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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TV시장에 가격파괴 바람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저가형 입체영상(3D) TV가 출시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조만간 세계 3D TV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프리미엄 제품 업체들은 콘텐츠 확보 등 질적인 측면을 강화해 가격 인하 압력을 이겨 낸다는 전략이다. ●42인치 115만원까지 떨어져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보급형 TV 업체인 비지오는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한 32~55인치 3D 액정표시장치(LCD) TV 제품들을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3D 기능뿐 아니라 인터넷과 연동돼 스마트TV 기능도 구현할 수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500(32인치)~900달러(47인치) 수준으로,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비슷한 사양의 경쟁업체 제품보다 40%가량 저렴하다. LG전자의 47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는 현지에서 1300달러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저가형 3D TV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AVC에 따르면 창웨이,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현지업체들의 3D TV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에는 6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를 넘지 못했다. 삼성전자나 소니 등 외국업체 제품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중국에서 42인치 3D TV 가격은 지난해 5월 1만 4000위안(약 230만원)에서 현재 7000위안(115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올해 초까지 중국 3D TV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전자와 소니 등은 점유율이 34.9%까지 낮아졌다. ●“값 인하 압력 피하기 어려울 것” 이처럼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저가형 3D TV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패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가 채택한 셔터안경(SG) 방식의 패널보다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깜박거림이 없는 데다 안경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비지오나 중국 현지업체들 모두 FPR 방식의 패널을 채택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공신력을 얻고 있는 컨슈머리포트에서 FPR 방식 패널을 채택한 LG전자의 ‘시네마 3D TV’를 최고 제품으로 선정하고, 세계 PC업계 전문지인 ‘PC월드’에서도 “FPR 방식의 모니터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SG 방식 진영과의 기술 표준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양상이다. 이에 삼성·LG 등 기존 업체들은 가격 경쟁보다는 콘텐츠 등 질적인 면에서 저가 업체들과의 경쟁을 따돌리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3D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100여일 만에 100만회 콘텐츠 뷰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LG전자 역시 최근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3D TV 콘텐츠 강화를 지시하는 등 대대적인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지오와 중국 현지업체들이 삼성·LG와 고객층이 다르다 보니 당장 국내 업체들이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가격 인하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차별화 등에 승부수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관광객도 현지인도 즐거운 ‘공정여행’

    관광객도 현지인도 즐거운 ‘공정여행’

    여행이란 이런저런 경관을 감상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사진도 찍는, 즐거운 과정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행을 할 때마다 숱한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내가 편해지는 만큼 그들이 불편해질 수 있고, 내가 얻는 만큼 그들이 빼앗길 수 있다는 자각이다. 그걸 돌이켜 보자는 것이 바로 공정여행이다. EBS 다큐프라임은 4~5일 오후 9시 50분 ‘우리의 여행이 말하지 않는 것들’ 1·2부에서 공정여행을 조명한다. 제작진은 인터넷 공모를 통해 참여할 세 팀을 만들었다. 대학생 김민영씨는 네팔로, 직장인 오온누리씨는 필리핀과 태국으로, 주부 이순정씨와 딸 은지양은 캄보디아로 떠났다. 네팔은 높은 산들이 즐비한 곳이다. 산을 사랑한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몰려든다. 이들은 온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값비싼 방한복과 등산화로 중무장하지만, 정작 장비를 함께 짊어진 네팔 주민들은 티셔츠에 슬리퍼 바람이다. 그것도 엄청난 짐을 지고 말이다. 이게 과연 온당한 일일까라는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들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저가의 장비 대여업체가 생겨나고 짐꾼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를 들어본다. 필리핀 세부도 마찬가지. 휴양지로 유명한 이 곳은 스트레스를 잊고 편히 쉬기 위해 가는 곳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관광객들이 쉬는 곳은 거대한 담벼락으로 차단되어 있다. 담벼락 너머에서는 필리핀 현지인들이 질 낮은 샤워시설에 허름한 수영복을 입고 바다를 즐긴다. 고급 리조트가 만들어낸 바다의 경계인 셈이다. 관광객이 늘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만 철썩같이 믿었는데, 이제 바다를 빼앗긴 어부들은 청소 같은 허드렛일이나 해야 하고, 관광지 특유의 살인적 물가 때문에 먹고살기는 더 빠듯해진다. 관광객들이 뿌린 외화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태국의 코끼리 관광도 마찬가지다. 관광객들은 사람의 말을 척척 알아듣는 코끼리가 대견하고 훌륭해 보이지만, 코끼리들은 그 과정에서 살인적인 훈련을 견뎌내야 한다. 코끼리 쇼를 꼭 보지 않아도 코끼리와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캄보디아 여행을 위한 선택은 패키지 상품이었다. ‘최저가’가 아니라 ‘공정여행’ 패키지다. 최고급 리조트 대신 현지인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전통시장에서 필요한 물건을 골랐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샤워시설조차 없고 말도 잘 안 통하지만 아이들과 어울려 축구도 하고 집 앞 바나나와 망고를 따먹기도 하면서 함께 지냈다. 돈을 쓰는 사람도 재미있고, 그 돈을 챙기는 사람도 즐거운 만남. 그게 공정여행 패키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음주비행’ 하려다… 이스타항공 기장 이륙전 적발

    음주 비행에 나서려던 항공기 조종사가 적발됐다. 3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기장이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로 조종간을 잡으려다 국토부 감독관에게 발각됐다. 지난 10일 오전 7시 5분 김포를 떠나 제주로 가려던 이스타항공 203편의 A(41) 기장이 국토부 감독관의 불시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A 기장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42%로 항공 업종 종사자에 대한 단속 기준치인 0.04%를 약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적발된 기장에게 정직 1개월, 이스타항공에는 과징금 2000만원의 처분을 내렸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7·1 한-EU FTA 발효 이후] 국민 소비생활 어떻게 달라질까

    [7·1 한-EU FTA 발효 이후] 국민 소비생활 어떻게 달라질까

    새달 1일부터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가진 EU와의 관세 장벽이 사라지면서 우리 소비생활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삼겹살, 치즈, 와인 등 유럽산 먹거리들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생활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FTA에 맞춰 수입차 업계는 몸을 낮추는 반면 유럽산 의류나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美·日 생산車에도 가격인하 압박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럽의 명차들을 좀더 싼값에 살 수 있게 됐다. 또 경쟁자인 일본과 미국 자동차의 가격 인하도 자극할 수 있어 국내 수입차 소비성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현재 유럽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붙는 관세는 차량 수입 가격의 8%(배기량 1.5ℓ 초과 차량 기준). 앞으로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폐지된다. 최근 벤츠코리아는 차종에 따라 최대 540만원을 내렸다. S클래스는 평균 211만 4285원, E클래스는 128만 7500원, C클래스는 72만 5000원씩 가격을 내렸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가격을 최대 112만 7000원 낮췄다. 볼보의 대표 세단인 ‘S80 D5’는 5629만 6000원으로 80여만원 싸졌다. BMW도 현재 가격보다 1.4%쯤 내릴 계획이다.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세단 ‘뉴 508’부터 관세 인하 폭만큼 내린 가격을 적용했다. 우리나라 자동차와 부품의 수출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EU에 총 40만 8934대, 50억 9859만 달러어치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EU로부터의 수입은 4만 1880대, 19억 8781만 달러어치에 그쳤다. 한국산 차량이 그만큼 저렴해지면서 유럽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옷·구두·가방 등 혜택 못 느낄 듯 의류(8~13%), 구두(13%), 가죽가방(8%)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하지만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H&M, 자라 등 중저가 브랜드들은 유럽 현지 수준에 맞춰 국내 가격을 책정해 큰 폭의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 유럽 고가 명품 브랜드들은 FTA에 아랑곳하지 않는 행보다. 올 초 일제히 가격을 올렸던 명품 브랜드들은 FTA 발효를 코앞에 두고 가격 인상을 단행해 또 한번 눈총을 받았다. 관세와 무관하게 한국 시장에서 계속 고가 전략을 쓰겠다는 고집으로 보인다. 가격 인하 의지를 보이지 않는 명품 업계에서는 “EU 외 국가인 스위스를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FTA 발효에 따른 관세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샤넬이 지난 4월 상당수 제품가격을 평균 25% 인상한 데 이어 루이뷔통도 지난 24일 제품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루이뷔통은 지난 2월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루이뷔통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인상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프랑스 본사에서 가격 인하에 대한 방침이 하달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세포라, 더글러스, 마리오노 등 유럽의 3대 화장품 유통채널이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화장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FTA가 발효되는 시점부터 베이비파우더, 애프터셰이빙로션, 탈모제 등은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향수, 립스틱, 샴푸 등은 3년 내에, 전체 화장품 수입 규모의 약 50%를 차지하는 기초화장품과 페이스파우더, 헤어린스 등은 5년 내에 시장이 개방된다. ●치즈·버터 값싸고 다양해질 듯 유럽산 먹거리들이 FTA 효과를 가장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 중 25%에 이르는 관세가 사라지는 냉동 삼겹살의 가격이 가장 크게 내려간다. 발효 즉시 관세를 2% 내리고 10년에 걸쳐 균등하게 철폐한다. 현재 ㎏당 7200원인 프랑스산 삼겹살의 가격이 10년 뒤 4000원대로 낮아진다. 이마트가 7월 중순 수입, 판매할 벨기에산 냉동 삼겹살은 100g당 900~1000원에 살 수 있다. 와인은 발효와 동시에 15%의 관세가 사라진다. 이에 맞춰 수입업계와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날은 유럽산 와인 가격을 평균 11% 인하했으며, LG상사 트윈와인도 일부 유럽와인 가격을 14.3% 내렸다. 이마트도 유럽 와인 150여 종의 가격을 종전보다 10~15% 낮춘다. 신세계백화점은 새달 1일부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의 와인 1000여종을 30~6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열고, 롯데백화점도 새달 1~10일 20~60% 할인 판매한다. 이 밖에 치즈나 버터, 시리얼, 고급 쿠키, 올리브 오일, 파스타 등 유럽산 가공식품들도 한층 저렴해지고 품목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박상숙·한준규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개혁 없이 사회변혁 될까/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정치개혁 없이 사회변혁 될까/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비판과 반성은 같이 가야 한다. 남에 대한 비판은 자신에 대한 반성이 전제될 때 진정성을 띠게 된다. 자신은 절대 옳고 남은 절대 그르다는 식의 비판이 신뢰를 자아낼 수 있겠는가.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복잡하게 얽히고 부딪쳐 선악 구분이 쉽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일방적 비판이 공감과 설득력을 얻을 수는 없다. 최근 들어 정치인들이 남에 대해 비판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여야 간, 계파 간, 자기들끼리 비난을 주고받는 해묵은 모습은 차치해도 정치권 밖의 사회집단들에 대해 비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반값 등록금 논란을 기화로 대학을 거세게 비판하더니 이제는 대기업과 금융권을 신랄한 비판의 대상으로 몰고 있다. 공무원 집단도 정치인들의 비판 리스트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 곳곳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개혁가처럼 거창한 수사(修辭)로 여러 집단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쪽저쪽에 대한 정치권의 날 선 비판엔 수긍할 만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워낙 대학이 많다 보니 문제투성이 대학도 나올 것이고, 생존 경쟁이 치열한 외부에서 볼 때는 대학운영상 허술하거나 불합리한 대목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대기업, 특히 재벌의 행태도 불경기 속에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보기에 따라 공분을 자아낼 여지가 충분하다. 금융권은 부실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이 부정부패의 온상이라고 비판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전·현직 공직자의 부당한 이권 개입, 이익 취득, 수뢰사건을 볼 때 공직자 집단도 당연히 비판의 도마에 오를 만하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에 진정한 힘이 실릴 수 있을까? 메신저가 누구냐에 따라 메시지의 설득력이 달라진다. 메신저 자신이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반성의 태도 없이 남을 야단치는 메시지를 던질 때 큰 공감을 자아낼 순 없다. 정치권이 신뢰도 조사에서 항상 꼴찌를 차지할 만큼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반성 없이 다른 집단을 맹비난한다면 사회적 공명을 자아낼 수 있겠는가. 더욱이 여러 정치인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이 정치권 전체로 퍼져 나가려는 시점에 정치권이 대외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면 그 동기의 순수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다. 정치인들은 남 비난에 앞서 우선 자정(自淨)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법적·윤리적 문제를 범한 의원에 대해선 제재 규정을 엄정히 적용하고 의정활동상 막말, 위법적 방해행위, 물리적 충돌, 아울러 태만을 삼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입법에 있어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면이 있는지 신경 써야 한다. 정당운영상의 온갖 병폐와 선거과정상의 고질적 구태를 어떻게 없앨지도 고민해야 한다. 물론 말이 쉽지, 이러한 당위적 주문이 척척 이루어질리 없고 단기에 실제 효과를 내기도 힘들다. 그렇다면 적어도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아니, 최소한 각종 문제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라도 보여야 한다. 정치개혁이란 꼭 제도 차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근본적으로는 의식과 태도 차원의 문제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 의식과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일 수 있다. 태도상의 정치개혁은 다른 집단들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에 진정성을 부여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게 해줄 것이다. 대중은 과정상 성찰적 진지함을 보이는 정치인들에게서 일반적 신뢰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은 일부분씩 이루어지기 힘들다.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한 부분이 변한다면 파급적으로 다른 부분의 변화를 견인하기 용이하지만 한 부분은 가만있으면서 다른 부분만 변하길 바라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개혁이 총체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너나 잘 하세요.”라는 유행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변화, 자기반성 없는 남 비판은 오히려 조롱과 공허함만 남긴다. 광범위한 사회 변혁을 이루려면 정치지도자들이 먼저 변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내년 두 차례의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발(發) 집단 매도와 비난전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 익히 예상되어 해본 생각이다.
  • 제주기점 국제노선 경쟁 ‘후끈’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국제항공 노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9일 제주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2일부터 제주~오사카를 주 3회 정기 운항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독점 운항해 오던 노선이다. 독점구조가 깨진 건 제주 ~상하이 노선도 마찬가지. 중국 동방항공이 독식하던 이 노선에 국내 항공사인 진에어가 지난 28일부터 주 1회 운항에 들어갔고, 새달 15일부터는 매일 운항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동방항공 운임 80%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 특히 지역별 출발 시간을 제주 오후 10시 15분, 상하이 오전 7시 20분 등으로 맞춰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제주~나리타, 나고야와 아시아나의 제주~후쿠오카 등 3개 노선은 독점 노선이다. 제주~베이징 노선도 대한항공과 동방항공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여름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및 중국 남방항공이 잇따라 제주와 하얼빈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부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이어서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국제항공노선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독점 구조가 무너지면서 항공요금 인하 등으로 일본·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저가형 3DTV 속속 등장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저가형 입체영상(3D) TV가 출시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조만간 세계 3D TV 시장에서도 가격 파괴 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프리미엄 제품 업체들은 콘텐츠 확보 등 질적인 측면을 강화해 가격 인하 압력을 이겨 낸다는 전략이다.  미국·중국에서 저가형 3D TV 봇물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보급형 TV 업체인 비지오는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한 32~55인치 3D 액정표시장치(LCD) TV 제품들을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3D 기능뿐 아니라 인터넷과 연동돼 스마트TV 기능도 구현할 수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500(32인치)~900달러(47인치) 수준으로,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비슷한 사양의 경쟁업체 제품보다 40%가량 저렴하다. LG전자의 47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는 현지에서 1300달러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저가형 3D TV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AVC에 따르면 창웨이,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현지업체들의 3D TV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에는 6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를 넘지 못했다.  삼성전자나 소니 등 외국업체 제품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중국에서 42인치 3D TV 가격은 지난해 5월 1만 4000위안(약 230만원)에서 현재 7000위안(115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반면 올해 초까지 중국 3D TV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전자와 소니 등은 점유율이 34.9%까지 낮아졌다.  삼성·LG “가격보다는 콘텐츠로 승부”  이처럼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저가형 3D TV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패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가 채택한 셔터안경(SG) 방식의 패널보다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깜박거림이 없는 데다 안경이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비지오나 중국 현지업체들 모두 FPR 방식의 패널을 채택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공신력을 얻고 있는 컨슈머리포트에서 FPR 방식 패널을 채택한 LG전자의 ‘시네마 3D TV’를 최고 제품으로 선정하고, 세계 PC업계 전문지인 ‘PC월드’에서도 “FPR 방식의 모니터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SG 방식 진영과의 기술 표준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양상이다.  이에 삼성·LG 등 기존 업체들은 가격 경쟁보다는 콘텐츠 등 질적인 면에서 저가 업체들과의 경쟁을 따돌리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3D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100여일 만에 100만회 콘텐츠 뷰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LG전자 역시 최근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3D TV 콘텐츠 강화를 지시하는 등 대대적인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지오와 중국 현지업체들이 삼성·LG와 고객층이 다르다 보니 당장 국내 업체들이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가격 인하 압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콘텐츠 차별화 등에 승부수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마피아의 전설’ 벌저 16년 도피생활 비결?

    지난 22일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체포된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제임스 화이티 벌저는 어떻게 16년 동안이나 사법당국의 눈을 피해 살 수 있었을까. 극도로 ‘얌전한’ 생활이 그 비결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최대한 검소하고 조용하게 1995년부터 도피 생활을 해 온 벌저와 그의 애인 캐서린 그리그는 신원 노출을 피해 철저히 현금만을 사용했다. 그들은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월세 1145달러를 매월 현금으로 주인에게 냈다. 또 현금 사용이 자연스러운 저가 상품 가게(99센트 스토어)를 주로 이용했다. 그들은 자동차도 구입하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했다. 벌저는 검거 당시 무려 80만 달러(약 8억 7000여만원)의 현금을 자신의 아파트에 숨겨 놓은 게 확인됐지만, 생활은 지극히 ‘검소했던’ 것이다. ●현금만 사용·대중교통 이용·이웃 단절 도피 생활 중 호사를 누린 건 2009년 벌저의 80세 생일뿐이었다. 그날 벌저와 그리그는 고급 식당에서 스테이크과 랍스터를 보드카 칵테일과 함께 즐겼다. 사법당국은 “19건의 살인사건에 연루된 전력만 아니라면 벌저는 그저 작은 아파트에 사는 온순하고 나약한 노인에 불과했다.”고 했다. 벌저는 이름을 톰 백스터로 바꾸고 이웃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그리그는 본질적으로 허영이 많고 외향적인 여자였다. 미장원에 자주 갔고 이웃과의 수다가 잦아졌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부터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그리그에 대한 제보에 집중했고, 결국 소재를 포착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도권 아파트 매매값↓… 전셋값↑

    수도권 아파트 매매값↓… 전셋값↑

    거래 관망세가 점차 짙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은 중대형뿐만 아니라 소형 아파트마저 약세가 이어졌다. 저가 매물이 소진된 3월 이후에는 중소형이 먼저 매수세가 줄면서 하락했고, 6월에는 수도권 소형까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전세가는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점점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지역의 66㎡ 이하 소형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역시 166㎡ 이상 대형과 함께 66㎡ 이하 소형 하락변동률이 가장 높았다. 재건축과 비교하면 가격변동과 하락폭이 크진 않지만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일반아파트 중소형 역시 문의가 줄고 거래도 거의 없었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주간 -0.02%를 나타냈다. 서울 재건축 시장은 주간 -0.10%의 변동률을 보였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0.01%의 매매변동률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강남 개포주공1·3·4단지 재건축 아파트가 500만~1000만원 떨어졌다. 대치동 선경1·2차는 중소형이 매수세가 없어 주간 3000만원가량 시세가 하락했다. 강동과 송파구 역시 재건축시장은 약세였다. 전세시장은 일부 국지적인 상승 움직임만 계속됐다. 여름 비수기라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는 많지 않은 가운데 신혼부부와 입주 2년차 아파트 재계약 등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주간 서울 0.03%, 신도시 0.04%, 수도권 0.02% 등 모두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중형차 판매 첫 1위

    현대기아차 美중형차 판매 첫 1위

    현대기아차가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1986년 미국 수출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미국과 일본 등의 쟁쟁한 자동차 회사를 제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저가 브랜드로 인식됐던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쏘나타 2만 2754대, K5(현지 판매명 옵티마) 7401대 등 총 3만 185대를 팔아 중형시장 점유율 19.0%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위인 GM(18.8%)을 0.2%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사상 첫 월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미국에서 중형차 시장은 그동안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일본 브랜드가 장악해 왔다. 실제로 2009년 미국 중형차 시장 점유율을 보면 도요타(21.8%), 혼다(17.5%), 닛산(12.4%) 등 일본 브랜드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현대기아차(9.6%)는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시장에 출시한 신형 쏘나타의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현대기아차의 2010년 시장 점유율이 13.1%를 기록해 도요타(19.2%), 혼다(16.6%), 닛산(13.4%) 등 일본 업체들에 이어 4위로 도약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제2금융 비웃던 은행들 대출금액까지 다 새 나가

    제2금융 비웃던 은행들 대출금액까지 다 새 나가

    “제1금융권의 보안은 최고 수준이다. 서버 역시 주서버와 백업서버를 멀리 떨어뜨려 놓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다.”(농협 해킹사건 시 A은행 관계자) “고객정보 보안이 허술한 제2금융권들의 문제”(현대캐피탈 사건 시 B은행 관계자) 인터넷 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 대출금액 등 제1금융권의 고객 정보가 시중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던 시중은행의 보안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 해킹인지 또는 내부자 소행인지는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았지만, 부천 오정서의 수사로 설(說)로만 떠돌던 금융권 전체의 허술한 보안체계가 사실로 입증됐다. 대대적인 점검 강화는 물론 이들로부터 유출정보를 사들인 대부업체에 대한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은행 고객내역 등 1900만건 당초 경찰은 지난 4월 ‘공무원들의 개인정보가 돌아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부천 오정서 사이버수사팀원이 인터넷게시판에서 “개인정보를 판다.”는 글을 보고 메신저를 통해 김씨 일당과 접촉했다. 일당이 시험용으로 보낸 공무원의 소속 부처와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이 사실로 확인되자 경찰은 곧 이들의 컴퓨터 아이피(IP)를 추적해 검거했다. 이들은 주로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사고팔 수 있도록 개설해 놓은 카페에 광고나 댓글을 남기는 수법으로 구매자들을 모았다. 이 중 현재 저축은행에 근무하는 A씨와 모 캐피털사에서 일했던 B씨 등 무려 120명에게서 대포통장을 통해 5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피의자 김모(26)씨와 양모(26)씨 등 3명은 고등학교 동창생으로 특별한 직업 없이 돈을 벌기 위해 개인정보를 다른 판매상에게서 구입한 뒤 인터넷에서 되팔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지니고 있던 이동식 저장장치(USB)에서 예상했던 공무원 명단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통신사의 고객 내역까지 1900만건의 개인정보가 나오면서 수사관들조차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이들이 중국에 있는 해커나 해커와 연결된 중간상인을 통해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중국에 있는 인물과 메신저를 한 기록이 나와 내부자보다는 해킹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사 서버 디도스 공격도 의뢰 국내 대부업체와 개인정보 DB 판매상들이 주로 중국 해커에게 의뢰해 정보를 빼낸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수사당국에 감지됐다. 실제 이번 서울 수서서의 경우에도 1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사람은 중국에서 ‘H사장’이라고 불리는 전문 해커였다. 중간판매책인 정모(26)씨와 김모(26)씨는 MSN 메신저로 H사장과 접촉했다. 경찰 관계자는 “MSN 메신저가 다른 메신저보다 추적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월 5일, 이들은 메신저와 이메일을 통해 H사장에게 국내 대부업체, 저축은행, 채팅사이트, SMS(문자메시지) 콜센터, 카드사 등의 해킹을 의뢰했다. H사장은 해당사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손쉽게 1000만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이들에게 제공했다. 이들은 경북 김천, 구미 일대의 PC방에 자리잡고 유명 포털사이트의 웹하드에 저장해 둔 개인정보를 1건당 10~30원에 팔기 시작했다. 거래처는 주로 대부업체, 도박사이트 업체, 인터넷 가입 모집업체 등이었다. 이로써 이들은 2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고, 중국 해커 H사장에게 수익의 80%를 제공하고 나머지 6000만원 상당을 생활비·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 이들은 또 H사장으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메일, 메신저, 포털사이트 등에 회원가입을 한 뒤 인터넷에서 대포폰, 대포통장 등을 구입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개인정보 해킹뿐 아니라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서버에 디도스(DDOS) 공격을 해 달라고 H사장에게 의뢰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경쟁업체 등의 청탁을 받고 업무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정보가 유출된 업체 수는 총 102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개 업체는 유출 사실을 시인했지만, 나머지 83곳은 극구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소홀히 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에 저촉돼 처벌을 받기 때문에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저축은행, 채팅사이트, SMS 콜센터, 카드사 등 이름만 들어 보면 알 만한 업체 대부분이 뚫린 것으로 보면 된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백민경·이영준기자 white@seoul.co.kr
  • 에너지 매출 45조… ‘수출기업 꿈’ 영글다

    에너지 매출 45조… ‘수출기업 꿈’ 영글다

    지난 17일 SK그룹의 울산콤플렉스(CLX).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 크기인 총 826만㎡(250만평)의 부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기지로 설계돼 있다는 인상을 줬다. 저가의 벙커C유를 분해해 가솔린, 디젤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뽑아내는 ‘지상 유전’인 중질유 분해공장부터 에틸렌 생산시설 등 총 50개의 단위 공장과 원유저장시설, 수출 부두 등 수직계열화 설비가 촘촘히 배치돼 있다. 울산CLX의 하루 원유 정제 능력은 84만 배럴. 단일 규모로 국내 최대 수출 기지이다. 이는 전 국민에게 1ℓ짜리 생수를 3병씩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전체의 60%가 해외로 수출된다. 이날도 제6부두에 정박한 중국 선박에는 30만 배럴의 항공유가 선적되고 있었다. 22척의 대형 유조선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8개의 전용 부두에서는 하루 평균 5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유럽,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각국으로 수출된다. 정대호 석유출하팀장은 “국내 하루 소비량이 20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량은 전체의 25%에 해당한다.”며 “하루에 2척꼴로 연간 750척의 유조선이 접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서쪽 평야 지대에 자리잡은 34개의 원유 저장탱크에는 산유국에서 들여온 원유 2000만 배럴이 저장돼 있다. 탱크 하나의 지름만 100m, 높이는 27m로 서울의 장충체육관보다도 크다는 설명이다. SK가 현재 전 세계에서 확보한 지분 원유량도 전 국민이 8개월 동안 쓸 수 있는 5억 3000만 배럴에 이른다. SK그룹의 울산CLX는 1991년 6월 원유에서 섬유까지 석유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지 올해로 만 20년을 맞았다. SK를 수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최태원 회장의 꿈도 그 20년 사이에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이다. 1991년 당시 매출 4조원, 수출 1조원에 불과했던 SK의 석유화학 사업은 2005년을 기점으로 환골탈태했다. 그해 매출 20조원에 수출 10조원(50%)으로 처음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전환한 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매출 45조 8669억원, 수출 27조 7208억원(60.3%)을 차지했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1배, 수출은 27배나 늘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이제 ‘스타트’ 플레이어에 불과하다며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 초부터 중동과 중남미, 호주를 잇는 해원 자원개발에 전력하며 국외 자원개발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하게 공동 대표를 맡은 계열사도 SK이노베이션이다. 최 회장은 “수직계열화가 내수에서는 완성됐지만 글로벌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자원개발에 1조 3000억원을 쏟아부으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자원개발 매출의 1조원 돌파도 확실시되고 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지난 1분기에만 자원개발 매출은 277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해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았다.”며 “전기차 배터리부터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 등 모든 에너지군에서 SK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건설협 “1인 소득 4만弗 선도”

    건설협 “1인 소득 4만弗 선도”

    대한건설협회는 17일 건설의 날을 맞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11 회계연도 제1회 임시총회’를 열어 협회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담은 ‘비전(VISION) 2020’을 선포했다. 건설경기 침체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대응을 위해 마련된 비전 2020은 ‘국민친화적 건설환경 조성’, ‘고품격 회원서비스 강화’, ‘미래지향적 경영체제 구축’ 등 3대 목표를 달성해 건설산업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협회는 비전 2020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주택과 토목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탈피해 신수요를 창출하고 대·중소업체의 상생 협력을 도모하는 등 8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삼규 건설협회장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건설산업 성장의 틀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비전 2020을 통해 건설협회가 신수요 창출을 통한 건설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건설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정부 건의사항과 회원사의 극복 의지를 담은 결의문도 채택했다. 협회는 결의문을 통해 공공건설투자 확대, 최저가낙찰제 확대 계획 철회, 건설금융 안정화 방안 마련, 분양가상한제 등 건축 규제 완화 등을 촉구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새 아이폰은 동영상 못찍는다?…”실황 녹화 금지”

    새 아이폰은 동영상 못찍는다?…”실황 녹화 금지”

    애플사가 아이폰으로 콘서트 또는 스포츠 실황의 촬영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 언론의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애플 측은 아이폰 유저가 생중계 행사를 녹화하려 할 경우 이를 감지하고 카메라 전원을 강제로 종료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아이폰 유저가 생중계 행사를 녹화하려 할 경우 자동으로 동영상 관련 버튼과 프로그램 가동을 제어하는 센서를 가졌다. 카메라 기능만 일시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뿐, 텍스트 메시지나 통화, 기타 애플리케이션 등은 정상 작동한다. 더 타임즈는 “사실 애플사는 이미 18개월 전 이 소프트웨어의 특허권을 신청했지만 실패한 일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 측이 이 기술을 개발한 실질적인 이유가 행사의 생중계 또는 녹화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송사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유저들이 자신이 직접 녹화한 행사 영상을 무료로 유투브 등 사이트에 올리면서, 일부 방송사들이 돈을 받고 영상을 팔 수 있는 루트가 줄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윔블던이나 음악축제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등은 방송사가 높은 가격에 녹화 또는 생중계 영상을 판매하기도 전에 온라인상에 이미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이 버젓이 올라온 경우가 허다하다. 오는 9월 출시로 예정된 아이폰5에 이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애플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리스 악재에 코스피 ‘출렁’

    그리스 악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에 코스피가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9.90포인트(1.91%) 급락한 2046.63에 장을 끝냈다. 그리스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려고 벨기에 브뤼셀에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모였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 모두 급락세를 보였고, 그 탓에 코스피도 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며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212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주가 조정을 노려 저가 매수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319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453억원을 사들이며 나흘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프로그램매매는 909억원 순매도였다. 비차익거래가 825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차익거래에서 1735억원에 달하는 순매도가 나오면서 전체적으로는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29포인트(0.92%) 하락해 460.54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그리스 국가 부도 우려와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코스피 지수 급락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6.80원 급등한 1089.90원에 마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5년 만의 생애 첫 우승

    우승은 누구에게나 값지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3일 우승한 해리슨 프레이저(미국)와 청야니(타이완)에게는 그 의미가 다를 것 같다. 청야니는 세계 랭킹 1위로 올 시즌 2승째를 거둔 것이지만, 세계 랭킹도 고작 583위인 불혹의 프레이저는 355경기 만에 얻은 첫 우승이기 때문이다. 프레이저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사우스윈드 TPC(파70·7244야드)에서 막을 내린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총상금 560만 달러)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을 연장전 세 번째홀에서 눌렀다. 1998년 PGA에 입회한 프레이저는 지금껏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해 5월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할 때만 해도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지금껏 준우승 4번, 3위 6번에 그쳤다. 그나마 2006년 이후로는 3위 안에 든 적이 없었다. 2008년 12월에는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거치기도 했다. 최근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다. PGA 투어에서 토너먼트 매니저를 하거나 스포츠 마케팅 쪽으로 진로를 바꾸려던 것. 그는 “나이 마흔에, 필드에서 15년을 보냈는데도 한 번도 우승이 없다면 이제 다른 걸 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평생의 승부였던 골프를 포기하려는 순간 거짓말같이 우승이 찾아왔다. 40번째 생일을 한 달 남겨둔 때였다.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지만 연장 세 번째 홀인 12번홀(파4)에서 먼저 파를 잡았고, 카를손이 파퍼트를 놓쳐 가까스로 잡은 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상금 100만 8000달러는 프레이저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벌어들인 상금(94만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페덱스컵 포인트도 500점을 쌓은 프레이저는 당분간 진로 모색을 뒤로 미뤄 둬야 한다. 그는 향후 2년간 모든 PGA 투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심지어 내년 마스터스에도 나갈 수 있다. 프레이저는 “성적에 너무 급급하거나 기대치를 높이지 않아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며 “시상식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했지만 그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청야니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 크리크 골프장(파72·6746야드)에서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세계 1인자의 면모를 확고히 했다. 시즌 개막전 혼다LPGA타일랜드에 이은 2승째.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여자오픈과 ANZ레이디스 마스터스를 포함하면 올 들어서만 4개의 우승컵을 수집한 것이다. 박세리(15언더파 273타)가 공동 5위, 신지애(미래에셋)가 공동 8위(13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모친 병 고치려 340km 걸은 中소년 ‘감동’

    중국의 한 시골 소년이 모친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무려 340km에 달하는 먼 거리를 걸어나가 도시에서 구두닦이를 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중국 지역지 광저우일보는 한 시골 소년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모친의 치료를 위해 한 달 동안 340km를 걷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중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 뤄웨이커의 가족은 지난 2009년 부친을 급성 뇌출혈로 떠나보내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모친이 보모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친 뤄루자오 마저 지난 2월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과 구토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아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권고를 받았다. 한 달 생활비가 1000위안(약 17만원)이었던 이 가족에게는 수술비를 포함한 치료비 20만 위안(약 3400만원)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그녀는 수술을 포기하고 아들을 여동생 집에 맡겼다. 2개월 뒤 우연히 이모의 전화통화를 듣게 된 소년은 모친이 뇌종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그는 모친의 수술비를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폐목재로 구두닦이함을 만든 뒤, 몰래 집을 나와 광저우를 향해 무작정 길을 걸었다. 그는 끼니를 잡초와 빗물이나 개울 물로 배를 채워 속을 달래고 잠은 길가의 숲이나 황무지 등 아무 곳에서나 쪽잠을 청하면서 무려 한 달간을 강행군한 끝에 광저우에 도착했다. 소년은 곧바로 사람들이 가장 붐빈다는 남방병원 앞에서 구두닦이를 시작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구두 한 켤레당 2.5위안을 받을 때 1위안을 받는 저가 전략을 사용했다. 그는 언제 20만 위안을 벌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값싸게 구두를 닦으면 더 빨리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그는 구두닦이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쓴 종이를 주변에 붙여놓았고, 그 사연을 본 사람들은 1위안보다 더 많은 돈을 주거나 심지어는 200위안을 기부한 사람도 있었다. 이에 그는 광저우로 온 지 5일 만에 800위안(13만 4000원)을 벌어들였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인터넷으로 널리 퍼지자 중국 각지에서 뤄웨이커를 향한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뤄웨이커의 어머니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광저우 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뤄웨이커는 현재 어머니를 간호하며 병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은사 故 차범석 선생 ‘산불’로 5년 만에 연극무대 돌아온 조민기

    은사 故 차범석 선생 ‘산불’로 5년 만에 연극무대 돌아온 조민기

    배우 조민기(46)가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 ‘산불’을 통해서다. ‘산불’은 그의 대학(청주대) 은사인 고(故) 차범석 선생의 대표작으로 사실주의 연극의 백미로 꼽힌다. 배경은 6·25 전쟁. 탈영한 빨치산 규복(조민기)을 점례(서은경)가 대밭에 숨겨주는데 사월(장영남)이 규복을 공유하려 들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승의 작품에 배우로 도전하는 조민기를 서울 남산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배우로 서는 건데, 새롭다기보단 늘 무대에서 받는 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극의 하이라이트인) 산불이 나는 장면에서 크게 호응해 주는 관객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나요.” 지난 6일은 차범석 선생 5주기였다.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배우가 되고 나서 연기를 하다 보니 정말 선생님이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선생님이 첫 수업 때 해 주셨던, ‘연극은 약속이다’라는 말씀을 지금도 종종 떠올려요. 연극은 정말 관객과의 약속이고 동료 배우와의 약속입니다.” 조민기는 우리에게 탤런트, 영화배우로 더 익숙한 배우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82년 극단 신협 단원으로 연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연극 무대야말로 그의 연기 인생의 고향인 셈이다. “어릴 때부터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무대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올 초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 재작년에 ‘연산’ 등을 관객 입장에서 봤는데, ‘아,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이 컸죠.” ‘산불’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1500석 대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만한 규모의 연극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대극장이라 배우에겐 부담이 커요. 연극만의 발성이나 호흡을 좋아하는 분들은 다소 마뜩잖아할 요소(예컨대 마이크)들이 개입되지만 배우 처지에서는 편안하게 소리가 전달돼 감정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대극장 연극, 나름 매력 있습니다.” 동그란 안경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수척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 출연했을 때보다 살이 더 빠진 듯했다. 그는 전쟁 통에 산으로 내려온 ‘규복’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체중 감량에 나섰다고 했다. 그가 분석한 규복의 캐릭터는 어떨까.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그랬다면 규복은 조민기가 아니라 독고진(배우 차승원이 맡은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주인공 이름)이 했겠죠. 하하. 남자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 마을에 남자 기능을 상실한 김 노인이 살아요. 그런 곳에 갑자기 규복이 나타나는 겁니다. 김 노인과 대칭되지만, 생식기능만 남자이지 이도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인물이에요. 오히려 큰소리치는 김 노인이 더 남자답죠. 규복은 전쟁 당시의 무기력한 남자들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대중에게 얼굴이 꽤 알려진 유명 배우이지만 강부자 등 선후배와 함께하는 ‘산불’에서는 동료 배우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라며 너스레를 떠는 조민기. “극 중 성비가 압도적으로 여자들이 높아요. 저는 다섯 번 등장하는데 그나마 한 번은 죽는 장면이에요. 무대에서 만나는 사람이 점례 한 명뿐인데, 점례가 아낙들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많아요. 점례 역의 서은경씨에게 나랑도 좀 맞춰 보자고 조심스레 눈치 보며 말하죠. 워낙 점례가 상대하는 배우들이 많아 줄 서서 기다린다니까요. 하하.” 1남 1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조민기는 어떨까. 시쳇말로 ‘딸 바보’ 그 자체였다. 최근 그가 방송에서 공개해 화제가 된 고등학생 딸 사진 이야기를 꺼냈다.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꿈이 아나운서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처럼 아주 예쁘게 나와 방송에서 공개했다니까요.” 그는 스스로 “화면에 보이는 것과 다르게 참 재밌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정의했다. “지루한 걸 정말 싫어해요. 같이 다니는 매니저나 팀원들과도 늘 즐겁게 일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매니저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코미디언이 따로 없다.”며 거들었다. 한때 트위터를 즐겨 했으나 몇 번의 마음고생을 겪은 뒤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조민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와 관련해 할 말이 매우 많은 듯했으나 그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장난스럽게 말을 쏟아 내는 조민기는 “분장 안 하고 무대에서 노인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낼 때까지 오랫동안 무대에 서는 게 꿈”이라고 했다. 26일까지. 1만~7만원. (02)2280-4115~6.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삼겹살·라면 등 부담 적은 상품 인기

    삼겹살·라면 등 부담 적은 상품 인기

    아무거나 다 미끼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끼상품의 대상은 무한(?)하다시피 하지만 그래도 단골 메뉴는 있다. 삼겹살, 한우, 휴지, 기저귀, 즉석밥, 커피, 수박, 라면 등이 그것이다.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품목들이기 때문. 여기에는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저관여 이론’이 적용된다. 저관여 상품이란 대개 소비자의 상품 관여도가 낮은, 즉 라면이나 기호식품 등 경제적 부담이 적은 제품을 말한다. 가격이 싸 물건을 집을 때 오래 고민할 필요가 없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요즘 선보이는 저가 기획상품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 끝에 탄생하는 것들로 단순히 미끼상품으로 폄하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판매기간은 최소 1~3개월, 최장 1년으로 길어졌고 물량도 넉넉하다고 강조한다. 전단지에 ‘6개월간 사전 기획’ ‘연중 상시 판매’ 등의 문구가 빈번하게 쓰인다. 지난해부터 고가로 인식되는 제품들이 몸을 낮춰 매장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비싸다고 여겼던 제품들의 가격이 낮아지면 파급력은 그만큼 크다. 지난해 이마트는 9900원짜리 골프채로 히트를 쳤다. 7번 아이언 2만개 물량이 3일 만에 동났다. 뒤이어 준비한 49만원대 골프채 세트도 2차에 걸쳐 3000세트가 순식간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고고한 샤넬백도 미끼대열에 오른 적이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첫 명품관을 잠실점에 열면서 샤넬 빈티지 2.55 가방을 380만원대에 내놓았다. 정상 매장에서 6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 그러나 준비된 물량은 3개뿐이어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미끼상품에 날개를 달아주는 건 ‘노이즈마케팅’이다. 욕을 먹는 게 기분 좋을 리 없지만 흥행을 보장해 준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통큰LA갈비’ 등이 그랬다. 업체 간 전쟁이 벌어지면 더욱 확실하다. 지난해 3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삼겹살 전쟁’ 이후 피자, 생닭, 청바지, 자전거 등을 놓고 벌이는 다툼은 볼썽사납지만 구름 인파를 불러 모으는 데는 최고다. 이달부터는 ‘수박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통큰’ 이후 미끼상품에도 작명 바람이 불었다.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다는 장점이 확인돼서다. 내쳐 ‘손큰’ ‘더큰’ 등을 내놓은 롯데마트를 따라 홈플러스는 ‘착한 생닭’ ‘착한 콩나물’ 등을 선보여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GS수퍼는 ‘위대한’ 시리즈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3월 출시한 ‘위대한 버거’는 지금까지 30만개 이상이 팔려 나갔다. 7000원대로 일반 제품보다 2배 이상 커 성인 6명이 먹기에도 너끈하다. 지난달엔 일반 도넛보다 3배 큰 ‘위대한 도넛’도 선보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내 첫 합성천연가스 공장 착공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합성천연가스(SNG·Synthetic Natural Gas) 공장을 짓는다. 포스코는 7일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t 규모의 SNG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SNG는 저가의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한 후 정제 및 합성 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액화천연가스(LNG)와 성분이 동일해 직접 대체가 가능하다. 포스코는 고가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대신 저가의 석탄으로 SNG를 생산함으로써 연간 1500억원의 발전·조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착공식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 김정관 지식경제부 제2차관, 박준영 전남도지사, 우윤근 국회의원, 이성웅 광양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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