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재회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 불임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 오열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 인구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 은퇴
    2026-0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52
  • [여기는 중국] 대낮에 길에서 유괴된 아이…140㎞ 떨어진 곳에서 발견(영상)

    [여기는 중국] 대낮에 길에서 유괴된 아이…140㎞ 떨어진 곳에서 발견(영상)

    보호자와 잠시 떨어진 틈을 타 백주대낮에 대담하게 아이를 유괴한 중국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린 소년은 동생과 함께 광둥성 광저우시의 조부모 집으로 여행을 떠났다. 소년의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데리고 외출했을 때, 소년은 잠시 할아버지의 손을 놓친 채 다른 길로 향했다. 할아버지는 당시 소년의 동생을 돌보느라 잠시 한눈을 팔았고, 큰손자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거리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경찰은 홀로 대로변에서 방황하던 소년에게 한 중년 여성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여성은 아이에게 매우 친근하게 말을 걸며 접근했고, 이후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인 채로 이 여성을 따라나섰다. 또 다른 CCTV 영상에서는 문제의 중년 여성이 아이를 품에 안고 광저우 시내를 이동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이 두 사람의 행방을 쫓기 시작했고, 이들이 발견된 것은 유괴 사건 현장에서 무려 약 140㎞나 떨어진 타 도시 잉더현 이었다. 경찰은 영상 속 중년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잉더현에 도착한 지 3시간이 흐른 뒤 두 사람이 머무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어둡고 낡은 임대아파트에서 유괴 용의자와 사라진 어린 소년이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괴된 아이는 실종된 지 1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출돼 부모와 재회했으며,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여성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유괴와 인신매매는 중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식적인 수치는 없지만 매년 2만~20만 명의 아이와 청소년이 유괴 또는 납치돼 가족과 생이별을 한다. 납치된 피해 아동 중 일부는 다른 사람에게 팔리거나 도망을 친다. 또는 강제 결혼이나 해외의 부유한 가정에 입양되는 경우도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은기자의 왜떴을까TV] 김호중, ‘미스터트롯’ 콘서트 마지막 무대서 눈물 보인 이유는?

    [은기자의 왜떴을까TV] 김호중, ‘미스터트롯’ 콘서트 마지막 무대서 눈물 보인 이유는?

    지난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는 ‘미스터트롯’ TOP7을 비롯한 총 19명의 트롯맨들이 3시간 반동안 50여곡의 노래를 쏟아내며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특히 이날 공연은 김호중의 마지막 무대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공연에서 김호중은 ‘태클을 걸지마’, ‘천상재회’, ‘다시 한번만’ 등의 노래를 소화하며 풍부한 성량과 시원한 고음으로 ‘트바로티’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무대 장악력을 과시했다. 김호중은 트롯맨들과의 마지막 공연이 아쉬운 듯 공연 막바지에 눈물을 보였다. 이찬원은 “오늘 마지막 무대인 김호중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고, 김호중은 “트롯맨들은 다 형제고, 형동생으로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끈끈하게 지낼테니까 응원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이날 공연에서 정동원은 ‘여백’, ‘사랑은 눈물의 씨앗’ 등을 부르며 때묻지 않은 목소리로 관객들의 감수성을 자극했고 색소폰 연주로 심금을 울렸다. 장민호는 풍부한 무대 경험으로 여유 있는 무대를 선보였으며, ‘트롯 신사’답게 정중한 무대 매너도 돋보였다. ‘상사화’ 등을 자신만의 깊이있는 감성으로 소화했다. 김희재는 ‘돌리도’, ‘나는 남자다’ 등을 부르면서 화려한 꺾기와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관객들과 부지런히 아이 컨택트와 손인사를 하는 등 아낌없는 팬서비스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스터트롯’ TOP7의 단체 무대는 마치 아이돌 그룹같은 팀워크가 돋보였으며 재치있는 상황극과 군무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팬들 역시 공연을 여러차례 반복 관람하고 자신이 응원하는 멤버를 상징하는 옷과 장신구를 착용하는 등 여느 아이돌 그룹의 공연장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객석의 40%만 채운 가운데 전광판에 ‘함성 금지’ 멘트가 수시로 뜨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공연장 풍경이었다. 관객들은 대체로 콘서트 개최에는 만족하면서도 일부 관객들은 경연 내용을 답습한 콘서트 구성과 높은 무대 설치로 인한 관람 불편, 출연자 간 안배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꼽기도 했다. 더 자세한 ‘미스터트롯’ 콘서트 공연 리뷰는 유튜브 및 네이버 TV <은기자의 왜떴을까TV>에서는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영상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
  • 씨름의 희열 이후 6달…‘황제’ 임태혁, ‘괴물’ 김기수 또 제압

    씨름의 희열 이후 6달…‘황제’ 임태혁, ‘괴물’ 김기수 또 제압

    12일 강원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월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 결정전. 금강급 ‘황제’ 임태혁(31·수원시청)과 모래판에서 ‘괴물’로 통하는 신흥 강자 김기수(24·태안군청)가 마주섰다. 지난 2월 스포츠 리얼리티 ‘씨름의 희열’ 결승에서 격돌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전파를 탄 ‘씨름의 희열’은 태백급(80㎏ 이하), 금강급(90㎏ 이하) 등 경량급 강자들이 총출동해 화려한 기술 씨름을 보여주며 인기를 끈 방송 프로그램이다. 임태혁과 김기수는 강자들을 제치고 이 프로그램에서 마련한 태극장사 결정전 결승에 올라 승부를 겨뤘다. 민속씨름 역대 맞대결에서 3승3패로 팽팽했던 두 장사는 매 판마다 접전을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노련미가 돋보인 임태혁이 3-0으로 이겨 우승 상금 1억원을 가져갔다. 반년 만에 영월에서 재회한 두 장사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졌다. 또 3차례 연장을 포함해 마지막 다섯번째 판(5전 3선승제)까지 가는 보기 드문 명승부를 펼친 것. 첫째판부터 기술 씨름 잔치였다. 김기수의 들배지기를 막아낸 임태혁이 밭다리를 시도하며 김기수의 등샅바를 잡자 김기수는 뒤집기로 맞섰지만 임태혁이 끌어치기를 성공시키며 첫째판을 가져갔다. 1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해 30초의 연장이 추가된 둘째판과 셋째판에서는 김기수가 각각 빗장걸이와 끌어치기로 반격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넷째판에서 임태혁이 앞무릎치기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태안군청 곽현동 감독이 임태혁이 경고성 플레이를 했다며 주심에 항의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다섯째판에서 두 장사는 다시 장기전으로 가며 연장에 돌입한 끝에 임태혁이 경기 종료 부저 소리와 함께 밭다리 되치기로 김기수를 모래판에 눕히며 포효했다.3-2로 재역전승한 임태혁은 이로써 지난해 9월 용인 대회 이후 11개월 만에 민속씨름 대회 정상을 밟으며 금강장사 타이틀을 14개로 늘렸다. 2011년 올스타 대회 당시 태백·금강 통합장사까지 포함하면 생애 15번째 민속씨름 장사 타이틀이다. 임태혁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6개월 만에 재개된 민속씨름 대회인 지난달 영덕 단오대회에서는 예선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기권해야 했던 아쉬움도 날려버렸다. 이날도 오른쪽 무릎이 다소 좋지 않아 보였으나 기어코 꽃가마에 오르고야 말았다. 2018년 영남대를 중퇴하고 태안군청 씨름단에 입단한 김기수는 그해 추석 대회에서 4강에서 임태혁을 거꾸러 뜨리는 파란을 연출하며 처음 꽃가마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금강장사 타이틀을 노렸으나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임태혁은 “오랜 시간 동안 경기가 진행돼 팬 분들이 혹시 지루하지 않았을까 걱정”이라면서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면세 임대료 대폭 인하” 콧대 내린 인천공항…롯데·신라 마음 돌릴까

    “인천국제공항은 떠나간 롯데·신라 면세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올 상반기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며 인천공항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국내 면세업계에 최근 인천공항이 ‘재회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줄어든 여객 수만큼 임대료 인하 ‘러브콜’ 지난 6일 공항 측은 제1여객터미널 제4기 2차 면세 사업권 운영 재입찰을 발표했는데요. 다음달부터 영업할 수 있는 이 사업권은 사실 지난 1월 처음 공고돼 3월 접수가 마감된 입찰입니다. 당시 대기업 중에선 롯데면세점이 DF4(주류·담배), 신라면세점이 DF3(주류·담배) 우선협상자로 뽑혔습니다. 공항 면세점에 처음 진출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7(패션 기타)을 가져갔고요. 중소·중견기업 사업권은 DF8(전 품목)은 그랜드관광호텔, DF9(전 품목)는 시티플러스, DF10(주류·담배)은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거의 사라지자 롯데·신라면세점, 그랜드면세점, SM면세점 등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입찰에 나온 8곳 가운데 6곳이나 유찰됐습니다. 천문학적인 임대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죠. 초유의 ‘공실 사태’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한 인천공항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재입찰에 나섰습니다. 먼저 6개 사업권에 대한 연임대료를 지난 1월 제시한 금액보다 30% 정도 낮춘 2400억원으로 깎았습니다. 여객 증감률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도 없앴습니다. 기존엔 여객이 90% 감소해도 임대료를 9%까지만 깎아 줬는데 이제는 감소한 여객 수만큼 임대료를 인하해 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월별 여객 인원의 60% 수준까지 회복하기 전까지는 임대료를 매출 기반 수수료로 낼 수 있도록 해 줬죠. ●솔깃한 면세점 업계 “새달 재입찰 검토” 롯데·신라를 비롯한 면세점 업계는 일단 인천공항의 전례 없는 ‘당근책’에 솔깃한 분위기입니다. 다음달 15일 마감인 재입찰에 참여할지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한 관계자는 “온라인 면세점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오프라인 공항 면세점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코로나를 겪은 이후에야 콧대를 낮췄다”고 말했습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악의 끝, 그 경계에 서다…세상 끝, 그 묘함을 보다

    악의 끝, 그 경계에 서다…세상 끝, 그 묘함을 보다

    “경계선까지, 끝까지 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하 다만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뒤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을 맡은 이정재의 일성이 그랬다. 본인 스스로 “과도한 연기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 뒤에 나온 얘기였다. 피를 보면 눈을 번득이는 ‘인간 백정’ 레이는 그만큼 욕심 나는 배역이었다. 5일 개봉하는 영화 ‘다만악’은 마지막 미션을 끝으로 청부살인업에서 손을 떼려는 킬러 인남(황정민 분)과 그로 인해 형제를 잃은 레이의 추격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다. ‘관상’(2013), ‘암살’(2015) 등을 통해 ‘악역을 맡으면 영화가 잘된다’는 속설을 가진 이정재가 또 한 번 악역으로 분했다.●문신과 액세서리로 표현한 맹수의 본능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정재는 “제작자들이 저한테 자꾸 악역만 의뢰할 거 같아서 불안한 느낌”이라며 웃었다. “악역이라는 것이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있는 거 같아요. 레이 역할 제안받고서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새롭고 흥미롭게 그릴까’ 고민할 때가 제일 즐거웠어요.” 다른 작품에서는 ‘인간 이정재’가 나올까 봐 캐릭터 구현에 많은 의견을 내지 않는 그이지만, 이번에는 의욕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이정재가 레이로서 집중한 것은 ‘맹목적인 사냥 본능’이다. “형을 죽인 것에 대한 복수는 핑계일 뿐”이라고 설정하고 “누군가를 사냥해야 하는 맹수에 가까운 인물이라 쫓아가는 데 희열을 느끼는 묘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 ‘묘함’을 잘 살리면 왜 그렇게 인남을 쫓는가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고 부연했다. 이를 살리는 방법 첫 번째는 비주얼적 구현이었다. 목 끝까지 차오른 문신, 주렁주렁한 스틸 액세서리에 화이트 룩으로 형의 장례식장에 나타난 레이가 관객들과 만나는 첫 신이다. ‘관상’의 수양대군 못지않은 강렬한 등장이다. “(관객들이) 레이를 처음 봤을 때 ‘쟤는 왠지 죽을 때까지 쫓아갈 것 같아’라는 믿음을 심는 게 중요했어요. 검은 정장 차림이 아닌 건 형의 죽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표현이죠.” 극적인 비주얼 연출을 위해 핑크색 가발까지 집어 들었다 내려놨다는 그다.●고무줄처럼 튕겨오른 찰나의 액션 표정 ‘묘함’을 살리는 두 번째는 표정 연기다. 액션 신도 전체 동작보다는 찰나의 표정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인남과 레이가 처음 만나 싸우는 복도 신 같은 데서도 레이는 떨어져 나갔다가도 고무줄처럼 바로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쉴 틈을 주지 않고 바로바로 들어가는 거죠.” 치열한 추격전을 펼치다 그는 왼쪽 어깨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이어지는 작품 ‘오징어 게임’의 촬영으로 여태껏 수술을 하지 못했다. 486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2013)에 함께 출연했던 황정민과는 7년 만의 재회다. 소감을 묻자 그는 “정민이 형은 그때도 ‘체력이 진짜 좋구나’라고 느꼈는데 이번에도 ‘여전하네’ 했다”며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거기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재회를 기대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세계’는 누아르(암흑가) 영화였고, ‘다만악’은 액션 영화죠. 충분히 액션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컷 ‘맹수 본능’을 얘기하던 이정재가 예의 그 착해 보이는 실눈 웃음을 만들며 답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화상 G20 장관회의 참석한 洪부총리

    화상 G20 장관회의 참석한 洪부총리

    홍남기(왼쪽 첫 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3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메모를 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코로나19 방역·경제 대응을 공유하고 사회안전망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스1
  • 스페인 동물원 최초 ‘희귀 백사자’ 탄생…어미 외면에도 무럭무럭

    스페인 동물원 최초 ‘희귀 백사자’ 탄생…어미 외면에도 무럭무럭

    지난 5월 31일, 스페인 세비야의 동물원 ‘문도파크’에서 새끼 백사자 한 마리가 발견됐다. 동물원 관계자는 지난달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4년 전 태국에서 데려온 백사자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났다. 새끼는 출산 예정일보다 10일 늦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예정일보다 늦을 출산에 새끼 백사자의 탄생이라는 역사적 순간은 아무도 지켜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미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새끼를 본 본 사육사들이 서둘러 새끼를 꺼내 돌보기 시작했다.동물원 측은 어미 외면으로 태어나자마자 돌봄을 받지 못한 새끼가 탈수와 저체온증, 저혈당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시름시름 앓던 새끼는 동물원 식구들의 보살핌으로 얼마 후 기력을 되찾았다. 또 어미가 출산 트라우마로 새끼를 외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달 12일 재개장한 동물원에서 새끼 백사자는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아직 관광객과 직접 접촉하진 않지만 새끼 사자를 보려는 사람들로 우리 밖은 붐빈다. 15일에는 첫 걸음마도 내디딘 새끼에게 ‘화이트 킹’이라는 이름도 붙여졌다.하지만 아직 어미와 만날 길은 아직 요원하다. 어미 사자도 안정을 되찾았고, 새끼가 준비가 되면 부모 사자와 재회시킬 것이라는 게 동물원 방침이지만 아빠 사자와의 관계가 걱정이다. 사육사는 “어미 사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새끼가 아빠 사자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면서 “매우 미묘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백사자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팀바티티 지역에서 자주 목격된 백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 털로 뒤덮여 있지만 ‘알비노’는 아니다. 남아프리카 특정 지역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적 희귀종이다. 눈이 붉은색을 띄는 알비노와 달리 파란색 혹은 녹색인 것에서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현재 전 세계 동물원에 서식하는 백사자는 200여 마리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세계백사자보호기금에 따르면 야생에 남은 개체도 2018년 기준 11마리 정도 뿐이다. 1970년대 유럽 열강들이 아프리카에 유입된 후 백사자를 마구잡이로 사냥한 탓이 크다. 백사자보호단체가 나선 덕에 CITES(세계 동물거래 협약)에 의해 보호받고 있지만 규모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백사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해 일반 사자로 분류돼 있어 보전 인식도 미흡하다. 백사자 보호단체는 “세계자연보전연맹 기준 백사자는 일반 사자와 다를 바 없다. 때문에 다른 사자와 마찬가지로 백사자도 멸종위기 ‘취약(VU : Vulnerable)’ 등급에 올라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월드피플+] 엄마와 여동생 휠체어 태우고 350㎞ 걸어간 10살 소년의 용기

    [월드피플+] 엄마와 여동생 휠체어 태우고 350㎞ 걸어간 10살 소년의 용기

    한 인도 소년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휠체어에 태우고 무려 350km를 걸어서 이동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더뉴인디안익스프레스는 텔랑가나주의 10살 소년이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어린 여동생이 탄 휠체어를 밀며 350km 떨어진 카르나타카주까지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을 여의고 자녀 다섯을 홀로 떠맡았다.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가려 했지만 장애가 있는 몸으로는 힘에 부쳤고 거리에 나앉아 구걸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결국 다섯 아이 중 삼남매는 처지를 딱하게 여긴 이웃 손에 맡겼다. 당장은 생이별이나 다름없는 선택이었지만, 형편이 나아지면 곧 삼남매를 뒤따라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봉착했다. 인도 정부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고 지역 간 주민 이동이 금지됐다. 구걸로도 끼니를 때울 수 없을 만큼 삶은 궁핍해졌다. 소년과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삼남매와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1단계 봉쇄 해제로 주민 이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길이 열렸다. 소년은 병원에서 구해온 휠체어에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 한 살배기 여동생을 태우고 집을 나섰다. 삼남매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부산만큼이나 멀었지만 온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지체하지 않았다. 어머니와 동생이 탄 휠체어를 밀며 걸어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단번에 주민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리고 서울·부산 간 직선거리인 350km를 이동했을 때 드디어 구원의 손길이 전해졌다.현지 경찰은 국도변을 걷고 있는 소년과 가족을 발견해 보호소로 데려간 뒤 식사를 챙겨주었다. 집을 떠난 지 3주가 넘은 때였다. 경찰 관계자는 “혈육을 끝까지 지키려는 소년의 용기에 크게 감동했다”면서 “10살밖에 안 된 어린이가 가족의 재회를 돕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소년의 사연은 지난 5월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열흘 동안 1200km를 달려 고향으로 향한 15살 소녀 쿠마리를 연상시킨다. 쿠마리의 아버지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리까지 다쳐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봉쇄령으로 대중교통이 끊긴 탓에 고향으로 돌아갈 길도 요원했다. 하지만 딸 쿠마리 덕에 귀향할 수 있었고, 이들 부녀의 사연은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문제는 봉쇄령 해제 이후 인도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7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1만9664명으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누적 확진자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2만159명으로 집계됐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확진 및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난달 봉쇄 해제 1단계를 발령하며 주민 이동 제한을 완화하고 식당, 쇼핑몰, 호텔, 종교시설 운영을 허용한 인도 정부는 이달 6일부터 주요 유적지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대도시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다시 도시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기고] 곡예사의 꿈

    [기고] 곡예사의 꿈

    공중 그네를 타는 곡예사 이야기다. 우연한 기회에 조쉬 그로반(Josh Groban)이 작곡한 ‘렛미폴’(Let me fall), ‘나를 추락시켜 주오’라는 노래를 영상으로 들었다. 이 노래는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 ‘퀴담’(Cirque du Soleil-Quidam)의 공연 가운데 곡예사의 삶을 그린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좋은 음악은 배경화면이 있으면 가사 내용에 맞는 메시지를 보고 들으면서 선율을 따라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된다. 곡예사는 천장에서 내려온 밧줄이 자신을 지탱해 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온 몸을 맡기고 위험한 줄타기를 한다.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대편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공중으로 솟구치는 동작을 반복한다. 때로는 줄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허리 힘 만으로 무게 중심을 잡는다. 곁에 있는 곡예사와 함께 공중회전을 하고, 두 팔과 다리를 이용하여 온갖 무늬를 만들어낸다. 어쩌면 인생과도 같다. 처음은 혼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웃과 동행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자를 구하고 자신도 도움을 받는다. 노래가 끝날 때 출연자 모두가 어울려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사랑과 화합의 장면을 연출한다. 얼마나 인간다운 모습인가. 내가 어린 시절 가까운 동네에 서커스단이 심심찮게 찾아왔다. 그들의 마지막 무대는 언제나 공중서커스 공연이었다. 그네를 타고 반대편에 있는 동료를 잡고 돌아오거나 그네를 흔들다 맨몸으로 공중 돌기를 하며 건너오는 동료를 거꾸로 잡기도 한다. 나는 양쪽에서 줄을 타고 오르내리는 예쁜 얼굴에 몸매도 가냘픈 여인들에게 푹 빠졌던 적이 있다. 서커스 공연의 으뜸은 줄에서 떨어질 새라 관중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곡예를 하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노래의 주인공은 차라리 추락하고 싶다고 했다. 추락은 두렵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기도 했다. ‘내가 추락하게 놔두세요. 다시 오르는 것도 놔두세요. 두려움과 꿈이 충돌하는 순간이 한번은 있는 법. 내안의 누군가가 나의 용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미래의 내가 될 그 누군가가 날 붙잡아 줄 겁니다.’ 하지만 곡의 다음 부분에서는 추락하려는 것은 두려움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노래한다. ‘내가 추락한다면, (…) 난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출 겁니다. 당신도 이런 모든 쓸모없는 두려움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추락하길 원한다면, 날 잡아도 좋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추락할 때 누릴 수 있다. 곡예사는 늘 긴장 속에서 추락의 공포를 느끼면서 줄을 탄다. 그러기에 차라리 줄을 놓아 추락해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고, 추락하면서 무한한 자유로움을 느끼는 상상도 할 것이다. 곡의 가사처럼 밧줄 놓기를 원하는 곡예사에게 추락이야 말로 용기 있는 자아와 자유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처럼 온갖 사회 제도나 인연과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 인생은 줄을 타는 곡예사처럼 위로 오르기도 하지만 끝이 어딘지 모르고 추락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있다. 질병이나 이별의 아픔, 실패와 좌절의 순간이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멋진 인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평상심을 가지고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날개를 달듯 잘 나간다고 우쭐대거나 자만하면 언젠가 추락하고 만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 나오는 대장장이 발리안처럼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긍지와 자존감을 지켜내는 자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누린다. 이문열의 장편 연애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출판된 후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한 적이 있다. 첫사랑과 재회한 연인들이 갈등과 상처를 이기지 못해 죽음으로 결별하는 내용이다. 이 제목은 오스트리아의 시인 바하만의 시집 ‘다스 슈피일 이스트 아우스’(Das Spiel ist aus·유희는 끝났다)에서 따온 것으로, 원래 의미는 날개가 있기에 추락한다는 메시지이다. 하지만 날개가 있기에 날고, 날 수 있기에 추락도 하는 것이지만, 노래 중의 곡예사처럼 진정한 자유를 위해 추락하고 싶다면, 그리고 추락하면서도 오르고 싶은 욕망이 함께 있다면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힘차게 날 수 있으리라. 오늘도 곡예사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꿈을 꾼다. 불안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기적을 이루는 그런 꿈을 꾼다. 마치 산속 비탈진 언덕 아래에 뿌리를 내리고 울창하게 자란 소나무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오솔길의 후미진 곳에서 분홍빛 활짝 피운 철쭉꽃 군락처럼. 김국현 수필가·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 [선 넘는 일요일] 여관서 수표 다발 훔쳐 달아난 여인에게 얽힌 ‘웃픈’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여관서 수표 다발 훔쳐 달아난 여인에게 얽힌 ‘웃픈’ 이야기

    1968년 서울신문이 발간한 ‘선데이서울’은 대한민국 최초의 성인용 주간 오락 잡지다. 당시 ‘선데이서울’은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과 광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사연과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이루어진 ‘쇼킹 話題(화제)’ 면도 연예인들의 컬러사진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선데이서울’ 속 수많은 기상천외한 사건 중 제531호(1979년 1월 28일자)에 실린 ‘카바레서 만난 남자 주머니서 7백만 원 훔쳤다가 붙잡힌 여성’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978년 12월 2일 우 모 여인(34·가명)은 송년 기분에 들떠 쓸쓸한 마음을 달래고자 카바레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40대 남자 김 모 씨를 만났고, 둘은 무언의 일치와 함께 부근의 여관으로 직행했다. 먼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우 씨는 뒤이어 욕실에 들어간 김 씨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빠져나온 수표 다발을 발견했다. 수표 뭉치는 자그마치 7백만 원. 우 씨는 뒤돌아볼 것 없이 수표 다발을 거머쥐고 여관에서 재빨리 도망쳤다. 처음 만나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돈만 잃은 김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우선 그녀가 사용한 수표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하나둘씩 수표가 나타났고, 경찰은 영등포와 시흥 일대에서 수표를 취득했다는 정보를 토대로 수사를 시작했다. 수표의 사용처는 대부분 전자제품 대리점이었다. 대리점의 거래 대장, 월부 판매 대장 등을 통해 거래자 중 주로 30대 여자 수십 명을 용의자로 뽑아냈고, 한 사람씩 수사해 범위를 압축해갔다. 마침내 장부에 기록되어 있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우 씨의 존재를 확인한 경찰은 우 씨의 주소지로 찾아갔다. 하지만 우 씨는 주소지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를 이미 팔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 상태였다. 다행히 아파트를 판 잔금 일부가 건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에게 부탁해 “오늘 잔금이 마련되었으니 속히 가져가라”는 방법으로 우 씨를 복덕방으로 끌어들여 체포했다. 결국 우 씨는 절도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구속됐다. 하지만 형사들은 “신원조회 결과 초범이고, 진술하는 태도로 보아 우발적이었던 것 같다”며 “알고 보니 죄는 밉지만 가엾은 여자”라며 우 씨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우 씨의 사연을 들어보니 그녀는 현재 시어머니와 8살 된 딸과 함께 살고 있는데, 남편은 3년 전 다른 여자를 만나 집을 나간 상태였다. 또한 우 씨는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법적으로는 미혼이지만 시어머니와 딸을 먹여 살리느라 적은 밑천으로 옷 장사, 전자제품 중개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유치장에 구속되어 있던 우 씨는 “그래도 나를 버리고 간 남편이 신문이라도 보고 나를 찾아와 재회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관서 낯선 남성의 수표 다발을 훔쳐 달아난 우 씨의 소식은 그녀가 처한 어려운 환경이 알려지면서 ‘웃픈(웃기지만 슬픈)’ 사연으로 우리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숨죽인 극장가… 누가 깨울 것인가

    숨죽인 극장가… 누가 깨울 것인가

    7월 말~8월 초로 일컬어지는 여름 텐트폴 극장가. 연 관객 4분의1이 몰리는 최대 성수기는 한국 영화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먼저 영화 ‘반도’가 오는 7월 15일 개봉을 확정 지은 가운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강철비2: 정상회담’은 8월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초 7월 말 개봉을 예정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테넷’과 디즈니 액션 대작 ‘뮬란’이 개봉일을 각각 8월 12일, 8월 21일로 연기해 여름 대전에서는 다소 물러서게 됐다.●‘부산행’ 4년 후 살아남은 자들의 세상은 배급사 NEW가 선보이는 영화 ‘반도’는 천만 영화 ‘부산행’(2016)의 속편이다. 영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2020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한편, 북미·프랑스·중남미·대만에 선판매를 완료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도’는 전작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 분)은 피할 수 없는 제안에 다시 반도로 들어가고,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더욱 거세진 좀비떼의 습격을 받는다.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정석과 민정(이정현 분) 가족의 탈출기를 그렸다. ‘서울역’(2016)부터 시작된 연상호 감독의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확장해 달리는 기차에서 광활한 도심으로 배경을 확장, 액션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는 게 배급사 측 설명이다.●정상회담 중 납치된 남·북·미 세 정상 롯데컬처웍스가 8월 초 개봉을 예정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또 다른 ‘천만 감독’ 양우석 감독의 작품이다. 양 감독은 2013년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한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남과 북의 이야기라는 데는 2017년 개봉한 전작 ‘강철비’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배역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전작에서 북한요원이었던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로 분했고, 남한 외교안보수석으로 활약했던 곽도원은 북한 쿠데타의 장본인이 됐다.●암살자와 추격자의 사투 그린 액션물 CJ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이정재 콤비의 열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마지막 청부살인 임무로 인해 다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사투를 그린 액션물이다. 한국과 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한 다채로운 미장센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전작 ‘오피스’(2014)로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살아있다’ 100만 돌파… 텐트폴 청신호 이들 텐트폴 시장의 흥행 전망은 밝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형 신작의 개봉 연기가 줄을 잇고, 극장 관객 수 최저를 연일 경신한 가운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개봉한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좀비 영화 ‘#살아있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100만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6000원 할인권 배포 이벤트가 진행된 마지막 주 주말인 지난 26~28일 극장 관객 수도 99만 9250명으로 전주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전작의 흥행에 힘입거나 더 커진 스케일(‘반도’, ‘강철비2’), 화려한 라인업(‘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으로 이들 텐트폴 영화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자발적 자가격리 11주 만에 2살 아들 만난 英 부부의 사연

    자발적 자가격리 11주 만에 2살 아들 만난 英 부부의 사연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두 살배기 아들의 안전을 위해 남편과 함께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한 간호사가 마침내 아이와 만나게 돼 기뻐하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26일 랭커셔 커크햄에 사는 간호사 샬럿 콜(30)과 그녀의 동갑내기 남편 대니얼 콜은 정부의 도시 봉쇄 조치가 완화되자 11주 만에 자가 격리를 해제하고 두 살배기 아들 조지와 만났다고 전했다.샬럿은 자신이 관리·감독하는 요양원 7곳 중 1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조지의 안전을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최근까지 부모님 집에 아이를 맡겼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조지가 보고 싶을 때 찾아가 창문으로 아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정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하면서 이들 부부는 자발적 자가 격리를 해제하고 아들과 재회한 것이다.이에 대해 샬럿은 “조지를 데리러 갔을 때 아이는 감격스럽게도 우리에게 뛰어왔다. 아이가 그렇게 빨리 달려와 우리를 꼭 붙잡는 모습을 절대 본 적이 없었다”면서 “나 역시 아이를 놓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이와 함께 “다시 아이를 품에 안고 아이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다”면서 “아들의 사랑스러운 금발 곱슬머리처럼 사소한 것들이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당시 몇 번이나 울컥해 태연한 척했지만, 감정적으로 엉망진창이었다. 눈물이 흘렀지만 감정이 무너져 엉망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면서 “당시 상황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벅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샬럿은 조지가 너무 오랫동안 집을 비웠을 때 처음 몇 주 동안 고통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자택의 울타리와 차고를 더는 페인트를 칠할 곳이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칠했다. 샬럿은 자가 격리 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고 처음에 기껏해야 2주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 기간은 아들이 태어난 뒤로 우리가 떨어져 지낸 가장 오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이들 부부는 또 정부의 봉쇄 조치가 완화되는 소식이 나올 때까지 아들을 다시 볼 날을 손꼽으며 기다렸다. 그녀는 “아들은 내 전부이기에 다른 일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장난감과 선물을 사다 줬다”면서 “이날은 마치 크리스마스 같았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자발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것이 조지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자신들이 내린 결정 가운데 가장 어렵고도 쉬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이들 가족은 다시 함께 있게 됐기에 앞으로 다시 헤어질 필요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 또 그녀는 이번 자가 격리 동안 손주를 돌봐준 부모에 대해 감사 인사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나와 대니얼은 우리 부모가 지난 11주 동안 손주를 위해 해야 했던 희생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조지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들이 조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만큼 난 조지가 그들과 함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재회 이후 함께 첫 번째 주말을 즐겼다. 끝으로 그녀는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집에 다시 아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아이를 위해 차를 끓이고 아이를 침대에 눕히는 것이 그리웠다”면서 “난 아들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진=피터 오스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풍경을 끌어안고, 이야기를 끌어내다

    풍경을 끌어안고, 이야기를 끌어내다

    마리오 보타라는 건축가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내가 건축 공부를 시작했던 1979년쯤 ‘A+U’라는 일본의 건축잡지를 통해서였다. 보타는 1943년생이니 그때 그의 나이 36세였을 게다. 카데나초와 리바 산 비탈레의 주택들과 모르비오 인페리오레 학교가 실렸는데, 매우 기하학적으로 간결하고 정연하면서도 자연과의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그의 건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루이스 칸, 르코르뷔지에와 일했고 스카르파에게 수학했다는 보타의 작품들은 그 세 명의 분위기가 묘하게 융합된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었다. 이후 그가 발표하는 일련의 주택 시리즈는 연이어 세계 건축계를 강타하며 최고로 주목받는 건축가가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그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건축가였다. 1980년대 내가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 공부를 하던 시절에도 보타는 최고의 관심을 받으며 활약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프랑스 샹베리의 문화센터를 시작으로 프랑스 에브리의 대성당, 스위스 루가노의 고타르도 은행과 바젤의 팅글리 미술관,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다. 그를 위시해 ‘티치노 학파’라고 불리는 일련의 건축가들이 유럽의 건축계를 열광시키고 있었다. 80년대 후반 파리에서 마리오 보타의 강연회에 참가했던 적이 있었다.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찬 청중의 열기는 뜨거웠으며, 강연 후에는 그와 일해 보고 싶다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온 젊은 건축가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 그렇게 찾아가서 일할 기회를 가졌다는 신화적인 이야기들이 소문으로 떠돌며 건축학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었다.1987년경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서 조직한 ‘티치노 건축투어’에 참가해 1주일 동안 티치노의 건축가들을 찾아 볼 기회가 있었다. 보타를 비롯해 루이지 스노치, 아우렐리오 갈페티, 리비오 바키니 등의 건축물을 둘러보면서 티치노에 오랜 건축의 전통과 문화적 풍토가 있어 왔음을 알게 됐다. 이 여행은 나의 건축가로서의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지어진 건물이 주변의 대지와 어우러지며 보여 주는 엄청난 힘이었고, 잘 지은 건물의 장인적 완벽함에서 풍겨 나는 아우라와 그것이 주는 감동이였다. 그때 나는 건축 이론과 역사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좋은 건물을 ‘짓는’ 것으로 귀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나 역시 건물을 실제로 ‘짓는’ 건축가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마음속 깊이 새겨 두게 되었다. 1989년도로 기억한다. 교보생명의 신용호 회장이 오랜 노력을 통해 마리오 보타를 한국에 초청했고, 그 프로젝트에 참여할 건축가를 찾고 있었다. 당시 파리에서 일하고 있던 내가 연결됐고 면접 후 함께 일하기로 결정되면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마리오 보타 부부를 만났다.보타는 일과의 대부분을 건축에만 집중한다는 사람이었으며, 실제로 건축주와의 미팅, 식사, 현장 방문 등 공식일정을 제외하고는 호텔방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든지 개인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보생명에서 보타를 초청한 이유는 부산에 교보빌딩을 설계하기 위해서였다. 보타는 그 사이트를 방문하고 업무협의를 마친 뒤 돌아갔다. 나 역시 파리로 돌아왔고 교보와 보타 사이의 연락 업무를 담당하며 월 1회씩 루가노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프로젝트 협의를 진행하게 됐다. 보타 사무실은 설계를 시작했고 몇 차례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몇 달이 흘러 갔지만 프로젝트는 쉽사리 진척되지 않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신 회장은 내게 적극적으로 보타 사무실에 합류할 것을 독려했고, 결국 보타 사무실에 합류하여 부산 사옥과 서초동 사옥의 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됐다. 스튜디오 보타에 도착했을 때 보타는 실장 역할을 하는 마우리치오 펠리와 인사를 시키고는 비어 있는 책상을 찾아서 여기서 작업하라고 한 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작업 도구들을 챙기고는 여기저기 물어 물어 사무실 내부에 있는, 이 프로젝트와 관계 있는 자료들을 모두 파악했다. 며칠인가 지나서 드디어 보타가 나타났다. 그는 태연하게 마치 매일 보았던 것처럼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들여다보고는 코멘트하고 스케치도 하면서 첫 미팅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스튜디오 보타에서의 일은 시작됐다. 프로젝트는 한 달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다. 보타는 매우 직관적이고 핵심을 바로 짚어 가지만 또한 새로운 비전을 찾아내기 위해서 수많은 시도를 반복하는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을 지나며 프로젝트는 아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 가기도 했다. 드디어 두 프로젝트가 1차적으로 마무리돼 가면서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약간 흥분할 정도로 좋은 제안들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보타도 매우 흡족해했고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도 모두 와서 둘러보고는 감탄을 연발했다 그 두 가지 안을 들고 한국으로 향해 신 회장을 만났다. 그분은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가만히 두 프로젝트를 응시했다. 그분의 손이 약간 떨리고 있다고 느껴졌다. “음, 역시 좋아…. 이 두 프로젝트 모두 진행해야겠어.” 그렇게 1991년 교보생명 서초동 사옥과 부산 사옥의 설계가 시작됐다. 나는 약 1년 정도를 예상하고 스위스 루가노의 스튜디오 보타에서 함께 일을 하게 됐다. 루가노는 매우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도시였고 사무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으며 일은 흥미롭게 진행됐다. 사무실의 최고참 마우리치오가 내게 귀띔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기까지는 아마도 길고 긴 시간이 걸릴 거야.” 그의 말대로 대구 동성로 사옥과 서울 상계동 사옥이 추가되고, 특히 서초동 사옥이 우여곡절을 거치게 되며 4년을 보타 스튜디오에서 보내게 됐다. 그의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다. 티치노와 이탈리아 북부의 문화와 건축을 알게 되고 보다 친숙해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보타와 함께 일하면서 나는 알게 모르게 그의 스타일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다. 그의 사무실에는 ‘마리오 보타’ 이외의 도서는 ‘금지’돼 있었다. 직원들은 보타 특유의 언어에 익숙해 있었고 ‘마리오라면 어떻게 할지’를 추정하며 작업들을 진행했다. 심지어 마리오가 직원들에게 상당한 여지를 주는 것 같아도 프로젝트를 마칠 때면 모든 것이 항상 그의 뜻대로 돼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들려왔다. 그는 직원들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도록 여지를 주면서도 끊임없이 그의 생각들을 발전시켜 갔고 본인이 만족할 만한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프로젝트를 끌고 갔다. 보타의 건축은 뚜렷한 형태 언어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언어가 구사된 그의 건축은 항상 그만의 뚜렷한 개성을 지닌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들은 또한 그 대지와 프로그램들과 연결되어 매번 다른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그에게는 루이스 칸과 르코르뷔지에, 그리고 스카르파라는 스승이 있었고, 그는 이 셋의 탁월함을 자신의 건축 세계에서 조화롭게 펼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나 역시 루이스 칸과 르두, 팔라디오 등에 대한 학창시절의 관심과 공부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지만 보타의 건축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면서 맥락을 같이할 수 있었고 좋은 소양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1995년 이후 나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사무실을 시작했다. 2005년인가 리움 관계로 서울을 방문한 보타와 재회하고 서울대에서 있었던 강연을 듣게 됐다. 보타와 그의 건축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나에게 그 강연은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내가 그의 사무실을 떠난 후 10년 사이 그는 건축 관련 미디어의 시야에서는 약간 멀어진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그는 많은 프로젝트들을 계속하며 여전히 마리오 보타라는 뚜렷한 특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감탄과 경의를 되새기게 된 계기였다. 2011년 6월 이상각 남양성모성지 신부가 마리오 보타와 성당 설계를 진행하기를 원했다. 현장과 마스터플랜에 관한 자료들을 보내고 보타와 통화했다. 보타는 평소와는 달리 즉석에서 동의하고 8월 20일 성지를 방문했다. 10월 14일에는 이미 1차 제안이 도착했고 이어서 설계 계약이 이루어졌다. 최초의 요구사항은 3000석 수용 가능한 성당이었다. 보타는 경사면을 이용하고 지하에 위치하며 높은 두개의 타워가 있는 안을 제안했다. 그리고는 또 그 특유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2011년 8월 사이트를 처음 방문한 후 2014년 9월 설계를 마무리하기까지 3년에 걸쳐 거의 1~3개월마다 13회에 걸쳐 계획안을 발전시켜 왔다. 2014년에는 예산 문제로 3000석을 1200석으로 축소해야겠다는 신부님의 설계변경 요구가 있었다. 보타는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동조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안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공사는 장학건설이 담당했다. 2017년 4월 1일(보타의 생일이기도 하다) 착공해 2020년 5월 공사가 완료됐다. 풍경 속에서 마치 땅에서 솟아난 듯 그 대지와 융합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보타의 저력을 보여 주는 강력한 작품이 긴 숙성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언덕에 자리잡은 성당을 바라보면 가슴 깊이 뜨거움이 느껴진다. 과정을 함께하며 보낸 긴 시간과 우리의 노력과 열정이 벽돌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는 것 같아서다.최근에 준공한 디어스 사옥은 마리오 보타를 닮지는 않았으나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과 또 ‘팔라디오’라는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 장소의 특성과 자연의 빛, 그리고 공간의 깊이와 풍부함, 간결함과 강렬함, 질서와 변이들이 하나로 융합되어 만들어진 하나의 ‘메타포를 지닌 공간적 장치’이다. 디어스 사옥으로 2019년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것은 ‘짓는’ 건축가에게 큰 격려가 됐다. 건축가 한만원
  • 궤변 늘어놓는 日우익신문 “한국, 역사왜곡 멈춰…징용은 합법”

    궤변 늘어놓는 日우익신문 “한국, 역사왜곡 멈춰…징용은 합법”

    산케이 “임금 줬다…한국, 악의적 역사왜곡”ILO “일제 강점기 징용은 불법 노동” 확인산케이, ILO 판단과 정반대 주장 “정치공작”우익 성향의 일본 신문 산케이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하시마(일명 ‘군함도’) 등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한국의 문제 제기에 대해 “역사 왜곡”이라며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산케이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미 일본의 조선인 징용에 대해 불법 노동이라고 밝혔음에도 한국이 일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거짓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산케이 신문은 28일 군함도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 현장에서 벌어진 조선인 징용 피해를 일본 측이 왜곡한 것에 맞서 한국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포함한 대응을 요구하는 서신을 유네스코에 보낸 것과 관련해 ‘한국은 역사 왜곡을 그만두라’는 제목으로 사설 형식의 논설을 실었다. 산케이 “가혹한 탄광 노동 조건 언급,‘한반도 출신 있었다’ 명시해 문제 없다” 산케이는 징용이 강제노동은 아니며 임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한국 측의 비판은 잘못됐다면서 “국민징용령에 근거해 1944년 9월 이후 일을 한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측이 말하는 것과 같은 강제노동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임금 지급을 동반한 합법적인 근로 동원에 지나지 않으며 내지인(일본인을 의미)과 마찬가지로 일한 것”이라고 강변했다.이어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바쿠후(무사 정권 시절의 통치기구)나 한(에도시대의 통치기구)이 시행착오를 하면서 조선 등 산업화를 시작한 1850년대부터 산업화가 일단락한 1910년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앞선 대전(태평양 전쟁)의 종전이 임박했을 때의 탄광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썼다. 군함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에 관해서는 “당시 탄광 노동이 어디서든지 그러했듯이 가혹한 노동 조건에 있었다는 것은 정확하게 전시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는 내지인과 함께 한반도 출신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명시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강조했다. 산케이는 “문화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유네스코에 대해 한국이 사실을 왜곡한 주장을 강요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이미지 실추를 노린 한국의 자세는 악의가 있는 정치 공작”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군함도 등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쟁점이 됐을 때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에 배포한 책자에 홋카이도에서 일한 일본인 노동자 사진이 한반도 출신 징용 피해자로 잘못 소개된 일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역사 문제에서 식민지 지배와 전쟁에 대한 사죄·반성과는 거리를 두고 우익 세력과 닮은 꼴 주장을 펼쳐 온 산케이의 이날 논설은 국제기구의 판단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힌 것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ILO “일본이 한국에 준 ‘국가간 지불’,피해자 상처 치유하기에 충분치 않다” 예를 들어 국제노동기구(ILO)는 일제 강점기 징용이 사실상 불법 노동이라는 견해를 이미 오래전에 밝혔다. ILO가 1999년 3월 펴낸 전문가위원회 보고서에서는 일본이 2차 대전 중 한국과 중국의 노동자를 대거 동원해 자국 산업시설에서 일을 시킨 것이 ‘협약 위반’(violation of the Convention)이라고 적시했다. 이는 일제 강점기 징용이 강제 노동을 규제하는 ILO의 29호 협약에 어긋난다는 판단인 셈이다. 당시 ILO는 동원된 피해자 개인의 배상을 위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자금 등 이른바 ‘국가 간 지불’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군함도 등 조선인 징용 현장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한 2015년 7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도 강제 노역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사토 구니 당시 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일본은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forced to work),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하였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9살에 간 군함도 생존자 “몽둥이로 맞는강제 징용자 비명 잊을 수 없어” 증언 2017년 10월 70여년 전인 1939년 9살의 나이로 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에 가 지옥 같던 6년의 시간을 보낸 군함자 생존자 구연철(87·부산)씨는 끔찍했던 그때를 회상하며 “몽둥이를 맞으며 고통스러워하던 강제 징용자 비명을 잊을 수가 없다”며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알리기 위해 계속 증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씨의 아버지는 조선에서 먹고 살길이 막막해 군함도에 ‘모집 광부’로 지원해 가족과 함께 살기로 했다. 구씨는 부산에서 관부 연락선을 탄 뒤 사흘여 만에 군함도 관리사무실에서 아버지와 재회했지만 충격적인 모습에 눈물을 쏟았다고 전했다. 양복과 넥타이를 맸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일본의 전통 남성 속옷인 훈도시만 입고 온몸에 석탄 가루를 뒤집어쓴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20대 전후의 조선인 청년들은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다. 관리사무소와 식당 주변에서 이들이 수시로 몽둥이 등에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거친 비명을 거의 매일 들으며 학교와 집을 오갔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콩깻묵 찐 것을 밥 대신 먹었다. 구씨는 “배가 고파도 먹을 게 없어 찐 콩깻묵을 먹어야 했고 어김없이 설사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사는 곳은 더 비참했다.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일본인들이 사는 번듯한 주거시설의 지하에 살았다. 구씨는 “주거공간에는 통풍이 안 돼 습기가 가득했다”고 증언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1930년대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언덕배기의 한 셋집은 어쩔 수 없이 풍진 인생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었다. 한때 이름난 기생이었던 언니와 유명 배우였으나 정신병을 얻어 하루에도 여러 기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생,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소녀 희수는 주인집 사람들이다. 그 집에는 마술사와 차력사, 하루에도 여러 번 가래를 뱉는 할아버지, 인력거꾼 아버지를 둔 소년 준이 세들어 산다. 손홍규 작가의 장편소설 ‘파르티잔 극장’은 해방 공간의 혼돈과 이어지는 전쟁의 참화 속을 살아가는 희수와 준의 이야기다. 그 시절 예인들이 잔뜩 모인 그 집의 배경처럼, 준과 희수는 자연스럽게 예술열을 키우게 된다. 춤을 배우는 희수는, 연극과 무대에 대한 동경을 가진 준과 함께 극장을 다니며 무대에 익숙해진다. 이들을 더욱 끈끈하게 잇는 건 결핍의 역사다. 희수는 엄마를, 준은 누나와 아버지를 잃었다. 그들에게 피붙이란 단순히 ‘사랑하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띤다.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먼저 간 이들이며, 죽어서도 끝끝내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다. 이들 두 사람을 둘러싼 시대 배경과 당대 문화예술계의 흐름은 버라이어티하다. 일제강점기의 좌익 운동과 사상검열, 해방공간에서의 좌우 충돌과 정치공작 앞에서 이들은 풍전등화다. 신파극에서 만담·막간극 등의 대중극과 신극으로, 궁중무용에서 서양 춤으로 이행해 가는 흐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코 풍진 시대에 휘둘리지만은 않는 것이 소설의 미덕이다. 시대적 배경을 이야기의 밑바탕에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희수와 준 두 사람의 관계와 마음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희수와 준은 각자의 시점에서 서로를 서술하며 상대를 보듬기도 하고, 스스로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이들 주변에 놓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데도 적극적이다. 전쟁의 와중에 인민군 포로와 남부군 대원으로 재회한 희수와 준이 유격대원들의 신상과 이력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등이 그렇다. 서로서로 이야기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예술의 원천이며, 그러한 삶은 결코 무용하지 않다는 것을 소설은 부지런히 말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어른 다 됐네” 6년 만에 재회한 개와 돌고래의 변치 않은 우정

    “어른 다 됐네” 6년 만에 재회한 개와 돌고래의 변치 않은 우정

    6년 만에 만난 개와 돌고래가 변치 않은 우정을 과시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키스제도에 자리한 ‘돌고래연구센터’ 측은 오랜 친구인 돌고래와 개의 재회 순간을 공개했다. 이달 초, 돌고래와 바다사자 등 여러 해양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돌고래연구센터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연구센터 관계자의 반려견 ‘거너’가 그 주인공이었다. 골든리트리버 종으로 어릴 적 한 차례 센터를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겨우 생후 8주 새끼였던 당시 센터를 찾았던 거너는 어느새 7살이 됐다.그리고 과거 거너와 깊은 교감을 맺은 돌고래 ‘델타’는 어른이 되어 나타난 거너를 반갑게 맞이했다. 연구센터 보호구역에서 사는 돌고래 ‘델타’는 거너가 새끼였을 때 생애 최초로 교감을 나눈 돌고래다. 4살 때 새끼 거너와 만나 우애를 쌓았던 델타도 이제는 어엿한 10살 돌고래다. 6년 만에 만나 어색할 만도 했지만 거너와 델타는 변하지 않은 우정을 보여줬다. 다른 돌고래는 쳐다도 보지 않고 오로지 델타에게 시선을 고정한 거너는 신이 난 듯 겅중겅중 뛰며 델타에게 반가움을 표했다. 털도 수북하니 훌쩍 자랐지만 델타도 거너를 알아본 듯 연신 수면 위로 뛰어올라 입맞춤으로 호응했다.개와 돌고래의 흔치 않은 조합에 온라인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온라인 생중계로 거너와 델타가 6년 만에 재회하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난 ‘로미오와 줄리엣’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돌고래연구센터의 방문객 입장이 제한된 가운데 거너와 델타의 특별한 재회는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돌고래연구센터에 서식하는 돌고래와 바다사자 중 절반은 다른 시설에서 왔거나 야생에서 구조된 뒤 재활에 실패해 센터 보호를 받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센터에서 태어났다. 돌고래 ‘델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돌고래 특유의 호기심은 풍부하다. 델타는 2015년 센터를 방문한 서비스견에게도 관심을 보이며 교감을 나눠 화제가 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좀비들 속 연결 끊겨도 사투하는 인간 배우의 역할·에너지·감정 크게 작용해 대본 속 ‘알 수 없는 막춤’도 전날 연습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 ‘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당연하지 않았던 무대를 당연한 것으로

    [허백윤의 아니리] 당연하지 않았던 무대를 당연한 것으로

    우리 고유의 희로애락이 담긴 모노드라마, 판소리에서 자유롭게 사설을 읊는 부분을 ‘아니리’라고 합니다. 무대 위의 다양한 삶, 무대 밖에서 이어지는 많은 장면들을 문화부 공연 담당 기자의 시선으로 풀어 갑니다.“지금 공연을 하나요?”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데, 사실 거의 매일 객석에 앉았다. 코로나19로 미뤄진 작품이거나 겨우 취소를 면하고 막을 올린 무대들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렌트’, ‘모차르트!’,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대작들이 줄줄이 열리는 뮤지컬이 가장 활발하다.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마스크를 쓴 채 길게 줄을 선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어쩌면 그 당연한 순서에 감격스러운 감정들이 터져 나온다. 텅 빈 객석을 향해 멋쩍은 듯한 표정으로 연주하는 무대들도 적지 않다.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가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바꾼 클래식과 국악 무대의 리허설이나 녹화현장이다. 아무도 없는 공간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마스크 쓴 지휘자와 그를 따르는 선율 마디마디 어딘가 어색했다. 연주자들 사이에도 아쉬운 듯 애틋한 눈빛이 오갔다.코로나19 상황에서 공연장은 ‘당연히’ 문을 닫아야 할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위험을 여가를 위해 감내할 이유는 없었다. 확진자 수에 따라 적용과 해제가 반복된 국공립 공연시설 ‘거리두기’ 조치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 분위기에 무기한 연장됐다. 무대를 준비한 국악과 창작극 등의 민간 창작자들의 손발이 덩달아 묶였다. 민간단체나 기획사에서 준비한 뮤지컬과 연극 작품들이 관객들과 뜨겁게 재회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쇄 조치와 달리,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협의에 따라 공연을 진행하도록 방침을 정한 결과다. 생계로 공연을 하는 이들이 받은 타격의 크기도 달랐다. 20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공연계 매출액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월(216억여원)부터 반토막 났고, 4월(47억여원) 바닥을 쳤다. 5월(112억여원) 회복세를 보이다 재확산 우려에 6월 매출이 이날 기준 54억여원으로 다시 줄었다. 뮤지컬계 매출은 같은 기간 450억여원(148편)으로, 전체 공연계 비중이 65.6%에서 86.8%로 커졌다. 그러나 연극이 15.2%에서 9.7%로, 클래식은 9.2%에서 2%로, 국악은 1.4%에서 0.1%로 모두 줄었다. 국공립 공연시설 종사자와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고민들이 쏟아진다.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제 폐쇄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게 열지를 고민해야 한다”(공립 공연장 관계자), “문화예술 예산부터 깎고 횟수를 줄이다 보니 민간단체의 상업예술 공연만 더 흥하는 구조”(국립단체 관계자) 등의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나온다.K방역에 대한 자부심은 공연에도 있었다. 지난 4월 초 앙상블 배우 두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3주 남짓 무대를 멈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대표적이다. 띄어 앉기를 하지 않아도 지금껏 어떤 공연장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해외에서 오히려 주목하는 공연계의 조심스런 자랑이다. QR코드 문진표와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은 모든 공연장의 기본이 됐다. 무대 위 거리두기를 위한 프로그램 변경(서울시립교향악단),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일 때만 공연을 재개하도록 하는 하루 전날 예매 시스템(서울문화재단), 하루 세 차례 이상 대책회의(세종문화회관) 등 현장에선 이미 다양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극장에서 확진자가 나왔거나 대유행하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철저한 관리와 함께 안전하게 공연을 즐기는 게 당연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음악과 예술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받으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번 기회로 문화예술 무대의 장벽을 더 낮춰 영상을 넘어 아티스트와 직접 마주했을 때의 그 짜릿한 감동과 흥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것이 될 수 있기를 공연계는 바라고 있다. 무대와의 마음의 거리를 좁힐 문화 방역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 [여기는 동남아] 10대 태국男, 헤어진 여자친구 찾아가 염산 테러

    [여기는 동남아] 10대 태국男, 헤어진 여자친구 찾아가 염산 테러

    태국의 한 10대 남성이 이별한 연인을 찾아가 얼굴에 염산을 뿌려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타이거를 비롯한 태국의 언론 매체는 지난 16일 태국 송클라주에서 18세의 남자 대학생이 헤어진 여자 친구(20)를 찾아가 재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끔찍한 염산 테러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는 16일 밤 10시 30분경 한 달 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근무하는 편의점을 찾아가 사랑을 호소하며,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녀가 요구를 거절하자, 격분한 그는 사전에 준비해 둔 염산을 그녀의 얼굴에 뿌렸다. 본인의 사랑이 거부당하면 그녀의 얼굴을 훼손하기로 작정하고, 사전에 온라인에서 염산을 구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그는 “나의 행동을 후회하며, 그녀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그녀의 얼굴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의사는 “그녀의 상태가 좋지 않으며, 당분간 감염 예방을 위해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