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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벌써 12년 전의 일이다. 운 좋게도 미국 연수의 호사를 누린 지 두 달째 되던 어느 토요일. 미주리주립대학이 있는 작은 시골 도시 컬럼비아를 6개월 먼저 경험하고 있던 모 신문사 선배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자전거 타러 가지 않을래? 케이티 트레일(Katy Trail)이라고 멀지 않은 곳이 있는데….” 트레일이라니. 그저 ‘산책로’로만 알고 있던 생경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냥 길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해 따라가는 기나긴 길’이란다. 뜻을 곰곰이 뜯어 보니, 목적과 수단이 분명하고 또 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튿날 그 선배를 따라나선 자전거 하이킹은 마을을 끼고 도는 미주리강을 따라 네 시간 이상 이어졌다. 주변 이야기를 주섬주섬 모아 봤다. 이 자전거 길의 길이는 무려 365㎞나 됐다. 서쪽 캔자스시티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시작해 동쪽 세인트루이스 직전까지 굽이굽이 이어졌다. 과거엔 철길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6년 10월 클린턴이라는 마을에서 마지막 열차를 떠나 보낸 미국인들은 이후 철길을 자전거 길이자 도보 길로, 또 승마 길로 바꿔놓았고, 주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0여년 전 생소했던 보통명사 트레일이란 단어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고도 익숙한 말이 됐다. 제주 올레길과 북한산·지리산 둘레길 등 주로 걷기 코스를 아우르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어디 그뿐이랴. 최근엔 친환경 탐방 코스를 자랑한다는 누리길도 뛰어들었다. 지역에 따라 이름도 톡톡 튄다. 강원 바우길을 비롯해 변산 마실길, 고창 질마재길, 영덕 블루로드, 무등산 옛길, 안동의 퇴계오솔길, 강화 나들길, 남해 바래길, 군산 구불길 등 일일이 입에 올리기도 숨이 벅찰 정도다. 이 정도면 ‘미주리-캔자스-텍사스’(MKT)를 약칭했다는 미주리의 케이티 트레일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어쨌든 걷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금도 경향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트레일 덕에 몸과 발 모두 호강하고 있는 셈이다. 몇년 전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에 대한 욕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걷기 열풍’은 주민들의 건강 욕구와 수요를 기꺼이 감당하려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개발 노력이 보태지면서 ‘태풍급’으로 바뀌었다. 혹시라도 숨어 있을지 모르는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여부는 일단 제쳐두자. 지난해 9월 개통된 북한산 둘레길 확장에만 올해 92억원의 예산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길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왜 걸으려 하는 것일까. 걸그룹과 립싱크가 점령한 TV에서 이른바 ‘나가수’가 진정한 노래를 갈망하는 노래 팬들의 한숨과 눈물을 짜내는 것처럼, 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 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행케 하는 무대다. 2주일 전, 엿새 동안 마주한 제주 올레길과 한라산 둘레길은 12년 만에 이뤄진 트레일과의 재회였다. 하루 평균 15~16㎞의 길을 걸었으니, 모두 90㎞ 안팎의 길을 따라간 셈이다. 걷기 좋은 계절, 평일이었지만 길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순례길에 떠밀려 온 것 같았다. 연신 시계를 쳐다보며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초 그렇게 시작된 길은 아니었다. 걷는 이도 그렇지만, 특히 길을 만드는 주체도 마찬가지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 이후 각 지자체들은 ‘길은 돈이 된다.’는 명제에 자극받아 너도나도 트레일 만들기에 나섰다. 넉넉지 못한 살림을 펴보려는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길은 다니지 않으면 금세 잡초로 덮여 사라진다는 점. 길은 사람들이 밟고 다녀야 길이다. ‘구불길’이든, ‘바래길’이든, 길을 만들 때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은은한 화롯불처럼 오래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 방법이야 그들의 몫이다. 불씨는 재 속에 묻어야 오히려 꺼지지 않는 법이다. cbk91065@seoul.co.kr
  • 조용필 “가수끼리 경쟁은 애매… ‘나가수’ 못 나가”

    조용필 “가수끼리 경쟁은 애매… ‘나가수’ 못 나가”

    가수 조용필이 새달 1일 방송 재개를 앞두고 있는 MBC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27일 드라마 ‘시크릿 가든’ 촬영장으로 유명한 경기 여주 ‘마임 비전빌리지’에서다. ●“창법·음색·매력 다 달라 평가 어려워” 조용필은 기자들과 만나 “가수가 경쟁하는 것은 애매하다. 가수는 창법, 음색, 매력이 다 달라 평가하기 어렵다. 그래서 팬층도 다르다. 가장 중요한 건 음정이다. 누가 가장 음정을 잘 지키느냐인데, 내가 그들보다 잘하기 어려울 것 같아 난 나가지 못할 것 같다. (프로그램이) 좋다, 안 좋다 말할 처지는 못 된다.”고 말했다. 같은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깜짝 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 밴드인) ‘위대한 탄생’이 ‘위대한 탄생’ 도전자들이 내 노래를 부르는 미션에 출연한다기에 격려차 들렀을 뿐”이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순탄치만은 않은 직업이다. 자신을 알리는 데 TV가 가장 힘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다 보면 가수가 지치고 음악에 전념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 가수는 콘서트에 서는 것이 기본이고 팬들을 위해 공연해야 큰 가수로 성장한다. 나도 1990년대 초 ‘추억 속의 재회’와 ‘꿈’을 마지막으로 방송을 중단했다. 처음엔 (콘서트에) 많은 관객들이 왔지만 히트곡이 많음에도 방송에 안 나가니 관객이 안 와 3년간 고생했다. 이후 무대를 좋게 만들자고 생각했고 배우고 연구하니 1990년대 후반부터 상황이 좋아졌다.” ●“가수는 콘서트에 서는 것이 기본” 조용필은 국산 기술로 자체 주문 제작한 5.5m 높이의 움직이는 무대(무빙 스테이지)도 공개했다. 2단으로 분리돼 35m가량 객석으로 전진할 수 있는 장치다. 대형 공연장의 뒤쪽 관객을 배려한 장치로 그동안은 일본에서 공수해 빌려 써 왔다. 조용필은 새달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경기 의정부, 충북 청주, 경남 창원, 경북 경주, 경기 성남·일산, 부산, 대구 등지를 돌며 공연한다. 움직이는 무대도 함께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co.kr
  • ‘왕자의 난’ 딛고 ‘왕자 호동’ 웃다

    ‘왕자의 난’ 딛고 ‘왕자 호동’ 웃다

    유료 객석 점유율 94%.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의 최종 성적이다. 2011년 첫 공연 ‘지젤’로 전회·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국립발레단이 남자 단원들 간의 ‘폭행 사태’로 주역 무용수 2명을 교체하는 홍역을 치르면서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27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지난 22~24일 사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왕자 호동’의 유료 객석 점유율은 94%로 집계됐다. 지난해(75%)는 물론, 2009년 초연(89%) 때보다도 높다. 창작 발레극이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은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노장’(老將) 김용걸(38·호동 역)의 투혼 덕도 컸지만 그간 변화를 위해 부단히 쏟아부은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원래 2막에 있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결혼식을 1막 마지막으로 옮겨온 것이 좋은 예다. 이로 인해 시간 안배(1막 1시간, 2막 40분)가 다소 틀어지긴 했으나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는 오르막(1막)과 파국으로 치닫는 내리막(2막)의 대비 효과가 극명해졌다. 호동이 낙랑에게 자명고를 찢으라고 밀지를 내리는 대목을 실제 편지 쓰는 장면으로 추가한 것도 두 인물의 심리적 갈등을 선명하게 끌어냈다. 화려한 군무 못지않게 2막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재회 장면도 압권이다. 김주원, 김리회, 이은원 세 주역(트리플 캐스팅)은 생명이 다해 가는 공주를 잘 묘사해 냈다. 물론 더 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다. 유형종 무용 평론가는 “연기나 안무 차원에서는 확연히 나아졌다.”면서도 “발레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해도 왕자와 공주의 결혼식 장면이 지나치게 서구적인 형식에 치우쳤고, 왕자가 끝내 자결하는 결말도 너무 식상하다.”고 지적했다. ‘왕자 호동’은 10월 이탈리아에 간다. 발레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의 초청을 받아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화리뷰] ‘상실의 시대’

    감독에게 베스트셀러 원작은 비빌 언덕일 때가 많다. 논란은 원작의 그늘이 너무 짙을 때 생긴다. 1987년 첫 발간 후 36개국에서 1100만부가 팔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원제:Norwegian Wood)쯤 되면 적확한 예가 될 법 하다. 오랜 세월 왕자웨이 감독을 비롯한 숱한 이들이 매달렸지만 하루키는 영화화를 거절했다. 4년여의 구애 끝에 허락받은 이는 베트남 출신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홍이다. ‘그린파파야의 향기’ ‘씨클로’를 통해 영상시인으로 불리는 감독이다. 17살의 와타나베(마쓰야마 겐이치)는 기즈키와 그의 연인 나오코(기쿠치 린코)와 어울렸다. 어느 날 기즈키가 목숨을 끊는다. 2년 뒤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던 와타나베는 나오코와 재회한다. 둘 다 죽은 친구의 존재를 애써 거론하지 않는다. 나오코의 스무 살 생일. 둘은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나오코는 기즈키를 잊은 게 아니었다. 우울증이 심해진 나오코는 요양원에 들어간다. 그즈음 와타나베에게 사랑스러운 여인 미도리(미즈하라 기코)가 나타난다. 건조하게 줄거리만 읊으면 ‘상실의 시대’는 삼각관계가 얽히고설킨 연애소설이다. 물론 단순 연애소설이라면 20년 넘도록 스테디셀러로 남지는 못했을 터. 1960~70년대 일본 사회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 사람(혹은 사회)과 소통하지 못하는 청춘의 얘기는 비슷한 경험을 한 한국·유럽 독자에게도 울림을 남겼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는 나날은 우리에게 이른바 ‘멀미나는 시대’였습니다…여기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동시에 시대를 감싼 분위기라는 것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상실의 시대’ 한국어판 중 하루키의 서문) 하지만 21일 개봉한 트란 안 홍 감독의 ‘상실의 시대’는 청춘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시대를 감싼 분위기’에는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그의 시선은 사랑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청춘들로 국한된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은 치유할 수 없다. 어떤 진리도, 어떤 성실함도, 어떤 강함도, 상냥함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 없다.”는 와타나베의 내레이션은 감독의 시각을 오롯이 드러낸다. 찬반이 엇갈리는 지점이다. 물론 원작에 대한 기대치를 걷어내면 영화도 제법 괜찮다. 특히 영화를 보면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린 지금도 나는 그 초원의 풍경을 분명히 떠올릴 수 있다.”던 소설 속 서른일곱 와타나베의 독백이 절절이 와 닿는다.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속마음을 토해내는 이 장면은 일본 효고현의 초원에서 무려 5분여의 롱테이크로 완성됐다. 무난한 캐스팅 속에 돋보이는 이는 미도리로 나오는 한국계 신인배우 미즈하라 기코다. 그의 묘한 눈빛과 목소리는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133분.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소프라노 게오르규, 6년만의 아리아 선물

    소프라노 게오르규, 6년만의 아리아 선물

    미모에 살짝 묻어 가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실력이 미모에 묻혀 저평가되는 일도 있다. 루마니아 출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6)는 데뷔 초만 해도 후자였다. 동유럽 출신의 약점을 딛고 일어서려고 영어는 물론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까지 빨아들여야 했다. 1994년 11월 영국 런던의 코벤트가든에서 게오르그 솔티가 지휘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여주인공을 맡으면서 게오르규는 비로소 정상급 프리마돈나로 발돋움한다. 공연 직전 리허설에서 게오르규의 아리아를 들은 솔티가 눈물을 쏟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솔티는 “오랫동안 연주를 해왔지만 그렇게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한 적이 없다. 나는 잠시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코벤트가든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구름관중을 쓸어모으는 비올레타(‘라 트라비아타’ 주인공)와 미미(‘라보엠’ 주인공)로 군림하고 있다. ‘오페라의 여신’ 게오르규가 6년의 기다림 끝에 한국팬과 재회한다. 2002년과 2005년에 이어 세번째다. 무대는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폭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고음과 표현력, 우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목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기회다. 당초 일본 공연이 대지진 여파로 연기되면서 한국 공연마저 무산될 위기였지만, 한 금융기업이 자사 고객들을 위한 1회 공연을 추가로 유치하면서 되살아났다. 푸치니의 ‘나비부인’ 가운데 ‘어떤 갠 날’, 카탈리니의 ‘라 왈리’ 중 ‘나 이제 멀리 떠나가리’ 등 친숙한 아리아를 선물할 계획이다. 같은 루마니아 출신의 신예 스테판 마리아 포프(24)와 함께 푸치니의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신비로운 이 묘약’을 함께 부른다. 7만~22만원. (02)541-251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휴가 중이던 군인 ‘1억 복권’ 당첨 대박

    휴가 중이던 군인 ‘1억 복권’ 당첨 대박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미국 군인이 휴가 중에 복권에 당첨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일간 ‘애틀랜타저널-콘스티튜션’에 따르면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사는 그레그 커리 (47)원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25만 달러(한화 약 1억 7200만원) 복권에 당첨됐다. 미국 중부 사령부 소속 커리 원사는 지난 7개월 동안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 주둔했다가 2주 휴가를 받고 고향에 돌아온 상태였다. 오랜만에 재회한 부인과 물을 사려고 들른 편의점에서 호기심에 긁은 복권이 뜻밖의 행운이었던 것. 자녀를 3명 둔 커리 원사는 1억원 넘는 돈을 육아와 생활비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는 돈은 전장에서 돌아온 뒤 가족과 함께 즐겁게 여행을 다니며 쓰고 싶다고 복권협회 측에 전했다. 18일 바그람기지로 복귀하는 커리 원사는 5개월 간의 복무를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진=애틀랜타저널-콘스티튜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twitter.com/newsluv) 
  • [18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산수 수려한 경북 봉화의 비나리마을. 심산유곡에 터를 잡고 뚝딱뚝딱 집을 짓는 한 가족이 있다. 먼지를 뒤집어 쓴 채 흙 포대 나르기에 여념 없는 주인공은 부산 출신의 박영운·윤미희씨 부부. 1년 6개월 전, 성공만 좇는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잘나가던 태권도장까지 포기하고 진정한 행복을 위해 비나리를 찾은 그들을 만나본다. ●쥬로링 동물탐정(KBS2 오후 4시 30분) 밍밍과 루루, 카논은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카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들이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미사와 형사들은 힘을 모아 정글남을 저지하고, 아름드리시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카논과 미사는 새로운 애니멀리언 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블러드니아로 떠나게 된다. ●일일연속극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하게 된 경주와 강우는 큰 충격을 받지만 남기 앞에서 애써 태연한 척 헤어진다. 경주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강우의 오피스텔을 찾지만 강우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경주의 결혼을 축하한다. 한편 현수는 커피숍으로 들어오자마자 경미를 끌어안는 낯선 남자의 등장에 당황하고 만다. ●뽀뽀뽀 아이조아(MBC 오후 4시 10분) 뽀뽀뽀 동산에 오늘 어떤 신나는 일이 있을까. 엄마랑 책놀이터에서는 신비도 즐겁고 엄마도 행복한 집안일 돕기 놀이를 벌인다. 잉글리시 매직 세븐에는 욕심 많은 너구리가 나온다. 너구리가 뜨거운 돌 위에 밤을 올려놓았는데, 밤이 익어갈수록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펑’ 터지고 말았다. 너구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60분 부모(EBS 오전 11시) 자기장, 전기력, 부피. 관련 용어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목이 바로 과학이다. 쉽고 재미있게, 또 머리에 쏙 들어오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과학의 달을 맞아 ‘60분 부모’에서는 생활 속에서 과학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다양한 실험법과 해당 실험들이 교과서 어느 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응용되는지 알아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30초 만에 절도하는 일이 가능할까. 상가 내 가게에서 금품이 사라지는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가게 업주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귀중품들이 사라진 것이다. 현장 주변 폐쇄회로( CC)TV를 파악해 본 결과 범인이 물건을 훔쳐 달아난 시간은 불과 30초 안팎. 범인은 그 수법으로 무려 5년 동안 144회에 걸쳐 2억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는데….
  • [日 방사능 공포] 3주만에 구조된 개, 주인 보자 꼬리 흔들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의 앞바다에서 3주 만에 구조된 개의 주인이 4일 오후 나타나 재회했다. 게센누마시에 사는 50대 여성은 미야기현 도미야마치에 있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이던 개를 찾아왔다. 이 여인은 개가 올해 두 살이며 이름이 ‘밴’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자택의 일부가 소실돼 개도 바닷물에 떠내려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녀는 “3일 NHK 뉴스 화면에서 밴과 닮은 개가 공개돼 관심있게 지켜봤는 데 목에 차고 있던 갈색 목걸이를 보고 우리집 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개는 집 주인이 나타나자 꼬리를 흔들며 뺨을 핥는 등 반가워했다. 이 주인은 “밴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너무 기쁘다.”며 “지금부터 집으로 데려가 소중히 기르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인적이 드물고 인근에 강을 끼고 있는 철원·연천·강화 등 두루미 벨트는 멸종위기종 두루미들의 대표적인 월동지이다. 그러나 최근 먹잇감을 잃은 야생동물들이 철원평야를 찾아오고 습지 환경이 나빠지면서 한반도의 두루미 벨트는 점점 그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반도를 찾는 두루미 개체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데….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KBS2 밤 9시 55분) 정은(한혜진)은 영조의 출국 소식을 듣고 주저앉지만 애써 마음을 접어 버린다. 강우는 미혼모가 된 정은을 발견하고 큰 충격에 빠져 돌아서고 만다. 한편 이복 형의 눈을 피해 숨어버린 영조는 정은과 뜻밖의 재회를 하고 명자의 딸로 살아가려던 정은은 생모의 영정사진을 들키고 만다. ●로열 패밀리(MBC 밤 9시 55분) 조니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문을 열고 나와 사라진다.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조니 때문에 기도는 불안해지고, 리셉션에 참석하던 인숙은 조니를 찾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니지만 기도의 만류로 되돌아 온다. 기도와 힘없이 리셉션장으로 뒤돌아 걸어가는 인숙의 모습을 본 지훈은 그 둘에게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49일(SBS 밤 9시 55분) 뭔가 결심한 눈으로 대문을 향해 걸어가는 지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벨을 누른다. 인터폰 너머 누구냐는 지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지현이 친구라고 둘러대고, 받을 물건이 있다며 안으로 들어선다. 슬픔에 잠겨 있는 지현 어머니를 보자 울컥하는 마음이었지만 이경의 모습을 한 지현은 차마 아는 척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63빌딩도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초고층 건물시대. 자재를 들어올리고 운반하는 데 사용하는 타워 크레인은 건설현장의 꽃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 타워크레인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있다. 폭 10㎝도 안 되는 철근 위를 종횡무진하며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탑을 쌓아가는 그들을 만나 본다. ●메디컬 다큐 생명(OBS 밤 11시 5분) 어느 날 갑자기 10살 기태를 찾아온 급성 횡단성 척수염. 설상가상으로 하반신 마비로 자세를 자유롭게 바꿀 수 없어서 엉덩이에 욕창이 생겼다. 자신도 모른 채 상처가 살을 파고 들어가 기태는 피부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사랑하는 아들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엄마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 대성 외모 망언 “송중기는 나와 동급”

    대성 외모 망언 “송중기는 나와 동급”

    빅뱅 대성이 송중기의 외모와 자신을 비교하는 귀여운 망언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대성은 27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해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재석, 김종국과 재회했다. 대성은 이날 방송에서 “광수를 보면 ‘패떴’의 누가 생각나느냐”라는 질문에 “방송의 맥을 끊는 게 이천희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대성은 “송중기는 누구같냐”는 질문에 “송중기는 비주얼이니까 내가 아닐까.”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 외에도 김종국은 이효리, 지석진은 윤종신과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대성은 오랜만에 유재석과 재회해 ‘패떴’에서 선보였던 ‘덤앤더머’ 콤비 개그를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SBS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돈키호테’서 다시 만난 동갑내기 커플 ‘엄재용 & 김세연’

    ‘돈키호테’서 다시 만난 동갑내기 커플 ‘엄재용 & 김세연’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올해 첫 정기공연으로 2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쾌한 고전 발레 ‘돈키호테’를 선택했다.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소설 ‘돈키호테’가 바탕이기는 하지만 발레는 소설을 비켜간다. 발레 ‘돈키호테’는 가난한 이발사 바질과 그의 연인인 선술집 딸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UBC 특유의 화려함과 다채로운 볼거리, 빠른 이야기 전개가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주역인 키트리와 바질 역에 총 여섯 커플이 캐스팅돼 각각 한 차례씩 공연을 펼친다. 가장 조명이 집중되는 커플은 UBC의 수석 발레리노 엄재용(32)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김세연(32)이다. 김세연이 국내 정식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8년 만이다. 지난 2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동갑내기 커플을 만나봤다. 엄재용과 김세연이 ‘돈키호테’로 무대에서 재회한 것은 8년 만이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UBC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며 엄재용과 주로 호흡을 맞췄던 김세연이 2004년 해외 진출 이후 갈라 공연을 제외하고는 국내 무대에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재용은 “그동안 달라진 건 경험이 풍부해졌다는 것”이라며 “세연씨는 유럽에서, 저는 한국에서 각각 경험을 쌓았고 둘 다 성숙해진 터라 호흡 면이나 작품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김세연은 “예전엔 공연 준비하면서 돈키호테를 대표하는 3막 ‘그랑 파드되’ 장면 등에서 기교를 부리곤 했는데 지금은 어려운 동작도 관객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저 자신부터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려고 한다.”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이거”라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예전에 비해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어릴 때부터 학교를 같이 다녀 워낙 친하다. 연습하면서도 서로의 옛날 실수를 끄집어내며 장난치고 그런다. 서른이 넘다 보니 이젠 단점을 숨기려 하지 않고 그냥 내놓게 되더라.” 김세연의 얘기다. 그러자 엄재용이 “단점? 전혀 없어 보이는데?”라고 재치있게 받아쳐 웃음이 쏟아졌다. 연습과정의 비화(?)도 폭로됐다. “글쎄 재용씨가 저를 들어올리다 그만 쓰러진 거예요. 어찌나 미안하던지…”(김세연) “그때 감기몸살로 워낙 제 몸 상태가 안 좋았거든요”(엄재용) 엄재용은 다음 달 시작되는 UBC 월드 투어(‘심청’) 준비하랴, ‘돈키호테’ 연습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도 한국적인 발레 작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엄재용은 말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꼽는 ‘돈키호테’ 명장면은 무엇일까. 김세연은 바질이 키트리와의 결혼 승낙을 받으려고 자작 자살극을 펼치는 장면을 꼽았다. “춤 동작보다 코믹한 연기가 재밌어요. 키트리는 바질의 자작극인 것을 눈치 채고, 이를 숨기느라 애를 쓰죠.” 엄재용도 “(바질의 자작 자살극을) 저만 알고 다들 모르는 상황이니 그 부분이 재밌다.”고 말했다. 엄재용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일화 등을 담은 1막도 최고로 쳤다. ‘돈키호테’는 UBC의 올해 첫 정기공연이다. 지난달 국립발레단의 첫 정기공연 ‘지젤’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흥행성적 비교가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엄재용은 호탕하게 웃으며 “무용수들보다는 UBC 홍보팀에서 더 긴장하는 것 같더라.”면서 “한국에 있는 큰 발레단 두곳 모두에서 관객들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연은 “UBC나 국립발레단 무용수 모두 개성 있고 능력 있다.”면서 “요즘 (한국에서) 발레 인기가 부쩍 높아져 너무 기분 좋다.”고 거들었다. 두 사람은 ‘돈키호테’ 피날레 무대(28일)를 장식한다.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박은빈, ‘드림하이’ 카메오 출연…진국에 기습뽀뽀 눈길

    박은빈, ‘드림하이’ 카메오 출연…진국에 기습뽀뽀 눈길

    아역배우 박은빈이 ‘드림하이’를 통해 깜짝 성인식을 치르며 한층 물이 오른 미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8일 방송된 ‘드림하이’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들을 뛰어넘는 존재감으로 주목받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진국(택연)에게 기습뽀뽀를 하며 깜짝 등장한 박은빈이었다. 조명이 어두운 장면이었음에도 빛을 발한 박은빈의 자체발광 미모는 1분여 남짓의 짧은 출연이었음에도 주인공 K보다 높은 관심을 받으며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오매불망 진국만을 짝사랑해오던 그녀가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되어 진국과 재회하는 장면은 두 사람 간에 연인의 감정이 싹트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마지막 회의 여운을 더했다. 시청자들은 “많은 카메오가 나왔지만 박은빈 씨가 올킬”, “혜성아, 은빈언니처럼만 자라다오”, “진국+혜성 새로운 커플 등장!”, “박은빈도 미친 존재감! 마지막회를 더 빛내주네요” 등의 글을 남기며 반가움을 표했다. 16부로 막을 내린 ‘드림하이’는 베일에 감춰졌던 K가 삼동으로 밝혀지고 스타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한 주인공 5명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키이스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연예팀 nownews@seoul.co.kr
  • 히말라야로 다시 부른 10년 전 사진 한장…

    히말라야로 다시 부른 10년 전 사진 한장…

    그는 이해선이다. 아니 ‘군장돌마’다, 그곳에서만큼은. 우리네 순자, 명자, 영자처럼 흔한 이름인 군장돌마가 되어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기억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아 먼지 더께를 털어내며 하나씩 기억을 끄집어냈다. 손때 묻고 빛바랜 기억들은 곧바로 오늘의 것이 되어 그리움과 외로움, 반가움의 이미지로 현현했다. ‘인연 언젠가 만날’(꿈의지도 펴냄)은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이해선이 인도 히말라야 산맥 한 골짜기에 있는 라다크를 찾아 만난 사람들, 풍경들,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다. 2000년, 그리고 2010년의 방문, 아니면 그보다 훨씬 과거의 방문…. 여행기지만 그냥 여행서라고 부를 수도 없고, 상처투성이 영혼의 치유를 이뤄내고 왔지만 보통 영적 순례기처럼 알듯 모를 듯한 잠언들로 채우지도 않았다. 대신 구체적인 인연과 기억, 경험과 추억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 한가득 담겨 있다. 라다크식 막걸리라고 할 수 있는 ‘창’에 보릿가루 ‘참바’ 한 줌을 타서 휘휘 저어 마시는 것으로 한 끼니 삼는 마부들, 친구의 구멍 난 모자 기워준 것을 보더니 자기 것도 기워 달라며 일부러 손가락 구멍 만들어 내미는 어린 라마승들, 황량하고 적막한 골짜기 돌투성이 길을 운전하다 과로로 쓰러진 뒤 배낭에서 꺼낸 우황청심환 한 알에 명의 보듯 바라보는 버스기사…. 모두 군장돌마의 낯설지만 오래된 인연들이다. 10년 만의 두 번째 히말라야 여행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라다크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인 ‘스칼장 아몽’의 사진을 뒤늦게 그 가족에게 보냈더니, 꼭 한 번 다시 찾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해온 것. 그렇게 다시 찾은 라다크에서 그는 자신에게 군장돌마라는 이름을 지어준, 돌가루로 만다라를 만들던 노승(僧) 롭상 눌보와 재회했다. 10년 전 “야크를 타보라.”고 순진한 낯빛으로 권했던,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이름 모르는 소년 라마승을 찾았으나 테러로 희생됐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접한다. 그는 라다크에서 ‘원형질의 고독’을 봤노라고 얘기한다. 절벽 동굴에 부닥쳐 풀썩거리는 바람소리와 어우러진 만월의 빛은 외로움의 극단을 맛보도록 등을 자꾸 떠밀고 결국 한 마리 짐승처럼 그를 워우워우 울게 만들었다. 1만 4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윤재정, G20서 또 빛난 중재외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19일(현지시각) 끝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또다시 중재자 역할을 했다. 지난해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재무장관 회의의 주요 의제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어떤 지표를 담을 것이냐 였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국인 미국을 포함해 선진국은 경상수지를 주요 지표에 담을 것을 고집했고, 대규모 흑자국인 중국은 강하게 반대했다. 중국은 경상수지를 적시할 경우 위안화 환율 조작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 장관은 경상수지 대신 무역수지, 순투자소득, 이전수지를 보조 지표로 삼는 중재안을 지난 18일 제시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서비스수지만 빠진 것으로 하나의 대표적 지표 대신 ‘쪼개진 보조지표’라는 우회로를 제시한 셈이다. 이에 중국은 중재안을 고심 끝에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은 이번 예시적 가이드 라인을 반쪽짜리 지표라고 평가하나 그나마 한국측 중재 역할로 가능했다. 이번 중재자 역할은 프랑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면서, 중국의 이웃국가이자 신흥국이라는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신흥개도국들 사이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봤고, 전 의장국으로서 G20 논의 진행과정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정부 당국자는 “한국은 G20 트로이카 의장단(전 의장국가, 현 의장국가, 차기 의장국가)의 일원으로 G20에 영향력이 있다.”며 “앞으로도 G20 무대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2년 이상 재임, G20 각국 장관들과 친분을 쌓은 점과 지난해 서울 정상회의에서의 성공적 개최가 한국의 중재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자기 이익 조금씩 양보”

    “자기 이익 조금씩 양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유·통신업계를 향해 “자기 이익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며 가격을 낮추라고 거듭 압박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윤 장관은 18일(현지 시간 17일)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물가 상승과 관련해 “정부는 시장기능을 존중하지만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해야 한다.”며 “지혜를 모으는 동시에 (당사자들이) 자기 이익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과점사업에서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는 정유·통신업계를 겨냥한 것이다. 윤 장관은 이어 G20 의제인 상품가격변동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지구촌 이상기후로 국제원자재가격이 요동치는 시점에 상품가격변동성을 G20이 의제로 상정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이 의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자원을 해외에 많이 의존하는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자재 파생상품시장에 투기적 요인이 개입되지 않는지와 실물 부문의 수요·공급 부분에 어느 정도까지 규제가 가능할지 등이 이번 G20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다.”며 “상품가격 변동성을 G20에서 잡아주면 수출국들은 싫겠지만,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어떤 형태로든 이익이 있을 것이므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G20 의장국인 프랑스가 핵심의제로 추진하는 국제통화제도(IMS)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문제는 아니지만 계속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새로운 제도의 탄생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주말 영화]

    ●떠날 때는 말 없이(EBS 일요일 밤 11시) 1955년 서울. 빈민촌에서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주던 미영(엄앵란·왼쪽)은 작은 사고로 가난한 청년 명수(신성일)와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그 후 우연히 다시 미영과 마주치게 된 명수는 그녀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 딸이었음을 알고 사표를 제출한다. 그러나 며칠 후, 가면무도회에서의 재회를 계기로 다시 회사에 출근하게 된 명수는 미영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게 되고, 옥신각신하는 과정 속에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한편 미영의 부모는 그녀를 은행장의 아들 준호(윤일봉)와 결혼시킬 계획이지만 현재의 어머니가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영은 집을 뛰쳐나와 명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곧 행복한 둘만의 생활을 꾸려나간다. 경제적인 궁핍에서 비롯된 갈등의 시간들이 지나간 뒤, 미영은 집안에서 재봉일을 하고, 명수는 직장에 다니며 고등고시를 준비하는 등 평온한 생활을 이어가다 첫딸 영옥을 얻는다. ●명화극장 굿 바이(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도쿄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프로 첼리스트로 일하던 고바야시 다이고. 어느날, 갑자기 악단이 해체되어 꿈을 포기한 채 아내인 미카와 함께 고향인 야마가타현의 시골 마을로 이사간다. 취직자리를 찾고 있던 다이고는 신문에서 ‘여행 준비 도우미’라는 구인 광고를 보게 된다. 여행사인줄 알고 찾아간 사무실에서 뜻밖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채용된다. 하지만 NK 에이전트라는 이 회사는 알고 보니 납관 전문 사무실. 난처해진 다이고는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사장인 사사키의 권유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다이고는 시간이 갈수록 납관사 일에 충실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의 새 직업에 대한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아내인 미카는 더러운 일이라며 그만 두라고 말하는데…. ●일요시네마 향수(OBS 일요일 밤 11시 20분) 18세기 프랑스, 악취나는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 난생 처음 파리를 방문한 그곳에서 그르누이는 살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린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한물간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를 만나 향수 제조 방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인의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더욱 간절해진 그르누이는 마침내 파리를 떠나 ‘향수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그라스(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향수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한편 그라스에서는 의문의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 “달러 특권 과도”… 기축통화 개편 ‘서막’

    “달러 특권 과도”… 기축통화 개편 ‘서막’

    환율 전쟁에 이어 기축통화 개편을 놓고 미국과 신흥시장국 간 힘겨루기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기축통화 개편을 다루는 국제통화시스템이 집중 논의된다. 달러화에 대한 신흥국들의 전면적인 공세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우선 기축통화 개편을 위한 국가 간 ‘연합전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프랑스와 중국은 18~19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는 신흥시장국의 통화 위상이 확대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3의 국제통화로 불리는 SDR는 미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 등 4개 통화로 이뤄져 있다. 주요 2개국(G2)에 등극한 중국이 자국의 화폐를 SDR에 편입시킬 경우 국제통화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화에 대한 협공을 위해 프랑스와 중국은 다음 달 기축통화 개편 관련 세미나를 개최, 글로벌 어젠다로 확산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현재 미국 달러화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국제통화시스템에서 앞으로 신흥시장국 통화의 위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모은다. 한국은행 종합분석팀 노진영 과장과 채민석 조사역은 17일 ‘국제통화시스템 변경 논의의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미 달러화 중심의 현재 국제통화시스템은 기축통화국에 과도한 특권이 주어지고, 신흥시장국에 외환보유액을 과다하게 보유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간 환율 분쟁이 수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외환거래의 85%가 달러화로 이뤄지면서 미국 달러의 영향력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래 국제통화시스템의 시나리오로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 등이 미 달러화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신하는 경우와 국제적 합의로 국제통화시스템을 설계하고 초국적 기축통화를 창출하는 두 가지를 꼽고 있다. 노 과장은 “이들 방안이 현 시스템보다 공정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월하지만, 실행이 쉽지 않고 정치적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작아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상당 기간 현 국제통화시스템이 유지되는 가운데 현 체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도 꾸준히 논의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역할을 계속 인정하되 신흥시장국의 위상 확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런던통신] 벵거는 또 다시 정면승부를 택할까?

    [런던통신] 벵거는 또 다시 정면승부를 택할까?

    ’뷰티풀 풋볼’의 양대 산맥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이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가슴 아픈 과거의 기억 때문일까. 모두들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아르센 벵거와 그의 아이들은 ”두려움은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과연, 이변은 일어날까?지난 시즌 8강에서 만났던 두 팀은 운명의 장난처럼 또 다시 토너먼트 무대에서 재회했다. 당시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맞불 작전을 펼쳤고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벵거의 도전은 다소 무모하게 보였다. 수비를 강화하는 변화도, 리오넬 메시의 전담마크도 없었다. 승리를 위해선 안티 풋볼도 마다하지 않던 주제 무리뉴와 달리 벵거는 철저히 자신의 축구 철학을 지켰다.그렇다면, 벵거는 또 다시 정면 승부를 선택할까? 이는 이번 경기의 최대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누구건 간에 자신만의 플레이를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때문에 경기의 변수를 손에 쥔 쪽은 아스날이다. 벵거 감독이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바르셀로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띨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시즌에도 확인했듯이 벵거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스날은 지키는 축구에 익숙하지 않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늘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한다. 때때로 역습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상대가 무리하게 전진했을 때 일이다. 즉, 갑작스런 변화는 아스날의 균형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정면 승부를 택할 경우 바르셀로나를 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바르셀로나라고 해서 무조건 승리하란 법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과 양 팀의 특성상 바르셀로나가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국 방송 ’BBC’의 해설가이자 과거 바르셀로나의 공격수로 활약한 게리 리네커도 조심스레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아스날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벤치 멤버일 뿐이다. 실제로 그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바르셀로나 동료들에게 밀려 주기적인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며 파브레가스의 예를 들며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의 전력 차이를 간접적으로 비교하기도 했다.벵거 감독이 이번에도 정면 승부를 택한다면, 양 팀의 경기는 누가 볼을 더 많이 소유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은 패스 게임을 통해 경기를 리드하는데 익숙한 팀이다. 때문에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할 경우 다른 한쪽은 볼을 쫓다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팀은 아스날이다. 지난 시즌에도 바르셀로나와의 패스 게임에서 밀리며 자신들의 경기 템포를 잃었고 그로인해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메시에게 4골을 허용했다.이를 두고 MBC 서형욱 해설위원은 ”펩과 벵거의 암묵적 신사협정”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올 시즌 최악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는 아스날의 포백을 감안할 때 더 큰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벵거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지난 시즌의 패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바르셀로나를 또 다시 만난 것은 불운이지만, 아스날은 지난 시즌보다 더 성장했다. 흥미로운 승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연, 벵거는 또 다시 바르셀로나와 정면 승부를 펼칠까? ‘뷰티풀 풋볼’의 재회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자못 궁금하다.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영화리뷰] ‘친구와 연인 사이’

    [영화리뷰] ‘친구와 연인 사이’

    헤어진 여자 친구가 아버지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담(애슈턴 쿠처·왼쪽)은 충격에 빠진다. 그날 밤, 잔뜩 술에 취해 번호를 아는 모든 또래 여자에게 전화를 돌린다. 다음 날 눈을 뜬 곳은 낯선 아파트. 14년 전 캠프장에서 처음 만난 뒤 5년 전 기숙사 파자마 파티에서 재회, 1년 전 거리에서 마지막으로 스친 엠마(내털리 포트먼·오른쪽)의 집이었다. 병원 레지던트로 주 80시간 일하는 엠마는 ‘밀당’(밀고 당기기) 같은 연애는 시간 낭비라는 쪽. “새벽 2시에 달려와 아침은 안 먹고 가는 남자”가 필요하다며 조건 없이 즐길 것을 제안한다. 도발적인 제안을 냉큼 받아들인 아담이 ‘그 이상’을 원하면서 둘의 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어렴풋이 봤던 스토리 전개 아닌가. 10일 개봉한 ‘친구와 연인사이’는 로맨틱 코미디의 ‘레전드’(전설)인 로브 라이너 감독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와 닮았다. 뉴욕에 가던 길에 차를 함께 탄 해리(빌리 크리스털)와 샐리(멕 라이언)는 ‘남녀 간 우정이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설전을 벌인다. 5년 뒤 공항에서, 또 3개월 뒤 서점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하면서 둘은 친구가 된다. 연인보다 더 자주 전화통을 붙들고 연애사를 상담하며 위로해 주던 둘은 끝에 가서야 사랑을 확인한다. ‘해리가’가 남녀가 끝까지 친구로 남을 수 있는가란 오래된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냈다면 ‘친구와’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서 섹스만 하는 게 가능한지를 묻는다. 물론 해리만큼 지적이고, 샐리처럼 귀여우면서도 섹시(샐리가 식당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척하는 명장면을 떠올려 보라.)한 커플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다. 다만 엠마-아담 커플도 제법 매력적이란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 듯하다. 이달 말 열릴 아카데미영화제의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인 포트먼은 ‘블랙 스완’ 같은 심각한 영화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도 사랑스럽게 소화해 냈다. 데뷔 이후 철딱서니 없지만 섹시한 이미지를 지겹게 되풀이한 쿠처도 모처럼 쓸 만한 시나리오를 골랐다. 뻔한 재료를 진부하지 않게 엮어 간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솜씨도 백전노장답다. 1980년대 ‘고스트 버스터스’ 시리즈, 혹은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짝을 이룬 ‘트윈스’ ‘유치원에 간 사나이’ 등에서의 재기 발랄함은 바랬지만, 내공만은 속일 수 없는 듯하다. 아들의 전 여자 친구와 사귀는 철없는 아버지로 나오는 명배우 케빈 클라인도 반갑다. 라이언과 공연한 ‘프렌치키스’(1995)를 기억한다면 그가 로맨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래저래 밸런타인데이 영화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원제 ‘No Strings Attached’(조건 없이)를 ‘친구와 연인사이’로 풀어낸 건 꽤나 복고풍이다. 110분. 18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 재무회담 앞두고 제2환율전쟁 ‘스타트’

    G20 재무회담 앞두고 제2환율전쟁 ‘스타트’

    오는 18~19일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세계 각국이 환율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가 주요 공격 대상이지만 원·달러 환율도 함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환율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논의될 예정이다. G20 재무장관 회의는 지난해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로의 이행, 환율 유연성 제고,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 등이 얼마나 실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다. 따라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환율논쟁은 G20 회의에 앞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환율 논쟁의 핵은 위안화다. 위안화 가치상승을 압박해 오던 미국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지난 7일 브라질을 방문, 브라질 지도자들과 위안화 가치 상승 문제를 논의했다. ●日정부 주변국에 ‘환율목소리’ 부쩍 높여 미국은 행동반경을 넓혀 원화 가치도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최근 의회에 ‘세계 경제 및 환율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강하게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의회 보고용으로 자세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애써 평가절하했지만 직접적이고 이례적인 내용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G20 서울정상회의에 앞서 원화 공격에 나섰던 일본은 때를 만난 듯하다. 일본 조선업계는 이달 들어 “저평가된 원화 때문에 피해가 크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 차업계 관계자는 “2009년 하반기, 지난해는 엔화 강세로 최악의 시즌이었다.”면서 “엔화 강세에 익숙해지고, 올들어 엔·달러 환율이 다소 오르면서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재계의 목소리를 빌미로 원화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과 관련해 최악의 사태까지 경험한 일본은 기업보다 정부가 환율에 더 민감해졌다.”면서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어 일본 정부가 환율과 관련해 주변국에 더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엔·달러 환율은 25%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환율 전쟁’이 한창인 때에는 환율이 달러당 80엔 안팎까지 떨어졌다. ●원화 달러당 1100원 붕괴 시간문제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일본 완성차업계가 2008년 673만대를 해외에 수출했지만 2009년 362만대, 2010년 484만대 수출로 2008년 대비 각각 46%, 28% 정도 감소했다.”면서 “특히 2010년 수출 감소엔 엔화 강세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9일 현재 1달러당 6.5545으로 조금씩 고평가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미진하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1100원대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전경하·김경두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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