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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문위원 칼럼] 왜 탐사보도인가/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이전 신문에 대한 전문가의 충고 중 단골메뉴는 ‘속보성 기사는 방송에 양보하고 심층·탐사기사로 승부하라.’였다.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에는 이런 제언을 하면 ‘그런 당연한 소리는 우리도 안다.’라며 코웃음 치는 언론인들이 많다. 지난주 월요일(7일)자부터 1주일간 신문들이 주요뉴스로 보도한 기사들 가운데 몇 가지는 탐사보도의 필요성을 대변해주고 있다.7일자에는 이틀 전에 있었던 재·보선 선거결과를 전했다.서울신문도 1면 머리기사 등 5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요일자를 발행하지 않은 신문들 입장에선 ‘속보’라는 측면에서 토요일 선거는 너무나 야속했다.50일 전 과반수가 넘는 국회 의석을 얻었던 여당이 광역단체장 4곳에서 전패했다는 사실은 큰 뉴스임이 분명했다.다양한 분석과 해설기사가 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월요일자 신문의 보도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보고 들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오만한 여당에 대한 민의의 심판’ 정도가 해설기사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그런 가운데 서울신문 7면의 ‘낮은 투표율…지방자치 흔들린다’라는 기획기사는 돋보였다.이 기사는 재·보궐 선거의 투표율이 30% 미만에 그치고 있어,지역현안 결정이나 곧 도입될 주민소환제가 ‘목소리 큰 소수’에 좌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정치무관심의 폐해를 다양한 전문가 취재를 통해 의제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칭찬 받을 만했다. 그러나 후보등록 후 2주 동안 판세 보도는 이른바 ‘소설식 기사’가 극치를 이뤘다.정당이 전하는 거짓(?) 정보를 그대로 받아썼기 때문이다.실제로 서울신문은 투표 하루 전인 4일자 3면에서 열린우리당이 전남에서 우세하다는 주장을 전했지만,민주당 후보에 참패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통령선거에서 출구조사의 정확성에 많은 독자들은 경탄한다.이 정도로 과학적인 조사가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서는 ‘엉터리’라는 누명을 뒤집어쓰는 이유는 무엇인가.단순 전화여론조사 지지도와는 별도로 세대별 투표참여율,지역변인 등 다양한 가외변인을 가미한 판별분석의 유무 때문이다. 앞으로도 재·보궐 선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선거법의 개정필요성을 여론화할 필요성은 없는지,서울신문 내부의 조사 및 보도기법을 더 정교화할 방안은 없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다음은 ‘쓰레기 단무지’보도였다.언론은 특정집단이 아닌 누구에게나 관심이 있는 사안에 뉴스가치의 가중치를 둔다.대표적인 아이템이 ‘먹을거리’가 아닐까. 서울신문은 7일자 12면에 ‘만두속에 썩은 단무지’라는 제목의 2단 기사를 보도한 이후 4일 뒤인 11일에는 ‘돈 된다면…내던진 식품윤리’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로 보도,강도를 더해갔다.사회적 비난여론을 곧바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른 의제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불량식품 관련 기사는 그동안 수없이 보도됐지만,1회성으로 그치거나 관계기관에서 발표한 수사 자료를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는 언론사 자체적인 의제설정이 부족해 예방저널리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다름없다. 수사 및 검사기관의 한 건 주의는 없는지,무죄 판결을 받은 삼양사의 우지라면 파동이나 한샘식품의 포르말린 통조림 사건처럼 잘못된 수사발표와 언론의 받아쓰기로 나락에 빠진 기업은 없었는지 등 언론의 기획·탐사보도 거리는 넘쳐난다. 탐사보도가 멀리 있고 드는 품에 비해 읽히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탈피해야 한다.단발성 자료들만 잘 가공해도 충분하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 [책꽂이]

    ●메이팅 마인드(제프리 밀러 지음,김명주 옮김,소소 펴냄) “아무리 생존능력이 뛰어난 호미니드(인간의 조상으로 간주되는 원시인류)라 할지라도 섹스 파트너를 유혹해 자식을 낳지 못한다면 결코 우리의 조상이 될 수 없었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진화를 이같은 ‘성선택’ 이론으로 설명한다.성선택이란 수컷은 과시하고 암컷은 고른다는 주장을 발전시킨 진화이론이다.‘고삐 풀린 질주 이론’‘핸디캡 원리’‘감각편향 이론’ 등 구체적인 성선택 이론을 다뤘다.3만2000원. ●실무 영문국제계약(나카무라 히데오 지음,박명섭 등 옮김,우용출판사 펴냄) 국제비즈니스 현장에서 쓰이는 영문계약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실용서.오랜 계약법 전통을 지닌 영국법을 기초로 했다.실무적인 영문국제계약 이론과 문서작성상 기술을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독해와 영작에 중점을 뒀다.1만9000원. ●터놓고 이야기하는 약의 진실(임호섭 지음,파르마 펴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의약지침서.제약전문기자인 저자는 이명래 고약·활명수 등 추억의 스타의약품에서 획기적인 항암제 아바스틴 등 최근에 나온 신약까지 의약품의 역사를 살핀다.약은 왜 보통 식후 30분에 복용하는가 등 약에 얽힌 궁금증도 풀어준다.1만원.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로버트 위스트리치 지음,송충기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홀로코스트,즉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냉담한 반응을 다뤘다.기독교도들은 유대인의 이미지를 고리대금업자,불경스러운 배신자,제례살해범,기독교에 반항하는 음모론자 등으로 못박는다.옐로저널리즘이란 말도 유대인의 색깔인 노란색에서 비롯됐듯이 그들의 유대인 혐오의식은 그 뿌리가 매우 깊다.근대 유대인·반유대주의 역사의 권위자인 저자는 인종주의, 종교주의와 왜곡된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홀로코스트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밝힌다.9000원. ●13세의 헬로워크(무라가미류 지음,강라현 옮김,이레 펴냄) 어린이를 위한 진로 선택과 직업 세계를 살폈다.과학과 자연,창작과 표현,스포츠와 놀이,생활과 사회 등 분야별로 500여 직업의 세계를 소개.신종 직업들이 가장 많이,가장 먼저 생겨난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책답게 신종 유망직업 등도 많이 눈에 띈다.애니멀 세라피스트,장기이식 코디네이터,보디 디자이너,테마파크 디자이너,맥주 마이스터 등이 그것이다.2만원. ●제주역사기행(이영권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제주는 신화와 설화의 보고다.한라산 아흔아홉 골,일출봉의 아흔아홉 봉우리,날개 달린 아기장수,설문대 할망 이야기 등 가슴 찡한 사연들을 안고 있다.이 책은 제주의 인문 지리에 관한 보고서이자 기행 안내서다.저자는 ‘변방의 시선’으로 제주를 말한다.한 예로 고려시대 삼별초는 영웅적 항쟁이지만 제주 사람들의 처지에선 재앙이었다고 지적한다.제주 사람들에겐 고려도 몽골도 똑같은 외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1만5000원.˝
  • [자문위원 칼럼] ‘심각한 저널리즘’의 퇴조/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저널리즘적 시각에서 요즈음 우리 신문의 문제점을 여러가지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심각한 저널리즘’의 퇴조이다.다시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쟁점을 객관적이면서 심층적으로 다루어 그 맥을 제대로 짚어줄 수 있는 신문기사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심각한 저널리즘’은 신문의 몫이었다.신문기자들은 심층성 있는 기사를 가장 중요한 저널리즘의 구성요소로 인식해 왔다.이를 위해 때로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취재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우도 많았다.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요즘 신문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오히려 ‘심각한 저널리즘’은 방송으로 옮겨간 듯한 생각이 든다. 가끔씩 편파성 등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방송사들은 각 사의 간판 심층취재 프로를 통해서 ‘심각한 저널리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이처럼 신문의 ‘심각한 저널리즘’이 퇴색하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심각한 저널리즘’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와 관련된 소송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심각한 저널리즘’은 현장성과 영상적 스펙터클을 강조하는 방송이 담당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인격권 침해 소송이나 가처분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반면에 심각성이 약화된 신문은 지면의 대부분을 의사사건(pseudo events)이나 연예오락기사들로 채운다.즉,자연적으로 발생한 사건·사고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십성의 정치기사,홍보용 이벤트 기사,톱스타나 스포츠스타 또는 스타 정치인과의 인터뷰 기사,선정주의적 기사,누가 무슨 일을 하거나 어디에 참석하거나 하는 동정기사,그리고 오늘의 운세 등 장식적 성격이 짙은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다른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의 운세는 신문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언제부터인지 스포츠지와 종합일간지 구분 없이 거의 모든 신문에 오늘의 운세란이 자리하고 있다.일종의 오락거리로 분류되어 문화면에 싣는 경우가 많다.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한 주 동안 빠짐없이 문화종합면(또는 광고문화면 등)에 바둑,유머와 함께 오늘의 운세가 하나의 세트처럼 실렸다. 필자는 평소 오늘의 운세를 심심풀이 삼아 보지만 믿지는 않는다.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것이다.그저 바둑이나 유머와 같은 수준의 오락거리로 생각한다.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이러한 콘텐츠가 신문의 심각성을 떨어트리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신문을 포함해서 여러 신문들을 자세히 읽다 보면 오늘의 운세처럼 없어도 되고 있어도 되는 가벼운 정보,또는 재미로 알아나 보라는 식의 정보들이 상당수 있음을 알 수 있다.물론 저널리즘의 구성요소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오락적 측면의 기사들도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신문이 방송과 차별되는 것이 바로 정보의 양과 다양성,그리고 심층성이라고 할 때 심층성이 떨어지는 정보가 다수를 차지한다면 아무리 다양한 내용을 제공한다 해도 그 의미는 줄어들게 된다.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의 요구를 알고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것을 시청자들이 알아서 선택해서 보라는 경향이 강하다.그렇기 때문에 신문은 더욱더 독자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전하는 매체이어야 한다. 이재진 한양대 신방과 교수˝
  • 베르베르-현각스님 파리대담

    ‘벽안의 구도자’ 현각(40) 스님과 소설 ‘개미’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왼쪽·43)가 만났다. 선수끼리는 서로를 금방 알아본다는 말이 꼭 맞았다.22일 저녁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가 31번지에 있는 베르베르의 아파트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약 2시간여 동안 인생과 종교,그리고 과학과 물질문명에 대해 격의없이,그러나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며 어느새 ‘도반’이 됐다. |파리 함혜리특파원|베르베르는 “평소 느끼고는 있었지만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현재’의 개념과 그 중요성을 스님이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고 현각 스님은 그에게 “당신도 아마 전생에 승려였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영어·프랑스어 통역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보다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이들은 줄곧 영어로 대화했다. 이들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베르베르의 아파트를 나와 근처의 한국식당으로 걸어 가는 동안에는 도(道)에 대한 이야기를,식당에 마주 앉아서는 음식과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화제가 옮겨지기도 했다. 오직 ‘현재’에 충실하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파리의 서쪽 하늘에 붉게 물들었던 노을은 점차 어둠에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뉴스 들을 때면 최후의 순간 맞는 느낌 베르베르 현실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만 매일 뉴스를 들을 때마다 걱정스럽기만 합니다.마치 인류 최후의 순간을 맞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양심이 없는 과학은 이렇듯 인류에게 위험을 가져오고 있습니다.물질적인 것이 인류를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합니다.새로운 영적인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스님’(베르베르는 ‘스님’이라는 발음을 한국어로 하려고 노력했다.)께서는 인류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각 나는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희망은 없다.”는 것입니다.희망이란 존재하지 않는 미래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모든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귀로 듣고,코로 냄새를 맡고 있는 지금에서 출발합니다.현재에 충실하면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되는 것입니다.미래에 대해서는 묻지 마세요. 베르베르 내 작업은 주로 미래에 대해 얘기합니다.글을 쓰기 위해 뇌를 움직이는 동안은 지금 이 순간이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세계가 무엇인지,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의식도,양심도 없는 물질문명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작과 끝은 같은 것… ‘현재’에 충실해야 현각 예수님께 누군가 물었지요.“마지막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예수님께서는 “그럼 당신은 시작은 어땠는지 이해하고 있나요?”라고 되물으셨습니다.마찬가지입니다.시작과 끝은 같은 것입니다.과거,현재,미래는 결국 ‘현재’라는 시간의 다른 모습입니다.따라서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것입니다. 베르베르 현재는 그럼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까?. 현각 (대답 대신 손바닥으로 탁자를 세게 내려쳤다.) 베르베르 알기 쉽게 설명을 해 주세요. 현각 (다시 탁자를 손으로 탁 친 뒤)과거,현재,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베르베르 그렇다면 수백년 전에 그려진 ‘모나리자’를 현재의 우리가 바라보며 감명을 받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현각 좋은 지적이에요.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과거의 현재를 보는 느낌을 받습니다.바로 그것입니다.다빈치는 모나리자를 그리면서 완벽하게 ‘현재’에 충실했기 때문에 우리가 감명을 받는 것입니다. 베르베르 스님께서 말씀하시려는 것을 이제 조금 알 듯합니다.새벽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할 때 나는 주변의 모든 것을 잊고 글 속에 빠져 듭니다.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지요.명상을 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현각 그게 바로 명상입니다.당신은 컴퓨터로 일하는 승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나는 그냥 보통 승려이고요. 베르베르 스님은 전생에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각 신부이거나,승려이거나 그런 영적인 일을 했을 것입니다.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요.나는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가톨릭 신자였고 지금은 머리깎고 승려가 됐지만 내 자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베르베르 가톨릭 신자였던 당신이 불교를 접하고,문화와 관습이 다른 나라 한국에서 승려 생활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현각 어려움도 물론 있었지요.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나의 스승이신 숭산 스님으로부터 “너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였습니다.예일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책도 많이 읽었지만 그런 질문을 누구도 하지 않았거든요.결국 그 ‘엄청난’ 질문은 나를 한국으로 이끌었고 내 종교생활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베르베르 바보 같은 질문을 한가지 하고 싶습니다.불교인이 된다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회피하는 것이 아닌지요? 현각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이렇게 있습니다.불교에서는 세상에 있되 집착을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 나가는 것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얘기지요. 베르베르 무저항과 비폭력,명상으로 어떻게 세상의 악을 물리칠 수 있을지요. 현각 지금 우리 두 사람이 앉아서 차를 마시는 이것이 바로 평화입니다.창 밖의 새 소리를 듣고 순수한 마음으로 순수한 현재를 느끼는 것입니다. 베르베르 티베트의 많은 승려들은 중국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습니다.결국 종교가 그들을 죽인 셈인데…. 현각 그들은 종교로 인해 목숨을 잃었지만 이 생에서 몸이 사라진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질(육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참 나(眞我)’에 있는 것입니다. ●관조하는 자세가 바로 불교 베르베르 스님께선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십니까? 현각 순간적으로 위험이 닥쳤을 때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신적인 두려움은 없습니다.어떠한 두려움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비어 있거든요.아무것도 없어요.멀리서 보면 구름이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그냥 물방울인 것과 같습니다.욕망도 마찬가지입니다.달라이 라마도 두려움이나 욕망을 느낀다고 했습니다.하지만 인식하지 않을 뿐이지요. 베르베르 감정을 다스리시나요? 현각 아니요.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그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얘기합니다.고통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나도 명상을 처음 할 때 가부좌를 하느라 다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었습니다.그런데 그 고통도 ‘아프다.’는 사고(思考)에 의해 생긴 것이거든요.(펜을 집어들면서)이 펜을 이렇게 보면 길게 보이지만 돌려서 보면 둥근 점이잖아요.마찬가지입니다.다르게 보면 고통은 고통이 아닙니다.그러나 고통은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Pain is not pain,but pain is pain).관조하는 자세,이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lotus@seoul.co.kr ■현각이 유럽으로 간 까닭은… 현각(玄覺) 스님은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 초청으로 한국 불교를 알리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이다. 지난 19일 프랑스의 명문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고등경영대학원)에서 ‘선(禪)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데 이어 21일에는 프랑스 공영방송인 2TV에서 ‘부처의 음성’이라는 프로그램을 녹화했다. 2TV측은 ‘한국 선 불교의 전통’과 ‘현각 스님의 인생 행로’를 주제로 15분짜리 방송프로그램 2회 분량을 제작해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로 프랑스 전역에 방영할 예정이다. 현각 스님은 베르베르와의 만남을 끝으로 프랑스 일정을 마치고 30일까지 영국에 머물면서 공영방송 BBC에 출연하고 옥스퍼드대학 등에서 강연한다. 현각 스님은 1964년 미국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예일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공부했다.하버드대학원 재학 중인 1990년 5월 숭산(崇山) 대선사의 설법에 크게 감명받고 2년 뒤 출가,선 불교의 전통이 가장 잘 이어지고 있는 한국으로 건너왔다.그는 현재 화계사의 국제선원 원장을 맡아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 베르베르, 가을 ‘신들의 왕국’ 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태어났다.7살에 첫 소설 ‘벼룩의 모험’을 지어 주위를 놀라게 한 그는 만화와 시나리오,소설과 과학에 탐닉하면서 고교시절인 1978년에는 고등학생을 위한 만화신문 ‘유포리(Euphorie)’를 창간하기도 했다.툴루즈대학에서 법학을,국립언론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그는 83년부터 90년까지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과학담당 기자로도 활동했다. 12살 때부터 개미의 생태를 관찰했다는 그는 200여차례의 개작을 거친 끝에 1991년 소설 ‘개미’를 발표,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과학적 근거와 관찰을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경이롭고 환상적인 필치로 펼쳐나가는 그는 자유로운 입장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나간다.‘개미’ 외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1993년),‘타나토노트’(1994년),‘여행의 책’(1997년),‘천사들의 제국’(2000년),‘뇌’(2001년),‘나무’(2002년) 등을 발표했으며 올 가을 ‘신들의 왕국’ 탈고를 앞두고 있다. ˝
  • [자문위원 칼럼] 준비안된 재해보도/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언론은 재난이나 재해 보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저널리즘 영역에 있어서의 고전적이면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이에 대한 해답은 대개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그리고 전문성을 가지고 보도해야 한다는 것이다.즉,발 빠르게 현장을 전하고 전문적인 지식에 근거한 재난·재해를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이론적으로는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마다 보도 형태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그래서 어느 신문이나 방송을 보아도 단편적 사실의 전달에 치중할 뿐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다. 탄핵정국으로 인하여 뉴스의 초점에서 벗어나긴 했지만,예를 들어 이달 초순에 내린 100년만의 기습적인 폭설에 대한 보도는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언론은 폭설이 전국에 걸쳐 큰 피해를 입히고 사람들의 생존조차 위협할 만큼의 위협적인 것이었다는 데 보도의 초점을 맞추었다. 또 정부의 비전문성과 늑장 대응을 맹렬히 질타하고,아울러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며,피해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농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어떻게 복구가 진행되고 있는지,어떤 정치인(고위 관료)이 살피고 갔는지 등을 보도했다.서울신문의 3월6일(토),8일(월),9일(화)자에 걸친 보도 역시 다른 언론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물론 이번 폭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없었던 요인들 중에 정부의 뒤늦은 대처를 제일 먼저 꼽을 수 있다.즉,재해나 재난에 대한 정부차원의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물론 이번과 같은 사태가 언제,어떻게 발생할 것인가에 대해서 예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또한 정부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재해의 피해 당사자인 국민들이 협조를 해주어야만 재해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그러나 정부가 만일 사태에 대한 판단을 빨리 하고 언론의 협조를 얻어서 긴급대응을 했다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언론의 경우 이전의 재해·재난 보도와는 다른 보도프레임이 요구된다.특히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하여 예상하기 힘든 재해나 재난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예보적 기능이 요구된다.그래서 단순한 사실의 적시와 정부에 대한 질책에만 얽매이는 것은 언론에 요구되는 현대적 의미의 환경감시 의무를 저버리는 셈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서울신문 3월6일자 1면의 ‘4·5월엔 폭우 온다’ 기사는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예상되는 재해를 과학적으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노력이 엿보인다.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구 온도가 0.1도 상승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곳에서 어떠한 재해나 재난을 당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가까운 일본의 경우 사람들이 항상 지진과 같은 사태에 대한 대처 훈련을 통해서 준비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따라서 우리도 이제 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예상되는 사태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준비된 자세가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체계적인 복구를 가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홍보만으로는 부족하고 언론이 보다 전향적인 보도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 [자문위원칼럼]긍정 보도와 희망 부메랑/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최근 고려대학교에서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란 주제로 언론인과 언론학자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한국언론학회가 후원하고 ‘한국사회와 언론’이란 연구팀이 주관한 이 모임에서 중앙일보 이장규 대기자는 “국내신문이 스스로 ‘발전의 노력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지만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또 “독자의 사랑을 받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언론학 박사학위 소지자를 특채해 지면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들이 지적하는 보편적인 저널리즘의 문제 중 하나는 신문과 방송이 독자나 시청자로 하여금 사회이슈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즉,국민들이 언론기관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미디어 내용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며,주변 환경 감시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그들의 헌신적 노력에 대해 코웃음을 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언론의 부정적이며 냉소적인 보도경향이 부메랑이 되어 기존의 사회기구는 물론 언론의 객관적인 보도에까지 필요 없는 불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사실 국내신문의 보도경향을 분석해 보면 지나치게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예를 들면 뉴욕타임스의 교육기사 중 부정적 내용의 기사는 25%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신문의 기사는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기자들은 기사내용이 부정적이지 않으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러한 보도경향은 서울신문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에 보도된 기사를 살펴보면 부정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21일자 “눈물의 이태백 ‘눈높이도’ 없다”,23일자 “서울은 외국펀드 기업 사냥터”,25일자 “참여정부 1년 평점 37.9 국민과 코드 달랐다”,27일자 “지역구 15석 증원 ‘야합’” 등 부정적인 기사들이 1면 머리를 이루고 있다. 발생한 사건 자체나 국민의 평가가 부정적인 사안이라면 이를 부정적으로 보도하지 않을 방법은 별로 없으리라고 본다.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기사의 보다 큰 문제는 새로운 사건이나 사회현상에 대해 전통적이며 진부한 과거의 뉴스프레임으로 보도하게 되며,새로운 관점이나 방향,해결책 제시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그러한 경향은 경제문제 보도에서 더욱 심화되는 듯이 보인다.한국의 실업형태를 살펴보면 미국이나 일본,다른 OECD국가와 비슷하게 미숙련 분야의 일자리는 남아돌지만 전체적인 실업률이 늘어나는 선진국형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보도는 평생직장과 완전고용을 추구하던 개발도상국가 시절의 보도형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인상을 준다. 한국경제의 보다 큰 문제는 최근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이 지적했듯이,제조업분야의 노동생산성에 비해 같은 단가에서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OECD 23개국가 중 최하위에 있다는 점이다.언론은 이러한 사실에 초점을 맞춰 경제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미국의 USA Today처럼 독자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사를 보다 많이 다루었으면 좋겠다.또한 국민 삶의 질과 관련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로 한국 언론을 리드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그런 관점에서 서울신문 제호아래 주요기사의 제목을 뽑아내는 1면 편집이 재미있으며,“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와 같은 기획기사 역시 돋보인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플레이보이’ 모델 린·레이 방한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대표 모델(플레이메이트)인 오드라 린(왼쪽)과 디비니 레이(오른쪽)가 19일 플레이보이 50주념 기념파티 참석차 내한한다.지난해 ‘미스 10월’과 ‘미스 11월’에 각각 뽑힌 이들은 마크 루돌프 플레이보이TV 사장과 함께 입국할 예정.오드라 린은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이며,디비니 레이는 오리건 대학에서 심리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했다.성인채널 스파이스TV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20일과 21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댄스파티,특별 퍼포먼스,이벤트 등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플레이메이트들은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촬영,사인회를 가진 뒤 22일 오전 출국한다.˝
  • [자문위원 칼럼] 독자의 눈, 편집국의 눈/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지난주 6일치 서울신문의 1면에 실린 기사는 하루 4건에서 6건꼴이었다.그러나 사고(社告)3건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하루 4건꼴이었다.6일간 전체 26건의 기사가 어떤 유형이었을까? 1면만을 본다면 하루도 우울하지 않은 날이 없다.실제로 7일자 남제주군에서 발견된 ‘구석기人 발자국화석’1건만이 ‘밝은 뉴스’였다.언론의 특성상 잘못되고 기이한 것들이 뉴스가치의 우선순위를 점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KBS의 매체 비평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정책대안 10개보다 의원들 간의 몸싸움에 언론은 더 관심을 갖는다.”며 “이런 보도양태에서 정책선거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회를 감시하는 것은 언론의 핵심기능이지만 그 방법은 부정적 비판만이 아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의 소금역할을 하는 기사를 발굴해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다른 신문과의 차별화에 심혈을 쏟고 있는 서울신문이 시각을 긍정적인 면에 두고 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6일자에서는 “홍준표 ‘盧자금 1300억 은닉’논란”이란 기사를 비중 있게 취급했다.홍준표 의원이 “당선 축하금 등 거액의 정치자금과 뇌물로 보이는 1300억원이 시중은행에 은닉돼 있다.”고 폭로한 내용이었다.이 내용은 현직 대통령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폭발력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예금증서가 지난해 위조로 판명된 것이라는 하나은행의 증거제시로 홍의원의 폭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서울신문은 다음 날짜 사설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지만 정치면에는 2단 기사로 간략하게 처리했다. 이 같은 내용이 폭로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또 다른 취재대상인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그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어야 했다.마감시간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면 다음날 지면에라도 보다 비중 있게 다뤘어야 했다. 진실추구라는 언론고유의 사명 외에 예방 저널리즘적 측면에서도 그렇다. 접대비 지출의 기록·보관을 담은 ‘접대비 업무관련성 입증에 관한 국세청장 고시’와 관련된 보도도 독자의 시각과 거리가 있었다.이 제도는 50만원 이상 접대비 지출에 대한 실명제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대부분의 신문들은 국세청의 이 같은 조치가 ‘비현실적’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보도했다.서울신문도 3일자 ‘접대비 규제 위스키 직격탄’기사에서 백화점 상품권과 주류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다른 신문의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기사에 비하면 비교적 차분하게 업계의 소식을 전했다.그러나 이 제도로 기업의 접대문화가 문화공연으로 바뀌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는 사실을 보도하는 데는 미진한 점이 있었다. 상품권을 선물해야 할 곳이 있어 구매한 사람이 누구에게 줬다고 기록해 두는 것이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지출된 접대비용이 2002년 1조 5295억에 달했다.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의 광고매출 총액이 2조 121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천문학적인 액수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정상적인 급여생활자라면 자기 돈으로 룸살롱을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고급술집이나 향락업소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는 기사는 일반 독자들에겐 우울한 소식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자문위원 칼럼] 나쁜 뉴스와 좋은 뉴스

    언론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가끔 듣는 소리가 ‘왜 신문은 나쁜 뉴스만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다.즉,마음이 훈훈하고 따뜻해지는 뉴스는 왜 거의 전달하지 않는가 하는 물음이다.정말로 신문과 방송을 접하다 보면 단순한 사실의 나열 또는 사회 고발적인 뉴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특히 요즈음처럼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복잡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든다.물론 가끔씩은 인간미가 넘치는 미담이 눈에 띄지만 기사의 양도 적고 지면배치도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일부 저널리즘 학자들은 언론이 범죄 등 사회고발 뉴스를 전달함으로써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환경감시기능을 하며 동시에 나쁜 뉴스(bad news)를 많이 전달하여 정치권력을 견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지적한다.얼핏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왜냐하면 권력 행사 과정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뉴스를 전달함으로써 여론을 주도하고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기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언론은 기쁘고 마음이 즐거운 좋은 뉴스(good news)에 그다지 가치를 두지 않는다.아니 신문의 게이트키핑과 편집과정에서 순위상 나쁜 뉴스에 밀려서 지면에 게재되지 않는다.실제로 언론은 때때로 독자들이 진정으로 어떤 뉴스를 보고 싶어 하는가와 상관없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뉴스를 선정하는 경향이 크다.예를 들어 저널리즘 교과서에는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무는 것은 뉴스’라고 적혀있다.즉,언론은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것은 뉴스가치(newsworthiness)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는 듯하다.언론은 좀 더 기이하고 폭력적이고,일탈적인 것에 뉴스가치를 두는 관행에 젖어있다.그래서 신문 지면은 좋은 뉴스가 극소수인 반면 대개의 경우 그다지 좋지 않은 뉴스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점은 어느 신문이나 비슷하며,서울신문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지난 한 주 동안의 서울신문을 살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지난주(1월25∼31일) 서울신문에 실린 좋은 뉴스는 1월26일 1건(기획면 ‘오리농장+체험관광으로 활로’),1월27일 1건(기획면 ‘상황버섯 독자브랜드로성공사례’),1월28일자 2건(사회면 ‘18년 만에 되찾은 양심’,사람과 사람면 ‘119 아저씨 빨리 나으세요’) 등 4건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들었다.1월30일자와 31일자에는 좋은 뉴스라고 할 만한 뉴스가 없었다.이러한 점은 서울신문이 상대적으로 발행면수도 적고 인력이 부족한 탓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거의 매일 유사하게 전달되는 나쁜 뉴스들이 자칫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좋은 뉴스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또 좋은 뉴스는 사건사고나 공식적 소스를 통해 제공되는 뉴스처럼 쉽게 얻어지기보다는 제보나 기획을 통해서 얻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언론이 너무나 전통적인 뉴스가치관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지적 받아 마땅하다.즉,좀 더 좋은 뉴스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기사를 기획하고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나쁜 뉴스와 좋은 뉴스를 균형감 있게 담아냄으로써 독자들이 우리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고 건전한 세계관을 갖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재진 한양대 교수
  • ‘이라크 WMD 오보’ BBC사장 사임

    영국 BBC 방송의 그레그 다이크 사장과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정보가 조작됐다는 BBC의 보도가 오보였다는 허튼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책임을 지고 잇달아 사임했다고 BBC인테넷판 등 외신들이 29일 전했다. 허튼 보고서는 블레어 총리에게는 정치적 승리를,BBC 방송에겐 창사 81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안겼지만 BBC와 다른 언론사,기자단체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영국사회가 허튼 보고서 논란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다이크 사장의 사임에 따라 BBC 국제뉴스 총책임자인 45세의 마크 바이포드씨가 사장 직무대행이 됐다.아울러 로드 리차드 라이더 이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보도상의 실수’를 사과해 블레어 총리가 이를 받아들였다. 영국 국방부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의 자살사건을 조사해온 허튼 경은 28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정보기관이 작성한 이라크 WMD보고서를 과장,조작했다는 앤드루 길리건 BBC기자의 보도는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이에데이비스 이사장이 사임했고,뒤어어 다이크 사장도 사임했다.데이비드 이사장은 보고서 내용에 불만을 표시했다.BBC기자들과 영국기자연맹,다른 언론들도 “탐사저널리즘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했다. 이춘규기자 외신taein@
  • 한국 연예사와 함께한 20년/KBS2 ‘연예가중계’ 1000회 특집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맏형’격인 KBS 2TV ‘연예가중계’가 오는 10일로 방송 1000회째를 맞는다.지난 84년 첫 방영한 이후 19년 9개월 만이다. ‘연예가중계’는 그동안 28차례의 ‘살벌한’ 개편 시험대를 통과하며 장수프로그램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지금까지 배출한 진행자만도 39명.1대 진행자 고(故) 추송웅씨를 포함해 이계진·윤형주·김창완·임백천·손범수 등 남자 진행자와 오유경·왕영은·김청·김희애·김남주·이영애·전도연 등 당대 최고 스타가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품질’ 측면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대부분 시시콜콜한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믿거나 말거나’식으로 보도,대중의 ‘스타 엿보기’ 심리만 자극한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았다. 결국 ‘연예가중계’는 지난해 11월 가을 정기개편 이후 환골탈태에 나섰다.인기 스타들이 MC를 맡던 관례를 깨고 박태호 책임프로듀서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보도국 기자를 투입해 매주 2건씩의 기획 취재 보도를 전면에 내세워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이고 경쟁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도 시도했다.촬영 현장의 단순 방문 취재도 자제했다.결과는 대성공.이같은 변신 이후 시청률이 기존보다 7%P나 껑충 뛰었으며,줄곧 20% 이상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조사)로 연예정보 프로그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방송관련 전문가들은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연예 뉴스를 생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공감한 ‘연예가중계’ 제작진은 다음주부터 영화·음악 등 대중문화 평론가들로 자문위원단을 구성,기획 취재 뉴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10일 1000회 특집에서는 왕영은·한고은·한가인 등 역대 MC와 박중훈·유동근·채시라·장나라 등 스타들이 출연,자료화면을 통해 대한민국 연예사 20년을 정리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자문위원 칼럼] 독자에 대한 약속과 실천

    신문 만드는 사람(기자)들의 하루하루를 깊이 생각해보는 독자들은 많지 않으리라 짐작된다.쏟아지는 뉴스를 보기 좋고 읽기 좋게 가공하는데 제작진이 쏟는 열정은 어느 날짜 지면이라고 다를 바 없지만 유별나게 신경을 쓰는 날이 있다.신년호와 창간기념호다.올해 서울신문의 신년호는 여느 해와 의미가 달랐을 것이다.제호를 다시 바꾸는 결단과 창간 100년을 맞는 해이기에 더욱더 기자들의 혼을 담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신년호를 읽는 재미는 더 없이 쏠쏠하다.그 해의 지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신문은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신년사설에서 주창했다.‘소통’이라는 용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무엇보다 우리사회의 제반문제들을 한 단어로 응축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연말에 읽었던 ‘왜 우리의 저널리즘은 실패했나(한국언론재단 발행)’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시걸위원회 보고서와 중첩돼 와 닿았기 때문에 흡인력이 더했다.이 보고서는 지난 5월 제이슨 블레어라는 기자의 기사조작사건을 계기로 자사편집국의 문제점을 밀도 있게 파헤치고 대안을 제시했다.그들은 여러가지 문제점의 중심은 ‘의사소통’의 부재였다고 고백하고 보도에 대한 독자의 비판에 주목하겠다는 취지의 퍼블릭 에디터(public editor)제도를 도입했다. 필자는 지난해 ‘창간 99돌 아침 새 발행인의 다짐’(7월18일)도 찾아 다시 읽었다.‘독자가 만들고 우리가 읽겠다’는 역설적인 다짐이 비장했다.금년 신년호 사설과 지난해 발행인의 다짐을 아우르는 단어는 결국 소통으로 귀결된다.이런 다짐과 약속은 끊임없이 지면에 배어나야 한다.편집자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신문을 애독하면서 ‘많이 달라지고 있구나.’하는 평가를 내린다.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심정이지만 여전히 아쉬운 기사들도 눈에 띈다. 신년호 3면의 ‘盧캠프 검은 돈 42억 추가발견’ 기사는 폭로 주체인 민주당의 주장만 있었다.몇몇 신문은 폭로 대상인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실었다.진실여부가 불확실한 폭로기사는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전달해주는 것이 기본이다.그런 다음 그 말의 책임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을 보여 줘야 한다.이런 기사에 대한 진실규명 없이 흐지부지되는 관행이 지속될 때 ‘아니면 말고’식의 추악한 정쟁으로 비화한다.이런 점에서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 언론도 책임의 일단을 면키 어렵다.공인이 말한 것이니 팩트(사실)가 있는 기사라고 강변하는 것은 언론의 소임인 ‘진실추구’를 간과한 소극적 자기변명이다.이런 언론관행을 독자들은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서울신문은 2일자 3면 사고에서 기획·탐사보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탐사보도의 전설로 내려오는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사건 폭로기사나 뉴욕타임스의 국방부 기밀문서보도는 사주와 데스크의 결단,기자의 끈질긴 자료수집노력과 이 보도를 막으려는 외압에 사표를 내고서라도 보도하겠다는 기자정신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최근 컴퓨터를 활용한 통계처리는 탐사보도의 기본이 되고 있다.수없이 쏟아지는 각종 통계자료를 가공할 수 있는 기능습득 없이는 불가능하다.언론인의 재교육 수준이 ‘미용사보다 못하다.’는 미국언론의 반성을 우리언론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기자전문화에 관한 한 서울신문을 부러워할 수 있도록 회사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 이런 책 어때요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유재현 지음 창비 펴냄 격변의 현대사를 경험한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3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소설가인 저자는 베트남 공산당 지도자 호치민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인도차이나에서 베트남패권주의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비판한다.인도차이나 공산당의 주도권을 쥔 호치민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공산당운동의 자주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스탈린식 비타협 노선을 앞세웠다.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메콩 삼각주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의 모습,한때 마약과 섹스의 낙원으로 불린 프놈펜,라오스의 고도 루앙파방 등 인도차이나의 매혹적인 자연과 유적도 다룬다.1만 5000원. 저널리즘의 기본요소 빌 코바치 등 지음 / 이종욱 옮김 한국언론재단 펴냄 미국 애리조나 주 출신 상원의원 존 매케인은 하노이에서 5년6개월간 전쟁 포로로 지낼 때 가장 그리웠던 것은 안락이나 음식,자유,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도 아니었으며 “검열하거나 왜곡되지 않은 풍부한 정보였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인식에 대한 본능(awareness instinct)’이라 할 만하다.그만큼 뉴스는 우리 삶에 간절한 것이다.이 책에서는 언론의 기본 원칙을 논한다.영국 ‘맨체스터 가디언’의 편집인인 C.P.스콧의 “논평은 자유로운 것이지만,사실은 신성하다.”라는 말은 오피니언 저널리스트에게 퍽 시사적이다.1만 5000원.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초의 과학자 마이클 화이트 지음 / 안인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동물은 모두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겨 고기를 먹지 않은 채식주의자이자 사람을 죽이는 전쟁기구를 만드는 데 열광한 발명가.인간의 시체를 며칠 밤낮으로 해부하면서 인간의 신체가 가치없는 인간이 지니기엔 너무 훌륭하다고 경탄한 과학자.아름다운 성모와 여성을 즐겨 그리면서도 여성을 혐오하고 미소년만 사랑한 화가.그가 ‘르네상스 맨’이란 한마디로 표현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다.그는 모든 기록을 다른 사람이 쉽게 읽지 못하도록 왼손을 이용해 ‘거울글씨’를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남들이 자기 생각을 훔쳐갈까 두려워 했던 것이다.1만 8000원. 이거룡의 인도사원 순례 이거룡 지음 한길사 펴냄 세계 사상의 요람인 인도 곳곳에 널려 있는 사원들을 종교학자의 눈으로 살폈다.“참된 것은 아름답고 아름다운 것은 참되다.참되고 아름다운 것은 선하다.이 셋은 영원하며,하나의 실재를 드러내는 세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오는 카주라호 사원,태양사원으로 불리는 코나락 사원 등 힌두교 사원을 탐방.불탑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는 산치의 마하스투파,카를라 탑원 등을 둘러보면서 흔히 인도 불교학자들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이유로 드는 ‘불교의 자연사’,즉 불교가 소멸해 힌두교의 넓은 바다에 용해되었다는 견해를 소개한다.1만 5000원. 리더십 3막 11장 존 휘트니·티나 팩커 지음 / 송홍한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는 하나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창조’를 해낸 사람은 셰익스피어라고 했다.그가 탐색하지 않은 주제란 하늘 아래 거의 없다.선과 악,사랑과 증오,정의와 불의,오만과 겸손,죄의식과 결백,전쟁과 평화 등 세상사의 온갖 주제를 다뤘다.그 중에서도 특히 되풀이해 다룬 주제가 리더십이다.이 책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통해 권력의 본질과 리더십의 기본 원리를 살핀다.저자들은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며,리더십은 연극적 능력이라고 말한다.1만 7500원.
  • [열린세상] 파라치 없는 사회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다.믿었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적으로 돌아선 예는 얼마든지 있다.최근에 한 운전기사가 택시회사 회장을 납치한 사건,현직 중학교 교장이 비위사실 징계에 앙심을 품고 상급자를 무고한 일,굿시티 분양사기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전직경찰관이 “나혼자 죽을 수 없다.”면서 동료를 협박한 물귀신 작전이 오늘의 인심을 그대로 반영해준다.이웃이 이웃을 관청에 고발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던 회사의 비리를 돈 때문에 팔아먹기도 한다.각박해지는 세태의 변화는 숨이 가빠서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한동안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고발하는 카파라치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자파라치 노파라치 팜파라치 담파라치 쓰파라치 주파라치 등 별의별 파라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무허가 자판기,무허가 노래방,담배꽁초,쓰레기투기,유통기간이 지난 식품 등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기초질서 세우기에 앞장서는 사람들이다.앞으로 대선과 총선 등 4대 선거에서 후보자 쪽에서 받은 금품을 신고하면 5000만원을 주는 ‘선거 파파라치’도 등장하리라고 예고된다.‘포상금 파파라치’를 위한 사이트는 관련법률과 포상내역,신고양식을 상세히 소개하고 1건당 10만원에서 1억원 이상 등 보통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고수익 포상제도도 있다고 부추긴다.하루 한두건만 해도 웬만한 봉급자와 맞먹는 수입이고 보면 너도나도 파파라치를 지망하는 사태를 빚게 될지 모른다.따라서 건수를 올리기 위한 경쟁심과 함께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초래될 수도 있다.이미 한 시민단체가 손해보험협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카파라치를 고용해서 교통사고 적발건수를 늘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산 바 있다. 사회 곳곳에는 수많은 비리와 불법이 도사린다.분통이 터질 일,억울하고 분한 일들이 널릴 대로 널려있다.그래서 고발할 일도 많고 시비걸 일도 많다.파라치 등장은 관의 손길이 채 미치지 못한 데까지 일일이 감시하여 부당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최선책의 하나다.그런 역할은 어느 사회나 필요하다.고발하고 신고하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질서도 잡히고 법도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요소가 싸우고 고발하는 일외엔 다른 도리가 없느냐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고발정신은 시민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면서 부당한 것에 대한 완강한 제재라는 측면에서 이를 반대할 까닭은 없다.그러나 무조건적인 고발정신이 인간과 인간,이웃과 이웃의 와해로 치닫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걸핏하면 고발하고 찌르는 이웃이 이웃일 수 없고 나를 음해하는 동료가 동료일 수 없다.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신고자와 고발당한 자가 되다 보니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고용주를 납치하고 상급자를 무고하는 막가는 인심불감증이 속출하게 된 것이다.요즘은 아파트 투기풍조로 한 동네에 오래 정착하는 주민이 드문 만큼 이웃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여기에다 고발이라는 매개체까지 등장해서 세상인심을 더욱 사납게 부채질하는 꼴이다. 질서도 좋고 청결도 좋지만 개인이 개인을 적발하는 파라치 방법은 어딘지 무리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더구나 파파라치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찍은 사진들을 달러와 흥정에 부치던 황색 저널리즘의 주구(走狗)로 알려진 명칭이다.불법 위반을 바로잡는 일이 남의 사생활이나 물고늘어지는 파파라치로 표현되는 것이 마땅한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인상을 씻기위해선 정의로운 자율감시단 또는 정식 감시기구를 편성해서 적정한 월급체제로 정당하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리고 어딘가 숨어서 남의 위반을 적발하기 전에 먼저 불법행위를 지적해서 경고하고 계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환경지킴이,식품지킴이,건강지킴이로 호칭을 바꾼 것은 잘한 일이다. 따뜻한 인심과 온정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노숙자가 늘어난다는 소리도 들린다.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이웃과 이웃간의 우정,신뢰와 의리 등 인정주의가 탄탄해져야만 사회의 기초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 세 기 영상등급위원회 위원 前대한매일 논설위원
  • 책꽂이

    ●세계의 언론학 교육(원우현·유일상 지음,삼영서관 펴냄) 미국을 비롯,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의 언론학 교육 실태를 분석.국내에는 현재 약 100여개 4년제 대학에 신문방송학과 또는 그 유사학과가 개설돼 있다.신문방송학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공룡학문’이 되고 있다.유학을 꿈꾸는 이들 또한 많다.학부 및 대학원의 저널리즘 교육 과정과 대학별 평가 순위 등을 실어 유학준비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도록 했다.1만 8000원. ●행복의 발견(히로 사치야 지음,이미령 옮김,대숲바람 펴냄)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경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이 책은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식으로 풀어쓴 것.‘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집착하기 말자는 것이다.9500원. ●빠빠라기(투이아비 지음,유혜자 옮김,동서고금 펴냄)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작은 섬에 사는 투이아비 추장이 유럽을 방문한 뒤 자기가 목격한 문명세계를 비판한 연설문 형식의 글.한 예로 추장은 빠빠라기들이 ‘육신은 죄악’이라고 말하면서 온갖 도롱이들을 두르고 다닌다고 전한다.문명의 폐해를 원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이 글은 독일인 선교사 에리히 쇼이어만이 1920년 문명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 것.‘빠빠라기’는 사모아 제도의 원주민들이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7500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지음,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선 겨드랑이,숨결,발,기저귀 악취 등을 감식하는 일이 매일 진행된다.방취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기는 것이다.이 직업의 이름은 ‘악취감식가(odor judge)’.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엔 ‘공룡 뼈 먼지청소부(dinosaur duster)’가 있다.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이 책에는이처럼 별난 직업들이 망라돼 있다.7200원. ●가둘 수 없는 영혼(팔덴 갸초 지음,정희재 옮김,꿈꾸는 돌 펴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 사람들의 3분의 1이 죽었고,6000여개의 사원이 파괴당했다.15만명 이상의 승려들이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감옥이나 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한 때 숨어있는 이상향이라 불리던 티베트는 그렇게 파괴됐다.이 책은 중국치하의 티베트 참상을 30여년간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혀 지낸 한 라마승의 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저자는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이다.9900원.
  • EBS ‘교육문화뉴스’ 새단장

    EBS ‘교육문화뉴스’(오후 9시50분)가 25일부터 ‘EBS 현장리포트’로 제목과 포맷을 바꾼다. 그동안 한 꼭지에 1분 정도 분량으로 교육계 소식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던 내용을 3∼4분짜리 심층취재로 바꾸어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변화의 목표. EBS 관계자는 “10여년 전 ‘교육소식’으로 뉴스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실질적인 뉴스보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어 왔다.”면서 “폭로·고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안·가능성·희망을 제시하는 EBS적인 저널리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국정신문의 경쟁력

    “선생님! ‘조지다’가 무슨 뜻이에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이 느닷없는 질문을 했다.이런저런 상황에 쓰이기는 하지만 “그건 좋지 않은 말이니 쓰지 않는 게 좋아.”라고 설명하자,“대통령이 쓴 말인데 왜 안 돼요?”라고 반문을 했다.지난주 대통령이 했던 말을 귀담아 들었던 모양이다. 최근 노 대통령의 말투나 언론과의 긴장관계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먼저 노 대통령의 주장처럼 진의를 왜곡해서 보도하는 언론의 문제다.괜히 불안감을 증폭하고,앞뒤 자른 말들만 보도하는 ‘따옴표 저널리즘’이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스스로 비속어나 사투리 등 경박한 말 씀씀이를 자주해서 진의 전달을 불편하게 한 데에도 책임이 있다.대통령의 한 마디는 여염집 아낙네의 말과는 분명 그 비중이 다르다.무엇보다 대통령과 언론이 불편한 사이가 되고,서로를 불신하다 보니 국정이 혼란스럽다.노 대통령이 국정 전반의 어려움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일도 늘어나고,언론사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했다. 이에 질세라 언론사들도 칼날을 더욱 세우고 격앙된 논조를 펼치고 있다.그러나 언론의 자성 역시 필요하다.대통령을 소재로 해서 선정적인 보도를 견지하는 것은 언론의 도리가 아니다.특히 대통령의 튀는 말 한 마디를 파고들어 흠집을 내려는 고의성도 다분하게 보인다.그것보다는 대통령의 말과 행동 속에 담긴 참뜻을 헤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정부는 인터넷 국정신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인터넷을 통해 국정 수행과 관련된 업무를 직접 알리겠다고 나선 것이다.젊은층에겐 인터넷 신문이 종이 신문보다 훨씬 더 파급 효과가 큰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이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은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무엇보다 일방적으로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인터넷 국정신문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첫째,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노련한 전문가들이 맡아야 할 것이다.인터넷 공간은 말과 글이 바로 표출되고 퍼지는 특성이 있다.사전에 준비되지 않으면 혼란의 주범으로전락할 수 있다.정제되고 반듯한 말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남다른 주의와 교육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둘째,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의 철학과 업무가 바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부처간 유기적인 지원과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또 대통령 개인의 억울한 사정을 강변하거나 홍보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자체 검열도 필요하다.사변적인 언론 통로로 악용된다면 국민들과 대통령은 점점 멀어지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셋째,인터넷 국정신문이 이용자인 네티즌들의 정서를 십분 반영하는 쌍방향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도록 많은 의견이 모아지고 짜임새 있게 논의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단순히 또 다른 신문이기보다는 국정에 대한 바른 길잡이 역할이 부여돼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국민참여라는 거대한 사회적 흐름을 보여 줬다.국민적 기대도 여전하다.인터넷으로 국정을 홍보하는 시대를 연 만큼 인터넷 국정신문 역시 빠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 경쟁력은 정보를 꾸밈없이 제공하는 일차적 장치부터 토론과 합의를 도출해내는 차원 높은 대화의 장치 마련이 아닐까 한다.또 상대방의 말과 글을 제대로 전달하는 캠페인도 추가되길 바란다. 이 연 희 강릉대 한구어학당 전임강사
  • [지식창고] ‘드러지리포트’ 엽기·도발적 뉴스로 승부

    폭로 저널리즘의 대명사격인 드러지리포트(www.drudge.com)는 요즘도 여전히 엽기적이거나 도발적인 뉴스로 승부를 건다. 최근 드러지리포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묘사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시사만화를 대서특필,눈길을 끌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특종 보도 이후 미국 안팎에서 오랜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LAT의 만화는 조끼에 ‘정치’라는 문구가 쓰인 괴한이 손이 뒤로 묶여 있는 부시 대통령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패러디성이었다.인터넷신문 드러지리포트는 이에 대한 백악관 경호실의 우려를 덧붙이는 식으로 싸움을 붙여 쟁점화에 ‘성공’했다. 이처럼 드러지리포트는 아직도 네티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정보 이용도 오락의 일부로 치부하는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안성맞춤인 사이트인지도 모른다. 사실 드러지리포트가 각광을 받는데는 “획득한 뉴스는 5분 안에 싣는다.”는 사이트의 주인공 매튜 드러지의 속보성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주효했다.드러지는 뉴스의 속도를 높여 인터넷미디어가 종이신문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몫한 셈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뉴스를 마구잡이로 보도하다 보니 특종 이상으로 오보도 많이 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흑인 아들 이야기와 같은 기사가 대표적이다.때문에 미국과 같이 명예훼손 소송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일 정도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산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뉴스의 옥석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이 있는 독자가 아닌 한 유용한 사이트가 아니라는 것이다.드러지리포트의 부침은 미디어의 본령은 역시 속보성보다는 진실보도를 통한 신뢰성 확보라는 점을 일깨우는 반면교사다. 구본영기자 kby7@
  • [편집자문위원 칼럼] ‘세계인’기획 차별화 돋보여

    직업상 신문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자연히 많은 신문을 비교하게 된다.그럴 때마다 드는 의문 한가지는 특파원이 보내오는 기사가 현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들을 번역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다.기사에 인용한 언론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훨씬 상세한 보도에 접할 수 있는데도 마치 기자만 아는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대한매일의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기획시리즈는 다른 신문과 차별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또 주요지면에 특정 이슈를 집중 조명하고, 간단히 알려야 할 기사는 ‘뉴스플러스’라는 단신으로 처리하는 방식도 돋보인다.하지만 단신도 최소한의 기사 구성요건은 갖춰야 한다. 7월16일자 2면 뉴스플러스에 실린 ‘한국의 언론자유도 아시아 7위’라는 단신은 좀 문제가 있어 보였다.이 기사는 대한매일을 비롯, 조선과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에만 보도됐다.그러나 기사 내용 중에는 평가를 내린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가 어떤 기관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또 제목은 아시아7위라고 되어있었지만 기사에는 미국과 호주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었다.일부 국내언론은 국경없는기자회(RSF),국제언론인협회(IPI),프리덤하우스 등 국제언론단체들이 발표하는 우리 언론에 대한 자유도 평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언론자유에 대한 평가척도는 정치권력만이 아니다.언론사주나 데스크,광고주나 정치권력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산재한다.언론자유 제한이 정치권력의 압력과 동일시되는 잔영이 가시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는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언론인 7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0%가 ‘편집·보도국의 내적 구조’를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있다. 28일자 2면에는 ‘인터넷 국정신문 9월 발간’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했다.이 기사는 15일자 6면에 3단으로 단독 보도한 내용이었다.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와 ‘김운용 파문’은 7월1일부터 보름이 넘게 지면을 지루하게 장식했다.7월7일자 3면 ‘현지 참석자들이 본 훼방설’기사는기사화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다.세 명의 기자가 투입돼 정부 고위관계자에서부터 재계관계자에 이르기까지 여섯 꼭지의 인터뷰를 넣었지만 취재원을 밝힌 것은 하나도 없었다.아무리 심증이 가는 사건이었더라도 김운용씨 입장에서도 생각해 봤어야 했다.독자입장에서 보면 평창 유치실패와 김운용 관련기사는 제2의 옷로비 보도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언론환경이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저널리즘의 핵심원칙은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1997년 ‘저널리즘의 미래를 염려하는 언론위원회(CCJ:Committee of Concerned Journalists)’가 2년간에 걸쳐 이에 대해 대대적인 해법찾기를 시도했다.3000여 명이 참석한 21번의 공개토론회,300명이 넘는 언론인들로부터 들은 증언을 집대성해 2001년 ‘저널리즘의 기본요소’라는 이름의 책으로 발간했다. “익명의 취재원을 기사 속의 첫 번째 인용으로 절대 사용하지 말라.” 이 책에 나오는 ‘익명의 취재원’부분에 나오는 강령이다.언론 종사자들이 다시 한번 음미해볼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최 광 범 한국언론재단 조사분석팀장
  • ‘화투 그리는 가수’ 조영남씨 대중미술서 ‘길에서‘ 펴내

    “프랑스 에펠탑과 미국의 워싱턴 모뉴먼트 정도의 조형물을 빼곤 우리나라에도 없는 게 없습니다.우리 주위엔 정말로 볼 만한 조형물,그림들이 넘쳐납니다.한국 현대미술이 지지부진한 것은 스타가 없거나,스타를 키우지 않는 풍토 때문입니다.”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사진·59)은 앤디 워홀이나 제스퍼 존스 같은 ‘별볼 일 없는’ 작가가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로 칭송받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 저널리즘의 일방적인 ‘홍보’가 한 몫 했다고 말한다. ‘화투 그리는 가수’쯤으로 알려져 있는 화가 조영남(59)씨.올해로 화력 31년인 그가 ‘조영남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월간미술,1만5000원)란 대중미술서를 냈다.이번에 펴낸 책은 지난 1년여 동안 ‘월간미술’에 연재한 조각글들을 묶은 것.서울을 비롯한 도심공간에 설치된 조형물을 둘러보고 대중의 눈높이에서 감상과 비평을 곁들인 에세이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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