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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 고발]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제작자의 작은 항변

    [1분 고발]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제작자의 작은 항변

    “현재 영화현장에는 과거 어느 시기처럼 국가가 나서서 과도한 검열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투자와 배급과 같은 제작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자체 검열을 하게 됩니다. 대기업의 자본에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제작한 윤기호PD(이하 윤PD)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 중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 근무 중 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고(故) 황유미 씨에 대해 산재 인정 판결을 내린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윤PD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상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합니다. 이 작품은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에 맞선 영화인만큼 제작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습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 이어 ‘또 하나의 약속’ 역시 투자부터 제작, 배급, 상영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외압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제작과정 중 외압이 있었냐는 질문에 윤PD는 “많았다”는 답변과 함께 고된 시간이 생각난 듯 헛웃음을 짓습니다. “투자뿐 아니라 캐스팅 조차 어려웠다”고 운을 뗀 윤PD는 “대기업의 생리 속에서 우리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가치가 폄하되면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조차 줄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하나의 약속’은 ‘도가니(2011)’, ‘부러진 화살(2011)’ 등과 연장선상에 있는 사회고발을 위한 르포 형식의 작품입니다. 당대에 문제가 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의문점들을 안고 있는 사건을 재조명하는 이러한 작품을 흔히 ‘무비 저널리즘’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영화라는 매체는 과거 어느 시기처럼 국가가 나서서 과도한 검열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작단계에서 표현 방법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자체 검열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자본의 힘’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약속’은 거대기업의 어두운 이면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이었으므로, 기획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혹시 외압이라고 생각되기 이전에 속칭 ‘영화판’이라고 하는 영화산업 내에서 검열 현상이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윤PD는 첫 시사회 때를 이야기 합니다. “제목이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극장 측으로부터 대관 자체를 거절당했다. 제목만으로도 선입견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사회 단계에서 ‘또 하나의 약속’으로 변경하게 됐다”며 자체 검열의 실례를 듭니다. 또한 많은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상영관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합니다. 물론 영화관은 대중들의 휴식 공간입니다. 2시간을 온전히 나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영화관을 찾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대중이 오락 영화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가보면 다양한 영화들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음에도 흥행이 보장된 오락영화들이 스크린을 독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PD는 ‘또 하나의 가족’과 같은 영화처럼 “관객과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국 영화의 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다. (다양한 가능성이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창조경제에 부합한 창조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지금이 “정부나, 대기업, 창작자들, 관객들 모두가 시스템을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영화산업 성숙을 위한 바람을 말합니다. 이어 윤PD는 “‘또 하나의 약속’이 자체 집계 50만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50만이란 숫자는 희망이고, 작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50만 이라는 숫자에서 희망과 기적을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남겼습니다. 문성호PD sungh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물 유람(현시원 지음, 현실문화 펴냄) 새롭고 멋진 신상품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너무나 평범해서 관심 밖에 놓여 있는, 그러나 나름의 사연이 있는 사물들에 대한 단상. 거리의 신호등부터 휴일 을지로 상점가의 주인공 삼색 셔터, 스스로 부르르 떨게 만들어진 커피숍의 진동 알림벨, 낯설고도 귀여운 한강의 오리배, 언제나 그 자리에서 누군가 움직여 주길 기다리는 공원의 운동기구, 괴팍한 철근을 덮은 공사장의 가림막, 정치인의 홍보용 사진에 무료로 출연한 빗자루 등 동시대 인간사를 둘러싼 시각이미지를 살펴보고 뜯어본다. 현직 독립큐레이터인 저자의 독특한 안목을 따라가다 보면 내리는 결론, 세상에 쓸모 없는 사물은 없다. 246쪽. 1만 6500원. 작가의 붓(도널드 프리드먼 지음, 박미성·배은경 옮김, 아트북스 펴냄) 문학적 집필활동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간 작가-화가들에 대한 옴니버스 전기. 안데르센, 괴테, 예이츠, 귄터 그라스, 빅토르 위고 등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동서양 작가 100명이 남긴 아름다운 회화·드로잉·조각작품 200여점을 작가의 삶과 함께 소개한다. 변호사에서 소설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커트 보네거트, 톰 울프 등 저명한 작가와 한 미발표 인터뷰, 수십년간 연구해 온 예술분야의 지식을 접목해 완성했다. 펜과 붓, 글과 그림은 표현 수단은 다르지만 예술적 감흥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문학과 예술의 근원 또한 같다는 점, 작가와 화가는 하얀종이 위에 짙은 자국을 만들고자 하는 본능을 공유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36쪽. 3만 5000원. 행복에게 길을 묻다(최창일 지음, 푸른길 펴냄) ‘스스로 행복해지기’가 어느 때보다 큰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이즈음 중견 작가 최창일이 행복한 삶을 위한 단상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행복과 동행하는 방법에 대해 작가는 “최선을 다해 감사하고, 배려와 지혜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노자를 인용한다. ‘내 인생에 미안하게 살지 않는 기술’,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의 비결’, ‘성공을 위한 조건’ 등 4장으로 나뉘어진 책은 행복의 길라잡이가 돼 줄 잠언들로 가득하다. “…행복의 시작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때 얻을 수 있습니다. 고통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삶에 닥친 고통을 이길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산골 작업실에서 자연을 화폭에 담는 최성환 화가의 서정적 그림들이 책 갈피갈피에 곁들여져 지혜가 스민 글맛을 더욱 빛내준다. 169쪽. 1만 2000원. 미디어와 민주주의(제임스 커런 지음, 이봉현 옮김, 한울 펴냄) 미국인 3분의2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적을 모르고 교토의정서의 성격을 알지 못한다. 다른 유럽인들에 비해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TV시리즈 ‘24’로 고문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섹스 앤드 더 시티’로써 여성 역할과 기대에 대한 토론을 촉진한다. 미국 저널리즘의 이상과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영국 언론학자인 저자는 미국 저널리즘의 성격과 역할 분석을 시작으로 미디어의 역사와 문화·기술, 영국·덴마크·핀란드와 비교, 주요 관심사의 변천 등을 훑으면서 민주주의와 관계 탐구를 이어간다. 저자가 평생 천착한 연구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424쪽. 4만 3000원.
  • 50년간 삶·시대의 장면 생생히

    50년간 삶·시대의 장면 생생히

    지난 반세기 한국 사진 저널리즘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삶의 기억, 시대의 기록’전이 28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열린다.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홍인기)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주최하는 대규모 사진전으로 전국 일간지, 통신사 사진기자들이 찍은 수백만점의 보도사진 가운데 300여점을 선보인다. 대연각 화재(1971년), 마더 테레사 수녀 방한(1981년),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파(1983년), 황영조의 마라톤 금메달 획득(1992), 숭례문 화재(2008년) 등 우리 근현대사를 속속들이 포착한 사진들이다. 이 가운데 서울신문 김동준 전 기자가 대연각 호텔 화재 현장을 담은 ‘필사의 탈출’은 UPI 사진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전시는 주제전과 본 전시, 특별전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제전 ‘사진으로 읽는 한국현대사’에선 1959년 미스코리아 진의 서울 태평로 퍼레이드 모습과 1964년 전투기를 타고 한반도 상공에서 촬영한 최초의 독도 항공 사진 등이 나온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 사진 가운데 당시 언론에 실리지 못한 사진들을 모은 ‘34년 만의 약속-80년 5월, 그날의 사진’도 공개된다. 본 전시로는 지난 한 해 사진 중 우수작을 선정해 보여주는 한국보도사진전의 제50회 수상작 전시와 ‘현장의 사진기자’전이 함께 열린다. 특별전으로 ‘전설의 사진기자 3인’전과 ‘역대 대상 수상작’전도 펼쳐진다. ‘1960년 4월 18일의 고려대생 피습 사건’을 찍은 정범태(86), ‘1987년 6월 25일 78일의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찍은 전민조(70), 판문점을 출입하며 기록해 온 김녕만(65) 등 원로 사진기자 3명의 사진을 소개한다. 특별전에서는 사진기자의 카메라, 가방, 취재 완장 등의 변천사를 함께 보여준다.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02)733-9576∼7.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종편 보도프로그램,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해야/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종편 보도프로그램,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해야/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지난 연말 2013년 한 해 동안의 종합편성채널(종편) 저널리즘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먼저, 종편의 뉴스 프로그램을 찾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주일간 종편의 저녁종합뉴스를 매일 시청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2%로 보도전문채널과는 불과 0.7%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 네 개 종편의 평균 시청채널점유율(방송 뉴스 및 시사보도 채널 전체를 100으로 놓았을 때 각 채널이 차지하는 비율)은 5.2%였다. 1995년에 출범한 YTN의 16.1%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하지만 전국 13개 지역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1% 이상을 기록한 보도 프로그램의 숫자는 종편이 더 많았다. 최근 3년간 케이블 방송의 프로야구 중계 시청률이 1%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종편 보도프로그램 시청자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용자들도 종편의 저널리즘 실천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앞서 인용한 언론진흥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종편의 뉴스 및 시사보도 신뢰도 평가 점수는 2012년(3.43점)보다 증가한 3.92점(5점 만점)으로 보통을 넘어 긍정(4점)에 가까웠다. 앞서 언급한 사실들에 비춰 보면 종편 저널리즘은 기존 방송의 저널리즘과 경쟁의 관계일 만큼 자리매김한 게 분명하다. 실제 지난해 보도전문채널들은 JTBC를 제외한 나머지 종편 3사의 경우 전체 방송시간에서 보도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정부의 정책 목표와 종편의 사업계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견제에 대해 종편은 프로그램 편성 규제가 아닌 보도내용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반박하고, 자신들은 실시간 보도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시청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주장한다. 종편의 이러한 자기 옹호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지난 연말 연구를 진행하면서 저널리즘 혹은 미디어 효과를 전공하는 언론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편에 대한 평가적 관점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 주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언론학자들은 종편 허용 시 기대하지 않은 효과가 대담·토론 및 시사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것으로 인식했다. 정치토크 프로그램은 기존의 지상파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정치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치를 인식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며 종편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기업인 신문의 특정 정치세력 편들기 논조가 방송으로 그대로 전이되었고, 보수성향 인물 중심의 패널 구성 및 동일 인물의 채널 간 겹치기 출연 등으로 민주적인 정치담론 형성 과정에 다양한 관점이 반영되는 것을 방해해 여론의 다양성이 더욱 위축됐다는 부정적 평가도 동시에 내렸다. 종편 콘텐츠의 순환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프로그램의 수는 전체 대비 최대 48.8%(최소 28.2%), 방영시간은 최대 53.3%(최소 22.9%)에 달할 정도로 보도(뉴스, 대담·토론, 시사)의 비중이 높은데(2013년 11월 11일부터 17일), 특정 이슈를 정규 뉴스 프로그램에서 주요 사안으로 보도하고, 관련내용을 또 다른 시사 혹은 대담·토론 프로그램에서 반복하여 주제로 삼는 콘텐츠 순환 방식이 일종의 관행처럼 이루어진다고 지적했다. 언론학자들은 현장을 중시하는 탐사보도나 기획보도가 아닌 정부와 같은 공식적 취재원에 의존해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의 부적절한 관행이 이러한 콘텐츠 순환구조와 맞물려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실제보다 과장하고 정치권력을 편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특히 시청자들이 자신의 평가적 관점을 지지하는 내용에 선택적으로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종편의 정치 콘텐츠가 60대 이상 시청자의 보수적 성향과 공명하여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을 확산시켜 우리 사회의 진영논리를 강화하고 세대 간 정치담론의 양극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보도 프로그램을 시장에 착근하기 위한 저예산 콘텐츠 전략으로 활용하는 제작·편성 관행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할 때 그들만의 방송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열린세상] 소통,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소통,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사례 1. 22일이라는 사상 최장 파업을 기록한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운영법인을 위한 철도운영사업 면허 발급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사례 2. 80년대 시국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변호인’은 개봉 3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평론가는 당시의 폭압적 권력을 고발한 영화가 오늘의 시민 정서와도 공명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례 3. 자기 이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정치사회적 이슈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던 젊은 세대들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통해 정치참여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기 시작했다. 사례 4.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했던 스무 개 남짓 고등학교들이 처음의 결정을 번복해 채택률이 0%대에 머물렀다. 시민사회와 고등학생들은 SNS와 대자보를 통해 채택 거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노동자, 시민, 대학생, 청소년들이 정부의 정책의사 결정 과정을 신뢰하지 않으며 권력의 집행이 일방적이라고 인식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집행을 강조하지만,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시민사회의 보편적 상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권력의 의사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시민사회는 ‘소통의 부재’를 주장하는데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은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새해 들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했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만찬도 가졌다. 언론은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를 ‘소통’과 ‘홍보’의 두 개념으로 요약한다. 그런데 집권세력이나 언론 모두 ‘소통’과 ‘홍보’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언론인들을 자주 만나 기삿거리들을 제공하고 정부 입장을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행위를 ‘소통’과 ‘홍보’라고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게 ‘소통’이 아니듯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공개하는 게 ‘홍보’가 아니다. ‘소통’과 ‘홍보’는 자기중심적이 아닌 타자 지향적 개념이다. 여론, 그리고 시민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소통은 집권 세력으로 하여금 시민의 생각과 판단(여론)을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홍보는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결국 소통과 홍보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와 같다. 개념을 이해하는 방식에 따라 수레는 전진하기도 하고 역주행하기도 한다. ‘소통’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로(言路), 즉 ‘말길’이다. ‘말길’이 트여야만 민심이 정책결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시민의 생각을 권력자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말길이다. 언론은 여론형성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언론에 정책의사 결정 과정을 감시하고, 정치적 이슈에 대한 관점 형성을 돕는 사실과 의견을 제공함으로써 정치에 대해 숙고하는 시민 양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력과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제대로 된 말길이 필요하다. 공공의 가치보다 시장과 경쟁을 절대 가치로 삼는 저널리즘, 정권과의 관계에 따라 권력의 일방적 집행을 눈감는 편향된 저널리즘, 세대 간 통합보다는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저널리즘, 시민사회의 역사왜곡 교과서 비판을 외압으로 호도하는 정부를 편드는 저널리즘은 ‘소통’을 방해하는 해로운 존재이자 정부의 역주행을 돕는 ‘협력자’일 수밖에 없다. 영화가 저널리즘을 대신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소통 구조가 왜곡됐다는 것을 뜻한다. 시민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되는 사회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갖춰야 한다. 권력의 정책의사결정이 보편적 상식과 공명한다면 시민사회는 정부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언론은 여론, 즉 시민사회의 보편적 상식이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 올바로 반영되는지를 감시하는 본연의 저널리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언로가 통하면 국가가 다스려져 편안하고, 언로가 막히면 국가가 어지러워 망한다.’(문종실록)
  • “카이스트 대학원, 케네디스쿨처럼 만들라”

    “카이스트 대학원, 케네디스쿨처럼 만들라”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인 약속을 지켜 기쁩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처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문술(76)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장이 9일 KAIST에 215억원(현금 100억원·부동산 115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이에 따라 그가 KAIST에 기부한 누적 기부금은 515억원에 달한다. 전북 임실 출신인 그는 익산 남성고와 원광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KAIST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라이코스코리아 대표이사, 벤처농업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01년 7월 300억원을 KAIST에 기부했으며,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설치했다. KAIST 미래전략대학원은 그가 추가 기부한 기금으로 미래전략, 과학저널리즘, 지식재산 3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장기전략을 수립하고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석사과정 외에 내년부터 박사과정을 신설하고 매년 10여명의 박사과정생을 선발한다. 10년 동안 전임 교수 8명도 충원한다. 1983년 반도체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한 그는 그동안 “회사를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이번 기부에 대해서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래를 개척하는 인생 여정 속에서 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협약식은 1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리츠칼튼호텔 금강홀에서 열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읽기와 민주주의/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신문읽기와 민주주의/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매일 아침 몇 개의 종이신문을 읽고 전공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짬이 날 때는 스마트폰을 통해 포털사이트 초기화면에 어떤 기사들이 올려져 있는지를 살펴본다. 뉴스를 읽고 보면서 머릿속에 현실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러한 그림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정부, 정치인, 정당이 제 역할을 하는지 나름대로 평가한다. 수업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지각하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쟁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아울러 그러한 쟁점을 접하게 된 출처가 어디인지, 그리고 그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도 함께 확인한다. 학생들의 뉴스 노출 경로와 현실 인식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나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것도 나름 학생들과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몇 학기 동안 반복해서 탐문하고 관찰한 결과 20대 대학생의 뉴스 소비행태가 지니는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대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치·사회적 쟁점은 종이신문이 1면이나 종합면에서 다룬 주요 사건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한 후 주요 의제에 대한 응답 차이는 대학생들의 편중된 뉴스 노출 경로에서 기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를 들어, 2012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젊은이들 대부분은 종이신문이 아닌 PC인터넷(88.5%)과 모바일인터넷(86.8%)을 통해 신문뉴스에 노출되는 반면, 종이신문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12%에 불과했다. 특히 PC인터넷과 모바일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뉴스의 상당량이 연예 뉴스 혹은 스포츠 뉴스라는 연구 결과를 고려한다면 젊은이들이 인식하는 주요 의제가 종이신문이 중요하게 다룬 사안들과 일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치·사회 의제 인식 및 평가에서 다양성 대신 표준화가 발견된다. 표준화는 특정 사안에 대한 인식 및 평가가 획일적이라는 것을 뜻하는데, 특정 사안을 다양하게 조명한 뉴스들을 접하는 기회가 제한적일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뉴스 제목을 보고 뉴스를 클릭해서 인터넷뉴스에 노출된다는 응답이 87.4%에 달하고(언론진흥재단 <2012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 주요 언론사의 홈페이지 방문자가 가장 빈번하게 경유한 도메인이 네이버닷컴이나 다음넷 같은 포털이라는 조사 결과(닐슨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뉴스를 통해 얻는 주요 의제와 이에 대한 평가적 관점은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모바일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된 요즘 뉴스에 노출되는 기회는 이전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많은 이들은 스마트폰 이용 시간의 대부분을 정치뉴스가 연예뉴스의 7분의1에 불과한 포털사이트 뉴스 이용에 할애한다(언론진흥재단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모바일 뉴스 이용> 보고서). 소수의 학생들만이 정치·사회적 의제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들 모두 가정에서 신문을 구독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신뢰할 수 없어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학생들이 말할 때 저널리즘 차원에서 뉴스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줄 알아야만 올바른 비판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학기 동안 뉴스를 읽고 평가하는 강좌를 개설해 진행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제외한 나머지 14주에 맞추어 뉴스 보도의 주제(혹은 영역)를 구분하고 매주 특정 주제에 관한 언론보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글들을 읽고 관련 동영상을 본다. 그런데 취재원 및 문장의 술어 분석을 통해 뉴스가 누구의 관점을 편들고 무시하는지를 평가하는 작업만 해도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학생들은 말한다. 뉴스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이럴진대 일반인들을 위한 뉴스 읽기 교육이 실시된다면 시민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다. 신문읽기는 사회구성원 간 토론을 활성화해 정치 참여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므로 건강한 민주주의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WP + CNN + 블룸버그 = 서울신문의 미래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WP + CNN + 블룸버그 = 서울신문의 미래

    지난주 워싱턴과 뉴욕의 주요 언론사와 관련기관들을 돌아봤다. 미국과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8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 책상 위에 서울신문 48기 수습기자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가 잔뜩 놓였다. 채점을 하면서 언뜻언뜻 놀랐다. 출장에서 느낀 미디어의 향후 발전방향과 서울신문 예비 언론인들의 지향점이 많은 부분 일치했기 때문이다. #1 정확성:팩트 체커 워싱턴포스트의 글렌 케슬러.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담당 기자였던 그는 칼럼니스트로 변신해 있었다. 매주 많게는 5번씩 ‘팩트 체커’(Fact Checker·사실 확인자)라는 칼럼을 쓴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들의 주장 가운데 거짓이 너무 많다”면서 “발언 내용을 하나하나 따져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다”고 소개했다. 케슬러는 정확성이야말로 언론은 물론 정치를 바로 세우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나는 팩트 체커라는 용어를 케슬러에게 처음 들었는데, 두 번째로 본 것이 바로 서울신문 예비언론인들의 자기소개서였다. 적지 않은 지원자가 방송사에서 팩트 체커로 일했다는 경력을 적고 있었다. #2 공정성:중립언론 광고 몰아주기 서울신문은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그래서 여당도 야당도, 진보도 보수도, 자기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CNN이 같은 신세다. 보수는 폭스뉴스와, 진보는 MSNBC와 동질감을 느낀다. CNN의 시청률은 하향추세였다. 그러나 샘 피스트 워싱턴지사장은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들어 MSNBC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특히 기업들이 CNN에 광고를 몰아주기 시작했다는 것. “기업들은 한쪽 정당을 편드는 것처럼 보이기 원치 않는다”는 것이 피스트의 설명이다. 아직 우리나라 광고주들은 미국만큼 중립성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간 문제일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채점하면서 두 지원자에게 A+를 줬다. 서울신문이 보여준 공정성의 가치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짚어냈다. #3 공공성:정책 분석이 핵심 콘텐츠 컬럼비아대학 저널리즘 스쿨의 마이클 샤피로 교수는 “저널리즘의 핵심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뉴스·정보 생태계 변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마크 저코위츠는 “뉴스 콘텐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이라고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서울신문이 추구해온 공공정책에 대한 뉴스 강화와 방향을 같이한다. 저명한 ‘퓰리처상’을 관장하는 시그 기슬러 교수는 언론사들이 지향할 콘텐츠로 탐사보도를 제시했다. 이번 수습기자 지원자 가운데는 유난히 탐사보도 경험자, 희망자가 많았다. 특히 정치, 문화, 금융, 스포츠, 환경 등 구체적인 분야의 전문기자를 희망하는 예비언론인들도 적지 않았다. #4 수익성:미디어는 뉴, 수익은 올드 맨해튼 렉싱턴애비뉴에 자리 잡은 블룸버그의 첨단 신사옥은 뉴미디어의 본산처럼 보였다. 사옥의 ‘허브’ 역할을 하는 6층 로비에는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언론인들이 넘쳐났는데, 모두가 활기찬 표정이었다. 카렌 툴론 뉴욕지사장은 “신문, 방송, 인터넷, 모바일 등 모든 미디어를 활용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라고 자랑했다. 예비언론인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우리도 이미 블룸버그의 시대에 와있다. 한 지원자는 “미디어 빅뱅시대의 멀티플레이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는데, 그에 걸맞은 경력을 갖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뉴욕타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은 특히 온라인에서의 수익을 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조세피난처 공개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공공청렴센터(CPI)도 마찬가지였다. 뉴미디어 시대의 신문 수익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아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다. 앞으로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학회 세미나 논문 발표를 준비하면서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방영된 지상파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를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다시 살펴봤다. 지상파방송 3사는 하루 평균 30건이 넘는 뉴스를 보도해 92일 동안 8280건 이상의 뉴스를 전했는데, 일단 기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 방영순서 다섯 번째 뉴스까지만 분석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대개 방송 뉴스의 중요성은 방영순서에 비례한다(편집전략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 신문 1면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맨 먼저 방영된 뉴스가 가장 중요한 뉴스이다. 전체가 아닌 먼저 방영된 일부 뉴스 분석을 통해 해당 방송사가 어떤 사건을 더 중시하고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방송뉴스 1380건을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지난 7월부터 10월 사이에 재난·재해와 정치는 방송사가 가장 빈번하게 보도한 주요 뉴스였다.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대구열차사고, 중부내륙 집중호우는 대형사고 혹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므로 방송사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저널리즘의 이상은 ‘책임 있는 권력만들기’라는 명제로 표현되는 만큼 정치를 주요 뉴스로 처리한 의사결정 또한 적합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니 정치보도 실천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지난 3개월 동안 지상파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34건에서 많게는 43건 보도했는데, 방영순서 다섯 번째까지의 기사 모두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보도한 일자의 수도 5일에서 6일에 이를 정도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국가안보 관련 사안이므로 머리 뉴스로 처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체계적인 뉴스관리 전략이 갖는 부정적 문제점을 인식하는 뉴스전문가들은 정보기관의 일방적 발표만을 중계하는 뉴스생산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정부로 대표되는 공식적 취재원은 독점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언론의 보도내용을 통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 것인가와 같은 공식적 취재원의 의사결정은 기사 내용 및 논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국가안보 측면에서 정의되는 정치적 사건의 경우 야당과 지식인 등 엘리트 취재원들이 국가 기관의 입장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객관보도 혹은 공정보도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공식적 취재원에만 의존하는 뉴스 생산 관행은 정치권력 혹은 경제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정치적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정치적 사안들도 대부분 공식 취재원에 의존해 관련 뉴스를 생산했다. 지상파방송들은 인용부호를 사용해 여당과 야당 정치인의 발언을 제목으로 사용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사건들을 조명했다. 방송사들은 균형성을 구현하기 위한 편집이라고 강변하겠지만, 헤드라인에 갈등적 관계의 취재원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공방식 보도는 사안의 진실에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매우 잘못된 보도 관행이다. 날씨, 추석명절 연휴, 해외 소식, 생활정보와 같은 연성뉴스가 상당했다. 특히 날씨는 정치와 사회 다음으로 빈번하게 보도된 뉴스였는데, 지상파방송 3사 모두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았다. 연성뉴스를 주요 뉴스로 앞세우는 뉴스편집은 방송사의 시청률 집착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국정원 댓글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논쟁의 대상이 된 정치적 이슈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날씨, 생활정보, 여가 관련 연성뉴스를 주요 뉴스로 배치하는 것은 시민의 저널리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뉴스가치 판단이다. 공적 책무와 무관한 뉴스들은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언론에 대한 신뢰를 철회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방송의 저널리즘 실천을 저해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 관훈클럽 저널리즘 세미나 개최

    관훈클럽은 오는 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한국 저널리즘의 품격’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 윤승용, 전북대 초빙교수로

    윤승용, 전북대 초빙교수로

    전북대는 28일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초빙 교수로 임용했다. 윤 전 수석은 기초교양교육원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특강과 연구를 할 예정이다.
  • 언론인공제회 출범…“취재 전념 위한 안전망 만들 것”

    언론인공제회 출범…“취재 전념 위한 안전망 만들 것”

    언론인들의 복지 증진을 목표로 하는 한국언론인공제회가 29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초대 이사장은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이 선임됐다. 공제회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계·학계·금융계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열었다. 공제회는 오는 12월 사단법인으로 법적 요건을 갖춘 뒤 내년부터 보험공제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공제회는 “언론인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면서 한편으로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탐사와 발굴을 통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제회는 내년부터 보험공제와 상조서비스를 시작하고 언론인 복지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보험공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단체상해보험과 비교해 최대 30% 저렴하면서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 또 상조회사와 제휴해 언론인들이 장례비용을 일반 가격 대비 2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언론인들에게 건강검진 할인, 휴양시설 이용, 여행, 외국어교육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언론발전을 위한 연구 및 출판사업 등도 펼칠 예정이다. 이날 공제회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특별보좌관,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사진으로는 송희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송광석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장, 김중석 전국지방신문협의회 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 김화영 연합뉴스 정치부 부장대우가 선임됐다. 감사는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가 맡는다. 이 사장은 “언론인공제회는 언론인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취재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면서 “사고 및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보험공제로 시작해 궁극적으로 퇴직 후 연금을 받는 언론인연금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조선 후기의 지식인 사회를 뒤흔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중국에 대한 견문 기행문으로 곳곳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르포 저널리즘을 담고 있다. 가난한 조선 사회와 백성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고민과 지혜가 곳곳에 펼쳐진다. 연암은 사절단의 일원으로 망망무제의 드넓은 만주를 대하고는 울기 좋은 호곡장(好哭場)이라고 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처음 보는 건 즐거움과 기쁨일 터인데, 왜 눈물을 흘리기 좋은 곳이라고 했을까. 연암은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愛惡慾)의 칠정(七情)이 모두 울음을 유발한다고 했다.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과 분노 등 감정이 북받칠 때 사람은 울음이 날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함께 미국의 3대 신문으로 꼽히는 136년 역사의 워싱턴포스트가 디지털 시대의 천재 기술인이자 경영자인 아마존의 주인 제프 베저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786억원)에 팔렸다. 보브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 밴 브래들리 편집국장으로 대변되는 투철한 저널리즘이 만든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사임을 이끌며 세계 신문에 저널리즘의 정수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 워싱턴포스트의 막이 내린 것이다. 발행인이 매각을 발표할 때 몇 간부들은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 시대의 벌판을 보며 아날로그 신문을 선도한 전문인들은 연암의 심정이었을까. 1970년대 중반 신문방송학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 저널리즘을 가르치던 교수님은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최초로 귀국하신 장용 교수님이었다. 함석헌 선생이 만들던 ‘씨알의 소리’와 잡지를 통해 친밀감을 느꼈던 그분의 저널리즘 시험 문제는 은하계처럼 장관이었다. ‘…을 논하라’ 대신 엄청난 분량의 객관식과 단답형 문제의 공세 속에 어떤 꼼수도 부려 보지 못하고 그저 장렬히 전사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지겨울 정도로 수많은 뉴스 정의와 의미를 통해 신문과 저널리즘, 민주주의 번영을 가져온 신문의 가치를 배웠다. 신문 전성 시대에 배운 그때 뉴스와 신문은 전통 유명 신문들의 폐간, 급격한 부수 감소, 온라인 미디어로 이동하는 소비자로 말미암은 신문 이용의 공동(空洞)화 등 신문의 사망론이 운위되는 시대 앞에서 어떤 심정일까. 신문 저널리즘은 18세기 처음 등장한 이래 정치, 사법, 행정, 경제 및 교육제도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가치와 철학을 형성·공유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해 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신문이 수행하는 표현의 자유가 소통되는 공론장 역할로 사상과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충돌을 보장한다. 그래서 신문은 정치·경제·교육 제도처럼 사회공동체의 근간으로 인정돼 왔다. 전통 신문의 미래에 대한 비관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이용에서 경천동지의 변화를 고려하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를 포함하는 일체의 권력(집단)에 대한 감시 기능을 통해 사회가 민주적 공동체로 발전해 오는 데 기여한 경험을 고려하면 신문의 역할 유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제임스 레스턴은 토머스 제퍼슨 미국 2대 대통령의 ‘신문이란 대포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탄환을 장전하여 우리를 겨누어 왔다’는 말에 대해 ‘미국과 미국 대통령은 순종하는 신문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포화와 같이 시끄러우면서도 정확한 사실과 냉혹한 논평의 포격을 가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제임스 레스턴, 신문의 포열). 신문의 미래를 위해 명심해야 할 지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신문은 여러 권력의 균형자 역할을 하며, 신문에 나쁜 것은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신문은 여느 상품과 같을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신문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맡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문자로 적힌 것을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에 대한 정당한 지원은 우리 사회를 위한 정당한 지원일 것이다.
  • [씨줄날줄] 혼외 자녀/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축첩(蓄妾·첩을 거느림)을 인정한 조선시대에 혼외 출산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양반들은 첩을 몇명씩 두고 혼외 자녀를 낳았다. 왕실에서도 혼외 출산이 성행했다. 왕은 왕후 외에 후궁을 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자녀를 20명을 넘게 둔 왕도 6명이나 된다. 가장 많은 자녀를 낳은 왕은 태종으로 아들이 12명, 딸이 17명이다. 성종은 16남 12녀를 두었다. 물론 후궁 소생도 포함된 숫자다. 성종의 후궁 숙의 홍씨는 10명의 자녀를 낳았고 태종의 후궁 신빈 신씨는 9명을 출산했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도 있었기에 서자들도 왕이 될 수 있었다. 최초의 서자 출신 임금은 선조였고 그의 아들 광해군도 공빈 이씨와의 사이에 태어난 서자다. 영조도 아버지 숙종이 무수리 출신 숙빈 최씨에게서 얻었다. 인조, 정조, 순조, 철종, 고종도 서자 출신이다. 혼외 출생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들인 셈이다. 혼외 자녀 문제로 많은 권력자나 재벌, 유명인들이 회자된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정일권 전 국무총리, 임택근 전 아나운서가 그렇고, 최근에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친자확인소송에 휘말렸다. 친자확인소송은 필경 돈과 연결된다. 10여년 전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A재벌의 C회장은 탤런트 어머니를 둔 여성 2명에게서 친자확인소송을 당했다. 더 전에는 B재벌 K총수와 요정 마담 사이에 태어났다는 K씨도 소송을 냈었다. C그룹의 S회장은 유명 탤런트와의 사이에 낳은 딸을 입적시키고 계열기업 운영권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가 피카소는 법적인 자녀가 댄서 출신 부인에게서 낳은 아들 1명뿐이었지만 1973년 사망할 무렵 다른 여인 2명에게서 3명의 혼외 자녀를 둔 사실이 밝혀졌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은 혼외 딸을 20년이나 숨겼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논란은 사생활 보호로 번지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는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가 4년 전 칼럼에서는 친자확인소송을 당한 A장관을 다룬 언론을 ‘하수구 저널리즘’에 비유했다고 꼬집었다. 칼럼 내용은 이렇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에게 혼외의 딸이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이렇게 반문했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 프랑스 언론의 고참기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생활 문제이니 보도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오래된 불문율을 ‘파리 마치’라는 주간지가 깼다. 파파라치가 찍은 미테랑 부녀의 사진을 게재한 것이었다. 현직 대통령의 숨겨진 자식을 보도한 대특종이었지만, 잡지에 쏟아진 시선은 냉랭했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편집기자協 49주년 기념식

    편집기자協 49주년 기념식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문홍)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황우여 새누리당·김한길 민주당 대표,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홍원기 대한언론인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9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박 회장은 기념사에서 “저널리즘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편집기자들의 역할을 증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신문이 망한다고?/이종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신문이 망한다고?/이종락 국제부장

    서울 소재 한 대학원의 신문방송학과는 요즘 신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신문은 어차피 사라질 매체여서 온통 온라인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게 이 학교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얘기다. 최근 미국이나 영국 등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하는 교수 지망생들의 전공도 온라인 매체에 대한 연구 일색이다. 저널리즘 대학원에서마저 외면받는 신문은 과연 망할 것인가. 이런 풍조는 어느 정도 근거를 갖고 있다. 미국 권위지 워싱턴 포스트마저 최근 경영난으로 아마존 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저스에게 매각됐다. 전 세계적으로 신문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신문 발행 부수 감소와 광고 수입이 격감하는 추세다. 파산하는 언론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신문 강국인 일본도 최근 몇년간 주요 신문사의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때 발행부수 1200만부를 자랑하던 요미우리신문이 800만부대, 아사히신문이 700만부대로 떨어졌다는 풍문만 들릴 뿐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종이신문 발행을 금지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정말 신문업계로서는 ‘굴욕’인 셈이다. 그럼 진짜로 신문은 사라질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단언코 ‘노’(NO)다. 이런 문제가 제기될수록 기자는 지난 2004년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연수를 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인 ‘의제 설정 가설’(Agenda Setting Theory)을 주창해 유명해진 도널드 쇼 교수는 인쇄매체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미 서부 로키산맥 인근에 사는 주민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미 동부 뉴욕에서 발행되는 뉴욕타임스를 당일에 절대로 볼 수 없다. 배달료가 포함된 구독료도 동부 주민들보다 몇 배 더 지불해야 한다. 지역 장벽으로 뉴욕타임스는 호황기 때도 발행부수 200만부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서부 시골에 사는 주민들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뉴욕타임스를 볼 수 있다. 아프리카·아시아의 독자들도 똑같은 혜택을 누린다. 온라인 시대가 발달할수록 권위 있는 종이 매체의 영향력도 늘어난다. 다만 매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게 그 교수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올드미디어들은 적극적으로 뉴미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종이신문과 인터넷, 모바일, 동영상을 아우르기 위한 통합뉴스룸을 서둘러 갖춘다. 업무공간과 조직의 통합을 통해 효율적인 ‘원 소스 멀티 유스’ 체제를 갖춰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프라인 포기와 온라인 강화 형태의 발행 전략도 두드러진다. 영국 가디언, 벨기에의 르 수아르 등 각국의 대표적 일간지들이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이 신문 발행 중단은 온라인판 유료화와 맞물려 추진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더타임스는 온라인판 유료화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3년 만에 매달 4만원 이상 내는 온라인 유료독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영어로 신문을 뜻하는 ‘Newspaper’는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신문(新聞)’은 뉴스를 담는 그릇인 매개(Media)를 달리할 뿐 영속할 것이라는 믿음은 이래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jrlee@seoul.co.kr
  • 새달 3일 시상 한국방송대상 선정 막후 이야기

    “한곳에 몰아줘도 좋으니 있는 대로만 평가해 주세요. ‘나눠 먹기’란 없습니다.” 지난달 9일 강원 양양군 서면의 산중 호텔 회의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5명의 예심 심사위원들을 향해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가감 없이 평가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1989년 다큐멘터리 ‘광주는 말한다’를 연출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최초로 재조명한 남성우 전 KBS편성본부장(64·언론인권센터 이사장), 몬트리올 영화제 각본상과 대종상 감독상을 수상한 장길수(58) 수원대 교수, 권혁남 전 언론학회장(58·전북대 교수), 김서중 언론정보학회장(53·성공회대 교수), 최장수 휴먼 다큐인 ‘인간시대’를 집필했던 고선희(53) 서울예대 교수 등 문화예술인, 학자, 언론인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3박 4일간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금지된 채 진행된 합숙 심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어진 ‘강행군’이었다. ‘저널리즘’ ‘정보공익’ ‘방송예술’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3개 방에 5명씩 들어간 심사위원들은 연일 날 선 토론을 이어 갔다. 심사를 위해 봐야 하는 작품은 나흘간 평균 70여편. 한편에 불과 몇십초짜리 뉴스에서부터 다큐, 시사, 오락, 예능, 장편드라마까지 다양했다. 채점은 심사위원별로 최저 6점에서 최고 10점까지 0.5점 단위로 끊어서 이뤄졌다. 점수를 합산해 2배수로 분야별 작품상 후보를 올리면 7명의 본심 심사위원이 다시 3박 4일간 합숙하며 수상작을 가리는 방식이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심사위원들은 올해 제40회 한국방송대상의 분야별 수상작으로 총 234편 가운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 시사보도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MBC),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SBS) 등 31편을 최종 선정했다. 개인 수상자로는 방송인 고 이종환과 코미디언 신보라, 연기자 손현주, 가수 싸이 등 24명이 뽑혔다. 시상식은 다음 달 3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릴 예정이며 대상 수상작은 시상식에서 최종 발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두환측 “부부 원래 재산 많았다…비자금 없어 추징금 낼 돈도 없다”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 측이 “취임 전부터 재산이 많았으며 불법 정치자금은 섞이지 않아 추징당할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과 비자금을 분리해 별도의 재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 전 대통령을 17년간 보좌한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1983년 공직자 재산등록 때 전 전 대통령 내외가 각각 20억원, 40억원 정도의 재산을 신고했다”며 “재산 대부분은 대통령 취임 전에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과 연희동 자택 땅 등에 대해 “전 전 대통령이 장교로 근무하던 1960~1970년대 장인인 이규동씨가 취득했다”며 “증여 및 상속 절차는 1980~1990년대 이뤄졌지만 취득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이라 불법 정치자금이 흘러들었을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검찰이 압류한 이순자 여사 명의의 연금보험의 출처 역시 이규동씨의 재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공중변소 낙서 인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문구를 인용해 “비겁하고 천박한 하이에나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며 전 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창석씨와 자녀들의 재산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금은닉 여부가 조만간 판명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검찰은 장남 재국씨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 계좌를 관리한 아랍은행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하는 등 해외 은닉자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언론 ‘감시자’ 역할에 충실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언론 ‘감시자’ 역할에 충실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민주주의 언론에 주어진 제일의 역할은 권력 감시이다. 그런데 요즘 신문과 방송은 ‘국정원 정치 개입=민주주의 훼손’이라는 본질에 의도적으로 주목하지 않는다. 보수 성향의 종이신문은 대선 관련 댓글이 단 3.8%에 불과해 선거 개입이라고 볼 수 없는데도 야당이 호들갑을 떤다며 여당을 편들고, 지상파 방송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정치권의 다툼을 경마경기 중계하듯 보도한다. 종편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한술 더 떠 불필요한 정쟁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한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제대로 된 기사를 찾기 힘들다. 거의 모든 인터넷 매체의 뉴스 품질은 수준이하이다. 저널리즘 실천이라고 평가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인터넷 이용자의 87.4%가 의존하는 포털의 뉴스는 종합일간지가 아닌 연예스포츠신문에 비견된다. 전직 대통령 자택 압수 수색 뉴스와 드라마 내용 요약 기사가 한 화면에 배치된 상태에서 정치 뉴스에 주목하기란 쉽지 않다. 포털의 기사 배열은 전통적 의미의 뉴스 가치 판단기준과는 무관하다. 뉴스 가치는 전적으로 클릭 수에 의해 결정된다. 뉴스가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환경에서 사건을 보도하기 전 기자가 분석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음은 분명하다. 이는 역설적으로 분석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포털의 초기 화면에 진열된 단편적인 뉴스들을 읽고 맥락을 파악할 수는 없다. 맥락은 관계의 구조를 설명함으로써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도록 돕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저널리스트에겐 파편화된 뉴스 조각들을 엮어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전세계적으로 기성 언론이 제구실을 못하는 사이 비영리 인터넷 독립언론이 새로운 주류 언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부와 기업을 감시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목적이다.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이들은 우선 경제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뉴스 생산과정에서도 기자의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한다.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지배하고 속보에 집착하는 기성 언론의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 가령, 에너지·환경 문제 전문 온라인 매체인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는 7명의 기자로 운영되는 소규모 비영리 웹사이트로 사무실도 없지만 미국 미시간주 송유관 원유 유출 사고를 7개월 동안 심층 취재한 탐사보도로 2013년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새로운 테크놀로지 채택에 적극적인 비영리 독립 인터넷 언론은 뉴스생산 권력을 배타적으로 행사하지 않는다. 이들은 타 언론사와 독자의 적극적 참여를 주문한다. 언론사가 스스로 발굴·해체하기 어려운 자료를 웹에 공개하면 독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련 내용을 제보하는 형태의 집단 협업 취재 방식인 크라우드 소싱 기법이 그러하다. 대표적인 비영리 탐사전문 온라인 언론사 ‘프로퍼블리카’는 이 기법을 도입한 프로젝트(Free the Files)를 통해 선거 정치광고 비용의 문제점을 고발했다. 국내에서도 탐사보도가 저널리즘의 지형을 바꾸기 시작했다. 탐사보도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조세피난처 명단을 발표함으로써 정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언론의 정치사회 환경 감시 뉴스는 직접적이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독자의 시민사회 참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먼저, 탐사보도는 사안을 둘러싼 맥락을 제공함으로써 원인 진단과 해결책 모색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낸다. 다음으로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활발한 대화는 합리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결과적으로 투표 참여에 영향을 미쳐 민주주의 실현을 가능케 한다. 많은 이들에게 언론의 정치사회환경 감시는 비밀을 파헤쳐 진실에 다가서는 탐사보도를 의미한다. 예산 삭감과 편집실 역할의 퇴조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스트들은 언론의 감시자 역할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의 PR활동과 여론조작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시점에 탐사저널리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주류언론, 고질적인 뉴스생산 관행 버려야/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권력과 언론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관계이다. 어떤 이는 이들의 관계를 샴쌍둥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언론은 국가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권력을 지닌 취재원에 의존한다. 이 과정에서 권력 취재원은 독점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현실을 묘사하게 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가정보원이 2급 기밀문서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정보위에 공개하고 의원들이 이를 국회 출입기자에게 제공해 뉴스로 생산하게 한 현실은 권력과 언론의 공생관계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뉴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그들의 정치적 주장이 공공 의제로 전환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특정 이슈를 강조해 보도함으로써 공중의 논의 주제를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유권자로 하여금 언론이 강조한 이슈와 관련된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정치적 판단이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 새누리당이 제기한 ‘전직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가장 논쟁적인 국가적 이슈가 되었고, 유권자들은 ‘참여정부’, ‘노무현’, ‘국가안보’와 같은 관련 개념을 기준으로 특정 정치세력과 그들의 정책을 평가한다. 일반 시민들은 뉴스를 토대로 공적 사건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 남북정상회담은 일반인이 경험할 수 없는 정치적 사건이다. 이러한 국가안보 사안에 대해 독자가 가지는 감정은 뉴스 생산에 기여도가 큰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가 떠오르게 만드는 심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NLL 포기 발언’ 이슈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발췌문은 취재원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한다. 맥락 파악이 가능한 전문을 읽은 유권자와 탈맥락화된 발췌록 혹은 발췌록을 인용한 언론보도를 접한 독자가 갖는 감정은 결코 같을 수 없다. 권력자들은 시민의 일상생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들은 독점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극대화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언론의 정치권력 ‘감시견’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첫째, 정책집행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언론은 공식적 취재원에게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취재원의 권력이 클수록 언론은 더 주목하고 보다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한다. 이렇게 생산된 뉴스는 정보제공자의 입장만을 반영해 ‘객관적’ 현실을 구성할 수 없다. 저널리즘 학자들은 공식적 취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을수록 좋은 뉴스라고 평가한다. 둘째, 언론은 정확성이나 타당성보다 뉴스가치 판단을 더 중요시한다. 신문과 방송은 상식보다 언론계의 논리, 즉 기사에 주목하는 수용자 규모에 더 관심을 갖는다. 탈맥락화된 발췌본이 공개되기 이전부터 언론은 ‘NLL 포기 발언’이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높은 뉴스 가치를 부여하고, 공격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발언을 발췌하고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희의록 전문이 공개된 이후 방송과 일부 신문을 제외한 많은 언론들은 ‘NLL 포기 발언’을 문건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전한다. 정치인의 주장을 발췌해 인용하는 기사 작성법은 사실 왜곡의 가능성이 높은 가장 낮은 수준의 저널리즘 실천이다. 왜 언론은 회의록 전문을 보도하지 않는 것일까. 여론시장에서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류 언론의 영향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길 이외엔 대안이 없다. 정확성보다는 속보성을 중시하고, 현장 취재 없이 정보원의 입에 의존하고, 보도자료 내용을 발췌해 인용하는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을 버려야만 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조세회피처 공동 취재의 파트너로 주류 언론을 배제했다. 고질적인 뉴스 생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저널리즘 실천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이다.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주류 언론은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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