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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리냐 명분이냐” 한나라 고심/‘총재회담’ 강·온 두기류

    ◎朴熺太 총무,조기추진 주도/辛卿植 총장 “구걸 인상” 제동/이회창 총재 접점모색 부심 여야 총재간 청와대회담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내부 기류가 두갈래로 엇갈리고 있다.총재회담을 조기 추진해야 한다는 실리론에 맞서 총재회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명분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자가 그동안 당내 분위기를 주도했다.몇가지 이유가 있다.‘국정 파트너’로서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이다.또 李會昌 총재가 金潤煥 부총재나 李基澤 전 총재대행 등 사정(司正)의 도마에 오른 중진을 ‘나 몰라라’할 수 없는 처지다.당사자들도 총재회담을 통한 ‘정치적 절충’을 바라는 ‘따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후자는 선명 야당론을 내세운다.이런저런 속사정으로 총재회담을 구걸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면 소탐대실(小貪大失)할 수 있다는 우려다.특히 단기전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정국의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 장기 포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온건 기류는 朴熺太 총무 등이 이끌고 있다.朴총무는 14일 “여권 내 강경론이 있지만 최종 판단은 金大中 대통령이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접지 않았다.“총재회담을 미룰수록 정국 파행에 따른 여권의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강경쪽에는 辛卿植 사무총장이 있다.辛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장외투쟁으로 여론이 우리 쪽으로 쏠리고 있다.총재회담에 목을 멜 이유가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최종 선택은 李총재 몫이다.李총재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 직전 공개 석상에서 “한나라당이 총재회담에 매달리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 내용은 잘못”이라고 쐐기를 박았다.그렇다고 李총재가 강경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오히려 총재회담의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총재가 경제원로들의 훈수를 구한것도 맥을 같이 한다. 이날 蔡汶植 金在淳 전 국회의장,李哲承 高在淸 전 국회부의장 등과 저녁 회동을 가졌다. 야당 총재로서의 위상 굳히기도 겸했다.
  • 정국풀기 대화행보에 가속도/국회정상화 따른 여·야 입장

    ◎여­국면 유지 당력 집중… 총재회담엔 신중론/야­세풍사과 등 전제조건 없는 총재회담 요구 국회가 13일 정상화됨으로써 여야간 정국 현안을 둘러싼 논쟁이 장내에서 가열될 조짐이다.한편으로 여야는 여러 채널을 동원,대화분위기 조성에 적극적 행보를 보임으로써 ‘정국 해법찾기’ 노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권◁ 여권은 한나라당이 등원한 이상 대화 국면을 유지하는 데 당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판문점 총격요청사건’ 등 일련의 현안들을 검찰 수사에 맡기기로 가닥을 잡은 것도 그래서다. 대화 국면의 ‘종착점’은 여야 총재 청와대회담이라는 데 여권 내부 이견은 없다.다만 청와대나 당 모두 현재로선 청와대회담에 ‘신중론’이 우세한 형국이다.청와대 金重權 비서실장은 “‘빨리 한번 만나자’는 金大中 대통령의 말씀은 의례적인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해 항간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여권 내 신중론이 우세한 것은 막상 청와대회담을 하더라도 막힌 정국을 시원스레 풀 ‘명약’(名藥)이 없기 때문이다.자칫 ‘세도(稅盜)사건’ 등을 놓고 야당에 면죄부만 줘 정국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감도 있다. 여권은 정기국회에서의 ‘철저한 현안공조’도 다졌다.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국민회의·자민련 국정협의회에서는 ‘세도사건’에 대한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과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함께 촉구하자는 결론을 냈다.근래 보기 드문 ‘찰떡공조’를 과시한 셈이다. ▷한나라당◁ ○…金大中 대통령과 李會昌 총재의 단독회담이 이뤄져야 정국을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시기가 빠를수록 정국 정상화에 효과적 이라고 주장한다.특히 청와대회담에는 어떤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는 태도다.‘세도사건 등과 관련,여권의 ‘李총재 선(先)사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安商守 대변인은 “검찰 수사 결과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면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수사가 진행중인데 무엇을 미리 사과하란 말이냐”라고 밝혔다.安대변인은 “큰 정치의 열쇠는 대통령과 여당의 손에 있다”며 조건 없는 청와대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李총재도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인사말을 통해 “국회 등원은 여야 관계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국회 등원에 협조했으니 이제 여권이 답할 차례’라며 여권을 압박한 셈이다.李총재의 한 측근은 “여든 야든 청와대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여권 내부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 金 대통령 訪日­이모저모

    ◎“한·일 기업 제휴” 세일즈외교/국회연설 25분동안 12차례 박수 받아/고교은사 59년만에 만나 감회 젖기도/“나는 鬼首佛心 친한파의 소(牛)” 오부치 발언에 만찬장 웃음바다 【도쿄=梁承賢 黃性淇 특파원】 국빈 방일 이틀째인 金大中 대통령은 8일 오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金대통령은 이어 일본 경제단체 주최 오찬,국회 연설,NHK방송 좌담,총리 주최만찬 참석 등 숨돌릴 틈 없을 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상회담◁ ○…정장차림의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숙소인 영빈관으로 찾아온 오부치총리를 현관에서 반갑게 맞은 뒤 전날 저녁의 아키히토 일본 천황 주최 만찬 등 가벼운 주제로 환담.이어 배석자인 林東源 외교안보수석, 文俸柱 외교통상부 아·태국장 및 일본 외무성의 노보루 세이치로(登誠一郞) 외정심의실장,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아주국장과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곧바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단독회담을 끝낸 두 지도자는 한국의 공식수행원 10명과 일본측 대표 10명이 대기중인 옆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확대회담을 진행했다.1시간동안 계속된 확대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서명식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어와 일어로 작성된 공동선언문에 공식 서명. ▷경제단체 연설◁ ○…金대통령은 이날 경제단체연합회 등 일본 주요 6개 경제단체가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세일즈 외교’에 나섰다.金대통령은 오찬연설에서 한국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일본정부와 재계가 보여준 ‘성의있는 협력’과 단기외채 연장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이와 함께 “지금이야 말로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최적기”라며 대한(對韓) 투자를 권고했다. ▷국회 연설◁ ○…金대통령은 오후 일본 참의원 본회의장에서 참의원과 중의원 의원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25분동안 12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金대통령은 연설에서 “25년전 도쿄납치사건 등으로 생명을 잃을 뻔했던 내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러분 앞에 서서 연설을 하게 됐다”고 감회를 피력,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연설은 일본 공영 TV방송인 NHK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오부치 총리 주최 만찬◁ ○…金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일본 총리관저 연회장에서 열린 오부치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오부치 총리는 金대통령이 써준 ‘敬天愛人’ 휘호를 액자에 담아 주빈석 뒤편에 놓아뒀다가 金대통령이 입장하자 이를 소개.그는 만찬사에서 “한국의 한 신문이 본인을 ‘시골 교장선생님 같은 인물’이라고 평했다”고 전제,“일본 언론에선 본인을 소(牛)로 비유한 적이 있으나 이 소는 귀수불심(鬼首佛心)을 가진 소이자 친한파의 소”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일었다.오부치 총리는 또 ‘행동하는 양심’‘각하가 걸어온 길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역사 그 자체’‘국민의 정부 지도자로 오른 것은 역사적 필연’ 등의 표현을 써가며 金대통령을 극찬했다. 오부치 총리는 특히 장래의 한·일관계를 李여사의 애창곡인 ‘사랑으로’의 마지막 가사,즉 “‘영원히 변치 않는 우리들의 사랑으로’와 같다”고 말하는 등 각별한 친근감을 표시. ▷목포상고 은사 만남◁ ○…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빈관 아사히노마에서 과거 목포상고 재학시절 은사였던 무쿠모토 이사부로(량본이삼랑)옹을 59년만에 재회했다.金대통령은 접견실 입구에 서서 옛 은사를 맞았는데,백발이 성성한 80세 노인이 된 은사의 모습을 보고 잠시 감회에 젖기도. 무쿠모토옹은 “건강이 나빠 실수를 할지 몰라 편지를 써왔다“며 품에서 편지를 꺼내 “예의바르고 최고 성적을 보인 옛 제자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국빈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생애의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일본어로 읽어 내려갔다.그는 또 “지난 선거때 한국 국민들이 난국을 돌파할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金대통령이 한국의 난국을 돌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NHK 좌담◁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 일본 NHK방송 좌담회에 참석한 金대통령은 오후 9시30분부터 30분간 전국에 녹화중계된 방송에서 일본이 한국을 명시,과거를 사죄한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두 나라는 워낙 가까운 나라여서 어디로 이사를 갈 처지도 아니다”고 조크를 섞어 표현하는 등 담담하고도 자신감있게 대응.특히 일황 방한문제에 대해서도 “국교정상화 30년이 넘었지만 국가원수가 방한하지 못한 것은 부자연스럽다”면서 2002년 이전 조기방한이 실현됐으면 한다는 전향적인 뜻을 피력. ▷영부인 일정◁ ○…대통령부인 李姬鎬 여사도 별도의 바쁜 일정으로 金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측면 지원했다. 李여사는 오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일본기독교단체 주최 기도회에 참석,‘평화와 정의의 메시지’라는 주제로 연설.이 자리에서 李여사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평화와 정의의 다리를 건설하는 데 기독교인들이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李여사는 이어 영빈관 일본식 별관에서 오부치 일본 총리 부인 지즈코(小淵千鶴子) 여사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일본측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양국 국민이 각계 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신뢰를 쌓아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 G7 재무 “日 금융혁신” 강력 촉구

    ◎美 “세계경제 악화 日에 책임”… 재정정책 수정을 일본 경제가 심상치 않다. 예전과 달리 심각해 보인다. 일본 때문에 세계경제가 혼미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일본 주가가 86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경제 규모는 그대로 두고 주가가 14년 전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6일 일본 주가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에는 외국 투자가들의 팔자 주문이 쏟아지며 1만2,948.12엔으로 장을 마감했었다. 국내외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였지만 문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속속 일본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의 금융위기는 대개 해외 투자가들이 발을 빼면서 시작됐다. 투자가들의 일본탈출 러시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실업률이 사상 최악이다. 경제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앞날마저 불투명해졌다고 본 것이다. 일본의 총무청은 8월 완전 실업률이 남자 4.4%,여자 4.3%였다고 발표했다. 지금의 실업률 산출방식이 도입된 5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일본 금융기관들의 자금난이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 19개 주요 은행을 지탱해 주고 있는 보유자금이 최근 위험할 정도로 소진됐다고 털어놨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대부분 은행의 보유자금이 대출금의 8%이하이고 많은 은행은 심지어 4%도 밑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중인 일본은행 총재가 미국의 최고 금융정책 입안자들과 만난 사석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개최됐던 서방 선진 7개국(G7)의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는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에 충분한 공적자금을 투입토록 일본에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고 요리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하루 빨리 금융부문에서 혁신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거품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높여 중심을 잡으라는 주문인 셈이다. 독설가들은 보다 직설적이고 날카롭게 일본에 분발을 촉구한다. 미국의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은 “세계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책임”이라며 “효과적인 금융개혁과 재정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공언했다. 로버트 루빈 재무부 장관도 일본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경제관련 국제회의에서국제금융체계의 개혁에 목청을 돋우었다. 미국에 이은 경제 부국인 일본의 움직임에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서울시 재개발과 12년 근무/前 6급 주사 200억대 축재

    ◎건설사서 2억여원 수뢰… 업체 회장 등 5명 구속 서울지검 강력부(朴英洙 부장검사)는 2일 서울 신문로 2­3지구 재개발사업과 관련,사업 시행자인 (주)거삼 회장 崔壽賢씨(54)와 崔씨로부터 2억1,500만원을 챙긴 전 서울시 재개발과 李載五씨(62·6급)를 각각 뇌물공여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96년에 횡령혐의로 구속됐던 崔씨의 옥중 편의를 봐주고 금품을 챙긴 영등포구치소 교도관 崔仁泰씨(43·8급),의무실 간호주사 薛衡翼씨(37·6급),기능직 薛鎭玉씨(48·10급) 등 구치소 직원 3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崔씨는 신문로 2가 2구역 3지구 및 8지구에 지하 7층 지상 20층 주상복합건물의 재개발 사업을 시행하던 96년 2월 자금난을 겪자 서울시 공무원 李씨에게 “사업 시행권을 유지토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같은해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2억1,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구치소 직원들은 96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울 구로구 고척동 연합주택조합의 조합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崔씨에게 외부와의 편지왕래,통원치료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900만∼2,100만원씩을 받았다. 李씨는 84년부터 96년 정년 퇴직때까지 12년 동안 서울시 재개발과에서만 근무하면서 200억원대의 임야,5억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소유한 데다 석재회사까지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국군포로 또 생환/장무환씨 45년만에 脫北

    국가안전기획부는 30일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북한에 억류됐던 장무환씨(72)가 최근 북한을 탈출,제3국을 거쳐 인천항을 통해 귀환해옴에 따라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기부에 따르면 장씨는 휴전을 앞둔 지난 53년 4월 국군에 입대한 뒤 7월 보병 22연대 하사로 강원도 김화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됐다. 그후 북한으로 옮겨져 국군 포로들이 집단 수용된 함북 아오지수용소와 탄광 등지에서 생활하다 지난 8월 북한을 탈출,45년만에 조국의 품에 안겼다. 북한 억류 국군포로의 귀환은 94년 10월 趙昌浩씨,97년 12월 梁珣容씨에 이어 세번째다. 張씨의 가족으로는 고향인 경북 울진군 매화리에 부인 朴順南씨(68)와 포항에 사는 아들 영욱씨(45·포철 크레인기사)가 있다. 張씨는 지난달 탈북 후 중국에서 부인 및 아들과 감격의 재회를 했다.
  • 조선시대 유생들 하루생활 그대로/성균관 건학 600주년맞아 재현

    ◎의관정제·수업·상소·동맹휴학까지 보여줘/출궁·작헌례 등 왕세자 입학의식도 거행 성균관(관장 崔根德)과 성균관대학교(총장 丁範鎭)는 19∼25일 성균관건학 600주년을 맞아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하루생활과 왕세자의 입학의식을 재현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이번 행사는 조선조 정조년간을 시대배경으로 유생들의 하루생활과 유생 전체가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자치회인 재회(齋會)등을 보여준다. 유생들의 하루일과는 묘시(상오 7시쯤) 기상으로 부터 시작된다. 이어 세수와 자습,의관정제를 마치고 진사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뒤 수업준비에 들어간다. 상오 10시 시작되는 상오 수업은 박사의 강의에 이어 유생들이 토론식으로 진행되며 상재생(上齋生)은 시경을,하재생(下齋生)은 논어를 수업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대성전에서 입재의식 및 반장(泮長:성균관 대사성)의 입반행사와 재회가 펼쳐진다. 신입유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상읍례(相揖禮),잘못을 저지른 유생에 대한 처벌결정과 이를 시행하는 유벌(儒罰)과정도 보여준다. 특히 임금님의 잘못된 정책결정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적어 국왕에게 상소를 올리는 유소(儒疏),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식사를 거부하며 농성을 벌이는 권당(捲堂:수업거부),그리고 성균관을 나오는 공관(空館:동맹휴학)등이 당시 모습대로 꾸며진다. 23일에는 당시의 사회문제를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보여주는 유희(儒戱)를 벌인다. 25일에는 왕세자 입학의식이 재현된다. 창경궁에서 성균관에 이르는 출궁의식에 이어 대성전에서 차를 올리는 작헌례를 치른다. 이런 절차가 끝나면 왕세자가 박사에게 사부로 모시기를 청하는 의식이 뒤따른다. 이때 박사는 학문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세자의 청을 세번 사양하다가 이를 받아들이면 왕세자와 박사가 서로 절을 하고 강서석의(講書釋義:책을 읽고 풀이함)에 들어간다. 이 행사에는 양현재생 20명과 한학자들이 참여하며 왕세자 입학식엔 200여명이 동원된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조선왕조가 전제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성균관 유생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치권을 가지고 있었고 왕도 무시하지 못했던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기간중 매일 하오3∼5시에는 전통적인 서당교육 재현과 유생들의 여가놀이였던 투호례(投壺禮)도 진행되는데 이 행사에는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다.
  • 두 어머니의 눈물/임수경 통일운동가(굄돌)

    8·15를 기념한 양심수 석방이 있던 날,어느덧 칠순을 넘긴 두 어머니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고인다.13년만에 아들을 품에 안은 김성만씨의 어머니와,여전히 갇혀 있는 아들을 두고 발길을 되돌려야 하는 강용주씨의 어머니가 교도소 앞에 허탈하게 서 있다. 지난 85년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주인공이 된 아들들,조작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그동안 어머니들의 삶은 사는 게 아니었다.평범한 주부인 어머니는 보랏빛 수건을 두르고 거리로 나서 아들의 구명을 호소했다.국제사면위원회는 김성만씨를 ‘세계 30대 양심수’로 선정했고,그를 주제로 한 영화와 노래도 만들었다.20대 발랄한 청년에서 마흔을 훌쩍 넘긴 중년이 돼 돌아온 김성만씨와 그의 어머니,그러나 재회의 기쁨은 잠깐이고 이들은 또다시 눈물짓는다.같은 사건 관련자 4명중 강용주씨만이 석방되지 못한 것이다. 어머니는 혹시나 아들의 이름이 있을까 안동교도소 담벼락에 붙은 석방자 명단을 바라본다.아무리 들여다 봐도 사랑하는 아들의 이름은 없다.모르던 일도 아닌데 자꾸만 눈물이 고인다.준법서약서만 쓰면 나올 수 있던 아들,그러나 불과 석달전 사상전향제 폐지를 요구하며 20일 넘게 단식까지 한 아들은 그에 응할 수 없었다.아들의 바람대로 사상전향제는 폐지됐지만 남들이 쉽게 말하는 것처럼 ‘그까짓 종이 한장’과 13년간 빼앗겨 온 자신의 자유를 바꾸지 않았다. 다시 시작된 아들의 감옥생활,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양심수가 단 한명도 없는 세상에 아들이 마지막으로 감옥 문을 나서는 한이 있더라도,그때까지는 꼭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과연 이 어머니는 살아서 아들을 바깥에서 만날 수 있을까.강용주씨의 만기 출소일인 2006년은 너무나 멀기만 하다.
  • 통화안정 집중 논의/국제결제銀 13일 도쿄회의

    【도쿄=姜錫珍 특파원】 국제결제은행(BIS)은 오는 13일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30개국 이상의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 가운데 월례 총재회의를 개최한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비가맹 5개국 대표도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각국의 금융·경제정세에 대한 보고에 이어,지난해말 이후 아시아와 동유럽 각국으로 파급되고 있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안정대책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의장인 독일 연방은행의 한스 디트마이어 총재가 주재하며,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참석한다.
  • 부산지하철 파업 진정/노조간부 등 18명 영장

    3일째를 맞은 부산지하철 파업사태가 5일 노동위원회의 중재회부 결정과 상당수 노조원들의 현장복귀로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부산교통공단은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가운데 284명이 이날까지 현장에 복귀했으며 전동차 운행업무가 대부분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경찰청은 4일 지하철 동래역을 점거 농성하다 연행된 508명중 金泰振 노조위원장(33)등 노조 간부 7명과 파업에 적극 가담한 노조원 11명 등 18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기획위 100대 국정과제 실천계획 확정:Ⅱ

    ▷사회◁ 54.저소득층·노인·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로=사회보장 장기발전 5개년 계획 수립(98하) 시·도립 치매요양병원 건립 지원(2000∼2002) 재활센터 건립 등 장애인 취업기반 확대(99하)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범주 확대(계속사업)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 도입(99하) 55.공공주택은 서민 중심으로=주택임대사업 규제완화 및 임대업 개방(98하) 56.보훈가족에게 명예와 자립을=상이등급제도의 합리적 개선(99하) 정부위원회의 여성위원 참여 확대(2002) 57.남녀는 같이 일하고 같이 대우받게(계속사업) 58.생활여건 개선으로 가고 싶은 농어촌을=합리적 농어가 부채대책 강구(2000∼2002) 59.의료보험은 적정부담 적정급여 체계로=지역·공무원·교원·직장의료보험 통합방안 마련(98하) 의료보험수가 수준 및 구조개편(2000∼2002) 60.국민연금 재정을 내실있게=국민연금 급여제도 개선(98하) 도시자영자에 대한 국민연금제도 시행(98하) 61.의료·고용·산재보험과 국민연금은 통합 관리돼야=4대 사회보험 통합관리방안(99하) 62.청소년 활동 밝고 건강하게=청소년육성 5개년 계획 수립(98하) 63.나와 주변부터 생활개혁을=장묘제도 개선방안 수립(99하) 국민의식 개혁운동 전개(계속사업) 64.도시교통은 대중중심으로=버스 등 대중교통 육성방안 마련(98하) 65.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법 제정추진(98하) 의료기관서비스 평가제 도입(2000∼2002) 66.식품,의약품은 안전성이 먼저=식품 안전관리규정 통합 및 정비(계속사업) 의약분업 시행(99하) 단순의약품의 약국외 판매허용(99하) 67.사회 건강은 생활체육에서=복합체육시설 확충(계속사업) 68.일터 안전은 근로자복지의 기본=영세사업장 근로자 안전성 제고를 위한 근로기준법,산재보험법 개정(2000∼2002) 69.재해·재난예방과 관리에 정성을=재해·재난피해의 배상·보상대책으로서 보험제도화 추진(2000∼2002) 긴급 환자 신고 및 이송체계를 ‘119’로 통합(98하) 70.산림자원 육성으로 쾌적한 공기를(계속사업) 71.대도시 공기오염은 원인부터 차단(계속사업) 72.정수기가 필요없는 맑은 물로=4대 강 환경기초조사 및수질보전기본계획 수립(99하) 식수전용 저수지 건설(계속사업) 73.깨끗한 바다는 생명의 근원=갯벌관리대책 수립·시행(2000∼2002) 연안통합관리체제 구축(99하) 74.쓰레기는 처음부터 줄여야=음식물 쓰레기의 감량 및 자원화 추진(계속사업) 75.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인 형태로(계속사업) 76.개발할 때는 보전도 생각해야=개발사업의 환경영향 평가시기를 기본계획 확정 전으로 조정(98하) 77.창조적 문화예술은 21세기 경쟁력의 바탕=영화업 등록제를 신고제로 전환(98하) 문화지구 조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99상) 78.문화유산 보존·계승은 우리 세대의 의무=경복궁·창덕궁 등 조선왕궁원형 복원(계속사업) 79.우리 문화를 세계의 문화로=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계속사업) 80.보다 유익한 방송으로=방송 선진화를 위한 통합방송법 제정(98하) 지역민방 방송권역 확대(98하) ▷미래◁ 81.기초과학 진흥으로 기술력의 저변을=과학기술 전자도서관 구축(2000)해외 과학기술정보 종합가공 유통센터 지정·운영(99상) 82.과학기술 두뇌는 수입을 해서라도=과학기술 훈·포장제도 신설(99상) 83.국가 연구개발사업,더 많은 성과가 있도록=정부 연구개발사업의 효율화 방안 마련(98하) 84.바다를 제2의 국토로 개발=바다 목장화 등 4대 해양기술 실용화 사업추진(계속사업) 85.수자원관리 효율화로 물 부족 대비=물값의 단계적 현실화(계속사업) 86.정보화 물결 대비는 정보유통망 건설부터=초고속 기간정보통신망 구축(2000∼2002) 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 해결 지원(99하) 87.정보통신 산업을 경제의 중추신경으로=공공부문 전산관리 통합방안 마련(98하) 88.정보화 교육으로 컴퓨터를 가까운 친구로=컴퓨터 사용능력을 대입 전형자료로 활용(2000∼2002) 89.학생과 학부모를 과외에서 해방=대학 정원자율화 확대(99상) 90.초·등교육은 창의력이 배양되도록=학급당 학생수 단계적 감축(2000∼2002) 91.대학교육은 양보다 질이 우선=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구조 개편(99하) 92.교직사회는 실력과 신뢰로=교원능력 평가시 수요자 의견 반영(99상) 93.교육행정과 재정은 학생 중심으로=소규모 지역교육청 통폐합 및 학교구조개혁(계속사업) 94.남북 기본합의서(화해,불가침,교류·협력)의 이행으로 평화의 초석을=남북 기본합의서 이행전략 수립(98하) 95.경수로 건설사업을 계획대로=경수로 재원분담 협상 추진(98하) 96.남북경협은 정경분리 원칙으로=남북교역의 직교역화 추진(계속사업) 97.남북간 만남은 사회문화 교류로=남북간 사회문화교류 확대 추진(계속사업) 98.이산가족 재회는 가능하면 빨리=이산가족 정보통합센터 설치·운영(98하) 고령 이산가족의 방북절차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98하)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간 회담 추진(계속사업) 99.북한 이탈주민의 정착을 원활하게=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 시설 건립(99상) 100.통일정책은 국민합의 바탕위에=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통일교육지원법’제정(계속사업) 북한의 라디오,TV 등을 단계적으로 개방(계속사업) 대북지원 창구다원화 방안 수립(98하) □주요 국정과제 추진 일정 부문 실천과제 추진시기 경제 서울은행·제일은행의 조기 매각 98년 대형·우량금융기관의 합병방안 〃 외국인투자 일괄처리제 도입 〃 외국환관리법령 전면 개편 〃 어음제도 등 대금결제방식 개편 〃 고용보험 적용범위 확대 99년 상호보증채무 완전 해소 2000∼2002년 양곡수매를 융자수매로 전환 〃 주요 생필품의 단합 출고조절행위 단속 계속 정부 공무원 점수식 인사고과제도 도입 98년 병역비리 근절 종합대책 수립 〃 정책실명제 도입 〃 재외공관망 통·폐합 99년 자치경찰제 도입 추진 2000∼2002년 특별회계·기금 정비 계속 행정 법규상 형사처벌을 과태료로 전환 계속 사회 지역·공무원·직장의료보험 통합법 제정 98년 도시자영업자에 대한 국민연금제 실시 〃 장기기증사업 활성화 법 제정 〃 환경영향평가를 기본계획 확정 전에 시행 〃 통합방송법 제정 〃 단순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허용 99년 4대 사회보험 통합관리방안 수립 99년 의료보험 수가수준 및 수가구조 개선 2000∼2002년 의료기관 서비스평가제 도입 2000∼2002년 미래 이산가족 정보종합센터 설치·운영 98년 고령 이산가족 방북절차를 신고제로 전환 〃 해외기술정보 종합가공유통센터 운영 99년 컴퓨터 사용능력을 대입전형 자료로 활용 2000∼2002년 남·북한 사이 작교역 추진 계속 북한의 라디오·TV등을 단계적으로 개방 계속
  • 이강백 연극제 피날레 ‘영월행 일기’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500년 동안의 사랑’/고서적 연구가·권력자의 아내/남녀하인 되어 떠난 여행 재현 ‘은행나무 침대’의 한석규­진희경,‘환생’의 케네스 브래너­엠마 톰슨… 못다한 사랑을 접지 못해 다시 태어나서까지 서로 꽁무니를 쫓아다닌 역할로 인상에 남아 있다.죽음도 못말리는 이런 집념의 커플이 또 한쌍 출현했다.이강백 연극제 피날레격인 ‘영월행 일기’에서 조당전·김시향 커플로나선 연극배우 김민수(35)­정수영(27).둘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비좁은 곳에 유폐된 채 500년을 등 거리로 서성거린 서글픈 한쌍을 살아내느라 땀목욕을 하고 있다. 95년작 ‘영월행 일기’는 극작가 이강백씨 모처럼의 사랑이야기.워낙 기질이 관념적 작가인지라 사랑도 감정만으로 해결되지 않고,따질 이유들이 구구하다.고서적 연구가 조당전이 입수한 ‘영월행 일기’는 세조때 단종 동태를 살피라는 명에 따라 한명회 여자종과 함께 영월에 세번 다녀온 신죽주 하인의 기행문.이 허구의 책은 단종이 점차 내면의 자유를 얻어가자 그 ‘자유’자체로 권력에 위협이 돼 죽임을 당했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조당전은 책을 되찾으러 온 권력자의 아내 김시향과 각각 남자종,여자종이 돼 액자 형식의 여행을 재현한다.그러면서 점차 500년 전에 못 이룬 그 둘이 재회한 것임을 드러낸다.“이강백의 인물들은 다면적이예요.동전으로 복권 벗기듯 갈수록 예기치못했던 면모를 드러내지요”(정수영) 극중 시향 역할은 특히 그렇다.권력자의 처로 한없이 조심스럽다가도 일단 계집종으로 변신하면 희롱하고 싶은 발랄함을 폴폴 풍겨대야 한다.정수영은 연극 출연 세번째인 새내기치곤 난역(難役)을 풋풋하게 소화,큰 박수를 받고 있다. 한편 사내종은 처음엔 명령따라 멋모르고 길을 떠나지만 여정이 거듭될수록 단종 명운이 자기 말에 달렸다는 책임감을 자각한다.무지에서 깨어나면서 자유를 느끼고,전율하다,갈구하게 되지만 그 때문에 그 자유와 사랑까지 목숨과 맞바꾸는 처지.이 인물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려면 끝까지 갈망을 눌러 담는 절제 연기가 필수.‘명성황후’의 홍계훈 등 ‘즐거운’뮤지컬 연기로 이미 팬이 많은 김민수에겐 이 변신이 적잖은 부담이었을 듯.하지만 그는 “갈수록 계속 메울 곳을 보이는 이런 인물은 배우생활 10여년 동안 드물었다”면서도 끝까지 안정된 연기로 극을 떠받치고 있다. 연출자 채윤일씨는 이번 무대에서 ‘선소리’들을 싹 걷어치웠다.무대장치도 별로 없이 조명만 명멸한다.철 골격에 노끈을 엮어 입힌 당나귀 한필을 끌며 타며,가상의 강물에 몸을 적시며,배우들은 육신만으로 그 빈터를 채워야 한다. 14일까지 화∼목 하오 7시30분,금·토 하오 3시·7시30분,일 하오 3시.745­8497.
  • 고종과 嚴妃(秘錄 南柯夢:13)

    ◎쫓겨났던 嚴 상궁 돌아와 妃되니…/高宗,명성황후 서거후 失意의 나날/문상 온 嚴씨 우연히 재회… “궁에 머물라”/못생긴 얼굴에도 총애… 아들 보니 英親王 명성황후가 비명에 돌아가시기까지 고종은 창덕궁과 경복궁을 번갈아 오가며 살았다.그 뒤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을 빠져나와 정동의 아관(러시아 공관)에 피신했다가 바로 담만 넘으면 다시 아관으로 피신할 수 있는 덕수궁으로 거처를 옮겼었다. 이처럼 정궁인 경복궁을 두고도 이곳 저곳 별궁을 돌아다녀야 했던 것이 대한제국 황제의 신세였다. ○외아들 純宗에 지극정성 명성황후의 서거는 고종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고 그녀에 대한 사랑은 그녀가 남기고 간 외아들 순종에게로 모아졌다.그래서 덕수궁 함녕전에서 두 부자가 꼭 붙어서 함께 기거했던 것이다. 그럴 때 엄상궁이 나타났다.일설에 의하면 명성황후에게 쫓겨났던 엄상궁을 고종이 즉각 불러들여 함께 살았다는 것이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종이 부른 것이 아니라 엄상궁이 고종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엄상궁도 장상궁처럼 궁궐에서 쫓겨난 뒤 줄곧 수절하고 있었다. ‘엄상궁(嚴尙宮)은 중전마마가 생존해 계실 때에 죄가 있다고 하여 궁궐에서 쫓겨났었다.그 뒤로는 다시 궁궐에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있으면서 한가롭게 지내고 있었다.그런데 밖에서 생활한 두어해 사이에 의식주가 곤란하여 동분서주하면서 생활이 매우 구차하였다.그러던 차에 갑자기 곤궁(명성황후)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그리하여 대궐에 들어가서 문상을 하게 되었는데,그 뒤로는 자주 안상궁(安尙宮)이 거처하는 방에 드나들었다.그러던 어느 날 상감께서 마침 엄상궁을 보시고 물으시기를 ‘네가 엄상궁이 아닌가.근년에 왜 궁궐을 나가서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느냐.’ 하시니 대답하기를‘자연히 궁궐밖에서 생활하다 보니 들어오지 못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드디어 교시를 내리어 말씀하시기를 ‘지금부터는 궁궐 안에서 머무르고 밖에는 나가지 말라.’고 하시었다.그리고 며칠 후에 불러다가 동쪽에 있는 온돌로 된 지밀(至密) 방안에서 머무르게 하였다.그런 뒤에 임신이 되어 아들을 낳았으니 곧 지금의 영친왕(英親王)이다.엄상궁이 영친왕을 낳은 뒤에는 귀인(貴人:內命府의 종일품 封爵)에 봉해지고 경선당(慶善堂)에 거처하면서 왕실의 재산을 주관했으니 누가 세상만사가 돌아가는 일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겠는가’ ○32세 되어 高宗 눈에 들어 엄상궁에게 죄가 있었다는 것은 물론 고종의 사랑을 받아 승은(承恩)하였다는 이야기다.엄상궁은 나이 다섯 살때 궁궐에 애기나인으로 들어와 커서는 황후의 시위상궁(侍衛尙宮)으로 승격한 궁녀였으나,나이가 벌써 32세나 되어 고종의 눈에 들기에는 어려운 과년한 노처녀였다.거기다 장상궁처럼 얼굴이 예쁘지 못했다.예쁘지 못했다기 보다는 못생겼다는 표현이 훨씬 진실에 가까웠다.그런데도 고종은 중전 몰래 엄비를 사랑하여 침소에 불러들여 잠자리를 함께 했던 것이다. 그러면 어찌해서 임금님은 중전의 눈을 피해 상궁과 동침을 하게 되며,상궁은 그렇게 쉽사리 임금님에게 몸을 맡겼는가.아무리 생각해도 의아한데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보통 임금님의 침소는 임금님과 중전만단둘이 자는 것이 아니라,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병풍을 쳐놓고 네 상궁이 각각 병풍 뒤에 누워서 밤을 지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었으니 상궁들로서는 방안의 숨가쁜 상황을 일일히 듣고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엄상궁같은 지밀상궁은 거의 매일처럼 침소에 들어 숙직하였으니 비록 병풍으로 가려 있었으나 임금님과 한 방에 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그래서 왕은 때때로 상궁같은 나인을 불러들여 시침(侍寢)했는데,이를 승은이라 했다.엄상궁도 승은의 영광을 입은 분이었다. 정환덕이 덕수궁에서 처음 고종을 알현하였을 때 우연히 엄비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그때 일을 그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엄씨 일가 모두 요직 앉아 ‘네 칸 정도 될까 하는 온돌방이었는데 전등빛이 휘황하게 밝았고 비단으로 만든 카텐에서는 향내가 가득했다.조금 있더니 살찐 얼굴에 기름끼가 번질한 한 미인이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났다.머리 위에 무엇이 있던가.푸른 포도잎 같은 것이 달려 있고 등 뒤에는 구슬로 허리를 감은 것 같이 보였다.엷은 구름이 달을 가린 듯 하고 바람이 눈을 날리는 것도 같았다.또 아침해가 안개 속에 떠오르는 듯하고 연꽃이 푸른 파도 위에 뜬 것도 같았다.한마디로 말해서 갑자기 궁안에 선녀가 내려온 것으로 착각했다.바로 그녀가 엄비였다. “그대는 누구인가” “어제 밤에 새로 임명받은 시종관 정덕환입니다” “어찌 이곳에 홀로 앉아 있는가”하고 다시 물었다.대답하기를 “상감께서 여기서 기다리라 하시어 앉아 있습니다” 하였다.그러나 엄비는 성난 듯한 얼굴로 말하기를 “비록 그렇다 하더래도 여기 지밀(至密)한 곳에 함부러 들어와 앉아 있는가.썩 나가도록 하라”고 하였다.이말을 들고 밖으로 쫓겨 나오니 정신이 아찔하였다.’ 이상이 정환덕이 엄비를 처음 뵙고 쫓겨난 사연이었는데 그 뒤 고종이 정환덕을 불러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정환덕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해놓고 잊어버린 것을 볼 때 고종에게 심한 건망증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뒤 황상께서 입대하라는 명이 있어 즉시 입시하였는데 황상께서 신에게 위로하여 말씀하시기를 ‘저번에는 갑자기 손이 있어그렇게 되었으니 너무 놀라지 말고 안심하라’ 하셨다.그러나 스스로 생각해보니 송구스럽 짝이 없어 불안한 마음 가시지 않았다.왜냐하면 상궁과 시녀가 밤참을 들고 탑전(榻前:임금님앞)에 올릴때 용상 뒤에 모시고 서 있는 분이 바로 엄귀인(嚴貴人)이셨기 때문이다.엄귀인은 영친왕 이은(英親王 李垠)을 낳은 분이시다.’ 엄상궁이 다시 궁안에 들어온 뒤 영친왕을 낳았고,그 때문에 엄귀인으로 승격하고 이어 엄비로 재차 승격하였으니 그 영광은 엄비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았다.엄씨 일가 모두에게 돌아가 요직을 맡게 되었으니 장상궁의 경우와는 정반대되는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 정부 통일고문 26명 위촉

    정부는 19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새 정부 출범후 첫 통일고문회의를 열고 姜元龍 크리스천 아카데미 이사장을 새 의장으로 선출했다.또 원로급 인사 26명을 고문으로 위촉해 통일고문회의를 재구성했다. 위촉된 통일고문은 다음과 같다. △姜萬吉 고려대 교수 △姜汶奎 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金大中 조선일보주필 △金玟河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金榮俊 전 농림장관 △金宗河 전 대한체육회장 △金鎭炫 서울시립대 총장 △金昌悅 방송위원회 위원장 △朴英淑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장 △朴宗和 세계교회협의회 중앙위원 △邊衡尹 서울대 명예교수 △徐英勳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宋月珠 조계종 총무원장 △安武赫 전 안전기획부장 △吳在植 한국선명회 회장 △李慶淑 숙명여대 총장 △李秉衡 성우회 부회장 △李御寧 이화여대 석학교수 △이연숙 전 정무2장관 △李愚貞 국민회의 고문 △張裳 이화여대 총장 △鄭光謨 한국소비자연맹회장 △趙永植 일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 위원장 △崔明憲 전 노동장관 △崔永喆 전 통일원장관 △咸正鎬 한변호사협회장
  • 교착 중동평화회담 재개/서안 이軍 철수범위 집중 논의/런던서

    【런던·예루살렘 AP 연합】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4일 런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 및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과정의 회생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회담을 갖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 및 아라파트 수반과 각각 별도로 중재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철군범위 확대를 골자로 미국의 중동평화안을 집중논의한다.미국안은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13%를 팔레스타인에 양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런던회담을 앞두고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 철수를 둘러러 싼 14개월째의 교착상태가 계속된다면 중재 역할을 포기할지 모른다고 경고해 왔다. 단계적 이스라엘 철군문제는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통제조치와 연계될 예정인데 아라파트 수반은 미국 제안을 수용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강도높은 외교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안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 ‘45년만에 免役 신고’ 탈북 국군포로 梁珣容씨 증언

    ◎“국군포로 50∼60명 北 생존”/7명 이름 공개… 5명 실종자 명단서 확인/대부분 탄광 배치… 자녀들도 막장 생활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붙잡힌 국군 포로의 대부분이 노령으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고 현재 50∼60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귀환 국군포로 梁珣容씨(72)가 24일 밝혔다. 45년만에 북한을 탈출,지난해 말 귀환한 梁씨는 이 날 육군회관에서 면역(免役)신고를 한 뒤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는 특히 梁씨가 이름을 밝힌 생존 국군포로 7명 가운데 5명이 6·25전쟁 실종자 1만9천여명의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김수동 이차식 임점용 양재구 강성용씨는 실종자 명단에 들어 있어 실제로 생존 국군포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용환기 이영찬씨는 전사자 명단에 올라 있다. 梁씨는 “국군포로들은 56년 6월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면서 대부분 탄광에 배치되고 극소수만 협동농장 등으로 옮겨졌다”며 “당시 아오지 탄광에만 국군포로 5백여명이 있었으며 미군 포로 3명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은 대부분 탄광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결혼했고 자녀들도 대를 이어 채탄작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梁씨는 “지난 해 9월 국제적십자사 식량 조사단이 함북지역을 방문했을때 노숙자와 부랑아 등에 대한 일제 단속이 실시됐고 일부 주민들은 특정 지역에 격리되거나 외출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북한당국은 95년 8월 노동력 부족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결혼 최저연령을 남자는 25세에서 29세,여자는 23세에서 27세로 상향 조정했으나 먹고살기가 힘들어 주민들 사이에 결혼을 기피하고 이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梁씨는 북한을 탈출한 뒤인 지난해 10월 중국에서의 첫 상봉에 이어 이날 본처 朴옥임씨(72)와 재회했다. 朴씨는 일제말 결혼한 남편이 53년 입대해 행방불명된 뒤젖먹이였던 두 딸을 의지해 왔으나 이들마저 병으로 잃고 시동생 집에 얹혀살아왔다고 말했다.
  • 南北 원칙론에 밀려난 인도주의/全寅永 서울대 교수(서울광장)

    ○낙관론 빗나가 관계 적신호 남·북한은 두터운 상호 불신과 증오의 벽을 깨지 못한 채 소모적 정치·군사적 대결을 생산적 화해·협력관계로 전환하는 계기 마련에 또 다시 실패했다.북한의 급박한 경제사정과 전향적 입장을 밝힌 金大中 정권의 출범때문에 남북 당국자 회담이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던 낙관론(樂觀論)이 빗나가고,남·북한 관계개선에 다시금 적신호가 켜졌다.지난 4월 11∼18일간 3년 9개월만에 북경에서 개최되었던 남·북한 차관급 회담은 외세의 압력도 없고타결이 힘든 정치·이념·군사적 의제도 없이 실패한 유감스러운 회담이 되고 말았다.이는 어려울수록 동족끼리 서로 돕고 격려해야 할 동포애와 인도주의가 냉엄한 현실주의에 의하여 압도(壓倒)당한 씁쓸한 회담으로 기억될것이다. 북경회담에서 제시된 남·북한 각각의 입장과 요구는 절충이 가능한 것들이었으나,타결되지 못했다.丁世鉉 통일부 차관과 全今哲 정무원참사를 수석대표로 한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에서 북측은 비료 지원이 우선이며 이산가족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개선은 추후 논의할 문제라는 분리 입장을 고수했고 남한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비료지원을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포함한 남북관계 개선과 병행하여 일괄처리하는 전략 및 원칙을 채택함으로써,남북 당국회담은 표류하기 시작했다.식량난과 이산가족 재회문제는 둘 다 절박한 인도주의적 문제인 동시에 기필코 해결점을 찾았어야 할 절실한 민족문제임에도 불구(不拘)하고 남·북한은 절충에 실패했다. 남·북한이 민족적 비극을 해소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새로운 사고와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상대방을 불신하고 적대시하며,세계적 기류변화에도 불구하고,신사고와 새로운 실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쌍방은 각각 부정적 과거 경험에 근거한 ‘적 이미지(Enemy Image)’를 지니고 있으며,시간이 경과할수록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오히려 강화되어 왔다.불행히도 남·북한은 휴전후 45년이라는 긴 세월을 허송했음에도 불구하고,남·북관계를 부정적이고 비판적 시각에서 파악하는 ‘현실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내 환경에 묶여 회담 결렬 북경회담은 외교정책이 국내정치의 연장이라는 명제를 증명한 회담이 되었다.회담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남북 모두가 정권유지와 국내환경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북한 지도층은 남북 이산가족들의 접촉·방문이 몰고 올 부정적 결과를 크게 우려하여 이산가족 재회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간주(看做)했다.북한지도층이 회담을 결렬시킬 정도로 우려한 것은 자주성 침해가 아니라,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와 金正日 정권에 대한 정치적 위험 부담이다.한편 남한은 1995년 15만톤의 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수모를 당했던 악몽을 기억하고 있다.으며 현재 경제위기와 정국 불안정의 2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남한의 새 정권은 보수세력 및 일반여론의 비판을 의식하여 비료지원 대가로 최소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시기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표면상 남북 당국회담은 남한의 ‘상호주의 원칙’ 관철 의지와 북한 측의 ‘자주성 원칙’ 고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회담이었고,남북 어느 쪽도 나름의 원칙고수 입장에서 후퇴하는 유연성(柔軟性)을 보여주지 못했다. ○식량·가족상봉 긴박한 문제 남·북한의 원칙 고수도 중요하지만 기아 극복과 헤어진 부모­자녀의 만남은 보다 긴박한 문제이다.북한 정권은 더 이상 북한 인민을 기아 선상에 방치하고 이산가족들을 절망에 빠뜨리며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한편 북한의 특성과 우려 및 협상행태를 익히 알고 있는 남한은 인도적 차원에서 실기(失機)하지 않고 비료를 지원하는 인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남한이 비료를 제공하면서 전세계를 상대로 인도적 대북 지원 취지를 분명히 밝히는 해법도 있고,20만톤 중 일부분을 보낸다는 결정 통보와함께 이산가족 재회에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방법도 있다. 회담에 임한 양측 수석대표들은 남북대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지만 협상을 성사시킬 정도의 재량권(裁量權)을 부여받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남북한 정책결정자들은 원칙고수와 자존심 경쟁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굶주림으로 쓰러져 가는 북한동포들의 존재와 죽기 전 한번이라도 가족을 만나보려는 남북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염원과 인도주의 정신이 잊혀지고 있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 美 경제 버블화 G7 대책 논의

    ◎지난 15일 워싱턴 회담때 세계금융에 악영향 우려 【도쿄=姜錫珍 특파원】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서방 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9천달러를 돌파한 뉴욕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미국 경제의 버블화에 대해 참가국들이 우려를 표명했었다고 일본의 교도(共同)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은 G­7회의에서 최대 초점인 일본경제의 침체와 함께 전후 3번째 호황이 8년째 지속되고 있는 미국경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증시의 급등세가 앞으로도 지속돼 세계금융시장의 파란요인이 되지 않을까 각국 통화당국자들이 경계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G­7회의에서 미국 증시에 대해 논의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질 경우 시장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폐회시 발표한 공동성명 등에는 미국 금융시장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통화당국자들에 따르면 G­7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오찬까지 같이하면서 약 5시간동안 마라톤 논의를 계속했는데,이 가운데 1시간 가량은 미국의 경제·금융시장을 둘러싼 문제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주가 급등 배경으로 미국·일본·유럽의 세계 3대 금융시장 가운데 일본 시장이 경제의 침체로 국제투자자금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상호주의’ 固守해야(社說)

    남북한 당국대표간 베이징(北京)회담이 1주일간의 평행선 대좌 끝에 결렬로 끝나고 말았다.분단과 전쟁으로 헤어진 부모 형제들이 반세기동안 애타게 기다려온 재회는 아직도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지.북한측은 이번에도 ‘이산가족’논의를 거부함으로써 1천만 이산가족에게 실망을 안겼다.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한 당국자회담으로는 3년9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회담은 ‘비료’와 ‘이산가족’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우리측은 대북(對北)비료지원과 동시에 북한측이 이산가족면회소 및 우편물교환소 설치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하고 이달 안에 판문점에서 이산가족문제를 협의할 남북적십자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반면에 북한측은 ‘선(先)비료지원’을 주장하며 그 과정에서 적십자회담을 열어 물자지원과 이산가족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갖자고 제의했다.이산가족만 논의하는 적십자회담은 안된다는 것이다.남쪽이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병행,즉 ‘상호주의’원칙을 고수했다면 북쪽은 이산가족문제를 ‘정치문제’로 간주,‘인도적인’ 비료지원에 ‘정치문제’의 연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것이다. 헤어진 부모 형제 자식간에 서로 생사를 확인하고 재회하려는 일이 어떻게 ‘정치문제’인지 북한측의 궤변에 기가 찬다.인간사회에서 그처럼 애절하고 절박한 문제가 또 있단 말인가.그것은 농업생산 증대를 위한 비료지원 보다 더 절실한 인도적 문제다.그들은 또 이번 회담에 응한 자체와 비료회담의 의제에 상호관심사 논의를 포함시킨 것이 큰 양보인양 주장했다. 자기들이 아쉬운 비료를 받기 위해 나온 회담 참석을 양보라니 도대체 말이 되질 않는다. 우리측이 이번에 상호주의 원칙을 고수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북한측의 상투적인 협상술이나 억지논리에 더 이상 밀려서는 안된다.북한측은 과거 ‘쌀회담’에서도 쌀만 주면 경협을 논의할 수 있고 피랍(被拉) 선원도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쌀을 받은 후엔 딴소리를 하며 등을 돌렸다.억지논리와 위협으로 남한을 둘러먹겠다는 북한측의 오산(誤算)을 깨뜨릴 수 있는 길은 ‘상호주의의 고수’뿐이다. 북한측이 이번에 회담 결렬을 통해 보여준 것은 ‘북한의 무(無)변화’다.金泳三 정부가 퇴진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남북관계는 아직도 우리에게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다.북한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비료지원문제 타결이나 또다른 남북회담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 “金 대통령 對北정책 실용적/북한서 수용해야 관계개선”

    ◎WP紙 사설서 지적/이산가족 재회요구는 인도적 사안 【워싱턴=金在暎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이 그러한 노력을 수용할 경우 남북대화에 진전이 있을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자 사설에서 지적했다.다음은 사설 내용이다.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된 金大中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정상화시키려고 애쓰는 한편 남북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려고 시도하고 있다.金대통령은 한국이 바라는 것은 북한의 타도나 남한으로의 조기 흡수통일이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돼온 적대관계의 점진적인 해빙임을 조심스렵게 강조해왔다.그는 당장은 협상이 불가능한 군비축소와 같은 거창한 이슈 보다는 작지만 실용적인 대책에 눈을 돌리는 현명함을 보였다. 그렇지만 관계개선은 쉽게 실현되지않을 것이다.북한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스탈린식 공산주의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통제된 사회다.북한의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국민들은 굶주리고 있다.북한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강화해야하는 데 그렇게 할 경우 정권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북한은 이때문에 외국의 원조를 요청하고 협상에 참가하는데 모순적 딜레마에 빠져있는 듯하다. 그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관리들이 몇년만에 직접대화를 시작한 것은 좋은 소식이다.그러나 남북대화가 일시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나쁜 소식이다.한국은 북한의 요구대로 비료를 지원한다는데 동의했으나 이산가족의 재회를 요구하고 있다.북한은 그러나 한국이 ‘인도주의적’ 요청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한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는 한국측의 요구도 인도주의적이다.수많은 한국의 이산가족들은 지난 50년동안 만나보지도 못하고 연락조차 하지못했다.이들중 많은 사람들은 가족들의 생사조차 알지못한다.그들은 고령자로 정치인들이 재회를 허용할 때까지 기다릴 여생이 얼마 남지않았다.더욱이 金대통령은 민주국가의 지도자로 북한에 대한 보다 큰 차원의 자선과 우호적인 대책을 추진할 경우 국민들에게어느정도의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지않으면 안된다.북한이 이러한 전제를 받아들일 경우 남북대화에 어떤 진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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