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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안에 신문진흥위 설치해야”

    위기에 직면한 신문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국회 안에 정파를 초월한 ‘신문진흥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선 언론발전위(2000년)나 미디어발전국민위(2009년)와 달리 신문 저널리즘이나 소유 집중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지원제도에만 초점을 맞춘 기구로, 사양길에 접어든 신문의 생존을 함께 고민하고 있는 프랑스의 움직임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신문진흥 및 입법과제 대토론회’에서 “여야 동수 추천으로 신문업계와 학계, 노동조합, 시민언론단체 등이 참여한 진흥위를 구성, 신문 지원정책의 방향을 정립하고 조속히 신문법제와 지원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도 “신문의 쇠퇴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왜곡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누가 (새로운 위원회를) 장악하느냐를 다투기보다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지원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문산업 지원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신문산업진흥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김순기 언론노조 정책위원은 “특별법에 방송통신발전기금, 정부광고대행 수수료, 포털광고 수익의 일정분 등을 신문산업진흥기금으로 전용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스마트폰은 저절로 성찰하지 않는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스마트폰은 저절로 성찰하지 않는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스마트폰 열기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뉴스도 있지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이 그만큼 포화상태가 될 만큼 보급돼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신문과 방송, 통신을 융합한 스마트폰은 정말 스마트한 놈이다. 내 손바닥 안에서 온갖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뉴스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호텔·식당·교통편 예약도 하고 은행결제도 하고, 또 지인들과 시도 때도 없이 수다도 떨 수 있고, 온라인 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울 수도 있다. 삼성과 같은 대한민국 회사를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의 위치에 자리잡게 한다. 스마트폰 보급률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선진국이다. 올해 말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가 약 65%, 유럽과 일본이 45% 선, 기타 아시아·동유럽·북미의 20% 미만 선 보급률 전망치와 비교된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가지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고, 대한민국 국민이 스마트해질 수 있는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노력 없이 공짜로 성공하는 법은 없다. 스티브 잡스의 신화와 삼성전자의 성공, 스마트폰의 현란한 기능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텔레비전이 바보상자라 불렸듯이 스마트폰이 멍청이폰으로 퇴색하는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지하철 풍경의 변화를 보자. 한때는 출퇴근 시민들이 책과 신문을 읽던 지하철 풍경은 선정적인 무가지를 보고 DMB를 시청하는 풍경으로 바뀌더니 요즘은 승객들 대부분 하나같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뿐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스마트해지고 있는 것일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이용 실태 조사에서는 대학생들이 하루 평균 4~5시간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주로 무료 카카오톡 등 메신저 수다를 하거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시사정보를 검색하거나 학습에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을 통해 대한민국이 ‘수다 공화국’이 되어가는 듯하다. 수다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니 스마트폰이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킬 수도 있겠다. 또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서로 연대하고 신뢰하는 사회자본을 키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시민들의 독서와 신문 열독 시간을 빼앗아 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여러 조사를 보면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신문 열독 시간뿐만 아니라 방송뉴스 시청 시간도 줄어들고, 심지어 포털뉴스 보는 시간도 감소했다고 보고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화면으로 글을 읽을 때의 부작용을 연구한 학자 니컬러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원제는 ‘The Shallows’)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동일한 텍스트를 읽더라도 종이 책이 아닌 컴퓨터 화면으로 읽으면 기억이나 성찰 능력이 떨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앞에서 깊이 생각하거나 성찰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관련 정보 링크 등을 통해서 신속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독서를 하면서 사색하거나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과 같은 성찰행위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가 시민의 이성과 합리·성찰을 기반으로 한 ‘숙의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면, 소모적인 스마트폰 이용행위는 민주주의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전통적인 언론매체인 신문의 저널리즘 정신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지배력에 압도당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저널리즘 관점에서 인터넷 포털과 스마트폰의 패악은 상업적이고 선정적이고 가벼운 뉴스를 사회적으로 중요한 뉴스로 둔갑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패악을 신문들조차 따르는 비극이 시작됐다. 살림이 어려워진 신문의 인터넷판은 선정적인 기사와 속임수 낚시제목으로 난무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를 어떻게 스마트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 발매 6시간만에 온·오프서점 7500부이상 팔려

    발매 6시간만에 온·오프서점 7500부이상 팔려

    “말한 대로 믿어도 뒤통수를 안 맞을 것 같은 느낌을 준 사람이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대담을 정리한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제정임(48)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19일 안 원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제 교수는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하순까지 한 달 반 동안, 모두 9차례에 걸쳐 안 원장을 인터뷰했다고 한다. 중앙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제 교수는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각도로 물어봤는데 현실 판단, 방향, 대안 같은 게 공감할 만한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얘기를 각색하거나 복선을 깔고 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대담 제정임은 기자 출신 교수 그는 안 원장에게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등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의견도 물었지만 안 원장이 “개인 공격이 될 수도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제 교수가 묻고 안 원장이 답한 대담집 형식이다. 인터뷰는 한번에 2~3시간씩 주로 안 원장의 서울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대담 주제는 있었지만 시나리오는 없었다. 제 교수는 책 서문에서 안 원장이 지난 4월 중순 제 교수가 쓴 책 ‘벼랑에 선 사람들’을 잘 읽었다며 식사를 하자는 연락이 왔고 2주일 뒤 다시 책을 같이 쓸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 달 반 동안 9차례 인터뷰 제 교수는 “인터뷰가 마무리된 이 순간까지도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 하지 않을지 솔직히 알 수 없었다.”면서 “(그의) 고독한 결단만이 남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발간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교보문고 온·오프라인에서 이날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모두 2700부가 판매됐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도 오후 5시까지 약 3200부, 알라딘에서도 오후 6시까지 1600부가량 팔렸다. 유재성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장은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스티브 잡스’의 열기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주 구매층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중년 남성으로 분석된다. 알라딘의 경우 40대 남성 독자 비중이 21.8%로 가장 높았고, 예스24에서도 30대 남성(31.3%)과 40대 남성(19%)이 1, 2위를 차지했다. 김영사 관계자는 “초판으로는 이례적으로 4만부를 찍었는데도 판매 속도가 아주 빠르다.”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 재판 인쇄 여부와 적당한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조태성기자 songsy@seoul.co.kr
  • [올림픽과 나] 금메달 많이 딴다고 스포츠 선진국인가

    [올림픽과 나] 금메달 많이 딴다고 스포츠 선진국인가

    런던올림픽 개막 열흘을 앞둔 17일부터 올림픽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과 시각을 담은 칼럼 ‘올림픽과 나’를 연재합니다. 정윤수·이병효 스포츠칼럼니스트와 런던 거주 30년째인 권석하 컨설턴트, 김학선 팝칼럼니스트가 돌아가며 집필합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를 획득, 종합순위 7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이 저만큼 앞서간 것을 제외하면 영국, 독일, 호주, 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나란히 10위 안에 들었으니 가히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네덜란드나 캐나다의 순위를 아시는지? 10위권이었다. 그 밖에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같은 나라는 중위권이었고 아일랜드는 62위였다. 우리는 스포츠 선진국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7위권에 안착했으니 틀림없이 우리도 스포츠 선진국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10위권의 네덜란드는 물론 60위권의 스웨덴을 스포츠 후진국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난 결코 그런 말을 쓸 자신이 없다. 이 두 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스포츠를 일상적으로 즐기고 그 가운데 직업 선수를 꿈꾸는 학생도 교실에서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 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한두 개밖에 따지 못해 34위(스위스)나 62위(오스트리아)에 머물렀다고 해서 스포츠 후진국이라고 깎아내릴 수 있을까. ●10위 네덜란드, 7위인 우리보다 후진국? 지난 2007년 유럽연합(EU)은 ‘EU 스포츠백서’를 발간했다.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있는 유럽을 포괄하는, 다시 말해 EU에 포함된 나라라면 지켜야 할 스포츠 정책과 원칙을 제시한 백서인데 주요 골자는 스포츠의 공공성, 교육성, 환경성, 직업성, 소수자 보호 등이다. 그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가 특별한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뛰어난 성취를 드러낸 유능한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가시 면류관’이 되어선 안 되고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함께 누려야 할 공공의 권리라는 점을 말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칙이 항상 따라다닌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라 해도 그 사회의 평균적인 교육과 문화와 직업 선택의 기회를 평등하게 누려야 하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정상적인 교육’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장차 선수가 될 가능성이 없거나 그럴 마음이 없는 학생이더라도 스포츠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유·무형의 가치와 정서를 절대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때 우리의 스포츠 저널리즘은 그야말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가혹한 메달 지상주의로 일관한 적이 있다. 저산업화 시절의 강력한 ‘국가주의 스포츠정책’이 드리운 짙은 그림자였다. ‘국위선양 대한건아’가 통치이념처럼 작동했다. 그래서 은메달을 딴 선수가 비탄의 눈물을 쏟는 일까지 있었다. 이제는 많이 변했다. 우선 선수들 자신이 변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보여 준 배드민턴의 이용대나 수영의 박태환 선수는 강박증 같은 것이 조금은 옅어졌음을 보여 줬다. 개회를 열흘 앞둔 이즈음, 방송사들도 많이 변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주요 방송사들이 내보내는 짤막한 예고 영상들은 그 옛날 ‘대한건아’를 되풀이하는 대신 선수 개인의 땀방울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점에서 이번 대회는 과거의 국가주의 강박에서 벗어나 선수 개인의 열정에 환호하고 그들의 성취나 아쉬움이 우리의 고된 일상에 던질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는 첫 올림픽이 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학생선수 극소수… 공부보다 운동 치중 극소수만 운동을 하고 나머지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지쳐가는 나라, 그 극소수는 훈련장이나 경기장을 맴돌고 교실에는 단 한번도 들어가지 않는 나라. 그런 나라가 10위권에 들어가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문대성의 ‘복사 학위 파문’이나 김연아의 ‘대학 수업 정상 이수’ 논란은 다 이런 ‘이상한 나라’에서 빚어진 일이다. 물론 우리 선수 모두 빛나는 성취를 이뤄 저마다의 꿈을 실현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우리의 ‘근대적 삶’ 전체를 복기해 봐야 한다. 정윤수 스포츠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ABL(Anything But Lee, Myung-bak)이 될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들은 말이다. 여야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대북정책 구상을 들어보면 그런 전망이 맞는 것 같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으려는 야당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박근혜 의원도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정권을 잡아도 뒤틀린 남북관계를 한번에 복원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계적이고, 다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접근법 가운데 하나가 남북 간의 ‘녹색성장’ 협력이라고 본다.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정상회의(GGGS) 때다. 당시 나는 ‘녹색성장과 저널리즘’이라는 세션의 토론자로 참가하게 됐다. 행사 전날 밤에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만나 세션의 진행 방향을 협의했다. 그 자리에서 “녹색성장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잠깐 언급해도 되겠느냐.”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션 진행을 받은 BBC의 루시 호킹스 앵커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했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닉 너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국제사회가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으니 짚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찬성했다. 다만 영국의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은 “주민들을 탄압하는 정부가 무슨 녹색성장을 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 당국은 녹색성장에 나름대로 관심을 보여 왔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북한 언론 공동사설을 통해 태양과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의 연구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2005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에도 가입했다. 북한과 우선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는 조림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다. 북한의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땔감과 건설용으로 마구 베어낸 것이다. 그 때문에 북한은 잦은 홍수와 가뭄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만성적인 식량난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UNEP와 함께 북한에서 대규모 조림사업을 벌이고, 이를 유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만들어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현실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북한은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다. 북한은 핵 개발이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만일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착수됐다가 중단된 신포의 경수로 건설 프로젝트가 현실화됐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 전역의 송·배전 시스템이 대부분 망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국 곳곳에 소규모 태양광·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좀더 큰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지열(地熱)로 에너지의 80% 이상을 충당하는 아이슬란드는 지난 2008년에 전문가들을 북한 지역에 파견, 지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백두산 부근에서 대규모 지열발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국제사회가 협력해서 대규모 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 개발에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태양광은 반도체, 풍력은 조선 산업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디딤돌이 될 만한 국내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 태양광과 풍력 산업의 중요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녹색 포용정책. 남과 북, 주변국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글로벌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프로젝트인 것 같다. dawn@seoul.co.kr
  • 美여성 저널리스트, 신간서 큰가슴 단점 밝혀

    美여성 저널리스트, 신간서 큰가슴 단점 밝혀

    미국의 여성 저널리스트가 신간을 통해 큰 가슴의 단점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각) USA투데이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편집자이자 자유 기고가인 플로렌스 윌리엄이 첫 저서(Breasts: A Natural and Unnatural History)를 통해 현대 미국 여성의 가슴은 과거보다 커졌으며 이 같은 추세는 여성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의 저서를 보면, 미국의 브래지어 평균 크기는 30여 년 만에 34B에서 36C로 커졌으며 이는 체중 증가로 인한 문제로 결부되며 폐경 이후 유방암 발병률 증가와도 연관된다. 또 미국 여성은 이전보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 유방암 발병에 대해 장기적으로도 노출되고 있다고. 이는 미국 여성의 15%가 만 7세 때부터 가슴이 발달하기 시작한다고 한 소아학계의 권위있는 연구가 지난 2010년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윌리엄은 오늘날 여성의 가슴이 수많은 오염 물질로부터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저서를 통해 주장했다. 그녀의 말을 따르면 폴리염화바이페닐(PCBs)과 수은 같은 화학 물질이 지방 조직에 저장되기 때문에 가슴은 물론 모유에도 축적될 수 있다. 윌리엄은 “모유 수유를 통해 자녀에게 오염 물질이 쉽게 전달될 수 있다.”면서 “우리의 가슴은 공해를 흡수했으며 인류가 만들어 낸 짐(폐해)을 갖게 됐다.”고 저술했다. 그녀는 두 번째 아이를 키우는 동안 자신의 모유 샘플을 직접 분석했다면서 “모유에는 유럽 여성보다 적게는 10배, 많게는 100배에 달하는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의 말에 의하면 암 발병률은 지난 1940년대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여성 8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렸을 수 있는 확률이다. 끝으로 윌리엄은 “축적된 오염 물질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히 말할 순 없지만 우리 몸은 주변 환경과 속속들이 연결된다.”면서 “우리가 공해로 가득한 환경에 살고 있다면 이런 일이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더 위크 매거진의 ‘이주의 저자’에 선정된 윌리엄은 현재 아웃사이드 매거진 편집기자로 재직하며 뉴욕타임스(NYT)와 NYT 매거진, 마더 존스, 하이 컨트리 뉴스, 오-오프라, 더블유, 바이시클링 등 다양한 출판물의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그녀는 최근까지 미 콜로라도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플로렌스 윌리엄)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책꽂이]

    ●공자 왈 vs 예수 가라사대(차이더구이 지음, 박영인 옮김, 지와사랑 펴냄) 공자와 예수가 결국 같은 말씀을 했다는 점에 착안해 동서문화의 소통을 꾀한다. 저자는 베이징대에 동방학부를 개설한 대학자 계선림의 제자. 때문에 부록으로 실린 ‘동양 각국 유학의 형성과 발전’, ‘오늘날 유학의 주요 학파’라는 짧은 글도 눈길을 끈다. 유학이 과거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현대 미국 학계를 주무대로 펼쳐지는 유학이 어떤 모습인지 간략하게나마 스케치해 두어서다. 1만 3000원. ●초등부모학교(김성현·김은혜 지음, 미르에듀 펴냄) 사립학교에서부터 대안학교까지 모두 재직해 본 초등학교 교사 부부가 풀어놓는 자녀교육 노하우다. 책 제목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부모가 먼저 알아두고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의미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까지 포함해 친절한 설명이 돋보인다. 1만 3000원.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오월의 봄 펴냄) 기자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학생들 훈련차원에서 만든 온라인신문 ‘단비뉴스’에 실린 르포기사를 모은 것이다. 학생기자들이 가락시장 일용직 파 배달꾼, 텔레마케터, 야간청소부로 취업하거나 쪽방촌과 노숙시설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1만 5000원. ●복안의 영상(하시모토 시노부 지음, 강태웅 옮김, 소화 펴냄)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이름, ‘라쇼몬’과 ‘7인의 사무라이’로 유명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시나리오 작가로서 그와 함께 수많은 영화 각본작업을 공동진행했던 저자가 영화와 구로사와 감독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9000원
  • 38년간 美CBS ‘60분’ 진행했던 마이크 월리스 별세

    38년간 美CBS ‘60분’ 진행했던 마이크 월리스 별세

    “당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소?” 범죄조직 두목에게 감히 이렇게 물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반세기 전 마피아 두목 미키 코언 앞에서 눈썹을 위로 치키고 이런 질문을 던졌던 언론인이 지난 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미국 CBS방송은 8일 간판 시사프로그램 ‘60분’의 전설적 진행자 마이크 월리스(93)가 전날 코네티컷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월리스는 ‘투견’(鬪犬)이라는 별명이 시사하듯, 도발적 인터뷰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에미상 21차례나 받아 1968년 그가 ‘60분’ 마이크를 잡기 전까지 방송 진행자들은 인터뷰 대상의 심기를 헤아리며 잡담 수준의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월리스는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물어야 한다는 지론 아래 심문에 가까울 정도로 가혹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당시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게 “당신은 미쳤느냐.”고 물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는 “어허,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잖아요.”라고 역정을 내 푸틴의 보좌진이 인터뷰를 중단시키려 했다.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게는 “자기애 성향이 너무 강하다.”고 꼬집어 그녀의 눈물을 쏙 뺐다. 쿠어스맥주는 신문광고에 “가장 무시무시한 영어단어 4개는 ‘Mike Wallace Is Here’(마이크 월리스가 여기 있다)이다.”라는 문구를 실을 정도였다. 하지만 거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거물’들은 그와의 인터뷰에 줄을 섰다.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등도 그의 앞에 앉았다. 에미상을 21차례나 수상한 월리스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을 모두 인터뷰한 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8년 프로야구 투수 로저 클레멘스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방송계를 사실상 떠났다. 월리스는 1962년 큰아들이 등반사고로 숨진 충격으로 이후 일에만 몰두했고 ‘진지한 저널리즘’에 천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네 차례 결혼하는 등 사생활에서는 굴곡이 많았다. 그의 아들인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는 “아버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했다.”고 회고했다. ●“내 무기는 철저한 사전조사” 언젠가 월리스는 그의 인터뷰 방식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렇게 답했다. “내 인터뷰에 나온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가진 무기라고는 철저한 사전조사뿐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옴부즈맨 칼럼] 언론사 파업을 바라보는 신문의 시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언론사 파업을 바라보는 신문의 시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MBC, KBS, YTN 등 다수의 언론사가 공정방송과 언론자유를 부르짖으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MBC의 경우, 거의 두 달 넘게 파행적으로 방송을 운영하고 있고 간부급 종사자들이 가까스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파업으로 결방되는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재방송과 스페셜 방송 모음 편집으로 시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주요 언론사의 파행적 운행에 대해 신문의 반응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아예 무관심에 가깝다. 방송사와 각을 세우는 보수신문의 파업에 대한 비판적 보도 이외에 서울신문을 비롯한 다른 신문은 언론사 파업을 지지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그저 침묵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공영방송과 기간통신사, 주요 일간지 및 지방신문이 우후죽순으로 파업을 진행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동안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해결책과 대안이 있는지 심층적인 보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모름지기 언론사가 자사의 파업을 스스로 보도하기 어렵고, 뉴스 제작의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누락될 여지도 높다. 그럼에도 주요 언론사들이 오랫동안 진행하는 연대 파업은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요돼 누군가 조정과 여론 수렴 및 대안 제시를 해주어야 한다. 이미 정부는 이번 방송 파업을 방송사 노사 간의 갈등으로 규정하고 노사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공지한 바 있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럴 때, 사회 공론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신문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방송의 공정성은 저널리즘을 업으로 하는 모든 저널리스트들이 지켜야 할 절체절명의 지상과제이다. 방송의 공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방송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야 한다. 최근 파업을 하고 있는 언론사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확실한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명제는 가능한 것인가? 우리나라 방송사 사장 선임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일명 낙하산 사장 논란과 이로 말미암은 공정방송 논쟁은 끊임없이 지속될 것이다. 방송사의 파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중요 선거가 다가오고,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왜 이런 파업을 강행하였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정권 말기에 흔들기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지난 4년 동안 방송언론이 언론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했고 나름대로 공정방송을 지키고자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반문이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 또는 언론의 자유’(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에 대한 국가의 침해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곧 시민의 표현 자유가 보장된다는 더 중요한 목적이 존재함을 말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언론사들의 공정언론에 대한 부르짖음을 단순히 특정 언론사의 자사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신문은 방송언론의 파업사태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로 파업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국내 주요 언론사들이 무슨 이유로 파업하고 있으며, 이들이 방송스튜디오가 아닌 거리에서 마이크가 아닌 깃발을 들고 무엇을 부르짖고 있는지 신문이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해야 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대표적인 개그프로그램은 12주째 시청률이 20%를 넘고 있다. 특히 정치 세태를 풍자하는 시사개그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혹자는 실종된 사회적 소통이 정치풍자 코미디를 통해 해소되는 양상이라고 말한다. 어느새 우리 사회는 코미디가 언론 대신 사회부조리를 들추고 꼬집는 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신문이 신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이제 개그맨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우리 집 안방의 언론과 언론파업/신동호 시인

    옛날 신문지에서 풍기던 휘발유 냄새는 왠지 새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버지 손에 전달하기 전에 나는 갓 배달된 냄새로 세상을 읽었다. 흑백사진 속의 현장들은 대문 밖 일들에 호기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신문을 펼쳐든 아버지는 또 얼마나 근사했던가. 하루종일 작은 가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아버지였지만 세계와 소통하는 듯 보였다. 그 풍경이야말로 어른들의 영역이라 여겼고 지금도 나는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든다. 그 안에 진실과 새것이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면서 말이다. 고백하자면, 대학생이 되어서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그해 봄의 기억은 온통 걱정이던 어른들의 얼굴이다. 여순사건과 6·25전쟁을 지나온 아버지는 특히 더했다. 불안한 아버지의 등 뒤에서 건너본 신문지 1면. 폭동, 간첩, 내란과 같은 단어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러나 대학에서 만난 1980년 5월의 진실은 너무나 기가 찼다. 계엄철폐를 외치던 학생들을 향한 발포,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들과 벌인 끔찍한 전투. 어렵게 들어간 학보사를 그만두고 나는 금서였던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었다. 활자와 전파를 매체로 진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스트, 기자의 꿈도 그때 접고 말았다. 진실의 그릇이라고 끊임없이 언론을 짝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하는 악습까지 얻었다. 그로부터 삼십 몇 년이 흘렀다. 지금도 정부는 나치독일의 괴벨스같이 언론을 장악하려 하고 기자들은 견디다 못해 파업을 하고 있다. 거짓말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기술로 괴벨스는 히틀러의 환심을 샀다. 언론을 정치에 이용한 최초의 인물로, 괴벨스는 대중들의 증오를 한없이 가중시켜 결국 국가를 파멸로 몰아갔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런 행동이 2012년 서울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마그리트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통해 보는 것을 경계하라 했다. 현대사회는 안방에서 세계와 삶을 본다. 보는 삶에 현혹되면 나의 삶은 세계의 부산물에 불과해지기 쉽다. 가난할수록, 지식이 충분하지 못할수록 활자와 매체에 더 지배되고 거짓에 더 노출된다. 마그리트는 그래서 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을 쌓은 기자의 양심이 중요한 건 이런 까닭이지 싶다. 알 기회가 없고 언론이 진실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범부들에게 우리 언론이 괴벨스와 다르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 또한 그들이다. 흥미 경쟁으로 치닫던 ‘경마저널리즘’과 뉴스 결정권자가 취사선택하여 내용을 왜곡하는 ‘게이트키핑’은 시청자를 우매하게 만들었다. 없는 사실을 생산하고 쟁점을 만들어 대중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몰아가는 언론의 모습은 독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권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소위 진보언론들조차 이런 행동을 따라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실로 언론의 위기는 정부의 탓만도 아니다. 여기에 디지털의 발전이 극적으로 더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가져온 쌍방향성, 다방향성은 단일한 시선에 대한 도전이며 기성 언론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다. 이제 안방에서 몇몇 아버지들은 스스로 세상을 읽고 뉴스를 생산한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서는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복합적인 시선이 시시각각 부딪친다. 등 뒤에서 아버지의 신문을 넘겨보던 아들도 나름대로 자기의 시각으로 가세하며 사건의 생산자가 곧 뉴스의 생산자인 경우도 많아졌다. 기성의 언론은 다종다기한 시선과 경쟁해야 하는 이 상황을 억지로 외면하고 옛 향수에 젖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여전히 언론이 우리의 안방에 진실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 서로 각자인 세계를 연결하고 분석하며 그 의미를 집어낼 수 있는 이들은 기자들이다. 관청이 먼 서민들의 입이 되어 줄 이들도 그들이며 저 깊숙이 감춰진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것도 그들뿐이다. 하루빨리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진실과 새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그때 나도 아들 앞에서 위엄 있게 신문지를 펼쳐 읽고 싶다.
  • 문시현 감독 “김기덕 감독은 내겐 넘어야 할 산”

    문시현 감독 “김기덕 감독은 내겐 넘어야 할 산”

    스태프 대부분이 한 작품 이상을 못 버틴다. 한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감독 김기덕의 현장은 특수부대 훈련 뺨칠 만큼 치열하다는 게 영화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문에 김 감독 밑에서 두 작품 이상을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만 ‘돌파구’(2010년 사제지간인 김기덕과 장훈의 불화로 해체) 모임의 가입 자격을 줬다. ‘김기덕 사단’으로도 알려진 김 감독의 제자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의 장훈,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아름답다’ ‘풍산개’의 전재홍 등은 최근 충무로 상업영화 시스템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연출자 고유의 색깔을 담아내면서도 주어진 예산과 시간, 인력 범위에서 결과물을 내놓는 김 감독의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 덕분일 터. 15일 개봉한 영화 ‘홈 스위트 홈’이 궁금했던 건 전재홍 감독과 더불어 ‘김기덕 사단’의 막내인 문시현(34)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홈 스위트 홈’은 자본주의의 속성과 현대사회의 불안, 가족의 파괴를 ‘집’이란 매개체로 들여다본다. 빚보증을 잘못 섰다가 집까지 넘어갈 처지에 놓인 태수(김영훈)란 사내가 인생 막장들이 몰린 고시원에 숨어 살면서 나락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홈 스위트 홈’의 제작비는 700만원. 15일 동안 10회 차를 찍은 게 전부다. 지난해 한국 장편영화 제작비는 평균 22억원. 저예산영화로 분류되는 ‘풍산개’는 2억원, ‘부러진 화살’은 5억원이 들었다. 문 감독은 “(700만원은) 교통비와 식대, 숙박비 정도로 보면 된다. 가장들이 빈손으로 귀가하게 하는 건 너무 죄송스러워서 30만~40만원씩 드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배우 6명에 스태프는 나를 포함해 8명이 전부였다. 승합차 2대에 장비를 싣고 배우, 스태프도 함께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7월에 찍은 부산 로케이션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고시원을 전부 빌릴 돈이 없어서 방 한 칸만 빌렸다. 낮에 투숙자들이 없는 틈에 옥상과 복도에서 번갯불에 콩을 볶듯 촬영했다. 문 감독은 “근처 모텔에 방 5개를 잡아 놓고 스태프들은 3인 1실, 배우들은 2인 1실로 적당히 잤다. 덕분에 가족처럼 끈끈해졌다.”며 웃었다. 시간과 돈의 압박 탓에 영화의 이야기 전개는 조금씩 튄다. 이혼한 부인 연주(백설아)를 살해한 태수가 세라(유애경)의 알리바이 증언만으로 석방되고, 연주의 내연남이 진범으로 잡힌다. “집안 곳곳에 내연남의 지문이 있었고, 여자의 몸에서 정액도 발견됐다.”는 경찰의 대화로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문 감독은 “시나리오에는 태수가 집에 돌아오기 전에 내연남이 세라와 관계를 맺었다. 상업영화라면 그 부분을 보여 주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여건상 배우 1명을 더 캐스팅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고백했다. 초반부에 연주를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장면도 1950~60년대 고딕호러의 한 장면처럼 괴기스럽다. 역시나 사연이 있었다. “두툼한 커튼이 처진 아파트의 실내 장면인데 조명을 칠 돈이 없었다.”는 설명.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부천국제영화제와 오사카 아시안필름페스티벌 등 영화제들이 주목하는 까닭은 묵직한 주제 의식과 독특한 접근법 때문이다. 문 감독은 “극장 개봉은 상상도 못 했는데 나도 놀랐다. 지인들이 ‘어쩌려고 일을 키웠냐’고 농담을 하더라.”면서 “솔직히 영화제를 겨냥한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누구도 다루지 않기에 시작했고, 작업실에 지인들을 불러놓고 보여 줄 생각이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중2 2학기 기말고사 무렵 부모님이 TV에서 ‘벤허’를 못 보게 한다고 슬리퍼를 끌고 12시간 동안 가출했단다. 하지만 ‘할리우드 키드’와는 거리가 멀다. 뉴스PD를 꿈꿨던 모범생은 1996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로 건너가 방송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4년에는 보스턴의 에머슨칼리지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다. 다큐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극영화로 이어졌다. 짬짬이 뉴욕필름아카데미 영화 강좌를 들었는데, 그때 만난 게 전재홍 감독이다. 2005년 단편영화를 들고 프랑스 칸영화제를 찾게 된 전 감독에게 “이번에 김기덕 감독이 ‘활’로 칸에 초대됐더라. 꼭 만나 보라.”고 했던 건 문 감독이다. 인연이 닿으려던 것인지 전 감독은 칸에서 김 감독과 조우했다. 이번에는 2005년 비자 문제로 잠시 귀국을 한 문 감독에게 전 감독의 연락이 왔다. 형의 결혼식 때문에 귀국했던 찰나에 우연히 김기덕 필름의 연출부로 일하게 됐다는 것. 얼떨결에 문 감독도 연출부가 됐다. 운명은 수많은 인연이 겹쳐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김기덕 필름 연출부에 여자를 뽑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 김 감독님에게는 첫날, 첫 장면에서 혼났다. 연출부 막내인 내가 슬레이트를 쳐야 하는데 한 박자 늦었다. 김 감독님이 ‘너 때문에 아까운 필름을 낭비했다.’며 엄청 꾸짖었다.” 결국 문 감독은 2006년 ‘시간’, 2007년 ‘숨’, 올해 ‘피에타’까지 김 감독과 3편을 작업한 흔치 않은 경우가 됐다. 그는 “처음 접한 장편영화 현장이 김 감독님이기 때문에 작업 방식이 어색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시간과 예산, 공간의 한계에 개의치 않고 뭐든 해 나갈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게 큰 깨달음이다. 감독도 예산 등 프로듀서의 영역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에게 스승 김기덕은 어떤 존재일까.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더니 멋쩍게 웃었다. 이어 “감독님이 늘 ‘너희 앞에 김기덕이 붙는 건 의미 없다. 언젠간 넘어서야 한다’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먼 훗날 일이다. 현재로서는 언제든 찾아 뵙고 의지할 편안한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인지도 물었다. 그는 “감독이 먹고살기 위한 직업이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사회적인 편은 아닌데, 영화는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수단”이라며 웃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소통부재’ 대한민국, 풍자코미디로 通하다

    ‘소통부재’ 대한민국, 풍자코미디로 通하다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촉발된 정치·시사풍자 코미디 열풍이 거세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까지 동참하는 양상이다. 2002~2003년 30%를 웃돌던 ‘개콘’ 시청률은 한동안 1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정치·시사 풍자 꼭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12주 연속 20%대 시청률을 올린 ‘개콘’의 주역은 ‘사마귀유치원’과 ‘비상대책위원회’ 등 시사풍자를 내세운 꼭지들이다. ‘사마귀유치원’에서 일수꾼 캐릭터로 나오는 최효종은 “아직 내 집이 없으니 전세로 살면 돼요. 서울 평균 전셋값 2억 3000만원은 200만원씩 월급을 받아 10년간 숨만 쉬면서 모으면 돼요.”라고 꼬집는다. 99%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에서 소재를 찾는다는 얘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119 전화 논란, 사립유치원 등록금, 소값 파동 등 이슈를 다룬 덕에 높은 시청률은 물론, 방송이 끝나고서도 회자된다. ‘개콘’이 대박을 터뜨리자 다른 방송사들의 코미디도 달라졌다. SBS의 ‘개그투나잇’ 중 ‘투나잇브리핑’은 국무총리실과 CNK 주가조작 사건을 건드렸다. MBC의 ‘웃고 또 웃고’ 중 ‘나는 하수다’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패러디한 ‘박그네’로 화제를 모았다. 케이블TV tvN의 ‘새터데이나잇라이브 코리아’에서 영화감독 장진은 매주 이명박 대통령(혹은 대통령 부인)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MB정권에서 실종된 사회적 소통이 정치풍자 코미디를 통해 해소되는 양상”이라면서 “과거 시사코미디가 유명 정치인을 흉내 내는 수준에 그쳤다면 지금의 ‘개콘’ 풍자 방식은 촌철살인 식이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의 직설화법과 분절적이고 빠른 서사에 익숙한 세대에게 통쾌함을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김영찬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저널리즘이 제 기능을 못하는 현실에서 코미디가 저널리즘의 비판기능을 발랄한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인기가 달아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뱅뱅클럽’

    [영화프리뷰] ‘뱅뱅클럽’

    1994년 퓰리처상 사진부문의 영광은 사진기자 케빈 카터에게 돌아갔다. 카터는 아프리카 남부 수단에서 굶주림에 지쳐 무릎 꿇고 엎드린 소녀의 뒤로 독수리 한 마리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을 채집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이 사진으로 수단 국민이 겪는 끔찍한 현실이 전 세계로 타전된다. 덕분에 구호의 손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논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카터는 사진을 찍은 뒤 독수리를 쫓아냈다고 주장했지만, 사진을 찍기보다는 소녀를 구했어야 한다며 비난하는 여론이 끓어오른 것. 카터는 퓰리처상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목숨을 끊었다. 새달 2일 개봉하는 ‘뱅뱅클럽’은 1990년대 초반 아프리카 내전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피사체에 달려든 보도 사진 작가의 실화를 다뤘다. 영화의 배경은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대통령이 넬슨 만델라를 석방한 1990년 이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1978~89년 보타 대통령 집권 시절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흑백 분리정책)는 수그러들었지만 혼란은 이어졌다. 만델라 석방에 대한 백인 우파 세력의 반발은 비등했다. 게다가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주축이지만 흑인 중 소수인 코사족과 흑인 주류인 줄루족 간의 갈등과 보복, 살육은 극에 달했다. ‘더 스타’ 지에 소속된 켄 오스터브룩과 케빈 카터, 주앙 실바는 내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사진기자들이다. 이들 틈에 끼지 못하던 신출내기 그레그 마리노비치는 베테랑들도 꺼리는 줄루족의 근거지로 들어간다. 죽을 뻔했지만 운 좋게도 줄루족이 만델라 지지 세력을 잔인하게 살인하는 장면을 포착한다. 덕분에 마리노비치도 멤버로 받아들여진다. 마리노비치는 또 한 번 생사의 갈림길에서 셔터를 누른다. 살아 있는 사내의 몸에 불을 붙여 흉기로 난도질한 ANC 추종자들의 사진을 찍은 것. 전 세계 언론의 1면을 장식한 것은 물론 퓰리처상을 받는다. 카터가 찍은 ‘수단의 굶주린 소녀’ 사진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스티븐 실버 감독은 포토저널리즘이 품고 있는 딜레마적 상황을 묻는다. 폭력과 살육, 기아, 분쟁 등 광기가 지배하는 현장을 제3자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한 일일까. 아니면 눈앞에서 고통받는 생명을 하나라도 구하는 게 옳은 일인가. 결론을 내놓지는 않는다. 분쟁 현장을 누비는 종군기자만큼 머리가 아닌, 몸으로 고민하기란 불가능한 일일 터.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대신 감독은 또 다른 ‘제3자’로 사진기자들의 헌신과 인간적인 고뇌를 채집하고 드러낸다. ‘그을린 사랑’의 드니 빌뇌브 감독과 더불어 최근 캐나다에서 주목받는 실버 감독의 연출 의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눈앞에서 동료가 총에 맞는 순간에도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종군기자들의 삶은 어느 이야기꾼의 솜씨보다 울림이 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의 나쁜 남자로 이름을 알린 라이언 필립은 마리노비치 역을,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테일러 키치는 카터 역을 맡아 그동안의 가벼운 이미지를 털어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사의 새로움과 신속성, 또 다른 기대/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기사의 새로움과 신속성, 또 다른 기대/성민정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신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새로운 소식(news)을 전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사실 독자에게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최근 매체 다각화와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새로운 소식을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경로가 급증하면서 신문의 신속성은 그다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 물론 그렇다고 1960년대 미국의 뉴저널리즘처럼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속보, 간결성을 버리고 취재자의 주관과 해석으로 가득 찬 심층적이고 해설적인 보도를 지향하자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독자들은 신문을 통해 새로운 소식을 원한다. 그렇지만, 손가락질 몇 번의 클릭이면 각종 신문의 기사뿐만 아니라 트위터, 블로그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장 시민의 목격담까지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이 시대에 독자들이 신문에 기대하는 ‘새로움’과 ‘소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다시 말해, 단순한 사실 이상의 새로움을 내포한 정보 그리고 표면적인 사실 이외에 그 현상과 상황에 대해 독자가 궁금해하는 “왜”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깊이 있는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 포털에 넘쳐나는 뉴스와 24시간 돌아가는 방송 뉴스 속에서 신문을 펼쳐들면 심층 기사에 더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면에서 1월 2일 자 신년 첫 호는 다양한 여론 조사 결과 및 각종 인터뷰를 포함해 여러 가지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시했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토대로 한 8, 9면의 ‘2012’ 특집 기사와 12, 13면의 ‘사회갈등 현황과 해법’은 새해 우리 사회의 화두를 뽑아내고자 하는 시도가 돋보인 기사들이었다. 그러나 지면 분량이나 주제, 헤드라인에 비해 처음 독자로서 기대했던 깊이나 정교함 면에서는 조금 더 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특히나 육하원칙의 각 항목 가운데 유독 ‘왜’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가령,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는 것 이외에 관련된 내용이나 상황, 실제 사례에 대한 추가 취재가 이루어졌더라면 더 많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지면의 제약을 고려하더라도, 조사 기관의 결과 요약 보고서를 그대로 옮기는 듯한 수치적 보도에서 나아가 그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보도가 함께 이루어졌더라면 훨씬 더 효과적인 문제 제기가 가능했으리라 본다. 또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갈등 사례를 열거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조금은 더 체계적으로 갈등을 유형화하거나 분류하고 전문가 제언을 제시하면서, 학과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갈등 유형이나 주제별로 해당 분야 연구자들의 제언을 제시하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문제와 해법을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이었을 것이다. 해외의 사회갈등 해소 구조에 대해서도 단편적인 사례 나열이 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자칫하면 구색을 갖추기 위한 기사로 비칠 수 있다. 그에 반해 1월 7일 자 ‘커버스토리: 농민도 소비자도 牛는 현실… 해법 없나’와 같은 날 6면의 신응수 대목장 인터뷰는 하루 전에 게재되었던 팩트 중심의 기사를 읽었던 독자로서 가졌던 수많은 궁금증을 없애준, 신속하고도 깊이 있는 보도였다. 소비자 관점에서 식당이나 마트의 한우 가격은 여전히 비싼데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애써 키우던 소를 굶겨 죽일 정도라는 기사를 접한 후 도대체 그 문제가 무엇인지, 남대문 재건축 과정에서 왜 인건비 이슈가 발생했는지 궁금할 따름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속한 보도를 위해 잠시 미루었던 정보의 깊이를 하루 이틀 내에 보완함으로써 독자는 단순히 소식을 얻는 데에서 나아가 깊이 있는 정보를 습득하고, 그 하나의 기사만으로도 사회 현상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가능해진다. 오늘날 부유하는 단편적 정보가 채워줄 수 없는 전문성과 콘텐츠의 깊이, 그것이 바로 독자가 신문에서 찾는 것이 아닐까.
  • SNS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다. 해외에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켰고, 지난해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순간 대재앙을 생생하게 세계로 전달했다. 국내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듯 정치 문화와 정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덕분에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SNS 잡기’에 안달이 났다. 사회적 화두가 된 소셜 미디어를 알고자 한다면 ‘소셜 미디어의 이해’(미래인 펴냄)가 도움이 되겠다. 소셜 미디어의 기본 개념을 정리하면서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되는 과정,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도구로서 소셜 미디어,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소셜미디어연구포럼’에 소속된 고영삼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 이기홍 한림대 교수,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임현경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등 9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소셜 미디어에도 빛과 어둠이 있다. 소셜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개인의 사회 참여와 정보, 뉴스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정보가 유통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얼마나 정제된 정보인지, 정확도와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며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창호 연구위원은 “특정 담론이 온라인을 지배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보의 철저한 검증 과정은 전통 저널리즘보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더욱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특정 군중이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치 참여를 지나치게 주도하면서 인터넷상 여론이나 의견 형성 과정이 왜곡되거나 무책임한 여론 선동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의철 상지대 조교수는 “소셜 미디어가 정부나 자본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참여적인 대안적 공론장으로 기능하려면 은폐된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일반 시민들을 향한 미디어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이를 통한 메시지 공유, 일반 시민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을 보유할 때 정보와 정치 민주주의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정부와 기업이 소셜 미디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별도의 장을 할애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2012년 서울신문의 과제/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2012년 서울신문의 과제/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디지털 융합 환경은 기존 매체의 아성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스마트폰의 등장은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올드미디어’로 완벽하게 이미지 메이킹해 버렸다. 특히, 인쇄신문은 미디어 환경변화와 독자의 신문이용행태 변화로 말미암아 하향산업이라는 인식이 신문사 내외에 팽배하다. 한마디로 신문은 현재 위기상태에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포털이 뉴스 콘텐츠 유통을 지배하고,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으로 광고수익의 상당한 축소가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신문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로 귀결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세계적인 현상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신문사가 겪는 현실이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8년 10월 2일 신문경영자, 기자, 인쇄 유통 대표, 언론학자 등 인쇄매체 각계 대표를 초청하여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신문위기 극복을 진단하였다. 우리나라도 프랑스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2010년 초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신문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신문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고, 2012년이 되었다고 해서 신문의 위기가 전적으로 극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찌 보면 오늘날 신문위기의 근원은 평범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데 있을 수 있다. 신문이 미디어 기술 변화에 따라 속보경쟁에서 밀리고 다양한 뉴스 유통 경로 탓에 독자의 선택을 잘 받지 못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저널리즘이 갖는 권위와 뉴스 콘텐츠의 전문성과 심층성의 상실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방송, 인터넷포털, 무료신문 등과 차별화되지 못한 뉴스 콘텐츠의 생산은 독자의 뉴스 선택 목록에서 신문을 제외했을 수도 있다. 결국, 미래 신문사의 생존 여부는 뉴스 콘텐츠 품질에 달렸다. SNS·방송·인터넷 포털에서 생산되는, 이성적 혹은 감성적으로 불충분한 정보를 조금 시차를 두더라도 신문을 통해 충족할 수 있도록 독자의 뉴스 이용 습관과 문화를 정립하여야 한다. 고급 뉴스 소비문화 정립은 뉴스 콘텐츠의 심층성과 신선함에서 시작된다. 현재의 신문 위기를, 단지 SNS에서 유통되는 절제되지 못하고 검증되지 않은 뉴스나 포털의 인터넷 뉴스 유통망의 지배 때문으로 치부하기엔 신문 자체의 노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신문의 중요성이 점점 낮아질 것이라는 견해에는 반대한다. 오히려 불특정다수에 의해 만들어지는 SNS의 정보 때문에 신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신문의 저널리즘 기본이 강화될 때 사회적 편익은 증가하고, 다양한 뉴스 유통 플랫폼 중에 기준점이 되어 나름대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시리즈물로 제공한 “포스트 김정일, 북 어디로 가나”는 불확실성이 증가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심층적이고 차분한 해석이었다. 독자의 남북 정세 관망을 상상의 단계에서 현실성 있게 진정시켜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11년 12월 27일 자 “지방행정의 달인, 자랑스러운 얼굴 22명”의 경우, 고위 공무원 동향 일색의 우리나라 신문 뉴스 포맷을 과감히 바꿨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띄지 않았던 중하위직 우수 공무원을 매주 월요일 독자에게 알리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2012년 서울신문의 과제는 디지털 융합 시대에 걸맞은 뉴스 유통 경로를 확보하고, 스마트폰용 뉴스 애플리케이션 주요 기능을 개선하며, 지면의 편집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신문 저널리즘의 기본인 뉴스의 심층성과 전문성을 더 증대시켜 독자의 일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품격 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것이 서울신문의 정신인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 공공이익과 민족화합에 앞장선다.’를 달성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임진년 서울신문의 과제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다지는 것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 “종편은 결국 저널리즘 상실 가져올 것”

    “종편은 결국 저널리즘 상실 가져올 것”

    “종합편성채널(종편) 출범은 언론계 위기가 될 것입니다. ‘거대언론’의 정보 독점이 결국 저널리즘의 상실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언론정책을 담당했던 김창호(55) 전 국정홍보처장은 6일 종편과 관련된 우려를 이처럼 강조했다. 2007년 5월 기자실을 합동 브리핑센터로 전환하는 ‘취재지원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국내 언론계는 일대 혼란을 빚었다. 소수에 편중되던 정보전달 체계를 제대로 바꾸자는 취지였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반발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 전 처장은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하면서 “종편 출범으로 인한 지금의 미디어 빅뱅에 비하면 기자실 통합은 찻잔 속 소용돌이에 불과했다.”면서 “종편의 폐해는 정파적 편중과 상업주의의 기승, 이로 인한 저널리즘 상실”이라고 규정했다. 또 일부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이 짙어지고, 미디어 시장은 광고를 중심으로 한 상업주의에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처장은 “시장논리에 의해 문을 닫는 언론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처장은 오는 10일 참여정부 시절의 일화를 담은 ‘공감의 정치를 꿈꾸는 남자’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시론] 점쟁이보다 못한 선거여론조사/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시론] 점쟁이보다 못한 선거여론조사/김동률 서강대 매체경영 교수

    선거철만 되면 바빠지는 사람들은 두 종류다. 점쟁이와 여론조사 업체들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듯이, 여론조사의 정확성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다. 물론 개표 결과에 앞서 호들갑을 떨고 난리를 치는 상황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미래가 궁금하지 않은가? 자신이 지지한 사람이 당선됐는지 떨어졌는지, 결과를 미리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깔렸다고 보면 된다. 선거조사가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배경에는 정밀 저널리즘(precision journalism)의 영향이 크다. 뭔 말씀인고 하면 과학적인 통계기법을 동원한 여론조사가 언론에서 환영받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한 사실보도나 폭로 저널리즘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뉴스가 더 과학적·객관적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이 과정에서 통계 소프트웨어의 비약적인 발전도 무시할 수 없겠다. 선거는 끝났지만 손질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현행 공직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6일 전부터는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거나 보도할 수 없다. 투표일 닷새 전부터 이른바 ‘깜깜이 선거’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세자 편승 효과(bandwagon effect) 또는 동정표 몰림 현상(underdog effect)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이 제도는 유권자를 부화뇌동이나 하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으로 보는 데 기인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대졸자가 넘치는 세상에 이제는 폐지해야 하겠다. 특히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의 온갖 루머가 난무하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선거가 임박할수록 공정한 기관에서 시행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제한 규정이 없다. 출구조사도 손봐야 한다. 투표를 막 마치고 나오는 현장에서 설문지를 돌려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지 조사하는 출구조사는 선거 직후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투표소 현장에서 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는 300m 거리를 두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변인으로 작용해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환상적이긴 하지만 출구조사는 덩치가 큰 나라에서는 얼마간의 부작용이 있다. 1980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동부 유권자가 투표한 내용이 서부에서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보도되어 서부 유권자들이 동부의 투표형태를 그대로 따르는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네거티브 선거전략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도 흑색선전의 극치였다. 당하는 쪽은 더러운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또 한쪽은 꼭 필요한 검증이라고 반박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흑색선전, 비방 공격이 가장 효과적인 선거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근거 없는 공격을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유권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소문의 진원지는 망각한 채 “누가 어쨌다 그러더라.”는 식으로 단순히 루머만 기억하게 된다. 사람들은 머리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투표한다.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력보다는 이미지, 스타일 등에 좌우되며 일차원적인 정서에 현혹되기 쉽다. 그러나 네거티브 전략은 정치에 대한 혐오감과 냉소주의를 조장하게 된다. 그래서 정치인은 모두가 사기꾼이나 도둑놈 같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나게 된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 초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가 절에서 합장을 하자, 부시는 고어가 불교 쪽에 가깝다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해댔다. 열세에 있던 부시가 역전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 대표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다. 그러나 네거티브가 횡행하는 선거는 결국 유권자들이 조금 덜 나쁜 사기꾼(The choice of lesser evils)을 뽑게 되는 허망한 상황을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선거 관련 법의 손질이 더욱 아쉽다.
  • 백선기 교수 PACA 회장 당선

    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전공 교수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저널리즘 관련 학자의 모임인 아시아태평양커뮤니케이션학회(PACA) 회장에 당선됐다. 백 교수는 내년 7월 성균관대에서 열리는 PACA 국제학술대회에서 회장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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