서 불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백인 스님으로 유명한 현각스님,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 등 세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하나 둘 불교 신자라는 것을 밝히며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불교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깨달음의 종교, 불교. 자신을 수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불교는 생활 전반에서 생명존중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불교만의 특별한 식생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스님들의 식사법을 일컫는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쓰는 그릇을 뜻하는 ‘발우’와 밥 먹는 것을 뜻하는 ‘공양’을 합친 말로 네 개의 발우를 써서 공양하는 식사를 뜻한다.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식사법이자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채식 위주의 사찰음식으로 불교의 문화, 한국의 문화로 알려져 있다.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깊은 산중에 있는 절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도심 속에서도 웰빙채식을 맛볼 수 있는 사찰요리전문점이 있다. 육류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을 그대로 담은 정갈한 음식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의 거리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명동 이색맛집 고상(http://www.baru-gosang.com)은 고즈넉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는 채식 위주의 정갈한 사찰요리 레스토랑이다. 고상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조찬회의, 상견례 장소로써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 좋은 사찰요리 레스토랑이다. 고상은 기본적으로 사찰요리로 밥상을 차린다. 사찰음식은 채식식단의 대표주자로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웰빙 및 로하스적인 식생활로 다이어트식, 육식을 벗어나 건강한 식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사람들이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는 사찰요리를 찾는 이유는 바로 건강에 있다. 특히 생선류, 육류,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를 비롯하여 인공조미료, 합성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식단으로 차려지는 사찰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식단 그 자체다.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사찰음식은 웰빙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단, 불교라는 종교적 색깔 때문에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심 속 사찰요리 레스토랑 고상에서는 종교의 색채를 덜어내고 식사로써의 사찰음식을 정갈한 코스요리로 내놓기 때문에 사찰요리전문점으로 여기는 것이 옳다. 무치고 찌고 굽는 요리법은 채소의 담백한 맛을 최대한으로 살려주며 본연의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한다. 동물성 기름을 배제한 저지방, 저염, 저당을 추구하는 사찰음식은 건강에 좋은 웰빙식단으로 손색이 없다. 라이트한 채식주의자들에게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사찰음식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권하고 있다. 사찰요리전문점 ‘고상’은 서울 도심 한복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으로 명동맛집, 을지로맛집, 종로맛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갈한 요리, 정숙한 분위기로 손님 접대, 가족모임, 상견례, 단체모임, 조찬모임의 장소로 많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외국인 바이어를 접대하기에는 한국의 문화, 사찰요리만큼 훌륭한 메뉴가 없다. 출처: 사찰요리전문점 고상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된 아산 ‘건재고택’ 빚 때문에 경매 나와 ‘충격’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된 아산 ‘건재고택’ 빚 때문에 경매 나와 ‘충격’

    세계문화유산 등록 잠정목록에 등재 신청된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의 상징 ‘건재고택’이 경매에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은 최근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내 이모씨 소유의 건재고택에 대해 경매를 신청했다. 1차 경매는 10월 4일이나 11월 7일 있을 예정이다. 경매가는 81억여원이다. 이 고택은 조선 후기 학자 외암 이간(1677~1727)의 생가로 후손인 이씨의 아버지가 미래저축은행에 근저당을 잡히고 수십억원을 빌려 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뒤 자살하면서 은행 소유로 넘어갔다. 아들 이씨는 “빚을 갚을 때까지 은행에서 관리하라.”고 요청해 은행 측이 넘겨받았으나 빚을 갚지 못하는 데다 관리 과정에서 간간이 종중 및 주민들과 마찰이 빚어지자 이씨 앞으로 다시 소유권을 넘긴 뒤 경매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이 지난 3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유네스코에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한 외암민속마을 65가구를 대표하는 건재고택은 2000년 1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됐다. ‘영암군수댁’으로도 불린다. 부지는 4433㎡, 건평은 267.7㎡이다. 마을 뒤 설화산 계곡 물을 끌어와 집안 연못으로 흐르게 하고 소나무, 향나무 등 자연경관을 살린 독특한 전통 정원으로 유명하다. 이 정원은 행정안전부의 ‘한국 정원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저축은행은 연료비 등으로 연간 700만~1000만원의 관리비를 들여 이 고택을 별장처럼 사용하면서 2009년 한두 차례 집 주변에서 술판을 벌여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문화재 사유화에 따른 관리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Weekend inside] 美 부채한도증액 시한 D-4… 디폴트 초읽기

    [Weekend inside] 美 부채한도증액 시한 D-4… 디폴트 초읽기

    세계 경제를 블랙홀로 빨아들일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채한도 증액 시한을 불과 닷새 남겨둔 28일(현지시간) 미 공화당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부채한도 2단계 증액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밤으로 연기했다가 결국 포기했다. 당내 강경파와의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 탓이다. 공화당은 29일 오전에 다시 모여 다음 행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계의 치킨게임에 속이 타들어 가는 시장과 중국 등은 잇따라 경고음을 내며 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 및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공화당 지도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양당이 타협을 이루지 못할 경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월가에서는 초단기 미 국채를 싼값에 팔아치우는 투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과 신용평가사 다궁(大公)을 앞세워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징을 빗대 “당나귀와 코끼리의 싸움이 세계 경제를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게 현 상황의 가장 추악한 면”이라고 꼬집었고, 다궁은 의회의 타협과 상관없이 다음 주 초 미국의 신용등급을 현재 A+에서 추가 강등하겠다고 위협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협상 타결이 안 되면 세계 주요 준비통화인 미국 달러의 지위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고삐를 당겼다. 백악관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워 뒀음을 공식 인정했다. 미 재무부는 이르면 29일 중 비상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협상이 불발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금, 주택저당채권(MBS) 등 국가자산 매각 ▲지출 우선순위 정하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지원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디폴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설사 일시적 또는 부분적으로라도 실제로 디폴트가 일어난다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디폴트 위험이 과장됐다고 보지만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디폴트 위험이 높은 상황이며 유럽 재정 위기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제2의 더블딥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초당적정책센터(BPC) 조사에 따르면 다음 달 미 정부가 거둬들일 세수는 1720억 달러인데, 지출해야 할 예산은 3070억 달러다. 1350억 달러(약 142조원)가 부족하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연방공무원이나 군인, 대학 직원 등의 월급을 주지 못하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장제도와 고속도로 건설까지 중단될 수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요구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가 치솟아 서민 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디폴트로 경기불황이 오면 세수마저 줄어들 수 있다. 투자자들도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채권 펀드는 미국에서 돈을 빼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으로 이미 갈아탔다. 중국도 새 달러 자산 매입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는 1960년 이후 78차례 부채한도를 늘려 왔다. 공화당 대통령 재임 기간 중 49차례, 민주당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29차례에 걸쳐 부채한도가 증액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노후생활 맞춤 ‘수익+안정’ 금융상품 출시”

    [독거노인 사랑잇기] “노후생활 맞춤 ‘수익+안정’ 금융상품 출시”

    “지금 은행들은 젊은 고객에 영업전략을 집중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 노인 세대가 중요한 고객군으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강원 우리은행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은 10일 금융권에서 노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제적인 어려움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독거노인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도 대상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노인 고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은행은 미래 성장을 위해 청년층, 우량 고객화를 위해 중장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급격한 노령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의 11%였으나 2050년이면 38.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고객은 오랜 경제활동을 통해 축적한 부를 소비하는 계층이다. 현재는 물론 향후 중요한 거래 고객군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노인 고객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는 무엇인가. -연금을 수령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리연금통장’, 노후에 대비하기 위한 ‘월복리 연금식 적금’을 판매중이다. ‘해피라이프 퇴직연금 평생통장’ 등과 같은 퇴직연금 상품과 역모기지론 상품인 ‘주택연금대출’도 마련돼 있다. 앞으로 매월 수익이 이자로 지급되는 월지급식 펀드 등 수익률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에 대비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와 맞춤형 금융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노인들의 안정적인 경제 생활을 위해 우리 사회가 준비할 것은. -노인들의 자산은 대부분 연금이어서 운용 기간이 길다. 그러나 국내 금융시장은 장기 상품이 원활히 운용될 정도로 발달하지 못했다. 노인들에게 많은 연금이 지급되려면 장기채권, 주택저당증권(MBS), 물가연동채권 등 장기 운용 시장의 발전이 필요하다. 또 금융회사들이 의료나 관광산업 등과 연계된 창의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제도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 →사회공헌 활동의 목표와 내용은 무엇인가. -우리은행은 인간사랑, 행복추구, 희망실현 등 3가지 키워드를 통해 ‘함께하는 사랑, 꿈과 희망을 키우는 나눔 금융’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 행복 소사이어티 프로그램’이 있다. 전국 30개 영업본부가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우리사랑나눔터’로 정하고 1만 5000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꾸준히 봉사 활동과 기부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 뱅킹 이용시 직접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온라인 소액 기부 문화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장애인, 불우청소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랑나눔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독거노인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왔다. 쪽방촌에 살고 계시는 독거노인을 위해 식료품 등을 지원하고 있고, 매년 창립기념일인 1월 4일이면 독거노인에게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던 중 복지부의 제안을 받고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지원 대상을 늘릴 생각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하고 이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졌으면 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공짜치료 받기 위해 1달러 훔친 남자의 사연

    무상치료를 받기 위해 은행강도가 된 남자의 사연이 최근 언론이 소개됐다. 남자는 교도소에 갇히기 위해 단돈 1달러(약 1100원)를 털었다. 제임스 리처드 베론이라는 이름의 59세 남자가 병원치료를 위해 자유를 저당잡히기로 한 화제의 주인공. 노스캐롤라이나 주 개스톤에 살고 있는 그는 최근 한 은행을 찾아가 점잖게 쪽지를 건넸다. ”병원치료를 받아야겠다. 1달러 내놔라.” 비무장인 데다 인상도 거칠지 않은 그에게 은행직원은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남자는 “두려울 게 없다.”며 경찰을 기다리다 마침내 성공적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남자는 코카콜라에서 17년간 근무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코카콜라에서 해고된 후에는 한 도매상에 취직해 음료수 나르는 일을 계속했다. 그런 그가 강도가 되기로 결심한 건 순전히 지병 치료 때문이다. 그는 코카콜라에서 일할 때부터 왼발에 만성통증이 있었다. 수근관 증후근과 관절염도 그를 괴롭혔다. 설상가상 새 직장을 구한 뒤로는 종종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실업자가 되고 보니 당장 치료가 문제였다. 저소득자에게 지원되는 식권(푸드 스탬프)을 받아 생계를 꾸려가는 그에게 병원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강도가 되기로 했다. 교도소에 들어가면 국가가 재소자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 사정을 알게 된 검찰은 그를 최대한 가볍게(?) 처벌하려 하고 있다. 보석금도 2000달러(약 220만원)으로 낮게 책정됐다. 하지만 베론이 원하는 건 긴 수감생활이다. 치료를 받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다면 형량을 높이기 위해 다시 강도행각을 벌이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싱글인 30대 여자 후배 몇 명과 만났다. 얼마 전까지 결혼과 연애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다들 시큰둥하다. “연애건 뭐건 다 피곤하고 이제 그냥 ‘나만의 방’에서 쉬고 싶을 뿐”이라며 서로 맞장구를 쳤다. 지금 직장생활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결혼까지 해서 남편, 아이, 시댁식구를 챙길 자신도, 힘도 없다는 게 이들의 푸념이었다. 결혼 기피는 그녀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최근 통계는 우리나라의 결혼 기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나흘 전 발표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가운데 30대 이상 미혼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30대 미혼 인구는 65만 6814명으로 2000년에 비해 96.5%나 급증했다. 지난해 발표된 인구센서스도 30대 초반 여성의 미혼율이 치솟았음을 나타냈다. 고학력·고임금의 이른바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미혼율은 무려 55.4%에 달했다. 결혼으로 안정적 삶을 누리겠다며 취직 대신 ‘취집‘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있다지만 통계를 보면 일부에 국한된 경우인 듯하다. 그 모임에서 한 후배가 그랬다.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둘 생각도 없지만 맞선 때마다 노골적으로 맞벌이를 요구하는 남성들만 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말이다. 그녀는, 성경 속에서 아담은 선악과를 따먹은 죄에 대한 벌로 평생 노동의 수고를, 하와는 출산의 고통을 받았는데, 요즘 여성들은 이 두 가지 괴로움 속에서 신음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한경쟁 시대에 낭만적 연애는 신화가 된 지 오래다. 어릴 때부터 경쟁자만 있을 뿐 진심어린 친구 한 명 갖기 어려운 세대에게 관계와 소통은 힘든 감정노동과 다름없다. 사랑과 결혼은 엄청난 에너지뿐 아니라 돈이 드는 일이다. 때문에 굳이 없는 돈과 힘을 써가며 편치 않은 관계 속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진다. 게다가 비정상적인 집값과 사교육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보면서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은 ‘사치’가 됐다. 한창 팔팔하게 사랑을 위해 뛰어야 할 20대들조차 등록금을 위한 아르바이트로 허리가 휜다. 청춘을 저당 잡힌 20대를 보내고 30대에 접어들면 삶은 더욱 피곤해질 뿐이다. 가까스로 구한 직장에서 마주하는 건 또 다른 경쟁이다. 적당한 자극은 사람을 발전시키지만 과하면 무기력하게 만든다. 스스로를 세울 힘도 없는데 남까지 챙겨줄 여유가 어디서 나겠는가. 돈도, 여유도, 마땅한 상대도 없는 3무(無)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非婚)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저출산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인구 감소는 사회와 경제가 활력을 잃고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암울한 전조다. 이런데도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등 출산·양육·교육 등과 관련한 정책 마련을 선심성, 시혜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하지만 복지를 무조건 사치로 여기는 세력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고 핏대를 세울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어디선가 접한 타이완 사상가 보양의 말이 떠오른다. “국민의 행복만큼 강한 것은 없다.”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으면 먼저 국민을 행복하게, 살맛나게 만들라는 뜻이다. 정작 재생산을 책임진 세대들은 시드는데 장밋빛 미래와 국가경쟁력을 운운하는 건 허황되다.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은 짝짓기와 번식이 아니던가. 지금 현실에 발목 잡힌 인간들은 종족의 본성을 거부하고 있다. 마음 놓고 짝을 지어 2세를 낳을 수 있는 자연적 욕망을 몰수당한 세태가 서글프다. 일제강점기 작가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서 매일 취중 귀가하는 남편이 “이 사회란 것이 술을 권한다오.”라고 하자 속상한 아내는 힘없이 대꾸한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이 몹쓸 사회는, 요즘 비혼을 권하고 있다.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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