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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관군 경계태세 강화 역점/북 도발 대비 정부의 전략·전술

    ◎“평화보장 최우선” 대북정책 재점검/장사포­탄도 역계산 포진지 완벽 격파/AN2기­저탐레이더 가동 침투 무력화 황장엽씨가 밝힌 북한의 전쟁준비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다.국민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 졌다.그러나 우리 정부와 정보당국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은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국민들의 안보의식 고취,정부의 대북경계태세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모든 대북정책을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정부는 계속되고 있는 대북식량지원 등 민간차원의 남북접촉과 경협,또 앞으로 진행될 4자회담 등 당국간의 대화도 확고한 평화유지 보장이라는 틀내에서 진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국제무대에서의 외교활동과 대북접촉 등에서 북한의 전쟁무기 감축 및 후방배치,핵투명성 보장 등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정부차원의 대북식량지원도 북한의 호전성을 줄이는 방향과 연계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이와함께 민·관·군 차원의 대북경계태세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방부는 황씨가 밝힌 북한의 전쟁시나리오는 이미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수준으로 대비태세를 이미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를 계기로 ‘전쟁도발 대비 종합 점검단’을 구성하는 등 대북경계상황을 재점검키로 했다. 97년에 발간된 국방백서는 북한이 전면전을 도발할 경우 선제기습 속전속결 정규전과 비정규전의 배합을 기본전략으로 하여 전후방지역에서 동시작전을 전개함으로써 한반도 전지역을 최단기간내에 점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국방부는 북한의 선제기습은 5∼6분내 수도권지역을 잿더미로 만드는 것으로 이는 휴전선 일대에 배치된 사정거리 54∼65㎞의 북한의 장사정포를 사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에 대비해 우리나라는 장사정포에 대한 전방에서 후방까지 배치한 대포병레이더(ANTPQ)를 통해 적의 진지를 정확하게 폭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날아오는 탄도를 역으로 계산해 포진지를 완벽히 격파한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더라도 장사정포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대포병레이더를 통한 선제방어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또 북한이 함경도 선덕 등 5곳에배치한 저고도 헬기인 AN­2기 역시 비행축선을 기준으로 경보체계가 가동돼 미연에 우리측의 저탐레이더에 걸려 후방침투를 초기에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이 주력부대인 특수전부대 10만명을 투입할 경우 AN­2기와 지상을 이용해 후방으로 침투시킬 것으로 국방부는 분석하고 있다.
  • 호국보훈을 생각한다(사설)

    또다시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았다.그 6월 아침 동족의 뒷덜미에 비수를 들이대는 불의의 남침으로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죽음속을 헤맬때 맨손으로 그들과 맞서다 사라진 호국의 영령들.자유의 사도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다 월남땅에서 산화한 영령들.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하여 이국의 하늘아래서 독립운동의 시련을 감내하다 해방된 조국의 모습조차 못본채 한많은 세상을 떠난 분들.그분들을 생각하며 머리숙이는 달이다. 지난 반세기를 우리는 실로 험난과 영광이 함께한 기적으로 살아왔다.동족의 가슴에 총구를 들이대고 초토화시킨 잿더미에서 일어나 원화의 자존심을 자부심 삼아 세계를 누비는 우리가 되었다.굶주림을 못견뎌 남부여대한 인민이 국경선으로,풍랑의 바다로 무모한 탈출극을 벌이는 북쪽의 오늘을 생각하면 우리의 오늘은 더욱 대견하고 소중하다.우리의 성장은 북쪽 동포들의 어려움까지를 함께 감당하고 통일의 길을 갈수 있도록 현명하고 영특하게 만들어진 삶의 결실이다. 그렇게 빛나는 반세기를 보내온 우리지만 지금은 혼란과 갈등으로 한치앞을 점칠수 없는 세월을 맞고 있다.한걸음만 잘 내디디면 선진의 반열에 들어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시점에서 산적한 과제를 내팽개치고 소모적인 정쟁에 결박당한채 헤매고 있다. 그런 일들이 급하게 달려오는 길목에서 피치못하게 쌓여온 퇴적물들의 결과임을 우리도 안다.지난날들에서 길어올린 경험의 샘물을 미래를 위한 수원으로 개발할 수 없는 민족은 번영할수 없다.그러므로 오늘의 혼미도 우리의 미래를 위한 자원임을 믿는다.선열들의 구국하던 마음을 돌아보며 나라위해 반성하고 마음 가다듬는 일은 지금의 우리에게 긴요한 일이다.호국을 생각하며 떠도실 영령들의 한을 되새기며 그분들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그 후손들의 오늘도 되짚어 본다.보다 좋은 나라만들기만이 보훈의 뜻에 합당한 일임을 깨달으며 6월의 아침을 맞는다.
  •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

    ◎경제 살리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앞장을/물가안정 통해 서민의 가계 보호에 최선 우리들의 피와 땀,그리고 눈물로 쌓아올린 경제의 공든탑이 지금 무너지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 경제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국민 모두가 경제의 어려움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정부·여당은 경제가 이렇게 된데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정치인들도 자성할 때라고 생각합니다.지금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일에 모든 힘을 합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여야는 최근의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과 국민 모두의 협조와 동참,그리고 어떠한 고통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민족의 저력과 지혜를 다시 발휘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능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국민 모두가 다시 떨쳐 일어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회생을 위해 땀과 정성을 모은다면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앞장 서겠습니다.먼저 금년 정부예산에서 2조원을 삭감하고 소비를 줄이며 근검절약을 솔선수범 하겠습니다.물가안정을 통하여 서민의 가계를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도 사치와 낭비를 억제하고 저축운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기업인들은 불요불급한 경비를 줄이고 경영쇄신에 앞장서며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특히,산업활동의 주역인 근로자들은 당면한 어려움을 헤아려 품질향상과 생산성 제고에 땀을 쏟아 주시기 바랍니다.지금 전국의 사업장에서 번지고 있는 노사화합의 분위기는 국민에게 경제회생의 서광을 비쳐주고 있습니다. 근로자와 기업인들은 노사화합과 협력만이 경제난 극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아래 「노사화합선언」과 「노사 한마음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이러한 정신과 실천운동이 우리경제를 되살리는데 큰 힘이 되리라 믿으며 국민 모두가 경제난극복의 주역이 되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여야는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경제난과 위기가 본질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만연된 불신풍조와 이로 인한 민심의 동요에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따라서 이같은 불신을 해소하고 한보사태를 비롯한 현안에 관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줌으로써 신뢰가 회복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데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불사조처럼 일어났으며 지금보다 더한 위기도 잘 극복해 왔습니다.지금은 이 난국을 우리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온 국민의 결집된 의지와 용기가 매우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여야를 초월하여 힘을 합치겠습니다.나라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에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이고 애국적인 동참을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 사하라사막 북단 튀니지 수스(세계 문화유산 순례:27)

    ◎북아에 꽃피운 7∼9세기 이슬람문화/가베스만 인접 비옥한 땅… 「사헬의 진주」 애칭/이슬람 4대성지… 성채 수도원 곳곳에/나도르·미나렛 등 그림같은 종탑 우뚝 광대한 사하라사막의 북단 튀니지의 지중해쪽 해안을 따라 여행하면 해안도로 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나무숲들을 보게 된다.올리브 열매는 북아프리카인들의 식단에 오르는 귀중한 요리의 재료이면서 또한 튀니지의 주요 수출품목이다.함마메트만에서 시작해 남으로 가베스만에 이르는 해안에 접한 비옥한 땅을 튀니지인들은 「사헬」지대라고 부른다.해안에는 원유도 생산된다. 수스는 바로 「사헬의 진주」로 불리는 곳이다.넓은 올리브 과수원들.지중해의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점점이 늘어선 눈처럼 하얀 집들.그러나 수스가 「사헬의 진주」로 통하는 진짜 이유는 이런 아름다운 풍광 못지않게 이곳에 남아있는 풍부한 역사유물들 때문이다.수스뿐아니라 사헬지역 전체가 거대한 유물의 창고이다.아랍인들이 북아프리카에 건설한 최초의 도시로 이슬람의 4대 성지인 카이로우안,이집트를정복했던 파티마왕조의 탄생지인 마흐디아 등이 바로 이 사헬에 위치하고있다. 수스의 역사는 무려 2천 800여년에 이른다.기원전 9세기 지중해 일대해상로를 주름잡던 페니키아 선원들이 해상무역지의 거점으로 도시를 만든 이래 이후 로마,반달인,회교도,터키인 등 온갖 외침을 거치며 도시 이름만 5차례나 바뀌었다고 한다.이곳을 하드루메트라고 불렀던 페니키아인들은 카르타고를 세우기 2세기 전 무역중심지를 이곳에 건설했다.로마와 제2차 포에니전쟁을 이끌었던 카르타고의 한니발장군은 전쟁 막바지에 이곳에 진지를 구축해 전략거점으로 이용했다.7세기 회교도들에게 정복되기 전까지 수세기 동안 이곳은 로마인들의 수중에 들어있었다.7세기 회교도들과 비잔틴사이의 전투로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이런 거듭된 환란이 이곳을 유물의 보고로 만들었다. 유네스코는 1988년 수스의 구시가인 메디나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메디나는 이곳에 진출한 회교도들의 생활중심지였다.항구옆 광장의 울퉁불퉁한 돌로 포장된 넓은 산책로 오른편으로 9세기에세워진 이슬람 대사원이서있다.사원의 안마당은 장식이 없이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 나즈막한 기둥들로 이루어진 아치문이 줄이은 전형적인 이슬람사원이다.대사원의 성벽을 따라 미로 속같은 메디나의 좁은 길들을 걷다보면 한어귀에서 확트인 마당이 나타나며 8세기말의 성채인 리바트 수도원을 만난다.수스에서도 가장 귀중한 유물로 손꼽히는 곳이다.왜적에 맞서싸운 우리 불교승려들처럼 이슬람교도들이 외침에 맞서 싸우기 위해 만들어낸 독특한 성채 수도원이 원형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이슬람교도들은 당시 비잔틴 함대를 막기 위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모로코의 세우타에 이르는 해안 방어선을 따라 이같은 성채 수도원을 곳곳에 세웠다.리바트라는 이름도 적에 맞서 도시를 지켰던 신심깊은 전사들인 「무라비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성채는 단순함으로 인해 더욱 견고한 인상을 주는 4각의 돌성벽으로 둘러싸여있다.높고 좁다란 출입문 좌우는 이 도시의 험란한 과거사를 증명하듯 로마인들이 남긴 2개의 돌기둥을 이용해 만들었다.출입문을 들어서면 확트인 장방형 안마당이 나오고 주변은 작은 방들이 들어찬 회랑으로 둘러싸여있다.이 안마당은 주민들의 피난처로 쓰였다고 한다.평화시 전사 승려들은 이 방에서 알라신의 가르침을 익혔다.방은 가로세로 3m의 벽에 아치형 천정을 가졌다.안마당은 돌을 깍아 포장했는데 한가운데를 낮게 만들어 비가오면 이곳의 배수구를 통해 지하 저수조로 흘러들게 했다.비상시를 대비해 만든 것이다. 2층 회랑의 벽은 두께가 2m나 돼 왠만한 포격에도 견딜수있게 만들었다.성벽 4귀퉁이에는 높다란 망루가 세워졌고 성벽위에는 사대들이 촘촘히 만들어져있다.적이 쳐들어오면 이 사대에서 총과 화살을 퍼붓고 펄펄 끓는 기름도 쏟아부었다고 한다.성벽 한쪽 귀퉁이 항구쪽의 망루안으로 들어가 컴컴한 75개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망루이면서 회교사원의 종탑인 「나도르」에 도달한다.이 곳에서는 메디나 전체와 눈부시게 푸른 지중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망루에서 바라보는 항구쪽 모습은 수스가 천혜의 항구임을 한눈에 보여준다.둥근 만이 유난히 도시쪽으로 깊숙히 들어와있어 화물선이 도시 중심부까지 접안할 수 있도록 돼있다.성벽 곳곳에 붙어있는 정박용 쇠고리들은 옛날 항구가 메디나에 더 가까이 있었음을 짐작케한다.항구에서 메디나에 이르는 길지않은 보도를 따라서는 싸고 싱싱한 생선 요리집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리바트 성채를 나와 주출입문 반대편 골목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미나렛(이슬람 사원의 종탑)을 만난다.4층짜리 미나렛의 3층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타일조각들 사이로 기도시간을 알리는 확성기 하나가 삐죽이 내걸려있다.빼놓을수 없는 곳중의 하나는 메디나의 남서쪽에 있는 성채 카스바.9세기에 세워진 건물로 지금은 시립박물관이 들어서있다.2­3세기경 풍요로왔던 로마인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로마 모자이크 조각 유물들이 인근에서 발굴돼 한곳에 모아져있다.바다의 신,승리에 도취해 춤추는 박커스신,아폴로,뮤즈신,화장을 하는 비너스,야생동물을 달래는 오르페우스의 초상,물고기와 과일 등… 북쪽 해안은 완만한 해안선을 따라 하얀 지중해식 휴양지 건물들이 모여있는 관광지대이다.엘 칸타위의 요트항까지 이어진 이 스페인 양식의 건물들은 수스의 메디나에 남아있는 문화유산들 못지 않게 튀니지인들이 자랑하는 우아한 건축물들이다. ◎여행가이드/튀니스서 관광버스로 「총알택시」 이용은 위험 수도 튀니지아까지는 유럽 대도시 공항에서 쉽게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지방도시의 교통·숙박시설등 편의시설은 미비한 편.숙박은 튀니지아에서 하는게 좋고 호텔에서 관광버스편을 이용하면 당일코스로 수스왕복이 가능하다.편도에 2시간 정도 소요.현지인들은 튀니지아­수스를 왕복하는 「총알택시」를 주로 이용한다.봉고차 같은데 10여명씩 태워서는 쏜살같이 다니는데 위험하니 여행객들은 타지 않는 게 좋다.지중해변을 따라 만들어진 지방의 고급휴양시설에서 숙박하면 요금은 비싸지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튀니지아에서는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카르타고의 로마유적지가 볼만하다.
  • 전국 곳곳서 산불/겨울가뭄속/이틀새 10건… 120㏊ 소실

    【전국 종합】 35일째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0·21일 이틀간 전국에서 1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120여㏊의 임야를 태우고 일부는 계속 번지고 있다. 21일 하오 1시쯤 경남 거제시 거제면 서정리 계룡산에서 원인모를 불이 나 소나무와 잡목 등 임야 20여㏊를 태우고 산능선을 따라 인근 신현읍 용산리까지 번지고 있다. 불이 나자 시 공무원과 소방대원 등 450여명과 헬기 5대,소방차 9대 등이 동원돼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에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하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우곡리 고불봉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산제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각각 20㏊와 10㏊의 임야를 태우고 21일 하오 5시 전후로 불길이 잡혀가고 있다. 21일 낮 12시 10분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군 사격장에서 불이 나 인근 야산으로 번져 임야 2㏊를 태우고 4시간만인 하오 4시쯤 진화됐다. 또 이날 상오 5시 30분쯤에는 부산시 수영구 광안4동 금련산 청소년수련소 부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임야 20여㏊를 태우고 이날 하오 4시 40분쯤 진화되는 등 20·21일 부산에서만 3건의 산불이 발생해 임야 80㏊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 산불 조심(외언내언)

    우리는 해마다 엄청난 산불피해를 보고 있다.지난해의 산불피해면적은 5천368㏊.서울 남산만한 크기의 숲이 18개나 불에타 잿더미가 됐다.올들어서도 지난 14일 현재 61건의 산불이 발생,151㏊의 숲이 사라졌다.많은 묘목을 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귀중한 산림자원을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 15일부터 5월31일까지를 「산불예방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이기간동안 전국 18개 국립공원 213개 등산로 가운데 121곳의 출입을 통제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이 조치에 불만을 터뜨리는 등산객도 많겠지만 우리의 산림자원을 우리 스스로 보호한다는 뜻에서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산은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바싹 메말라 있다.기상청은 봄철에도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강원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건조주의보를 발령했다.지난해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나뭇가지가 어깨를 비비고 있는 요즘 산자락에 작은 불씨만 떨어져도 불길은 순식간에 산전체로 번지게 마련이다.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등산·행락·성묘객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난 산불이 48%나 된다.90년부터 5년동안 경찰청이 살펴본 산불발생원인도 등산객실화 47%,논·밭두렁실화 23%,어린이불장난 5% 등으로 나타났다.한마디로 기초질서 위반이 산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의 산행질서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효율적인 진화대책 마련도 시급하다.산불이 일어났을때 조기진화할 수 있는 전문요원을 대폭 늘려야 하고 헬리콥터와 동력펌프 등 장비현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선진외국과 같이 산불전문소방대의 창설도 검토 해야 한다. 산림은 우리 모두의 귀중한 자산이다.이자산을 잿더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북 노세대 불안… 추가망명 예상/미·일 전문가 진단

    ◎경제난 속 정치위기… 김정일 주석취임 서둘듯/황은 미·군 권력서 소외… 급속 체제붕괴 없을것 일본과 미국의 한반도 및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황장엽서기의 망명이 북한내부에 심리적,정치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올 것이며 이에따라 남북한 관계도 당분간 경색관계를 면치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오코노기 마사오(소차목정부. 게이오대 교수)=북한은 감정적 반발을 보일 것이다.성혜림사건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4자회담 공동설명회는 열기 어려워질 것이다.남북관계가 나빠지면 북·미 관계도 어려워지고 북·일 관계도 당분간 움직이기 어렵다.국제기구를 통한 식량원조는 그대로 이뤄지겠지만 양자간 협의에 의한 지원은 어려워지지 않을까. 북한은 지금까지 경제위기였다.이제 정치위기가 시작됐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북한은 그럴수록 김정일비서의 최고지위 취임을 강행할 것이다.취임 못하면 체제 붕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80년대 말부터 생명체론,고난의 행군론,붉은기사상 등으로 본래의 주체사상과 멀어져 왔다.황장엽이 이데올로기적인 역할을 한 것은 80년대 초까지다.그는 일본 방문기간동안 붉은기 사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황장엽씨가 관여했다면 대답했을텐데 아마도 새로운 사상정립작업으로부터는 제외,고립됐던 것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고마키 테루오(소목휘부 아시아경제연구소 연구주간)=80년대 권력 후계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주체사상이 수령론으로,다시 붉은기사상으로 바뀌어 왔다.황장엽은 학문적 입장에서 「이상해졌다」라고 느꼈을 것이다.황은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수정주의라고 말하던 중국의 개혁에 지지 평가하는 입장을 보였다.그는 최근 무엇인가 고립화돼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황이 당과 군에 권력을 갖고 있던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망명으로 당장 북한의 체제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데올로기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는 국내 당 서열보다 국제적인 지명도는 높은 인물이다.외국에서 보면 그 정도 되는 사람까지 망명한다고 생각돼 북한에 대한 평가가 매우 떨어질 것이다.또 해외의 한민족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다.〈도쿄=강석진 특파원〉 ▷미국◁ ▲진 커크패트릭(전 미국유엔대사·AEI공공정책연구소)=북한 고위층의 주중 한국대사관 망명은 북한 정권이 빠져있는 난관과 곤경이 한층 심해지고 있다는 명확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려주는 단서임이 틀림없다.또 사회와 구성원 모두를 밀봉해 가둔채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통제하는 정권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역사의 전례를 상기시켜 준다. 북한 내부의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그 결과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을 강하게 내비쳐주고 있다.아무튼 북한은 여러가지가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윌리엄 테일러(미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북한 지도층 붕괴의 분수령이다.김일성을 따르던 70대의 혁명1세대와 김정일을 따르는 50대 신세대 사이에 이념차이에서 오는 권력 내부의 갈등으로 볼수 있다.김정일에게 권력이 넘어가면서 젊은 인사들을 대거 승진 기용했으며 황장엽 등 노세대에 대한 우대와 혜택이 경제난으로 사라졌다.따라서 노세대들의 미래는 불확실해졌고 이들 세대들은 앞으로 더많은 망명이 예상된다.북한은 이번 사태를 무마,관심을 돌리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전선 도발 가능성이 높다.미 행정부는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수 있는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 유럽배치 미사일의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 황장엽 망명­자필서신 요약

    ◎“굶어죽는 북은 사회주의 아닌 봉건주의”/김부자 미신적 숭배 강요… 침공땐 남 잿더미로/학생소요·총파업 한심… 노동법개정은 잘한일/북 침략대응 군·안기부 강화­강력한 여당 필요 북한의 황장엽 당비서는 12일 망명을 신청하기 훨씬 전인 지난달 2일 그의 망명동기로 해석될 수 있는 자신의 심경을 담은 서신을 작성,함께 망명신청한 김덕홍을 통해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는 한 한국인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A4용지 13장 분량인 서신에서 황은 북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함께 남한에 대한 여러가지 견해를 밝히고 있다.다음은 월간조선이 입수해 공개한 황의 서신 요지이다. 남북간의 대립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봉건주의 사이의 대립이다.지금 북은 사회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인민들,노동자,농민들,지식인 등이 굶어죽는 사회가 어떻게 사회주의 사회로 될 수 있겠는가. ○운동권학생 어이없어 후계자(김정일)는 날 때부터 「광명성」으로 태어나 자기 아버지의 지위를 계승하기로 하늘이 결정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이들 부자를 신격화하기 위한 형용사가 모자라게 되자 자연현상까지 위대한 장군님과 결부시켜 신비화하고 있다.소련에서는 스탈린에 대한 개인숭배가 비판되고 그후 다른 사회주의 나라 등에서도 민주화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북은 반대로 개인에 대한 숭배를 절대화하고 이른바 수령에 대한 절대적 숭배를 요구하는 수령관을 당 건설과 모든 당 활동,모든 정책작성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소위 조직생활이 되는 것은 아침부터 수령을 찬양하고 수령께 충성을 맹세하는 것으로 일관되어 있다.남의 청년학생들이 북이 사회주의가 아니고 봉건주의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북에 대하여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의 인민들은 지금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양곡이 약 2백만t이 모자라는데 군량미는 무조건 내야한다 하니 농민들이 자기 식량으로 남겨놓은 몫에서 3개월분을 떼 군량미로 바치고 있다.무단결석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무자비한 탄압과 허위와 기만으로 충만된 암흑의 땅에서 인민들은 전전긍긍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위대한 장군님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하자면 남북간의 차이를 하늘과 땅 차이로 만들어야 한다.아마 남이 정치적으로 통일되고 경제적으로 인구 1인당에서 일본을 따라잡게 되면 평화통일이 실현될 것이다. 남의 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자면 정치적으로 안정되어야 했는데 지난 8월에는 대규모 학생소요가 일어났고 또 이번에는 노조에서 대규모적인 파업을 일으켜 경제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이며 가슴아픈 일인가.도탄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북의 애국주의적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 미련하기 짝이 없다.그러나 그들이 왜 그렇게 정치적으로 암둔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북의 마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고 청년학생을 비롯한 대중관리,대중장치를 소홀히 한 남의 정치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지 않을수 없다. 남조선의 정치가 이렇게 약해가지고서는 경제 발전속도를 높이고 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며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잘못하면 북의 독재자들,군국주의자들의 침략의 희생물로 될 우려까지 없지 않다. ○학생 무단결석 부지기수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우선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그 하나는 남을 불바다로 만들 기회만 노리고 있으며 남을 내부로부터 와해시켜 보려고 모든 힘을 다하고 있는 북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투쟁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군대를 강화하고 안기부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안기부를 군대와 같이 강화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안기부 성원들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그들의 사상이론수준과 기술실무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안기부일군 양성대학에 수재들을 받아들이고 안기부 일군들의 대우를 높이며 그들의 사회적권위를 높여주어야 할 것이다. 남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강력한 여당을 건설하는 것이 필요하다.여당의 정치수준이 높으면 각계각층을 통일 단결시킬수 있고 학생소요나 노동자들의 파업같은 것은 얼마든지 정치적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안기부법과 노동법을 개선하여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여당이 각계각층속에 들어가 정치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사업을 선행시켰더라면 이번과 같은 대중적 소요는 미연에 방지할수 있었을 것이다. 당면하여 남조선 정치를 바로잡기 위하여서는 강력한 여당을 건설하고 안기부를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두가지 문제를 기둥으로 틀어쥐고 힘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두가지 기본 문제를 해결하면서 북에 대하여 올바른 선택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①복지사회 건설 구호를 내놓고 남의 각계 각층을 단결시키는 정치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다.실업을 없애고 인민생활을 안정시키는데 필요한 사회시책을 실시하는데 큰힘을 돌린다.여당은이러한 정책의 정당성을 대중속에 들어가 널리 선전한다. ②대북정책 통일문제를 국가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도록 한다.북은 지금 식량난이 너무 심하고 경제가 마비상태에 있기 때문에 당장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전쟁준비를 첫자리에 놓고 모든 일을 꾸미고 있다.남이 아무리 경제를 발전시켜도 북의 침공을 받게 되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된다는 것을 전체국민이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잠수함사건이 일어나고 북이 보복하겠다고 떠들때 남의 정치상태가 호전되었었다.남의 정치인들 뿐아니라 기업가들,지식인들,노동자,농민들이 북의 침공의 위험성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야수를 앞에 두고 적수공권으로 서로 싸우고 있는 2중적으로 어리석은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외교로 북 고립시켜야 북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북의 비참한 생활형편,포악무도한 독재의 후과를 남측이나 미국 일본이 정확히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북은 미·일 관계를 생명같이 여기고 있다.북의 정책은 밖으로부터 자기 내막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안개가 낀 흐린 상태로 만들고 북의 인민들이 외부로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버리는 것이다. ③대외적으로 북을 최대한 고립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남측이 대국들과의 관계에서 더 겸손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보며 북의 고자세외교를 자꾸 조장시켜 더욱 고립시켜야 한다.
  • 문화유산 보존지혜/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나라에서는 올해를 「문화유산의 해」로 정하고 지난 1월21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국무총리를 위시해 문화계 등 각계 인사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선포식을 가졌다.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한 시기에는 우리말과 글을 없애고 심지어는 일본식 성과 이름으로 개명하도록 했다.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와 역사를 왜곡하거나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 우민화정책은 물론 전국에 분포한 우리 매장문화재를 약탈하고 파괴했다. 광복이 되고나서는 6·25전쟁으로 전국이 잿더미로 변하여 많은 문화유산이 수난을 당했다.그 뿐인가,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오직 잘 살겠다는 일념의 경제개발 우선정책으로 매장 문화유산은 날로 파괴·인멸되고 있지 않은가. 세계화는 자기 문화 바탕 위에 외국문화와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이지 세계 속에 동화되어 자기 문화를 잃는다면 그야말로 문화식민지가 될 것이다.문명한 나라일수록 자기 문화를 숭상하고 계승,발전시키는데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문화유산의 해」에 들어서자 들려오는 소식은 오히려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리저수지 갈대밭에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나 철새서식지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되었다는 소식에 이어,창원시에서는 2016년까지 주남리저수지 일대에 대규모 시가지를 조성하는 창원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해 환경부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연하지 않을수 없다.자연 생태계가 바로 우리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유산 아닌가.환경을 무시한 문화유산 보존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문화유산의 해」에 철새들의 낙원을 없애고 환경을 파괴해 후손들에게 문화 야만인이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다같이 지혜를 짜서 보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굄돌 필진이 바뀝니다◁ 2∼3월에는 박상우·송상용·송우혜·조유전씨가 맡습니다. ▲박상우(58)=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서울대 사학과 졸,미국 미네소타대 박사(농업경제학).행시 4회.농림수산부 차관 역임. ▲송상용(60)=한림대 사학과 교수·도서관장.한국과학사학회장.서울대 화학과·철학과 졸,미국 인디아나대 석사(과학사·과학철학).성균관대 교수 역임. ▲송우혜(50)=소설가.한국신학대 신학과 졸.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84년 중편 「남도행」으로 도의문화저작상 수상. ▲조유전(55)=국립민속박물관장.서울대 고고인류학과 졸,동아대 박사(고고학).경주고적발굴단장·청해진유적발굴조사단장 역임.「발굴 이야기」등 저서·논문 다수. 96년 12월∼97년 1월에 수고해 주신 김춘미·양태진·이건영·이영익씨께 감사드립니다.
  • 서울신물 박정현 특파원 파리 OECD 본부를 가다

    ◎연구팀만 200여개 “세계경제 산실”/26개 분야별 소위서 국제경기흐름 조율/모든회의 비공개… 서류마다 「비」자 일색/지하커피숍엔 각국외교관 등 「정보사냥꾼」 북적 파리시내 서쪽 앙드레 파스칼거리 2번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색창연한 본부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샤토 뮈에트(뮈에트성)이라고 불리는 구관과 비교적 신식인 별관건물이 맞이한다. 구관 건물부터 찾아들었다.방문객 접수창구에서 신분증을 내고 임시방문증을 받는다.OECD 대표부 직원이 아니면 회의에 참석하는 정부대표단도 매번 방문증을 받아야 한다.그만큼 2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한 OECD의 문턱은 높게 느껴진다. 건물입구에는 OECD라는 간판도 금방 눈에 띄지 않는다.주변에 주차된 외교관 번호판의 승용차들이 OECD 건물임을 말해준다.신분증을 받아 구관을 들어서면 넓은 뜰이 나오고 건물 입구를 쳐다보니 가로 1.5m,세로 1m 크기의 태극기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본부입구 태극기 펄럭 지난달 12일 이시영 주프랑스한국대사가 프랑스 외무성에가입서를 기탁하자마자 게양된 태극기다.한국이 OECD 회원국임을 대외에 알리는 가장 큰 상징이다.나머지 28개 회원국의 국기가 태극기와 함께 나부낀다.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실감케 했다. 샤토 뮈에트는 왕과 귀족들이 가까운 불로뉴숲에서 사냥을 하다 쉬던 「휴식처」.우여곡절을 겪은뒤 1차대전 직후 유태인 출신의 작가 로드 차일드가 인수한다.현관과 회의실 등에 진열된 그림 등 소장품들은 그가 진열한 거의 그대로이다. 차일드는 2차대전이 일어나자 나치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이 성을 프랑스 정부에 헌납했다고 한다.전쟁이 끝나고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고 프랑스 정부는 지난 49년 유럽경제협력기구(OEEC)가 설립되면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OEEC에 이 성을 넘겨줬다. OEEC의 손에 들어간뒤 61년 명의가 OECD로 개편되었으며 그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건물 1층에 있는 회의실은 4개.A∼D까지의 회의실이 있고 이 가운데 C회의실이 바로 매년 5월 각료들이 모여 각료이사회가 열리는 유명한 곳이다. 입구 왼쪽의 계단을따라 올라가자 도널드 존스턴 사무총장의 집무실과 사무국 직원들의 사무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구관을 나와 다시 앙드레 파스칼 거리를 건너 신관에 들어섰다.신관의 지하1층에 위치한 회의실은 9개.나머지는 모두 사무국의 사무실이다. ○사무국 직원 1천900명 구관의 회의실을 합해 모두 11개 회의실이 있지만 매일 열리는 7∼8개의 회의때문에 항상 북적댄다.지하의 커피숍은 회의 막간을 이용해 외교관이나 정부대표단이 정보를 교환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른 선진국 경제정책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각국 외교관과 정부관리들의 눈초리는 커피숍에서도 느껴진다. OECD는 부자들의 모임이라고들 한다.하지만 실제로 OECD를 방문해보면 OECD가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회의실이 부족해 파리시내 프랑스정부 소유의 건물로 자리를 옮겨 「더부살이」 회의를 여는 경우도 많다. OECD는 본부를 이전한다는 방침아래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영등포구 정도의 크기에다 건물 증개축이 엄격한 파리시내에서 넓은 부지에 번듯한 사무실을 찾기란 쉽지 않다.지난해 여름 한국이 가입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OECD 사무국 직원들은 한국이 하루라도 빨리 회원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국이 가입하면 예산이 늘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OECD예산은 약 2억6천만달러.이 가운데 1천900여명의 사무국직원들 인건비가 85%를 차지하고 있어 예산은 턱없이 모자란다.때문에 지난해 존스턴체제 출범이후 사무국 기구 축소와 기능정비 검토에 들어갔다.여느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인력감축바람이 서서히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비좁아 이전 모색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유럽국가들이 22개국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이는 OECD자체가 2차대전후 잿더미의 유럽의 재건을 위한 기구라는 뿌리에서 비롯된다.미국은 마셜플랜이라는 대규모 유럽원조를 했고 유럽 16개국이 원조자금의 배분 등을 논의했던 기구가 OEEC이다. OEEC는 유럽의 경제복구가 어느정도 달성되자 지난 61년 미국과 캐나다 등을 포함한 OECD로 확대 개편됐다.이제는 선진7개국(G7)정상회담의 사무국 역할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막후조정을 할 정도로 국제경제질서를 주무르는 최고의 국제경제기구로 떠올랐다.이런 기구에 가입해 회의에 참석한 우리 정부 관리들은 OECD가입이 백번 잘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본부가 파리에 소재하고 있어서인지,회원국이 유럽지역에 편중돼 있는 탓인지 유럽 텃세가 심하기로도 유명하다.한국의 가입협상때 아시아국가들은 지원사격을 많이 해준데 비해 유럽국가들은 꼬치꼬치 트집을 잡기도 했다.때문에 백인 기독교사회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회원국이 되려는 한국을 골탕먹이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최고기구 각료이사회 OECD의 회의 특징은 회원국간 비밀을 중시하고 웬만한 서류에는 「컨피덴셜(비밀)」이라고 찍혀 있다.지난 연말 투자보장협정(MAI)회의에 참석중 OECD건물에서 만난 한국의 한 외교관은 『한국이 정식 회원국이 아닐때 한 위원회의 회의에서 하루에 3번씩이나 쫓겨나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며 『회원국의 가장 큰 장점은 쫓겨나는 설움이 없이비밀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점』이라고 전했다.그만큼 비회원국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타적이라는 얘기다.회의의 또다른 특징은 「동료간 압력(Peer Pressure)」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회의에 참석한 외교관들의 말을 빌려 종합해보면 이렇다.A국의 경제정책이 잘못돼 B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치자.B국의 대표는 어느날 회의에서 『A국의 정책은 국제경제규범에 어긋난다』고 간접적으로 지적하면서 수정을 요구한다.그러고 나면 회원국들은 A국과 함께 토의를 거듭하면서 서로의 정책 조화를 도출해 나가는 점잖은 진행방식이다.이 과정에서 선진국들의 최신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OECD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는 이런 각료이사회와 함께 상주대표들이 참석하는 일반이사회가 있다.사무총장을 의장으로 하는 일반이사회가 열리는 매달 두번째및 네번째 목요일은 OECD가 붐비는 날이다.그리고 특별사안이 있으면 한차례 이사회가 더 열려 한달에 2∼3번씩 열리는 셈이 된다.이 자리에서 신규 회원국 가입문제와 위원회별 심사및 검토결과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내려진다. 이사회 산하에는 26개의 분야별 위원회가 있고 200여개의 작업반이 구성돼 있다.이들 작업반에서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경제정책에 대한 해결방안 등에 대한 연구가 모색된다.이외에 국제에너지기구(IEA),원자력기구(NEA),교육연구혁신기구(CERI) 및 개발센터(DC) 등의 반독립적 부속기관들이 설치돼 있다.
  • 중남미에 부는 「코리아 열풍」/언론보도 요약

    ◎경제 기적·역사 바로 세우기 집중 보도/「순방」계기 투자·교역 획기적 확대 점쳐 중남미 지역의 언론은 김영삼 대통령의 순방계획이 발표된 지난달 18일 이후 한국의 역사·경제개발 과정·민주화와 김대통령의 방문 의의등에 대해 관심있는 보도를 계속해왔다.중남미 지역의 언론은 한국이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을 뿐만 아니라 전직대통령을 법에 따라 처벌하는 민주화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또 이 지역의 언론은 김영삼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과 집권과정,집권후의 세계화 정책 추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최근에 보도된 중남미 각국 신문의 김대통령 순방관련 기사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칠레 「El Mercurio」 2일자 5면=김대통령의 방문은 한·칠레 공동발전과 투자를 위해 한국 기업인들에게 참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띤다.칠레는 향후 한국의 중남미 진출의 교두보로서 중요성이 크다.김대통령은 93년 2월25일 32년간의 독재 군부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김대통령은 세계화라는새로운 정치개념을 국내·국제정치에 도입했다.칠레가 94년 한국이 창설멤버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에 가입함으로써 양국관계는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페루 「El Comercio」 2일자 5면=김대통령은 한국기업인들에게 엘 도라도(황금의 땅)로 간주되고 있는 중남미 5개국 순방에 나섰다.순방목적은 세계 주요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남미와의 협력관계 강화다. ▲과테말라 「Prensa Livre」 3일자 10면 「비슷한 역사·다른 발전」=한국과 과테말라는 권위주의적 군사정부 아래 있었고 동서이념의 갈등을 경험했다.그러나 한국은 과테말라보다 작은 나라이면서도 4천5백만의 인구를 갖고 경제기적을 이룬 나라다.여러 요인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국의 교육이다.한국의 가장 큰 자원은 인적자원이다.김대통령의 방문 밑바닥에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드라마,즉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형선고라는 법적 절차가 절정에 이르는 드라마도 깔려있다.이런 훌륭한 나라를 배우는 것보다 더한 교훈,어두운 과거의 잿더미에서 비상을 한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 ▲페루 「SINTESIS」 3일자 23면=중미 지도자들은 김대통령의 방문에 아주 흥분해 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의 중남미 투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페루 「ELSOL」 3일자 6면=노동자 학대로 말썽이 됐던 과테말라 마킬도라 공장 사건은 한국인 관리자와 현지 직원간의 이해부족과 가치관의 상이함에서 발생한 것으로,이 지역 근로자들과의 상호이해 증진 노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과테말라 「Siglo 21」 4일자 사설=한국의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이 선고됐다는 뉴스는 과테말라의 현실과 크게 비교된다.우리의 전직 대통령인 세라노는 파나마에서 풍요로운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한국과 과테말라의 차이는 한국에 김영삼이라고 불리는,32년간의 군사정부를 종식시키고 한국을 민주화했으며 면죄부를 누리는 것을 종식시킨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다.한반도는 석유도,중요 자원도 하나 없는 땅이나 교육과 노동으로 세계 1등 경제국이 되었다. ▲페루 「Caretas」 5일자=김대통령은 90년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발표와 함께 집권여당에 들어간뒤 93년 한국의 첫 문민대통령이 됐다. ▲브라질 「Revista Nacional」 5일자=김대통령에 의해 시작된 한국의 세계화 정책은 단순한 경제 국제화가 아니라 정치·외교·사회·문화·스포츠 등 전반적 분야에서 세계 일류국가가 되는 국정지표다. ▲칠레 「La Tercera」 5일자 7면 전면 「지리적 장벽을 넘어」=62년 외교관계 수립후 칠레와 한국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태평양 시대 개막과 함께 협력의 시대로 들어섰다. ▲과테말라 「El Grafico」 5일자 8면 사설=과테말라에서 임가공업체들에 다소의 노동학대가 있는 것은 현실이며,임가공업체라면 한국을 연상시킨다.이러한 노동은 과테말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이러한 노동현장에서 야기되는 문제는 한국사람과의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우리나라 회사에서도 또 국내에 있는 다른 외국기업에서도 일어나는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과테말라 「Cronica」 5일자=지난 4월16일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과 북한·중국과 4자회담이라는 유례없는 제안을 하여 불안한 휴전협정하의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를 협상할 목표를 세웠다.환경에 대한 비전이 없는 나라는 희망도 미래도 없는 나라라고 김대통령이 말한 것을 보면 의심할 여지 없이 김대통령은 21세기 초입에 한국을 최고의 국가로 만들 지도자다. ▲브라질 「Correio Brazilense」 6일자 사설=아시아 호랑이들과 브라질은 갑작스럽게 무역연애를 하기 시작했다.한국은 브라질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김대통령의 방문은 양국간의 관계증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언론보도 분석/“김 대통령 민주화의 큰틀 확립” 극찬/“「한강의 기적」 교육열서 나왔다” 평가/“한국을 배우자”… 언론들,축구보다 더 큰 관심 한국은 중남미 국가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을까.김영삼 대통령의 중남미 5개국 방문을 계기로 이 지역의 언론이 최근 보도하는 내용을 분석해보면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민주화를 완성해가고 있는 나라로 인식돼가고 있다. 과테말라의 일간지 「Siglo 21」과 브라질 신문 「Correio Brazilense」는 「호랑이」라고,과테말라의 「La Republica」와 브라질의 「Revista National」은 「아시아의 용」이라고 우리나라를 지칭하고 있다.또 칠레의 「LaTercera」는 한국이 지난 25년간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대해 중남미 국가의 언론은 높은 교육열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한데서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테말라의 「Prensa Livre」는 3일자 10면에 『한국이 경제기적을 이룬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역시 과테말라의 「Siglo 21」도 4일자 사설에서 한반도는 주요자원이 하나 없는 땅이지만,밥과 숭늉만 먹으면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 세계 1등 경제국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남미의 언론은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빚어지는 한국인 사용자와 현지인 노동자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과테말라의 「El Grafico」는 5일자 사설에서,페루의 「EL SOL」은 3일자 6면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한국인 관리자와 현지 직원간의 상호이해 증진 노력을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남미 지역의 언론은 김영삼 대통령 방한 직전에 열렸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판과 실형선고를 우리나라 민주화의 척도로 인식하고 있다.과테말라의 「Prensa Livre」는 3일자 10면에 「비슷한 역사,다른 발전」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대통령의 방문 밑바닥에는 전직 대통령들의 형 선고라는 법적 절차가 절정에 이르는 드라마도 깔려있다』면서 『이런 훌륭한 나라를 배우는 것보다 더한 교훈은 없다』고 보도했다. 중남미 지역의 언론은 이와 함께 김영삼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페루의 「Caretas」는 5일자에서 김대통령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민주화운동을 벌였던 시절부터,90년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며 3당 합당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과테말라 「Siglo 21」은 4일자 사설에서 『한국과 과테말라의 차이는 한국에 김영삼이라고 불리는,32년간의 군사정부를 종식시킨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역시 과테말라의 「Cronica」 5일자에 『의심할 여지 없이 김대통령은 21세기 초입에 한국을 최고의 국가로 만들 지도자』라고 칭송했다. 중남미 국가들이 다소 과분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양측간의 관계발전을 기대하는 희망이 담겨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우리가 지금까지 중남미 지역에 대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은 잉카·마야문명을 이룩했던 대륙,그리고 축구의 대륙이라는 정도였을 것이다.그러나 중남미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이다.따라서 중남미 지역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한차원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 건축가 원정수/그의 건축에는 인간적 체취가…(인물탐구:103)

    ◎전통양식 바탕 선·면의 모더니티 창조/첨단빌딩 「포스코 센터」 서울의 명소로 21세기 선도기업체의 이미지를 자랑하는 테헤란로의 포스코센터,명실공히 서울의 명소로 등장한 이 첨단빌딩은 투윈타워매스로 구성된 「은유적 해석」이 두드러진다.마치 사과를 반으로 잘랐을 때 사과의 핵이 반으로 잘려나가는 모습,혹은 하나의 세포에서 세포분열로 자라난 일란성 쌍둥이가 마주선듯 타워간에 생기는 장력 긴장감이 미래를 향한 도약과 발전을 팽팽하게 강조한다.이는 토털건축을 지향해온 건축가 원정수의 최신작이다. 그는 평소 「자신이 몰두한 체험이 동반되지 않는한 건축은 그 맛과 멋을 깨달을수 없는 엄격한 세계」임을 천명해 왔다.그리고 이 장대한 건축물로써 인간성과 개성,쾌적한 자연성과 지역성을 포괄하고 건축의 기능과 기술을 구사하여 높은 격조와 세련된 완벽성을 결집시키고야 말았다. ○대학시절 현상공모 단골 그는 온화하며 합리적이고 주위사람들을 포용하는 성격이다.건축교육과 임상을 통한 오랜 건축실무자로서 바이올린의 G음 하나가 「G선상의 아리아」를 이루어내듯이 아무리 최악의 경우에서도 기량과 능력과 장인정신으로 개성있는 디자인을 창출한다는 여유가 만만하다.지나치게 「경직된 기능적 자세」나 「서구화 경향」에 집착하기 보다 건축주의 생활을 합리적으로 수용한 「편안하게 감싸는 생활공간」「자연과 친화할수있는 건축」으로 그의 건물에서는 어디서나 인간적 체취가 배어나온다. 그가 핀란드의 건축가 알바 알토나 사리넨에 비유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자연환경에의 적응」「번뜩이는 창의력」때문이다.알토가 핀란드에서 태어나 조국의 건축양식과 개성을 고집한 것처럼 그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해방후 1세대로서 한국적 색채를 일관되게 이끌어왔다.76년 현상설계에서 1등 당선한 한국은행본점은 은행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전통건축의 석조단층 아치에서 모티브를 찾고있고 89년 완공된 국회의장공관의 경우에는 푸른 녹이 드는 동판을 지붕으로 구성하여 시간의 아름다움을 기다리게 하는 「전통속의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 그가 건축의 꿈을 키운 것은 처절했던 6·25로 잿더미가 된 황폐한 서울을 보면서 여기에다 멋진 신세계를 펼치리라는 꿈과 야망 때문이었다. 건축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역시 철저한 수업과 알찬 실험을 거치고 있다. 서울대공대 재학시절부터 서울시청을 필두로 남산국회의사당과 충주비료사택단지·잠실주거단지·한국은행본점 등 수많은 현상설계에 응모하여 체계적인 경험을 쌓았고 공군기술장교로서 각종 군사시설과 병영숙소 설계에 참여하는가 하면·김희춘·이광로·김수근 등 기라성 같은 스승들을 사사하고 있다.선배들이 이끌던 구조사 신건축문화 무애건축을 두루 섭렵한 끝에 69년 건축가가 직접 수주해서 설계하는 일양건축을 설립했고 서울대 후배이자 같은 건축가인 부인 지순씨와 부부건축전을 열어 그동안의 작업을 정리해보인바 있다. ○부인은 대학후배 건축가 건축비평가 임창복씨는 그의 건축에 대해 「탁발한 장인기질」과 「생활을 보는 독특한 시각」이 특별히 남다르다고 지적한다.「한국에서는 드물게 근대건축의 아름다움이랄수 있는 선과 면에 의한 모더니티의 구현에 성공한 작가라는 점과 그의 조형은 대부분 한국적 문화의 바탕을 이해한뒤 발전시켜왔다는 점,그리고 이 두가지 경향을 통합하여 지금도 그만의 새로운 조형세계를 창조하고 있음」을 높이 사고 있다. 그의 작업방식은 어떤 건축물이든지 새로움에 대한 확신이 설때만 비로소 일을 시작한다는 식이다.하나의 프로젝트에 단순하게 수정과 개선을 보충하기보다 처음부터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한후 감정적 자세로 새로움을 추구해낸다. 외국의 것을 도입하여 이식해놓은 듯한 우리의 하이테크가 아직 모방에 지나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일본 홍콩의 인텔리전트빌딩을 수없이 답사한후 금성사식당을 먼저 시도했고 이 프로젝트가 완벽하게 성공하자 포스코빌딩을 이룩하는 모태로 삼았다. 건축은 디자인수법만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오케스트라가 여러개의 악기군으로 편성되고 지휘자에 의해 하나의 교향악으로 조화되듯이 건축 역시 『생태적 인간적 테크놀로지 마케팅 제작관련 시스템은 물론 정치·사회·역사를 포함한 추상적 개념까지도 함축시킬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83년 이후 일양건축을 확대하여 창경원옆 원남동에 간삼종합건축사 사무소를 개설,혼자서 하는 건축이 아닌 각종 분야를 라인업으로 총괄하면서 1백50여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사회의 현상을 직시하고 거기에 일익을 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올바른 순환을 위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직원 150명 건축사무소 내 그는 서울 종로 화신백화점 전무이던 원대참씨의 3남1녀중 막내.경관이 수려한 청운동자택에서 성장기를 보내면서 중2때 국전에 응모한적이 있고 해방후 외국잡지 등을 통해 미국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한 것이 모더니즘 건축을 수리적 감각이 아닌 회화의 연장으로 받아들인것 같다.그에게 행운을 준것은 음악을 하는 형(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원경수씨)과 절친한 친구이던 서울대 이광로교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건축가인 부인 지순씨의 두터운 내조와 협력이 그를 한국건축계의 정상에 서게 했다.자녀는 딸만 넷. 모두 출가했고 그들은 부부건축이면서도 아직 자신의 집을 갖지못하고 동숭동의 빌라에 살고 있다. 신속한 정보처리시스템과 첨단통신 기능,경쟁적 가속화에 적응할수 있는 사무업무공간을 구축한 명작 포스코센터를 보고 건축가 공일곤은 「새로운 건축문화를 창출했을 뿐 아니라 이 아름다운 인텔리전트 빌딩은 종합예술의 차원에서도 국민적 긍지로 내세울 만하다」고 평가한다. 『이제부터가 정말로 나의 건축의 시작이다』 연녹색의 투명 매스에서 발산되는 신선한 불빛은 용광로에 불타는 무한한 에너지의 상징이며 연건평 5만5천여평으로 이룩한 거대한 타워는 언제나 새로움을 좇아 치솟는 그의 희망찬 미래이자 의욕이다.도시화 현대화의 첨단시대에서 그만의 건축언어로 건축오케스트라를 관장하는 그의 영감은 우주의 심장에 꽃피는 음악처럼 오늘도 끊임없이 불타며 창천하고 있다. □연보 ▲1934년 서울 출생 ▲1957년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 졸업 ▲1957∼61년 공군시설 장교 ▲1961∼63년 구조사 근무 ▲1963­현재 인하공대 건축과 교수 ▲1968­현재 목구회 회원 ▲1970­현재 한국건축가협회 명예이사·대한건축학회 이사 ▲1974­75년 유한양행 촉탁 ▲1975년 잠실주거단지 현상설계 1등 당선,건설부건축 전문위원 ▲1976년 한국은행본점 현상설계 1등 당선 ▲1977년 미 남가주대 연구교환 교수 ▲1980년 인천 직할시 문화재 위원 ▲1980∼86년 (주)럭키개발건축 자문위원 ▲1980∼93년 대한민국건축대전 초대작가 ▲1982∼88년 공업진흥청 표준심의위원 ▲1983년­(주)간삼건축설립 ▲1984년 국제방송센터(IBC)현상설계응모 우수작 수상 ▲1989­현재 포항제철사옥(서울경영정보센터) 설계대표 서울대학생회관(72년)럭키여천사택단지(74년) 유한양행 안양공장(75년) 한국은행강릉지점·인하대체육관 학생회관 공학관(78년) 금성사평택공단 중앙연구소(84년) 경동산업본사·포항공대·망향휴계소(85년) (주)영풍서린지구재개발(86년) 동숭아트센터·국회의장공관·한국은행창원지점·경암빌딩(89년) 코오롱그룹신사옥·미도파백화점상계점·포항제철 서울경영정보센터(포스코빌딩)(91년) 엄덕문건축상(94년) 한국건축문화대상(95) 서울특별시건축상금상(96)
  • 개강 첫날… 착잡한 연대생/강충식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정말 전쟁터 같구나.TV로 보던 것보다 훨씬 심한데…』 오랜 여름방학을 마치고 2일 2학기 개강 첫날을 맞은 연세대는 오랜만에 학생들로 북적였다.하지만 새 학기의 활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대부분 학생들의 표정은 착잡했다. 지난 달 열흘 남짓 계속된 「한총련」 학생들의 점거·시위의 상처는 곳곳에 널려 있었다. 특히 김종희 상경이 순직한 종합관은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일부 학생들은 흉물스럽다 못해 섬뜩하다는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종합관 주변에는 철조망이 굳게 쳐져 있었다.학교 교직원과 용역회사직원들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학생들은 그을림 투성이인 종합관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아직도 종합관 현관에는 타다만 잿더미가 쌓여 있고 벽돌과 쇠파이프 등이 그대로 널려 있었다. 토목공학과 4학년 김모군(22)은 『종합관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기위해 왔으나 학교측에서 출입을 통제해 안타깝다』며 『같은 젊은이들끼리 서로 갈려 대치하는 상황이 정말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좋겠다』고 했다. 종합관은 이제 「과격시위」 추방을 위한 「산교육장」으로 변했다.이 날도 사회단체회원 등 4백여명이 다녀갔다.현장을 둘러본 방문객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숙연했다.현관 기둥의 낚서를 보며 혀를 차기도 했다.『얼마나 배가 고팠을까…』라고 혼잣말을 되뇌이기도 했다. 엄격히 말하면 연세대 학생들도 「한총련」 사태의 「피해자」다.종합관 건물 대신 도서관 뒤쪽 「장기영 기념관」 임시 강의실에서 개강 첫날을 맞아야 했다.종합관 못지 않게 파손됐던 과학관은 일부 보수가 됐다지만 원상회복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세대 교정 게시판에는 이 날도 그 흔한 대자보 하나 나붙지 않았다.몇마디 수사적 표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 대학 사회의 「현실」을 실감하는 듯한 분위기도 역력했다.하지만 이런 사태가 다시는 재연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만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 불탄 학교시설보며 참담한 표정/김 대통령 시위현장·경찰병원 방문

    ◎“이런 쇠파이프로 맞으면 죽을수밖에”/“나라지키기 헌신하다…” 전경유족 위로 22일 상오 연세대 시위현장을 찾은 김영삼 대통령의 눈시울은 붉게 젖어드는 듯싶었다.아직 남은 최루탄연기 탓이겠지만 폐허의 현장에서 직접 느낀 참담함도 있었을 것이다. 현직대통령이 시위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대통령은 한총련 폭력시위를 막다가 사망한 전경을 조문하고 연세대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새벽 급작스레 결정했다.청와대 모든 수석들에게도 수행을 지시했다.연세대 사태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않고 친북 좌경폭력세력을 발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다. ○…김대통령은 상오 8시55분쯤 가락동 경찰병원에 도착,폭력시위를 진압하다 숨진 김종희이경의 빈소를 찾아 헌화·분향하면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대통령은 『너무 억울하다』며 오열하는 김이경의 부모를 비롯한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국가를 위하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그렇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중·경상을 당해 15개 병동에 입원치료중인 83명의 전·의경 환자들의 상태를 일일이 살펴보며 위로했다.김대통령은 쇠파이프·화염병에 다쳐 골절상과 화상을 입은 전·의경들에게 『시간이 지나고 안정을 취하면 나을테니 자신감을 갖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로 3층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이진광 일경을 찾아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 곧 나을 것』이라며 『자신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갖도록 하라』고 격려했다.김대통령은 의료진에게 『모든 노력과 의료장비를 동원해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10시17분쯤 연세대 종합관 건물에 도착,안병영 교육부장관과 김병수 연세대총장의 안내를 받아 전쟁터를 방불케 할만큼 폐허가 된 건물안을 둘러보았다. 김대통령은 최루탄 냄새가 매캐하고 각종 기자재가 불타는 바람에 잿더미가 된 건물안을 걸어올라가면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김대통령은 건물 5층 랩강의실에서 기자재가 여기저기 파손된 것을 보고 『이들이 교육용기자재를 철저히 부순 것을 보면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학생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한총련 학생들이 점거한 채 진압경찰에 화염병과 투석으로 맞섰던 종합관 옥상도 직접 둘러보았다.김대통령은 옥상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쇠파이프를 손수 집어들고 이리저리 만져본 뒤 『이것은 살인무기다.이것으로 맞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비가 흩뿌리는 속에서 김대통령은 옥상 난간에 기대어 연세대 관계자로부터 당시 사태를 청취한 뒤 1층으로 내려와 『천번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한번 와보니 더 와닿는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종합관을 떠나기 직전 종합관 건물 외벽에 한총련 학생들이 스프레이로 써놓은 각종 투쟁구호들을 살펴본 뒤 『이북에서 매일 12시간씩 방송을 하는데 이북에서 방송하는 내용과 똑같다』고 말해 한총련 학생들의 「친북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온뒤 김광일 비서실장을 통해 『모든 비서관들도 틈나는대로 연세대 시위현장을 둘러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 중견작가 송기숙씨 신작 「은내골기행」

    ◎아직 끝나지 않은 ‘민족분단의 상처” 민족문학 진영의 중진작가 송기숙씨(61)가 분단전쟁과 민청학련 사건을 양 축으로 한 신작장편 「은내골기행」을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냈다. 은내골은 이야기의 중추적 공간인 남도의 한 마을.하지만 평화롭고 예쁜 이름과 달리 그곳엔 분단이 물려준 뒤틀린 역사가 깊이 감춰져 있다. 민청학련 관련 1심공판이 피비린내를 풍기던 74년,신문기자 명호는 잡지에서 6·25 1년전 장마로 수몰됐던 은내골의 수호석 선돌이 다시 나타났다는 기사와 한데 실린 사진을 접한다.기획기사에서 친일파 문제를 다뤘다가 해직돼 민청학련 공판 결과만 무력하게 지켜보던 그는 당장 은내골로 달려간다.은내골은 명호에게 6·25때 사촌형을 따라왔다가 사귄 또래 여자친구 혜선이와의 아름다운 추억과,얼마 못가 잿더미가 된 전란 와중에 그 친구를 잃어버린 아픔이 공존하는 곳. 다시 들른 마을에는 한때 추앙받던 진국사 주지스님이 전 인민위원장의 아내 한몰댁과 관계를 가져 아이를 낳았다는 흉문이 떠돌고 악덕 친일파 차출만이 절주변의 땅을 가로채려는 흉계를 꾸민다.명호는 미륵불 그리기에 열중하는 화가 선경을 만나지만 둘 사이의 풋풋한 사랑은 무르익지 못한다.한몰댁의 아이는 월북했다 간첩으로 내려온 남편의 핏줄이었으며 과부였던 선경의 어머니를 강간,선경을 태어나게 만든 차출만은 이를 감지,당국의 감시를 끌어들인 것이다.결국 한몰댁의 간첩 남편과 민청학련을 연계시키려는 당국에 의해 명호와 함께 잡혀들어간 선경은 혹독한 고문 끝에 끝내 정신병자가 된다.
  • 황룡사를 복원하자/김호준 논설위원실장(서울논단)

    신라최대의 가람이었던 경주 황용사는 신라불교의 호국도량으로서 국민통합과 삼국통일을 상징하는 곳이었다.진흥왕 14년(서기 553년)에 절을 처음 짓기 시작하여 4대왕 93년에 걸친 대역사 끝에 선덕여왕14년(서기 645년)에 마무리한 황룡사는 신라인의 웅장한 기상이 유감없이 표출된 곳이었다.불국사의 8배나 되는 넓은 경내엔 동양최고의 9층목탑이 하늘을 찌를듯 솟아 있었고 남대문의 9배나 되는 거대한 금당엔 서축 아육왕이 보낸 누른쇠와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높이 5m의 장육존상과 두 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다.새가 앉으려 했다는 솔거의 그 유명한 소나무 벽화가 그려져 있던 곳이 바로 이 황룡사였다.그러나 불행히도 고려 고종25년(서기 1238년)몽고의 병화로 소실돼 폐허만 남긴채 역사의 어둠 속에 묻히고 말았다. 이 황룡사의 복원을 최근 불국사 주지 설조스님이 정부에 청원하였다.그는 청원문에서 『온 국민이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 때에 신라인의 호국정신과 통일정신의 요람인 황룡사(와 감은사)의 복원 불사를 성취함으로써 통일의 정신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760년전 잿더미로 변해버린 황룡사를 오늘에 다시 살려야 할 이유는 바로 이 황룡사에 각인된 호국이념과 통일정신에 있다. 황룡사가 착공된 서기 553년은 신라가 한반도의 심장부인 한강유역을 장악하여 삼국통일의 초석을 놓은 해였다.황룡사의 중심가람인 9층목탑은 신라에 침범을 일삼던 주변의 아홉 나라를 부처님의 힘으로 제압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백제멸망 15년전에,고구려멸망 23년전에 완공됐다.당시 건축공사를 지휘했던 아비지라는 백제 공장이는 탑의 기둥을 세우던 날 꿈에 본국인 백제가 망하는 걸 보고 일을 맡은걸 후회했다고 한다.국찰인 황룡사 강당에서는 자장률사와 원효대사가 강론을 하였으며 나라와 왕실의 태평을 비는 팔관회가 열렸다.국민들의 마음을 불심으로 통합시켜 국력결집과 삼국통일을 이끌어낸 곳이 황룡사였다.고려때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는 『(9층목)탑을 세운뒤에 천지가 형통하고 삼한이 통일되었으니 어찌 탑의 영험이 아니겠는가』라고 적고 있다.황룡사를 복원하자는외침엔 무엇보다도 통일의 영험을 다시 보고자 하는 간절한 기구가 담겨 있다. 황룡사 복원을 바라는 또하나의 사연은 그 규모의 웅장함에 있다.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8천8백평의 경내에 1탑3가람이 들어 앉은 황룡사가 소실될때 그 재가 수십일동안 경주 하늘을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었다고 한다.황룡사 찰주기에 의하면 9층목탑은 높이가 2백25자였다.요새 치수로 환산하면 80.18m,아파트 30층에 해당된다.당시로선 그야말로 아찔한 초고층 건물이었다. 황룡사 9층목탑은 목탑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진 중국 산서성의 응현목탑(높이 67m)보다 4백여년 앞서 세워졌으면서도 13m가 높은 것이다.또 일본에서 가장 높다는 흥복사 5층탑(높이 50m)보다 30m가 높다. 황룡사의 규모는 목탑과 함께 소실된 종의 크기로도 유추할 수 있다.삼국유사에 의하면 황룡사의 동종은 49만7천5백근의 구리를 들여 만들었다고 한다.현존하는 우리나라 종 가운데 가장 큰 성덕대왕신종,즉 에밀레종의 4배에 달하는 중량이다.한마디로 말해 황룡사는 우리 건축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조형물이었다.한반도 동남쪽 구석에 갇혀있다시피한 신라인들이 어떻게 그런 큰 웅지를 품을 수 있었는지 그저 경탄스러울 뿐이다. 중국은 큰 나라였으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만해도 스케일면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거대한 문화유산이 적지않다.산덩이 같은 천황릉들도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5세기때 축조물로 추정되는 인덕천황능은 길이가 4백86m에 달해 피라밋과 맞먹는 세계최대의 분묘로 꼽힌다.서기 752년에 개안된 높이 15m의 동대사 대불은 후대에 여러번 보수되어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보잘것 없게 됐지만 그 거대함에 있어서는 세계제일이다. 황룡사가 복원된다면 우리 조상들도 웅혼한 기상의 소유자였음을 실증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이다.우리 문화재에 대해 후손들이 느끼고 있는 왜소 컴플렉스를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빈약한 불거리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관광도 새명소 새활력소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황룡사 복원은 불교계가 지난 50년대 부터 추진해온 숙원사업이다.그러나 오늘에 재조명되는황룡사는 불교계를 넘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야할 과제임을 일깨워 준다.돌이켜 보면 지난해 광복50주년 기념사업으로 일제총독부청사철거와 더불어 황룡사 복원에 눈을 돌렸더라면 「철거와 복원」의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그렇게 못한건 참으로 아쉬웠다.물론 지금 착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제일 중요한 문제인 경비를 우선 불교계에서 부담하겠다고 자청하고 있으니 말이다.시급한건 황룡사 복원을 국가적 사업으로 확정하고 추진하는 정부의 결단이다.
  • 서울공대 연구실 화재 책임공방/피해보상 싸고 7개월째 대립

    ◎학교측 교수소유 5억대 기자재 변상 거부/“건물 방화시스템 엉망탓” 교수 소송 채비 국립 서울대에서 일어난 화재의 책임 소재와 피해액 산정을 둘러싸고 교수와 학교측이 팽팽하게 맞서 법정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서울대 공대 생물공학 연구실에서 불이 난 것은 지난해 11월.이 불로 원심분리기 등 수억원대의 연구 기자재와 석·박사 과정에 있는 25명의 논문 등 1∼2년에 걸친 연구 데이터,1천5백여만원어치의 책이 잿더미가 됐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화재의 원인,책임 소재,보상 문제 등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서울대측은 책임 소재는 따지지 않고 국가재산 목록에 등재된 2억4천만원어치만 보전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다.화기 관리 책임자인 최차용교수(공업화학과)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 재산까지 변상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경찰도 연구실 내부의 환풍기 모터가 가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내사 종결했다. 그러자 최대 피해자인 최교수가 발끈하고 나섰다.경찰에 재수사를요구하는 것은 물론 지난 1일에는 관악경찰서에 서울대 본부사무국장과 관리과장,총무과장,기술과장 등 4명을 업무상 중과실 혐의로 고소했다.또한 화재에 대한 책임이 근본적으로 학교측에 있으므로 개인재산인 5억여원어치의 기기들도 변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최교수는 『연구실에 설치된 것과 같은 밀폐형 모터는 내부열에 의해 타더라도 외부로 번지지 않는다』며『화재 당시 주전선 배관이 녹아 있었던 것으로 보아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차단기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모두 탔다』고 주장했다. 또 『79년에 지은 건물이 처음부터 물이 새 계속 보수를 요구해 왔으나 미뤄져 왔고 화재 당시 자동 경보음도 울리지 않은데다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처럼 건물이 부실하고 방화 시스템이 엉망인데도 내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현재까지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아 책임의 소재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한편 4명의 교직원들은 5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이지운 기자〉
  • 산불 소방대 창설하자/황석현 논설위원(서울논단)

    올해는 유난히 산불이 잦고 그 피해도 엄청나다.지난 23일 경기도 동두천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7명의 귀중한 목숨을 단숨에 앗아간 끔찍한 참사로 이어졌다.같은날 강원도 고성군 죽변산 계곡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만인 25일 하오에야 겨우 불길이 잡히기는 했으나 3개면에 걸쳐 3천여㏊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가옥과 축사등 1백35개의 건물을 불태웠다.이 때문에 61가구 1백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동두천 산불과 고성 산불은 산불피해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들이다. 산불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90년 71건에 불과했던 산불이 93년 2백26건,지난해에는 6백30건으로 늘어났다.불과 5년 사이에 9배나 증가한 것이다. 올들어서는 26일 현재 4백94건의 산불이 일어나 지난해 봄철 발생건수를 이미 넘어섰다.산불의 건당 피해면적도 늘어나고 있다.80년대에는 산불 한건의 피해면적이 평균 1㏊였으나 90년대 들어서는 20배가 넘는 23㏊나 된다. 해마다 산불발생건수와 피해면적이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고 할 수도 있다.지금 우리나라 산에는 30년 이상의 수림이 우거져있어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대형화된 요인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산불 발생요인이 늘어나면 그 대비책도 다양해져야 한다. 그러나 산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전문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진화장비도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산불이 났을때 관할 행정관청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때문이다.불길을 잡는데 필수적인 진화장비와 인명보호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뛰어들었다간 애꿎은 인명피해만 내기 십상이다. 산불이 나면 TV화면엔 으례 헬리콥터가 떠 진화작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그러나 산림청 산불진화용 헬리콥터는 20대밖에 없고 그나마 50%만 가동되는 실정이다.동력펌프,등짐펌프,동력롭등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아직도 낫,괭이,갈퀴같은 원시적 장비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내무부는 최근 산불예방과 초동진화를 위해 지방행정기관의 행정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이에따라 산림공무원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고 산불취약지구 입산통제,조기발견·조기신고체제 강화등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워놓기는 했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열악한 장비와 부족한 인력으로 이런 대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등산·행락·성묘객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나는 산불이 45%나 된다고 한다.한마디로 기초질서 위반이 산불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국민의 산행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산불예방을 위한 일차적인 과제다.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효율적인 산불대책이다.산불이 일어났을때 조기진화할 수 있는 전문요원을 대폭 늘려야 하고 장비 현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일본등 선진외국에서는 국립공원마다 산불전문 소방대가 있다.우리도 이제 예산타령만 할것이 아니라 산물전문 소방대를 운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전문인력과 함께 예비군과 민방위대원들을 상시동원할 수 있는 이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또 외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산불진화 자원봉사대의 결성도 서둘러야 한다.장비의 현대화도 시급하다.우선 진화용 헬리콥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산림이 울창하고 산세가 험할뿐 아니라 농촌인력 동원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진화성능이 뛰어난 첨단 헬리콥터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산불진화와 확산방지를 위한 임간도로도 요소요소에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귀중한 자산인 산림을 잿더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산은 푸른숲과 맑은물등 깨끗한 자연환경뿐임을 새삼 깨달아야 할 때다.
  • 북한군 초소 초병과 대화(북녘국경지대 지금은…:2)

    ◎“지구전체 깨부술 무기 갖췄다” 초병 큰소리/“전쟁나면 평양 유리한장 안깨지고 승리” 허세/“못살고 있는 것 아닌가”에 “그럭저럭 살면되지”/“남조선이 무슨 힘으로… 경수로 미서 준다” 오인 북한의 판문점 무력시위로 군사분계선에 감돌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은 중국­북한 국경지역에서 만난 북한군 초병과의 대화에도 짙게 배어 있었다. 국경지역 초소의 북한군 초병은 서울신문 취재팀과의 「국경의 대화」에서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까지 소멸시킬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국경의 대화는 중국 길림성 개산둔 앞 두만강 건너 50m쯤에 있는 북한군 초소의 초병과 이루어졌다.대화는 취재팀이 한국에서 왔다면 응할 것 같지않아 조선족 안내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초병은 한반도 전쟁 얘기가 나오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마치 준비라도 돼있었다는 듯 북한 선전기관과 똑같은 말을 쏟아냈다.『전쟁이 나면 평양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갑자기 목청을 높이며) 무슨 헛소리야.우리가 싸움을 하면 평양의 유리한장 안깨지게 하고 이길수 있다』고 말했다.『우리는 지구의 땅덩어리를 모두 깰수 있는 군사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큰소리 친 그는 『남조선에서 우리에게 싸움을 걸고 있다.그렇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양강도 대흥단이 고향이라고 밝힌 그는 북한의 경제상황이 외부세계에 비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너네 못살고 있는 거 아는가』라는 질문에 『왜 몰라』라고 강한 사투리로 말했다.『잘 살기를 바라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실정에 따라 그럭저럭 살면 된다』고 대답,북한주민들이 오랜 경제난속에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너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묻자,『(썩은 옥수수 묶음을 비스듬히 깔고 누우며) 보다시피 그럭저럭 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 등으로 국경에서는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다.북한군 초병도 밀무역을 적극적으로 적발하지는 않고 있었다.그러나 북한 초병은 『중국과 밀무역을 하다 붙잡히면 3년동안 강제노동을 해야한다』고말했다.하지만 국경에서 밀무역을 하는 사람들은 3년동안의 강제노동 위험보다는 하루하루의 삶이 더 절박해 보였다. 그는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가 한국형이 아니라 미국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그는 『남조선이 무슨 맥(힘)이 있어 경수로를 제공해.남조선은 다 남의 나라 경제지.제 나라 경제가 어디 있어.우리는 미국 경수로 받기로 했어』라며 한국형 경수로 제공은 전혀 상상도 못하는 듯 했다.북한 초병의 말은 북한 당국이 경수로 제공은 미국이 한다고 거짓말하고 있음을 증언한다.정보가 통제된 북한주민들은 신포에 미국형 경수로가 건설될 것으로 생각할 것임에 틀림없다. 북한군 초병은 어깨에 총을 메고 초소 밖으로 나와 염소를 끌고 한가롭게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그는 『염소는 초소에서 기르는 것이며 심심해서 끌고 다닌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그는 『노동신문은 허위보도를 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그는 『당보는 허위지만 꼭 있어야한다.당보는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오랜 국경근무를 통해얻은 지식으로 북한의 선전매체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음을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듯 했다.그는 18세에 참군(입대)해서 8년동안 국경에 근무해오고 있다고 밝혔다.『군복무기간은 10년이지만 10년도 잠깐이라구.2년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간다』고 그는 말했다.그러나 교대시간은 비밀이라며 말하지 않았다. 그는 『평양 학생들이 데모하는 거 아는가』라고 묻자 『데모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회의』라고 대답했다.그때 사진기자가 멀리서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가 갑자기 욕을 하며 일어나 총을 들고 뛰어왔다.40m의 강폭을 사이에 두고 30분간 계속된 국경의 대화는 북한 초병의 위협속에 끝났다.북한초병은 사진찍는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러나 국경은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갔다.하지만 그것은 불안한 평온이었다.〈중국 화용에서=김규환·김명환 기자〉
  • 말빌 1∼2/로베르 메를르 지음(화제의 책)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 그린 소설 갑작스런 핵폭발로 폐허가 된 세상에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될까.이 책은 많은 이들이 전율하며 자문해 봤음직한 핵폭발 이후의 미래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잿더미 한가운데에서 「말빌」성의 폐쇄되고 튼튼한 지하실에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은퇴한 교장 엠마누엘을 비롯해 일곱명이 살아 남는다.이때부터 생존자들은 허허벌판에 남은 최소한의 자원으로 세계를 재건하려고 몸부림친다. 여기서 이 소설은 핵폭발을 다룬 다른 많은 작품들과 갈라선다.대부분의 소설이 핵폭발 후유증 등을 묘사,경계하는데 치중했다면 이 책은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간 최초에 인간이 어떻게 규범과 기술로 공동체를 일궈냈는지 인류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호전적인 다른 생존자 집단과 「말빌」공동체가 맞부딪치면서 방어를 위한 살인이 정당한가 하는 물음이 생겨난다.남은 여자가 적어 일처다부제가 자리잡는 과정을 통해서는 남성중심적인 남녀관계가 결코 본질이 아님이 드러난다. 또한 강력한 지도력과 독재의 문제,선악 양면성을 가진 기술 등 인류문명 전반을 반성적으로 짚어보고 있다. 이재형 옮김,책세상 각권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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