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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민항 운항중단

    국내에 저가항공 시대를 열었던 한성항공이 출항 108일여 만에 일단 날개를 접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청주∼제주간을 운항하는 ㈜한성항공이 이달 19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운항중단을 신청해와 이를 받아들였다고 18일 밝혔다. 한성항공의 운항중단 신청은 자금난에 따라 운항에 필요한 정비부품의 제때 구입은 물론 기름값조차 조달하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항공기 안전운항을 책임진 조종사ㆍ항공정비사 등 종사원들의 심적인 스트레스와 정서적 불안 등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한성항공의 운항중단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한성항공이 운항재개를 신청하더라도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때만 이를 허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성항공이 자금난뿐만 아니라 경영진 간의 만성적인 내분까지 겹쳐 있어 내년 1월 말 이후 운항 재개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성항공 ‘불시착’ 위기

    국내 최초의 저가항공 시대를 연 충북 청주의 한성항공이 내분과 자금압박 등으로 출항 3개월도 안돼 삐거덕거리고 있다. 23일 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에 따르면 한성항공이 최근 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자금압박에 크게 시달려 경영 위협을 받고 있다. 한성항공은 지난 8월31일 주총에서 이사 2명을 해임하자 이들이 이에 반발,9월 2일 이사회를 열어 한모 현 대표이사를 해임한 뒤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을 겪었다. 이 소송은 기각됐지만 이모 전 대표이사가 “2003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일하면서 발생한 임금 18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낸 임금반환 소송에서 승소, 최근 사무실 컴퓨터, 프린터 등과 예비타이어 10여개를 압류하기도 했다. 당장 운항에 지장은 없지만 비상시 운항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일부 주주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대표이사에게 경영부실, 허위 지분납입 등 책임이 있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어 내분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성항공은 또 매달 직원 월급과 항공기·사무실 임대료 등 5억여원을 지출하고 있으나 수입은 3억원에 그치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이 달 30일 주총에서 현 이사 2명을 해임한 뒤 새 이사를 선임해 회사가 안정이 되면 투자자를 찾아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항공청 청주공항파출소 관계자는 “내년에 비행기를 추가로 들여오고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리는데 회사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투자자가 나설지 의문”이라며 “자금압박이 장기화되면 문을 닫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월31일 취항한 한성항공은 청주∼제주간 요금을 기존 요금의 70%선인 3만 5000∼4만 5000원대로 책정, 저가항공시대를 열었었다.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엄마, 걱정마. 이 앞에서 학생들 상대로 뽑기장사하면 되잖아!”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자기도 잘 먹던 뽑기장사해서 먹고 살면 되니 엄마보고 걱정 말란 것이다. 너무나 대견하고 안쓰러워 큰아들을 끌어안고 그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울지 않는 엄마, 강한 엄마가 되어 내 아이들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식들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아버지의 유업을 잘 지키고 있다가 성년이 되면 물려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발전시켜 애경을 내가 맡아 아이들과 똑같이 건실하게 성장시키기로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장영신(69) 회장이 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남편이 죽고 회사를 떠맡게 된 이야기를 이렇듯 생생하게 되짚었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강한 모성, 남편의 유업을 버려둘 수 없다는 아내로서의 의리, 애경 종업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경영참여 이유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장 회장은 1970년 막내 아들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을 심장마비로 잃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3남1녀의 어머니로 살림만 하며 지내던 12년차 주부가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의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애경 창립 17년 만의 일이다. 장 회장은 1971년 남편 타계 1주기가 끝나자마자 경리학원에서 복식과 부기를 배웠고 이듬해인 1972년 8월1일부터 출근했다.1954년 6월 남편 고 채몽인씨가 5000만환으로 세운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가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비누제조사 락희화학과 경쟁을 벌이며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다. 장 회장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시댁과 친정 가족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부터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임원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애경이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이 죽은 뒤 사장 자리를 맡고 있던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장 회장이 취임하자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장 회장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매일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했고, 관청에선 담당공무원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는 이유로 동행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책상 밑으로 구둣발에 차이기도 했다. 경제인 모임에서는 홀로 여자라는 자격지심에 기둥 뒤에 숨어 몇시간이나 서 있다 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잘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업환경도 나쁜 것뿐이었다. 경영에 참여한 1972년 말부터 오일쇼크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 회장은 더욱 힘을 냈다. ‘불황에 투자하라.’를 모토로 공장을 지방으로 확대 이전하는 한편 남편이 계획만 했던 석유화학 원료제조 분야를 애경의 미래 지표로 삼아 애경유화·애경화학·애경PNC(전 애경공업)·애경정밀화학·코스파 등 관련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비누 산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격적인 화학공업은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도 애경에서 매출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군이다. 남편이 설립한 비누회사도 소홀하지 않았다. 제품을 고도화시키는 데 집중했던 만큼 히트 상품도 꾸준히 내놓았다.1975년에는 분말 합성세제인 ‘크린업’을, 이듬해에는 액체세제 ‘써니’를,1980년 들어서는 세제 ‘스파크’를,90년 들어서는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트리오도 이름은 같지만 세척력을 높이고 공해도를 낮춰 지금까지도 1등 주방 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줍은 소녀…‘터프우먼 마담 장(張)’으로 장 회장은 어머니 고 문금조씨와 아버지 고 장회근씨의 4남4녀중 막내딸이다.1936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구 명륜동 1가 등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당시 일본 와세다대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대지주의 아들. 어머니 문 여사도 당시 일본 귀족학교인 쓰다여대 영문과를 나온 재원이다. 장 회장은 혜화동성당 유치원을 나온 뒤 혜화국민학교를 다녔다. 노래를 잘해 전국 콩쿠르에서 상도 자주 받았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도맡기도 했다. 부모님의 학구열이 강한 덕에 형제들 모두 공부를 잘했다. 큰오빠 고 장윤옥씨는 일본대 전문부 상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 들어가 5국장(부이사관)까지 지냈고, 미국으로 이민간 큰언니 장영옥(81)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애경유지 사장을 지낸 바 있고, 서울대 정외과 출신의 셋째 오빠 고 장위돈씨는 서울대 정외과 교수,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치담당특별보좌관, 이집트 총영사, 에콰도르 대사를 지내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애경유지 이사를 지낸 넷째 오빠 장기돈(75)씨는 성균관대 상대 출신이다. 장 회장의 집안은 일제시대 유학을 갔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광복 후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6·25가 터지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경기여중을 졸업하고 경기여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돈 안들이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국어 재능을 인정받아 교장선생님이 일찌감치 유학을 준비시켰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1955년 미국 필라델피아 체스넛 힐 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교내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협연한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를 맡기도 했다. 애경이 쉘, 유니레버 등 다국적기업과의 합작을 무리없이 진행했던 배경에는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실력과 당시 익혔던 외국 풍습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란시절 여고생 신분으로 부산에서 사과장사를 한 적도 있다. 좌판을 벌여놓고 사과를 예쁘게 쌓아놓았지만 막상 손님이 와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먼산 바라보기 일쑤였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장사꾼이 아닌 척한 것이다. 그러나 애경을 경영하면서 그에게는 ‘호랑이’‘터프우먼’‘마담장’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80년대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계와 합작에 집중했을 당시 그쪽에서 공동대표를 요구하면 그는 “여기는 한국 회사다. 너희가 한국에 대해 뭘 아느냐. 한국 문화를 이해할 때까지 너희들은 뒤에서 지켜봐라.”고 충고했다. 합작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받으면 애국가 봉창, 국기에 대한 맹세까지 순서대로 진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런 장 회장을 놓고 ‘마담장 터프우먼’이라고 외쳤다. 사내에서는 ‘호랑이’로 통했다. 화가 나면 직설적으로 퍼붓는 성격과 한번 결정하면 매몰차게 추진해 나가는 돌파력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풀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 ‘너그러우면서도 불같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과는 어릴적 이웃사촌 장 회장과 남편 채몽인씨는 이웃사촌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고 채씨는 장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애정 공세를 퍼붓다 미국까지 따라가 무려 3년11개월 동안 구애 공세를 펼쳤다. 공개청혼으로 남편의 존재는 대학내에도 다 알려져 수녀 교수들로부터 “왜 저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졸업후 약속대로 서울로 돌아와 23세이던 1959년 6월 신당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식들(3남1녀)의 혼사는 장 회장보다 더 빠르다. 대부분이 대학시절에 결혼을 모두 끝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연애 결혼이다. 큰아들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45)은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만난 홍미경(43)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당시 부인은 1학년에 재학중인 생활미술학과 새내기. 채 부회장은 1983년 졸업후 미국 보스턴대에 MBA를 받은 뒤 1985년 애경산업 생산부 마케팅부 등을 섭렵했다. 부인 홍씨도 함께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홍씨는 전공을 살려 현재 종로에서 갤러리 ‘사간’을 운영 중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미모가 인상적이다. 장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 “우리 큰애(큰며느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한다.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장인 고 홍종수옹은 서울시립교향악단,KBS교향악단 등에서도 활약한 음악가다. 장 회장의 맞손녀이자 큰아들인 채 부회장의 딸 문선(19)양은 할머니의 성악 실력과 외할아버지의 음악 재능을 모두 물려받아 현재 미국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둘째 아들 채동석(41) 애경백화점 사장은 성균관대 철학과 3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이정은(41)씨와 결혼해 졸업하기 전 1년 동안 학생 부부로 지내기도 했다. 채 사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애경에 합류했다. 현재 애경백화점,AK면세점, 수원애경역사, 평택역사 등 애경의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랜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병문(75)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예편한 4성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아세아시멘트 회장을 지냈다. 큰딸 채은정(42)씨는 외숙모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안용찬(46) 애경 사장을 소개해줘 결혼한 경우다. 안 사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과정 재학 당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채씨 외숙모의 권유로 은정씨를 만났다. 은정씨도 대학 3학년때 결혼했다. 은정씨는 이화여대 조소학과를 나와 미국 애크리하트대에서 그래픽을 전공한 뒤 1998년 애경산업에 들어왔다.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를 맡고 있다. 채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 출신인 안 사장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이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친구 사이여서 이미 대학시절부터 안 사장을 알고 지냈다.”면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유학을 끝낸 뒤 애경으로 꼭 와줄 것을 내가 청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하기 이전 유학을 마치고 미국 폰즈사에서도 마케팅 담당 업무를 맡았다. 통역 장교 1기 출신인 안 사장의 아버지 안상호(76)씨는 육군 참모총장 수석 보좌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플로 코리아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막내 아들 채승석(35) 애경개발 부사장은 50만평 18홀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중부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애경개발을 맡고 있다. 애경개발은 1987년 출발 당시부터 애경의 계열사중 유일하게 주력인 세제·화학과 동떨어진 업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 SBS아나운서로도 활동했던 한성주(31)씨와 99년 6월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단국대 사학과 89학번인 채 부사장은 형제들 중 유일하게 어머니를 닮아 노래를 잘한다. 당초 친정에서 장 회장의 경영참여를 반대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카들도 여럿 애경에 몸담고 있다.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큰아들인 장인규(53)씨는 과거 애경PNT(전 경신산업) 사장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갔고, 둘째 아들 장인원(49)씨는 계열사인 코스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씨가 낳은 3형제 중 큰아들인 우영(37)씨는 애경 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다. ●애경백화점에 남다른 애착 장 회장은 회사를 맡은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큰아들 채 부회장이 1993년 9월10일 애경백화점 개점식 인사말에서 “이 백화점을 돌아가신 아버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한 순간 ‘마음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됐다.’고 회고했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인 남편 고 채몽인씨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비누를 만들었던 창업 터전이다.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 비누인 ‘미향’을 만든 곳으로 70년대까지 ‘트리오’ 등 세제를 만들다 공장이 대전으로 옮겨가면서 계속 창고로 써왔다.“아버지가 물려준 땅이니 잘 연구해서 활용해보라.”고 맡긴 지 3년 만에 1만평 부지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장 회장은 애경백화점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금도 두 아들이 사이좋게 이 백화점 5층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장 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을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장 회장은 즐기는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채 부회장은 장 회장에 대해 “희생하는 삶만 사신 분”이라면서 “항상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고 남들이 취미를 물으면 ‘빨래’라고 대답할 정도로 아직도 집안 일을 혼자 한다. 말년에 잠시 정치에 참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어긋나는 길은 아니란 평이다.1997년 고사해 오던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여성들이 기업하기 불편한 환경을 고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1999년 민주당 신당창당 준비위원 공동대표로 영입된 뒤 백화점이 있는 구로를 텃밭삼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왜 정치를 하느냐. 이미지 버린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여성경제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다. ●가족간 우애는 애경의 힘 장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애경 창사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4년 구로동 본사 회장실을 비웠고 결재도 큰아들에게 모두 맡기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 애경복지재단 일에 관여하며 무역협회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삼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순환기계통이 안 좋은 탓에 홍콩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는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볼썽사나운 재산 분쟁이 많은 재계에서 애경가문 형제들은 함께 회사를 키워가며 우애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채 부회장과 동생 채동석 사장은 10년 넘게 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채 부회장은 “인맥이랄 만한 사람들을 알지도 못하고 술을 먹거나 함께 어울리는 대상이 모두 형제들이다.”면서 “네 남자가 모여 술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며느리들도 친하다. 큰동서와 작은 동서도 단짝 친구 같다.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점차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뒤 AK면세점(2001년) 애경 2호점인 수원애경역사(2003년)로 확대했고 3호점 평택역사는 2009년 완공된다.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벌인다. 채 부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생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을, 처남인 안용찬 사장이 생활용품 부문을 키우고 있다.2세대에 와서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의 양축을 키워가는 한편 유통과 항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고혈압이 있어 거의 매주 등산을 즐기고 있다. 유아세례를 받고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린 천주교 신자이지만 산을 자주 찾는 탓에 항상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산사를 찾을 때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는 내용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서 “애경의 힘은 형제간의 우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장회장 ‘유별난 시간개념’ 애경가(家)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유별나다. 장영신 회장은 약속 시간보다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나는 사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면 꼭 10분 전에 나가 상대방을 기다린다. 약속 시간보다 단 5분이라도 늦는 사람은 첫 대면부터 뭔가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하게 된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시간관념을 하나의 척도로 삼는다. 시간 하나 제대로 못지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그가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나인 투 파이브’ 원칙을 지켰다.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게 아니라 늦어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조간 신문을 읽고 그날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계획했다. 새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회의도 결재도 오전에 처리한다. 관청과 은행이 문을 여는 아침 9시 이전에는 하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을 놓은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다. 그래서 애경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결재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지고, 오전 9시면 그날 결재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철저한 시간관념은 애경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배어 있다.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 사위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한술 더 떠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출근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들끼리 밥을 먹기로 하거나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모일 때는 아예 30분 먼저 나갈 정도다. 채 부회장은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바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6시에 모이기로 해도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5시 30분이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급한 성격 탓에 식사를 시작하면 1시간내에 모두 끝내고 일어선다. 한 번은 막내인 채승석 부사장이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약속한 정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미 식구들이 모두 제사를 지낸 뒤 산에서 내려오고 있더라는 일화도 있다. jhj@seoul.co.kr ■ 장영신 회장과 제주와의 인연 장영신 회장의 ‘제주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제주 인연은 1970년 창업주인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더 각별해졌다. 장 회장은 남편의 조의금 전액을 제주도 재경장학회에 기증했다. 장학회는 이 돈으로 지금까지 매년 30명, 모두 1300여명의 제주 출신 대학생을 후원했다. 제주도는 고 채 사장의 고향이다. 큰아들 채형석 부회장도 최소한 1년에 세차례 이상 제주도에 간다. 선산이 모두 중문 색달동에 있다.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가끔 간다. 채 부회장은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저도 국민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 제주도에 요양을 가셨을 때 동행했기 때문에 한동안 지낸 기억이 있어 친근하다.”면서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는데 증조 할아버지까지만 기록이 있어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도 제주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경기여고 재학시절 6·25때 제주로 피란가 1년간 지냈다. 장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주도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달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애경은 제주도와 손잡고 내년 6월부터 도민의 숙원인 저가항공 시대 대열에 동참한다. 애경은 제주도와 합작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만들었다.㈜제주항공의 왕복 비용은 기존 항공비용의 70% 수준인 11만원선.㈜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채 부회장은 “이윤이 크게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영역이라고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장 회장의 제주 사랑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사설] 아찔한 저가항공의 타이어 펑크

    ‘저가’를 표방하며 지난 8월31일 출범한 한성항공의 여객기가 엊그제 제주공항에 착륙한 뒤 타이어 2개가 동시에 펑크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여객기가 착륙을 끝내고 계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져 인명피해가 없었음은 실로 다행스럽다. 만의 하나 착륙 과정에서 그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어쩔 뻔했는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해당 항공사는 예비 타이어를 하나밖에 준비하지 않아 여객기 운항이 며칠 중단됐으니 이 또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한성항공이 기존 항공사의 운임보다 30% 싼 가격으로 청주∼제주간 운항을 시작하자 국민의 기대는 작지 않았다. 각종 서비스를 덜 받더라도 낮은 비용으로 여객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로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성항공은 84% 수준의 높은 탑승률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운항 개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이같은 사고가 났으니 저가항공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항공기 운항에 관한 한 안전 보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다. 저가항공이라고 해서 안전운항을 담보하는 수준까지 함께 낮출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예비 타이어가 부족해 운항을 중단할 지경이라면 안전운항을 위한 최소한의 인원·장비를 확보했는지 국민이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한성항공은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은 물론 승객의 불안감을 씻어줄 후속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한성항공 말고도 저가 항공사업을 하려는 업체가 여럿 있다. 관계당국은 모처럼 막을 연 ‘저가 항공 시대’가 국민에게 외면받아 유명무실해지지 않게끔 저가 항공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 한성항공 위기일발 ‘펑크’

    28일 오후 5시20분쯤 승객 64명(만석)을 태우고 제주공항에 착륙한 청주 발 ‘한성한공’ 303편(ATR72-200기종) 여객기의 뒤편 왼쪽 타이어 2개가 한꺼번에 펑크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난 8월 국내 첫선을 보인 저가항공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착륙한 뒤 계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펑크가 났으나 승객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며 “정비부서에서 펑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오후 5시50분 청주로 갈 예정이던 연결편 304편이 결항돼 예약 승객 64명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성항공은 현재 본사에 확보된 예비 타이어가 1개뿐이어서 싱가포르의 ATR사에서 타이어를 추가 수송해 수리한 뒤 여객기를 운항키로 해 30일 오후에나 운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 8월31일 청주∼제주 노선에 첫 취항한 한성항공은 평일 편도요금이 4만 5000원(기존 항공사의 70%선)으로 저가항공시대를 열었다. 제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한성항공 덕에 청주공항 ‘북적’ 청주~제주 이용객 19% 증가

    저가항공 시대를 연 한성항공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홍보와 마케팅 경쟁을 벌이면서 충북 청주공항 이용객이 크게 느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18일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청주∼제주노선 이용객은 모두 5만 880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4만 9466명보다 19% 늘었다. 이는 국내 지방공항들이 지난해보다 1%쯤 이용객이 줄어든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청주∼제주간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50%로 지난해보다 7.4%, 아시아나항공이 39.2%로 3.4% 각각 줄어든 반면, 한성항공은 10.8%를 차지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8월31일 취항한 한성항공은 지난달 이용객이 6342명에 이르러 청주∼제주노선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성항공 취항 후 3개 항공사는 인터넷 세일 등을 통해 항공료를 30%까지 할인하는 등 요금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정연문 대리는 “한성항공 취항 전후로 홍보가 되고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면서 잘 안오던 수원과 성남 주민들까지 청주공항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항공수요가 늘면서 오전 항공티켓은 동이 나기 일쑤다. 이는 지난해까지 거의 없었던 현상이다. 정연문 대리는 “한성항공의 터보프롭형 비행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청주공항을 찾은 사람들 때문에 이용객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앞으로도 청주는 이용객이 평년보다 10∼15% 더 늘어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한성항공 등이 중국과 일본 등 인근 국제노선도 추진, 공항 활성화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고유가 딛고 하늘길 개척 ‘선두다툼’

    고유가 딛고 하늘길 개척 ‘선두다툼’

    ‘창 VS 방패’ 국내 두 항공업계 사령탑의 경영스타일을 이르는 말이다. 대한항공 이종희(63) 총괄사장은 과감한 결단력으로 강한 추진력을 발휘,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합리와 순리에 의한 고도의 설득작업이 최선의 리더십’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현장 경영이 최고 이처럼 두 사람의 경영스타일은 대조적이지만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에는 궤를 같이한다. 이 사장은 지난 69년 대한항공 설립과 동시에 공채 1기 정비분야로 입사했다.30여년간 정비, 운항, 자재, 기획, 영업 등 각 분야를 섭렵했다. 특히 여객영업 분야에서만 20여년간 몸담아 아직도 신규 노선 개척 및 세계 항공사와의 제휴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기업인 ㈜금호의 영업담당이사를 거치는 등 ‘영업통’으로 잔뼈가 굵은 박 사장도 현장을 누비는 체험 경영에 대해서는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사장은 “항공사는 조종사, 정비, 캐빈서비스, 예약, 발권, 공항서비스, 화물, 시스템, 케이터링, 영업 등 다양한 직종과 부문에 따른 업무와 특성을 갖고 있어 CEO가 현장체험에서 배어 나오는 각 부문별 특성을 조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시장이 블루오션 요즘 세계적으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는 죽을 맛이다.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대형 항공사들이 고유가 등의 여파로 줄줄이 파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7대 항공사 중 델타,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유에스에어웨이 등 4개 항공사가 이미 파산보호 중인 상태다. 그러면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국내 항공사들의 생존책은 뭘까. 실제로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액 7조 2100억원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382억원으로 전년대비 281억원이 줄었고, 아시아나도 상반기 매출실적은 전년도에 비해 936억원(6.8%)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404억원이나 감소했다. 두 사장은 모두 중국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세계 항공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중에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항공 수요는 꾸준한 증가하고 있다.”며 “2014년까지 중국시장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취항도시를 30여개로 확대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박 사장도 “중국의 경우 연간 대략 1200만명이 넘는 신혼여행객이 생겨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출범 이후 해왔던 대로 중국과 일본시장 개척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저가항공 아직은 신경안써 국내 항공시장도 한성항공과 제주에어가 영업을 시작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등 저가항공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를 바라 보는 두 CEO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저가항공사의 등장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자연스러운 추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상대 회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결도 공개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A380을 비롯해 B787,B777 등 차세대 첨단 항공기 도입, 기내 서비스 향상, 기내 IT투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은 “대한항공에 비해 열세인 노선망 확보를 ‘스타 얼라이언스’라는 세계 최대의 항공네트워크를 활용함으로써 극복해나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좌우명을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는 이 사장은 등산·골프가 취미다. 골프 라운딩이 없을 때는 서울·경기 일원의 산들을 찾는 걸로 건강을 관리한다. 삼시 세끼 거르지 않고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걸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박 사장은 틈틈이 골프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핸디캡 10개 정도의 수준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美 항공업계 ‘먹구름’

    항공산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노스웨스트와 델타항공이 파산 보호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7대 항공사 가운데 4곳이 파산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항공사 파산의 주된 요인은 고유가에다 저가항공사와의 피말리는 경쟁 때문이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보잉사의 기능직 1만 8300명의 파업도 장기화될 조짐이다. 보잉사는 에어버스와의 경쟁 격화로 인해 노조가 주장하는 연금과 건강보험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여객기 좌석 절반이 파산회사 이미 유나이티드와 유에스 항공이 파산 신청을 했기 때문에 미국 여객기의 절반은 파산한 회사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이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분석이다. 파산 보호는 항공사의 항로에 즉각적 영향을 미쳐 수익이 없는 노선은 폐지되고, 노동자의 대량 해고 및 임금과 연금 삭감으로 이어진다. 파산한 항공사는 이미 전체 항공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저가항공사의 전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사우스웨스트, 제트블루와 같은 저가항공사는 소수 직원을 고용해 잦은 이착륙과 저가의 티켓으로 수익을 올린다.●항공사 합병 및 요금인상 전망 저가 항공사의 등장과 비효율적인 항공사의 고군분투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1978년 항로와 요금 등 항공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철폐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9·11테러 이후 항공업계가 흔들리면서 시작된 합병 논의가 항공사들의 파산 신청을 계기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S&P 신용분석가 필립 배걸레이는 “항공사 합병은 노동력의 협조와 경영력의 관심, 자금조달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고전이 지속되면 몇년 안에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노스웨스트, 콘티넨털 등 미국 5대 항공사들이 합병으로 사라지리란 분석이다.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고유가도 항공사들의 현 재정상태로는 감당하기 힘들다. 저가항공사지만 미국에서 최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우스웨스트는 장기 연료구입 계약으로 고유가의 난관을 타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항공사는 카트리나로 더욱 상승한 연료값 때문에 이미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전세계적으로 4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70억달러까지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승객용 과자나 베개를 없애는 등 기내 서비스를 줄여 온 항공사들은 유류세 도입에 이어 앞으로 마일리지 혜택 축소 및 항공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저가 지방항공시대] “더 싸고 편안히” 하늘길도 ‘自治’

    [저가 지방항공시대] “더 싸고 편안히” 하늘길도 ‘自治’

    지방 항공시대가 활짝 날개를 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제3민항 한성항공이 지난달 31일 취항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저가 항공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청주∼제주 왕복항공료 9만원’이라는 항공 대중화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와 서비스 저하를 가져올 것이란 목소리가 엇갈리는 가운데 지방에 둥지를 튼 저가 항공사 설립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도 지방항공시대 활성화를 위해 적극 뛰어들고 있다. 취항 1주일이 된 6일 현재 한성항공 탑승률은 80% 안팎에 이르고 있다. 장승현 여객운송지점장은 “좌석 66개 가운데 50석 이상씩 차고 있다.”고 말했다. 첫 취항에서 청주에서 47석, 제주에서 29명의 승객이 탔었으나 점차 알려지면서 지금은 승객이 늘고 있으며 청주와 제주의 탑승객이 엇비슷하다. 충청권은 물론 서울과 경기의 남부지역 주민들이 이 비행기를 이용한다. 최근 비행기를 타 본 청주시 박동규(45)씨는 “소형 비행기여서 불안하게 생각했는데 타보니 안전한 것 같다.”면서 “소음이 좀 심한 게 흠이지만 값이 싸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항공기는 프랑스로부터 임대로 들여온 ATR72-200기. 내부는 고속버스와 비슷하다. 통로 좌우로 2개씩 좌석이 한줄에 4개만 설치, 비교적 넓은 편이다. 스튜어디스 전보현(23)씨는 “손님들이 무척 만족스러워 한다.”고 자랑했다. 한성항공은 오전과 오후 두차례 청주와 제주를 오간다. 비행시간은 1시간10분. 요금은 편도기준 월∼목 4만 5000원, 금∼일 5만 2000원, 성수기 6만원으로 기존 항공사의 70%선이다. 대신 기내서비스는 없다. 음료수는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한성항공은 승객이 몰리자 다음달 1∼3일 연휴에는 한 편을 더 늘려 운항할 계획이다. 한우봉 대표는 “11월에는 매일 두 차례 운항하는 김포∼제주 노선을 추가하고 내년쯤에는 비행기 한 대를 더 들여와 중국과 일본 등 가까운 국제선도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가항공사 잇따라 설립 제주에어는 내년 6월 운항을 시작한다.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한 이 항공사는 캐나다 봄바디어사로부터 74인승 터보프롭형 소형 항공기(Q-400) 한 대를 들여와 김포∼제주를 하루 10회 운항한다. 이어 내년 7월 김포∼김해와 김포∼양양, 같은해 10월 김해∼제주 구간을 운항한다. 오는 2008년엔 김포∼울진 노선도 운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봄바디어사에서 2007년까지 소형 항공기 5대를 할부로 들여온 뒤 이듬해 3대를 추가 구입한다. 올해 말부터 조종사 49명 등 230명의 직원을 채용한다. 항공료는 한성항공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70%를 받을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애경그룹에서 200억원을 더 출자한다.”면서 “제주∼김포는 흑자노선으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사업자들이 모두 55억원을 출자, 가칭 ‘전북항공’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 등 자치단체들도 투자자를 찾는 등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이 항공사는 지난 7월26일 발기식과 함께 사무실을 마련한 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는 중이다. 경북에서도 민간사업자들이 저가항공사를 설립하기 위해 도에 50억원의 출자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행정적인 편의는 봐줄 수 있지만 자본이 불확실한 회사에 투자하는 건 어려워 거절했다.”고 밝혔다. ●엇갈리는 전망 지방 항공사는 요금이 싸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항공사에 비해 뒤져 고급 기내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이 적응할지는 좀더 지켜 봐야 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인식에다 안전성에 의심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러나 국내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1시간 안팎에 불과, 비행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런 점이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허희영 교수는 “저가항공은 중국과 일본의 저가항공 시장 침입을 방어하고 통일에 대비해 필요하다.”면서 “국내시장이 저가항공사에 충분한 규모는 아닌 만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면 정착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전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도 중국과 일본시장에서 저가항공편을 취항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안전성 큰 문제 없을 것” 전문가들, 몸체작아 난기류·소음엔 취약 “항공기가 대형이든 소형이든 안전성에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김칠영 교수는 “이는 비행기가 모두 국제기준에 맞게 제작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성항공이 도입한 터보프롭형 비행기에 대해 ‘제트 엔진이 고장나면 프로펠러를 이용해 착륙, 더 안전하다.’는 소문과 관련, 김 교수는 “엔진 자체가 꺼지면 프로펠로도 멈춰 기존 항공기와 똑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항공기는 엔진이 고장나도 일정하게 활공이 가능한데 작은 비행기가 더 많이 날 수 있다.”며 장점을 들었다. 대형 항공기는 가스를 압축한 뒤 분사시켜 나가는 제트엔진을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소형 항공기들은 제트엔진에 프로펠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대학 기계공학과 이수용 교수도 “항공기는 무게와 날개 크기가 활공거리를 좌우하는데 소형 비행기는 자체 무게가 비교적 가볍고 탑승객이 적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거들었다. 이 교수는 “프로펠러를 달면 추진하는데 연료가 덜 들고 이착륙 거리가 짧아져 단거리 비행시 더 경제적이어서 국내선의 경우 프로펠러를 장착한 비행기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항공법은 운송항공기의 경우 모두 쌍발엔진이 달린 비행기를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대형기는 4쌍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엔진 한 쌍이 고장나도 나머지 엔진이 가동돼 안전성이 한층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소형 항공기는 몸체가 작아 난기류에 더 쉽게 흔들리고 제작비를 덜 들여 소음에는 취약한 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보잉사에 여객기를 의뢰할 때 엔진을 선택해 달도록 하고 있다. 회사 정비시스템 등에 맞는 엔진을 요구하는 것이다. 엔진은 보잉사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 영국 롤스로이스사 등에서 만든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월드이슈] “그래도 싸니까…” 안전우려 불구 저가항공 인기

    저가 항공사는 자동차 요금으로 미국내 소도시를 오간다는 전략으로 1971년 출범한 사우스웨스트가 시초다. 보잉 737기 한 가지 기종만으로 500마일 이내의 수익성 좋은 항로만 운항한 사우스웨스트는 미국 4위의 항공사로 성장했다. 저가 항공사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현재 60여개 항공사가 영업 중인 유럽. 유럽 최초의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1985년 아일랜드와 런던을 오가는 15좌석의 여객기로 시작했다. 라이언에어 좌석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면 런던에서 로마까지 0.05파운드(92원)란 눈이 튀어나올 만한 초저가 운임이 눈길을 끈다. 물론 이 가격은 최대 14.7파운드의 세금이 제외된 것이며, 날짜나 시간별로 운임은 천양지차다. 저가 항공사는 대부분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으며, 일찍 예약할수록 요금은 싸진다. 유명하고 큰 국제공항보다 변두리의 작은 공항을 오간다. 치마 대신 주로 간편한 바지를 입은 스튜어디스들이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돈을 받고 판매한다. 아시아에서도 지난 1988년 설립된 일본의 잘 익스프레스 이후 태국의 타이거항공과 노크항공,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 등 20여개의 저가 항공사가 영업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출범했다. 1998년 이후 발생한 대형 항공사고는 2001년 12월 아메리칸항공의 A-300기 추락,2000년 7월 에어프랑스의 콩코드 여객기 충돌 등을 제외하면 아프리카, 러시아, 이란, 터키, 이집트, 남미, 중국 등의 항공사에서 발생한 것들이다. 저가 항공사가 전세계 항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좌석수 기준으로 지난해 약 15%였다. 사우스웨스트나 라이언에어, 이지젯이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자 신생 저가 항공사들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사고를 일으킨 콜롬비아의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이나 키프로스의 헬리오스 항공처럼 정비가 불량해 조종사가 불평할 지경이라든지 20년 이상된 구형 여객기를 운항해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31일 본격운항 앞둔 저가항공기 시승기 ”

    “시험비행 이륙을 시작합니다.” 26일 오전 9시 정각.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기장의 안내방송이 끝나자 ATR72기의 프로펠러가 ‘부르릉’ 하는 굉음을 내며 세차게 아침공기를 갈랐다. 길이 1.7m에 이르는 좌우 각 1개의 프로펠러에 가속이 붙자 동체가 미끄러지듯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오는 31일 청주∼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국내에 저가항공 시대를 여는 한성항공의 ATR72기가 이날 시험비행에 들어갔다. 지상 활주거리가 짧은 터보프롭기의 특성 때문에 20t 무게의 동체는 바람을 타고 가볍게 날아오르는 느낌이었다.ATR72 기종은 제트 엔진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터보프롭형 항공기다. 탑승 인원은 최대 66명으로 국내 취항기종 중 가장 적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소형 기종은 보잉737-800과 737-500으로 각각 탑승인원이 164명과 130명이다. ●프로펠러쪽 소음 ‘단점´ 비행기가 작아서인지 구름층을 뚫고 상승하는 동안 동체의 흔들림이 생각보다 심했다. 난기류를 피하기 위해 비행기가 방향을 바꿀 때에는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까지 느껴졌다. 승무원은 “기류에 따른 흔들림을 쉽게 느끼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터보프롭 비행기가 제트기보다 안전하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통설”이라고 했다. 대화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프로펠러와 가까운 동체 중앙부 창가 쪽은 소음이 꽤 컸다. 이륙 후 10여분이 지나자 지상 5500m 상공에서 비행기는 시속 430㎞를 유지하며 안정운항에 들어갔다. 제트 비행기는 시속 700∼800㎞ 정도다. 안에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대형 제트기보다 훨씬 나았다. 제트기와 달리 날개가 기체 윗부분에 달려있고 비행고도도 낮아 모든 좌석에서 외부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압과 속도 등을 고려한 터보프롭기의 적정고도는 상공 4300∼5500m지만 제트기는 6700∼7600m로 크게 차이난다. 비즈니스석과 일반석의 구분은 없지만 좌석의 폭은 전체적으로 약 80㎝로 기존 항공기보다 다소 넓다. 승무원들은 “굳이 따지자면 탑승시간이 빠르고 소음도 덜한 뒤쪽이 좋은 자리”라면서 “민감한 사람들은 소음이 비교적 큰 편인 창가 쪽 8,9열은 피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조종사를 제외한 전체 승무원 3명이 객실 서비스를 담당한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마술공연을 해 눈길을 끌었다. ●기내식 없지만 마술공연 이채 저가 항공사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기존 항공사의 70%대에 불과한 저렴한 요금이다. 청주∼제주 노선 요금은 편도에 평일 4만 5000원, 주말 5만 2000원이다. 성수기 때는 6만원이다. 기존 항공사들의 청주∼제주 성수기 요금은 8만 2000원이다. 항공사측은 유류비가 적게 들어 항공료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잉 747 점보기가 계류장에서 10분을 대기할 때 소요되는 기름의 양만으로도 ATR72는 최대 중량인 상태에서 김포∼제주를 왕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제주 구간 왕복 기름값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르더라도 60만∼70만원이면 가능하다. 이륙 후 1시간 10여분 만에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제트 여객기보다는 운항 시간이 조금 더 길었다. 한성항공측은 “시험운항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들의 앞날이 반드시 밝지만은 않다. 기존 항공사들의 국내 노선이 대부분 만성적자에 빠져 있는 등 국내선 영업환경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글 청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저가항공사 구형비행기 주의보

    저가항공사 구형비행기 주의보

    추락한 여객기에서 살아 남는 것은 드라마 ‘로스트’에서나 가능한 일이다.14일 키프로스 여객기에 이어 16일 콜롬비아 여객기도 추락하면서 올 8월에만 모두 4건의 항공기 사고로 297명이 사망했다.433명이 숨진 2002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악의 항공사고의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16일 탑승객 160명이 전원 사망한 콜롬비아 여객기 MD-82를 운항한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로 최근에도 항공 사고가 있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북콜롬비아와 캐리비안 지역에서 전세기를 운항하는 회사다. 지난 3월에도 프로펠러기가 이륙 도중 추락해 6명의 승객과 2명의 조종사가 사망했으나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콜롬비아 항공 당국은 3개월전 웨스트 캐리비안 항공에 대한 감사에서 조종사 훈련 부족으로 인한 기록 미비 등 14건의 규정 위반을 적발,4만 6000달러의 벌금을 물렸다. 이 항공사는 지난해 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5월부터는 항공 당국이 재정문제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항공 전문가 마크 웰시는 콜롬비아 여객기 사고 원인에 대해 “항공기에서 두대의 엔진이 모두 고장나는 건 매우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며 “오염된 연료나 정비 불량 때문일 것”이라고 BBC를 통해 밝혔다. 14일 탑승객 121명 전원이 사망한 헬리오스 항공의 키프로스 보잉 737 여객기의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검시 결과, 추락 당시 일부 승객이 살아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헬리오스 항공은 1999년 설립된 키프로스의 유일한 민간 항공사다. 검시관은 승객 26명의 검시 결과, 이들은 비행기가 추락할 당시 살아있었으며 복합적인 신체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수도 말라보에서 에쿠아테르 항공의 여객기가 60명을 태운 채 이륙하다 추락, 전원이 사망했다. 에쿠아테르 항공은 옛소련 여객기 2대만을 운항하던 초소형 항공사다. 최근의 잇단 항공기 사고 원인이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신생 저가 항공사들로 보유 항공기가 구형인데다 그것도 몇대 안된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제경제플러스] 슈퍼마켓서 열차·항공권 할인경쟁

    |베를린 연합|독일 독점 철도회사 ‘도이체반’과 저가항공사의 대표주자인 ‘에어베를린’이 슈퍼마켓을 무대로 치열한 할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공영 ARD방송 등에 따르면 에어베를린은 오는 30일부터 슈퍼마켓 체인점 ‘페니’의 2000여개 매장에서 항공권 1장을 29유로(약 4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이 항공권은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부다페스트, 런던, 마드리드, 밀라노, 로마, 빈, 취리히 등의 노선을 이달 30일부터 9월까지 예약해 11월1일부터 12월18일 사이에 이용할 수 있다.이 항공권은 인터넷과 여행사 특별판매 평균가격 79유로에 비해서도 50유로나 싼 것이다. 지난달에는 도이체반이 슈퍼마켓에서 할인승차권을 팔았다.
  • 지구촌 항공료 저가경쟁

    “마카오에서 싱가포르까지의 항공요금이 6000원, 태국 방콕에서 중국 남서부까지는 2만원.” 이 정도면 고속버스나 기차보다 비행기를 타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지금 세계는 저가항공의 열기로 가득하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항공요금 인하 전쟁이 시작됐다. 우리도 늦었지만 제주를 4만∼5만원대에 갈 수 있는 저가항공사가 등장했다. ●동남아는 지금 가격전쟁중 싱가포르항공 계열사인 타이거항공은 28일부터 4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7∼10월에 사용할 수 있는 마카오발 싱가포르행 항공권을 45홍콩달러(6000원)에 판다. 공항세 100홍콩달러(1만 3000원)를 포함하면 편도 2만원선이다. 타이거항공은 2003년 유럽의 대표적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와 합작해 설립됐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불필요한 서비스를 없애고 싼 가격만으로 미국 4위의 항공사로 성장한 것을 벤치마킹했다. 타이거항공은 당초 홍콩에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대형 항공사들의 견제가 심한데다 홍콩국제공항이 번잡해 마카오로 방향을 틀었다. 대신 파격적인 6000원대의 티켓을 내놓았다. 지난해 싱가포르의 첫 저가항공사인 발루에어와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이 비슷한 거리의 싱가포르∼홍콩 노선을 놓고 전쟁을 벌일 당시의 요금 15만원선에 비하면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타이거항공은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루에어와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방콕∼싱가포르 노선을 두고 전쟁을 벌여 10만원이 넘던 항공요금을 4만원까지 떨어뜨렸다. ●저가항공 설립과 취항 붐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지난해 비상이 걸렸다. 신생사인 저가항공사 버진블루의 좌석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반면 콴타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제오프 딕슨 콴타스 회장은 결국 저가항공사인 제트스타를 신설,8만원 미만의 호주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노선도 저가로 재개하기로 했다. 2001년 설립된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는 방콕에서 중국 남서부 쿤밍까지의 편도 요금을 20달러로 책정했다.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저가정책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충칭, 청두, 하이난섬, 광저우 등 중국내 노선을 늘릴 생각이다. 타이항공은 저가항공사인 ‘녹에어’를 새로 설립했고 중국 당국도 기존 항공사보다 20% 싼 티켓을 제공하는 잉롄항공의 영업신청에 예비허가를 내줬다.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손잡은 제주에어와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한성항공도 저가항공사 설립의 세계적 추세를 반영했다. 미국에서도 인디펜던스항공이 지난해 6월부터 영업을 시작, 동부지역을 5만원에서 11만원대에 운항하고 있다. ●서비스보다 가격이 우선 저가항공사들은 대부분 티켓을 인터넷으로 팔고 기내식을 제한한다. 베개 제공 같은 서비스도 없고 기내 헤드폰은 유료로 빌려준다. 그래도 소비자들은 싼 티켓을 찾는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같은 전략으로 32년간 흑자행진을 계속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제트블루는 고급서비스를 함께 지향, 저가항공사 내에서도 다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은 91년 4%에서 내년에 40%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 이외에 에어트란(애틀랜타), 스피리트항공(플로리다), 프런티어항공(덴버), 아메리카웨스트(피닉스) 등이 지역별로 거점을 두고 영업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라이언에어와 이지제트 등이 70% 정도 싼 요금으로 기존 대형항공사 시장을 잠식, 시장점유율이 2003년 10% 미만에서 올해 20%를 넘을 전망이다. 독일에만 15개의 저가항공사가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월드이슈-세계 관광지도 바뀐다] 저가항공사 ‘가격파괴’ 출혈경쟁

    국제 항공업계가 저가 항공사들이 주도하는 ‘가격파괴 시대’를 맞고 있다.미국 9·11테러 이후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악의 불황을 경험한 국제 항공업계에 기내 무료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항공료를 30% 이상 대폭 내린 저가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전략으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와 중동 등에서도 저가 항공사들이 앞다퉈 설립되며 가격파괴를 넘어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저가 항공시장은 사우스웨스트,제트블루,에어트랜,아메리카 웨스트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다른 기존 대형 항공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네브래스카대학 항공연구소장인 브렌트 보웬 교수는 최근 발표한 분석보고서에서 저가 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91년 4%에서 현재 항공여객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며 2006년에는 4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유럽지역 저가항공 이용객은 지난해 4700만명보다 70% 급증한 8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유럽저가항공연합(ELFAA)은 예상했다.저가항공사의 신설 노선 개설 등에 힘입어 전체 유럽 노선중 저가 항공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18%에 이른다.현재 유럽에서는 67개의 저가 항공사들이 운영 중이며 저가 항공사의 고속 성장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지난 2002년 말레이시아의 에어 아시아가 저가 항공시장에 뛰어든 뒤 현재 태국·인도·싱가포르의 10여개 경쟁사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중국도 싱가포르 항공장비 공급업체와 저가 항공사가 합작설립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든다.이들은 대부분 중소형 여객기를 4∼5시간 걸리는 아시아국가 도시들에 중복 취항시키면서 가격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들의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인하 정책은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한정된 시장에 업체들이 난립하고 가격경쟁이 치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특히 고유가로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 이들 저가 항공사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저가 항공사간 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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