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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代는 무죄 40代면 유죄?”

    청소년에게 대가를 제공하거나 약속하고 성관계를 맺는 성인을 처벌하도록 한 청소년 성보호법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여성·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 속에 법원은 청소년 성매매 혐의자에게 최근 또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을 두번 내린 서울지법 윤남근(尹南根)판사는 3일 “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현재의 법체계와 법률로 법익을 충분히 보호할수 없다면 잘못된 법을 고쳐야한다는 게 윤판사의 소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죄 판결의 취지는:전제 왕권 시대와는 달리 근대 형법은 ‘행위주의’ 원칙을 확립하고 있다.청소년 성보호법이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이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 해도 성매매에 관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처벌할 근거도 없고 처벌해서도 안된다. ■입법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인지: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완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반대한다.법,특히 형법은인신에 관련된 것이어서 그 조항이 명백해야 한다.처벌 범위를 넓히겠다는 목적으로 법 조항을 모호하게 만들면 인권침해 소지만 높일 뿐이다. ■여성단체 등의 반발이 심한데:40세된 남자가 19세된 여자에게 저녁식사와 술을 사주고 동침했다면 처벌해야 하는가?아마 처벌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그러나 똑같은 상황에서남자가 20세라면 어떤가? 방탕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처벌하자고는 못할 것이다.법적 판단이 20세와 40세 때문에 바뀌어야 하나?비판자들은 처벌 의욕만 앞섰지 기본적인 법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법적 대응은:청소년 성보호법 자체가기묘한 법이다.청소년 성매매를 처벌하려면 형법에만 해도위계에 의한 간음죄 등 적용할 수 있는 법조항이 3∼4가지나 있다.청소년 성보호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의제강간(피해자가 동의해서 성관계를 맺더라도 강간으로 보는 것) 연령을 현행 13세에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답답한 정치/ 林통일 사퇴요구 JP문답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자진사퇴를 강하게 요구중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31일 원주를 방문했다.자민련 소속 한상철(韓尙澈) 원주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도 참석,김 명예총재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환담을 나눴으나 임 장관거취 등 현안에 대해선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JP는 1일 소속의원들과 갖기로 한 골프 라운딩조차 취소하는 등 현 정국상황에 대해 결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다음은 일문일답. ●청와대가 결의문 채택에 대해 유감이라는 반응인데… 유감은 감이 있다는 얘기 아니냐.(웃으며)감이 있으면 됐지뭐. ●국회에서 처리한다는데… 조용히 국회에서 그런 문제를해결한다면 원의(院意)대로 하는 거지. ●투표하면 찬성하나. 투표는 각자 비밀로 하는 건데 미리얘기하면 어떻게 해. ●공조 깨지않기 위해 임 장관이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나. 난 그렇게 희망하고 주장하는데 표결하자면 표결하는 것이지. ●표결과 공조는 별개인가. 큰 길에는 공조다.여러가지 사상(事象)에 대해 표결하자면 표결하는 거고. ●임 장관이 표결에서 해임되면 공조는 하나. 내 분명히얘기했어.공조는 우리가 깨지 않는다고. ●자진사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데… (민주당 이상수 총무 발언을 겨냥한 듯)누가 그러데.통일 방해 행위라 뭐 어쩌고.말들을 조심해.여과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하면 안돼. 여과해서 가려서 말을 하라고 주의 좀 줘. 원주 이종락기자 jrlee@
  • 김중권 대표 한때 당무거부 안팎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27일 자신의 구로을 출마에 제동을 건 청와대측에 불만을 표시하는 방편으로 한때당무를 거부해 여권내 파장을 일으켰다.이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여권의 소용돌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대표는 결국 한나절의 당무거부 뒤 청와대와 당측의설득에 따라 3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 청와대 만찬에는 참석했지만 여진은 계속될 것 같다.그는 여전히 청와대비서진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으며,청와대 비서진 또한 “김 대표가 사심을 앞세워 여권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냉랭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가 24일 청와대 당무보고에서 김 대통령에게자신까지도 포함한 여권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고 이호웅(李浩雄) 대표비서실장이 밝혀 그의 노림수가 관심을끈다.나아가 김 대통령이 인적 쇄신 요구를 어떻게 수용,답을 할지 여부도 향후 여권으로선 버거운 과제가 아닐 수없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재선거 출마문제로 폭발한 김 대표와 청와대·동교동간 갈등이 잘못 정리될 경우 현 정부 출범후 여권의 최대 분열 위기를 몰고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파장과 반응] 김 대표는 이날 이호웅 비서실장 등에게 “병원에 간다”며 회의에 불참,외부와 연락을 끊고 ‘버티기’에 들어갔다.김 대표는 전날 오후엔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이 비서실장과 모대학교수 등 10여명과 함께 수도권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한 뒤저녁식사를 하면서 청와대 비서진이 자신을 흔들어댄다며강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당무 거부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청와대와 동교동 일각에 대한 골깊은불만 때문에 당무거부에 들어가긴 했지만,예상 이상으로파문이 번지자 김 대표 자신이나 청와대는 당무 거부설을덮기 위해 애썼다.김 대표는 결국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 등의 간곡한 설득으로 한나절만에 ‘결근 시위’를 풀고,28일 당무복귀를 선언했다.김대표로선 의외로 강한 청와대분위기가 감당키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당무거부 노림수] 김 대표측은 구로을 출마 의지의 순수성을강조키 위해 이 비서실장이 이날 김 대표의 인적쇄신요구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즉 김 대표는 자리에연연치 않고 있으며,구로을 출마도 여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 고육지책이란 입장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나아가 당무거부를 통해 여권 핵심부에 “상황을 조기에 정리해 달라”고 압박하는 뜻도 있는 것같다. 이와 함께 자신을 포함해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등소위 ‘빅 3’의 교체도 함께 건의, 자신을 견제해왔다고보는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 등의 정국구상을 교란시켜자신의 여권내 입지를 강화시켜보겠다는 의지도 있어 보인다. 즉 당무거부 카드는 자신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면서여권내 권력구도를 흔들어 보려는 노림수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인 셈이다. 따라서 김 대표 당무 거부 파문은 앞으로도 집권후반기를맞은 여권의 당과 청와대간 갈등은 물론 차기 주자군들의복잡한 권력투쟁의 서곡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춘규기자 taein@
  • 클린턴 조촐한 생일잔치

    [워싱턴 연합]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자신의 55회 생일을 워싱턴에서 보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물러난 뒤 평범한 시민으로 첫 생일을 맞아 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딸 첼시 등 가족과 함께 워싱턴으로 돌아와 워싱턴 번화가 식당과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생일을 자축했다. 그는 일요일인 이날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워싱턴의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대동하고 워싱턴 번화가 듀퐁서클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가족애’를 도모했다. 클린턴 가족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라 토마테’식당에서저녁을 먹었는데 식당측에서는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상관없이 일반 손님과 똑같이 대접했다는 것. 클린턴 전 대통령 가족은 저녁식사가 끝난 뒤 워싱턴 지역에 있는 ‘시네플렉스 오데온’ 극장을 찾아 상영중인몇편의 영화 가운데 마지막 심야 프로를 선택해 관람했다.
  • 경제정책회의 이모저모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 참석자들은 26시간여에 걸친 회의기간 동안 네차례의 공식 회의 및 몇 차례의 비공식 협의를 갖는 등 합의안 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10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합의문 발표도 1시간30분이상 늦춰지는 등 여야 모두 합의문에 담을 자구(字句)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모습이었다. 9일 정부측 보고와 여야 3당의 입장 발표로 시작된 첫날 토의는 여야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대책에 대한 현격한 입장차로 진통을 거듭했다.특히 감세액과 기업규제 완화문제 등에 대해선 격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서민주거안정 방안과 재래시장 활성화대책 등 민생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저녁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의견 일치를 이뤘다. 저녁식사 후 진념(陳稔) 경제부총리,민주당 강운태(姜雲太)·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자민련 조희욱(曺喜旭) 의원 등은 합의문 작성 소위원회를 구성,오후 11시30분부터 별도의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여·야·정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소위는 다음날 새벽 2시쯤 ‘경제현안과 민생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경제에 관한 한 정경을 분리하여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포함시키는 등 순조로운 진행을 보였다. 하지만 여야는 주요 의제였던 ‘감세정책-재정확대’ 부분에 이르러 최종 합의 도출에 실패,10일 오전 당초 계획했던‘합의문’ 대신,합의된 사항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부분을 그대로 명시한 ‘결과 발표문’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정책협의회에 참가한 여야 대표들은 당지도부와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합의문 내용과 수위를 조율하는 등 각 당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 결과 발표문에 구체적인 숫자가 포함되지 않는 등 완곡한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기업집단지정제도 조정과 관련,야당은 자산규모를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여당은 개혁후퇴로 비쳐지면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표현을 관철시켰다. 실업대책 예산도 당초 구체적인 액수를 적기로 했으나 정부·여당의 만류로 빠졌다.지역균형발전법 및 서민주택구입자금 확충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적시하지 않았다. 홍원상기자 wshong@
  • 금강산 랠리 폭우속 ‘완주’

    북한 금강산 지역을 배경으로 달린 통일염원 6·15 자동차질주경기대회가 폭우가 퍼붓는 악조건에서도 31일 무사히 막을 내렸다. 지난 29일 북한에 들어간 선수단은 이날 장전항∼해금강∼순학마을 코스(63.2㎞)에서 레이스를 펼쳤다.철책이 처진 금강산 관광코스를 달리던 지난해 대회와 달리 이날 레이스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도로에서 펼쳐져 남북화해의정신을 북돋았다. 주최측은 경주가 열리기 직전까지 북측과 협상을 벌여 민가가 있는 순학마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코스를 늘려잡았다.주민과 접촉을 막기위해 군인들이 배치됐지만 구경나온 주민들은 남측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영했고 군인들도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특히 30일 폭우로 인해 경기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북측은 출전 선수들과 취재진 등을 고위급 인사가 아니면 초청받기 힘든 것으로 알려진 ‘금강산려관’으로 불러 저녁식사를대접하는 열린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동훈 경기운영본부장은 “북측의 열린 자세로 볼 때 내년에는 육로를 통한 경기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종합우승은 신현수-정연홍(발보린)조가 차지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점심값 지원받는 학생 늘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여름방학에 점심식사비를 지원받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24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여름방학중 중식비 지원대상자는 1만3,266명으로 지난해 1만384명보다 22%정도 증가했다.초등생은 7,465명이고,중학생 3,097명,고교생 2,704명등이다.울산도 지난해 1,659명에 비해 올해 16% 증가한 1,989명이다. 대구도 증가추세다.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결식학생은 1만5,719명으로 지난해 1만1,673명보다 25.7%나 증가했다.대구시 전체 초·중·고등학생 43만1,703명의 3.6%다.이 가운데 초등학생이 6,402명(40.7%),고등학생 5,103명(32.5%),중학생 4,214명(26.8%)이다.광주도 결식학생이 올해 6,632명으로 지난해 4,899명에 비해 35%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국민기초생활법에 의한 수급자가 증가한데다 결손가정이나 실직한 가장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교육청은 분석했다.대구의 경우 97년에 688명이던 결식학생수가외환위기가 본격 시작된 98년에는 6,543명으로 9.5배나 증가한 뒤 해마다 30% 정도 증가하고 있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결식아동은 사회복지 차원에서 교육청보다 해당 지자체에서 독거노인 등과 마찬가지로 지원해야 한다”며 “점심은 학기중이나 방학때 교육청에서 해결해준다 해도 아침·저녁식사는 지자체에서 해결해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당수 시·군교육청의 경우 매년 지원 대상자 선정을 학년 초인 3월에 하는 탓에 이후 발생한 결손가정 및실직 자녀 등은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경북 경산시 K초등2년인 C모군(9)의 경우 할머니인 박모씨(64)와 살면서 지난 5월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됐으나급식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누락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또 지원대상 학생들은 결손가정이나 생활보호대상자 중담임과 학교장이 가정방문을 통해 선별하도록 하고 있으나 저소득층의 기준이 애매해 저소득층을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창원 이정규·대구 황경근·경산 김상화·부산 이기철 기자 jeong@
  • 최수종씨 “왕건 이미지 지키려 숱한 광고 거절”

    KBS ‘태조왕건’이 촬영중인 1만4,700여평의 경북 안동 세트장에는 후삼국시대가 재현되고 있었다.안동댐 저수지에는부산에서 가져온 어선으로 만든 고려 목선이 6대나 물그림자를 드리운다.도로 곳곳에 설치된 ‘왕건촬영장’이라고 씌어진 표지판과,관광객들의 떠들썩한 분위기….왕건과 견훤의격전지였던 안동이 드라마로 다시 태어나는 듯했다. 왕건역의 최수종은 장수들을 거느리고 평양을 순시하는 장면을 말 위에서 촬영중이다.최수종이 탄 백마가 자꾸 움직여 NG가 나자 참다 못한 강일수 PD가 고함을 빽 지른다. “말 좀 떨어뜨려 놔라.말 연애시키나.” 말을 바꾸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지만 두꺼운 갑옷에 풀로붙인 가발까지,유월 뙤약볕에 배우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년째 왕건으로 살고있는 최수종을 야간촬영에 들어가기 전 저녁식사 시간을 틈타 잠깐 만났다.수염을 붙인 채 식사를하는 장수들의 모습 또한 장관이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촬영 준비를 하는데 분장에만 2시간 걸립니다.” 일주일 내내 ‘왕건’촬영에만 온 힘을 쏟고있는 최수종의눈빛이 형형하다.체중도 많이 줄었다.촬영이 없는 일요일에는 대본 연습을 하기 때문에 아내 하희라도 두 아이와 함께다른 방에서 조용히 지낸다.평생 한두번 올까말까 한 소중한 타이틀롤 기회를 맡아 왕건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무수한 광고 제의도 모두 거절했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월·화요일이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부르는 광고 제의로 가관이 아닙니다.하지만 주말에만 볼 수 있는 왕건으로 남아야지 시도 때도 없이 나와 낄낄대고 싶지는 않습니다.” 궁예가 죽고 나서 드라마의 힘이 빠졌다는 등 사람들이 이런저런 입방아를 아무리 찧더라도 스스로 할 일만 차곡차곡하겠다는 생각이다.최수종 스스로 왕건에 대해 내리는 평가는 ‘자기 차례를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왕건의 죽음까지 그릴 ‘태조왕건’은 올 연말 184회로 막을 내린다.이어 내년 1월부터 역시 이환경 작가가 고려 광종의 생애를 그릴 ‘제국의 아침’이 1년여 동안 방송된다.KBS 최상식 국장은 “광종에 이어 무신정변과 삼별초의 난을 2년,공민왕과신돈,고려의 멸망을 1년동안 제작해 고려사를정리한 뒤 장보고의 이야기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동 윤창수기자 geo@
  • 女優와 투사의 까탈스런 저녁대화

    채널F의 ‘거인들의 저녁식사’는 밥상머리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개념의 토크쇼다.25일 영화배우인 장미희 교수(명지대)와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 변호사가 서울대신동의 한식당 ‘석란’에서 함께 토크쇼(7월5일 오전11시 방송 예정)를 찍는다길래 헐레벌떡 달려갔다.아름다운 여배우와 민주투사라니,어떻게 서로 알게됐는 지부터 궁금하다. 그런데 웬걸,촬영장 분위기가 살벌하다.장미희를 빗대 만든 SBS 드라마 ‘순자’에 대해 묻도록 돼있는 등 대본 내용이 출연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단다.앙드레 김을 희화화했던 드라마나,그의 본명을 묻는 사전대본으로 다 성사됐던앙드레 김의 방송출연을 망친 경험이 있는 이용렬 PD는 안절부절이다. “내 여기까지 왔으니 찍고 간다”는 한변호사의 호탕한 한 마디로 우여곡절 끝에 녹화에 들어갔다.진행자인 경향신문뉴스메이커 임도경 정치팀장도 오늘은 대본없이 ‘가기로’한다. 두 ‘거인’의 만남은 지난 94년 한변호사가 민주당 장영달 국회의원의 후원회장직 후임을 맡아달라고 장교수에게부탁하면서 이뤄졌다.‘같은 집안이니 잘 하겠거니’하는 생각에서 후임자로 골랐단다.이후 서로 존경하는 인물이자 팬으로우정을 쌓아왔다. ‘석란’은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하다.교수 생활 12년째인 장교수의 조곤조곤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대화에 한변호사는 호쾌한 유머로 응수한다. “이름도 ‘미희’로 명실상부하게 아름다운 이는 장미희씨밖에 없어요.” “미희란 이름은 너무 원색적이라 좋아하지 않아요.” 각자 좋아하는 음식에도 개성이 묻어난다. “난 평생 (감옥에 있느라)허리를 못 펴고 살아 새우를 좋아합니다.” “(개,새 등 애완동물을 8마리 정도 키우다보니) 의사소통가능한 포유동물이나 생선 중에도 연어는 마음이 아파서 못먹겠어요.” 대화는 한변호사가 ‘컴컴한 지하실’에서,장교수는 은막을 빛내며 보낸 70년대로 흐른다.한변호사는 “조금 고생했지만 나중에 자괴감을 안 느끼도록 버티려고 애썼다”고 회고했다. 한변호사는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탈세 안했다는 얘기는 털끝만큼도 없더라”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다. 녹화가 끝나자 이PD는 “출연자들이 까탈스러워 오늘이 가장 힘든 촬영이었다”면서 “주 시청자인 주부들이 과연 좋아할지 모르겠다”며 담배를 물었다. 윤창수기자 geo@
  • [건강칼럼] 복통과 관련 질환

    ***밤중에 아플땐 궤양 의심해야. 이른 아침 새벽에 속이 아프거나 거북해 깨어나거나 하는등 새벽에 속이 불편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 병원에 오는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서 걸어 다니거나물이라도 마시면 증상이 곧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다.또는 대변을 보고 나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정밀 검사해 보면 대개 별 특별한 병이 없다.원인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며 흔히 기능성 소화 불량이거나 과민대장의 증상일 경우가 많다. 우리가 겁을 내는 위암은 절대로 새벽에만 통증이 오지 않으며,식사를 하고 나면 밤낮이 없이 항상 불편하고 소화가안 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점점 더심해지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빈혈이 생겨 얼굴이 창백하게 된다. 밤 12시에서 2시 사이의 한밤중에 곤히 잠이 들었다가 배가 아파서 깨어나곤 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증상이다.이 경우는 대개 십이지장궤양이나 위궤양 등 소화성 궤양일 수가 많다.이런 환자들은 새벽에는 오히려 속이 편안해 늦잠을 자는 일이 많다. 저녁식사로 기름진 음식을 잘 들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중에 갑자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심한 복통이 오목가슴부위나 우상복부에 생겼는데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서 인근병원의 응급실이라도 가야 할 정도가 되고 이런 통증이 수시간 지속된다면 이것은 담석증 발작에 의한 통증일 가능성이 많다.담석증 발작은 이 병이 있는 사람에서는 그전에도몇 번 같은 통증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때마다 본인들은 음식을 잘못 먹어서 체했다고 대체로 가볍게 지나쳐 버리는 수가 많다.이런 유사한 심한 통증이 전날 저녁에 음주를 많이 하고서 생겼다고 한다면 급성 췌장염의 가능성도 있다. 한밤중에 잠이 들었다가 가슴 한복판이 아파 오거나 뜨거운 기운이 상복부에서 시작하여 목쪽으로 뻗치는 것 같은 작열감이 있으면 이것은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많다.이런 사람들은 자다가 신물이 넘어와서 갑자기 깨어나기도 한다. 한밤중에 자다가 배가 아픈 것은 일반적으로 객관적인 중대한 원인이 있는 통증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지만 새벽에만 배가 아픈 것은 오히려 별것 아닌 기능성일 가능성이 많다. 민영일 서울중앙병원 건강센터 소장
  • 이인제 최고 사무처 끌어안기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소리 없이 여사무원에서부터 국장까지 당 사무처 전 직원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국민신당 출신인 이 위원은 그동안 당내 기반이 약한 것으로 인색돼 왔다.따라서 그의 사무처 요원들과의 이례적인스킨십은 ‘사무처 뿌리 내리기’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 최고위원은 19일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변인실,직능국,국가경영전략연구소,연수국 등의 30명 가까운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건의나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다. 앞서 지난달 8일에는 홍보국,기조국, 총무국, 공보위 소속직원들과 당사 지하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할 때엔 폭탄주도 돌려가면서 애환을 들었다. 이춘규기자
  • ‘VS’ 프로그램 인기가도 질주

    쟁쟁한 두 인물 간의 대결구도를 내세운 방송 프로그램은언제나 안정된 시청률을 보장한다.요즘 케이블TV에서는 이러한 대결구도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상반된 의견 차이로 재미를 더하는 대결구도 프로그램의‘원조’격으로는 75년 시작된 미국 ABC사의 영화 프로그램‘시스켈&에버트’를 들 수 있다. 미국 영화평에서 흔히 볼수 있는 ‘투 썸즈 업!(엄지 손가락 두개를 받을 만큼 괜찮다는 뜻)’이란 말을 만들어낸 이 프로그램은 로저 에버트와 진 시스켈이라는 2명의 평론가가 영화를 두고 대담한 뒤엄지손가락을 올리거나 내려서 영화를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을 본따 캐치원(현 HBO)은 95년 ‘유지나vs이용관’을 방송했다.역시 2명의 영화평론가를 내세워 이슈가될만한 영화를 놓고 비평, 토론한 이 프로그램은 영화광들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고품격 증권 토크쇼’를 내세우며 매경증권TV가 지난 4일 첫방송한 ‘고수vs고수’(월∼금요일 오후5∼6시)는 말로만 듣던 증권가 고수 2명이 출연,현 증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다. 필명 ‘GG’로알려진,개미군단 증권사이트 주필 권현주씨와 슈어넷,팍스넷 등에서 ‘을지문덕’이란 아이디로 유명한 함민석씨가 투자 전략을 놓고 옥석을 가린다.방송한 지이제 1주일이 지났지만 ‘실제 주식 매매를 하는 내용이 공개돼 솔직한 투자기법을 알 수 있어 좋았다’는 시청자들의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m.net의 ‘왓츠 업 제롬’(월∼금요일 오후5∼6시)에서는인기가수들이 뮤직비디오를 가지고 한판대결을 벌인다.네티즌의 투표로 승부를 겨뤄 더 많은 표를 얻은 노래가 전파를탈 수 있다. 인기 댄스그룹 H.O.T와 클릭B가 뮤직비디오 대결을 벌일 때는 10만회가 넘는 폭발적 투표수를 기록하기도했다. 채널F의 ‘거인들의 저녁식사’(목요일 오전11시)는 정·재계나 문화계 등에서 누구나 ‘거인’이라 인정하는 인물을 선정,비슷한 급의 친한 주변인물과 함께 식탁에 초대,진솔한 모습을 비추는 식탁토크쇼다.지금까지 가수 조영남vs국회의원 김홍신,코미디언 구봉서vs이홍렬 등이 출연했다. ‘고수vs고수’의 장종호PD는 “우리나라 최고의 증권고수들을 출연시켜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면서 “거물급들간의 생생한 의견 대립이 시청자들에게 훌륭한 정보와 재미를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아카사카 S클럽서 밝힌 ‘김정남’

    지난 1일 저녁 7시쯤 도쿄의 한 소식통으로부터 “김정남(30)이 일본에 드나들 때 자주 갔던 술집은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한국 클럽이며 이 업소가 최근 일본 당국의 조사를받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2시간쯤 뒤.수십곳에 달하는 아카사카의 한국 클럽 중 최근 단속을 받은 곳이 어느 곳인지 알아내기 위해 아카사카의 한 클럽을 찾았다.소식통은 그 업소의 이름까지는 모르고 있었다.이곳에서 비교적 손쉽게 한국인 여자 종업원으로부터 “사흘 전 뉴칸(일본 입국관리국) 직원이 몰려들어 단속을 벌인 곳은 S클럽”이라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S클럽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밤 11시쯤.먼저 찾았던 곳이주말 저녁을 즐기는 취객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던 것과는달리 50여평 규모의 S클럽은 7∼8명이 술을 마시고 있을 뿐대부분의 테이블은 비어 있었다. “며칠 전 단속을 나와 그렇다”는 게 이곳의 설명.30여명의 뉴칸 직원들이 여종업원 40여명의 여권 등을 일일이 조사하며 비자기한이 만료된 사람들은 체포해 갔다는 것이었다.그때문인지 이날 S클럽에는여종업원들이 10명 남짓밖에없었다. 술을 주문하고 몇 잔 주고받으면서 ‘김정남’을 슬쩍 물었다.이곳에서 ‘매니저’로 통하는 남자 종업원 A씨(34)는놀라는 표정으로 “어떻게 알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날(김정남 일행이 일본에서 추방되던 5월4일) TV를 보고깜짝 놀랐다”고 순순히 김정남이 이곳에 온 적이 있음을털어놓았다.“TV를 보기 전까지는 그가 재미교포라고 해서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그는 “그 남자는 지난해 12월우리 업소에 혼자 왔으며 그 전에도 몇차례 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어서”라는 여종업원 K양(26).그녀는 “그는 얼굴에 점이 많고 몇차례 우리 업소에 온데다 한번 오면 이틀 사흘 연속으로 왔다”면서 “돈도 비교적 잘 썼으며 한 파트너와 ‘동반’(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그 업소에 가서 매상을 올려주는 일)도 했다”고 말했다.K양은 “그 사람은 얌전하고 매너가좋았으며 오히려 종업원들에게 ‘몸에 안 좋으니 술을 많이마시지 말라’고 충고까지 했다”고전했다. 이어 “여러명의 종업원들이 손님의 시중을 드는 이곳 클럽의 성격상여러 사람이 그 사람을 상대했지만 주로 ‘체리’(예명)가시중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체리는 20대 후반에 키 165㎝ 전후의 미모였다는 게 S클럽 종업원들의 증언.체리를 수소문해 보았지만 그녀는 지난 1월 업소를 그만둔 뒤 연락이끊겼다고 했다. 이곳 종업원들이 일본 당국의 조사도 받았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김정남 일행의 일본 밀입국 사실이 밝혀진 후 법무성 입국관리국 등 일본 관계당국도 활발히 그의 행적을 추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김대표 訪中길 ‘빛과 그림자’

    오는 25일 중국 방문길에 나서는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방중길 전망은 밝은데 반해 그가 헤쳐나가고 있는 국내 정치상황은 험하다고 할 정도로어둡다. 김 대표는 오는 28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면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알려졌다. 김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여권내에서 그의 비중을 읽게 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양국 수교 이후 집권여당 대표가 처음으로 중국을공식 방문,정당외교의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친서에는 남북한 및 동북아의 평화정착에 노력할 것을제안하는 내용 등 각 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내용이 담긴다고 한다. 이에 반해 국내정치상황은 갑갑하기까지 하다.김 대표는23일 저녁 시내 한 음식점에서 당내 ‘열린정치모임’ 소속 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장관의 천거에 자신이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내가 추천한 적도 없는데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 지 모르겠다”고의아해 했다.그러면서도 “모두 한마음이 돼 개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호소에 참석자들도 적극 호응했다.의원들은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대통령을 지켜야 하며,대표에게도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김대표의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그렇더라도 정국전망이 밝지만은 않은데 김 대표의 시름이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고이즈미 집권후 달라진 3가지

    일본 집권 자민당이 변하고 있다. ‘개혁’을 입에 달고 다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집권하고부터 나타난 변화다. 우선 흥청거리는 밤의 요정 정치가 많이 사라졌다.고이즈미 총리는 ‘밤 외출’을 삼가고 있다.특히 요정 출입은 거의없다.주위로부터 “5년이고 10년이고 총리할 것도 아닌데 단 1년 만이라도 지옥같은 생활이 어떠냐”는 권고를 받고는충실히 지키고 있다.공사 업무가 바쁜 중에 요정 정치를 즐긴 전임자 모리 요시로(森喜朗)와는 대조적이다.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11일 저녁 자민당 5역을 관저로 초청,외부에서 불러들인 요리사의 음식을 대접했다.모리 전 총리도 취임 직후 당 5역에게 저녁을 냈으나 호텔의 요정에서였다.지난달 26일 취임한 고이즈미 총리가 지금껏 외식을 한 것은 단 8차례.그중 7차례는 측근인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관방장관이나 비서관과 호텔에서 간단히 식사했고 요정에서 저녁식사를 한 단 1차례도 상대방이 주최한 자리였다. 두번째 변화는 당의 주요 방침을 결정할 때 최대파벌 하시모토(橋本)파의 간부 등 실력자들과 미리 상의하는 게 관례였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과감히 관례를 깨고 있다.당내에서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참의원 공천자의 파벌 이탈’ 등은 당 개혁본부 등에 직접 지시한 것.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참의원 간사장 등 당내 실력자들은 몹시 불쾌한 표정이다.주요 지시나 방침은 파벌 조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당 간부에게 지시하고 있다. 세번째로는 의사결정 방식의 ‘개혁 바람’을 꼽을 수 있다.당내 의견을 수렴할 때 과거에는 주류파의 의견만으로 결정했을 것을 최근 들어 당선 횟수별 모임을 통해 의견을 듣고있다.지난 17일에는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간사장이 초선의원을 불러 영주 외국인 참정권 부여법안과 관련한 의원들의의견을 일일이 청취한 바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비무장지대 녹색순례 르포

    비무장지대(DMZ)의 하늘은 참으로 푸르렀다.남북도,분단도 따로 없었다.백로 몇 마리만 한가로이 자리를 지키고있을 뿐이었다. ‘2001 생명과 평화의 DMZ 녹색순례단’은 지난 14일 임진각을 출발,22일 통일전망대까지 휴전선 155마일을 도보로 횡단한다. 순례 이틀째인 15일 경기도 연천군 삼곶리 태풍전망대에서 시작된 일정은 험난하기만 했다.비바람과 구름에 가려끝이 보이지 않는 급경사가 이어졌다.순례단은 비무장지대에서 한가롭게 서있는 고라니 3∼4마리와 멀리 보이는 북한군 병사를 향해 두손을 힘껏 흔들었다.곧이어 중면 합수리에 펼쳐진 엄청난 규모의 습지.김경화 대안사회국장(30·여)의 설명이 시작됐다. 김 국장은 “습지가 있어야만 다양한 동·식물의 형성과보전이 가능하다”면서 “경제적인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값어치가 무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속된 강행군 속에서도 노루오줌 등 식물도감에서만 봤던 진귀한 식물들이 순례단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부산녹색연합 김은정 간사(29)는 “지표식물인 관중 무더기와난쟁이붓꽃,둥글레의 군락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오후 6시30분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2리 마을회관에도착한 순례단은 저녁식사와 평가시간을 가졌다.순례 사흘째인 16일 단원들은 어느 누구도 오전 6시 기상시간에 늦지 않았다.도보행진의 시작은 강원도 철원군 노동당사. 녹색순례단 깃발과 녹색연합 깃발을 앞세우고 민통선 안으로 들어섰다. 민통선 안에서 2만여평의 벼농사를 짓는다는 손용목(孫容睦·68·강원도 철원군 동성읍)씨는 논에물을 대기에 바빴다.손씨가 모는 트랙터 옆으로 백로 한마리가 날아들었다. 지난 1월 명지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에반 초크(25·호주)는 “비무장지대는 50년 넘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보고”라면서 “행운이라 생각하며 흔쾌히 녹색순례대열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출정식에서 자유의 다리‘소원의 벽’에 소망을 적은 단체옷 한벌을 내건 뒤 대장정을 시작한 이들은 평화의 댐 등을 거쳐 22일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통일전망대에 다다른다. 철원 박록삼기자 youngtan@. *한상민 순례단장 “값진 보물 확인 감동의 연속”. “생태계의 보고(寶庫)를 직접 발로 누비면서 가슴 벅찬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1 생명과 평화의 DMZ 녹색순례단’ 한상민(韓相民·28) 단장은 17일 “단원들이 지난 4일 동안 하루 평균 30여㎞를 강행군하느라 많이 지쳤지만 ‘값진 보물’을 접하는 기쁨에 다들 들떠있다”고 전했다. 한 단장은 “비무장지대의 생태계가 더욱 풍요로운 것이사실이지만 민간인통제구역(CCZ) 안의 생태계도 감동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순례는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내의 생태계에대한 기초 조사라는 점 외에 DMZ가 부분적으로나마 민간인에게 열리는 순간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곳에 대한 관심이 한반도에서도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장담했다. 박록삼기자
  • [대한광장] 왕과 국회의원의 하루

    대의 민주주의란 국민의 권한을 의원에게 대신 사용하게하는 제도로서 의회민주주의라고도 불리는데 민주주의 실현의 한 척도이다.그러나 현재 우리 국회의 모습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게 할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활동성적표라 할 의안처리율은 60%정도로 역대 국회 중최악의 성적이다.상시 국회를 표방하면서 국회문은 늘상열어놓고 있지만 사실은 회기내 의원불체포특권을 이용해범법 의원들을 보호하자는 속셈일 뿐이다.각종 개혁입법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국회가 아니라 골프장에서 1,000만원 내기 운운하며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여당의 실책에 대변인 성명을 남발하던 야당이 이번 ‘골프 소동’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기이하지만야당도 다를 바 없는 그 속사정을 왜 모르랴. 정치가 다른 분야를 선도해나가야 하는데 오히려 여타 분야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나라가 평안할 리 없다.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다. 정확한 비유는 못되겠지만 대의제도는 왕조국가 시절에도 있었다.차이가 있다면 지금의 대의제는 국민을 대신하는것이지만 과거의 대의제는 하늘을 대신하는 것이라는 점이다.임금을 천자(天子)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늘로부터 정치를 위임받은 존재이기 때문이다.정치는 하늘로부터 위임받은 신성한 과업으로서 그 수행은 일종의 고행 같은 것이었다. 조선 국왕의 하루 일과는 놀기 좋아하는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임금의 기상시간은 해가 뜨기 전이므로 대략 5시쯤이 된다.첫 일과는 대비와 왕대비 등 웃어른에 대한 문안인사로시작된다.문안을 마치면 아침 경연인 조강(朝講)에 참석한다.경연이란 신료들과 더불어 경전에 대해 토론하면서 국사도 논의하는 자리로서 일종의 정치 토론장이다. 조강이 끝나면 비로소 아침식사를 하고 조회를 한다.조회에는 백관이 모두 참여하는 정식 조회인 조참(朝參)과 매일 시행하는 약식 조회인 상참(常參)이 있다.조회가 끝나면 신료들로부터 각종 업무보고가 이어지는데 이를 조계(朝啓)라 한다.조계가 끝나면 각 행정부서에서 파견한 윤대관(輪對官)들을 만나 정사를 논의한다.정오가 가까워오면간단한 점심을 들고 점심 경연인 주강(晝講)에 참석한다. 주강 이후에는 경향 각지에서 올라오는 상소문을 읽고 대신이나 승지들에게 그 대책을 논의하게 하고,지방으로 떠나는 신료나 중앙으로 올라오는 지방관들을 만나 지역 민원의 해결책 등을 논의한다. 다시 저녁 경연인 석강(夕講)에 참석해 학문과 정사를 토론하고 저녁을 든다.저녁식사가 끝났다고 곧바로 휴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낮에 밀린 업무가 있으면 야간업무를 보는데,왕의 야간업무를 밤 9시에서 11시 사이인 을야(乙夜)에 책을 열람한다는 의미의 을람(乙覽)이라 했다.결국 임금이 중전이나 후궁이 거처하는 처소로 들어가는 시간은 대개 밤 11시 넘어서였다.오후에 잠깐 짬이 나면 말을 타고 후원을 산책하거나 격구(擊毬)를 하는 것이 휴식의 전부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런 고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것은 정치란 하늘이 위임한 신성한 것으로서 항상 하늘이 내려다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만큼 하늘을 두렵게여겼기에 가뭄이 들거나 흉년이 들면 하늘에 죄를 빌기 위해 사면령을 내렸던 것이다. 정치를 하늘로부터 위임받은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옛 임금들이 정치를 위임한 하늘을 두려워하던 마음의 반의 반만국민들을 두려워한다면 노는 국회니 방탄국회니 골프국회니 하는 용어들은 설 땅을 잃을 것이다. 이 덕 일 역사평론가
  • [대한광장] 희망의 傳令 아카시아꽃

    바야흐로 전국의 산과 들에는 향긋한 아카시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신록의 5월이 온 것이다. 아카시아꽃은 보는 이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한때 농림행정을 맡았던 나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의미와 사연이 있다. 지난해 5월 이맘쯤 때마침 부슬비가 내리던 홍릉의 임업연구원 숲 속에서는 산림청 소속 전국의 헬기 조종사와 정비사 가족들을 위로하는 조촐한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얀 장막 안에서 속삭이듯 흘러나오는 노영심의 연가와피아노 선율이 지난 봄 내내 강원도 등 전국을 휩쓸던 엄청난 산불을 진화하느라 애간장이 녹을 대로 녹은 조종사와정비사,그 가족들의 메마른 가슴들을 촉촉히 적셔 주었다. 장막 위의 큰 느티나무엔 ‘아카시아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한가로이 너울거리고,노영심의 잔잔한 속삭임은 산불 진화 관계자들 모두의 가슴을 한없이 평화롭게 어루만져 주었다. 그들에게 제공된 저녁식사는 ‘돈가스(포크 커틀릿)’,60여년 만에 처음 겪은 서해안 지역의 구제역 파동이 동해안의 산불과 동시에 발생해 우리나라 주력 수출 축산물이었던돼지고기의 수출 길이 막혀 있을 때였다.선물도 산불이 발생했던 지방 곳곳에서 보내온 돼지고기 세트,동해안 수산물,곶감,잣 등으로 마련됐다. 산불이 미친 듯이 동해안지역을 강타하던 어느날,경찰 헬기를 빌려 타고 현장을 방문하여 공중에서 지켜볼 기회가있었다.필자의 눈 앞에서 초속 20m의 강풍인데도 아랑곳않고 육중한 산불 진화용 헬기에 커다란 물탱크를 달고 깎아지른 불타는 산 정상을 향해 불 속을 뛰어들어 물을 퍼붓자마자 화염을 뚫고 수직으로 상승하는 산림청과 육군 헬기조종사들의 목숨을 건 곡예를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나는 온통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그 순간 나도 모르게 지상의 산림청 간부에게 “아카시아꽃이 피면 조종사와 정비사 가족들을 위한 위로 잔치를 열어 드리겠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그때의 약속을 지킨 행사였다.우리 국민의 공동 재산인 산림을 지키느라 목숨을 걸고 있는 이들의노고와 산림 감시원들의 애타는 심정을 누가 알아줄까.그리고 아카시아꽃이 피면 산불도 멎고구제역 바이러스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을까.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이면 나무 밑의 풀과 관목이 부쩍 자라나 어지간한 불씨에도 산불이 나지 않는다.이때쯤에는 지상 온도가 24도 이상으로 올라가 구제역 바이러스들이 죽어간다.그래서 아카시아꽃은 농업인들에게는 희망의 전령사(傳令使)인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생 소비하는 종이와 목재 등의 수요량은 18㎥,30년생 소나무로 환산하면 237그루라고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이 평생 숨쉬면서 쏟아내는 탄산가스를 없애고 필요 산소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약 565그루가 필요하다고 한다.말하자면 국민 1인의 생존과 생활을 온전하게 유지하려면 800여 그루의 나무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듯 전국 643만㏊의 산림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대기정화 기능 이외에도 수원(水源) 함양,토사 유출 방지,야생조수 보호,산림 휴양 기능 등 우리가 깨닫지 못한 공익적 기능이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연간 50조원(GNP의 9.7%)어치나 된다.국민 1인당 연간 106만원의 혜택을 입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과 6·25전쟁 이후 황폐화한 우리나라 산림을 이만큼 가꾸기 위해 50년에 걸쳐 민·관에 의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난해보다는 덜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봄가뭄에 맞춰 산불이 전국에서 적잖이 일어났다. 선진국과는달리 산불 발생의 약 85%가 자연발화 때문이 아니라 등산객들이 무심히 버린 담배꽁초나 논불 놓기,군(軍) 실화 등인위적 실수로 인해 일어난다고 한다. 평생 한 그루 나무도제대로 심고 가꾸지 않은 사람일수록 ‘산림을 공짜로 즐기면서 불까지 내고 있는 현상’이 언제나 그쳐질 것인가. 그러면서 우리는 아카시아꽃이 피기만 기다리고 있다. 김성훈 중앙대 교수
  • [씨줄날줄] 고춧가루 뿌리기

    ‘고추폭탄’이라는 게 있었다.항일 무장투쟁 초기에 유격대원들이 폭약과 고춧가루를 넣어서 만든 원시적인 형태의폭탄이다.터뜨리면 요란한 소리가 나며 눈과 코에 독한 자극을 준다.항일 관련 기록에 “고추폭탄으로 적의 무기를 빼앗아 무장을 갖추었다”라는 대목이 있다.요즈음의 최루탄 비슷한 폭탄이었던 것 같다.예나 지금이나 ‘정신 못차리도록울게 하는’ 수단이지 살상 수단은 아니었던 듯 하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부토 전 총리는 김 전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은퇴한 전직 정상들이서로 초청해 우정을 나누고,한 때 통치했던 국가들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은 보기에 좋다. 그러나 이 전직 정상들의 대화에서 뭔가 찜찜한 대목이 있다.김 전 대통령은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북한에 가있지만 그렇게 해도 북한 김정일은 한국에 절대 못 온다”고 말했다고 한다.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가겠다고 했던 것도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후에도 김 전 대통령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국에 대혼란의 시대가 왔다” “북의 술수에 말렸다”고 한 적이 있다. 측근이라는 모 국회의원이 전한 것이어서 김 전 대통령이그렇게 말한 뜻을 정확히 헤아리기 어렵다고 할 지라도 몇가지 의문은 남는다.정상들의 왕래와 교류없이 평화정착과 통일이 가능할까.김 전 대통령도 평양에 가기 직전에 김일성주석의 사망으로 무산되지 않았는가.남한이 북한보다 인구가 2배에 가깝고,교육수준도 높고,경제력도 월등한데 우리가북의 술수에 말리겠는가.정부나 국민들의 최대관심사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외국 손님에게 부정적으로 얘기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정에 관한 전직 대통령의 충고는 ‘북한의 태도와 국제정세,남북 국민의식,현 정권의 역량으로 볼 때 앞으로는 이런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예단하고,또 그렇게 되기를 주문(?)하는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성찰로서도 옳지 않다. ‘고춧가루 뿌리기’는 눈과 코만 맵게할 뿐이라는 점이그나마 다행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규개위 회의 이모저모

    13일 오후 3시에 시작된 규제개혁위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은 저녁식사까지 거른 채 마라톤회의를 벌여 5시간30분 만에 합의점을 도출했다.전체회의는 민간위원들과 정부측 위원들간의 치열한 논리대결로 시종 열띤 분위기였다. ■회의후 반응 공정위·규제개혁위 관계자 모두 만족하는표정이었다.한 관계자는 “짐을 벗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양측의 의견이 절묘하게 반영된 절충안이 나오기까지는규제개혁위 민간위원들과 공정위측의 상호 양보가 있었다. 공정위측은 신문고시안 집행시기를 당초 5월에서 7월로 늦추고 신문협회의 자율규약도 존중하는 안을 수용했다.민간위원들도 핵심쟁점인 무가지 제한비율을 경품과 합해 20%로 정해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지원했다. 규제개혁위는 ‘명분’을 갖고,공정위는 ‘실리’를 취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설명이다. 신문협회 자율규제 존중 문제는 가장 큰 쟁점으로 민간위원들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됐다.일각에서는 공정위의 당초안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그러나 회의후공정위측은 “하도급의 공정거래 위반시에도 일차적으로민간자율기구에서 제재를 가하고 이것이 안되면 공정위가개입하고 있다”며 신문고시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회의 진행 강철규(姜哲圭)규제개혁위 위원장은 미묘한사안인 만큼 표결처리가 아닌 합의를 통한 결론이 나도록유도했다.민간위원들이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도록 시간을할애하는 바람에 회의가 길어졌다.서로 의견이 대립하던사안도 점차 하나의 의견으로 모아져 결국 회의 후반에는회의장 밖으로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흘러나와 ‘타결’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위원회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는말이 나올 정도로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여 관심을 반영했다.정부측에서는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 위원장을 비롯,나승포(羅承布)국무조정실장,정수부(鄭壽夫)법제처장 등이 참석해 고시안 부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최광숙기자 b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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